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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쉐보레 ‘임팔라’ 오늘부터 사전계약 접수, 제공되는 것들 보니? ‘기대감 ↑’

    쉐보레 ‘임팔라’ 오늘부터 사전계약 접수, 제공되는 것들 보니? ‘기대감 ↑’

    쉐보레 ‘임팔라’ 오늘부터 사전계약 접수, 제공되는 것들 보니? ‘기대감 ↑’ ‘쉐보레 임팔라’ 쉐보레 ‘임팔라’가 31일부터 사전계약을 받는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의 베스트셀링카인 ‘임팔라’가 9월 출시를 앞두고 31일부터 사전계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임팔라는 1957년 첫 출시된 이래 10세대에 걸친 혁신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쉐보레의 대표 대형 세단이다. 이번에 국내에는 4기통 2.5리터와 6기통 3.6리터 가솔린 모델이 출시된다. 임팔라의 전장은 5110㎜로 경쟁 차량인 현대차의 그랜저(4920㎜)나 르노삼성의 SM7(4995㎜)보다 길다. 외장 색상은 블랙과 실버, 화이트가 제공된다.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를 지원하는 차세대 마이링크(MyLink)와 스마트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한 8인치 전동식 슬라이딩 터치스크린이 전 모델에 기본사양으로 적용됐다. 임팔라는 다양한 최첨단 능동 안전 사양을 갖췄다.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FSR ACC)과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CMB)은 레이더와 전방 카메라를 통해 인지된 잠재적인 사고 상황을 운전자에게 ‘헤드업 LED’를 통해 시각·청각으로 경고하며 긴박한 상황에서는 능동적으로 개입해 사고를 예방한다. 총 10개의 에어백과 전방·후측방·사각지대·차선이탈·차선변경 경고 시스템과 같은 프리미엄 안전 사양이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제공된다. 판매가격은 2.5리터 LT 모델이 3409만원(2.5리터 LTZ는 3851만원), 3.6리터 LTZ 모델은 4191만원이다. 다음달 11일 개최되는 임팔라 미디어 쇼케이스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역사와 전통을 계승한 임팔라로 쉐보레 승용 라인업을 완성하게 돼 기쁘다”며면서 “웅장한 디자인, 파워풀하고 안락한 주행성능, 첨단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안전 사양과 편의 사양을 바탕으로 국산 및 수입 준대형급은 물론 그 이상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일단 완성차 형태로 임팔라를 수입할 계획이다. 한국GM의 동급 모델인 알페온은 3분기 중 단종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쉐보레 ‘임팔라’ 오늘부터 사전계약 접수, 가격은 얼마?

    쉐보레 ‘임팔라’ 오늘부터 사전계약 접수, 가격은 얼마?

    쉐보레 ‘임팔라’ 오늘부터 사전계약 접수, 가격은 얼마? ‘쉐보레 임팔라’ 쉐보레 ‘임팔라’가 31일부터 사전계약을 받는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의 베스트셀링카인 ‘임팔라’가 9월 출시를 앞두고 31일부터 사전계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임팔라는 1957년 첫 출시된 이래 10세대에 걸친 혁신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쉐보레의 대표 대형 세단이다. 이번에 국내에는 4기통 2.5리터와 6기통 3.6리터 가솔린 모델이 출시된다. 임팔라의 전장은 5110㎜로 경쟁 차량인 현대차의 그랜저(4920㎜)나 르노삼성의 SM7(4995㎜)보다 길다. 외장 색상은 블랙과 실버, 화이트가 제공된다.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를 지원하는 차세대 마이링크(MyLink)와 스마트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한 8인치 전동식 슬라이딩 터치스크린이 전 모델에 기본사양으로 적용됐다. 임팔라는 다양한 최첨단 능동 안전 사양을 갖췄다.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FSR ACC)과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CMB)은 레이더와 전방 카메라를 통해 인지된 잠재적인 사고 상황을 운전자에게 ‘헤드업 LED’를 통해 시각·청각으로 경고하며 긴박한 상황에서는 능동적으로 개입해 사고를 예방한다. 총 10개의 에어백과 전방·후측방·사각지대·차선이탈·차선변경 경고 시스템과 같은 프리미엄 안전 사양이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제공된다. 판매가격은 2.5리터 LT 모델이 3409만원(2.5리터 LTZ는 3851만원), 3.6리터 LTZ 모델은 4191만원이다. 다음달 11일 개최되는 임팔라 미디어 쇼케이스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역사와 전통을 계승한 임팔라로 쉐보레 승용 라인업을 완성하게 돼 기쁘다”며면서 “웅장한 디자인, 파워풀하고 안락한 주행성능, 첨단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안전 사양과 편의 사양을 바탕으로 국산 및 수입 준대형급은 물론 그 이상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일단 완성차 형태로 임팔라를 수입할 계획이다. 한국GM의 동급 모델인 알페온은 3분기 중 단종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왕자의 난과 엘리엇/안미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왕자의 난과 엘리엇/안미현 경제부장

    머릿속 시계가 15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그때도 그랬었다. 연로한 아버지를 두고 형제가 서로 아버지의 뜻이 나에게 있다고. 이후 가장 화목하다는 두산가를 끝으로 재벌가의 이런 이전투구는 그만 보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또 터졌다. 지난해 말 신동주 부회장이 일본롯데에서 물러나고 그 빈자리는 동생인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이 챙긴다고 했을 때, 진의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두 아들을 놓고 끊임없이 저울질하던 신격호 회장이 결국 ‘차남 손을 들어 줬구나’ 생각했다. 롯데의 설명도 그랬다. 그런데 그야말로 어느 날 갑자기 그게 그런 게 아닌 상황이 벌어졌다. 신격호 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 차남(신동빈)을 일본롯데 이사에서 해임했다. 그러자 바로 다음날 신동빈 회장이 정식으로 이사회를 열어 아버지를 해임시켰다는 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이다.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첫째는 장남(신동주)의 시선이다. 원래 아버지는 장남인 자신에게 그룹을 물려주고 싶어 했는데 이를 눈치챈 동생이 연로한 아버지에게 ‘형이 회사에 큰 손해를 끼쳤다’고 속살대 전격 유배됐다. 천신만고 끝에 오해가 풀렸고 부자(父子)는 힘을 합쳐 기습 모반을 꿈꿨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상대가 너무 커 버렸다. 이번에는 동생(신동빈)의 시선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이미 나에게 와 있는데 형이 끊임없이 욕심을 부린다. 급기야 회사에 손실까지 끼쳤다. 보고를 받은 아버지는 대로해 형을 쳐냈다. 그런데 형이 적반하장 격으로 배 다른 누나까지 끌어들여 쿠데타를 모의했다. 노부(老父)는 남매의 이간질에 넘어가 자신의 손으로 밀쳐 낸 자식을 다시 복권시켰다. 그러니 득달같이 이사회를 열어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릴밖에. 뭐가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대한민국 초고층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제2 롯데타워(114층)의 공사 현황을 날마다 점검할 정도로 짱짱하다던 신격호 회장이 하루아침에 정신이 온전치 않은 노인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고(故)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의중을 놓고 지금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다투던 2000년과 너무 흡사하다. 당시 형제는 자고 나면 서로 아버지의 마음이 나에게 있다는 증좌를 들이밀며 처절하게 싸워 댔다. 이후 결과가 어찌 됐는지는 굳이 복기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세월이 흐르면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아니 영원히 묻힐 수도 있다. 진실을 떠나 서글픈 것은 대한민국 재벌의 현주소가 15년 전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 가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롯데는 매출 규모 81조원의 국내 5위 그룹이다. 딸린 임직원만 12만명이다. 신격호 회장이 껌을 팔아 오늘날의 롯데를 일군 것은 명백하지만 그룹의 면모로 키워 낸 것은 신 회장만의 힘은 아니다. 수많은 임직원과 협력업체의 땀방울이 모여 이뤄 낸 것이다. 비닐봉투를 뒤집어쓴 채 부산갈매기를 목청껏 외치며 기꺼이 롯데 제품에 지갑을 연 소비자들도 한몫했다. 그런데 롯데는 여전히 신씨 집안의 것이다. 경영권 세습이 당연한 것마냥 치고받고 싸워 댄다. 세금을 내고 부(富)를 세습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경영권은 다르다. 수많은 임직원의 미래가 걸린 경영권은 가족끼리 뺏고 빼앗을 전승물도, 사이좋게 의논해 건네주고 건네받을 소유물도 결코 아니다. 아직도 한국 재벌이 이러고 있으니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가 달려드는 것이다. 다음은 삼성 차례인가. 이제는 정말 그만 보고 싶다.
  • [시론] ‘머나먼 다리’ 건너 있는 한국의 지배구조/최중성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원장

    [시론] ‘머나먼 다리’ 건너 있는 한국의 지배구조/최중성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원장

    자본시장의 역사와 함께했지만 투자자의 관심을 그다지 끌지 못했던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가 최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계기로 세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외국 투자자에게 우리나라에 투자할 때 고려하는 위험 요인에 대해 물으면 대부분 경영의 불투명성과 부실한 이사회 등 지배구조의 후진성을 지적한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기술력 부족’이나 ‘남북 대치’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먼저 지적하는 것이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평가기관인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의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시아 11개국 중 8위로 태국과 인도보다도 후진적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제도를 갖추고 있음에도 제도가 원래의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생한 KB 사태, 현대차 본사 부지 매입 건,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 모두 전형적인 지배구조의 낙후성에 기인해 발생한 사례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이 사례들과 차원이 다른 중·장기적 파급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적인 시각이 아니라 국제시장의 기준에 맞춰 객관적으로 시사점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합병 목적, 합병 비율, 이사회의 견제 기능, 엘리엇의 합병반대 의사 표명 이후 삼성의 대응 등 국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진행된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 봤을 때에도 많은 교훈을 제공한다. 우선 삼성은 합병의 목적을 양 사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라고 주장하나 실질적으로는 자연스러운 경영권 승계가 주된 목적임을 부인할 수 없다. 본질이 이런데도 삼성 측은 현실화를 담보하기 어려운 미래 가치를 부각시키고, 지배주주 일가에 큰 혜택이 되는 경영권 승계 시 문제점과 비판적 시각을 피하려고만 하고 있다. 또한 이번 합병 건에서 가장 논란이 된 합병 비율의 경우도 법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외국인 지분이 33%를 넘은 상태로 이미 글로벌 기업의 범주에 속해 있으면서도 외국인 주주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예를 들면 외국에서는 합병 시 양사의 주가뿐만 아니라 자산가치도 고려하는데 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국내법에서도 시가에 의한 합병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계열사 간 합병의 경우 10% 범위에서 합병가액을 조절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다. 지배구조 모범 규준에 제시된 이사회의 역할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시간이 짧아 삼성물산 이사들이 합병의 실익을 제대로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도 이사회의 경영 견제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흠결로 지적될 수 있다.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영진이 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도 삼성물산 경영진이 주주들의 이익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특히 엘리엇의 합병 반대 의사 표명 이후 삼성의 대응 과정 역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이 기업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의심스러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상호 간 협의를 통해 엘리엇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를 가졌어야 했다는 얘기다. 또 법이 보장한 주주권을 행사하는 주요 주주를 초반부터 ‘국제 투기꾼’이나 ‘먹튀 기업’으로 몰아 가면서 전면전을 선포함으로써 엘리엇의 퇴로를 차단한 것도 지적할 만하다. 이 점은 두고두고 추후 글로벌 기업 삼성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합병에서 야기되는 문제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헤지펀드 개입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대비책이 부족했었다는 점은 비록 합병이 성사됐다 하더라도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앞으로 삼성물산 출범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히 진행될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별 접촉을 통해 한 표 한 표 모았을 때의 절박함을 새겨 국제사회에 모범이 되는 주주 친화 정책을 향후 시행하길 바란다.
  • 6년 만에 다시 태어난 BMW X1 디젤, 아우토반을 달리다

    6년 만에 다시 태어난 BMW X1 디젤, 아우토반을 달리다

    BMW의 X1은 개인적으로 익숙한 차다. 4000만원대 가격에 BMW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을 소유하고 싶은 욕심에 3년 전 전시장을 돌며 소비자의 눈으로 전체 모델을 모두 시승해 본 경험 덕이다. 하지만 3차례에 걸친 시승 후 결국 구매를 포기했다. 카랑카랑한 엔진 소음은 BMW 전체 디젤 라인업 중 유독 심했다. 같은 속도에서 소리가 크다 보니 그만큼 힘이 적고 덜 나가는 느낌마저 들었다. 머리와 무릎이 닿을 것만 같은 뒷좌석과 좁은 적재 공간, SUV보다는 왜건에 가까운 외관도 마음에 걸렸다. 비슷한 이유에서인지 한국 소비자의 관심은 형님뻘인 X3에 쏠렸다. 지난해 국내에서 위 급인 X3는 1586대 판매됐지만 X1은 절반 정도인 839대를 파는 데 그쳤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휴양지 아헨키르흐에서 열린 신형 X1의 인터내셔널 미디어 시승 행사에 참가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의 선입관은 이어졌다. 키를 받아 들고 목가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아헨키르흐 산악 지역을 돌아 국경을 넘어 BMW 본사가 있는 뮌헨까지 총 260㎞를 달렸다. 시승한 차종은 X드라이브 25d 디젤 모델과 X드라이브 25i 가솔린 모델이다. 코스는 아찔할 정도의 굽은 산길과 비탈길, 아우토반, 도심 도로로 구성됐다. 사실 이런 종합선물세트 같은 시승 코스는 제품에 대해 어지간히 확신이 없고서는 보통 자동차 브랜드들이 기피한다. 몇 년간 공들여 만든 신차의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탓이다. 디젤 모델의 시동을 걸자 거슬렸던 진동 소음은 한층 부드럽고 차분해졌다. 비밀은 새로워진 엔진에 있었다. 페터 볼프 BMW 소형차 생산 라인 수석부사장은 “BMW 디젤 엔진은 경쟁사에 비해 고음 쪽 소음이 도드라져 소음이 크다는 인식이 강해 신형 엔진에서는 소음 잡기에 신경 썼다”고 말했다. 새 엔진은 조용했지만 강했다. 시승한 디젤과 가솔린 모델 모두 231마력을 뿜어내는데 오르막길에서도 힘이 모자란다는 느낌이 없이 속도를 높였다. 높아진 차체에도 코너링 능력은 탁월했다. 마치 서킷처럼 이어지는 굽은 도로에서 속도를 한껏 높였지만 안정적이면서도 쉽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자칫 다른 차선으로 차가 밀리는 게 아닌가 하는 순간에도 단단한 하체가 듬직하게 차를 잡아 줬다. 주행 상황에 따라 안쪽 바퀴와 바깥쪽 바퀴에 힘을 적당하게 배분하는 X드라이브의 공이 컸다. 드디어 아우토반이다. 맘껏 밟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자연스레 가속페달에 힘이 가해진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자 차는 밟으면 밟는 대로 빠르게 치고 나간다. 가속감과 달리는 맛은 웬만한 스포츠 세단 못지않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은 25d 디젤이 6.6초, 25i 가솔린이 6.5초다. 6년 사이에 이전 최고 사양 모델보다 무려 1.5~3.6초 기록을 단축했다. 안전 최고 속도(시속 230㎞)까지 속도를 올려 보려 했지만 밀리는 차와 구간별 속도 제한으로 인해 시속 200㎞ 정도에 만족해야 했다. 최근 늘어만 가는 아우토반 내 속도 제한 구간과 교통체증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국내에 우선 상륙할 디젤 모델의 경우 주행 후 측정한 실연비는 19.4㎞/l. 가혹한 주행 상황을 고려하면 합격점이다. X1은 실내 공간과 디자인도 180도 변했다. 우선 좁기만 하던 실내 공간이 몰라보게 넓어졌다. 차량 높이가 53㎜, 앞뒤 바퀴 거리(휠베이스)가 23㎜가량 늘어나면서 뒤 공간은 물론 앞좌석까지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신형 X1의 휠베이스는 2670㎜다. 동급 최장인 현대차 투싼과 같고, 닛산 캐시카이(2645㎜)나 폭스바겐 티구안(2604㎜)보다 오히려 넓다. 뒷자석에 앉으면 이 차가 X1인지 X3인지 헷갈릴 정도다. 게다가 앞좌석처럼 뒷좌석도 뒤로 밀 수 있게 해 놨다. 신형 X1은 기획 단계부터 BMW가 고집스럽게 유지해 온 후륜 구동 방식 대신 전륜 구동 방식을 택해 공간을 확보한 실험적인 모델이다. 디자인은 비로소 상급의 X시리즈를 닮아 갔다. BMW 특유의 키드니그릴과 라디에이터그릴은 이전보다 두꺼워져 보다 강인한 인상을 준다. 뒤태는 엉덩이를 바짝 올린 자세를 취하며 당장 달려 나갈 듯한 모습이다. 차체가 높아졌지만 쿠페를 닮은 지붕 곡선을 유지해 어정쩡하거나 껑충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칼빈 루크 X1 디자이너는 “전면부는 파워와 자신감이 드러나도록 하면서도 전체적으론 보다 SUV다운 디자인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X1 신형은 오는 11월 디젤 엔진을 탑재한 사륜구동 모델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다. 독일 현지에서 2만 9900유로(3750만원)부터 시작한다. 국내 출시 가격은 미정이다. 뮌헨·아헨키르흐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쉐보레 ‘임팔라’ 사전계약 접수, 3409~4191만원…제공되는 것들 보니? ‘기대감 ↑’

    쉐보레 ‘임팔라’ 사전계약 접수, 3409~4191만원…제공되는 것들 보니? ‘기대감 ↑’

    쉐보레 ‘임팔라’ 사전계약 접수, 3409~4191만원…제공되는 것들 보니? ‘기대감 ↑’ ‘쉐보레 임팔라’ 쉐보레 ‘임팔라’가 31일부터 사전계약을 받는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의 베스트셀링카인 ‘임팔라’가 9월 출시를 앞두고 31일부터 사전계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임팔라는 1957년 첫 출시된 이래 10세대에 걸친 혁신으로 미국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쉐보레의 대표 대형 세단이다. 이번에 국내에는 4기통 2.5리터와 6기통 3.6리터 가솔린 모델이 출시된다. 임팔라의 전장은 5110㎜로 경쟁 차량인 현대차의 그랜저(4920㎜)나 르노삼성의 SM7(4995㎜)보다 길다. 외장 색상은 블랙과 실버, 화이트가 제공된다.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를 지원하는 차세대 마이링크(MyLink)와 스마트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한 8인치 전동식 슬라이딩 터치스크린이 전 모델에 기본사양으로 적용됐다. 임팔라는 다양한 최첨단 능동 안전 사양을 갖췄다.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FSR ACC)과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CMB)은 레이더와 전방 카메라를 통해 인지된 잠재적인 사고 상황을 운전자에게 ‘헤드업 LED’를 통해 시각·청각으로 경고하며 긴박한 상황에서는 능동적으로 개입해 사고를 예방한다. 총 10개의 에어백과 전방·후측방·사각지대·차선이탈·차선변경 경고 시스템과 같은 프리미엄 안전 사양이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제공된다. 판매가격은 2.5리터 LT 모델이 3409만원(2.5리터 LTZ는 3851만원), 3.6리터 LTZ 모델은 4191만원이다. 다음달 11일 개최되는 임팔라 미디어 쇼케이스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역사와 전통을 계승한 임팔라로 쉐보레 승용 라인업을 완성하게 돼 기쁘다”며면서 “웅장한 디자인, 파워풀하고 안락한 주행성능, 첨단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안전 사양과 편의 사양을 바탕으로 국산 및 수입 준대형급은 물론 그 이상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일단 완성차 형태로 임팔라를 수입할 계획이다. 한국GM의 동급 모델인 알페온은 3분기 중 단종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출렁대는 증시… 대형·수출주 주목하라

    출렁대는 증시… 대형·수출주 주목하라

    코스피가 중국 증시 폭락과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 ‘G2’(미국, 중국) 악재로 출렁이고 있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대형주·배당주·수출주 등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서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차이나 쇼크’를 딛고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0.29포인트(0.01%) 오른 2039.10을 기록했다. 기관이 183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장을 떠받쳤지만 외국인이 132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8거래일 연속 매도세다. 외국인 이탈 조짐으로 보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2000에서 2200 사이를 오가는 박스피(박스+코스피)가 3분기까지 계속되다가 4분기 이후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 불안 요인은 ‘G2’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오늘(28일) 추가 부양 의지를 밝혔음에도 중국 증시가 하락했다”며 “중국 정부의 부양책 약발이 다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부양책이 나와도 주가가 추가로 급락하는 것을 막는 선에서만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 선(先)반영돼 있지만 연말까지 예상 인상 폭(0.35% 포인트)이 시장 기대치(0.25% 포인트)보다 크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나오는 29일(현지시간)까지는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대응 전략 키워드는 ‘차별화’다. 임태호 기업은행 WM사업부 과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상반기에 맹목적으로 사들였던 제약주·바이오주·화장품주 등은 더이상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실적 중심의 대형주, 달러 강세 수혜가 기대되는 수출주, 짭짤한 배당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부지런히 쓸어담는 종목도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5개 종목은 ▲현대모비스(248억 4934만원) ▲현대건설(189억 6477만원) ▲SK건설(162억 7914만원) ▲현대차(155억 3954억원) ▲SK C&C(136억 7369만원) 등이다. 달러 강세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현대차그룹주와 저금리 수혜주인 건설업종 등이다. 미국 금리 인상을 노린 틈새상품도 공략할 만하다. 김형리 농협은행 WM사업부 차장은 “미국 기준금리가 0.3% 포인트 올라가면 수익률이 연간 5% 나도록 설계된 펀드 상품이 있는데 출시 초기에만 해도 천덕꾸러기였으나 (미 금리 인상 폭이 커질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최근 일주일 사이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인버스국채선물ETF’가 그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현대기아차 자국 생산 비율 세계 1위

    현대기아차의 자국 생산량 비율이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일본 자동차 연구기관인 포인(FOURIN)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국내에서 차를 생산하는 비율은 44%(800여만대 중 359만여대)로 비교 대상인 세계 9개 주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았다. 9개 업체 평균 자국 생산 비율은 31.2%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자국 생산 비율이 높은 업체는 40.1%를 기록한 도요타로 지난해 생산한 1050만여대 중 421만여대를 일본에서 생산했다. 미국 업체 중에서는 포드가 38.4%로 가장 높았고,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앵을 만드는 PSA그룹이 30.6%로 선두를 차지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자동차 생산량을 기록한 폭스바겐은 전체 1056만여대 가운데 269만여대만 독일에서 생산해 자국 생산 비율이 25.4%에 불과했다. 2009년 미국 정부로부터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았던 GM의 자국 생산량 비율은 21.6%에 그쳤다. 현대기아차는 자국 생산량에서도 일본 도요타(421만여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역시 중국에 올해 4, 5공장을 착공하는 데 이어 내년 멕시코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어 현재의 자국 생산 비율은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2002년 이후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량은 100만대 가까이 증가했지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신흥시장 공략과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해 자국 생산량을 줄였다”면서 “자동차 산업의 국내 생산 감소를 막기 위해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시총 세계 500대 기업 韓 반토막… 中 7배로

    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우리 기업 수가 삼성전자, 한국전력, 현대차 등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7곳에 비해 4개 기업이 순위에서 밀린 가운데 중국은 같은 기간 7배 많은 48개 기업을 순위에 올렸다. 27일 국제금융시장과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00대 기업 가운데 42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한국전력(465위), 현대차(494위)가 이었다. 2005년 7월 순위권에 속했던 포스코(382위), 국민은행(412위), LG디스플레이(448위), SK텔레콤(450위)은 이름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기업들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페트로차이나, 궁상은행이 각각 3위, 8위를 차지하는 등 미국 기업 일색의 상위 지형을 흔들었다. 중국 정보기술(IT) 업체의 약진도 돋보였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24위를, 인터넷·게임업체 텐센트는 30위에 이름을 올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앞질렀다. 업계는 연구개발(R&D) 투자가 한·중 승패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세계 R&D 투자 규모 1000대 기업 가운데 중국 기업은 46개로 10년 전(2개)보다 23배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은 9개에서 24개로 2.6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장기업의 평균 R&D 투자 규모도 중국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1.7% 늘었지만 한국은 5.9% 증가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국내 완성차업계도 “디젤 모델로 승부”

    수입차나 일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디젤 자동차가 국내 완성차 모델 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 국산 디젤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도 많아지면서 전체 자동차 대비 디젤 모델의 비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27일 현대·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이달 초 출시한 현대 쏘나타는 법인 차량을 제외하고 전체 모델 중 디젤 모델의 판매 비중이 30%에 달한다. 현재 판매 중인 쏘나타 모델이 디젤을 포함해 총 7가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기아 K5도 디젤 모델의 판매 비율이 20%(법인 차량 제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K5 구매자 5명 중 1명은 디젤을 선택하고 있다. 쌍용차 역시 지난 6일 소형 SUV 티볼리의 디젤 모델을 출시한 뒤 예상보다 높은 판매율에 미소짓고 있다. 쌍용차에 따르면 티볼리는 이달에만 6800여대가 계약됐고, 이 중 절반이 넘는 55%가량이 디젤 모델이다. 기존 가솔린 모델 대비 200만원가량 높은 가격에도 디젤 모델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더 많은 셈이다. 한국GM의 소형 SUV인 트랙스의 디젤 모델도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지난 23일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국내 완성차들이 유럽 완성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했던 디젤 엔진에 대한 기술력이 강화되면서 디젤차 공급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현대차 “배당수준 앞으로 30%로 올릴 것”

    현대자동차가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했다. 장기적으로 주주배당률을 선진국 완성차 업체 수준인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현대차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차의 중간배당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재경본부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현대자동차의 배당 성향을 한국 상장회사 평균인 15%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 평균 배당 성향인 25~30%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2분기 매출 43조 7644억원, 영업이익 3조 33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0.3% 증가, 영업이익은 16.1%가 감소한 수치다. 이 사장은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상반기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됐고, 지난해 상반기보다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면서 “하반기 이후 아반떼 등 신차 출시와 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한국 움직이는 재계 파워… 한눈에 꿰뚫는다

    한국 움직이는 재계 파워… 한눈에 꿰뚫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의 성장사와 가족사를 집대성한 서울신문 산업부의 ‘재계 파워그룹 58’(나남출판사)의 출간을 축하하는 출판기념회가 2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렸다. ‘재계 파워그룹 58’은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개월간 매주 두 차례 서울신문에 게재된 기획 연재물 ‘재계 인맥 대해부’를 한데 묶어 정리한 책이다. 이날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은 “이 책은 58개 그룹을 창업한 영웅호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서 “재계 사료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권오용 효성그룹 상임고문은 “이 책으로 대한민국 재계 족보가 완성됐다”면서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을 움직이는 재계의 뿌리를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10년 후에는 우리 경제가 발전해 100개, 200개 기업이 책에 담길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이종락 산업부 부장을 비롯해 전·현직 산업부 기자가 1년여에 걸쳐 취재해 58개 주요 그룹의 경영인을 대해부한 결과물이다. 책은 상하 두 권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각각 3만 8000원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오승호 서울신문 편집국장, 조상호 나남 회장을 비롯해 삼성·현대차·SK·LG·포스코·롯데·한화그룹 등 주요 재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강남 “한전부지 공공기여금 우선사용권 보장을”

    서울 강남구가 한전부지 개발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의 우선 사용권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20일 발표했다. 호소문에 따르면 삼성동 한전부지에 현대차 그룹이 짓는 115층 초고층건물과 62층의 호텔이 개발밀도를 높여 주민들은 교통대란, 환경오염을 겪게 된다. 이를 줄이는 기반시설을 설치하려면 공공기여금을 구에 최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구단위계획구역을 송파구 잠실운동장까지 확대해 법적으로 보장된 공공기여금 우선사용권을 부정하고 있으니, 시는 구의 우선사용권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한전부지 개발 착공을 위한 선결사항 중 하나인 변전소 이전·신축 허가권을 구가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구를 제외하면 실효성 있는 개발작업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구는 잠실운동장을 포함시킨 ‘국제교류복합지구’ 고시를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한전 부지에 현재 삼성동 일대서 쓰는 변전소가 있는데 용량이 적어 증축 이전할 계획이고, 현대차는 건물 착공 전에 변전소를 이전하기를 바라지만 구가 허가를 안 내주겠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내년 하반기쯤 공사 인허가 후에는 구의 허가가 필요 없이 이전할 수 있어 건축기간은 늘어나겠지만 큰 장애는 안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국 작가, 세계의 공간을 사로잡다

    한국 작가, 세계의 공간을 사로잡다

    세계 현대미술계에서 뚜렷한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한국 출신의 월드클래스 작가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뉴욕, 일본 도쿄, 독일 뒤셀도르프 등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이끄는 도시들의 주요 미술관에서 한국 작가들의 대규모 전시회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 생생한 증거다. 백남준, 이우환의 계보를 잇는 이들은 주로 40~50대로 미술관과 비엔날레를 중심으로 종횡무진 활동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특유의 감수성이 넘치는 서사적 작품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설치미술가 양혜규(44)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올해에만 전 세계 미술관 및 비엔날레 20여곳에서 전시 중이거나 전시 예정이다. 현대미술의 심장부인 미국 뉴욕의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구겐하임미술관에서는 그가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설치작품 ‘살림’과 블라인드 설치작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목소리와 바람’이 각각 전시되고 있다. ‘살림’은 작가가 살던 베를린 집의 부엌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것으로 사회적인 직업 활동에 비해 폄하된 부엌을 삶을 지행하는 기초적인 조직으로 들여다본 감각적 작품이다. MoMA는 지난 30년 동안의 소장품 중 당대 전 지구적인 풍경을 형성하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흐름을 보여 주는 작품들을 선별해 ‘새로운 유산을 위한 현장: 현대미술’이라는 주제로 지난 3월 전시를 시작해 내년 3월 말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응결’에 소개된 작업 중 하나인 블라인드 설치작품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목소리와 바람’은 건축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나선형 구조의 구겐하임미술관 공간을 멋지게 장식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오는 9월 9일까지 3개월 동안 열리는 ‘스토리라인: 구겐하임의 현대미술’전은 2005년 이후 미술관에 소장된 100여점의 설치, 조각, 사진 등을 통해 오늘날 예술가들이 구축하는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조명하는 전시다. 양혜규는 지난 6월부터 스톡홀름 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한 그룹전 ‘바벨탑에 의거하여’를 통해 감각적인 블라인드 및 광원 설치작품 ‘스웨덴식 빌라’ 등 4점을 출품했고 빈(비엔나) 오스트리아 응용미술관(MAK)에서 열리는 비엔나비엔날레(6월 11일~10월 4일)에도 참여해 블라인드 설치작품 ‘도망치는 투명성’을 출품했다. 프랑스 사셰의 아틀리에 칼더 레지던시에서 여름 3개월 동안 체류 중인 양혜규는 9월부터 리옹 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2015 리옹비엔날레에서 블라인드 설치작품 ‘솔르윗 뒤집기-23배로 확장된, 세 개의 탑이 있는 구조물’을 변형한 작품을 출품하고 10월부터는 중국 베이징의 예술구역 798지구에 위치한 울렌스현대미술센터(UCCA)에서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갖는다. 설치미술가 이불(51)의 2008년 작품 ’오블리비온에 대하여’도 구겐하임미술관 소장품전에 소개되고 있다.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불은 오는 10월부터 석 달간 파리의 팔레드도쿄에서 개인전을 열고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현대차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대형 공간설치작품 ‘새벽의 노래Ⅲ’를 선보인다. 2018년 런던 헤이워드갤러리의 개인전도 예정돼 있다.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역량 있는 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는 서도호(53)는 오는 25일부터 최근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재개관한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소장품전 ‘존재와 공간, 서도호+포포’전을 갖는다.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특별전에서 ‘집속의 집속의 집속의 집속의 집’을 선보였던 작가는 오는 10월 12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는 개인과 전체 사이의 관계에서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품 ‘인연’(Cause & Effect)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여러 가지 색상의 수많은 작은 사람 모형이 모여 전체를 구성하는 작품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주변 환경과 공간들을 통해 실현되는 개개인의 존재를 암시한다. 모리미술관 오디토리움에서는 전시 개막일에 아티스트 토크도 마련했다. ‘20세기 문화지형도’, ‘동시대문화지형도’ 등 문화비평서를 낸 예술가이자 문화이론가인 코디최(54)는 전후 독일 현대미술의 중심 도시인 뒤셀도르프의 쿤스트할레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고 국제 무대에서의 활동을 재개했다. 오는 8월 2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컬처 컷’에서는 1990년대의 초기 작업부터 조각 및 설치작품 시리즈, 최근 작품 등 80여점에 이르는 주요 작품을 총망라해 20여년간의 작품 활동을 보여 준다. 작가의 첫 회고전으로 뒤셀도르프 전시에 이어 네덜란드의 즈볼러미술관, 프랑스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등 유럽의 미술관 순회로 이어질 예정이다. 코디최는 대중 미디어와 문화의 층위에서 드러나는 동서양 간의 갈등과 편향된 서구화의 추종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회화와 조각, 네온, 설치, 드로잉, 컴퓨터 그래픽 작업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며 폭넓은 작업 세계를 추구해 왔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가장 신뢰가는 기업은 삼성” 46%

    “가장 신뢰가는 기업은 삼성” 46%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가장 호감과 신뢰가 가는 기업으로 삼성을 꼽았다. 메르스 확산 과정에서 삼성서울병원의 허술한 초기 대응 논란이 삼성그룹 이미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신문의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7대 그룹 중 가장 호감이나 신뢰가 가는 기업을 묻는 질문에 46%가 삼성을 지목했다. 2위를 기록한 현대자동차 8.5%보다 약 5.4배 높은 수치다. 또 현대자동차 외 포스코(7.8%), LG(5.9%), SK(4.8), 롯데(2.9%), GS(2.6%) 등 나머지 그룹의 호감도를 다 합쳐도 32.5%로 삼성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에 대한 신뢰도는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에서 55.0%,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55.7% 등으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대전·충청·세종(39.8%) 및 호남(39.8%) 지역과 20대(40.3%)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남성(43.%)보다는 여성(48.9%)의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등 여권 지지층에서는 삼성에 대한 신뢰도가 60% 이상으로 집계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에서는 38.3%에 그쳤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과 동반성장 노력을 얼마나 잘 하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가 35.1%, ‘다소 잘 못하고 있다’가 37.6%로 총 72.7%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다소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19.7%에 머물렀다. 특히 사회 적극 활동층인 40대(83.9%), 남성(77.7%), 화이트칼라(83.4%)에서 동반성장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엘리엇 사태의 교훈-기업도 변해야 산다] 주주친화 기업문화 만들라

    [엘리엇 사태의 교훈-기업도 변해야 산다] 주주친화 기업문화 만들라

    2011년 5월 지역통신사업자인 ‘신시내티 벨’은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보수를 70% 이상 올리는 안을 상정하고 주주권고 투표를 진행했다. 이 투표는 미국 금융개혁법 제951조에 따라 도입된 이른바 ‘세이 온 페이’(Say on Pay) 제도에 근거한 것이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주주들이 이사 보수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이다. 신시내티 벨의 주주들은 보수 인상안에 거세게 반발했다. 2010년 회사의 순이익과 주주 이익이 전년에 비해 각각 68.4%, 18.8% 떨어져서다. 66%의 주주가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인상을 강행했다. 그러자 주주인 NECA-IBEW 연기금은 배임 및 부당이득 혐의로 CEO와 이사회를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그해 9월 오하이오주 남부연방지방법원은 “객관적으로 보수를 심사하고 판단해야 할 이사들이 (보수 인상안을) 승인·상정한 주체라는 점에서 객관성이 떨어진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 줬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미국 기업 주주들의 위상이다. 미국은 주주들이 이사회 보수까지 제동을 걸며 법적 공방도 불사한다. 미국 내 중견기업과 대기업 179사를 대상으로 이뤄진 타워 왓슨의 설문조사에서 32%의 기업이 ‘주주권고 반대투표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임원보상 계획을 변경했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주주들은 이익이 침해당해도 제대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다. 최상의 경영권 방어 수단은 주주 친화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으면 경영진 교체를 시도할 일도, 그들의 결정에 반기를 들 일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제 우리 기업들도 주주 친화적으로 변해야 한다”면서 “대기업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이 안 될 정도로 형편없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장부가치만큼도 주가가 형성되지 않아 주주들의 불만이 팽배하다”고 황 회장은 지적했다. 외국은 세이 온 페이 제도처럼 꼭 법적 수단이 아니더라도 주주와 소통하고 의견을 반영하는 문화가 잘 조성돼 있다. 우리나라와 출발선부터 다른 셈이다. 주주의 요구를 ‘경영권 개입’이 아닌 ‘주주와의 소통’으로 받아들인 사례로는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이 있다. 주요 기관투자가이자 ‘기업 사냥꾼’으로 악명 높은 칼 아이칸은 경영진에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애플의 매출이 급격히 늘며 쌓인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겨냥한 것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면 그만큼 주식 유통량이 줄어들어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난다. 오른 주가만큼 주주들에게 현금을 나눠 주란 뜻이다. 얼핏 보면 지나친 경영 간섭으로 볼 수 있지만 애플 경영진은 유보금에 대한 명확한 계획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결국 주주들의 의견을 수용했다. 사실상 주주에게 기업 성과가 돌아간 셈이다. 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얼마 전 어떤 상장사 대표를 만났는데 ‘주주는 회사의 주식을 잠시 소유하는 것이니 경영에 대해 왈가왈부하면 안 된다’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엘리엇이 단기적 차익만 노리는 투기자본이라고들 하지만, 애플이 아이칸을 인정한 것처럼 엘리엇 역시 주주 권리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주 이익을 대변하려면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도 중요하다. 박경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우선은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보장돼야 하지만 사외이사 권한 강화나 CEO 승계 프로그램만으로는 지배구조 선진화를 이루기 힘들다”면서 “궁극적인 해결책은 주주협의회”라고 제안했다.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주주협의기구를 운영하면 ‘대리인 문제’(대리인인 경영진이 주인인 주주 이익보다는 자신이나 회사 이익을 우선시하는 문제)가 사라지는 등 주주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모든 방법에 우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웨덴은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이 주요 지분을 가진 주주다. 주주가 경영진을 견제하고 주주 간 견제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대리인 문제나 특정 주주의 전횡을 막을 수 있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 상법에서도 0.5%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대형 상장사 주주는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다”면서 “주주 권리가 보장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나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기업 저항 등으로 사용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다중대표소송제’ 필요성도 언급한다. 이는 모(母)회사 주식을 일정 비율 이상 보유한 주주가 불법 행위를 저지른 자회사 혹은 손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자회사 경영진의 위법 행위로 자회사에 손해가 발생하고 주가를 떨어뜨려 저가에 주식을 매입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주총을 일괄적으로 3월 둘째주나 셋째주에 몰아서 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기업이 진정으로 주주와 소통하고 싶다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은 이해관계자를 의결권 행사에서 제외한다. 이동기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나마 현대차가 투명경영위원회를 만들고 삼성물산이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한 것 등은 다행”이라면서 “주주 친화 경영을 좀 더 강화하고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100년 역사’ 獨 자동차 부품업체 ZF그룹 신기술 체험장 가보니

    ‘100년 역사’ 獨 자동차 부품업체 ZF그룹 신기술 체험장 가보니

    지난 3일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에서 차로 한 시간가량 떨어진 린테의 자동차 시험주행 트랙인 ‘ADAC센터’.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최신 자동차 모델들과 세계 각국에서 온 자동차 담당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독일의 종합 자동차 부품 기업인 ZF그룹이 매년 개최하는 ‘글로벌 프레스 이벤트’에서 ZF그룹의 최신 기술들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유럽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행사날 ADAC센터는 아스팔트 위 타이어의 마찰음과 자동차 배기음들로 가득 찼다. 린테(독일)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좁은 공간에 자동 주차… “자율 추월도 곧 선보일 것” 이번 행사에서는 ZF그룹의 가장 큰 사업 부문인 자동변속기를 비롯해 다양한 최신 기술들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ZF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무인주행 자동차인 ‘어드밴스드 어번 비이클’(Advanced Urban Vehicle)이었다. 어드밴스드 어번 비이클은 ZF가 오펠의 ‘아길라’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최신 기술을 집약한 프로토타입 모델이다. ZF의 엔지니어가 운전을 하다가 차에서 내려 스마트 워치인 삼성 기어의 버튼을 한 번 터치하자 운전자 없이 차가 그대로 일자주차에 성공했다. 특히 최대 75도 조향각을 가진 앞바퀴를 통해 거의 빈틈이 없는 주차공간에도 차를 회전시켜 들어가는 기술은 주차공간이 좁은 도심에서 지금 당장 적용해도 충분히 실용성이 높아 보였다. ZF 담당 엔지니어는 “어드밴스드 어번 비이클은 ZF와 TRW의 모든 최신기술이 집약된 자동차라고 보면 된다”며 “이 같은 테스트를 통해 완성차 업체에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기술은 ‘고속도로 반자율 주행 보조 시스템’으로 불리는 자율주행 시스템이었다. ADAC센터에서 벗어나 실제 고속도로에서 시연된 이 기술은 기존에 상용화 단계까지 이뤄진 자율주행 기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알아서 차선을 변경하는 기술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 줬다. 자동주행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운전자가 깜빡이를 켜면 레이더와 카메라 센서가 작동해 차가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는 기술을 직접 경험해 보니 ‘완전 자율주행 차’도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ZF 관계자는 “향후 1~2년 내에 이들 업체에 해당 기술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다음 단계에서는 차량이 자동으로 앞차를 추월할 수 있는 360도 전방향 센서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신기술이 대거 공개됐지만 실제로 적용된 기술들도 많았다. 특히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은 아우디 신형 Q7에 적용된 ‘액티브 키네매틱스 컨트롤’(AKC)은 인상적이었다. AKC는 전자식 조향시스템을 통해 앞바퀴가 회전할 때 뒷바퀴의 회전 방향을 반대로 돌려 회전각을 크게 만들고 운전을 더 편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실제로 아우디 모델 중에 가장 전장이 긴 모델 중 하나인 Q7은 AKC를 통해 좁은 회전구간도 손쉽게 통과했다. 현재 ZF의 AKC 기술은 아우디 Q7과 포르쉐 일부 모델에만 적용되고 있다. ZF는 이번 미디어 행사를 통해 센서와 카메라 등 TRW의 인수를 통해 얻게 된 시너지 효과를 보여 주는 데 집중했다. ZF의 주력 사업 부문은 BMW의 전 차종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FCA(크라이슬러·피아트) 등에 공급하는 자동변속기 등 구동 및 조향계통 부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자동차용 센서와 카메라, 에어백 등을 주로 생산하는 TRW를 인수하면서 ZF는 사업 영역을 더 확대하게 됐다. ●‘주력’ 변속기 외 센서 등 부문 강화… 스마트카 선도 노려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와 전자업체들도 자동차를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모비스 등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인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를 상용화하는 등 ‘스마트카’ 기술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LG그룹은 아예 그룹 차원에서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를 구성해 놓고 자동차 부품 관련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ZF를 비롯한 독일 및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부품업체들과의 기술력은 여전히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이 이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결국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여전한 기술차… 더 많은 투자 필요” 1915년 독일에서 설립된 ZF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변속기 부문 시장점유율 1위의 업체다. 특히 지난 5월 미국의 TRW 인수를 완료하면서 전체 자동차 부품업체 중에서도 3위(1위 독일 보쉬, 2위 일본 덴소)로 올라섰다. ZF그룹의 순위가 올라가면서 우리나라의 현대모비스는 6위에서 한 단계 더 밀려나게 됐다. ZF그룹은 현재 전 세계 230여개 사업장에서 13만 40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2014년 기준 연매출 300억 유로(약 37조4900억원)를 기록했다. ZF그룹은 ZF서비스코리아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다. ZF서비스코리아는 1985년 설립, 현대차그룹 등에 ZF 그룹의 승용·상용차용 변속기를 공급하고 있다.
  • [단독] [엘리엇 사태의 교훈-기업도 변해야 산다]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하라

    [단독] [엘리엇 사태의 교훈-기업도 변해야 산다]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하라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삼성과 엘리엇의 결투’가 17일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기습 공격은 ‘투기자본이 대한민국 대표 기업을 먹으려 한다’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2003년 ‘소버린 사태’나 2006년 ‘칼 아이컨 사태’ 등 해외자본에 국내 기업이 공격당할 때마다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됐음에도 지금껏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것은 주주 친화적이지 않은 국내 기업 문화에도 큰 원인이 있다.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지 세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각 입찰 결과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주인으로 낙점됐다. 낙찰가는 무려 10조 5500억원으로 감정가의 3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현대차 측은 “(오너인) 정몽구 회장의 통 큰 결단”이라고 강조했지만 나라 안팎에서 “주주 이익을 무시했다”는 후폭풍이 일었다. 이사회 배임 논란까지 불거졌다. 당시 25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반 토막(17일 종가 12만 3500원) 났다. # 2013년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은 연봉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러자 연간 수십억원을 받는 재벌 총수들의 이름이 슬그머니 등기임원 명단에서 사라졌다. 올해도 10대 대기업 가운데 LG와 롯데를 제외하고 오너 경영인이 계열사 등기임원인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등기임원이 아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등기임원 보수를 공개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직전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이들은 법적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전체 주주가 아닌 특정 1인(지배주주)의 막대한 권한과 이익을 보여 주는 사례들이다. 이런 지배구조의 불투명성과 그로 인한 취약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제2의 엘리엇’에 공격당할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 ‘위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위장된 축복이란 외환위기가 우리 경제에 하나의 발전 계기가 된 것처럼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대주주 책임경영을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이번 엘리엇 사태는 우리 기업 지배구조의 혈을 찔린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한고비 넘겼다고 나태하게 생각하다가는 회복 불가능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삼성도 반성해야 한다. 냉정하게 따져 보면 이런 합병 비율이 주주들에게 어떻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합병 전 삼성물산 주가를 보면 시장가만큼도 인정을 받지 못했다”며 “책임 있는 경영진이라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모두 물러났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기획팀장은 “앞으로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 논의가 활발해질 텐데 지금처럼 재벌 총수들이 제왕적 행태를 계속하면서 (방어 수단만) 달라고 하면 오히려 반대 논거만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어 수단에 대해서도 좀 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팀장은 “(주식에 따라 의결권을 달리 부여하는) 차등의결권의 경우 중소기업이나 신생 벤처기업에 적합하다”면서 “선진국도 창업자 1세대에만 적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대기업처럼 이미 오래전 상장된 회사에 도입을 거론하는 것은 오히려 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 시장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불신을 심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기관투자가협의회는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차등의결권 도입 기업의 상장을 금지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은 등기 여부와 상관없이 최고경영자(CEO), 재무책임자(CFO), 보수 총액 기준 상위 3명의 연봉을 의무공시한다. 프랑스는 국영기업 임원의 연봉을 45만 유로(약 5억 6000만원)로 제한하고 있다. 홍콩이나 중국 상장기업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 투자를 하거나 이해관계자와 거래(내부 거래)를 할 때면 주총 승인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사회 결정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소버린(2003), 헤르메스(2004), 칼 아이컨(2006) 등 헤지펀드 공격으로 우리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난 뒤에도 왜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이 무산됐는지를 보여 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주주의 지분에 비해 통제하는 회사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 소유와 지배 간에 괴리가 생긴다”며 “이를 정리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제도를 도입하는 건 지배주주가 적은 지분으로 회사를 쥐락펴락하는 것을 합리화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승계 문제와 순환출자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재벌 지분구조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올해 6월부터 상장기업에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일반 재무제표는 물론 지배구조에 관계된 비재무정보, 공시 이외 정보도 적극 제공해야 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현대판 암행어사 출두… 압수수색의 세계

    [단독] 현대판 암행어사 출두… 압수수색의 세계

    범죄 수사는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자와 지워진 흔적까지 찾아내려는 자의 끝없는 싸움이다. 이 싸움에는 냉철하고 치밀한 분석력은 물론이고 범죄자를 압도하는 강인한 체력도 요구된다. 수사에 빠지지 않는 단계가 있다. 범죄 추적의 성패를 좌우하는 압수수색이다. 언론 보도에 자주 등장해 단어는 익숙하지만, “당해 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압수수색의 세계를 들여다봤다(대부분의 검사와 수사관들은 “영업 비밀”, “범죄 지침서가 될 수 있다”며 취재에 응하기를 꺼렸다. 기사에서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는 약속을 받고서 저마다의 얘기를 털어놨다). ●탈탈 털어 와? 그건 영화지… 권리 보호 위해 범위 제한 말끔한 정장 차림의 남성이 눈앞에 흰 종이를 내민다. 얼핏 ‘압수수색’이라는 글자가 스친다. 이내 건장한 사내 10여명이 구두도 벗지 않고 집 안으로 뛰어든다. 책장, 서랍장을 가릴 것 없이 마구잡이로 탈탈 털어 내용물을 파란색 박스에 담는다. 그들이 떠난 공간은 싹쓸이 절도를 당한 듯 쑥대밭이 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접하는 압수수색 장면은 대개 이렇다. 정말 그럴까. 압수수색 영장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 가져가고, 구둣발로 온 집안을 휘저어도 괜찮은 걸까. “아니 그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죠. 진짜 그랬다간 인권 유린이라고 당장에라도 난리가 날 겁니다.” 현장 지휘 경험이 많은 서울시내 한 지검 부장검사의 말이다. 언론에서는 일반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이라고 표현하지만 정식 명칭은 ‘압수수색검증 영장’이다. ▲물품 등을 강제로 가져오는 압수 ▲압수물을 찾기 위한 수색 ▲물품의 성격 등을 판단하는 검증 등의 3가지가 결합된 것이다. 법원에서는 영장을 발부할 때 수색할 수 있는 지역 및 장소와 압수할 수 있는 물품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검찰은 법원이 영장 발부에 인색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 지방검찰청 부장검사는 “영장이 통째로 기각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청구한 범위 그대로 영장이 나오지는 않는다”면서 “예를 들어 압수가 필요한 항목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 이동식저장장치(USB), 다이어리 등 7~8가지를 열거하면 판사는 4~5개 항목은 ‘압수 불가’라고 죽죽 선을 그어서 발부한다. 조사 대상의 권리 보호 차원이라는데 앞으로 더 엄격해질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압수수색 범위, 범죄 혐의·연관성 따라 제한 법원은 기본적으로 ‘수사를 이유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검찰과 일정 부분 상충되는 게 불가피한 이유다. 영장전담재판부를 지낸 서울시내 지방법원의 부장판사는 “판사 입장에서 어려운 것은 범죄 혐의와 관련 있는 물품을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 하는 점”이라며 “압수의 범위를 범죄 혐의와 연관성에 맞춰 구체적으로 특정함으로써 과잉 수사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면 수사팀은 일반적으로 즉시 행동에 들어간다. 영장 발부 순간부터 압수수색 계획이 외부에 유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기밀 유지와 신속성이 생명인데 많은 사람이 수사에 참여하다 보니 정보가 유출돼 현장에 나가기도 전에 기사를 접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친·인척이라든지 이해관계에 따라 내부에서 수사 대상에게 정보를 흘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방의 한 검찰청에서는 검찰 운전기사가 지인이 일하는 압수수색 대상 회사에 정보를 유출해 해임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부장검사는 “요즘은 기밀 유지를 위해 운전기사와 수사관들에게도 압수수색 장소를 미리 알리지 않고, 현장 출발 직전에 공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입 타이밍 놓치면 꽝!… 차 좀 빼달라며 문 열게 해 들어가 현장에 도착하면 압수수색 장소에 진입하는 ‘타이밍’이 무척 중요하다. 증거가 인멸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한 부장검사는 “출입문을 열기 위해 ‘검찰에서 나왔다’고 전화를 걸면 시간을 질질 끌며 증거를 빼돌리거나 파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분을 노출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문을 열게 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전에는 “차 좀 빼달라”는 방법을 많이 썼다고 한다. 수사 대상이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거나 현장에 있지 않으면 관계자와 함께 열쇠 수리공을 불러 문을 열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잠금장치를 부술 때도 있다. 이 경우에는 변상을 해 줘야 한다. 압수품이 압수 과정이나 검찰 조사 과정에서 파손된 경우에도 변상하지만 실제 이런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풍부한 사전 첩보·추격전 할 체력 겸비해야 범죄가 전문화되고 지능화됨에 따라 증거 은닉의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 요즘 검찰의 고민거리다. 검찰 관계자는 방위사업 비리로 구속 기소된 이규태(65) 일광그룹 회장 사례를 언급하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검찰 수사에 대비해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사전에 빼돌렸다. 일광그룹 본사와 계열사, 이 회장 자택 압수수색에도 찾지 못했던 사업 자료는 지난 3월 경기 의정부 도봉산 인근의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발견됐다. 여기에서 계약서류, 영업장부, 회계장부, 외국환, 컴퓨터 외장 저장매체 등 모두 1.5t 분량의 자료가 쏟아졌다. 검찰 수사관은 “기업인 수사에서 회사나 자택 내 비밀 공간은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야산의 컨테이너까지 동원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제는 낡은 수법이 된 ‘비밀 공간’은 지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수사와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유 전 회장 수사팀은 전남 순천의 별장을 압수수색하고도 별장 2층에서 통나무 벽을 잘라 만든 비밀 공간은 파악하지 못했다. 수사팀은 수색 당시 이곳에 숨어 있던 유 전 회장을 검거하지 못했고, 유 전 회장은 결국 별장 인근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반면 2006년 3월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검찰은 일요일 새벽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 건물을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해 건물 9층 사장실과 재경팀 사이 벽 속에 숨겨진 금고를 찾아냈다. 여기에서 결정적 증거인 비자금과 기밀서류가 확보됐다. 풍부한 사전 첩보 입수 및 정밀 수색과는 별개로 뛰어난 신체 능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서울 지역의 한 검사는 “몇 년 전 지방 근무 시절 한 업체가 하천에 폐수를 불법 방류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내사를 진행하다 압수수색을 했는데 그날 핵심 목표 물품은 방류에 필요한 배수펌프였다. 수사관들과 현장을 급습했는데 불법 방류를 하던 업체 직원이 멀리서 우리를 보고는 펌프를 들고 도주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육상선수 출신 수사관이 있어 수백미터의 추격전 끝에 그를 붙잡을 수 있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압수수색의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이달 초 한 통신회사는 압수수색을 완료하는 데 만 5일이 넘게 소요됐다. 컴퓨터 서버에서 데이터를 내려받는 데 용량이 커서 시간이 그렇게 걸렸던 것. 압수수색을 하느라 수사관들이 식사를 제때 못하는 경우도 잦다. 현장에서 “밥 좀 먹게 해 달라”는 하소연이 종종 들리는 이유다. ●디지털 자료 해당 키워드만 영장에 지정 디지털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의 경우 법원은 키워드를 영장에 지정해 준다. 해당 키워드가 들어간 데이터만 내려받으라는 것이다. 한 검사는 “전에는 서버를 통째로 운반해 오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는 하드 디스크만 떼어 가져오다가 요즘엔 내려받기 등으로 복사를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수사관들이 파란색 박스로 압수물품을 나르는 모습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대형 유통 회사 압수수색 당시엔 사진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으나 수사관들이 디지털 증거물이 담긴 서류가방만 달랑 하나 들고 나오니까 알아채지 못하고 놓쳤다고도 한다. 압수수색은 국가기관이라고 해서 ‘열외’는 아니다. 국가 기밀을 다루는 국가정보원도 2005년 ‘안기부 X파일’ 사건과 2013년 불법 대선개입 사건,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등으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청와대는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특검팀이 사상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가 거부하며 아직까지 유일한 ‘성역’으로 남아 있다. 사회부 법조팀 psk@seoul.co.kr
  • [커버스토리] 금융상품 3대 트렌드…이 시대를 읽다

    [커버스토리] 금융상품 3대 트렌드…이 시대를 읽다

    #1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부 A과장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영화 배급사를 찾아다니는 일이다. 개봉을 앞둔 영화 중 흥행이 예상되면 제휴해 관련 상품을 내놓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난해 말 영화 ‘상의원’ 이후 구미에 당기는 영화를 못 찾았다. 그러다 최근 영화 ‘암살’을 만났다. 오는 22일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주연(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등)부터 달랐다. 그는 그 자리에서 배급사와 공동 마케팅을 하기로 결심했다. A과장은 “영화 ‘암살’ 관람객 수가 600만명을 넘으면 최고 연 1.7%의 금리를 주기로 했다”면서 “이 상품은 우리은행 1년 정기예금 중 가장 금리가 높다”고 전했다. #2 수협은행 경인지역의 B지점장 별명은 ‘교황’(교회 대출 황태자)이다. 2003년부터 교회 대출을 전문으로 하면서 1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휴대전화 벨소리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교회를 다니진 않지만 목사들과 통화할 일이 많다 보니 일부러 CCM(기독교음악)으로 골랐다. 몇몇 성경구절도 외우고 다닌다. 교회 대출을 맡은 뒤로는 일요 예배뿐 아니라 새벽 예배에도 가끔 참석한다. B지점장은 “예배에 참석하면 출석교인 수부터 교회 분위기, 목사님의 열정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면서 “그러면 대출 금액과 한도 등이 금세 머릿속에 그려진다”고 말했다. ●최근 2~3년간 수시입출금 상품 증가세… 올 5개월 만에 23조 유입 ‘금융상품은 그 시대의 경제·사회·문화를 반영한다’는 말이 있다. 시대상을 반영하지 않는 금융상품은 시장에 나와 봤자 환영받지 못할 게 뻔하기 때문에 사전에 고객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살피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17일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수협 등 6개 시중은행에서 최근 10년치(2005~2015년 상반기) 연도별 신상품(예금·적금·대출) 목록을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 2~3년간 정기 예·적금 상품이 점점 줄고 수시입출금(요구불 예금) 상품이 늘었다. 기준금리가 연 1.5%까지 떨어지자 은행들이 더이상 높은 금리를 주면서까지 정기 예·적금을 유치하기 어렵다고 보고 저원가성 수시입출금 상품에 매달린 것으로 보인다. 올 초부터 지난 5월까지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에 추가로 유입된 (수시입출금) 예금 증가액은 23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오는 10월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마다 ‘집토끼’(기존 고객) 사수 작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우리·신한은행은 이미 주거래 고객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고영배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장은 “계좌이동제를 앞두고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다”며 “이 전쟁에서 패하면 생존마저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 10월 계좌이동제 시행 앞두고 ‘집토끼’ 사수 총력전 그런가 하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을 내놓거나 틈새 시장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품들은 시장을 개척하는 데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꽤 장수(長壽)하는 경향이 있다. 문화 콘텐츠를 금융상품에 덧입힌 영화 정기예금이 대표적이다. 2009년 하나은행이 영화 ‘세븐파운즈’ 정기예금(1호)을 내놓은 뒤로 계속 새로운 상품이 등장했다. 우리은행이 이번에 내놓은 시네마 정기예금 ‘암살’은 벌써 14번째 상품이다. 하나은행도 오는 24일 영화 ‘베테랑’과 연계한 정기예금을 선보일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 흥행과 판매금액이 반드시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은행의 시네마정기예금 중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영화 ‘7광구’(1만 6023계좌, 1969억원)다. 당시 300만명이 넘으면 0.3% 포인트 우대이율을 적용하기로 했지만 관객 수가 224만명에 그쳐 기본이율(4%)만 적용됐다. 반면 1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변호인’은 473억원어치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스포츠 스타 내세워 차별화… ‘김연아적금’ ‘류현진예·적금’ 인기 교회 대출은 틈새 시장에 진출해 ‘대박’난 상품이다. 수협은행이 2001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재무제표가 투명하지 않은 교회를 상대로 대출을 한다는 건 위험천만하다”면서 다른 은행들은 쳐다보지 않았지만 금리가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하자 서서히 시중은행도 관련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알짜배기 교회가 의외로 많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농협이 ‘미션대출’ 상품을 내놓고 공격적으로 진출했지만 아직 수협(1조 2605억원)의 절반 수준(6952억원)이다. 우리은행도 2008년 ‘실로암대출’ 상품을 선보였지만 2013년 판매(4900억원)를 끝냈다. 교회대출 영업이 쉽지 않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수협은행도 교회 대출이 교회의 무리한 확장을 부추기면서 여러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비판이 확산되자 최근 대출 방향을 전면 수정했다. 수협은행 여신심사부 관계자는 “신도 수가 많은 대형 교회보다는 개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건전하게 유지되는 교회 위주로 대출 방향을 틀었다”고 전했다. 기존에 없던 어린이집대출 상품도 수협 작품이다. 2005년 수협은행은 ‘제2의 교회 대출’로 어린이집 대출을 지목하고 새 틈새 시장에 진출했다. 올 6월 말 잔액은 8590억원(파랑새둥지대출 잔액). 2013년 농협도 가세했지만 아직 성과(501억원)는 미미하다. 은행들은 상품 차별화를 위해 스포츠 스타를 내걸거나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 군인 전용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스포츠 스타 상품은 통상 은행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스포츠 선수를 전면에 내세운 상품이다. 2009년 국민은행이 내놓은 ‘피겨Queen연아사랑적금’은 가입자 수가 60만명에 이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 나온 상품 중에는 농협은행의 ‘NH류현진예·적금’이 있다. 류 선수가 부상당해 우대금리를 받지 못하는데도 2779억원이나 유입됐다. 군인 전용 상품은 기본금리가 연 4%대로 은행이 사실상 역마진을 보고 파는 상품이다. 그런데도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평생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2012년 국민은행이 ‘KB국군희망준비적금’을 내놓은 뒤로 우리·하나·신한 등이 줄줄이 뛰어들었다. 하나은행의 ‘나라지킴이 적금’은 741억원어치나 팔렸다. 기본금리 4.7%에 군 복무 시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헌혈을 하면 우대금리 0.8% 포인트를 얹어 준다. ●은행-다른 업종 제휴… ‘현대차 예금’ 등 하이브리드 상품 ‘붐’ 예상 상품을 기획할 때는 주로 수익성이나 트렌드 등을 고려하지만 정치적 요인을 감안하기도 한다. 일례로 지난해 유독 통일 관련 상품이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발언한 영향이다. 이후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우리겨레통일 정기예금’, ‘NH통일대박 정기예금’, ‘KB통일기원적금’ 등 앞다퉈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광복 70주년인 올해는 ‘8·15 70주년 정기예금’, ‘하나 대한민국 만세 정기예금’ 등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떤 상품이 유행할까. 최근 추세를 보면 자기계발, 건강 관리와 연계한 상품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벌써 건강생활서약을 하거나 정기적으로 운동을 실천하겠다고 하면 금리를 더 얹어 주는 상품이 나오고 있다. 금연 치료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상품도 최근 등장했다. 저금리 장기화로 하이브리드 상품도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이종 업종 간 제휴를 통한 새로운 상품이다. 예컨대 ‘현대차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현대차를 살 때 5~10%를 할인받는다. 고영배 부장은 “자동차, 유통, 통신업계 선두 업체와 제휴하면 이자를 더 주거나 혜택을 더 늘린 신상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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