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현실론
    2026-04-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08
  • [피플 파워의 허와 실] 상왕 노릇? 무슨 소리! 싸움 상대 더 늘었다

    [피플 파워의 허와 실] 상왕 노릇? 무슨 소리! 싸움 상대 더 늘었다

    “문재인 정부가 피플 파워로 출범했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상왕’ 노릇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단순한 발상이다. 시민단체들의 속내는 훨씬 복잡하다. 노무현 정부 당시 경험이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때 시민단체를 비롯한 진보 진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이라크 파병 등을 이유로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을 한다’고 비판했다. 정권의 개혁 성향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진보적으로 가야 한다고 채찍질한 것이다. 의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이미 보수 진영에 시달리고 있던 노무현 정부는 결국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공격을 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보수 정권으로 넘어갔고, 9년 동안 ‘풍찬노숙’을 했다. 우리랑 친한 세력이 정권을 잡았다고 예전처럼 설칠 수 없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상근 활동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가 득달같이 일어나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새 정부에서 영향력이 커진 여러 시민단체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시민의 힘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곧 자신들의 실패와 다를 게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래서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과거와는 다른 실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권력에 대한 견제’라는 시민단체 본연의 임무를 방기하는 순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처럼 ‘어용’으로 전락해 존립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부담도 동시에 느끼고 있다.#“바뀐 건 시민단체 위상 아닌 정부 눈높이” 최근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을 고발해 주목을 받은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은 “시민단체의 영향이 커진 게 아니다”라며 “정확하게는 우리의 위상이 높아진 게 아니라 정부의 태도가 낮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소장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우리는 윤 일병 사건, 22사단 사건, 군대 내 성폭력 등에 대한 문제 제기를 꾸준히 했다”면서 “하지만 당시 정부는 우리의 주장에 귀기울이지 않았고, 지금 정부는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년 동안 정부가 시민사회의 위에 서서 제대로 소통을 하지 않다가 정권 교체 뒤 같은 눈높이로 소통을 하기 때문에 시민단체의 위상이 높아진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탈(脫)원전’을 주장해 온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지금 ‘적폐’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의 근본 원인을 따져 보면 결국 이전 정부가 너무 소통을 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면서 “탈원전, 탈석탄 등 우리의 주장이 정책으로 반영되는 상황을 놓고 시민단체가 ‘상전’이 됐다고 비난하는 것은 다분히 악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지금과 똑같은 의견을 냈지만 당시에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던 것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은 “정부의 역할이 공론장을 만들어 토론과 소통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면서 “이전 정부에서는 자신과 입장이 다른 단체들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보이거나 의도적으로 배제했던 반면 이번 정부는 우리를 소통의 상대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대단히 좋아진 게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싸움의 상대 다양화… 부담 늘어 지난겨울 ‘촛불 민심’을 뒷받침했던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박근용 공동사무처장은 “시민단체 활동의 바뀔 수 없는 본질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다. 이는 정부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정책적 퇴행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개혁을 견인하기 위한 비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참여연대의 성명서나 보도자료는 과거와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 참여연대는 ‘부자 감세’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놨다. 하지만 지난달 세법 개정안이 나오자 참여연대는 ‘법인세제 개편에 따른 기업별 세금 부담 분석’이라는 이슈리포트를 통해 법인세율을 올려도 기업들의 세부담 여력이 충분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대해 엄호사격을 한 셈이다. 물론 정부가 금융소득 종합과세 및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 과세,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빼놓지는 않았다. 박 공동사무처장은 “개혁을 뒤에서 밀고, 앞에서 당기는 역할과 동시에 개혁의 발목을 잡는 세력에 대한 비판도 함께 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권이 바뀌고 상대해야 할 대상이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9년 동안 대기업은 정부 뒤에 숨고, 시민단체는 정부와 싸우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가 공론의 장을 만들고 시민단체들을 공론 형성 과정에 참여하는 하나의 주체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가 기업과 직접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양이원영 처장은 “석탄이든 원전이든 대부분은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국책사업이었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대정부 투쟁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정부가 탈원전으로 방향을 잡은 지금은 정부와 싸울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탈원전의 당위성을 알리고, 원전을 둘러싼 기업들을 직접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부에 무조건 “더 잘하라”고 할 수만은 없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자 배치 시기를 앞당기는 방향으로 가는 분위기다. 박 공동사무처장은 “대부분 개혁적이지만 사드 문제는 현실론을 내세워 퇴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그렇다면 우리는 당연히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불가근불가원’… 바뀐 싸움의 기술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야당일 때와 달리 집권을 했을 때 접하게 되는 정보의 양과 질, 방향성에는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기대에 못 미치거나 다른 방향의 결정을 할 수도 있다”며 “이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더라도 그럴 때 비판하지 않으면 시민단체는 존재 의미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처럼 시민단체가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함을 지키려면 정부와의 관계를 ‘불가근불가원’ 원칙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탈퇴했지만 문 대통령도 지난 5월까지 변호사로 구성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이었다. 물론 특정 직능인들의 모임으로 일반적인 시민단체로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지난 정부 시기 민변이 저항의 전면에 나섰던 적이 많아 시민단체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그런데 민변이 그동안 펼쳐 왔던 주장들이 이번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거쳐 국정과제로 선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국가정보원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민변 김남근 부회장은 “민변이 주장했던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공약으로 녹아든 것이 많다”면서 “이제는 그런 개혁들을 실현시켜야 하는 의무랄까, 그런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당연히 정부가 개혁을 잘하는지 감시도 해야겠지만 개혁과제들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참여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더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변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위에 60여개 개혁과제를 제안했었다. 김 부회장은 “사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수위에도 개혁안을 제안한 적이 있지만 두 정부는 민변에 적대적이었기 때문에 수용하지 않았다”면서 “그리고 두 정부에서는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게 주업무였다”고 말했다. 그런데 진보개혁세력의 집권은 민변의 정책 제안 방식을 바꿨다. 김 부회장은 “이번에 제안한 과제는 주로 행정적 차원에서 개혁이 가능한 것들”이라며 “법률 제·개정은 국회에서 합의를 봐야 하는데, 우리의 개혁 방향에 반대하는 정당들과 논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권 바뀌었다고 역할 바뀌지 않아 정권이 바뀌었다고 모든 게 바뀌는 것은 아니다. 진보와 보수 등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는 문제에 천착한 활동을 펼치는 시민단체 입장에선 크게 바뀔 게 없다. 대표적인 곳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다. 진보든 보수든 사교육비와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이자는 주장에 반대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외국어고 입시제도를 바꾸자는 사걱세의 제안을 수용했다. 박근혜 정부도 사걱세가 처음 의제로 들고 나왔던 선행학습금지법을 수용해 제정했다. 사걱세 송인수 공동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도 우리의 요구를 수용해 줬다”면서 “정권 교체 뒤에 특별히 교육부나 청와대, 여당과 소통이 더 잘된다고 느끼지는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송 공동대표는 “우리의 주장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사교육 걱정을 줄이자는 전체 시민의 요구를 담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시기 외고·자사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이라는 사걱세의 요구를 공약으로 수용하고, 새 정부 출범 뒤 외고·자사고 폐지라는 민감한 이슈가 공론화됐다. 사걱세의 정책적 영향력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송 공동대표는 “현 정부에 정책적 영향력이 ‘있다’, ‘없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있다면 교만해지고 없다면 거짓말한다고 하기 때문”이라면서 “우리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현 정부가 공약했던 교육정책이 잘 추진되는지 살피고, 국민들과 다른 정당들도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서울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北, ICBM급 2차 발사] 사드, 조속 가동… 하루도 안 돼 바뀐 ‘운명’

    [北, ICBM급 2차 발사] 사드, 조속 가동… 하루도 안 돼 바뀐 ‘운명’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의 ‘임시 배치’를 지시하면서 주한미군 사드는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 전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 부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로 연내 배치가 어려울 것이라던 사드의 운명이 하루도 안 돼 뒤바뀐 셈이다.문 대통령은 지난 29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를 미국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잇단 ICBM급 미사일 발사로 ‘레드라인’(최후 금지선)에 접근하자 억제력 강화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발사대 추가 배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정부는 기존에 배치된 발사대 2기 등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면서도 사드 배치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은 유지해 왔다. 발사대 6기로 구성된 사드 포대의 배치가 완료되면 남한의 3분의2가량을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방어할 수 있다. 나머지 발사대 4기는 현재 경북 칠곡군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28일 사드 부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배치된 발사대 2기가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청와대의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일반 환경영향평가가 통상 10~15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애초 한·미 당국이 계획한 사드 연내 배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이틀 전인 26일 보고받았으나, 환경영향평가 실시에 대한 국방부 발표를 강행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해서 환경영향평가를 안 하는 것도 아니어서 무관하게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사대 4기 배치는 ‘임시 배치’이며,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되는 대로 최종 배치 여부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기존 발표를 뒤엎고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린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 결과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사드 발사대 6기가 이미 임시 배치된 상태라 1개 포대가 완성된 것이기 때문에 다시 빼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배치 결정을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후 철수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 “가 봐야 안다”며 즉답을 피했다.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원칙론’과 엄중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나머지 사드 발사대 4기를 계속 방치할 수 없다는 ‘현실론’사이에서 나름의 절충첨을 찾은 셈이지만, 결국 환경영향평가는 요식행위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다음달 초쯤 미국과 발사대 배치 협의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100대 과제 178조’에 현실론 부상… 당·정, 증세 공론화

    ‘100대 과제 178조’에 현실론 부상… 당·정, 증세 공론화

    金 “언제까지 증세 얘기 못 하나” 경제장관회의서 난상토론 주도 秋 따르면 3조 가까이 증세 효과 김동연 “민감한 문제” 공식화 경계 한 공무원 “치밀한 각본 느낌” 방법론선 당·정 이견 조정해야 여당과 정부 일각에서 ‘부자 증세’를 잇달아 꺼내 들면서 문재인 정부의 증세가 공식화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당 대표와 정부부처 장관이 같은 날 증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해 기류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먼저 물꼬를 튼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의 발언은 상당히 강도가 높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이기도 한 김 장관은 2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해내지도 못하는 지하경제 양성화 이런 얘기 말고 소득세율 조정 등 증세 문제를 갖고 정직하게 얘기하고 국민 토론을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표 걱정한다고 증세 문제 얘기 안 하고 복지는 확대해야 하는, 언제까지나 이 상태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새 정부의 재정운용 큰 계획을 짜는 시기인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17명(장관 10명+차관 7명) 가운데 장관 4명이 증세 필요성에 동의했다. 나머지 13명 가운데 2명은 “기본적으로 증세에는 동의하지만 지금은 새 정부 국정 방향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지지 확산이 우선이기 때문에 논의 시기는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에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추 대표는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소득 2000억원 초과)을 신설해 법인세율 25%(현행 최고세율 22%)를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법인세가 2조 9000억원 더 걷힐 것이라는 게 추 대표의 추산이다. 소득세도 현행 40%인 5억원 초과 고소득자 세율을 42%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이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은 없다”고 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며칠 전 발언과 배치된다. 기재부는 소득세율은 그대로 놔두고 과표구간을 현행 5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해도 실질적으로 증세 효과가 발생한다. 김 부총리는 “법인세와 소득세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재정 당국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증세론이 공식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증세를 언급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여당 대표와 정치인 출신 장관이 ‘총대를 멘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정부가 전날 내놓은 ‘100대 국정과제’를 실행하려면 178조원이라는 큰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단은 세금을 더 걷고 씀씀이를 줄여 이 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국은 증세로 가야 한다는 현실론이 정부 안에서도 팽배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증세 없는 복지를 강조한 지 하루 만에 (기재부) 외곽에서 증세 카드를 꺼냈다는 점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각본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해석했다. 당장 다음달 초 발표되는 올해 세제 개편안에 증세가 담기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관측도 있다. 그러나 발표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더라도 앞으로 여당 주도로 국회에서 증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은 높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친박 20명 우선 교체…靑 “능력 따지되 캠프 인사 배제 안 해”

    [단독]친박 20명 우선 교체…靑 “능력 따지되 캠프 인사 배제 안 해”

    임기 종료·1년 미만 106명…공석 8곳 등 조만간 새 얼굴로靑 “연설문 쓰다 금융수장 되는 말 안 되는 논공행상은 안 해” 조만간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낙하산 공공기관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솎아내기식’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법으로 보장된 공공기관장들의 임기를 최대한 존중하되 정치인 출신,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기관장, 지난해 말 탄핵 정국을 틈타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알박기식’으로 임명한 공공기관장부터 물갈이할 계획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공공기관장 인선과 관련해 공을 따져 직을 주는 ‘논공행상’(論功行賞)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직책에 맞는 능력 있는 사람을 임명해 명분을 갖춰 달라”고 주문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문 대통령의 ‘지침’까지 나온 이상 공공기관장 인선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공공기관장의 임기는 지켜 준다는 큰 틀의 원칙하에 임기가 끝나 대행체제인 곳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곳부터 기관장 인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임기제’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원칙론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정부의 국정철학을 구현하려면 현장에서 정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장부터 바꿔야 한다는 현실론 사이에서 접점을 찾은 셈이다. 청와대가 공공기관장 인선의 3가지 원칙을 정하고 대통령이 직접 지침을 내린 것은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보장해 정권 교체기 관가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공공기관장 교체가 무분별한 ‘보은 인사’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선을 도운 대선 캠프 인사들의 공을 따지지 않는다면 내부 불만이 커질 수 있고, 대선 캠프에 참여해 국정과제를 함께 만들어 온 인물이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논공행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도 이런 측면에서 논공행상에 아예 선을 긋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치권 출신이나 대선 캠프 인사도 원칙적으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당 기관의 고유 업무에 맞는 전문성이 있는 인사로 임명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 산하 332개 공공기관 가운데 임기가 1년이 남지 않은 기관장은 88명, 임기가 종료됐지만 아직 새로운 기관장을 선임하지 않아 직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는 18명, 공석은 8개다. 이 기관장들이 1차 교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 전 권한대행이 탄핵 정국에서 임명한 이양호 한국마사회 회장 등 20여명의 공공기관장,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낙하산’도 교체 ‘0순위’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공공기관 노조가 선정한 ‘적폐청산 기관장’ 10명도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홍순만 한국철도공사 사장, 김선덕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도 대표적인 친박 기관장으로 꼽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오늘의 눈] 조직개편 전인데… 자기 사람 챙기는 김은경 장관/박승기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조직개편 전인데… 자기 사람 챙기는 김은경 장관/박승기 정책뉴스부 기자

    “환경정책은 계승이 아닌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기술과 가치관, 방법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지난 3일 인사청문회와 5일 취임식에서 강력한 개혁 의지를 밝혀 환경부 공무원들을 긴장시켰던 김은경 장관의 첫 업무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일자리 창출(?)로 확인됐습니다. 환경부는 장관 취임 전날인 4일 수행비서(별정 6급)를 서둘러 인사 발령했습니다. 정부조직개편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아 인사나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과장급과 국장급인 정책보좌관 2명의 채용절차도 진행 중입니다. ‘적폐 청산’을 기치로 내세운 정부 기조 아래 “통렬한 반성과 조직 혁신을 통해 거듭나겠다”던 김 장관의 첫 행보가 자기 사람 챙기기냐는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위법이나 불법, 편법은 아닙니다. 장관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인력(별정직 3자리)을 채용할 수 있습니다. 무용론은 차치하고 정책보좌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 관행에 따라 국책연구원과 국회 보좌관 출신이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임 조경규 장관은 환경부 공무원(4급), 그것도 1명만 정책보좌관으로 활용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수행비서입니다. 규정상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장관이 외부에서 수행비서를 데려온 사례가 최근 10년간 없었습니다. 과거 정치인 출신이 장관으로 오면 운전원이나 수행비서를 데려왔지만 현재는 사라진 관행입니다. 비서로 임용된 강모(여)씨는 지방자치단체 임기제 공무원에서 자리를 옮겼습니다. 공무원이 수행비서를 맡을 경우 5급 사무관이 배치되는데 그 정도 중요성이 없다는 현실론도 나옵니다. 여성 비서의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간과된 부분이 있습니다. 비서는 장관 수행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관장이 파악하기 어려운 조직 및 현장 분위기, 위가 아닌 아래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메신저이자 때론 보이지 않는 조언자이기도 합니다. 일련의 행보에 대해 다른 해석도 있습니다. 공무원에 대한 불신입니다. “청문회 발언이나 취임사에서 그런 느낌이 강했다”고 우려하는 간부들이 많습니다. 외부에서 기관장이 오면 조직 안정 등을 위해 구성원과 소통 및 스킨십을 강화하는데 김 장관의 행보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환경부에는 같이 현장을 뛰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개선해 나가는 리더십이 요구됩니다. 장관이 뛰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을 공무원은 없습니다. 미세먼지 핵심 대책 중 하나로 거론됐던 경유가격 인상에 제동이 걸렸지만 환경부는 조용합니다. skpark@seoul.co.kr
  • [단독] [커버스토리] 어떤 장관을 원하십니까

    [단독] [커버스토리] 어떤 장관을 원하십니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될 때부터 촉발된 각종 논란은 이제 제도 자체에 대한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내각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나 전관예우, 음주운전,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각종 의혹과 그에 대한 해명이 쏟아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들을 상관으로 모셔야 하는 공무원들은 어떤 마음이 들까.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각기 다른 속내를 들어 봤다.1 무전유죄 유전무죄… 자기 관리하라 행정자치부 간부급 공무원 A씨는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솔직히 존경심이 생기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공무원은 음주운전 한 번만 걸려도 승진에서 배제되거나 불이익을 받는다”면서 “음주운전은 물론이고 위장전입, 논문표절,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 등을 해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은근슬쩍 넘어가니 저들을 상사로 모셔야 하는 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꼬집는다. 또 경제 부처 국장급 공무원 B씨는 “일부에선 ‘예전 정권 후보들은 더 심했는데 이 정도면 양반’이라고 하지만 1970년대 장관을 뽑는 게 아니라 2010년대 장관을 뽑는 것 아니냐”면서 “과거보다는 모든 지표가 향상되고 좋아졌는데 그 당시 관행이어서 봐주겠다는 식으로 간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경제 부처 하급직 공무원 C씨도 “백도 없고 능력도 없는 하위직은 법대로 징계하고, 실력도 있고 권력자와 연줄이 있는 사람은 그냥 넘어간다는 건 ‘무전유죄 유전무죄’와 뭐가 다른가”라고 성토했다. 특히 일부 장관 후보자들은 이런 부정적 시각을 강화시키는 명백한 근거로 작용한다. 경제 부처 공무원 D씨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직접 거론하며 “공무원 기준에서는 절대 돼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며 “한두 번의 실수가 아닌 자기 관리가 너무 안 돼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B씨 역시 “장관이 없어 업무 공백이 생기는 건 문제지만 그래도 깜냥 안 되는 사람이 장관 되는 게 더 큰 문제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많은 공무원이 도덕성이야말로 장관으로서의 권위를 세울 수 있는 첫 단추라고 입을 모은다. 국민권익위원회 사무관 E씨는 “장관이든 일선 공무원이든 똑같이 공직을 수행한다. 도덕적 잣대는 단일하고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면서 “도덕적으로 한참 떨어지는 사람이 온다면 어떻게 믿고 따르겠느냐”고 지적했다. 해양수산부 과장 F씨는 “도덕성 검증 때문에 업무 공백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현실적인 문제는 있지만 사회가 투명해지는 만큼 지도자의 자질은 국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 신상 털기 그만… 고고한 선비형은 가라 반론을 제기하는 공무원들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을 했다는 걸 감안하지 않고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평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정부 부처 서기관 G씨는 “음주운전이 잘했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50대 이상은 젊은 시절 음주운전이 비윤리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게 당시 우리나라 수준이었다”면서 “신상 털기를 할 거면 아예 산골짜기에서 도 닦는 종교인을 수장으로 앉히라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공직자가 수장에 앉는 건 물론 문제가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정부 부처를 이끌고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고고한 딸깍발이가 아니라 명민한 개혁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팀에서 근무했던 경제 부처 사무관 H씨는 현행 인사청문회 제도의 폐해를 거론하며 “절대 장관이 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처음 공직에 들어설 때만 해도 언젠가 장·차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기간 내내 장관 후보자의 사생활이 탈탈 털리는 것을 보고선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그는 “본인의 비위나 재산에 대한 문제 제기는 합당하다. 하지만 배우자나 자녀, 장인·장모에 대한 검증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가족이 장관을 하겠다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사실 인사청문회가 지나치게 ‘신상 털기’로 가는 건 문제 아니냐는 대목에선 장관에게도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요구해야 한다고 보는 이들도 대체로 동의한다. B씨조차도 “수십년도 더 된 위장전입까지 게거품 물고 달려드는 행태는 한심하다”면서 “오직 낙마만을 위해 시덥잖은 신상 털기를 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부처 국장급 공무원 J씨는 “그 당시 통념대로 산 걸 가지고 마녀사냥을 하기보다는 근대화된 정치 경험이 짧은 근본 문제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여야 간 인사청문 대상자에 대한 대승적 합의가 필요한 것 같다”고 주문했다. 국방부 공무원 K씨는 검증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송 후보자가 최근 대형 로펌에서 일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면서도 “20년 전 음주운전, 논문표절 등이 지금 장관직 수행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경제 부처 과장급 공무원 L씨는 상황을 감안해 면죄부를 줄 건 주자는 현실론을 주장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47살을 기준으로 위 세대는 당시 월급이 적다 보니 공무원, 교수, 경찰 등 너나 할 것 없이 부동산 투기를 했고, 강남에 없던 특목고에 8학군이 생겨 위장전입이 생기게 된 것 같다”면서 “도덕적 잣대를 엄격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사청문회는 신상 털기보다 능력 검증에 좀더 초점을 맞추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3 능력 검증에 초점… 명민한 개혁가 없나요 인사청문회 제도에 대한 찬반 논란과는 별개로 청문회 준비팀에 대해서도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청와대에서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면 해당 부처는 국회를 맡는 기획조정실장, 후보자의 재산을 살피는 감사관, 언론 관련 업무를 책임질 대변인, 후보자의 인적사항들을 챙기는 운영지원과장 등으로 준비팀을 구성한다. 준비팀이 대체로 해당 장관 재임 기간에 승승장구한다며 부러워하는 측면과 함께 고생은 엄청나게 하는데 후보자가 낙마하거나 청문회에서 고생하면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무총리실 사무관 M씨는 “인사청문회 준비팀에 합류하는 직원들은 대체로 총리실에서 인정받는 인재들”이라면서 “총리에게 잘 보여 잘나간다기보다는 어차피 그만한 능력이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퇴직 공무원 N씨는 “준비팀은 최소 한 달 정도는 집에 못 들어갈 정도로 힘들다. 후보자 입장에선 당연히 고생을 함께 한 동지처럼 느낄 수밖에 없다. 개고생하기 싫은 사람과 그래도 뭔가 ‘도약’해 보고 싶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유엔, 핵무기 금지협약 채택…핵보유국 모두 빠지고, 북한도 불참

    유엔, 핵무기 금지협약 채택…핵보유국 모두 빠지고, 북한도 불참

    유엔에서 7일(현지시간) 핵무기 전면 폐기와 개발 금지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국제협약이 채택됐지만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주요 국가들은 표결에서 빠지며 이 협약을 거부했다.유엔이 이날 총회를 열어 채택한 기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대체할 ‘유엔(UN) 핵무기 금지협약’에 122개국이 찬성했다. 이번 협약에는 핵무기 개발·실험·생산·제조·비축(stockpiling)·위협 등 모든 핵무기 관련 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도 요구한다. 오스트리아와 브라질,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질랜드, 스웨덴, 코스타리카 등이 주도했다. 수백 개의 비정부기구(NGO)도 가세했다. 이들 국가는 이번 협약을 역사적인 업적으로 평가하면서 기존 핵보유국에 대한 핵무장 해제 압박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엘레인 화이트 고메즈 유엔 주재 코스타리카 대사는 “‘핵없는 세상’으로 가는 첫번째 씨앗을 뿌렸다”고 환영했다. 이 협약은 9월 공개적인 서명절차를 거쳐, 50개국에서 비준되는 대로 발효된다. 그렇지만 유엔 회원국 193개국 가운데 3분의 1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존 핵무기 보유국들이 ‘핵억지력’라는 현실론을 들어 협약에 반대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공인’ 핵보유국과 인도, 파키스탄, 북한, 이스라엘은 모두 협약채택을 위한 협상부터 ‘보이콧’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도 모두 불참했다. NATO 회원국 중에서는 네덜란드가 유일하게 협상 과정에 참여했다가 이날 반대표를 행사했을 뿐이다. 우리나라와 ‘피폭 국가’ 일본도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이유로 협약에 반대했다. 협약을 거부한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공동 성명을 내고 “국제 안보 환경의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확산 등 위협이 날로 커짐에 따라 전 세계가 단결해야 할 때이나 이번 협약은 분열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따른 심각한 위협이나 핵 억지력을 필수로 만드는 안보 과제에 대해서는 그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국가는 대신 NPT에 남아 핵무기 확산을 막고, 핵보유국으로서 비축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지난 3월 성명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 금지에 동의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이번 협약의 비현실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비정부기구 국제 핵전쟁예방 의사연맹 공동 의장인 이라 헬판드는 미국 CNN 방송 기고문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약 7000기의 핵무기를 지녀 전 세계 핵무기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만일 미국이 핵무기 없는 세계 안보 환경을 진지하게 고려했다면 찬성에 투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콩 청년 3.1%만 중국인 정체성 가져”

    “홍콩 청년 3.1%만 중국인 정체성 가져”

    홍콩 반환 20주년을 앞두고 최근 세계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홍콩의 18~29세 젊은이 가운데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인식하는 이가 3.1%에 불과하다는 조사가 바로 그것이다. 경제적으로는 합쳐지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멀어져가는 중국과 홍콩의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곳이 홍콩대 산하 ‘민의연구계획’이라는 여론조사 기관이다. 홍콩 여론조사 기관은 대부분 대학이 운영해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민의연구계획이 가장 대표적인 기관이다. 1991년 설립 이후 줄곧 민의연구계획을 이끌고 있는 로버트 청 소장을 서울신문이 28일 만나 홍콩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로버트 소장은 홍콩대 정치학과 교수이기도 하다. ●2008년 중국정부 신뢰도 가장 높아 민의연구계획은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인 1990년대 초반부터 홍콩인들의 정치·사회·경제적 의식 변화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사해 왔다. 로버트 교수가 소개한 많은 조사 그래프는 일정한 흐름이 있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홍콩 시민이 중국을 가장 긍정적으로 바라봤을 때가 2008년이라는 사실이다. 18~29세의 젊은층이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인식한 수치가 가장 높았을 때도 2008년 6월(29%)이었다. 이 시기 홍콩인들의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54.9%였고,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에 대한 신뢰도 51.6%로 역시 역대 최고치였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로 로버트 교수는 그해 5월 발생한 쓰촨 대지진을 꼽았다. 로버트 교수는 “당시 홍콩에서는 중국을 도와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웠다”면서 “홍콩인들이 기꺼이 기부금을 내면서 민족적 동질감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비극을 공유하면서 회복된 민족적 동질감은 그해 8월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자긍심으로 승화됐다. 그러나 로버트 교수는 “지금 중국이 우주정거장까지 건설했지만, 이에 자긍심을 느끼는 홍콩 젊은이들은 거의 없다”면서 “중국과 홍콩의 화학적 결합은 결국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아파하는 심리적 융합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중장년층는 톈안먼 사태의 트라우마 홍콩인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크게 4개 시기로 구분됐다. 1997년 반환 이전에는 중국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으로 온갖 지표들이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막상 반환된 이후에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이행과 고도의 자치가 안착되면서 홍콩인들이 중국에 마음의 문을 열었다. 중국과의 동반 경제성장, 쓰촨 지진, 올림픽, 미국 금융위기 등이 있었던 2005~2010년은 모든 지표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최근 5년에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시진핑 주석의 지지도가 중국에선 압도적이나 홍콩에선 최악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로버트 교수는 “지금이 1997년 반환 당시의 공포감보다 훨씬 심각하다”면서 “중국에 대한 불신과 공포는 세대별로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은 2014년 우산혁명 강제 진압을 보며 중국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접었지만, 중장년층은 우산혁명보다는 1989년 톈안먼 사태의 트라우마가 더 강하다는 것이다. 로버트 교수는 “홍콩의 중장년층은 우산혁명 강제 진압보다 훨씬 심각했던 톈안먼 시위의 무력 진압을 목격했다”면서 “중국 공산당은 반대자를 언제든 응징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의 실체와 실력을 알기 때문에 청년층처럼 덮어 놓고 중국을 반대하고 독립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교조주의·리더십 부재로 혁명 실패 로버트 교수는 홍콩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금융중심가를 79일 동안 점거했던 우산혁명을 실패로 규정했다. 홍콩인에게 자주적인 의식을 심어준 계기가 됐으나, 그로 인한 사회 분열과 민주화 동력 소진이 더 뼈아프다는 것이다. 우산혁명의 실패 원인으로 로버트 교수는 지도부의 교조주의와 리더십 부재를 꼽았다. 그는 “지도부는 직선제라는 제도에 매몰돼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 의식을 잃어 버렸다”면서 “중국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다수 현실론을 포용하지 않고 반대 의견을 가진 이를 적으로 규정하면서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타협 없는 운동 세력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홍콩 독립’이라는 깃발을 들었으며, 이는 더 큰 통제와 억압을 불러오고 있다는 게 로버트 교수의 진단이다. ●홍콩의 가치 인정해야 중국도 산다 로버트 교수는 “중국과 홍콩엔 앞으로 5년이 가장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일국양제와 고도자치를 약속한 50년이 5년 뒤면 반환점을 돌기 때문에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로버트 교수는 특히 “홍콩의 난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중국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집권 2기를 맞는 시 주석이 권력 강화에 매진했던 1기 때와는 다른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톈안먼 사태를 재평가해야 홍콩 중장년층이 마음의 문을 열 것이며, 중국이 군사적·경제적 굴기를 넘어 보편적인 인권과 자유를 확대해야 홍콩 청년층이 중국을 신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교수는 “자유와 법치라는 홍콩이 쌓아 올린 가치는 중국에 위협이 아니라 중국이 세계에서 존경받는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자산”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진짜 위기는 경제 침체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자유와 개방성의 축소에서 오며, 홍콩의 가치가 위기를 맞을 때 중국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 사진 홍콩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홍콩인 없는 반환기념식” “현실 똑바로 봐야”… 고뇌하는 홍콩

    “홍콩인 없는 반환기념식” “현실 똑바로 봐야”… 고뇌하는 홍콩

    시진핑 참석 등 기념행사 비용 10년 전의 9배 900억원 넘어 다음달 1일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이 중국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1997년 7월 1일 0시를 기해 홍콩 완차이 컨벤션전시센터에 게양됐던 영국 국기가 내려왔고, 중국의 오성홍기가 올라갔다.26일 찾은 홍콩은 분주했다.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컨벤션전시센터는 겉보기엔 평온했으나, 야릇한 긴장감이 흘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곳에서 기념식을 주관하고, 캐리 람 신임 행정장관 등 홍콩의 5기 내각 각료들로부터 충성을 다짐받는다. 센터 인근 골든 바우히니아 광장에선 ‘우산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21)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홍콩의 꽃인 바우히니아를 나타내는 상징물에 검은 천을 씌우는 돌발 시위를 벌였다. 이 상징물은 중국이 주권 반환을 기념해 홍콩에 선물한 것이다. 웡 비서장은 “민주주의를 퇴보시킨 중국과 홍콩 당국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센터 주변 커피숍에서 미리 약속한 두 청년을 만났다. 홍콩대 법대생 크리스 추이는 “홍콩 사람 역시 중국인이어야 하지만, 나는 그냥 홍콩인으로 남고 싶다”고 단언했다. 추이는 1997년생이다. 식민지 시절의 생활을 전혀 모르는데도 그는 “지금보다는 그때가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지금의 홍콩이 암울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글로리아 훙은 약간 생각이 달랐다. 홍콩인에게 아무런 결정권도 없었던 식민지 시절은 “단지 영국에 잠시 빌렸던 시간일 뿐”이라고 했다. 훙은 “영국의 통치 시절을 그리워할 게 아니라 중국의 신식민지가 되어 가는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친구는 2014년 가을 79일간 거리에 있었다. 금융중심가인 센트럴을 점령하는 ‘우산혁명’에 적극 참여했다고 말했다. 홍콩인이 직접 홍콩의 행정수반을 뽑는 직선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린 대륙의 일방통행에 저항했다. 하지만 혁명은 실패로 돌아갔다. 추이는 “중국 공산당에 철저히 짓밟힌 실패한 혁명”이라면서 “졸업 후 이민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훙은 “비록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홍콩의 운명은 홍콩 사람에게 달렸음을 깨달았다”면서 “직선제 요구는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홍콩 곳곳에선 ‘주권 반환’ 20주년 행사를 준비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중국과 홍콩은 이번 기념식을 위해 9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다. 홍콩에서 300여건, 중국 본토와 해외에서 200여건 등 모두 500여건의 크고 작은 기념행사가 열린다. 반환 10주년이었던 2007년 행사 경비의 9배에 달한다. 추이와 훙은 “‘중국의 위대함’에 초점을 맞추고 기획됐을 뿐, 정작 당사자인 홍콩인들은 철저히 배제된 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반환 기념식이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가 ‘중국 공산당에 의한 홍콩 통치’로 변했음을 알리는 행사라는 것이다.홍콩 사람들이 모두 중국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었다. 30대 직장인 마샤오룽은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것을 중국 탓으로 돌려서는 홍콩의 쇠락만 재촉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중국이 홍콩을 세계 금융의 거점으로 개발한 덕택에 아시아 각국이 겪는 외환위기를 피할 수 있었고, 20년 동안 번영을 누렸다”면서 “현재의 양극화 심화와 홍콩의 성장률 둔화는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지 중국의 통제 때문에 발생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을 받아들이자는 현실론은 장년층일수록 강했다. 50대 남성 존 리는 “홍콩이라는 독립국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를 생각해 보면 결론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일국양제와 고도자치가 끝나는 30년 뒤면 완전히 중국에 흡수될 텐데 지금부터 이를 준비해야지 거부해선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설명이었다. 홍콩의 하늘은 하루에도 몇 번씩 맑았다가 흐리기를 반복했다. 사회주의 중국의 도움을 받아 자본주의 탑을 쌓은 홍콩이다. 중국의 통제가 강화될수록 과거의 자유를 갈망하는 홍콩이기도 하다. 밝았던 과거와 흐린 미래 사이에서 홍콩은 고뇌하고 있었다. 홍콩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동결-폐기’ 북핵 2단계 접근 제시… 한·미 이상기류 해소 총력

    ‘동결-폐기’ 북핵 2단계 접근 제시… 한·미 이상기류 해소 총력

    문재인 대통령이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미사일 동결-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로 이어지는 북핵 문제 ‘2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동결해 더는 군사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인다면 대화에 나서 변화를 유도하고 종국엔 핵 폐기 협상 테이블로 견인한다는 구상이다.남북 대화를 지렛대로 활용해 한국 주도로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과거 보수 정권의 북핵 해법과 차이를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대북 강경 원칙론’으로 남북 간 대화 창구를 아예 닫아버렸다. 문 대통령은 21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재와 압박이라는 메뉴판에 대화라는 메뉴를 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한 최대한 압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화 일변도의 기조와 선을 그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적극 보조를 맞춰 전방위 노력을 기울여야 북핵 해결이 가능하다는 현실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이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코드’를 맞추는 것도 미국과의 공조를 다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구상을 지지하도록 설득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북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통 목표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 나아가 이날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선 북한을 소극적으로 압박하며 변화를 기다렸던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같은 평가다.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국제사회의 북핵 논의를 진전시키려면 키를 쥔 미국 정부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는 ‘실사구시적’ 외교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한국방송기자클럽의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선 “만약 북한이 핵을 동결하고, 핵 동결이 충분히 검증된다면, 한·미 간 군사행동을 조정하는 등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지만, CBS방송 인터뷰에선 “선거 과정에서 한·미 군사훈련의 축소 혹은 조정을 말한 적이 없다. 나쁜 행동에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는다”며 상반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화 재개 조건과 수위를 의논하는 등 본격적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내부적으로는 대북 제재 국면에서도 인도지원은 중단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WP 인터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교류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러나 개성공단 가동 재개에 대해선 “북한이 비핵화에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인 후에나 가능한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북한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풀어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은 합리적이지 않은 지도자이고 위험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북한을 통치하고 있고 북한의 핵 폐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 체제와 김정은 정권을 지켜주는 것은 결코 핵이나 미사일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역으로 북한 체제를 지킬 유일한 방법은 대화란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웜비어 사망] 文대통령 “北 비이성적 정권… 조건 없는 대화 언급한 적 없어”

    [美웜비어 사망] 文대통령 “北 비이성적 정권… 조건 없는 대화 언급한 적 없어”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온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사망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화 기조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문 대통령은 20일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는 대화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먼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다음에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불과 닷새 전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사를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었다. 대화 기조는 유지하되 웜비어 사망 사건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인 기류를 인식해 대화의 전제조건 수위를 다시 높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 6·15 기념사는 북한이 고강도 군사도발을 중단하기만 하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남북대화의 선행조건으로 내세웠던 기존 입장보다 한층 진전된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날 CBS방송 인터뷰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핵을 완전히 폐기하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화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라며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제재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기조와도 차이를 보인다. 다만 6·15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 중단’이 곧 핵 동결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대화 기조에서 크게 벗어난 언급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웜비어 사망으로 미국 내 대북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연일 대화 메시지를 내보낸다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론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미국의 정책과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게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라는 점에서 전략적 판단에 따른 일시적 ‘톤 다운’이란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서 해 왔던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대목에서 대화 기조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외교부는 웜비어의 죽음이 한·미 정상회담에 미칠 악영향을 사전 차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형언할 수 없는 충격과 상심에 빠진 고인의 유가족 그리고 미국 국민과 정부에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면서 “정부는 북한 당국이 현재 억류돼 있는 우리 국민들과 미국인들을 포함한 모든 억류자를 조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가 이뤄지면 웜비어의 죽음에 대해 위로와 애도의 뜻을 재차 전달할 예정이다. 강 장관은 틸러슨 장관과의 통화 이후 별도의 방미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세부적인 한반도 평화 실현 정책을 조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 정부가 6·15 기념식을 기점으로 대북 대화에 힘을 싣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은 웜비어 사망 사건 이후 다시 제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방미 중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중단과 한·미 합동 군사연습 규모 축소를 거론하면서 미국 조야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전에는 이번 회담에서 대북 대화에 대한 조건을 양국이 조율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지만 문 특보 발언과 웜비어 사망 사건 이후로는 미국이 당분간 북한과 대화의 문을 닫고 제재 강화 기조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한 미국 측의 협조를 얻지 못할 경우 정부의 대북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발 빠르게 조치에 나섰지만 인권에 예민한 미국은 북한에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 보상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며 그 경우 우리 정부도 이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과 핵·인권 등을 두고 큰 틀의 합의를 하지 않는 한 정부의 운신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해찬 특사 맞는 중국, 사드 철회 강경론이냐 관계 개선 현실론이냐

    중국이 18일 이해찬 특사단을 맞는 가운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싸고 강경론과 현실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강경론은 “사드 중단이나 철회를 강력하게 요청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현실론은 “사드보다는 양국 관계 개선에 집중하자”는 주장이다. 관영 환구시보는 17일 정지융 푸단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의 기명 칼럼을 통해 “이 특사의 정치적 무게로 볼 때 얼어붙은 한·중 관계를 해빙시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환구시보는 “사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국 외교가 위기를 탈출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신랑군사망은 한술 더 떠 “문재인 정부의 약속에 중국이 놀아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한국 새 정부에 지나친 기대를 품는 것은 금물”이라면서 “미국 무기인 사드가 하루아침에 한국을 떠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반면 관영 인터넷매체 펑파이는 상하이사회과학원 리카이성 연구원의 칼럼을 바탕으로 “중·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중 관계의 무게중심은 이미 사드에서 북핵으로 넘어갔다”면서 “사드보다는 양국 관계 발전과 북핵 해결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문제 전문가인 인민대 진창룽 교수도 “중국은 사드 문제와 한·중 관계를 분리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외교가도 중국이 결국 현실론을 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정부도 사드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사드 레이더 범위 축소 등 양국이 만족하는 절충안을 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특사단은 시진핑 주석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은 물론 북한과 주로 교섭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중련부)의 쑹타오 부장,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의 고위 인사들까지 두루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문재인 정부 아닌 민주당의 정부”… 당청 수평적 협력 의지

    “문재인 정부 아닌 민주당의 정부”… 당청 수평적 협력 의지

    문재인 제19대 대통령 당선인이 9일 밤 꺼내든 첫 일성은 ‘개혁과 통합’이다. 새 정부의 성격은 ‘제3기 민주정부’로 규정했고, ‘문재인 정부’ 대신 ‘더불어민주당 정부’란 표현을 사용했다. 당장 10일부터 출범할 새 정부의 국정운영 로드맵이 이 세 마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문 당선인은 9일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을 방문, “선거 기간 여러 번 강조했다시피 다음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정부”라며 “국민이 염원하는 개혁과 통합, 그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이루겠다”고 밝혔다.대통령이 지시하고 당은 거수기 노릇을 하는 수직적 당청(黨靑) 관계에서 벗어나 국정운영 동반자로서 당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이 청와대에 종속됐다는 비판이 나올 때마다 과거 여당 지도부들은 수평적 당청 관계를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늘 헛구호에 그쳤었다. 문 당선인이 인사말에서 여러 차례 당 중심 선거가 승리를 견인했다고 언급한 것도 수평적 당청 관계에 대한 약속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수평적 당청 관계에 대한 문 당선인의 구상은 당청 분리가 아닌 당정(黨政)·당청 일체다. 앞서 문 당선인은 경선 토론회 등에서 참여정부 때의 당정 분리에 대해 “옳지 않았다고 본다. 당정 일체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를 만들겠다”며 “정당 공천이나 운영에 관여는 안 하고 정책과 인사는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뜻을 피력해 왔다. 문 당선인의 말에는 참여정부 당시 수평적 관계를 갖고자 했음에도 청와대와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대립하면서 국정 운영이 힘을 받지 못했다는 경험적 판단이 깔려 있다. 당이 청와대에 종속될 것을 우려해 관계를 분리하는 것보다 당과 정책, 인사 등 주요 문제를 협의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해 한 몸처럼 움직이는 편이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란 현실론이다. 제3기 민주정부란 표현은 공식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러 차례 등장했다. 문 당선인은 지난 7일 호남 유세에서도 “김대중과 노무현은 한 몸이었고, 그 뒤에 문재인이 있다”며 “광주 정신, 김대중 정신, 햇볕 정책을 확실하게 계승해서 제3기 민주정부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격을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적통을 잇는 3세대로 규정함으로써 과감한 개혁과 지역주의 타파, 남북 화해 등 진보적 가치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는 당선이 확실시된 후 광화문광장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정의가 바로 서는 나라, 원칙을 지키고 국민이 이기는 나라, 상식이 상식으로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 혼신의 힘을 다해 새로운 나라를 꼭 만들겠다”며 “국민만 보고 바른 길로 가겠다”고 밝혔다. 문 당선인은 개혁과 함께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통합을 강조함으로써 반대 진영을 포용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적폐 청산이 인적 청산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대통합을 이뤄 한 걸음 전진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앞서 문 당선인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합리적 진보부터 개혁적인 보수까지 다 함께하겠다며 통합정부 구성 원칙으로 정파·지역·세대를 뛰어넘는 ‘대탕평’을 제시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선후보 공약 대해부-남북 교류] 文·安 모두 대북제재 - 대화 병행… 남북 정상회담엔 ‘온도 차’

    [대선후보 공약 대해부-남북 교류] 文·安 모두 대북제재 - 대화 병행… 남북 정상회담엔 ‘온도 차’

    남북회담, 文 조건부 - 安 탄력조정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文·安 “섣부르게 재개할 수 없다”5·9 대선에 출마한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의 대북 정책 공약은 어떻게 다를까. 우선 남북 관계에서 현재의 대북 제재를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대화와 협력으로 전환할지가 가장 큰 쟁점이다. 범진보 진영에 속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대북 제재를 지속하면서 대화를 모색할 때라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교류 및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반면 범보수 진영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현재는 제재를 유지해야 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을 계속한다면 제재는 불가피하다”면서도 “통일이라는 미래를 생각하면 남북 관계도 동시에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반면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제재냐 협력이냐 같은 양자택일은 옳지 않다”면서 “지금은 호되게 야단칠 때”라고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 이와 반대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대북 제재를 지속하면서도 민족화해 개혁개방,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상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비핵화 진전에 따라 평화 관리 차원에서 문화·학술·종교·체육 교류와 인도적 지원을 신중하게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남북 관계는 궁극적으로 대화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폈다. 다만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제재·압박보다는 온건책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결을 달리했다. 대선 후보들은 현재의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대화보다는 제재에 더 방점을 찍는 것은 국제사회 주도의 대북 제재 분위기가 한몫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5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촉발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2321호로 인해 사실상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모든 남북 교류가 막힌 것에 따른 현실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돼도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없이 섣부르게 남북 대화나 교류 협력을 추진할 경우 우리 내부의 ‘남남 갈등’을 촉발해 정부 출범 초기부터 국정 동력을 상실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한 대통령 당선 이후 ‘남북 정상회담 가능 여부’에 대해서 문 후보는 북핵 문제를 위해서라면 ‘조건부 가능’ 입장이다. 홍 후보는 형식적인 정상회담은 ‘불가’ 입장이다. 안 후보는 “정상회담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문 후보는 민주당 예비후보 시절 ‘방미보다는 방북이 먼저’라는 입장에서 후퇴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론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걸림돌만 제거된다면 김정은을 못 만날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면 안 후보는 정상회담을 앞세우기보다 국제사회의 보조에 맞춰 탄력적으로 남북 관계를 조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유 후보는 “정치적 효과만을 두고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벤트성 회담은 지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해서도 문 후보는 재발 방지에 대한 확약 없이는 섣부르게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안, 홍, 유 후보 모두 원론적으로는 같은 입장이다. 반면 문 후보는 이산가족 상봉은 시급한 만큼 정부 출범 초기부터 조속하게 접근한다고 했다. 다만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을 패키지로 묶어 논의하자고 역제안할 경우 주고받는 식의 일괄 타결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홍 후보와 유 후보 모두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를 ‘반대’하는 반면 심 후보는 모두가 ‘가능’하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득표율 15% 넘어야… 안 되면 빚더미”… 선거비용, 非文 연대·단일화 변수로

    ‘자존심이냐 돈이냐.’ ‘5·9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당 및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고전을 겪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내교섭단체로서 자체 대선후보를 내야 한다는 명분론과 함께 자칫 선거비용조차 건지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선거비용 보전 문제가 이들 정당 간 연대나 단일화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완주하는 후보는 선거비용을 최대 509억원까지 국가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후보의 총득표율이 15%를 넘어야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 반면 득표율이 10∼15%이면 절반을, 10%에 못 미치면 한 푼도 건질 수 없다. 이는 이날 현재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 15명(무소속 8명 포함) 중 상당수가 ‘중도 포기’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의 후보가 15% 이상의 득표율을 자신할 수 없는 실정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거비용 전액 보전을 위한 하한선을 밑도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빚더미에 나앉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다고 뚜렷한 정치적 명분 없이 자체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포스트 대선’ 정국에서 존재감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부담감도 상존한다. “명분은 물론 돈 때문에라도 ‘비문(비문재인) 연대’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때문에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모두 ‘완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음에도 출구 전략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국정 부담·조기 대선시 영향·보수층 의식한 ‘정치적 선택’

    국정 부담·조기 대선시 영향·보수층 의식한 ‘정치적 선택’

    특검 수사 충분히 이뤄졌다 판단… 검찰서 수사 계속하는 게 바람직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전모를 소상히 밝혀내야 한다는 당위성과 국정 운영의 부담 및 보수층의 여론이라는 현실론 사이에서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 ‘예고된 수순’으로 받아들여지지만, 황 대행 스스로 박근혜 정부의 2인자로서 국정농단의 정치적·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에서 당장 야권 등에서는 거세게 반발했다.황 대행은 27일 홍권희 총리실 공보실장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특검 수사는 과거 11차례의 특검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역대 최대 규모의 인력이 투입됐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기간을 포함하면 115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수사가 이뤄졌다”며 특검 연장 불승인의 이유를 밝혔다. 수사 기간이나 주요 당사자 기소 등 특검의 성과를 감안할 때 특검 기간을 연장하는 것보다 “검찰에서 특검에 이어 수사를 계속하도록 하는 것이 국정 안정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도 했다. 현재의 정치적인 상황도 특검 연장 불승인의 배경으로 거론했다. 황 대행은 “지난 4개월 동안 매 주말 도심 한가운데에서 대규모 찬반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특검 연장이나 특검법 개정 등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황 대행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서는 대선이 조기에 행해질 수도 있으며, 그럴 경우 특검 수사가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치권의 우려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공식 입장과는 별개로 최근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여권 보수 진영의 대안으로 부상한 점도 황 대행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지난 22일 조사(전국 19세 이상 남녀 501명, 유무선 병행, 응답률 9.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특검 연장에 찬성하는 의견이 67.7%로, 반대 의견 26.4%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이나 중도층과 달리 보수층에서만 반대 의견이 53.4%로 찬성 의견(35.5%)을 앞섰다. 황 대행의 결정이 ‘보수층 껴안기’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인용 결정을 내렸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자연인으로서 특검 수사의 도마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부담감도 황 대행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야권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특검 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朴대통령 대면조사 뒤 靑 압수수색 재추진

    지난 3일 청와대의 거부로 경내 압수수색이 무산된 가운데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이후 재차 자료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선(先)압수수색’, ‘후(後)대면조사’가 어려워짐에 따라 우회로를 택한 셈이다. 앞서 특검팀은 1차 압수수색이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압수수색 영장의 기한을 1차 수사 기한 종료 시점인 오는 28일까지로 해 뒀다. 특검팀 고위 관계자는 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부터 압수수색 협조공문에 대한 정식 답변이 오지 않은 상태”라면서 “당장 청와대에 가서 또 대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통령 대면조사를 앞두고 청와대와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협상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면조사가 불과 1~2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그전에 압수한 자료 분석이 쉽지 않다는 현실론도 제기된 상태다. 향후 압수수색 관련 조치는 청와대가 거부 근거로 제시한 형사소송법에 대한 법리 검토와 실질적인 자료 제출 요구 등 두 갈래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형소법 110조·111조에 따른 거부가 정말 타당한지, 법리적인 부분에서 다툴 여지가 없는지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군사상 비밀 유지가 필요한 장소의 경우 책임자의 승낙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특검팀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치는 경우가 아니면 거부하지 못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 특검보는 “청와대는 임의제출 외 어떤 방식도 안 된다며 불승인 사유서를 냈으나, 특검은 임의제출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팀은 제대로 된 수사 자료 제출이 이뤄질 경우 굳이 경내 압수수색을 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선 상태다. 한편 특검팀은 청와대 경내 수색을 거부한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하는 등의 대응은 검토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李 “與와 대연정은 촛불 배신” 安 “협치하자는 것”

    李 “與와 대연정은 촛불 배신” 安 “협치하자는 것”

    李 “청산 대상과 정권 운영하나”…사과 요구하며 지지층 결집 나서 ‘보수표 흡수’ 금기 깬 안희정 “연정 여부 당 지도부가 정할 일”야권 대선주자들의 ‘연합정부’(연정)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등 여권을 연정 파트너에서 배제하지 말자는 이른바 ‘대(大)연정’ 구상을 제기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충돌은 지난 4일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5일 이재명 성남시장의 안 지사에 대한 공식 사과 요구로 전선이 다시 옮겨가는 모양새다. 연정 논란은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여소야대’가 될 수밖에 없어 개혁 및 적폐 청산 등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란 현실론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면에는 ‘문재인 대세론’이 확산하는 조기 대선 국면에서 후발주자들의 전략적 승부수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과 ‘야권연합정권’을 주장했던 이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 민심을 배신하고 청산 대상과 함께 정권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안 지사를 비판했다. 설 연휴 이후 안 지사에게 지지율이 밀린 이 시장이 야권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선거 전에 섣불리 연정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는 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안 지사는 “웬 뜬금없는 사과(요구)냐”면서 “자꾸 곡해들을 한다. 누가 대통령이 돼도 의회와 협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완성하겠다고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미완의 역사는 의회 다수파와 행정부가 협치하는 그 역사를 못 만들었다는 것으로, 협치 수준이 대연정이 될지 소연정이 될지는 당 지도부와 원내 다수파 구성 과정에 맡겨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밑도 끝도 없이 ‘새누리당이랑 뭐하자는 것이냐’고 공격하는 건 내 취지와 다르다”고 했다. 안 지사가 야권에서 금기에 가까운 ‘대연정’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협치에 대한 소신과 함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기권 이후 갈 곳을 잃은 중도는 물론 보수까지 외연 확장을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대연정의 불가피성에 대한 설득 등 사전 정지작업 없이 덜컥 화두를 던져 거부반응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문 전 대표가 지난 3일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과의 어떤 대연정에도 찬성하기 어렵다”며 안 지사의 구상을 반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친노 적자(嫡子)경쟁’으로 비치는 등 파장이 커지자 안 지사는 이튿날 페이스북에 “저의 연정(대연정, 소연정 모두 포함) 제안은 과거의 적폐를 덮고 가자는 게 아니다”라며 해명에 나섰다. 이후 문 전 대표 측도 연정 논란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더이상의 확전을 꺼리는 것으로 해석됐다. 대연정 논란이 이어지자 여당도 가세했다.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웠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도 지난 3일에 이어 5일 안 지사의 대연정 구상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정치학) 교수는 “연정이나 야권 통합이나 현실적으로 보면 야권이 차기 정권에 유리한 입장에 선 상황에서 추후 국정 운영을 위해 나온 제안”이라면서도 “새누리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후보로 세우려는 모습에서 과연 대연정이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대선 검증대에 사실상 먼저 오른 문재인

    탄핵 정국이 대선 정국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와 관계없이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한층 분주해졌다. 지난 12일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광폭 행보가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선 주자 중 지지율이 선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어제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 답하다’ 출판기념회에서 사실상 차기 정부의 비전과 구상을 내놓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논란과 북핵, 개헌에서부터 경제민주화 및 양극화, 대학 서열화, 국민 통합, 군 복무기간 단축 등에 이르기까지 현재 진행되는 쟁점과 미래의 과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공약이나 다름없다. 문 전 대표는 스스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의 적임자, 이미 검증이 끝난 사람이라고 내세웠다. 문 전 대표는 다른 주자들보다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검증대에 먼저 올라선 셈이다. 다른 주자들도 순서만 다를 뿐 절대 예외가 될 수 없다. 국민은 박 대통령을 통해 확인했듯 철저한 인물 및 정책 검증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확실하고 꼼꼼한 검증만이 탄핵과 국난의 악순환을 막는 지름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가 밝힌 대한민국 청사진인 ‘상식과 정의로 움직이는 나라’는 자기 표현대로 보편적이고 소박하다. 매주 타오르는 촛불 민심을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할 만하다. 선거는 표다. 표심을 잡기 위해 인기에 영합하는 공약도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까닭에 공약에는 반드시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돼야 하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국공립대의 공동대학, 공동학위제를 제안했다. 뿌리 깊은 대학 서열화를 없애거나 완화시키고,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일찍이 이전 정권에서도 검토됐다. 현실적으로 난제가 많았던 탓에 접었던 정책이다. 현행 21개월에서 18개월로 군 복무 기간을 단축하는 안은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에게 솔깃한 정책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왜 지금은 실행에 옮기지 못했는지를 포함해 국방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따지지 않으면 안 되는 엄중한 사안이다.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에 관한 한 명확한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배치 결정 초기엔 ‘재검토’를 주장하더니, ‘다음 정부로 넘기라’고 말했다가 어제는 ‘무조건 취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실론을 폈다.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말 바꾸기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선거를 겨냥한 데다 미국 및 중국과 얽힌 관계를 고려한 전략적 발언일 수 있겠지만 대선 주자로서 국가 안보관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쟁점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게 책임있는 자세다. 더욱이 일관성, 신뢰성과 직결되기 까닭에서다. 국민의 선택 기준도 전과 다르게 까다로워졌다.
  • 공격받아도 표심 얻으리… 말바꾸는 文·潘

    공격받아도 표심 얻으리… 말바꾸는 文·潘

    문재인 “사드 방침 안 정해” 신중 위안부 합의 환영했던 반기문 “구체적 내용 몰랐다” 선 긋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등 민감한 외교 현안을 놓고 유력 대선 주자들의 손익계산이 한창이다. 특히 두 사안에 대한 여론이 진보와 보수로 갈리면서 표심과 국민 정서를 의식한 입장 변화와 말바꾸기 등도 엿보인다. 한·일 위안부 합의 직후 유엔 홈페이지에 “한국과 일본이 맺은 위안부 합의를 환영한다”고 밝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부산의 유엔평화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때 말씀드렸던 건 수십년 현안이었던 문제를 박근혜 정부 때 처음으로 합의한 것이라 평가할 만하다, 환영할 만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합의됐는지는 유엔 사무총장이 관여할 일이 아니었다”며 현 정부와 선을 그었다. 반 전 총장은 다만 부산 소녀상 논란에 대해서는 “한·일 위안부 합의가 소녀상 철거와 관계돼 있다면 잘못된 것”이라며 조건부로 합의 내용을 지적했다. 일본에 민감한 국민 정서를 의식해 당시 자신의 환영 발언을 철회하되, 보수층 표심을 고려해 합의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유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드 배치에 대해 신중한 행보를 보여 왔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미 간 합의를 취소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해 입장을 선회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에 대해 “득보다 실이 많은 합의”라고 비판하며 재검토를 촉구했던 문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다음 정부로 사드 배치 진행을 미루는 것이 옳다”고 신중론을 폈는데 이번엔 현실론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정치적 표를 계산하며 말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이날 팟캐스트인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에 출연해 “다음 정부가 공론화와 국회 비준, 외교적인 협의와 설득 과정을 거쳐서 사드 결정을 그대로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게 좋다”며 공론화의 중요성을 역설해 온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진폭은 있지만 문 전 대표는 (신중론에서) 한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며 “찬반 입장을 밝힐 거였다면 다음 정부로 넘기라는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일부에선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 군사·안보 문제, 대일 관계가 고차방정식처럼 얽혀 조심스럽게 풀어야 할 외교 현안에 대해 대선 주자들이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오히려 우리의 외교적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