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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동네 이야기] 은평구 신사동

    [우리동네 이야기] 은평구 신사동

    “어라, 서울에 또다른 신사동이 있었나?” 신사동 하면 가수 주현미의 노래 ‘신사동 그사람’과 함께 강남구 신사동(新沙洞)이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 은평구에도 신사동(新寺洞)이 있다. 증산로와 가좌로가 이 지역을 지나고 있고 지하철 6호선과도 인접해 있다. 임형정 신사1동장은 “강남 신사동의 유명세에 가려서인지 미리 말하지 않고 택시를 타면 우리 동네 대신 강남쪽으로 가기 쉽다.”고 말했다. 신사동이라는 지명은 새로운 절(新寺)이 지어지면서 유래한 지명으로 추정되지만 언제 어느 곳에 있던 절을 가리키는지 알 길이 없다. 다만 이곳 새 절에서 기도를 하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이야기로 미뤄 크고 영험이 있는 절이라는 것만 짐작된다. 신사동은 예전 새력골, 고태골, 풋나무골 등의 지명으로 불렸다. 새력골은 새롭게 만들어진 마을이라는 뜻으로 옛날 내시(환관)들이 모여살았다고 전한다. 임 동장은 “나이가 들어 궁에서 나오게 된 내시와 궁녀들은 서오릉을 기준으로 왼쪽 새력골에 내시들이, 오른쪽 궁말(현재의 갈현동)에는 궁녀들이 정착해 살았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신사1동은 응암역 앞 소공원에 지명 유래비를 세우고 타임캡슐을 묻는 등 동명 상징화 작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최근 신사동의 또다른 옛 이름인 ‘고태골’에서 죽음을 상징하는 속어인 ‘골로 간다.’라는 말이 유래됐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신화학자인 정재서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저서 ‘이야기 동양신화(중국편)’에서 중국 고대신화에서 해가 지는 서쪽은 어둠과 죽음을 상징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한자문화권인 우리나라도 중국의 문화적 영향을 받아 한양의 서쪽인 고태골에 감옥과 처형장을 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처형을 당하기 위해 ‘고태골로 간다.’는 말이 자연스레 죽음을 상징하는 말이 됐고, 이 말이 줄어 ‘골로 간다.’라는 속어가 됐다는 것이다. 행정구역상 신사 1·2동으로 나뉘어 있는 은평구 신사동은 면적 1.86㎢에 4만 9527명(2003년)이 사는 주거지로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이 많은 편이다. 신사동에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시인 윤동주·김현승, 소설가 황순원·김동인 등 역사적 인물을 많이 배출한 평양 숭실학당의 후신인 숭실고등학교가 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盧대통령, 美대북강경론 쐐기

    盧대통령, 美대북강경론 쐐기

    |로스앤젤레스·부에노스아이레스 박정현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무력행사나 봉쇄정책 등의 대북 강경론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혀 한·미간 대북 정책 재조율 문제 등이 외교적 현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노 대통령의 이 언급은 재선에 성공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조야 일부에서 강경책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오는 20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 노 대통령은 이날 LA에서의 교민간담회에서 “며칠 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잘 상의해 북한 핵 문제가 되도록 빨리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14일 노 대통령이 한·미동맹 관계보다는 북한측의 논리를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비난을 퍼부었으나,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전체 맥락을 살피지 않은 무책임한 공세라며 이를 반박하는 등 국내 정치권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북한에 대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경우 체제보장을 해주겠다고 했어야 앞뒤가 맞는다.”며 “노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도 북한도 설득할 수 없는 비현실성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또 한번 스스로 무책임한 정당임을 증명하고 있다.”며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제안을 왜 문제삼는가. 남북한이 전쟁을 해도 좋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과 남미 3개국 순방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은 13일(한국시간) 첫 기착지인 로스앤젤레스에서 민간 외교정책단체인 국제문제협의회(WAC) 주최 오찬연설에서 “봉쇄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결코 바람직한 해결방법이 아니다.”라면서 “(봉쇄정책은)불안과 위협을 장기화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6자회담의 틀이 만들어지기 전에 일부에서 북에 대한 무력행사가 거론된 적이 있는 점을 상기시킨 뒤 “잿더미 위에서 오늘의 한국을 이룩한 우리에게 또다시 전쟁의 위협을 감수하기를 강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무력행사는 협상전략으로서의 유용성을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대화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또 “6자회담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고 북핵문제는 평화적으로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면서 미국 정부와 미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은 안전이 보장되고 개혁과 개방이 성공할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면서 “북한을 대화상대로 인정할 것인지의 문제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14일 1박2일 동안의 로스앤젤레스 방문을 마치고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노 대통령은 15일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자원·에너지 분야의 협력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jhpark@seoul.co.kr
  • 與지도부 ‘샌드위치 신세’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과 관련해 당 안팎으로 협공을 당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초·재선 의원들은 “이대로 가다간 어떤 법도 연내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며 “지도부의 전략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4대 개혁법에 대해 위헌소지를 지적하며 ‘당론 결정 및 대여협상의 우선순위 확정’을 추진하기로 해 천정배 원내대표가 공언하고 있는 ‘연내 처리’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당론대로 ‘연내처리’ 밀어붙여야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임종석 의원은 14일 “이부영 의장과 천 대표가 서로 입장이 엇갈리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은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당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지만, 이미 결정된 당론이 흔들리는 듯 외부에 비춰지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의원서명을 앞장서서 추진해온 임 의원은 “가장 어렵다는 국가보안법 폐지의 경우 야당이 결사반대한다면 국회통과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도부의 판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그렇다고 해도 지도부는 당론이 정해진 대로 열심히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변인인 김현미 의원도 당 지도부 일각에서 ‘3개법 처리-1개법 유보’ 또는 ‘2개법 연내처리-2개법 내년 봄처리’ 등의 시나리오가 제기된다는 지적에 대해 “어느 쪽도 여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야당 압박을 위해서라도,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출신의 한 초선의원도 “지도부는 국민여론이 긍정적인 법안을 먼저 처리해 대야 전선을 최소화시켰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도부,“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당 개혁세력의 반발에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연내 처리’를 위한 야당과의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12일 대정부 질문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한나라당의 ‘좌파 공세’에도 불구하고 본회의를 중단시키지 않은 것도 어떻게 하든지 야당을 4대 법안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대화 의지의 표현이란 해석이 많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우리당 “한나라와 함께 등원” 구애 제스처

    우리당 “한나라와 함께 등원” 구애 제스처

    “한나라당이 안 들어오면 우리 당 단독으로라도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10월29일) “일단 본회의장 입장은 계속하지만, 아직 단독 국회를 얘기할 때는 아니다.”(11월3일) “여당 단독 국회를 불사할 것인가.”란 질문에 대해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이 내놓은 대답의 ‘간격’이다. 강도(强度)가 5일전보다 누그러졌음을 알아챌 수 있다. 이같은 기류가 지금 열린우리당을 지배하고 있다.3일 열린우리당은 자세를 한껏 낮추면서 한나라당에 등원을 호소했다.3일 전 “야당이 정부와 집권여당을 반미·친북·사회주의 정권이라고 말하는 것을 시정하지 않는다면 대화하기 어렵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이부영 의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는 “가능한 한 한나라당과 함께 (국회에) 복귀하기를 바란다. 한나라당이 쉽게 응하지 않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한나라당에 구애(救愛)의 손을 내밀었다. 확대간부회의는 결국 “한나라당이 등원하면 이해찬 총리가 유감을 표시하겠다.”는 협상안을 내놓았는데, 이는 5일 전에 비해 크게 후퇴한 것이다. 김현미 대변인은 한술 더 떠 한나라당 일각에서 제시한 국가보안법 개정 시안을 굳이 거론하면서 “개정안을 보니 더이상 색깔론이 제기되지는 않겠다.”는 우호적 해석까지 자의적으로 곁들였다. 천정배 원내대표의 ‘악수 청하기’는 더욱 노골적이었다. 전날 한나라당의 청와대 항의 방문에 대해 그는 “매우 유감스럽지만 휴전을 앞두고 벌이는 치열한 전투라고 이해하고 싶다.”는 말로 타협을 기정사실화했다. 이해찬 총리를 강하게 옹호,‘주전파’로 분류돼온 우원식 의원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계 정세와 관련해 국회에서 대안을 내놓아야 할 시기”라며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비만·변비에도 좋은 ‘섬유질 식단’

    텔레비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잘 먹고 잘 사는 법’과 관련, 시간 때문에 방송하지 못한 것이 몇 가지 있다고 한다. 그 중 20년간 변비로 고생해 온 모대학 교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그 교수는 일주일에 한번 변을 보는데, 그것도 전날 술을 마셔야만 가능했다. 그 교수에게 박정훈 PD는 생 청국장을 권하고 변화가 오면 연락해 주길 부탁했다. 불과 일주일만에 연락이 왔다고 한다.20년 동안 고생해 온 변비가 일주일만에 잡힌 것이다. 그것은 청국장의 발효균 외에도 콩 안에 있는 섬유질의 위력 때문이었다. 섬유질이나 식이섬유, 셀룰로오스 모두 다 같은 말이다. 섬유질을 채소의 질긴 줄기 정도로만 이해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는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섬유질은 식물세포의 세포막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야채의 질긴 부분 외에도 과일 속의 펙틴, 미역이나 다시마의 끈적끈적한 성분 등이 다 여기에 해당된다. 이 섬유질은 소화와 흡수가 되지 않아 영양소로서의 가치는 없다. 또 열량도 없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도 쓸모없는 데다 맛도 없다. 그래서 음식 재료에서 섬유질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쌀을 도정해서 흰 쌀밥을 먹었으며, 흰 밀가루로 부드러운 빵을 만들어 먹었다. 여기에다 섬유질이 거의 없는 육류, 우유 등이 우리 식탁으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섬유질이 변방으로 밀려나면서 대장암, 비만 등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기 시작됐다. 사람들은 그때서야 섬유질을 다시 찾게 되었다. 최근에 와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에 이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제6의 영양소’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섬유질은 장의 연동작용을 활발하게 하여 소화중인 식품들의 이동을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노폐물을 흡착하여 배출하는 효과가 있어 대장암 예방에도 좋다. 실제 섬유질 섭취량을 2배 늘리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40%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화기관에서 위장의 공복감을 덜 느끼게 하고 음식물 흡수를 서서히 하도록 도우며, 콜레스테롤을 걸러준다. 비만 방지에 좋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 외에 배변량이 많아져 변비에도 좋다. 채식 위주의 아프리카인들은 하루 배변량이 400∼500g 정도인 반면 서구인들은 고작 150g 정도인 데다 변이 딱딱하여 변비가 많다고 한다. 인간의 장은 약 8.5m로 육식동물에 비해 긴 것도 우리가 섬유질을 많이 먹어야 하는 이유다. 구조적으로 인간은 대사가 느린 장의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장의 구조에 가장 적합한 물질인 섬유질을 많이 먹어야 한다. WHO의 1일 섬유질 권장 섭취량은 27∼40g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실제 섭취량은 미국인의 경우 11g, 한국인의 경우 17∼20g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 문제인 것은 식생활의 급속한 서구화로 오히려 미국과 비슷하게 변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섬유질 섭취량을 늘려야만 한다. 섬유질은 콩류, 견과류, 채소류, 버섯류, 과실류, 해조류 등에 특히 많다. 섬유질 함유량을 보면 사과 한 개에 4g, 배 한 개에 5g, 당근 100g 당 2.4g, 김치 100g 당 2.9g 정도이다. 대략 계산해도 권장섭취량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식단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백미, 정제 밀가루와 같이 껍질을 제거하고 정제한 곡류나 이를 이용해 만든 인스턴트 식품은 피해야만 한다.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주로 먹고, 야채 반찬을 많이 올려야 한다. 야채의 경우 최대한 조리 과정을 줄이면 섬유질 파괴를 막을 수 있어 더욱 좋다. 또 다시마, 미역, 김, 청국장, 버섯, 무말랭이 등의 반찬도 자주 올린다. 디저트로 과일을 먹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이 때도 역시 생과일 상태로 그대로 먹는 게 좋다. 간식으로는 감자, 고구마 외에 해바라기씨와 같은 견과류를 내놓는다. 섬유질을 섭취할 때는 물도 함께 많이 마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이 단단해져 배변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 하나,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많은 섬유질을 섭취하는 것도 문제다. 마그네슘, 칼슘 등의 체내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섬유질 식단으로의 회귀, 그 답도 역시 전통식단임은 분명하다.
  • 우리당 “제2탄핵사태…野 먼저 사과해야”

    “어제·오늘 못한 국회 대정부질문은 다음 주에 하게 되는 건가요?”(기자) “아닙니다. 관례상 지나간 것은 날아가 버리는 겁니다.”(대변인) 29일 오후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이렇게 잘라말했다. 정치(28일)·통일외교안보(29일)분야 대정부질문은 국회 파행에 따라 자동적으로 무산됐다는 주장이었다. 이 주장은 의미심장하다. 여당 입장에선 대정부질문 파행사태가 그다지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얘기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정부질문은 속성상 야당을 위한 것인데, 국회에 안들어오면 자기들만 손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렇게 보면,29일 여당이 강경론으로 대오를 갖춘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열린우리당은 전날 이해찬 국무총리의 ‘강경 발언’이 돌출됐을 때만 해도 뜻밖의 상황에 강경론과 온건론이 뒤섞였었다. 그런데 이날은 강경론이 대세를 장악했다. 오전에 2시간 넘게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강경론이 온건론을 7대 3 정도로 눌렀다. 박영선 원내대변인에 따르면,“한나라당의 집중적인 색깔론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등은 대통령이 직무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제2의 탄핵사태다. 한나라당에 색깔론 사과를 요구하자.”는 발언이 많았다는 것이다.“이 총리가 좀 과했다.”는 발언도 나왔지만, 강경론에 밀렸다. 오후 2시에 천정배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원내대책회의는 강경론을 ‘추인’하는 자리였다. 김현미 대변인이 발표한 회의 결과는 이랬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색깔론 중단을 선언하고 김덕룡 원내대표는 그동안 제기한 색깔공세를 사과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뻑하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가출정치’ 행태를 버려야 한다. 한나라당이 안들어오면 우리 당 단독으로라도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이처럼 대여 강경 전선이 형성됨에 따라 당분간 온건론의 입지는 좁아지게 됐다. 하지만 국회 파행 장기화에 따른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어 온건론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때가 국회 정상화의 시점으로 예상된다. 안영근 의원은 “당과 청와대가 당내 강경 원리주의자의 논리에 따라 편향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중도보수파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을 다음주에 출범시키겠다고 압박했다. 천정배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을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론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쇼핑 in] 신상품

    ●오뚜기가 씻지 않고 밥을 지을 수 있는 ‘씻어나온 맛있는 쌀’을 내놓았다. 쌀 표면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빠르게 씻어낸 뒤 건조시킨 덕분에 보존 기간이 길고 밥맛이 오래 유지되는 것이 특징. 추청(아키바레) 5㎏에 2만 3000원. ●롯데제과는 녹차와 클로렐라를 넣은 샌드형 쿠키 ‘첫눈에..(58g 700원,130g 1500원)’를 선보였다. 초록색 쿠키 사이에 초콜릿을 넣어 달콤하고 향긋하다. ●뚜레쥬르는 우리 쌀로 만든 쌀식빵 3종을 출시했다. 쌀, 흑미, 발아현미 등을 사용해 아침식사와 간식용으로 좋다. 가격은 우리쌀 식빵(대) 4000원, 발아현미 식빵과 흑미식빵 각 2800원. ●배스킨라빈스에서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를 선보였다. 새콤달콤한 블루베리 시럽과 고소한 치즈케이크 조각이 아이스크림과 어우러졌다. 가격은 2만 4000원이다. ●밴드에이드가 100% 방수소재로 만든 ‘밴드에이드워터블록’을 출시했다. 물속에서 오랜시간 작업을 해도 접착력이 지속돼 상처를 보호해 준다. 한 팩(20장 들이) 4500원. ●타파웨어는 김치용기 ‘해피키퍼 센스’를 내놓았다. 배추김치, 물김치 등 김치의 종류를 나타내는 6가지의 아이콘이 뚜껑에 붙어 있어 용기 안의 내용물을 식별하기에 편리하다.5.6ℓ 2만 8000원,7.9ℓ는 3만 2000원. ●아이닥은 밤에도 쓸 수 있는 ‘변색 스포츠 고글’을 선보였다. 야간에는 렌즈가 투명하게 변해 잘 보인다. 가격은 19만원.(02)754-0110.
  • [2008학년도 새 대입안] 중3 학생·학부모 고민

    200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입시제도에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내신비중강화방안’이 오히려 아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사교육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3 학부모인 김현미(43·경기 광명)씨는 “교육부는 내신을 강화한다고 하고 대학은 면접과 논술을 강화한다고 한다.”면서 “아이들을 ‘슈퍼맨’으로 키우란 말이냐.”고 우려의 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획기적인 안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결국 수능부터 내신, 논술까지 두루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 말고 뭐가 있느냐.”며 혹평했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윤모(38·양천구 목동)씨도 “수능이 점수가 아닌 등급제로 바뀐다고 신경을 안 쓸 학부모가 대한민국 어디에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사실상 높아지는 내신비율이 부담되기는 강남과 강북이 다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도봉구 S중 3학년 김지혜(15)양은 “강남이나 특목고보다는 우리 지역이 내신성적을 받는데 유리하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내신경쟁은 곧 과외경쟁으로 이어질 것이고, 생활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생님에게 잘 보이려는 엄마들의 치맛바람도 더 세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은평구 S중 2학년 이지은(13)양은 “교육부에서 입을 열 때마다 과외를 해야 할 과목이 하나씩 늘어난다.”고 꼬집었다. 강남권은 걱정이 더 컸다. 정신여중 3학년 김성숙(15)양은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은 만큼 상대적으로 내신 잘 받기가 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은 “별도로 대학에서는 논술과 면접을 강화한다고 하니 학원을 알아봐야겠다.”면서 “엄마가 사교육비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속이 상한다.”고 털어 놓았다. 외고 진학을 목표로 한다는 이태준(14·건대부중 3년)군은 앞으로 내신이 강화되면 어렵게 간 특목고가 오히려 대학진학에 불리하게 작용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뿐만 아니라 외고출신은 동일계열 대학에 진학할 때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교육부의 발표에도 신경이 쓰인다. 이군은 “그동안에는 상대평가로 내신등급을 정하면 외고의 경우 우수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 걱정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대학의 학과선택에 제한이 많은 외고에 가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서영란(46·도봉구 도봉동)씨는 “상대적으로 내신을 잘 받을 수 있는 일반고에 진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가능한 특목고의 좋은 교육환경을 선택하겠다는 부모들도 여전히 적지 않았다. 중3 아들을 둔 이호연(41·동대문구 장안동)씨는 “내신은 외고가 불리하겠지만 그래도 유능한 아이들은 대학에서 끌어갈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솔직히 교육부보다는 대학에 더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유지혜 이효용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가요무대’ 흘러간 옛노래 따라 어느덧 19년

    ‘가요무대’ 흘러간 옛노래 따라 어느덧 19년

    흘러간 옛 노래로 5060시청자들의 아련한 향수를 자극해온 KBS1 ‘가요무대’(월요일 오후 10시)가 새달 8일 방송 900회를 맞는다.1985년 11월4일 첫 전파를 탄 이래 19년이란 세월을 굳건히 지켜왔다. 그동안 연주된 노래가 1만 5000곡이 넘고 연간 50만명의 방청객들이 다녀갔다. 최다 출연 가수는 주현미(388회). 현철과 설운도도 300회 이상 이 무대에 섰다.‘가요무대’를 통해 가장 많이 방송된 곡은 원로가수 백난아의 ‘찔레꽃’.‘꿈에 본 내고향’‘울고 넘는 박달재’‘불효자는 웁니다’ 등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노래들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 트로트 위주의 레퍼토리도 변화했다. 최근 들어 중년층의 폭이 넓어지면서 70년대 유행하던 이수영의 ‘편지’ 등 포크 음악도 선보이고 있다. 오로지 변함없이 ‘가요무대’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인물은 KBS 관현악단 지휘자 김강섭(70)씨. 최고의 가수라도 멜로디, 음정이 틀리면 불호령을 각오해야 한다. 옛 노래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제작진은 그를 “가요무대의 보배”로 꼽는다. 8일 방영될 특집 방송에서는 현철, 주현미, 송대관, 설운도, 하춘화, 문희옥, 전미경 등이 나와 ‘찔레꽃’을 비롯해 ‘눈물 젖은 두만강’‘목포의 눈물’ 등 애창곡들을 선사한다. 또 영상다큐 ‘가요무대의 발자취’를 통해 리비아, 미국, 일본, 독일, 브라질 등지의 해외동포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되돌아 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정치플러스] 與 “AWSJ 사설은 천박한 매카시즘”

    열린우리당은 26일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AWSJ)이 “한국 집권당의 개혁입법안 추진이 북한에서 원하는 일을 대신 해주는 듯하다.”고 비판한 데 대해 “어이가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현미 대변인은 “국내 신문이 잘못 쓴 것을 외국 언론에서 그대로 받아 사실이 왜곡되는 게 어디 한두 번이냐.”면서 “3개 신문사가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도 없을 것이고 우리는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공정거래법상 독점적 지위를 없애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한마디로 천박한 매카시즘의 표현”이라며 “한국의 특수성과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다른 나라 언론이 국내 정당과 내정에 간섭한 부당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 [새광고] 현미밥솥 쿠첸 새모델 고소영

    고소영이 밥솥 모델로 나섰다. 쿠쿠가 독주하고 있는 밥솥 시장에 현미밥솥으로 도전장을 내민 웅진코웨이 ‘쿠첸’의 얼굴로 고소영이 선정됐다. 쿠첸으로 하지 않은 꺼끌꺼끌한 현미밥은 못먹겠다고 버티는 남자는 칸이란 이름의 신인 모델이다. 끊임없이 새밥을 짓는 /***고 심지어 끓는 물 위에서 /***/ 연기를 하느라 광고촬영장은 스태프, 연기자 모두 땀범벅이 됐다고 한다.
  • [이사람] ‘40년 터전’ 춘천 떠나는 이외수 소설가

    [이사람] ‘40년 터전’ 춘천 떠나는 이외수 소설가

    어느 젊은 시인은 소설가 이외수를 찾아가는 길에 이렇게 읊었다.“그를 만나기 위해서는 경춘선 보통열차의 차창에 기대어 그리운 이름들을 한번쯤 불러보아야 한다/그리하여 말갛게 씻겨진 의식의 한켠으로 저물녘 소양강 물비늘의 깊은 숨소리를 들어야 한다.” 하지만 기자는 경춘선 보통열차를 타지도 않았고, 소양강 물비늘의 숨소리를 들을 수도 없었다. 대신 그를 만나자마자 “스스로를 기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세속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고작이었다. 소설가 이외수(58). 그는 네평 남짓한 침실 겸 집필실에서 마른 풀잎같은 몸피와 구부정한 어깨로 컴퓨터 자판과 씨름하고 있었다. 방안의 풍경은 단출하다. 앉은뱅이 책상에 컴퓨터, 그리고 하모니카 하나.(그는 글·그림 말고도 작곡이 수준급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의 관심영역을 말해주는 각 분야의 서적, 현미경, 지구의 등이 눈길을 끈다. 기자의 질문에 그는 빙긋 웃음부터 내놓는다. ●화천군 ‘이외수 문학공원’으로 옮겨 “젊은 시절 쓰레기통이나 개집에서 자고 떠돌 땐, 스스로 생각해도 기인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세상과의 부조화 때문이었지요. 모든 예술가들에게 시대의 현실은 ‘적’입니다. 끊임없이 세상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지만 현실은 예술가의 생각보다 느리게 바뀌지요. 그런 불화에서 나오는 행동을 기행이라 부른다면 그 말이 맞겠지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 생각해 보니 일종의 치기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을 지극히 평범한 존재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평범한’ 그의 눈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욱 기인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나는 흉내도 낼 수 없는 일들을 하고 있잖아요? 제도와 보편성에 철저히 의존하는 삶, 시간에 묶여 허덕거리는 삶은 정말 불가사의해 보입니다.” 기자의 눈에 비친 그는 물론 기인이 아니었다. 소설이라는 신앙에 자신을 바친, 그것을 이루고자 뼈를 깎고 피를 짜내는 치열한 작가일 뿐이었다. 굳이 남들과 다른 점을 찾으라고 한다면,“세상에 미안해서” 하루 한끼만 먹는 식사와 밤낮이 바뀐 생활습관 정도. 일상도 마찬가지다. 시간 사용법이 조금 다를 뿐 세상에 대한 관심은 남들과 같다. 주말이면 독자들을 만나고 영화를 보고, 축구경기를 하는 날은 TV 앞에서 목청을 높인다. 아름다운 것들이 파괴되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분노하고 슬퍼한다. 그런 이외수가 춘천을 떠난다.1964년 춘천교대에 입학하면서 정착했으니 40년만이다. 작가로서는 30년만이고. 그가 다음 정착지로 정한 곳은 강원도 화천이다. 화천군에서 그를 군민으로 초청하기로 하고,‘이외수 문학공원’이라는 터전을 닦고 있다. 중간에 잠깐씩 떠난 적은 있었지만, 춘천은 그의 뿌리였다. “아쉬움이야 왜 없겠습니까? 춘천은 아름다운 도시지요. 문학의 문외한도 춘천서 3년만 살면 시인이 되고, 낯선 사람끼리도 안개 속을 걸으면 서로 사랑하게 되는….” 그가, 문학적 정서를 얻었다는 춘천을 떠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 틀고 앉은 춘천시 교동은 이제 더 이상 ‘글을 쓸 만한’ 곳이 아니다. 근처의 대학을 중심으로 상가가 갈수록 팽창하고주택가 재건축도 한창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집은 도심 속의 외딴 섬이 되었다. “2년 동안 글을 제대로 못 쓰고 잠도 잘 수 없었습니다. 낮에는 공사하는 소리, 밤이면 취객들의 소음…. 새가 알을 낳지 못하는 둥지에 계속 틀고 앉아 있을 수는 없지요.” 엄살이 아니었다. 그를 만나는 중에도 창을 뚫고 들어오는 소음은 새벽까지 그치지 않는다. 취객의 고성에서부터 노래 소리까지. 밤에 글을 쓰는 그에게는 최악의 환경이다. 집 주변은 공사하느라 곳곳이 파헤쳐져 있다. 그는 이번 화천군의 결단을 매우 고맙게 여긴다. 안정된 ‘삶터’나 ‘밥’이 확보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지자체가 문인에게 눈길을 줬다는 사실이 반가운 것이다. 시·군 차원에서 문인을 유치한 첫 사례이기에 다른 지자체의 비상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작가들은 불쌍합니다.1930년대 작가들은 그 무덤조차 찾을 수 없는 사례가 많습니다. 유산보존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 각 지자체는 역사적 인물을 가지고 싸우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정작 살아 있는 문인에게는 눈길조차 안 주지요. 그런 의미에서 화천군의 결정은 높이 평가돼야 합니다.” 그러하기에 군 차원에서 생존하는 문인의 문학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지자체의 문화 수요와 작가의 안정적 환경 확보라는 측면에서 적절하게 맞아떨어진 상생의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화천군은 내가 30년동안 이뤄 놓은 문학적 성과를 빌려 가는 것입니다. 즉 나를 하나의 자원으로 보는 것이지요. 몇몇 사람은 특혜라며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기도 하는데, 이해의 부족입니다. 화천군수는 나의 대외적 경쟁력을 인정한 것입니다. 특혜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상생의 방안을 찾은 거지요. 화천은 한때 수력발전소로 명성을 얻었지만 이젠 주목받지 못하는 낙후지역이 돼 버렸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제3의 문학형태를 만들 계획입니다. 뼈를 깎겠다는 심정으로 결심한 겁니다.” 그곳에서 펼칠 청사진도 그려놓았다. 작업실과 전시실, 독자사랑방, 야외공연장 등을 꾸며 찾는 사람들에게 잃었던 감성을 되찾아 주고 싶다고 한다. “메마른 사회는 메마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갑니다. 문인만이라도 감성을 되살리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그곳을 ‘이외수의 감성마을’이라 이름짓고, 감성을 되살리는 도구로 쓸 계획입니다. 마을의 풀 한포기 꽃 한송이에도 그런 장치를 해놓을 것입니다.” 새로운 삶터를 미리 그리는 그의 눈은 아이처럼 빛난다. 소설가가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은, 새가 알을 낳아 부화시킬 곳을 찾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는 안정된 세끼 밥이나 편한 침대를 추구해 본 적이 없다. 그의 삶이 얼마나 신산하고 치열했는지는 건강 상태를 보면 알 수 있다. 결핵을 네 번이나 앓다 보니 한쪽 폐가 제 구실을 못한 지 오래됐고, 한쪽 눈은 시력을 잃었다. 허리가 고장난 건 말할 것도 없고, 어느 날은 수저 위로 이(치아) 하나가 툭 떨어져 내리기도 했다. 집필 중인 소설 이야기가 나오자 어조에 활기가 더해진다. 그는 글을 느리게 쓰기로 유명하다. 문장에 조금이라도 어울리지 않는 낱말이 들어가면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래서 원고지에 글을 쓸 땐 엄청난 파지를 내기도 했다.100매를 쓰고 1000매의 파지를 만든다고 할 정도였으니. 그래서 ‘마침표 하나 찍는데 4년이 걸릴 만큼 재능이 없다.’는 그의 소설에는 항상 각혈의 흔적이 낭자하다. 이번 소설 역시 진통이 크다.500매 이상을 쓴 뒤 가차없이 갈아엎고 새롭게 파종하고 있다.200매쯤 진행된 소설은 소재부터 특이하다. “지금 우리에게 달이 있을까요? 눈에는 보이지만 가슴 속의 달은 사라진 지 오랩니다. 즉 물질로서의 달은 있지만 정서상의 달은 없는 거지요. 소설에서는 어느날 갑자기 달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면 세상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기억과 가슴에서 달이 사라져 버린다면….” ●네 번의 결핵… 한쪽 폐·눈 구실 못해 그는 달이 사라지면 세상은 크게 바뀔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전투적·배타적으로 변하고 혈연끼리도 반목하고, 식물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우리 민족에게 달의 의미는 굉장히 커요. 중국은 ‘양음의 문화’이지만 우리는 ‘음양의 문화’지요. 중국은 ‘주야(晝夜)’라고 하지만 우리는 ‘밤낮’이라고 하잖아요? 도자기를 보더라도 내쏘는 빛깔보다는 배어드는 은은함을 추구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우린 달의 존재를 잊어버렸어요. 물질만능주의와 서양문화에 대한 동경으로 정체성을 잃고 메말라 가는 거지요. 그래서 달이 일단 우리에게서 사라졌다고 보고 소설로 가시화해, 일어나는 사건이나 문제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사라진 달을 다시 되찾게 해주는 거지요. 눈에 보이는 달이 아니라 정서로서의 달을….” 그는 이번 소설을 종래의 작법과 전혀 다르게 쓰고 있다고 한다. 또 에너지나 의욕이 다른 소설을 쓸 때보다 엄청 강해졌다고 자신감을 보인다. 40만∼50만명을 헤아린다는 그의 독자들에 관해 얘기해 달라고 하자 “행복한 사람들보다는 어둠과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잘라 말한다. “과거에는 대학에서 내 글을 읽었지만 지금은 군대에서 읽습니다. 감옥에서도 독자편지가 많이 옵니다. 가장 절박할 때 내 글이 제대로 보이는 것이지요. 온실 안에 있는 사람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은 더이상 내 몫이 아닙니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이니 내가 먹고 살 수 있고….” 웃으면서 하는 말이지만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이어서 던지는 말 역시 그가 어떤 마음으로 소설을 쓰는지 잘 보여준다. “난 거룩해지기를 원치 않습니다. 고통을 안고 있는 독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잘 들어줄 것은 작가로서 존재하는 것, 그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를 만난 시간이 밤 11시, 인터뷰를 마친 건 다음날 아침 9시였다.10시간 이상을 마주 앉아 나눈 이야기를 지면에 다 옮길 수는 없다. 대화의 주제는 우주와 역사와 철학에서부터, 이웃의 아픔과 그의 사랑방 ‘격외선당’을 찾는 독자들의 신상까지 거침없이 넘나들었다. 방을 나서면서, 그의 삶 한 조각조차도 제대로 그릴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이 무릎의 통증과 동시에 엄습했다. 글 · 사진 이호준 인터넷팀장 sagang@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주스대신 과일을 통째로 먹자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주스대신 과일을 통째로 먹자

    얼마 전, 소아과 병원엘 갔더니 아이에게 “꾹 참고 치료 잘 받았다.”며 사탕을 건네 준다. 약국엘 갔더니 거기서도 사탕을 쥐어준다. 음식점에서도, 선생님이 칭찬할 때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이들을 귀여워 할 때도 사탕은 단골로 등장한다. 예전 아이들과 비교하면 요즘 아이들은 단 것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사탕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많은 식품에 설탕이 정말 많이 들어 있다. 빵에는 10∼30%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으며, 아이스크림에도 20∼30%, 탄산음료에도 10∼20%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의 조사 결과를 보면 무가당(無加糖) 주스의 당도도 대부분 11∼12%로 안심할 수 없다. 원재료 자체에 충분히 포도당이 포함되어 있어 굳이 당 성분을 첨가하지 않았을 뿐이다. 일반인이 가장 좋아하는 당도가 12∼15%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중 제품들은 10% 이상의 당도를 포함하고 있게 마련이다. 설탕을 먹지 말아야 하는 이유로 흔히 충치나 비만, 당뇨병 등의 위험을 든다. 그러나 이런 것 말고도 설탕의 위험은 상상 이상이다. 충치만 해도 그렇다. 단 것을 먹은 후 양치질을 충실히 하면 충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비타민 B1이 부족한 상태에서 설탕을 먹으면 몸은 산성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 몸은 뼈에 있는 칼슘을 빼내 산성을 중화시키게 된다. 이러다 보면 뼈가 약해질 수밖에 없고, 치아 역시 충치균의 공격에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양치질 이전에 설탕 자체를 먹지 말아야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설탕은 가공 공정을 거치는 동안 섬유질과 단백질은 모두 제거되고 칼로리만 남기 때문에 비만의 위험성이 항상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설탕류 섭취량을 전체 열량의 10% 미만으로 제한하지 않으면 비만 등 만성질환의 위험에 빠진다.”며 공동으로 경고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그 외에도 정서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설탕을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혈당이 급속히 높아지게 된다. 이를 정상치로 끌어내리기 위해 많은 양의 인슐린이 빠르게 분비되고, 그러면 저혈당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혈당치가 급속히 오르내리면 쉽게 피곤해지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또 자제력이 없어져 작은 일에도 벌컥 화를 내기 쉽다. 물론 당분 섭취는 꼭 필요하다. 뇌를 활발하게 움직이게 하는 것은 포도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도당을 굳이 설탕을 통해 섭취할 필요는 없다. 한국인은 우리 몸에 필요한 당 에너지를 밥, 잡곡, 국수, 감자 등과 같은 곡물 탄수화물을 통해 섭취하고 있다. 굳이 설탕을 먹지 않아도 필요 열량의 약 75%를 곡류 당분으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설탕의 섭취를 자제해야만 한다. 백설탕 연구로 유명한 코다 미쓰오 박사는 체중 60㎏인 사람은 하루에 30g 이내,20㎏인 어린이는 6g 이내로 섭취량을 줄여야만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 정도는 얼마만한 분량일까.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조사 결과 시판하는 음료수 한 병당 평균 37g의 당분이 포함되어 있다. 한 병만 마셔도 성인 기준으로 하루 권장량을 쉽게 넘어서게 된다. 어린이 권고량 6g은 각설탕 한 개 정도에 불과하다. 여간 주의하지 않으면 하루 권장량을 훌쩍 넘어서버릴 것이다. 우선 아이들 간식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한다. 대부분의 간식류가 상당한 설탕을 포함하고 있는 식품들이다. 구입 때 당 함유량을 확인할 수 있으면 좋으나, 불행히도 시중 제품에는 이러한 표시가 없다. 영양표시제도를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간식으로 가공식품 주는 것을 멀리할 수밖에 없다. 당분이 든 식품이라도 되도록 섬유질이 많은 것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섬유질이 당의 흡수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일주스 대신 과일을 통째로 먹는 것이 훨씬 좋다. 현미, 통밀빵, 생 야채 등을 통해 비타민 B1의 섭취를 늘리는 것도 좋다. 설탕이 체내에 흡수될 때 비타민 B1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이다. 설탕을 가까이 하면 언젠가 ‘쓴맛’을 보게될지도 모른다. 이 ‘쓴맛’에서 가족과 자신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설탕을 되도록 멀리하는 것이다.
  • “헌재결정 승복하고 국정쇄신하자”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에 강력 반발하던 열린우리당 내에서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법리 논쟁이 수그러들지 주목된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승복’의 뜻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내에서 24일 헌재에 대한 공격을 비판하면서 철저한 자기 반성과 국정쇄신의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하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의 비서실장인 정장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글을 통해 여권의 승복과 국정쇄신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아직 누구도 공식적으로 “헌재의 결정에 승복한다.”고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정 의원은 “재판에 불만이 없는 경우는 드물지만 재판 결과에 승복하고 존중하는 것은 우리의 가장 기본적 자세이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면서 “헌재 판결은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부에선 국민투표를 하자거나 헌법개정을 하자고도 하는데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며, 더욱이 헌재 재판관을 탄핵하자는 것은 신중치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부겸 의원도 자기 홈페이지에서 “수도이전 문제는 입법·행정부의 영역으로, 정책적 판단의 문제”라며 헌재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정의 핵심은 국민적 동의를 확보하는 데 달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됐다.”며 헌재 결정 수용을 주문했다. 이부영 의장은 그러나 이날 전남 강진군을 방문, 당소속 후보인 국영애씨를 위한 10·30 재보선 지원유세에서 “신행정수도건설이 헌재가 근거로 제시한 듣도 보도 못한 관습헌법으로 좌절돼 여러분이 크게 걱정하고 계실 줄 안다.”며 헌재 결정에 대해 거듭 냉소적 태도를 여전히 드러냈다. 이 의장은 다만 지난 22일 밤 노영민 의원 등 충북 출신 의원 9명이 헌재 재판관을 상대로 탄핵발의를 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서는 “우리가 헌재와 정면승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지만 우리당의 입장은 그런 것이 아니다.”고 언급, 헌재에 대한 정면 대응은 피할 뜻임을 내비쳤었다. 김현미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당에서 논의된 바 없으며, 탄핵 발의를 위한 서명작업도 논의할 예정이 없다.”며 국민들에게 헌재와 충돌로 비쳐지는 모습을 조기에 차단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3일 10·30 재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헌재 결정을 부인하는 것은 헌법을 부인하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3권이 분립돼 있는데 마음에 맞아야 승복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복한다는 것은 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문소영 전광삼기자 symun@seoul.co.kr
  • [뉴스플러스] 이부영의장 25일 日 방문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만나 북한 핵문제 등 양국 현안을 논의한다. 이 의장은 일본 방문기간에 다케베 쓰토무 자민당 간사장,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대표, 간자키 다케노리 공명당 대표 등 정계인사들을 만나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의원외교 강화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정장선 의장 비서실장, 정의용 국제협력위원장, 김현미 대변인, 김부겸 의원, 이호웅 의원 등이 수행한다.
  • [수도이전 위헌 파장] 與 “관습헌법 논거 승복 못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대한 여권의 태도가 간단치 않다. 헌재의 위헌 결정 행위와 절차는 승복하겠지만 ‘관습헌법’을 원용한, 결정 논거에 대해서는 승복하기 어렵다는 자세다. 정치권은 22일 헌재 결정의 수용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란을 벌였다. ●千원내대표 “법리 납득할 수 없어” 열린우리당은 오전 상임중앙위를 열어 헌재의 위헌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헌재 결정을 따르든 말든 (위헌 결정의) 효력은 이미 발생했지만, 위헌 결정의 법리는 아무리 봐도 납득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천 원내대표는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라는 사실이 경국대전에 나온 관습일지는 모르나 그것이 왜 헌법질서를 갖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헌재가 헌법에도 없는 관습헌법으로 국회가 만든 법을 해석하고 무효화시킬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나아가 “서울을 관습법상 수도로 본다 해도 우리는 신행정수도를 건설하려 했을 뿐 수도를 이전하려 했던 게 아니다.”고 헌재 결정을 반박했다. 회의가 끝난 뒤 김현미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성문헌법에 따라 국회가 제정한 법률이 관습헌법에 따라 무력화됐다.”며 “의회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라고 규정했다. ●청와대 “결정 절차는 승복” 청와대 역시 열린우리당과 보폭을 맞췄다. 이날 열린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김우식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헌재의 결정 절차는 승복한다.”면서도 위헌 결정의 논거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즉답을 피했다. 자연스레 한나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의 안명옥·남경필·최구식 의원 등은 “헌재 결정을 승복하지 않겠다는 말이냐.”고 파고 들었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절차에는 승복한다.”면서도 “(위헌결정의 논거에 대해서는) 어제 밝혔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헌재 결정은 국가균형발전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입법부 권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느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헌재 결정 절차는 승복하느냐.’는 남경필 의원의 질문에 “승복한다.”고 말했으나 ‘그럼 그 내용에 대해서도 승복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는 “어제 밝혔다.”는 답변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았다. ●충청권 의원9명 “헌법재판관 탄핵” 열린우리당의 김종률 노영민 오제세 의원 등 충청권 의원 9명은 “헌법재판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헌재의 위헌 결정 논거에 불복하는 듯한 여권의 이런 자세는 수도 이전 중단에 따른 여권의 입지 축소와 직결돼 있는 듯 하다. 헌재 결정의 의미를 최소화해 후속대책의 공간을 최대한 넓히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후속대책을 둘러싼 제2의 법리논쟁, 그리고 이에 따른 여론의 향배까지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수도이전 위헌 파장] 여권 “美뉴딜도 ‘위헌’ 받았었다”

    열린우리당은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 결정에 대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채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22일 “승복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법리논쟁을 통해 수도이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반격하기도 했다. 헌재의 ‘관습헌법’에 의한 결정을 꼼꼼히 따져 보는 한편, 국가 균형발전 및 지방 분권화를 중단 없이 추진하기 위해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부영 의장은 상임중앙위에서 “충격과 실망의 하루가 지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는 떴다.”면서 “그런 결정에 나라가 어찌 되는 것도 아니고 국민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정부·여당은 의연하고 차분하게 대처해 나가고, 청와대·정부·여당으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이날 “헌재의 결정에 승복 안할 수야 없지만, 비판까지 안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한 뒤 대책과 관련해서는 “연구해 보고 있다. 말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그러나 “1930년대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펼 때 대표적인 3개의 법안이 연방법원으로부터 위헌 결정을 받아 집행이 무산될 위기에 빠졌지만 결국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이제 우리 사회가 주디셜 리뷰(Judicial Review:재판부의 판단)에 의해 판단·결정되는 시대가 된 만큼, 사법부도 국가와 사회를 위해 어떤 결정이 바람직한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경 의원은 “헌재의 결정은 수도이전을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중단시킨 것”이라면서 “그러나 과연 헌재의 결정이 합법적이고, 헌법에 부합한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법리 논쟁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희상 의원도 “이제 충청권 수도 이전은 어려워진 것 아니냐.”면서 “대신 수도권 과밀화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정부·여당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헌재의 결정을 합법적으로 번복시킬 수 없기 때문에 승복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현미 대변인은 “헌재가 ‘관습헌법’에 의거한 새로운 판례를 내놓아, 빠르게 변화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입법을 통해 구현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법리해석을 통해 여당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좌우는 색깔이 아니라 방법이다/임현진 서울대 사회학 교수

    현대축구를 ‘토털 사커’라 한다. 전원 수비, 전원 공격이 특징이다. 예전처럼 공격과 수비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주로 연결수(링커)들을 활용하여 전술을 마련한다. 좌우 이념의 스펙트럼에서 볼 때, 극좌(레프트 윙), 중도좌(센터 레프트), 중도(센터 포드), 중도우(센터 라이트), 극우(라이트 윙)라는 다섯 명 공격수의 위치는 무의미하다. 지금 세계는 어떤가.‘좌’와 ‘우’는 있지만 유연하다. 마치 링커들이 수시로 왼쪽과 오른쪽을 바꿔가며 공격과 수비 연결을 하듯, 좌우의 거리는 좁혀져 있다. 좌파 정부도 시장의 논리를 받아들이고, 우파 정부도 국가의 역할을 거부하지 않는다. 우리처럼 시장을 중시하면 우파요, 반시장이면 좌파란 고정관념을 갖지 않는다. 국가주의와 시장주의는 국가발전의 이질적 전략 요소이지만 좌파나 우파 정부는 그것들을 탄력적으로 받아들인다. 냉전 체제의 붕괴 이후 자본주의는 지구를 하나로 묶어가고 있다. 바로 세계화다. 세계화의 도전으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는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라마다 대응 전략이 서로 다르다. 국가주의와 시장주의를 적절히 섞는다. 물론 배합의 기준은 역사 경험과 정치문화에 따라 다르다. 영국의 신(新)자유주의적 제3의 길이 시장주의를 선호한 것이라면, 네덜란드의 신사회민주주의적 제3의 길은 국가주의를 도입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우는 다소 혼돈스럽다. 국민의 정부 아래에서 영국식 신자유주의 발전 모델이 거론되었다면, 참여정부아래에선 네덜란드식 신사회민주주의 발전 모델이 운위된 바 있다. 물론 논의 이상의 적용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혼돈스러운 이유는 현실 적합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식 공동체 발전 모델의 ‘기초’ 위에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발전 모델을 ‘기둥’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영국의 신자유주의 발전 모델이나 네덜란드의 신사회민주주의적 발전 모델의 ‘지붕’을 얹으려 하니 집이 삐거덕거릴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좌우 개념이 남용되고 있다. 정부 정책을 둘러싸고 정부가 간섭하거나 규제하면 좌요, 시장의 자율과 규칙에 맡기면 우라고 말한다. 오죽하면 지난 주말 국정감사에서 성매매특별법을 ‘좌파적 정책’이라고 비난한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 원장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김현미 의원은 ‘우파들의 준동’이라고 대응하고 있다. 색깔 칠하기나 다름없다. 여성의 인권 보호와 신장을 위한 법을 좌우로 재단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회의적이다. 도대체 좌와 우란 무엇인가. 좌와 우의 기원은 프랑스 혁명의회에서 연유한다. 당시 급진파는 왼쪽에, 수구파는 오른쪽에 자리를 잡고 격론을 벌였다. 이를 계기로 좌는 진보, 우는 보수의 상징어가 되었다. 결국 알맹이는 진보와 보수의 정의다. 선발 발전국들의 경험은 만들어 놓은 것을 지키려고 하는 보수와 그것을 바꾸려고 하는 진보 사이의 갈등과 타협을 보여준다. 진보가 신선한 것은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와 달리 보수는 만들어 놓은 것을 지키려 하니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계를 갖는다. 기득권을 둘러싼 현상 유지와 타파가 그 귀결이다. 한국의 역사는 진정한 좌우 대결과 공존의 역사를 갖지 못했다. 일종의 ‘이념 콤플렉스’를 갖게 된 배경이다. 극우가 보수를 대변하고, 극좌가 진보를 독점하는 시대에서 건전 보수와 합리 진보는 설 땅이 없었다. 보수와 진보 사이의 대립이 타협보다 반목으로 이어져온 까닭이다. 진리는 쉬운 데 있다. 새는 두 날개로 난다. 왼쪽으로 돌려면 오른쪽 날개가 필요하듯, 오른쪽으로 돌려면 왼쪽 날개가 긴요하다. 바람직한 미래 한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좌우 날개의 이치를 잘 살펴봐야 한다. 좌우를 목표 도달을 위한 이념이자 또한 방법으로 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 교수
  • [녹색공간] 부담없는 ‘밥 먹구 가’/오한숙희 여성학자

    내 별명은 ‘밥 먹구 가’ 아줌마다. 집에 온 사람들에게 언제나 “밥 먹구 가.”라고 하기 때문이고 우리 집에 와서 “밥 한번 먹자.”라는 말을 쉽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나를 두고 살림하는 친구들은 꼭 자신들의 남편을 닮았다고 비난한다. “남자들이야 자기가 상 차릴 거 아니니까 뻑 하면 그런다지만 너는 왜 그러냐. 엄마나 언니를 믿고 그러는 모양인데 집에서 밥 한번 먹이는 게 보통 일인 줄 아니?제발 밖에서 해결해.” 나도 한때는 바깥밥을 선호했었다. 집에서 음식을 차리면 주인되는 사람, 특히 안주인은 제대로 앉아 이야기 한번 못해 보고 손님 시중 드느라 쉼없이 움직여야 하고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손님들은 미안하고 결국 헤어질 때면 먹고만 간다는 아쉬움이 드는 게 보통인지라 시켜 먹는 게 여러 가지로 편리했다. 내가 주인의 입장일 때도 집밥보다는 주문음식이 손님을 더 배려하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시킨 음식은 맛이나 내용의 신뢰성도 의심스러운데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제대로 대접을 하자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결과적으로 손님초대 자체를 꺼리게 되고 말았다. 사실 나는 신혼초부터 손님초대에는 겁이 없는 사람이었다.“다섯명만 모이면 아무 때나 집들이 한다.”고 호언장담했다. 나의 집들이 준비는 간단했다. 돼지삼겹살과 소주, 채소, 과일이 전부였다. 채소는 손님들에게 씻으라면 뭔가 기여한다는 마음에 좋아라 했다. 고기야 둘러앉아 구우면서 먹으면 되는 것이니 김치 썰어놓고 밥 좀 해 놓으면 상차림 끝, 말미에 밥상 앞에 앉아 과일깎기로 주인노릇도 끝이었다. 손님들의 평가는 “솔직히 처음에는 잡채 한 접시 없는 집들이가 실망스러웠지만 못 먹은 것도 아니고 이런 집들이라면 열 번도 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어느 날 집근처에서 유기농 채소재배집을 알게 된 순간 나는 자신있게 예전의 ‘겁없는 손님 초대’를 되살려냈다. 채소 대여섯 가지에 현미오곡밥, 계절 나물 한두 가지, 김치 정도면 모두들 환호했다. “채소가 이렇게 고소한 줄 몰랐어요.”“잡곡밥이 거친 줄만 알았는데 꼭꼭 씹으니까 달아요.”“ 집에서 직접 차려 주니까 가족처럼 여겨주는 거 같아 더 정겨워요.”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반응은 역시 “이 정도라면 손님 초대가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는 먹을 것이 귀한 세상이 아니다. 먹을거리 자체가 모임의 핵심프로그램인 단계를 넘어섰다. 나의 진짜 손님대접은 음식보다는 말나누기에 있다. 음식의 가짓수보다 오가는 이야기가 풍성해야 하고, 혀끝을 자극하고 눈을 현혹시키는 양념덩어리의 조리음식보다 제 색깔과 모양 그대로 사람의 몸에 영양분이 될 수 있어야 좋은 음식이라는 게 나의 믿음이다. 음식 대접 때문에 사람 집에 사람이 쉬 오갈 수 없다는 것은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요즘 세상에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제는 음식을 둘러싼 체면부터 벗어 던져야 한다. 음식에 화려한 치장을 시키느라 드는 여자들의 수고를 아껴야 한다. 단순하고 건강한 식탁에 부담없이 사람들을 청할 때, 우리의 힘과 시간을 음식 준비가 아닌 만남과 사귐에 쏟을 때, 비로소 사람들과 더불어 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한숙희 여성학자
  • 부처별 여성관련 예산 ‘눈곱’ 배정

    ‘성(性) 인지적’ 정책 및 예산편성을 선언했던 참여정부에서도 2005년 정부 각 부처의 여성 대상사업 및 양성평등 촉진사업 등에 대한 예산배정 결과,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0.6%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파악된 예산 8664억 4660만원 중 여성부의 보육관련 예산을 제외할 경우, 여성관련 예산 비중은 0.15%로 더욱 낮아져 사실상 성 인지적 예산편성은 전무한 실정이다. 정부 부처에 산재해 있는 여성관련 예산편성 현황이 파악된 것은 처음이다. 여성부가 15일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에게 제출한 ‘부처별 여성관련 예산현황’에 따르면,2005년 정부 예산은 131조 5110억 2500만원이지만, 이 가운데 여성관련 예산은 8664억 4660만원에 불과했다. 이 중 여성부의 예산 6630억 690만원을 제외하면, 실제 각 부처의 여성관련 예산은 2034억 3970만원으로,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5%로 낮아졌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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