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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빨간 이층버스의 낭만과 여유로운 공원들,오래된 것을 소중히 여기는 박물관까지 런던은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도시다.그런데 이 런던의 뒷골목에는 런던 사람들의 애환과 일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세계가 있다.영국인들의 삶이 녹아 있는 런던의 뒷골목을 탐험해 본다.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9시40분) 우리나라와 해외 54개국,164개 도시를 연결하는 인천국제공항.현실을 벗어나는 출구,꿈을 찾아가는 입구,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사람들이 지나는 통로,긴 여정의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곳 공항.여행이 시작되고 끝나는 인천국제공항 출·입국장.그곳에서 피어나는 만남과 이별을 3일간의 기록으로 만나본다. ●스펀지2.0(KBS2 오후 6시35분) 100% 식품첨가물의 덩어리,식품첨가물의 결정체인 껌.단번에 옷을 염색시킬 정도의 타르 색소와 가공 식품에 빠지지 않는 합성착향료,고인화성 물질 유화제가 들어있고,결정적으로 컴은 페인트나 접착제와 같은 성분이다.‘알아야 산다’에서 껌의 실체를 모조리 파헤쳐 본다. ●내사랑 금지옥엽(KBS2 오후 7시55분) 인호는 일남에게 그동안 전설을 만나왔고 아빠만 허락하시면 결혼까지 하고 싶다고 말한다.일남은 전설은 절대로 안 된다며 당장 헤어지라고 소리친다.전설은 인호를 위해 다시 음악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준식을 찾아간다.그리고 그곳에서 영주가 병원으로 이송 중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주말연속극 내인생의 황금기(MBC 오후 7시55분) 희경은 자기 가족을 기만하고 효은이를 데려가려 하는 황을 매몰차게 거절한다.경우는 이미 6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서를 읽다가 감정이 북받치고 금이는 이런 경우를 안타까워한다.한편 경자는 절대 경우와 금이의 결혼을 인정할 수 없다고 분노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10분) 디케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이다.현대사회에서는 법의 정신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디케가 사용되기도 한다.2008년을 정리하며 올 한 해 사회 곳곳에서 추적한 진실들을 다시 살펴보고,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진실찾기의 뒷이야기들을 통해 2009년의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4시10분) 1998년 3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1년간 빈곤,고독,질병 등으로 신음하는 전국의 어르신들께 도움을 드리고 있는 ‘희망풍경’.희망을 잃고 쓰러져 가던,공허한 마음으로 신음하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어르신들.2008년 1년간의 기록을 정리·점검하여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본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남성 건강의 신호등인 전립선.성인 남성 두 명 중 한 명은 전립선 질환을 경험하고 있다.과연 남성은 전립선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 현대 남성들의 숨은 고민,전립선 질환에 대해 살펴본다.
  • 국립자연사박물관 설립 재추진

    정부가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을 재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예산에 건립 기본계획 연구 용역비로 7억 5000만원을 편성했다고 25일 밝혔다. 자연사박물관은 공룡의 뼈를 비롯한 동식물,지질,생태,인류 등에 관한 표본을 수집,관람객들이 자연환경을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로,국내에는 아직 제대로 된 자연사박물관이 없다.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5년 범정부적인 건립추진위를 구성해 진행되다가 외환위기로 중단됐으며,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에 기획예산처 주관으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됐으나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부는 “과거 정부에서는 총사업비를 9355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실시할 기본계획 연구를 통해 시설 규모와 표본 수집비 등을 현실화해 총사업비를 5000억~6000억원 규모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부 청사 부지와 광화문 시민열린마당 부지에 2012년까지 건립을 추진 중인 국립현대사박물관에 대한 정부의 추정 사업비가 1665억원인 점에 비춰 초대형 건립 사업이다.공사 기간만 15~20년이 소요될 것으로 문화부는 보고 있다.문화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규모나 부지 등 건립계획은 기본계획 연구가 끝난 뒤에야 나온다.”며 “앞으로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국립자연사박물관이 건립되면 주5일제 근무에 따른 국민들의 여가활용과 관광 자원의 확대,자연유산 및 녹색 성장에 대한 이해도 제고 등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영삼 정부때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이유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전세계적으로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사박물관으로는 미국의 스미스소니언내 자연사박물관을 꼽을 수 있다.프랑스의 경우 이미 1793년에 왕실전용 식물원을 발전시켜 국립자연사박물관을 개관했고 영국은 1882년에 대영박물관으로부터 런던자연사박물관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경기 화성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벌써부터 유치 의사를 밝히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객관적인 척하는 좌·우파 역사관 ‘일침’

    객관적인 척하는 좌·우파 역사관 ‘일침’

    일본 강점기는 근대화의 시발이었나 수탈이었나?이승만 대통령은 국부인가 독재자인가?박정희 대통령은 민족의 지도자였나 독재자였나?미국은 우방인가 침략자인가.한국 현대사의 크고 작은 쟁점들에 대한 해석을 놓고 진보와 보수 사이에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처음에는 학자들 간의 논쟁으로 한정됐던 것이 이제는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개정 요구라든지,문화체육관광부가 배포한 ‘건국60년’ 홍보책자에서 임시정부 법통을 무시했다며 광복회에서 건국훈장을 반납하겠다고 나온 것들이 그렇다. ‘좌우파가 논쟁하는 대한민국사 62’(김영명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는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인 저자가 가능한 한 객관적인 역사관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 놓았다고 자부한다. 자신이 좌파도,우파도 아니라는 김 교수는 “역사 전문서가 비교적 소홀히 다루었던 쟁점이나 빠진 논의를 일깨우는 문제제기”라며 “좌·우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이 책이 성공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현대사를 둘러싼 쟁점들이 첨예해진 이유가 뭘까.김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집권이 보수파들에게 위기감을 던졌고,이에 보수세력들은 새로운 역사 해석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이들은 진보 좌파들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북한 정권을 추종하여 국가 정통성을 훼손한다고 믿기 때문에 ‘해방전후사의 인식’에 대응하는 ‘해방전후사의 재인식’과 ‘한국 근현대사(대안교과서)’ 등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들 모두가 편향적이라고 지적한다.‘해방전후사의 인식’은 민중혁명과 미국의 침략에 초점을 맞춘 좌편향이고,‘해방전후사의 재인식’ 등은 일제 강점기를 정당화하거나 옹호하고 권위주의 독재를 변명하는 우편향이라는 것.어떤 목적에 맞춰 역사적 사실을 취사선택하고 그 사실을 구미에 맞춰 해석했다면,그것은 역사해석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주관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의도적으로 주관을 개입시킨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이런 경우에도 학자들은 주관적임을 인정하지 않고 객관적이라고 우기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다. ‘한국 역사를 별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고,이왕이면 미국 사람이나 하다못해 일본 사람으로 태어나지 왜 하필 한국 사람으 로 태어났는지 서운할 때도 있다.’고 고백하는 김 교수는 ‘그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애국자가 아니다.’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한다.즉 치욕의 역사를 비판하는 좌파들이라고 애국심이 없겠느냐는 반문 같다.우파에 대해서도 이렇게 비판한다.‘우리 역사를 억지로 미화하는 것도 반대한다.잘한 것은 잘했다고 하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해야 우리가 역사에서 올바른 교훈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역사를 정확하게 공정하고 냉정하게 봐야 하고,자기비하도 자화자찬도 금물이라는 것이다.이 극단의 감정들은 모두 열등감의 산물로,이 양극단의 열등감을 극복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 인식과 사회 발전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역사를 쉽게 보자고 한다.‘힘이 약해서 일본에게 먹혔고,북한이 침공해서 전쟁이 일어났고,박정희가 집권한 뒤 본격적인 경제성장이 시작됐고,대다수 국민들의 민주화 투쟁을 통해 민주화가 이뤄졌다.’라고. 동료 학자들과 객관적인 척하는 주류 보수들에게도 김 교수는 따끔하게 한마디한다.세계관·역사관은 개인이 살아온 경험이 크게 좌우하는데,때때로 그 세계관·역사관이라는 것이 제한된 경험에서 나온 매우 주관적이거나,객관을 위장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몰아가지 않느냐는 것이다.이를테면 보수 주류 언론의 경우 일제 강점기에 어쩔 수 없이 친일행위를 했겠지만,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엄청난 명예훼손과 물질적 손해가 있기 때문에 과거사 조사나 친일명단 공개에 예민하게 굴고,그러다 보니 급기야 친일행위 자체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경제인들도 마찬가지다.정치인들과 연합해 이끌어온 한국 역사를 긍정적으로 서술해야 이익이 되기 때문에 친일·독재·저자세 외교 등에 대한 비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책은 6장으로 구성됐다.1장은 조선 멸망과 일본의 강제 점령,2장은 1945년 해방부터 1950년 한국전쟁과 그 직후까지,3장은 이승만 대통령의 평가와 전두환의 집권,4장에서는 민주주의 발전을 중심으로 1980년부터 1997년까지,5장에서는 세계화와 미국,북한문제,6장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공과를 다뤘다.6장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돈이면 최고’라는 인식이 팽배한 국민과 사회가 도덕적 타락을 겪고 있다는 강력한 비판이 나온다.양심을 수호해야 한다는 것. 책 내용은 우리 사회 보수주류가 보면 김 교수가 좌파로 보일 것이고,진보좌파의 입장에서는 우파로 보일 만큼 좌파와 우파에게 모두 비판의 포문을 열고 있다.그러나 평범하고 건전한 상식의 독자라면 대체적으로 공감할 내용들이다.1만 3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공교육 길을 잃다] (1) 불신의 교실

    [공교육 길을 잃다] (1) 불신의 교실

    수월성 교육 강화와 대학입시 자율화,국제중 신설,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논란,일제고사 거부에 따른 교사 파면·해임,계속되는 복직 투쟁….2008년 교육계는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교육을 둘러싼 이념 투쟁이 지루하게 계속되고,오직 대학 입학을 위한 교육에 너나 없이 ‘올인’하는 사이 공교육은 엉망이 됐고,교육당국·학교·교사·학생·학부모들간의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붕괴 위기에 처한 공교육의 실태와 문제점,그리고 대안을 찾아본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체육교사인 W(28·여)씨는 지난 10월부터 밤 10시만 되면 낯뜨거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고 있다.자폐증이 있는 한 학생의 전화번호가 찍힌 문자는 ‘오늘 밤 예체능실에서 혼자 기다리세요.제가 얼른 갈게요.’로 시작해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같은 반 친구들이 이 학생의 휴대전화번호를 이용해 번갈아 문자를 보내는 것 같아요.애들 사이에서 유희의 대상이 된 것 같아 치욕스러워요.” ●“30만원 드릴테니 5점만 올려주세요” 서울 강북의 한 중학교 사회교사로 있다 얼마 전 그만둔 K(38·여)씨는 지난해 기말고사에서 학부모로부터 5점을 올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이 학부모의 아들은 80점대 중반이었고,5점을 더하면 90점 이상이 될 수 있었다.K씨가 거절하자 학부모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30만원이면 되겠냐.”고 말했다.지방의 한 교사는 “학생들이 교사에게 머리를 감은 물을 먹이려는 일은 다반사다.교사들은 학생이 주는 음료수도 마음놓고 마시지 못 한다.”고 전했다. 올해 은퇴한 이모(58) 교사는 “인성을 가르치던 스승은 없어진 지 오래고,이제는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도 설 자리가 없다.”면서 “오래 전에 교사는 학원강사보다 못 가르치면서 안정적인 자리만 꿰차고 있는 사람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욕설·유희 대상으로 전락한 ‘담탱이´ ‘교실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교사는 속수무책이다.학교는 여전히 점수만 높이면 된다는 식의 ‘보여지는 교육’만을 강조하고 있다.교육의 4주체인 교사·학생·학부모·학교는 서로를 불신하며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고 있다. 학생들은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을 이용해 담임교사를 ‘왕따’시키기에 이르렀다.‘담탱’,‘안티’라는 검색어로 찾은 교사 비난 인터넷 카페는 다음·네이버·싸이월드에만 100여개에 이른다.이름부터 ‘XXX 죽여버리자’ 등으로 자극적이다.서울 B중학교의 S(32·여)교사는 지난 7월 학생들의 ‘욕설 테러’를 견디지 못해 전근을 가야 했다. 학부모와 교사의 갈등은 법정으로 향하기도 한다.지난달에는 중학생 아들이 친구와 싸우는 것을 편파적으로 처리했다며 교사를 폭행한 학부모 최모(49)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사회봉사 120시간이 선고되기도 했다.교총에 따르면 2003년 95건이던 교권침해사건은 지난해 204건으로 늘었다.교총 관계자는 “올해는 300건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교사들의 고충상담 역시 2003년 87건에서 올해(1월1일~12월15일) 185건으로 급증했다. 교권이 훼손되고 교사들이 의기소침해지면 학생들은 방치될 수밖에 없다.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품행불량이나 학교부적응으로 학교를 떠난 서울시내 고등학생이 2005년 407명에서 올해 1010명으로 급증했다. ●학교 교육지표는 ‘성적´ 경기 시흥시 한 초등학교의 김모(50) 교사는 “교사들이 대부분 임용 3년만 지나면 문제학생보다는 공부 잘하는 학생만 쳐다보게 된다.”면서 “문제학생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모두 방치돼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기 힘들고,이들의 자녀들도 비슷한 악순환을 걷는다.”고 말했다.성남시의 한 중학교 수학교사 김모(25·여)씨는 “수학을 야외활동과 관련해서 가르쳤더니 성적을 높이라는 항의만 받았다.”면서 “자기계발도 못 하고 잡무에 치여 인성교육은 신경도 못 쓰는 상황이 교사를 무기력하게 한다.”고 말했다. 권대봉 직업능력개발원장은 “정부·학교·학생·학부모 모두에게 학교붕괴의 책임이 있다.”면서 “우선 학교가 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강선보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사들이 학원강사보다 지식 전달 능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공교육을 포기해선 안 된다.”면서 “가정교육의 부재도 학교 붕괴의 한 원인인 만큼 학부모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주 박창규기자 kdlrudn@seoul.co.kr
  • [책꽂이]

    ●Mr.후회남(둥시 지음,홍순도 옮김,은행나무 펴냄) 제1회 노신문학상을 받은 작가 톈다이린의 신작이다.‘둥시(東西)’는 그의 필명으로 ‘하찮은 물건’을 뜻한다.소설은 문화대혁명 시기와 개혁,개방 등 중국 현대사 격동의 시기를 관통하며 지내온 한 소년의 삶을 보여준다.우스꽝스러운 문혁의 풍경을 풍자하고,자본과 물질의 굴레에 스스로 포박시키는 세태를 준엄하게 비판한다.중국 최고의 이야기꾼 위화에 못지않은 이야기 솜씨를 자랑하며 낄낄대게 만든다.1만 2000원. ●끊어진 현(박일환 지음, 삶이 보이는 창 펴냄)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박인환의 두 번째 시집.학생들에 대한 따뜻한 정,사회 주변부로 내몰린 이들에 대한 연민이 담겨 있다.하지만 연민에서 그치면 박일환이 아니다.버려진 복숭아나무,닥트공 최씨,사금파리 같은 노숙자 얼굴 등 세상의 모든 내몰린 이들,내몰린 것들의 곁에 묵묵히 있어 주려는 연대의 의지가 불현듯 서려 있다.어디를 펴서 읽어도 가슴 훈훈해진다.날 추운 겨울밤 읽기 좋을 법하다.6000원. ●크리스마스 1초전/크리스마스를 구해줘(로맹 사르두 지음,전미연 옮김,문학동네 펴냄)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소설 2권이 동시에 출간됐다.프랑스판 크리스마스 캐럴(찰스 디킨스)이다.‘크리스마스 1초전’은 가난한 고아 소년이 산타 할아버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고,‘크리스마스를 구해줘’는 악마의 손아귀에 놓인 크리스마스를 구해내는 모험이 담겨 있다.모험과 마법,웃음,감동을 버무린 크리스마스 시리즈이지만 별개의 작품이다.‘…구해줘’ 9000원,‘…1초전’ 1만원.
  • 근·현대사 교과서 6종 수정

    미군에 대한 부정적 표현이나 북한에 대한 긍적적인 기술을 객관적 기술로 고치는 등 ‘편향성 시비’가 일었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6종이 수정·보완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7일 교과서포럼 등이 문제를 제기했던 금성출판사 등 6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내용 중 206곳을 수정·보완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바뀌는 내용은 교과부가 수정권고한 53건,단순 문구 조정 등 추가로 수정한 내용 51건,집필진이 자체적으로 수정한 내용이 102건이다. 출판사별로는 금성이 73건으로 가장 많다.이어 중앙 40건,두산과 천재교육 각 26건,법문사 25건,대한 16건 순이다. 교과부가 수정을 권고한 내용은 ▲미·소 군정과 관련해 서로 성격이 다른 사료 비교 ▲8·15 광복과 연합군의 승리에 대한 부정적 기술 ▲김일성 정권에 대한 우호적인 기술 ▲분단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한 부분 등이다. 교과부는 “청소년의 바람직한 역사 인식 및 국가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정통성과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교과서에 올바르게 기술할 필요가 있었다.”고 수정·보완 배경을 설명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박정희·이승만 부정적 표현 완화·삭제

    박정희·이승만 부정적 표현 완화·삭제

    17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안을 살펴보면 정부 주문사항이 그대로 반영됐음을 알 수 있다.하지만 금성교과서 저자들이 반발하고 있어 교과서 파동은 계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수정안에 따르면 가장 논란이 된 금성 교과서의 경우 73건이 수정·보완됐다.필진 의사대로 수정된 것은 40건이었고 나머지 33건은 필진 의견과 관계없이 발행사가 정부 지시를 받고 수정한 것이었다.사실상 정부의 ‘직권수정’이다. 40건은 신미양요, 병인양요 관련 부분에서 프랑스,미국 함대의 ‘진로’라는 표현을 ‘침입로’로 수정한 것과 북한의 토지개혁을 소개한 322쪽에 ‘분배된 토지의 매매,소작,저당은 금지되었으며 생산된 양곡의 4분의1 정도를 현물세로 납부하였다.’는 대목을 추가한 내용 등이다. 필진 의견과 관계없이 고쳐진 33건을 살펴보면 ‘광복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역사적 순간은 자주 독립을 위한 시련의 출발점이기도 하였다.’(256쪽)는 ‘자주 독립 국가가 시작된 것은 아니었지만 광복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로 고쳐졌다. 친일파 청산 부진과 관련해서는 ‘친일파 처벌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며 민족정신에 토대를 둔 새로운 나라의 출발은 수포로 돌아갔다.’(266쪽)는 ‘민족 정기를 바로잡기 위한 친일파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끝나고 말았다.’로 수정됐다. 이승만·박정희 정권에 대한 부정적 묘사는 완화되거나 아예 삭제됐다.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 과정을 설명한 262~263쪽의 내용 가운데 ‘통일 정부가 여의치 않으니 남방만이라도 임시 정부,혹은 위원회를 조직해야 한다.’는 이승만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한 부분은 삭제됐다.박정희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새마을 운동은 겉으로는 민간의 자발적인 운동이었으나 실제로는 정부가 주도하였다.그 결과 박정희 정부의 독재와 유신 체제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기도 하였다.’(334쪽)는 문구에서 ‘그 결과’라는 표현을 삭제,인과관계가 다소 느슨하게 보이도록 했다. ‘통일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316쪽)는 ‘평화 통일을 위한 여건이 점차 호전되고 있다.’로 바뀌었다. 하지만 금성 출판사를 상대로 저자들이 제기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법정 다툼은 물론 내년 신학기 수업차질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는 검정 교과서로, 교과서 내용에 대한 수정 권한은 기본적으로 저자들에게 있고 수정하려면 저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설] 고위 공직자 물갈이 줄세우기 안돼야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세청의 1급 공무원 10명이 일괄 사표를 내 공직사회가 얼어붙었다.모든 부처의 대대적인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여기는 분위기다.진급 적기 경과 후 2년 단위로 심사를 해서 불성실한 군간부를 퇴출하겠다는 국방부 안도 물갈이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청와대는 해당 부처에서 하는 일이라며 교감이 없었던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청와대가 모르는 1급 인사나 군간부 퇴출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피력했었다.여권에서는 그동안 교과부를 겨냥해 ‘좌파 공무원들의 근거지’라는 말이 나돌았다.최근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파문 등 교육개혁이 매끄럽게 추진되지 못한 탓일 것이다.능력이 없거나 움직이지 않는 고위공직자는 솎아내는 것이 당연하다.교육철학과 이념이 현 정부와 달라 함께 일을 할 수 없는 인사들도 마찬가지다.그런 공무원들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그러나 원칙과 기준도 없이 전 정권에서 일했다고 해서 무조건 쫓아내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그러면 공무원들의 반감과 자괴감만 키울 수 있다.장·차관은 정권과 운명을 같이해야 하지만 공무원들은 함께 일하기 어려운 부적격자를 제외하고는 신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아울러 정책의 실패와 지지부진한 정책 추진의 책임을 고위공직자들에게만 물어서는 안 된다.합리적인 의견수렴과 민주적 절차를 거친 정책에 대해 반감을 가질 공무원은 없다.다 알다시피 노무현 정부가 많은 비난을 받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코드 인사,회전문 인사였다.정권의 눈치만 보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 일을 잘할 수는 없다.고위 공무원들은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이명박 정부도 줄세우기 인사로 같은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 서울교육청 “내년에도 현대사 특강”

    서울시교육청이 내년에도 한국근현대사 특강을 실시하기로 했다.전국역사교사모임 등 교육단체들은 ‘정치적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시의회가 전날 ‘고교생 국가관 교육(현대사 특강)’에 3억 5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내년에도 근현대사 특강은 계속된다.”고 밝혔다.특강 관련 예산은 올해 특강과 마찬가지로 시의회 김진성 의원 주도로 통과됐다. 김 의원은 “올해 현대사 특강을 해 보니 곳곳에서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자평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목적으로 특강이 편성됐지만 내년에는 특강의 초점을 국가관 교육에만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교육단체들은 강력 반발했다.이 단체 윤종배 회장은 “교육적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특강을 실시했다는 게 분명해진 마당에 비교육적 특강을 계속 밀어붙이려는 이유가 뭐냐.”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만중 정책실장도 “역사학자 없는 역사특강으로 학생들의 외면을 받았는데 다시 예산을 들인다는 건 파렴치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과거정권 코드 공무원 퇴출 신호탄?

    과거정권 코드 공무원 퇴출 신호탄?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세청 1급들이 잇따라 사표를 제출하면서 고위공직자의 대대적인 물갈이설이 제기되고 있다.사표를 제출한 해당 부처에서는 장·차관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지만,이를 바라보는 다른 부처 고위공무원들의 사정은 다르다. 연말연시를 맞아 대대적인 인적 청산의 시작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토대가 되는 공직사회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향후 국정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올 수 있다는 청와대의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문 연 교과부의 속내는 1급 일괄사표의 진원지인 교과부측은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다.인사권자의 부담을 덜어 주려는 자발적 움직임일 뿐 다른 뜻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괄사표 제출이라는 형식은 교과부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과거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 주기 위해 개별적으로 용퇴한 적은 있었으나 일괄사표 제출은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게다가 사표를 낸 7명 가운데 4명은 이명박 정부 들어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이다.일괄사표 제출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따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여권 일각에서 교과부를 ‘좌파집단’으로 부르고 있다는 소문도 이와 무관치 않다.특히 현 정부 초기 시행한 교과부의 각종 정책이 매끄럽지 않게 진행된 것도 ‘좌파성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좌파정부에서 핵심이었던 사람이 우파 정부에서도 핵심역할을 하는 게 정서상으로도 맞지 않다.”면서 “이번 사표 일괄제출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치철학과 맞지 않아 여기에다 과거의 교육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하면서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파동에서 드러나듯 교과부 내 요직을 과거 정권의 통치철학을 뒷받침해 온 공무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상,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은 어려우니 ‘솎아 내기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1급 간부 3명이 사표를 제출한 국세청도 교과부와는 온도 차가 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국세청 관계자는 “후배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용퇴한 것이지만 현 정부에 대한 정서적인 차이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청와대에서 여러 차례 암시한 바 있다.청와대는 그동안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공무원들이 대통령 뜻을 따르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많은 불만들이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금성 역사교과서 집필진 ‘수정 금지’ 가처분 신청

    금성출판사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수정 권고대로 ‘한국 근·현대사’교과서를 수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한종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등 교과서 집필진 5명이 15일 “저작자의 동의 없이 교과서를 고치는 것은 저작권법 침해”라며 금성출판사를 상대로 저작인격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김 교수 등은 신청서에서 “교과부의 검정 심사에서 합격하고 6년간 교과서로 사용된 책을 교과부가 일방적으로 수정 지시하는 것은 저자권자의 기본적 권리를 무시하고 교과서 검인제도를 뿌리째 뒤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대 정시 수능 변환표준점수표 공개

    서울대는 15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2009학년도 정시 모집 대학수학능력시험 변환표준점수제를 공개했다.2009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1차 관문이 되는 수능의 변환표준점수표는 문·이과 공통과목인 언어,외국어를 제외한 나머지 수리 가·나형,사탐 및 과탐,그리고 제2외국어 영역에 모두 적용된다.서울대가 자체적인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하는 것은 난이도가 차이 나는 선택과목간 유불리를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다.입시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리 영역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서울대가 공개한 변환표준점수표에 따르면 사회탐구 백분위 100과 표준점수 최고점은 73.72점을,백분위 99와 표준점수 최고점은 71.09점을 각각 반영하게 된다.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된 국사와 시험이 어려워 표준점수가 높게 나온 경제와 윤리,경제지리를 사회탐구 선택과목으로 응시한 A학생이 해당 과목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고 가정할 때 표준점수는 총 305점이지만 변환표준점수로는 292.25점만 반영된다.반면 같은 국사에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한국근·현대사와 정치,법과 사회를 선택한 B학생은 해당 과목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더라도 표준점수는 총 281점에 불과해 A학생보다 무려 24점이나 낮다.하지만 변환표준점수는 292.25점을 인정받아 선택과목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된다.과학탐구 백분위 100과 표준점수 최고점은 71점,백분위 99는 69.25점을 각각 반영한다.서울대는 또 수리 ‘가’형에 응시한 수험생이 인문계열 등 수리 ‘나’형이 기본인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경우와 반대의 경우에 따른 반영점수표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만약 수리 ‘가’형에 응시해 백분위 100과 표준점수 154점을 받은 수험생이 인문계열에 지원하면 점수는 158점으로 반영된다.이는 수리 나형 표준점수 최고점인 158점과 같아 교차지원하더라도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다.이와 함께 수리 ‘나’형에서 백분위 100과 표준점수 152점을 받은 수험생이 수리 ‘가’형이 기본인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경우 147.14점으로 변환표준점수는 낮아진다.수리 나형에 비해 더 어렵게 나온 수리 가형 수험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가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것은 과목간 난이도 차이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려는 조치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리 영역이 1차 관문 통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대 정시 모집 원서 접수는 18∼20일이며 내년 1월31일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中 개혁 개방 30년 (中)] 경제특구 선전을 통해 본 성장과 위기

    [中 개혁 개방 30년 (中)] 경제특구 선전을 통해 본 성장과 위기

    아버지 손에 이끌려 열다섯벌의 옷을 껴입고 찾았던 땅.돌아갈 때 입을 옷 한 벌을 빼고는 모두 현지의 친척들에게 남겨두고 왔다.중국 대륙의 문이 열리기도 전,선물 보따리를 들고갈 수 없었기 때문에 꼭 겨울에만 찾아야 했다.옷을 현지 친척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다.개혁·개방 30주년을 맞은 2008년,오랜만에 다시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을 찾은 40대 중반의 홍콩인 캐빈은 오늘날 대륙의 발전에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이곳은 부모님의 고향이며 그에게는 ‘원적지´이다. │선전·광저우·베이징 이지운특파원│그의 아버지는 1959년 홍콩으로 밀입국했다.전 대륙을 피폐하게 만든 ‘대약진운동’이 한창 진행되던 때이다.이듬해 어머니가 뒤따라왔고 그는 홍콩에서 태어났다.외가집은 대지주였다.“공산사회가 들어서면서 모든 재산을 몰수당하고 외조부는 말 못할 고초를 겪었다.”고 털어놨다.몰락한 대지주의 딸과 평민이 만나 이룬 가정이 그의 부모다.실로 중국의 현대사가 녹아들어 있는 가족이다.그뿐만 아니라 중국 개혁·개방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캐빈은 1979년 선전 특구의 문이 채 열리기도 전 아버지와 함께 내륙으로 들어왔다.황량한 땅 곳곳에서 건물이 올라가고 천지개벽이 막 시작될 무렵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건축 자재와 인테리어 용품,가구 등을 가져다 팔았다.“순이익만 50%가 넘었다.”고 한다.특구를 건설해야 하는 선전은 모든 것이 필요했고,초기여서 경쟁이랄 것도 없었던 시절이었다.사업은‘땅짚고 헤엄치기’였다.당시는 아무런 기반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공장을 세워야 한다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없었다.공장이 없어 모든 게 수입됐고,식용유부터 돼지고기까지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하던 시절이다. ●“순이익 50%” 초기 10년간 선전은 사업 천국 순항을 거듭하던 사업은 1980년대 후반부터 녹록지 않아졌다.개혁·개방 10년이 되어가면서 다른 홍콩 경쟁자들이 생겨나고 타이완 사람들이 대거 몰려든 시기이다.‘생산’을 하지 못하던 선전에 가공무역의 틀이 본격적으로 갖춰지던 때였다.90년 초에 접어들면서 이익은 날로 떨어져 처음의 25분의1 수준에까지 이르렀다.캐빈은 사업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아버지를 말려 사업을 접었다.아버지는 홍콩으로 되돌아갔다.‘탈출-귀환-철수’의 역사다. 2008년 벽두부터 선전과 주장(珠江) 삼각주 일대에는 ‘철수’가 화두다.인근 둥관(東莞)에서 11년간 공장을 운영해온 타이완 기업인 롄(連) 사장도 ‘남느냐,철수냐’를 저울질하다 끝내 이곳을 떠났다.한국·타이완·홍콩계 공장에 전자기기 관련 1차 원부자재를 공급해온 지 6년째인 중국인 홍(洪)모 사장은 “우리도 지금 문을 닫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섰다.죽을 고생을 하고 있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선전은 탈출,귀환,철수에 이어 지금 ‘도산’이라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90년대 이후 수익 급락… “2년내 기업 줄도산 ” 반관영 통신사 중국신문사는 현지 관계자의 말을 인용,“내년 경제가 호전되지 않고 이대로 악화될 경우 선전 가전기업의 절반이 도산할 것이다.외부적으로 하청도 들어오지 않고,내부적으로도 해결방법이 없다.”라고 전했다.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둥관에 있는 3800여개의 완구업체 가운데 1800개 업체가 경영난으로 향후 2년 내에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지방 당국은 일자리를 잃은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거리시위를 벌이자 고용불안 문제가 사회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선전을 비롯한 주장 삼각주 일대는 농민공으로 일어선 대표적인 지역이다. 개혁·개방 30년을 맞아 선전을 비롯한 광둥성과 홍콩·마카오는 단일 경제권 통합 논의가 본격화됐었다.개혁·개방의 출발점으로서 새로운 번영의 모델을 찾아낸 결과로 해석됐다.그러나 정작 30주년을 앞두고 축제의 분위기는 크게 퇴색됐다.통합 논의는 속도의 제약을 받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개혁·개방의 ‘출발점’ 선전은 지금 새로운 ‘전환점’이자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jj@seoul.co.kr
  • 60년 전 서울,사진으로 만난다

    60년 전 서울,사진으로 만난다

    건국 60주년을 맞아 ‘서울’을 재조명하는 사진전이 열린다. 종로구는 내년 2월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서울 근·현대를 돌아볼 수 있는 희귀사진 110여점을 전시하는 ‘서울,타임캡슐을 열다’는 사진전을 연다. 전시회는 1940~50년대의 대표적 사진작가 고(故) 임인식씨의 작품 110여점을 통해 과거의 서울을 집중 조명한다. 구는 특히 과거 종로의 문화와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돈화문 공방거리,역사문화탐방 고궁길,창경궁~종묘 간 녹지축 연결 등 다양한 개발 사업의 밑그림으로 삼기로 했다. 전시회는 ‘하늘에서 본 고궁과 주변모습’ ‘고궁 주변 일반서민의 생활상’ ‘과거 종로거리의 모습’ ‘종로 한옥마을,골목길 풍경’ ‘광화문에서 벌어진 행사장면’ 등 5개 분야로 나뉜다.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들은 1940~50년대 광복 혼란기와 6·25전쟁을 통해 소실되고 파손되면서 찾기 어려운 근·현대사의 모습을 담았다. 작가 임씨는 1948년 정부수립기념식장의 맥아더장군,1949년 경복궁에서 열린 제1회 국전장 모습,1953년 서울 대홍수 당시 종로와 서울의 모습,1955년 제1회 산업박람회가 열린 창경궁의 모습 등 1940~50년대 사료적 가치가 높은 역사적 사건을 담았다. 1953~54년 찍은 20여점의 항공사진은 국가기록원의 확인결과 건국 최초로 민간인이 촬영한 항공사진들로 밝혀졌다. 땔감 부족으로 벌거숭이가 된 삼청공원과 가회동 한옥마을,전쟁의 폭격 속에서도 보존된 경복궁과 비원 앞 한옥들,동대문 옆 전차기지와 청계천의 겨울 모습은 경이와 감탄사를 자아낸다. 김충용 구청장은 “이번 사진전은 서울과 종로의 1940~50년대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한 편의 역사 파노라마”라면서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전시회를 찾아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와 전통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EBS플러스]

    ●EBS플러스1 09:30 EBS 기본과 특별한 과학 10:20 내신 6감 물리 12:00 EBS 포스(재) 고전문학,수학Ⅰ 13:40 EBS 기본과 특별한(재) 국어(하) 18:00 EBS 탐스런 한국 근·현대사(재) 19:00 수능특강 선택 고3(재) 물리Ⅰ 21:00 EBS 수능특강 선택 고3(재) 일본어 ●EBS플러스2 09:20 TV로 보는 원작동화 10:10 알록달록 콩콩이 11:30 일일드라마 깡순이 13:20 중학 3학년 퍼펙트 체크업 국어 15:30 도로교통사고 감정사 시험대비 강좌(재) 16:30 독학사 교육강좌(재) 17:00 초등 친절한 선생님 국어 3-2,4-2,5-2,6-2 19:00 TV 중학 1학년 국어,수학7-나 22:20 중학 2학년 퍼펙트 체크업 국어 01:00 TV 중학 2학년 도덕(재)
  • [서울광장] 1달러1표 對 1인1표/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1달러1표 對 1인1표/황진선 논설위원

    출범 10개월을 맞은 이명박 정부의 지지도가 바닥권에서 좀처럼 오를 줄 모른다.세계적인 경제위기의 한파로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 탓이 크다.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신자유주의적 성장정책에 집착해 민주주의와 민주적 절차를 가벼이 여긴 탓도 작지 않은 것 같다. 돌이켜 보자.지난 5∼7월의 촛불집회는 한·미 쇠고기협상 졸속 타결이 도화선이었다.미국 의회가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동의안을 통과시켜 줄 수 없다.”고 하자,30개월 이상된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는 독소조항을 덜컥 받아들인 때문이었다.국민의 불안은 생각하지 않고 자유무역협정 비준이 우리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매몰된 탓이다.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근·현대사교과서 수정 파동,우편향 인사 현대사 특강,‘4·19 데모’ DVD 배포로 이어지며 논란에 논란을 불렀다.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건국 60년은 성공의 역사,발전의 역사,기적의 역사였다.”며 ‘광복절 대 건국절’논란에 불을 지폈다.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이데올로기를 초월하는 광복절의 의미는 축소하고,1948년 이승만 정부수립과 그 이후의 경제발전에만 더 의미를 부여해,대한민국을 뿌리부터 우익국가로 규정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군의 ‘불온도서’ 목록 지정,교육과학기술부의 ‘좌편향’ 고교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지시,서울시교육청의 고교생들을 상대로 한 우익인사들의 현대사 특강도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새로 세워야 한다는 연장선상에 있다. 최근 교육부가 1만여 초·중·고교에 현대사 교육 보조교재로 배포한 ‘기적의 역사’ DVD는 이념과잉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기적의 역사’는 1960년대 영상에서 ‘4·19 데모’라는 제목으로 4·19 혁명의 폭력성을 부각시켰다.4·19는 박정희 시대조차도 ‘의거’로 치켜세운 민주화의 이정표가 아니던가.1950∼1970년대는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경제발전 치적으로만 채웠다.또한 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87년 6월항쟁,남북화해 노력 등은 빼놓고 청계천 복원 사업을 집어넣었다.한마디로 경제발전과 법치에만 집착해 민주화 및 통일 노력은 넣지 않은 것이다.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는 선진화로 나아가기 위한 두 축이다.하지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장하준 교수는 저서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신자유주의적 발전론자들의 전가의 보도인 자유시장과 민주주의가 상호보완적이 아니라고 설명한다.“민주주의는 1인1표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고 시장은 1달러1표의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당연히 전자는 한사람 한사람에게 동일한 비중을 둔다.후자는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더 큰 비중을 둔다.따라서 민주적인 결정은 대개 시장의 논리를 뒤엎는다.” 장 교수는 근본적인 차원에서 충돌하는 양자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신자유주의의 거센 파도 속에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나고,88만원 세대가 등장했으며,청년실업이 줄지 않아 2003년부터 20대의 자살이 교통사고를 제치고 사망원인 1위에 올랐다.통계청에선 얼마전 전국 상하위 가구의 소득격차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고 발표했다.신자유주의를 맹신하면 양극화가 가속될 수 있다.이명박 정부는 장 교수의 지적대로 경제발전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금성 근·현대사 교과서 저자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

    금성출판사가 발행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저자들이 법원에 교과서 수정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내기로 했다.교육과학기술부가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수정안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이들은 12일 “출판사가 저자와의 동의없이 교과서 내용을 수정하려는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면서 “15일 법원에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앞서 교과부는 이념편향 논란을 빚은 근·현대사 교과서를 수정하기 위해 지난달 말 금성출판사를 비롯한 5개 교과서 발행사에 수정지시문을 보냈고,출판사들은 교과부의 수정지시에 따르겠다는 의견을 교과부에 전달한 바 있다.그러나 정부의 교과서 수정지시에 거부 의사를 밝혀 왔던 저자들은 출판사들이 자신들과는 상의없이 수정 의견을 교과부에 보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반발해 왔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주간HOT] “수험생들도 연아 선수도 수고하셨습니다!”

    ●2009 수능 점수 발표…내 점수로 어느 대학가나 지난 10일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됐다.입시전문기관들은 올 수능은 수리 영역이 다른 영역에 비해 어렵게 출제돼 이 영역에서 고득점을 받은 수험생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또 표준점수가 오름에 따라 상대적으로 상위권 학생들은 당초 계획보다 상향지원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하위권 학생들은 대학 지원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올 수능에서도 성적분석 자료가 입시 관련기관에 사전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국민 여동생’ 김연아, 그랑프리 파이널 은메달 획득 온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피겨퀸’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재패에 실패했다. 김연아는 13일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벌어진 2008~09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120.41점을 받았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65.94점)을 합쳐 총점 186.35점으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188.55점)에게 금메달의 영광을 넘겨줬다. 김연아는 경기 직후 “실수가 아쉽기는 하지만 국내에서 열린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2.2점차로 아쉽게 그랑프리 3연패에 실패한 김연아는 14일 오후 2시부터 여자 싱글 준우승자 자격으로 참가하는 갈라쇼에서 다시 한 번 멋진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북핵 6자회담 끝내 결렬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북한 등 6개국이 북핵 검증문제를 놓고 지난 8일부터 사흘 간 중국 베이징에서 6자회담을 열었지만 결국 상징적인 의미만 갖는 의장성명서만 채택한 채 사실상 결렬됐다. 이번 회담기간 내내 북한측은 시료채취와 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 참여 등 핵심쟁점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아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차기 6자회담은 내년 1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나 열릴 수 있을 전망이며 이 기간 동안 북핵문제는 교착상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제고사 거부 교사들 파면·해임…교육계 또 진통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월 실시된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대신 학생들에게 야외 체험학습을 허용한 교사 7명에 대해 지난 10일 명령 불복종·성실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3명 파면·4명 해임이라는 무더기 중징계를 내렸다. 이 같은 결정에 전교조 서울지부와 해당 교사·학생 등은 11일 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면·해임 당한 7명의 교사에 대한 징계 철회 ▲공 교육감의 자진 사퇴 등을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공 교육감 취임 이후 근현대사 특강·국제중 건립 등 논란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사 중징계까지 겹쳐 교단에서의 갈등은 만만찮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내 딸이었으면 때려 죽였을 것”

    “내 딸이었으면 때려 죽였을 것”

     “나는 일제고사 전부터 이미 (교장의) 눈밖에 났었다.심지어 교장에게 ‘내 딸이었으면 때려 죽였을 것’이라는 모욕적인 말을 듣기도 했다.” 지난 10월 시행된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대신 학생들에게 야외 체험학습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전날 서울시교육청에 의해 해임된 최모 (서울 K초등학교)교사가 11일 오후 교육청 앞에서 열린 전교조 서울지부 주최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최 교사는 당시 학부모들에게 일제고사 참석은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응시하지 않은 학생들의 야외 체험학습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학교장 결재를 받지 않고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평가에 불참하도록 유도했다.”며 명령 불복종·성실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3명 파면·4명 해임이라는 무더기 중징계를 내렸다.  이번 징계는 1989년 전교조 대량 해직 이후 최대 규모이며 성추행·금품 수수 등이 아닌 대체수업과 관련해 내려진 조치로는 처음이다. ● “무더기 해직이라니…지금이 유신시대인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면·해임교사,학생 50여명은 “법적 근거도 없는 교육감의 지시보다 학생·학부모의 정당한 의사에 복종한 것이 ‘명령불복종’인가.”라며 처분이 부당하고 주장했다.또 “일제고사를 강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사를 무더기 해직하는 지금은 유신시대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공정택 교육감을 향해 “교육을 송두리째 파탄으로 몰아넣은 공정택은 교육감이란 이름의 ‘교육 모리배’일 뿐”이라고 외치기도 했다.이어 ▲파면·해임 당한 7명의 교사에 대한 징계 철회 ▲공 교육감의 자진 사퇴 등을 요구하며 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이번 중징계는 정치적 보복”이라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 청구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해명자료조차 받아주지 않더라”  최 교사는 “이번 해임은 (시교육청이) 사전에 짜맞춰진 결정”이라며 분노를 표시했다.이어 “징계위원회 일정을 보니 3명당 30분씩 해명 및 자료제출 기회를 주더라.”라며 “그나마 해명 자료는 받아주지도 않았다.민원실에서는 ‘우리가 당신들의 자료를 받아주란 법은 없다’라고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최 교사는 또 교장이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동생은 있느냐.”고 압력을 가하면서 일제고사에 응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이 전화만 봐도 벌벌 떨 정도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또 자신의 해임에는 학교측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 교육청의 결정에 억울함을 느낀다며 “지금은 무슨 수를 써서든 학생들에게 돌아가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자들도 “선생님 돌아오게 해주세요”  이날 기자회견에는 징계를 받은 교사들의 제자들도 참여했다.이들은 무단결석했다며 “수업보다 선생님의 복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K중학교의 이모 군은 “선생님은 우리를 존중해서 자율적인 의사에 맡긴 것 뿐인데 해임시킨 것은 말도 안 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서모 군은 “선생님들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다.”면서 “빨리 복직시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징계 교사들처럼 자신도 체험학습을 허용했다는 유모 (서울 K고)교사는 “교사는 잘못된 명령을 따를 이유가 없다.”며 “나도 체험학습을 시켰으니 징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파면·해임을 당한 교사들은 각 가정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 활동을 안배한 것일 뿐이라며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민변은 “헌법 제31조 교육을 받을 권리에는 학부모와 아동의 교육선택권이 포함되어 있고,초·중등 교육법 제18조 제4항은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고 있다.”며 시교육청의 처분은 위법성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시교육청의 파면·해직결정에 대한 해당 교사 등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기세다.공 교육감 취임 이후 근현대사 특강·국제중 건립 등 논란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사 중징계까지 겹쳐 교단에서의 갈등은 만만찮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일제고사 거부교사 3명 파면 4명 해임 [뉴스in뉴스]“일제고사 꼭 봐야 해?”…여전히 들끓는 논란 “국제중 가결 사전논의 의혹…공정택 퇴진 나설 것” [데스크시각] 거꾸로 가는 사교육대책
  • [열린세상]그래도 훈풍은 불어오겠지/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그래도 훈풍은 불어오겠지/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세월이 하 수상하다.태평양 건너편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우리네 삶마저 모질게 짓누르고 있다.반 토막 난 펀드로 살림살이에 주름이 늘어나고,곧 닥칠지 모르는 감원 열풍을 생각하면 시름이 깊어진다.불패신화를 자랑하던 강남에도 온통 야단이 났고,듣도 보도 못한 ‘미네르바’의 암울한 예언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세계화의 도도한 물결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그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는 형국이다. 작금의 우리사회를 어둠의 심연으로 몰고 가는 것은 비단 경제 불황만은 아니다.천박한 권력의 이면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역대 집권자들이 남긴 교훈이 작동할 때도 되었건만,대통령 친인척 비리라는 고질적 병폐가 또다시 엄습하고 있다.한편 총선 당시 나라의 미래를 그토록 걱정하던 국회의원들이 쌀 직불금 수령 의혹에 직간접으로 연루되어 있으니 농민들의 억장이 무너질 만하다. 환경운동의 대부로 알려진 시민운동가는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권력을 견제해야 할 시민단체가 이미 또 하나의 권력기관으로 변질되었음은 익히 알고 있지만,그래도 최소한의 도덕성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가슴은 통렬히 유린되었다.자라나는 세대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정신을 가르치기가 한없이 부끄럽다. 얇아진 지갑과 오용되는 권력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도처에 만연한 일그러진 자기집착과 그로 인한 배려의 부재다.얼마 전 우리는 한 남자가 자신의 부모와 아내 그리고 자식까지 살해한 전대미문의 비극적 사건을 접했다.도저히 합리적으로 설명할 재간이 없는 이 참상은 극도의 자기집착 앞에서 혈육의 원초적 관계마저 와해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을 예증하는 것이다.세상에 탈이 나도 단단히 난 셈이다. 자기집착과 배려부재의 사회적 병리현상은 지식인들에게도 나타난다.한 젊은 연기자의 선행을 둘러싼 소란을 기억한다.잘 알려진 보수논객은 그녀의 가족력을 문제 삼아 자신의 이념적 성향을 과시하는 데는 성공했다.그러나 그는 사안의 본말을 전도시킴으로써 신명나는 판의 산통을 깨버렸고 나아가 척박한 세상을 훈훈하게 덥힌 선행을 예우하는 데 실패했다.설사 그의 논리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감동이 없다.상대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젊은 지식인들도 예외는 아니다.고교 재학 시절 신앙의 자유를 구현하는 데 온몸을 내던지며 세인의 주목을 받았던 한 대학생의 최근 행보에도 동일한 위험이 감지된다.평화주의에 입각하여 군대를 폐지하자는 주장에 시비를 걸자는 것이 아니다.‘개죽음’이라는 표현이 서해교전의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남길 상처를 모를 리 없는 그가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러한 무리수를 강행했다는 것이다.이념은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타인에 대한 배려를 결여한 이데올로기는 그저 공허하고 황폐할 따름이다. 넋 놓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경제 위기와 일탈된 권력은 싸워볼 만한 상대다.우리에게는 십년 전 IMF 구제금융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이 있다.맷집이 강해졌고 노하우도 축적되어 있다.한편 권력의 주체들은 언론과 국민의 감시에 노출되어 있다.무엇보다도 그릇된 권력은 그에 상응하는 결말을 맞는다는 사필귀정의 메시지가 굴곡진 현대사를 거친 우리사회에 도도히 살아 있다. 지금 우리에게 보다 필요한 것은 이웃과 사회를 향한 넉넉한 마음이다.더불어 사는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각박한 이념이 아니라 나눔과 배려의 미덕이다.보릿고개를 걱정해야 했던 궁색한 그 시절에도 인정은 풍요롭지 않았던가.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에게 이제 깊은 성찰의 시간이 요구된다.세월이 하 수상해도 훈풍은 곧 불어올 것이다.겨울의 문턱에서 벌써 봄날을 기다린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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