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컨소시엄“가격서 우위” vs 삼성 컨소시엄“중량감 앞서”
“삼성이냐, 현대냐.”
용산 국제업무단지 개발 사업권을 놓고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과 프라임·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자존심을 건 막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개발비가 20조원도 넘는 이번 초대형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는 2일 가려진다.
프라임·현대 컨소시엄측은 31일 “우리는 전체 특수목적회사(SPC)에서 건설사 지분이 10%에 불과해 공사비 결정에 건설사 영향력이 낮다.”면서 “그래서 공사비를 낮게 가져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라임·현대 컨소시엄에는 프라임개발,C&우방,LG CNS가 개발자로 참여한다. 농협, 기업·산업은행 등 17개 금융사가 금융투자자로, 현대건설 등 9개 건설사가 시공사로 들어온다.LG그룹, 대한전선, 메릴린치, 기업은행 등이 앞으로 빌딩을 매입해 사용할 투자자로 참여한다.
프라임·현대측은 용산 국제업무 단지의 이름을 ‘글로벌 미르(용) 시티’로 정했다. 용산으로 한강의 잠용(潛龍)이 올라와 세계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단지 중앙에 127층(최고 620m)짜리 랜드마크인 더 미르 타워는 두 마리 용이 전체 단지를 휘감아 돌다 어우러져 승천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주변에 최고 50층짜리 업무용빌딩,5·6성급 호텔, 쇼핑몰 등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그 밖에 최고 58층짜리 주상복합 15개동(棟) 등 총 3788가구도 공급된다.
세계도시의 꿈이 만나는 곳이란 의미의 드림허브를 개발 컨셉트로 정한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측은 참여 투자자에 중량급이 많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민연금과 우리은행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들어오고, 삼성,GS, 현대산업개발, 포스코, 롯데, SK 등 17개 중·대형 건설사가 참여한다. 삼성·국민 컨소시엄측은 “푸르덴셜과 삼성그룹 등이 랜드마크 빌딩의 인수희망자로 참여한다.”면서 “롯데관광개발, 삼성SDS,KT&G뿐 아니라 중동지역 개발업체인 나킬, 세계 3위의 미국 쇼핑몰 터브만, 영국의 개발업체인 레드우드, 싱가포르 개발업체 패럴렉스 등도 해외투자자 및 시설인수 투자자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단 사업 계획서 보다 토지 매입비를 높게 써내는 게 우선협상자 선정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발주처인 코레일의 철도창 부지(36만㎡)에 대한 토지매입비만 5조 8000억원이나 되고, 사유지인 서부이촌동 지역의 아파트와 주택 등 2193가구를 보상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코레일의 철도창 부지와 서부 이촌동과의 연계 개발이 핵심”이라면서 “주민들이 반대할 경우 사유지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업이 장기화되는 등 위험요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