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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창용 칼럼] 오징어게임을 향한 복잡한 시선/심의실장

    [임창용 칼럼] 오징어게임을 향한 복잡한 시선/심의실장

    왜 하필 아날로그 시절의 아이들 놀이에 집단살인이란 잔혹 코드를 이식했을까? 어릴 적 골목길에서 오징어놀이에 해 지는 줄 몰랐던 내게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은 참 당황스런 드라마다. 기억을 더듬기만 해도 절로 미소 짓게 하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여기에 어떻게 데스게임을 연결시킬 수 있을까? 친구에게 구슬을 몽땅 잃고 절치부심 복수전을 벼르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구슬을 모두 잃으면 총으로 쏴 죽이는 드라마 속 생존게임 설정은 그야말로 상상불허다. 상상 밖 설정이 어쩌면 전 세계적 흥행 돌풍의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내 감정과 별개로 오징어게임 열풍은 이미 역대급이다. 지난달 미국 넷플릭스 TV드라마 부문 1위에 오른 뒤 전 세계 넷플릭스를 석권했다. 드라마를 이해하려고 많은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운다고 한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입은 촌스러운 체육복과 티셔츠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미국 빌보드차트를 석권한 BTS와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수상한 ‘기생충’과 어깨를 겨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벌써 드라마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 후보로도 거론된다. 한국의 콘텐츠로서 ‘국뽕’급 칭찬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9부작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내 머릿속은 어지러웠다. 콘텐츠 제작 능력의 우수성이나 드라마가 던지는 의미심장한 메시지와 별개로 게임 설정과 방식에 대한 불편함이 너무 컸다. 꼭 어릴 적 놀이에 그런 잔혹 코드를 심어야 했을까? 드라마 열풍 이면으로 이미 우려와 경고가 나오고 있다. 태국 경찰은 최근 ‘오징어게임’ 열풍 속에 청소년들이 폭력적인 게임을 모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의 한 유명 유튜브 채널에는 7살 아이가 오징어게임을 보고 그렸다는 이미지를 부모가 올려 아동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 누군가 총을 쏘고 사람이 쓰러져 있는 이미지다. 욕하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듯 아이 놀이에 심은 잔혹 코드는 청소년에게 더 큰 모방 욕구를 일으키지 않을까. 극한상황에 파괴되는 인간관계의 속성이 꼭 드라마에서처럼 적나라하게 드러나야 하는 걸까. 오징어게임은 이런 불편함과 함께 무언가를 자꾸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다. 메시지에 대한 공감이 커서인 듯하다. 드라마는 생존경쟁에 내몰린 현대인들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의식과 인간관계에 대한 존재론적 의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다. 입원해야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힘든 일을 해야 하는 사람, 서울대 출신으로 수십억원의 빚을 져 헤어날 수 없는 증권맨, 악덕 사장을 다치게 하고 도주한 외국인 노동자 등. 이들은 유일한 해결책으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우승 상금에 희망을 걸고 생존게임에 참가한다. 극중 가장 놀랍고 절망스런 장면은 첫 번째 게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끝난 뒤의 상황이다.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탈락해 잔인하게 살해되는 참극을 겪고도 나머지 사람들이 다시 게임에 참가하는 장면이다. 첫 게임 후 과반수가 게임 중단을 원해 집으로 갔지만 돌아와 게임을 계속한다. 생존 본능에 의해 복귀한 사회가 여전히 희망이 없는 지옥이었기 때문. 우승 상금이라는 한 가닥 희망을 찾아 결국 잔인한 생존게임장을 다시 찾은 것이다. 드라마는 사람들을 생존경쟁으로 내모는 현대사회에 대한 강력한 경고장이다. 전 세계적 흥행 돌풍도 국적을 떠나 모든 사람들이 메시지에 공감하기 때문일 터. ‘내가 저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내가 절친과 단둘이 생존게임을 벌일 상황을 맞는다면’ 등 의문과 고민을 스스로 던지면서 말이다. 어쩌면 이런 의문들은 부질없을 듯싶다. 상황이 닥치지 않는 이상 누구도 답을 모를 테니까. 결국 드라마 속 극한상황이 오지 않게 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이는 국가와 정치인의 역할로 연결될 수밖에 없겠다. 한데 여야 정치인은 물론 우리 사회의 지도층 누구도 드라마를 보고 여기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는 것 같다. 기껏 드라마에서 차용한다는 게 선거판에서 네 편 내 편 가르는 ‘깐부’ 타령이다. 한국 콘텐츠에 세계가 열광하는데 폭력성이나 잔혹 코드가 대수일까란 생각도 든다. 극한상황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수용하면 될 듯싶기도 하다. 되도록 긍정적으로 드라마를 소화하려고도 한다. 그래도 어릴 적 놀이의 살인 코드 접목은 역시 어색하고 불편하다.
  • 일상의 습작, 찰나의 기록

    일상의 습작, 찰나의 기록

    자신만의 ‘수묵 가로 획선의 중첩’ 방식현대인의 일상을 현대적 동양화로 재현회화·벽화 등 65점, 20년 작업 고스란히 이번엔 코로나 시대 반영 신작도 선봬마스크를 쓰고 걸어가는 시민들,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 등교하는 학생들…. 한지에 수묵채색으로 도시의 익숙한 풍경과 군상을 재현하는 민재영의 회화는 가까이 가면 흐릿하고, 멀어질수록 또렷하다. 우리가 무심히 반복하는 일상도 그렇게 한 발 떨어져서 보면 그 안에 숨겨진 무수한 의미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민재영: 생활의 발견’은 전통 동양화 매체로 현대인의 평범한 일상을 그려 온 작가의 20년 작업을 한자리에서 보여 주는 전시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허물고자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실험했던 1990년대 말 초기작부터 ‘수묵 가로 획선의 중첩’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표현법을 발견하고 다채롭게 변용해 온 최근작까지 회화, 드로잉, 벽화 등 65점을 펼쳤다.민재영의 회화를 특징짓는 가로선 작업은 오래된 TV나 영화, 액정 디스플레이 등에서 기계 오류로 인해 가로로 선이 생기면서 이미지가 뭉개질 때 나타나는 화면과 유사하다. 동양화의 기본 필법인 가로중봉선과 채색의 필획을 겹쳐서 이런 효과를 낸다. 한지에 선붓으로 일정 간격의 가로 먹선을 긋고, 그 위에 목탄으로 밑그림을 그린 뒤 원색으로 짧고 긴 획선을 덧입혀 면과 형태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종이에 스며든 수묵의 자연스러운 번짐이 가로선 효과와 겹쳐 화면 안 풍경과 인물은 흐릿하고, 모호하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기억 속 이미지 처럼 잔상이 남고 유동적인 화면을 고민하다 가로선 방법을 찾았다”면서 “도시의 흔한 일상을 미디어의 한 장면처럼 보여 주는 내 작업 주제와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밑그림을 그리기 전 사진 자료를 모은다. 눈에 들어오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영화나 보도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때로는 단체 모델을 섭외해 특정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작품 소재를 고르는 기준은 누구나 체험하고 공감하는 도시인의 전형적인 생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내려다본 부감 시점으로 표정이 보이지 않는 인물들은 도시의 익명성을 강조하고, 출퇴근 시간의 교통 정체 상황을 재현한 그림은 복잡한 대도시의 단면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선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출강하는 학교의 온라인 줌 강의를 듣는 학생 10명의 모습을 그린 ‘회의실’과 마스크를 쓴 사람들로 화면을 구성한 ‘내일이 오기 전’은 동시대의 일상을 충실히 기록하는 풍속화의 구실을 한다. 전시장 1층 한쪽 벽면에 그려진 벽화 ‘시티스케이프 2021’도 눈길을 끈다. 가로 11m, 세로 3m의 벽면 전체에 무너져 내릴 듯 쌓여 있는 택배 상자들을 그렸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과 택배가 한층 일상화한 풍경을 담아 보고 싶었다”는 작가는 “택배 상자의 위태로운 모습과 흘러내린 먹 자국이 택배 노동자들의 고단한 현실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 현대적 동양화로 재현한 도시의 일상…민재영 개인전 ‘생활의 발견’

    현대적 동양화로 재현한 도시의 일상…민재영 개인전 ‘생활의 발견’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는 시민들,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 등교하는 학생들…. 한지에 수묵채색으로 도시의 익숙한 풍경과 군상을 재현하는 민재영의 회화는 가까이 가면 흐릿하고, 멀어질수록 또렷하다. 우리가 무심히 반복하는 일상도 그렇게 한 발 떨어져서 보면 그 안에 숨겨진 무수한 의미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민재영: 생활의 발견’은 전통 동양화 매체로 현대인의 평범한 일상을 그려 온 작가의 20년 작업을 한자리에서 보여 주는 전시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허물고자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실험했던 1990년대 말 초기작부터 ‘수묵 가로 획선의 중첩’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표현법을 발견하고 다채롭게 변용해 온 최근작까지 회화, 드로잉, 벽화 등 65점을 펼쳤다. 민재영의 회화를 특징짓는 가로선 작업은 오래된 TV나 영화, 액정 디스플레이 등에서 기계 오류로 인해 가로로 선이 생기면서 이미지가 뭉개질 때 나타나는 화면과 유사하다. 동양화의 기본 필법인 가로중봉선과 채색의 필획을 겹쳐서 이런 효과를 낸다. 한지에 선붓으로 일정 간격의 가로 먹선을 긋고, 그 위에 목탄으로 밑그림을 그린 뒤 원색으로 짧고 긴 획선을 덧입혀 면과 형태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종이에 스며든 수묵의 자연스러운 번짐이 가로선 효과와 겹쳐 화면 안 풍경과 인물은 흐릿하고, 모호하다.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기억 속 이미지처럼 잔상이 남고 유동적인 화면을 고민하다 가로선 방법을 찾았다”면서 “도시의 흔한 일상을 미디어의 한 장면처럼 보여 주는 내 작업 주제와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밑그림을 그리기 전 사진 자료를 모은다. 눈에 들어오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영화나 보도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때로는 단체 모델을 섭외해 특정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작품 소재를 고르는 기준은 누구나 체험하고 공감하는 도시인의 전형적인 생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내려다본 부감 시점으로 표정이 보이지 않는 인물들은 도시의 익명성을 강조하고, 출퇴근 시간의 교통 정체 상황을 재현한 그림은 복잡한 대도시의 단면을 드러낸다.이번 전시에선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출강하는 학교의 온라인 줌 강의를 듣는 학생 10명의 모습을 그린 ‘회의실’과 마스크를 쓴 사람들로 화면을 구성한 ‘내일이 오기 전’은 동시대의 일상을 충실히 기록하는 풍속화의 구실을 한다. 전시장 1층 한쪽 벽면에 그려진 벽화 ‘시티스케이프 2021’도 눈길을 끈다. 가로 11m, 세로 3m의 벽면 전체에 무너져 내릴 듯 쌓여 있는 택배 상자들을 그렸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과 택배가 한층 일상화한 풍경을 담아 보고 싶었다”는 작가는 “택배 상자의 위태로운 모습과 흘러내린 먹 자국이 택배 노동자들의 고단한 현실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 [서울 인싸] 감성이 넘치는 시민생활공간 조성/강병근 서울총괄건축가(건국대 명예교수)

    [서울 인싸] 감성이 넘치는 시민생활공간 조성/강병근 서울총괄건축가(건국대 명예교수)

    ‘공간에 가치를 부여하면 머무르거나 사색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이 푸 투안) 현대인은 ‘시간의 양’은 철저하게 따지지만 ‘시간의 질’은 외면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시간의 질에는 향기가 있으나 시간의 양에는 향기가 없다’는 사실 또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길은 이동시간이 최소화되도록 직선으로 짧게만 이어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심지어 마치 한눈팔면 안 된다고 강조하듯이 시선을 끌 만한 것은 지우거나 덮어 감추기도 한다. 그래서 길을 걷다 보면 도시가 호흡하지 않거나 침묵하게 살해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대화된 도시는 효율성과 성과로 계량화되고 정량화돼 ‘경제적 가치 중심’으로만 만들어진다. 걷기는 무엇인가와의 관계 맺기이다. 단순한 이동만이 아니다. 그래서 서울을 경험하며 걷고 사유(思惟)하며 머무를 수 있는 감성도시로 만들려는 것이다.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혀지고 가슴으로 경험해 오래오래 기억되는 아름다운 서울을 만들기 위해 미래 서울도시건축의 핵심가치를 ‘감성도시’로 정했다. 시민의 일상생활에 활력이 넘치는 ‘감성도시’를 만들기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비전 2030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감성도시’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도시건축 공간 디자인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도시건축의 공간구조를 수변중심’으로 재편한다. 둘째, 이렇게 만들어진 도시건축 공간이 시민의 ‘쉼터’(제3영역)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셋째, 쉼터가 이웃이 모여서 대화하며 교류할 수 있는 ‘감성이 넘치는 시민생활공간’이 되도록 ‘공간디자인 기준’을 ‘감성 만들기’로 한다. 넷째, 일상생활의 활동범위가 제한적인 어린이, 노인, 장애인, 유아를 동반한 시민이 소외되지 않도록 ‘보편적인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적용하고, 장애가 되는 모든 경계를 허물어 시민 모두가 공유 가능한 ‘장애물 없는 아름다운 도시’로 만든다. 다섯째, 급속히 증가하는 1~2인 가구를 위한 디자인을 포함한 미래도시를 완성하는 것이다. 보행자가 빠른 속도의 교통수단인 차량 중심의 도시공간구조나 다양한 경계인 장애물 등으로 인해 그 도시에 대한 사유의 경험이 불가능하게 되면 이는 ‘살해된 도시’가 된다. 모든 길을 도시 속의 풍요로운 삶의 ‘경험 공간’으로 인식하고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경험할 것인가를 이야기로 엮어 길을 서로 이어 주어 서울의 건축과 도시가 길에서 가슴으로 경험하는 것을 모아 놓는 ‘기억의 샘’이 되도록 만들자. ‘살아 있는 기억 속의 도시 광장은 사유의 무도장으로, 산책길은 느린 왈츠로 표현되도록 숨결이 끊어진 것 같은 도시에 다시 호흡을 불어넣어 ‘살아 있는 감성도시’로 만들어 ‘성과와 피로사회’ 최대 피해자인 서울시민이 빨리 ‘시간의 향기’를 경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 [거리 미술관]19.꿈꾸는 마을

    [거리 미술관]19.꿈꾸는 마을

    집보다 덩치가 크고 집 위로 흘러가는 구름 위에 어린이가 있다면 무슨 의미일까? 서울 지하철 2호선 서대문역 8번 출구를 나오면 웨스트게이트 타워 앞 쌈지마당이 있다. 이 곳에는 넥타이 차림에 황금색 별 왕관을 쓴 어린 왕자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화강암으로 된 받침대에 앉아 있고 또 다른 한명은 서 있다. 앉아 있는 어린 왕자 옆에는 작은 집들이 있다. 어린 왕자는 두 발을 구름 위에 나란히 걸치고 있고, 그 아래에 집 두 채가 보인다. 또 다른 어린 왕자는 빨간 사과 나무 옆에 서 있다. 조각가 김정연(58)의 ‘꿈꾸는 마을’이라는 2010년 조각작품이다. 3차원의 조각과 2차원의 평면의 이미지가 결합된 작품이다. 작품은 두달여에 걸쳐 완성했다. 받침대는 경기도 포천의 화강암으로, 어린왕자와 나무는 브론즈로 만들었다.그는 “내 아들도 그렇지만 대체로 사춘기를 지나면서 어릴 때의 순수함과 열정은 사라지고 세상이 요구하는 잣대에 얽매여 살게 되더라”면서 “이상향을 꿈꾸고, 자연을 꿈꾸지만 획일적인 생활에 얽매일 수 밖에 없는 현대인에게 마음의 고향같은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고자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김 조각가는 젊은 시절 가졌던 꿈과 희망을 접고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살기 위해 생업에 매달리는 현대인의 고달픈 삶을 위로하는 작품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부드러운 집 시리즈’ 등 집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다. 이 작품 속 샐러리맨은 넥타이를 매고 있지만 성인이 아닌 황금빛 별 모양의 왕관을 쓴 어린 왕자 모습이다. 사람들이 어릴 때 가졌던 순수함이나 마음 속 품었던 꿈을 포기하지 말고 살아가기를 염원하는 바람을 어린 왕자 모습으로 조형화했다. 사과나무는 인간이 살아가는 자연을 상징한다.옛말에 가난한 사람은 추위보다 더위가 낫다는 말이 있다. 요즘은 어떤가. 입고 먹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반면 주거난은 여전하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는 여전하다.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의 꿈은 말 그대로 꿈이 되고 있다. 취업도 결혼도 못하는 사람들로서는 우울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조각가가 꿈꾸는 마을을 통해 마음의 고향을 살려내듯 삶이 나를 옥죄고 지치게 할지라도 꿈많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한번 용기를 내어보자. 추운 겨울이 다가오지만, 그리고 아직 내 이름으로 된 집은 없지만 가슴 속 품었던 꿈을 이룰 수 있음을 잊지 말자.
  • 산책·원예·목공… ‘1석3조’ 녹지에 행복한 도봉 뒷산

    산책·원예·목공… ‘1석3조’ 녹지에 행복한 도봉 뒷산

    “도봉구가 녹지 공간을 늘리기 위해 각종 노력을 한 결과 이제 지역 주민들이 동네 뒷산처럼 쉽게 찾을 수 있는 공원들이 곳곳에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지난 8일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은 창동 산159-6 일대의 ‘초안산근린공원 동네 뒷산 조성사업’ 현장을 찾았다. 과거 배나무밭이었던 곳이 초안산생태공원과 연결돼 주민 누구나 찾아와 쉴 수 있는 공원으로 변해 있었다. 1200m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10여종의 꽃과 나무를 볼 수 있고 쉴 수 있는 정자도 마련돼 있다. 꽃으로 꾸며진 테마정원은 ‘포토존’으로 주민에게 사랑받고 있다. 공원의 가장 높은 곳에는 나무 덱으로 만든 전망대가 들어섰다. 전망대에서는 인근 학교와 아파트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 구청장은 “집에서 좀 거리가 있지만 종종 이곳까지 걸어서 산책을 오곤 한다”면서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도 집과 가까운 공원에서 녹지를 보며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전망대 옆에는 ‘초안산 근린공원 나눔텃밭’이 조성돼 있었다. 코로나19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텃밭 분양 경쟁률은 4.42대1을 기록하기도 했다. 공원 한쪽에서는 가드닝센터 건립 공사가 한창이었다. 센터는 내년 3월 완공 예정으로 유리 온실, 공방, 카페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집과 가까운 곳에서 정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주민이 직접 기르고 수확한 식물로 간단한 음식도 만들고 차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드닝센터 앞쪽에는 2019년 문을 연 초안산 목재문화체험장이 있었다. 체험장은 전체면적 217.11㎡ 규모의 지상1층 건물로 유아부터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목공 수업이 진행되는 공간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목공체험 홈키트를 활용하고 있다. 신청하면 누구든지 모형 자동차, 필통, 연필꽂이, 슬라이딩 책꽂이 등 키트를 가져가 집에서 만들 수 있다. 이 구청장은 이날 목공체험에 참여해 직접 나무를 맞추고 못을 박아 마스크 걸이를 완성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건강한 삶의 방식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원 등 녹지는 현대인에게 단순 여가생활 이상의 정서적, 육체적 자양으로 작용하는 친환경 공간”이라면서 “가족이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즐길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0월 둘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0월 둘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10월 둘째 주말을 맞아 주변의 가볼 만한 미술 전시를 추천한다. 서로 다른 색을 지닌 8명의 작가가 혼합재료를 뜻하는 ‘mixed media’처럼 서로 융화되어 작품으로 승화된다는 의미를 가진 ‘8인전 mixed media’전이 서울 종로구 57th 갤러리에서 10월 11일까지 열린다. 전시에는 김정용, 김현애, 몽리, 몰리킴, 소피박, 안희진, 은가비, 이선희 작가가 참여한다. 한국화가 신은섭 작가의 24번째 개인전, ‘pine tree-올려보기’전이 오는 15일(금)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신은섭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수묵담채에서 나오는 은은함을 담은 소나무 작품 10여 점을 선보인다. 아래에서 올려보는 구도와 그 구도에서 나오는 빛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작품에 담아냈다. 서울 강남구 히든엠갤러리는 10월 21일까지 ‘권봄이 개인전 : Circulation’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권봄이 작가는 기존의 반복적으로 말아서 생기는 형태의 이미지 구성뿐만 아니라 겹치고 쌓는 구성의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처음으로 이번 개인전에 대형 작업을 선보이며 기존의 작업 방식과는 다른 회화적인 느낌을 주어 시각적인 재미를 더했다고 전했다.서울 강남구 오페라 갤러리는 오는 10월 21일까지 ‘경계의 열린 터(Lichtung) : 진리와 의지로부터의 엑스타시’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 미술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고 한국 작가들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개최된 <제1회 오페라 갤러리 아티스트 오픈콜>에서 선정된 강석호, 김덕한, 이은경 작가가 참여한다. 윤세영 작가의 사진전 ‘이야기하는 사물 침묵하는 풍경’전이 서울 강남구 갤러리 블라썸에서 10월 22일까지 열린다. 사진 경계를 넘어 다양한 실험적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윤길중 사진가 ‘자연의 반격’전이 10월 24일까지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열린다. 윤길중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nature’s counterattacks’ 시리즈는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재 중 하나인 플라스틱을 이용한 작업으로, 버려진 플라스틱을 파쇄, 압출 과정을 거쳐 쌀알 크기의 칩 형태로 만들어 이미지와 결합한 작업이다. 서울시민대학 동남권캠퍼스 3층 갤러리에서는 강남장애인복지관 ‘강남파인아트’ 소속 작가들이 참여한 ‘come on common’전이 개최되며, 2층 갤러리에서는 ‘이 시대를 관통하는 삶의 자세 ‘인간, 삶’’전이 개최된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해 기획된 ‘come on common’전에는 문정연, 이병륜, 장원호, 정희정, 최원우 총 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김주환, 김지섭, 이영신 작가가 참여한 ‘이 시대를 관통하는 삶의 자세 ‘인간, 삶’’전은 ‘인간의 삶’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기획되었다. 김주환, 이영신, 김지섭 작가는 부, 모, 아들로 이루어진 가족이다. 세 작가 모두 스타일은 다르지만 ‘인간’에 대하여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리암 길릭 개인전 ‘내가 말하는 그 매듭은 지을 수 없다’전이 갤러리바톤에서 11월 5일(금)까지 열린다. 관계미학의 발전과 심화에 지대한 공헌으로도 유명한 작가는 순수미술 외에도 출판, 디자인, 전시 기획 등 다방면에 걸쳐 자신의 예술세계를 진일보시켜왔다. 이번 전시는 올해 Art Basel Unlimited 섹션에서 대형 설치 프로젝트를 선보인 작가가 2018년 바톤에서의 첫 전시에 이어 두 번째로 여는 개인전이다. 드로잉룸 갤러리에서는 양정화 작가의 개인전 ‘Ebony and Irony’전을 개최한다. 양작가가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업들은 근작인 심장 드로잉 시리즈에서 선택한 작업, 최근 제주도에서 작가가 경험한 자연이 주는 두려움에 대한 작업, 그리고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숙고를 보여주는 스컬 시리즈로 구성되었다. 갤러리2에서는 신건우 개인전 ‘蝕(식)’을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신이나 인간의 무의식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을 ‘蝕(식)’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두 전시 모두 11월 6일(토)까지.레즐리 사르의 첫 개인전 ‘검은 정원’이 11월 6일(토)까지 용산구 베리어스 스몰 파이어스(VSF)에서 열린다. 사르의 작품은 초현실적인 천체 회화, 콜라주, 태피스트리를 통해 혼혈 정체성과 젠더, 섹슈얼리티 어감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를 탐구한다. 느루문화예술단이 주최하는 청년예술가 지원 릴레이 전시프로젝트 세 번째 전시가 10월 7일부터 페페로미에서 진행된다. ‘파랑과 노랑사이’전은 현대 사회에서 경험하는 불완전한 감정과 마주하는 예술가의 시선과 그 치유 과정을 예술적 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미대생 작가를 지원하는 <2021 오래도록 느루아트 공모전>의 세 번째 전시 프로젝트로, 고려대학교 대학원과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있는 민효경, 이해나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는 다음 달 7일(일)까지. 수 천장의 사진 조각을 콜라주해 비현실적인 풍경 속 그만의 서사를 구축해 나가는 원성원 작가의 개인전 ‘들리는, 들을 수 없는’전이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에서 11월 13일(토)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나무를 의인화해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여러 유형의 관계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일상적 풍경의 한 단면을 포착해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로 풀어온 노충현 작가가 개인전 ‘그늘’전을 마포구 챕터투에서 11월 13일(토)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노작가는 작업실 근거리에 자리한 모래내 주변을 그린 일련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황지윤 초대전 ‘우아한 감시 Refined Observation’이 11월 26일(금)까지 한원미술관에서 열린다. 청년작가와 기성작가의 갈림길에 서 있는 작가를 선정하여 그들의 앞으로의 행보를 지원하는 이번 기획전시는 회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향하는 작가 황지윤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는 회화 30여 점과 회화와 설치가 결합한 라이팅 작업 등 다양한 형식의 회화를 소개한다.씨알콜렉티브는 2021년 기획전시로, ‘FOMO(Fear of Missing Out)’를 11월 27일(토)까지 개최한다. 김민정, 이의록, 최연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에는 이미지의 산출 과정, 이미지가 담고 있는 정보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줄 알았던 지점이 반전되는 순간 발생하는 욕망과 시야의 한계에 대한 인지, 이미지의 실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성북구립미술관은 12월 5일(일)까지 ‘화가의 사람, 사람들’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수묵 추상의 선구자인 산정 서세옥(1929~2020)을 중심으로 성북지역의 주요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조망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한국 문인화의 정신과 전통을 잇는 마지막 세대의 한국화가로 불리는 서세옥 작가는 예술적 정취가 가득한 성북 지역에서 60년 이상을 거주하며 창작 활동을 펼쳐왔으며,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흐름을 주도했던 주요 예술가들과 교류해왔다. 전시에 출품되는 서세옥컬렉션은 성북 지역과 관련된 예술가들의 상관관계를 아우르는 작품들로 선정되었다. 자본주의의 재현을 시도하는 ‘리얼리즘의 새로운 움직임’을 알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오는 17일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현대미술기획전 ‘신실한 실패 : 재현 불가능한 재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잭슨홍(한국), 재커리 폼왈트(미국) 2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두 작가의 단채널 및 다채널 영상, 사진·설치·조각 등 5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관람 신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예약제로 시행되며, 방문일 하루 전까지 부산시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이외에도 많은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보다 자세하고 더 많은 전시 소식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운영하는 전시장이 다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꼭 한번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바란다.
  • 소설 ‘나나’ 이희영 작가 “일상 속 ‘영혼 없다’는 말 깊이 돌아봐야”

    소설 ‘나나’ 이희영 작가 “일상 속 ‘영혼 없다’는 말 깊이 돌아봐야”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영혼이 없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지만, 이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것만이 중요한 우리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베스트셀러 청소년 소설 ‘페인트’의 이희영 작가의 신작 소설 ‘나나’(창비)는 ‘영혼이 몸을 빠져나온다면’ 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해 현대인의 영혼을 속속들이 들여다본다. 이 작가는 6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청소년뿐 아니라 중년 세대도 내면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비취지는 모습이 중요한 요즘 사회를 되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말했다.소설은 어느 날 가벼운 버스 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잃은 수리와 류가 낯선 남자의 부름에 눈을 뜨면서 시작된다. 깨어난 곳은 응급실이나 주변 사람들은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고, 이들은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의 육체를 바라보게 된다. 자신을 영혼 사냥꾼 선령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수리와 류에게 “지금은 육체와 영혼이 분리됐지만, 1주일 내로 육체를 되찾지 못하면 저승으로 가야 한다”고 경고하고, 영혼이 없는 상태로 깨어난 이들의 육체는 영혼이 빠져나오기 전과 다름 없이 생활한다. 소설은 영혼이 없는 육체와 영혼으로 남은 주인공들을 따라가며 진짜 ‘나’를 되찾으려고 고투하는 과정과 영혼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제목 ‘나나’의 의미에 대해 “영혼이라는 나와, 육체라는 나의 분리된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집필 배경으로 그는 “전작 ‘페인트’를 마친 뒤 좁은 골목을 걸어가는 데 남학생 2명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 남학생이 ‘좋지 잘 됐지’라며 이야기하는 데 다른 친구는 휴대전화를 보며 심드렁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영혼이 없는 대답에 대해 써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결국 영혼은 마음이고, 요즘엔 10대도 명품 등 고가품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는 남에게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영혼이 없다는 점은 중년 세대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출판사 창비는 ‘나나’를 시작으로 한국형 청소년 소설을 의미하는 ‘K-영어덜트’(young adult) 장르 소설 Y시리즈를 시작했다. ‘K-영어덜트’는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소설이다. 스릴과 재미 중심의 서브컬처로 여겨지는 해외 영어덜트 소설과 달리, 사회상을 반영하고 가족애, 우정, 연대 등 삶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준다는 특징이 있다.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혈연, 지연, 학연을 넘어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갈까/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혈연, 지연, 학연을 넘어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갈까/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리는 지난해 1만 3195명을 자살위기에서 구조하지 못했다.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자살 원인은 한두 가지 이유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국내 심리부검 결과는 평균 3.9개의 상황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한다. 예를 들어 실업으로 발생한 빚 때문에 관계가 악화돼 고립되고 우울증이 생기면서 위기에 빠진 끝에 자살을 생각하는 식이다. 경찰청 조사 결과 자살 원인 1~3위는 정신건강 문제, 경제 문제, 건강 문제다. 다른 건 그렇다 치더라도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 시대보다 3만 달러를 훌쩍 넘은 지금 자살률이 더 높은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 사회는 그간 혈연, 지연, 학연을 극복하고자 노력해 왔다.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한 사회로 발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든 연속적 위기에 처했을 때 살아갈 이유가 돼 줄 한 사람은 현저히 줄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인 동시에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를 의미하는 사회적 관계망 지수에서 최하위다. 어느새 가구 구성의 1위를 차지하는 것은 1인가구다. 초고속성장과 핵가족화로 소득은 늘었어도 우리는 오히려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의 근원인 가족, 고향 친구, 학교 친구를 조금씩 잃게 됐다. 이 시점에 코로나19가 왔다. 지난해 40대 이상의 자살은 감소했지만 20대는 12.8%, 10대는 9.4% 증가했다. 남성 자살사망이 2.2배 높지만 전년 대비 자살률은 남성이 6.6% 감소한 반면 여성은 0.8% 증가했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재난 초기 모두가 힘든 시기엔 자살률이 낮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영향이 축적되면,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더 심각하게 받는 특정 세대와 계층이 생겨난다. 그 피해는 자살위험의 증가로 이어진다. 젊은 세대를 비롯한 자살 취약층을 살피는 맞춤형 대책이 절실하다. 특히 급격한 인구고령화 추세를 생각하면 고령층 자살사망자가 앞으로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우리에겐 새로운 과제가 제기된다. 이전의 혈연, 지연, 학연을 대체할 사회안전망,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연대와 지역사회 공동체의 복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외로움, 우울, 불안과 같은 현대인의 마음의 고통을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자살은 경제, 복지, 의료, 정신건강 문제에서 발생하는 최악의 결과 중 하나다. 따라서 자살 문제를 제대로 살핀다면 우리 사회가 보다 살 만한 사회가 되도록 바꿔나가야 할 지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코로나19에 대응하듯, 위기에 빠진 사람을 빨리 발견하기 위해 찾아가고 치료와 지원을 연계한다면, 분명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결국 우선순위 문제다.
  • [오늘마음읽기] 분명히 피곤한데 왜 잠은 안 올까?

    [오늘마음읽기] 분명히 피곤한데 왜 잠은 안 올까?

    <11회>진료실 밖 진료실 이야기 침대에만 누우면 정신이 말똥몇 시간 못 자고 출근하는 악순환과로, 생활습관 탓에 리듬 무너져불빛이 ‘리듬 조절’ 멜라토닌 분비 방해늦은 밤 스마트폰, 격렬한 운동 피해야#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열한 번째 회에서는 몸은 피곤한데 밤마다 잠들기는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이광민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설명해드립니다. 30대 남성이 진료실에 들어옵니다. 훤칠한 얼굴, 복장 등으로 볼 때 좋은 직장에 다닐 법한 느낌인데요. 표정은 피곤함에 지쳐 보였습니다. 불그스름한 얼굴색으로 볼 때 평소 술도 많이 마시는 듯합니다. 그는 “최근 잠을 도통 잘 수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바로 잠이 들 것 같은데 침대에만 누우면 말똥해지고 새벽이 돼서야 잠이 든다고요. 결국 3시간도 못 자고, 다시 회사 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술을 마시면 조금은 일찍 잠드는 것 같아 일부러 회식을 찾습니다. 일을 마치면 녹초가 돼 평소 하던 운동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주말에는 밀린 잠을 잡니다. 늦잠을 잤으니 밤에 잠이 올 리 없습니다. 그럼 혼자 술을 마시면서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며 밤을 지새우고 새벽에 잠듭니다. “3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렇게 리듬이 무너지진 않았어요. 원래는 아침형 인간이라 회사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영화나 책을 보다 일찍 잠이 들고 아침에는 운동하고 회사를 출근할 정도였어요. 큰 프로젝트가 있어 한 달가량 주말도 없이 야근한 이후부터 이렇게 돼 버린 것 같아요.” ●우리 몸 리듬 지키는 ‘멜라토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일상의 리듬이 무너질 때가 있습니다. 일에 치여서일 수도 있고, 잦은 출장 때문일 수도 있고, 낮밤 교대근무를 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연말·연초가 돼 술자리가 많아지면 또 그렇습니다. 코로나19 탓에 회식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거나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으면서 생활 리듬이 무너져 내립니다.우리 신체에서 일정하게 조절하는 생활 리듬을 ‘일주기 리듬’이라고 합니다. 생물학적으로 뇌 안의 호르몬인 멜라토닌에 의해 조절됩니다. 멜라토닌은 미간 안쪽의 송과체라는 부위에서 분비되는데 저녁 무렵부터 시작해 새벽 무렵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다 아침이 되면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멜라토닌 분비가 건강한 사람은 늦은 저녁에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해 새벽까지 깊은 잠을 자다 아침이 되면 깔끔하게 깨어납니다. 멜라토닌 분비가 건강할수록 생활 리듬이 잡힌 균형 있는 일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신체의 순수한 일주기 리듬은 24시간보다 조금 더 깁니다. 대략 24시간 10분가량입니다. 순전히 생물학적 시간으로 따지면 우리는 매일 10분 정도씩 생활 리듬이 뒤로 밀려갈 겁니다. 지구가 24시간 태양을 공전하는 시간과 우리 몸의 일주기 리듬이 살짝 차이 나기 때문에 두 개의 시계를 서로 맞추는 게 필요하죠. 그래서 우리 몸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에 의해 멜라토닌의 분비를 조절합니다. 빛이 눈 안으로 들어오면 송과체의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하루 중의 일조량에 맞춰 우리 몸의 일주기 리듬을 맞추게 돼 있습니다. ●자다가 깼을 때 스마트폰 보지 마세요 최근 우리는 대부분 멜라토닌 분비가 엉망진창이 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선 밤에도 밝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고, 늦은 시간에도 TV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우리 눈에 밝은 빛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당연히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죠. 이로 인해 대도시에 사는 현대인 대다수가 멜라토닌 분비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잠이 들기 힘들고 잠이 들더라도 얕은 잠을 자게 됩니다. 멜라토닌이 저녁에 분비됐다가 밤 중에 끊겼다가 새벽에 다시 분비되기도 합니다. 자다가 깼을 때 스마트폰을 보는 버릇이 있으면 이런 패턴을 만듭니다. 밤 중에 눈에 빛이 들어가다 보니 그 시간대의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서지요. 이렇게 되면 저녁에 잠을 잠깐 잤다가 밤이 되면 깨고 새벽녘에서야 다시 조금 자게 됩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일상 리듬이 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회 활동은 생활 리듬을 흐트러뜨리는 다른 원인입니다. 활발한 신체활동도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합니다. 밤늦은 시간의 운동이나 야근, 술자리 등의 활동은 적절하게 분비돼야 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일주기 리듬을 깨뜨립니다. 우리의 생활 리듬이 깨어져 있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사회적 활동을 하는 주중과 쉬어도 되는 주말 동안의 수면 패턴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일 주중에는 새벽 1시 무렵 자서 아침 6시에 일어나지만, 주말에는 비슷한 시간에 자고 낮 12시 무렵 일어난다고 칩니다. 이런 경우에는 멜라토닌 분비는 뒤로 밀려 있는 저녁형이며 평일에는 사회 활동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일찍 일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생활 리듬이 깨어져 버렸다면 그 원인을 찾아 없애는 것이 우선입니다. 밤늦게 혹은 자다가 깼을 때 TV나 스마트폰을 본다면 이 버릇부터 중단해야 합니다. 잠을 자기 위해 밤에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늦게까지 술을 마신다면 생활 리듬이 깨지는 건 당연합니다. 가능하다면 업무가 많더라도 밤늦게 야근하고 아침 늦게 출근하기보다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균등하게 업무를 보고 밤에는 휴식을 취하는 게 좋습니다. 내 삶의 리듬을 깨뜨릴 만한 요인을 최소화하려 노력하는 겁니다. ●아침 산책·운동으로 건강한 일주기 리듬 찾아라 그렇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생활 리듬이 어쩔 수 없이 깨어져 버릴 때가 있습니다. 단기간에 일이나 공부를 몰아쳐서 해야 할 때가 있고 늦은 술자리를 할 수밖에 없을 때가 있습니다.이럴 때는 깨져버린 생활 리듬을 제자리로 맞추기 위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일주기 리듬의 시간대와 사회생활을 위한 시간대를 서로 맞추는 겁니다. 이건 고정할 기준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일주기 리듬에 사회적인 시간을 맞추면 됩니다. 저녁형 인간이라면 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해서 저녁형 시간대에 맞춰 사는 식입니다. 그런데 자유로운 출퇴근을 가지기가 쉽지 않죠. 대부분은 사회적 시간대에 나의 일주기 리듬을 맞추어야 합니다. 나의 일주기 리듬은 아침형이고 사회적 시간대는 저녁형인 경우, 이를 맞추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일주기 리듬은 24시간보다 길어서 뒤로 미루는 건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문제는 반대 상황에서 생깁니다. 사회적 시간대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하는데 자신의 일주기 리듬은 저녁형인 경우이지요. 일주기 리듬을 앞으로 당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방법을 찾는다면 우선 밤 시간대에 우리 화면을 보거나 신체활동을 하는 걸 최대한 줄여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반면 아침 시간에는 밝은 햇빛을 받으며 산책하거나 운동을 해서 아침 시간대의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합니다. 꾸준히 이런 노력을 하다 보면 조금씩 일주기 리듬이 앞으로 당겨옵니다. 물론 말이 쉽지, 행동으로 옮기려면 상당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일주기 리듬을 수월하게 조절하기 위해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멜라토닌 약이 대표적이죠. 실제 미국 등에서는 마트나 약국에서 영양제처럼 멜라토닌 약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멜라토닌 약은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과 같은 물질이라 부족한 멜라토닌을 보완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멜라토닌은 분해가 빠른 불안정한 물질이라 반감기(몸 안에서 물질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가 30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약을 먹고 1~2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분해되어 약효가 없어집니다. 그러므로 해외에서 영양제처럼 나오는 멜라토닌은 생활 리듬을 잡는 데 별 효과가 없습니다. 물론 의학은 이런 멜라토닌의 한계를 극복하긴 했습니다. 멜라토닌에 여러 겹 코팅을 씌운 약제를 만들어 알약이 위장을 지나면서 지속해서 멜라토닌이 흡수되도록 만들었습니다. 화학적으로 합성을 해서 분해시간이 긴 멜라토닌 유사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의사의 진료를 통해 사용한다면 이런 약은 무너진 생활 리듬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멜라토닌 약은 수면 패턴을 잡아주는 약이기 때문에 효과를 얻으려면 불규칙적으로 먹기보다 일정한 시간(주로 목표 입면 시간 1시간 전)에 일정 기간을 계속 먹어야 합니다. 약도 생활 리듬을 잡으려면 꾸준함이 있어야 합니다. 약의 도움을 받더라도 그 리듬을 지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 스스로 생활 습관을 지키려는 꾸준함도 필수입니다. 이광민 전문의는 마인드랩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삶의 실체적 방향을 찾아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좋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됐다. 오랫동안 임상에서 청소년과 청년, 암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챙겨왔다.
  • [새상품] 맥스펫 ‘녹용먹개’… 녹용 함유한 반려견 특허 간식

    [새상품] 맥스펫 ‘녹용먹개’… 녹용 함유한 반려견 특허 간식

    유통플랫폼기업 맥스펫은 반려견 간식 ‘튼튼하개’ 시리즈 1탄으로 ‘녹용먹개’(사진)를 출시했다. 녹용먹개는 국내 처음으로 녹용과 반려견이 즐겨 먹는 간식 재료를 조합한 특허 간식으로 카이스트 출신 한경대학교 체질박사 임완택 교수와 연구진이 연구·개발했다. 현대인들의 보양 건강식품 재료로 사랑받는 녹용과 소화 흡수에 도움을 주는 가수분해 닭고기, 녹차, 유카추출분말(열대성식물 유카추출물) 등으로 만들었다. 녹용먹개를 연구·개발한 임완택 교수는 “오랜 연구와 실험 끝에 녹용이 반려견 간식으로 적합하다는 것을 밝혀냈고 녹용과 비타민, 유산균을 첨가하여 반려견의 관절, 피부, 장 건강 트리플 밸런스를 맞춰 영양공급을 할 수 있게 만들어진 기능성 소프트 나노 반려견 간식”이라고 설명했다. 녹용먹개는 맥스펫을 총괄하는 유통플랫폼 맥스올 사이트(https://maxall.co.kr)와 네이버쇼핑몰, 쿠팡 등 오픈마켓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수출도 추진 중이다. 맥스펫은 녹용먹개 판매수익금 일부를 유기견 보호소에 기부하고 동물단체와 함께 유기견 입양 홍보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김수현 멕스펫 대표는 “현재 새싹인삼을 함유한 튼튼하개 2탄을 준비 중이고, 반려묘 기능성 간식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주현영 인턴기자’가 웃기지 않을 때… “먼저 힘을 실어 줘라”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주현영 인턴기자’가 웃기지 않을 때… “먼저 힘을 실어 줘라”

    미국인들이 사랑했던 코미디언 놈 맥도널드가 최근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은 생전에 그가 등장했던 코미디 영상들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그의 유머 감각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그런데 그중에 그가 뉴스앵커로 등장해 여자와 남자의 교통사고 유형 차이를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가벼운 사고는 여성이, 사망 사고는 남성이 더 많이 낸다”고 말하는 그의 뒤로 통계 숫자를 보여 주는 원그래프가 등장하는데, 한눈에 봐도 각 항목의 퍼센트 숫자를 합하면 100이 넘었다. 맥도널드는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숫자가 이상하죠? 여자가 계산해서 그렇습니다.”하지만 사람들이 이 농담을 지금도 좋아하는 이유는 이게 1997년에 등장했다는 사실을 감안하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똑같은 농담을 요즘 코미디언이 했다면 웃음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을 거다. 일단 “여자가 계산해서 그래프 숫자가 이상하다”는 말에 대해서는 ‘여학생은 수학을 못한다’는 지난 세기의 선입견을 갖고 있어야 웃든, 화내든 할 텐데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대학 진학률이 높은 21세기에 ‘여자는 단순한 산수도 못한다’는 얘기는 그냥 무의미한 소리로 들린다. 하지만 1997년도에는 어땠을까? 여성 청중도 남성들과 똑같이 그 농담을 즐길 수 있었을까?이 코미디가 나온 건 1997년이었다. 여성 비하적인 농담에 방청석에서 여성들이 큰 소리로 야유를 보냈다. 맥도널드는 기다렸다는 듯 “화내시는 분들이 있는데, 방금 한 농담은 여성 작가가 썼습니다”라면서 “이제 웃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모르겠죠?” 이 말에 사람들이 다같이 크게 웃자 그는 재빨리 “하하, 농담입니다. 저희는 여자 안 뽑아요.” 물론 마지막에 한 말은 농담이었고, 사람들은 뒤통수를 맞은 듯 또 한번 웃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두고 줄타기를 하면서 청중의 감정을 갖고 노는 맥도널드의 솜씨를 잘 보여 주는 예다.●여성 비하 농담 야유에 “여성작가가 썼어요” 인류 역사 내내 코미디언은 남성이었고, 여성은 농담의 소재, 혹은 대상으로 존재했다. 고고학자들이 찾아낸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농담들도 하나같이 여성을 대상화하고 있다. 가령 BC 1600년에 기록됐다고 하는 고대 이집트의 농담은 이렇다. “파라오를 즐겁게 해 드리는 방법은? 그물만 걸친 여자들을 나일강에 넣고 파라오에게 낚시를 권한다.” 이게 왜 웃긴 건지 모르는 건 나 같은 현대인만은 아닐 거다. 나는 고대 이집트 여성들도 이걸 듣고 웃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의 귀한 자원을 써 가면서 기록에 남긴 걸 보면 적어도 고대 이집트 남성들은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여성의 수학 실력과 고용 문제를 소재로 한 맥도널드의 농담은 여성이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우던 1990년대 사회(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를 ‘여성 비하적인 무례한 남성’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묘사한 것이다. 즉 그 농담을 하는 주체는 ‘미국 남성 사회’인 것이다. 하지만 그걸 다 이해해도 여성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아무리 고차원적인 사회 풍자라고 해도 결국 여성들은 자신이 소재가 된 농담에서 남성들이 웃는 걸 봐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농담의 주체와 객체’라는 문제가 등장한다. 맥도널드의 농담이 별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은 그의 캐릭터가 무례한 남성 중심 사회를 상징한 것이니 여성도 웃을 수 있다는 당시 기준의 공감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이 공감대는 빠르게 변했다. 가령 미국 코미디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오피스’(The Office·2005~2013)는 상황 파악이 느리고 ‘PC한’(정치적으로 올바른) 것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 마이클 스콧이 자신이 지점장으로 일하는 사무실에서 부하 직원들과 부딪치는 일을 다루는 시트콤이다. 내용이 그렇다 보니 주인공의 온갖 부적절한 언행이 웃음거리가 된다.●美 시트콤 ‘오피스’ 요즘과 코드 안 맞아 2011년에 방송된 한 장면에서는 주인공이 작은 눈에 돌출된 이빨을 한, 20세기 중반 서양에서 많이 사용한 일본인 혹은 동양인의 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직원들은 상상도 못할 행동을 하는 상사를 애써 무시하려 하고, 그의 뒤에서는 아시아 여성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노려본다. 이 시트콤에 출연한 인도계 미국인 여성 코미디언 민디 케일링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오피스’에 출연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기는 하지만, “요즘이라면 방영되기 힘든 장면이 많다”고 했다. 10년 만에 사회적 분위기가 그만큼 변한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쿠팡플레이를 통해 다시 시작한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는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에 등장한 ‘주현영 인턴기자’가 화제가 됐다. 많은 사람이 20대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말투부터 몸짓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고 박수를 보냈지만, 동시에 “20대 여성을 미숙하고 철없는 존재로 묘사하고 웃음거리로 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이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나도 20대지만, 학교 발표나 면접 때 저러는 애 많지 않냐”며 “웃긴 건 사실”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젊은 여성을 비웃는 유머는 정말 지긋지긋하다”며 누가 저런 말소리와 태도를 시키고 가르쳤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에서 다시 맥도널드의 농담으로 돌아가 보자. 그는 여성 비하적인 농담을 한 후에 “이 농담은 여성 작가가 썼다”는 말로 청중의 입을 다물게 했다. 흑인들은 흑인 비하적인 표현을, 아시안들은 아시안 비하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소위 ‘당사자성’을 들고나온 것이다. 물론 그것 자체도 농담으로 사용했지만, SNL의 인턴기자 역을 연기한 주현영 배우는 20대 중반의 여성이기 때문에 자신의 세대를 묘사하는 그에게는 당사자성을 부여하는 게 사실이다. 이 코미디가 던지는 화두가 간단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美 코미디 원칙 “다 같이 기분 상하면 된다” 이 코미디가 축제 기간 중에 대학교 캠퍼스에 등장했다면 아무런 비판을 받지 않았을 게 분명하다. 대학생들은 자신의 다소 우스운 모습과 딱한 처지를 풍자한 연기에 박수를 보냈을 거다. 문제는 이 코미디가 전 국민을 상대로 방송됐다는 것이고, 이 연기를 보면서 웃은 사람들 중에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직원이나 자기 회사에 지원했던 학생들을 떠올리면서 “똑같아, 똑같아”를 외친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사회에서 힘이 없는 특정 집단을 나머지 사람들을 웃기는 소재로 삼는 코미디는 아무리 성공해도 비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럼 ‘주현영 인턴기자’를 재미있게 봤다고 박수를 친 사람들(이들 중에는 젊은 여성들도 많다)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이들은 그리고 젊은 여성들도 나이가 많은 세대를 얼마든지 놀릴 수 있고, 나이든 세대를 놀리는 코미디도 많기 때문에 이 정도의 묘사에는 상호성(相互性)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미국 코미디계에서는 이를 “모두 평등하게 기분을 상하면 된다”는 원칙으로 불리고, 미국 SNL이 이런 원칙으로 모든 인종, 젠더 집단을 희화화한다. 하지만 유머 코드만큼 특정 문화에 고유한 것도 드물어서 같은 서양 국가들 사이에서도 코미디와 농담은 쉽게 먹히지 않는다. 미국식 코미디를 한국이 반드시 좋아할 이유는 없다. ●美 ‘민스트렐’ 약자 조롱 저질 코미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현영 인턴기자를 즐겁게 봤다면 20대 여성이 그 정도의 약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한국 사회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에 취직한 여성들이 가벼운 코미디의 소재도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대 여성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견해는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코미디와 웃음은 항상 집단 내의 권력 구조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얼굴을 검게 칠한 백인 배우들이 흑인을 코미디 소재로 삼은 19세기 미국의 민스트렐(minstrel)은 약자를 조롱하는 저질 코미디였고, 유럽 봉건 영주의 궁정에 소속된 제스터(jester·어릿광대)는 왕을 공개적으로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게 허락된 유일한 사람이었다(앞서 이야기한 고대 이집트의 농담도 잘 보면 파라오에 대한 조롱의 언더톤이 보인다). 그렇게 봤을 때 현대사회에서 20대 여성을 코미디의 소재로 삼고 모두가 편하게 웃을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을 누가 보기에도 약자가 아닌 힘있는 집단으로 만드는 것이다. 젊은 여성뿐 아니라 놀리고 싶은 집단이 있다면 그들에게 먼저 사회적, 경제적 힘을 실어 주고 그다음에 농담의 소재로 삼으면 그들도 싫은 소리 안 하고 함께 웃을 거다. 오터레터 발행인
  • 보들·오독·바삭… 식감도 영양도 미쳤다, 역시

    보들·오독·바삭… 식감도 영양도 미쳤다, 역시

    산후조리와 생일에 주로 먹던 ‘미역’은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해 특별한 날에만 먹기 아까울 정도의 ‘완전식품’이다. 최근에는 미역국을 비롯한 쌈, 무침, 국수, 냉채, 튀김, 라면, 죽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활용되면서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미역국은 웰빙 바람을 타고 전문점까지 급속히 늘면서 미역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미역은 칼로리가 낮고 무기질이 풍부해 바다의 채소로 불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생미역 100g은 1일 영양 섭취 기준 대비 칼슘 22%, 비타민 B2 16%, 비타민 C 18%를 함유하고 있다. 칼슘은 인체를 구성하는 무기질 중 하나로 혈액과 세포의 생리작용을 도우며 비타민 B2는 발육을 촉진하고 비타민 C는 활성산소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각종 질병과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 미역에 함유된 요오드는 갑상선호르몬인 티록신을 합성하고 기초 대사율을 조절하며 단백질 합성을 돕는다. 산후조리 때 미역을 먹는 것은 신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요오드를 통해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고 양질의 칼슘으로 뼈를 튼튼하게 하려는 의도다. ●자연산 돌미역과 줄에 붙이는 양식 미역 미역은 우리나라의 모든 바다에서 자란다. 바위에 붙은 것을 채취한 자연산 돌미역과 줄에 붙여 키운 양식 미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물미역’(생미역)과 ‘마른미역’, ‘염장미역’으로 공급된다. 자연산 돌미역은 울산·경북 울진·부산 기장 등에서 많이 생산되고, 양식 미역은 전남 완도·고흥 등이 주산지다. 미역은 철분, 칼슘, 요오드 등을 많이 함유해 신진대사 촉진에 도움을 준다.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해 피를 많이 흘리는 수술 후에 먹으면 회복에 좋은 식품으로도 알려졌다. 또 건조된 형태로 유통되면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다. 동의보감에는 미역의 약성에 대해 “성질이 차고 맛이 짜며 독이 없다. 효능은 열이 나면서 답답한 것을 없애고 기가 뭉친 것을 치료하며 이뇨작용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생일·출산 음식? 일상 보양식! 미역국은 예로부터 아이를 낳은 산모가 즐겨 먹었다. 몸에서 빠져나간 칼슘을 보충해 주고 조혈 작용을 도와주는 데 미역만 한 식품이 없다고 한다. 또 칼륨과 각종 미네랄, 비타민 등도 많아 산모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유가 원활하도록 돕는다는 얘기도 있다. 자극 없이 순한 맛이지만,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게 미역국이다. 미역국은 소고기를 비롯한 조개, 성게, 우럭, 가자미, 전복 등 다양한 음식재료와 함께 끓인다. 함께 넣는 음식재료에 따라 미역국의 이름도 달라진다. 최근에는 웰빙 열풍을 타고 미역국 전문점이 급속히 늘고 있다. 현대인의 건강식으로 주목받으면서 점심 시간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전문점도 많다. 미역국이 전문화·대중화되면서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울산의 주부 송모(49)씨는 “아이를 낳고 먹었던 미역국과 현재 전문점의 미역국은 차원이 다르다”면서 “미역국도 대중의 입맛에 맞게 발전한 것 같다”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꼭 먹는다고 했다. 부산의 직장인 강모(40)씨도 “감기몸살을 앓거나 기운이 없을 때 뽀얗게 우려낸 미역국 한 그릇을 먹고 나면 거뜬히 낫는다”면서 “예전에는 생일에만 먹었던 미역국을 요즘에는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늘푸른수산 엄기윤(54) 대표는 “울산 돌미역은 양식 미역과 비교하면 맛과 식감이 좋아 국내 유통은 물론 일본에까지 수출하고 있다”면서 “미역이 건강한 음식재료로 인정받으며 음식점뿐 아니라 개인 선물용으로도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줄기부터 귀까지 버릴 것 없는 별미 음식점은 물론 가정에서도 미역 반찬이 수시로 밥상에 오른다. 대표적인 반찬이 줄기를 된장이나 간장에 한동안 담갔다 꺼내 먹는 ‘미역장아찌’, 미역을 썰어 장과 기름을 치고 주물러 무친 ‘미역무침’, 미역 줄기를 잘게 썰어 기름에 볶은 ‘미역볶음’,기름에 튀긴 ‘미역자반’ 등이다. 또 생미역에 고추장·된장·고기·파·기름·깨소금과 약간의 물을 넣어 끓인 ‘미역지짐’도 인기다. 미역을 물에 여러 차례 씻어 양념한 고기와 한데 무쳐서 볶은 것을 냉국에 넣고 초를 친 ‘미역찬국’과 미역귀로 담근 ‘미역귀김치’ 등도 입맛을 돋운다.특히 바닷가 사람들은 생미역을 여러 차례 씻은 뒤 젓갈이나 쌈장, 초고추장에 싸서 먹는 미역쌈을 좋아한다. 어민들은 잎, 줄기, 귀 어느 것 하나 버리지 않는다. 잎은 국을 끓이거나 쌈으로 먹는다. 줄기는 장아찌나 볶음 등에 사용하고 귀(머리 부분)는 생으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말려서 튀각을 만들어 먹는다. 억센 미역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끓는 물에 데쳐서 먹는다. 초록색이 나도록 데친 뒤 넓은 잎에 흰 밥을 얹고 그 위에 갈치속젓을 조금 올려 쌈으로 먹는다. 오독오독 씹는 맛이 좋은 줄기는 초장에 찍어 그대로 먹는다. 데친 미역을 듬성듬성 썰어 액젓과 다진 파, 마늘을 넣고 무쳐 먹으면 생생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마른미역은 물에 담가 충분히 불린 뒤 요리를 한다. 미역국이나 볶음, 무침 등에 많이 사용한다. 미역과 산나물을 한데 볶아 주면 반찬으로 최고다. 미역귀는 별미다. 물에 불린 미역귀는 여러 조각으로 잘라 기름에 튀기고 소금과 설탕을 뿌려 간식처럼 먹기도 한다. 고추장에 물엿이나 꿀을 섞은 양념으로 조물조물 무쳐 먹어도 맛있다. 염장 미역은 주로 볶음 반찬을 만들 때 사용한다. 우선 미역을 물에 20~30분 정도 담가서 짠맛을 빼야 한다. 짠맛을 뺀 미역과 다진 마늘을 넣은 뒤 기름에 볶아 주면 된다. 볶은 미역줄기는 잡채에 넣어도 맛과 색이 잘 어울린다. 풋고추, 오이, 양파, 깻잎, 데친 콩나물 등을 넣고 무쳐 먹어도 좋다. 새콤달콤한 양념과 잘 어울리고 고춧가루를 살짝 곁들여도 좋다. ●활어회 먹기 전 입맛 돋우기에 최고 울산과 경북 해안을 따라 들어선 횟집들은 반드시 미역국을 제공한다. 횟집들은 기름으로 볶은 미역과 조개나 가자미, 우럭 등 해산물을 넣고 미역국을 끓인다. 해산물 미역국은 소고기 미역국과 비교하면 담백하고 시원하다. 반면 도심의 한정식 전문점에서는 소고기를 넣고 끓인 미역국을 많이 내놓는다. 소고기 미역국은 구수하다. 울산 북구 갯바위횟집은 미역국을 단독 메뉴로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조개를 넣어 끓인 해물 미역국은 시원하고 담백하기 그지없다. 갯바위횟집 관계자는 “손님들이 활어회를 먹기 전에 미역국을 내놓는다”면서 “미역국으로 입가심하면 활어회 본연의 맛을 더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역국 전문점이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대표적인 전문점이 오복, 가연장, 국보 등이다. 전문점들은 고객들의 입맛에 맞게 주재료인 미역에 가자미, 전복, 조개, 소고기 등 부재료를 넣는다. 미역국 단일 메뉴에도 고객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찾는 단골손님도 늘고 있다. 기장미역 전문점인 국보미역 관계자는 “우리집 미역국은 조개를 비롯한 해산물 5가지에다 참깨, 흰콩 등 곡물을 넣고 6시간을 우려낸다”면서 “미역은 별도로 볶아 뒀다가 주문 즉시 육수, 주재료와 함께 끓여 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역국 맛이 다 비슷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난다”며 “끓이는 시간과 어떤 음식재료를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9월 넷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9월 넷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9월 넷째 주말을 맞아 주변의 가볼 만한 미술 전시를 추천한다. ‘이준영 개인전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전이 9월 26까지 서울 서대문구 갤러리 아미디 신촌에서 열린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주제로 강렬한 색채의 하모니를 선보이는 최주림 작가의 개인전 ‘Chasing a Dream’ 이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9월 27일까지 개최된다. 자신의 따듯했던 기억들을 화폭에 담은 오혁진 작가의 개인전 ‘Paint Warmily’전이 서울 서대문구 갤러리 아미디에서 9월 30일까지 열린다.아름답고 밝은 색채의 꽃을 그려 행복을 전하는 ‘추명숙 개인전 : Good news’전이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10월 1일까지 개최된다. 추명숙 작가는 “다양한 꽃의 자태를 담은 수채화를 통해 일상생활에 지치고 우울한 현대인에게 기쁜소식과 함께 행복한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비디갤러리에서는 김시현 작가의 개인전 ‘보자기로 품다-시즌Ⅲ’전이 10월 8일까지 개최된다. 한국적인 보자기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보자기 속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상상하며 궁금증과 설렘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주원 초대전 : BRANCH OUT’전이 서초구 스페이스 엄에서 10월 9일까지 열리고, 감성빈, 갑빠오, 구나현, 김민우, 김시현 등 14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갤러리컬러비트 개관전 Episode2’전이 서울 서초구 갤러리컬러비트에서 10월 10일까지 개최된다. 임하영 작가의 ‘솔리드, 소프트, 이마주’전이 10월 12일까지, 박소현 작가의 ‘물풍경’전이 10월 13일까지 열린다. 두 전시 모두 서울 마포구 온수공간에서 개최된다. 서울 종로구 JJ중정갤러리에서 김태화 작가의 개인전 ‘경계선에서 바라보기’전이 개최된다. 김태화 작가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겨울과 봄 사이 그 시간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전시는 10월 19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는 9월 25일까지 ‘형태의 변주법’전을 개최한다. 오상은, 노수연, 박정희, 이예빛, 정다솜, 정재희, 최시원, 홍지안 작가가 참여하며 전통적인 공예 기법과 재료를 기반으로 3D 프린팅과 같은 현대적인 기법 및 재료를 접목한 현대공예 작품 약 60여 점을 만나 볼 수 있다. Jaime Hayon, Rose Wylie, Michael Craig Martin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Edicion展’전이 서울 중구 햇빛담요재단 아트코너H에서 10월 30일까지 개최된다. 이 전시는 호안미로, 앙리무어, 프란시스 베이컨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판화 작품을 담당했었던 스페인 ‘폴리그라파 오브라 그라피카(Polígrafa Obra Grafica)’와 협업해 미술시장에서 주목 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 담당자는 “본 전시를 통해 석판화 뿐만 아니라, 에칭, 아쿼틴트, 콜라주 등, 다양한 공법으로 구현된 판화의 예술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실험미술의 대가 이건용 작가의 개인전 ‘바디스케이프’가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10월 31일까지 열린다. 이번에 선보이는 아홉 연작이 모두 신작으로 제작돼 한 장소에서 공개되는 건 처음이다. 전시관람은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광주 남구 이강하 미술관에서는 의재 허백련, 오승윤, 이강하 외 7명이 참여한 ‘Beyond : 더할 나위 없이-새로운 시대, 창작의 무등산’전을 개최한다. 작고 작가부터 현 시대 청년작가까지 무등산을 주제로 시대를 관통하는 총 10명의 작가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김희연 작가의 개인전 ‘고요한 풍경’전이 이천시 병원安갤러리에서 11월 5일까지 열린다. 강렬한 햇살이 대상을 비춰 그 형태가 오롯이 드러나는 풍경화를 그리는 작가의 작품은 적막한 고요함 속에 관람자로 하여금 그림을 온전히 감상하게 만든다.국립춘천박물관은 화천군과 함께 2021년 특별전 ‘곡운구곡, 화천에서 찾은 은자의 이상향’을 9월 16일부터 11월 1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국립춘천박물관이 선보인 관동팔경 시리즈 전시에 이어 김수증이 강원도 화천에 곡운구곡을 설치하기까지의 과정과 그곳에서 보낸 시간을 조명한다. 전시에는 조세걸이 그린 《곡운구곡도첩》과 더불어 김수증과 송시열이 계획해 만든 <고산구곡도권 판화>, <김시습 초상> 등을 일반에 최초로 선보인다. 회화작가 박진아, 이혜인의 2인전 ‘아우라는 모퉁이에서 만나지’ 전이 서울 금천구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에서 오는 11월 27일 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의 경험을 독자적인 화풍으로 구현하는 두 작가의 신작을 포함한 약 40여 점의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 추상 조각의 개척자이자 거장인 최만린 1주기 추모전 ‘조각가의 정원, 다섯 계절’전이 서울 성북구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에서 열린다. 작가가 평생 가꾼 예술세계를 정원의 계절에 비유해 주요 작품과 자료 등을 선보이는 전시로, 최만린의 작품 13점과 추모 영상 등이 소개된다. 전시는 12월 11일 까지 대전시립미술관은 2021년 창작센터 기획전 ‘공감각과 예술 : 수요일은 인디고블루’를 12월 19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공감각’을 주제로 개인의 개별적 정체성에 있어서 이성의 틀에 제한되지 않는 보다 자유로운 감각들의 힘과 그 예술적 확장 가능성을 조망한다. 이재욱, 이재이, 장동욱, 전소정 4인이 참여했다. 이외에도 많은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보다 자세하고 더 많은 전시 소식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운영하는 전시장이 다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꼭 한번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바란다.
  • 기쁨의 ‘꽃’을 피우다. 추명숙 개인전 ‘Good News’展 열려

    기쁨의 ‘꽃’을 피우다. 추명숙 개인전 ‘Good News’展 열려

    꽃내음 가득한 수채화를 그리는 추명숙 작가의 세번째 개인전 ‘Good News’展이 9월 24일(금)부터 10월 1일(금)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창작의 욕망과 감성을 캔버스 속에 고스란히 담은 총 16점의 수채화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의 소재는 해바라기, 수국, 장미, 목련, 불도화, 작약, 국화 등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꽃이다. 그는 “다양한 꽃의 자태를 담은 수채화를 통해 일상생활에 지치고 우울한 현대인에게 Good News(기쁜소식)과 함께 행복한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작가는 수채화의 기본 재료를 통해 아주 기본적인 테크닉으로 손의 움직임을 따라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의 작업은 대상의 재현성을 필요 이상으로 훼손하지 않으며, 구체적이면서 표현하고자 하는 요소들로 화면을 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다.그는 꽃이 머금은 생생한 표정과 강렬하면서도 은은한 색채,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작품 속 장미, 목련은 꽃잎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하다.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것은 덤이다. 그는 꽃의 세밀한 작은 것 까지 관찰하고, 그것을 섬세하고 차분하게 표현하는 작업을 통해 그림 속 꽃들에 깃든 소중한 마음과 추억이 보는 사람에게 기쁨으로 전달되기를 바란다.추명숙 작가는 3번의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강원아트페어, 네가아트갤러리 부스전, Fabriano in Acquarello 2020~2021(Italy), 한국야외수채화가회전, 대한민국수채화 협회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대한민국수채화작가협회 운영위원회, 한국야외수채화가회 이사로 활동하며 작가들과 소통하고 직접 전시를 기획하며 미술과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작업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추명숙 작가는 “매우 친숙하고 좋아하는 꽃들이 그림에 소재가 되어 Good News로 사람들과 마주하고 싶다”며 “다양한 꽃의 자태를 담은 수채화를 통해 꽃의 아름다움과 생물의 신비를 이해하고 자연과 교감하며, 캔버스의 그림이 주는 행복한 미소와 함께 좋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 홈페이지(www.seoulgallery.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갤러리는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 전문 플랫폼으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고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 ‘쌍동선’ 타고 바다 건너온 동남아인, 태평양 폴리네시아인의 조상이 되다

    ‘쌍동선’ 타고 바다 건너온 동남아인, 태평양 폴리네시아인의 조상이 되다

    30~200명 씨족… 카누 타고 수천㎞ 항해사모아제도 정착 후 주변 섬으로 확산가장 마지막은 거대 조각상 ‘이스터섬’DNA 분석 통해 ‘대만 원주민’ 밝혀져닷새간의 추석 연휴가 끝났다.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와 함께하는 두 번째 추석이었다.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8명까지 모일 수 있어 고향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명절 연휴만 되면 도로 정체 같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멀리 떨어진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유는 뭘까. 문화인류학자들은 이런 민족 대이동에 대해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고고학, 인류학, 역사학 등이 알려지지 않은 먼 과거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이유도 인류 뿌리를 확인해 현생 인류의 정체성과 앞으로 나갈 길을 파악하려는 것이다. 고고학자는 물론 생물학자, 수학자, 의학자까지 참여한 연구팀이 현대인의 게놈을 분석해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인류 이동의 비밀 일부를 풀어냈다. 미국 스탠퍼드대 수리공학연구소,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SD), 멕시코 국립 생물다양성게놈연구소(LANGEBIO), 노르웨이 오슬로대, 영국 옥스퍼드대 웰콤 인간유전체연구센터, 칠레 마타키테랑기재단, 교황청 가톨릭대 의대 등 6개국 19개 대학과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인류 이동의 비밀 중 하나인 폴리네시아인의 구체적인 이동 경로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9월 23일자에 실렸다. ‘많은 섬들’이라는 뜻의 폴리네시아는 육지 총면적이 약 2만 7000㎢로 그리 크지 않지만 1000여개 섬이 분포해 있고, 해역으로 따지면 태평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서쪽 끝 사모아, 통가에서 시작해 중부 쿡제도, 소시에테제도, 마르키즈제도 등을 거쳐 북쪽 하와이제도, 남동쪽 끝 이스터섬, 남서쪽 뉴질랜드까지 포함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미국, 영국, 프랑스, 칠레 등으로 분리돼 있지만 원주민들은 형질적 동질성을 갖고, 문화, 종교, 언어도 유사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태평양 절반을 넘는 이 지역으로 인류가 언제 어떻게 이주했는지, 수많은 섬 중에 어디에 가장 먼저 정착했는지는 인류학 분야에서 여전히 수수께끼이자 논란의 대상이다. 1947년 노르웨이 탐험가 토르 헤위에르달이 ‘콘티키호’라고 이름 붙인 뗏목으로 남미 칠레에서 폴리네시아로 항해한 것도 남미 원주민들이 폴리네시아로 이주했을 것이라는 자신의 가설을 실증하기 위한 시도였다. 헤위에르달의 탐험 성공으로 그의 가설이 한동안 받아들여졌지만 생명과학의 발달로 2000년대 초반 DNA 분석을 통해 폴리네시아인의 조상은 남미 원주민이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왔다는 것이 밝혀졌다.폴리네시아 구전설화와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30~200명으로 구성된 씨족 집단이 카누 두 대를 연결해 만든 배 쌍동선으로 수천㎞ 떨어진 거리를 이동해 폴리네시아 지역의 섬 곳곳으로 흩어졌다. 이번 연구팀은 인류학적으로 폴리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태평양 21개 제도(諸島)에 사는 430명의 게놈 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그 같은 이동이 가능했는지, 처음 정착한 지역은 어디인지를 찾아나섰다. 분석 결과 폴리네시아인 조상으로 알려진 대만 원주민과 동남아시아인들이 처음으로 정착한 곳은 사모아제도였으며 이후 9세기에 쿡제도의 라로통가섬, 11세기에 소시에테제도의 토타이테마섬, 12세기에는 투부아이제도의 서부 투하아페섬과 투아모투군도로 퍼져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마지막으로 정착한 곳은 거대 조각상들로 유명해진 이스터섬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 한국美 근원 재조명…한발 떨어져서 보면 더 와닿는 아름다움

    한국美 근원 재조명…한발 떨어져서 보면 더 와닿는 아름다움

    올 추석 연휴에도 국공립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명품 전시가 즐비하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은 티켓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다. 하지만 ‘이건희 컬렉션’ 말고도 놓치기 아까운 전시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호모사피엔스: 진화∞ 관계& 미래?’(9월 26일까지)는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성찰과 사유의 시간을 갖게 하는 전시다. 다섯 차례 대멸종 등 혹독한 적응기를 거쳐 온 인류의 진화 과정을 화석 유물, 고고학 자료 등 전시품 700여점과 실감형 영상 등으로 풀어냈다. 호모사피엔스가 살아왔던 환경을 컴퓨터 기술로 구현하고, 매머드와 동굴곰 등 멸종 동물 화석의 3차원 프린팅 모형을 한 공간에 배치한 ‘함께하는 여정’은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한다.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는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10월 10일까지)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미’의 근원을 재조명하는 전시다. 성(聖), 아(雅), 속(俗), 화(和) 등 네 개 키워드로 나눠 문화재와 근현대미술품을 함께 소개한다. 국보 기마인물형토기 주인상, 보물 서봉총 신라금관을 포함한 문화재 35점, 근현대미술 130여점 등이 나왔다.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도상봉, 이중섭, 박영선의 작품 4점을 만날 수 있는 건 덤이다.국립고궁박물관의 기획전 ‘안녕, 모란’(10월 31일까지)은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모란 문양이 조선 왕실에서 어떻게 활용됐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모란도 병풍, 혼례복, 그릇, 가구 등 120여점의 유물을 펼쳤다. 전시장 옆 별도 공간을 모란이 핀 정원으로 꾸미고, 전시를 위해 창덕궁 낙선재에서 채집한 모란 향기로 제작한 향수를 분사해 공감각적인 체험을 유도한 점이 흥미롭다.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선 지난 8일 개막한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11월 21일까지)가 한창이다. ‘하루하루 탈출한다’를 주제로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탈출하려는 개인의 욕망을 예술과 대중문화의 상상력으로 연결해 살펴본다. 사회적 화두인 인종주의, 젠더, 계급, 정체성, 이주와 환경 문제 등을 다룬 국내외 작가 41팀의 작품 58점이 출품됐다.지난 7월 문을 연 서울공예박물관도 풍성한 볼거리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전통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시대와 분야에 걸친 소장품 2만 2000여점 중에서 엄선한 작품들이 총 8개 상설전과 기획전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가장 오래된 자수 유물인 고려 말기의 자수사계분경도, 조선 왕비 대례복의 어깨·가슴·등을 장식한 ‘오조룡왕비보’ 등 국가지정문화재도 다수 포함돼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에 따른 현장 관람 인원 제한과 온라인 사전 예약 등은 각 기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씨줄날줄] 소셜미디어와 담배/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소셜미디어와 담배/이종락 논설위원

    소셜미디어가 담배처럼 건강을 해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얼마나 유해한 것일까. 이들 서비스의 과도한 사용이 결국 중독으로 이어지는 만큼 ‘담배’처럼 규제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유해성 논란은 전 세계적인 이슈다.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에 중독되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현상을 보이고, 가짜뉴스에도 쉽게 노출된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 아동보호단체와 시민단체, 소아과 전문의 등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에게 페이스북 어린이용 메신저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냈다. 그런데도 페이스북은 6세 이상 어린이용 메신저 서비스 ‘메신저 키즈’ 출시를 발표해 정보기술(IT)의 유해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말 16세 이하의 청소년은 소셜미디어에 가입할 때 부모 동의를 받는 것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는 초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도 우선 13세 이상만 소셜미디어에 가입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냅챗 등 소셜미디어는 현재도 13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도록 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10~12세 영국 어린이 4분의3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도 14세 미만의 어린이들이 포털 사이트에 가입할 때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도록 정보통신망법에 의무화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스마트폰이나 이메일을 통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해외 업체들의 경우에는 ‘14세 이상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사실만 고지할 뿐 이를 인증하는 별도의 수단은 마련하지 않고 있다. 나이를 속여 가입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소셜미디어의 유해성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미국 IT 전문매체 인포메이션 창업자 제시카 레신은 “(페이스북과 담배) 비유는 빅테크 대기업들이 부기맨(어린이에게 겁을 주는 귀신)이 된 상황에서 나왔다”며 “담배는 암을 유발하지만 소셜미디어는 그렇지 않다”고 옹호했다. 담뱃갑에는 후두암과 폐암 등 여러 질병으로 고생하는 끔찍한 환자들의 사진이 부착돼 있다. 머잖아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켜면 정신건강을 경고하는 무시무시한 사진들이 초기 화면에 먼저 등장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환경 오염의 한복판에 사는 현대인이 또 다른 IT 위해물질을 끼고 산다는 자조 섞인 푸념을 일상적으로 하는 때가 올 듯하다.
  • [오늘마음읽기]“코로나 블루로 멈춘 삶, 시선이 두려워요”

    [오늘마음읽기]“코로나 블루로 멈춘 삶, 시선이 두려워요”

    <9회>내 마음 들여다보기 코로나가 삼킨 일상, 우울감 호소하는 사람들다른 이와 비교하고 자책…자존감 사라져작은 것부터 해내며 성취감 느끼는 연습타인과 비교 말고, 작은 성취하면 칭찬하기#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드립니다. 아홉 번째 회에서는 코로나19 탓에 우울감에 빠진 건우씨 이야기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신재현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들려드립니다. 건우(가명)씨는 진료 전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답답하다며 이야기 도중 가슴을 치기도 했죠. 그를 만날 때마다 느껴지는 무거운 공기에는 절박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습니다. 건우씨는 해외 명문대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에서 인정받는 학생이었던 그는 오랜 타지 생활에서 느낀 외로움 탓에 국내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2020년 초, 졸업 후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시기부터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죠. 바이러스가 만들어내는 파급력, 공포와 함께 코로나 사태는 그의 삶을 뒤바꿔 놓았어요. 요즘 우리의 삶처럼 말이지요. 그에게 코로나 사태는 단순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만남을 줄여야 하는 불편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삶이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지요. 성공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 오랜 타지 생활에서의 힘듦을 고국에서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매일 TV에 나오는 확진자 수에 따라 마음도 흔들렸습니다. 처음에는 ‘금세 끝날 거다’, ‘그러고 나면 기회가 올 거다’ 하고 스스로 다독였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긍정적인 마음은 줄어들었습니다. 건우씨는 점차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집 밖에 나서는 것이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속으로만 하다 보면 어느새 밤이 돼 버렸습니다. 건우씨는 또다시 무기력에 빠져들어 자신을 자책할 뿐이었습니다. 자기 비난을 시작할 때면 내가 왜 살아야 하나, 내가 살아갈 이유가 있나, 나는 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도돌이표처럼 그의 머리에서 끊임없이 떠올랐고, 불안한 감정은 그를 종일 괴롭혔지요. 페이스북에서 같은 학교를 졸업한 친구의 타임라인을 발견한 순간, 건우씨는 그때의 절망스러운 감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진 속의 친구는 직장에서 주최한 파티에서 말쑥하게 차려입고 샴페인 잔을 들며 활짝 웃는 모습이었습니다. 차마 ‘좋아요’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 직장은 건우씨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은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다른 사람들은 삶을 속도를 내어 살아가는데, 내 삶은 왜 멈춰있는 걸까?’이 모든 변화가 고작 반년 만에 일어났습니다.●코로나 블루가 뭔가요?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한 우울, 무기력,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마음의 변화를 뜻합니다. 학술적으로 정확하게 정의된 질병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 일상적인 우울감, 혹은 우울증과는 그 궤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병 자체에 대한 공포만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만성적으로 우리 삶에 스미는 무기력이 코로나 블루의 특징이라 할 수가 있겠네요. 나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공동체, 국가, 그리고 전 세계가 이러한 무기력감과 두려움에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인류에게 공포를 주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밝혀지고 규명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아직도 명확한 해결책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 자체가 두려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지요. 언제 끝날지 모르니 두렵고, 항상 피부에 와닿는 모든 상황을 경계해야 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니 한 시점의 사건을 뜻하는 코로나 ‘사태’라 표현하기보다 새로운 시절의 시작, 코로나 ‘시대’로 부르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삶의 현실적인 부분도 흔들립니다. 바이러스로 잔뜩 위축된 삶은 대인관계와 직업적 영역 전부를 쪼그라들게 합니다. 뉴스나 신문에서는 연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줄어들기만 하는 여러 경제적 숫자들, 반대로 늘어나기만 하는 확진자 수를 이야기합니다. 정부의 대응 단계가 높아질수록 우리의 두려움은 커지고, 또 반대로 우리의 삶은 더욱 좁아지기만 하지요. 참 팍팍하고도 힘든 시절입니다. 건우씨는 코로나 블루에 빠졌습니다. 그는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거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더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자신감이 사라지고, 자존감이 무너진 삶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지는 것도 그런 탓이겠지요. ●자존감이 무너지는 시대, 우리 마음의 형태 기대했던 것, 자신 있던 것들이 모두 의미가 없어진 상황에서 그의 마음에는 절대적인 절망만 가득합니다. 잔인하게도, 사회적 동물로서의 본능이 이 상황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공동체 내에서 다른 이들과의 비교, 그리고 자책이 반복되는 거지요. 반복의 끝엔 “나는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구나” “나는 이것 밖에 안되는 존재구나” 하는 식의 회한만 남게 됩니다. 이렇듯 코로나 블루 상태의 마음 안, 우리의 자존감은 풍화돼 갑니다. 우리의 뇌는 상황을 일반화하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상황이 길어질수록, 뇌는 ‘이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잘못된 ‘가설’을 ‘정설’로 받아들입니다. 이는 생존이 최우선인 뇌의 기능 탓입니다. 우리는 항상 현재에 온전히 머무르지 못하고, 미래를 생각하려 합니다. 미래는 항상 미지의 영역에 속하지만, 우리 뇌는 어떻게든 이를 추론하려 하고, 또 대비하려 분주합니다. 고대의 원시인이든, 현대인이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삶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아주 미묘한 단서만으로도 미래를 그리려 하고, 또 그에 맞추어 생존하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 뇌는 항상 ‘정답’만을 내어 놓지는 못합니다. 때로는 정확하고 이성적인 추론에 근거하기보다 감정에 휘둘립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한 두려움, 무기력감 탓에 뇌는 그릇된 판단을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이 상황이, 이 마음이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결론을요. 절망의 늪으로 점점 빠져드는 과정인 것이지요. ●코로나 블루, 마음의 중심을 잡으려면 참 어려운 시절이고, 힘든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마음의 중심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로나 사태에 대한 마음의 대비책은 이 상황을 맞이하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먼저, 코로나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상한 비유로 들리지만 코로나는 여름이 오면 어김없이 오는 장마, 날이 추워지면 이따금 찾아오는 폭설과 같은 것으로, 즉 삶에서 가끔 맞이해야 하는 불청객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아니 인류가 아무리 애를 써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면, 물러가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 삶의 출발점을 코로나 시대에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상황을 인정하고, 좀 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마음의 바닥을 다지는 일이 중요합니다. ‘언제 끝나나, 대체 언제 끝나나’ 기우제를 지내는 마음보다 ‘어쩔 수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나가자’는 생각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건 당연하겠지요.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반발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마음 또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또 껴안아야 하겠지요. 우리는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설령 이전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작은 것일지라도요. 그리고 그 작은 것들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껴 나가야 합니다. 의식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내가 하는 것들에 대해 좀 더 많은 긍정의 점수를 매겨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건우씨의 경우처럼 모든 계획이 다 어그러진 상황일지라도, 그나마 남아 있는 것들에 시선을 돌려 작은 성취를 마음 안에 쌓아 올려야 하는 것이지요. 무기력이 온몸을 감싸는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까요? 우리는 매일 ‘무엇인가를 하기’와 ‘아무것도 하지 않기’와 같은 양자택일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고요. 그렇다면 그 둘 중 ‘무엇인가를 하기’를 좀 더 자주 선택하는 거지요. 당장 사람들을 만나거나, 거창한 일을 계획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 방에 온종일 머무르기보다 집 근처를 짧게나마 산책하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처음에는 세수도 하지 않고 나가보세요.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는 필수니까 아무도 모를 겁니다.그냥 편한 옷 그대로, 부담 갖지 말고 시작하는 거예요. 땅을 보고 걷지 말고, 변하는 나뭇잎의 색을 살피고, 피부에 와 닿는 계절의 온도를 느끼고, 하늘에 걸린 구름의 크기를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바라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서는 잘했노라고, 오늘 집에만 있고 싶었는데 참 대견하다며 자신을 다독여주어야 합니다. 칭찬은 굉장히 대단한 것에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티끌만큼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면 오늘 한 선택은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날의 보람과 작은 성취는 다음 날의 또 다른 ‘무언인가를 하는’ 선택으로 이끌게 될 테고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SNS), 카카오톡 프사(프로필 사진)에 걸린 누군가의 자랑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는 마세요. 어느 시점의 언젠가 우리 또한 분명 그런 모습일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작은 것들을 쌓아 올리면서 코로나 시대를 견디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필자인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재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현직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중증 질환은 물론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쉽게 설명해준다. 저서로는 ‘나를 살피는 기술’이 있다.
  • [명승권의 근거중심의학] 약보다는 생활습관 개선을/국립암센터 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명승권의 근거중심의학] 약보다는 생활습관 개선을/국립암센터 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현대인에게 가장 흔하면서도 수명을 단축시키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만성질환을 꼽는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비만, 암, 지방간, 역류성 식도염, 기능성 위장장애,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이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예전엔 성인병으로 불렀지만 생활습관 때문에 생기기 때문에 생활습관병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병들은 흡연, 음주, 비만, 붉은색 고기(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등) 과다섭취, 운동 부족, 과일과 채소 섭취 부족, 짜게 먹기 등 잘못된 생활습관에 기인한다. 암은 흔히 유전적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유전적 원인은 대개 5% 미만이다. 올바른 생활습관만 가진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족에 암환자가 있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생활습관병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에서도 생활습관 개선을 권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상당히 많은 의사들이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을 처음 진단한 환자에게 생활습관 개선보다는 즉시 혹은 몇 주 내로 약을 처방하고, 환자는 평생 약을 먹고 있다. 고혈압을 예로 들어 보자. 수축기 혈압 120 ㎜Hg 미만, 확장기 혈압 80㎜Hg 미만인데 날짜를 달리해서 최소한 2회씩 총 4회에 걸쳐 혈압을 측정해 평균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140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 이상인 경우 고혈압이라고 정의한다. 외래에서 수축기 혈압이 160 이상으로 나와 처음으로 고혈압을 진단받은 경우라도 즉시 약을 복용하지 않고 생활습관을 잘 개선하면 빠르면 2주 안에 늦어도 1~2개월 후에 140 이하로 낮아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물론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을 수개월간 시행했는데도 혈압, 혈당, 혈중 지질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반드시 약을 복용해야 한다. 항암제나 항생제 같은 약은 해당 질병 자체를 완치할 수 있지만 항고혈압제, 당뇨병치료제, 지질강하제와 같은 생활습관병 치료제는 복용하는 동안에만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하고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오르게 돼 대개는 평생 치료제를 먹게 된다. 중요한 것은 진단받을 당시 생활습관 개선 과정 없이 곧바로 약을 복용했던 경우라면 주치의의 관리하에 생활습관을 개선하면서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즉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고, 먹는 것을 줄여 표준체중을 유지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하고, 간식을 줄이고, 싱겁게 먹고, 기름진 음식이나 고기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를 골고루 먹으려고 노력한다면 분명히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수십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사람을 대상으로 관찰한 수백편의 역학연구를 종합한 결과이고 의학적으로 근거가 확립된 내용이다. 쉽지 않지만 지금부터 약보다는 생활습관 개선을 시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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