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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정의 TECH+] 스마트폰으로 세포의 사진·영상까지 찍는다

    [고든 정의 TECH+] 스마트폰으로 세포의 사진·영상까지 찍는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의 향상으로 요즘 대부분의 일상 사진은 스마트폰이 담당합니다. 하지만 이를 넘어 세포의 모습까지 담으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물론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스마트폰만으로 세포 영상과 사진을 찍을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현미경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현미경에 연결하는 일이죠. 스웨덴 웁살라 대학 연구팀은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단순한 장치와 쉽게 구할 수 있는 전자 장치를 이용해서 세포의 살아있는 영상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연구나 실습, 진료 등에 사용되는 현미경은 이미 널리 보급되어 있지만, 여기에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장비를 추가로 구매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었습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현재 나와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은 아주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죠. 그렇다면 3D 프린터로 어댑터와 고정 장치를 만들고 살아있는 세포를 찍을 수 있게 주변 장치를 만들면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아이디어였습니다. 만약 연구자가 스마트폰으로 세포 사진만 찍기 원한다면 간단한 어댑터만 만들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세포 분열이나 약물에 대한 반응, 그리고 세포의 움직임을 영상을 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장비가 필요합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배양 장치와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장비가 추가로 필요한 것이죠. 연구팀은 이 모두를 포함한 상세한 내용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공공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요한 크루거 웁살라 대학 부교수는 “이번 연구가 로켓 과학과 같은 대규모 연구는 아니지만 3D 프린터와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은 물론이고 연구 환경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3D 프린터의 등장은 제한된 연구비를 지닌 연구자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역시 이제는 질병 진단은 물론이고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른 문명의 이기와 마찬가지로 3D 프린터나 스마트폰 모두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용도와 가치가 달라집니다. 한쪽에서는 스마트폰 중독을 걱정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인류 발전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연구 장비는 후자의 좋은 사례일 것입니다. 사진=웁살라 대학/ Johan Kreuger/ Linda Koffmar)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화려한 패션’에 가려진 노동자의 눈물

    ‘화려한 패션’에 가려진 노동자의 눈물

    유명 브랜드 기업들의 노동착취 염색·모피 가공 등 인한 환경오염 독점화와 인종차별의 실상 조명 자본 모순 극복 실마리 찾기 나서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탠시 호스킨스 지음/김지선 옮김/문학동네/364쪽/1만 7000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오너 미우치아 프라다는 ‘악마는 무슨 옷을 입느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답했다. “새로움”(Something new). 패션 산업은 소비자의 욕망을 읽어내는 데만 능숙한 게 아니라 더 많이 욕망하도록 부추긴다. 욕망이 곧 돈이기 때문이다. 영국 작가이자 사회운동가가 쓴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는 화려함으로 포장된 글로벌 패션 산업의 이면인 노동 착취와 환경 파괴, 독점화와 인종 차별 등의 현실을 조목조목 파헤친다.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다카의 8층짜리 공장인 ‘라나플라자’ 정문. 한 무리의 노동자들이 건물 곳곳에 금이 가 위험하다고 항의하며 출근을 거부한다. 하지만 회사 관리자들의 한 달치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협박에 그들은 공장 건물로 들어간다. 한 시간 후 라나플라자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공식 사망자 수는 1136명, 부상자도 2500명에 달했다. 사상자들은 베네통, 프라이마크, 망고 등 패스트 브랜드부터 아르마니, 마이클 코어스, 휴고 보스 등 고가 브랜드의 하청 노동자들이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의류 생산국인 ‘메이드 인 방글라데시’의 비극은 라나플라자 참사가 전부는 아니다. 방글라데시 경제는 저임금 하청 노동이 떠받친다. 노조 설립을 저지당한 채 ‘임금 후려치기’식의 노동 착취(스웨트숍)로 악명을 떨친 브랜드는 H&M, 나이키, 아디다스, 컨버스, 갭, DKNY, 랄프 로렌, 버버리 등 수백개에 이르며 그 목록은 해마다 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착취는 인간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중국의 수질 오염 주범으로 꼽히는 염색 업체들의 고객사는 디젤, 리바이스, 아베크롬비 앤 피치 등 패션 브랜드다. 티셔츠 한 장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물 2000ℓ가 필요하다. 20만 달러짜리 에르메스 버킨백 하나를 만들기 위해 3~4마리의 악어가 끔찍한 방식으로 도살당한다. 여우와 밍크 가죽을 재료로 한 모피의 85%는 공장식 사육을 통해 공급되며, 화학약품 처리 과정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대표적 독성 산업이다. 수천개의 브랜드가 경쟁하는 패션 산업 자체도 자본의 독점 현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크리스티앙 디오르, 루이뷔통, 셀린느, 겐조, 지방시, 마크 제이콥스 등은 하나의 기업(LVMH)이 소유한 브랜드들이다. 구치, 보테가 베네타, 이브 생로랑, 알렉산더 맥퀸, 세르지오 로시 등은 케어링이, 카르티에, 반클리프&아펠, 몽블랑, 파아제는 리치몬트라는 다국적 기업의 소유물이다. 패션 브랜드를 대거 소유한 독점 업체들은 다시 대기업 산하의 패션 미디어와 공생 관계를 맺고 ‘트렌드’라는 환상을 만들어 낸다. 패션이 인간을 대하는 방식도 편향적이다. 그 어떤 옷을 입어도 ‘몸을 구겨 넣어야’ 하는, “당신은 뚱뚱해” 하는 강박적 배제의 경험을 하게 만든다. 미디어는 백인과 구색을 맞추기 위해 유색인종 모델들을 쓰지만 ‘이국적 풍경’의 소도구로 소비될 뿐이다. 저자는 이를 “끊임없는 경멸적 전형화” 과정으로 읽어낸다. 이 책에 비친 패션 산업은 혁명적이면서도 동시에 반동적이고, 권력에 저항하면서도 동시에 그 자체가 권력인, ‘이중적인 지배문화’다. 패션 산업이 ‘악마스럽다’고 해서 옷을 벗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책 전반에 글로벌 패션 산업의 적폐를 현미경으로 훑듯 미시적 분석에 열중하던 저자는 결말에서 급진적으로 바뀐다. 현 자본주의 시스템을 전복하지 않는 이상 패션 산업의 환멸을 극복할 수 없다는 답을 내놓는다. 논리적으로 편안한 ‘기승전결’은 아니지만 “사람들을 육체적, 정신적, 영적, 예술적 불구로 만드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직시하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을 맞게 된다”는 저자의 주장은 곱씹어 볼 만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세계서 가장 작은 눈사람’…머리카락 굵기 1/25 수준

    ‘세계서 가장 작은 눈사람’…머리카락 굵기 1/25 수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25분의 1 수준인 ‘세계에서 가장 작은 눈사람’을 과학자들이 만들어냈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연구팀은 지름 0.9㎛(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짜리 실리카(SiO2)로 된 구체 3개를 쌓아 키가 3㎛보다 작은 눈사람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눈사람은 현미경으로밖에 볼 수 없다. 연구팀은 이 눈사람에 ‘전자빔 리소그래피’라고 불리는 기술을 사용해 두 눈과 미소 짓는 입까지 새겨넣었다. 이는 가늘게 오므려 조인 전자빔에 따라 선폭 1㎛ 전후나 그 이하의 미세한 LSI (대규모 집적회로) 패턴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기술을 말한다. 또한 여기에 백금(Pt)으로 만든 당근 모양의 코와 막대 모양의 팔까지 달아 그야말로 완벽한 눈사람 형태로 만들었다. 한편 눈사람의 주재료가 된 실리카는 모래나 석영과 같은 자연이나 우리 인체에서 발견되는 실제 광물이다. 인체에서 실리카는 콜라겐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혈액 순환계부터 신경 신호 전달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체 기관에서 발견된다. 또 실리카에는 손톱을 더 강하게 만들고 피부를 더 깨끗하게 해주는 등의 효과가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노화를 되돌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밝혀지고 있다. 사진=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악성 피부암과 전쟁…‘혈액’에서 돌파구 찾았다(연구)

    악성 피부암과 전쟁…‘혈액’에서 돌파구 찾았다(연구)

    가장 치명적인 피부암인 ‘악성 흑색종’을 진단하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과학자들이 개발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일요판 ‘메일 온 선데이’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스핀아웃 기업 ‘옥스퍼드 바이오다이내믹스’(BioDynamics)는 피부암 환자의 팔에서 약간의 혈액 표본을 채취하는 것만으로, 악성 흑색종 여부를 진단하는 새로운 ‘혈액검사’ 방법을 제시했다. ‘에피스위치’(EpiSwitch)라고 명명된 이번 혈액 검사법으로 진단한 결과, 흑색종 환자 개개인을 정확도 80% 이상으로 발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피부암이 의심되면 일부 조직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악성 여부를 실험하는 ‘생체조직 검사’가 진행됐다. 이때 악성 흑색종의 진단 여부는 오로지 의사 개개인의 몫이기 때문에 종종 흑색종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환자의 양성 종양에서 악성 종양이 섞여 있는지를 구별하는 것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된 혈액검사는 특정 피부 세포에서 DNA를 포장한 방식에서 흑색종 존재를 의미하는 ‘변화’를 찾는 것이다. 그 변화는 바로 피부에서 멜라닌 색소를 생성하는 세포인 ‘멜라노사이트’(melanocyte)를 말한다. 이 멜라닌 생성 세포 중 일부가 결국 자유롭게 혈액 속을 떠다니게 되는데 검사를 위해 채취한 20㎖의 혈액 표본에 함유된다. 이후 그 속에 있는 DNA를 분석해 ‘후생적 특징’(epigenetic signatures)으로 불리는 흑색종 존재를 보여주는 ‘패턴’을 찾는 것이다. 이 회사의 최고과학책임자(CSO)인 알렉상드르 아쿨릿체프 박사는 “흑색종의 경우 원발암 부위에서 침습성의 멜라노사이트가 지속해서 확산한다”면서 “이 검사는 그 말초혈액에서 이상 징후를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호주인 피부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이중 악성 흑색종 여부를 상세히 조사함으로써 관련 특징 15가지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또한 이들은 미국 최고의 병원으로 평가받는 메이요클리닉 의료진의 협력을 얻어 미국인 환자 119명을 조사함으로써 이번 검사 방식을 시험했다. 이때 절반의 환자에게는 이미 흑색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다른 절반의 환자 중 20명은 전반적으로 건강하며, 또 다른 20명은 노화 관련 반점 등 양호한 피부 병변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나머지 20명은 덜 치명적인 비흑색종 피부암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아쿨릿체프 박사는 이 검사법을 사용하면 수많은 목숨을 구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흑색종은 조기 진단이 필수인 암 중 하나다. 조기에 이뤄진 수술적 치료는 흑색종 전이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다”고 말했다. 실제 매년 영국에서는 약 2500명이 흑색종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 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대다수에게 이미 ‘전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흑색종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는 다른 모든 피부암을 합친 것보다 3배 더 많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내 흑색종 환자는 2009년 2819명에서 2013년 3761명으로 33.4%나 증가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흑색종은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상대생존율’이 98%가 넘지만, 진단과 치료 전에 전이가 되면 그 생존율은 16.6%로 급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상대생존율은 같은 연령대의 일반인과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비교한 것으로 암 상대생존율이 100%라면 일반인의 생존율과 같다는 의미다. 이는 생존율 계산에 암 이외의 원인으로 사망한 환자의 경우를 보정하기 위한 것이다. 아쿨릿체프 박사는 “이 검사 방법에는 잠재력이 있지만,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같은 기관이나 연관 회사들은 현재 이를 더 발전시키는 데 거의 관심이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 Alexander Raths / Fotolia(위), WELLCOME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구 내부에 ‘거대 바다’ 존재할 가능성 커”

    “지구 내부에 ‘거대 바다’ 존재할 가능성 커”

    물이 지구 표면의 약 70%를 덮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지구 내부에도 엄청난 양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이 최근 연구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지구 지하 1000㎞ 부근에는 엄청난 양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은 만일 이 물이 사라져 버리면 지표를 형성하고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데 중요 역할을 하는 화산 활동이 중단된다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영국 에든버러대의 연구진의 최신 연구에서는 물이 기존 생각보다 훨씬 더 깊은 곳에 수활석이라고 불리는 광물 형태로 저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물이 이렇게까지 깊은 곳에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정확한 양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캐나다 앨버타대 연구진은 연구를 통해 지구 내부에도 지상의 모든 바닷물을 합친 것과 거의 같은 양의 물이 있으며 이는 지구 중량의 약 1.5%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같은 시기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도 지구 표면에서 외핵까지 약 3분의 1 정도 되는 깊은 곳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밝혀냈다.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약 9000만 년 전 브라질 주이나 상루이스강(江) 부근에 있는 화산에서 출토된 다이아몬드에 주목했다. 이 다이아몬드는 형성 시 내부에 미네랄이라는 불순물이 포함된 불완전한 형태다. 연구진은 이를 현미경으로 조사해 보통 물에서 유래하는 수산기 이온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또한 그 결점에서 다이아몬드가 하부 맨틀에서 형성됐다고 추정했다. 물은 지구 내부의 지질학적 활동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지질학적 시간 척도에서 보면, 단단한 암석이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는 현상인 맨틀 대류를 돕는 것이 바로 물이라는 것이다. 물은 해양 지각과 섞여 수렴판 경계 밑으로 들어간다. 물이 맨틀로 유입되면 암석을 약화해 액체 상태로 바뀌게 하는 용융을 촉진한다. 즉 물은 윤활유처럼 판의 움직임을 돕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지구 내부에 물이 없다고 가정하면 맨틀 대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멈추게 된다. 맨틀 대류는 지구 표면에서 플레이트의 이동 형태로 볼 수 있는 데 이때 화산이 형성된다. 이 화산은 우리가 사는 지각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런 화산 활동이 멈추게 되면 지각이 형성될 일도 없고 결국 행성 활동도 멈춰버릴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말하고 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광합성 하는 아메바가 있다?

    [와우! 과학] 광합성 하는 아메바가 있다?

    아메바라고 하면 우리는 작고 원시적인 단세포 생물을 떠올린다. 종종 병원성 아메바가 뉴스를 타는 것 이외에 이 생물에 대해서 기사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을 만큼 일반 대중들에게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외도 존재한다. 과학자들에게 아메바는 매우 귀중한 연구 대상이다.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독특한 생태와 생존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광합성 아메바'도 있다. 광합성 아메바는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지겠지만, 실제로 존재한다. 파울리넬라(Paulinella) 속의 아메바가 그 주인공으로 현미경을 통해 보면 녹색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아메바가 식물의 일원이거나 혹은 세포 내에 엽록체(chloroplast)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를 품고 있다. 식물의 진화 과정에서 가장 유력한 이론은 본래 독립생활을 하던 박테리아가 세포 내에서 공생하면서 세포소기관인 엽록체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는 미토콘드리아 같은 다른 세포소기관도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 아마도 이 과정은 15억 년 전에 일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놀랍게도 파울리넬라 아메바는 과거 초기 식물 세포처럼 광합성 박테리아를 체내에 품고 있다. 아마도 포식 과정에서 잡아먹었던 박테리아를 완전히 소화하는 대신 계속해서 에너지를 생산하게 길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과 미국의 과학자들은 이 아메바와 그 안에 사는 공생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이 과정을 연구했다. 그 결과 아마도 1억 년 전쯤 이들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 이들 역시 독립적인 세포 기관으로 발전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전에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다. 이미 세포 내 소기관으로 진화된 엽록체와는 달리 이 박테리아들은 아직 독립적인 생물체다. 이들은 아메바 체내에서 분열을 반복하면서 불가피하게 DNA 일부를 소실하게 된다. 야생 상태라면 이 박테리아들은 다른 박테리아에서 유전자를 공급받을 수 있으나 아메바 내부에서는 무리다. 연구팀에 의하면 아메바가 독립생활을 하는 박테리아에서 유전자를 흡수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아마도 15억 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면서 시아노박테리아의 조상이 다른 세포의 체내에 안정적으로 공생했을지 모른다. 시간이 흐르면서 박테리아는 대부분의 대사 기능을 숙주 세포에 맞기고 자신은 광합성만 전문으로 하는 엽록체로 진화했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독특한 아메바로부터 식물의 진화에 대한 단서를 얻었다. 우리 눈에는 하찮게 보이는 생물이라도 그 안에는 경이로 가득 차 있다. 과학은 계속해서 자연의 경이를 찾아내고 연구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생명력 넘치는 안양천의 다양한 생태 체험 ‘안양환경한마당’

    생명력 넘치는 안양천의 다양한 생태 체험 ‘안양환경한마당’

    경기 안양시는 안양천의 다양한 생태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제4회 안양환경한마당 ‘푸르게 자연스럽게’를 오는 29일 안양천 쌍개울 둔치에서 연다고 25일 밝혔다. 의왕시 왕곡천에서 발원한 안양천은 오전천, 학의천, 수암천, 삼막천, 삼성천 등의 지류와 합류해 북쪽의 한강으로 흘러들어 간다. 1990년대까지 오염이 심했던 안양천은 시민단체와 지자체 노력으로 2000년 중반 수질이 크게 개선됐고, 현재는 누룩뱀 등이 출현하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안양환경한마당은 안양천의 생태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환경단체와 초등학교 동아리들이 꾸미는 30여개의 환경과학 체험마당 부스가 운영된다. 기후변화와 태양열에너지, 생태, 업싸이클링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안양천에 살아요’라는 주제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의 환경그림 그리기 대회도 열린다. 선착순으로 신청 받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안양천 생물탐사코너가 안양천 생태이야기관에서 운영된다. 이외에도 환경을 주제로 한 다양한 공연마당이 펼쳐진다. 안양천을 주제로 가족이 함께 만드는 환경극과 시민과 함께하는 거리극을 볼 수 있다. 환경 지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도전환경 골든벨, 지구를 지키는 재활용밴드라는 의미의 ‘다시쓰는 도레미 지지밴드’ 공연 등이 펼쳐진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환경한마당은 다양한 볼거리로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안양천의 추억을 그리며 세대 간 소통할 수 있는 유익한 행사”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막 오르는 국회 예산전쟁] 與 “밀리면 국정 차질” 野 “창조경제 예산 삭감”… 법정시한 지킬까

    [막 오르는 국회 예산전쟁] 與 “밀리면 국정 차질” 野 “창조경제 예산 삭감”… 법정시한 지킬까

    내년도 예산 심사의 쟁점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예산, 법인세, 누리과정 예산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야당에서는 ‘여소야대’를 이용해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쟁점화하고 법인세 정상화를 관철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당에서는 예산 처리에서 야당에 밀리게 되면 향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법인세 인상을 막고 정부 예산안을 그대로 밀고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창조경제로 상징되는 ‘박근혜표 사업’을 주요 예산 삭감 대상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창조경제기반구축 사업(86억원)과 혁신형 일자리 선도사업(28억원),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300억원) 등이다. 중복되거나 졸속 추진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김태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현미경 심사를 통해 비선 실세 국정농단 예산은 전액 삭감할 방침”이라면서 “청와대 예산 중에서도 비선 실세가 개입된 예산은 삭감을 원칙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154억원 규모의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케이밀 사업 예산, 185억원짜리 국제개발협력사업(ODA) 예산도 사업자금 일부가 미르재단으로 흘러간 의혹이 있는 만큼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비선 실세 관련 예산 삭감에는 공감하지만, 예산안 심사의 본질을 살려 여성·청년·노인 일자리 창출 예산에 중점을 두고 심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김영란법이 시행됐음에도 과도한 업무추진비 같은 낭비성 예산을 찾아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인세는 여야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사안이다. 민주당은 지난 8월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 법인의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국민의당은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 법인의 법인세율을 24%로 인상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정의당은 과세표준 2억원 초과 법인은 25%로 일괄 인상하는 법안을 각각 제출했다. 그러나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계가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있는데 법인세 인상을 얘기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반대했다. 여당에서 우려하는 대목은 민주당 출신 정세균 의장이 법인세 인상안을 의장 고유 권한인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본회의 표결에 부칠 수 있다는 점이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은 “여야 합의도 안 된 세법개정안을 야당이 마음대로 통과시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집권 세 번째 거부권을 행사하는 정치적 부담을 질 가능성은 작지만, 국회법상 예산부수법안이 먼저 처리되고 이를 전제로 예산안이 통과되는 만큼 정 의장과 야권에 던지는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이에 대해 윤호중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여야 합의를 이뤄 내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일단은 예산부수법안 처리 가능성을 부인했다. 3~5세 아이들에게 무상보육을 제공하는 누리과정 예산도 격론이 예상된다. 야당은 증액과 전액 국고 지원을 주장한다. 반면 여당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보다 11.4%, 지방교부세가 12.5% 증가해 누리과정 재원 부족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추가 국고 지원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강남·서초·해운대… 집값 미친 동네만 콕 찍어 잡는다

    강남·서초·해운대… 집값 미친 동네만 콕 찍어 잡는다

    모처럼 살아난 시장에 ‘찬물’ 우려 洞 단위 맞춤형 정책 가능성 높아 서울 강남 지역 주택시장 안정 대책에 정부가 어떤 내용을 담을지 관심이 쏠려 있다. 정부는 고강도 수요 억제책을 동원하면 집값을 떨어뜨리고 청약 광풍을 막을 수 있지만,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다. 그동안 주택 투기 때마다 내놓았던 대책과는 다른 내용이 담길 수밖에 없다. 전반적인 대책이 아닌 특정 지역, 일부 수단만 들이대는 ‘마이크로 현미경 대책’이 될 전망이다. 먼저 ‘투기지구’나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같은 대책에는 정부가 부담을 갖고 있다. 투기지구를 지정하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잡아 10가지가 넘는다. 강도가 조금 약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다고 해도 모처럼 살아난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강남지역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과열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투기지구나 투기과열지구와 같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는 대책을 들이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과열을 막기 위해 대책을 내놓긴 하겠지만,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는 내용은 들어 있지 않고 강남 지역을 타깃으로 하는 맞춤형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맞춤형 대책은 우선 적용 지역을 투기 거래가 심한 일부 행정권으로 한정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이 달아오른 곳은 서울 강남권과 부산 지역 정도다. 강남권이라고 해도 전체를 한꺼번에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가 심한 강남·서초구, 심지어 동(洞) 단위로 한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부산도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해운대 일대만 겨냥하는 대책을 고려 중이다. 내용도 ‘8·25 가계부채 대책’에서 빠졌던 수요관리 정책이 일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투기 거래가 많다고 판단되는 분양권에 대해 전매 요건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분양권 전매 기간을 수도권의 경우 6개월에서 1년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에 이뤄지는 분양권 전매는 사실상 가수요이고, 이 정도의 수요억제 대책은 주택 거래 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파트 재당첨 금지 기간을 강화하는 방안도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분양권만큼 강도 높은 규제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분양권 거래를 규제하면 청약시장에서 가수요가 그만큼 줄어들어 재당첨 금지 기간을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손을 대지 않는 것으로 부처 간 정리가 끝났다. 주택시장 투명성 확보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성 거래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 강화, 주택 임대시장의 투명성 확보만으로도 투기 의지를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30년 이상 한 우물… 암·파킨슨병 치료길

    30년 이상 한 우물… 암·파킨슨병 치료길

    젊은 연구자에 “과학은 도전” 강조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가 2016년 첫 노벨상 수상자로 지목한 오스미 요시노리(71) 일본 도쿄공업대 특임교수 겸 명예교수는 30년 이상 ‘한 우물을 판’ 연구자로 꼽힌다. ●세계 최초로 ‘자가포식’ 작동원리 찾아내 그는 1980년대 ‘자가포식’(autophagy) 현상의 작동원리를 처음 찾아냈다. 자가포식 현상은 세포가 영양분 결핍 상황에 노출됐을 때 불필요한 물질이나 손상된 세포 내 물질을 분해해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로 재생산하는 기능이다. 세포는 자가포식을 통해 다양한 세포 스트레스를 극복하는데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암이나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 등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오스미 교수는 현미경 관찰로 세포 내 자가포식 현상을 발견한 이후 줄곧 이 연구에 매달렸다. 그는 이날 도쿄공업대 기자회견장에서 “나처럼 기초 생물학을 계속해 온 사람이 이렇게 평가받으니 영광”이라며 “젊은 사람들에게 과학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전해 주고 싶다”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자가포식 분야 국내 전문가인 백성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자가포식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암이나 퇴행성 뇌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日 노벨 과학상 3년 연속 수상… 열도 환호 일본은 지난해 윌리엄 캠벨 미국 드루대학 명예교수와 공동 수상한 오무라 사토시 기타사토대 교수에 이어 오스미 교수까지 2년 연속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또 3년 연속 노벨 과학상(생리의학·물리학·화학) 수상자를 냈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도 총 22명으로 늘어나 기초과학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게 됐다. 한편 오스미 교수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일본 열도는 잇따른 노벨 과학상 수상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오랜 기초과학 연구의 전통에 1970~1980년대 이후 국가와 기업이 집중적으로 쏟아부어 온 연구개발비가 이제 꽃을 피우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생리의학상 수상자는 상금 800만 스웨덴크로나(약 10억 2520만원)를 받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노벨생리의학상에 오스미 요시노리…日 3년 연속 과학분야 수상

    노벨생리의학상에 오스미 요시노리…日 3년 연속 과학분야 수상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일본 학자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71) 도쿄공업대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해 과학 분야 수상으로는 3년 연속 수상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오스미 교수를 2016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단독 선정해 발표했다. 오스미 교수는 세포 내 불필요하거나 퇴화한 단백질, 소기관을 재활용하는 오토파지 현상 연구로 질병 치료의 길을 한층 더 열어놓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퇴화한 단백질을 제거하는 오토파지 기전에 이상이 생기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신경난치병과 암, 당뇨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오토파지 현상이 발생하는 과정과 제어 유전자를 밝혀내면 이 같은 신경난치병을 치료할 길을 찾을 수 있다. 1960년대 세포가 세포막으로 내부 기관을 감싸 파괴하고 이를 분해·소화하는 기관인 리소좀으로 이동시킨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최근까지 이 현상의 의미에 대해 밝혀진 바가 없었다. 오스미 교수는 1980년대 현미경 관찰로 세포 내에서 오토파지 현상을 발견했으며 이후 오토파지를 제어하는 유전자와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특히 1988년 세계 최초로 전자 현미경으로 효모 세포를 관찰해 세포가 어떻게 스스로 구성 성분을 분해하고 이를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지를 밝혀냈으며, 1993년에는 이 현상을 제어하는 유전자를 역시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노벨위원회는 “오스미 교수의 발견은 세포가 어떻게 세포 내 물질을 재활용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끌어냈다”며 “그의 발견은 세포 기아에 대한 적응과 감염 반응 등 여러 생리 과정에서 오토파지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토마스 페를만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수상소식을 전했을 때 그의 첫 반응은 ‘아’였다”며 “그는 매우매우 기뻐했다”고 설명했다. 1945년 후쿠오카에서 4형제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오스미 교수는 일본 도쿄대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 록펠러대에서 박사후과정을 밟았다. 이후 도쿄대 조교수와 자연과학연구기구 기초생물학연구소 교수 등을 지냈다. 2012년에는 일본 이나모리 재단이 인류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교토(京都)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스미 교수는 이날 수상자로 결정된 뒤 가진 교도통신과의 통화에서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첫 소감을 말했다. 또 NHK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오토파지를 연구한 이유는) 남들과는 다른 것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며 “자동분해가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체는 항상 분해작용 또는 포식을 반복하면서 형성과 분해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생명이란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은 지난해 오무라 사토시(大村智) 일본 기타사토(北里)대 특별영예교수가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데 이어 2년 연속이다. 또한 과학 분야로는 3년 연속이다. 2014년 아카사키 이사무(赤崎勇) 메이조대 교수, 아마노 히로시(天野浩) 나고야대 교수가 물리학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 도쿄대 교수가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오스미 교수를 포함해 모두 25명(미국 국적 취득자 2명 포함)으로 늘게 됐다. 이 가운데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7명, 생리의학상 4명 등 22명이 과학 분야 수상자다. 나머지는 문학상 2명, 평화상 1명이다. 수상자에게는 800만 크로네(약 11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300년 전 죽은 ‘아이스맨’ 생전 ‘목소리’ 복원해보니...

    5300년 전 죽은 ‘아이스맨’ 생전 ‘목소리’ 복원해보니...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5년 전인 알프스 빙하지대에서 온몸이 꽁꽁 언 채 죽은 사체가 발견됐다. 당시 이탈리아 경찰까지 나서 수사에 나섰으나 범인은 찾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5300여 년 전인 석기시대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 미라의 이름은 외치(Ötzi)로 '아이스맨'으로 더 유명하다. 최근 이탈리아 볼자노에 위치한 산 마우리치오 병원 연구팀이 외치의 음성을 디지털 복원해 관심을 끌고있다. 외치 발견 25주년을 맞아 지난 2월부터 외치 목소리 복원에 나선 연구팀은 성대와 성도(聲道·성대에서 입술 또는 콧구멍에 이르는 통로)의 길이와 구조를 바탕으로 그가 낼 수 있는 근사치의 모음을 구현해냈다. 공개된 음성은 '아에이오우'의 모음으로, 외치는 마치 골초가 말하는 듯 걸걸한 남자 목소리를 낸다. 연구를 이끈 롤란도 푸스토스 박사는 "소프트웨어로 외치의 목소리를 시뮬레이션하고 발성기를 사용해 음성을 만들었다"면서 "이번 성과는 보다 상세한 연구를 위한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흥미와 관심을 얻은 외치는 150cm 키에 40대 후반의 남자로 왼쪽 어깨 부근에 화살을 맞고 피를 많이 흘려 죽은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지난 2013년 미라 및 아이스맨 연구소(EURAC)측은 외치의 뇌 조직에서 추출된 단백질과 혈액 세포를 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외치가 죽기 직전 머리에 타박상을 입어 사망했다는 결론를 내렸다. 특히나 외치는 학자들에게 '과거'를 볼 수 있는 큰 연구자료가 됐다. 뼈와 피부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선사시대 인류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유전자 구조, 식생활, 병 등 당시의 모든 정보를 담고있는 타임캡슐과 같았기 때문. 또한 입고있는 의복과 활 등 무기도 함께 발견돼 당시의 문화적인 수준까지 알려주는 자료가 됐다. ‘유럽 최초의 피살자’라는 별칭을 가진 외치는 유럽에서는 ‘아이스맨 저주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는 외치를 처음 발견한 등산가 헬무트 시몬이 2004년 등반 도중 사망하고 이후 발굴과 연구에 참여했던 6명이 사고나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개구리 토사물에서 ‘신종 개미’ 찾았다

    [와우! 과학] 개구리 토사물에서 ‘신종 개미’ 찾았다

    개구리의 토사물에서 신종 개미를 발견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등 해외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에콰도르에서 발견된 신종 개미는 열대개미의 일종으로 학명은 ‘Lenomyrmex hoelldobleri’(이하 레노미르멕스)이며, 이 신종 개미를 ‘품고’ 있었던 개구리는 오파가 실바티카(Oophaga sylvatica)로 부르는 작은 개구리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온 몸이 밝은 오렌지 빛을 띠며 독을 가지고 있는 개구리인 오파가 실바티카는 다양한 먹이 중에서도 특히 개미를 매우 좋아한다. 연구진은 개미와 곤충을 먹는 개구리의 이동 범위를 특정한 공간으로 한정시키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게워내게 해 토사물 속 곤충 등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토사물 안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었던 신종 개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신종 개미는 개구리의 뱃속에서 죽은 채 발견됐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 개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입수하지는 못했지만, 고성능 입체현미경을 이용해 몇 가지 ‘단서’를 찾아낼 수 있었다. 우선 개미의 몸길이는 약 0.7㎝정도이며 주둥이를 이용해 자신보다 더 작은 먹잇감을 찾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로 흰개미와 같이 매우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에콰도르의 열대우림에서 살아있는 레노미르멕스를 발견할 경우, 이 개미들이 어떤 방식으로 다른 개미군락과 ‘의사소통’을 하는지, 어떤 먹이를 어떻게 사냥하는지 등의 더욱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학명 외에 실제로 부르는 이름은 ‘베르트 휠도블러’(Bert Holldoble)로 정해졌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이자 개미 전문가로도 유명한 그의 80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의미에서다. 개구리의 토사물에서 발견한 신종 개미와 관련된 연구결과는 온라인 공개 학술지인 ‘주키스(journal ZooKey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특허권·저작권 7만 2000건 압류

    경기도, 지방세 체납자 특허권·저작권 7만 2000건 압류

    경기도가 지방세를 내지 않는 체납자의 특허권 등 산업재산권과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을 압류하기로 했다. 28일 도에 따르면 조사결과 100만원 이상을 내지 않은 도내 체납자는 20만 7543명이며 이들이 보유한 산업재산권과 지식재산권은 7만 2251건으로 나타났다. 특허권 등 산업재산권의 경우 법인 3만 3155건, 개인 3만 3009건 등 6만 6164건이었고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은 6087건이었다. 도가 압류에 나서면 체납자들이 재산권을 매각·양도할 수 없으며 재산권으로 인해 발생한 수익은 추심의 대상이 된다. 도는 자진 납부를 유도하기 위해 2주간 유예기간을 거쳐 다음 달 20일부터 압류를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재산권과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체납자 가운데에는 유명 작가, 가수, 영화제작사, 의료재단 등이 다수 포함됐으며 체납액은 많게는 수억원에 달한다고 도 관계자는 전했다. 도는 이 가운데 1000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 명단을 관련 법규에 따라 다음 달 17일 공개할 방침이다. 서정덕 도 세원관리과장은 “의료수가, 리스 보증금에 이어 산업·지식재산권 압류를 통해 체납자들의 재산을 끝까지 추적, 조세 정의를 이루겠다”며 “광역체납기동팀을 앞세워 조그마한 것까지 찾아내는 ‘현미경 체납 징수 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광장] 댓글도 한번 안 보는 사람들/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댓글도 한번 안 보는 사람들/황수정 논설위원

    지난 추석 연휴 영남 지역의 으뜸 화제는 지진이었다. 다리 부러지게 차려진 차례상을 물리고서도 안줏거리는 따로 있었다. 시어머니에게서도 지진 후일담이 나왔다. 지붕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며 시작된 이야기는 엉뚱한 데로 흘렀다. 북새통에 안부 전화가 줄줄이 걸려 왔는데 막내아들이 맨 먼저, 그다음이 둘째딸, 내가 세 번째였다는 거다. 다음 순서들이 뒤를 받쳐 줬지만 김은 샜다. 삼등은 보통의 비유법으로는 낙제다. 졸지에 나는 삼등 며느리가 됐다. 먹통 지진 경고에, 늑장 재난 방송 때문에. 여기까지야 농 삼을 수 있다. 하지만 살림집과 주변 건물들이 무너졌더라면 상황은 딴판이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하루아침에 가족사가 달라지는 비극이었을 이야기다. 여러 말 필요 없는 역동적인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다. 큐 사인이 떨어지면 무대가 통째로 바뀌는 연극판을 방불한다. 수많은 가족사를 바꿀 뻔했던 강진 후유증 극복에 한참 더 초점이 맞춰져야 상식이다. 그런데 그새 지진은 귀퉁이 신세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국회 해임 건의안에 들쑤셔진 벌집이다. 야당은 뚜렷한 사유도 없이 장관 해임안을 밀어붙였다. 대통령은 벌집 쑤셔질 줄 알면서 해임안을 즉각 거부했다. 집권당이 단체로 피켓 시위를 하고 이정현 대표는 ‘비공개’ 단식에 들어갔다. 사람들은 진심으로 궁금해진다. 장관 한 사람의 거취를 놓고 저렇게들 사생결단할 일인가. 내게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상식으로 납득되지 않는 정치 뉴스에는 스크롤을 끌어내려 댓글을 살피는 것이다. 쓸데없는 시간 죽이기라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내 정치혐오증만 중증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 공간에서는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위안을 받는다. 댓글 나누기는 정치염증의 자가 처방쯤 되는 셈이다. 인터넷 댓글을 말장난 수준으로 보는 것은 현실감각 없는 편견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담은 촌철살인의 견해를 올리기도 한다. 얼마 전 어느 사회학과 교수한테서도 댓글의 효용에 대해 들은 적 있다. 간접 소통의 창구 기능이 기대치 이상이며, 속칭 ‘베댓’(베스트 댓글)의 위력이 방증한다는 것이다. 댓글 소통에 완전 동의한다. 누구도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정치 댓글의 대세는 30~40대 남성 유권자들이다. 며칠째 장관 해임안 파동에도 나는 열심히 스크롤을 내린다. 새삼 의문. 국회는 국민이 여전히 장관의 효용을 굳게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래서 한쪽에서는 장관의 자질을 현미경으로 물고 늘어지는 척하고, 한쪽에서는 행정 공백을 걱정하는 제스처일까. 착각들이다. 민망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댓글 하나를 옮긴다. “또 자기네끼리 기싸움판. 김재수를 조윤선(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바꿔 앉힌다 한들 대수라고?” 삽시간에 누리꾼들의 동의가 쌓인다. 민심이 이런 정도다. 여기까지 와 있다. 농식품부 장관과 문체부 장관이 내일 갑자기 자리를 바꿔치기해도 대세에 지장 없을 거라는 식의 회의주의가 깊다. 국민안전처 장관은 “활성단층 위에 원전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지진이 나도 장관의 밤잠은 깨우지 않는 것이 기상청의 매뉴얼이다. 풍자 개그에서나 나올 이야기를 실시간 쏟아내는 주인공이 현실의 장관들이다. 그런 정부에 이 순간에도 어떤 댓글 민심이 쏟아지고 있는지는 상상에 맡긴다. 재난도 각자 해결하는 DIY(Do It Yourself) 시대라고들 걱정이다. 국민안전처의 먹통에 겁이 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정부 대신 지진 경고문을 띄워 주는 ‘지진희 알림’이란 것도 등장했다. 이미 4만명 넘게 가입한 커뮤니티로 1분에 20개 넘는 지진 글이 올라오면 즉시 경고를 보내 준다. 지난주 지진 때도 안전처보다 4분이나 빨랐던 모양이다. 민망한 현실의 이야기다. 이달 초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국회 대표 연설에 귀를 세웠었다. “국민이 삶의 현장에서 객관적으로 쓴 댓글은 어떤 철학자나 정치학자에게 배우는 것보다 진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항상 댓글을 사냥할 것이며, 댓글 정치를 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벌써 그 약속을 까먹은 것 같다. 쏟아지는 댓글을 보고 있다면 저러고 있을 리가 없다. sjh@seoul.co.kr
  • 개구리 토사물에서 ‘신종 개미’ 발견 (연구)

    개구리 토사물에서 ‘신종 개미’ 발견 (연구)

    개구리의 토사물에서 신종 개미를 발견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등 해외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에콰도르에서 발견된 신종 개미는 열대개미의 일종으로 학명은 ‘Lenomyrmex hoelldobleri’(이하 레노미르멕스)이며, 이 신종 개미를 ‘품고’ 있었던 개구리는 오파가 실바티카(Oophaga sylvatica)로 부르는 작은 개구리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온 몸이 밝은 오렌지 빛을 띠며 독을 가지고 있는 개구리인 오파가 실바티카는 다양한 먹이 중에서도 특히 개미를 매우 좋아한다. 연구진은 개미와 곤충을 먹는 개구리의 이동 범위를 특정한 공간으로 한정시키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게워내게 해 토사물 속 곤충 등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토사물 안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었던 신종 개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신종 개미는 개구리의 뱃속에서 죽은 채 발견됐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 개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입수하지는 못했지만, 고성능 입체현미경을 이용해 몇 가지 ‘단서’를 찾아낼 수 있었다. 우선 개미의 몸길이는 약 0.7㎝정도이며 주둥이를 이용해 자신보다 더 작은 먹잇감을 찾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로 흰개미와 같이 매우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에콰도르의 열대우림에서 살아있는 레노미르멕스를 발견할 경우, 이 개미들이 어떤 방식으로 다른 개미군락과 ‘의사소통’을 하는지, 어떤 먹이를 어떻게 사냥하는지 등의 더욱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학명 외에 실제로 부르는 이름은 ‘베르트 휠도블러’(Bert Holldoble)로 정해졌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이자 개미 전문가로도 유명한 그의 80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의미에서다. 개구리의 토사물에서 발견한 신종 개미와 관련된 연구결과는 온라인 공개 학술지인 ‘주키스(journal ZooKey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5300년 전 죽은 ‘아이스맨’ 생전 ‘목소리’ 복원하다

    5300년 전 죽은 ‘아이스맨’ 생전 ‘목소리’ 복원하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5년 전인 알프스 빙하지대에서 온몸이 꽁꽁 언 채 죽은 사체가 발견됐다. 당시 이탈리아 경찰까지 나서 수사에 나섰으나 범인은 찾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5300여 년 전인 석기시대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 미라의 이름은 외치(Ötzi)로 '아이스맨'으로 더 유명하다. 최근 이탈리아 볼자노에 위치한 산 마우리치오 병원 연구팀이 외치의 음성을 디지털 복원해 관심을 끌고있다. 외치 발견 25주년을 맞아 지난 2월부터 외치 목소리 복원에 나선 연구팀은 성대와 성도(聲道·성대에서 입술 또는 콧구멍에 이르는 통로)의 길이와 구조를 바탕으로 그가 낼 수 있는 근사치의 모음을 구현해냈다. 공개된 음성은 '아에이오우'의 모음으로, 외치는 마치 골초가 말하는 듯 걸걸한 남자 목소리를 낸다. 연구를 이끈 롤란도 푸스토스 박사는 "소프트웨어로 외치의 목소리를 시뮬레이션하고 발성기를 사용해 음성을 만들었다"면서 "이번 성과는 보다 상세한 연구를 위한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흥미와 관심을 얻은 외치는 150cm 키에 40대 후반의 남자로 왼쪽 어깨 부근에 화살을 맞고 피를 많이 흘려 죽은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지난 2013년 미라 및 아이스맨 연구소(EURAC)측은 외치의 뇌 조직에서 추출된 단백질과 혈액 세포를 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외치가 죽기 직전 머리에 타박상을 입어 사망했다는 결론를 내렸다. 특히나 외치는 학자들에게 '과거'를 볼 수 있는 큰 연구자료가 됐다. 뼈와 피부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선사시대 인류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유전자 구조, 식생활, 병 등 당시의 모든 정보를 담고있는 타임캡슐과 같았기 때문. 또한 입고있는 의복과 활 등 무기도 함께 발견돼 당시의 문화적인 수준까지 알려주는 자료가 됐다. ‘유럽 최초의 피살자’라는 별칭을 가진 외치는 유럽에서는 ‘아이스맨 저주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는 외치를 처음 발견한 등산가 헬무트 시몬이 2004년 등반 도중 사망하고 이후 발굴과 연구에 참여했던 6명이 사고나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영탁의 시식남녀] ‘아구, 통술 공화국’을 찾다

    [김영탁의 시식남녀] ‘아구, 통술 공화국’을 찾다

    ‘마산’하면 ‘아구찜’이다. 서울이나 전국 어디를 가도 온통 ‘마산아구찜’식당이다. 상관없다. 마산 아구찜은 이미 전국구이기 때문이다. 원조 논쟁? 역시 중요하지 않다. 그냥 마산이다. 마산은 아구찜 식당마다 제각각 하나씩 아구의 일가를 이뤄왔다. 말 그대로 '아구 공화국'인 셈이다. 마산역으로 마중 나온 이상옥, 성선경, 이주언 시인을 만났을 때 마산역 광장의 시계탑은 오후 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끼니를 놓친 시인 무리들은 오동동할매아구찜 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표준어는 '아귀'다. 하지만 이 지역 말로 '아구'라고 불러야 금세 입속에 침이 고인다. 아구는 생긴 모양이 흉측하고 못생겨서 바닷고기가 흔할 땐 어망에 걸려도 어부들이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다에 던져버린 생선이다. 이제는 껍질과 내장, 아가미, 지느러미, 꼬리 또한 특유의 맛이 있어 뼈만 남기고 알뜰하게 발라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껍질은 콜라겐이 많아 사람의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아귀의 간은 비타민A가 많아 고소하고 진하며 남자들의 강장식품이다. 요리는 찜, 탕, 수육 등이 있다. 지방마다 요리방법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원조 격인 마산 지역은 아귀를 말려서 다시 불렸다가 아주 매운 양념으로 요리하는 것이 특별하다. 지금도 말린 아구로 아구찜을 만드는 식당이 있는데, 연세 드신 분들은 말린 아구찜이 오리지널이라며 그 맛을 만끽하기도 한다. 옛 음식은 이렇듯 추억 혹은 익숙함으로 형체를 바꿔 DNA에 각인된다. 하지만 말려서 꾸득꾸득한 마산 특유의 아구를 제외하고 생아구찜과 탕, 수육을 시켰던 것은 성선경 시인이 결정한 듯하다. 마산 특유의 아구를 주문하지 않은 이유는 나중에 이주언 시인의 설명을 듣고 알았다. 그의 입을 빌려 보면, 생아구로 만든 것보다 말린 아구 맛이 덜했다고 한다. 생선은 신선도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옛날에는 아구를 말려서 보관해두었다가 콩나물 등을 넣고 찜요리를 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생선을 보관하기 위해 말려야 했고, 말린 생선은 신선도가 떨어져 국물 맛이 잘 우러나지 않고, 그래서 여러 가지 야채를 넣고 찜요리로 만든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일행들은 한편으로는 마산막걸리잔 기울이느라, 한편으로는 아구찜과 수육을 오가며 젓가락질하느라 고개를 주억거렸던 것 같기도 하다. 시의 거리 마산의 시인들은 타관에서 온 시인의 손을 '시의 거리'로 잡아 끌었다. 시를 돌에 새겨서 세워놓은 소박하고 조용한 공원이었다. 마산이 한눈에 보이는 중심부여서 사방팔방으로 트였다. '누나야 석류꽃이 피었습니다/ 푸르듯 붉은 꽃이 가지마다 피었습니다/ 오월달 맑은 날에 잊은 듯이 피었습니다/ 누나가 가신 날에 잎사귀마다 그늘지어/ 하늘가 높은 곳에 몸부림치며/ 그때 같이 석류꽃이 피었습니다'('석류' 전문) 현촌 김세익(1924~1995) 시인의 시비는 날개 형태로 날아가는 돌 같다. 김세익 시인은 함경남도 홍원 출신으로 마산여고 교사로 10년을 마산에서 살았다. 이석(본명 이순섭·1925~2000)을 비롯해 조두남, 이은상, 이원수, 임화 등 수많은 시인과 예술인들을 배출하고 보듬은 마산의 품은 넉넉하고 따듯한 남쪽 도시이며 출렁이는 바다를 거느리고 있다. 마산은 '가고파'의 고장, 곧 노산의 고장이다. 또한 3·15 의거의 고장으로 그 정신을 강조하다 보니, 옥에 티 같은 노산의 흠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볼 수도 있을 법하다. 노산문학관이 될 뻔하던 건물은 마산문학관이 됐다. 전북 고창에는 미당문학관이 있다. 친일 흔적은 흔적대로 두고 미당의 문학적 업적은 업적대로 기리고 있다. 좀더 시간을 두고 객관적인 접근이 이뤄진다면 노산의 공과 역시 평가받을 수 있으리라. 합포만을 통째로 담은 통술집 '통술집'이라는 말이 궁금했다. 도대체 '통술'이 뭘까? 뭔가 큰 인심이 배어 있는 듯도 한데…. 술집은 바닷가의 특성을 잘 살린 곳이다. 술집이라고 부르기엔 먹거리가 너무 풍부하고, 음식점이라고 부르면 찾아가는 목적에 어긋나는 느낌이다. '통술집'은 식사를 하지 않고 찾아야 한다. 여기서 나오는 여러 가지 안주는 밥이 될 만큼 충분히 먹고도 남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안주로 만들어내기에 바다를 통째 안주로 낸다는 의미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요즘은 치킨 같은 다른 안주가 한두 가지 섞여 나오는 곳도 있다고 한다. 주인의 과잉친절 혹은 엉뚱한 애교인 셈이다. 술이 들어오는데 플라스틱 물통에 소주, 막걸리, 맥주가 꽉 채워져 있다. 성선경 시인과 필자의 연속적인 건배로 벌써 빈 병은 퇴역하고 남은 술병들은 병정처럼 통 속에 서 있었다. '바다를 가운데로 빙 둘러앉아서/ 이야기의 옷고름 풀어헤쳐요/ 당신은 소라의 가슴으로/ 당신은 가자미 눈짓으로/ 추억의 살점 저미어 건네 봐요/ 여기선 우리,/ 바다를 통째 건져서 마셔 봐요' (이주언 '통술집') '오동추야 오동동 긴 이야기 한겨울 깡통시장 다녀가고/ 속살 얼비치던 여인 치맛자락 쓸듯 합포 바다 잔잔한 설렘 시심으로 다녀가고'(김일태 '통술을 비워가는 사이') 도대체 바다에서 나오는 생선과 해물이 없는 게 없을 정도로 푸짐하여, 가히 전주에 있는 전주막걸릿집보다 못함이 없었다. 오히려 바다를 밥상으로 끌어당겨서 더 풍부하고 넘실거린다. 이주언 시인의 농익은 사랑이 저미는 시는 맛과 살〔肉〕을 통해서 사랑의 행위가 이루어지고 드디어 우리와 바다가 통째로 동일화한다. 특히 소라의 가슴과 가자미 눈짓은 은근하여 추억의 살점이 몸 안으로 살며시 들어온다. 김일태 시인은 통술을 비워가는 사이 긴 이야기를 깡통에 넣고 흔들고 있었다. 그렇게 축약된 얘기는 시가 되어 벌써 시심은 합포 바다에 다다랐다. '접시 위의 메로 구이는 결국 파국을 보여주지, 잔뜩 긴장한 속살 사이에서 툭 튀어나온 물렁물렁한 뼈, 그 뼈의 촉이 쓴 기억은 십 년이 지났다, 또 십 년이 지날 것이다, 기억을 향해 울기 시작한 물고기의 벌어진 입과 결별해 버린 저녁'(박서영 '메로 구이') '문을 열 때 멀뚱히 쳐다보는 눈/ 접시 위에 시 한 수로 누웠다/ 마주친 눈에 바다로 가는 물길이 잡힌다'(최석균 '도다리 시인') 온갖 해산물에 메로구이까지 내놓는 마산 통술집도 시인들의 술통을 다 채우지 못했다. 성선경 시인이 내밀하게 소개한 '부광수산'에서 도다리까지 저며낸 뒤에도 긴긴 밤은 쉬 끝나지 않았다. 이튿날 숙취로 쓰린 속은 복국 한 사발 들이킨 뒤 덜컹거리는 귀경 열차에서 성 시인의 시편 '복찌개'를 읊조리며 달랬다. '속 쓰린 소리 복, 복, 복/ 쓰린 속을 달래는 소리 복복, 복복, 복복/ 소기 풀리는 소리 복복복, 복복복'(성선경 '복찌개') 글·사진 김영탁 시인 tibet21@naver.com
  • 中 미세먼지의 민낯…1000배 확대해보니

    中 미세먼지의 민낯…1000배 확대해보니

    서해상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초가을 한반도를 뒤덮었다. '미세먼지의 고향'과도 같은 중국 베이징에서 미세먼지를 1000배로 확대한 이미지가 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환경공기질량지수(AQI)가 201~300사이면 ‘5급 심각한 오염’, 300이상이면 ‘6급 심각한 오염’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의 한 사진작가는 현미경을 이용해 1000배까지 확대해 본 결과 다양한 초미세먼지의 형태를 관찰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여러 물질이 한데 엉킨 복합체와 작은 미생물, 광물질 등이 포함돼 있었다. 색깔도 다양한데, 미세먼지 속 어떤 물질은 짙은 검은색을 띠는 반면 선명한 노란색을 띠는 물질도 있었다. 둥근 형태부터 막대기처럼 긴 형태, 일정하지 않은 원형 등 모양 역시 각양각색이다. 이것들을 250배로 확대했을 경우 그저 작은 알갱이들로만 보이지만, 1000배로 확대해서 보면 각기 다른 형태와 색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얼마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곧 저런 나쁜 것들이 즐비한 베이징으로 출장을 가야하기 때문”, “어쩐지, 밖으로 차를 몰고 나온 뒤 15분만 지나도 앞유리에 이상한 물질들이 끼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최근 중국의 한 보험사는 스모그와 관련해 AQI가 5일 연속 300을 초과할 경우 200~300위안의 스모그 수당(오염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10~50세 베이징 시민이 스모그 관련 질환으로 입원할 경우 최대 800위안을 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커버스토리] 자동폐기 굴욕 감액도 4차례…제헌국회부터 굴곡진 ‘추경史’

    정부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제출한 지 딱 한 달 만인 26일 국회에서 추경안 통과를 전제로 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이번 추경은 8월 임시국회 종료 전날인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정부는 헌정 사상 최초의 추경 무산을 피하게 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엄밀히 봤을 때 설령 이번 추경이 무산됐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의 봄’과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숨 가빴던 1980년 정부가 10월 초 추경안을 제출했지만 전두환 군부가 이미 5월 20일에 군 병력을 동원해 10대 국회를 사실상 해산해 버린 상황이라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되고 말았다. 그런데 똑같은 내용의 추경안이 자동폐기 바로 다음날인 10월 28일 다시 제출됐고, 전두환 군부의 국가보위입법회의(국보위)가 나흘 만에 이를 통과시켰다. 국가재정법은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 등으로 추경 편성의 조건을 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되기만 하면 여야 간의 정쟁으로 이어진다. 제헌국회에서도 그랬다. 우리나라 추경의 역사 속에 담긴 정치, 경제, 사회상을 살펴봤다. ●6·25전쟁 발발했던 1950년에는 총 7회 올해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정쟁에 민생이 파묻힌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예산안, 추경안 등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지는 정쟁은 이미 제헌국회(1948~1950년) 때부터 치열했다. 또 정부수립 초창기 국내 상황의 혼란과 여러 행정기능 미비로 인해 예산 편성부터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정부는 1949년과 1950년 회계연도가 시작된 뒤에야 예산안을 제출했고, 어쩔 수 없이 2년 연속으로 당장 급히 써야 할 돈을 가예산으로 편성·집행했다. 이후 본예산을 현재의 추경인 ‘추가예산’의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했는데, 이마저도 당시 세수 및 세출 예측 능력의 부족으로 여러 차례의 추경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6·25전쟁이 일어난 1950년에는 모두 일곱 번의 추경이 이뤄졌다. 현재 기록이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추경은 1950년 3월 23일 국회에 긴급 동의 형식으로 상정된 ‘단기 4282년도 제3차 추가예산’이다. 당시 여당이었던 대한독립촉성국민회 소속 황호현 의원은 3차 추가예산을 재정경제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고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긴급 동의했다. 그는 “5월 총선거를 앞두고 의원 대다수가 시골로 내려갔기 때문에 본회의조차 정족수를 간신히 채운 상황”이라면서 “예산을 심사할 재정경제위원회 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늘 하루에 심사를 끝내고 내일 통과시키자”고 주장했다. ●기록상 가장 오래된 추경 ‘1950년 3차 추가예산’ 그러자 야당인 한국민주당 서우석 의원이 “재경위 종합심사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서 다루는 것이 도리어 시간을 더 끌게 된다”며 반발했다. 또 같은 당 김상순 의원은 “농림부의 예산 산출 인원수 계산이 기획처의 계산과 차이가 나는데, 확인해 보니 농림부가 틀렸다”면서 “이런 유사 사례가 많을 테니까 재경위에서 1차 심의만큼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결국 당시 추경안은 야당의 주장대로 분과위원회를 거치고 3월 27일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이 빼도 박도 못하는 허점을 지적해 ‘현미경 심사’를 관철시켰던 것이다. 추경이라고 하면 보통 나랏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태풍 등으로 무너진 도로·시설물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는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씀씀이를 줄인 ‘감액 추경’도 네 번이나 된다. 6·25전쟁 발발 직후였던 1950년 7차 추경 때 정부는 세수와 세출 56억원을 줄였다. 전쟁으로 인해 세금을 걷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자연히 세수와 세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1982년에는 추경에서 2643억원을 삭감했는데, 전년도에 국보위가 정부가 잘못 계산해 제출한 세입·세출을 제대로 심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해 상반기까지 예상 경제성장률 전망치(8%) 달성이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 1982년의 실질경제성장률은 8.3%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이었던 1997년 10월, 그해 1차 추경에서 8722억원을 감액했다.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환란이 그해 하반기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자연히 세수에 펑크가 날 수밖에 없었다. 예상보다 덜 걷힌 세금은 1조 5909억원이었고, 전년도에 쓰지 않고 남았던 세계잉여금 7187억원을 이입해도 9000억원 가까운 수입과 지출을 줄여야 했다. 정부가 구제금융 지원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기 이전에 이미 감액 추경이 위기를 알리고 있었던 셈이다. ●외환위기 직후 1998년 1조 6985억 최대 감액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3월 1차 추경은 우리 역사에 가장 치욕적인 추경으로 기록되고 있다. ‘경제점령군’으로 들어온 IMF는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전년도에 정부가 짜고 국회가 통과시킨 예산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줄여 금융 구조조정 비용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6985억원을 감액했다. 당시 실무 사무관으로 추경 작업에 참여했던 한 정부관계자는 “우리가 짠 예산을 다시 우리가 줄이면서 공무원 급여부터 삭감하는 것도 기분이 나빴는데, 계속해서 IMF의 눈치까지 봐야 했다”면서 “약간이나마 ‘망국(亡國) 관료’의 심정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1998년 9월에는 세수를 메우기 위해 5조 4902억원을 보전하는 세입추경을 포함, 실업·경기대책 마련을 위한 12조 2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이 실시됐다. ●2002년 태풍 루사 피해때 제출 ~ 통과 ‘딱 3일’일반적으로 군부 독재 시절의 정부 추경안이 국회를 더 빨리 통과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헌정 사상 가장 빨리 국회를 통과한 것은 의외로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태풍 ‘루사’ 피해 복구를 위한 4조 1000억원 규모의 추경이었다. 2002년 9월 10일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바로 그날 국회 재정경제위, 행정자치위, 운영위, 교육위에 회부됐고, 다음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 그리고 약간의 수정을 거쳐 이틀 뒤인 9월 13일 본회의에 상정돼 바로 통과됐다. 2002년 DJ 정부의 마지막 해로 각종 특별검사와 게이트가 쏟아지기는 했지만,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또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민심을 외면한 채 정쟁을 벌일 수는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리역 폭발사고’ 재해 아닌 인재로 긴급 편성 가슴 아프면서도, 특이한 사연을 지닌 추경은 1977년 11월 2차 추경이었다. 행정부의 기틀이 어느 정도 잡히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의 추경은 주로 태풍과 오일쇼크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1977년 2차 추경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 때문에 긴급 편성됐다. 11월 11일 이리역에 서 있던 화약수송열차가 관리원의 부주의에 따른 화재로 폭발해 직경 16㎞ 이내의 집과 건물이 모두 파괴됐고, 58명이 사망하고 1400여명이 부상했다. 1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 피해는 당시 돈으로 100억원이 넘었다. 피해가 얼마나 컸던지 폭발 사고 뒤, 이리 시내 다방과 음식점에는 반창고로 얼굴이나 손등을 허옇게 바르고 나온 사람들로 넘쳐났다고 전해진다. 당시 정부는 사고 나흘 뒤인 11월 15일 사고 복구를 위한 5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열흘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물론 5억원으로는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보상비를 노린 투기꾼들이 이리에 몰려들면서 민심마저 흉흉해졌다. 그런데 이 사고로 유명해진 인물이 있는데, 바로 ‘20세기 최고의 코미디언’ 이주일이다. 사고 당일 이리역에서 500m 떨어진 삼남극장에서 관객 600여명이 들어찬 가운데 인기가수 하춘화의 리사이틀이 열리고 있었고, 폭발사고로 극장 지붕이 내려앉고 의자가 뒤집혀 6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무명 MC였던 이주일은 자신도 머리가 함몰돼 4개월 넘는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쓰러져 있던 하춘화를 업고 극장 밖으로 나왔다. 이주일은 이 사건 이후 ‘의리의 사나이’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춘화는 2007년 11월 열린 이리역 폭발사고 30주년 추모행사의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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