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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핵정책 이중잣대 논란

    |파리 이종수특파원|영국의 핵정책이 이중잣대라는 도마위에 올랐다. 토니 블레어 총리가 4일 차세대 핵잠수함 건조계획을 포함한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발표한 탓이다. 미국과 영국이 이란, 북한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을 상대로 핵활동 중단 압력을 넣는 상황에서 새 핵무기 시스템 계획이 필요하냐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영국 국내에서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새 핵무기 계획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BBC방송이 5일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불량국가들의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핵 억지력을 포기하는 것은 현명치 못하며 위험한 일”이라며 “낡은 트라이던트 핵잠수함을 교체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예산은 400억달러(약 37조원)로 추정된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노동당 다수 의원들의 반대를 의식, 핵잠수함 수를 4척에서 3척으로 줄이고 핵탄두 보유량도 200기에서 160기로 감축할 계획이라는 타협안도 내놓았다. 블레어는 “냉전은 끝났지만, 다른 핵위협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기에 영국은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북한과 이란 등 핵야망을 가진 국가 가운데 일부가 테러리즘과 연계할 가능성이 있어 세계 정세가 불안정하다.”고 설명했다.vielee@seoul.co.kr
  • [108년만의 항만노무 개혁] 부산 항만인력 상시공급체제 전환 안팎

    [108년만의 항만노무 개혁] 부산 항만인력 상시공급체제 전환 안팎

    노조가 독점 공급하던 부두의 노무인력 공급권한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항만의 인력공급 체제 개편은 1898년 성진부두에서 항운노조가 결성된 지 108년 만의 일이다. 부산항운노조는 최근 상시 고용체제(상용화) 도입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한 결과 80%에 육박하는 찬성표를 얻었다. 따라서 내년부터 부산 부두의 노무인력공급은 하역회사 별로 상시고용체제에 의해 진행된다. 이 결과는 현재 상용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인천항과 평택항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상용화의 필요성 전국 항만엔 2만 2000여명의 근로자가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은 하역업체 소속으로 장비 운전이나 현장 관리를 하고 나머지 절반은 항운노조 소속으로 단순 노무 작업을 한다. 그동안 신 항만 등 극소수를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 항만의 단순 노무 근로자의 인력공급은 항운노조의 독점 공급에 의해 이뤄졌다. 하역업체는 건마다 수시로 항운노조에 인력을 요청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항운노조는 이런 인력 공급에 있어서의 독점적인 지위를 108년 동안 이어 왔다. 이런 체제는 항만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현재 항만은 기계화되는 추세이고 컨테이너는 규격화 됐다. 또 선박 귀항은 정기적으로 이뤄진다. 과거처럼 항만 운영이 들쭉날쭉하게 이뤄지는 환경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해양수산부 전재우 항만운영과장은 “항운노조는 항만이 새 장비를 도입할 때마다 손실 보장을 요구, 항만의 현대화와 기계화는 늦어졌고 이런 문제점은 항만의 외국자본 유치에도 걸림돌이 됐다.”고 밝혔다. ●노조에 대한 보상은? 전반적인 개편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제정된 ‘항만인력공급체제의 개편을 위한 지원특별법’을 통해 이뤄진다. 주요 내용은 노·사·정 협의로 상용화를 한다는 것을 전제로 100% 고용보장과 정년 보장, 현재 임금 보장, 조기 퇴직시 생계 지원금 지급, 퇴직금 충당 관리 위원회에 대한 정부의 무이자 대출 지원 등이다. 상용화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해양부는 퇴직금 충당 융자금과 생계안정지원금 등을 위한 예산 412억원을 마련했다. 퇴직금 충당금은 항운노조 조합원이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금이다. 업체 소속이 아닌 항운노조 소속이면 법률상 사용자가 없다. 따라서 퇴직금을 받을 곳이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퇴직금 충당 관리 위원회가 생겼다. 하역 요금의 11.3%가 위원회에 충당된다. 나중에 퇴직할 때 충당된 돈을 받게 돼 있다. 하지만 상용화가 이뤄지면 퇴직금을 받을 인력이 순식간에 늘어나 퇴직금 충당 관리 위원회에 자금이 부족하고 이 점이 상용화 추진의 주요 걸림돌이었다. 이 문제는 정부의 무이자 대출을 통해 풀렸다. 또 생계지원금 지급은 국고 지원으로 이뤄진다. 항운노조원은 일용직 근로자에서 항만물류기업의 정규 직원이 된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련 법령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게 차이점이다. 즉 고용보험 등 4대 보험과 유급 휴가 혜택이 이뤄진다. ●외국의 상용화 사례는 정부는 이처럼 재정지원을 통해서라도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입장이다. 외국에서 상용화를 한 사례를 보면 정부가 항만 개혁을 위해 필요한 재원의 50%이상을 부담한 경우가 많다. 또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주도해 특별법을 제정해 상용화를 추진했다. 이처럼 정부가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은 인력과 물류비 절감 등 경제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과 프랑스, 호주는 각각 1989년,1992년,1996년에 항만 노무관련 개혁을 통해 상용화가 실시되기 시작했다. 아시아에선 대만이 1997년 항만 민영화 정책을 추진해 항만노조의 노무 공급 독점권을 전격 폐지했다. 상용화를 실시한 뒤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에선 각각 52%,50%,33%씩 인력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항만시설 확충과 장비 현대화로 선박의 항만 체류 시간도 크게 줄었다. ●부산항 상용화의 효과 상용화가 정착되면 현재 항만 하역에 투입되는 인력의 30∼40%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 부산항과 인천항의 경우 30% 인력이 감소하면 연간 약 351억원의 물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선박의 항만 내 체류시간이 크게 줄어 항만 이용자의 비용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인천항과 부산항에서 500억원 상당의 비용이 절약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처럼 선박의 항내 체류시간이 약 14%준다고 가정하면 부산항과 인천항에서 연간 약 271억원의 비용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항만물류기업은 인력관리 등 부두운영에 대한 자율성이 확대돼 물류비가 줄고 장비 현대화를 통해 항만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국가 전체적으론 우리 항만에 대한 대외신인도가 향상돼 외국 선사의 신규 유치는 물론 다국적 물류기업의 투자 유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부산항의 상용화는 현재 상용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인천항과 평택항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 항만운영과 우수한 사무관은 “협상에서 고용 보장과 퇴직금 지급 등 쟁점의 협의에 부산항의 상용화 협상안이 지침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우리나라의 최대 항만에서 개혁이 이뤄진 선례는 인천항과 평택항의 상용화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항운노조 노무독점권의 역사 항운노조의 지금과 같은 독점적인 노무인력공급권은 1876년 부산항이 개항하면서 등장한 ‘도반장’제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도반장은 부두 하역작업을 지휘하는 작업반장에 해당하는 직책. 화물이 부두에 도착하면 화주는 도반장에게 하역작업을 의뢰, 도반장은 필요한 인력을 모아 하역작업을 지휘했다. 임금까지도 도반장이 일괄적으로 받아 나눠주는 형태였다. 이 같은 도반장 제도의 틀이 100여년 동안 이어져오면서 도반장이 항만노무인력을 독점 공급했다. 1980년 계엄상태에서 노동청 노동조합 정화지침에 따라 부두노조와 운수노조가 항운노조로 통합되면서 독점적 노무인력공급권은 더 강화됐다. 도반장은 연락원(현재 반장)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부두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관리하고 작업을 지휘하는 막강한 권한은 여전했다. 이 때문에 부두에서 일을 하려면 노조원이 돼야 하고 노조원이 되기 위해서는 금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채용비리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지난해 부산항운노조채용비리에 대한 검찰수사로 노조간부가 구속되는 등 채용비리 소문은 일부 사실로 드러나 비난이 거세지자 부산항운노조측은 노무공급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항만노무공급체계 개편작업이 본격화된 것이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항만물류과 관계자는 “하역작업이 많지 않고 불규칙했던 과거에는 도반장 형태가 맞는 측면도 있었고 외국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오랫동안 유지돼 왔다.”면서 “그러나 항만시설이 현대화되고 선박운항이 정기화되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이번에 상용화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주말탐방] 대전역 어제와 오늘

    [주말탐방] 대전역 어제와 오늘

    KTX가 104편 운행되고, 역 이용객만 주말 5만명. 역사내 회의실이 생기고, 새달 철도빌딩을 신축하며 철도 메카 위용을 뽐내지만 때론 아이들의 놀이터… 때론 노인들의 휴식처… 때론 학생들이 시위하던 광장, 그 희미한 옛추억의 블루스가 그립다. ‘역’은 ‘이별’을 연상케 한다. 만남과 새로운 출발의 의미도 있지만 대중가요에 실린 기차역은 아쉬움의 상징으로 표현돼 있다. 3남지방의 관문이었던 대전역.1959년 발표된 ‘대전부르스’의 무대이면서 전국에서 가장 넓은 광장(3500평)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전설(?)이 돼 버렸다. 정치와 시위·집회로 들끓었던 광장은 국내 최초의 대중교통 환승시설로 탈바꿈했다. 대전부르스는 기념비만으로 그 존재를 알리고 있을 뿐이다. 고속열차 개통과 전국 곳곳에 대형 할인매장이 들어서는 시대의 변화속에 교통의 중심지인 대전역을 뒷배경으로 위풍을 자랑하던 중앙시장도 그 위세가 크게 꺾였다.1905년 역사 신축 이후 100년 가까이 모습을 지켜 오던 대전역사는 2004년 지상 4층의 초현대식 건물로 단장하면서 과거와 완전 단절됐다. ●민족의 아픔 간직한 대전역 대전역과 사라진 광장은 일제시대 수탈 물자의 집산지, 광복 뒤에는 교통의 요충지, 6·25전쟁 당시는 피란민들의 이별 현장이라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만큼 넓은 장소가 없다 보니 17대 총선을 앞두고 정당 후보의 옥외연설회가 금지되기 전까지는 각종 정치행사장으로 유명세를 탔다.80년대에는 대학생과 노동계의 시위장소가 됐고 낮에는 아이들의 놀이터로, 저녁에는 노인들의 휴식처로도 애용됐다. “잘있거라 나는 간다….”로 시작되는 불멸의 히트곡 ‘대전부르스’의 배경인 대전발 0시50분 목포행 완행열차는 사라진 지 오래다. 이 노래가 만들어질 당시는 호남선도 대전역을 거쳐 서대전역으로 향했지만 회덕 분기점이 생기면서 필요성이 없어졌다.0시 50분 열차는 1960년 03시 05분 열차로 변경됐지만 수명은 오래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은 오전 6시 20분 대전역을 출발하는 무궁화호가 목포행 완행열차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지는데 결정적인 소재가 된 새벽녘 역에서의 남녀간 이별은 이젠 영화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추억이 됐다. 대전역의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중앙시장이다. 삼남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부상한 대전역 주변 중앙시장은 삼남지역에 생활물자를 공급하는 도매상 역할을 했다. 전국에서 상인과 손님이 몰리면서 동대문과 남대문 시장과 견줄 만큼 위세를 날렸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오전 6시30분부터 9시까지는 남쪽 택시 진입로를 중심으로 인근 도시에서 보따리를 이고 모여든 노점상들이 좌판을 벌여 과거 화려했던 상권의 현장을 기억하게 만든다. 광장을 가득 메웠던 비둘기도 대부분 사라졌다. 옛 정취라야 홍합과 어묵, 가락국수 등을 파는 역 광장 입구의 포장마차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역을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잡는 정도다. 대전역의 명물 가락국수의 정취도 많이 달라졌다. 열차 정차시간이 짧아지면서 극적인 ‘국수넘기기’가 불가능해졌고 인스턴트화되고 먹을거리가 다양해지면서 국수를 찾는 이들도 중장년층이 주고객이다. 역 구내에 다양한 편의시설이 생기고 교통시설이 역에 가까워지면서 역 주변 상권도 크게 위축됐다.30여년간 역전에서 가게를 열고 있는 낙원다방 여주인은 “열차를 기다리거나 친구를 만나기 위한 손님이 북적거리던 때가 눈에 선하다.”면서 “요즘은 예약이 활성화되고 역 안에 커피숍 등이 생기면서 역 손님보다는 단골 손님들만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철도의 허브…현대화의 고통도 대전역은 KTX 104편 등 하루 평균 260여대의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10개의 선로 중 2개만 화물선로이고 나머지 8개는 여객열차가 운행된다. 역 이용객은 평일 3만 5000명, 주말에는 5만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전역 지하 동서관통도로가 개통되고 택시와 자가용 진입로가 들어서면서 대전역 광장은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과거 시내방향인 동쪽에서만 역으로 진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동서 양쪽이 모두 오픈됐다. 대전역에서는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 대전 사람조차 호남선은 서대전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지만 대전역에서도 하루 2차례 호남선이 시발·종착한다. 오전 6시20분 목포행과 오후 4시40분 광주행 무궁화호 열차가 출발하고 오후 4시5분, 오전 5시45분 각각 도착한다. 바쁜 현대인을 위해 역사내 회의실을 빌려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국토의 중심, 교통의 요충지로서 장점을 한껏 살린 사업으로 회의에 필요한 이동거리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들어 11월 현재 1억 6600만원의 짭짤한 부수입을 올렸다. 대전역의 발전은 더욱 가속화될 듯하다.2010년 경부고속철도가 완전 개통돼 열차수 증가가 예상되고 특히 다음달 철도빌딩 신축을 계기로 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철도의 축인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동거는 대전을 명실공히 철도의 메카가 되는 것이고 대전역은 그 관문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장흥진(54) 대전역장은 “대전역의 중요성을 감안해 현재 1만 1417㎡인 역사를 2010년까지 1만 4264㎡로 증축할 계획”이라며 “이용객 편의를 위한 편의 확대뿐 아니라 소규모 공원과 공연장 등도 조성될 예정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대전역의 개발은 현대화의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 시설이 좋아지면서 노숙자가 크게 증가했다.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오전 3∼5시까지만 역을 폐쇄하다 보니 노숙자 관리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겨울철이 되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대전역이 동서로 오픈되면서 역이 시민들의 이동 통로가 됐다. 당연한 서비스로 생각하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대합실이 만남의 장소로, 대화의 장으로 돌변하다 보니 간혹 열차 이용객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노점상 문제는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도로가에 노점이 펼쳐지다 보니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데다 주변 시장 상인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구청에서는 관할권이 철도공사에 있다며 단속을 미루고 있지만 백발이 성성한, 하루 몇천원을 벌겠다며 집을 나선 이들을 대책없이 무작정 쫓아낼 수만도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장 역장은 “아무리 현대화되고 첨단화되더라도 역의 애환과 정취는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가락국수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은 열차 정차시간이 대부분 2분이어서 후다닥 내려 가락국수를 먹는다는 것이 불가능해요.” 대전역 하행선 매점에서 16년째 국수를 판매하는 박선자(53·여)씨는 운행중인 열차에 탑승한 승객은 대전역에서 가락국수를 먹을 생각을 아예 하지 말라고 야박하게도 경고했다. 대전역과 연상되는 것 중 대표적인 하나가 ‘가락국수’다. 특히 요즘 같이 찬바람이 휘몰아칠 때면 모락모락 따사로운 김이 올라오고, 새빨간 고춧가루가 면발 위에 내려앉은 가락국수는 생각만으로도 군침을 돌게 한다. 그래서 ‘삼순이’마저 가락국수를 먹으러 대전역을 찾았다. 완행열차가 사라지고 최고급 열차가 새마을호에서 KTX로 바뀌었듯 대전역 가락국수의 역사도 변화됐다. 봉지면에 양념, 육수까지 인스턴트화되면서 이론적으론 전국 역내 매점의 국수맛은 동일해졌다. 가락국수라는 이름도 사라지고 우동으로 통일됐다. 유부·튀김 등 삽입 재료에 따라 이름만 다르다. 대전역에는 상·하행선에 각각 1곳씩 우동집이 영업중이다. “여기 유명한 가락국수집이 어디냐.”고 물으면 상행선 우동집 주인마저 박씨집을 추천한다. 4평 남짓한 작달막한 박씨의 가게안은 의자가 4개뿐이지만 앉고, 선 사람들이 우동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연신 ‘호호’ 불어내느라 밖에서 보면 새벽 안개 낀 들판처럼 희뿌연하다.3000원의 행복가치는 충분하다. 손님도 변했다. 통일호와 무궁화호, 새마을호가 운행될 적엔 열차 탑승객이 주 고객이었다. 열차가 정차하자마자 뛰어내리는 손님이 많아 항상 ‘5분’대기조였지만 지금은 열차를 기다리는 손님이 고객이다. 박씨는 “같은 반죽이라도 끊이는 시간이나 불꽃크기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면서 “옛날처럼 퉁퉁 부은 면은 없지만 국물맛을 잊지 못해 손님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을철 주말에는 하루에 700여그릇을 팔던 때가 있었다. 요즘은 150∼200그릇이 최고지만 그래도 매출은 KTX 개통 이후 나아지고 있다. 가락국수 손님은 뜨내기가 없다고 했다. 먹어본 고객이 잊지 않고 다시 찾는다. 며칠, 몇달, 몇년 만에 방문한 고객이라도 기억나는 얼굴이 수백명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녀만의 영업 노하우. 플랫폼 영업은 초단위로 움직이기에 계산기나 영수증 사용이 불가능하다. 고객이 1만원이나 5000원을 낼 것을 대비해 항상 잔돈을 준비해 놔야 한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Local] 자갈치시장 새달 1일 재개장

    “현대화로 새롭게 단장한 자갈치시장 구경 오이∼소”. 부산시는 지난 8월 새 단장을 끝낸 ‘부산의 명물’ 자갈치시장이 다음달 1일 다시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자갈치시장 상인들은 다음달 1일 개장을 위해 현재 업소별로 수족관 설치 등 제반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비상하는 갈매기’ 형상을 한 자갈치시장은 2003년부터 총 사업비 440억원을 들여 부산시 중구 남포동에 있던 낡고 좁은 시장건물을 헐고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7837평 규모의 현대식 건물로 거듭났다. 또 시장 주변에 650여평의 친수공간이 확보된 데다 건물 외벽에 설치된 52개의 조명등이 환상적인 야간경관을 이뤄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자갈치시장이 노후화 등으로 열악한 재래시장의 모습을 보여 왔으나 새 건물 건립으로 국제적인 관광명소로서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 대한항공, 보잉 항공기 25대 구매

    대한항공이 기종 현대화와 공급력 확대를 위해 미국 보잉사로부터 10년에 걸쳐 최신형 항공기 25대를 구입한다. 대한항공은 21일 인천 하얏트호텔에서 미국 보잉사와 2009년부터 10년간 항공기 25대를 55억 달러에 도입하는 내용의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국내 항공사의 항공기 단일 구매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대한항공이 이렇듯 항공기를 대량 구매키로 한 것은 무엇보다 세계 여객 및 화물 항공시장이 매년 5∼6%씩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시장에서 기종 선점을 통해 안정적인 노선 운영을 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는 셈이다. 중국의 전면적인 항공 자유화를 앞두고 항공 수요 증대에 대비해 공급력을 확대한 측면도 강하다. 대한항공은 현재 118대의 항공기를 갖고 있다. 이번 계약 외에도 2009년부터 보잉사의 차세대 항공기인 B787 10대를 인도받고 2010년부터는 프랑스 에어버스사에서 차세대 2층 비행기인 A380 5대를 들여올 예정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고] ‘北核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북한은 지난 10월9일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아홉 번째로 핵클럽에 가입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를 통한 경제·외교적 제재와 함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을 통한 압박을 시도하고 있다.11월7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또는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부시 행정부가 쉽사리 대북압박을 후퇴시킬 것 같지는 않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차분히 국민적 합의를 구하고 장단기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분열적 내부논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핵사태를 몰고 온 원인과 관련한 “미국의 압박이 주범” “햇볕정책의 결과” 등의 논쟁은 옳지도 않고 생산적이지도 않다. 문제의 발단은 북한 체제에 있다. 북한은 미국의 압박이나 햇볕정책이 있기도 전인 1950년대부터 체제와 정권의 안전을 지켜줄 수단으로 핵보유를 꾀해왔다.“전쟁을 피해야 하므로” 또는 “북핵은 우리에게 무해하므로”라는 이유를 내세우면서 북한에 계속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매 단계마다 이 논리를 수용한다면 우리는 북핵의 노예가 되는 순간까지 뒷걸음질을 계속해야 한다. 안 될 말이다. 북핵이 용인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은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 정설이 돼 있다. 북한이 핵보유를 고수한다면 여러 차원에서 파장이 미칠 것이다. 국제차원에서 북핵은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을 약화시키고 NPT 체제의 관리자 격인 미국에 대한 정면도전이 된다. 동북아에서는 일본의 안보불안을 부추김과 동시에 정치·군사적 강대화를 꾀하는 일본 지도자들에게 군사현대화를 가속화하는 빌미를 주게 된다. 이는 중·러의 대응을 초래하여 동북아의 안보환경이 혼탁하게 됨을 의미한다. 궁극적으로는 동북아에 핵경쟁의 회오리바람을 몰고 올지도 모른다. 북핵은 한반도에서 남북한 군사균형을 변질시키면서 남북관계를 왜곡시키는 중요변수가 될 것이다. 핵무기는 우리가 맞대응을 할 수 없는 ‘비대칭 위협’이기 때문에, 경제력이나 기술력에서의 우리의 우위를 일순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는 와일드카드다. 또한 핵무기는 평시에는 상대의 양보를 강요하는 정치·외교적 무기이기 때문에 남북관계에 있어서 한국의 입지가 약화될 소지가 크다. 북한을 동족이자 통일 파트너로 인정하고 그들과의 협력창구를 개방해 두는 것은 그 자체로 필요한 일이지만, 위험한 행동에 대해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우리의 대북 지렛대를 유지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하나하나 대책들을 수립해나가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국제사회의 대북억제력을 활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국력의 한계를 가진 우리로서는 한·미·일 삼국간의 공조체제를 다지고 그것을 토대로 다시 중국과 러시아를 움직여나가는 단계별 공조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기조 위에 미국의 핵우산을 강화하는 일,PSI 참여를 결정하는 일, 미사일방어(MD)를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일, 안보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주한미군 조정을 추진하는 일 등을 차근차근 처결해 나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군사력의 과학화와 재래무기 첨단화를 통해 독자적 대북 억제력을 함양해나가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핵실험은 한국에 생사와 존망의 갈림길(生死之地 存亡之道)을 강요하는 사태이다. 이러한 때에는 우선 국민이 북핵의 발단과 위험성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이루면서도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는 차분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만큼 북한을 경험해봤다면 6자회담에 대해서도 냉정할 줄 알아야 한다. 북한의 대화복귀 그 자체만으로 감격하는 것은 안보의식을 유지하거나 장단기 안보과제들을 수행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포스코건설·석유公 100억弗 나이지리아 철도사업 참여

    포스코건설과 한국석유공사가 나이지리아 철도 현대화 사업과 생산유전 개발에 참여한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과 나이지리아 다우코루 석유성 장관은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나이지리아 철도현대화 사업과 유전개발을 연계하는 협력약정(MOU)’을 체결했다. 포스코건설과 나이지리아 교통부간 MOU도 이날 체결됐다. 이번 MOU는 한국이 나이지리아 2단계 철도 현대화 사업을 수행하고, 이에 필요한 자금의 일부를 장기 저리의 상업차관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나이지리아측은 이에 대한 대가로 현재 생산 중인 유전 지분을 한국측에 양도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철도 현대화 사업은 협궤인 기존의 철도를 표준 궤도로 전면 개편하는 프로젝트다. 남부 유전지대인 포트하코트에서 수도인 아부자를 거쳐 북부의 마이두그리까지 총연장 1500㎞에 이르는 대역사다. 이 사업에는 총 100억달러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될 전망이다. 포스코건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공사 수주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가락 농수산물시장 ‘친환경 시장’으로 변신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이 현대적인 ‘친환경시장’으로 변신한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는 2017년까지 가락시장에 국비·시비 5040억원을 투입, 현대화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1985년 개장한 시장은 주요 시설이 낡고 쓰레기, 악취 등 환경문제가 심각해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외곽에 녹지대 3만평 조성 현대화사업은 3단계로 나눠 시행된다. 공사는 1단계(2006∼2009년)로 관리서비스동을 신축한다. 직판 시장, 식자재 상가, 사무실 등 부대시설을 도매시설과 분리해 가락시장의 도매기능을 강화한다. 2단계(2009∼2016년)는 달라진 유통 환경을 반영해 경매장, 중도매인 점포 등 도매유통시설을 현대식 시설로 재건축한다. 3단계(2016∼2017년)에선 집배송센터, 가공처리장, 저온·냉동창고 등 물류 지원시설을 대폭 확충한다. 특히 환경친화적 도매시장이 되도록 가락시장 외곽에 주민들이 이용할 녹지대 3만여평과 산책로, 소공원 등을 조성한다. 또 쓰레기와 폐수 등을 지하에서 처리, 분진·악취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한다. 민원이 많았던 소·돼지 도축장은 충북 음성으로 옮긴다. ●빠르면 내년 말 착공 시장 주변의 교통혼잡을 해소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탄천변 도로를 6차선으로 확장, 농수산물 운송차량 전용도로로 만든다. 주차빌딩 등을 건설, 주차공간을 1만면 이상으로 확충한다. 대형 컨테이너 차량이 원활하게 진출하도록 하역기계화를 추진하고 시장구조를 개선해 물류동선을 최적화할 방침이다. 김주수 사장은 “현대화 사업으로 가락시장이 저비용·고효율 현대시장으로 변신해 연간 550억원의 유통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사는 지역 주민과 시장유통인,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초 설계를 발주한 후 내년 말 또는 2008년 초에 착공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포스코, 阿서 100억弗 공사 딸듯

    포스코건설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해외건설 단일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인 100억달러 규모의 공사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나이지리아 서부 해안 유전도시인 포트 하코트에서 수도 아부자를 거쳐 동부 마이두그리까지 이어지는 1500㎞의 철도 현대화 공사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이 공사는 사업비가 100억달러 이상으로 단일 공사로는 해외건설 수주 사상 가장 큰 규모다. 우리 정부는 오는 6∼7일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맞춰 유전개발, 전력, 철도 부문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방침이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현재 350억달러 규모의 철도 현대화 계획을 추진 중이며, 포스코건설은 2단계 사업에 대해 나이지리아측에 참여 제안을 했다. 포스코건설측이 제안한 사업방식은 나이지리아측이 현재 원유를 생산중인 광구를 시가보다 싼값으로 한국에 제공하고, 포스코건설은 이 광구를 담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공사를 하는 형태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가락 농수산시장 현대화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이 현대적인 ‘친환경시장’으로 변신한다. 서울시 농수산물공사는 2017년까지 가락시장에 국비·시비 5040억원을 투입, 현대화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1985년 개장한 시장은 주요 시설이 낡고 쓰레기, 악취 등 환경문제가 심각해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외곽에 녹지대 3만평 조성 현대화사업은 3단계로 나눠 시행된다. 공사는 1단계(2006∼2009년)로 관리서비스동을 신축한다. 직판 시장, 식자재 상가, 사무실 등 부대시설을 도매시설과 분리해 가락시장의 도매기능을 강화한다. 2단계(2009∼2016년)는 달라진 유통 환경을 반영해 경매장, 중도매인 점포 등 도매유통시설을 현대식 시설로 재건축한다.3단계(2016∼2017년)에선 집배송센터, 가공처리장, 저온·냉동창고 등 물류 지원시설을 대폭 확충한다. 특히 환경친화적 도매시장이 되도록 가락시장 외곽에 주민들이 이용할 녹지대 3만여평과 산책로, 소공원 등을 조성한다. 또 쓰레기와 폐수 등을 지하에서 처리, 분진·악취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한다. 민원이 많았던 소·돼지 도축장은 충북 음성으로 옮긴다.●빠르면 내년 말 착공 시장 주변의 교통혼잡을 해소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탄천변 도로를 6차선으로 확장, 농수산물 운송차량 전용도로로 만든다. 주차빌딩 등을 건설, 주차공간을 1만면 이상으로 확충한다. 대형 컨테이너 차량이 원활하게 진출하도록 하역기계화를 추진하고 시장구조를 개선해 물류동선을 최적화할 방침이다. 김주수 사장은 “현대화 사업으로 가락시장이 저비용·고효율 현대시장으로 변신해 연간 550억원의 유통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사는 지역 주민과 시장유통인,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초 설계를 발주한 후 내년 말 또는 2008년 초에 착공한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폐허의 땅에 싹트는 강렬한 생명 의지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세계무용축제의 동시 개막으로 10월 내내 봇물을 이뤘던 해외 공연들이 축제 폐막과 더불어 썰물처럼 빠져나간 무대에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연극 2편이 나란히 선보인다. 국립극단이 제작하는 오태석 작·연출의 ‘태(胎)´(11월10∼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와 성남아트센터·극단 우투리의 ‘한국 사람들´(11월10∼19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은 세계화 시대에 우리 고유의 정서와 전통의 의미를 새삼 되짚게 하는 작품이다. 20년 넘게 극단 목화를 이끌다 올초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된 오태석 연출가는 한국적인 전통미학을 가장 잘 살리는 연극인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세조의 왕위찬탈과 모성본능, 끈질긴 생명력 등을 제의적인 형식으로 다룬 ‘태’는 한국 현대연극사의 빛나는 수작으로 손꼽힌다. 1974년 초연 이후 끊임없이 재공연되며 호평을 얻었던 ‘태’가 국립극장이 올해 처음 선정한 ‘국가 브랜드’공연의 자격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국가 브랜드’는 향후 3년간 장기 지원을 통해 세계 무대로의 진출을 모색하게 된다. ‘태’는 권력 쟁취를 향한 피비린내나는 살육전과 그 한가운데서 새 생명의 탄생으로 산고를 치르는 아낙네를 교차편집시키며 권력의 잔인한 속성과 핏줄에 대한 강렬한 본능을 두루 일깨운다. 같은 작품이라도 공연마다 다른 무대를 선보여온 오태석 연출가는 이번 공연에서도 여러 변화를 꾀했다.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의 비중을 키우고, 단종을 세조와 당당히 맞서는 인물로 설정한 것 등이 그렇다. 한지를 활용한 종이옷과 국악기의 선율이 전달하는 시청각적인 즐거움도 남다르다. 장민호, 백성희 등 원로배우를 비롯해 국립극단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내년 1월 인도국제연극제에 초청돼 뉴델리와 캘커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02)2280-4115. ‘한국사람들’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세계적인 프랑스 작가 미셸 베르나르의 희곡을 극단 우투리가 프랑스 여성 연출가와 함께 만드는 한·불 합작극이다. 길을 잃은 프랑스 유엔군 병사의 시선으로 전쟁이 광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폐허의 땅에서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하는 마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 우투리’ ‘이리와 무뚜’ 등을 통해 한국 전통연희양식의 현대화를 추구해온 극단 우투리는 이를 한판 씻김굿으로 풀어낸다.‘우리 집에 왜 왔니’‘가위 바위보’ 등 전통놀이와 배우들의 몸짓, 옷을 이용해 보여 주는 전쟁의 이미지들은 격정적인 동시에 냉철한 비판의 칼날을 세운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연극을 공부하고, 현재 서울에 머물고 있는 연출가 마리온 스코바르트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의 변정주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11월7일 아르코미술관실에서 극작가 미셸 비나베르와의 심포지엄이 열린다.(02)762-081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동두천 시장 수뢰혐의 구속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광준)는 23일 시 사업의 시행사인 특정업체로부터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받은 최용수(51) 동두천시장을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최 시장은 지난 2003년부터 재래시장 현대화와 관련해 20억원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행사인 A업체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3000만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 시장은 이날 오후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A업체가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을 실시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계약 관계 등 세부 사항은 알지 못했다.”고 혐의 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의정부 연합뉴스
  •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이노근 노원구청장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이노근 노원구청장

    “노원구는 도심과 멀다는 이유로 행정은 물론 생각마저 폐쇄적이었어요. 이제는 현안들을 해결해 동북부의 허브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250만 동북부 주민의 중심도시로” 민선 4기 출범 이후 이제 갓 100일을 넘긴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노원구를 250만 서울 동북부 주민들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이같은 선언은 장밋빛 공약이 아니라 실천이 뒤따른다. 그의 실천력은 그의 성격으로도 알 수 있다. 이 구청장은 적극적이다. 해결이 어렵다고 해서 ‘안 된다.’며 포기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곳저곳 문을 두드려 보고, 또 연구하고 생각을 바꾸면 반드시 길이 있다는 신념의 소유자이다. 실제로 만년 숙원사업으로 분류됐던 각종 현안들도 이 구청장의 손을 거치면 생명을 얻어 추진력이 생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하철 4호선 창동차량기지 이전. 당초 노원구는 7호선을 연장해 이 차량기지를 포천으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포천까지는 25㎞, 이전비용도 만만치 않아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다. 이 때 그가 내놓은 것이 4호선을 연장, 남양주 별내지구로 옮기는 안이다. 거리가 5㎞에 불과해 비용도 적게 들고, 인근 교통난 해소에도 보탬이 돼 건설교통부 등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조만간 남양주시와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용역을 발주키로 했다. 창동차량기지 옆 운전면허시험장은 경찰청과 원칙적으로 이전 합의를 했다. 성사되면 창동차량기지와 부지를 포함 7만 4000여평이 문화·상업·공원시설로 탈바꿈한다. 이 구청장은 “창의는 아이디어이고, 아이디어는 곧 경쟁력이다.”면서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최근 서울시 간부회의에서는 그를 벤치마킹하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동부간선도로 확장은 이 구청장이 발로 뛴 노력의 결실이다. 월계1교∼의정부 시계간 7.6㎞ 확장공사는 지난 2004년 광역도로로 지정된 이후 올 2월 착공 계획이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설계마저 중단됐다. 이 구청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서울시에 건의서를 내는 한편, 건교부와 국회 등을 찾아 다녔다. 결국 동부간선도로는 내년 2월 노원 구간(월계1교∼녹천교)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중계2동 중계근린공원이 영어과학공원으로 변신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공원 현대화 계획을 보고받고 여기에 동·식물 암석과 화석 생태공원과 천체관측시설 등을 넣어 원어민 교사 등을 통해 영어로 교육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적은 돈으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둔 것이다. ●당현천 개발로 활력 불어넣기 박차 그는 “예산이 풍족하지 않은 노원구는 아이디어와 마케팅 개념을 도입해 적은 돈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둬야 한다.”면서 “영어과학공원은 영어마을을 만들 수 없는 노원구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고 말했다. 요즘 이 구청장이 매달리는 일은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동북부에 섬처럼 정체돼 있는 노원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당현천 개발도 그 일환이다. 마른 하천인 당현천을 1년내내 물이 흐르도록 하고, 벽천폭포·교량·체육공원·광장 등을 조성, 노원의 ‘청계천’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내년에 착공한다. 도시미관 개선 차원에서 아파트 단지의 용적률을 높이고, 대신 건폐율을 낮춰 쾌적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월계동에 시범단지를 지정했다. 이 구청장이 이끄는 노원구의 청사진이 하나둘씩 성과를 내고 있다. ■ 걸어온 길 ▲출생 1954년 충북 청원군 ▲학력 청주공고, 중앙대 경제학과, 경기대 국제관계대학원 ▲경력 행정고시 19회, 서울시 문화·주택기획과장·시정개혁단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종로·금천·중랑 부구청장, 종로구청장 권한대행, 서울산업진흥재단 사무국장,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서울문화사학회 부회장 ▲수상 근정포장, 녹조근정훈장, 홍조근정훈장 ▲가족관계 신인수씨와 1남1녀 ▲취미 등산, 음악감상 ▲기호음식 설렁탕, 칼국수 ▲존경하는 인물 박정희 전 대통령 ▲좌우명 정심성의(마음은 바르게 뜻은 참되게) 글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옻칠은 예술이다…외길 55년

    옻칠은 예술이다…외길 55년

    글 · 사진 김부기시인 통영옻칠미술관 무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던 8월 중순 어느 날 오전, 칠예가 김성수 선생님을 뵈러 <통영옻칠미술관>을 찾았다. 시내를 조금 벗어난 화삼리 언덕에 자리잡은 미술관은 정갈하고 평화로와 보인다. 미술관을 들어서니 선생님은 기다리신 듯 반갑게 맞아 주신다. 칠순을 벌써 넘기신 분 같지 않게 건강하고 활기 넘쳐 보인다. 온화한 얼굴에 좀 수줍게 웃는 모습이 다정하고 마음씨가 고울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휴게실로 안내하여 바다가 바라보이는 쪽으로 자리를 권하시더니 앞 바다 풍광을 자랑하신다. 전혁림 원로 화백께서 풍경화를 그릴 때, 맨 먼저 이 바다를 그렸다며 구도가 아주 완벽하지 않느냐고 하신다. 특히 달밤에 보는 이 앞 바다의 은파와 섬 그림자는 가히 환상적이라며 당신의 정원이라도 되는 양 으쓱해 하신다. 그래 그런지 선생님이 풍기는 인상과 체취가 앞 바다의 정취와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선생님의 안내로 전시실을 돌며 작품들을 보기로 한다. 회화성과 장식성이 돋보이는 제1전시실은 주제가 ‘칠예’로, 여기에는 선생님의 작품만이 아니라 제자들과 다른 칠공예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작품의 제작기법과 과정 등 설명을 들으면서 천천히 둘러본다. 탈태기법으로 조형된 작품 앞에 섰다. 부드러운 곡선과 매끈한 피부가 머금은 농염한 광택, 그것은 은근히 내비치는 절제된 관능이었다. 작품이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서울올림픽을 주제로 제작하신 두 폭 가리개 양식의 <비상>에 이르러서는 한쌍의 봉황이 연출하는 역동감과 자개와 옻칠만이 표현할 수 있는 찬란한 색채미의 앙상블에 나는 압도되고 만다. 이 방에는 선생님이 처음으로 국전(제12회, 1963)에 출품하여 공예부 최고상인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한 <문갑>도 전시되어 있는데, 놀랍게도 이 작품으로 연 3회 특상을 수상했다 한다. 음양을 좌우대칭으로 대비시킨,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해서 큰 반향을 일으켰을 이 옻칠 목가구도 40년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는 듯, 요즘 작품들과 견주어 보면 좀 고졸한 느낌도 든다. 제2전시실은 ‘장신구와 테이블 웨어’를 주제로 하고 있다. 주로 여성들을 위한 액세서리와 수수한 탁상용 소품들로 꾸며져 있어 서민들도 옻칠 제품에 손쉽게 다가갈 수 있게 통로 구실을 하는 것 같다. 특히 여기에는 숙명여대 출신 제자들의 재기발랄한 깜찍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옻칠화(Ott Painting)’의 제3전시실은 나전칠기의 전통기법을 현대미술에 접목시킨 ’옻칠로 표현한 회화’로 회화성과 장식성이 돋보이는 새로운 영역이다. 옻칠은 옻칠만이 갖고 있는 3가지 독특한 미학적인 특징이 있다. 그것은 광채와 장식성과 조각미로 다른 도료와는 스스로 차별성을 갖는다. <칠예의 문> 앞에서 격자문 저 안쪽의 옻칠화 <달을 향하여>를 이윽히 바라보다가 오늘 관람한 작품들의 느낌을 나름대로 간추려 본다. 화려해도 사치스럽지 않고(칠예), 투박한 듯 세련되며(장신구), 밝고 흥겹다(옻칠화). 새로 개척하는 장르인지라 낯설어야 할텐데 늘 보아온 듯 친숙하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칠예가 김성수 선생님은 1935년 통영에서 태어났다.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한 친척 아저씨의 권유’로 1951년 통영에 설립된 ’도립 경상남도 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 제1기생으로 들어갔다. 6·25 전쟁 중이라 피란 온 이 방면의 고명한 분들로 강사진이 짜였다. 줄음질은 김봉룡, 끊음질은 심부길, 칠예지도에 안용호, 데생은 장윤성, 디자인 설계제도는 유강렬 선생에게서 배웠다. 이밖에 피란 와 통영에 머물던 칠예의 거장 강창원, 화가 이중섭 씨의 특강에 통영출신 화가 김용주 전혁림 김상옥 김종식 제씨도 자주 들러 지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봉룡 선생의 부름을 받아 1953년 2년 과정을 수료하고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부산으로 가서 고등학교에 편입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익힌 기능을 중도에서 손 놓아서는 안 되겠다 싶어 야간부로 옮기고 통영칠기사에 입사하여 낮에는 나전칠기 기술을 익히며 장인정신을 키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통영의 ‘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의 부소장(소장은 도지사였다)을 맡고 계시던 김봉룡 선생의 부름을 받았다. 다시 통영으로 와서(1956) 모교인 양성소의 강사로서 나전기법·옻칠기법·디자인(도안) 제도·정밀묘사·공예사 등 거의 전 과목을 후배들에게 가르치는 한편 스스로 이론 정립과 실기 연마에 여념이 없었다. 이러기를 6년, 통영은 바닥이 좁아 스스로 한계를 느꼈다.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고 연구해야겠다는 열정과 포부를 지니고 1962년 3월에 상경하여 본격적인 창작활동에 들어갔다. 이듬해인 1963년 제12회 국전에 <문갑>을 출품하여 최고상인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하고, 내처 연 4회 특선하여 국전추천작가가 되었다. 1969년에는 홍익대학교 공예학부 전임교수가 되어 후학교육과 작품활동을 병행하였다. 그 사이 두 차례에 걸쳐(1973~1975) 정부파견으로 아프리카 북단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튀니지에 가서 칠공예를 지도하기도 했다. 이것이 빌미가 되어 유럽 여러 나라의 작가들과 교류하게 되었고, 파리에 가서는 그곳 작가들과 함께 창작활동도 하였다. 옻칠화에 전념… LA에서 전시회 이러는 과정에서 우리 전통예술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고 전통나전칠기와 채화칠기에 바탕을 둔 새 장르의 형상화 작업을 시도하였으니 이것이 칠예조형물과 한국옻칠화이다. 그러나 바쁜 일정에 매여 정작 자신이 개척한 새로운 미술 장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창작과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가 없었다. 이런 형편과 선생님의 속내를 알아차린 미국에 사는 큰 따님의 배려로 미국에 건너가 1998년 7월부터 그곳에 머물면서 한국옻칠화 연구에 전념하게 된다. 2002년 미주 중앙일보 창간 28주년과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여 미주 중앙일보가 초청하고 LA와 뉴욕 한국문화원이 후원하여 LA한국문화원에서 〈한국현대옻칠화전〉을 개최했다. 이때 새로운 이 미술 장르에 〈한국옻칠화(Ott Painting)〉라는 이름을 지어 붙이고 이를 전 세계에 선포하였다. 그 이듬해인 2003년 뉴욕 한국문화원 갤러리 코리아에서 다시 개최하여 뉴욕 화단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호평을 받았다. 이어 2004년 5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옻칠로 표현한 회화’라는 주제의 개인전을 가지면서 세계미술계에 새로운 장을 연 옻칠미술가로 우뚝 서게 된다. 고희의 나이로 고국에 돌아와 전통문화의 현대화라는 어려운 작업의 큰 마디를 넘기고, 많은 제자와 친지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선생님의 감회는 어떠하였을까? 맨 먼저 무슨 생각이 났을까? 고향과 어머니, 옛 은사들과 제자들, 나전칠기와 옻칠미술, 예향과 옻칠 르네상스를 위한 마지막 봉사…. 이런 것 아니었을까? 그럴 때 진의장 통영시장의 은근한 귀향 권유가 때를 맞춘 것 아닐까? 사재를 몽땅 털어 고향 언덕에 결국 선생님은 2004년 8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귀국하여 고향으로 돌아오셨다. 용남면 화삼리 고향 ‘미늘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산언덕에 1천 2백여 평의 땅을 사서 150평의 아담한 집을 짓고 2006년 6월 15일 ’통영옻칠미술관’을 개관하였다. 이는 국가가 인정하는 유일한 옻칠미술관으로 현대옻칠 중견작가들의 작품 8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옻칠이라는 화두 하나를 붙들고 55년 외길을 걸어오신 선생님에게 이 정감어린 미술관은 꿈의 완성일까, 새로운 꿈의 시작일까? 400년 나전칠기의 고장 통영을 21세기 세계옻칠문화의 요람으로 새롭게 꽃 피우려면 옻칠전문기능공의 양성이 선결문제라며 이에 대한 복안과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지만, 힘든 일 싫어하는 세태인지라 걱정부터 앞선다. 이 미술관에 선생님의 사재를 몽땅 쏟아 붓고도 모자라 연금까지 일시불로 받아 보태었다는데, 미술관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데 지극히 인색한 풍토에서 운영이 어려울 것은 뻔한 일이다. 세계미술시장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한국옻칠미술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이 절실하다. 고향에 돌아와서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으시는 선생님의 얼굴을 오래오래 보고싶다.         월간 <삶과꿈> 2006.10 구독문의:02-319-3791
  • 독일-러시아 ‘경제 밀월’

    독일-러시아 ‘경제 밀월’

    유럽의 오랜 숙적 러시아와 독일이 밀월관계에 접어들었다. 역사적 앙금도, 정치적 명분도 힘을 잃게 만드는 돈의 위력이다. 12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따르면 두 나라의 밀착은 에너지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이미 독일 에너지 소비량의 3분의1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주 독일 드레스덴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두 나라가 발트해 남쪽에 건설 중인 북유럽 가스관 사업을 설명하면서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 독일의 ‘특별한 역할’을 강조했다. 가스관 사업이 독일을 “단순한 가스 소비국을 넘어 러시아 가스를 유럽에 공급하는 중요한 ‘분배자’ 역할을 담당하게 할 것”이란 얘기였다. 양국의 교역규모도 빠르게 증대하고 있다. 상반기 두 나라의 무역 총액은 31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1년 무역량과 맞먹는 규모다. 두 나라의 협력은 에너지 분야를 넘어 자본투자 등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미 1000여개의 독일 기업이 러시아에 사무실을 열어두고 있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 단연 최대규모다. 역설적인 사실은 독일에 앙겔라 메르켈의 우파정부가 들어선 뒤 두 나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것이다. 드레스덴에서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와 독일이 같은 사업 원칙 위에서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발생한 러시아 언론인 피살사건으로 푸틴 정부의 인권문제가 국제적인 이슈로 제기되던 시점이었지만 메르켈 총리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평소 러시아의 취약한 법치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던 메르켈 총리의 행보를 감안한다면 이례적이다. 게르노트 엘러 독일 외무차관은 독일이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게 되는 내년 1월부터 러시아와 EU 25개 회원국을 묶는 자유무역지대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협력과 상호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주식을 교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엘러 차관은 “상호 의존에 기반한 윈·윈 상황을 발전시키기 위해 교차기업 프로그램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냉전 시절이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다. 조너선 스턴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장은 “고유가로 돈방석에 올라선 러시아로선 부를 에너지 의존경제를 다변화하고 현대화하려는 데 쏟아부으려고 한다.”면서 “여기엔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1970년대부터 러시아에 투자를 해온 독일이 핵심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데스크시각] ‘동질감 마케팅’ 글로벌 전략이다/정기홍 산업부 부장급

    지난달 말 베트남 통신시장을 둘러봤을 때 현지 이동통신업체 한 임원은 다음의 말을 전했다. 이 임원은 “(시장 공략이) 힘들다. 현지의 국가기간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통신 서비스여서 더 그렇다.”며 답답함을 말했다. 하지만 베트남 시장은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베트남 시장에 대한 국내 통신업체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투자 성공 여부도 관심사로 등장했다.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투자 리스크(위험) 또한 만만찮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이런 베트남이 왜 투자 매력 대상국인가? 베트남이 ‘새벽녘 동이 트는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남한의 두배 정도인 8500만 인구를 가졌고 최근 몇년간 통신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어 여건이 좋다. 이동통신시장은 연평균 7∼8% 성장 중이고, 이동전화 보급률도 2004년 5.8%에서 지난해에는 12%로 확대됐다. 또한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동남아 벨트’를 넘어 거대한 인도시장까지 파고 들 수 있는 중심이다. 베트남은 캄보디아, 라오스 등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정치·경제 중심지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이 달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 통신시장이 개방돼 투자 여건도 나아졌다. 베트남 시장에는 KT와 SK텔레콤이 90년대 말부터 투자를 시작했다.KT는 베트남의 통신 현대화사업으로,SK텔레콤은 현지에 SLD텔레콤을 설립,‘S폰’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S폰은 론칭된 이후 3년3개월만에 사업 성공 가능성이 엿보인 100만 가입자(시장 점유율 5.3%)를 최근 돌파했다.SLD텔레콤은 오는 2008년에 800만 가입자로 시장 점유율 20%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 임원의 말처럼 베트남 시장은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리스크를 감내하며 투자에 나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베트남 통신시장은 국영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특수성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 정서적, 환경적으로 많이 닮은 베트남인의 정서를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현지화, 즉 동질화 전략을 마케팅에 접목하자는 것이다. 베트남은 우리와 비슷한 가족중심의 생활 문화를 갖고 있다. 한국인과 결혼해 단란하게 사는 가족 사진 한장만큼 친밀도를 높일 마케팅 전략이 어디 있겠는가. 한국의 ‘젓가락 문화’와 ‘빨리빨리 문화’도 많이 닮았다. 베트남 국민들은 손재주가 좋은 편이다. 손재주가 좋다는 것은 손으로 하는 일을 즐겨한다는 말과 상통한다. 휴대전화 단말기 보드를 놓고 손가락을 쉼없이 움직이는 한국의 ‘엄지족’을 연상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도 오토바이로 신속하게 움직이는 베트남인과 아주 흡사하다. 바로 ‘속도’다. 단말기와 오토바이를 연상시키는 마케팅 전단지도 좋은 전략일 수 있다. 중기적으론 프리미엄 서비스 전략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베트남에선 하얀 피부를 가진 여성을 제일의 미인으로 친다고 한다. 거리에서는 따가운 햇살을 막기 위해 온통 얼굴을 가리고 오토바이를 타는 여성 행렬을 볼 수 있다. 베트남에서 부는 ‘명품 바람’을 통신 마케팅에 접목하자는 것이다. 이와는 다르지만 정부의 ‘세일즈 외교’도 사업 성공의 필수 요소다. 국내 기업의 베트남 통신사업은 본래 기업이 주도한 것이 아니었다. 몇년 전 정보통신부가 추진한 환(環)태평양권에 대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벨트’ 구상에 따른 프로젝트였다. 정부의 ‘부지런한’ 지원이 이같은 현지화 전략과 함께 작동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베트남 통신시장은 투자기업 입장에선 아직 ‘개척과 불안’이 교차하는 현장이다. 베트남 시장의 성공은 이같은 전략들이 맞아떨어질 때 성공의 길을 열 수 있다. 정기홍 산업부 부장급 hong@seoul.co.kr
  • [국제플러스] ‘미술열차’ 한달간 이탈리아 운행

    유명 현대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특별열차가 한 달 동안 이탈리아를 누빈다.‘1일 미술 열차박물관’이란 이름의 열차는 다음달 1일부터 31일까지 토리노를 출발해 팔레르모를 거쳐 밀라노로 돌아오게 되는 등 모두 28개 도시를 방문한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여섯 량의 객차를 꾸며 만든 박물관에 전시된 화가들에는 조르지오 드 키리코, 마리오 시로니, 안토니오 리가부에, 엔리코 바즈, 안드레아 카스켈라, 살바토레 퓨메, 조르지오 모란디 필리포 데 피시스, 레나토 구투소 등 이탈리아의 내로라하는 현대 미술가들이다.
  • 새단장 신림4동 재래시장 25일 재개장… 할인 잔치

    신림4동 재래시장이 5개월간 현대화 공사를 마치고 25일 문을 연다. 관악구(구청장 김효겸)는 침체된 재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재래시장을 새롭게 단장하고 있다. 구는 신림동 492의9 일대 220m구간(점포 97개)에 20억원을 들여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전기·소방시설·상하수도·도시가스 등 기반시설을 개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상인, 지역주민 등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갖는다. 재개장을 기념해 30일까지 상품을 최고 30%까지 할인하고 경품추첨 노래자랑 등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했다. 김 구청장은 “봉천4동 청룡시장 등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경제현대화 플랜 주도

    주르차니 페렌츠(44) 총리는 저소득층 출신의 정치지망생에서 일약 재계와 정계의 거물로 떠오른 인물.2004년 9월 메드제시 페테르 전 총리가 중도하차한 뒤 42세의 젊은 나이로 총리직에 올랐다. 서부 파퍼 지방에서 태어나 공산당 통치기인 1980년대 당 청년회 간부를 지내다 89년 민주화 이후 경제인으로 변신, 국가 자산을 헐값에 사들이며 재계 큰손으로 떠올랐다.2002년 총선직전 정계에 복귀, 메드제시 전 총리 밑에서 체육부 장관을 지낸 뒤 낮은 당 지지도로 고민하던 지도부에 의해 새 총리로 전격 발탁됐다. 지난 4월 총선에서는 경제 전반의 현대화를 목표로 한 ‘100단계 프로그램’을 제시, 지지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89년 이후 처음으로 여당이 연속 집권에 성공하는 데 공을 세웠다.
  • 가락동 농수산시장 공원처럼

    개장 20년이 지나 노후화된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현대화하는 사업이 내년부터 추진된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내년부터 2017년까지 국비·시비·농수산물가격안정기금 등 모두 5040억원을 투입해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현대화하는 재건축 사업을 벌일 방침이다. 관계자는 “이같은 내용의 사업계획을 지난 21일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발표했다.”면서 “현재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1985년 개장한 가락시장은 대지면적만 16만 4000평으로 서울시 농산물 수요의 50%를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개장 2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된 시설이 문제로 지적됐다. 게다가 각종 농산물 쓰레기와 악취, 교통체증 등으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가락시장을 시 외곽 그린벨트 지구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부지확보의 어려움과 환경단체의 반발 등으로 무산되자 시에서 현대화 사업을 통한 환경개선에 나서게 된 것이다. 시는 우선 가락시장내 1만여평에 불과한 녹지를 2만 5000여평으로 늘려 환경친화적 시장을 조성할 방침이다. 지상에 있는 쓰레기 및 폐수처리설비, 가공처리장 등 혐오시설은 모두 지하시설로 바꿔 녹지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시장 진출입로를 기존의 송파대로에서 탄천변도로로 바꾸고 시장내 주차장 규모를 늘려 인근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이 겪는 교통체증과 주차난을 해소할 계획이다. 현재 2차선 도로인 탄천변도로는 5∼6차선으로,5000여대를 수용하는 주차장은 1만여대로 확대된다. 국내 농수산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대규모의 친환경농산물 전문매장이 설치되고, 가락시장 자체의 안전성 인증을 붙이는 제도도 시행된다. 시는 이밖에 ▲저온냉장시스템 확대 ▲물류 및 포장처리 기계화 ▲집배송센터 설치 ▲도·소매 기능분리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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