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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이 도둑을 못잡다니(사설)

    떼강도가 대낮에 서울시내를 누비고 있어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경찰의 방범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경찰의 수사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27일 하루에만 주택가에서 3건의 떼강도사건이 발생했다.그중 한 건은 이달초부터 시작돼 연쇄적으로 발생한 3인조 강도의 15번째 범행에 해당된다. 홍길동의 시대도 아니고 도대체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비슷한 수법의 3인조 떼강도가 15차례나 출몰할수 있다는 것이 말이나 될법한 일인가.결국 이틀에 한번꼴로 발생한 떼강도사건에 대해 경찰은 아직 단서조차 잡지못하고 있다니 수도치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여론의 호된 질타를 면할 수 없게 되었다. 지난 13일부터 경찰은 범죄소탕 「1백80일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정부가 정한 올해 생활개혁 10대과제에도 「민생침해범죄 소탕」이 들어 있다.민생치안은 국민들로 하여금 사회의 안정도를 피부로 실감케 하는 요체이다.민생치안이 불안정해지면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결국 사회의 안정이 흔들리게 마련이다.이것은 대단히 중대한 문제이다. 국민들이 민생치안을 믿지못할 정도로 경찰 수사능력의 한계를 보였다는 점에서 떼강도 사건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대낮에 주택가에서 떼강도의 흉기에 위협을 당하고 재산을 빼앗기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민들이 치안일선을 맡고 있는 경찰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3인조강도를 검거하기 위해 경찰은 통합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내근직원까지 현장에 투입하여 일제검문검색을 실시하는등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전경찰력을 총동원하여 범인들을 반드시 검거하겠다』는 내무장관의 결연한 의지표명도 있었다. 우리는 일선경찰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 사생활이 거의 희생될 정도로 열악한 근무여건에서 일하고 있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그뿐 아니라 인력의 태부족,낙후된 장비와 기동력,전문성의 부족등 구조적인 취약성이 수사력 저하의 중요원인이 되고 있음도 이해하고 있다. 그에 반해 현대사회의 범죄는 날로 지능화·다양화하고 있는 추세다.수사력 대응을 앞질러 가고 있는 실정이다.그러한 범죄의 변화추세에 대응할 수 있는 경찰수사력의 제고,민생치안의 확립을 위해서는 경찰 스스로가 안고있는 문제점들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경찰 내부의 어려운 사정들을 백번 이해한다 하더라도 최근 벌어진 3인조 떼강도사건 발생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역시 경찰에 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은 해이해진 복무자세는 없었는가,초기에 안이한 수사태도는 없었는가,원활한 공조체제는 이루어졌는가 등에 대한 깊고 철저한 자성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경찰은 도둑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본업임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 예술의 전당/「워커힐」/「현대 아트」/사진예술의 참모습 알린다

    ◎5백점 출품… 한국사진 50년 흐름 조망/예술의 전당/흑인의 애환을 렌즈로 담은 자화상/워커힐/개성파작가 10명의 ’94새바람 기획전/현대 아트 정초부터 의미있는 사진전이 잇따라 열려 사진애호가들의 발걸음을 바쁘게 하고 있다.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580­1114)에서 열리는 「한국 현대사진의 흐름전」(2월10일까지)과 서울 워커힐미술관(450­4666)에서 열리는 「우리들의 자화상」(2월6일까지), 그리고 서울 압구정 현대아트갤러리(543­7644)에서 열리는 「94,사진 새바람전」(23일까지). 최근 1∼2년사이 새롭게 주목받는 장르로 부상한 사진예술의 진면모를 확인할수 있는 이들 전시는 한편으론 국내작가들과 미국작가들의 시각이 비교되는 두 전시로 구분돼 특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사진예술 50년을 펼쳐놓은 「한국 현대사진의 흐름전」은 광복이후 현재까지 한국사진 반세기의 흐름을 조망하고 사진예술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유례없는 사진역사전이다. 예술의 전당 미술관이 주도적으로 한국사진사의 정리를 시도, 세인들의 관심을집중시키고 있는데 지난 45년이후 활동해온 사진작가 1백2명(작고작가 10명)의 작품 5백여점이 나와 있다. 임응식 현일영 정범태 한영수 이형록 주명덕 홍순태씨등 시대별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사진의 변화사와 거기에 담긴 한국현대사의 편린들을 실감있게 접할수 있는 이채로운 자리로 꾸며지고 있다. 워커힐미술관과 주한미국공보원이 공동주최한 「우리들의 노래­미국 흑인들의 자화상」전은 미국의 흑인사진작가 33명이 그들의 필름에 담은 흑인들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흑인작가가 아니면 그려내지 못하는 흑인이기에 겪어야하는 괴로움,흑인만이 느낄수 있는 즐거움등을 카메라의 눈으로 잡아낸 그들의 자화상. 인간의 근원적인 삶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이 전시는 지난 90년 뉴아프리칸 비전사가 미국 전역의 이름있는 흑인사진작가들을 동원하여 미국 방방곡곡을 돌며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생활상을 가능한한 모든 각도에서 사진에 담도록 한후 5천여점가운데 55점을 골라 선보이는 것이다. 이미 미국등지에서 순회전을 가진 이 사진전은 수많은 흑백 미국인들의 눈을 뜨게 만들었고 감동시켰다. 『변화하는 나라(미국)의 도전에 마주치고 있는 흑인들의 모습이 강렬한 리듬으로 관객의 가슴을 친다』는 평이 따르는 수준높은 사진전이다. 현대아트갤러리가 신년기획으로 마련한 「94사진, 새바람」전은 현재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사진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순수예술에 비해 폄하돼온 사진예술의 진수를 감상하게 한다는 기획의도를 갖고 있다. 초대작가는 강태길 김대수 김중만 민병헌 이주용 최형범등 10명이다.
  • 군·관·정계서 출세가도 달린 「풍운아」/타계한 정일권 전총리

    ◎서른셋에 3군총사령관·최장수 총리 신화/「박정권 얼굴마담」평… 정인숙사건에 곤욕 18일 타계한 청사 정일권전국무총리는 군·관·정계에서 정상의 출세가도를 달린 「풍운아」라고 할 수 있다. 불과 서른셋의 나이에 참모총장격인 육·해·공군총사령관을 맡아 6·25를 치렀다.6년7개월동안의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국회의장직도 6년이나 재임했다. 해방이후 「6공」에 이르기까지 화려했던 경력으로 「처신의 신화」를 남기기도 했고 「박정희정권의 얼굴마담」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정씨는 1917년 11월 21일 함북 경원에서 태어났다.찢어지게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37년 만주군관학교에 입교해 수석졸업한 뒤 만주군 소위로 근무했다.40년에는 일본육사 55기로 편입해 41년 본과정을 마치고 해방되던 45년까지 만주군 총사령부 헌병대에 근무했다.해방후 군사영어학교에 들어가 창군에 참여,46년 군번 5번의 대위로 임관해 4년만에 3군총사령관에 이르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그는 최근 회고록에서 6·25때 38선 돌파문제를 놓고 이승만대통령및 맥아더유엔군사령관과 며칠밤을 새우며 북진을 결정해 전세를 역전시킨 감격을 회상하기도 했다. 57년 대장으로 예편한 뒤 주프랑스대사와 주미대사를 거쳐 63년 외무부장관,64년에는 국무총리에 임명됐다. 그는 박정희전대통령과 뗄래야 뗄수없는 인연을 갖고 살았다. 만주군 중위로 근무할 때 신경군관학교 1학년에 다니던 박전대통령을 만났다.이때 두사람은 독립이 되면 부강한 나라를 만들자고 다짐했고 이 다짐은 20년후 박정권의 출범으로 구체화된다. 그는 박정권 초기에는 6년7개월의 역대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냈고 8·9·10대의 3선의원으로 79년까지 6년동안 국회의장을 지내는등 「3공」말기까지 늘 권력의 양지에 서있었다. 5공화국 이후 권력의 핵심에 다시 등장하지는 못했지만 85년 국정자문위원,88년 자유수호구국총연합회장,89년 자유총연맹총재,93년 민자당고문등 여권의 원로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현대사를 화려하게 풍미했던 그도 말년에는 「3공」 최대의 정치스캔들인 정인숙씨피살사건으로 곤욕을 치렀으며 정씨의 아들인정성일씨가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해 괴로움도 겪었다. 91년에는 지병인 임파선 암이 악화돼 도미,타계할 때까지 워싱턴과 하와이에서 치료를 받았다. 77년 재혼,현직 국회의장과 29살 아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의 로맨스로 화제를 모았던 부인 박혜수씨(48)와 1남1녀를 두었으며 사별한 전부인과의 사이에도 출가한 두딸이 있다.
  • 국제화 비전·정책 제시할때/김진현(시론)

    단군이래 우리겨레의 역사에서 요새같이 바깥세상과의 적응·조화·도전에 대하여 국민적 합의를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제화가 내 생활,내 직장에서는 어떤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며 세계화는 한국이라는 국가공동체 또는 민족공동체에는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개혁을 요구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의문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날 특히 한말 일제하에서의 경험을 보면 그냥 기우라고만 치부할 일도 아니다.개화파,요새말로 국제파라 부를수 있는 사람들중 민주주의적 개화파는 소수였고 개화파의 주류는 김옥균,이광수,최남선등과 같이 친일파였거나 친일파로 변절하는 모형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오늘 국제화·세계화를 둘러싸고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듯해도 이는 총론일 뿐이다. 그러나 각론에서 보이는 흐름을 보면 여전히 야당을 포함한 정치인·내수산업·국학·예술계는 소극적이요,정부·대기업·수출·관광쪽은 적극적이다.특히 이런 국제화·세계화논의가 UR와 쌀개방을 계기로 하기때문에 한국농업의 지역성까지 곁들여생각하면 이번에도 한말개화기와 2차대전직후 냉전으로의 질서 개편기의 개화,국제화논의의 역사적 모형의 비극을 되풀이 않기위하여는 비상한 노력이 필요하다.특히 정부와 기득권층에서 그러하다. 첫째 국제화·세계화에 대한 종합적이고 철저한 이해이다. (가)확실히 눈에 보이는 경제재의 거래는 다국적·무국적·무국경인 것처럼 국경을 넘나든다.EU·NAFTA·AFTA로 블록화되면서 또 세계적 규모로 자본·기업·상품·서비스의 자유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술과 지적재산권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보다 본원적 경쟁력기반은 더욱 차별적,보호적,기득권유지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국」제분업,「국」제경쟁력의 강화,즉 개방과 무역의 자유화란 그 단위가 「국가」인 한 국경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국경이나 주권의 형태가 종래같은 군사주권·경제주권이 아니라 기술주권으로 대체되는 것뿐이다. UR에서 지적재산권보호는 더욱 강화되었다.미국에서 중앙정부의 핵심기술개발 민간 직접보조로의 방향선회나 중국화교들의 본토 집중투자등(중국 전체 외자의 80%)은 오히려 무국적이 아니라 국가나 민족의 강화를 의미한다. (나)우리에게 국제화의 새로운 의미 진지한 결의는 「국제체제」국제질서 유지를 위한 대가를 지불하고 체제유지와 창조를 위한 비전과 정책을 가져야 된다는 것이다.지금까지 바깥체제나 질서는 이용의 대상이거나 피해의 대상일 뿐이었기 때문에 착취하거나 원한을 품는 것으로 그쳤다.이제는 우리조건에 맞게 우리와 이웃과의 공동의 발전을 위해 국제체제 질서가치를 만들고 가꾸고 참여하고 정확하게 이익과 대가를 주고 받아야 한다. 한국의 미·일·중·러시아의 4강에 둘러싸인 지리조건,압도적 무역의존도와 에너지 해외의존도,과밀한 인구와 공간속에서의 국민복지 창출조건을 고려하면 한국은 미국보다,일본보다,독일보다,브라질보다 「국제적」「세계적」체제와 질서에 더 참여적·능동적·창조적이어야 한다.이 점에서 경제일원결정론의 착실한 극복을 필요로 한다. (다)한국은 진정 근대,현대사의 산물인 인류공통의 문제,즉 지구적·세계적(때로는 우주생물학적)존재로서의 문제에 대하여도 남다른 참여와 고민을 해야한다.한국인이면서 동시에 세계시민으로서,또 인류를 구성하는 하나의 인간으로서,환경(물·공기·땅),인구,피난민,도시화,교통혼잡,가정파괴,마약,핵,테러…이 모두는 국경을 넘어 국적을 넘어 인간·인류·역사에 대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있다. 한국과 동북아는 그 특수한 지리적 조건,즉 한·일·중은 15억의 세계최대 인구밀집지역이며,세계최대 제조업생산지이며,동시에 세계최대 공해발생지역(또는 잠재지역)이며,또 세계최대 원자력시설 예정지이기도 하다.우리는 충실한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충실한 세계인,책임있는 인류구성원으로서 이 문명사적 문제를 통찰하고 성실하게 지구적·인류적·세계적차원에서 해결하지 않는다면 나의 존재도 겨레의 존재도 같이 침몰하고 만다.이 점이 바로 진정 한국의 문제면서 인류적 평화,인간과 자연과 지구사랑의 새 철학·비전·정책을 세계에 내놓아야 할 책임이 있다. 둘째로 이상과 같은 국제화와 세계화의 내용분류,의미확인을 철저히 한 다음에는 그세계화추진의 일관성을 지킬 주체들을 새로 형성하고 이들이 희생적 봉사를 실천하여야 한다.세계화의 추진이 집권자,기득권층의 이익보호를 위하여 안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가공동체·민족공동체의 발전,그리고 국민의 복지와 평등의 개선에 기여한다는 구체적 실증이 필요하다.세계화를 주장하고 제도화하는 개혁을 주체들의 희생과 봉사를 통하여 보여주어야 한다. 이런 각오와 그런 개혁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 「5·16혁명」과 「5·16쿠데타」 사이는(박갑천 칼럼)

    친국하는 세조를 쳐다보며 박팽년은 입을 연다. 『나으리가 주신 녹은 하나도 먹지않고 창고에…』 『이놈,네가 충청관찰사로 있으면서 장계를 올릴 때는 칭신했거늘 이제 와서…』 『나는 칭신한 일이 없소』 그때 올린 장계를 찾아보니 「신」자가 아니라「거」자였다.그것도 우롱당한 셈인데 더구나 용상의 세조에게 「나으리」라 불렀으니 울화는 꼭두까지 치민다.그래서 화형이 가해진다.「나으리」라는 호칭은 세조를 임금으로 인정하지 않고 수양대군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부름에는 그렇게 가치기준 평가의 빛깔이 서린다. 모국어랑을 담아 더 유명해진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무대를 놓고 보자.그건 부제 그대로 「한 알자스 어린이의 이야기」이다.여기서의 「알자스」는 작가가 프랑스 사람이었기에 붙은 이름이다.알자스 로렌은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소유권분쟁이 있던 곳이므로 독일이름도 있다.엘자스 로트링겐이다.그러니까 반대되는 상황에서 독일작가가 이 글을 썼다면 「한 엘자스 어린이의 이야기」로 되었을 것이다.1940∼1944년까지도 독일령이었으니 프랑스령인 지금도 독일사람들은 엘자스 로트링겐이란 이름을 입에 올린다.그럴때 정신적으로는 「내것」이라는 뜻이 함축된다. 앞서 말한대로 상감(마마)과 수양대군의 차이가 엄청나듯이 단종과 노산군의 차이도 하늘과 땅이다.「수호지」에서 요부 반금련이 호랑이 때려잡은 시동생 무송을 유혹하려면서 하는 호칭도 그것이다.술을 권하면서 도련님 도련님하던 반금련이 어느 순간 「여보」라면서 아양을 떤다.그건 시동생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이젠 「설」로 쇠게 되어있는 음력 정월 초하루를 굳이 「구정」이라고 부르는 데에서도 설로 인정 못하겠다고 하는 의지를 읽는 듯하다. 새로 개편되는 중고교 국사교과서의 현대사 부분에서 일부 용어가 바뀔 것으로 전해진다.공청회를 거쳐서 최종 확정된다는 것이지만 예컨대 여순반란사건→여순사건,4·19의거→4·19혁명,5·18민주화운동→광주항쟁,5·16혁명→5·16쿠데타,12·12사태→12·12쿠데타…등이다.「여순반란사건」이란 표현에 대해서는 그쪽 지방 주민들이 나서서 개칭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역사는 「동학란」이라는 부름에서부터 「동학(농민)혁명(전쟁)」으로 진전되어 온다.그 진전된 역사가 「혁명」을 「쿠데타」로 이름붙이고 있지않은가.충신과 역적 사이를 느끼게 한다.
  • 모택동·등소평 관계분석/중국현대사 큰사건 풀이

    ◎솔즈베리저 「… 황제들」 번역서 출간/두사람의 인간면모·고뇌 상세묘사/“왕조시대 황제같은 통치자”로 평가 지난달 26일은 모택동탄생 1백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을 전후해 중국 곳곳에서는 모택동추모행사가 성대하게 열려 중국의 현대사를 연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이에 곁들여 「혁명의 천재이며 중국 건국의 아버지」인 모택동과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백성의 먹고 입는 문제를 해결한 부국의 선각자」인 등소평(90)을 놓고 누가 더 위대한가를 비교하는 기사가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공산당이 개최한 「모택동 탄생 1백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하지 않으려고 등소평이 「일부러」 예년보다 한달 빨리 북경을 떠나 휴가길에 올랐다는 외신보도도 있었다. 모택동과 등소평은 중국혁명을 함께 이끈 동지이면서 혁명후에는 현대화방법론을 놓고 심하게 갈등한 정적사이였다. 그 두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중국현대사의 큰 사건들을 풀이한 책이 「새로운 황제들」이란 제목으로 나왔다.(다섯수레 간) 지은이 해리슨 솔즈베리는 뉴욕타임스의 모스크바특파원을 지낸 구소련및 중국문제전문가로 지난 84년에는 모택동과 홍군이 50년전 치른 대장정코스를 되밟아 중국오지를 7천4백마일 여행했다. 이와 함께 모택동과 등소평의 가족,측근은 물론 적대세력과도 폭넓은 인터뷰를 함으로써 모와 등의 인간적인 면모,각 사건에 맞닥뜨렸을 때 그들이 겪은 고뇌,그리고 택한 행동등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솔즈베리가 본 모와 등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는 모택동이건,등소평이건 역대 중국의 통치자들과 한치도 다름없는 「황제」라고 평가했다. 왕조시대의 황제들이 고전과 사서에 의존해 백성을 다스렸듯이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얇은 베일 뒤에 숨은 모와 등도 똑같은 통치이데올로기를 사용했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모와 등은 「새로운」황제라는 게 지은이의 결론이다. 그러나 「황제」라는 칭호가 억압적인 통치자의 의미로 쓰인 것은 아니다. 지은이는 11세기에 편찬된 사서 「자치통감」에 나오는 『폭력을 방지하고 해악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님으로써 백성의 생활을 보호하며,선행을 보상하고 악행을 벌함으로써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자,이런 사람이라면 가히 황제로 불릴만하다』는 대목을 인용,그들의 역할을 긍정했다. 이 책은 발간이후 전문가들로부터 「모와 등 두사람에 대한 개인적인 기술을 통해 중국현대사를 전체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번역은 박병덕전북대교수와 박월라씨(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설 지역정보센터 중국담당)가 나누어 맡았다.
  • 올해는 「가정의 해」/장경자 생활과학부 차장(오늘의 눈)

    94년은 UN이 정한 「세계 가정의해」이다. 이에따라 우리 정부도 UN의 취지에 맞춰 올해를 가정의 해로 선포하고 연초부터 건전가정 육성을 위한 각종 행사를 펼치게된다. 가정의해는 오늘날 세계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져 가정이 깨지고 버림받은 아이들및 소외된 노인과 굶주리는 이들이 늘어나는한 인류의 장래는 밝지 못하다는 시대적 인식에서 가정이 튼튼한 받침목이 돼야한다는 취지로 로마교황청이 요청,채택하게 됐다. 「가정의 해」 영어 표시는 International Year of the Family.따라서 처음에는 영어 그대로 「가족의 해」라 불렸다. 그러나 지금 전세계가 지구촌이라 불릴만큼 좁아져가는 추세에서 내가족만의 행복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뜻에서 「가정의 해」로 공식 명칭을 정하게 된 것이다. 일반인들의 생각으론 「가족의 해」면 어떻고 「가정의 해」면 어떻냐고 할지 모른다.그러나 「가족」은 혈연관계에 의해 맺어진 사람들만을 뜻하지만 「가정」은 반드시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한집에서 식구로 함께 생활하는 사람 모두를,더 넓은 의미로는 소외받는 이웃에 이르기까지 더 포괄적 의미를 갖는다. 사회의 가장 기초단위인 가정은 밖에 나가 피곤에 지쳐 돌아오는 가족 모두를 하나하나 품어주고 그 피로를 말끔히 털어주는 쉼터요,따듯한 안식처가 돼야한다.가정에선 젊으나 늙으나 돈을 버는 사람이나 그렇지못한 사람이나 모두가 일체를 이룬다. 그러나 모든 가치체계가 물질화되고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치닫는 현대사회는 가족단위까지 붕괴시킴으로써 우리 주변에는 표류하는 가정이 나날이 늘고 있다. 집을 뛰쳐나와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자식들이 있음에도 갈곳이 없어 떠도는 노인들,가족들에게서 조차 외면 당하는 장애인들….이런 상황을 시대적 문제로만 돌릴수는 없을것같다. 이제 새해가 밝았다.새아침,우리 모두가 하나되어 마음으로 살며 평화로운 가정과 사회를 이뤄보자는 새다짐을 가져야겠다.
  • 인성·예절교육 소홀… 지적학습에 치중(교육 개혁해야한다:12)

    ◎변질된 유아교육/놀이통한 자각보다 한글 익히기/“공부 잘해야”… 부모강박관념 반영 서울 강남구 청담동 H빌라 김모군(6)은 매일 아침 9시쯤 집앞에서 유치원버스를 타고 나가면 저녁 8시쯤 돌아온다. 유치원이 끝나면 피아노·미술·수영 등을 배우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김군은 이미 지난해 사설기관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인 N산수·D한글공부도 마쳐 웬만한 한글을 쓰고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간단한 덧셈·뺄셈도 할 수 있다. 당장 국민학교 1학년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김군의 어머니 황모씨(33)는 『맞벌이 부부여서 친구도 사귈겸해서 어릴때부터 언니와 함께 학원에 보냈다』면서 『아이가 달가워하지 않는 것을 알지만 자녀교육에 열성적인 친구들을 보면 안보낼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조기·과잉교육은 비단 강남 특수층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대도시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서울 중랑구 중화동 K유치원은 3년째 학기초가 되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원생들에게 사설기관의 학습지를 이용,글자 등을 가르칠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결과는 압도적이다.그래서 이 학원은 수업시간도중 시간을 쪼개 학습지를 교재로 채택하고 있다. 유치원 교사 김모씨(28)는 『대학에서 배운대로 아이들에게 만들기 게임등을 통해 호기심·탐구심을 길러주는데그치고 싶지만 부모들이 국민학교에 들어가서 공부 잘하는 것을 원하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내년에 국민학교에 들어가는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구모군(7)은 유치원을 나가고 있지만 석달전부터 어머니의 말에 따라 태권도학원에 다니고 있다.학원에서 태권도뿐만아니라 더하기 빼기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구군의 어머니 최모씨(34)는 『숫자에 약해 학교에 들어가서 처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학원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의 유아 교육은 또래끼리 놀면서 상상력과 사회성을 길러주는 취학전 준비교육이라기 보다는 지적 위주의 취학대비 교육으로 변질되어 있다.또 아이들의 수준과 개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미술·음악 등 특기교육이 성행하고 있다.최근에는 영어·한자 등 조기 외국어프로그램은 물론 바둑·컴퓨터까지 가르치고 있다. 학부모들이 유아교육에 열성적인 것은 핵가족화와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자녀교육에 경제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데다 「남들이 하니까 우리애도 안시킬 수 없다」는 불안감,「공부만은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녀들에게 투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이런 심리를 이용,최근에는 일부 회사에서 그림이나 스티커·테이프등을 활용 한글이나 수를 익힐 수 있는 교재와 프로그램이 속속 개발돼 인기를 끌고 있다.또 아파트 밀집지역 이웃의 태권도 속셈학원 등은 취학전 아동들에게 글자와 숫자를 가르치며 변태영업을 하고있다. 어렸을 때 보약을 많이 먹이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어린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지 단계를 뛰어넘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H유치원은 원생들에게 그림과 글씨가 곁들여진 신데렐라 동화책을 보여주고 내용을 이야기하게 했다.한쪽은 글을 배워 책을 읽을수 있고 한쪽은 아직 글자를 몰라 그림만 보는 원생들이었다. 결과는 그림을 본 학생이 훨씬 나았다.책을 읽은 원생은 책 내용대로만 얘기했지만 글자를 모르는 원생은 그림을 보면서 마음대로 상상의 나래를 펴 오랜시간 풍부하게 이야기를 했다.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은 강남과 강북의 국민학교 1학년 1개반을 선정 학생들이 쓰고 읽을 수 있는지를 조사했다.강남의 K국교는 43명중 39명,강북의 K국교는 50명중 43명이 읽고 쓸 수 있어 대부분의 학생이 기초학력을 다지고 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기초단계를 뛰어넘거나 건성건성 가르치기 십상이다.그래서 3·4학년이 될때까지 한글을 잘 모르는 학생도 나온다. 교육전문가들은 『조기교육으로 과정을 미리 배우고 들어온 학생들은 수업에 흥미를 잃는 것은 물론 집중력이 떨어져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전국 곳곳에는 이같은 학부모들의 조급한 마음을 이용해 잘못된 유아교육을 실시하는 유치원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어린이들의 지능·정서·신체발육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시해야하는 교육과정을 무시하고 마치 어린 떡잎에 비료를 쏟아붓듯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유아교육의 병폐가 아무런 대책없이 방치되어 있다. ◎선진국의 유아교육/공동체 생활·올바른 습관 양성/「흥미있는 것」 스스로 하도록 유도/미국/휴지줍기·어른께 인사하기 훈련/일본 우리나라는 유아교육이 사교육에 의존,교육비도 대학등록금 다음으로 많지만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대부분 의무교육화 돼있어 학부모들의 부담도 그리 크지 않다. 선진국들은 또 학습지를 통한 단순반복·암기식 교육이 아니라 유아의 발달단계에 맞춰 나름대로 특색있는 교육을 하고 있다. 미국은 유아교육 프로그램이 계층별로 다양하다.전문성을 띤 대학 부설 유아교육기관은 중산층 자녀들이 이용하고 있는데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있다.유아들의 언어·정서함양·신체발달을 추구하며 교사는 아이들이 흥미있는 것을 스스로 해보게 하는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한다. 서민층 자녀들을위한 유아교육은 행동중심적이다.행동을 통해서 올바른 습관을 갖도록 하며 이때문에 연습하는 것이 강조된다. 미국은 유치원에서 읽고 쓰는 것을 배운다.이것은 유치원이 공교육화되어 초등교육과 연계돼 있어 유치원과정이 모든 교육과정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인지발달 이론을 주창한 교육학자 피아제를 배출한 나라답게 유아교육단계부터 논리적 수학적 사고력을 길러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기구나 도형을 분류,사물과의 관계를 따져보게 함으로써 논리적 사고력이 은연중 배게한다.또 색종이 오려붙이기 구슬꿰기 등 손으로 조작하는 학습을 많이 해 직접 물건을 가지고 놀면서 지식에 눈뜨게 한다.특히 정서순화를 위해 불어로 된 짧은 시를 암송하게 한다. 이러한 유아교육의 전과정은 물론 세밀한 연구와 전문가들의 현장지도를 통해 이뤄진다. 일본의 유치원교육은 기본생활습관과 공동체의식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개인보다는 집단이 우선시되고 예절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이 유아교육에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신발정리 잘하기·휴지줍기·어른들께 인사잘하기 등의 훈련이 유치원에서부터 실시되고 있으며 평소 잘하는 아이보다는 잘못하는 아이가 잘했을때 칭찬을 더해준다. 또 개인의 수월성보다는 학급 또는 분단등으로 구분,집단에 활동에서 얼마나 적응을 잘 하느냐에 평점을 준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나름대로 특성있는 교육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학습지등을 통한 지식중심의 교육은 찾아볼수 없다. 유아의 두뇌등 발달단계를 감안할때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구체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참된 지능발달이라는 원론에 충실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유아교육연구부장 나정박사는 『아이들을 놀이터에서 놀게하거나 집에서 놀이감을 가지고 놀게하는 것이 최선의 유아교육』이라고 강조한다. 모래장난하기·시소타기 등을 통해 유아들은 손의 감각을 익히고 몸의 균형을 잡게되며 또래끼리 접촉을 통해 자기뿐만아니라 남도 있다는 공동체의식을 심어주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나박사는 또 『유아단계에서 학습지는 가장 부적합한 교재중의 하나』라면서 『잠자기전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뒤 내용을 물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창의력을 길러준다는 점에서 좋은 유아교육의 하나』라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건전한 신체기능·창조적 능력 배양 우선/“경쟁보다 협력” 전인적인 성장 도와줘야 과거 오랜세월 유아기 어린이를 교육의 대상으로 인정하기 보다는 단순한 양육보호의 대상으로만 여겨왔다.따라서 전문가들의 주요과업은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고취시키는 일이었다.70년대 말쯤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유아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정부는 정책적으로 유아교육진흥책을 선두지휘하였으며 많은 부모들은 조기교육 신드롬에 감염이 되어 유아교육에 대한 인식은 보편화되었다고 볼수 있다.그러나 이같은 현상이 유아교육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 이유는 유아교육을 인식하는 시각과 기대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보편적 유아교육을 조기기능교육(단 기간에 특정기능을 익히는 것)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특기위주의 교육을 기대하게되고 국민학교 교육의 준비기능으로보는 입장에서는 읽고 쓰고 셈하기를 잘하는 훈련을 기대하고 있으며 우수한 두뇌개발내지 수재아로 만들어주기를 원하는 입장에서는 영재교육과 유아교육을 혼돈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는 완성되지 못한 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 인간답게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유아교육의 본질이라고 인정한다면 유아교육은 보편적 인간교육의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유아교육을 생각하는 부모들중에는 3세에는 ○○을 가르치고 4세때는 ○○에 보내는등의 분절된 관점을 갖고 있다. 초등의무교육의 6년기간은 아동의 발달단계에 비추어 국민의 기초보통교육으로 인정받고 있다.그 이전 단계는 가정교육이 책임져 왔다.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그 이전단계(0∼6세)의 교육도 사회지원 체제속에서 보편적인 교육으로 인식되고 있다.0∼3세 유아를 위한 곳이든 3∼5세 어린이를 위한 기관이든간에 이 기관들은 공기관으로서 제도적 뒷받침이 있는 보편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모든 어린이들이 최소한 통합된 동질의 유아교육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인간화를 위한 보편적 기초교육으로 유아교육을 인식한다면 어떤 기관에서나 누구에 의해서도 임의로 다루어질수 있는 교육으로 전락되는 유아교육의 현실을 방관할수만은 없을 것이다. 전인교육의 기초단계로서의 유아교육이 조기문자해득,조기영어교육,속셈,영재교육등으로 대치될수 있을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유아기 성장발달에 적절한 교육환경을 구성하고 전인적 성장에 알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유아의 건전한 신체적기능,사회적응력,논리적이고 창조적인 지적능력,자유로운 정서적 풍요로움을 길러주는 유아교육이 제 모습을 갖추어 제도속에 자리를 잡아가는 일이 시급하다. 더 이상 부모들이 우왕좌왕하는 조기교육 증세에서 시달리지 않게해야 한다. 우리의 소중한 어린이들이 경쟁보다 협력할줄 알며 생각하면서 행동할줄 알고 자기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남을 인정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먼 훗날 「내가 아는 소중한 것들을 내가 유아기 시절에 배웠노라」고 자랑할수 있도록 유아교육이 새로이 정립되어야 한다.
  • 살인누명의 억울한 옥살이(사설)

    살인누명 경관의 억울한 옥살이 보도는 기사를 읽기만도 고통스럽다.당사자가 민간도 아닌 경찰관으로서,동료인 검·경 및 재판부에 의해 살인범으로 몰리고 중형까지 받아 복역을 하다가 우연한 진범용의자의 출현으로 구속취소가 되었다는 사실은 수사상 있을 수 있는 일일지 모르나 당하는 사람은 기가 찰 일이다.더욱 놀라운것은 진범이 나타났음에도 이를 덮어두려 했을뿐 아니라,기소검사의 해명이 단지 자백내용이 완벽했다는 것 뿐이라는 점이다.하나의 사건을 너무 크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을지 모르나 그냥 넘어 갈수는 없는 사안이다. 범죄수사와 인권의 문제는 사실상 인권적이 아닐 소지를 적지 않게 갖고 있다.실질적으로 말해 범죄수사는 그 궁극적 목표가 범인을 검거하여 유죄판결을 얻어 내는 것이다.따라서 수사담당자에게서는 이론적으로 설명되는 적법절차의 구체적 내용들이 수사의 목적달성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하는 요소로 받아들여 질수가 있는 것이다.공개적이기보다는 밀행적이고,순서적이기보다는 비단계적 중복적 활동이며,범인과의관계에서 양방적이기보다는 일방적 입장이 되는 것을 부인하긴 어렵다. 그러므로 범인의 검거라는 가치와 국민의 기본권보장이라는 가치가 늘 긴장과 갈등을 갖게 되는 것이 수사의 괴로움일 수는 있다.그렇다해도 이속에서 인권을 지켜가는 것은 결국 또다른 제도적 규칙들의 강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수사관 자신들의 개별적인 인권의식에 의해서만 실현되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그런데 이번 사건은 동료에 의해 자백까지 만들어졌다는 무리함과 허점까지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수사경찰의 인권의식을 조사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최근 자료가 있다.피의자권리의 실질적 보장에 대해 대부분이 동의하지만 16.2%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피의자권리 보장의 상대적인정 정도에서도 유의할만한 부분이 있다.죄질이 흉악한 범죄자에 대해서는 법률상의 권리를 다소 제한해도 무방하다에 75.2%가,어느정도 고통을 가해도 무방하다에 62.3%가 동의하고 있다.현대사회속에서,특히 전망과 예측이 불가능한 고도의 기술정보사회에서 범죄수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현실에서 보면 우리 수사의식의 인권관은 대단한 딜레마를 갖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기이하게도 이 사건을 우리는 제45회 인권의 날 기념식과 함께 마주했다.대한변협회장은 과학문명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인간의 생명과 가치가 경시되는 등 인간소외,인간상실의 시대를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인격의 존귀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강조했다.세계적으로도 이제 남아 있는 마지막 선진의 과제는 진정한 인권의 수립일 것이다.힘이 들더라도 인권의 보장을 통한 법질서의 확립에 진력해야 할 때이다.
  • 서울신문 48년(외언내언)

    『해방벽두의 건국대업이 바야흐로 바쁜 이때에 누십년간 압축된 세력을 내뿜어 자유로운 언론인으로서의 진실한 임무를 다할 날이 시작되었다.여기서 우리는 일당일파에 기울어지지 않고 언론보도에 공정하고 적확할것은 물론이려니와 한걸음 나아가 민주총력의 집결 통일과 독립완성의 시급한 요청에 맞추어 단호히 매진하는 동시에…』 1945년 11월22일자 서울신문 창간사설의 한 구절이다. 그로부터 48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 다시 읽어봐도 그대로 통하는 언론의 사명과 본분이다.언론의 중립성·공정성·정확성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통일과 독립의 완성이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미완으로 남겨져 있는 것이 안타깝고 한스럽다. 해방직후의 혼란기,좌우의 치열한 대립속에서 「해방조선의 대변지」로서 중립성을 표방하고 나선 서울신문은 나오자마자 10만부가 매진되면서 국내 최대일간지로 군림했다.당시 전국의 신문부수는 50만부가 안될 정도였다. 초대사장은 3·1운동때 33인의 한분인 위창 오세창.23세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신문인 한성순보의 기자를 지냈고 만세보·대한민보등 항일민족지를 창간·경영했던 언론계의 선구자다.창간의 주역을 맡았던 두 사람은 하버드대출신의 연전교수 하경덕박사와 독립운동단체인 신간회에도 관여했던 당대의 논객 이관구.제제다사의 진용을 갖추었으니 어찌 좋은 신문이 나오지 않았겠는가. 「서울신문」이란 제호도 워싱턴 포스트나 런던 타임스처럼 수도이름을 따서 국가를 대표하는 신문을 만들자는 의도에서 였다고 한다.창간이후 서울신문은 겨레와 더불어 현대사의 증인으로서 무수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제는 거목으로 우뚝 자랐다.6·25전쟁중 51년4월 포성이 지척에서 울리는 서울에서 19일간 「진중신문」을 낸 기록은 서울신문의 자랑이자 한국언론의 신화로 남아있다.오늘 서울신문창간 48돌.우리는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언론 달라져야 한다/이민웅 한양대교수(일요일 아침에)

    김영삼정부가 출범한 이후 우리는 여러가지 변화를 경험하고 있지만 언론의 사회적 역할과 관련해서도 매우 중대한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그것은 언론이 공공문제에 관한 한국사회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요한 사회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많은 언론인은 그들이 쓴 기사에 의해 정부의 정책이 수정,보완,취소,심지어 번복되는 경우를 실제로 경험했을 것이다.과거처럼 권력과의 교감에 의한,다시말해 사전에 조율된 것이 아닌,자율적인 판단에 의한 보도와 논평으로 그러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함의는 무엇인가.이는 권력 엘리트 내부의 「힘의 관계」뿐만 아니라 권력의 성격과 행사방식도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새로운 권력엘리트로 등장한 언론의 권력은 권한이나 강제력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영향력의 형태로 나타나고,또 막후에서 은밀하게 행사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공론화하여 시시비비를 가림으로써 발휘된다.이것은 한국 현대사에서 매우 드문 경험이다. 그래서 최근 언론에 대한견제도 많고 주문도 많다.견제와 주문은 언론보도에 대한 비판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그런데 문제는 비판이 상당한 진실을 담고 있다는 데 있다.비판은 주로 사건의 고립화 내지 단편화,구조적 요인을 무시한 인물중심의 극화,역사적 과정속에서 특정 사건의 의미를 위치시키지 않고 우연히 발생한 것처럼 일과성으로 취급하려는 몰역사성에 모아지고 있다. 이밖에도 오보와 왜곡보도,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비슷한 기사를 서로 주고 받는 「떼거리 보도」,미친듯이 보도하다가 어느 순간에 뚝 그쳐버리는 「소나기식 보도」,내용의 진실성이나 타당성을 무시한 채 뉴스원만을 신주처럼 인용하여 보도하는 형식적 객관주의 등이 지적되고 있다.한마디로 핵심 사회세력으로서 아직은 역량과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다름 아니다. 한국언론은 스스로 그것을 추구하든 추구하지 않든,즐기든 즐기지 않든,현재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엄청난 권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오늘날 한국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요인들은 언론을 변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지금은 언론 스스로가 그러한 변화의 의미를 확인하고 공공문제에 있어서 언론의 역할과 책임에 관한 방향설정에 착수해야 할 시점이다. ○몰역사성등 문제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선진국처럼 한국언론도 이제는 사회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는 핵심적인 사회세력의 하나가 되었음을 자각하여 그 영향력에 상응하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그런데 그 책임은 정부에 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독자)에 지는 것이다. 신문은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인 동시에 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공공기관의 성격을 이중적으로 갖고 있는 준공공기관이다.준공직자로서 언론인이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들이 보도하고 논평하는 문제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이다.한국의 지식시장에서 언론계로 진출하는 인력은 그 지적수준에 있어서 최상층에 속한다.그런데도 뉴스원은 많은 기자들이 무식하다고 말한다.취재·보도체제와 기자의 재교육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더구나 역사적 변혁기의 중요한 사회적 쟁점의보도에는 편집정책 차원에서 「논의의 틀」이 있어야 한다.무엇을 어떤 시각에서 보도할 것인지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이것이 없을 경우에 언론은 이벤트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그러니 유사한 이벤트를 두고서도 어제의 보도와 오늘의 보도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통합된 논리구조,즉 이론적 「논의의 틀」이 결정되어 있으면 특정의 이벤트는 그 구조속에서 특정한 의미가 부여되고 나아가 이벤트를 찾아 나설수가 있는 것이다. ○윤리성 제고 절실 끝으로 언론이 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감시하고 비판하려면 언론 스스로도 정직하고 성실하여 그들의 잘못도 고쳐나가야 한다.언론의 윤리성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특히 지금 우리는 오랜 세월에 걸쳐 구조화된 부정과 비리를 청산하고 사회정의,합리성,효율성에 기초한 새한국을 건설하기 위해 진통을 겪고있다.그 감시역을 맡은 언론의 윤리가 확립되지 않고서 어떻게 깨끗한 정치와 경제와 사회를 말할수 있겠는가.
  • 사회미학/김문환 지음/현대사회서 요구되는 미학연구(화제의책)

    전통미학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개인윤리는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가.만일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그 해답을 찾을수 있는가. 서울대 미학과교수인 지은이는 그 대답으로 현대사회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개념의 미학,즉 사회철학이나 사회윤리등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수 있는 사회미학이라는 분야를 제시하고 있다. 제1부는 예술과 유토피아를 묶어 생각해 본 일련의 논문들로 집단이기주의와 이데올로기를 연결하여 이를 극복할수 있는 대안들을 미학의 입장에서 고찰하고 제2부는 이같은 모색에서 불가피하게 제기되는 방법론적인 쟁점들을 다루고 있다.여기에는 비판이론과 여타이론들,그 가운데서도 경험적 예술사회학의 대비가 핵심을 차지한다.김문환 지음.문예출판사 1만2천원.
  • 주부부업/전문직종 택해야 대우·고소득 보장

    ◎손해사정인·원예사 등 자유직 전망밝아/신종 독서지도인은 다방면서 수용증가/「한복그림」 집안서 할수있어 각광… 교육기간 3∼6개월 고물가 시대에 조금이라도 가계에 보탬을 주려는 주부들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원하는 기혼여성들의 수가 늘고 있다.그러나 주부들은 오랫동안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다 보니 우선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노동부 지원으로 지난 7월 개관한 서울YWCA 「일하는 여성의 집」이 이런 여성들을 위해 손해사정인·독서지도인·원예사·한복그림그리기등을 기혼여성 유망직종으로 개발,본격적인 교육을 실시중이거나 실시 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이들 직종은 6개월이상 교육을 받아야 하며 직종에 따라서는 자격증까지 따야 합니다.이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과연 할 수 있을까 부담을 느끼는것을 보게 되는데 다소 힘들더라도 한번 배워두면 고소득이 보장되고 전문직으로 대우 받을 수 있습니다』여성의 집 프로그램부 이순우 간사는 앞으론 여성도 전문직종을 택해야 대우를 받을 수있다고 강조한다. 이 가운데 손해사정인은 자동차 사고·선박및 비행기사고·대형화재등 각종사고 발생시에 피해액을 산정,보상금 지급범위를 결정하는 자유직 전문인을 말한다.사고 발생시 피해 견적을 뽑는것으로 현대사회는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사고가 속출,계속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그러나 93년 현재 자격증을 취득한자들은 취업 전선에 진출해 볼만하다. 자격증은 봄·가을에 실시되는 1·2차 시험을 합격한후 2년간 실무 실습을 거치면 보험감독원에서 자격증을 주는데 손해보험회사,보험감독원,손해보험협회,손해사정인사무소등이 주요 취업처다.또 2명 이상이 법인을 설립,변호사 사무실처럼 운영할 수도 있다. 한편 독서지도인은 전문적으로 독서 교육을 시키는 사람으로 독서 교육이란 책읽기·글짓기와 말하기·듣기·생각하기·양서선택등을 일컫는다. 독서지도인은 94년부터 대입 수학능력 시험에 논술고사가 포함되면서 독서와 글쓰기를 배우려는 초·중·고교생들이 늘어 남을 감안한 것으로 아직 자격증제는 없다.이 직종은 배워 둘 경우 직접 글짓기교실을 운영할 수도 있고 속셈학원·웅변학원등 각종학원에 취업 할 수도 있으며 자신의 자녀도 지도착안한 것. 원예사로 활동 하려면 한국산업인력 관리공단에서 주관하는 원예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데 요즘 주말농장·관광농장등 일터가 넓어 역시 전망이 밝다.요즘은 특히 큰 농장도 씨를 뿌리고 비료를 주며 수확하는 전과정을 컴퓨터로 하기 때문에 매뉴얼만 잘 읽으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원예사들의 경우 1일 인건비가 5만∼6만원선이다. 한편 한복그림그리기는 한복지나 양장지를 염색,부가 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것.즉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개성이 강한 상품이 각광을 받는 시대특성을 겨냥해 개발한 여성 직종으로 한복치마를 넓게 펼쳐 놓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나무틀만 갖추면 주단집등에서 주문을 받아 프리랜서로 자기집에서 살림을 하면서 편히 할 수 있는것이 장점이다.일하는여성의집에서 주관하는 이들 직종의 교육기간은 독서지도인(12월 개강 예정)과 손해사정인의 경우 6개월과정에 40세이하의 고졸이상학력을,원예사는 6개월 교육에 45세이하의 중졸여성을,한복그림그리기는 3개월 교육에 나이 제한 없이 고졸이상을 교육 대상으로 한다.
  • 경제통합 가속화(「하나의 유럽」 발진:1)

    ◎마스트리히트조약 발효이후/6조불 규모 거대시장 탄생 “눈앞”/“미·일의 시장잠식 막자” 응집력 고조/EMI 유치한 독 금융중심지 부상 11월1일부터 유럽통합에 관한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발효에 따라 유럽공동체(EC) 12개 회원국이 거대한 연방국가로 재탄생할 유럽통합작업이 더욱 가속화되기 시작했다.조약발효를 계기로 금세기말까지 단일통화권 형성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경제공룡 통합유럽」의 경제및 안보·외교가 앞으로 어떻게 운용되고 통합에 따른 걸림돌로 무엇이 남아있으며 여타국가에 어느정도의 파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4회에 걸쳐 조명해본다. 지난 29일부터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공동체(EC) 12개 회원국 정상회담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모태가 될 유럽통화기구(EMI)의 본부 소재지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결정되는등 아직까지 미결상태로 남아 있던 EC기구의 소재지가 대부분 확정됨으로써 유럽통합작업은 새로운 도약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EC회원국들은 EMI를 유치히기 위해 치열한 막후활동을 펴왔는데,이번에 프랑크푸르트로 확정됨에 따라 독일은 유럽금융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분데스방크 모델로 특히 이번 회담에서 프랑크푸르트를 EMI의 소재지로 해야 한다는 독일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99년말을 목표로 한 통화단일화를 꾸려나갈 ECB는 결국 독일의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를 모델로 하고 있으며 중앙은행의 철저한 독립성과 강력한 집행력을 통해 단일통화를 실현해나가야 한다는 각국의 암묵적 합의가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EC정상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유럽통합에 관한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발효에 맞춰 최대당면과제인 성장촉진·직업창출·중소기업보조금증액등을 결의,유럽경제를 살리기 위한 여러가지 경제조치를 취했다. 물론 이처럼 경제분야에서 통합 움직임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탈냉전이후 미국의 공백을 메우고 갈수록 위세를 떨쳐가고 있는 일본의 경제력을 견제하고 미국에 대항할 필요성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요즘 유럽인이 소비하고 있는 전자제품의 50%이상이 일본과미국의 제품이라는 사실이 상징적으로 잘 말해주고 있다. ○경제블록 대결 우려 그러나 EC가 유럽을 점차 경제적으로 요새화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블록화를 촉진,세계가 블록대결로 치달을 가능성도 높아가고 있다.세계경제의 또다른 축인 미국과 일본으로서는 거대한 유럽통합에 대비해온만큼 유럽내부의 전열정비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EC는 인구 3억2천4백만명에 역내 국민총생산(GNP)이 5조9천4백60억달러,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인구 3억6천만명에 GNP가 6조6천억달러,일본은 인구 1억2천3백만명에 GNP가 2조9천6백만달러를 기록,팽팽히 맞서고 있다.세계은행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공동시장」이 세계무역 및 제조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블록경제는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개 회원국 말고도 현재 EC가입을 신청한 국가는 오스트리아·핀란드·스웨덴·스위스등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소속 4개국과 키프로스·몰타·터키등 3개국을 합쳐 7개국.여기에 EFTA회원국인 노르웨이도 곧 가입을신청할 예정으로 있다.EC통합과 신규회원국을 받아들이는 EC확대문제는 분리돼 진행될 수 있는 사안이다. ○8개국이 가입신청 「현대사에서 가장 대담하고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실험」으로 불리는 EC단일시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회원국들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장벽을 제거,침체된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유럽의 경제적 번영을 되찾자는 것이다. EC는 이를 위해 과거 상품만을 대상으로 하던 공동시장의 차원을 넘어 사람·자본 및 서비스등 모든 분야에서 회원국간 완전한 자유이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각종장벽을 차례로 제거해나가고 있다.의료비등 복지비용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연방도출 궁극 목표 따라서 실업난,과도한 복지비용부담등 현재 유럽이 안고 있는 숱한 난제에도 불구,EC통합운동은 경제통합에 그치지 않고 유럽연방을 향해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결국 EC는 경제적 블록화와 함께 공동의 외교안보정책의 공조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미국·일본과 함께 힘의 3극점중 하나를 차지,경제적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 “창조능력·키우는 교육 필요”/「교육개혁 토론회」 주제발표 내용

    ◎19C방식 고수… 학력 상품화 초래/국가통제 보단 자율경쟁 강화를 창립40주년을 맞은 한국교육학회(회장 황정규·서울대교수)가 「21세기를 대비한 교육개혁의 방향」이란 주제로 28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인천 인하대 교수회의실에서 대규모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5백여명의 국내 교육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행 교육체제가 안고 있는 갖가지 문제점과 21세기에 대비,이 시점에서 시급히 마련해야할 교육정책·교육관등에 대해 종합토론을 벌인다. 참석자들은 우리교육의 체질변화를 위한 다양한 과제들을 제시하고 특히 교육개혁을 공약으로 내건 문민정부가 현실적인 개혁정책을 빠른 시일내에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교육의 인간상,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교육체제·이대로 좋은가」 「미래교육,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교육,누구를 위한 것인가」등 4가지의 영역별 주제를 놓고 집중토론하며 11개 분과연구회별로 연구발표회도 갖는다. 이번 학술대회의 기조강연및 주제발표내용을 요약한다. ◇이돈희서울대교수 「21세기의 사회와 한국의 교육」=우리사회는 아직도 전근대적인 특징이 남아있는 가운데 근대적 요소와 초근대적 현상이 혼란스럽게 교차하고 있다.이제까지의 한국교육은 교육근대화를 이룬 관료주의·학력주의·효용주의등 3개 추진축이 교육의 양적 발전을 이룩하고 사회적 목표의 달성및 생산성에의 기여라는 긍정적 성과를 가져왔다. 반면에 부정적 측면도 많이 나타나 경직된 획일주의는 다양한 교육적 필요를 외면하여 거대한 소외집단을 발생시켰고 학력의 상품화는 과열된 경쟁의식을 생산하였으며 도구적 교육관은 교육의 본질을 희생시키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따라서 우리교육의 체질변화는 시급한 과제이지만 개혁은 점진적이어야 한다. 급격한 개혁은 경직된 관료주의의 절대적 힘을 다시 발휘하게해 독단적,폐쇄적 사고의 전횡을 초래할 수 있다. ◇이순형제주대교수 「21세기가 요구하는 인간상」=21세기에서 추구되어야 할 보편적인 인간상은 투철한 민주의식과 성숙한 도덕의식및 창조적 능력을 지닌 사람,심미적이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주체적인 사람,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등으로 규정할 수 있다. 교육은 사회적이며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과거를 해석하여 잘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미래에 충분히 대비할 수 없다.미래지향적 의식이 있어야 무엇이 가치있는 것인가를 보다 잘 가르쳐준다. 우리는 미래형시제의 교육으로 옮겨가야 한다. ◇이종각강원대교수 「한국교육의 실상과 교육개혁의 방향」=정부나 교육개혁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교육개혁관 자체부터 개혁되어야 한다. 또 교육개혁은 국가에서 해야할 일과 민간부문의 자율규제에 맡겨야 할 일을 구분하되 후자를 강화해야 한다. 교육에 대한 국가관리주의에서 벗어나 민간부문의 상호경쟁및 견제와 균형의 메카니즘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교육개혁역량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유완영한양대교수 「정보화시대를 위한 교육」=정보화시대를 맞아 현대사회는 무서운 속도로 변모하고 있으나 학교만이 고집스럽게 전통적인 상태를 고수하며 21세기에 대비해야할 학교교육을 아직도 19세기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다.교육의 진로를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 개혁과 금단증세(김호준 정치평론)

    수십년간 가까이 해온 담배나 술을 어느 날 칼로 두부모 자르듯 딱 끊게 되면 두통·불면증·갈증·수전증·현기증·흥분·허탈등 갖가지 이상증상이 나타난다.불안·초조·신경과민·긴장등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공복감·불규칙한 배변·우울·무기력증·발한·식곤증·집중력 장애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니코틴이나 알코올 만성중독자가 금연·금주등의 결과로 혈중의 니코틴·알코올농도를 일정수준 유지하지 못했을때 일어나는 이러한 생리적·심리적 이상증세를 의학에선 금단증상이라고 부른다. 금단증상은 인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현상으로도 많이 발견된다.새 정부의 개혁작업이 본격화 되면서 이른바 기득권 세력이 보여온 신경질적 반응도 일종의 금단증상이라고 파악할 수 있다.수십년간 혼탁한 먹이사슬 속에서 살아온 그들이 부패추방과 더불어 갑자기 닥친 생소한 청정 사회속에서 괴롭다고 몸부림치는건 인체에서 습관작용의 중단후에 나타나는 이상증세와 다를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선 새 정부의 개혁추진을 둘러싸고 열렬한 지지론 못지않게 차가운 신중론도 부단히 제기됐다.개혁을 하려면 청사진을 내놓고 하라든가,개혁은 인치가 아니라 법과 제도에 의해 추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제 과거 청산은 그만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국면을 전환하자는 제창등이 그것이다.실명제 실시여부는 새 정부의 개혁의지를 가름하는 시금석이라고 떠들다가 정작 실명제를 실시하자 문제점 부각에만 열을 올려 한때 사회불안감을 증폭시켰던 언론의 이중적 보도태도도 이러한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개혁을 신중하게 추진하자는 주장들은 얼핏 그럴싸하게 들린다.그러나 차근차근 뜯어 보면 많은 경우 개혁에 대한 인식 결여에서 나온 것이거나 개혁중단론의 위장임을 알 수 있다.개혁의 청사진을 내놓으라는건 개혁전략을 누설함으로써 개혁대상에게 도피와 방어의 시간을 주자는 이야기와 통할수 있다.또한 법과 제도에 따라 개혁을 추진하자는 주장은 법과 제도가 완비될 때까지 개혁이 중단되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수 있다. 인체의 금단증세는 초기 3∼5일간 절정에 달한다.체질에 따라선 2주일 이상 가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의 경우 10일 이내에 끝난다.개혁신중론이 반개혁적 함정을 안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이를 관대하게 받아들일수 있었던건 그것이 인체에서와 같은 일시적 금단증상이자,단기적 체질조정과정으로 이해 됐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모월간지에 실린 「박정희와 김영삼의 역사적 화해」란 글은 개혁신중론을 이러한 선의로만 대할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긴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특히 고위층 주변에선 이 글을 두고 『한판 붙자는 도전장이냐』고 흥분하면서 수구세력이 고개를 들고 과거 회귀론이 목청을 돋울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이 글은 첫머리에서 김영삼대통령은 6·25동란을 거쳤으면서도 죽지않고 살아남은데 대해 감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그 의도가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기분나쁜 도입부다.기득권세력의 저항이 끝내는 개혁자 정조를 죽이고 만다는 인기소설 「영원한 제국」의 구도가 자꾸만 연상돼 언짢기 짝이 없다. 이 글이 주제로 다룬건 김대통령의 역사관이다.김대통령이 세계역사상 유례없는 고도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현대사를 부정적으로 보고 국가건설이 아닌 반대의 노선,즉 3·1운동∼4·19의거∼5·18광주사태∼6월사태에 국가의 정통성을 귀착시키고 있어 문제라는 것이다.그러면서 이글은 지난 30년간 한국의 경제발전은 군사문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며 유신체제를 옹호하는 듯한 논리를 전개한뒤 김대통령은 역대대통령,특히 박정희와 화해함으로써 성공할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글이 김대통령의 역사관을 계승이 아닌 단절로 본 것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김대통령은 수년전의 3당통합,즉 역대집권세력이 모두 참여해서 구성한 민자당을 기반으로 집권에 성공했고 취임후에도 인위적 정계개편은 배제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민자당은 여전히 집권당으로 건재하고 있다.과거 박대통령과 전두환대통령이 기존정당을 해산하고 기성정치인들의 활동까지 규제한 가운데 급조한 여당을 집권의 발판으로 삼았던 일을 상기한다면 누가 더 역사 계승에 충실했는지는 자명해진다.현 문민정부는 4·19의거와 5·18광주사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한 김대통령의 발언도 역대정부의 법통을 계승하면서 그위에 민주적 가치관을 추가한 것으로 보아야지 역사의 단절과 파괴로 보는건 잘못이다.신한국 건설의 주체는 민주화와 사회정의를 위해 투쟁해온 도덕적 에너지와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경제적 에너지여야 한다는 새 정부의 입장에서도 「화해와 승계」는 발견된다. 대통령의 개혁과 역사관을 회의의 눈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역사는 항상 정의와 긍정적인 사람들 편에 서 있다는 걸 말하고 싶다.
  • 부모의 성적집착에 시드는 2세 재능(교육 개혁해야 한다:6)

    ◎나도 잘하는게 있어요/“공부 못한다” 무조건 구박 일쑤/대화통해장점찾아 북돋워줘야 서울 강남구 J중학교 2학년 김모군(14)은 반에서 중간정도의 성적이지만 학교생활이 즐겁다. 집에서는 항상 『공부하라』는 어머니의 성화를 받지만 김군은 학교에 가면 친구들에게 인기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김군은 만화그리기에 소질이 뛰어나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고 학교에만 가면 그림을 그려 달라는 친구들의 요청을 받느라 정신이 없다.영어·수학·국어 등 일반 학과목은 친구들보다 뒤처지지만 만화그리는데는 따를 친구가 없어 학급지를 만들거나 학예회 연극공연때는 바쁘다. 김군의 장래 꿈은 시사만화가가 되는 것이다.예전에는 중간고사나 학기말고사 성적표를 집에 갖고와 보호자 확인 도장을 받을 때마다 『성적이 이렇게 나쁘면 어떻게 하느냐』는 아버지의 걱정을 듣곤했다.그럴때면 김군은 『저도 잘하는게 있어요.앞으로 훌륭한 시사만화가가 될래요』라고 대답했고 담임선생님도 자기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그림에 소질이 있으니 열심히 해보라고 말했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 이후 김군의 아버지는 『무엇이든 자기의 특기에따라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면서 기본 스케치법이나 미술기초 이론을 공부할 수 있는 책자를 사다주거나 『시사만화가가 되려면 여러가지 지식을 갖춰야 한다』며 역사·과학·문학서적 등을 많이 읽도록 권하고 있다. 가난속에서 숱한 고생끝에 중소기계제조업체 사장으로 자수성가한 박모씨(41·경기도 부천시)는 최근 아들에게 그동안 너무 소홀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다. 공부에 전혀 뜻이 없음은 물론 툭하면 동네아이들을 두들겨 패 말썽을 일으키고 두번의 가출경력까지 있는 국민학교 5학년짜리 아들을 보다못해 박씨는 어느날 회초리를 들었다. 『왜 정신못차리고 그러느냐.도대체 너는 잘하는 일이 하나라도 있느냐』 『나도 잘 하는게 있단 말이에요』 『그래 뭐냐』 『선생님이 그러는데 우리학교에서 축구를 제일 잘 한대요』 그 순간 박씨는 자신이 대학은 못갔지만 고등학교때 필드하키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기억을 떠올리고는 회초리를 놓고 말았다. 박씨는 비록 학교성적은 나쁘고 말썽꾸러기인 아들이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뛰어난 부분이 있다는 점을 깨닫고 지금까지 무조건 구박하던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고 실토했다. 그는 지금 아들을 축구선수로 대성시킨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최근 여고동창생 모임에 나갔던 가정주부 최모씨(37)는 친구들과 아이들의 교육문제로 이야기를 나누던중 미처 모르고 있던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이날 모임에서는 『아이 속상해 죽겠어』라는 한 친구의 푸념이 발단이 되어 시간가는줄 모르는 격론이 벌어졌다.그 친구는 『학교성적은 중상 정도이지만 책과는 담을 쌓고 있는 국민학교 4학년짜리 아들을 보다못해 「너 이다음에 커서 뭐가 되려고 이렇게 공부를 안하니」라며 머리를 쥐어박았더니 아들이 「나는 나대로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거에요」라고 대들어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고 푸념했다. 얘기끝에 아이들의 장래희망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개그맨·컴퓨터프로그래머·만화가·가수·탤런트·교사·경찰관·야구선수 등 말그대로 「10인10색」이었다.자신들이 어릴적에 흔히 가졌던 정치가·판사·검사·변호사·의사·군인 등이 되겠다는 아이는 7명의 친구 자녀 가운데 단 한명도 없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발간한 「학교진로상담의 실제」라는 책자를 보면 특히 부모들의 그릇된 교육관이 자녀를 얼마나 잘못된 길로 가게 하는가를 잘 알수 있다.어느 중학교 3년생의 하소연이다.『부모님은 저에게 너무 큰 기대를 갖고 있어요.형이 대학에 못갔으니 저는 꼭 대학에 가야한다고 합니다.저도 대학에 가고 싶지만 제 실력으로는 합격할수 없는게 뻔합니다.또 저는 기계 만지는 것을 워낙 좋아해 공고에 가고 싶은데 부모님은 무조건 인문계로 가라고 하니 걱정이 많아요.게다가 아버지는 술마시고 들어오면 「너 대학에 들어가지 않으면 나 죽어버릴꺼야」라고 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저는 제 갈길로 가고 싶습니다.요즘은 어머니 아버지가 자꾸 싫어져요.불쑥불쑥 가출하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저는 꼭 기술자가 되고 싶어요』 또한 국민학생들의 목소리는 순진함이 담겨있다.『저는 머리가 나빠 의사가 될 수 없는데 부모님은 의사가 되라고만 합니다.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고 학원도 세군데나 보내줍니다.그러나 저는 운동만 좋지 피아노 속셈 웅변학원은 정말 싫어요』 『저는 만화가가 꿈인데 부모님은 그것만은 안된다고 하면서 공부만 시킵니다.이제는 산수공부가 싫어서 기절할것 같아요.어머니가 정해준 숙제를 못하면 매맞기때문에 어떤때는 밤을 새우기도 합니다』 ◎재는 어떻게 키울까/특기계발 교육 이를수록 좋다/장석민 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사람들이 보여주는 재능과 특기는 매우 다양하고 각양각색이다.비슷한 재능을 가진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간에도 가치관,성격,흥미,성장환경 등 개인적 특성의 차이로 많은 편차를 드러내는 것이 보통이다.이와 같이 다양한 재능과 특기가 발견되려면 그러한 잠재적 재능과 특기가 자극되고 발현될수 있는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이러한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면,재능과 특기는 영원히 잠재가능성으로만 남게 되며 계발되기 어렵다.호랑이는 용감하고 대담한 동물로 태어난다.그러나 호랑이를 동물원에 가두어 기르면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다.재능의 발현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재능(Talent)이란 말의 그리스 어원은 현금을 뜻한다.재능은 지갑속의 돈과 같다.수입이란 따지고 보면 재능과 특기의 대가로 받는 돈을 의미한다.무재주 상팔자란 옛말이 있다.특별한 재능이 없으면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없고,다른 사람이 일을 부탁하는 경우도 없기 때문에 팔자가 편할 수 밖에 없다.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자기만의 재능과 특기가 없으면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고 잘 살기도 어렵다. 열쇠 하나만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잘 사는 사람도 있다.열쇠를 잃어 버렸거나 문제가 생긴 어떤 자물쇠도 그 열쇠 하나로 척척 열어주는 재능이 있기 때문이다.낡은 바이올린 하나만 가지고 잘 사는 사람도 있다.언제라도 그가 연주만 하면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들고 그의 재능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돈을 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기네스북에 기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가 큰 부자는 아니지만 대체로 잘 살고 있다.그들이 가지고 있는재능에 대하여 세상이 그 대가를 지불해 주기 때문이다. 타고난 재능과 특기를 계발하려면 호기심이 있고 관심이 가는 여러가지 일과 활동에 참여해 보아야 한다.나이가 어릴수록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끄러움을 덜 느끼고 외부조건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순수한 재능과 특기를 드러내는 데 유리하다.어려서의 다양한 경험과 활동은 재능과 특기의 발견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뒷날 계발될 모든 능력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이러한 점에서 국민학교 교육만이라도 시험위주,암기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과 특기가 발견되고 발현될 수 있도록 학생활동 위주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혁되기를 소망해 본다. ◎미국의 경우/국교부터 직업인식 길러주기/학교측 시간제 아르바이트 적극 권장/중고교엔 2∼10주 전문교과도 개설 교육부 산하 뉴욕교육원과 샌프란시스코교육원이 최근 교육부에 알려온바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요즘 대학교육회의론이 갈수록 비등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에는 꼭 가야만 하는가,대학교육이 진정 각 개인이나 국가발전·경제성장등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 등에 대한 의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해마다 배출되는 대학졸업자의 숫자는 1백만명 정도로 지난 60년의 40만여명에 비해 2.5배나 많다.그러나 이같은 양적팽창에 비해 대학졸업장이 개인이나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폭은 그만하지 못하다는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얼마전 캘리포니아주에서 대졸자 가운데 직업훈련을 위해 다시 직업학교로 되돌아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득수준을 조사한 결과 학사학위를 소지하고 있으면서도 연봉 8천달러 이하를 받는 저소득층이 10%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대학교육회의론을 단적으로 반영해 주었다. 이러한 현상은 캘리포니아주에만 한정된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인 것으로 파악돼 대졸자 극빈계층문제가 미국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실제로 지난 91년 국립통계센터가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졸자의 40%가 자신의 전공과는 전혀다른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에서는 대학진학의 가장 큰이유가 경제적 성공을 겨냥한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현실적으로는 대학졸업장이 이같은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대학 4년동안 10만달러 이상의 학비를 들여 졸업뒤의 불확실한 보상을 바라기보다는 차라리 1년에 1백40달러를 내고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을 구독하는 것이 돈을 버는데 더 도움이 된다는 역설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초·중·고교시절 학과성적이 신통치 않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졸업을 하지못하고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대성한 인물을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장 빌 게이츠,게펜레코드사장 데이비드 게펜,ABC방송 앵커 피터 제닝스,CNN방송 대표 테드 터너등이 그들로서 이들은 남보다 우수하게 타고난 소질을 집중 개발,성공한 케이스다. 한편 요즘 미국에서는 4년제대학 재학생이 2년제대학인 커뮤니티칼리지에 역편입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이 역시 투자에 비해 소득이 기대에 못미치는 4년제대학보다는 2년제대학을 통해 빠른 사회진출을 노리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잘못 알고 진학했지만 뒤늦게나마 이를 깨닫고 방향을 급선회하는 것이다. 이같은 사례들은 이른바 「열린 교육」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미국이지만 개인의 소질을 살리는 적성교육에서는 여전히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과 그만큼 학생들의 특기나 소질을 알아내는 일이 어렵다는 점을 동시에 말해주는 것이다. 이때문에 미국 교육계는 근래 학생들의 적성·소질·능력을 살리기위한 교육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특히 국민학교에서는 현장 직업실습여행을 통해 직업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주면서 3학년때부터는 직업에 대한 편견을 없애도록 폭넓은 직업교육을 실시한다. 국민학생일지라도 학교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적극 권장하고 있으며 중고교에는 2∼10주의 직업교과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교과성적만으로 학생을 평가하여 숨겨진 재능과 특기를 되살리지 못하는 식의 교육은 이미 내다버린지 오래다.
  • 현대의 이상적인 어머니상/여성개발원,정기국회에 보고서 제출

    ◎변화에 보조맞춰 사회활동 적극 참여/평등한 부부관계 유지하며 가사 책임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어머니상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여성개발원은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한 보고서 「여성개발원이 생각하는 현대사회의 새로운 어머니상」에서 그 모델을 한 개인의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역할외에 변화하는 사회추세에 보조를 맞춰 민주시민의 한사람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직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어머니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앞으로의 이상적인 어머니상은 평등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며 사회 각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우리의 전통적인 어머니상은 여성으로서의 부덕을 지니며 며느리로서·아내로서·어머니로서의 도리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이었다.또 가정일과 가정에 필요한 소비재를 만드는 경제적 행위를 전적으로 맡아하며 집안의 화목을 도모하고 봉제사의 철저한준비와 자손을 잘되게하는것이 주 역할이었다. 그러나 경제구조의 변화로 가족구조와 기능 및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남에따라 현대사회에 맞게 그 역할이 재정립돼야 한다는 것으로 여성에게는 가사 및 자녀양육의 책임외에 사회적 역할을,남성에게는 경제부양자로서의 일차적 역할에 가사 및 자녀양육의 공동책임자로 제2의역할을 부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즉 새로운 가족은 소비기능·부부 및 가족간의 정서적 만족의 기능·여가의 중요성이 더욱 강화될 전망인만큼 가정과 사회의 조화로운 생활은 여성이 담당해야하는 고유한 몫이아니라 남성과 여성이 함께 공유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것.또 이를위해서는 과거와같이 여성에게 부여된 일방적인 어머니상을 제시할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적극적·주도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다 많이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외대교수 민만식·강석영·최영수 공저 「중남미사」 발간

    ◎국내 첫 중남미 본격 연구서/33개국 방대한 역사 일목요연하게 서술/원주민시대·식민지 상황·정치발전 고찰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중남미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온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6·25때 콜럼비아군이 이땅에 들어온뒤 1960년대부터는 우리 이민이 중남미에 다수 진출했다.또 1970년대 시작된 경제교류로 최근에는 서로에게 무시못할 시장으로 성장했고 그 비중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대우학술총서」의 하나로 최근 발간된 「중남미사」(민음사간)는 이처럼 중요성이 날로 더하는 중남미를 다룬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역사책이다.바꾸어 말하면 그동안에는 중남미에 관한한 지역연구의 초보적 단계인 변변한 역사책 하나 없었던 셈이다.그러나 이런 아쉬움이 크면 클수록 뒤늦긴 했으나 이 책이 출간된 의미는 클수 밖에 없다. 「중남미사」는 한국외국어대에 재직하고 있는 민만식(63)·강석영(51)·최영수(44)등 세교수가 함께 썼다.이들은 역사가 전공이 아니다.민교수는 중남미정치를 전공한 정치외교학과 교수이고 강교수와 최교수는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사용지역인 중남미지역을 연구한 각각 스페인어과와 포르투갈어과 교수다.그럼에도 중남미지역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우리 세사람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후학들과 일반독자들에게 중남미지역의 개설서,또는 중남미국가연구의 입문서가 될수 있게 하려는 조그만 사명감에서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오늘날 중남미지역에는 모두 33개의 독립국이 있다.그 가운데 20개 나라는 중남미대륙에,나머지 13개 나라는 카리브해 연안에 위치해 있다.물론 이 각 나라의 개별사만으로도 책 한권의 분량을 넘어설 것이다.이 책의 특징은 바로 이처럼 방대한 이 지역의 역사를 한권의 책속에 일목요연하게 서술해 놓은데 있다. 이 책은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1장에서는 원주민시대의 문명권을 아스테카,마야,칩차및 잉카등을 중심으로 살펴본뒤 2장에서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통치와 중남미 식민지의 상황을 서술했다.3장에서는 중남미국가들의 독립및 이후의 정치발전 과정을 4단계로 시대를 구분해 정치사적 맥락에서 정리했다.그리고 4장부터 10장까지는 중남미지역 국가들의 개별사를 근·현대사 중심으로 고찰하고 있다. 이 책의 부제는 「중남미 근현대 정치사」이다.지은이들의 밝힌대로 이 책의 내용이 정치사 중심으로 치우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그러나 상당한 양의 자료에도 불구하고 이런 체계가 된 것은 제한된 지면으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담을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미비한 부분은 앞으로 각국의 개별사가 출간될 때 보완될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중남미연대표와 중남미각국의 정부수반및 집권기간을 부록으로 담아 중남미각국의 정치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 국내 첫본격「역사철학」이론서출간/교원대 이수윤교수(저자와의 대화)

    ◎“역사의식 밑받침 될때 개혁 성공”/사회과학 연구 활발… 역사철학 빈곤/현재·과거 토대 이론적 체계 정립해야 『올바른 개혁은 흥분이 아닌 냉철한 이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막연히 역사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는 공감을 줄수가 없어요.개혁은 올바른 역사의식과 결합될때만 국민적 정열을 불러일으킬수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역사철학에 관한 본격적인 이론서 「역사철학」(법문사간)을 펴낸 한국교원대 이수윤교수(50)는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올바른 역사의식의 확립이며 이를 위해서는 역사철학적인 인식이 체계적으로 갖추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철학은 현재와 과거의 인식을 토대로 미래를 예견하는 학문.그동안 중요성을 인정받고 문제의식 또한 높았던데 반해 번역서나 단편적인 서술외에 참고할만한 책이 없었다고 한다. 『역사철학은 모든 학문의 정점입니다.우리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바른방향을 모색하는데도 역사철학적인 인식이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서양의 충격을 받은 이래 우리현대사회의 1백년은 15세기 이래 5백여년을 압축한 것과 같습니다.서양의 최근 5백년을 지배해 온 것은 희랍철학입니다. 고대희랍부터 현재까지 서구사회의 진행방향을 제시해 온 역사철학의 명확한 인식없이는 현대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교수는 『한 개인이나,한 국가사회나,인류에 대해서 가장 절실한 의미를 갖는 것은 어디로 향해 나가느냐 하는것』이라면서 『역사철학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어디로」를 제시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천이 필요할 때 이론이 요구되는 법이지요.바로 「개혁」이라는 실천을 뒷받침할수 있는 올바른 이론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이 시대 학자의 과제는 사회구성원이 역사의식을 갖출수 있도록 역사철학적인 토대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교수는 『그동안 우리학계는 사회과학이 크게 성했음에도 역사철학은 빈곤했다』면서 『사회이론은 역사철학의 토대위에 정립되어야 하나 그동안은 반대였던 셈』이라고 말했다.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개혁이성공할수 있으려면 개혁의 방향이 확고히 정립되는 것이 중요합니다.그러려면 역사의식 또한 개혁과 결합되어야 하겠지요.그러나 올바른 역사의식은 공허한 구호로만 정립되는 것이 아닙니다.반드시 깊이있고 이론적인 체계가 있어야 실천을 유도할수 있습니다.따라서 지금은 개혁을 인도할수 있는 이론적 탐구가 필요한 때입니다』 이 책은 사실 대학과 대학원 과정의 강의를 위해 씌어진 것인 만큼 다소 무거운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이교수는 이런 점을 고려해 역사철학을 잘 모르더라도 흥미있게 읽을수 있도록 문장을 풀어쓰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이교수는 『역사는 부조화에서 조화로 진보되는 것』이라면서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역사의 본질이 조화의 실천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수 있다면 책을 쓴 보람일 것』이라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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