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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평범한 인생도 역사가 됩니다

    [현장 행정] 평범한 인생도 역사가 됩니다

    “평범한 사람의 인생도 역사가 될 수 있습니다.”지난 30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 강당에서는 특별한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평범한 지역 노인 8명이 출판 기념회의 주인공이었다. 강당 뒤쪽에는 8권의 각기 다른 자서전과 저자들의 사진, 기념품, 육필 원고 등이 놓여 있었다. 자서전 집필자 외에도 집필자의 가족, 친구 등 150여명이 모여 출판을 축하했다. 구는 2011년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어르신 자서전 제작 사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7년간 출판된 자서전만 58권에 이른다. 이날 출판 기념회를 연 노인들은 지난해 사업에 참여, 자전적 글쓰기 법 등을 배웠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평범한 돌멩이 하나에 지구의 역사가 들어가 있듯 평범한 사람의 인생에도 우리 현대사의 굴곡이 담겨 있다”며 “누구라도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보면 모두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유 구청장은 또 “어르신들께 칠순, 팔순 잔치 때 수건 같은 기념품 대신 자서전을 선물하라고 권한다”며 “결정적 순간에 어떤 고민으로 어떤 결단을 내렸는지 자녀나 배우자에게 일일이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병철(83) 할아버지는 ‘북풍은 남풍이 되어’라는 제목의 자서전에서 일제강점기에 징용을 피해 만주로 도피한 아버지를 따라 일가족이 만주로 이주한 내용,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 ‘조선족’으로 힘겹게 살아간 가족사를 엮어 냈다. ‘일곱 개의 보석’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쓴 구귀순(71) 할머니는 1971년 큰딸을 낳은 뒤 1987년까지 7명의 딸을 낳아 기르며 맏며느리로 병든 시부모님을 모시며 살아간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구 할머니는 “내가 글을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이런 계기를 마련해 준 분들께 감사하다”며 “자식들 키워서 다 출가시키고 말년에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8권의 자서전 저자 중 ‘은혜와 감사로 충만한 삶’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쓴 서진율 할아버지는 참석하지 못했다. 자서전 집필을 마친 뒤 갑자기 발견된 암으로 지난해 10월 별세했기 때문이다. 대신 참석한 서 할아버지의 아들은 “자서전이 아버지의 마지막 선물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 구청장은 “아무리 평범한 인생이라도 똑같은 내용은 하나도 없다”며 “어르신들이 글을 쓰면서 본인 인생에 감동하는 기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평범한 인생도 역사가 됩니다

    “평범한 사람의 인생도 역사가 될 수 있습니다.”지난 30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 강당에서는 특별한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평범한 지역 노인 8명이 출판 기념회의 주인공이었다. 강당 뒤쪽에는 8권의 각기 다른 자서전과 저자들의 사진, 기념품, 육필 원고 등이 놓여 있었다. 자서전 집필자 외에도 집필자의 가족, 친구 등 150여명이 모여 출판을 축하했다.구는 2011년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어르신 자서전 제작 사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7년간 출판된 자서전만 58권에 이른다. 이날 출판 기념회를 연 노인들은 지난해 사업에 참여, 자전적 글쓰기 법 등을 배웠다.유종필 관악구청장은 “평범한 돌멩이 하나에 지구의 역사가 들어가 있듯 평범한 사람의 인생에도 우리 현대사의 굴곡이 담겨 있다”며 “누구라도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보면 모두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유 구청장은 또 “어르신들께 칠순, 팔순 잔치 때 수건 같은 기념품 대신 자서전을 선물하라고 권한다”며 “결정적 순간에 어떤 고민으로 어떤 결단을 내렸는지 자녀나 배우자에게 일일이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서병철(83) 할아버지는 ‘북풍은 남풍이 되어’라는 제목의 자서전에서 일제강점기에 징용을 피해 만주로 도피한 아버지를 따라 일가족이 만주로 이주한 내용,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 ‘조선족’으로 힘겹게 살아간 가족사를 엮어 냈다. ‘일곱 개의 보석’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쓴 구귀순(71) 할머니는 1971년 큰딸을 낳은 뒤 1987년까지 7명의 딸을 낳아 기르며 맏며느리로 병든 시부모님을 모시며 살아간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구 할머니는 “내가 글을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이런 계기를 마련해 준 분들께 감사하다”며 “자식들 키워서 다 출가시키고 말년에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8권의 자서전 저자 중 ‘은혜와 감사로 충만한 삶’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쓴 서진율 할아버지는 참석하지 못했다. 자서전 집필을 마친 뒤 갑자기 발견된 암으로 지난해 10월 별세했기 때문이다. 대신 참석한 서 할아버지의 아들은 “자서전이 아버지의 마지막 선물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유 구청장은 “아무리 평범한 인생이라도 똑같은 내용은 하나도 없다”며 “어르신들이 글을 쓰면서 본인 인생에 감동하는 기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열린세상] 열린 사고로 댓글 조작 대책을 찾아보자/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열린 사고로 댓글 조작 대책을 찾아보자/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실리는 뉴스의 댓글 조작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네이버는 댓글 조작 의혹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수사 결과에 따라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댓글 조작이란 인터넷 뉴스에 이용자가 댓글 작성 기능을 남용해 여론을 의도적으로 왜곡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문장을 포함해 조회 수 또는 ‘공감’ 클릭 수를 과도하게 높이는 행위도 포함된다. 원래 이용자가 자신이 읽은 뉴스에 공감하거나 반대하는 의견을 표현하고 싶을 때 댓글을 남기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므로 문제 될 여지가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이번 댓글 논란의 핵심은 조작에 해당하는 행위를 규명하는 데 있다. 첫째 ‘댓글 알바’ 또는 ‘클릭 알바’를 돈을 주고 고용해 특정 뉴스가 다루는 사안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 댓글을 대량으로 쓰도록 하는 행위는 문제가 된다. 둘째 컴퓨터에서 동일한 명령을 반복적으로 자동실행하게 하는 매크로 기능을 사용해 짧은 시간에 댓글을 기계적으로 대량 입력하는 행위도 조작에 해당한다. 수사를 맡은 경찰은 댓글 작성 과정에 이러한 조작 행위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댓글 조작 의혹 논란의 중심에는 뉴스의 댓글에서 과도한 정치적 비방과 폭언이 난무하고, 이로 인해 여론의 불리한 흐름을 지켜보기 불편한 정치권과 거대 포털 네이버의 신경전이 있다. 포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압박에 대해 네이버는 포털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경찰이 의혹을 풀어주면 그 결과에 따르겠다는 식으로 대응한 셈이다. 포털사이트를 규제한다고 해서 댓글 문제가 과연 해결될 것인가. 역사에서 여론을 통제하려 했던 유사한 시도는 중세 유럽에서 찾아볼 수 있다. 17세기 중반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는 오늘날 카페와 비슷한 커피하우스가 붐을 이루고 있었다. 커피하우스에는 손님이 넘쳤으며 서민들이 신문을 읽고 왕실의 비리와 정치를 토론하는 문화가 정착되자 심기가 불편해진 찰스 2세는 전국의 커피하우스를 폐업시켰다. 이후 영국에서 커피 붐은 시들고 대신 차 문화가 발달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커피하우스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간이면서도 뉴스를 전파하는 미디어 기능을 했다. 오늘날 사이버 공간의 포털사이트와 유사한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포털사이트가 문제라 규제해야 한다는 입법자들의 발상은 찰스 2세의 결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년 전에 결론이 난 인터넷실명제를 국회에서 다시 법안화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한다. 2012년 헌법재판소는 “실명제가 불법 정보를 줄였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으며,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며 위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현대사회에서 법은 기술 발달을 따라갈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규제보다 다양성과 개방성을 살리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실명제가 폐지된 후 건전한 토론문화 대신 악플과 가짜뉴스들이 활개치는 면도 있다. 특히 뉴스 댓글의 경우 여론의 향방을 보여주기 때문에 자정 기능을 회복할 방안은 필요하다. 해결책은 올해 신년기자회견에서 ‘요새는 언론인들도 대통령과 정부 비판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 격한 표현의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에서 실마리가 보인다. “생각이 같고 다르고 관계없이 유권자인 국민의 의사 표시라고 받아들인다. 기자들은 지금처럼 그렇게 활발하게 많은 댓글을 받는 게 익숙하지 않은지 모르겠지만, 정치하는 사람들은 정치하는 기간 내내 제도권 언론의 비판뿐 아니라 인터넷, 문자, 댓글을 통해 많은 공격과 비판을 받아 왔다. (중략) 그런 부분에 대해 담담하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너무 예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터넷 뉴스 시대에는 댓글도 여론의 표현방식이다. 각계각층을 반영하는 여론의 속성상 댓글의 내용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위법적으로 조작하지 않은 댓글이라면 다른 의견이라 할지라도 존중받아 마땅하다. 댓글 조작 의혹이 밝혀진 후에는, 열린 사고로 조작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찾아야지 규제론으로 밀어붙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 ‘올해의 작가상’에 송상희 선정

    ‘올해의 작가상’에 송상희 선정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로 송상희 작가가 선정됐다고 국립현대미술관이 24일 밝혔다.송상희 작가는 역사적 사료를 기반으로 잊힌 것들에 주목하고 이를 현재로 불러오는 영상과 사진, 드로잉 등의 작품을 발표해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송상희 작가는 현대사회의 어둡고 슬픈 사건들을 고사와 신화를 도입해 재구성하고 다층적인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역사의 표면으로 부상하지 못한 희생자들을 영상, 사진, 드로잉을 통해 섬세하게 그려 냈다”고 평했다. ‘2018 올해의 작가상’ 후보이자 미술관 후원 작가로는 구민자, 정은영, 정재호 등 3인의 예술가와 옥인 콜렉티브가 선정됐다. 수상작과 후원 작가(팀)들의 작품은 오는 2월 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전시된다. 이들의 신작은 오는 8월 서울관에서 공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상은 현대미술의 가능성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작가들을 지원·육성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마련된 상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기자, 조선에 망명’이 고려 때 ‘기자가 평양 왔다’로 둔갑하다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기자, 조선에 망명’이 고려 때 ‘기자가 평양 왔다’로 둔갑하다

    조선 사대부들은 평양을 기자(箕子)의 도읍지란 뜻에서 기성(箕城)이라고 불렀다. 기자가 평양으로 와서 기자조선의 왕이 되었다는 이른바 ‘기자동래설’(箕子東來說)이다. 지금 사람들은 기자가 누군지 잘 모르지만 고려, 조선의 유학자들에게 기자는 국조(國祖) 단군(檀君)에 버금가는 숭배의 대상이었다. 세상을 중화족과 이족(夷族)으로 나누는 화이관(華夷觀)으로 바라보던 고려, 조선의 유학자들은 중국에서 온 기자를 우리 선조로 삼으면 우리 민족이 이(夷)가 아니라 화(華)가 된다고 생각했다. 은나라가 동이족 국가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은 둘째 치더라도 기자 존숭 사상이 한국 사대주의의 뿌리라는 점에서 ‘기자동래설’은 범상히 넘길 것이 아니다.서기전 12세기경의 인물인 기자는 은(殷)나라 왕족이었다. 그의 부친은 은(殷)나라 28대 임금 문정(文丁: 태정(太丁)이라고도 함)이었고, 은나라 마지막 임금 주왕(紂王)의 숙부였다. 중국은 전 왕조의 마지막 임금을 폭군으로 그리는 것으로 역성혁명을 정당화했는데, 은나라 주왕도 이런 필법에 따라 극악한 폭군으로 묘사되었다. 폭군 곁에는 늘 임금의 눈을 가리는 여인이 있다는 것도 중국식 역사서술 방법의 하나인데, 주왕에게는 총희(寵姬) 달기(?己)가 있었다. 술로 만든 연못과 고기로 만든 수풀이란 뜻의 ‘주지육림’(酒池肉林)도 주왕과 달기의 연회에서 유래한 말이다. ‘사기’의 ‘은(殷) 본기’ 주왕(紂王)조에서 ‘주왕이 술로써 연못을 만들고, 고기를 매달아 숲으로 만들었다’(以酒爲池, 縣肉爲林)고 묘사한 데서 나온 사자성어다. ●“殷 왕족 기자 周 통치 못참아 조선행” 실제 폭군 여부를 떠나서 망국(亡國) 군주가 비판을 받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또한 망국 군주들은 충성스러운 신하들의 간쟁을 거부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은나라 주왕도 그랬다. 주왕의 실정을 간쟁한 은나라 세 왕족은 공자 때문에 유명해졌다. 공자가 ‘논어’의 ‘미자(微子)편’에서 비간(比干), 미자(微子), 기자를 은나라의 ‘세 어진 사람’(三仁)이라고 크게 높였던 것이다. 이 중 가장 강력하게 간쟁한 인물은 28대 문정의 둘째 아들이자 주왕의 숙부인 왕자 비간이다. 비간의 간쟁에 분노한 주왕은 “내가 들으니 성인(聖人)의 심장에는 7개의 구멍이 있다”면서 비간의 가슴을 갈라서 그 심장을 꺼내 보았다고 한다. 이 소식에 놀란 미자는 도망쳤고 기자는 미친 척하다가 감옥에 갇혔다. 그사이 은(殷)나라의 제후국이었던 주(周)나라 서백(西伯·문왕)은 여러 제후들을 끌어모아 세력을 길렀다. 서백의 아들 무왕(武王)은 부친 사후 제후들을 연합해 주왕을 죽이고 은나라를 멸망시켰다. 주나라 천하를 세운 무왕은 자신의 동생 소공(召公) 석(釋)을 시켜 감옥에 갇힌 기자를 석방했다. ‘상서대전’의 ‘은전’ 홍범 조는 “기자는 주나라에 의해 석방된 것을 참을 수가 없어서 조선으로 도주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이 기자가 동쪽 (고)조선으로 왔다는 ‘기자동래설’의 뿌리인데, 기자가 도주했다는 고조선은 단군조선을 뜻한다. 고려의 유학자들은 ‘조선으로 도주했다’는 구절 앞에 ‘동쪽’이란 방위사를 자의적으로 넣어서 기자가 평양으로 왔다고 둔갑시켰다. 기자가 세상을 떠난 지 2400여년 후인 12세기경인 숙종 7년(1102) 10월, 예부(禮部)에서 숙종에게 이렇게 주청했다.●고려, 평양일대 기자 무덤 뒤지다 헛수고 “우리나라의 교화와 예의는 기자에서 시작되었는데, 아직 국가에서 제사 지내는 사전(祀典)에 실리지 않았습니다. 그 무덤을 찾고 사당을 세워서 제사를 지내게 하소서.” 기자의 무덤을 찾아서 국가에서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주청이다. ‘고려사’의 ‘정문(鄭文·?~1106) 열전’에 예부상서(禮部尙書)를 지낸 정문이 “임금의 서경(西京) 행차를 호종하면서 기자 사당을 건립할 것을 청했다”라고 돼 있어 정문이 요청했음을 알 수 있다. 정문의 아버지 정배걸도 유학의 학술(儒術)로 문종(文宗)을 보필했다는 인물이므로 대를 이은 유학자 집안이었다. 숙종의 허락을 받은 예부에서 평양 일대를 뒤지며 기자의 무덤을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기자의 무덤은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기’의 ‘송미자 세가’ 주석에는 두예(杜預·222~285)가 “기자의 무덤은 양국(梁國) 몽현(蒙縣)에 있다고 말했다”는 기록이 있다. 서기 3세기경 서진(西晋)의 정치가이자 학자였던 두예가 말한 양국 몽현은 지금의 하남(河南)성 상구(商丘)시 북쪽이다. 은(殷)나라는 상(商)나라로도 불렸는데 구(丘)자에는 ‘옛터’라는 뜻이 있으니 상구(商丘)는 ‘은나라 옛터’라는 뜻이다. 필자는 2016년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원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하남성 상구시 북부와 산동(山東)성 조현(曹縣)이 교차하는 곳인데, 무덤이 있다는 농촌 마을을 찾아갔지만 옥수수밭 천지여서 찾을 수가 없었다. 한 현지인이 오토바이 수레를 타고 나타나 대략 위치를 짚어 주어 옥수수밭을 헤치고 들어가니 실제로 기자의 무덤이 있었다. 두예의 말은 사실이었다.하남성 상구시에 있는 기자무덤을 수천리 떨어진 평양에서 찾았으니 있을 턱이 없었다. 그러나 고려 유학자들은 기자 무덤 찾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220여년 후인 고려 충숙왕 12년(1325) 10월자 ‘고려사’의 ‘예지’는 “평양부에 명을 내려 기자의 사당을 세워서 제사하게 했다”고 전하고 있다. 평양에 기자의 가짜 무덤을 만들고 사당을 세웠다는 것이다. 서기전 12세기 때 인물인 기자는 사후 2600여년 후인 14세기에 평양에 가짜 무덤이 생겼다. 그렇게 평양은 기성(箕城)이 되었다. 기자의 무덤이 어딘가 하는 문제가 왜 중요하냐면 ‘기자=평양설’이 중국 동북공정의 주요한 논리이기 때문이다. 한국 고대사가 순수 고대사가 아니라 첨예한 현대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은 기자조선의 도읍지가 평양이라며 북한강역을 자국의 역사강역이라고 우기고 있는 중이다. 하남성 상구시의 옛 기자 무덤에 새로 세운 묘비에는 ‘고려사’ 등 한국 사료만 잔뜩 쓰여 있었다. 중국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기자의 무덤을 평양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지금의 추세라면 하남성 상구시의 기자묘를 슬그머니 없애버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中, 기자동래설을 동북공정 침략논리로 조선총독부는 한국 강점 직후 중추원 산하에 ‘조선반도사편찬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름 자체에 한국사의 공간에서 ‘대륙과 해양’을 삭제하고 ‘반도’(半島)로 축소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들어 있다. 이때 만든 ‘조선반도사’의 상고 부분은 식민사학자 이마니시 류가 썼는데 “이른바 기씨(箕氏)조선은 본래 한강 이북 대동강 방면에 있어 중국과 접경을 이루고 있었다”고 썼다. 그러다가 아차 싶었다. 기자를 인정하면 한국의 종주국이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마니시 류는 ‘기자조선 전설고(考)’(1922)를 다시 써서 기자를 부인했고 시라토리 구라기치, 나카 미치요 같은 식민사학자들이 뒤를 이어 기자를 부인했다. 한국사를 중국사에서 떼어 일본사에 붙이기 위한 것이었다. 나아가 ‘삼국사기’ 초기기록을 가짜로 몰아붙이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을 고안해 한국사의 시간도 반만년에서 1500년으로 대폭 축소했다. 반면 빨라야 3세기 후반부터 시작하는 일본사는 서기전 660년에 야마토왜가 건국했다고 무려 1000년을 끌어올려 2600년 역사로 조작했다. 그 토대 위에서 한반도 남부에는 임나일본부라는 고대판 조선총독부가 있었다고 우겼다. 지금도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 극우파의 이런 역사침략은 계속된다. 한국고대사를 연구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지금의 동북아 역사전쟁과 맞닥뜨리게 된다. ■만주 서쪽에도 ‘평양 ’… 고구려의 수도 의미 ‘평양’은 현재의 평양뿐인가 평양은 특정 지역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고구려 수도를 뜻하는 보통명사였다. 장수왕 15년(427)에 천도한 평양 외에도 평양은 많았다. 고구려는 동천왕 20년(246) 조조가 세운 위(魏)나라 유주자사(幽州刺史) 관구검(?丘儉)의 침략으로 수도 환도성이 일시 함락되었다. 동천왕은 이듬해(247) 천도를 단행하는데, ‘삼국사기’는 “평양성을 쌓고 백성과 종묘사직을 옮겼다. 평양은 본래 선인 왕검(仙人王儉)의 옛 터전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선인 왕검이란 물론 단군왕검을 뜻한다. 일연이 ‘삼국유사’에서 단군왕검을 처음 언급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때의 평양은 물론 지금의 북한 평양이 아니라 만주 서쪽에 있던 평양이다.
  • [공시 정보] 역사드라마 보듯 쉽게 친근하게 공략하자… 공시 한국사의 모든 것

    [공시 정보] 역사드라마 보듯 쉽게 친근하게 공략하자… 공시 한국사의 모든 것

    수능 한국사가 이해와 흐름 위주의 과목이라면 공시 한국사는 여기에 ‘암기’라는 항목이 추가된다. 한국사 전문가들은 개념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반복을 통해 암기하지 않으면 공시 한국사에서 고득점을 받기 쉽지 않다고 전한다. 다음은 공단기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전한길 강사와의 일문일답.Q. 공시 한국사는 어떤 과목인가. 수능 한국사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A. 총 20문항이 출제되고 전근대사 13문항, 근현대사 7문항이 나온다. 한 문제를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으로 20분에 20문항을 풀어야 한다. 수능 한국사가 철저히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면 공시 한국사는 사고력에 암기력까지 요구한다. 따라서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세세한 암기까지 병행해야만 고득점이 가능하다. Q. 난도와 범위는 어떻게 되나. A. 9급은 고등학교 교과서의 90% 정도에 심화내용이 10% 정도 나온다. 7급은 교과서 80%, 심화내용 20%다. 일반적으로 합격선은 85점 선에서 결정된다. Q. 심화내용은 어떻게 챙겨야 하나. A. 기본개념은 고등학교 수준이지만, 심화내용은 대학 교양과목 수준까지 올라간다. 수능은 고교 교육과정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교과서만으로도 준비할 수 있지만, 공시 한국사는 그렇지 않다. 대학 교양과정 내용이 포함된 교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공시는 상대평가다. 너무 깊숙이 들어갈 필요는 없고 공무원시험을 위해 만들어진 수험 서적을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Q. 한국사는 ‘흐름’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A. 물론이다. 역사의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게 매우 중요하다. 사건의 전후 과정을 이해하고 문제풀이를 하기 위해서다. 전근대사는 왕조사를 중심으로 흐름을 외우고, 근현대사는 인물을 중심으로 기억한다. Q. 공부 순서는 어떻게 되나. A. 기본개념-기출문제 풀이-모의고사 풀이-개념 반복이다. 마지막 반복 단계에서 중요한 건 얇은 노트로 중요한 것을 훑으며 많이 봐야 한다는 점이다. 또 공무원시험은 문제은행식이라 기출을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 문제는 기출에서 변형돼 출제된다. Q.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는 뭔가. A. 문화사를 가장 어려워한다. 학생들에게 팁을 준다면, 무조건 문화재 이름을 외우기보다는 그림자료를 같이 봐야 한다. 그렇게 문화재를 이해하면 문화사 분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Q. 한국사 공부 비중은 어떻게 되나. A. 행정법·행정학은 생소하기 때문에 여기에 더 비중을 둬라. 한국사는 중·고등학생 때 해봤기 때문에 비중을 조금 적게 둬도 무방하다. 9급은 2순환(처음부터 끝까지 공부하는 것), 7급은 3순환 정도를 하고 시험장에 가라. 특정 단원의 비중이 높지는 않기 때문에 골고루 공부해야 한다. 처음 공부할 때는 기본개념만 익히고 2~3순환 할 때 세세한 부분을 잡아라. Q. 어떤 교재를 골라야 할까. 수험서 말고 추천하는 교재는. A. 우선 많은 학생이 고르는 수험서를 골라라. 너무 두꺼운 교재는 추천하지 않는다. 내용은 방대해도 공부하다가 질릴 수 있다. 가볍게, 반복할 수 있는 교재를 골라야 한다. 얇은 암기 노트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수험서 이외에도 한영우 교수가 쓴 ‘다시 찾는 우리 역사’(경세원)를 추천한다. 5급 공채(행정고시),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지역인재 7급 시험에서 한국사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한능검)으로 대체된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능검은 초·중·고급으로 나뉜다. 이 중 5급 공채와 외교관 시험을 보기 위해 치러야 하는 것은 고급(1·2급)이다. 한능검 2급 이상을 받아야 지원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군무원 시험 한국사도 한능검으로 대체된다. 2014년부터는 공무원 경력경쟁채용시험에서 한능검 자격증이 있으면 가산점이 부여된다. 한능검은 1년에 네 번 정도 치러진다. 2018년에 치러지는 시험은 제38~41회 시험이다. 지난 17일 접수가 끝난 38회 시험을 치러야만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번 5급 공채와 외교관 시험 원서접수는 오는 2월 7~9일인데, 지난해엔 필기시험일 날짜까지 점수가 발표되는 시험에 대해서는 점수를 인정해 줬다. 올해 필기시험일은 3월 10일이다. 38회 한능검 성적 발표는 2월 14일이다. 점수가 있는 경우도 유효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한능검의 유효기간은 각 기관에 따라 다른데, 인사혁신처는 최대 3년을 유효기간으로 두고 있다. 이 외에도 한능검 성적은 교원임용시험 응시자격(3급 이상), 국비 유학생·해외파견 공무원·이공계 전문연구요원 선발(3급 이상)에도 쓰인다. 대학 수시모집과 육군·공군·해군·국군간호사관학교 입시에서도 가산점이 주어진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과거사 담담하게 담은 스크린… 대중, 묵직한 울림에 눈뜨다

    과거사 담담하게 담은 스크린… 대중, 묵직한 울림에 눈뜨다

    촛불 이후 정치사회 관심 높아져 애국심 마케팅서 벗어나 객관화경쾌한 필치와 유머도 잃지 않아“데모하러 가요?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영화 ‘1987’ 속 여대생 연희(김태리)의 물음이다. 이 짧은 대사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데자뷔’를 불러일으켰다. 30여년 전 민주화혁명이라는 과거를 지난해 광화문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시위 경험과 포개는 연결고리가 된 것. ‘1987’이 그 시절을 통과한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관객들과도 큰 진폭으로 공명하며 6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이유다. 민주화혁명, 위안부 문제 등 아픈 현대사를 다루는 영화들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18만명의 관객이 들어 국내 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9위를 기록한 ‘택시운전사’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최근 사회 전체에 하나의 현상이 된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서 시작해 이한열의 죽음까지를 이으며 민주화를 열망했던 보통 사람들의 분투를 그렸다.자칫 무겁고 부담스러운 소재가 될 수 있는 수십년 전 현대사의 구체적인 사건과 실존 인물 등을 다룬 영화가 흥행에서도 고공 행진하는 이유는 뭘까. 국정농단 사건, 세월호 참사, 정권 교체, 적폐 청산 등 통렬한 사건들을 몸으로 체험하고 뉴스로 매일 접하던 국민의 정치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현재의 시스템을 만든 과거사를 각성하자는 인식이 거세지면서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발길이 대거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촛불시위의 경험으로 한국 관객들이 왜곡되고 비틀린 현대사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갈망이 커지며 위안부 문제나 민주화운동 등 근현대사와의 교감이 강해졌다”며 “그 역사들이 현재의 사회상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화제가 되고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만듦새다. 과거 현대사를 다룬 영화들이 엄숙주의나 감정 과잉, 애국심에의 호소 등에 짓눌린 경향이 컸다. 하지만 최근 만들어지는 극영화들은 사건을 우직하지만 담담한 시선으로 객관화하면서도 ‘상업영화’라는 본분에 충실하게 경쾌한 필치와 유머도 잃지 않는다. 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과거 역사 영화들이 애국심 마케팅으로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내며 ‘이래도 안 울거야’라는 식의 감동을 강요했다면, ‘택시운전사’, ‘1987’ 등은 객관화를 통해 역사를 가르치려 드는 게 아니라 담백하게 들려줌으로써 관객의 마음 안쪽에 서서히 울림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런 작품들의 등장은 최근 3~4년 새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무거운 사회고발성 이야기를 법정 드라마로서의 장르적인 재미로 풀어낸 ‘부러진 화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변호인’ 등을 보면 실화를 다룬 영화들이 과거처럼 이데올로기를 앞세우고 주입시키려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장치나 새로운 방식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한 예로, 지난해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는 구청에 20년간 8000건의 민원을 한 까다로운 할머니 옥분(나문희)의 휴먼 코미디로 시작했다가 그가 위안부 피해자임을 드러내는 ‘반전’으로 호평을 얻었다. 이용수, 고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에 힘입어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이 채택된 2007년 미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아이 캔 스피크’ 공동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아이 캔 스피크’만 해도 위안부 피해자의 문제를 어둡게 그리거나 과거의 폭력을 자극적으로 전시하지 않으면서도 용기 있고 진취적인 현재의 목소리로 우리 시대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이 남달랐다”며 “이처럼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다루는 영화들의 표현 방법이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데 우리 현대사가 워낙 역동적이라 이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앞으로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올해도 역사적 실화나 인물들을 소재로 끌어온 영화가 다수 개봉할 예정이다. 김혜수와 유아인,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의 캐스팅 소식으로 화제를 모은 ‘국가부도의 날’은 지난해 12월 크랭크인에 들어갔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를 그린 영화로, 국가 부도까지 남은 일주일 동안 위기를 막으려는 자와 이를 기회로 삼는 자, 가족과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소시민 등 IMF 외환위기를 둘러싼 긴박한 서사를 담는다. 김혜수는 국가 부도를 예견하고 대책팀에 투입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팀장 한시현 역을, 뱅상 카셀은 한국에 극비 입국하는 IMF 총재 역을 맡는다. 위안부 피해를 조명하는 영화도 또 다른 소재로 변주돼 나온다.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싸웠던 10명의 위안부 할머니 원고단과 이들의 승소를 위해 싸웠던 인물들의 재판 실화를 다룬 ‘허스토리’다. 김희애가 관부 재단 원고단 단장을 맡아 법정 투쟁을 이끌어 가는 문정숙 역으로, 김해숙·예수정 등의 배우가 위안부 할머니 역으로 열연한다.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에 맞서 우리말을 지키려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말모이’도 올해 극장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조선어학회가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인 ‘말모이’를 편찬하려 했던 실화를 재료로 한 작품이다. ‘택시운전사’의 각본을 썼던 엄유나 작가의 상업영화 감독 데뷔작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성백진 서울시의원 “망우역사문화공원 웰컴시설 내년 3월 착공”

    성백진 서울시의원 “망우역사문화공원 웰컴시설 내년 3월 착공”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성백진 의원(중랑1, 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중랑구 주민센터 동정보고행사에서 망우역사문화공원((종전)망우리묘지공원)에 설치된 노후 안내소를 철거하고 현대화된 웰컴센터 건립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성백진 의원이 밝힌 웰컴시설이 건립되면 기존의 묘지공원이 역사문화공원으로 실질적으로 탈바꿈하여 중랑구민의 생활문화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977년 묘지공원으로 지정된 망우리묘지공원에는 만해 한용운 선생과 소파 방정환 선생, 정치인 조봉암 선생, 예술가 이중섭 님, 종두법의 아버지 지석영 선생을 비롯한 근·/현대사 선구자(50여명)들의 묘소가 모셔져 있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성백진 의원(중랑1선거구, 더불어민주당)은 망우리묘지 지역 일대를 메모리얼 파크(Memorial Park) 형태로 조성하여 중랑구 주민과 서울시민에게 여가와 취미활동 공간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을 제시해 왔다. <망우묘지공원 현황 및 실태>① 공원위치: 중랑구 망우동 산57-1, 경기 구리시 교문동 산34-1② 공원면적: 1,762천㎡(묘지공원 832천㎡, 묘지공원 지정 1977년③ 묘지현황: 잔존분묘 7,907기(유명인사 묘소 포함, 한용운 선생 및 예술인 이중섭 등) 서울시는 망우리묘지공원에 안장된 유명인사 묘역을 근현대사 교육장소로 활용하고, 서울둘레길 이용자와 외국 관광객을 위해 역사의 가치를 느끼며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편안한 쉼터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원화할 필요성을 공감했다. 망우리묘지공원이 시대적 증언과 문화적 다양성이 현존하는 등 교육적 가치가 높은 역사·문화 및 관광자원으로서 의미가 새롭게 다루어져서 ‘망우리 공원 웰컴센터 건립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성백진 의원은 밝혔다.망우리 공원 웰컴센터가 건립되면 ‘인문학적 길 조성 사업’과 ‘사색의 길 가로등 설치 사업’과 연계되어 망우리묘지공원은 역사문화공원으로 그 기능이 대폭 변경된다. 현재까지 서울시가 계획 중인 웰컴센터의 규모를 보면, 연면적 2,137㎡의 지상 3층 규모로서 사업비는 78억 3천 9백만원에 이른다. 웰컴센터에는 카페테리아와 매점 같은 이용자 편익시설과 휴게공간 그리고 사이버 추모관과 세미나실과 같은 다목적홀이 마련될 예정이다. 성백진 의원은 망무리묘지공원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미래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메모리얼 파크(Memorial Park) 기능을 가진 역사문화공원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한국 근․현대사의 유명인사 묘역과 그 인문학적 가치를 알리며, 연간 36만명의 이용자에게 힐링하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웰컴센터사업은 망우리역사문화공원사업의 중추라고 할 수 있다. 방문객과 시민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과 카페시설 등 편익시설을 보다 확보할 수 있도록 서울시 집행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라고 구체적인 의정활동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는 망우리묘지의 안내소를 대신할 망우리묘지공원 웰컴센터에 대한 제2차 공공투자심사를 2018년 3월에 마치고 2018년 11월까지 실시설계를 끝낼 예정이다. 실시설계를 바탕으로 2019년 3월부터 공사에 착공하여 2020년 8월 준공하여 공개할 예정이다. 성백진 의원은 망우역사문화공원 조성을 위한 웰컴센터 건립과 인문학적 길 조성사업 그리고 사색의 길 가로경관 등 설치사업의 실시도 중요하시만, ‘무연고분묘’를 개장하여 이전하는 사업의 중요성도 간파하여,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2018년 ‘망우역사문화공원 일제조사 및 무연고분묘개장사업’ 예산 3억원을 확보했다고 웰컴센터 시설 건립 예정 보고에서 함께 밝혔다. 무연고분묘개장사업이 성백진 의원의 제안한 바대로 집행될 경우, 망우역사문화공원의 환경 개선과 공원화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식품 속 과학] 가공식품과 식품첨가물/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식품 속 과학] 가공식품과 식품첨가물/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사람들 입에 오르는 어휘는 대개 우리 삶과 밀접하거나 자주 접하는 어떤 것을 가리킨다. 식생활에 있어서는 ‘식품첨가물’이 그 예일 것이다. 우리가 식품의 다양성과 편리성을 추구할수록 가공식품 소비는 늘어나고 그와 함께 식품첨가물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각 가정에서 쓰는 식품소재와 조리법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가공식품은 다양한 소재를 손쉽게 구해 이용할 수 있게 한다. 한 예로 요즘처럼 아파트 생활을 하는 맞벌이 시대에 집에서 된장, 간장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식품산업 발달로 1년 동안 일정한 맛의 장류를 먹을 수 있게 됐다. 산업적으로 식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대량으로 쓰는 원재료를 세척할 때 미생물을 제거하기 위해 ‘살균제’를 사용한다. 제조 과정에서 재료가 덩어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결방지제’도 쓴다. 식품 성분을 결착·응고시키기 위한 ‘응고제’도 필요하다. 끓일 때 거품이 일어 품질이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한 ‘거품제거제’도 있다. 식용유 등 특정 성분을 빼낼 때는 ‘추출용제’가 필요하다. 가열 과정에서 손실되는 영양 성분이나 색, 향을 보충할 필요도 있다. 이때 ‘영양강화제’, ‘착색료’, ‘착향료’ 등을 사용한다.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려면 ‘보존료’가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이 식품을 제조, 가공, 조리, 보존하는 과정에 그 목적에 맞춰 식품에 사용하는 물질을 식품첨가물이라고 한다. 식품첨가물은 가공식품을 보다 안전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하는 식품산업의 필요 불가결한 소재다. 빵을 부풀게 하는 팽창제, 식품의 단맛 등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감미료도 식품첨가물이다. 사카린과 같은 감미료는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 설탕을 대신해 단맛을 즐길 수 있게 한다. 이런 식품첨가물은 천연물인지, 합성물인지에 따라 안전성 논란이 일어난다. 하지만 천연이든 합성이든 실제 성분은 같다. 전통적으로 다시마, 멸치, 소고기 등을 이용해 얻는 감칠맛은 이들 식품에 있는 ‘유리 글루타민산’ 성분 때문이다. 그런데 그동안 ‘글루타민산나트륨’(MSG)이 나트륨을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합성첨가물 논란에 휘말렸다. 현대사회에서 가공식품의 현명한 이용을 위해서는 먼저 식품첨가물 원리와 사용 목적에 따른 장단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1월부터 식품위생법에 따른 식품첨가물 분류체계가 천연이냐 합성이냐에서 31개 기능으로 바뀌었다. 글루타민산나트륨 기능은 맛을 증진하는 것이므로 ‘향미증진제’로 분류한다. 한 해를 시작하는 이참에 보다 건강하고 윤택한 식생활을 위해 식품첨가물 기능과 가공식품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책읽기’로 새해 출발해 볼까요

    ‘책읽기’로 새해 출발해 볼까요

    많은 이들이 새해 계획으로 ‘지난해보다 책 더 읽기’를 세웠을 것이다.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이 든다면 사서들이 추천한 책은 어떨까. 국립중앙도서관은 매달 인문, 사회, 자연, 어문학 등 각 분야에서 사서들 추천을 받은 뒤 이를 심의해 ‘이달의 사서 추천도서’를 선정한다. 15일 국립중앙도서관에 따르면, 사서들은 2018년 첫 책으로 ‘서른의 반격’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8권을 선정했다.문학 분야에서는 영국 작가 로즈 트레마인의 ‘구스타프 소나타’(문학사상사)가 뽑혔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스위스의 한 작은 마을에서 주인공 구스타프가 피아노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부유한 유대인 안톤을 만나 우정을 나누며 성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대인 난민 유입, 중립국으로서의 처지 등 당시 스위스 상황을 엿볼 수 있다.국내 소설로는 ‘서른의 반격’(은행나무)이 선정됐다. 주인공인 88년생 김지혜가 우쿨렐레 수업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부당한 권위에 맞서는 이야기다. 첫 장편소설인 ‘아몬드’(창비)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손원평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사서들은 인문과학 분야에서 ‘스피치 세계사’(휴머니스트)와 ‘기억은 역사를 어떻게 재현하는가’(한울아카데미)를 선정했다. 스피치 세계사는 1908년 여성 참정권을 주장한 에멀린 팽크허스트의 연설부터 지난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당시 테레사 메이의 성명에 이르기까지 현대사의 굵직한 연설 50건을 소개한다.기억은 역사를 어떻게 재현하는가는 ‘역사화 문화’를 발간하는 문화사학회 논문 10편을 모았다. 사서들은 “역사 논쟁을 입체적인 시각에서 조명했다”고 평가했다.사회과학분야는 ‘인플레이션’(다산북스)과 ‘똑똑함의 숭배: 엘리트주의는 어떻게 사회를 실패로 이끄는가’(갈라파고스)가 뽑혔다. 인플레이션은 화폐가 생긴 지난 2000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실제 사례들로 설명했다.미국 정치평론가 크리스토퍼 헤이즈가 쓴 똑똑함의 숭배는 누구에게나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본인의 노력에 따라 보상받는 ‘능력주의’의 맹점을 비판한다.자연과학분야에서는 미국 물리학자 마크 뷰캐넌의 ‘우연의 설계’(반니), ‘모든 것의 기원’(책세상)이 이름을 올렸다. 그는 ‘운이 좋다’고 평가받는 이들은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주장한다.모든 것의 기원은 데이비드 버코비치 예일대 교수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기 동안 진행한 세미나를 엮었다. 최초 우주의 탄생부터 오늘날 인류와 문명까지 학생들의 호기심에 답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현장 행정] 강북 교육현장 시그널 만나봐야 잘 터집니다

    [현장 행정] 강북 교육현장 시그널 만나봐야 잘 터집니다

    “학생들의 등하굣길에 자전거 도로를 하나 만들면 좋겠습니다.”지난 11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서울사이버대 대강의실. ‘신일중고 학교 관계자 및 학부모 간담회’에 참석한 학교 관계자가 자전거 도로 신설을 박겸수 강북구청장에게 건의했다. 박 구청장은 귀 기울여 의견을 듣고 “도시계획과 관련된 부분이지만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학부모 10여명도 ‘학급 수 확대’, ‘독서 지도 강화’ 등 평소 마음속에 있던 요청 사항들을 꺼냈다. 박 구청장을 비롯해 강북구의원, 미아동 동장은 하나하나 수첩에 받아적었다. 박 구청장은 “‘꿈나무 키움장학재단’, ‘중학생 근현대사 역사투어’ 등 구에서 진행하는 교육사업을 소개하고, 교육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한 자리”라면서 “앞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강북구가 8년째 학교 관계자, 학부모들과 직접 소통하며 교육현장에서 답을 찾고 있다. 박 강북구청장이 취임한 2010년부터다. 그 이전에는 구청 대강당에 여러 초중고를 모아놓고 일회성 소통을 했다면, 지금은 학교를 일일이 찾아가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는 게 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 관계자는 “오는 30일까지 관내에 있는 초중고 33곳을 모두 방문할 예정이고, 학교 관계자 및 학부모의 건의사항을 청취해 해결하겠다”고 설명했다. 구가 학교에 투입하는 ‘교육경비보조금’ 예산은 매년 늘고 있다. 2016년 예산은 15억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17억원, 2018년 20억원으로 증가했다. 예를 들어 박 구청장이 학교를 방문해 의견을 수렴한 뒤 보조금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예산을 내려 보내는 식이다. 구 관계자는 “간담회를 개최하는 33곳을 포함해 유치원 특수학교 등 60곳에 예산을 배정한다. 문제 해결이 시급한 학교부터 예산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통해 들어온 건의사항은 2016년 처음 100건을 넘어섰다. 구는 2015년 90건의 의견을 취합해 55건을 처리했다. 2016년에는 102건 중 90건, 지난해에는 117건 중 78건을 해결했다. 간담회는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비롯해 ‘강북구 꿈나무키움장학재단’,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청소년희망원정대’ 등 구가 실시하는 주요 교육사업을 학부모들에게 설명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박 구청장은 “집무실에 앉아서 교육 지원방안을 고민하기보다는 실제로 다녀보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교육정책의 방향이 서고 답이 나온다. 학생들이 보다 좋은 교육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한 컷 한국 현대사(표학렬 지음, 인문서원 펴냄) 고종의 일본식 장례식, 한인애국단 이봉창 의사가 임시정부를 떠나기 직전 웃으며 찍은 기념사진, 1950년 급작스럽게 끊어진 한강 인도교 등 수많은 사연을 간직한 33장의 흑백 사진을 통해 1910년부터 1971년까지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짚는다. 300쪽. 1만 6000원.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김찬호·고영직·조주은 지음, 서해문집 펴냄) 1955~1963년생을 일컫는 ‘베이비부머 세대’인 사회학자·문화인류학자 김찬호, 문학평론가 고영직 등 3인이 각각 또 다른 베이비부머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생산적인 노년을 보낼 수 있는 인생 전략을 살펴본다. 246쪽. 1만 3500원. 젊은이가 돌아오는 마을(후지나미 다쿠미 지음, 김범수 옮김, 황소자리 펴냄) 일본종합연구소 수석 주임연구원인 저자가 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지방도시 가운데 젊은 이주자들로부터 환영받은 사례를 제시하고 작은 마을이 나아갈 길을 들려준다. 264쪽. 1만 3000원. 인간의 우주(브라이언 콕스·앤드루 코헨 지음, 노태복 옮김, 반니 펴냄) 영국 BBC의 유명 과학 다큐멘터리 ‘인간의 우주’를 진행하는 브라이언 콕스 맨체스터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최신 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등 존재에 관한 근원적 질문에 답한다. 408쪽. 2만 9000원. 지각의 문·천국과 지옥(올더스 헉슬리 지음, 권정기 옮김, 김영사 펴냄) ‘멋진 신세계’를 쓴 영국의 소설가·비평가 올더스 헉슬리가 1953년 향정신성 물질을 직접 복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환상적인 경험의 본질과 인간 의식의 새로운 세계를 생생하면서 심도있게 다룬 책으로 사이키델릭 문학의 개념적 토대를 마련했다. 448쪽. 2만원. 가을 낙엽의 이야기(김경식 지음, 길동무 펴냄) 행정고시 합격 후 총무처, 중앙공무원교육원 대통령 의전비서실 등에서 근무한 저자가 제주 4·3사건, 한국전쟁 등 나이 여든이 되기까지 겪었던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362쪽. 1만 5000원.
  • 여행길에서 만난 예술…미술관 품은 인천공항

    여행길에서 만난 예술…미술관 품은 인천공항

    높이 18.5m의 거대한 모빌이 다채로운 푸른빛으로 생동하며 시선을 압도한다. 중력과 공기의 흐름에 따라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다양한 형태의 구(球)들이 미지의 장소로 떠날 여행자들에게 설렘을 불어넣는 듯하다.떠남과 당도,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공항.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수직으로 광활하게 뻗은 정적인 공간을 미세한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변주하는 이 작품은 프랑스 대표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그레이트 모빌’(거대한 모빌)이다. 오는 18일 문을 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여행객들은 이 작품과 마주하게 된다. 이제 제2여객터미널을 찾을 여행객들은 이렇게 만남의 장소를 정할지도 모르겠다. “그 커다란 파란 모빌 앞에서 만나.” 공항을 오가는 이들에게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 베이앙의 바람이기도 하다. “공항은 여행자로서의 설렘과 흥분으로 예술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국내 작가 지니 서의 말이 제2여객터미널에서 그대로 실현됐다. 설치 미술, 미디어 아트, 조각 등 국내외 작가 작품 18점을 품은 ‘아트포트’로 꾸며졌기 때문이다.●베이앙 “시적인 경험 주고 싶어” 김혜진 인천공항 여객서비스팀 과장은 “공항은 여행객들이 3~5시간은 머물러야 하는 곳인데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한정돼 있어 2010년 이후 세계적인 공항들이 미디어 아트, 설치 미술 등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며 공항을 문화복합공간으로 만드는 추세”라며 “지난해 10월 제4터미널을 연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나 미국 LA공항,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공항 개관에 앞서 11일 한국을 찾은 베이앙은 “내가 어릴 적 1960~1970년대만 해도 여행은 낭만, 호기심, 두려움이 공존하는 매혹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도 흔한 것이 되어버린 여행에 내 작품을 통해 시적인 경험을 안겨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프랑스관 운영작가이기도 한 그는 2000년대부터 현대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켜 왔다. 사람의 신체나 동물을 감각적이고 압축적인 다면체로 빚어내는 조각이 유명하나 모빌, 판화, 회화, 영상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든다. 전 세계 다양한 기관과 공공장소에 작품이 설치돼 있지만 그의 작품이 공항에 설치되는 건 인천공항이 처음이다. 출국장을 지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 여행객들의 주요 동선 곳곳마다 작품들과 마주할 수 있다. 면세점, 식당, 카페들이 즐비하게 채워진 탑승 게이트 지역에 늘어선 19개의 아트 파빌리온(독립 구조물)에는 지니 서의 ‘윙스 오브 비전’이 펼쳐진다. 구름의 다채로운 변주와 색채 변화를 통해 동편에는 신선하고 따사로운 아침 하늘을, 서편에는 저녁노을의 매혹적인 빛을 담아낸 작품으로 하늘로 향하는 여정을 기꺼이 기다리게 한다. ●지니 서·율리어스 포프 등 참여 순식간에 수만 개의 물방울들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며 전 세계 9개 언어의 단어들을 나타내고 사라지는 독일 미디어 아트 작가 율리어스 포프의 작품 ‘빗. 폴’의 물 글씨는 수하물 수취구역에서 지루함과 기대감, 약간의 두려움으로 기다릴 여행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 주요 뉴스 사이트와 연결된 통계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 주요 검색어를 드러내는 만큼 이 찰나의 언어들은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소비하는 정보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광화문, 구 서울역사, 독립문 등 서울의 역사를 상징하는 주요 건물을 다양한 색채의 철제 부조로 드러낸 김병주의 작품은 서울에 대한 첫인상을 아로새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젖당 분해 효소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문소영 금융부장

    [데스크 시각] 젖당 분해 효소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문소영 금융부장

    진화생물학에 ‘선택압’(selective pressure)이라는 용어가 있다. 자연돌연변이체를 포함하는 개체군에 선택적 증식을 재촉하는 생물적, 화학적 또는 물리적 요인을 말한다. 돌연변이 형질이 유리한 환경에 노출되면 급속하게 선택적 증식을 해 적응해 나간다. 선택압을 최근 번역된 마를린 주크의 ‘섹스, 다이어트 그리고 아파트 원시인’(위즈덤 하우스 펴냄)에 나온 사례로 설명해 보겠다. 보통 포유동물은 유아기를 마치면 젖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사라져 젖당이 몸에 들어오면 복통이나 장염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흔히 ‘우유 알레르기’라는 증상이다. 그런데 성인이 돼서도 젖당을 분해하는 활성형 효소를 가진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 약 30% 정도가 된다. 아프리카 수단 등과 북유럽 등에 거주하던 인류다. 혹독한 추위와 더위를 피해 소 등을 키울 수 있었던 지역으로, 물 부족으로 가축에서 우유를 공급받아야 했던 인류다. 즉 우유를 마실 수밖에 없던 지역의 인류는 강한 선택압을 받아 그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고 확산했다는 것이다. 특정한 유전자의 유전 빈도가 변화한다는 ‘유전자 부동’ 개념이 개입하면 젖당 분해 효소를 가진 인류의 탄생 가설을 더 확실히 설명할 수 있다. 돌연변이는 우연한 것으로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 그러나 우유를 물 대신 마셔야 하는 아프리카 사막이거나 부족한 단백질과 탄수화물 등을 유제품으로 대체해야 하는 북유럽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었고, 마침 선택압이 강한 지역이었다. 결국 돌연변이 유전자는 꾸준히 확장해 독립할 정도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광범위한 유전적 확산의 시작은 멀리 가 봐야 2만년 전, 짧게 잡으면 2000년 전에 불과하다. 500만년 전 인류 ‘루시’로부터 살펴보면 눈 한 번 깜빡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알려진 자연선택의 개념은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고, 선악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며, 환경에 최적으로 적응한 종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다윈주의’는 승자 독식과 같은 탐욕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변질하기도 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도 “인간 종의 역사는 전쟁이다”라고 인간의 본성을 갈등과 폭력에 맞추었다. 하지만 최근의 생물학과 인류학의 연구는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 된 수단은 탐욕과 폭력, 극단적 이기심의 실현이 아니라 공감과 배려와 협력이었다고 다양하게 증명하고 있다. 영장류 행동분석 학자인 프란스 드 발은 “(인류는) 긴 세월의 평화로운 화합 속에서 짧은 폭력적 대립이 있었을 뿐”이라며 “인간의 본성을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것’으로 볼 때와 우리의 밑바탕에 협동과 유대 의식이 있다고 볼 때 세우는 사회의 경제선은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동물행동학과 진화생물학 등을 장황하게 끌어온 이유는 “우리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산다. 그러나 그 환경은 인간이 만들었다”는 인류학자 앨런 로저스의 말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는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변화시킨다. 문재인 정부에서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시험대에 올랐다. 주변에서도 ‘알바’를 해고한다. 알바를 고용하고 적자를 감당하라고 감히 말할 수는 없다. 최저임금 1만원은 사회 양극화 해소라는 한국의 사회적 선택압일 수 있다. 이 선택압에 지혜롭게 적응해 간다면 한국 사회가 선진국과 다른 방식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지도 모른다. 마치 젖당 분해 효소를 갖춘 30% 인류의 시작처럼 말이다. symun@seoul.co.kr
  • 여중생 상습 성추행 교사 1년 6개월형… 법정 구속

    여중생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추행한 혐의로 검찰이 불구속 기소했던 50대 교사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해 경종을 울렸다. 울산지법 형사13부(부장 강민성)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온 중학교 교사 A(59)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즉각 구치소에 수감했다고 3일 밝혔다. 법원은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2015년 5월 자신이 근무하는 울산의 중학교 교실에서 B양의 허리와 팔을 잡아 자신의 몸쪽으로 당기는 방법으로 추행하는 등 2016년 9월까지 1∼2학년 여중생 13명을 총 42회 추행한 혐의다. 피해 학생들은 “속옷 끈이 있는 등 부위를 쓰다듬었다”, “탁구채로 가슴 부위를 쿡쿡 눌렀다”, “바닥에 떨어진 볼펜을 주워 일어나면서 허벅지를 짚었다”, “치마가 짧다는 이유로 치마 속에 손을 넣어 옷을 잡아당기면서 허벅지를 만졌다” 등의 진술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진술은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됐고, 학생들의 신체를 접촉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말하기 어려운 내용이어서,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점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의 성적 자유가 고도로 보장되는 현대사회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친밀감이나 장난 등의 목적에 있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떤 행위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탁구채로 가슴 눌러” 여중생 13명 상습 추행한 교사 실형

    “탁구채로 가슴 눌러” 여중생 13명 상습 추행한 교사 실형

    여중생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추행한 중학교 교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울산지법 형사13부(강민성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9)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5월 초 교실에서 B양의 허리와 팔을 잡아 자신의 몸쪽으로 당기는 방법으로 추행하는 등 2016년 9월까지 중학교 1∼2학년 여중생 13명을 42회 걸쳐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 학생들은 “브래지어 끈이 있는 등 부위를 쓰다듬었다” “탁구채로 가슴 부위를 쿡쿡 눌렀다” “바닥에 떨어진 볼펜을 주워 일어나면서 허벅지를 짚었다” “치마가 짧다는 이유로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옷을 잡아당기면서 허벅지를 만졌다” 등의 진술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진술은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한 것으로, 학생들의 신체를 접촉한 사실 자체가 없다”면서 “만약 신체적 접촉이 일부 있었다면 교사로서 공개된 장소에서 친근감을 표시한 것일 뿐이므로 추행으로 보기 어렵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해자들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며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말하기 어려운 내용이어서, 그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점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일부 학생들이 “성적 의도를 가지고 신체적 접촉을 한 것은 아닌데, 피해 학생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마치 성적 의도가 있었던 것처럼 과장해서 진술했다”며 A씨에게 유리하게 증언한 것과 관련, 재판부는 “A씨가 문제가 되는 신체적 접촉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추행의 성립 여부는 피해자 의사에 반하여 일반인에게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성적 행위를 하였는지를 판단하는 것이지, 가해자 인식과 의사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개인의 성적 자유가 고도로 보장되는 현대사회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친밀감이나 장난 등의 목적에 있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떤 행위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우이신설선 타고 추억을 달린다… 역사를 만난다

    우이신설선 타고 추억을 달린다… 역사를 만난다

    “지역 상인들이 체감할 정도로 관광객이 많이 늘었습니다.”(박겸수 강북구청장) 서울 강북구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우이신설 도시철도의 개통이 촉매제가 됐다. 1·2호선 환승역인 동대문구 신설동역에서 강북구 북한산우이역까지 11.4㎞를 약 23분 만에 주파하는 노선이다. 소요시간이 기존 50분대에서 30분가량 줄었다. 지하철이라고는 4호선밖에 없어 접근성이 떨어졌던 강북구에 ‘가뭄의 단비’였다. 박겸수 구청장은 “도시철도가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를 관통하면서 역사문화관광벨트와 북한산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문화·관광도시’ 강북구에 대한 매력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이신설 도시철도 개통 100여일을 맞이해 가볼 만한 강북구의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소개한다.북한산우이역 ●봉황각·옛 천도교 중앙총부 건물 “이곳은 의암 손병희 선생이 10년 안에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겠다고 결심하고 교육기관으로 세운 곳입니다.” 박충남 의창수도원 원장이 눈이 하얗게 쌓인 봉황각을 가리키며 기자에게 봉황각의 역사적 의의를 설명했다. 봉황각 안에는 당시 독립투사들을 키워냈던 손병희 선생의 초상화가 벽 한쪽에 걸려 있어 엄숙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강북구 우이동에서 북한산으로 오르는 길 초입에 자리한 봉황각은 1912년 손병희 선생이 천도교 지도자들을 양성할 목적으로 건립한 교육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독립정신 교육도 함께 이뤄졌고, 이때 교육을 받은 483명은 3·1만세운동의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15인도 봉황각에서 배출됐다. 봉황각 맞은편에는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이 서 있다. 이 건물은 원래 1921년 종로구 경운동에 지어졌던 천도교의 중앙총부 건물이다. 천도교는 150년 전 수운 최제우에 의해 동학(東學)이라는 이름으로 창도된 바 있다. 1960년대 도시계획이 시작되면서 중앙총부 건물은 구조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 우이동으로 옮겨졌다. 이 건물은 손병희 선생의 사위였던 소파 방정환에 의해 어린이 운동이 시작된 역사적인 곳이기도 하다. ●도선사 도선사는 북한산의 주요 봉우리인 백운대와 만경봉, 인수봉을 배경으로 장엄하게 앉아 있다. 실제 신라 말의 승려인 도선국사가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다 산세가 절묘하고 풍광이 빼어나 ‘천년 후 말법시대(末法時代)에 불법을 다시 일으킬 곳’이라 예언하고 절을 세운 뒤, 손으로 큰 바위를 갈라 마애불입상을 새겼다고 전해질 정도다. 마애불입상이 있는 석불전은 기도영험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1년 내내 기도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구 관계자는 “수능 때 특히 학부모들이 많이 찾는다”고 기자에게 귀엣말을 건넸다. 그 외에 목아미타·대세지 보살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91호), 석나반존자 독성상(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92호) 등의 문화재도 보유하고 있다. 솔밭공원역 ●솔밭근린공원 우이동 주택가 인근에 위치한 솔밭근린공원에 들어서면 기분까지 맑게 만드는 은은한 솔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100년 이상 된 소나무 1000여 그루가 내뿜는 향기다. 특히 솔밭근린공원은 사람이 계획해 꾸미거나 가꾼 것도 아닌 자연 그대로의 숲이라 가치가 더 크다. ‘도심 속의 산림욕장’으로 총면적만 3만 4955㎡에 이른다. ?이곳은 원래 사유지였다. 숲은 개발 붐이 불어닥친 1990년 아파트 개발지로 선정돼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과 강북구가 앞장서 보존운동을 벌였고, 1997년 서울시와 강북구가 땅을 매입해 2004년 솔밭근린공원으로 개장했다. 최근에는 공원 내에 반려동물 전용 산책로가 문을 열었다. 산책로는 총길이 800m로 일부 구간에는 나무 데크(난간)가 깔려 있어 반려동물과 주인이 함께 솔향을 맡으며 쾌적하게 산책할 수 있다. ●박을복 자수박물관 솔밭공원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박을복 자수박물관이 나온다. 전통 자수와 근현대 회화를 접목시켜 현대 섬유 조형예술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박을복 선생의 자수 작품들을 전시한 곳이다. 이곳은 2010년 설립됐다. ?전시실 1층은 기획 전시실과 문화 체험 학습 공간, 2층은 박을복 선생의 자수 작품을 전시하는 상설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넓은 야외 마당에서는 각종 공연을 할 수 있다. 박물관은 평일 낮 12시~오후 5시까지만 문을 열고, 관람 전 전화로 예약한 후 방문해야 한다. 4·19민주묘지역●국립 4·19 민주묘지 북한산을 배경으로 순백의 화강암 기둥이 푸른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국립 4·19 민주묘지’ 앞쪽에 세워진 기념탑의 모습이다. 국립 4·19 민주묘지에는 1960년 4·19혁명 당시 이승만 정권에 항거하다가 목숨을 잃은 185명의 영혼이 고이 안장돼 있다. 구는 4·19혁명의 참된 의미와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념하고 이를 후세에 널리 알리고자 2013년부터 4·19 관련단체와 공동으로 ‘4·19 혁명 국민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4·19 혁명은 민중들의 희생을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 및 법치국가의 토대 위에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번영을 가져다 준 역사적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근현대사기념관·초대길 국립 4·19 민주묘지를 나와 우이동 일대 카페거리를 걸어 올라가면 근현대사기념관이 나온다. 2016년5월 강북구는 구한말부터 정부 수립 전후, 4·19 혁명까지의 역사를 시대별·사건별로 정리해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조망할 수 있는 근현대사기념관을 개관한 바 있다. 근현대사기념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관람 비용은 무료다. 근현대사기념관은 ‘초대(初代)길’로 이어진다. 대한민국에서 ‘최초’라는 상징성을 가진 선열들의 묘역만을 이은 역사탐방길이다. 코스는 근현대사기념관을 출발해 대한민국 초대 제헌국회 부의장과 2대 의장을 지낸 신익희 선생, 대한민국 제1호 검사가 된 이준 열사의 묘역을 지나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김병로 선생, 그리고 대한민국 최초의 국군인 광복군 합동묘소와 초대 부통령이었던 이시영 선생의 묘역을 돌아 다시 근현대사기념관으로 이어진다. ●윤극영 선생 가옥 기념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윤극영 선생 가옥 기념관에서 귀에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동요 ‘반달’이다. 작사·작곡가 윤극영 선생은 반달 외에도 ‘까치까치 설날’, ‘고기잡이’, ‘우산 셋이 나란히’ 등 100여편이 넘는 동요의 노랫말을 짓고 곡을 썼다. 일제강점기인 1923년에는 소파 방정환 선생과 함께 대한민국 최초의 어린이문화운동단체인 ‘색동회’를 만들어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다. 안효경 윤극영 가옥 해설사는 “이곳은 윤극영 선생께서 타계하기 전인 1988년까지 거주하던 집으로 2014년 10월 서울시 미래유산 1호로 지정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구청장은 “우이신설선을 타면 북한산우이역까지 23분밖에 걸리지 않아 언제든 우이동으로 떠날 수 있다.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역사문화 유산과 관광지를 품고 있는 도시 강북구를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文대통령의 두 가지 새해 소망 ‘한반도 평화와 국민 안전’

    文대통령의 두 가지 새해 소망 ‘한반도 평화와 국민 안전’

    이희아씨 “노래 함께 불러달라” 文대통령·김정숙 여사 함께 불러 소득 3만달러·30년만에 올림픽 李총리 “삼삼한 행정 펼치겠다”이진성 소장 “술 없는 무술년으로”무술년 새해의 첫 근무일인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신년인사회. 240여명에 달하는 참석자 대부분은 입법·사법·행정부 고위직이거나 각종 단체장, 재벌 회장 등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였지만, 여느 정권의 신년회와 사뭇 달랐던 건 평범한 이웃과 소외계층, 사회적 편견과 재해를 극복한 이들, 굴곡진 한국 근현대사의 피해자 등 시민 18명이 초대를 받은 점이다. 신년회 축하공연은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이희아(33)씨가 맡았다. 이씨는 선천성 사지기형 1급 장애인으로 양손에 손가락이 두 개밖에 없고, 무릎 아래 다리도 없다. 애초 피아노 연주와 함께 ‘어메이징 그레이스’만 부르려 했지만, 가수 강산에씨가 고열로 불참하면서 ‘넌 할 수 있어’까지 불렀다. 이씨가 “성악가인 영부인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돼 쑥스럽고 부끄럽다”면서 “무례한 멘트지만 꼭 함께 불러 달라”고 요청하자, 김정숙 여사와 문 대통령은 함께 따라 불렀다. 이씨가 ‘넌 할 수 있어’의 가사를 개사해 ‘넌 할 수 있어. 그게 바로 대한민국 평창’이라고 노래하자 큰 박수가 터졌다. 공연이 끝나자 문 대통령은 무대로 다가가 이씨를 꼭 안았다. 나이지리아 다문화가정 출신 고교생 모델 한현민군, 경북 포항 지진 피해를 겪고도 수시전형에서 합격한 여고생 김지현양, 독립운동 유공자 김자동씨, 함경남도 갑산 출신 이산가족이자 국가유공자인 김창옥씨, 지난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추모 편지를 낭독한 뒤 문 대통령의 따뜻한 포옹을 받아 화제를 모은 김소형씨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붉은 새해를 보며 두 가지 소망을 빌었다”며 한반도 평화와 국민 안전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북한 참가로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남북평화 구축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연결할 수 있게 국제사회와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재해와 사고를 겪을 때마다 모든 게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인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나라와 정부가 국민의 울타리와 우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5부 요인의 신년인사 중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이 좌중에 큰 웃음을 선물했다. 이 총리는 “지난해 3%대 성장을 3년 만에 성취했다. 이 시간 현재 1인당 소득은 3만 달러에서 300달러가 모자란다”고 농담을 했다. 이어 “올봄 3만 달러를 이룩할 것이고, 30년 만에 올림픽을 주최하게 됐다. 남북 대화가 3년 만에 재개된다”며 “올해 ‘삼삼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 헌재소장은 “어제 다들 떡국을 먹었을 텐데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음식인 것을 알고 있는가”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을 유발하는 위험한 음식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먹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무술년인데 술 없이 지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주요 인사들의 인사말에 이어 정세균 의장의 건배 제의에 따라 참석자들은 ‘국민에게 힘이 되는’, ‘대한민국’을 외쳤다. 초청된 인사 가운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불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지도자들 장기 집권 야심… 유엔은 세계에 ‘적색경보’

    지도자들 장기 집권 야심… 유엔은 세계에 ‘적색경보’

    세계 주요 지도자들은 신년사를 통해 세계 평화를 강조하면서 장기집권의 야심도 감추지 않았다. ●구테흐스 “세상이 거꾸로 가고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며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통합을 주장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1년 전 취임하면서 2017년은 평화의 해가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는데 불행히도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면서 “2018년 새해를 맞아 나는 세상에 호소하는 게 아니라 적색경보를 발령한다”고 말했다. 그는 “갈등이 깊어지고 새로운 위험이 나타났다”면서 핵무기에 대한 세계적인 불안이 냉전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후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지고 있고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으며 끔찍한 인권침해를 보고 있다”면서 “민족주의와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리가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국민을 공통의 목표를 향해 이끌어 차이를 좁히고 분열을 메우고 신뢰를 회복해달라”고 통합을 주문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새해 인사에서 본인의 대선 구호였던 ‘위대한 미국을 다시 한번’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며 새해 인사를 전했다. 이어 “나의 모든 친구들, 지지자들, 적들, 나를 싫어하는 이들, 심지어 아주 부정직한 가짜 뉴스 미디어들도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새해를 맞기를 바란다”면서 “2018년은 미국에 위대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화자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세금도 깎였다. 더 많은 것이 기다리고 있다”며 “만약 민주당(사기꾼 힐러리)이 당선됐다면 여러분 주식의 가치는 대선일로부터 50% 하락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8년 선거에서 현명한 유권자들이 왜 선거 후 몇 달 만에 막대한 부(富)를 망가뜨릴 민주당 인사들을 의회로 보내고 싶어 하겠느냐”고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속내를 드러냈다. 호전된 경제지표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은 지난해 12월 텃밭인 앨라배마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25년 만에 처음으로 패해 상원에서 가까스로 1석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지율은 46% 수준이다. ‘자랑 트윗 폭탄’은 결국 정치적 압박을 돌파하기 위한 트럼프만의 전략으로, 그는 낮은 지지율을 가짜 뉴스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한편, 마이클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미 ABC방송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나는 이 시점에서 외교적으로 해결할 기회를 보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그 지역에서의(한반도) 핵전쟁에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이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31일 밤 모든 관영매체를 통해 생중계된 신년사에서 대내적으로는 탈빈곤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을 밝혔으며, 대외적으로는 국제질서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천명했다. 시 주석은 “2020년까지 농촌 빈곤층의 빈곤 탈출을 실현하는 것은 우리의 장엄한 약속”이라며 “이는 중화민국 몇 천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절대빈곤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지난해 19차 당 대회에서 중국의 앞으로 30년의 청사진을 그렸다”면서 “이 청사진은 공상과 허황한 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탈빈곤을 강조했다. ●中, 기후변화 대응 강조 ‘美와 대립각’ 그는 또 “중국은 유엔의 권위와 지위를 굳게 수호하고, 국제적 의무와 책임을 적극 이행할 것”이라며 ‘세계 평화의 건설자, 세계 발전의 공헌자, 국제 질서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대응과 일대일로 건설의 지속적인 이행을 약속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한편 중국의 굴기를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각국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올해 신년사를 중난하이(中南海) 집무실 책상에 앉아서 만리장성 그림을 배경으로 10분간 발표했다. 집무실 서재에 배치된 15장의 사진도 시 주석의 의중을 설명하는 장치였다.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려는 가족사진과 젊은 시절 개인 사진 등 기존에 공개된 6장 외에 9장이 추가됐는데, 이 중 4장이 빈곤촌을 방문했을 때 찍은 것들이다. 새로운 사진 가운데 3장은 지난해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 장면 등 군과 관련된 사진이었다. 강군 건설을 향한 시 주석의 의지를 보여준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올가을 자민당 총재선거 3선의 의욕을 보이며 “새로운 국가 만들기를 향해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9월 총재선거 승리로 3연임을 실현해 사토 에이사쿠(1901∼1975)를 넘어선 최장 집권 총리가 되는 것이 아베 총리의 목표다. 아베 총리는 연두소감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의연한 외교를 전개해 어떠한 사태가 있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평화로운 삶을 지켜 나가겠다”고 말하는 한편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애국심 강조하며 ‘4연임 속내’ 4번째 대통령 집권을 노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해맞이 연설을 통해 러시아 국민의 단결과 애국심을 호소했다. 푸틴 대통령은 신년맞이 TV 연설을 통해 “단결과 우정, 사심 없는 조국에 대한 사랑이 훌륭한 행동과 높은 성과를 향한 우리의 힘을 키운다”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군인과 의사, 조종사 등에 각별한 축하 인사를 전했다. 푸틴이 3월 대선에서 승리해 2024년까지 통치하면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이어 러시아 현대사의 두 번째 장기 집권자가 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집권 2년차 함정 벗어나야

    [본지 부장들이 짚어 본 국내외 현안·과제] 집권 2년차 함정 벗어나야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다. 일찍이 우리 현대사를 되돌아봤을 때 어느 한 해, 한순간도 순탄하게 지나간 적은 없다. 특히 지난해는 성숙한 시민의 힘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 대학교수들은 지난 한 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그릇된 것을 깨고 바름을 드러냄)을 꼽았다. 그만큼 드라마틱한 한 해였다. 새해가 되면 으레 희망을 화두로 꺼내곤 한다. 그러나 새해를 맞은 우리에게 그럴 만한 정신적 여유와 물질적 공간이 여느 해보다 적다. 민주주의의 철학과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고, 공동체의 삶을 복원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한층 치열해져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막 문을 연 새해는 지난해와의 단절이 아니라 연속이다. 적폐 청산과 북핵 위기 등 지난해 우리 앞에 펼쳐진 수많은 난제 가운데 어느 것 하나 말끔하게 정리된 것은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울신문 편집국 정치부·사회부·경제정책부·국제부·정책뉴스부·문화부 부장이 뛰어난 통찰력과 예리한 시각으로 올 한 해 예견되는 국내외 현안과 과제를 짚어 보고 해법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했다.“이게 나라냐.” 지난해 초까지 촛불을 든 국민들은 한탄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차를 맞았다. 실망은 기대감으로 변했다.7개월여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기저효과도 컸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이 그만큼 심했다. 대통령 지지율은 70%를 넘나든다. 여당 지지율도 50% 안팎이다. 이례적인 일이다. 적폐청산은 궤도에 올랐다. 더러는 개혁 피로감을 호소한다. 박수를 보내는 이가 그래도 더 많다. 지지율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예측하긴 어렵다. 분명한 건 ‘허니문’은 끝났다. 집권 2년차부터는 다르다. 아니 달라져야 한다. 임기 초 같은 맹목적인 지지는 없다. 개혁의 성과를 보여 줘야 한다. 눈으로 봐야 변화를 느낀다. 지지 세력도 늘어난다. 정부는 2년차 국정 기조를 바꿨다. 적폐청산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변화로 방향을 틀었다. 적절한 선택이다. 거창한 정치 구호는 공허하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훨씬 소중하다. ‘거악철폐’도 필요하다. 하지만 작은 변화가 더 큰 감동을 준다. 생활적폐의 청산이다. 불법 도로주차를 없애는 일 등이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인다.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지난해 제천 화재 참사에서 뼈저리게 배웠다. 이쯤에선 탕평인사도 해야 한다. 동지(同志)들끼리만 모여 있으면 한계가 있다. 매일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곳만 바라보다간 담장 밖 세상의 진실을 놓친다. 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약속했다.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대원칙으로 삼겠다.” 이제 실천만 남았다. 2년차 함정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자기 확신과 독선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다. 과거 정권이 곧잘 범한 실수다. 개헌은 당장 시급한 현안이다. 올해는 꼭 될 것 같았다. 다시 난항에 부딪혔다. 여야는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동시에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다. 자유한국당은 말을 바꿨다.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올 12월 말까지 미루자고 했다. 여당은 개헌을 해 보려고는 한다. 이미 집권도 했으니 분권형 개헌 등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의심도 산다. 결국 협치로 접점을 찾아야 한다. 올해 못 한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개헌은 물 건너간다. 여야 모두 두고두고 비난받을 일이다. 6·13 지방선거는 정국의 분수령이다. 승자와 패자의 명운이 명확히 갈린다. 여당이 이기면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도 정계 개편을 주도하게 된다. 국정 운영에 탄력도 붙는다. 야당이 승리하면 ‘적폐청산=정치보복’이라는 프레임이 힘을 얻는다. 보수층 재결집도 빨라진다. 외교안보 이슈는 정권을 뒤흔들 최대의 외부 변수다. 북핵 문제가 핵심이다. 진보 정권이라 기대가 컸지만 남북 관계는 이전 보수 정권 때보다 더 경색됐다. 다행히 변화의 전기가 마련됐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어제 신년사에서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남북 당국자가 시급히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초로 전망됐던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가능성도 일단 줄었다. 북핵 불안감을 늘 머리에 이고 살았던 국민들로서는 불안감을 털어 낼 수 있는 희소식이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물꼬가 트인 셈이다. 다음달 열리는 평창올림픽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한·미 군사훈련 연기→남북 당국자 회담→한반도 평화 분위기 정착’이라는 선순환 구도가 이어질 수 있다. 새해, 남북 관계의 훈풍이 불기를 기대한다. 김성수 정치부장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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