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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너3세 기업 ‘내부거래’로 먹고산다

    오너3세 기업 ‘내부거래’로 먹고산다

    한화S&C 작년 3642억 매출 중 68%는 계열사 일감으로 얻어 비상장사·오너 지분 높을수록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의존 높아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S&C는 정보통신 시스템통합(SI) 서비스를 판매한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이 회사 지분의 절반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 동선씨가 각각 25% 지분을 갖고 있다. 오너 3세들이 지분을 100% 갖고 있는 셈이다. 한화S&C는 지난해 36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67.6%(2461억원)는 계열사에서 준 일감으로 얻었다. 사실상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한 것이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52.3%)보다 15.3% 포인트나 증가했다. ●‘땅 짚고 헤엄치는’ 오너3세 기업들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다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의존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 몰아주기(사익 편취) 규제를 받는 재벌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3년 연속 상승했다. 회사 정보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상장사보다 약 3배 높았다. 새 정부가 이런 일감 몰아주기를 손보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재벌 그룹들이 미리 ‘편법’으로 규제를 피해 가고 있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2017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했다. 지난 5월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7개 그룹의 1021개 계열사가 상품과 서비스를 서로 얼마나 많이 사고팔았는지 분석했다. 다만 올해 처음으로 대기업에 편입된 KT&G, 한국투자금융, 하림, KCC 등은 지난해 내부거래 현황 공시 의무가 없어 이번에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27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152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조 1000억원 줄었다. 대기업 지정 기준이 자산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올라가면서 분석 대상이 47개사에서 27개사로 줄었기 때문이다.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보다 0.5% 포인트 상승한 12.2%로 집계됐다. 특히 총수일가 지분율이 30%(상장사 기준. 비상장사는 20%)가 넘어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인 96개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14.9%로 2014년(11.4%)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비상장사 850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22.3%로 상장사(171곳, 8.2%)보다 14.1% 포인트 높았다. 총수 있는 자산 상위 10개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12.9%로 전년(12.8%)과 비슷했으나 총수의 아들딸이 100% 지분을 쥔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66.0%로 전년(59.4%)보다 6.6% 포인트 증가했다. 작은 회사를 만들어 다른 계열사 일감을 몰아준 다음, 상장 등을 통해 총수 자녀들의 재산을 불려 경영 승계를 유리하게 하는 재벌가의 고전적인 수법을 의심케 한다. 총수 자녀 지분이 100%인 회사는 현대차그룹의 서림개발, 한화S&C, 효성그룹의 신동진, 동륭실업,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등 5곳이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규제 회피책을 내놨다. 한화S&C는 다음달 중 물적 분할을 하게 된다. 김승연 회장의 아들 삼형제가 한화프런티어 지분을 100% 갖고, 이 회사 밑에 한화S&C를 자회사로 두는 방식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오너가 직접 지분을 가진 회사에만 적용되므로 결과적으로 한화S&C는 내년부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총수일가 지분율 30%)을 피하기 위해 앞서 2015년 2월 물류회사 현대글로비스 지분 13.5%를 팔았다. 정 부회장은 광고계열사 이노션 지분도 8% 처분해 두 회사의 총수일가 지분율을 29.9%로 맞췄다. ●與·공정위 규제 강화 법안 추진 여당과 공정위는 이런 꼼수를 막으려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을 상장·비상장 구분 없이 총수지분율 20% 이상으로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줄곧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기업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다리겠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며 ”연말까지 기업들이 변화의 모습이나 의지를 보여 주지 않으면 법 개정과 같은 구조적인 처방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대기업보다 높고, 총수 2~3세 지분이 많은 회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기회의 땅’ 동남아로… 中서 핸들 돌리는 현대차

    ‘기회의 땅’ 동남아로… 中서 핸들 돌리는 현대차

    인도네시아에 트럭 500대 수출…중형 2500대 수출금액과 맞먹어 상용차 조립공장 설립도 검토중 ‘교두보’ 베트남서 年 5만대 생산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포스트 차이나’로 동남아시아에서 새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지리적 여건이 좋고 자동차 시장 성장률이 연 6% 이상인데다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긍정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차그룹은 20일 인도네시아에 대형트럭 엑시언트 5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약 500억원 규모로 중형차 2500대 수출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번에 공급되는 엑시언트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진행 중인 바다 매립지 건설 현장에서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수출은 현대차 대형트럭 단일 공급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물량이다. 대형트럭은 약 1억원을 호가하는 고가인 데다 쓰임새도 다양해 수백 대 이상 대량 공급 계약은 이례적이다. 기존 최대 기록은 올 4월 투르크메니스탄 교통부와 맺은 엑시언트 100대 였다. 현대차는 수출국이 이른바 포스트차이나로 꼽는 동남아 시장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동남아 시장은 관세가 높아 수출 진입이 쉽지 않았고, 일본 브랜드가 현지 생산을 통해 시장을 선점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 조립 공장을 세워 현지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상용차 수출을 확대하는 등 동남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속적인 현지 맞춤형 상품 개발 및 현지 생산을 통해 전략적 동남아시아 시장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미얀미 정부에 중형버스 카운티 200대 계약을 맺은 것을 비롯해 일본 브랜드가 독점하는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에서 엑시언트 대형트럭, 뉴마이티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또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시장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베트남 닌빙성의 승용차 조립공장에서는 5개 차종을 만들고 있고 연간 5만 2000대를 생산하고 있다. 그중 i10은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단일 차종 1, 2위를 다투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조립 공장에서는 각각 연간 1000대를 생산중이다. 기아차 역시 베트남 공장에서 승용차 8개 차종, 총 4만 7000대를 생산중이며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1000대, 대만 공장에서 1400대를 생산중이다. 현대차는 현지 상황에 따라 승용차를 넘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상용차 조립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실제 지난 3월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했고 이달 7일에는 14명의 베트남의 투자계획부 장관단이 현대차 양재 본사를 찾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방한 당시 현대차가 베트남에 진출하면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할 정도로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글로벌 삼성전자 ‘이미지’ 추락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책임(CSR) 평가에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순위가 올해 89위까지 떨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국제적 평판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가 최근 발표한 ‘2017년 글로벌 CSR 평가’에서 삼성전자의 점수는 지난해 69.8점(20위)에서 올해 64.5점(89위)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100대 기업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지난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발화 문제와 함께 이 부회장이 뇌물 스캔들에 연루된 것이 명성에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RI는 평가를 위해 15개국에서 17만여건의 여론조사를 했다. 1위는 덴마크 완구업체 레고그룹이었고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월트디즈니, BMW그룹, 인텔 순이었다. 국내 기업 중에는 ㈜LG가 65.9점으로 76위, 현대차가 63.9점으로 92위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올 뉴 루이나’ 中 달린다

    ‘올 뉴 루이나’ 中 달린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중국 현지 합작법인 베이징현대가 소형 세단을 새로 출시하고 반전을 꾀한다. 베이징현대는 19일 중국에서 ‘올 뉴 루이나’(영문명 레이나) 신차 발표회를 열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2010년 중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루이나’는 지난달까지 116만대 넘게 팔린 소형 세단 모델로, 베이징현대의 고속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 만큼 현대차는 이번 신형 모델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올 뉴 루이나’는 이달 초 가동에 들어간 베이징현대의 충칭(重慶) 공장이 생산하는 첫 양산 차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베이징현대는 출시와 함께 20대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젊은 감각의 광고 캠페인, 지역별 핵심 매체·파워 블로거 등 대상의 시승회, 지역 모터쇼 현장 판매 지원, 소도시 순회 전시회 운영 등 마케팅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협력사 납품대금 앞당겨 지급…대기업 추석 ‘상생경영’ 나섰다

    협력사 납품대금 앞당겨 지급…대기업 추석 ‘상생경영’ 나섰다

    기존보다 15~30일 조기 집행…이마트 등 유통업계도 잇단 동참 대기업들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에 대한 납품대금 조기 지급과 우리 농산물 직거래 장터 개설 등을 통해 ‘상생 경영’에 나서고 있다.포스코는 자재 및 원료 공급사와 공사 참여업체에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결제하던 대금을 추석 직전 1주일(25~29일) 동안은 매일 지급한다고 18일 밝혔다. 월 단위로 정산하는 외주 파트너사에 대한 대금도 이달 15일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오는 25일 일괄 지급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다음달 10일 지급할 예정인 자금을 중간정산 개념으로 보름 앞당겨 지급하는 것”이라며 “이번 조기 집행을 통한 지급액은 총 220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납품대금 1조 1709억원을 예정일보다 앞당겨 지급한다. 이번 납품대금 조기 지급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4개사가 참가한다. 부품과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3000여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협력사들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예정된 지급일보다 최대 16일 앞당겨 대금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차 협력사들도 2, 3차 협력사들에 대한 대금 지급을 추석 이전에 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소비 진작과 내수 활성화를 위해 약 120억원의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하고 임직원들이 국산 농산물로 추석 명절을 보내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도록 2500여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우리 농산물 온라인 직거래 장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CJ그룹도 이번 추석에 6000억원 규모의 결제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CJ제일제당 1250억원, CJ오쇼핑 1100억원, CJ대한통운 900억원 등으로, CJ의 11개 계열사와 협력하는 중소업체 1만 3000여곳이 혜택을 본다. CJ 관계자는 “기존 지급일보다 평균 1개월 정도 선지급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앞서 LG그룹도 LG전자(5200억원), LG화학(2300억원)을 비롯한 9개 계열사가 총 1조 2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납품대금 조기 지급을 발표했다. 롯데그룹도 1만여개 협력사에 대해 추석 대금 9700억원 조기 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삼성그룹과 SK그룹도 추석 전에 납품대금을 현금으로 조기 지급할 예정이다. 유통업계도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조기 지급 행렬에 동참했다. 이마트·신세계백화점이 총 2800억원을, 현대백화점그룹이 1770억원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도 2400억원을 정상 지급일보다 평균 11일 앞당겨 추석 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은 상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에 1600억원의 정산금과 물품대금을 28~29일 조기 지급한다. 아모레퍼시픽(900억원), LS네트웍스(187억원) 등 이미 납품대금 지급을 마친 기업들도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현대차 ‘대학 연극·뮤지컬 페스티벌’

    현대차 ‘대학 연극·뮤지컬 페스티벌’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16일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개최한 ‘제5회 전국 대학 연극·뮤지컬 페스티벌’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의 연극 ‘아마데우스’와 용인대의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각 부문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서경석 현대차그룹 전무와 정인석, 박용재 페스티벌 집행위원장 등 총 30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 ‘사드 수렁’ 현대차도 中 철수설 고개

    ‘사드 수렁’ 현대차도 中 철수설 고개

    전문가 “유지·철수 효율성 따져야” 현대차 측 “최대 시장 철수는 없다…합작 관계 파기 땐 양측 모두 손해”‘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한국 기업의 중국시장 철수 결정이 잇따르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도 중국 내 합작공장을 접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중국시장 판매가 1년 전에 비해 40% 이상 줄어든 가운데 중국 측 합작회사와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17일 현대차와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두 회사의 중국 판매량은 총 7만 601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2만 4116대)보다 39%가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가 5만 3008대로 작년 8월(8만 2025대)보다 35.4% 감소했고, 기아차도 같은 기간 4만 2091대에서 2만 3002대로 45.4% 줄었다. 8월까지 현대·기아차 중국 내 누적 판매량(57만 6974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104만 3496대)보다 44.7%가 줄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올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6년 전 수준인 7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7개월 가까이 계속된 실적 부진으로 인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6일 “베이징기차가 비용 절감을 위해 베이징현대의 납품사를 한국 업체에서 중국 현지 기업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으나 현대차가 이를 거부해 갈등이 촉발됐다”면서 “베이징기차가 베이징현대와의 관계를 끝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 간의 갈등은 2002년 합작회사 설립 이후 계속 있었지만 최근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커졌다는 것이다. 베이징기차는 사드 사태 이후 실적이 나빠지자 협력 업체들에 납품 가격을 깎아 주면 밀린 대금을 지급하겠다며 무리하게 납품가 인하 압박을 가했다. 이는 베이징현대의 4차례 공장 중단으로 이어졌다. 지난 13일부터 밀렸던 협력사 부품 대금을 지급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중국 내 현대차 판매가 회복되지 않는 한 극단적인 상황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철수설에 대해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단순히 판매가 부진하다고 한 해 200만대가 팔리는 제1수출 시장인 중국에서 철수할 수는 없으며, 다른 회사들이 줄줄이 철수한 러시아에서도 현대차가 끝까지 버텨 상황이 반전된 적이 있다”면서 철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한 “디자인 등 소프트웨어는 현대자동차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합작 관계 파기는 우리나 베이징기차 모두에 손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철수가 무조건적인 답은 아니지만 효율성을 철저히 따져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유통업계와 달리 자동차업계는 시설 투자비 및 네트워크망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고 단기간에 판매 증진이 어려운 특성이 있으므로 중국 내 9개 공장을 철수 또는 유지했을 때의 기회비용을 따져 필요시 일부 구조조정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사설] 롯데마트 철수, 中 보복에 정부는 속수무책인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막대한 손해를 낸 롯데마트가 결국 6개월 만에 매각을 결정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임을 인식하고 롯데가 철수 수순을 밟기로 한 것이다. 유통과 제과, 음료 등 중국에 진출한 롯데 22개 계열사 현지 사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1997년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 역시 올해 중국 철수를 결정했고 현대차 역시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국의 경제 보복 피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감정은 격앙될 수밖에 없다. 모든 수단을 강구해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주장도 비슷한 맥락이다. 상품과 서비스 교역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중국의 조치에 대해 WTO 분쟁해결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투자자국가간소송(ISD) 제소처럼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사안은 그리 간단치 않다. WTO 제소는 분명히 명암이 존재한다. 우리가 참고할 것은 2010년 센카쿠열도 영토 분쟁과 관련한 희토류 사태다. 당시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대일 희토류 수출 중단이라는 보복을 했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사드 보복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WTO에 제소하면 승소 가능성은 불확실하지만 양국 관계는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다. WTO 서비스무역이사회 등에서 중국의 부당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규탄하며 국제 여론을 환기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적지 않은 중국 전문가들은 “WTO 소송은 중국이 노골적인 경제 보복에 나설 빌미만 주게 된다”고 우려한다. 중국 정부가 WTO나 한·중 FTA 규정을 우회하거나 피해 가면서 우리 기업들을 압박하는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국민적 감정에 편승해 WTO 제소를 압박하는 것은 단견일 수 있다. 사드 배치 과정에서의 교훈도 잊지 말아야 한다. 2014년 중반 이후 “(사드 배치)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었다’는 이른바 3N 정책을 펴다가 중국 정부에 언질조차 주지 않고 배치를 결정했다. 최소한의 외교적 관례도 무시해 사태를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본질적으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와 북핵·미사일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외교·안보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감정에 기울지 않고 냉철한 판단 속에 문제를 풀어 가는 지혜가 절실할 때다.
  • ‘세련미 + 젊은 감각’ 갖춘 제네시스 G70

    ‘세련미 + 젊은 감각’ 갖춘 제네시스 G70

    색상 총 10종… 20일부터 본격 판매 국내외 고급차 엔트리마켓 집중 공략 현대자동차의 야심작 ‘제네시스 G70(지세븐티)’가 15일 공식 출시됐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세단 라인업을 완성하는 G70는 국산 최초 중형 럭셔리 세단으로 위기에 처한 현대차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아 왔다.이날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 내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출시행사에서 관계자들은 제네시스 G70를 “제네시스의 새로운 젊은 아이콘, 한국 고급차를 세계에 알릴 홍보대사”라고 소개하면서 세련되고 젊은 감각의 중형 세단임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G70의 경쟁 브랜드가 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아우디 A4이며 국내외 고급차 엔트리 마켓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황정렬 현대차 전무는 “그동안 프리미엄차 시장을 주도한 유럽차는 우리와 다소 안 맞는 느낌이 들었지만 제네시스는 한국의 정서를 담았고 주행성능, 고급감, 성능, 디자인면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G70의 색상은 총 10종으로 지난해 벤츠에서 영입한 보제나 랄로바 컬러팀장이 주도했다. 특히 이중 도색으로 색감이 선명하고 고급스러워졌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R-MDPS) 등이 장착됐고 운전자가 목적지를 말하면 스스로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표시하는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도 적용됐다. 모델별 판매가격은 ▲가솔린 2.0 터보 3750만~4295만원 ▲디젤 2.2 4080만~4325만원 ▲가솔린 3.3 터보 모델 4490만~5180만원선이다. 현대차는 G70 판매 목표를 연내 5000대, 연간 1만 5000대로 잡았다. 중동, 러시아, 호주 등 해외 시장에서 내년 초에 출시되며 북미 시장에서는 내년 3월쯤 첫선을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는 6만대 이상 판매가 목표다. 제네시스는 오는 20일부터 G70의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G70의 전시와 시승 행사를 진행하는 컬러풀 쇼룸을 전국에서 운영하며 올 하반기 서울 영동대로에 제네시스 전 라인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전용 전시관을 열 계획이다. 또 기존 ‘EQ900’의 ‘아너스G’와 ‘G80’의 ‘제네시스 케어’를 통합해 제네시스 브랜드 모든 차종 소유자를 대상으로 ‘제네시스 멤버십’을 운영하고 외장복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베이징현대차, 협력 업체에 밀린 대금 전액 지급

     협력업체에 부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공장 가동 중단을 되풀이했던 베이징현대차 사태가 전액 지급으로 일단락됐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베이징기차의 한중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는 지난 14일 부품 협력사들에 그동안 밀린 대금을 조건 없이 지급했다. 베이징현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어제 협력업체들에 미납 대금을 모두 지급했다”면서 “대금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베이징현대는 현지 한국 협력업체 120여 개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고, 중국 현지 업체까지 포함하면 협력업체 수는 200여 개에 이른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사드 갈등이 시작되고 나서,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가 급감하는 바람에 베이징현대가 이들 협력업체에 밀린 대금은 평균 3.5개월 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대금 지급 지연의 배경에는 단순히 현대·기아차의 판매부진에 따른 자금난뿐 아니라 베이징현대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의 ‘납품가 후려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현지 부품업체 등에 따르면 베이징기차는 사드 보복 이후 실적이 나빠지자 현대차의 핵심 협력업체인 모비스의 납품가격을 20% 정도 깎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베이징현대는 지난 14일 협력업체들에 밀린 대금을 지급하면서 ‘납품가 인하’를 요구하지 않았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베이징기차와 협의해 밀린 대금을 지급했으며, 이 과정에서 납품가 인하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말 부품업체 베이징잉루이제의 납품 거부로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4공장 등 4개 공장의 생산이 수일간 중단된 바 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창저우 공장에 에어인테이크 부품을 공급하는 독일계 부품업체의 납품이 끊기면서 가동이 멈추기도 했다.  아울러 일각에서 현대차와 베이징기차의 결별설이 나도는 것과 달리 이들 양사는 내달 베이징현대 설립 15주년 행사를 하면서 파트너십을 다질 계획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드 때문? 현대차, 中골프 후원 중단

    골프계 “수익 악화·반한정서 영향” 현대자동차가 2010년부터 후원해 온 중국 여자골프대회에서 손을 뗀다. 12일 현대차와 골프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부터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공동 주관인 중국여자오픈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지 않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으로 중국 내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해석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현대차가 지분 50%를 보유한 베이징현대의 합자 파기설, 중국 시장 철수설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골프계 안팎에선 현대차의 후원 중단이 사드 갈등에 따른 수익 악화와 중국 내 반한 정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KLPGA 관계자는 “(현대차 측이) 왜 안 한다고 이유를 알려주지는 않았다. 다만 현대차가 중국에서 최근 경영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이 작용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CLPGA 측에 전달했다. 사드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타이틀 스폰서에서 빠지지만 대회는 오는 12월 예정대로 치러진다. KLPGA 측은 “CLPGA에서 새로운 스폰서를 찾고 있다. KLPGA 한국여자오픈과 같은 큰 대회여서 차질 없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KLPGA와 CLPGA의 정규대회 중 하나로 김효주가 세 차례 우승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친환경 가속… ‘독일 車부심’ 회복 나선다

    친환경 가속… ‘독일 車부심’ 회복 나선다

    39개국 1100여개 업체 참가 벤츠·BMW·폭스바겐 등 전기차·수소차 전면 내세워 ‘디젤 게이트’ 오명 탈피 노려 현대차 4421㎡ 대형 전시장 코나·i30N 등 신차 38대 공개 “SUV·친환경 결합 선구자로”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가 12일(현지시간)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했다. 최근 참가업체 수에서 상하이 모터쇼 등에 밀리는 수모를 당했지만, 여전히 자동차 업계에선 주저 없이 세계 최고의 모터쇼로 꼽는 행사다. 중국산을 늘어놓고 숫자상 1위라고 외치는 상하이 모터쇼와는 격이 다르다. 2년에 한 번 홀수 해에 열리는 이번 모터쇼에는 39개국 1100여개 완성차 및 부품업체가 참가했다. ●‘수소차 한·일전’에 도전장 낸 벤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3사는 작심한 듯 차세대 친환경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2년 전 ‘디젤 게이트’ 오명을 쓴 독일이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천문학적 투자 계획도 밝혔다. 2030년까지 폭스바겐 그룹은 200억 유로(약 27조원), 벤츠는 100억 유로(약 13조 5000억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벤츠는 수소연료전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LC F-CELL EQ 파워’를 선보였다. 현대차와 도요타가 한·일전을 벌이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 벤츠라는 다크호스가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벤츠는 전기차 브랜드 EQ의 첫 소형 콘셉트카인 ‘EQ A’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2도어 해치백 형태로 2020년 본격 양산에 돌입하면 BMW ‘i3’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파리 모터쇼에서 EQ 브랜드를 선보인 벤츠는 소형차부터 중형 세단, SUV까지 예외 없이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날 디터 체체 다임러AG 회장은 “경차 브랜드인 스마트를 3년 후인 2020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브랜드로 완전히 바꿀 계획”이라며 “2020년까지 벤츠에서는 50개 이상의 친환경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BMW는 이날 모터쇼 현장에서 고성능 전기차 콘셉트카인 ‘i 비전 다이내믹스’를 깜짝 공개했다. 시판 중인 전기차 i3와 i8 사이에 위치하는 모델로 1회 충전으로 최고 60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BMW는 또 1회 충전에 최대 280㎞를 달리는 전기차 ‘뉴 i3’와 ‘뉴 i3s’도 공개했다. 기존 i3 시리즈에 비해 출력은 높이고 주행거리는 늘렸다. 최고출력은 170~185마력, 최대토크는 25.5~27.5㎏.m이다.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유럽 기준으로 290~300㎞다. BMW의 프리미엄 소형차 미니도 첫 양산형 전기차인 ‘미니 일렉트릭 콘셉트’를 무대에 올렸다. 양산 시기는 2019년이다.폭스바겐 역시 전기차 ‘ID 크로즈’(CROZZ)를 내놓았다. 도심형 SUV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0㎞에 달한다. 최고출력은 302마력으로 급속 충전기로 30분이면 80% 충전할 수 있다. 아우디도 1회 충전으로 800㎞ 이상 달리는 순수 전기차인 콘셉트카 ‘아이콘’(AI-CON)과 SUV 쿠페 ‘일레인’(Elaine)을 공개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30년까지 그룹 내에서 생산하는 300개 내연기관 차종을 모두 전기차 모델로도 내놓을 계획이다.●현대차, 내년 유럽서 코나 전기차 출시 현대자동차그룹은 총 4421㎡ 크기의 대형 전시장에 38대의 신형 차량을 전시했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모델인 ‘i30N’과 소형 SUV ‘코나’, ‘i30 패스트백’ 등을 메인 모델로 내세웠다. 기아차는 ‘프로씨드 콘셉트’(프로젝트명 KED-12)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또 소형 SUV ‘스토닉’과 ‘쏘렌토’, ‘모닝 X-라인’, ‘스팅어’ 등도 전면에 내세웠다. 전기차 라인업을 내세워 친환경차 경쟁에도 뛰어드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전기차 3종 세트(하이브리드·PHEV·EV)를, 기아차는 쏘울 EV, 니로 PHEV, K5 스포츠왜건 PHEV 등 3대씩 주요 친환경차를 전시했다. 토마스 슈미트 현대차 유럽법인 부사장은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중 SUV 전기차인 코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최근 자동차업계의 화두인 SUV와 친환경 트렌드를 결합한 선구자적 시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G4 렉스턴 유럽 출시 한편 쌍용자동차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맞춰 ‘G4 렉스턴’과 ‘티볼리 아머’를 유럽에 출시한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내구성을 검증한다는 의미에서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해 유라시아대륙을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입성하는 대장정을 치렀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을 올해 3000대 이상, 내년에는 5000대 이상 유럽 현지에 판매한다는 목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커넥티드카 시장 잡아라”… 車·ICT·장비업체 ‘무한경쟁’

    “커넥티드카 시장 잡아라”… 車·ICT·장비업체 ‘무한경쟁’

    # 궂은 비가 내리는 월요일 아침, 김 과장이 승용차 시동을 걸자, 내비게이션이 질문을 던진다. “오늘 서울 강수량은 30㎜, 영동대로 구간에 고장 차가 서 있어 이미 혼잡합니다. 다른 길로 갈까요?”, “뒷길이 더 빠르면 그 길로 가자”, “경로를 변경합니다. 예상주행 시간은 35분 45초입니다.” 김 과장은 운전대를 잡는 대신 인공지능(AI)이 장착된 주행 시스템에 대고 “뉴스 모드로 운전해 줘”라고 말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주변으로 뉴스가 자막으로 깔리며 방송영상이 나온다. 그 사이 차는 신호등과 경찰청 교통신호 제어 시스템, 앞뒤 차량, 기상청 날씨예보 시스템 등과 쉼 없이 교신한다. 사각지대에서 자전거를 탄 아이가 도로 위로 튀어나왔지만, 차가 예상했다는 듯 천천히 속도를 줄여 사고를 피한다. 주변 폐쇄회로(CC)TV에서 자전거를 탄 아이가 감속 없이 차로를 향하고 있다는 정보를 주변 차들에게 일러 준 덕이다. 회사 주차장에 도착한 차량은 공간감지센서를 이용해 알아서 평행주차를 한다.더는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아니다. 업종 경계가 허물어진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개발 경쟁이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정보통신(IT) 기업, 통신 서비스 업체에 부품·장비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통신기업·전자업체, 혹은 완성차 업체·통신기업 간 제휴 같은 이종 협업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자동차가 휴대전화에 이어 차세대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미래 자동차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선두싸움이 뜨겁다. 커넥티드카는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다. 다른 차량, 교통 신호, 교통 표지판, 기지국, 뉴스센터, 회사 서버 등과 소통을 하면서 달린다. 따라서 실시간으로 교통안전정보를 받으며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차 안에서 사무를 보고 AI가 골라준 음악을 듣거나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다.시장분석업체 IHS마킷은 2015년 2400만대였던 전 세계 커넥티드카 판매량이 2023년에는 725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또 이 중 자율주행차는 2020년 1000만대, 2035년 210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분석업체 TMR은 커텍티드카 시장이 2019년에 1320억 달러(약 14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안정성·보안 문제가 해결되면 2040년 신차 시장의 자율주행차 비중이 10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커넥티드카의 2가지 핵심 플랫폼은 차량소통기술(V2X·Vehicle to Everything)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in-vehicle infotainment)다. V2X는 차를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기술이다. 다른 차와 교통사고, 신호등 고장, 터널 청소 등의 정보를 교환하고, 자동차에 장착된 카메라나 센서가 탐지하지 못하는 사각 지역의 상황을 체크한다. IVI는 스마트폰 없이 정보 검색, 영화, 음악, 온라인 쇼핑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커넥티드카의 보급이 활발해지면 자동차 원격진단이나 주행거리, 급가속, 주행장소, 급회전 등 운전자 성향을 반영한 자동차 보험과 같은 전혀 새로운 산업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AI·빅데이터·무선통신 결합 커넥티드카는 AI, 빅데이터, 무선통신 기술까지 결합된 최첨단 기술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완성차 기업들은 차량 내장형으로, 통신업체들은 스마트폰형으로 커넥티드카 통신기술을 개발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협업이 조명을 받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진영의 대표 기업으로는 구글, 애플, 바이두, 퀄컴, 인텔, 텐센트 등이, 완성차 업계에서는 벤츠, GM, BMW, 테슬라, 현대·기아차, 도요타 등이 경쟁 중이다. 또 엔비디아, 다임러, 보쉬 등 부품·장비업체나 리프트, 우버 등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들도 제휴에 뛰어들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필요시에만 운전자가 개입하는 ‘레벨3’ 수준이 2020년 목표다. 구글은 크라이슬러 등과 커넥티드 미니밴을 시범 운행 중이고, 2014년에는 IVI 플램폼인 ‘안드로이드 오토’를 내놨다. 애플도 IVI 맞수 ‘카 플레이’를 출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엄 ‘다임러’는 최근 중국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모멘타’에 투자했다. 자율주행의 창시자인 테슬라는 2015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오토 파일럿’을 탑재한 바 있다. 2015년 말 중국 IT기업 바이두와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보인 BMW는 2021년 완전 자율주행차를 만든 뒤 커넥티드카기술을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도요타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 AI 개발에 1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포드는 인텔과 함께 카메라 센싱,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커넥티드카 및 카오디오 전문기업인 ‘하만’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40번째로 자율주행 자동차 시험운행을 승인받았다. LG전자 역시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업체 ‘ZKW’ 인수에 나서면서 이목을 끌었다. 지난 6일에는 SK텔레콤과 ‘LTE V2X’를 공동 개발해 한국도로공사 여주 시험도로에서 성능 검증을 마쳤다. 이를 포함해 국토교통부에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국내 기업과 대학 연구소는 20여곳이다. SK텔레콤은 서울대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의 5G 커넥티드카인 ‘T5’ 시연회를 열었다. KT는 최근 테슬라와 실시간 교통정보 기반 내비게이션, 교통 돌발 상황 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텔레매틱스를 구축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테슬라 차량에 장착되는 커넥티드카 시스템이 KT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는 의미다. KT는 글로벌 차량안전 솔루션 기업인 ‘모빌아이’와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현대차는 2030년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을 목표로 지난달 15일부터 경기 화성 일반도로에서 V2X의 실제 주행 연구를 시작했다. 인터넷 기업 네이버는 지난 8일 자율주행차 핵심센서인 ‘라이다’(LiDAR)를 개발하는 이스라엘 ‘이노비즈테크놀로지스’에 전략적으로 투자했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카셰어링 기업 그린카와 손잡고 지난달 17일 IVI 플랫폼 ‘어웨이’(AWAY)를 선보였다. 어웨이에서 네이버 로그인을 하면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것처럼 차량 안에서 미디어, 내비게이션 등을 쓸 수 있다. 카카오는 현대·기아차와 함께 개발한 ‘서버형 음성인식’을 오는 15일 출시되는 ‘제네시스 G70’에 적용한다. ●사이버 보안·사생활 보호 과제 커넥티드카 시장은 아직 초기인 만큼 기반기술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편 보안 및 윤리 문제 등도 풀어야 한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어느 기업도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단계로 국내 기업들이 커넥티드카 기반 기술을 잘 갖춰야 세계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 부문에서는 중국 IT 기업인 텐센트가 지난 2년간 테슬라를 해킹해 공개하고, 테슬라 측이 이를 인정한 바 있다. 연구원들은 해킹을 통해 19㎞ 떨어진 곳에서 시동을 걸거나 브레이크를 작동시켰고, 차량 문을 열거나 닫았다. 만일 수많은 개인 정보를 활용하는 커넥티드카가 해킹되면 테러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미래에 커넥티드카가 인명 사고를 눈앞에 두었다면, 운전자 보호가 우선인지 차량 바깥의 생명이 우선인지 선택해야 하는 윤리 논란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법제 정비도 시급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015년 8월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자율주행차의 시험 운영 근거 등이 마련됐지만, 커넥티드카 산업을 키우기 위한 장기적이고 포괄적 관점에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허리케인 ‘어마’에 현대·기아차 美 공장도 가동 중단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 ‘어마’의 영향으로 현대·기아차의 현지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1일 “미국 현지 공장이 허리케인 어마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각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11~13일 가동을 멈춘다. 약 3000대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공장의 지리적 입지가 허리케인의 직접 영향권은 아니지만 만에 하나 허리케인 위력이 예상보다 커 가동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 현대차그룹에 또 다른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닻 올린 5G 최첨단 평창

    세계 최초로 구현되는 5G 시범서비스가 이달 중 선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2월 9일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150일 남겨 놓은 가운데 올림픽 기간에 공개될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서비스를 예정보다 앞당겨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5G 시범망 기술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평창 5G 센터’는 당초 오는 11월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이보다 2개월 빠른 이달 중에 문을 연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2층에 마련돼 내년 1월까지 운영되는 센터에서는 5G를 기반으로 한 실감영상과 360도 가상현실(VR) 및 홀로그램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강릉과 평창 경기장을 오가며 운행하는 5G 자율주행 버스도 운행 시기가 한 달 앞당겨져 10월부터 가동된다. KT와 현대차가 만든 5G 자율주행 버스는 5G 시험망을 통해 관제센터에서 장애물과 다른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받아 움직인다. 5G 자율주행 버스에서는 이동 중에도 대용량 3차원 영상을 내려받을 수 있다. 또 초고화질(UHD) 초대형 스크린 구축도 예정보다 2개월 빠른 10월 중에 인천공항 교통센터 내에 설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가로 15m, 세로 3m의 스크린에서는 올림픽 홍보 영상물을 상영할 예정이다. 김용수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올림픽의 성공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는 사전에 올림픽 붐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 붐을 확산하기 위해 첨단 ICT를 활용한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첨단 ICT 올림픽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중국도 가솔린·디젤 자동차 금지한다

     중국 정부가 가솔린과 디젤 자동차의 생산·판매 금지 시간표를 짜고 있다. 전기차 생산이 미진한 현대자동차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중국 내 판매 부진에 이어 또 다른 복병을 만났다.  1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 신궈빈 부부장(차관)은 지난 10일 톈진에서 열린 ‘2017 중국 자동차산업 발전 국제포럼’ 개막식에서 “일부 국가들이 전통 에너지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 중단 시간표를 이미 제정했다”면서 “우리도 관련 연구를 시작했으며, 중국의 시간표가 결정되면 자동차산업 발전 환경과 동력에 심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25~2040년 이후 내연기관 차량 생산·판매를 중단하겠다는 시간표를 발표한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인도의 뒤를 잇는 것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국의 전통 연료 자동차 중단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환경을 크게 바꿀 것으로 점쳐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도 2040년 이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완전히 퇴출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해 28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판매해 8년 연속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의 자리를 유지했다. 또 지난해에만 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판매했다. 이미 주행 중인 전기차가 100만여대(2016년말 기준)로 전세계 전기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 6월엔 공업정보화부가 내년부터 모든 자동차 회사에 전기차 생산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의무화하도록 쿼터를 정하는 ‘신에너지 자동차 크레디트 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 쿼터를 못 맞추는 기존 자동차회사들은 전기차 업체 등으로부터 크레디트를 구매해야 한다.  아직 중국에서 전기차 생산에 들어가지 못한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쿼터 채우기가 급해졌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 등과 전기차 협력체제를 맺었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최근 협력업체 관리를 놓고 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현대차는 전기차 합작을 위해 새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소모적 임금협상 끝낼 기대 큰 ‘SK 실험’

    SK이노베이션이 매년 임금인상률을 한국은행이 발표한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동하기로 했다. 노사가 전년도의 물가 인상분만큼 임금을 더 올리는 방식에 합의했다고 한다. 아예 임금 인상을 위한 교섭 자체를 가질 필요가 없도록 했다. 대기업으로는 첫 사례다. 노사 교섭 때 밀고 당기기식의 소모적인 관행을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회사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전년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했다. 물가지수가 0일 때는 동결, 마이너스일 땐 별도의 협의를 한다. 소비자물가지수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것은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드문 위기 사태다. 노조로서는 교섭 때 임금 삭감을 막을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거꾸로 소비자물가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는 현상도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2000~2012년 평균 3.1%에서 2013년과 2014년 각각 1.3%였다. 2015년 0.7%까지 떨어졌다가 곧바로 1%대로 돌아왔다. 국내 기업 평균 임금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2001∼2007년)의 7.3%에서 금융위기 뒤(2014∼2016년)에는 3.4%로 급락했다. 아마 노사는 여기에서 상생의 길을 찾은 듯하다. 우리는 이번 협상이 매년 관행처럼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 이상 걸리던 대기업 임금교섭 체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대기업의 임금협상은 갈등과 비생산성의 상징처럼 돼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부분파업 중인 현대차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으로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반 토막 났다. 당기순이익이 34% 넘게 빠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 얼마 전에는 현지 부품업체가 대금 지급 지연에 항의해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4개 공장이 일시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최근 5년간 이어진 노조 파업으로 현대차는 5조원대의 손실을 냈다. 올 들어서도 부분파업으로 800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기아차는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먼저 부분 파업에 돌입했고, 한국GM도 임금교섭에 난항을 겪자 부분파업에 나섰다. 국내의 대표적 자동차기업 노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직시하기 바란다. 회사 없는 사원이 있을 수 없고, 사원 없는 회사가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다.
  • [사설] 도 넘은 中 막말과 경제 보복, 정부는 뭐 하나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와 언론의 반발이 점입가경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그제 사설을 통해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고 극언을 퍼부었다. 사드를 북핵과 더불어 ‘지역 안정을 해치는 악성종양’으로 간주한 이 신문은 “사드 배치 완료 순간 한국은 북핵 위기와 강대국 간 다툼에 개구리밥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인민일보 역시 어제 1면 사드 비판 논평에서 “미국이 사드 배치를 통해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 한반도 정세 긴장을 이용해 자신들의 전략적 목적을 실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환구시보는 “한국이 독립적 사고 능력을 거의 잃은 것 같다”고 거들었다. 북핵 위기를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를 따지기에 앞서 14억 대국 언론의 저급함과 용렬함에 개탄을 금하기 어렵다. 이런 언론을 가진 나라를 핵심 이웃으로 두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비단 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다. 본격화 조짐을 보이는 중국 정부의 사드 배치 보복 조치는 우리 경제산업 전반에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당장 현대차 중국 법인의 운명이 위태롭다.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차가 현대차와의 합작을 끝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차가 비용절감을 위해 베이징현대의 납품사를 중국 현지 기업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지만 현대차가 이를 거부해 갈등이 불거졌다”며 책임을 현대차에 떠넘기기도 했다. 이미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반 토막 난 현대차로선 중국 시장 퇴출이라는 극단적 상황마저 배제할 수 없는 위기에 놓인 셈이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중국 당국이 주도하는 불매운동에 허덕이다 결국 어제 남은 이마트 매장 6곳마저 매각하고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중국 내 112개 점포 중 87곳의 영업을 중단한 롯데마트는 지난 3월 3600억원을 긴급 수혈한 데 이어 최근 34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피해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광업계와 화장품 업계, 문화콘텐츠업계 등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조짐이다. 정작 딱한 건 우리 정부의 태도다. 중국의 오만이 극으로 치닫고 우리 기업들이 온몸으로 피해를 떠안고 있건만 우리 정부의 대응은 보이지 않는다. 사드 보복 피해 실태조차 온전히 파악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당장 범정부 차원의 민관 합동 대응팀을 구성해 부당한 보복 조치에 엄중히 대응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 현대차 합자회사 갈등까지… 중국 관련주 시총 4조 증발

    우리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의 임시 배치를 완료한 뒤 중국의 보복 우려가 불거지면서 8일 주식시장에서 화장품, 여행·면세점 등 이른바 중국 관련 소비주가 추락했다. 여기에 현대차는 중국 내 합자회사의 현지 파트너와 갈등이 커진 영향으로 그룹 계열사주가 동반 하락했다. 이에 따른 하루 시가총액 감소액은 무려 4조원을 넘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아모레G는 전 거래일보다 4.35% 떨어진 12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인 관광객의 영향이 큰 면세점이나 여행, 카지노, 호텔 업종의 종목도 대부분 떨어졌다. 호텔신라는 2.77% 하락했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2.36%), 롯데쇼핑(-3.20%), 신세계(-1.37%)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이와 별개로 중국 현지 파트너와의 갈등이 커진 현대차도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이날 주가가 1.81% 떨어졌다. 또 현대위아(-7.09%), 현대모비스(-4.66%), 현대글로비스(-3.93%) 등 현대차 계열 11개 상장사 중 9개사가 동반 하락했다. 이에 따른 현대차 그룹주의 시총 감소액은 2조 7133억원에 달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자동차가 부품 공급과 관련한 현대차의 탐욕과 오만에 지쳤다”며 “합자 관계가 끊기는 위험이 있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유통업계, 점포 매각 등 검토… 中공장 중단 현대차도 ‘암울’

    유통업계, 점포 매각 등 검토… 中공장 중단 현대차도 ‘암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 배치가 이뤄지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이번 추가 배치로 갈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직격탄을 맞은 곳은 유통업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안에 중국 사업 완전 철수를 목표로 최근 중국에 남아 있는 점포 6곳의 매각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루이홍점, 무단장점, 난차오점, 창장점, 시산점 등 5개 점포를 태국의 유통 기업 CP그룹에 매각하고 나머지 1개 점포인 화차오점은 다른 방식으로 매각한다는 설이 유력하다. 1997년 2월 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한때 점포를 26곳까지 늘리며 사업 확장에 나섰으나, 입지 확보 및 현지화 실패로 2011년 점포 11곳을 정리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해 현재는 6개 매장만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현재 중국 내 점포 99곳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문을 연 나머지 12곳도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80% 이상 줄어들어 사실상 운영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본격화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6개월 동안 입은 피해가 최소 5000억원에 달한다. 영업 중단 속에서도 매달 점포 임대료와 직원들 임금의 70~80%를 지출해야 하는 까닭이다. 연말까지 사태가 지속되면 피해액은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미 사태가 더이상 나빠질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룹 내부에서는 어차피 11월 중국 전당대회까지는 당국의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리라고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사태가 내년 중반기 이후까지 이어진다면 중국 사업의 구조조정도 심각히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털어놨다. 자동차 업계의 사정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합자회사인 베이징현대를 운영 중인 현대자동차의 피해가 가장 크다. 현대차는 ‘사드 사태’의 여파로 올 상반기 중국에서 판매량(42만 9000대)이 전년 대비 47% 급감했다. 여기에다 최근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와의 협력업체 대금 지급 문제로 부품 업체가 공급을 중단하면서 두 차례나 공장 가동을 멈추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대차 본사가 직접 협력업체 대금 지급을 하고 싶어도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미치는 베이징자동차가 난색을 표해 대금 지급이 정상적으로 안 된 것이다. 베이징차는 사드 보복 이후 실적이 나빠지자 “한국 협력업체들에 납품가를 20% 정도 깎아 주면 그간 밀린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내거는 등 무리한 ‘납품가 인하 전략’으로 갈등을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금 지급 지연에 불만을 품은 외국계 부품사들이 납품을 거부해 현지 공장은 가동과 재가동 사태를 연달아 겪고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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