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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년대 향수 자극한 시골 새댁의 모성애

    70년대 향수 자극한 시골 새댁의 모성애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지/ 님이 아니면 못산다 할 것을/ 망설이다가 가버린 사람∼” 영화 ‘님은 먼곳에’(제작 타이거픽쳐스·24일 개봉)는 가수 김추자의 동명의 노래 한 줄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니, 내 사랑하나?”는 말만 남기고, 베트남으로 떠나버린 남편. 주인공 순이(수애)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총성 요란한 1971년 베트남 전쟁터로 뛰어든다.‘님은 먼곳에’의 두 가지 키워드인 ‘음악’과 ‘여성’을 통해 영화를 짚어본다. ●음악으로 풀어낸 70년대 향수 이 작품의 연출자인 이준익 감독에게 ‘음악’은 ‘영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비와 당신’ ‘아름다운 강산’ 등의 7080 가요를 통해 아날로그 감수성을 건드렸고,‘즐거운 인생´에서 ‘불놀이야´ ‘한동안 뜸했었지´ 등 80년대 록음악으로 직장과 가정에서 소외된 40대 가장들의 울분을 폭발시켰다. 그는 이번엔 특유의 가창력과 섹시함으로 1970년대를 주름잡은 김추자의 히트곡들로 현대사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이 감독은 “김추자의 목소리엔 영혼의 밑바닥에서 나오는 절절함과 처연함이 배어 있다.”고 말했다. 남편을 만나기 위해 평범한 시골 아낙네에서 베트남 위문공연단 가수로 변신한 순이. 그녀의 삶의 고단함과 서러움은 영화 속 노래들을 통해 전달된다. 첫장면부터 등장하는 김추자의 데뷔곡 ‘늦기전에’와 베트콩에게 붙잡힌 뒤 죽음의 위협 앞에서 절절하게 부르는 ‘님은 먼곳에’는 ‘음악은 모든 이념과 국적을 초월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남편이 전쟁터에서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 순이가 미군들 앞에서 ‘수지 Q’를 부르는 대목에선 전쟁에 대한 인간의 분노와 절망을 그대로 드러낸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님은 먼곳에’는 음악으로서 다양한 세대공감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면서 “그러나 감독의 이전 음악영화들과 별다른 차별점이 없고 초반에 지루한 전개를 보이는 것은 단점”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시각에서 본 전쟁의 허무함 사실 순이의 베트남행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가슴 속에 다른 여자를 품고 자신에겐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남편을 찾으러 전쟁터에 뛰어든다는 설정 자체가 요즘 시각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면 그녀는 어떤 대답을 하기 위해 그토록 애타게 남편을 찾았던 것일까. 영화는 여성성보다는 모성애에 더 초점을 맞춘다. 주인공 순이의 캐릭터는 분노와 원망보다는 포용과 치유의 상징에 가깝다. ‘님은 먼곳에’는 상당부분 주인공 수애의 전통적인 여성미에 기댄 영화다. 하지만 망사스타킹에 미니스커트나 핫팬츠를 입고 개다리춤까지 추는 그녀의 변신은 극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순이는 수동적인 한 여성에서 점차 강인함과 당당함을 보이는 모성애를 지닌 인물로 변모한다.“우리나라에서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를 지닌 배우인 수애에게서 예의 바르면서도 용감한 얼굴을 봤다.”는 이 감독은 “그런 그녀가 강인한 여성이 되어 전쟁터 한복판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최근 영상 중심의 남성영화 일색인 영화계에 등장한 서사 중심의 여성영화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여성의 시각에서 전쟁의 허무함을 전달한 것은 의미있지만, 순종적이고 외유내강형 여성에게서 삶의 구원을 얻는다는 메시지는 전형적인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 시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음악가가 음향기기 만드는 ‘통섭의 시대’ 온다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음악가가 음향기기 만드는 ‘통섭의 시대’ 온다

    원효의 화엄사상 해설이나 조선 말기 실학자 최한기의 기(氣) 철학에서 주로 사용됐다. 정치적으로는 ‘총괄하여 관할한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가 에드워드 윌슨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의 저서 ‘컨실리언스(Consilience)’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재해석해 도입한 개념이다. 요즘 한국 지식사회의 최고 화두는 ‘통섭(統攝)’이다. 대학들은 앞다퉈 통섭을 표방한 학과를 설립하고, 석학들은 지식의 통합을 외치고 있다. 통섭이 ‘새로운 변화’의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4년 전 일개 학설로 한국에 소개된 통섭은 이제 스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우리 사회가 가야 하는 방향으로 대접받고 있는 셈이다. 통섭이 왜 국내 지식사회의 주제어로 떠올랐고, 그것은 왜 필요한 것일까. 통섭을 주장하는 많은 학자들은 통섭이 ‘한국적 특수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한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고등학교 때부터 문과, 이과의 구분에 익숙해진 한국 사람들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별개의 학문으로 생각한다. 서양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편의상의 학과 구분이 한국에서는 절대적인 기준으로 자리를 잡았고, 결국 그것은 유연하고 복합적인 사고를 갖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학자들은 인간과 기계, 우주, 생명공학 등 다양한 학문을 과학적 방법과 인문학적 방법으로 동시에 고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는 1933년부터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교류가 시작됐고, 일본도 학문 전 분야를 아우르는 ‘슈퍼대학원’의 등장을 앞두고 있다. 물론 특수한 학과가 오히려 인기를 끌 정도로 ‘전문성’이 강조되는 한국사회에서 통섭을 논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노령화, 산업 변화의 가속화 등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섭적 사고를 갖춘 인간상이 필요하다. 한 예로 평생 직업의 개념이 희박해지는 상황에서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직업을 찾기 위해 매번 새로운 자격증을 따고 공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폭넓은 사고를 갖고, 뛰어난 적응력을 가진 사람을 키운다면 그만큼 새 길을 모색하고 목표를 세우는 데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학자들이 ‘통섭형 사고 교육’을 어린 시절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통섭은 학문의 벽을 허무는 일에서 시작된다. 현재 한국의 대학사회는 같은 학과 교수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을 불문율처럼 여기고 있다.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해낼 수 없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이같은 구분은 오히려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장애로 작용할 뿐이다. 특히 다른 학문에 대한 관심과 기본적인 개념의 이해는 전혀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개미를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인간사회를 기본으로 연구하거나, 기계공학자 대신 음악 전공자가 음향기기를 만든다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미분방정식으로 경제를 예측하는 대신 자기공명영상을 도입해 경제활동을 하는 인간의 뇌를 분석하기 시작했다.MIT에서는 사람이 전혀 등장하지 않은 채 전자기기가 오페라의 막을 올리고 공연을 한다. 여러 학문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아리스토텔레스 통섭의 원조 통섭은 인류 역사와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지식의 경계’를 넘어서려고 했던 모든 노력을 통섭의 일환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각종 학문에 ‘광범위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지식의 경계가 없던 시절인 만큼 그의 관심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그 결과 수많은 분야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원조’로 떠받들어진다. 박지원, 홍대용, 최한기 등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들도 인문사회과학을 배워 자연과학에 적용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통섭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것으로 평가된다.200여년의 시간 차이는 있지만 서양의 다빈치와 조선의 정약용이 약속이나 한 듯 기중기(거중기)를 개발했다는 사실은 통섭적 사고가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환경과는 상관없이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통섭은 ‘자연을 흉내내는 일’에서 시작된다. 인간사회를 바꾼 수많은 도구와 아이디어가 자연에서 비롯됐다. 기업들은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연구해 새로운 휴대전화를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다.‘현실에 존재하는 통섭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MIT 미디어랩은 1985년 ‘함께 모여 상상의 나래를 펼치자.’는 소박한 목표로 시작됐지만, 매년 수백건 이상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상상력 공장’으로 발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국내 연구 현주소 2005년 최재천 교수 등 윌슨의 ‘컨실리언스’를 번역 학문적 기반 아직 취약… 대학들 전면도입 움직 통섭의 개념이 국내 학계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과학철학자 장대익 박사와 최재천 교수가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컨실리언스(Consilience)’를 ‘통섭’이란 이름으로 번역, 출간한 2005년의 일이다. 퓰리처상을 두 차례나 받은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이자 생태학자인 윌슨은 개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섬 생물지리학과 사회생물학이라는 두 개의 학문을 개척했다. 윌슨이 주창한 컨실리언스는 르네상스 회귀로 집약된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등 모든 학문이 언젠가는 자연과학적인 방법론으로 통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컨실리언스는 19세기 자연철학자 윌리엄 휴얼이 처음 만들어냈다. 라틴어의 ‘컨실리에르(consiliere)’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된다.‘컨(con)’은 영어로 ‘함께’라는 뜻을,‘살리에르(salire)’는 ‘뛰어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결국 휴얼과 윌슨의 ‘컨실리언스’는 ‘서로 다른 현상들로부터 도출되는 결론들이 서로 일치하거나 정연한 일관성을 보이는 상태’를 의미한다. 최 교수와 장 박사는 컨실리언스에 대응하는 우리말을 찾기 위해 고심하다가 원효대사의 화엄 사상에서 통섭이라는 말을 찾아냈다. 그러나 이들의 통섭은 방법론과 지향점에서 윌슨 것과 다르다. 윌슨이 자연과학으로의 통합을 강조한 데 반해, 이들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동등한 위치에서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진행되는 통섭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학자들의 상당수가 무조건적인 생물학 중심의 학문적 통합보다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자연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비중을 두고 있다. 통섭이 ‘학문간의 벽을 허물자.’라는 정도의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그것의 정확한 의미나 지향점을 설명할 수 있는 학문적 기반은 취약하다. 올 초 서울대에서 열린 포럼에서는 “기계적으로 학과가 통합되는 것을 물리학적 통합, 두 학문이 새 학문을 만들어내는 것을 화학적 통합으로 정의한다면 통섭은 생물학적 결합으로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구체적 지향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가설과 학문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 중인 외국과 달리, 전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움직임은 다소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쪽도 있다. 인위적인 벽 허물기가 될 경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통섭의 시대’ 다시 주목받는 다빈치식 사고 통섭을 언급하는 학자들은 통섭형 인간의 표본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꼽는다. 다빈치식 사고는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과 경험을 통한 증명정신, 예리한 관찰과 섬세한 감각, 모호한 것까지 포용하는 묘사법, 과학과 예술의 조화, 건강한 육체와 정신, 그리고 한 가지 아이디어에 다양한 분야를 엮어내는 연결 습관 등으로 집약된다. 시대와 환경을 뛰어넘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인 셈이다. 과연 다빈치는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사고방식이 그로 하여금 위대한 업적을 쌓게 만들었을까. 다빈치식 사고를 가진 수많은 사람을 키워 새로운 시각으로 현대를 바라보게 할 수는 없을까. 이탈리아 각지에 숨어 있는 다빈치의 발자취를 찾아, 왜 그가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는지를 짚어봤다. |빈치·피렌체·밀라노(이탈리아) 박건형특파원|이탈리아 밀라노에 자리잡은 오페라극장 라 스칼라 앞 광장. 거대한 성당 두오모를 보려는 관광객들이 꼭 지나야 하는 이곳에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동상이 우뚝 솟아 있다. 동상 아래에 적혀 있는 ‘과학과 예술의 혁명가(AL Rinnovatore Delle Arti E Delle Scienze)’라는 문구는 다빈치를 설명해주는 가장 짧은 수식어이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로 추앙받는 다빈치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헌사다. ●거대한 박물관이 된 다빈치 고향 50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탈리아 곳곳에는 다빈치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다빈치는 이탈리아인들의 영웅이자 정신적 지주다. 수도 로마 공항의 공식 명칭은 ‘레오나르도다빈치공항’. 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기차의 이름 역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다. 공항 곳곳에 다빈치의 작품을 형성화한 조형물들과 그의 동상을 목격할 수 있다. 암흑의 중세를 벗어나 인문학의 부흥을 이끌어낸 르네상스의 핵심도시 피렌체를 지나 피사 방향으로 65㎞가량 떨어진 작은 마을 빈치에 도착했다. 나지막한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고, 사방 어느 곳에나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만이 가득한 특별할 것 없는 시골마을이 바로 다빈치의 고향이다. 마을 중심지의 가장 높은 곳에는 3m가 넘는 비트루비우스의 ‘인체 비례도’ 조형물이 다빈치의 고향임을 말해주고 있다. 다빈치는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의 이론에 따라 기하학적으로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원 안에 사람의 몸을 그렸다. 이 비례도의 원본은 베니스 박물관에 소장돼 있지만, 공개는 허용되지 않는다. 다빈치가 빈치에 살았던 기간은 태어난 이후 피렌체에서 베르키오의 도제로 들어가기 전까지 16∼17년간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색 벽돌로 지어진 그의 생가는 세 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다. 집 내부에는 다빈치의 생애와 작품에 관한 글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지만, 실제로 다빈치의 흔적은 벽난로와 책상뿐이었다. 생가를 지키고 있는 빈치 시청의 알베르토 로카티는 “다빈치는 세르 피에로와 카테리나라는 하층계급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였다.”면서 “다빈치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다빈치의 왕성한 학구열이 어린 시절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반사작용이란 설도 있다.”고 소개했다. 마을의 중심지 폭이 채 500m밖에 되지 않는 조그만 빈치지만, 마을 전체가 거대한 다빈치 박물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성당 옆에 자리잡은 다빈치 박물관에는 그가 설계한 물레와 기중기 등의 원리가 자세히 설명돼 있다. 다빈치 아이디어 박물관은 다빈치의 사고가 어떻게 형성됐으며 후세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체험관이다. 박물관 학예사인 세르지오 페오네는 “다빈치는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사고가 다방면으로 발달해 있었다.”면서 “이 박물관의 첫 번째 전시물도 플라톤의 흉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빈치가 스케치한 작품을 실제로 만들어보는 작업이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을 곳곳에 자리잡은 상점에서는 티셔츠나 엽서 등 흔한 기념품 대신 다빈치가 고안한 시계와 헬리콥터 모형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학문과 예술 꽃피운 피렌체, 밀라노 다빈치 연구자들은 그의 생애를 크게 제1차 피렌체 시대(1466∼1482), 제1차 밀라노 시대(1482∼1499), 제2차 피렌체 시대(1499∼1506), 제2차 밀라노 시대(1506∼1513), 그리고 로마ㆍ앙부아즈 시대(1513∼1519) 등 다섯 시기로 구분한다. 말년을 제외하면 그의 성과가 대부분 밀라노와 피렌체에서 이뤄진 셈이다. 피렌체 우피치 박물관에는 다빈치의 작품 중 가장 오래된 1473년의 데생이 걸려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빈치는 보티첼리, 크레디, 페루지노 등 베로키오 산하의 수많은 제자들 중 한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베로키오의 도제로 있는 동안 다빈치는 그림을 그리는 일에만 매달리지 않고 건축, 도형 연구, 광학론, 원근법, 기하학, 자연과학, 음악 등을 폭넓게 익혔다. 이때 배운 원근법의 결실이 바로 1495∼1497년에 다빈치가 완성한 밀라노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최후의 만찬’이다.15분에 단 25명의 관람객에게만 공개되는 이 불후의 거작은 성당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울 만큼 크고 장엄했다.‘최후의 만찬’ 전문 가이드인 실비아 솜바루는 “작품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미술사학자, 구조학자, 역사학자, 광학자 등 각 분야에 걸쳐 있다.”면서 “지금도 이 그림 연구로 연간 수십편의 논문이 쏟아져 나올 정도”라고 밝혔다. 성당 길 건너편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 과학기술박물관이 있다. 온통 과학에 관한 내용으로 꾸며진 박물관 전시물 중 다빈치가 고안한 각종 기계들이 단연 인기다. 피렌체 시내에도 다빈치의 기계를 실물 크기로 재구성해 전시·체험할 수 있도록 한 두 곳의 박물관이 있다. 두 도시의 대형 서점에는 다빈치 관련 서적들이 별도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탄생 555주년을 맞았던 지난해에는 도시 전역이 다빈치 기념물로 꾸며지기도 했다. 빈치시의 다빈치 박물관장 알레산드로 베조시는 “다빈치의 지식은 대부분 직접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단계를 거쳤다.”고 소개했다. 이어 “다빈치가 ‘단순한 천재’였다면 그저 동경의 대상이자 신화적인 존재에 머물렀겠지만, 다빈치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각고의 노력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닮고 싶은 존재’ ‘배워야 할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kitsch@seoul.co.kr ■다빈치는 어떻게 만능학자가 되었을까 호기심·증명정신 겸비 ‘노력하는 천재’ 해부학자, 건축가, 식물학자, 도시계획가, 의상·무대디자이너, 요리사, 해학가, 엔지니어, 발명가, 지리학자, 지질학자, 수학자, 군사과학자, 음악가, 화가, 철학자, 물리학자, 이야기꾼…. 다빈치는 인간이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가졌고, 여러 분야에서 천재성을 발휘했던 인물이다. 이탈리아 전역은 물론, 프랑스와 영국에도 다빈치 박물관이 있고 대부분 진품을 최소한 한 가지 이상 소장하고 있다. 평생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얼마나 방대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탄생한지 55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다빈치는 지식인들이 꿈꾸는 ‘만능인’(Universal Man)의 표상으로 꼽힌다.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주창한 지능의 다양성에 대한 이론에 따르면 천재는 논리·수학(스티븐 호킹, 아이작 뉴턴), 언어(윌리엄 셰익스피어, 에밀리 디킨슨), 공간·기술(미켈란젤로), 음악(모차르트), 신체·운동감각(무하마드 알리), 사회적 대인관계(엘리자베스1세, 마하트마 간디), 자기 인식적 대인관계(틱낫한, 테레사 수녀) 등 일곱가지 척도 중 하나에서 특이성을 보인다. 그러나 다빈치는 일곱가지 분야에서 모두 천재성을 나타냈다. 고도로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현대 사회에서 다빈치가 다시 각광받는 것은 그가 거의 모든 학문에서 특이성을 보인 이유가 단순한 천재여서가 아니었다는 점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노력하는 천재’였고,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한 실용주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그가 해부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좀 더 정확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고, 물의 과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좀 더 좋은 다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유체역학에 대한 연구는 비행기 설계로 이어졌고, 노년에는 이 모든 기계의 원리를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근원을 찾기 위해 골몰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는 다빈치의 사고방식을 이해함으로써 교육법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마이클 겔브가 쓴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생각하기’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교육서적 목록에 올라 있다. 겔브는 “다빈치가 살았던 르네상스 시대에는 다재다능하고 균형잡힌 인간, 예술과 과학 양쪽을 모두 편안하게 포용할 수 있는 인간을 이상형으로 삼았다.”면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폭넓은 지식을 쌓아야 하는 현대인에게 다빈치식 사고는 최적의 모델”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大과학민국’을 건립하자 /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大과학민국’을 건립하자 /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복잡한 현대사회는 폭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원활하게 지식을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서울신문은 창간 104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에 ‘新다빈치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수많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폭넓게 사고하는 방법의 중요성을 가르쳐준 인물입니다. 우리 사회와 학계에 급속히 퍼지는 ‘통섭(統攝)’의 개념을 다시 살피고, 해외 사례를 찾아 한국의 학문과 연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미국의 치즈 가격이 올랐단다. 이유는 단 하나. 중국인들이 치즈 맛을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란다. 아니, 아직 치즈 맛을 알게 된 것은 아니고 그저 도대체 치즈가 무슨 맛인지 알아보기 위해 한 조각씩 먹어 보는 것만으로도 미국의 치즈 시장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는 브라질, 러시아, 인디아, 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일으키고 있는 ‘제2의 산업혁명’으로 전례 없는 자원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이들 나라의 국민들이 모두 미국인들이 누리고 있는 생활수준을 원한다는데 그러자면 지구가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세계경제의 미래는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전형적인 자원부족국가 대한민국이 서 있다. 2006년 3월16일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금 우리가 인류 역사상 가장 엄청난 창의와 혁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혁신의 주체는 극소수의 천재 또는 지도자였으나 이제는 불특정 다수의 손으로 넘어갔다. 누구나 창의력을 발휘하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고, 일단 그런 아이디어가 제안되면 그것을 구체화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컴퓨터의 발달로 가능해진 일이다. 창의와 혁신은 양면성을 지닌다. 누구나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지극히 고무적인 일이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난 경쟁이 버티고 있다. 예전에는 경쟁상대가 예측 가능한 소수였지만 이제는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새로운 패러다임을 들고 나올지 예상조차 하기 어렵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변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예전에 우리 인류는 몇 개의 서로 다른 문화권으로 나뉘어 살았다. 각각의 문화권에서는 시대에 따라 크고 작은 문명들이 흥망성쇠의 역사를 거쳤다. 하지만 나는 이제 문화와 문명이 새롭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는 문화가 문명보다 큰 개념이었지만 전 세계가 하나의 과학기술 거대문명 또는 메타 문명(meta-civilization)으로 묶이는 바람에 문화는 이제 거의 ‘문화바이러스’의 수준으로 축소된 느낌이다. 이제 게임의 성패는 누가 더 전염성이 강한 문화바이러스를 만들어 퍼뜨리는가에 달려 있다. 바이러스처럼 남의 DNA를 부추겨 자신의 번식을 꾀하는 기생생물들에게는 제가끔 숙주특이성(host specificity)이라는 속성이 있다. 전염성의 차원에서 보면 숙주특이성이 지나치게 강한 바이러스보다는 여러 종의 숙주들을 넘나들며 공격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훨씬 경쟁력이 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우리가 특별히 두려워하는 까닭은 바로 그들이 인수공통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21세기 메타문명 세계에서 특별히 전염성이 강한 문화를 창출해낼 혁신의 주체는 거의 틀림없이 통섭적 인재들일 것이다.21세기형 과학자라면 모름지기 인문사회학 소양을 갖춰야 하고 인문사회학자와 예술가도 이젠 과학을 알아야 한다. 한편으로는 인문학 교육을 강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장차 무슨 분야를 전공하게 되든 모든 학생들에게 기초적인 과학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예술을 포함한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아우르는 통섭적 교육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사회와 소통하지 않는 과학은 생존할 수 없다. 이번 광우병 사태를 통해 우리는 일단 사회적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는 제아무리 객관적인 과학도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보았다. 그래서 나는 요즘 작심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다닌다. 우리 정부가 드디어 문과와 이과의 장벽을 허무는 계획을 세워놓고 적절한 시행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겁 없이 퍼뜨리고 있다.사회적인 파장을 우려하여 신중을 기하고 있을 뿐 원칙이나 구체적인 시행안에 관해서는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고 그럴듯한 부연 설명까지 곁들인다. 나는 내가 퍼뜨리고 다니는 유언비어가 조만간 사실로 판명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기왕에 교육부와 과학기술부가 하나로 합쳐져 교육과학기술부로 거듭난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촛불,대운하,독도 문제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롭고 뚜렷한 방향을 찾아야 하는 이명박정부에 ‘대과학민국(大科學民國) 건립’을 제안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대를 말하다] 촛불집회서 드러난 세대문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로 촉발된 시민들의 촛불집회는 그 목적과 방식, 정부의 대응 등을 두고 유례 없는 국가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촛불집회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2008년의 촛불 정국이 우리 현대사에 큰 획을 그었으며, 젊은 세대들에게 그들만의 고유한 ‘세대 경험’으로 자리잡을 만큼 강렬한 사건이라는 데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사회연구소장은 “이번 촛불 집회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라는 세대적 공통점과 그를 표현하는 방식에 따른 세대 차이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몇 주 전 문화연대에서 쉬어가자는 의미로 1박2일 콘서트를 열었는데, 단순히 ‘이건 소음’이라는 반대 목소리부터 국민의 건강주권을 이야기하는데 콘서트로 초점을 흐린다는 의견도 있었고, 마냥 좋아 함께 어깨를 겯고 뛰는 10대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현장 안에도 다양한 세대가 있었고, 각기 다른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민주주의라는 큰 가치를 위해서는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촛불집회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촛불집회에 대해 “문화다양성, 가치다양성, 탈물질 가치가 자리잡았다.”고 평했다. 그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로 구분해 보면, 윗세대는 건강과 환경 등 탈물질적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고 젊은 세대들은 참여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는 “모두 가치의 중요성을 드러내기만 했지 어느 세대를 불문하고 공동체의 가치는 발견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누군가는, 어떤 집단은 이 공동체를 위해서 가치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 것이 촛불정국이 가져다 준 숙제”라고 말했다.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사안의 중대성에서 비롯되는 파급력을 강조했다. 홍 교수는 “촛불집회는 10대에서 시작돼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성격을 가지고 두 달 이상 지속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현상이 됐다.”고 평했다. 이어 “2000년대 들어 여중생 추모집회나 탄핵 정국 등에서 비슷한 일들이 있었지만 사안의 성격과 중대성을 볼 때 이번 촛불의 지속성은 훨씬 강할 것”이라면서 “이보다 더 강렬한 사회교육이 없었기 때문에 특히 젊은 층의 사회화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국회 60년… ‘삭제된 발언’ 재조명

    올해로 제헌의회가 구성된 지 60년이 됐다. 국회 의사록은 이 의정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핵심적인 자료다. 하지만 우리의 국회 속기록은 일반에 공개될 때 많은 부분이 삭제돼 있기 일쑤다. 과연 어떤 내용이 삭제됐고, 무슨 이유로 삭제됐을까? 17일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KBS 1TV 제헌절 특집 ‘국회 60년, 삭제된 역사를 복원하라’는 국회 속기록에서 사라진 발언들을 최초로 수집해 대한민국 국회의 역사를 조명한다. 국회기록보존소 서고에는 의정사를 고스란히 담은 국회 속기록 1858권이 보관돼 있다. 초대부터 17대까지 국회의 영욕이 스민 우리 현대사 연구의 보고인 것이다. 국회 속기록이 본격적으로 삭제되기 시작한 것은 박정희의 3선 개헌 이후부터. 이때부터 박정희 독재에 대한 저항의 기록이 살아남지 못하게 된 것이다. 유신치하 제9대 국회에서 사라진 대표적인 발언들은 ▲김대중 납치사건 관련 발언 ▲박정희 정권에 대한 비판 ▲긴급조치 철폐와 개헌요구 ▲군사, 국방관련 발언 등이다. 이 발언들은 삭제부호로만 남아 있다. 당시 독재에 맞섰던 대표적인 인물은 정일형 전 의원과 김영삼 전 대통령 등이었다.1974년 12월 박정희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 정 의원의 발언은 국회 속기록에서 삭제됐다. 김 전 대통령은 1973년 9월 김대중 납치사건을 처음으로 언급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했지만, 그 내용 역시 삭제됐다. 국회의원들의 발언이 가장 많이 삭제된 국회는 11대 국회였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발언들은 속기록에서 살아남지 못했다.11대에서 사라진 발언은 모두 150건.12대에서 가장 많이 삭제된 내용은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발언이었다. 여소야대와 청문회로 기억되는 13대 국회에서는 권력비판 발언이 삭제된 경우는 현격히 줄어든 반면, 의원들의 상소리나 인신공격 발언 등이 주로 삭제 대상이 됐다. 이처럼 국회의원들의 발언은 2003년 국회법에 삭제 금지 조항이 신설되기 전까지 쉽사리 속기록에서 지워지곤 했다. 의원들에 따르면, 유신 때는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전두환 정권 때는 안기부가 회의를 모니터해 사실상 삭제를 주도했다고 한다. 어느덧 ‘환갑’을 맞은 대한민국 국회. 독재와 군사정권을 비판했던 용기있는 발언들은 이제 엄연한 헌정사의 일부분으로 당당히 복원되고 공개돼야 할 것이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공판정 스케치·반응

    공판정 스케치·반응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폐를 많이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16일 오후 1시15분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들어서던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한 여성이 “회장님 힘 내세요.”라고 외치자 살짝 웃음을 내비쳤다. 여기에 법원이 집행유예 선고를 내리자 이 전 회장의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 법정을 나서며 결과를 예상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건 예상하는 게 아니지 않으냐.”고 답했다. 주요 혐의에 무죄 판결이 내려져 책임이 가벼워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책임은 여전히 져야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생각해 보겠다.”고만 언급했다. 이날 재판에는 취재진과 삼성 관계자, 일반 시민 등 300여명이 몰렸다.417호 형사대법정은 160개의 방청석을 다 채우고도 모자라 통로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재판장인 민병훈 부장판사가 각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을 밝히며 주요 혐의인 에버랜드 사건의 무죄를 암시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 특검팀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조준웅 특검은 “현대사회에서 회사는 특정인의 것이 아닌데 재판부 논리대로라면 삼성전자까지도 하루아침에 회사 소유권을 엉뚱한 제3자에게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등은 강력한 비난을 쏟아냈으나 일부 보수단체는 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삼성 사건 고발인이며 공판 과정에서 양형 증인으로 나왔던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특검의 부실수사와 재판부의 역사인식 결여가 빚어낸 참극”이라고 성토했고,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해 특검 수사에 불을 댕겼던 김용철 변호사는 “실망스럽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반면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은 “국내 재벌들이 상속문제에 있어 탈법을 저지르지 말고 모범이 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日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흐름

    日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흐름

    일본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의 독도 영유권 기술은 해설서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학습지도요령에 이미 암시돼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독도는 일본 땅’ 명기는 일본 정부 고도의 정치적 행위지만, 정치적 행위를 위한 교육과정상의 준비는 이미 완료돼 있었다는 얘기다. ●해설서 원전 ‘학습지도요령´에 이미 암시 14일 ‘일본발 독도 사태’를 맞아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와 학습지도요령을 분석한 글들이 때맞춰 나오고 있다. 분석 결과는 비슷하다. 각각의 글들은 사회과 교육목표의 뿌리에서 사태의 원인을 찾는다. 일본의 독도 기술 밑바탕엔 ‘국토 인식의 확장·심화’를 강조하는 교육목표가 자리잡고 있다. 국토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는 교육과정과 영토분쟁을 부채질하는 해설서 표현은 동의이음어와도 같다는 것이다. 일본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는 ‘역사’ ‘지리’ ‘공민’의 세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독도는 주로 지리와 공민 쪽에서 다룬다. 일본과 중국의 교과서 왜곡을 연구해온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가 펴낸 ‘역사인식을 둘러싼 자화상, 외부의 시선’(선인)에서 심광택 진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지리 부문을 분석했다.2006년 4월부터 일본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지리교과서 6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심 교수는 “국토 인식의 함양은 지리 과목의 총괄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심 교수에 따르면, 일본이 외교적 마찰을 부르면서까지 러시아와의 북방영토 분쟁, 한국과의 독도 분쟁 등을 교과서로 가르치는 까닭은 학습지도요령이 국가적 관점에서 영역 인식을 강조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공민(현대사회, 정치, 경제, 국제 등 4개 영역을 다룸) 분야를 분석한 권혁태(성공회대 일본학과)·이경주(인하대 법학과) 교수는 교육목표와 국가주의의 상호연관성에 주목한다. 후소샤 교과서의 경우 “다케시마(독도)는 역사적으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했던 2001년판 교과서의 본문 표현이 2005년판에선 “다케시마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2001년판에 없었던 독도 사진을 권두 화보에 싣고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설명까지 달았다. 필자들은 “최근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과 교과서 파동, 영토분쟁 등은 모두 사회적 공공성을 국가성의 회복으로 환치시키려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일본 학교교육의 방향과 틀 제시 사회과 학습지도요령에서 ‘국토 인식’에 대한 강조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강화되는 추세다. 학습지도요령은 한국의 ‘교육과정’에 해당한다. 총설과 각 교과목에 대한 교육목표 및 수업방법 등으로 구성되며, 법적 구속력을 갖고 일본 학교교육의 방향과 틀을 제시한다.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는 문부과학성이 지도요령을 보충해 제작한 것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출판사들이 해설서를 기준으로 교과서를 제작한다는 점에서 후소샤 등 특정 회사 교과서의 영향력을 뛰어넘는다. 문제가 된 해설서는 2008년 2월15일 문부과학성이 공표해 소학교 2011년, 중학교 2012년부터 전면 실시되는 신학습지도요령안을 설명한 것이다. 김보림(역사교육과) 총신대 교수가 발표한 ‘일본 사회과 학습지도요령과 교과서 편찬’이란 글에 의하면,1998년도와 2008년도 학습지도요령에선 1989년판에선 보이지 않던 ‘국토와 역사에 대한 애정’이란 표현이 추가됐다. 또 ‘우리 국가의 영토에 대한 인식’을 강조하는 1998년판 현행 학습지도요령은 2008년판에서 ‘우리 국가 및 세계의 제 지역에 관한 지리적 인식’이란 표현으로 확장됐다. 김 교수는 “2008년도 중학교 학습지도요령은 ‘우리 국가 국토에 대한 인식을 일층 심화한다.’는 내용의 개선방향을 둬 독도에 대한 언급을 이미 암시하고 있다.”면서 “2012년부터 적용되는 중학교 교과서로 배우는 모든 일본 중학생들은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이제는 로컬리티시대]지역공동체 운동 현황·진단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이제는 로컬리티시대]지역공동체 운동 현황·진단

    1990년대 중반 이후 공동육아, 대안학교 등 다양한 지역공동체 운동이 확산되면서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지역공동체 운동은 여전히 실험 단계다. 성공적으로 정착한 지역공동체도 많지만 온전한 모양새를 갖추기도 전에 문을 닫은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역공동체가 각종 지역 의제 해결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역공동체가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생활정치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 세상’ 만드는 풀뿌리 민주주의 시발점 현장 활동가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적 차원에서 만든 ‘관주도형 지역공동체’를 제외한 순수 주민주도형 지역 공동체는 전국적으로 200곳이 넘는다. 대표적인 곳은 성미산공동체(서울 마포)와 변산생활공동체(전북 부안)등 마을 공동체, 한밭레츠(대전)와 과천품앗이(경기 과천) 등 지역화폐 공동체, 부안 등용마을(전북 부안)등 생태공동체, 풀무학교(충남 홍성)와 간디학교(경남 산청)같은 교육공동체 등이 있다. ●시민대표 뽑아 지방선거 후보 내고 정책 제안 지역공동체는 회원들에게 생활속에서 정치를 체험하는 민주주의 학습장이나 다름없다. 서울 마포지역 풀뿌리생활정치 공동체인 ‘마포연대’ 상임이사 이경란씨는 “과거 공동체 운동에는 ‘내’가 없었고 사회나 소수자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행복한 세상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라면서 “사회문제와 생활 문제가 분리된 것이 아니며 지역공동체 운동을 통해 지역을 바꾸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일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역공동체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좋은 시발점으로 2002년 지방선거에서는 성미산 후보를 내기도 했고,2004년에는 후보들에게 정책 제안도 했다.”면서 “생협 대리인을 도의원에 당선시킨 일본 가나가와현 생협처럼 우리도 시민대표를 뽑아 구의원과 시의원을 낼 수 있도록 고민 중”이라고 했다. ●품앗이 모임·지역화폐 활용도 제고 노력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안시민발전소장 이현민씨는 “무한 경쟁시대로 치닫는 도시적 삶은 다음 사회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현대 사회에서 지역공동체의 의미는 조금 불편하고 가난해도 이웃과 나누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한밭레츠’ 두루지기 이수정씨는 “지역화폐 운동은 먹거리 생협과 의료 생협, 공동육아 등 복합적인 품앗이 공동체”라고 소개한 뒤,“공동체를 활성화하고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품앗이 만찬’ 등 주기적인 회원 모임과 지역화폐의 활용도를 높이려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려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동육아로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의 교사 정현영씨는 “1996년 공동 육아를 위해 공동체에 가입했는데 핵가족 사회에서 내 아이가 어른을 공경하고 신뢰하며, 예의 바르게 크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대안 학교가 한국 사회의 주류 교육이 아니라 불안한 점이 없지 않지만 올바른 교육이 있고, 좋은 이웃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공동체 생활의 장·단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동체는 누가 ‘로드맵’을 그려 주는 게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 스스로가 그리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현석 김민희기자 hyun68@seoul.co.kr ■외국 유명 공동체 3곳 노동자생협 뭉쳐 스페인 매출 7위 대기업으로 외국의 공동체 운동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자본주의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생긴 물질문명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활발해졌다. 외국 공동체의 다양한 사례와 현황은 국제생태공동체 네트워크(http:///gen.ecovillage.org)나 계획공동체 종합웹사이트(www.ic.org)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는 비교적 잘 알려진 외국의 공동체 세 곳을 소개한다. ●스페인 몬드라곤 프랑스와 스페인을 가로지르는 피레네산맥 끝자락에 있는 몬드라곤은 한때 쇠락한 광산촌이었다. 그러나 2006년 현재 몬드라곤은 스페인내 연간 매출 7위, 일자리 창출규모로는 3위를 차지하는 대기업이다. 몬드라곤 그룹(Mondragon Corporation Cooperative·MCC)의 시작은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 신부와 마을 주민 수십명이 MCC의 모태가 된 ‘울고르(ULGOR)’라는 노동자생산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지역주민들이 모은 1100만세타(약 36만달러)를 자본금으로 설립했다. 곧 스페인내 100대 기업으로 떠오른 울고르의 성공을 기반으로 아라사테, 코프레시, 에델란 등 다른 생산협동조합이 속속 생겨났고 이들은 모두 MCC란 이름 아래 모이기 시작했다. 이제 MCC는 해외 23개 공장을 포함해 모두 123개 공장에서 6만여명을 고용하는 굴지의 대기업이다. MCC의 성공 이유는 기업이 주민들의 삶과 일체화된 데 있다. 몬드라곤 인구 2만 5000여명 중 노동가능 인구는 1만 3000여명 정도인데, 이 중 3분의2가량인 8300여명이 MCC의 조합원이다. 이들은 몬드라곤 그룹 산하의 금융기관인 ‘카하 라보랄(노동인민금고)’에서 대출받고 산하 소비협동조합인 ‘에로스키’에서 각종 생활용품을 산다. 또 이들 자녀의 상당수는 MCC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몬드라곤 기술대학을 졸업한 뒤 MCC에 취직한다. ●밴쿠버의 ‘100마일 먹거리 사회’ 자기 지역의 먹거리를 소비하자는 ‘로컬 푸드’운동은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노력의 하나다. 그러나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이 운동이 지역사회 경제를 촉진시키고, 저소득층을 돕는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공공텃밭(Community Garden)을 통해서다. 공공텃밭은 버려진 조각땅에 텃밭을 일구는 운동이다. 나만의 뒤뜰, 줄여서 ‘모비(MOBY·My Own Back Yard)’라고도 한다. 누구든지 1년에 20달러만 내면 땅을 얻을 수 있다.2006년 기준으로 밴쿠버에는 총 18곳에 950개의 공공텃밭이 조성돼 있다. 조사에 따르면 밴쿠버 시민의 44%가 자신의 입으로 들어갈 먹거리를 텃밭에서 직접 가꿔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밴쿠버식량정책협의회는 밴쿠버 올림픽이 열리는 2010년 1월1일까지 총 3000개의 텃밭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2006년 밴쿠버 시의회는 이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해 시 소유의 공원, 공터 등을 공공텃밭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공공텃밭 운동을 통해 밴쿠버식량정책협의회는 ‘뒤뜰 나누기(Sharing Backyard)’운동처럼 직접 기른 먹을거리를 저소득층에 기부하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독일 뮌헨의 여성주거공동체 공동체의 본질은 ‘모여살기’다. 독립은 좋지만 고립은 싫은 사람들이 연대의식을 혈연삼아 사는 것이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독일 뮌헨의 옛 공항부지에는 49가구가 살 수 있는 공동주택이 있다. 나이도 다르고 살아온 과정도 다른 다양한 여성들이 그곳에 모여 살고 있다. 독신 한 가구의 방은 45∼60㎡(14∼18평), 공동 공간인 부엌 딸린 회의실과 마당, 창고 등이 따로 있다. 출발은 불가능한 공상 같았다. 집 없는 설움 없이, 연령과 국적을 떠나 서로를 존중하면서 살아가기. 이런 꿈을 이루기 위해 2000년부터 240명의 여성이 각각 150만원씩 갹출해 조합을 꾸리고 집을 짓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7년만에 집이 완성됐다. 출자금 3000만∼5000만원, 월세 40만∼60만원 정도를 내면 누구나 살 수 있다. 집은 조합의 공동 재산이므로 소유권은 없고, 이사갈 때는 조합원 권리를 반납하고 출자금을 돌려받게 된다. 이곳에 사는 50여명의 여성들은 현대사회가 채워주지 못하는 결핍을 메우려고 계속 노력 중이다. 공동육아 프로그램이나 실업 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취업·창업 돕기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이들은 지난해 바이에른주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주거단지’상을 받기도 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日 새역모 “‘고유 영토’ 누락은 역사 왜곡”

    日 새역모 “‘고유 영토’ 누락은 역사 왜곡”

    “‘다케시마(독도)’를 기술하면서 ‘고유의 영토’는 명기하지 않았다. 이는 ‘외교적 배려’를 고려해 또 다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일본 우익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새역모)이 중학교 사회교과서의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고유 영토’ 표현을 뺀 정부의 결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새역모의 홈페이지에는 15일 회원에게 보내는 ‘7/15신착 FAX통신 제240호’라는 제목의 PDF파일이 게재됐다. A4 한 장의 분량의 이 통신문에서 새역모는 “이번 정부 결정은 과거 위안부문제와 마찬가지로 부당한 외압에 굴해 정부 스스로 주권을 포기한 것으로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기술을 해설서에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교과서 작성에 혼란을 가져오기 때문에 결코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일은 정부가 여전히 ‘근린제국조항’(近隣諸国条項)에 속박당하고 있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철폐를 강하게 주장했다. 근린제국조항이란 ‘근린 아시아 국가간에 근현대사의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데 있어 국제이해와 국제협조의 견지에서 필요한 배려’라고 요약되는 문부성 검정기준의 하나이다. 그러나 새역모는 “이번 해설서의 발표에 따라 조속히 새로운 학습지도요령에 근거한 교과서 작성에 착수한다.”고 발표해 새로운 왜곡 역사교과서 제작에 전력을 다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사진=새역모 홈페이지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日 독도영유권 명기 파장] 2012년엔 전면화될 듯

    |도쿄 박홍기특파원|14일 확정된 중학교의 사회교과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따라 제작된 교과서는 오는 2012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활용된다. 해설서는 말 그대로 학습지도요령의 보완자료다. 교과서 출판사들은 앞으로 해설서를 기초로 독도관련 내용을 넣을지에 대해 판단, 교과서를 집필한 뒤 2010년 3∼4월쯤 문부과학성에 검정을 신청한다. 현재 해설서에 독도를 적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부 교과서에서는 노골적으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학교 사회교과 14종 가운데 4종에서 독도를 다루고 있다. 출판사 일본서적신사가 낸 지리교과서는 ‘독도를 한국과 영유권 분쟁이 있다.’고 기술했다. 후소샤와 도쿄서적, 오사카서적 등 3곳에서 출판한 공민 교과서에는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명시했다. 고교 교과서의 경우, 제국서원의 신지리와 세계지리 2곳, 청수서원의 현대정치경제와 현대사회 2곳 등 4개 교과서에서 독도의 영유권을 내세웠다. 문부성이 정부차원에서 처음으로 중학교 사회교과 해설서에 독도를 넣은 만큼 독도 문제를 기술할 교과서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hkpark@seoul.co.kr
  • [EBS플러스1]

    08:40 내신 6감 국어(하)09:30 EBS기본과 특별한 과학10:20 내신 6감 물리12:00 EBS포스(재) 고전문학, 수학Ⅰ13:40 EBS기본과 특별한(재) 국어(하)18:00 EBS탐스런 한국 근·현대사(재)19:00 수능특강 선택 고3(재) 물리Ⅰ21:00 EBS수능특강 선택 고3(재) 일본어
  • [책꽂이]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실계보(박영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태조에서 순종까지 왕, 왕비, 후궁, 세자, 종친, 공주, 부마, 외척 등 조선왕실을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를 총망라했다.1만 8000원.●근대 중국사상사 약론(천샤오밍 등 지음, 김영진 옮김, 그린비 펴냄) 경학, 불학, 서학으로 이어지는 중죽 근대 사상사의 변화흐름을 압축해 짚었다. 근대 중국 사상가들의 발자취도 재평가했다.2만 7000원.●양승국 변호사의 산이야기(양승국 지음, 백산서당 펴냄) 북한산 인수봉에서부터 백두산 천지, 중국 황산, 히말라야 설산까지. 산행길의 단상을 담은 24편을 묶었다.2만원.●세계의 수도 베이징(조관희 지음, 창비 펴냄) 황궁에서부터 뒷골목 후퉁까지 베이징의 구석구석을 뒤지며 중국의 역사, 문화, 풍습, 제도에 대해 귀띔하는 기행서. 지은이는 상명대 중문학과 교수.1만 8000원.●일생에 한번쯤은 파리지앵처럼(황희연 지음, 예담 펴냄) 영화잡지 편집장 자리를 박차고 300일 동안 세계 곳곳을 누빈 30대 직장인의 배낭여행기.1만 3000원.●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정혜윤 지음, 푸른숲 펴냄) 베스트셀러 ‘침대와 책’의 저자가 신경숙, 정이현, 공지영, 김탁환, 은희경 등 ‘탐서가’ 11명과 인터뷰하고, 그들이 아끼는 책을 통해 다양한 가치관을 엿보는 에세이.1만 2000원.●내 아이, 그만하면 충분하다(웬디 모겔 지음, 안승철 옮김, 궁리 펴냄) 임상 심리학자가 자녀를 현명하게 홀로서기 시킬 수 있는 방법을 부모들에게 귀띔한 책. 부모를 위한 토론지침이 부록으로 달렸다.1만 3000원.●홍성욱의 과학에세이(홍성욱 지음, 동아시아 펴냄) 현대사회에서 과학이 왜 중요하고, 바람직한 과학기술 발전의 조건은 무엇이며, 시민사회를 위한 과학기술은 어때야 하는지 두루 고찰했다. 대운하, 광우병 등의 이슈와 관련해 우리시대 과학의 역할 성찰.1만 3800원.●내 감정 사용법(프랑수아 를로르 등 지음, 배영란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영화와 문학작품들을 인용하며 분노, 시기, 기쁨, 슬픔 등 인간의 8가지 기본감정에 대해 설명했다.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제언.1만 7000원.●철학이란 무엇입니까(강영안·표정훈 대담, 효형출판 펴냄) 서강대 철학과 강영안 교수와 그의 ‘열혈’제자인 작가 표정훈이 10여시간 동안 묻고 답한 철학 이야기. 철학개론서로도 손색없다.1만 4000원.●일등이 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마케팅이야기 넷(강동남 지음, 글창 펴냄) 롯데백화점 주요 지점의 점장을 지낸 저자가 매출혁신을 이룬 매장들의 실제사례를 통해 들려 주는 마케팅 노하우.1만 2000원.
  • 올해 수능일 11월 13일 국사에 근·현대사 포함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1월13일(목)에 실시되고 지난해와 달리 성적표에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표기된다. 또 사회탐구 국사과목의 출제범위에 한국 근·현대사 부분이 포함되며, 시험특별관리대상자 가운데 맹인·약시 및 뇌성마비 수험생의 시험시간이 연장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09학년도 수능시험 시행계획을 7일자로 공고한다고 6일 밝혔다. 올해 수능시험에서 달라지는 것은 우선 지난해에는 등급만 표기됐던 성적 표기방식이 올해부터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표기로 바뀐다는 점이다. 국사 교육과정의 부분 개정에 따라 사회탐구영역 국사과목의 출제범위에 근·현대사 내용이 포함되는 것도 달라지는 부분이다. 시험특별관리대상자 시험시간도 지난해보다 늘어난다. 매교시 맹인 수험생에게는 일반 수험생보다 시험시간을 1.7배, 약시 및 뇌성마비 수험생에게는 1.5배를 더 주기로 했다. 나머지 사항은 지난해 수능과 같다. 응시원서 교부 및 접수 기간은 78개 시험지구별로 9월1일부터 17일까지다. 졸업 예정자는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 졸업자는 출신 고교에,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현 주소지 관할 시·도의 교육감이 지정하는 장소에 원서를 내면 된다. 다만 졸업자 가운데 응시원서 접수일 현재 시험지구가 다른 주소지로 이전된 경우 현 주소지 관할 시·도 교육감이 지정하는 장소에도 원서를 낼 수 있다. 채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고 성적은 12월10일까지 통지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EBS플러스1]

    07:00 EBS포스 수학Ⅰ08:40 내신 6감 국어(상)09:30 EBS기본과 특별한 과학10:20 내신 6감 물리12:00 EBS포스(재) 고전문학, 수학Ⅰ13:40 EBS기본과 특별한(재) 국어(상)18:00 EBS탐스런 한국 근·현대사(재)19:00 수능특강 선택 고3(재) 물리Ⅰ21:00 EBS수능특강 선택 고3(재) 일본어
  • 아관파천 당시 조선과 현재 한국 위기 닮은꼴

    일본이 을미사변을 일으켜 명성황후를 살해하고 친일내각을 세운 데 위기감을 느낀 고종이 1896년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한 아관파천(俄館播遷)은 나라의 체면을 구긴 수치스러운 사건이었다. 그러나 위기관리 측면에서 보면 고종의 피신 결정을 잘못된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경복궁을 탈출함으로써 생명의 위협, 왕권 고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친일 내각을 붕괴시키고 친미·친러 내각을 발족시킴으로써 일시적이나마 왕권을 되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위기관리의 관점에서 본 고종시대의 리더십’(오인환 지음, 열린책들 펴냄)은 19세기 후반의 조선을 외부 침략 세력과 내부로부터 붕괴 위기를 동시에 맞아 대응해야 하는 전형적인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은 시기로 본다. 한국일보 주필을 거쳐 공보처 장관을 지낸 지은이는 이같은 총체적 위기가 결국 국망(國亡)으로 이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당시 위기에 대응해 갔던 과정의 의미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은이는 고종 시대가 ‘한국 현대사의 뿌리’라고 믿는다. 조선 왕조는 상하이 임시 정부를 거쳐 대한민국으로 국가의 법통이 이어졌다. 게다가 일제의 식민 통치라는 단절기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민족주의와 민족성이 여전히 승계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대내 위기의 패턴까지도 닮은꼴을 반복하는 것이 전통처럼 되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특히 오늘날의 한반도는 고종 당시의 상황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주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지정학적으로 볼 때 고종 당시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겪어야 할 위기의 원형을 여러 형태로 보여주는 역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역사에서 교훈을 구하고자 한다면 자기 나라보다 나은 스승이 없고, 핏줄을 이어받은 선조의 시행착오보다 효율적인 반면교사가 어디에 있겠느냐고 반문한다.21세기 한국이 위기에 보다 유연하고 신축적으로 대응하려면 고종의 경험을 철저하게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그런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은이는 언론인 출신답게 심층 취재 방식을 원용해 위기를 불러온 사건의 배경, 원인과 근인, 관련 국과의 상관관계 등을 입체적으로 살핀다.2만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베이징·상하이 ‘문화유전자’ 차이는

    사람마다 표정이 다르듯 도시마다 지역문화색도 제각각이게 마련이다. 중국대륙 남과 북을 상징하는 거대 도시 상하이와 베이징. 중국의 역사와 경제를 대변하는 두 도시의 ‘문화유전자’ 또한 사뭇 판이하다. 사회문화 전통, 유전적 요인에서 비롯된 두 도시의 외형적 차이는 한눈으로도 금방 구분된다. 북방계인 베이징 사람들은 건장한 체격에 호방한 성격이라면, 남방계인 상하이 사람들은 왜소하고 몸놀림이 민첩하며 온화한 성정에 처세에 밝다. 중국의 문명비평가 린위탕(林語堂)이 “중국 역대로 지방을 할거하는 왕국을 세워왔으며, 중국의 전쟁·모험 소설 속 등장인물 소재를 제공해온 주역”이라고 해설한 쪽이 북방이었다면, 대대로 문사(文士)와 재원(才媛)의 연애담이 전해내려온 쪽은 남방이었다. ‘중국의 두 얼굴’(양둥핑 지음, 장영권 옮김, 펜타그램 펴냄)은 베이징과 상하이라는 대륙을 상징하는 양대 도시공간에 주목한다. 책은 밖으로 드러난 두 도시의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지에서부터 그 내부 구성원들의 성향이 다를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유래까지 조목조목 짚어 유형화한다. 800년 수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베이징은 지금 고도로서의 면모를 잃어가고 있다. 그 옛날 베이징 도시문화를 형성한 주무대였던 후퉁(胡同)과 사합원(四合院) 등은 도시 변두리로 물러앉은 지 오래다. 간부와 지식인을 중심으로 한 엘리트집단 이른바 ‘신(新)베이징인’이 주로 거주하는 곳은 대원(大院). 지은이는 오늘날 베이징의 혈맥 역할을 하는 것이 ‘대원 문화’라고 규정한다. 그 문화를 자양 삼아 1980년대 급변하는 중국문화의 흐름을 이끈 ‘제3세대 학자’‘제4세대 화가’‘제5세대 영화감독’ 등이 배출됐다는 것이다. 정치투쟁의 관점에서 일관되게 도시를 바라보게 만드는 베이징과 달리, 상하이의 운명은 드라마틱하다. 지금은 ‘자본주의에 오염된 솥’이란 별명을 얻었지만, 사실 상하이는 1960년대엔 계획경제의 모범도시이자 극좌파 문화인들의 근거지이기도 했다. 정치적 우월감이 강한 베이징, 세련되고 온화한 대기가 흐르는 상하이는 출신작가들의 글쓰기 성향에도 그대로 투사됐다는 분석이다. 도시 역사를 짚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중국 근현대사를 관통한 정치·사회·문화적 주요 이슈들의 배경도 아울러 엿볼 수 있다.1만 6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함석헌·노자·예수·비틀스의 상관성

    6일 오후 3시 우리함께 회관(동국대역 2번출구) 강당에선 동서양의 사상과 철학을 아우르는 흥미로운 모임이 열린다. 재단법인 씨 이 매월 갖는 씨알사상 월례모임.‘초대 기독교 민중생명신학 담론’‘야고보서 주석’‘역사적 예수의 생애’‘안병무 평전’ 등으로 이름난 김명수(경성대 신학대학원장) 교수가 ‘노자, 예수, 함석헌, 비틀스’를 주제로 강의한다. ‘스스로 그러함을 중심으로’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모임은 흔히 씨 로 대변되는 함석헌(1901-1989) 사상의 총괄. 모임에서 김 교수는 조선조 말엽에 태어나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민주화와 평화를 위해 살다간 사상가요 종교인인 함석헌을 집중 해부한다. 함석헌은 동양의 문화전통과 서구 교육 모두를 접했으면서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인물이란 점에서 높이 평가되는 인물. 그가 동양의 문화와 서구의 사상·교육을 아우르며 제3의 방편으로 제시한 게 바로 ‘씨 사상’으로 인식된다. 재단법인 씨 측은 “함석헌과 노자, 예수는 고난과 번뇌로 얼룩진 세상을 극복하려했던 사상적 혁명가의 공통점을 갖는다.”며 “동서양의 사상을 에두르는 씨 사상을 주창한 함석헌을 중심으로 세 사람의 상관성을 통한 종교의 역할을 되돌아보는 자리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EBS플러스1]

    07:00 EBS포스 수학Ⅰ08:40 내신 6감 국어(상)09:30 EBS기본과 특별한 과학10:20 내신 6감 물리12:00 EBS포스(재) 고전문학, 수학Ⅰ13:40 EBS기본과 특별한(재) 국어(상)18:00 EBS탐스런 한국 근·현대사(재)19:00 수능특강 선택 고3(재) 물리Ⅰ
  • [HAPPY KOREA] ‘명품마을’ 시대적 요구다/서정욱 행안부 지역활성화과 총괄팀장

    [HAPPY KOREA] ‘명품마을’ 시대적 요구다/서정욱 행안부 지역활성화과 총괄팀장

    최근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 생활공간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선진국에서는 매력있고 경쟁력있는 마을 만들기가 핵심적인 국가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화·지방화 추세와 경제의 연성화·탈규격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공간적 차원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의 맞춤형 지역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고유의 특성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인식에 기초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도 주민 스스로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를 활용, 고품격 생활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공동체 운동이다. 마을 단위 맞춤형 개발사업을 통해 누구나 살고 싶은 ‘명품 마을’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생활여건을 개선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소득기반을 강화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정체성을 향상해 지역공동체를 복원한다는 것이다. 기존 지역개발 사업이 중앙정부 주도로 단편적·획일적으로 추진된 반면,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는 각 지역의 개성과 창의를 바탕으로 민관이 협력하는 ‘아래로부터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때문에 사업이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30개 시범지역에서 고무적인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남 장흥군 우산마을은 급격히 변화하는 현대사회에 맞서 느림의 미학을 보여준다. 지렁이를 테마로 한 ‘슬로 시티’ 운동과 한옥마을 사업이 체계적으로 연계돼 있다. 전북 남원시 구름다리마을도 남원의 대표 인물인 춘향을 매개로 향토음식과 다양한 문화요소 등을 자원화하고 있다. 또 강원 철원군 쉬리마을은 마을을 가로지르는 1급 하천인 남대천을 지역자원으로 발굴, 청정한 자연을 간직한 지역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관광객 유치에 힘쓴다. 강원 화천군 하늘빛호수마을은 자체 브랜드 ‘꽃빛향’을 매개로 소득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연꽃단지 체험센터를 조성 중이다. 이를 통해 주민들에게 다양한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는 지역특산품생산(1차산업), 가공식품 개발(2차산업), 연계 테마관광(3차산업) 등이 어우러진 복합적 형태를 띠고 있다. 즉 지역 특성과 강점을 고려해 비교우위의 자원을 집중 개발하고, 관련 분야로 다각화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만 고유성이 반드시 마케팅에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유성이 매력성을 담보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는 주민들의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지역 고유의 장소 자산을 매력적인 장소상품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의미있는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처럼 21세기형 지역개발 사업인 살기좋은 지역만들기가 주민 주도의 자발적 실천운동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 서정욱 행안부 지역활성화과 총괄팀장
  • 伊현대사 되짚는 시간여행

    ‘장미의 이름’‘푸코의 진자’로 널리 알려진 기호학자이자 세계적인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76)가 다섯번째 소설을 내놓았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가는 과정을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하듯 종횡무진 넘나드는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전2권,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펴냄). ●기억상실 주인공 추억과 사랑 되찾아 ‘로아나 여왕’은 하나의 ‘큰 이야기’와 하나의 ‘작은 이야기’가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 파시즘에 관한 거대 서사에 자신의 첫사랑이라는 소소한 이야기가 절묘하게 결합돼 있다. 그런 만큼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지 아니하면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옮긴이 이세욱씨는 “무솔리니 시대의 파시즘 등 이탈리아 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나 조금 집중해 전체적 맥락을 파악하면 에코의 그 어느 작품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소설 그 자체로서도 독특한 실험성을 띤다. 소설에는 단테의 ‘신곡’ 등 고전 문학에서부터 영국 작가 렌 데이턴의 첩보소설 ‘국제첩보국’ 등 현대 대중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학 텍스트들이 정교하게 얽혀져 있다. 그 위에 1940∼50년대 이탈리아를 생생하게 되살리게 해주는 이미지들을 섞고 작가 자신의 개인적 추억까지 불어넣었다. 그런 복잡다단한 작업을 거쳐 탄생한 것이 바로 이 ‘삽화소설’이다. 소설은 밀라노에 사는 고서적 전문가 잠바티스타 보도니(일명 ‘얌보’)가 심혈관 계통의 사고로 혼수상태로 빠졌다가 깨어나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얌보’의 기억상실증은 좀 특이하다. 공적인 기억이나 백과사전적인 기억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개인적인 기억은 모조리 사라져버린 것이다. 온갖 소설의 구절들이나 곱셈과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뚜렷하게 기억나지만 정작 자신의 이름은 나올듯 말듯 혀끝에서 맴돈다. ‘얌보’의 부인은 개인적 기억을 되살려주기 위해 그의 고향인 솔라라로 데리고 간다. 시골집에서 ‘얌보’는 다락방에 잔뜩 쌓여 있는 수많은 읽을 거리들을 만난다. 장난감과 판화, 만화, 모험소설, 추리소설, 파시스트의 정치선전 팸플릿…. 그의 손때가 묻은 읽을 거리들은 단순한 읽을 거리가 아닌 추억이다. 이 시간여행을 통해 ‘얌보’는 첫사랑을 되살리고 전쟁을 만나며 자기 삶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그러나 자신만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고 그 수많은 자료들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알 수 없어 ‘얌보’는 더 큰 혼란에 빠지고 만다. ●에코 “인터넷은 아주 멍청한 신이다” 고대, 중세에 달통한 에코는 온라인 매체와도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렇다고 인터넷광은 아니다. 에코는 인터넷 이용 시간의 대부분을 이메일과 날씨를 확인하는 데 사용한다.“인터넷을 통해서만 정보를 접하게 된다면 우리는 남들과는 전혀 고립된 나만의 백과사전을 만드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인터넷은 모든 정보를 담고 있되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인터넷은 신이다. 하지만 아주 멍청한 신이다!” 에코의 ‘인터넷관(觀)’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로아나 여왕’의 출간에 맞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작품인 에밀리오 살가리의 ‘산도칸-몸프라쳄의 호랑이들’, 에드몽 로스탕의 ‘시라노’,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 등 세 편의 소설도 이번에 함께 나왔다. 각권 1만 8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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