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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대 최병두교수‘근대적 공간의 한계’출간

    20세기 들어 급속히 진행된 근대화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을 꼽으라면 아마 극심한 빈부 격차,인간 감성의 극단적인 메마름,생태 환경의 황폐화,전통적인 공동체 공간 해체 등을 들 수 있지 않을까. 근대화가 준 이러한 한계들은 그동안 대부분 사회소통론,또는 생태적 시각에서 비판되고 연구돼 왔다.그러나 1990년대 이후 ‘공간의 문제’로 접근하는 학자들이 늘고 있다. 대구대 사회교육학부 최병두 교수가 최근 펴낸 책 ‘근대적 공간의 한계’(삼인)는 사회와 공간의 관계에 바탕을 둔 연구를 통해 근대화가 가져온 제반문제점을 분석하고,대안 마련에 토대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공간은 물리적 거리로 측정되는 기하학적 공간과 달리 사회적 사물과 사건들로 가득찬 사회적 공간이다.따라서 사회적 공간은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현상과 분리해 이해될 수 없다.즉 사회적 공간의 형태는 사회적 과정의 투영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과정의 재구조화에 영향을 미친다.이러한 점에서 저자는 사회적 공간을 ‘상호 내포적 또는 변증법적’성격을지니고 있다고 풀이한다. 그렇다면 근대화는 인간의 사회적 공간에 어떤 영향을 주었길래 각종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가.그것은 ‘공간의 축소’이다. 근대화에 따라 자본주의 시장은 세계적으로 확대되고,세계 모든 지역이 자본 축적의 논리에 의해 지배받게 되었다.이는 곧 근대화 이전에 생산과 소비가 일정한 범위내에서 이루어지던 공동체적 공간이 해체되고,전세계가 자본주의의 기능적 공간으로 전환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반면,이러한 기능적 공간의 세계화에 노출된 인간은 자신의 생존 공간을 축소시키게 되었다.대면적 관계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공동체 공간이 해체되면서 현대사회의 개인들은 점차 공공적 공간을 상실하고,결국 가족간 사적관계로 구성되는 가정의 공간을 자신의 은신처로 삼게 된 것이다. 최근엔 가족 공간조차 해체되면서 인간은 마지막 보루인 신체 공간으로 더욱 축소됐으며,급기야 현실의 사회적 공간 개념이 완전히 사라진 사이버 공간에서 해방감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인의 삶의 조건은 완전히 황폐화했다.결국 근대적 공간이 한계에 달한 것이다.그렇다면 극도로 발달했지만 동시에 완전히 파괴적인 근대적 공간에서 우리는 어떤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힘이 소진되는 상황에서 현대인이 계획적으로 개입할 여지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시장 메커니즘을 신봉하는 신자유주의자들도 ‘대안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미국 좌파 지리학계의 거두인 데이비드 하비가 ‘희망의 공간’에서 주장하는 ‘유토피아적 공간’처럼 이땅에 새로운 삶의 공동체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노동 분업의 완화,인종간 불평등 해소,생태적 생활환경 조성,노동 과정에 대한 노동자의 통제력 향상 등 많은 학자들이 이미 언급했지만 여전히 실현되지 않은 것들이다. 저자는 결국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복원을 통해 ‘세계화를 극복할 수 없다는 허무함’을 극복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새 영화/ 새달 9일 개봉 ‘싸인’, 현대인 불안을 스릴러 포장

    ‘식스 센스’의 기막힌 반전으로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M.나이트 샤말란감독.초자연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종교에 귀의하게 됐나 보다.신작‘싸인’(Sign·새달 9일 개봉)은 중세식 예정설로 현대의 가치를 뒤흔드는 시대착오적인 작품이다.뭐,포교가 목적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종교적인 믿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마지막만 아니면 웬만큼 볼만하다.행복해 보이는 가족사진과 이를 가리는 불안한 남자의 얼굴로 시작하는 영화.첫 장면처럼 영화는 현대인의 불안과 공포를 스릴러로 포장한다. ‘왜 나한테만 불행이 덮칠까.’라며 자기만의 벽을 쌓는 주인공의 모습은,가치를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을 은유한다. 특히 유령이 출몰할 듯한 어둠침침한 분위기와 서서히 조여드는 공포를 잡아내는 감독 특유의 연출은,현대사회의 소외를 묘사하는 데 적격이다. 배경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시골마을.아내의 사고로 신부복을 벗은 그레이엄(멜 깁슨)은 어느날 옥수수 농장에서 ‘미스터리 서클’을 발견한다.누군가의 장난으로 보기에는 완벽하고도 정교한사인.그리고 TV를 통해 그 사인이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언론은 외계인의 소행이라고 연일 생중계하고,이를 부인하던 그레이엄도 서서히 이를 믿게 된다. “당신은 계속 노려보고 메릴(호아퀸 피닉스)에게는 크게 휘두르라고 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죽은 아내,물이 오염됐다며 마시지는 않고 물이 담긴 컵만 방안에 늘어놓는 딸의 괴벽 등 영화는 계속 ‘미스터리’한 징조의 씨앗을 흩뿌린다.한편 외계인의 습격이 현실로 나타나고,그레이엄의 집에도 침입한다.해결의 열쇠는 그동안 불행과 파멸의 징조로 보이던 것에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는 전작과 달리 유머가 가미돼 있다.그레이엄이 침입자를 겁주려고 집을 뱅뱅 돌며 떠드는 장면이나,외계인이 머리 속을 읽지 못하도록 온가족이 은박지 모자를 만들어 쓰는 장면 등 곳곳에 공포를 이완하는 장치로 웃음을 끌어낸다. 하지만 모든 것은 신의 계획된 뜻이니 믿음을 잃지 말라는 식의 결말은 단순도식에 불과하다.세기말의 종말론이 사그라든 21세기에 이같은 결론이 무슨 위안을 줄지 의문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 쉿!조용히 해주세요, 새달 25일까지 갤러리 상

    “쉿,조용히 해주세요.” 서울 인사동 갤러리 상이 9명의 작가를 초대해 ‘Please,Be Quiet…’기획전을 열고 있다.새달 25일까지.재료와 기법에서 판이하게 다른 작업을 해온 송영규 허정수 강은수 천성명 김윤수 정보영 김미형 한은선 정정엽이 참여했다.출품작은 평면·입체·영상 등 20여점. 갤러리 상은 “이번 전시가 현대 미술의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자유로운 표현방식을 유지하면서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관객들은 “쉿!”하고 정신을 집중해야만 한다.작품과 관람객이 소통할 길이 그때 열리기 때문이다.작품은 요란하게 먼저 말을 건네지 않는다.관객은 마음을 비운 채 가만히 작품을 들여다 봐야 ‘작품의 수다’를 들을수 있다.분위기 형성을 위해 전시 공간은 다소 어둡고,고요하다. 한 예로 천성명의 설치 ‘길을 묻다’는 일상에 매몰된 자아가 갈 길을 몰라 불안하게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소녀로 상징한다.눈빛에 두려움이 가득 차 마치 관객의 자아를 향해 ‘어디로 가야 하지?’라고 묻는듯하다.실외에 전시된 설치작품 남자의 두상은 간헐적으로 고개를 끄덕이지만 표정은 넋이나간 듯하다.찬찬히 들여다 보노라면 애처로운 관객 자신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느낌을 준다.모두 작가와 현대인의 자화상이다.(02)730-0030. 문소영기자 symun@
  • 셰익스피어 고전 ‘제대로 맛보기’,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 새달 11일까지 해오름극장

    고전을 알지 못한 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만을 감상하는 것은,데생을 배우지 않고 초현실주의 그림을 그리겠다고 덤비는 것과 같다. MBC 주최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새달 11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은 고전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은 관객들을 위한 무대이다.물론 원작은 연극이지만,연극적 요소를 최대한 살리면서 접근하기 쉽게 음악을 가미했다. 연출은 1975년부터 셰익스피어 작품을 무대에 올렸고,전문 극단도 갖고 있는 영국의 패트릭 터커가 맡았다.“셰익스피어 초판에 나온 정보를 배우들에게 정확히 제공해 작가가 의도한 표현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힌 연출 의도대로,작품은 고전에 담긴 해학과 축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되살렸다. 무대는 고풍스러우면서도 환상적이다.요정들이 뛰어노는 숲은 파스텔 톤의 거대한 꽃이 무대 양옆을 겹겹이 장식하고,푸른 달빛이 은은하게 무대 중앙에 비친다.달빛과 등불만이 비치는 가운데 등장인물을 실루엣으로 처리한 장면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배우들의 연기와 춤은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흥겹다.대사는 원작보다는 현대인의 언어에 맞게 각색했지만 대부분 의미를 그대로 살리고 있다.피아노·신시사이저·드럼·베이스로 연주되는 음악은 때로는 웅장하고 때로는 경쾌하게 극의 분위기를 이끈다.경박하지 않고,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은 대사와 음악을 들려주는 것. 요정의 왕 오베론 역에는 탤런트 박상원과 ‘레 미제라블’‘웨스트사이드스토리’에 출연한 조남희가 더블 캐스팅됐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명성황후’의 서영주와 ‘지하철1호선’‘택시드리벌’의 배해선 등 뮤지컬계스타 배우들도 만날 수 있다. ‘가족 뮤지컬’이라고 내세우지만 고전에 충실하기 때문에 어린이 관객에게는 좀 지루할 듯.오히려 연인이나 청소년 이상의 관객이 본다면 한여름 밤의 추억을 한아름 안고 돌아갈 수 있을 듯싶다.화·수 오후 3시,목·금 오후 3시·7시,토·일 오후 2시·6시.13일부터 25일까지는 한전아츠풀센터로 무대를 옮긴다.2만∼3만 5000원.(02)368-1515. 김소연기자 purple@
  • 한국미술 맥 잇는 不惑의 작가들/새달 2일 마로니에 미술관 ‘컨테이너전’

    문예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이 새달 2∼25일 40대 작가를 위한 기획전 ‘컨테이너전’을 연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는 김주영 윤진미 안규철 박이소 박소영 정재철 조덕현 조진숙 최정화 등 모두 9명.이 가운데 김주영(55)을 제외하고는 모두 40대로 설치 위주로 작업하는 작가들이다. 몇몇은 이미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고, 몇몇은 ‘무명’을 떨어내고자 치열하게 작업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마로니에미술관 큐레이터 김혜경씨는 “한국 현대미술의 허리를 형성해야 할 40∼50대 작가들을 지원하는 자리”라며 “20∼30대의 감각적인 작품들과 달리,설치를 오랫동안 다뤄온 풍부한 경험과 미술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지는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전’이라는 명칭처럼 이번 전시는 70년대 수출 한국의 상징이던‘컨테이너’가 형식상·내용상 미술품이 돼 돌아온 데 의미가 있다.컨테이너에 ‘담고’,컨테이너를 ‘옮기고’,컨테이너에서 ‘부리는’ 과정을 통해 세계화와 지역성을 동시에 드러낼 계획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비교적 일찍부터 설치·비디오영상 등 매체작업에 참여해 온 선도자들이다. ‘이서국 이야기’의 조덕현은 경북 청도군에 실존한 작은 나라 ‘이서국(伊西國)’에 관한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복원했다.이 작업에는 시인 서림,고고학자 나선화,구비문학자 최원오 등이 참여해 학제간(inter-disciplinary)네트워크을 형성했다는 의미도 크다.관객들은 가상의 발굴과 실제의 발굴을 혼동하면서 2000년의 세월을 느낄 수 있게 된다.일종의 시간 이동이다. ‘지켜진 아름다움’의 최정화는 돌조각 앞면에 ‘하면 된다’ ‘빨리빨리’ ‘정직’ 등의 글자를 새기고,뒷면에는 샤넬·프라다·아르마니 등의 영문자를 새겨 전시장 곳곳에 배치한다.플라스틱 소쿠리에 쌓아올린 탑과 조야한 트로피의 진열들이 현대인의 허황한 욕망과 채워지지 않는 허기 등을 질타한다. 재외교포인 김주영, 윤진미, 조숙진은 각각 프랑스 파리,캐나다 밴쿠버,미국 뉴욕에서 살며 작업한 이민 1.5세대.이주와 이산이라는 개인적 체험을 작품에 투영한다.김주영의 ‘바라나시에서 온 물고기’는 1988년 인도 바라나시 강에서 벌인 제의적 퍼포먼스를 14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서울로 가져온데 의미가 있다.공간 이동이다.바라나시 강은 소떼의 목욕장소이자,화장터,거대한 빨래터,인도여인의 종교의식 장(場)이다.작가는 검은 물고기의 형태를 빌려 인간의 영혼을 위로하는 소망을 드러낸다. 안규철의 ‘움직이는 산’은 컨테이너에 담겨 이동하길 거부하는 자연을 미술관 안으로 가져온다.전시실의 인공산을 두고 작가는 관객들에게 “산 정상처럼 찍히는 사진촬영용 입체배경”이라고 익살스럽게 설명한다. 큐레이터 김혜경씨는 “무분별한 해외 미술사조의 도입으로 누더기가 돼가는 한국 현대미술에서 정체성을 확보해야 하는 40대 중견 작가들의 절실함을 오감(五感)으로 느껴달라.”고 부탁한다. 문소영기자 symun@
  • ‘태양인 이제마’ 제2 ‘허준’ 대박 꿈꾼다

    2년전 MBC드라마‘허준’이 터뜨렸던 대박의 재현을 꿈꾸는 KBS2 특별기획 ‘태양인 이제마’의 첫회가 24일 밤 9시50분 방영된다. 동양철학의 음양론을 바탕으로 체질을 태양·소양·태음·소음으로 체계화 한 사상의학의 창시자 동무(東武) 이제마(1837∼1900)의 삶과 사랑을 30부작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제작진은 23일 “사상의학에 근거해 생활에 유용한 의학정보를 쉽고 재밌게 전달해 시청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면서 “때문에 극중에 등장하는 임상사례들을 현대인들이 흔히 겪는 위장병과 고혈압,비염,골다공증 등으로 채택했다.”고 귀띔했다. 경희대 한의대 사상의학과 송일병 교수 등 5명의 한의학박사로 자문위원단도 구성했다.시청자들은 KBS홈페이지에서 이들로부터 무료 의학 상담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제작진은 또 역할과 일치하는 체질의 여주인공들을 섭외했다. 한의사인 원작소설 ‘예언’의 작가 최형주씨에 따르면 외모와 성격 모두 소양인인 유호정은 활동적 성격의 이제마의 부인 운영과 체질이 같다.운영은 이제마에 먼저 다가가결혼에 성공하는 적극적인 성격의 여자다. 반면 이제마의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으로 헌신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의 설이역은 소음인 김유미가 연기한다. 이제마는 ‘왜 같은 병에 같은 약을 써도 누구는 낫고 누구는 병이 악화되는가.’라는 화두를 집요하게 붙들어 중국 한의학의 그늘에서 벗어나 우리 고유의 의학체계를 확립한 인물.인간의 네가지 체질과 성정에 맞는 음식과 약재가 따로 있음을 밝혀냈다.5개월 전까지 태조왕건’에 전력투구했던 최수종이 다시 큰 배역을 맡았다. 이제마의 경쟁자인 천상욱역에는 오대규가,이제마의 친구이자 민란의 지도자인 최문환역으로 임호가 출연한다. 양반집 서자로 태어난 이제마는 어린시절부터 총명했으나 ‘연결반위증'(식도협착증)이라는 난치병으로 고생하면서 의학에 관심을 가졌다.13살에 집을 떠나 40살에 무관 관직에 올랐고,1896년에는 ‘최문환의 반란’을 진압한 공로로 고원군수로 임명되기도 했다.그러나 곧 벼슬을 버리고 의술을 펼치다 1900년 6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주현진기자 jhj@
  • 함정임 소설집 ‘버스, 지나가다’ - 단절·고립속에 놓인 현대인들의 꿈…

    ‘현대인의 단절과 고립은 피할 수 없는 것인가.’‘인간은 어쩔 수 없이 고독한 존재이며 모든 인간의 회귀처는 고독한 자신이다.’ 이런 주제에 천착해온 작가 함정임(38)씨의 다섯번째 소설집 ‘버스,지나가다’(민음사)가 출간됐다. ‘버스,…’는 때론 운명이라는 것이 무의미할 뿐 아니라 우연히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말한 ‘사랑인가’를 비롯,운명을 가진 모든 존재의 수동성을 얘기한 ‘사랑처럼’등 지난 2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11편을 엮은 책.함씨는 소설집에서 단절과 고립 속에 놓인 현대인들의 꿈을 농익은 상징과 은유,그리고 그만의 조용하고 잠잠한 목소리로 풀어나간다. 작품집을 읽다 보면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존재의 수동성’이라는 특성을 드러내 보인다.이런 특성은 “소통하려는 의지를 북돋지 않으면서,소통되는 것들에 가만 기울어지면서,한 시절을 살았다.”는 그의 고백과도 일맥상통해 보인다.실제로 그는 지난 97년 남편이자 작가인 김소진씨를 34세의 나이로 여의고 그동안 ‘헛걸음 혹은 허공에 흩날리는 벚꽃같은 삶’을살아왔다. 이런 개인 이력의 반영일까.그가 그린 작중인물들은 사랑의 상실이나 죽음의 상흔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운명과 조우하는 구도를 거친다. 표제작인 ‘버스,지나가다’는 아버지와 첫 남자를 잃은 우체국 직원 송연의 외로운 일상을 고적하고 잔잔하게 그린다. 우체국 직원 송연은 두차례 운명의 굴곡을 거친다.목수의 딸로 태어나 어머니없이 자란 그녀는 일곱살때 새엄마를 만나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던 날 원조교제로 만난 중년 은행원과 관계를 갖는다.이 남자마저 세상을 뜬 뒤 그녀에게는 10년 동안 남자가 없다.이런 그는 어느날 버스처럼 지나가는 한 남자를 알게 된다.그녀가 근무하는 우체국에 몽골로 보내는 편지를 가져오는 그를 통해 일상 속에서 불현듯 몽골 초원의 환영을 떠올리는 그녀.작가의 이런 유목민적 상상은 단절과 고립을 소통에의 희망으로 바꾸는 계기가 된다. 함씨는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지난 90년 ‘광장으로 가는 길’로 문 단에 올랐다.최근에는 요절한 남편과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장편 ‘동행’과 ‘행복’등을 발표했으며 번역서 ‘불멸의 화가 아르테미시아’를 내는 등 점차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동식씨는 “나는 우리 소설사에서 운명을 초월이나 구원으로 환원시키지 않고 운명과 일상의 변증법을 이처럼 잔혹한 지점까지 추구한 작품을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심재억기자
  • [굄돌] 機心

    전등사로 가는 외포리 선창에는 갈매기들이 많습니다.먼 옛날 한 어부가 있었습니다.바다에 나가면 갈매기들이 그를 반겨 어깨 위에 내려 앉았습니다.어느 날,갈매기 고기가 맛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내가 그에게 갈매기를 잡아오라고 했습니다.그는 그러마 하고 다음 날 바다에 나갔습니다. 그런데,어찌된 영문인지 갈매기가 한 마리도 내려와 앉지 않았습니다.자신을 해치려는 기심(機心)을 갈매기들이 미리 알아챈 것이지요.우리 시대의 자연환경이 병들고 파괴된 것은 우리 사회에 팽배해진 기심 때문일 것입니다.자연을 자연으로 놔두지 않고,호시탐탐 자꾸만 뭔가를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월악산으로 생태기행을 갔습니다.물 맑은 송계계곡에 이르러,누군가가 생뚱맞게 물었습니다.‘여기는 평당 얼마씩 가요 ?’한참동안 말문을 열지 못했습니다.설령,그 땅을 거금을 주고 샀다 한들 어디 그게 제 땅이겠습니까.거기에는 민들레 몫도 있고,메뚜기 몫도 있고,땅강아지몫도 들어있을 것입니다.또,개울물인들 어찌 저들의 것이겠습니까.거기에는 퉁가리 몫도 있고,가재몫도 있을 텐데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저들끼리만 땅값을 주고 받습니다.아무리 억만금을 주고사도 자연무위법으로는 불법 무단점용에 불과합니다.돈푼깨나 있다는 작자들일수록 기심으로 가득 차 있는 법입니다.오랜만에 남산에 올랐습니다.숲이 그윽하여 일찍이 목멱(木覓)으로 불렀던 서울의 안산입니다.팔각정에서 내려다보는 목멱의 기슭은 매연으로 오리무중(五里霧中)입니다.북한산으로부터 띠를 이루었던 그윽한 숲들은 토막난 채 사라지고,시멘트로 쌓아올린 라면상자 같은 건물들만 그 자리에 수북이 들어차 있습니다.불과 몇 년 후면 쓰레기가 될 거대한 시멘트 상자와 상자들 사이로 사람과 기계들이 뒤섞여 오가고 있습니다. 문득 그리스 신화 속의 에릭식톤이 떠오릅니다.그는 풍요의 숲을 도끼로 찍어낸 죄로 벌을 받아 오랜 배고픔 끝에 자신의 팔다리까지 뜯어 먹다가 결국 죽게 되는 어리석고도 불행한 신이지요.현대인들의 피 속에는 에릭식톤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문명이란 결국 자연을 죽이고 살아온 흔적에 불과합니다.만약,이지구가 인류의 환경파괴로 막을 내린다면 지나간 그 어떤 숭고한 정신도,위대했던 역사도,찬란했던 문명도 한낱 기심의 장난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김재일/ 두레생명문화硏 대표
  • KBS1 ‘환경스페셜’ 서울대공원 밀착 취재/인간쉼터 동물원, 동물들엔 ‘생지옥?’

    수영하며 더위를 식히는 하얀 북극곰,나무를 타고 뛰어노는 원숭이,아름다운 꼬리를 내보이는 공작 등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은 평온하고 즐거운 듯 보인다.또 이들은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동물원 측에서 알아서 먹여주고 재워줘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벗어나 그저 놀기만 하는 듯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동물원에 사는 동물이 정말로 행복할까? KBS1 ‘환경스페셜’(수 오후10시)은 17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동물들을 밀착취재한 ‘충격보고,동물원으로부터의 SOS’편을 방송한다. 현재 서울대공원에 사는 동물은 360여종,3300마리 가량이다.이 가운데 많은 동물들이 생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열악한 환경과 관람객들의 무지로 고통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살다가 죽은 잔점박이 물범은 부검한 결과 위장에서 무려 동전 128개가 쏟아져 나왔다.동전 무게가 위에 부담을 주면서 물범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숨진 것.‘동물에게 동전을 던지지 말라.’는 푯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심심풀이 장난삼아 던진 동전이 결국 물범을 죽음으로 내몬 셈이다. 고릴라들은 거친 시멘트 바닥 때문에 발이 썩거나 곪아 들어가고,삵은 좁은 공간에서 살다 보니 운동부족이 심해져 비만으로 탈모증을 앓고 있다.원숭이 등 일부 영장류는 맞지 않는 기후와 심한 스트레스 탓에 새끼들을 버리거나 잡아먹는 행동을 한다. 자연 상태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유럽 불곰은 비좁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가 함께 살아야 하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하루종일 토하고 토사물을 다시 먹는 행동을 반복한다. 사람들의 휴식 공간인 동물원이 동물들에게는 ‘생지옥’에 불과했던 것.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동물원 취재에 매달려 온 박건 PD는 “인간을 위한 하나의 놀이공원이나 휴식처 기능만 해온 동물원을 이제는 멸종 위기의 동물을 미래로 이어주는 종 보존센터로 변모시켜야 한다.”면서 “야생동물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진 인력양성과 과감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미술/황혜신 설치조각전-’상실의 상실’ 등

    ◇황혜신 설치조각전-‘상실의 상실’= 23일까지 관훈갤러리(02)733-6469,무엇을 상실했는지 조차 알 수 없게 된 현대인을 설치 조각으로 표현.가짜 맹인,풀어헤친 교복을 입고 노상에 쓰러져 있는 여학생,벤치에 앉아 있는 노숙자 등을 실제 모델을 이용,석고로 떴다. ◇범생명적 초월주의=24∼30일 공평아트센터 전관(02)373-7363,생명의 가치회복을 그려낸 신미술운동 계열의 작품들. ◇한국수채화작가회전= 23일까지 조형갤러리(02)735-2214,1984년 창립후 제26회째 전시회.구상·비구상 등 표현 장르를 넓혔고 투명수채,과슈,템페라,아크릴까지 표현을 다양화했다. ◇김일화개인전 =23일까지 인사아트센터(02)736-1020,제9회 한국미술정예작가상 수상 기념전.뿌리와 꽃,새를 흰색 톤으로 그려낸 서양화 느낌의 동양화.생명의 근원을 추적. ◇장성진개인전= 23일까지 조선갤러리(02)6000-5880,흔들리는 내면의 불꽃,삶의 불완전한 순환,밝음과 어둠의 팽팽한 긴장감 등이 화면에서 타오른다. ◇동상이몽(同床異夢)전= 8월20일까지 일주아트하우스(02)2002-7777,현대인의 세대간·계층간 불안한 소통과 만남의 고리를 찾아보는 기획전.김준 김형기 신용식 등 참여.
  • 셜록홈스 시리즈7권등 추리소설 잇따라 발간, 범인 뒤쫓다보면 무더위 싸악~

    장마와 함께 시작된 불볕더위가 달군 솥처럼 더운 김을 내뿜는 여름이다.더위먹은 시간이 죽죽 늘어지고 덩달아 일상이 지쳐 숨가쁠 즈음,길나서는 여행가방에 부담없이 한 권 얹어갈 추리소설이 있다면 끈적이는 여름의 무게가훨씬 가벼워지지 않을까. 때맞춰 추리소설들이 서점가 서가에 잇따라 자리잡고 있다.추리소설의 아버지라는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 전집이 있는가 하면 유럽에서 열풍을 일으킨 헤닝 만켈의 새 장편도 선보였다.아르센 뤼팽 시리즈와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집도 벌써 서점가에 자리를 잡았다.그런가 하면 한국 추리소설 작가협회가 엮은 국내 베스트 모음도 있어 그동안 추리소설 하면 “애들 책 읽기가 왠지 좀…”이라며 외면하던 이들도 ‘격’에 대한 걱정을 덜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됐다.단,운전중에는 절대 읽지 말 것. ◇셜록 홈스의 귀환=(코넌 도일 지음,백영미 옮김) 사전에는 ‘셜록(Sherlock)’이라는 단어에 대해 ‘탐정 셜록 홈스를 가리키는 말’ 외에 ‘수수께끼를 잘 맞히는 사람’이라고 적혀 있다.그런가 하면 브리태니커 컴퓨터 백과사전에는 셜록 홈스의 팬들이 꾸민 셜로키언 홈페이지가 베스트 사이트가 된지 오래다.셜록 홈스 전집 7권으로 출간된 이 책은 코넌 도일이 홈스 시리즈 집필을 중단한 지 10년만에 다시 쓴 이야기다.홈스가 스위스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떨어져 죽은 것으로 끝났던 이야기는 그가 뜻밖에 ‘깜짝 등장’을 다시 하면서 여전히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나의 샘솟는 아이디어는 세월에 녹스는 법이 없네.”라는 작중 홈스의 말처럼 더욱 놀라운 소재와 완숙한필치가 돋보인다.‘빈 집의 모험’등 단편 13편을 실었다.황금가지,1만 1000원. ◇하얀 암사자=(헤닝 만켈 지음,권혁준 옮김) 헤닝 만켈이 세계적으로 ‘범죄소설의 1인자’자리를 굳힌 것은 지난 98년 독일어로 출간한 ‘다섯번째 여자’가 서적상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책’에 뽑히면서부터다.그의 작품에는 사회 혹은 국제문제에 대한 관점이 항상 배경으로 깔려 있다는 점이 특징.예컨대 ‘하얀 암사자’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해 ‘자국의 이익과 생존을 위해서는 국제법이나 국제관례를 우습게 짓밟는 빗나간 선민의식을 가진 나라’라며 이들을 ‘보어인’에 빗대 신랄하게 비판한다.빼어난 작품구성과문학성이 작가의 자존심을 결코 훼손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듣는 책이다.좋은 책 만들기,1만 2000원. ◇우울과 몽상=(에드거 앨런 포 지음,홍성영 옮김) 추리소설의 비조로 꼽히는 에드거 앨런 포는 세계 문학사에서 현대소설의 원형을 제시한 인물로 기록된다.이 전집에는 그의 단편 58편이 환상·풍자·추리·공포의 네 가지 주제로 분류돼 실렸다.그동안 몇편의 유명한 단편 추리소설로만 알려진 포의 문학세계가 이 전집을 통해 온전히 그 자태를 드러낸다.불안과 공포,때로는 발작적인 웃음을 흘리는 현대인의 영혼을 포의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엿볼 수있다.하늘연못,2만 8000원. ◇예전엔 미쳐서 몰랐어요=(최종철 외 10인 지음) 배경과 등장인물이 생경한 외국 추리소설에 지루한 감을 느낀 독자라면 우리 작가들의 단편을 모은 이책을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다.부분적으로는 무대의 제한이라든가 소재의 식상함,갈등구조의 허술함이 눈에띄기도 하나 우리 정서에 밀착된 작품들이라 읽는 부담은 전혀 없다.최종철의 ‘살풀이’,황세연의 ‘예전엔 미쳐서 몰랐어요’등 11명의 작품을 실었다.태동출판사,9000원. 이밖에 애거서 크리스티의 ‘회상속의 살인’등 다양한 추리소설이 서점대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 한방식품 안위산·청신단 美 FDA서 의약품 승인

    세경식품의 자연한방식품 ‘안위산’과 ‘청신단’이 국내 처음으로 미국 FDA의 의약품 승인을 받았다.안위산과 청신단은 식용나물류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제품으로 미국과 일본에 수출을 하고 있다. 안위산은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위(胃)를 편안하게 하며 위염,위궤양,골다공증에 효과가 뛰어나다.청신단은 혈액을 맑게 하고 고혈압,당뇨,관절염 치료에 좋은 기능성 한방식품이다. 장세경 대표이사는 “한의학을 실용화한다는 차원에서 이같은 제품을 개발했다.”면서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12일 개봉 ‘맨 인 블랙2’ 그때 그 외계인 지구로 돌아오다

    검은 옷을 입은 비밀요원들이 지구를 침략하려는 외계인들을 소탕한다는 다소 황당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97년 전 세계에서 6억달러를 벌어들인 영화 ‘맨 인 블랙’.그 후속편인 ‘맨 인 블랙2’(Men In BlackⅡ·12일 개봉)가 새로 단장한 채 관객들을 찾아온다.지난 97년 7월 첫 편이 개봉된 이후 꼭 5년만이다. ‘내 이웃이 외계인이라면?’이라는 단순한 상상 속에서 출발한 영화의 줄거리는 여전히 간단명료하다. 그러나 감독의 유머와 재치는 전편보다 훨씬 앞서 5년동안의 기다림이 무색하지 않아 보인다. 25년전 MIB(Men In Black) 요원인 케이(토미 리 존스)에게 속아 은하계의 보물인 ‘자르다의 빛’을 빼앗긴 외계인 셀리나(라라 플린 보일)는 그것을 되찾기 위해 지구로 돌아와 MIB 아지트를 장악한다.그러나 케이는 MIB에서 근무했던 기억이 제거된 채 시골마을에서 평범한 우체국장으로 살아가고 있다.1편에서 케이의 파트너였던 제이(윌 스미스)는 케이를 찾아가 그의 기억을 소생시킨 뒤 ‘자르다의 빛’을 지구 밖으로 빼돌릴 계획을 세운다.영화는 전편이 그랬듯이 뛰어난 특수효과와 CG(컴퓨터 그래픽)로 특이한 외계인을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한다.머리가 두개 달렸거나,문어처럼 얼굴에 다리를 달고 있거나,새의 머리를 하고 있는 다양한 외계인들만으로도 영화보는 것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이다. 또 ‘B급 코미디’를 닮은 유머를 덧입혀 보는 이를 유쾌하게 만든다.굉음을 내며 지구에 착륙한 우주선이 겨우 콜라캔만하고,속옷 모델의 모습으로 변한 셀리나는 인간을 삼킨 뒤 배불뚝이가 된다.‘자르다의 빛’의 행방을 알려 주는 단서가 되는 사진은 사진 속의 인물이 손가락으로 직접 열쇠를 가리키고 있는 모양으로 벽에 걸려 있어 관객을 요절복통하게 만든다.지하철 사물함 속에서 케이의 야광시계를 신이 내린 빛으로 믿고 살아가는 외계인들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다. 그러나 ‘맨 인 블랙’을 그럴 듯한 CG와 코믹한 이야기로 비벼진 SF영화로만 보는 것은 곤란하다.영화에는 인간의 ‘절대고독’을 담은 장면들이 곳곳에 녹아 있다.제이가 외계인끼리의 살생장면을 목격한 파트너 로라의 기억을 지우려 하자,로라는 “기억을 지워도 괜찮지만 당신은 외롭겠군요.”라고말한다. 멋지게 보이기 위해 MIB요원이 됐다는 파트너의 기억을 지우면서 제이는 “MIB는 고독한 직업”이라고 우울하게 말한다. 인간인 척 하며 살아가는 외계인들이나,스스로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MIB요원들의 이야기는 타인과 융화하지 못한 채 ‘세상에서 오직 하나’인 것같은 고독감을 느끼는 현대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또 아등바등 살아가는 인간이 우주에서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가를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은 전편 ‘맨 인 블랙’과는 다르게 다가선다. 이송하기자 songha@
  • 문화광장/연극‘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연출가 권오일씨 고희 기념작

    원로 연출가 권오일(71)씨가 고희기념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무대에 올렸다. 영화로도 잘 알려진 이 작품은 미국의 대표적 현대 극작가로 꼽히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몰락한 남부 지주의 딸 블랑시가 야성적인 동생 남편 스탠리를 통해 억눌렸던 내면의 욕망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문명의 속박과 본능적인 욕구의 틈새에서 비틀린 현대인의 자화상을 서정적인 언어로 형상화한 것. 블랑시역은 탤런트로도 유명한 양금석이,스탠리역은 최근 서울시립극단의‘크루서블’에 출연했던 강신구가 연기한다.작품 마지막 부분의 단역인 의사역에 오현경 전무송 이호재 정동환 등 유명 배우들이 번갈아 우정출연한다. 권씨는 “월리엄스의 언어는 영롱한 시정의 아름다움이 풍긴다.”면서 “극적 구성이나 인물설정,성격묘사도 탁월하고 남성의 거부된 욕정을 다루면서도 추하지 않아 매력적”이라며 이 작품을 고른 이유를 밝혔다.아울러 “섬세한 부분까지 차곡차곡 챙겨서 관객들에게 리얼리즘연극의 재미를 듬뿍 안겨주겠다.”고 덧붙였다. 69년극단 성좌를 창단해 리얼리즘연극을 고수해 온 권씨는 84년 ‘봄날’로 대한민국연극제 연출대상,90년 대한민국 예술대상,95년 서울시 문화상 등을 수상했다.6∼17일 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첫날낮은 쉼).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02)762-0010. 김소연기자
  • 채색 동양화에 ‘가정행복’ 듬뿍-김덕기씨 개인전

    가정의 행복을 전파하는 ‘불온한 사상가’ 김덕기(32)씨가 포스코갤러리에서 11일까지 7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가정이 붕괴되는 현대에 그의 작품은 어찌 보면 별쭝맞기까지 하다.‘화가란 으레 불행과 고독을 말한다.’는 선입견이 있으면 더욱 그렇다.‘아빠 품에 잠자는 아이’‘저녁을 준비하는엄마와 말이 된 아빠’,그리고 양란의 꽃이 하트 모양으로 피어오른 ‘실내풍경’등에서 행복에 겨운 한 가정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 때문에 일상적으로 불화를 겪는 현대인이 보면 부러움에,통제할 수 없는 질투와 분노를 느낄 수도 있다.그에게 “혼자만 행복하다니 반칙”이라고 항의하면 “기대와 희망사항도 들어 있다.”며 수줍어할 것이다.화가는 세속적인 출세나 신분·환경,돈이 아닌 가족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다.중·고교때 부모를 각각 여읜 그로서는 “아내와 아들이 가장 소중하다.”고 말한다.자신은 학사(서울대 동양화과) 출신이지만 아내의 생물학과 박사 과정을 적극 돕는 남편이다.가정의 행복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만하다. 전통적인 석채뿐 아니라 천연물감인 과슈 등을 사용해 수채화 같은 느낌이 들지만,그의 그림은 채색 동양화다.붓의 자연스러운 운동감을 살렸고,운필효과도 노려 농담을 드러낸다.목탄을 이용한 선은 현대적일 만큼 간결하고 산뜻하다. 그림을 이해하기는 쉽지만,그리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한지에 물을 고르게 먹인 뒤 큼직한 평붓으로 먹을 가로·세로로 살짝 입힌다.그의 그림에서 베적삼 같은 질감이 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런 밑작업 덕분에 채색화는 화려할 뿐만 아니라 수수하고 은은한 동양화의 여운을 남긴다. 문소영기자
  • [월드컵을 넘어서] (4)길거리응원을 사회통합 힘으로

    ■광장응원 열기 ‘사회융합' 용광로로 ‘2002년 6월’은 우리에게 실로 충격,그 자체로 다가왔다. 연인원 2500만여명,한국 인구의 절반이 넘는 인파들이 전국의 길거리로 나와 ‘대∼한민국’,‘필승 코리아’를 소리높여 외치는 전대미문의 일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 역사상 세대·지역·이념·성별 등 모든 갈등을 뛰어넘어 오직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신명,열정이 표출된 한판 축제는 이번이 처음이다.아무도 예측 못한 거대한 ‘붉은 해일(海溢)’이 한반도,아니 전세계를 강타했다. 역사가들은 ‘6월 월드컵’을 3·1운동,4·19의거,5·17민주화 운동,6·10항쟁 등 우리 역사의 분수령을 이어갈 ‘쾌거’로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 주체할 수 없는 숭고한 열정과 감동이 우리를 ‘하나’로 묶었던 이번 월드컵 체험은 분명 남북,동서,학연,지연으로 갈리고 찢긴 민족에 새로운 ‘공동체 건설’의 모티브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많다. ◇새로운 공동체의식 형성= 우리 국민들의 열광적 환호는 단지 축구를 향한 열정만이 아니다.세계 일류와 맞설 수 있다는,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쟁력과 당당한 자신감의 발로인 것이다. 애초 길거리 응원은 정치·경제·사회적 스트레스,IMF 이후 억압된 욕망과 좌절,욕구를 해소하는 자발적 ‘카니발’로 시작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우리가 남이가.’라는 표현에 농축된 강렬한 집단주의의 긍정적 표현으로 발전했다.불의에 저항하는 4·19의거,6·10항쟁 등으로 이어지는 길거리 투쟁의 훌륭한 유산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한 세대 전 군부독재와 맞서 50만명이 시위를 벌였던 시청 앞 광장에서 붉은 셔츠 차림의 젊은이 100만명이 국민적 메시지를 갖고 새로운 슬로건을 외쳤다.”고 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황익주 서울대(인류학과) 교수는 “평소 소외되고 단절된 생활을 하던 현대인이 모처럼 월드컵을 계기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일체감을 느끼는 등 공동체 의식이 확산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전제,“일시적 욕망 해소의 수단이 아니라 단절되고 갈라진 우리 사회가 통합의 길로 나가는 에너지로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서 통합과 열린 세계와의 접목= 월드컵 응원 열기는 동양 특유의 강한 집단주의와 민족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일부 인권·시민 단체에서는 “붉은악마(길거리 응원)가 국가주의와 맹목적 애국심을 부추겨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우려보다는 긍정적 가능성이 더 크다.정해진 목표를 향해 강도 높은 민족주의의 모습을 각인시켰지만 과거와 다른 점은 방어적·패쇄적이 아니라 ‘개방적’,열린 민족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 가치 희생을 전제로 한 과거 문화와 달리 집단적이되 수평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모습으로 탈바꿈됐다는 지적이 많다. 수직적 공동체주의가 서구 문화에 익숙한 90년대 신세대들의 수평적 개인주의와 결합,‘개인주의적 집단주의’라는 새로운 문화,동·서 통합적 문화를 창출한 것이다. 붉은악마들의 열광적 응원과 질서정연함이 조화된 응원 문화는 러시아가 일본에 패한 뒤 2명의 사상자를 낸 모스크바 난동과 좋은 대조를 보였다. 유럽의 악명높은 ‘훌리건 문화’는 감히 근접도 못할 수준이다.이 때문에 영국의 BBC는 “한마디로 믿을 수 없는 분위기”라고 했고,로이터 통신은 “72년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경향을 제시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사회통합의 과제= 우리 국민들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모처럼 이땅에 산다는 사실에 신바람 나 있다.우리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신바람이 나면 아무리 어려운 역경도 극복해 내는 것이다. 이 신바람과 기운을 잘 살려 갈등과 대립,분열을 누그러뜨리고 사회통합을 촉진,‘코리아’전체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키는 에너지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만길(姜萬吉) 상지대 총장은 “3·1운동은 친일파가,4·19의거와 6·10항쟁은 군부·독재정권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6월 월드컵은 전국민이 합세한 역사적 사건”이라며 “여기서 분출된 에너지를 민주화와 사회통합,발전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요한 전제는 강제적 획일성이 아니고 자유롭고 자발적인 균형과 통합이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일이다.축구의 역동성과 생명력,탈문명적요소가 공동체 문화의 복원과 민족·사회통합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겉으로 사회통합을 이야기하면서 실제 행동에선 학연 지연 등 패거리문화에 의존하는 우리 문화 특유의 ‘이중성’에 대한 철저한 반성없이 사회통합의 길이 요원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축구강국 100년 대계/ 저변 확대 꾸준히… 프로리그 활기차게 ‘이제는 소프트웨어다.’ 한국은 2002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창조하면서 당당히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자칫 방심하다가는 신화의 효과는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따라서 명실상부한 축구 강국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남달리 전력 강화에 힘썼던 대회 개막 이전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과거에 견줘 한국 축구의 인프라는 상당히 개선됐다.대표적인 예가 세계적 수준의 10개 경기장 신설이다.더구나 이중 7개는 축구계의 희망에 따라 전용구장으로 지어졌다. 이밖에 천연잔디 구장 6개면과 인조잔디 1개면,특급호텔에 버금가는 숙박시설을 갖춰 각급 대표팀 훈련 및 심판·지도자 강습장으로 두루 활용될 파주트레이닝센터의 준공 등도 월드컵 개최가 가져다 준 부산물이다. 결국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하드웨어에서는 상당한 기틀을 갖춘 셈이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남은 과제는 이같은 훌륭한 인프라를 활용해 100년 대계를 세우는 작업이다.그 내용은 크게 저변확대,과학적이고 통일된 커리큘럼에 의한 인재 육성과 지도자 양성,프로리그 활성화 등으로 요약된다. 저변 확대는 4강 신화의 효과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 장기적으로 실천해야할 과제다.현재 한국의 축구 저변은 월드컵 4강 진입이 기적으로 비쳐질 만큼 열악하다.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등록선수.우리나라에서 현재 활동중인 등록선수는 1만 8000명.세계 1,2위를 다투는 프랑스와 브라질이 각각 180만,150만 이상의 등록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견주면 그야말로‘조족지혈’의 수준이다. 유능한 인재를 발굴·육성하는데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20세 미만의 선수 재목과 지도자 후보를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엄선해 해외 유명클럽이나 교육기관에 위탁해 교육받게 한다거나 프로팀 산하에 유소년 팀을 운영해 체계적으로 꿈나무를 육성하는 일 등이 그것이다. 아직 통일된 틀이 없는 지도자 육성 과정도 하루 속히 완성해야 할 숙제다.이웃 일본이 우리보다 10년이나 늦은 93년 프로리그를 출범시키고도 ‘100년 프로젝트’아래 유소년팀,청소년팀,성인팀 별로 통합 과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 것은 귀감이 될 만하다. 프로리그의 활성화 역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이는 10개 월드컵경기장의 효과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절실하다.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원 부산 울산 대전 외에 월드컵 개최 6개 도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구단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안양 부천 성남 포항 광양 등을 연고로 하는 기존 프로구단의 연고지를 월드컵 개최도시로 이전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함께 국가대표팀의 근간이 되는 프로축구단을 유소년,청소년,성인팀등을 모두 갖춘 클럽시스템으로 바꾼 뒤 마케팅을 강화하도록 하는 일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수과제다. 그러나 이 모든 작업들이 순탄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축구협회뿐 아니라 정부와 축구인,축구팬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중지를 모으고 이를 관철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해옥기자 hop@ ■전문가 제언/ '길거리 응원문화'살려 아파트 공동체 운동으로 이제 7월이다.들떴던 축제의 장에서 차분히 일상으로 돌아올 때다. 지난 한달 동안 국민 모두를 축구마니아로 만들며 밤잠을 설치게 했던 월드컵 경기가 끝나면서 축구의 금단(禁斷)현상이나 심리적 공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월드컵에 대한 전 국민적 참여열기와 주최국의 브랜드 가치 상승분위기를 국운상승의 기회로 바꾸자는 움직임 또한 분주하다.정부가 직접 나서서 기념일을 제정하고,관련부처가 모여 아이디어를 짜내고 보고 대회를 갖는 등 월드컵의 불씨를 살리려는 징후가 역력하다. 문제는 이런 묘안들이 과연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과거에 경험했던 것처럼 소비적인 일회성 행사나 동기부여가 약한 전시행정에 국민들을 반강제적으로 끌어 모으는 일이 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드러내서 일을 하는 것보다는 그저 일상의 차원에서 생활문화의 격조를 높이는 방법이 궁리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월드컵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그렇지만 너무도 일상적인 문제인 동시에 우리 시대의 과제이자 더불어 사는 사회를 구현하는 화두로서 아파트 공동체 운동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한국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약속이라도 한 듯 단지내 주차장으로,놀이터로,학교운동장으로 나가 한번도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는 이웃과 손을 마주쳤다.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기도 했다.마주 보이는 집에서는 태극기가 보기 좋게 휘날렸고 동네 슈퍼와 길거리 과일장수 아저씨는 반짝 세일로 우리를 즐겁게 했다. 이렇듯 다정한 이웃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그리고 서로 몰랐던 이웃과 억지웃음으로 대했던 단지내 주민들이 어떻게 이렇게 친근한 이웃으로다가올 수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네거리 등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장소에는 온통 붉은색의 물결이 일렁였다.우리 스스로가 놀랐을 정도로 충만한 에너지가 지난 한달 동안 한반도에서 발산된 것이다. 아울러 더불어 만들어가는 사회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으며,아파트단지에서의 공동체 활동에도 적지 않은 시사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길거리 응원에서 비롯된 국민적 참여와 그 결과로 빚어진 공동체 문화의 아름다움에는 몇 가지 성립조건이 있다. 우선 더불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나 장소가 있어야 한다.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에 경찰에 의해 보호되는 곳이 아니라 언제나 준비된 공간이어야 한다.이웃과 언제나 정담을 나누거나 더불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파트에 충분히 확보되어야 함이 바로 이런 까닭이다. 두번째는 그 공간에 담길 콘텐츠 확보이다.월드컵 경기에서 한국이 이겼으면 하는 바람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품었던 소망이다.이 소망에는 집단이나 세대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으며,사회적 지위나 소득의 차이와 같은 갈등의 요인이 끼여들 여지가 없다. 아파트 주민들 모두의 소망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되 주민들 개개인의 의견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 것부터 찾아 나선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아파트 생활이 보장될 수 있다. 세번째는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길거리 응원을 이끌었던 붉은악마는 우리 모두였다.어느 누군가가 강요하거나 강제해서 이루어진 응원이 아니었다.붉은악마의 활동가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묵묵히 일반 대중들의 축제를 도와주었을 뿐이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활발하게 전개했던 아파트 공동체 운동이 혹시 한 두사람이 이끈,그래서 대다수 주민은 멀뚱하게 바라본 일은 아니었을까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이제라도 그 운영의 틀을 재고해 봐야 할 때다. 박철수/ 주공 주택도시연구원 연구위원
  • 문화광장/연극

    ◇ 사랑을 먹고사는 나무= 7월21일까지 평일 오전11시 오후2시30분·4시 토일 낮12시 오후2시·4시(월 쉼) 인켈아트홀(02)734-4908,소재익 작,방지영 연출,아낌없이사랑을 주는 나무를 통해 잊혀져가는 소중한 것을 되돌아 보게 하는 어린이극. ◇ 개그맨과 수상= 8월1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 오후4시30분·7시30분 일 오후4시30분(월 쉼) 정보소극장(02)762-0810,김재엽 작,박광정 연출,상관없는 듯 보이면서도 공인이라는 공통된 분모로 연결돼 있는 정치계와 연예계의 모습을 경쾌하게 풍자.극단 파크.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7월6∼17일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 오후4시30분·7시30분(첫날 낮 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02)762-0010,테네시 윌리엄스 작,연출가 권오일의 연극인생 40주년 기념 무대.문명이라는 속박과 본능적인 욕구의 틈새에 비틀린 현대인.극단 星座. ◇ 하얀 자화상= 28일∼7월28일 평일 오후7시30분 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4시마로니에 극장(02)744-0686,손현미 작,정현 연출,시골 작은 마을에서 바보라고 놀림 받지만 순수하게 살아온 여자의 눈으로 본 세상.극단 민예. ◇ 혜화동 파출소2= 7월4∼28일 오후4시30분·7시30분(월 쉼) 창조 콘서트홀(02)744-8617,김은숙 작,윤영선 연출,죽은 자를 재판하는 파출소의 풍경을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돌아봄.극단 얼. ◇ 별이 쏟아지다= 7월7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 오후6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02)762-0810,김낙형 작·연출,외양을 중시하는 현실에서 꿈이 좌절되는 한 여자와 교실에서 소외당하는 학생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 지적.두개의 단막극을 묶은 작품.극단 竹竹. ◇ 정글이야기= 29·30일 오후4시 미추산방 흰돌극장(031)879-3100,러디어드 키플링 작,정호붕 연출,‘정글북’을 각색.늑대소년 모글리가 살아가는 정글을 정치와 집단성이 지배하는 세계로 그려 인간세계를 우화적으로 꼬집음.극단 미추. ◇ 강택구= 7월10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3시·6시(월 쉼) 바탕골 소극장(02)744-8025,전훈 작,김노운 연출,전쟁을 겪지않은 전후세대의 눈으로 보는 이산가족의 문제.극단 애플씨어터. ◇ 김시라의 품바= 7월14일까지 화수목 오후7시30분 금토 오후4시·7시 일 오후4시(월 쉼) 강강술래극장(02)3674-0110,김시라 작·연출,식민지 시대부터 자유당 말기까지 살다 간 각설이패 대장의 일대기.극단 가가의회. ◇ 고도를 기다리며= 7월28일까지 화수목 오후7시30분 금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3시 산울림 소극장(02)334-5915,사뮤엘 베케트 작,임영웅 연출,부조리극의 효시.33년째 공연을 이어오는 극단 산울림의 대표작.
  • 챔피언/‘복서 김득구’ 삶 그린 휴먼드라마

    “김득구의 죽음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영화를 꼭 보고 싶다.”“도대체 김 득구가 누구기에 영화까지 만드는지 궁금하다.”한국영화 흥행 신화를 만든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후속작으로 내놓은 ‘챔피언’을 놓고 말들이 많 다.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감동적인 삶의 이야기에 리얼한 권투 신을 끼워넣은 볼 만한 영화임에는 분명하지만,자세히 들여다 보면 권투영화 로도, 휴먼드라마로도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왜 김득구인가=신문기사에서 활자가 살아 움직이며 제작진 이름을 만드는 크레디트 타이틀,13년 뒤 아들이 텅빈 체육관에서 과거의 영상을 바라보며 짓는 웃음.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두 장면은 왜 지금 82년의 김득구를 영화로 만드는가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다큐적인 특성을 부각하면서도 그의 살아 있는 삶을 보여줌으로써 그가 품은 뜻을 이어가자는 것. 하지만 그 품은 뜻이란 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인간 챔피언”이라는 것이고,이 뻔한 주제는 체육관장이나 김득구의 입을 빌려 영화 곳곳에서 등 장한다.물론 역경을 딛고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에서 이긴 자의 모습은 아름 답다.하지만 충분히 영화 속 삶으로 체화(體化)하지 못한 채 언어로만 떠돈 다면 상투적이 될 수밖에 없다. ◇실패한 드라마= 2시간짜리 영화 한편에 인생을 구겨넣다 보니 화면전개가 빨라 몰입이 쉽지 않다.시간순으로 전개되는 ‘친구’와 차별화하기 위해,영 화는 성인이 된 김득구의 생활 위주로 어린 시절을 중간중간 삽입하는 형식 을 취한다.하지만 힘겨운 성장과정이 빠진 상태에서 보여주는 권투장면에 절 박함이 살아나기 힘들다. 어린 시절 모습도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기르는 장면이 많아,화 면은 멋있을지 몰라도 인간적인 공감이 생기기에는 부족하다.남자친구 있는 여성이 갑자기 김득구와 사귀는 것은 설득력이 없고,부모의 반대에서 약혼식 을 거쳐 동거로 가는 과정도 뜬금없다는 인상을 준다. ◇긴박감 없는 권투신= 강력한 펀치,튀는 땀방울,일그러진 얼굴.권투중계가 아닌 권투영화답게 핸드 헬드,슬로 모션으로 순간의 역동성을 잘 잡아낸다. 특히 9·11테러 직후 관중 동원이 쉽지 않아 컴퓨터그래픽으로 6000명을 심 은 맨시니와의 대전은 전혀 티가 나지 않게 당시를 재현했다. 그러나 경기가 나열식이라 긴박감이 살아나지 않는다.몇대 치고 상대방이 쓰러지면 한 경기가 지나가고,심판이 손을 들면 또 한 경기가 지나가고 하는 식이다.심지어 맨시니전까지도 극적으로 전개시키지 않는다.다 아는 경기라 분위기만 살리면 된다고 생각했는지 몰라도,주 관객인 20대는 그 시합을 본 적이 없다.삶에 초점을 맞췄더라도,시합에 담긴 기승전결이 삶의 이야기를 더 빛나게 하는 법인데…. ◇생동감 넘치는 80년대= 차장이 ‘오라∼잇’을 외치는 버스,운세를 쓴 띠종 이가 나오는 다방 재떨이,석유 난로 위 삼양라면 등 풍경은 생기가 넘친다. 전국을 돌며 장소를 물색한 감독의 고집이,근대화의 속도 속에 묻혀 버린 우 리의 80년대를 고스란히 되살려놓았다.“80년대를 칙칙하게 그리지 않으려 애썼다.불쌍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지,어려운 시절에도 웃음과 정서가 살 아 있다.”는 곽감독의 말대로 간간히 섞인 유머는 따스한 웃음을 짓게 한다 .그 속에서 꿈을 가꾸며 살아간 이들의 모습은 각박한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 울림을 준다. 김소연기자 purple@
  • 유용한 사이트/ ‘증상과 예방’ 건강 길라잡이

    최근 금연 열풍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그러나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관심만큼 건강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그렇다면 인터넷 건강 사이트를 잘 활용해도 질병을 미리 발견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건강증진개발센터)이 함께 만든 건강길라잡이(www.healthguide.kihasa.re.kr)는 올바른 건강 지식의 보급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일반적인 건강상식과 우리 사회에 널려 퍼져 있는 당뇨,암,음주,흡연 등의 질병에대한 증상과 예방법이 자세히 수록돼 있다.건강샘(www.healthkorea.net)은 (주)메디다스와 전문의가 직접 기획,개발한 사이트다.건강관리 서비스가 실시간 제공되며 회원제 형식으로 운영된다. 이밖에 응급처치를 전문으로 한 중앙응급의료센터(www.nemc.go.kr),서울권역 응급의료센터(www.se-emc.or.kr) 등이 있으며 식이요법을 자세히 다룬 다이어트넷(www.dietnet.or.kr)도 인기를 끄는 사이트다.
  • [기고] 자연·인류 상생 적극 모색을

    지구촌 가족들의 눈이 한국으로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환경주간을 보냈다.2002 월드컵의 문화주제는 상생(相生)이었다.월드컵은 모든 민족과 문명이 용광로 속에서 조화롭게 융화돼 상생의 길을 가자는 축제의 장이다. 이제 우리는 인간과 인간,문명과 문명뿐 아니라 자연과 인류의 상생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서구 물질문명의 기형적 발달로 쇠퇴일로에 있는 인류의 정신문화를 복원시키고 생태계 파괴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치유해야 한다.새 천년을 맞아 처음 동양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식의 주요 문화행사들이 동양사상의 핵인 상생을 주제로 연출됐다.상생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어울려 살자는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제정세는 상생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서방 강대국들은 국제화라는 미명 아래 경제권을 독점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을 앞세워 제3세계 국가와 일반대중을 빈곤으로 내몰고 있다.신자유주의는 기술개발과 경제발전의 지나친 경쟁을 불러와 자원을 고갈시키고 환경파괴를 조장한다.초강대국 미국은 가난하고약한 국가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시장개방을 강요하고 세계금융권을 독점하기 위한 자국 이기적인 정책들만 펴왔다. 이렇게 모든 나라들이 경제·군사적으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무한경쟁으로 질주한다면 결국 자원 과소비와 생태계 파괴로 망가지는 것은 자연과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다.더욱이 소외된 국가들의 자포자기는 자살폭탄 테러와 같은 불상사로 이어져 9·11 참사와 같은 세계적 비극은 되풀이될 것이다. 월드컵 문화주제로 채택돼 개막식 주제로 공연된 상생의 의미는 현실과 거리가 먼 이상처럼 보인다.그러나 인류 대화합을 위한 상생의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미국은 테러 방지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먼저 소외된 국가들을 도와야 한다.우리도 다른 나라들과 함께 유엔 등 국제기구를 통해 미국이 스스로 지위에 걸맞은 국제사회의 맏형 노릇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나아가 미국은 대량살상용 신무기 경쟁을 촉발하기보다 미국 자신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지구온난화 극복과 같은 환경 프로젝트에 앞장서야 한다. 지구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30년 내에 야생동물의 절반 이상이 멸종하고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21세기 말까지 지구 대기온도가 3∼9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학자들도 기온상승으로 빙하가 녹아 2100년에는 해수면이 1m가량 올라가 대부분의 해안도시들이 물에 잠길 것이라고 경고한다.그러나 더 우려되는 것은 기온상승으로 병원성 미생물들이 극성을 부리면서 각종 전염병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근시안적인 정치행태나 경제논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현대인류문명 자체가 생태계 파괴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난지도 쓰레기장을 복원해 만든 상암경기장의 월드컵 개막식에서 연출한 상생의 의미는,타문명과 자연을 정복·파괴하며 성장해 온 서양의 물질문명과 달리 자연과의 조화·일치·나눔의 의미를 갖는 우리 고유의 유기체적 공동체 사상이다.월드컵을 계기로 자연과 인류의 상생을 21세기의 키워드로 삼아 죽어가는 자연과 인류의 미래를 복원시키자. 이기영/ 호서대교수, 월드컵문화협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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