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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관문 오송역 택시 ‘불법 기승’

    세종시 관문 오송역 택시 ‘불법 기승’

    세종시 관문 역인 충북 청원군의 KTX 오송역이 개통된 지 2년이 지났지만 택시들의 불법행위와 불법주차가 근절되지 않아 충북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23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는 보건복지부 산하 6개 국책기관으로 구성된 오송 보건의료행정타운에 이어 지난달 정부세종청사 개청 등으로 오송역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으나 청주·청원지역 택시기사들의 단거리 승차거부와 부당요금 징수 등이 사라지지 않아 암행 단속을 벌이고 있다. 청주시와 청원군 등 관련 지자체들은 오송역 택시 승강장 앞에 부당요금 신고전화 안내 현수막을 내걸고 택시업체와 자정결의대회까지 가졌지만 아직도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현재 가장 심각한 것은 승차거부라는 게 이용객들의 얘기다. 택시들이 세종시나 청주 등 장거리 운행을 선호해 3㎞ 정도 떨어진 보건의료행정타운을 가려는 손님을 태우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A서기관은 “식약청을 가자고 하면 ‘장거리를 가기 위해 한 시간 이상 기다렸다’며 승차를 거부하는 기사들을 여러 번 봤다”면서 “수도권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혀를 찼다. 부당요금 징수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일부 기사들은 여전히 웃돈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B사무관은 “오송역에서 세종시까지 미터기 요금은 2만 6000원 정도인데 3만 5000원을 주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면서 “세종시 관문역이라면서 세종시를 찾는 사람들에게 부당요금을 징수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송역 주변의 불법주차는 개선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코레일 네트윅스가 역사 바로 앞에서 380대 규모의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하루 이용차량은 20여대에 불과하다. 이런데도 군의 단속인력은 한 명에 불과하다. 코레일 네트윅스 관계자는 “5000원이면 24시간 차를 세울 수 있어 이용료가 비싸지도 않다”면서 “인도와 횡단보도 위에 주차된 차량들에 한해 양심주차 스티커를 부착했더니 반발이 심해 이마저도 못하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청원군 관계자는 “택시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3월까지 강력한 단속을 벌이고, 올해 안에 불법주차 단속 폐쇄회로(CC)TV 두 대를 설치할 계획”이라면서 “오송역 때문에 충북의 첫인상이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송역은 지붕 누수 등으로 이번 겨울에만 두 번이나 일부 승하차장이 물바다가 돼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링컨·킹 목사 썼던 성경에 선서… 오바마 ‘통합의 2기’ 열다

    “역사적인 현장에 함께 있고 싶어 나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4년간 못 이룬 일을 앞으로의 4년 동안 모두 해냈으면 좋겠습니다.” 21일 아침 7시 30분쯤(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을 구경하러 나온 존 캐슬러(45)는 설렘이 담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입장권이 없어 취임식장인 워싱턴의 연방의회 의사당에 접근하지 못한 그는 멀찌감치 의사당 건물이 보이는 ‘내셔널 몰’에 서서 찬바람에 떨고 있었다. 취임식을 3시간가량 앞둔 시간이었지만 벌써 워싱턴 시내는 취임식에 참석하거나 구경하기 위한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었다. 내셔널 몰 등 시내 곳곳에서는 흥겨운 음악이 연주되고 있었고 리듬에 맞춰 시민들이 가볍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 등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일정은 오전 8시 45분 워싱턴의 유서 깊은 ‘성 요한 교회’에서 부인 미셸 등 가족,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와 예배를 본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 부부는 특수 제작된 방탄 차량을 타고 오전 11시 20분 취임식장인 의사당 정면 외부 계단에 마련된 특별 무대로 이동했다. ‘우리 국민, 우리 미래’라는 주제의 취임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주재하고 미셸이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 킹 목사가 쓰던 성경 2권에 왼손을 올려놓고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미국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라고 선서했다. 예포 21발과 군악대의 대통령 찬가 연주, 멀리 윌리엄스 전 미국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의장의 축복 기도가 이어진 뒤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4년의 국정 운영 방향과 비전을 밝히는 취임 연설을 했다. 이어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 축하 오찬에 참석한 뒤 의사당에서 백악관까지 펜실베이니아 에비뉴를 따라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이날 취임식 구경 인파는 80만명에 달했다. 4년 전의 180만명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재선 취임식치고는 적지 않은 숫자라고 시민들은 입을 모았다. 워싱턴은 취임식 전날인 20일부터 시민과 관광객이 몰리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날 하루만큼은 시민들의 표정에 경기 침체의 그늘이 사라진 듯 밝았다. 관광객이 많은 틈을 타 ‘낙태 반대’나 ‘무인기 폭격 반대’ 등을 외치는 시위대의 모습도 보였지만 그마저도 관광객들에겐 ‘구경거리’였다.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린 빌딩도 눈에 띄었다. 캐나다 대사관은 ‘캐나다는 오바마 대통령께 인사를 보냅니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이 찍힌 티셔츠 등 각종 기념품을 들고 “오바마 기념품 사세요”를 외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밤에는 각종 취임 축하 유료 공연과 무도회가 펼쳐졌다. 한 힙합 공연은 입장권이 최하 500달러에 달했다. 히스패닉계의 축하 공연에는 에바 롱고리아와 안토니오 반데라스, 호세 펠리치아노 등의 유명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남편과 함께 의사당 근처에 나온 린다 허슬(62)은 “올해는 4년 전보다 인파가 줄었지만 인종적으로 다양한 것은 4년 전과 같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2기 임기에는 경제 회복과 이민법 개혁, 총기 규제 등에 더 힘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축제같은 시위 넌 어디서 왔니

    2009년 5월 1일, 일본 고엔지 스기나미 중앙공원을 출발한 대규모 시민들은 두 시간 가까이 걸어 아사가야역에 도착했다. ‘사운드카’로 불린 트럭이 줄을 잇고, DJ가 잇달아 댄스 뮤직을 틀어댔다. 겉모습은 축제인데, ‘거리 해방’,‘가난뱅이는 싸운다’, ‘경찰은 불심검문을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과 플래카드를 보면 집회 같다. 놀이일까, 시위일까. 현대문화와 미디어, 사회운동을 중심으로 비평 활동을 하는 모리 요시타카는 이것을 ‘스트리트 사상’이라고 부른다. 그가 2009년에 낸 ‘스트리트의 사상: 거리를 되찾아라!’(심정명 옮김, 그린비 펴냄)가 번역돼 나왔다. 저자가 말하는 스트리트 사상은 익명의 많은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면서 드러나는 사상이다. ‘스트리트’는 거리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공원, 카페, 클럽 등이 될 수도 있고, 정보가 유통되고 의견을 공유하는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일 수도 있다. 저자는 이런 스트리트 사상이 일본에 어떻게 뿌리내리고 발전하는지를, 스트리트 사상이 기저에 깔린 1980년대부터 지식의 지각변동이 일어난 1990년대를 거쳐 스트리트 사상이 결실을 맺는 2000년대까지, 지성계와 대중문화계 흐름을 따라 정리했다. 1968년 대학이나 사회의 기성 가치관에 격렬하게 도전한 학생운동 이후 40년 가까이 ‘데모를 할 수 없는 사회’로 불리던 일본에 어떻게 이런 시위문화가 출현했을까. 저자는 1990년대에 발현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배경으로 본다. 자본 권력의 변질과 팽창으로 사람들이 거리로 내몰렸고, 대안적 정치영역이던 대학은 기업 인력 양성소가 됐다. 이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스트리트 사상이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리(일본)는 한국의 정치운동에서 많은 것을 배워왔다. …이 책 곳곳에서 그 영향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독특한 맥락”으로 스트리트 사상을 분석했지만, 좌파, 신자유주의, 세계화 등 상당 부분에서 한국 현실에 접목해볼 수 있다. 1만 6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관악구 올 1057명 ‘어르신 일자리’ 창출

    서울 관악구는 올해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통해 만 65세 이상 노인 1057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17일 밝혔다. 올해는 4개 신규 사업을 추가해 총 29개 사업을 운영한다. 국비, 시비 등을 지원받아 총 21억 7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어르신 일자리 사업은 관악노인종합복지관, 관악시니어클럽, 대한노인회 관악구지회, 상록재가노인지원센터,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 관악구청 교육지원과·도서관과 등 7개 기관을 통해 운영된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초등학교 급식도우미, 등·하굣길 안전지킴이, 1-3세대 강사, 노노() 강사, 노인 상담사, 숲생태해설사, 밑반찬 제조 판매 등이 있다. 구는 올해 여기에 폐현수막 재활용, 독거노인 안전돌보미, 도시락 배달, 의류 세탁 등 복지 증진 사업을 추가했다. 공익형, 복지형 일부 사업은 기초노령연금 수급자로 제한된다. 교육형, 시장형, 인력 파견형은 만 60세 이상부터 가능하다. 오는 23일까지 구청과 각 수행기관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평균 주 3~4회, 하루 평균 3~4시간 근무하며 월 2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기로에 선 현대차 철탑농성

    기로에 선 현대차 철탑농성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가 송전 철탑 고공 농성을 풀고 내려올까?’ 13일 울산지방법원에 따르면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가 14일 만료되는 철탑 농성 자진 퇴거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간접 강제금 부과는 물론 강제 퇴거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는 사내 하청 근로자 모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면서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으로 맞서 마찰이 예상된다. 현대차 비정규직 출신 해고자 최병승씨와 천의봉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 사무국장은 지난해 10월 17일 울산공장 명촌주차장 내 송전 철탑에 올라 89일째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울산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27일 한국전력이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와 송전 철탑 농성자 2명을 상대로 제기한 ‘퇴거 단행 및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과 현대차에서 제기한 ‘불법 집회 금지 및 업무 방해 등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법원 집행관들은 지난 8일 송전 철탑 아래 불법 집회 현장에서 노조가 설치한 천막과 현수막 10개 정도를 뜯어냈다. 이날 법원은 비정규직 노조의 저항으로 30여분 만에 집행을 중단했지만 집행 착수를 통해 가처분 효력의 상실을 막았다. 김영호 울산지법 집행관은 “가처분 집행을 일단 착수했기 때문에 가처분 효력이 집행 완료시점까지 이어진다”며 “집행이 일시 중단됐지만 언제든 다시 강제 철거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또 고공 농성자 2명에 대해서도 14일까지 스스로 내려오도록 자진 퇴거(자진 농성 해제)를 명령했다. 농성자 2명이 자진 퇴거하지 않으면 15일부터 1인당 30만원씩 60만원의 간접 강제금을 부과하고 14일 이내(1월 28일까지) 강제 퇴거 조치할 방침이다. 반면 비정규직 노조는 고공 농성을 계속하면서 법원 집행관의 강제 철거에 맞설 예정이다. 이 때문에 강제 퇴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법원의 명령 불이행에 따른 여론 악화를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비정규직 노조 측은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인 것도 모자라 집행까지 하는 것은 현대차의 불법 파견을 외면하고 현대차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사 합의점 도출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때까지 노조는 고공 농성을 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강제 퇴거보다는 농성자들이 내려올 수 있도록 최소한의 명분이라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등산로엔 ‘축하 현수막’… 설경 즐기는 탐방객 북적

    등산로엔 ‘축하 현수막’… 설경 즐기는 탐방객 북적

    광주광역시의 무등산도립공원이 국립공원으로 승격 지정된 것은 지역사회와 주민이 국립공원의 가치를 이해하고 공원 지정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앞서 2000년대 초 경북 울릉도·독도와 강원 태백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 했지만 지역사회의 반발로 무산됐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개발이나 재산권 행사 등에서 각종 규제와 제한을 받게 될 것이라는 주민들의 우려와 반발 때문이었다.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은 무등산과 얽힌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협조를 구하면서 국립공원 지정에 큰 역할을 했다. 1988년 변산반도, 월출산 이후 24년 만에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을 지난 주말 찾아 지역 분위기와 향후 과제 등을 살펴봤다. 무등산 탐방길에는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무등산은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등산로 초입부터 국립공원 승격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진입로부터 정상의 설경을 즐기려는 탐방객들로 북적였다. 주흥봉 영산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은 “관공서와 거리 곳곳에 무등산의 국립공원 승격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축제 분위기”라며 “날씨가 풀리면 탐방객 수도 부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음식점들이 들어섰던 주변 계곡과 언덕에는 정비 후 생태를 복원한 사진을 전시해 놓아 눈길을 끌었다. 무등산은 197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광주시가 관리하고 있다. 자체 통계에 따르면 연간 720만명의 탐방객이 찾고 있다. 2010년 말 환경부에 국립공원 승격을 건의했고 이후 환경부는 국립공원 타당성 조사를 벌였다. 주민공청회와 시도지사 의견 조회, 관계 중앙행정기관 협의 등을 거쳐 지난해 말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국립공원(3월 4일 승격) 지정을 최종 승인했다. 국립공원 지정을 건의하는 과정에서 조직 축소를 우려한 광주시청 공무원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하지만 무등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는 것이 주민과 지역에 보탬이 된다는 논리에 승복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무등산 도립공원에서는 광주시청 소속의 서기관, 사무관 각각 1명과 6급 직원 6명 등 총 21명이 근무해 왔다”고 설명했다. 처음 국립공원 지정을 요구할 당시 무등산 면적은 30㎢였다. 하지만 환경부와 공단은 생태계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면적을 넓힐 필요성이 있다며 75㎢로 확대했다. 무등산에는 멸종 위기종 10종, 희귀 식물 24종, 천연기념물 4종을 포함해 총 2296종의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등산은 천왕봉·지왕봉·인왕봉·중봉 등 산봉우리가 13개 있고, 주상절리(화산 폭발 때 용암이 다면체 돌기둥으로 굳은 모양)로 이루어진 기암 괴석도 9곳 있다. 대표적인 사찰로는 원효사와 증심사가 있으며 주변 계곡은 풍광이 아름다워 많은 탐방객이 찾고 있다. 증심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과 약사암 석조여래좌상은 각각 보물 제131호와 제600호로 지정돼 있다. 또한 증심사 삼층석탑과 원효사 동부도 등도 유형문화재로 등재됐다. 공단은 무등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무소 2곳(무등산·동부)을 운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각 사무소에는 자원보전·탐방시설·행정과를 두고 총 100여명의 직원이 상주하게 된다. 이상배 공단 홍보실장은 “현재 11명으로 무등산 관리사무소 인수팀이 꾸려졌다”면서 “3월 국립공원 지정일에 맞춰 개소식과 함께 비전 선포식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1966년부터 최정상(해발 1187m)에 공군부대(10만 2034㎡ 부지에 건축물 17동)가 주둔하고 있다. 군용 차량 통행 등으로 생태계가 훼손되고 일대는 군사보호 구역이어서 탐방객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무등산 정상 생태계복원 운동’이 펼쳐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군은 이전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해발 900m(부지 2만 505㎡)에 늘어선 각종 방송 송신탑도 경관을 헤치고 있어 이를 옮기고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밖에 원효사 집단시설지구(14만 3200㎡)의 상가 이전 정비도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글 사진 광주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나는 사회를] “교육 그늘을 벗자”… 2013년 ‘에듀혁명’ 선언

    [다시 개천에서 용나는 사회를] “교육 그늘을 벗자”… 2013년 ‘에듀혁명’ 선언

    개천에서 ‘용’이 사라진 지 오래다. 산골 오지 김씨네 막내아들의 명문대 합격 현수막도 사라졌다. 사교육으로부터 소외된 지방이나 저소득층 가정에서는 명문대는커녕 대학조차 가기 어려워졌다. 1990년대만 해도 우리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꿈을 꿨다. 아이들의 출발선이 비슷했다. 하지만 지금은 돈 많은 부모 밑에서 양질의 사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좋은 대학과 돈 많이 받는 대기업에 취직하고 그러지 못한 아이들은 대학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임시직과 비정규직이란 이름표를 달고 부모의 가난을 고스란히 물려받는다. 이런 현대판 신분 세습의 한가운데 ‘교육 양극화’가 똬리를 틀고 있다. 서울신문은 3일부터 2013년 연중 기획으로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을 연재한다. 우리 사회의 지역별, 소득별 교육 양극화를 진단해 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과 나눔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한다. 또 교육 나눔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들도 소개할 예정이다. “지금 제가 어려운 것은 참을 수 있는데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가난이 내 다음 세대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거예요.” 올해 2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신성철(22·경기 광주)씨의 얘기다. 신씨는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편의점과 근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공사장 일용직을 하는 아버지의 벌이는 넉넉지 않았고 다리가 불편한 어머니의 병원비 또한 부족했다.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전교에서 20등 안에 들던 그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학원 버스를 타고 학원에 다니고, 일부는 개인 과외까지 받았지만 신씨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대신 신씨는 선배에게서 받은 문제집을 풀고 또 풀었다. 하지만 명문대학 진학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중소도시나 농촌지역 인문계 고등학교 상위권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1년여 공장생활을 하다가 학비를 벌어 2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신씨는 “모든 것을 가난 때문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제게 있어서 가난은 벗어나기 힘든 굴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와 농촌, 빈부 격차에 따른 학력 차가 확대되고 있다. 가난의 대물림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지만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일 서울신문과 교육전문기업인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가 공동으로 2012학년도 수학능력시험 결과를 분석한 결과 대도시 학생이 인구 3만명 미만 지역의 학생보다 최대 4배 가까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도시일수록 수능 상위권에 포함된 학생들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인구 1000만명 이상 대도시에 사는 학생 중 수능 수리영역에서 1·2등급을 받은 학생의 비율은 14.8%였다. 반면 인구 3만명 미만의 시골에 사는 학생의 경우 3.8%만이 1·2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높은 수능등급을 받은 대도시 학생들의 비율이 시골 학생들보다 3.89배나 높았다. 오성삼 건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도시와 시골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라면서 “이는 교육 양극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계층의 고착화라는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어와 언어영역에서 1·2등급을 받은 비율도 대도시 학생들이 각각 2.97배, 2.5배 높았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대도시는 부촌과 빈곤지역이 함께 섞여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소위 서울의 강남 8학군 지역과 시골 간의 격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면서 “서울 내에서의 지역별 격차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대학 진학률도 큰 차이를 보였다. 소득수준이 상위 10% 이내인 10분위(지난해 기준 약 900만원)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74.5%인 반면 가장 낮은 1분위는 33.8%에 그쳐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한 사교육 관계자는 “재수를 택하는 아이들도 대학 진학률에서 빠지기 때문에 사실상 고소득층인 소득 10분위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100%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Time in Luther 루터도시 순례기

    Time in Luther 루터도시 순례기

    마틴 루터 Martin Luther 독일의 성직자, 교수. 르네상스와 모더니즘의 방아쇠를 당겼다. 학자들은 그를 두고 마지막 중세를 살았던 인물로 평가한다. 당시 그는 절대 권력을 가졌던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스타 종교인이었다.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교회에 95개조 반박문을 붙인 지 500년이 되는 2017년까지 루터도시 곳곳에서는 그의 정신을 기리는 축제를 만날 수 있다. 신에서 인간으로 관점의 변화를 가져온 루터의 자취를 좇는 루터도시 순례에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루터도시 순례기 Time in Luther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의 시공간을 찾아갔다. 중세와 근대의 경계를 고스란히 간직한 독일 소도시 여행에서 구도자의 삶을 엿본다. 내가 찾아간 독일은 다시 마틴 루터Martin Luther(1483~1546)의 시대였다. 루터가 살았던, 죽었던, 설교했던, 공부했던, 결혼했던, 세례를 받았던 독일의 튀링겐주와 작센안할트주 일대는 아예 루터도시Lutherstadt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2017년이면 루터가 그 유명한 95개조 반박문을 성당에 못 박은 지 500년이 된다. 독일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축제가 한창이다. 500년이 흐른 지금도 루터가 부지런히 상기되는 이유가 궁금했다. 여정의 끝에서 그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루터로의 시간여행은 시작됐다. 비텐베르크 루터하우스. 각 나라 언어로 제작된 박물관 안내서가 구비돼 있다 ●아이슬레벤Eisleben 루터의 시작과 끝이 만나는 도시 본격적으로 루터의 자취를 좇는 여행은 그가 태어난 아이슬레벤에서 시작됐다. 인구 2만5,000명이 사는 아이슬레벤은 우리나라 폐광촌과 분위기가 흡사했다. 구리 채굴로 번성했던 도시의 과거 영화는 시민 계급의 주택으로만 남아 있을 뿐, 지금은 한적하기만한 시골마을이다. 하지만 이 도시는 매년 찾아오는 50만명의 관광객으로 그리 외롭진 않다. 루터가 태어난, 그리고 죽음을 맞이한 프로테스탄트의 성지라는 점이 그들의 발길을 이끈다. 걸어서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작은 도시 곳곳에서 루터를 만날 수 있다. 루터는 티셔츠에 머그컵에 부지런히 등장하는 체 게바라처럼 인기 있는 혁명가 아이콘이다. 루터는 갤러리에 걸린 팝아트에도 등장하고 아이들이 갖고 노는 종이 인형의 캐릭터가 되기도 한다. 루터 시대 먹었던 음식을 재연한 이색적인 레스토랑도 인기다. 도시 광장 한복판에 성서를 들고 있는 루터 동상은 빼놓을 수 없는 관광객의 사진 포인트. 라틴어를 읽고 쓸 줄 알았던 소수의 전유물이던 성서를 독일어로 최초 번역한 그의 업적을 기렸다. ‘소수자’로 태어난 루터는 대중의 언어인 독일어를 일부러 배우고 익힌 후에야 번역을 할 수 있었다고 하니 그 시대 계층간의 단절이 새삼 놀랍다. 그가 번역한 성서는 당시 1,000만권 정도 복사된 최고의 밀리언셀러였다. 지식을 독점하면서 우위를 누렸던 성직자들이 루터를 고운 눈으로 봤을 리가 없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루터에 대한 대중의 사랑은 깊어 갔다. 화답이라도 하듯 루터는 현 루터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설교를 한다. 그가 마지막 설교를 했던 상트 안드레아스 키르헤 교회도 예전 그대로다. 부축을 받으며 절뚝절뚝 단상에 올랐을 노성직자가 아른거린다. 교회를 나와 세상에서 첫 번째 박물관으로 탄생한 루터의 생가로 향한다. 루터의 가족이 살았던 집이 복원돼 있다. 방명록에는 심심치 않게 한글이 눈에 띈다. 한국인 성지 순례자가 꼭 들르는 관광지다. 생가 이층에서 창문을 열면 루터가 세례를 받은 상트 페트리 바울리 교회가 눈에 들어온다. 가톨릭 세계관에서 세상에 태어난 생일은 중요치 않았다. 세례를 받은 후에야 그 삶에 비로소 의미가 있었다. 종교인으로서 시발점이자 종결점이 된 이 도시가 유네스코의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유이기도 했다. 교회에는 아기 루터의 머리를 적신 성수가 담겼던 세례 그릇이 복원돼 있다. 새겨진 문구는 마태복음 28장 19절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말씀을 실행한 루터는 그 당시 가장 유명한 독일인이 되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아이슬레벤 루터 생가에서 만난 루터 동상. 이곳은 세계 최초의 박물관으로 지정됐다 2 루터를 종이인형으로 형상화한 그림. 루터는 아이슬레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콘이다 3 루터가 마지막으로 설교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치른 신랑, 신부 ●비텐베르크Wittenberg 근대의 프로메테우스가 되다 루터의 본류를 좇으려면 비텐베르크가 빠질 수 없다. 이곳은 500여 년 전 지구상에서 가장 사상적으로 치열했던 땅이다. 중세 학문의 중심지였던 비텐베르크로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모여들었고 수준 높은 학문이 교류됐다. 루터는 이곳에서 생애 가장 많은 시간, 가장 치열한 한때를 보냈다.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광장으로 향했다. 시청에 내걸린 거대한 루터 현수막 아래로 진짜 루터가 등장했다. 은발의 노신사가 루터와 같은 수도복을 입고 추종자들을 구름떼처럼 몰고 다닌다. 독일식 코스튬플레이인가 싶어 절로 웃음이 났는데 분위기가 사뭇 진지하다. 비텐베르크 시민들도 이제는 그냥 그를 루터라고 부른다는 말에 뒤집어졌다. 당시 루터는 중세의 아이돌이었다. 동경하고 추종하는 자도 많았으니 내가 루터라고 주장하는 가짜 루터들도 출몰할 법했다. 루터가 1511년부터 거주한 수도원은 지금까지 원형이 보존돼 ‘루터하우스’라는 이름의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데 그곳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다량의 루터 초상화다. 젊은 루터, 늙은 루터, 박사모를 쓴 루터, 수도복을 입은 루터 등등 화가들은 쉴 새 없이 화폭에 루터를 담았다. 그를 스타로 만든 결정적인 계기는 다름 아닌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를 조목조목 따지고 든 95개 조의 반박문을 1517년 성교회Castle Church에 못 박은 일이었다. 루터는 거침없었다. 교회의 처사에 부글부글 끓던 사람들에게는 통쾌한 대자보였던 것이다. 가장 강력한 권력 대한 반박문은 종교개혁에 소중한 첫걸음이 됐다. 루터하우스에서 성교회까지, 도시를 가로지르는 길은 도보로 20여 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 작은 공간 안에서 중세의 매듭이 묶이고 근대라는 시간이 스멀스멀 탄생한 것이다. 그가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루터는 근대의 불을 인간에게 안긴 프로메테우스가 됐다. 그리고 그는 설교로 계속 그 불의 온기를 유지해 나갔다. 그가 최초로 또 2,000회 이상 독일어로 미사를 올렸던 성 마리아 교회의 첨탑이 광장 동쪽으로 삐죽이 솟아 있다. 거칠게 생각해 보면 루터는 역사책 안의 인물에 불과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교와는 상관도 인연도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일요일엔 교회 대신 백화점으로 향하는 내게도 크리스마스는 가장 신나는 ‘빨간 날’일 뿐이다. 그럼에도 종교를 개혁한 마틴 루터에게 우리는 분명 빚을 지고 있다. 그가 우리의 관심사를 신에서부터 인간으로 되돌린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는 건 거창하다. 다만 구시대의 모순에 하나둘 반기를 들었던 행동들이 모여 역사가 흘러갔다는 것.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의 용기 덕분에 근대의 수혜를 입었다는 것. 그게 제일 크겠다. 이제 세상은 신의 계시가 아니라 과학적인 합리성에 의해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절대적이라 생각했던 과학도 우리를 구원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 새 질서를 꿈꾸는 이때 독일인은 부지런히 루터를 소환하고 있었다. 다시 개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루터도시는 희망의 증거를 내준다. 4 비텐베르크 광장.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걸개가 걸려 있다 5 맥주는 빠질 수 없는 독일인의 문화.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바보라고 말했을 정도로 루터 역시 맥주를 즐겼다 6 비텐베르크는 루터로 꽉 찬 도시 같다 ●밤베르크Bamberg 천년의 낙차를 여행하다 루터가 살았던 중세를 오감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밤베르크만한 곳이 없다. 이름도 생경한 이 도시에 들어서려면 다소 긴 관문을 통과한다. 뮌헨 공항에 내려 세 시간여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이 도시에 다다르면 여독보다 더 강렬한 풍광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이동의 피로감은 뒷전이 된다. 밤베르크는 수로를 따라 발달한 도시다. 볕에 대기가 달궈지기 전 찬 공기와 만난 수면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니 그 운치는 몇 곱절로 늘어난다. 시간이 흐르자 밤베르크에는 볕이 가득하다. 조도가 높았다. 워낙 일조량이 적은지라 아이가 태어나면 항우울성 예방주사부터 맞힌다는 독일에서 운 좋은 시작이었다. 골목골목 독일 특유의 목조건물이 즐비하고 알록달록한 색색의 담장을 넝쿨이 따라간다. 약속이나 한 듯 건물 위에 얹은 빨간 지붕 옆으로 너른 포도밭이 펼쳐져 있어 건물과 자연의 보색대비가 도드라진다. 느릿한 걸음으로도 두 시간 남짓이면 도시를 크게 한 바퀴 휘감을 수 있다. 세계대전의 폭격을 피해 간 덕분에 옛 모습을 간직한 도시는 1993년 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하인리히 2세 황제가 신성로마제국 중심지로 가꾼 밤베르크는 일곱 개의 언덕 위에 지어진 도시. 때문에 언덕을 오르내리는 수고쯤은 감내해야 한다. 황홀한 낙차를 즐기며 걸음걸음을 옮기다 보면 밤베르크가 살아있는 고도古都라는 데 공감이 간다. 레그니츠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업을 잇던 어부들의 집 주변으로 상가가 조성돼 있다. 지금도 그곳에는 카페가 들어서 있고 아기자기한 기념품점이 늘어섰다. 꽤나 낡아 보이는 집들도 아직 짱짱한 현역이다. 밤베르크 사람들은 고작 몇백년 된 건물이라고 받아친다. 우리 같았으면 당장 ‘진입금지’를 뜻하는 펜스부터 둘렀을 법한데 10세기에 조성된 이 도시는 현대적인 기능까지 돋보인다. 겹겹이 쌓인 지층처럼 천년의 시간 위에 현재의 삶이 덧입혀진 모습이 아름답다. 과거를 기억하는 건 비단 도시만이 아니다. 사람도 그렇다. 선조의 문화를 고집스럽게 이어가는 이들이 밤베르크 여행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가장 유명한 곳은 슈렝케를라Schlenkerla로 불리는 양조장. 밤베르크에 있는 8개의 맥주 양조장 중에 가장 오래된 곳이다. 얼큰하게 취해서 비틀비틀 걷는 모양이라는 뜻의 의태어가 가게 이름이 됐다. 지금도 아버지의 아버지가 마시던 맥주를 마시려는 애주가들로 슈렝케를라 앞은 북적거린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의 맥주 맛은 한번 맛보면 절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 훈증을 거친 몰트로 맥주를 빚기 때문에 ‘훈제맥주’로 불리는 맥주는 구운 치즈와 같은 향을 가졌다. 짙은 훈제맥주로 목을 축일 수 있는 건 밤베르크 여행의 색다른 묘미다. 6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현 주인은 자부심으로 똘똘 뭉쳤다. 훈제맥주는 ‘적어도 세 잔은 마셔야 진가를 알 수 있다’며 완벽한 궁합을 이루는 안주를 공수한다. 맥주는 인류가 천년을 이어온 고급문화의 정수라며 문명이 있는 곳에 술이 있다고 한다. 옛 맛을 기억한 손님이 다시 찾아와 줄 때 가장 행복한 것은 물론이다. 그의 말처럼 이곳의 맥주는 마시자마자 기억을 환기시키는 ‘리퀴드 타임머신’이라고 불러도 좋을 법했다. 덕분인지 밤베르크 성인의 맥주 섭취량은 독일 내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성인 한 명이 연중 288L의 맥주를 마신다고 하니까. 중세부터 지금까지 밤베르크 사람들은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바보다”라고 외쳤던 루터의 ‘명언’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밤베르크의 맥주로 미각을 깨웠다면 이제 영혼을 깨울 차례다. 밤베르크의 역사는 건축물로 상징된다. 구시가지 중심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는 노란빛 구시청사가 위태롭게 자리했다. 반면 도시 어디에서나 눈에 들어오는 언덕 위 황제의 대성당Imperial Cathedral과 성미카엘교회St.Michael’s Church는 위풍당당하다. 이 건축물들의 대비가 정치와 종교의 투쟁을 겪어 온 유럽의 역사를 드러낸다고 하면 오산일까. 지금도 밤베르크 시민의 90%는 가톨릭을 믿고 있을 만큼 구교의 위세는 예부터 대단했다. 언제나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시선이 맞닿는 곳에 대성당과 교회를 지었고 교회 내부 또한 화려하게 꾸몄다. 성경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이 천국임을 끊임없이 설득해야 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금은보화로 교회를 치장하는 것이었다. 밤베르크 교회는 더 나아가 그 당시 가장 희귀했던 식물 578가지를 천장에 수놓았다. 중세 유럽에 처음 전파된 토마토도 보인다. 값지고 아름다운 모든 것은 교회에 있었다. 종교는 교회만큼 아름다운 사후세계를 사람들에게 보장했다. 하지만 교회의 절대적인 권력에 슬슬 금이 가는 현상이 벌어졌다. 시청사 부지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주교는 한뼘의 땅도 허락하지 않았던 탓에 시민들은 교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 한복판에 인공섬을 만들었다. 주교의 소유권이 강을 경계로 끝난다는 데 착안한 묘수였다. 조금씩 눈뜨기 시작한 시민의식이 한데 모아져 보란 듯이 인공섬 위에 시청을 세웠던 것이다. 그제야 강 위에 지어진 밤베르크의 구시청사를 아끼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함께 싸워서 얻어낸 성지와도 같았다. 그래서 지금껏 밤베르크의 랜드마크는 교회와 성당이 아니라 낡은 시청사다. 절대적이었던 명령에 반기를 들었던 사람들이라…. 중세와 근대의 경계에 있는 도시 어디에서든 루터의 흔적이 보였다. 껑충 시간을 뛰어넘은 여행자에게 밤베르크는 루터 여행을 매듭짓기에 완벽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모던 아트와 결합된 황제의 대성당 2 실제로 운행되는 증기기차. 밤베르크와 쌍둥이 도시인 퀘들린부르크에서 탑승할 수 있다 3 7개의 언덕 위에 지어진 밤베르크. 천천히 골목골목을 걷기 좋다 4 슈렝케클라에서 훈제 맥주와 맛보는 전통음식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독일관광청 www.germany.travel/kr 02-773-6430 ▶travie info 밤베르크 비어 투어 맥주가 없는 밤베르크는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비어 투어는 가이드와 함께 도시 내 양조장을 돌며 밤베르크의 맥주를 마음껏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 2013년 12월까지 운영된다. 밤베르크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출발한다. 비용 1인당 20유로 문의 0951-2976-200 홈페이지 www.bamberg.info ●Travel to Lutherstadt 루터 도시 기행 루터를 더 깊숙이 체험할 수 있는 루터의 도시들 아이제나흐Eisenach 루터가 학생 시절 머물렀던 아이제나흐에는 1483년부터 1501년까지 루터가 살았던 집이 남아 있다. 루터의 집은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 중 하나. 멋진 담장이 인상적이다. 학창시절을 보여 주는 전시품을 통해 루터의 과거를 엿볼 수 있을 뿐더러 현대적인 전시관에는 멀티미디어 기술로 종교개혁을 재현해 놨다. 에어푸르트Erfurt 독일의 중부지방에 위치한 에어푸르트는 오늘날 튀링겐주의 주도다. 중세 도심 가운데 독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구시가가 인상적. 구불구불한 골목과 광장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마리아 성당과 세베루스 교회가 만들어내는 앙상블이 돋보인다. 중세시대 종 중에서 가장 크기가 큰 ‘글로리사’도 볼 수 있다. 매년 11월10일 수천명의 에어푸르트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대성당 광장에서 마틴 루터의 생일을 축하한다. 슈말칼덴Schmalkalden 섬세하게 복구된 중세 목조 건물들과 뾰족한 계단 모양 지붕이 있는 석조 건물들, 후기 고딕 양식의 성게오르그교회, 르네상스 시대의 빌헬름스부르크성이 도시의 역사를 전해 준다. 슈말칼덴의 군주였던 필립 폰 헤센은 최초의 개신교 선제후 중의 한 사람으로, 카를 5세에 맞서던 인물. 16세기 독일 및 유럽 역사에서 쟁점이 됐던 도시다. 토어가우Torgau 마틴 루터는 “토어가우의 건축물들은 그 아름다움에서 모든 고대 건축물들을 능가한다”고 평했다. 토어가우에는 르네상스와 후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옛 건물들이 500여 곳 정도 남아 있는데, 이 수많은 문화유산 건축물들은 서로 잘 조화를 이루며 세계적인 수준의 건축술을 보여 주고 있다. 루터의 아내 카타리나 폰 보라의 무덤이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루터 도시로 Rail & Fly 밤베르크에서 가장 가까운 국제공항은 뮌헨공항, 아이슬레벤과 비텐베르크에서는 베를린공항이다. 루프트한자가 뮌헨과 프랑크푸르트에 각각 주 6일, 주 7일 운항하고 있다. 베를린까지는 루프트한자 국내선을 이용할 수 있다. 루프트한자 국제선과 독일철도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Rail & Fly 티켓 서비스도 편리하다. 독일 내 모든 기차역에서 독일 국제 공항까지 이동하는 티켓이 편도 25유로, 왕복 50유로부터 제공된다. 루프트한자 한국어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다. www.lufthansa.com 1 밤베르크에 있는 어부들의 집. 중세 목조 건축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2 성당에 현대적인 조각을 함께 설치한 독일인들의 부러운 감각 3 고요하고 평화로웠던 중세 독일 기행. 골목길마다 작은 탄성이 이어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대선 최초 펀드모금 실시… 朴 480억·文 450억원 지출

    대선 최초 펀드모금 실시… 朴 480억·文 450억원 지출

    18대 대선은 후보들이 이전보다 비교적 깨끗하게 치른 선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과정에서 ‘돈 선거’ 양상이 드러나지 않았고 후보들이 깨끗한 선거를 표방하며 대선 최초로 선거 비용을 ‘펀드’로 모금했다. 그럼에도 양 진영의 선거 지출 비용은 사상 최대였다. 다만 안철수 전 후보의 경우 ‘반값 선거운동’을 제안하는 등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은 법정 선거 비용(56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480여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방송 연설과 방송 광고, 신문 광고 등의 홍보비가 280여억원으로 전체의 58%가량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지출이 많은 부분은 유세 차량 임차 비용(중개비용 포함)으로, 87억원 정도(약 18%)가 들어갔다. 또한 선거사무원 수당 실비, 시도당원·시군연락소 비용 등이 80억~9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문자 대량 발송 비용도 15억원에 이른다. 이 밖에 각 시·도·군별로 설치된 현수막 등에 들어간 비용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0일 “2007년 대선 당시 선거 비용을 93% 정도 돌려받았다. 선거에 들어간 비용은 통상 범위 내에서 대부분 보전해준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 측은 선거 비용 마련을 위해 펀드를 출시했다. ‘박근혜 약속펀드’는 지난달 26일 내놓은 이래 51시간 만에 목표액인 250억원 모금을 달성했다. 모금에 참여한 인원은 1만 1831명이다. ‘박근혜 약속펀드’의 이율은 연 3.10%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선거 비용을 보전받으면 2월 28일 전액 상환된다. 새누리당은 총선거 비용으로 선거보조금 177억원, 펀드 모금액 250억원, 금융권 대출 200억원, 특별당비, 후원금 등으로 법정 선거 비용 한도인 560억원이 넘는 비용을 마련했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적게 지출했다.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 측은 선거 비용으로 총 450여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500억원 정도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390여억원(선거 비용 제한액 465억원)을 썼던 것보다는 60억원가량 많다. 당 관계자는 “방송 연설과 방송·신문 광고 비용이 50~60% 정도 되고 유세 차량 임차 비용이 20% 정도, 선거사무원 수당이나 실비 등이 15~20%, 대량 문자 발송 비용이 10억원가량 된다.”면서 “안 전 후보가 ‘반값 선거운동을 제안해 나름대로 줄이려고 최대한 노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 비용은 95% 정도 보전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후보 측은 선관위로부터 받은 선거보조금 160여억원 외에는 두 차례 펀드를 활용해 선거 비용을 충당했다. 문 후보 측이 지난 10월 22일 출시했던 1차 ‘담쟁이 펀드’는 56시간 만에 목표액인 200억원을 채웠다. 참여한 인원은 3만 4800명이다. 2차 펀드 역시 출시한 지 22시간 만에 100억원 목표액을 달성했다. 2만 1210명이 참여했다. 담쟁이펀드의 약정 조건은 3.09%이며 역시 내년 2월 28일 상환된다. 이 밖에 문 전 후보 측은 투표 독려를 위한 ‘3.77펀드’도 출시했다. 문 후보가 당선되면 ‘가족이 대통령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한다든가 50대 이상 참여자 가운데 취임식에 그 가족을 초대하는 등 이벤트성으로 기획됐다. 이 펀드는 캠페인용이며 돈을 따로 받지는 않았다. 안 전 후보가 지난달 13일 출시한 국민펀드는 총 135억 2000만원이 모금됐고 3만 121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모금액은 안 전 후보의 개인 돈으로 11월 27일부터 30일 사이에 상환됐다. 안 전 후보는 연이율 3.09%를 적용해 이자만 3474만 6000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후보는 선거보조금 27억원 이외에 포스터 등 공보물과 유세 차량 비용 등으로 총 30여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대선 후보가 사용한 선거 비용이 법 규정에 맞게 지출됐을 경우에 한해 2013년 2월 27일까지 법정 선거 비용인 559억 7700만원의 범위 내에서 선거 비용을 보전해준다. 다만 통상적인 거래가격 또는 임차가격의 범위 내에서다. 후보가 당선됐거나 후보의 득표수가 유효 투표 총수의 15% 이상이면 정당 또는 후보가 지출한 선거 비용 전액을 돌려준다. 후보의 득표수가 유효 투표 총수의 10% 이상~15% 미만인 경우에는 정당 또는 후보가 지출한 금액의 50%만 보전해준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지출 내역을 확인해 문제가 없는 비용에 한해 전액에 가까운 금액을 보전받게 된다. 반면 사퇴를 선언한 안 전 후보나 이 전 후보, 군소 후보들은 선거 비용을 보전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투표일’ 19일 0시부터 주의할 점

    대선 투표일인 19일 0시부터는 특정 정당 및 후보자에 대한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당일 투표소 주변을 비롯해 거리유세가 많았던 지역에 단속인력을 집중 배치하여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선거운동용으로 사용했던 어깨띠, 티셔츠 등의 홍보용품을 사용해 인사를 하거나 투표소 입구 등에서 후보자의 기호, 성명 등을 외치는 행위가 금지된다. 또 전화나 문자메시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 행위도 단속 대상이 된다. ●SNS 등 통한 지지·반대 단속 다만 지지나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단순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은 가능하다. 투표한 사실을 알리는 인증샷을 SNS에 올릴 수 있지만 후보자의 벽보를 배경으로 하거나 정당의 기호를 가리키는 손동작을 하면 안 된다. 또 정당이나 후보자의 경비로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내용의 피켓, 현수막 등을 제작해 선거사무 관계자가 활용할 수 있지만 이 때에도 후보자의 기호나 이름, 사진을 담아서는 안 된다.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찍는 것도 기표 유무에 관계없이 선거법 위반이 된다. ●후보 벽보 배경 인증샷 금지 한편 선관위는 17일 “최근 SNS 등에 투표의 유·무효 효력에 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유포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선관위 문병길 공보담당관은 “투표소에서 선거인에게 투표용지를 나눠줄 때는 투표용지 일련번호를 절취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그러나 일련번호가 붙어있더라도 유효로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재활용품으로 만든 성탄 트리

    재활용품으로 만든 성탄 트리

    버려진 현수막 천, 공, 신호등 커버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불빛이 강동구의 연말을 밝히고 있다. 구는 17일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재활용품으로 ‘친환경 크리스마스 트리’를 제작해 구청 앞 분수광장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친환경 트리는 폭 5m, 높이 9m 규모로 조성됐다. 구는 트리가 겨울 추위로 삭막해 보일 수 있는 구청 앞 공간을 가족, 연인 등 주민들을 위한 훈훈한 공간으로 변신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트리는 지역에서 수거한 재료들을 재활용한 것으로 강동구의 친환경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트리의 몸통은 합판, 현수막 천, 신호등 커버로 꾸며졌으며 주변에는 색깔 공을 활용한 장식물이 걸렸다. 전체 트리 디자인은 재능 기부로 만들어졌다. 이 트리는 내년 1월 중순까지 오후 5~11시 불을 밝힐 계획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도약하는 대학] ‘잘 가르치겠습니다’ 학생 중심 학교로 변화하는 충북대학교

    [도약하는 대학] ‘잘 가르치겠습니다’ 학생 중심 학교로 변화하는 충북대학교

    “학생들의 취업까지 책임지는 학교가 되겠습니다.” 충북대가 전국 국립대학 가운데 가장 눈부신 취업률 향상을 기록, 주목받고 있다. 충북대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지난 6월 1일 기준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률 통계조사에서 지난해보다 5.8% 오른 55.1%를 기록하며 전국 거점 국립대학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서울대가 1등을 차지해 지방 거점 국립대학 가운데는 경북대에 이어 당당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는 졸업자가 3000명 이상인 서울대, 부산대, 경북대, 충남대, 전북대, 강원대, 전남대, 경상대 등 전국 주요 국립대학 11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입대, 대학원 진학 등은 취업률 통계에서 빠졌다. 지난해는 3개월 이상 교내 취업자들까지 통계에 포함돼 대학들이 취업률 지표개선을 위해 졸업자들을 교내 계약직으로 무더기 채용하는 등 편법까지 동원됐지만 올해 조사는 1년 이상 교내 취업자만 취업자로 인정하는 등 조사가 엄격하게 진행됐다. 올해 4위를 차지한 전북대의 경우 취업자에 포함된 교내 취업자가 140명에 달했지만 충북대 교내 취업자는 30명뿐이었다. 충북대의 실질적인 취업자가 많았다는 얘기다. 충북대의 이 같은 성과는 지난해 발표된 취업률 순위가 자극제가 됐다. 지난해 충북대 취업률은 11개 대학 가운데 꼴찌였다. 일부 대학들처럼 상당수 교내 취업자를 급조하는 편법을 동원하지 않아 억울한 측면도 있지만 그런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충북대를 손가락질했다. 이때부터 학교 구성원 전체가 취업률 향상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추진돼왔던 취업률 향상 프로그램이 대폭 보강됐다. 취업률 얘기만 나오면 “우리가 왜 학생들 취업까지 책임져야 하냐.”며 불만을 터트리던 교수들도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평생 사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멘토역할을 하던 교수들이 취업상담자로 나섰다. 교내 종합인력개발원은 교수들을 돕기 위해 최근 취업동향을 수시로 제공했다. 또한 학생들의 취업알선을 위해 충청권 기업체 방문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에만 150곳을 다녀왔다. 제자들 취업을 위한 교수들의 간절한 호소에 감동한 일부 회사들은 즉석에서 추천을 부탁하기도 했다. 김승택 총장도 발 벗고 나서 출장길에 기업체를 찾아 인사담당자를 만났다. 취업하겠다는 학생들의 의지도 강해져 종합인력개발원이 운영하는 현장실습 프로그램 참여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이런 노력들이 더해져 올해 하반기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사업본부가 실시한 지역국립대 현장채용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은 20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는 두 번째로 많은 합격생을 배출한 전북대(9명)보다 두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이번 현장채용은 LG전자가 지방의 인재를 먼저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 충북대는 교수중심에서 벗어나 학생이 중심인 학교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학생들의 취업률 향상도 그런 맥락에서 시작됐다. 학교 측은 지난 7월부터 교내 곳곳에 ‘잘 가르치겠습니다.’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충북대 고창섭 기획처장은 “학생상담 강화, 다양한 학습법 특강, 교육과정 개선 등 일련의 활동을 포함, 학생들을 잘 가르치겠다는 교직원들의 집약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면서 “잘 가르치는 교수를 만들기 위해 우수 강의법 확산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용산구 불법 광고물 일제 단속

    용산구는 연말을 맞아 각종 공연·행사 현수막, 음란·퇴폐성 전단, 벽보 등 불법 광고물을 대대적으로 단속한다고 13일 밝혔다. 오는 31일까지 실시하는 이번 단속은 별도 단속반을 편성해 평일 주간은 물론 평일 야간, 주말까지 진행된다. 불법광고물 유포가 야간, 주말에 기습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구는 한강로, 한남로, 이촌로, 원효로 등 대로변과 숙대입구, 이태원, 용산역 등 지역 내 번화가를 중점 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연말 행사 현수막을 비롯해 통행에 불편을 주는 입간판, 음란·퇴폐 광고물이 주된 단속 대상이다. 벽보, 전단, 입간판, 현수막은 적발 즉시 수거하며 음란·퇴폐 광고물은 고발 조치한다. 아울러 상습적인 위반행위는 끝까지 추적해 최고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구는 국가, 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내거는 광고물까지 적극 정비할 방침이다. 전안수 도시디자인과장은 “12월은 연말 분위기 탓에 불법 광고물이 평소보다 몇 배씩 늘어난다.”며 “무분별한 게시로 차량, 보행자 안전까지 위협하는 만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전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마포구 재활용품 디자인 교육

    마포구는 10일 재활용품을 활용해 디자인을 배우는 친환경 교육 프로그램 ‘2012 어린이 디자인 워크숍 창의력 탐험대’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오는 27일 첫 수업을 진행하는 창의력 탐험대는 디자인을 주제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물건들을 어린이들이 직접 만들어 보는 창의력 학습 프로그램으로, 매년 학부모·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올해 수업은 지역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터치포굿’이 함께 준비했다. 터치포굿은 구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구청에서 수거한 불법 현수막, 폐현수막으로 친환경 에코백을 만드는 등 자원재활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수업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은 부모와 함께 양말, 저금통을 디자인하고 이를 직접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친환경 페인트, 터치포굿이 수거한 폐광고판 등을 활용해 재활용에 대한 인식도 함께 키운다. 세 차례로 나눠 지역 내 초등학생 총 120명을 모집한다. 동반 가족 1인이 함께할 수 있다. 접수는 14일까지 도시경관과(3153-9465)로 하면 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선거현수막 훼손 첫 구속

    부산 사상경찰서는 10일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의 선거 현수막을 훼손하고 출동한 경찰에게 흉기를 휘두른 김모(51)씨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부산에서 대선 벽보나 후보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사례는 처음이다. 김씨는 지난 5일 오전 11시 20분쯤 부산 사상구 모라3동 사상구장애인복지관 앞에 걸린 무소속 김소연 후보의 현수막을 칼로 잘라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일반 현수막 6개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흉기를 휘두르다 테이저건 3발을 쏜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은 김씨가 정신지체 3급 장애인이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지만 사회적 유대관계가 약하고 평소에도 흉기를 지니고 다니는 등 재범 우려가 높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 윤곽 드러났다

    낭중지추(囊中之錐)-주머니 속의 송곳이라고 했던가. 삶이 향기로운 이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이들은 꼭꼭 숨기려 해도 절로 드러난다. 마찬가지다. 애써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지 않지만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보물 같은 공무원들이 꼭 한명씩은 있다. 3년째 지역의 숨은 일꾼을 찾는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 후보들이 가려졌다. ●10일부터 서류심사 시작 행정안전부는 6일 “자천, 타천을 거친 달인 후보자들의 실적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세종시를 포함한 전국 17개 시·도 소속 112명이 예비 달인 후보로 올라왔다.”면서 “10일 서류심사를 시작으로 한 달 동안 세 차례 심사를 거친 뒤 내년 1월 최종 본심사 이후 시상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반행정 분야 34명을 비롯해 지역경제 분야 18명, 환경개선 분야 13명 등 문화관광·정보통신기계·교육사회복지 등 8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는 달인 심사는 일단 7~11일 8개 분과별로 서류심사를 갖는다. 13~14일 전체위원회를 열어 45명 안팎으로 걸러낸다. 17~28일 매의 눈을 가진 심사위원들이 두 차례의 예비심사에서 살아남은 달인 후보들의 공적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현지 실사를 진행한다. 실적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검토는 물론, 동료·선후배 등 주변 사람들의 증언까지 청취한다. 마지막으로 내년 1월이 되면 후보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심사위원은 물론 1회와 2회 달인들이 질의하는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이렇게 촘촘한 검증 및 심사 과정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이 결정지어진다. ●‘옛골목 투어 프로그램’ 등 눈길 특히 이번 후보들의 공적 내용을 살짝 들여다만 봐도 달인을 고르기 위해 머리를 싸맬 심사위원들의 표정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옛골목 투어프로그램을 개발한 후보, 세계 최초로 오미자 가공 상품을 만들어 오미자 재배 붐을 일으킨 후보, 일용직으로 시작해 통계 조사에 25년을 매진한 후보, 대파·양파 농사에 바닷물을 이용한 농법을 개발한 후보, 도심 미관을 해치는 현수막 매듭 끈 제거 방법을 개발한 후보 등 실적서 제목만 봐도 그 쟁쟁함은 물론, 공무원으로서 그간 자신의 업무에 얼마나 치열하게 매진해 왔는지 짐작하게 하는 이들이 많다. ●행안부 “내년부터 달인제도 심화”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행정의 달인이 상당 부분 고갈된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마치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지역에서 달인이 나오는 것을 보며 지방행정의 밝은 미래를 확신할 수 있게 된다.”면서 “내년부터는 구체적인 분야 하나하나씩을 특화시켜 지방행정의 달인제도를 더욱 심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선거벽보 훼손 188건… 신고 포상은 ‘0건’

    선거벽보 훼손 188건… 신고 포상은 ‘0건’

    선거 홍보물(벽보 및 현수막) 훼손 신고 포상제가 홍보 부족 등으로 유명무실하다. 전국적으로 대선 후보자 선거 벽보 등의 훼손이 잇따르는 가운데 각종 선거에서 이를 신고한 사람에 대한 포상 실적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 벽보 훼손 등 각종 선거 범죄 신고자에 대해 최고 5억원 범위 내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제18대 대통령 선거일(19일)을 앞두고 지난달 말부터 전국 8만 8082곳에 후보자 선거벽보, 3479개 읍·면·동별 1곳에 후보자 현수막을 각각 부착하도록 했다. 또 전국 4000여명의 선거부정감시요원 등을 활용해 선거벽보 등의 훼손 예방·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까지 전국에서 대선 후보 현수막·벽보 188건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역별로 경기가 57건으로 가장 많고 서울 29건, 전남 12건, 부산·광주·충남 각 11건 등이다. 경찰은 사건 가담자 36명(현수막 훼손 11명, 벽보 훼손 25명)을 붙잡아 이 중 1명을 구속하고 2명에 대해서는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역대 지방 및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선거 현수막 및 벽보 훼손 사건이 수백여건씩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관위 및 경찰이 지금까지 각종 선거 현수막 및 벽보 훼손 신고를 받고도 포상금을 지급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및 경찰 관계자는 “각종 선거 홍보물 훼손 사건 상당수는 유권자들이 신고한 것이지만, 이를 심사해 포상금을 지급한 경우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신고자들도 관련 포상제 유무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선거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선거벽보나 현수막을 훼손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길섶에서] 온돌/최광숙 논설위원

    예전에 추위에 달달 떨다가 집에 가면 가장 먼저 파고든 곳은 안방 아랫목이다. 난방기구가 별로 없던 그 시절 호호 손 녹이고 발 녹일 수 있는 곳은 거기가 최고였다. 겨울철 어머니가 신경을 쓰신 덕분에 안방의 구들은 늘 온기로 가득찼다. 온돌은 다른 곳에서는 찾기 어려운 우리의 독창적인 난방법이라고 한다. 언젠가 다른 나라에서 아파트를 지은 우리 건설사가 한국식 온돌로 난방을 해 인기라는 얘기를 들었다. 나만 해도 몇년 전 미국에서 겨울을 나면서 등 따스하게 지질 수 있는 온돌이 너무나 그리웠던 적이 있다. 서울시 구청사이던 서울 도서관에 ‘시민이 온돌입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인과 같이 그 글을 읽었는데 서로 무슨 뜻인지 몰라 아리송했다. 그 아래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겨울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글귀를 읽고 나서야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인 줄 알았다.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데는 실패한 글귀가 아닌가 싶지만, 그래도 우리가 온돌처럼 따스한 사람이 되자는 뜻은 자꾸 되새기게 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충남 금산, 대전 편입 해달라”

    “대전으로 편입시켜 달라.” 충남 금산군 일부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거론돼온 인접 대전시로의 편입을 다시 요구하고 나섰다. 12월 말 충남도청이 홍성·예산군에 조성 중인 내포신도시로 이전, 도청과 많이 멀어지는 게 계기가 됐다. 30일 금산군에 따르면 오는 5일 금산읍내 다락원에서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시 금산군 행정구역 변경 추진위원회’ 창립행사를 갖는다. 창립 준비위원장은 심정수 전 충남도의원이 맡고, 고문은 곽영교 현 대전시의회 의장과 태진수 전 금산군의원이 대전과 금산쪽 인사로 참여한다. 이들은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가면서 충남 시·군 중 도청과 가장 멀어졌다.“면서 “20분이면 가는 대전을 놔두고 도청과 2시간가량 되는 충남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전에 편입되면 현재 5만 5000명인 인구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열악한 교육 및 교통 문제 등도 대부분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심 준비위원장은 “10여년 전 광역시에 편입된 부산 기장군, 대구 달성군, 울산 울주군 모두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10% 안팎이던 재정자립도도 40%대로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대전 편입 문제는 10여년 전부터 거론됐으나 주민들 사이에 “땅값이 올라 좋다.”, “세금이 많이 오르고 쓰레기처리장 등 대전의 혐오시설만 금산으로 다 온다.” 등 의견이 엇갈려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주민 의견이 엇갈리고, 도 눈치도 봐야 하는데 어떻게 군 입장을 밝히느냐. 이번에도 군의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금산읍내 곳곳에는 대전 편입 분위기를 띄우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심 준비위원장은 “2만명의 주민 서명을 받아 주민투표로 이어지게 하겠다.”면서 “주민투표가 실시되면 금산이나 대전 모두 편입 전제조건인 과반수 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선택 2012 D-20] 安 “마음의 빚 갚을 것”… 野 “기다려 보자” 신중

    [선택 2012 D-20] 安 “마음의 빚 갚을 것”… 野 “기다려 보자” 신중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사퇴하고 잠행한 지 닷새 만인 28일 낮 캠프 본부장·실장 등과 1시간 30분 동안 점심 식사를 한 뒤 다시 지방으로 갔다. 그는 이날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원이나 자신의 거취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전히 딜레마에 빠져 있는 듯하다. 문 후보도 지지율 반전을 위한 계기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 전 후보는 지난 23일 사퇴 선언 이후 이날까지 문 후보와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선거캠프 해단식 참석이나 팀장급 이상 제주도 워크숍 개최 등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 안 전 후보는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로부터 캠프 정리 상황과 캠프 인사들이 처한 상황, 그리고 이들의 거취 등에 대해 주로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캠프 인사들에게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정말로 진심으로 고맙다.”며 “지지자와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큰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빚진 마음을 평생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빚을 꼭 갚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의 발언은 유민영 대변인이 발표한 내용 이외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안 전 후보는 사퇴 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 달라.”고 밝혔지만 이날도 문 후보 지원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은 것이다. 그를 지지했던 다수의 부동층도 그만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 후보의 팽팽한 지지율 겨루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다만 안 전 후보가 어떤 방식으로든지 문 후보를 도울 가능성은 높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오찬에 참석한 한 인사는 오찬 분위기를 토대로 “조만간 선거 지원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안 전 후보는 향후 행보와 관련해 “23일 기자회견문에서 밝힌 그대로다.”라고도 했다. 문 후보 지원 방식에 대해선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느슨한 방식이 거론된다. 트위터 등을 통한 메시지 응원도 가능하다. 하지만 공동유세 등 적극적인 선거 지원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안 전 후보의 이날 언급에 대해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안 전 후보의 진의를 파악하기 전에 민주당이 나서서 결정을 재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안철수 캠프에는 이미 “민주당이 언론플레이를 통해 선거 유세까지 압박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막상 적극적인 선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기류가 감지되자 실망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 바람대로 될 일은 아니지만, 안 전 후보가 빨리 움직여 주면 분위기도 반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새 정치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문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지지율 정체 위기에 처하면 안 전 후보가 극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안 전 후보의 선거캠프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건물 외벽에 붙어 있던 안 전 후보의 대형 현수막 사진이 이날 철거됐다. 4층 기자실도 이날 폐쇄되고 규모를 줄여 5층으로 옮겨 갔다. 캠프 인사들은 개별적인 민주당 합류를 당분간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민주당과 새누리당 양쪽에서 요청이 오고 있지만, 안 전 후보의 결정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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