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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형 칼럼] 實用외교와 ‘상황’외교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 외교는 ‘등신’운운 등 야당의 막말을 듣기도 했지만 ‘미래 지향’이라는 화두를 던졌다.한·일 ‘미래 지향’속에는 양국의 자유무역협정 추진 등 쌍무적인 관계도 있지만 동북아의 평화를 구축하자는 지역안보 협력의 희망도 담겨 있다. 그래서 우리가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는 대신,일본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 쪽에 손을 들어 줄 것을 바랐던 것이다.노 대통령도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북핵문제에 관해 대화 이외의 방법에는 일부 거부감과 우려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이 ‘대화 우선’을 강조한 데 비해 오히려 ‘대북 압박 강화’에 역점을 두었다.일본의 이러한 방침은 노 대통령의 방일 전후로 보인 전시대비법 처리라든가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안 발의,북한 만경봉호 입항 저지 등에서도 엿보였다.일본은 북한의 핵 개발을 빌미 삼아 이미 군사 대국의 길로 행군을 시작했다.노 대통령은 자신의 ‘대화 우선’ 강조에 고이즈미 총리와 일본 정계 지도자들이 “이해한 것으로 받아 들인다.”고 평가했지만,일본측 반응은 외교적 수사 범위를 넘지 못한 것 같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방일 외교와 지난번 방미 외교 사이에 하나로 관통되고 있는 노선은 실용주의 외교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이번 경우 ‘저자세 외교’‘굴욕 외교’등 국내의 호된 비판이 있긴 했지만 전후 광복세대의 한국 지도자로서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입 발린 소리’에 연연해 하지 않고,이를 뛰어넘은 것은 나름대로 평가할 만하다. 과거사를 두고 티격태격하기보다 우선 북핵의 한·일 공조에 역점을 둔 것은 구체적인 성과와는 별개로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했다고 할 수 있다.과거 김영삼 대통령이 ‘버르장머리’발언으로 한·일 관계가 서먹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YS식 으름장 외교’보다는 ‘MH(노무현)식 실용 외교’가 진일보한 것이다.노 대통령이 지난달 부시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미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북한의 위협이 증대될 경우 ‘추가적 조치’를 검토키로 한 것도 냉철한 현실론에 입각한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이다. 문제는 노 대통령의 실용주의 외교가 그때 그때 상황 논리에 따라 원칙이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오해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노 대통령은 방일 기간 중 TV프로에 나와 한국의 우호관계 중요성을 일본,중국,미국 순으로 언급했다.물론 노 대통령이 지리적인 측면에서 대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하지만 한국이 중·미 등거리 외교를 취하고 싶은 속내를 보인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노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귀국 후 스스로 “착잡하다.”고 말해 버리면 과거사 불언급의 의미는 사라지고 만다.미국에 가서 조야로부터 많은 점수를 따놓고도,귀국해서는 “좀 오버했지.”라고 말하면 ‘워싱턴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를 생각해야 한다. 누가 봐도 노 대통령은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보통 사람’의 외모에 솔직한 대화가 그 포인트다.그러나 외교적 표현에서 ‘솔직하게 의견교환을 했다’고 하는 것은 곧 ‘의견이 대립했다’는 것으로 이해되듯이,외교 문제에서 ‘솔직한 말’은 전후좌우를 잰뒤 맨 나중에 꺼내야 할 말이다. 경우에 따라 정상회담 등 외교에서도 솔직한 것이 좋을 수도 있다.그러나 ‘겉으로 한 말’과 ‘솔직하게 한 말’이 본질적으로 달라질 때는 사태가 심각해진다.엄정한 국제 역학관계에 입각하여 국가의 실리를 추구하는 실용주의 외교 노선과 상황논리에 따라 좌우되는 ‘상황’외교는 전혀 별개다. 국가운영의 철학 부재로 일관성을 잃는 ‘상황논리’외교로 비쳐지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는다.이런 일은 조금만 유념하면 막을 수 있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大田도심 열차사고 계기 / 다시 터진 ‘고속철地下化 목소리’

    최근 대전 도심에서 발생한 새마을호 열차 탈선사고를 계기로 고속철도 등 도심통과 노선의 지하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경부고속철도 대전·대구 구간의 지하화 여부에 대한 전문기관의 용역 결과가 이달 말 나올 예정인 가운데 지하화 논란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지하화 요구는 비단 고속철도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 철도 역시 전국 곳곳에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대전시 동구의회는 지난 달 29일 ‘대전통과 구간 반지하화’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집행부에 넘겼다.지난 2월 ‘경부고속철도 대전 도심구간 지하화 추진 특별위원회’를 만든 구 의회는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의회는 “경부선 때문에 동서로 갈라진 지역발전의 장애요소와 소음 등을 없애려면 경부선과 함께 반지하로 경부고속철도 노선을 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대전시는 동구와 시의회 의견 수렴,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이달 말까지 입장을 결정한 뒤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대전 일부에서는 그동안 지상화를 수용하고 지하화할 때와의 차액(5000억원)을 동구지역 발전과 역세권 개발을 위해 쓰자는 현실론이 굳어진 상황이어서 이같은 입장변화는 상당한 혼란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대전 이달 시민공청회 대구지역 정치권도 “기존 경부선이 대구 도심을 동서로 갈라 도시 균형발전을 크게 해치고 있다.”며 경부선과 함께 반지하화를 요구하고 있다.이전까지 지하화를 주장한 대구시는 아직 입장정리가 안된 상태다.대구와 대전시는 고속철도공단과 함께 이달중 각각 시민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0년 넘게 논란을 빚고 있는 경부고속철도 도심통과 구간 건설방식은 98년 8월 건설교통부에 의해 대전·대구 구간을 지하화하기로 최종 결정됐으나 일부 지역 국회의원이 ‘반지하론’을 제기하면서 같은해 말 다시 교통개발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했다. 새롭게 등장한 반지하화방안은 지하철처럼 지하 20m에 터널형 박스를 묻은 뒤 기존 지상의 경부선 노선을 옮겨 철로를 함께 사용하자는 것이다.지하 60m 아래로 고속철도 선로만 만드는 지하화와는 차이가 있다.이 공법은 ‘경부선과 함께 지하로 들어가 소음과 공해 등을 줄일 수 있다.’‘지상을 활용할 수 있다.’는 등 장점이 있다,그러나 ‘철로가 학교와 아파트 등 지하를 지나 민원이 발생하고 현재 운행·공사중인 지하철 노선 때문에 철로 놓기가 쉽지 않다.’‘길이는 지하화에 비해 짧아도 사업비가 2배 정도 더 든다.’‘기존 경부선과 병행 공사로 대구지하철 운행을 3개월쯤 중단해야 하는 등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다.’는 등의 단점도 적지 않다.반지하화하면 당초 지하화 도심구간이 대전 22㎞(대전시 대덕구 신대동∼동구 대성동)와 대구 29㎞(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리∼대구시 수성구 고모동)에 비해 대전 8.8㎞,대구 5.8㎞로 각각 크게 짧아진다. ●정책변경 잦아 논란 지속 그러나 반지하화 방식은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이번 용역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고속철도공단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고속열차와 화물열차가 한 철로를 사용하는 예는 한곳도 없다.”고 말했다. 반지하화론이 등장하기 전까지도 경부고속철도 도심구간 노선은 수없이 번복돼왔다.지하화(90년)→지상화(93년)→지하화(98년)과정을 거치고 있다.‘지하화하면 사업비가 많이 든다.’ ‘주민들이 지상화를 반대한다.’는 등 이유를 들어 방식이 변경될 때마다 대전과 대구에서는 지하화 등을 요구하며 정부에 건의서를 올리는 등 여론이 크게 요동쳤다. 재용역에 들어가기 전 98년에 발표된 정부의 계획은 2004년 4월 개통예정인 서울∼부산간 409㎞중 222㎞는 신설(사업비 12조원) 철로,187㎞는 기존 경부선 철로를 이용하기로 했다.이어 대전 회덕∼충북 옥천간,대구 신동∼부산간 경부선은 2010년까지 18조원을 들여 철로를 신설키로 하고 대전 및 대구 도심은 지하화하기로 했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가 자꾸 번복하는데 지자체가 지하화든 지상화든 방안을 내놓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불만을 쏟아냈다.고속철도공단 관계자는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나 기술·재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 ■지하화 요구 구간은 철로도심구간의 지하화 요구는 각 지의 고질 민원이다. 아파트 밀집지역인 인천 연수구 주민들은 철도청이 추진중인 수인선 전철의 지하화를 관철시켰다.철도청은 주민들의 지하화 요구가 수년째 계속되자 인천구간(연수∼인천역) 9.5㎞를 지하화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시흥시 오이도∼연수(11㎞)구간은 지상 및 고가로,연수∼인천역 구간은 각각 지하로 건설될 전망이다.철도청 관계자는 “연수∼송도간 1.8㎞는 고가에서 지하구조로 변경돼 사업비가 350억원 늘어 820억원이 필요하다.”며 “자치단체 부담분인 25% 외에 지하화에 따른 증액비를 인천시가 부담하는 문제를 놓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의선이 지나는 경기 고양시 주민들은 도심구간 18㎞의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다.시민들은 “2001년 7월 철도청과 고양시가 합의한 반지하화는 지상 철로와 같다.”며 “소음·분진·환경피해,건널목 시설로 인한 교통체증은 물론 일산신도시와 구 일산을 분리해 균형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시민단체와 시의회도 대책위와 특위를 구성하고 이에 가세했다.지하화 요구는 철로와 인접한 구 일산 주민들쪽이 더 강하다.철도청은 “사업비가 4000억∼5000억원 더 들고 사업기간도 3년 늦춰진다.”고 밝히고 있다.고양시는 도시계획을 다시 바꾸기가 어렵지만 풍동·일산 1·2지구 택지개발과 파주신도시 조성 등 교통수요 급증 요인이 많아 지난달 지상화 개선대책에 대한 용역을 발주하는 등 고심하고 있다. 전철 분당선 연장 노선인 분당 오리역∼수원역 18.2㎞ 구간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 철로로 계획된 오리∼죽전(1.8㎞)간 인근 주민들도 소음공해 등을 이유로 지하화를 요구하고 있다.죽전지구 주민들은 지상철 공사 반대투쟁위원회를 결성,철도청과 용인시에 진정서를 내고 “분당선이 성남대로를 따라 지하로 건설되지 않고 죽전주유소∼차량기지 1㎞여 구간이 지상화되면 인근 대단위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소음공해에 시달리게 될 뿐더러 지역 상권도 무너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상철로를 강행할 경우 실력행사로 맞서겠다고 벼르고 있다.철도청은 “이 구간은 기술적인 문제로 성남대로 밑으로내기 어려워 기본계획 때 지상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원 춘천시는 시민들과 철도청이 3년 넘게 논란을 벌여온 경춘선 복선전철 도심통과 구간을 올해 초 ‘고가화’로 최종 결정했다. 시민 여론조사에서 고가화쪽에 45.2%가 찬성,반대(44.1%)를 앞질렀기 때문이다.시민들은 “관광도시인 춘천 중심지역의 철길이 고가로 놓이면 도심이 양분되고 흉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 ■철로·운행시간 짧아져 ‘지하화’비용이 큰 부담 도심구간을 통과하는 철로의 지하화는 과연 최선의 방법일까.무엇이든 장·단점이 있듯 철로의 지하화 또한 마찬가지다. 장점은 철로 거리가 짧아진다는 점이다.건물과 하천 등 도심의 각종 장애물을 피해 노선을 구불구불 깔지 않아도 된다.자연히 운행시간도 짧다.경부고속철도 대전구간의 경우 지상화할 때보다 1㎞가 짧고 운행시간은 3분 12초 정도 단축된다.대구는 5㎞가 차이 나 8분 27초 덜 걸린다.지하화하면 역 직전까지 고속운행할 수 있으나 지상 노선의 경우는 도심으로 들어오면서 미리 속도를 줄여야 한다. 공사 과정에서 경부선 등 기존 철로의 열차 운행에 지장이 없다.지상과는 무관하게 공사가 이뤄지는 까닭이다. 대전 새마을호 열차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 위험도 자연 줄어든다.이번 새마을호 열차 사고는 시속 80㎞로 달려 그나마 피해가 덜했다.그러나 고속철도는 열차가 최고 시속 300㎞로 달려 사고가 발생하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해가 우려되는 것은 당연하다. 철로 통행 등 주민들의 불편도 없어진다.주변 주민이 소음,진동,공해 등으로 피해를 당하는 일도 없는 편이다.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이다.도시계획 및 실시계획 승인 등 각종 행정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상태다.고속철도공단 관계자는 “지상화로 결정돼 행정절차를 다시 밟으려면 최소 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단점으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경부고속철도 대전구간의 경우 경부선과 함께 지상에 깔면 사업비가 1조원 가까이 들어가는데 비해 지하화는 1조 5089억원으로 50% 정도 더 든다.승강장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환기시설과 화재예방시스템 등 완벽한 방재시설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60m 밑 땅속으로 철로가 놓여져 현재 운영중이거나 건설중인 지하철 승강장과 연결하기도 쉽지 않다.지상에서 경부고속철도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가는데 5분 49초가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따라서 승객들도 고속열차를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녹색교통운동 민만기(39) 사무처장은 철로 지상화는 도심을 단절하고 소음 등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뒤 “완벽한 방재시설과 구난체계 등이 갖춰진다면 지하화는 좋은 방안의 하나이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는 고가화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부고속철도 대전·대구 도심은 지하 구간이 너무 길어 방재·구난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으면 최선의 방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 한 미 정상회담 / 盧·부시회담 평가

    |워싱턴 곽태헌 백문일특파원|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보장하고,한·미간 신뢰회복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제법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큰 틀의 원칙적 합의는 이뤘지만,대북 압박을 전제로 한 ‘추가조치’ 즉,해법의 각론에 들어갈 경우 이견 조정은 잠재적 불씨로 남아 있다.노 대통령으로선 ‘노사모’ 등 대미 ‘자주외교’를 요구해온 국내 지지층에게 자신의 입장 변화를 설득해야 할 만만찮은 과제를 안고 있다. ●한·미 신뢰구축 노 대통령 취임 전후로 불거진 한·미 이상징후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치유됐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취임 후 첫 정상회담에서 큰 틀을 확고히 해놓으면,향후 5년간 이견이 있더라도 근간을 흔들지 않고도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부당국자들의 평가도 “만족스럽다.”는 것이다.지난 2001년 부시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실패 이후 내내 껄끄러웠던 것과 비교되는 것이다. 최근 해외투자가들이 한국 시장 투자를 꺼리는가장 큰 이유가 ‘한·미 관계 파열음’이었다는 점에서 대외 신인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공동성명 내용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 스스로도 만족했다는 후문이다.주한미군 2사단의 후방 배치도 사실상 북핵 문제가 마무리된 이후 거론될 것이란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한·미 공조 통한 대북 경고 회담의 결과에 대해 미국측의 입장이 훨씬 더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교류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북핵 문제에 대해 ‘추가조치’를 검토하기로 한 대목 등이 그것이다.미국은 “모든 선택 방안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다.”는 문구를 공동성명에 넣자고 압박할 정도로 대북 강경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 정도 문구면 북한에 대한 충분한 경고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굳건한 한·미 공조 전략을 통한 대북 경고가 향후 상황의 악화를 막는 관건”이라는 데 인식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의 귀국 후 숙제 그동안 당당한 대미 ‘자주외교’와 북한의 협상 의지를 신뢰해온 노 대통령에 대한 국내 지지층의 비판여론을 어떻게 다독거려야 할지가 향후 문제 해결의 관건이다.대북 ‘추가 조치’가 미국의 대북 선제 군사공격을 내포하고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도 숙제다.전문가들은 향후 대북 후속조치에서 우리 정부의 정책,그리고 노 대통령이 대미 외교의 ‘현실론’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기보다는 지지층의 의견에 영합하는 듯한 의견을 또다시 내놓는다면,북핵 해결 실마리와 한·미 신뢰구축 등 겨우 잡아놓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iger@
  • 교육부·인권위 ‘신경전’

    “인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현실론을 무시한 과도한 결정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인권침해 영역을 삭제·보완토록 권고하자 교육부와 인권위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인권위는 교육행정의 효율성보다 개인의 인권보호를 우선 고려한 결정이라며 교육부를 압박하고 있고,교육부는 현장의 실정을 모른 채 이상적인 결론을 내렸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13일 “교육부 담당자와 통화해보니 ‘이 정도 결론까지 나올 줄 몰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더라.”면서 “인권위 권고를 100% 받아들여야 하는지 꼬치꼬치 캐물었다.”고 전했다. 이 담당자는 “인권위 위원 전원이 ‘제도 변경이 이뤄지면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판단할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실제 교육부 실무자들은 13일 인권위에 전화를 걸어 “권고사항이니 반드시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며 섭섭한 심경을 내비쳤다.교육부가 인권위의 권고안을 놓고 대책 마련에부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인권위는 이번주 안에 NEIS 권고안 의결서를 작성,교육부와 언론 등 관련 기관에 일제히 배포하고 교육부의 권고안 이행을 촉구할 예정이다. 구혜영기자 koohy@
  • 금리인하 “毒” “藥”

    경제여건의 악화로 금리인하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 효과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인하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경제회생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금리 결정권을 쥔 한국은행은 ‘득’보다는 ‘독’이 될 것이라는 종전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리를 내리는 것은 재정 확대와 더불어 경기침체기에 쓸 수 있는 대표적인 정책수단이다.한은은 지난해 말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이후 지속돼온 금리인하 압력에 ‘꿋꿋하게’ 버텨왔다.그러나 미국·이라크 전쟁이 끝나고 북핵해결이 가시화되면 좋아질 것으로 보였던 경제가 여전히 맥을 못추면서 금리인하 목소리가 더욱 힘을 받고 있다.특히 29일,3월중 경상수지 및 산업활동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통화당국을 더욱 옥죄고 있다. ●금통위, 새달 13일 콜금리 결정 한은은 다음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콜금리(시중금리의 기준)를 결정한다.아직 입장에는 변한 게 없다.한은 관계자는 “기존 경기진단을 바꿀 이유가 없기 때문에 경기해법 역시 종전대로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금리인하는 기업투자와 소비 활성화를 겨냥한 것이지만 지금의 경기침체는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금리를 낮춘다고 해도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게 한은의 주장이다.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소비가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차입금에 의한 소비의 성격이 강한 미국의 경우는 금리인하가 바로 소비활성화로 이어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먹혀들지 않고 부동산 투기 같은 부작용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가 “금리 내려야 자금 선순환” 인하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금리인하가 세계적인 대세라는 현실론을 편다.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시중에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면서 “우리나라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당국이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본다는 심리가 확산돼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자본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현투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금은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간폭이 너무 좁아 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심해지고 있다.”면서 “콜금리를 낮춰야 장·단기 금리간 격차가 벌어져 시중자금이 선순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한국금융연구원 정한영 연구위원은 “소비·투자의 위축이 너무 가파르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로 이어지기는 어렵겠지만 소비 활성화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민주신주류 창당추진 안팎 / “민주당 모태로” 독자신당서 후퇴

    서명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신주류 의원들이 28일 저녁 모임을 갖고 당의 발전적 해체와 당내 신당창당추진위원회 구성을 공식 촉구함에 따라 개혁신당론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형성됐던 ‘신당창당 불가피성’이 한 단계 구체화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민주당을 모태로 하지 않는 별도 신당에 비해선 수위가 다소 낮아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그러나 당 지도부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있는 만큼 실현 가능성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주류,신당추진위 구성 촉구 지난해 대선 직후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던 서명파 의원 및 개혁성향 의원 22명은 개혁신당을 창당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당 지도부에 세가지 방안을 요구했다.이들은 발표문을 통해 ▲정치개혁 및 국민통합에 동의하는 세력이 참여하는 신당 창당 ▲당내 신당창당추진위원회 구성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촉구했다. 신주류측은 일단 민주당과 별도의 독자 신당을 창당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천정배 의원은“민주당내 특정 세력을 배제하려는 게 아니다.”면서 “민주당의 철학과 기본노선인 정치개혁·국민통합에 동의하는 세력을 모으자는 것”이라며 민주당과의 완전 결별을 경계했다.이강래 의원은 “탈당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며 신당창당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당내 공식기구를 통해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선 배경 신주류측이 민주당을 기반으로 한 신당 창당으로 입장을 선회한 데는 이상론보다는 현실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참석자는 “호남을 배제한 신당은 여권 분열로 이어져 내년 총선에서 필패할 수 있다는 게 의원들의 대부분 생각”이라면서 “이는 신당창당 목표와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독자신당을 너무 강하게 추진하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당추진위 구성,앞길 험난 당 지도부 사퇴 및 당내 신당추진위 구성이 신주류측의 구상대로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하다.실제로 구주류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당무위원회에서 신주류측의 요구가 통과되기는 쉽지 않기때문이다. 신주류 의원들은 신당창당을 위한 세가지 요구를 결국엔 당 지도부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호웅 의원은 “상황이 역동적으로 변해가고 있지 않느냐.”며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김성호 의원도 “(당무위원들도) 이제는 이 길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당무회의 통과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러나 정대철 대표는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당 개혁안을)가까운 시일내에 개혁특위 조정위원회와 막후절충 등을 통해 결론을 내고 당무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신당창당보다 당 개혁안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홍원상기자 wshong@
  • [이경형 칼럼]대통령의 선택

    국가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의 직무는 끊임없는 선택과 결단 그리고 설득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대통령은 의회,보좌관,각료들로부터 많은 자문을 받는다.그러나 아무리 조언자들이 많다 하더라도 최종적인 ‘결정의 수렁’에서 이들과 함께할 수는 없다.오직 고독한 대통령 혼자만 있을 뿐이다.”(시어도어 소렌슨 ‘백악관의 의사결정’)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미합중국 보존’을 선택하고 노예 해방과 남북전쟁의 결단을 내렸다.중국의 마오쩌둥은 ‘신 중국 건설’을 선택하고 만리장정을 결행했던 것이다.역사의 진행과 전개는 이처럼 지도자의 결단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2일 국회에서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이 통과되기 앞서 행한 국정연설을 통해 파병 결정은 명분보다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겠다는 일념으로 한·미동맹이라는 현실론을 택했다고 설명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그동안 이라크전 파병 문제를 둘러싸고 국민 여론은 찬·반 양론(찬성 48%,반대 45%·동아일보 2일 여론조사)이 팽팽히 맞서 왔다.이제 파병안이국회를 통과한 만큼 국민 통합 차원에서라도 파병 반대자들에 대한 노 대통령의 설득 작업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찬성론은 이번 파병이 향후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미국이 대북 군사적 수단을 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반대론은 명분 없는 전쟁에 파병하는 것은 나중에 북핵 문제와 관련한 군사 행동이 있을 경우,이를 반대할 수 없는 족쇄가 된다는 논리다.찬·반 양론이 모두 북핵 문제의 군사적 해결을 피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접근 방향은 정반대다.따라서 파병 문제를 옳고 그름의 2분법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문제는 지도자의 결단이다.일반적으로 대통령이 다루는 문제의 특징이 있다면 그것은 쉽게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는,갈등을 수반하는 문제를 두고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이럴 때 대통령은 역사에 대한 통찰력,국가를 이끌어 가는 비전 등을 토대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민주사회에서 지도자의 진정한 용기는 다수의 노예가 되지 않으면서,동시에 잘못된소수에게 분명한 거부를 말하는 데서 드러난다. 노 대통령이 국회 연설 이전,그동안 보여준 파병 결정 과정은 결코 신념에 찬 결단의 모습이 아니었다.머리로는 파병을 선택하고,가슴에는 반전이 가득한 것으로 국민들의 눈에 투영됐기 때문이다.그래서 “파병도 맞고요,반전도 맞습니다.”라는 개그가 언론에 나왔던 것이다. 노 대통령은 끈질긴 근성에 문제를 피하지 않고 맞부딪치는 정치 스타일이어서 관리형보다는 전사형(戰士型)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대통령 취임 후 서열 파괴 인사,평검사와 생중계 토론회,특검제 수용 등 개혁에 저항하는 이익집단과 맞서 초지를 관철하는 모습이 그런 것이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자,정치적 코드가 같은 노사모,시민단체,네티즌,진보그룹 등의 파병 반대를 맞으면서 깊은 고뇌에 빠졌던 것 같다.노 대통령으로서는 착잡한 심경일지도 모르나 진정 용기 있는 지도자라면 이를 뛰어넘어 자신의 우군들을 상대로 맹렬하게 설득을 폈어야 했다. 만약 노 대통령이 파병 불가 결단을 내렸더라도 지금 파병 찬성의 중심세력인 한나라당과 우익 종교 단체,재향군인회 등을 상대로 불가론을 납득시켜야 했을 것이다. 외교안보문제에 있어 선택은 철저하게 현실을 바탕으로 한 국익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결단을 하기까지 수많은 조언을 듣더라도 결단 후 설득의 걸림돌이 될 말들은 안으로 삭여야 한다.그래서 지도자는 늘 고독한 것이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부시의 전쟁/ 정치권 이라크파병 찬반대담

    정치권에서도 이라크전 파병을 둘러싼 찬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미국의 불법 침략에 동의할 수 없다.’는 명분론과 ‘북핵 문제를 감안한 한·미 동맹 강화’라는 현실론이 그것이다.파병 찬성론자인 한나라당 심규철 의원과 반대론자인 민주당 김영환 의원이 26일 지상대담에 나섰다. ●전쟁 파병에 찬성 또는 반대하는 이유는 심 의원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최소한의 비전투부대 파병은 불가피하다고 본다.한·미 관계와 북핵문제만 걸려 있지 않다면 파병할 이유가 없다.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선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우리가 제 목소리를 내려면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 의원 우선 이번 전쟁은 유엔의 결의도 없었고,부시 행정부가 전쟁의 명분으로 삼은 대량살상무기의 존재도 증명되지 않았다.우리나라 헌법 5조1항에는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고 있는 만큼 이라크전 파병은 위헌 소지를 안고 있다.아울러 불법적 전쟁에 참여하는 나라가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외친다면 누가 동의하겠는가. ●파병 여부가 한·미 동맹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 심 의원 미국이 우리의 파병 규모와 파병부대의 역할을 어느 정도 평가할지는 모르겠지만 파병하지 않는 것보다는 높게 평가하지 않겠나.어떤 형태로든 파병하면 동맹국임을 내세울 수 있지만 파병하지 않는다면 동맹국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 한·미 동맹의 근거인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는 한국과 미국이 공격받을 때 공동으로 대처하고,지역적으로는 태평양의 안보를 지키도록 돼 있다.이 조약 1조에는 유엔이 승인하지 않은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부정하고 있다.그럼에도 한·미 동맹의 중요성 때문에 파병하는 것은 굴종적 동맹일 뿐이다. ●이라크전 파병이 향후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심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나 심 의원 명분보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북핵문제를 둘러싼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북한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 아닌가.북한은 결국 한·미 관계의 이완을 바라는 것 아닌가. ●김 의원도 아프간 파병에는 동의한 것으로 아는데 그때는 왜 동의했나.아프간 공격과 이라크 공격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김 의원 그때는 여야 의원 전원이 동의했다.9·11테러에 대한 자위권적 차원의 공격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전쟁으로 고통받았을 아프간 국민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미안하다. ●한나라당이 파병 찬성이라는 당초 입장을 바꿔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설득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파병 책임을 대통령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심 의원의 생각은 심 의원 이라크전 파병은 노 대통령이 결정했다.하지만 노 대통령의 집권기반인 민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가 야당인 한나라당보다 심하다.때문에 노 대통령은 파병 반대론자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전광삼·홍원상 기자 hisam@
  • 이라크전 신드롬 -””경제 불안’금.생필품 사재기 “”다음 타깃은 北아니냐”” 술렁

    이라크전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경제적 불안과 한반도 안보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정부의 이라크전 지원 방침을 둘러싸고 여론이 찬반 양론으로 나뉘고 있으며,일부 시민들은 불안감에 금과 생필품을 사재는 등 ‘전쟁 신드롬’에 빠져들고 있다.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부담할 전쟁 비용은 제2의 환란을 맞을 정도로 엄청날 수 있다.”며 차분하고 주도면밀한 대책을 호소했다. ●이라크전 파장은 어디까지 학계에서는 이라크전이 국내 경제와 북핵 위기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이필상 교수는 “가뜩이나 국내 경기가 어려운데 전쟁으로 추가 부담까지 지게 됐다.”면서 “유가상승에 따른 물가불안과 불안심리 확산,소비심리 위축으로 경제의 성장잠재력 상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동노 교수는 “다음 타깃은 북한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면서 “이라크전이 북핵위기로 이어져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게 된다면 외국자본이 급속히 빠져 나가면서 제2의 IMF 환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철학과 현실논리 사이에서 명확한 입지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라크전이 북핵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참전과 반전,엇갈리는 여론 우리 정부의 이라크전 지원 방침은 성급한 결론인가 아니면 불가피한 선택인가.이 같은 논쟁은 보·혁간의 이견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앙대 공공정책학부 유현석 교수는 한·미관계의 특성과 현실론을 제기했다.유 교수는 “이라크전은 한·미동맹 관계에 대한 새 정부의 첫번째 시험대”라면서 “북핵문제에 발언권을 갖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쟁에서 중립적 입장을 밝히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도덕적 비난은 있을 수 있지만 외교는 윤리나 명분이 아닌 현실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보수 성향인사들은 더욱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강영훈 전 국무총리와 황장엽 탈북자동지회 명예회장,김상철 전 서울시장 등이 참여한 ‘자유통일국민대회’는 “한국 정부가 전투부대를 파견하는 등 적극 참전할 것”을 주장했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반전을 외치며 정부의 이라크전 지원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한총련은 ‘반전 행동지침’을 마련,미 백악관·국무부 사이트를 상대로 사이버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35개 여성관련 단체로 구성된 ‘반전평화 여성행동’은 19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이라크 침공과 한국군 파병을 반대하는 여성들의 외침’ 행사를 가졌다.전국 250여개 환경·소비자·여성단체로 구성된 ‘에너지시민연대’와 서울대·연세대·이화여대 등 대학가도 반전 운동에 가세했다. ●확산되는 ‘전쟁 신드롬’ 18일 한 돈쭝에 도매가 5만 4300원이던 금값은 19일 오후 5만 4600원으로 올랐다.종로4가에서 금 도매업을 하는 조모(45)씨는 “경기가 불안하면 믿을 수 있는 건 금밖에 없기 때문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유학알선업체인 세계유학정보센터 관계자는 “환율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송금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 10통 이상 온다.”고 밝혔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최낙원(29)씨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전쟁이 장기화되면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면서 “기름값과 물가가 오르면 서민 생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이라크전에 참전할 국군 공병대에서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과도한 전쟁 분담금으로 세금을 많이 내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국민들은 이번 전쟁을 더욱 직접적이고 충격적인 현실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혜영 유영규 이세영 이두걸기자 koohy@
  • 민주지도부 청와대만찬 발언록 “특검법문제 남북특수성 고려해야”

    9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간 첫 만찬회동에서는 대북송금 특검법과 검찰 인사 파동,당 개혁안,북핵 문제 등이 주로 논의됐다.이날 토론은 참석자들이 3∼5분씩 건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식사 도중 대통령의 디스크 수술,건강문제 등 가벼운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노 대통령은 건배할 때 몸에 두드러기가 난다는 이유로 술 대신 주스를 마셔 눈길을 끌었다. ●정균환 원내총무 특검법은 남북관계의 특수성과 국익을 고려하지 않은 법이기 때문에 내용적으로 인정할 수 없고,국회의 오랜 관행과 합의를 무시하는 등 절차적으로도 하자가 있다.다수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라도 헌법적 권한인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한광옥 최고위원 대북송금 문제를 국회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민족의 미래와 역사적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은 정 총무와 같다. ●박상천 최고위원 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의 베이징 협상과정에서 비밀접촉은 얼마든지 가능한데도 이를 탓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북한과 대화할 수 있으면 더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게 시중의 여론이다.검찰개혁과 관련,서열파괴는 이해하나 신분보장은 필요하다.(검사가)언제 퇴임할지 모르면 부패와 부정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이번에는 서열파괴가 부득이한 측면도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라도 신분보장을 위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이용희 최고위원 청남대를 주민들에게 돌려줘서 고맙게 생각한다.지방자치단체와 당이 협의해서 사용방안을 마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행정수도 이전 건설은 차질 없도록 해달라. ●정세균 정책위의장 특검법은 내용·절차 등에 비춰 수용할 수 없다는 당위론도 있다. 또 거대 야당을 막을 수 없다는 현실론도 있다.내용·범위·기간 등을 놓고 야당과 협의한 뒤 받아들이지 않으면 ‘조건부 거부권’ 행사를 고려해야 한다.김대중 전 대통령의 탈당으로 중단된 당정협의를 재가동해야 한다. ●김태랑 최고위원 대통령은 6일 동안 열심히 일하고,일요일하루만큼은 자유롭게 쉬었으면 좋겠다.특검 문제는 정치적 이해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통일에 대한 신념의 문제라고 본다.대통령의 특별한 결단이 있었으면 좋겠다.당 개혁안 처리가 지지부진해 유감이다.4월이나 늦어도 6월에 전당대회를 열어 당을 재편하고 대통령을 뒷받침해야 한다.지도체제는 반드시 직선으로 해 여당의 힘을 하나로 결집해야 한다. ●김상현 상임고문 특검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당원들이 의기소침해 있다.집권당의 입지가 강화돼야 여야간 정치도 조율하고 안정기조에서 국정운영도 할 수 있다.당의 입지를 강화시켜 달라.반미·친미,보수·진보 등 국론이 분열돼 있다.견해와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반대편에 있는 사람들도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준다는 인식을 국민들이 갖게 해달라. ●김원기 상임고문 거부권 행사 문제는 단선적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특검에 대한 여론이 보혁구도가 되고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먼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협 최고위원 대통령이 야당의 주장이라도 일리가 있는 주장은 수용해 가는 포용력을 보여줘야 한다.경제 및 대외관계에 있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개혁에 대한 불안감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국민과 당을 통합하고 희망을 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상수 사무총장 대북송금 문제가 14일까지 노력해도 타협이 안되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그러나 정국경색을 막기 위해 조건부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당이 소외되지 않고 사기를 올려줄 수 있도록 당내 인사가 정부기관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 ●한화갑 상임고문 대북송금 문제는 원칙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대북관계는 초법적인 측면도 있다.그동안 햇볕정책은 국익에 많은 보탬이 됐을 뿐만 아니라 외교적 관례상 공개할 수 없는 특수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아울러 대야관계에 대해서도 전략적인 고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이런 요소들을 고려해서 원칙을 갖고 ‘조건부 거부권’도 좋다고 생각한다. ●정대철 대표 특검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죄송하다.국회의장,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과 공식·비공식적으로 대화 중이다. ●노 대통령 경제,북핵 문제 등으로 나라가 어려운데 특검법 문제가 오래 가는 것은 좋지 않다.가능한 한 조속히 매듭되기를 바란다.민주당에서도 외교적 신뢰를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한나라당도 국익을 고려해 줘야 한다.여야간 정치적 타협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홍원상기자 wshong@
  • 민주당내 역학구도 이상기류

    민주당이 5일 당무회의를 시발로 당개혁안 확정을 위한 복잡한 세대결에 돌입했다.노무현 대통령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신주류는 분열 징후를,바짝 움츠렸던 구주류는 세(勢) 만회가 핵심이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무회의에서는 당개혁안을 보고받은 뒤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려 했으나 북핵,대구지하철 참사 대책 등을 논의하느라 보고 외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지난달 27일 한 차례 연기한 뒤 다시 한 번 공식 논의가 연기된 셈이다. 이처럼 당 개혁안 논의가 첫 걸음조차 내딛기 어려운 것은 북핵 등 외부 문제에 대한 거당적 해법을 찾기 위해서란 측면도 있겠지만 최근 급변한 ‘당내 역학구도’와도 무관치 않은 것 같다. 당무위원들은 지구당위원장 폐지와 당 의장·원내대표의 투톱체제,임시지도부 구성 및 전당대회 개최 시기,기간당원 요건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장외신경전만 펼쳤다.회의에선 현안을 빌미로 점잖을 뺐지만 회의 시작 전·후 장외에선 새로운 짝짓기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는 전언이다. 핵심쟁점은 지구당위원장폐지와 전당대회 개최 시기 문제다.지구당위원장 폐지는 기득권 포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원칙론과 야당이 변하지 않은 상태라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현실론이 맞섰다.이 문제에 대해선 신주류 내에서도 출신 지역구별,당직 등에 따라 크게 갈렸다. 세대결 조짐이 뚜렷한 것은 내년 총선을 이끌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개최 시기 문제였다.기존엔 한광옥 최고위원 등 구주류를 중심으로 3·4월 조기전대를,신주류는 7·8월 전대를 주장했지만 한화갑 전 대표가 용퇴한 뒤 기류가 급변하는 상황이다. 신주류 중 정대철 대표와 이상수 총무,장영달 의원 등은 임시지도부 구성의 어려움과 효과적 총선대비 등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며 구주류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반면 김원기 개혁특위 위원장과 천정배 간사 등 신주류내 원칙론자들은 ‘철저한 개혁’이 중요하다며 임시 지도부를 구성해 당 개혁을 먼저 한 뒤 전대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춘규기자 hgd@
  • DDA농업협상 정부안 담긴뜻/수출국 파상공세 ‘수위 낮추기’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부문의 협상초안 발표가 임박했다. 각국 통상당국은 이번 주에 발표될 초안에 자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모든 외교력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TO 본부로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 정부가 10일 WTO에 한국의 입장을 담은 제안서를 보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핵심은 관세와 농업보조금 DDA 협상의 기본정신은 국제무역의 자유화 확대다.국가간 경제장벽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관세는 최우선적인 감축 대상일 수밖에 없다. 자국 농민에게 보조금을 지급,농산물 값을 낮추고 농업경쟁력을 높이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때문에 우리나라 같은 농산물 수입국들은 농업협상에 임하면서 관세 등의 감축을 최소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출국들은 반대로 관세 등을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우리나라는 이번 제안서에서 관세의 경우 개발도상국은 10년간 24%,선진국은 6년간 36%를 감축하자는 내용을 제시했다. 총량 평균 개념으로 24%나 36% 한도에서 보리·마늘 등 중요 품목에는 높은 관세를,그렇지않은 품목에는 낮은 관세를 각국이 알아서 적용하는 식이다. ●유럽·일본과 미국견제 공조 우리 정부의 제안서는 지난달 나온 유럽연합(EU) 및 일본의 입장과 비슷하다.국내 농업 현실을 감안할 때,감축률 제안의 수준이 높은 감도 있지만,EU 등과 공조하지 않았다가는 최소한의 이익도 못 챙길 것이라는 현실론이 작용했다. 특히 협상 양대축의 하나인 미국은 모든 농산물의 수입관세가 25%를 넘지 않도록 관세 상한선을 정하고,보조금도 5년 동안 지난 96∼98년 평균 농업 총생산액의 5% 수준으로 낮추자는 충격적 방안을 제시하며 강도높은 공세를 펴고 있다.다만 우리나라는 EU 등과 달리 개도국에 대한 부담완화 조항을 넣었다.농림부 이명수(李銘洙) 국제농업국장은 “제안서에는 급진적인 관세 및 보조금 감축을 요구하는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들의 주장대로 DDA 농업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견제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우리 주장 관철은 불가능할 듯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의 첨예한 대립 속에 우리의 제안서가 협상 초안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양측 진영이 제시한 수치의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노르웨이 등과 더불어 시장개방에 가장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는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따라서 이 제안서가 급격한 시장개방을 주장하는 협상 당사국들에 얼마나 먹혀 들어갈지 의문이다. 이런 정서는 앞으로도 우리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이번 초안에서 정해질 사안은 아니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는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진국 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데다,개도국들이 “한국은 선진국에 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인수위 ‘김진표 갈등’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경제분과 일부 인수위원들이 24일 김진표(金振杓) 부위원장의 전날 발언에 대해 문제를 삼고 나섰다.김 부위원장의 해명으로 일단 겉으로는 ‘봉합’된 것 같지만 파문이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제분과 인수위원들이 김 부위원장에게 반발하는 것은 이상론에 치우치기 쉬운 학자출신 인수위원들과 관료출신 특유의 현실론이 맞부딪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경제1분과의 일부 인수위원들은 이날 “김 부위원장이 어제 ‘재계가 집단소송제를 받아들이면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경제분과에서 결정하거나 논의한 것이 없다.”면서 “개인적인 의사를 밝힌 것은 월권행위”라고 말했다. 이들은 “출자총액제한과 집단소송제는 목적이 달라 교환대상이 아니다.”면서 “출자총액 규제를 완화한 지 1년도 안됐는데 또 바꾸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분과 인수위원들이 대책회의에 들어가는 등 반발하자,김 부위원장은 이정우(李廷雨) 경제1분과 간사에게 “집단소송이 도입돼 시장이 투명해지면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완화할 수도 있다는 뜻이었는데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상대적으로 진보성향을 띤 학자들과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에서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김 부위원장과의 ‘충돌’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됐다. 경제분과와 재벌간 ‘기싸움’이 한창이던 때 김 부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재벌개혁에 대해 장기·점진·자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하는 과정에서,경제분과 인수위원들과 상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인수위원들은 불쾌해했다. 최근 무디스 방한단이 인수위를 방문했을 때도 김 부위원장은 회의를 주재하면서 위원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아 갈등을 빚었다. 김 부위원장과 일부 경제분과 인수위원들간의 갈등처럼 보이는 것은 정책과 관련한 성향 탓으로 볼 수도 있지만,인수위원들이 김 부위원장을 견제하려는 측면도 깔려 있다.김 부위원장은 김병준(金秉準) 정무분과 간사,이정우 경제1분과 간사,김대환(金大煥) 경제2분과 간사 등과 함께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제분과 인수위원들은 “김 부위원장이 청와대로 가면 인수위원 누구도 청와대로 가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료출신인 비개혁적인 인사가 정책기획수석이 된다면 ‘옥상옥’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경제부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인수위가 김 부위원장을 흔드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김대중 정부 초기에 학자출신인 김태동(金泰東) 경제수석이 제대로 한 게 있느냐.”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 [시론]경제수석 폐지 이상과 현실

    차기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 조직이 순수 참모조직으로 축소되면 경제수석이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 찬반논쟁이 일고 있다. 경제수석의 폐지 문제는 경제수석이라는 한 비서 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새 대통령의 통치구조 차원의 문제로 보아야 할 것이다.경제수석실을 폐지하려는 것은 하나의 이상론이고,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현실론인 것이다. 이상론은 다음과 같다.그동안 대통령이 제왕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청와대 비서실 또한 정부조직의 옥상옥(屋上屋)으로 존재하며 모든 정부부처의 업무를 반복하며 일일이 간섭해 왔기에 내각과 국무총리의 역할이 유명무실해졌다는 것이다.국무총리는 단순히 의전총리로 전락하여 대통령의 방패막이 역할을 할 뿐이었다.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의 각 수석비서관,특히 경제수석은 모든 소관부처의 업무에 일일이 간섭하며 소관부처 장관을 거느리는 꼴이 되었다.이래서는 각 부처 장관이 수석의 눈치만 볼 뿐 소신과 책임있는 행정을 펼칠 수 없는 것이다. 경제수석에 무능하거나 독단적인 사람이 들어오게 되면 대통령이 경제 전문가가 아닌 한 나라의 경제가 거덜나게 되는 것이다.따라서 청와대 비서실을 축소하고 경제수석을 폐지하여 비서실은 순수한 참모기능과 대통령의 중장기적 비전을 챙기는 업무에만 주력하고 일상적 업무는 총리와 내각에 권한과 책임을 대폭 위임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이상론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완화하면서 각 부처 장관과 총리에게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되찾아 주려는 것으로 민주정부를 지향한다면 마땅히 가야 할 길이다.이 경우 청와대 조직은 순수한 참모 역할을 하는 비서실과 대통령의 개혁적 중장기 비전을 챙기고 그와 관련된 정책을 조정하는 정책기획실로 재편할 수 있을 것이다.이와 동시에 총리실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국무조정실을 경제부처를 담당하는 경제조정실과 비경제부처를 담당하는 행정조정실로 확대 개편할 수 있을 것이다.이렇게 되면 총리는 현재 정부조직법에 나와 있는 대로 명실상부하게 각 정부부처의 업무를 지휘·감독·조정하고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론적인 정부조직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첫째,무엇보다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제왕적 정부보다는 민주적 정부로 가겠다는 초심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둘째 총리가 탁월한 행정능력으로 내각을 잘 통괄해야 하고 동시에 유능한 경제전문가여서 최소한 경제문제만은 총리 선에서 잘 걸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그래야만 대통령이 정치·외교·국방과 중장기적 비전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현실론은 대통령책임제 하에서 과연 이러한 제도가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대통령책임제 하에선 궁극적으로 모든 책임과 비난이 대통령에게 돌아오게 마련인데,집권 초기엔 열린 마음으로 시작했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현안과 같이 실시간으로 수많은 사안들이 반복적으로 꼬이게 될 경우 결국 대통령은 측근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비서실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경제수석을 다시 임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이러한 현상은 지난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 비서실 조직이 처음엔 축소되었다가도 나중에 다시 확대 개편된 사례에서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열린정부,민주정부를 위해선 이상론적인 비서실 조직이 바람직하나 결국 5년 단임의 대통령책임제 하에선 현실론적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예상이다.이상적 개혁주의자로 알려진 새 대통령의 의지와 행동을 지켜 볼 뿐이다. 나 성 린
  • 노 당선자 경제정책팀/학자·정통관료 협력체제로

    ‘정통관료냐 학자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향후 내각 및 청와대 비서실에 포진할 경제정책 파워군(群)의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면면들만 보면 학자 중심의 진보·개혁세력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진표(金振杓) 국무조정실장을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전격 발탁한 점을 미뤄보면 정통관료에 대한 노 당선자의 믿음도 대단한 것같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차기 내각 및 청와대 비서실은 정치인을 가급적 배제하고 학교와 참여연대 등 사회·시민단체 등에서 활동한 학자출신과 정통관료들의 절묘한 공존으로 꾸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그러나 정통관료와 학자들 사이에는 문제 접근방식과 해결방식이 크게 달라 사안마다 마찰음이 빚어질 우려도 적지 않다. ●인수위 멤버,청와대 비서실 멤버(?) 노 당선자는 당선 이후 충분한 검증절차를 거친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인수위에 몸담은 멤버들이 청와대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이 말대로라면 ‘선거캠프 참여→인수위→내각 및 비서실 포진’이란 미국의 정권인수 포맷과 맥락을 같이한다.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엔 인수위가 모두 정치인들로 채워졌다. 인수위 한 간부는 “대선 당시 노 당선자의 정책방향의 틀을 짠 사람이 정책집행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일관성있게 추진될 수 있는 게 아니냐.”면서 “그러나 개혁세력은 원칙론에 얽매일 수 있기 때문에 현실감각을 가진 정통관료와 적절하게 공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관료-학자의 갈등구조 정통관료와 학자는 그동안 양립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겨져왔다.DJ정부 초기의 청와대 비서실 내분이 단적인 예로 꼽힌다. 당시 김 대통령은 경제장관 인선을 자민련에 넘긴 대신,청와대 수석은 직접 챙겼다. 경제수석에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를,정책수석에 강봉균 정보통신부 장관(현 국회의원)을 기용했다. 김 수석은 1990년부터 DJ캠프에서 경제정책 자문단을 맡았던 ‘중경회’의 핵심멤버였고,정통관료인 강 수석은 호남출신이란 점이 발탁배경이었다. 당시 학자출신의 김 수석은 대통령 주재 경제대책회의 등에서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진념 기획예산위원장,강 수석 등과 적지 않은 마찰을 일으켰다.고금리 인하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같은 맥락이었다. 흑자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해 고금리정책을 저금리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통관료들의 주장에 김 수석은 ‘금리인하는 관치금융이며,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현실론과 원칙론의 처방책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결국 김 수석과 강 수석은 3개월도 채 못돼 자리를 맞바꿨고,김 수석은 그로부터 1년쯤 일하다 물러났다.당시 김 수석은 “관료들은 시키는 일만 한다.”면서 “무능한 관료들 때문에 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며 관료조직을 싸잡아 비난했다. ●바람직한 해법은 최근 만난 김 전 수석은 “90년대 이후 미국 영국 등이 프랑스 독일 일본 등보다 경제면에서 앞서는 것은 ▲정보혁명(인터넷정보)을 앞당겼고 ▲관료주의를 배격하고 ▲우수한 학자를 적극 등용했기 때문”이라며 “경제분야 가운데 통상적인 재정·통화·산업정책 등을제외한 제도개혁 부문은 개혁세력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개혁작업은 집권 초반기에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개혁세력의 비중을 늘려 관료조직으로부터 ‘왕따’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관료조직은 야구의 내야수,축구의 수비수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반대되는 시각도 있다.엘리오엔컴퍼니(컨설팅업체) 박개성 사장(현 정권 초기 기획예산위원회 정부개혁팀장)은 “학자들을 장관으로 앉혀서 조직을 장악하고 자기 뜻대로 끌어간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학자들은 결정권을 가진 라인보다는 철저하게 스태프 조직에 앉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학자를 장·차관으로 기용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며 “그동안 학자들이 주로 청와대 수석을 해 왔는데,수석이란 자리는 대통령과 관료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행정현실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오히려 대통령과 관료 사이를 갈라놓는 사례가 더 많았다.”고 분석했다. 재경부의 한 간부는 “학자들이 정부 조직내에서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며 “학자 출신들이 정책적 판단에서 오류를 범하는 것은 그동안 한정된 정보로 판단했기 때문으로,정통관료와 학자들이 유기적으로 보완할 경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며 운영의 묘를 강조했다. 주병철 김태균기자 bcjoo@
  • 인권위 김창국위원장 “사형 폐지·국보법 개폐 논의”

    “국가기구가 어딘가에 속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입니다.인권위원회는 행정·입법·사법부 등 3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엄연한 ‘독립 국가기구’입니다.” 오는 25일 출범 1주년을 맞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김창국(金昌國·사진·62)초대위원장의 요즘 심기는 편치 못하다.자신의 국외 출장문제와 관련,청와대·행자부와의 갈등설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오전 서울 을지로 인권위 사무실에서 만난 김 위원장은 “청와대와의 대결양상으로 비춰져 몹시 곤혹스럽다.”면서 “할 말은 많지만 인권위 차원의 공식 대응은 자제키로 했다.”고 이 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인권위 활동의 성과는. 많은 사람이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인권위를 찾아왔다.결과야 어떻든 억압받고 소외당한 사회적 약자에게 억울함을 호소할 국가기구가 생긴 것이다.한편으로 인권위가 활동하면서 인권이라는 가치기준이 국가의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게 됐다. ◆애로사항이 있다면. 인권위원회는 첨예한 논란이 예상되는 현안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그러다 보니 역풍도 만만치 않다.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학교내 체벌금지 권고만 해도 위원 몇 사람이 모여 결정한 것이 아니라 전문가를 불러 의견을 듣고 외국의 사례도 참조한 뒤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다.지금은 교육부가 반발하고 있지만 앞으로 교육부의 시책도 인권위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조사에 협조하지 않거나 권고를 무시해도 제재수단이 없어 ‘종이호랑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사실 지금으로선 과태료를 부과하고 여론을 통해 압박하는 것 말고는 마땅한 수단이 없다.하지만 출범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법 개정 문제를 꺼내들기엔 부담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내년 3월 국회와 대통령에게 제출할 업무보고서에 법률 개정문제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국외 출장건이 인권위의 독립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데. 정부와 일부 언론이 문제를 오해하고 있다.원칙상 헌법에 근거규정을 둔 기관이어야 마땅하지만,헌법을 개정하기는 어렵다는 현실론 때문에 누구의 지휘도 받지 않는 독립기구로 출범했다. 일부에서는 소속이 없는 국가기구가 어디 있느냐고 하지만,그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다.방송위원회나 특별검사의 경우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고 예산도 행정부에서 받아 쓴다.이들도 헌법기관은 아니다.그렇다고 이들이 행정부 소속인가. ◆장애인의 인권위 점거농성 과정에서 인권단체들과 불편한 관계에 놓였고,인권위가 관료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일부 있는데. 동의할 수 없다.국가기구 가운데 인권위처럼 비관료적인 조직은 없다.인권위에서 농성하는 장애인이동권연대측에 퇴거요청을 한 것과 보안장치 설치한 것을 두고 말이 많았다.하지만 인권위는 농성하고 시위하는 장소가 아니다.차별받고 억압받는 소수자를 위한 기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엄연한 국가기구다.보안장치도 필요에 의해 설치한 것이다. 영국의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나 미국의 프리덤하우스 같은 단체도 사무실에 들어가려면 이중 삼중의 보안장치를 다 거친다.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인권현안을 제시한다면.외국인 노동자와 장애인,버림받고 있는 아동 문제 등 심각한 현안이 한두가지가 아니다.인권위는 이 현안들과 함께 사형제 폐지,국가보안법 개폐 문제 등을 중장기 과제로 설정,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전남 강진 출신인 김 위원장은 목포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고시 13회에 합격,15년 남짓 검사로 재직하다 81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80년대 민변 회장으로 김근태씨 고문 사건과 강기훈씨 유서대필 사건 등 굵직한 시국사건의 변호를 맡아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96년부터 지난해 위원장 취임 전까지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냈다. 이세영기자 sylee@
  • 일원화 논리·배경 긴급진단/ 교육예산 지자체 이관 또 논란

    대선후보중 한 사람이 최근 교육부를 해체하고 교육예산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걸고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교육예산과 지자체 예산의 통합은 그동안 정부 관리들이 주장하던 것으로 논란이 많던 사항.교육예산의 지자체 이관 논리의 배경과 타당성을 긴급 진단해본다. 분당·과천 등 경기도내 신도시들에 대한 고교입시 평준화 논의가 한창이던 2000년 말.경기도청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경기도교육청에 전달했다. 도청은 이듬해 2월 도교육청이 최종방안을 확정,발표할 때까지 평준화 논의에서 완전히 물러나 있어야 했다. 얼마후 새로 평준화 지역으로 편입된 주민들 중 상당수가 우수 학교를 찾아 서울 강남으로 옮겨가기 시작했고 이는 강남지역 아파트값 폭등의 주요 원인이 됐다. 이에대한 경제부처 고위관료의 말.“강남지역 아파트값 폭등은 대책없이 고교 평준화를 강행한 도교육청과 이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방관한 도청이 공동으로 만든 관재(官災)다.” ‘일반행정자치’와 ‘교육자치’의 두 축(軸)으로 움직이는 현행 이원(二元) 지방자치 시스템의 통합논의가 경제부처 관리들 사이에서 솔솔 제기된 적도 있다. 일부 경제부처 관리들은 2000년 교육계의 반발로 무산됐던 통합시도를 내년 신정부 출범이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물론 교육계는 어림없는 소리라고 주장한다. ◆“합쳐야 산다” 일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관리들은 교육의 균형적인 발전과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의 투명성 등을 위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를 위해 현재 지자체의 일반예산에서 분리돼 있는 교육예산(지방교육재정특별회계)을 일반 특별회계 형태로 지자체장의 권한 아래에 둘 것을 주장하고 있다.재경부 관계자는 “지방교육 예산의 편성과 집행이 전적으로 교육계의 잣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경기도 신도시고교평준화만 해도 지역균형 발전 등을 위한 전체적인 논의 없이 교육계와 지역주민의 의견청취 정도로만 이루어져 이후 많은 문제를 낳았다.”고 말했다. 통합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교육위원의 출마자격을 ‘교육 및 교육행정 경력 10년 이상’으로 제한한 것도 교육에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강조한다.또 “지역주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교육이라는 점에서 지자체장이 교육을 같이 맡으면 다음 선거를 위해 더욱 교육에 역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특히 국가 교육예산의 90%를 중앙정부가 조달,지방으로 내려보내는 현 시스템에서 지자체의 비용분담을 유도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으로 본다. ◆“나눠야 산다” 교육이 이만큼이나마 독립성을 확보하고 예산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일반지방행정과 분리돼 있기 때문이라고 교육계는 강조한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반행정과 통합되면 교육예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선거로 뽑히는 지자체장 입장에서 투자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교육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이를테면 학급당 학생수를 40명에서 35명으로 줄였을 경우,그만큼의 투자를 해 시민공원을 조성한 지자체장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는 것이다.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이런 경향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서 더욱 심각할 것”이라면서 “심지어멀쩡한 교육예산을 행정예산으로 둔갑시키는 것도 가능해 지역간 교육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위원의 자격을 교육관련 경험자로 제한해 폐쇄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한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위원은 국회의원이나 시·도 의원과는 역할이 다르다.”면서 “세밀하게 지방의 교육을 살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 수준의 식견이 없으면 제 역할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합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론 때문에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반세기 동안의 논란 교육을 행정기관 밑에 놓을지,독립된 형태로 둘지는 1949년 교육법 제정 때부터 계속돼온 논란이었다.숱한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95년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지금과 같은 ▲지방자치(시·도 지사-시·도 의회) ▲교육자치(시·도 교육감-시·도 교육위원회)의 시스템이 정착됐다.그러나 원천적으로 재정이 분리돼 갖가지 문제가 불거졌다. 95년 대전 유성구의 ‘학교급식비 파문’은 내재된 문제가 빚은 대표적인 사건이었다.당시 송석찬(宋錫贊·현 국회의원) 구청장이 선거공약을 지킨다며 관내 초등학교에 급식시설비를 지원키로 하자 직원들은 ‘지방자치단체는 교육관련 비용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예산편성지침을 들어 강력히 반발했다.2000년에는 정부차원에서 통합논의가 수면위로 불거졌으나 교육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내세운 교육계 주장에 밀려 무산되기도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전문가 의견 ■찬 - 지자체 교육 관심·책임감 증가 우리나라 교육자치의 중요한 구조적 문제 중 하나는 지방교육자치단체에 재정운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예를 들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목적세인 교육세를 더 걷어야 한다거나 교육시설 투자를 위해 빚을 내야 한다는 등의 논의는 중앙정부 차원의 선거에서만 중요한 의미를 지닐 뿐이다.중앙정부는 중요한 논의를 거쳐 재원을 조달하지만 지방교육자치단체가 사용하는 데 대해 영향을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재정과 일반재정을 통합하고,이를 통해 ‘지방자치’의 의미가 강화된 ‘지방교육자치’를 학교단위에 가장 가까운 기초자치단체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이런 목표가 달성될 경우 교육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과 관심이 높아진다.또 지자체의 교육투자가 증대되고 재정운영의 효율성이 제고되며 교육 행정·재정에 대한 주민의 통제 및 감시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교육재정과 일반자치단체 재정이 통합되더라도 교육과정 등 전문성과 자주성이 요구되는 분야는 교육전문가들이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교육의 독립성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재정통합의 장점에 공감한다면 이제는 항상 원점으로 회귀하는 ‘말의 성찬’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청사진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문제점을 보완할 수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모든 지자체가 일시에 획일적으로 재정을 통합하는 모형이 아니라 제도적인 실험을 시도하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판단된다.교육재정과 지방재정의 완전분리라는 특수한 형태를 고집하는 논거가 분명하지 않다면,재정통합이라는 제도개혁의 수순을 단계적으로 밟아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그러나 이와 같은 장기적 목표를 일거에 달성하는 것은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교육은 모든 국민의 관심사이며,여러집단간 이해관계가 상반되므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박정수 서울시립대 교수 행정학 ■반 - 중앙정부서 재원조달 맡아야 교육재정의 통합논리는 교육비를 조달하는 기관(중앙정부)과 집행하는 기관(지방교육자치단체)이 분리돼 있어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 어렵고,일반 지자체와 지방교육자치단체가 분리돼 있어 지자체의 교육투자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또 주민에 의한 재정 통제·감시 기능이 미흡하다는 것도 이유다.따라서 두 재정을 통합해 지자체에 교육에 관한 책임을 부여하고,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해 궁극적으로 지자체의 교육투자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지난 2001년에는 경제부처가 지방세분 교육세를 지방교육세로 개편하면서 이 수입을 지자체 일반회계 세입예산으로 편성한 뒤 전출금 형태로 교육재정에 이전하도록 했다.통합의 물꼬를 터놓은 것이다.당시 경제부처는 지방교육세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시·도 지사에게 부여했기 때문에 지자체의 교육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교육계를 설득했으나,지난 2년동안 이를 통해 교육재원을 확충한 시·도는 한 곳도 없었다.얻은 것이라곤 시·도의원들의 ‘정치적인’교육예산 요구뿐이었다.이와함께 중앙정부로부터 똑같이 재원을 받는데,지자체는 효율적이고 교육자치단체는 비효율적이라는 논리도 납득하기 어렵다. 한때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이 통합됐다가 교육재원이 다른 부문에 유용되거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투자되는 경우가 많아 다시 분리하게 되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교육은 자체 경쟁력이 낮아서가 아니라 교육성과의 장기성,평가의 곤란성,비(非)긴급성 등 속성 때문에 투자 우선순위에서 뒤지게 돼 있다.두 재정을 분리한 것은 정치적 간섭을 막으면서 최소한의 안정적인 교육투자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정부가 진정으로 교육투자를 강화할의지를 갖고 있다면 세원의 80%를 갖고 있는 중앙정부가 직접 교육재원 조달을 맡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는가.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 교육학
  • 日고속도 영구 유료화 추진

    (도쿄 연합) 일본 정부의 ‘도로관계 4개 공단 민영화 추진위원회’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을 영구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결정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7일 보도했다. 위원회는 전날 열린 회의에서 현재의 공단들을 민영화할 경우,민간회사는 고속도로 이용료 수입 없이는 재정적으로 버틸 수 없다는 현실론에 입각해 이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위원회는 고속도로 이용료의 영구화에 따른 이용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요금을 인하하는 문제도 아울러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위원회의 이런 방안은 고속도로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전환이될 수 있어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 ‘영미문학’誌 특집 ‘우리에게 영어는 무엇인가’

    ‘영어바람’이 거세다.초등학교에선 영어가 주요 과목으로 들어앉았고,부모들은 아이를 우리 말이 아닌 영어로 가르치는 유치원에 못보내 안달이다. 영어는 이제 한글도 못 깨우친 유아에서부터 정년을 앞둔 기업 간부들에 이르기까지 능력을 가늠하는 보편적 잣대로 군림한다.이것은 단순한 외국어 교육의 차원이 아닌 ‘영어광풍’이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영미문학 반년간(刊) 문예지인 ‘안과밖’의 올 상반기호는 우리의 ‘영어광풍’을 학술적으로 짚어보는 특집 ‘우리에게 영어는 무엇인가?’를마련했다.영어로부터 비롯되는 일상에서의 억압과 문화적정체성 문제,아프리카 작가 아체베와 응구기의 민족문학논쟁 등을 짚어보고 대응방안을 모색해본다. ◆억압으로 작용하는 영어=윤지관(尹志寬) 덕성여대 영문과 교수는 영어는 우리 일상에서 유용한 도구인 동시에 절대 다수 구성원들에게 커다란 억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전제한다. 영어는 근대 이후 우리 삶에 끼치는 위력이 커가면서 의문의 여지없이 습득되어야 할 당위의 모습으로굳어져 왔다는 것.이렇게 영어의 권위가 사회내에 견고하게 자리잡으면서 개인은 그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의 끊임없는좌절을 겪었고,이는 심리적 결핍으로서의 억압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이경원(李慶援) 연세대 영문과 교수는 “한국에서 영어는 매체로서의 기능을 넘어 이미 ‘물신’(物神)이 돼버렸다.”고 주장한다.타자의 언어이면서도 언제나우리의 타자성을 상기시켜 주는,우리 스스로를 ‘결핍’과 ‘부재’로 규정짓고 일상을 불안과 강박으로 짓누르는영어야말로 한국인의 사회적 의식을 지배하는 ‘초월적 지표’라는 것이다. ◆정체성의 문제=윤 교수는 영어문제는 이제 문화적 정체성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언어는 우리가 활용하는 수단으로서의 어떤 (정복의)‘대상’일 뿐만 아니라우리 속에 개입하고 우리를 형성하는 힘이기 때문이라는것이다. 이에 따라 영어라는 언어에 동반된 문화적 힘은 결국 한민족이나 그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정체성 문제를 일으키며,이미 영어의 제국주의적 성격은 세계화를 통한 미국적 대중문화의 전지구적 확산이라는 현상과 결합되어 나타나고있다는 설명. ◆아체베와 응구기 논쟁=이경원 교수는 70년대 아프리카에서 일었던 아체베와 응구기의 민족문학 논쟁을 통해 ‘영어제국주의’ 극복을 위한 해법을 찾고자 한다. 나이지리아 태생의 세계적 작가 아체베(Chinua Achebe)는 “아프리카 각 국가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부족을 대표하고,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그들을 하나의 ‘상상적 공동체’로 묶을 수 있는 것은 영어 뿐”이라며 따라서 “민족문학은 영어로 씌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을 폈다. 이에 대해 케냐의 대작가 응구기(Ngugiwa Thiong’o)는‘제국주의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는 숙명론적 논리’라며 반박한다.그는 영국 식민지 시절 영어는 아프리카를 정신적으로 정복했다며,이러한 영어의 이데올로기적 폭력으로서의 기능은 과거 식민지 시대나 이후의 ‘신식민지시대’나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한다.이 교수는 아체베와 응구기의 논쟁이 상호배타적 관계가 아닌 수단과 목적의 상호보완적 관계로 파악될 때 우리의 문제도 실마리를 풀 수있을 것으로 본다. ◆대응방안은 없는가=“문제는 한국사회가 영어의 정치성에 대해 너무 무감각하다는 것이나,설령 영어의 ‘초국적,신식민적 자본주의의 공모관계’를 인식한다 하더라도 마땅히 내세울 대안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경원 교수의 안타까움 어린 말이다.이런 가운데 윤지관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영어에 실린 과잉부하를 막아내고 오도된 영어정책에 개입하는 실천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 우선 현실적인 방안으로 “우선교육 현장에 있는 전문 연구자들의 기본적인 자세의 문제를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즉 영어교습 형태에 담긴 이념적 성격에 대한 인식을 좀더 의식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영어의 문제를 자기 삶과 우리 사회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인문적 시각이 자리잡을 때 영어교습 현장이 영어의 제국주의적 이념의 지배에맞서는 의미있고 주체적인 언어교육의 장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기자 sdragon@
  • [2002 길섶에서] 현실론

    중국 춘추시대 첫 패자(覇者)인 제나라의 환공은 천하를 호령한 영웅이었다.명 재상인 관중은 환공에게 인재 등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환공은 재주있는 사람이면 언제든지 궁궐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찾아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환공이 답답해 할 때 시골에서 한 사람이 찾아왔다.환공이“재주가 무엇인가.”하고 묻자, 시골사람은 “구구단입니다.”라고 답변했다.환공은 “그것도 재주라 할 수 있느냐.”고 어이없어 했다.시골사람은 “그동안 찾아오는 사람이없던 것은 대왕께서 현명하시기 때문에 누구도 대왕을 따를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겁니다. 대단하지 않은 저의 재주도 대우 받으면 재능있는 사람들이 찾아올 것입니다.”라고답변했다. 환공은 “그 말이 옳다.”고 말했다.그 뒤 인재들이 몰려들었다. 무슨 일을 할 때 완벽에만 매달릴 일은 아니다. 기준이나법규라는 게 현실과는 동떨어질 정도로 이상적이라면 아예지키지 않거나,복지부동으로 흐를 수도 있다.어느 정도 ‘적당’한 게 나을 수도 있다. 곽태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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