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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갑스」 유감/김대현 영화평론가(굄돌)

    영화 「투 캅스」가 「마이 뉴 파트너」란 프랑스 영화를 표절했다,아니다로 영화계에서 말이 많다. 「투 캅스」는 작년 연말에 개봉한 이후 서울지역에서만 8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해 「서편제」에 이어 많은 화제를 뿌렸던 영화다. 「투 캅스」의 표절 시비가 본격 거론된 것은 모 텔레비전 방송에서 「마이 뉴 파트너」를 방영한 다음부터인 것으로 알고있다.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했던가.때 맞춰 문제가 된 영화를 편성,방송한 방송사 측의 의도가 얄궂기는 하지만 「투 캅스」가 이 영화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빌려온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로 보인다.논란의 요지는 이것이 표절이냐 창조적 모방이냐는데 있다. 표절 시비는 영화계만의 일도 아니고,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우리나라만의 일도 아니다.인간이 사회를 구성하고 생산물을 만들어내면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여기서부터 표절이고 저기서부터는 표절이 아니라고 뚜렷하게 시비를 가릴 수 있는 잣대를 지니지 못했다.더구나 현대사회로 들어와 이미지의 복사와 재생산이 간편해지고부터는 타인의 이미지를 적극 차용해와 이를 이용하는 일도 점점 흔해지고 있다.문학계에서 논란이 많았던 「혼성모방」 문제도 이런 맥락에서 파생한 것인데,그것이 표절과 다른 점을 분명하게 가리지 못하고 흐지부지되어 다시 불씨가 될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형편이다. 「투 캅스」는 표절 작품인가? 개인적으로 이 문제는 윤리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윤리의식이 떳떳하다면,즉 남의 것을 베꼈다는 죄의식이 없고 의도적으로 동일한 작품을 만들려 한 것이 아니라면 표절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쉬움은 있다.한국영화로는 다루기 힘든 경찰이야기를 만들어 우리영화의 소재영역을 넓히고,「서편제」에 이어 모처럼 관객을 끌어모아 영화인에게 용기를 준 「투 캅스」가 이런 문제에 휩싸였다는 사실이다.
  • 「4월 하늘…」「허재비 놀이」/4·19 소재 연극 봄무대 달군다

    ◎4월…/9억원 투입… 격렬시위의 현장 재현/허재비…/4월 주역들 허수아비로 부활시켜 4·19혁명의 의미를 오늘에 되새기는 연극 두편이 신춘무대를 성대하게 장식한다. 4·19상이자회와 4·19유족회,사단법인 4·19회등이 공동주최하는 뮤지컬「4월 하늘 어디에」와 이윤택씨가 이끄는 우리극연구소의 「허재비놀이」가 그것.특히 이들 작품은 독재정권하에서 제대로된 평가마저 유보당해야했던 4·19혁명이 문민정부 출범후 새로운 역사적 조명을 받고있는 시점에서 공연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무대에 오르게될 뮤지컬「4월…」은 4·19혁명의 정신을 되살리고 서울정도 6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무대.이승만대통령과 이기붕부통령의 당선을 위해 자유당 당원들이 필승을 다짐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해,4·19혁명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사퇴를 발표하고,이기붕일가가 이강석에 의해 집단자살하는 것으로 극은 막을 내린다.부잣집 아들인 대학생 준호(김선동반)와 홀어머니 밑에서 힘들게 공부하는 그의 여자친구 성희(윤영아반)가 이 역사의 현장으로 관객을 끌고가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9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우리무대에선 좀처럼 볼수없는 대형장면이 계속 이어지는 것도 이번 공연의 특징.실전을 방불케하는 학생들의 격렬한 시위장면을 그대로 재현,장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국내 최대의 30인조 팝오케스트라가 협연하며 주제가인 「4월 하늘 어디에」,여주인공 성희의 노래인 「참았던 노래」등 모두 40여편의 곡들이 2시간50분동안 극을 이끈다.탤런트 김진해·정진씨가 각각 이승만·이기붕으로 출연하며 중견연출가 이형권씨가 구성·연출을 맡은 것을 비롯,임태성(작곡)·서병구씨(안무)등 호화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한다. 우리극연구소가 「해외극의 한국적 수용」이란 과제를 설정하고 그 첫 소화작품으로 선보이는 「허재비놀이」가 5월5∼29일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무대서 공연된다.「허재비놀이」는 지난해 타계한 폴란드의 극작가 타데우스 칸토르의 「죽음의 교실」을 젊은 작가 이해제씨가 각색한 것.「죽음의 교실」은 인간적인 삶과 평등,자유등 인류보편의 가치가 권력에 의해 유린되는 과정을 신랄하게 비판한 작품이다.국내 초연작으로 실험성이 강한 「허재비놀이」는 주인공이 자신이 다니던 학교교실을 방문,격동의 한국현대사를 회상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꾸며진다.4·19당시 죽어간 지식인들을 허재비(허수아비의 방언)로 부활시켜 오늘날 지식인의 고뇌를 되짚어보게 하며 「60년 4월」이 우리 현대사에서 어떻게 진화·발전해나갔는가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뮤지컬「4월 하늘 어디에」의 바탕을 이루는 「혁명적 낭만주의」와는 대조적으로 4월의 주역을 자처하는 이들에게서 그 4월의 정신이 어떻게 변질되어가는가의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할 예정이어서 한층 시사적인 무대가 될것으로 보인다.우리극연구소가 공개모집한 연극배우 재훈련과정 수강생 60여명이 연기자로 참여한다.
  • 조계종 산역사 「승적부」 일부 손실

    ◎총무원 점거 시도 북새통속에 “횡액”/중앙종회 회의록·속기록 훼손·분실/복원 불능… 광복후 불교사 단절 우려 조계종의 「산 역사」인 승적부가 이번 조계종 사태로 크게 훼손돼 광복후 불교 현대사 연구와 기록에 타격을 입게 됐다. 조계종 총무원 4층 입법부서인 중앙종회사무처와 종정 사서실장실,그리고 총무원장실이 이번 사태로 각종 기록을 보관하고 있던 캐비닛·서류함등과 함께 크게 파손 됐으며 그속에 있던 각종 서류들이 없어지거나 찢어지고,물에 젖는등 훼손됐다. 이 가운데는 60년대초 조계종의 탄생과 함께 역사를 기록한 회의록·속기록등과 원로스님들에게 보낸 참석요구장등 희귀한 중요서류들이 대부분 훼손되는 수난을 당했으며 일제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승적부도 일부 없어지는등 피해를 입었다. 훼손·분실서류의 양과 종류는 사무실정리조차 되지않아 추정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한 원로스님은 종회회의록만도 5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회의록이어서 캐비닛 6개 분량에 달한다고 밝히면서 『한국 불교의 현대사를 증언해 줄유일한 역사적 자료인데 훼손됐다』고 침통해 했다. 특히 승적부가 일부 없어진 것은 불가의 호적이 사라진 것이기 때문에 불교 법통의 정통성의 두절의미와 다름없으며 앞으로의 사이비 불적승려가 나타나지 않을 보장이 없다는게 불교계의 중론이다. 승적부에는 출가전 속명·가족관계·법명·출가일·소속 사찰 이동관계·개인의 비위사실등이 기재되는 개인에 대한 일종의 종합신상명세서이다.여기에는 입적한 스님들의 기록도 포함돼 있어 불교사 연구에 큰 손실을 초래하게 됐다. 또한 중앙종회 회의록과 속기록에는 조계종의 변천사를 알 수 있는 간접 자료로서 종헌·종규를 개정할 때의 만장일치 여부,몇대 몇의 의결,참석한 스님들의 발언내용들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이는 종헌·종규를 개정할 당시의 파벌과 세흐름을 확인해 준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종회사무처 이현숙계장(34)은 『훼손·분실된 서류들은 바로 조계종의 역사』라며 『다른 곳에는 없는 자료들인만큼 복원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훼손사실에 대해 집행부측은 『개혁회의측의 점거시도로 비롯된 것』이라는 반응이고 개혁회의측 역시 『우리는 4층에 가보지도 못했다』는 책임없는 해명뿐이다. 결국 훼손·분실의 책임은 지난달 29일 개혁회의측의 점거시도를 막고있던 경찰이 사무실내 집기로 바리케이드를 치면서 그 안에 있던 서류들을 아무데나 쏟아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종권고수를 위한 집행부측이나 불교개혁을 외치는 개혁회의측이 빚은 이번 사태로 조계종 역사의 단절은 피할 수 없게 됐다.
  • 미 여조각가 플랙 여신상몰두 10년

    ◎한때 여권주의자로 활동… 여체만 고집/“현대 여성상의 영감 제시”­“여성 실체 파괴” 평가 엇갈려 『여신들이 부활했다』 최근 미국 조각계에서는 오드리 플랙(여)의 일련의 조각품들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있다.지난 83년 30년 이상 계속해온 회화 부문을 떠나 조각이란 새 장르로 뛰어든 플랙이 10여년이 지난 지금 자신이 구축한 독특한 조각세계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작품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여권주의자로 활동했던 그녀의 전력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이는 그녀의 조각품들이 고집스럽게도 여체만으로 일관돼 있고 대부분은 여신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과 관련,이같은 고집을 통해 그녀가 나타내고자 한 것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에 대한 미국 조각계의 평가는 크게 엇갈려 있다.플랙의 작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여체의 고전적 형태를 초현대적으로 해석했다』 『현대 여성상의 모델을 적극적이고 영감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보편적 여성상을 환상적으로 구체화시켰다』는 등의 말로 극찬하는데 반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저속한 공예품에 불과하다』 『과거 여권주의자들의 환상을 여신상을 통해 뒤늦게 되풀이하는 것일 뿐이다』 『여성의 실체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을 파괴한다』는 등의 말로 그녀의 작품들을 깎아내린다. 이에 대해 플랙 본인은 자신의 작품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여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내면세계를 나타내려 한 것이라며 이같은 여성의 내면세계 구현을 통해 「현대의 새로운 여인상」을 모색하려 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말하는 「현대의 새로운 여인상」이 정확히 무엇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그러나 록 힐(사우스 캐롤라이나)의 게이트웨이 플라자에 있는 「시비타스」,뉴욕 브루클린의 뉴욕공대에 있는 이슬란디아 등 그녀의 작품들이 많은 공공장소에 설치돼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나타내려 한 여성의 내면세계에 대해 플랙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 이상적인 여성상을 만들어 보려는 것일 뿐 진실로현대사회에서 여성들이 갖고 있는 공통인식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여권주의자였던 그녀의 경력이 이같은 지적들을 부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여권과 관련된 플랙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의 여부를 따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일이다.다만 어떤 작가들도 손대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 용기있게 도전한 플랙의 시도는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는데에는 누구도 이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 대학교육 21세기에 맞추자/김호길 포항공대 학장(시론)

    70년대 미국사회에서 해결하기 힘든 문제중의 하나가 흑인들의 교육수준향상문제였다.동양사람들은 이민1세가 고생을 하면서도 자녀교육에 힘써 그로 인하여 2세부터 중산층으로 부상하는데 흑인은 교육수준이 낮아 빈곤층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자녀를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 교육비를 보조해주면 그 돈으로 자녀교육보다 어른들이 술을 마시는데 사용한 경우도 있었던 모양이다. 동양인 특히 유교문화권의 사람들이 교육열이 높아서 서양사람중 교육열이 가장 높은 유태인의 교육열보다 앞서있다는 보고를 본 일이 있다.내세보다 현세를 중요시하고 어떤 종교보다도 실용적이며 합리적인 유교에서 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자녀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를 알기 위하여 당나라 백락천의 근학문을 보면 『밭이 있어도 갈지 않으면 창고가 비고(유전불경창름하)책이 있어도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어진다(백서불교자손우)』라는 구절이 있다. 백락천에 의하면 자손을 어리석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자손을 가르쳐야 하는 또하나의 이유로 송의 진종황제 권학문에는 『집을 부유하게 하기위하여 좋은 밭을 살 필요가 없으니(부가불용매양전)책가운데 자연히 많은 양식이 있더라(서중자유천종속)』라는 구절로 시작하니 부유하게 되기 위해서는 자손을 가르치는 것이 밭을 사는것보다 더좋은 방법으로 되어있다. 백락천은 교육이 사람을 현명하게 만드는 교양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고 진종의 권학문에서는 교육을 받으면 경제적으로 부유하게 된다는 실용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으며 어느 경우에나 교육을 많이 할수록 좋은 것으로 되어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나친 교육열 때문에 문제가 되어 있는듯하니 교육을 많이 할수록 좋다는 권학문의 내용에 문제가 있는것처럼 생각될수도 있다.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교육문제는 교육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제도권내의 교육제도 교과과정에 더 많은 문제가 있다.첫째로 대학교육을 예로들면 대학에 고교졸업생의 4할이 진학하는 대중교육시대에 대학은 아직도 취업보다 과거 엘리트교육시대의 제도와 교과과정을 가지고 교육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의 대학은 입학하는 학생이나 보내는 학부모들은 천종속을 주는 취업교육이나 사람을 대부분 현명하게 만드는 지혜를 주는 교육을 바라는데 교육은 비실용적 학문을 전수하는 전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만약 대학이 졸업생 모두를 취업하게 하는 교육을 실시한다면 국민 모두가 대학에 간들 나쁠 이유가 없을 것이다.따라서 문제가 되는것은 국민의 지나친 교육열이라기보다는 대학교육이 문제가 되고 국민들의 교육열은 문제라기보다 사회적자산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대학만이 아니고 중등교육도 반성할 점이 없지않다.맹목적으로 여러 학과목을 나열시키는 것이 전인교육이 되고있고 대학에 진학하는 4할의 학생을 위해서 나머지 6할의 학생들이 들러리 서는 결과를 낳고 있는것도 개선해야 할 일이다. 닥쳐오는 국제화시대는 국제수준과의 무한경쟁이 이루어지는 시대이며 국민개개인의 능력을 국제수준으로 향상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국민 개개인의 능력이 국제수준으로 향상되었을때 기업의 국제경쟁력이 생기고 국가도 국제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국민개개인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교육열이 있어야 하며 대학은 효율이 높은 교육을 시행하여야 한다. 다양하고 급변하는 현대사회에 공헌하는 교육은 그 내용이 또한 다양해야 하며 사회변화에 맞추어 끊임없이 변할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학은 중앙에서의 획일적인 통제로 특색이 없는 획일적인 대학이 되고 있다.거의 모든 전문대학이 4년제 대학을 원하며 공립 전문대학중 2개대학만이 전문대학으로 남아있고 나머지는 4년제의 산학대학교로 변환했다.4년제 대학들은 또한 모두 석사와 박사학위를 주는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고 있다. 대학을 특색이 있는 다양한 교육을 하는 기관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특색에 따라서 설치기준령을 달리하고 특색에 맞추어 평가기준을 달리하는 것이 바람직스러운 일이다.과거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하는데서 획일성이 조장되었었다. 끝으로 우리 국민의 교육열이 문제라기보다 자산으로 취급될수 있는 방향으로 대학의 다양한 설치기준령과 평가방식이 만들어질 것을 기대한다.
  • 「베스트셀러 50년전」 열린다

    ◎「무정」…「자유부인」…「겨울여자」…「서편제」/국립중앙도서관,도서관 주간 기념으로 개최/인기도서 변화 통해 현대사 흐름 통찰/책관련 논문·언론·대형서점 집계 활용 지난 50년동안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책들이 한자리에 모인다.국립중앙도서관은 광복이후 현재까지의 베스트셀러 2백23종을 모은「베스트셀러 50년전」을 12일부터 18일까지 도서관 1층 전시실에서 연다. 중앙도서관이 제30회 도서관주간을 맞아 기획한 이 전시회에는 베스트셀러말고도 작가사진,평론등이 함께 선보인다. 베스트셀러는 흔히 그 시대 서민들의 취향이나 희망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는「인기도서의 변화를 통해 본 한국 현대사」라고 할 만하다. 시대별로 보면 우선 광복이후 6·25전까지는 이광수의 소설인「무정」과「도산 안창호」,최현배의「우리말본」,김구의「백범일지」등이 베스트셀러였다.나라를 되찾은 뒤 우리말과 민족지도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계몽적인 내용의 소설이 인기였음을 알 수 있다. 50년대에는 전쟁의 아픔과 전후의 사회상을그린「카인의 후예」(황순원작)「자유부인」(정비석)「비극은 없다」(홍성유)등의 소설과 한하운시집「보리피리」등이 각광을 받았다.외국소설인「닥터 지바고」(보리스 파스테르나크),영문법 책인「영어구문론」(유진)도 인기를 끌었다. 60년대 들면 독자 취향이 다양해졌음이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드러난다. 「영원과 사랑의 대화」(김형석)를 비롯,흙 속에 저 바람 속에」(이어령)등의 에세이류,「정협지」(김광주)「비호」(심기운)등의 무협소설,「닥터·노오」등의 007시리즈(이언 플레밍)들이 베스트셀러의 폭을 넓혔다.이윤복의「저 하늘에도 슬픔이」와 김찬삼저「세계일주 무전여행기」등은 각각 절박했던 가난의 실상,해외로 나가고픈 욕구등을 표현한 베스트셀러들이다. 소설로는「현해탄은 알고 있다」(한운사)「김약국의 딸들」(박경리)「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박계형)등이 인기작품이었다. 급속한 산업화,월남전 참전,억압적인 사회분위기등이 특징이었던 70년대에는 이에 따른 사회문제를 주제로 삼은 작품들이 많이 등장했다.73∼74년에 나온「객지」(황석영)「영자의 전성시대」(조선작),77∼79년의「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윤흥길)「머나먼 쏭바강」(박영한)「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등이 여기에 속한다. 대중소설로는 최인호의「별들의 고향」「바보들의 행진」과 조해일작「겨울여자」,이병주의「낙엽」등이 인기였다. 이밖에 80년 나온 이문열의「사람의 아들」부터 현재 베스트셀러 1위인 김진명의「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 이르기까지 80∼90년대 베스트셀러 1백33편이 함께 전시된다. 중앙도서관측은 전시도서 선정기준이『61년까지 나온 책은 관련논문들을 참고했으며 62년분부터는 언론과 대형서점의 집계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앙도서관은 전시회에 곁들여 작가초청 강연회등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중앙도서관 별관 대강당에서 연다. 행사일정은 ◇작가초청 강연△김홍신=12일 하오2시△조선작=14일 〃◇영화감상△인간시장=12일 하오3시30분△영자의 전성시대=14일 하오3시◇국악한마당△움직이는 국악원 공연=13일 하오2시.
  • 동숭 아트센터 개관 5돌 기념/「저별이 위험하다」 공연

    ◎현대사회 모순속 인간구원 모색/3백여장의 각종 슬라이드 사진 사입 후기산업사회가 안고 있는 온갖 모순속에서 인간의 구원은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까.이에 대한 해답을 진지하게 구하는 따뜻한 연극이 공연되고 있어 화제다. 열린 문화공간을 표방하는 동숭아트센터가 개관 5주년 기념작으로 4월 한달간 무대에 올리는 창작극 「저별이 위험하다」(김광림작·박광정연출)가 그것.중견시인 이성복씨의 「별」이란 시에서 제목을 따온 이 작품은 3백여장에 이르는 각종 슬라이드와 장면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음악,그리고 부분적인 무용으로 연극의 여백을 채워나가고 있는 것이 특징. 아득히 먼 곳에서 지구를 바라보던 한 소녀가 지구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지구로 내려오는 데서부터 극은 시작된다.지구로 내려온 소녀는 다양한 삶을 구경하다 한 소년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소년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다.소녀는 소년을 찾아 세상을 헤매다가 인신매매단에 끌려가고 결국 불치병에 걸려 바닷가에 버려진다.소녀는 하느님께 구원을 요청하지만 하느님은이에 아랑곳없이 당구만 친다.의지가지없는 소녀는 소년과의 재회를 이루지만 이내 그의 팔에 안긴 채 별을 보며 죽어간다는 것이 기둥줄거리.다분히 동화적인 분위기까지 느끼게 하는 내용이다.그러나 이 작품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목적없는 무한경쟁,불우한 예술가의 초상,남녀간의 불륜,전자오락의 만연,광고와 에로티시즘,인신매매,매춘,마약,에이즈등 사회의 온갖 부조리한 이미지를 소년·소녀의 순진무구한 사랑과 극명하게 대비시켜 제시함으로써 시대적 질병의 심각성을 한층 강렬한 톤으로 전달해주고 있다. 작가 김씨는 『요즘은 목숨바쳐 사랑했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아 아쉽다』면서 『첫눈에 반해버린 사랑,미치도록 달려가고 싶은 충동,지금껏 한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가슴두근거림,비경의 원시림같은 자연 그대로의 때묻지 않은 사랑이야말로 인류의 미래에 희망을 던져주는 등불임을 보여주고 싶다』고 극작의도를 밝힌다. 김모란·정태영·목정균·박재황·김연심씨등이 출연한다.하오4시30분·7시30분 공연.문의 741­3391
  • M­TV 베스트극장 「돈벼락」을 보고(TV주평)

    ◎“진부한 소재에 지루한 연출” 현대사회에서 「돈」은 가장 절실한 생활수단이다.때문에 「돈」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는 「사랑」을 소재로 하는 것만큼이나 가슴에 와닿게 마련이다. 또 주제가 언제나 동일하다는 점도 「돈」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갖는 특징이다.돈보다는 명예나 도덕성등이 우선이라는 것 말이다.이점이 늘 가슴을 찌르거나 감동을 준다. 그러나 자주 등장하는 소재일수록 시청자들에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법이다.세태의 변화에 따라 시각및 감각이라든가 이야기의 방식 또는 캐릭터의 성격설정등을 달리해야 하는 때문이다. 같은 소재이면서도 순도높은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만큼 짜임새 있는 치밀한 구성이나 고도의 이야기솜씨를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 비춰볼 때 지난 주 금요일 MBC­TV에서 방영된 「베스트극장­돈벼락」은 진부하기 짝이 없는 구태의연한 이야기구조의 졸속작이었다. 사심없이 정도를 지키며 살아왔으나 부자집 아들과의 결혼을 앞둔 딸 때문에 고민하는 가난한 공무원과 그 가족,일확천금을 꿈꾸는 치기배들.그리고 이들이 우연찮게 얽히고 설켜 빚어내는 갈등.끝내는 돈보다 정도를 택하는 가족들의 모습등…. 10여년 전쯤에나 보았을 법한,그것도 이야기의 나열일뿐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태작의 전형이었다. 새로워지려는 노력은 물론 구성의 치밀함도 없다.주인공이 가출하고 새 희망으로 돌아오는 과정이며 가족들이 가장 때문에 마음을 고쳐먹는 과정등에 갈등과 반전의 파격이 너무 거칠다. 마치 다 알만한 일을 지루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식이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드라마화한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희극적 요소를 접합시킨 신세대적 「가벼운 접근」 때문이라면 너무나 어색하다.개성을 핑계로 양복입고 전통혼례식을 치른 것같다. 최근 장기간 방송되는 일부 단막극들이 방영일에 맞추기에 급급해 졸속제작되는 현실이 이 드라마에 여실히 드러난 것같아 안타깝다.
  • YS와 핵/최평길(시론)

    남북통일은 고구려·신라·백제의 삼국통일,후삼국이 고려로 통합되는 역사적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또한 동서독 통합 역시 현대사의 큰 사건이다.이러한 역사적 흐름에서 보여준 교훈은 국민을 위한 통합의 이념·전략·관리가 어떤것이어야 되는가 하는 실천적 당위성이다.피 흘리지 않고 비용을 가능한 적게 들여 국민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통일논리이다. 개인 소유 재산이 인정되는 시장경제,2개 이상의 정당이 있어 국민의 자유로운 투표로 국회를 구성하는 의회민주주의,진보적 사고로 정의로운 경제배분을 추구하는 신축적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지속적 구현은 남북통일의 이념이다.그러기 때문에 통일된 독일에는 동독지역에서 서독의 재산 연고자가 합법적으로 재산청구권이 인정되면 그 어떤 규모의 재산이든 많은 산업발전 부작용을 초래하면서도 되돌려 주고 있다. 통일한국의 지향하는 이념체제는 자유민주주의의 신장속에서 이해되고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그런데 이같이 흔들리지 않는 자유민주체제로 통일하는데는 힘이있어야 하고 힘을 키우고 사용하는 절차가 통일의 전략일 것이다. GNP 2천5백억달러와 2백50억달러로 10배의 경제적 격차에 옥수수가루와 밀가루로 하루 두끼를 때우면서 김일성 광신교도로 북한인민을 얽어매는 오늘날 북한정권이 버티어 보려고 기대는 힘은 『올테면 와라 너 죽고 나 죽자』는 동반자살용의 조잡하지만 겁주는 핵무기 제조이다.한국의 통일전략에 무게를 실어주는 힘은 경제력이다.시장경제력을 키우려는 대륙세력인 중국은 김영삼대통령이 가지고 간 경제카드를 열렬히 환영하고 러시아는 더욱 학수고대하고 그 대가로 북한에게 남북대화로 김일성이 내민 핵카드를 거두어 들이라고 압력을 가하는 대화정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그러나 한국은 일본·미국에 보여줄 힘,내놓을 카드가 없다.경제카드도 핵카드도 없어 군사동맹 공조체제의 협조 당부의 내밀성 없는 카드만 제시할 뿐이다. 그러나 일년남짓 김일성이 던진 핵카드에 대응한 김영삼대통령의 중·일 순방,미·러 접촉에서 얻은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통한 북한 핵사찰 혹은 핵무기제조포기,대화압력과 미·일 공조의 경제­무역제재로 이어지는 제재압력이다.북한은 다시 한번 총체적 압력에 직면해 있다.지금 이 순간 그같은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평양에 가해지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대비책은 경제력의 지속적 향상과 핵에 대비한 자구책을 모색하는 것이다.북한을 위시한 이 지역의 북방세력과 남방세력,해양 군사력과 대륙군사력의 잠재적 위협 제지,그리고 힘의 균형,공존속에 동서해의 해양을 낀 동북아시아의 경제중심지가 되려는 21세기 통일한국의 의지에는 거기에 걸맞는 경제·군사카드를 동시에 가져볼 만하다.핵무기 사용 억제에 대한 융통성있고 적극적인 신사고를 해야 될 때가 왔다. 중국과 러시아는 언제나 한국 경제카드가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고 무작정 요구하는 경제협력도 한계가 있고 장차 북한이 요구하는 경제원조에도 일정의 규제가 있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기술이전도 없고 경제파급효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부르는게 값인 10억달러에 상당한 패트리어트 미사일이나 아파치 전투헬기 구매를 요청하는 미국의 접근에순순히 응하던 정통성없던 구시대 정권의 발상으로 대응할수도 없는 실정이다.아울러 야당 집권이 없었던 불행스러운 결과로 집권정책관리 경험이 없는 현재의 문민정권은 북한이 내던진 핵카드에 대응하는 일사불란하고 효과적인 통일정책관리에 허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국내정치관리도 물론이거니와 대외정치,통일에 대비한 핵정책관리는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치의 오차도 없는 효과적인 집행만이 있어야 한다.21세기를 여는 한국사회에서는 과거 국민을 사로잡았던 반공흑백논리나 민족,반민족의 이분법적 사고가 아니라 진보,온건,보수의 의식행동이 표출된다.그러므로 대통령은 균형된 중심세력의 중앙에 위치하여 모두를 포용해야 되고 안보를 다루는 참모는 통일에 있어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고 경제력과 전략무기를 포함한 군사력의 카드를 키우면서 대통령의 뜻을 잘 받드는 충성심이 강한 인물이어야 한다.그같은 정책충성심이 강하다면 적앞에서 전략을 노출하고 통일을 개인 정치의도로 플레이하는 작태는 있을 수도 없을 것이다.통일정국은 남한의김영삼대통령이 장악해야 한다.그것은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고수하고 힘이 있는 경제,군사력 카드를 계속 만들며 여기에 몸을 던지는 참모진을 발굴하고 운용하여 주변 4강을 균형있게 요리하는데 있다.
  • 서재필·전명운 선열의 환국(사설)

    평생을 두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바친 서재필박사와 전명운의사의 유해가 4일 미국으로부터 서울에 도착한다.지난해 8월 중국 상해로부터 임정요인 다섯분 영령의 봉환에 이어 두번째로 이루어진 애국선열 영령의 환국이다.내년이면 벌써 광복 50주년,이제야 멀고먼 이국땅에서 숨진 선열들의 유해를 고국에 모셔 안장함은 때늦은 송구함이 없지않으나 그나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서재필박사는 개화기의 독립운동가로,사상가로,언론인으로 우뚝한 자취를 남겼다.국운이 기울어가는 시기에 독립협회를 결성하고 독립문을 세우는등 애국독립사상을 고취하는 한편 18 96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을 창간,한국언론사의 새장을 열었다.우리 언론이 제정한 「신문의 날」4월7일은 바로 독립신문 창간기념일이다.서박사는 일제때 미국에서 조국광복을 위해 힘쓰다 19 51년 영면하였다.구한말 개화기부터 광복을 맞기까지 그는 현대사에 불멸의 자취를 남긴 거목이다. 일반에겐 다소 생소한 전명운의사는 19 08년 미 샌프란시스코부두에서 대한제국의 미국인 외교고문이던 친일파 스티븐스를 저격했던 독립운동가.『일본의 한국통치는 한국인 모두가 바라는 바』란 망언을 거침없이 해댄 스티븐스는 당시 한국인의 공적이었다.전의사의 권총은 불행히 불발에 그쳤으나 또 한사람의 한국인 장인환의사의 저격으로 스티븐스는 목숨을 잃는다.대한남아의 통쾌한 기개가 미국땅을 뒤흔드는 순간이었다.이 사건은 일본의 침략성과 우리의 독립의지를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전의사 역시 47년 이역에서 눈을 감았다. 서박사의 유해는 필라델피아의 한 공동묘지 납골당에서,전의사는 LA 갈보리 천주교공동묘지에서 각각 모셔오게 된다.타계한지 40여년이 훨씬 지난 시점이다. 정부는 이영덕부총리를 위원장으로 「봉환위원회」를 구성하였고 따로 집행위원회를 조직하여 범정부적으로 유해봉안행사를 갖기로 했다.두분의 안장식은 8일 하오2시 국립묘지 광장에서 엄숙하게 거행된다.이역땅에서 외롭게 숨진 순국선열들의 유해 환국은 민족정기를 선양한다는 점에서 그 뜻이 크다.또한 현대사의 복원이란 점에서 높이 평가될만한 일이다.우리 민족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이들 선열들의 수난과 희생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새 문민정부는 해외에 묻혀있는 선열들의 유해찾기 조사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내년 광복절까지 복원되는 중경임시정부청사의 복원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서재필박사,전명운의사 두분의 환국을 맞으면서 다시한번 우리 모두 역사앞에 한점 부끄러움 없는 국민이 되기를 다짐해야 할 것이다.
  • 「오태석 연극인생 30년」 총정리/예술의 전당,「오태석 연극제」

    「한국적 연극문법」찾기에 골몰해온 중견극작가겸 연출가 오태석씨(54·극단 목화레퍼토리 대표)의 연극인생 30년을 조명하는 「오태석연극제」(1일∼7월30일)가 넉달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예술의 전당이 국내 창작극 발전을 위해 기획한 「오늘의 작가」시리즈 첫무대로 마련된 이 연극제는 우리 연극계에서는 처음으로 단일작가의 대표작을 집중 탐구하는 개인연극제 형식을 띠고있어 한층 관심을 모은다.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무대에 오르게될 작품은 91년 제15회 서울연극제 대상수상작인「심청이는 왜 두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를 비롯,「아프리카」「자전거」「비닐하우스」「도라지」등 5편.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모두 작가 특유의 토속적이고도 정감어린 연극세계를 압축해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어서 그동안 평가가 엇갈려온 오태석 연극의 실체를 규명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될것으로 보인다. 연극제의 서막을 장식할「심청이…」(1∼21일)는 고전속의 심청과 용왕을 90년대의 부패하고 불합리한 상황속에 대입,비인간화된 현대사회를우화적으로 풍자한 작품으로 작가 스스로도 1순위로 꼽는 대표작이다. 「아프리카」(26일∼5월15일)는 오랜 유랑을 거친 오씨가 「오태석사단」의 막을 내리고 84년 극단「목화」를 창단하면서 무대에 올린 첫작품.병아리감별사 출신인 주인공이 낯선 이국땅에서 겪게되는 정신적 시련을 통해 오늘날 한국인의 정체성찾기를 시도한다.또 전형적인 「오태석풍」연극으로 평가되는 「자전거」(5월21일∼6월10일)는 한국전쟁의 상흔을 그린 사실주의극이며 「비닐하우스」(6월15일∼7월5일)는 강요된 이데올로기의 파괴성을 섬뜩하게 묘사한 작품. 이번 연극제에는 오씨외에 이상춘(「아프리카」)·김철리(「자전거」)·이윤택씨(「비닐하우스」)등이 객원연출자로 참여,원작에 대한 색다른 해석도 기대된다.
  • 제모습 찾는 경복궁후원(청와대)

    청와대 정문 앞 길건너 맞은편에 신무문이 있다.경복궁의 북문.항상 헌병 두사람이 서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곳이다.그 안에 청와대 경비업무를 맡고 있는 수도방위사령부 제30경비단이 주둔하고 있다. 30년 넘게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던 이곳이 내년말쯤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청와대 주변 군부대의 외곽이전 방침에 따라 30단의 본부와 내무반이 모두 서대문구 현저동 제33단 자리로 옮겨가게 돼있어 경복궁의 후원으로 제모습을 되찾게 되는 것이다. 이곳의 넓이는 모두 1만2천평.61년 5·16 때 서울에 들어왔던 군부대가 이곳에 주둔하면서 경복궁후원으로서의 기능을 잃고 일반인 출입금지구역으로 됐다. 30단의 내부는 연병장과 테니스장일대,탱크·차량등이 있는 주차장일대,문화재건물일대등 3개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이들 땅의 내력은 서로 다르다. 연병장지역은 경복궁 창건 때 궁중에 상이 나면 시신을 안치하는 건물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건물 이름은 태훤전·영사재 등이었던 것으로 구전된다.그러나 정확한 고증자료가 없어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도 복원하지 못했다고 한다. 따라서 5·16 때도 지금의 연병장은 그저 빈터로 남아 있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선조말에는 이곳이 궁중요리에 쓸 소나 돼지의 도축장으로 사용됐고,일부는 궁궐수비대가 궁중난방용 장작을 쌓아 놓기도 했던 곳이다.이를테면 궁중의 궂은 일을 하는 곳이었다.그래서 터가 세다는 말도 들린다. 주차장지역에는 천체관측을 하는 간이대·규표등의 시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역시 건물은 남아 있지 않다. 옛 문화재가 남아 있는 지역은 30단 본부건물 앞.청와대 쪽 담장을 등지고 팔우정.집옥재·협길당이 왼쪽부터 차례로 서 있다. 이들 건물은 모두 궁중도서관겸 서재로 쓰였던 곳이다.집옥재와 협길당은 정면 5칸에 측면 4칸짜리 기와집이다.팔우정은 8각 2층의 중국풍 정자.한때 명성황후의 독서실로 이용됐다고 한다. 이곳에는 보현당이란 건물도 나란히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그러나 1917년 창덕궁에 큰불이 나 복원공사를 할 때 이 건물의 목재를 가져다 쓰느라 헐어버렸다고 문화재관리국의 안내판은 설명하고 있다. 30단본부는 전두환전대통령이 이곳 대대장으로 있을 때인 지난 68년1월에 준공한 2층 슬래브 건물이다.12·12 때 신군부의 주도세력들이 모여 병력이동을 지휘했던 부대장실은 이건물 2층에 있다.또 하나 「현대사의 장」인 셈이다.따라서 이 건물을 과거사의 복원을 위해 헐지,아니면 「역사의 현장」으로 보관할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듯 하다. 이곳의 명물은 집옥재 앞에 있는 수십그루의 큰 은행나무들.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오래된 문화재들과 어우러져 특이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이곳이 개방되면 시민들의 공간은 그만큼 더 늘어난다. 그러나 청와대 경호실의 부담은 훨씬 더 커진다.아무리 문민시대라 하더라도 군이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경비업무를 맡는 것을 이상하게 볼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무엇보다 군이 철수하면 청와대 경비에 드는 비용이 엄청나게 불어난다.청와대 경비업무의 일부를 맡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제101경비단만 해도 연간 1백억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비슷한업무를 맡은 30단의 예산은 그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 반야의 빛 상·하/김충호 지음(화제의 소설)

    ◎승려의 눈을 통해 광주항쟁 묘사 80년 광주항쟁을 승려의 눈을 통해 접근한 장편 구도소설. 10·26과 광주사태등 변혁의 소용돌이속에 운경과 지견이라는 두 승려의 상반된 삶이 대비되면서 불교의 참 이상이 무엇인가를 조심스럽게 묻는다. 전통적인 선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 하는 운경이 광주항쟁을 겪으며 봉사와 고행등 실천불교를 몸으로 행하다 죽음에 이르는 지견의 죽음 앞에 자신을 반성,결국 하산하게 된다는 줄거리. 구도소설이면서도 광주항쟁의 처절하고 비참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는게 특징이다 지은이는 주로 현대사에 치중한 작품경향을 보이면서 불교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육조혜능대사」「고란초」「소설 법화경」등을 써왔다. 제일미디어 각권 5천5백원.
  • 동북아 번영·평화의 새토대 구축/김 대통령 방일­방중결산

    ◎북핵 해법 「한·중·일 삼각공조」 도출 성과/“같이 사는 상생시대” 강조… 경협길 넓혀 김영삼대통령은 북경대학 연설에서 「상생」이란 말을 썼다.「같이 살자」는 중국식 표현.이말에 김대통령의 일본·중국방문의 기대와 의미가 망라 돼 있음이 느껴진다. 김대통령은 한반도가 동북아 안정의 기초라는 전제아래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번영을 열심히 이야기 했다.「세일즈 외교」라는 당초의 기획은 북한 핵문제협의로 포커스가 바뀌었다.그대신 김대통령은 6박7일동안 열심히 공동번영을 팔고,안정과 평화를 사들였다. 말로써 사들인 평화가 얼마나 구조화될지는 이 시점에 이야기하기 어렵다.다만 긴장이 점증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에 새로운 분위기,북한핵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며 그 바탕위에서 공동번영을 이루어야 한다는 강력한 공감대의 구축에 성공한 의미는 높이 평가되어야 할 일이다.이러한 공감대는 장기적으로 동북아의 신질서 구축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낳게 한다. 김대통령은 일본에서 한일양국 현대사의 무덤으로 역할했던,과거사를 과단성 있게 정리함으로써 신협력의 토대를 만들어 냈다.그런 토대위에서 양국정상은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와 동북아의 공동번영이 시대의 과제임을 분명히 확인했다. 일본에 대한 과감한 과거사정리는 따라서 일본만을 위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일본과 중국을 함께 엮어 지역공동번영체의 틀을 만들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목적을 가진 것일 수도 있어 보인다.이를테면 중국방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전정지조치로서의 성격도 갖는 것이었다. 김대통령은 일본서 발아된 공동번영과 이를 위한 북한핵해결의 당위성을 특별기에 태워 북경으로 온셈이다.김대통령의 북경대학에서의 「상생」연설에 대해 북경대학 학생들은 20여차례의 박수를 통해 열렬히 호응했다.김대통령의 중국방문 메시지이자 이 지역의 시대정신에 대해 중국사회의 기반이라 할 북경대학생들이 깊은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김대통령과 강택민주석은 한반도의 안정이 공동번영을 위해 긴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더 나아가 구체적으로 두정상은 북한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조하기로 약속했다.긴밀한 협조는 중국측에서 핵과 관련해 보낸 최초의 약속이면서 동시에 핵해결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물론 강주석은 우리측에 대화의 틀을 벗어나지 말도록 강조했고,이것이 협조의 한계선일 수도 있다.또한 북한핵 문제가 한중관계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듣기에 따라서는 두나라의 협력과 북한핵을 연계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일수도 있는 것이다.중국측이 경제협력에 주관심이 있는 것도 분명해 보였다. 그럼에도 김대통령의 중국방문은 공동번영을 위해 북한핵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의미있는 방문이었다.강주석이 현재의 경협관계를 『황홀하다』고 표현할 만큼 한중관계는 무르익어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방중 마지막날인 29일 방일·방중이 성공이었다고 자평하고 미국·일본·중국과의 3각외교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해 중국이 우리외교의 기본축에 포함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또한 북한핵에 대해 『대화가 중요한 방법』이라면서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이 커진 것이라고 말해 중국의 역할에 상당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종욱외교안보수석은 북한핵과 관련한 성과를 『양국과 긴밀한 협의체제를 구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는 한·일·중이 북한핵 해결에 공동협의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한­중,한­일간의 협의체제가 구축된 것은 커다란 진전이라고 설명했다.김대통령의 발언과 정수석의 평가를 종합하면 정부의 북핵 대응방침이 방일 직전의 강경대응에서 미·일·중과의 협의를 통한 대화 우선으로 선회했음을 읽을 수 있다. 핵문제가 관념적인 단계의 발전인데 비해 경제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과 중국이 정부레벨로 구체분야별 협력체제를 출범시킨 것은 한중관계의 새로운 도약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일본과의 경제관계에 대해 『경제는 외교나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논리를 통해 당당하게 이겨야한다』면서 『한·일관계는 경제적인 측면서도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고 이야기했다.동북아 경제·안보에서의 새로운 질서와 공동번영을 모색한 「번영과 평화의 여로」였다.
  • 국사교육은 썩었는가/박성수(일요일 아침에)

    2년전 교육학자들이 교육부의 엄청난 연구비(억대의 거액이었다)를 받고 국사과목을 대학입시의 선택과목으로 따돌린 일이 있었다.국사과목은 국민윤리과목과 같이 정권유지를 위한 어용과목이라 하여 대학의 교양과목에서 추방당하고 대학입시에서도 추방될 위기에 놓였던 것이다. 그때 필자는 서슬이 시퍼런 교육학자들 틈에 끼어서 국사과목을 다시 필수과목으로 돌려달라고 호소하였다.그러나 단 한사람 필자의 하소연을 듣고 동정하는 사람이 없었고 모두가 필자를 학과리기주의자로 낙인찍었다. 다행히 국민의 여론이 빗발쳐 교육학자들의 국사교육 말살음모는 좌절되고 말았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이미 국사과목이 없어지고 근·현대사과목으로 바뀌어 교육되는 곳이 많았다.대학의 교양과목들은 대개 젊은 시간강사들이 맡고 있고 그들이 가르치는 근·현대사는 이번에 국사교과서 개편시안이라 해서 발표된 내용과 대동소이한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우리 근대사와 현대사는 인민대중의 용용한 반체제운동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그것이 오늘의대학 국사교육의 현장인 것이다.이 현실을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고 묵인하는 것이 또한 민주주의요,문민주의이기 때문에 여간 좋은 세상이 아니다. 어떤 교수는 먹고 살기 위해서 젊은 강사들의 비위를 맞추고 있다고도 말하는 세상이다.이처럼 대학의 국사교육이 편파적인 민중사학의 온상이 된지 이미 오래이고 이제 그 세력이 중·고등학교 교실에까지 뻗치려 하고 있는 것이다.그러지 않고서는 이번과 같은 국사교과서 개편시안이 나올수 없다.대학의 강단이 점령당하고 중·고등학교 교실의 교단마저 잃어버린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이다. 지난날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국사의 교육권을 빼앗겨 남의 나라 역사를 우리 국사로 알고 배운 일이 있었다.그런지도 어언 반세기.다시 국사교육은 우리 손에서 떠나려 하고 있다.그것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것이 아니라 일부 시대착오적인 젊은이들의 노리개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상에서 러시아혁명의 사생아들이 모두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는데도 극동의 한 구석 자유주의남한에서는 지금 막 새로운 혁명을 완수하려 하고 있으니 남세스런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교육학자들은 교육의 방법에 관해서만 관심을 쏟아왔고 교육의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국사교육이 그 좋은 예이다.국사교육은 그것을 어떻게 가르치느냐 하는 교수법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어떤 그릇에 밥을 담아 먹이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밥을 먹여야 하느냐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밥에 관해 말하지 않고 그릇에 관해서만 말해온 교육학자들의 잘못된 충언에 순종해 오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번의 교과서 개편시안과 같은 엉뚱한 일이 벌어질 수 없는 것이다.대학의 국사교육이 이미 대한민국의 국사교육이 아니라는 엄연한 현실을 알면서 눈감고 넘어간다 하더라도 10대 이하의 어린 청소년들에게까지 독약과도 같은 「인민대중의 용용한 혁명투쟁사」를 가르치는 것을 보고 눈감아야지 하는지.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솔직한말이지 우리의 국사교육은 이미 병든지 오래 됐다.TV의 역사드라마나 신문의 역사소설이 엉터리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으나 학교교실에서 우리의 역사가 썩어서 먹을 수 없는 죽이 된 사실을 아는 이는 역사전문가 말고는 거의 없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누구의 책임인가.우리 모두의 책임이다.한번 크게 말해본 우리였기 때문에 광복 50주년을 눈앞에 두고 한번 더 반성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국사교과서 연구위 개편/당정/현대사 실상 체험인사들로 보강

    정부와 민자당은 최근 교과서 근·현대사 용어개칭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국사교육내용전개 준거안연구위원회의 구성인원을 새로 보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당 백남치정조실장은 24일 『이번 파문의 원인은 연구위원들이 대부분 사건의 실상을 체험하지 못한 젊은 학자들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현대사의 실상을 좀더 잘 알고 있는 각계 인사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위원회의 인원을 보강하기로 당정간 이미 협의를 마쳤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교육부는 현재 9명으로 돼있는 준거안연구위원회 위원을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확대개편키로 하고 새 연구위원에 대한 선임작업에 이미 착수했다. 한편 국사교육내용전개준거안 연구위원장인 이존희 서울시립대교수는 『세미나 과정에서 근·현대사 부문에 대한 이견이 많이 나와 관련부문 연구자인 정재정방송통신대교수,서중석성균관대교수와 협의해 시안을 대폭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 대구폭동 등 「항쟁」 표현 않기로/교육부 입장 밝혀

    중·고교 국사교과서의 현대사 용어 변경시안을 놓고 일부 용어에 대해 비판론이 강하게 대두되자 교육부는 21일 「대구 폭동사건」과 「제주도 4·3사건」에 대해 「항쟁」이라는 새 용어를 쓰지 않기로 했다. 이는 두 사건에 대한 학계와 국민들 의 일반적 정서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21일 해명자료를 통해 『연구과정에서 일부 학자의 개인적 의견이 마치 위원회 전체의 합의내용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고 설명하고 『학술세미나 토론과정에서도 발표자 자신이 다수의 의견을 존중,자신의 주장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 국사교과서 개정 문제있다(사설)

    중·고 국사교과서 개정시안을 보고 당장 우리는 깊은 우려를 갖게된다.역사적 고증과 해석이 더 필요한 것이 있고 그런가하면 미묘한 부분에까지 서둘러 개념을 정립하지 않았나 여기는 데서 그러하다.몇몇 역사용어를 두고 격심한 논쟁을 예상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우리사회에서는 오랫동안 국사교과서를 시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거나 일부 역사용어는 바르게 고쳐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왔다.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어떤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새로운 조명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시대적 요청이 그것이다. 또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학생들에게 새로운 것을 이해시켜야할 필요성은 큰데도 그러지 못한게 현실이기도 했다.냉전시대의 산물이거나 지난날의 권위주의 시대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이번에 개편시안을 통해 역사용어를 정리하려하는 시도는 일단 평가해도 좋을듯싶다.그러나 그 내용을 교과서에 포함시키느냐 하는 문제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대구폭동」과 「제주도4·3사건」에 대한 기술이다.이들 사건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미 보편화된 시각이 있어왔다.그런 것을 「항쟁」으로 바꾸려 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고치려 할 때에는 충분한 논의과정이 있어야 하는데도 서둘렀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또하나는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해서도 적지않은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새교과서는 주체사상의 기본틀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수령유일체제와 김정일후계체제의 성격을 이해하도록 기술할 것으로 들린다.뜻은 충분히 이해하겠으나 북한과의 이념경쟁에서 이길수 있도록 청소년들에게 확실한 교육이념을 뿌리박도록 해야하는 데도 주체사상 교육으로 자칫 북한의 선동적인 구호만을 인식시키는 엉뚱한 결과를 가져와서는 교육현장의 혼란이 엄청날 것이라는 걱정의 소리이다. 많은 사람들은 무엇때문에 현대사의 용어까지 바꾸려고 하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최근의 역사는 관련인물들이 살아있어 객관성을 띠기가 어렵고 또 반대나 이견이 많으며 어떤것에 대해서는 정의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개편에 포함시킨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언제 또 바뀔지도 모르는 개편은 곤란한 것이다.그런데다 「의거」「혁명」「동란」등의 용어에 대해서는 역사적 해석에 따른 개념정의부터가 있어야한다. 이같이 개편시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일부 급진시각을 걱정하고 있고 또 교과서에 급격한 변화를 주는 것이 청소년들의 교육에 타당한 것이냐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앞으로 몇차례의 심의과정에서 시일에 얽매이지 말고 충분한 논의와 함께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기를 당부한다.
  • 교과서 역사용어 변경 논란 가열/시안발표에 학계등서 비판론 대두

    ◎북 주체사상 거론하며 남부정요소만 강조/「제주 4·3항쟁」 표기는 국민정서 안맞아/“의견수렴 심의거쳐 6월 확정”/교육부 국사교과서에 실려있는 「대구폭동」을 「대구항쟁」으로,「5·16」과 「12·12」「5·17」은 모두 「쿠데타」로 바꾸자는 「국사교육 내용전개 준거위원회」(위원장 이존희서울시립대교수)의 시안이 18일 발표되자 학계와 이해당사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 사이에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교과서 개편의 주체인 교육부와 각 언론사에는 19일 아침부터 『5·16과 5·17이 교과서에도 쿠데타로 실리게 된 만큼 이제 국립묘지에 있는 주도자들의 무덤을 모두 이장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에서부터 『이게 어느나라 교과서냐.북한의 주체사상까지 싣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부정적인 부분만 강조된다면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겠느냐』는 의견까지 갖가지 상반된 내용의 전화가 쇄도했다. 그러나 이런 열기는 「준거위원회가 교육부의 용역을 받아 안을 마련한 만큼 발표된 내용이 그대로 당장 96년부터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교육부측의 설명이다.이번 안은 학자들의 개인적 논문발표와 같다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18일 열린 세미나에서 이미 한차례 여과된 이 시안은 31인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이달안에 1차,4월중에 2차 심의를 벌여 다듬은뒤 5월말쯤 국사편찬위원회에 넘겨져 다시 심의과정을 거치고 나서 6월에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는 것.그런 만큼 이 시안에 대한 현재의 논란은 폭과 강도에 있어 크면 클수록 좋다는 것이 학계와 교육부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이번 시안은 18일 발표되는 자리에서부터 연구자와 토론자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특히 현대사 용어부분과 관련한 용어개칭문제에 대해 학자들의 강력한 반대의견이 제기됐다.논란의 핵심인 현대사부문의 연구자는 서중석성균관대교수.토론에는 이범직건국대교수와 유영렬숭실대교수,심지연경남대교수를 비롯,31명의 심의위원 전원이 참여하다시피 했다. 서교수의 시안 가운데 「여순반란사건」을 「여수·순천사건」으로 쓰자는데는 별다른 이의가 없었으나 좌익계가 포함된 폭동이라는데 별다른 이의가 없는 「대구폭동」을 「대구항쟁」으로 표기하는 문제와 「제주4·3사건」을 「제주4·3항쟁」으로 바꾸자는데 대해서는 뜨거운 격론이 벌어졌다.또 「5·16」과 「12·12」「5·17」등의 개념규정에 대해서도 이를 「쿠데타」로 기술해도 좋을 것인가의 여부를 놓고 상당한 의견개진이 있었다.한마디로 일반인들이 우려하는 것과 같은 차원에서 학자들 사이에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 졌다고 보면 된다. 국사교과서 편수를 맡고 있는 교육부 신영범연구관은 『「대구항쟁」은 물론 「쿠데타」도 언어정서에 맞지않을 뿐 아니라 교육용어로도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면서 『이번 시안과 논의 결과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가장 보수적이라는 교육부가 진보적인 학자들에게 연구를 맡겨 이같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느낌』이라면서 『그런만큼 교육부는 국사교과서의 내용이 확정되기까지 논의를 더욱 개방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데 최선을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중·고교과서에 북주체사상 기술

    ◎「5·16」·「12·12」쿠데타로 표기/96년부터… 「6·25」는 한국전쟁으로/국사연구위 개편 시안/4·19의거→혁명,대구폭동→항쟁/여순 반란사건→여수·순천사건/8·15는 광복·해방용어 병용케 96학년도 중·고교 국사교과서에서부터 북한의 김일성주석 사상을 체계화한 주체사상을 설명하는 내용이 새로 실린다. 논쟁을 빚어온 근·현대사의 역사용어도 시대에 맞게 고쳐진다. 「국사교육 내용전개 준거안 연구위원회」(위원장 이존희서울시립대교수)는 18일 서울시립대에서 국사교과서 개편방안에 관한 세미나를 갖고 이같은 개편시안을 발표했다. 시안은 앞으로 교육부 심의위원회와 국사편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6월까지 확정된다. 새 교과서는 북한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주체사상의 기본틀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며,수령유일체제와 김정일 후계체제의 성격을 이해하도록 새로 기술할 예정이다.또 1967년경을 전후한 주체체제로의 이행이 이뤄지는 국내외적인 여건과 주체사상과 예술·역사학·학문과의 상호관계도 기술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87년 6월 민주항쟁이후 북한에 대한 이해가 크게 늘어난 점과 남북한간의 상호이해를 위한 노력을 서술하기로 했다. 연구위원회는 또 8·15광복을 전후해 일부 민족지도자들이 일제말 황국신민화운동과 침략전쟁에 협력했었음을 간략히 기술하지만 가급적 구체적인 이름의 언급은 삼가하기로 했다. 71년 대선과 총선속에서 민주화운동이 있었으나 박정희정권은 철권강압으로 영구집권을 계획하여 국헌이 파괴된채 유신독재체제가 이루어졌음이 처음 기술된다.박대통령의 경제업적도 종전과 같이 기술,균형을 맞추기로했다. 역사용어의 경우 5·16군사혁명과 5·17사태를 모두 쿠데타로 고치며,대통령이 「쿠데타적 사건」으로 규정한 12·12사태도 쿠데타로 고쳐진다. 4·19의거는 외국의 사례와 같이 날짜를 쓰지않고 4월혁명으로,6·25전쟁은 한국전쟁으로 표기한다. 또 동학농민운동은 동학농민전쟁으로 ,8·15는 광복으로 쓰되 내용을 서술하는 과정에서 해방이란 용어도 병용하기로 했다. 여순반란사건은 주민반란으로 오해하는 것을 막기위해 여수·순천사건으로,대구폭동은 대구항쟁,광주민주화운동은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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