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현대사
    2026-05-04
    검색기록 지우기
  • 불암산
    2026-05-04
    검색기록 지우기
  • 기간
    2026-05-04
    검색기록 지우기
  • 이미지
    2026-05-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406
  • 고산스님 수행 일화 한눈에

    고산스님 수행 일화 한눈에

    한국 불교계의 최고 어른 중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조계종 전계대화상 고산 스님이 회고록 ‘지리산의 무쇠소’(조계종 출판사간)를 세상에 내놓았다. 조계종 원로의원인 고산 스님은 1945년 출가 이후 이판(수행하는 스님)과 사판(행정 소임을 맡은 스님)의 경계를 넘나들며 유연하게 살아온 한국불교사의 산증인. 조계사, 은해사, 쌍계사 등 본사 주지를 거쳐 1998년 조계종 총무원장에 선출됐으며 지난해 종정에 버금가는 전계대화상에 추대됐다. 조계종은 1981년부터 단일계단을 만들어 승려들에게 계를 주는 수계 장소와 사람을 지정해 왔는데 전계대화상이란 이가운데 계를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지금까지 고암,자운, 석주, 일타, 청하, 범룡, 보성, 성수 스님 등 8명이 이 자리에 올랐고 고산 스님은 9번째 전계대화상인 셈이다. ‘지리산의 무쇠소’는 전계대화상 고산 스님의 모든 행적을 엮은 책.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출가와 만행기, 각종 행정 소임을 맡던 시기, 총무원장 퇴임후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스님의 솔직한 심경으로 풀어진다. 한국불교계의 원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볼 수 있는 수행이력이자 한국불교의 근현대사를 함께 담은 기록인 셈이다. 회고록답게 입을 덜기 위해 사방을 떠돌던 배고픈 수행시절의 일화들이며 불경을 얻기 위해 자존심까지 허물었던 책 속 사연들이 퍽 사실적으로 전해진다. 스님은 책에서 범어사 수행중 쌀이 떨어져 120명의 대중이 굶을 처지가 되자 신도의 도움을 받기 위해 사방으로 떠돌아다닌 기억을 적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경전이 흔치 않던 시절 화엄경 한 질을 얻기 위해 무릎을 꿇고 아랫사람에게 사정을 하고 그 때문에 주먹을 휘둘러 승적을 박탈당할 뻔한 일도 소개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글로벌 시대] 기본에 충실한 새해가 되기를/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글로벌 시대] 기본에 충실한 새해가 되기를/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선연한 색깔의 잉크 한 방울이 물에 번지는 모양이 그럴까. 사방팔방으로 확산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생생히 목도했던 한 해였다. 연신 쏟아지는 암울한 경제뉴스는 날이 갈수록 비관의 강도를 더해갔고,명동거리가 출렁일 정도로 갑자기 불어난 일본인 관광객들은 요동친 환율을 실감케 했다. 단골 국수집 가격표도 예외 없이 껑충 올라 있었고 온 국민을 들쑤신 재테크 열풍의 끝자락도 허망하기 그지 없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20대는 여전히 안쓰러웠다. 일자리를 가진,일하는 이들 다수도 고용의 불안정으로 수시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무엇보다도 2008년은 우리의 삶이 글로벌화된 세상 구석구석과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실감했던 한 해였다. 일개 소시민일지라도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선 예전과는 다른 차원의 삶의 파고와 싸워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언제라도 해일처럼 덤벼들어 내 삶의 질서를 흔들 수 있는 불가항력의 시대변화를 우리는 앞으로 수도 없이 겪어야 할 것이다. 이젠 일상의 희로애락조차 전세계적으로 전염되는 시대 같다. 흡사 끝이 안 보이는 거대한 도미노에 모두 위태롭게 몸을 기댄 형국이다. GM은 바로 오늘의 미국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개탄하는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최근 칼럼을 읽고 있자니 우리의 지난 IMF 경제위기 때 기억이 수시로 교차한다. 위기는 반복된다. 하지만 꼭 미국만의 얘기는 아닐 것이다. 지금 세계 경제위기는 어느 나라도 예외 없이 나름의 위기의 몫과 동시에 각자의 위기극복 능력을 시험할 기회를 주었다. 위기는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하게 만든다. 앞으로 오랫동안 한국인의 트라우마로 남을 IMF 위기는 한국이 대대적 변혁을 시도할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도 글로벌화의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보다 바람직한 자본주의의 진화를 모색하는 성찰의 계기가 되고 있다. 2009년이 고통스러운 한 해가 되리란 건 자명해 보인다.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IMF 위기 때보다 더 하다.’고 어려움을 하소연한다. 그래도 새해가 왔다. 무력감에 시달렸던 한 해를 보내고 맞은 새해다. 정말이지 해라도 바뀌지 않았으면 모두가 희망을 결심하는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었을까 싶어 새해가 너무 반갑다. 한국인은 자기평가에 인색한 민족이다. 우리의 만성화된 비관주의는 치열한 반성의 산물이라기보다는 다소 비생산적인 비관주의 정서에 치우친 면이 없지 않다. 한국이라는 울타리 밖을 더 많이 눈동냥 ,귀동냥할수록 깨닫는 것이 있다면 한국은 결코 작은 나라도,만만한 나라도 아니라는 점이다.한국의 현대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많든 수많은 신화로 이루어져 있다.이미 지구촌의 있는 자 대열에 있는 한국은 글로벌화의 대표적인 수혜자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대의 격랑 속에 몸을 맡긴 이상 우리는 보다 긍정적인 자세로 새해를 맞을 필요가 있다. 미국의 한 대학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올해 미국인들의 새해 결심 순위 상위엔 ‘살빼기’, ‘담배끊기’, ‘절약하기’ 등이 올랐다고 한다. 특히 ‘절약하기’는 예전엔 볼 수 없었던 항목이라니 미국인들이 느끼는 경제적 불안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어려울수록 우리는 기본으로의 회귀를 지향한다. 생활의 거품을 빼고 삶의 본연적 가치에 밀착된 삶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새해는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말하는 성공지침이나 거창한 결심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일상이 필요한 해다. 자신의 내면을 더 돌보고, 열심히 일하고 건전하게 소비하며, 소중한 이들에게 더 많이 웃기를 실천하는 그런 담담한 일상 말이다. 박현정 크레디트 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 [대한민국 극&극] 96세 안금림 할머니 vs 12세 양선희양, 소띠들의 ‘세대 소통’

    [대한민국 극&극] 96세 안금림 할머니 vs 12세 양선희양, 소띠들의 ‘세대 소통’

    서울신문은 이달부터 ‘대한민국 극(極)과 극(極)’이라는 기획을 매주 월요일자에 연재합니다.대척점에 선 인물이나 사건 등을 넓은 스펙트럼에서 접근해 독자 여러분에게 균형잡히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 드리기 위함입니다.상위는 잘났고 하위는 못났다는 것도,‘없는 자’가 떳떳하고 ‘있는 자’가 구린내난다는 식의 극단적인 측면을 부각해 미화하거나 위화감을 조성하려는 뜻도 물론 아닙니다.우리사회의 여러 분야에 상존하는 꼭대기와 밑바닥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다시 한번 재조명해보자는 것입니다.때로는 엉뚱하거나 재미있는 우리 사회 현상들을 비교함으로써 여러분의 지적 호기심이나 궁금증을 해소해드리려 합니다.기축년을 맞아 시리즈의 첫 주인공으로 장수촌으로 소문난 전북 순창군 동계면에서 함께사는 ‘최고령 소띠와 최연소 소띠’를 선정했습니다.1913년 태어나 올해 아홉번째로 소의 해를 맞이하는 안금림(96) 할머니와 1997년 태어나 두번째로 소의 해를 맞이하는 최연소 소띠 양선희(12)양을 만났습니다.안 할머니보다 12세 많은 1901년생도 79명이 있었지만 인터뷰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찾다보니 안 할머니를 만나게 됐습니다.같은 이유로 새해벽두에 태어난 ‘진짜 최연소 소띠’들도 배제됐습니다.띠가 같다는 것 말고는 할머니와 소녀는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일제 식민통치가 본격화되던 한일합병 3년째 태어나 질곡의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안 할머니와,IMF 위기 중에 태어났지만 ‘오 필승 코리아’를 들으며 세계 속의 당당한 한국을 경험한 신세대 양양의 세대차는 84년 나이차 그 이상이었습니다.이들간의 세대차는 우리의 어제이자 오늘이고,또 미래입니다. 글 사진 순창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새해 첫날 아침. 전북 순창군 동계면에는 흰 눈이 소담하게 내렸다. 마을을 부드럽게 감싸안은 산 꼭대기에도 설탕가루 같은 눈이 흩뿌려져 있다. 남도의 산은 높고 가파르지 않다. 대신 나지막하면서도 단단하다. 사람으로 따지자면 붉은 흙을 일궈 평생을 우직하게 살아가는 농민 같은 인상이다. 산 허리에 난 길을 달리다 보면 순창군 최고령 소띠인 안금림 할머니가 살고 있는 구미리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리니 차가운 겨울 바람이 얼굴에 확 들어온다. 힘껏 청명한 공기를 들이마시니 머리속이 맑아진다. 이곳이 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수마을인지 이해되는 순간이다. 안 할머니와 최연소 소띠인 양선희(동계초등학교 5학년)양은 같은 동계면에 산다. 새해 인사도 드릴 겸 선희 양은 엄마 정은경(36)씨,동생 윤선(5)양과 함께 안 할머니 댁을 찾았다. 방으로 들어가자 분홍색 퀼트 재킷을 단정하게 입은 안 할머니가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계셨다. 할머니는 귀가 잘 들리지 않지만 기억력은 어릴 때 그대로다. 기력도 왕성해서 혼자 산책도 하고 목욕도 할 정도다. 선희 양은 처음 뵙는 할머니가 낯선지 쭈뼛거린다. 지척에 살지만 만난 적은 없다. 그래도 엄마가 “너와 같은 소띠”라고 말하자 배시시 웃는다.때마침 안 할머니의 맏며느리 이이순(71)씨가 집에서 직접 만든 엿을 내왔다. 순창은 고추장뿐 아니라 엿으로도 유명하다. 쌉싸래한 콩가루에 묻힌 엿이 다디달다. 선희와 윤선 자매는 엿을 오물오물 먹으며 안 할머니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다. 안 할머니는 1913년 2월23일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10대 때 구미리로 시집왔다. 시집온 이후 쭉 이곳에서 살았다.1913년은 한일합병이 된 지 3년째 되던 해로, 일제의 식민통치가 가혹해지기 시작한 때였다.할머니는 5살 많은 할아버지(1977년 작고)와 벼농사를 지었다.그나마 할아버지 소유의 논 2마지기(200평·661㎡)가 있어 소작농 신세는 면했다.소띠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소처럼 밥먹고 일만 할 팔자를 타고 난다.’는 속설이 있다.안 할머니도 소띠의 운명을 타고 났는지 궁금했다.며느리 이씨는 “아버님의 천성이 부지런해 어머님이 그렇게 고생하시진 않았다.논일은 거의 안 하셨고,길쌈을 주로 하셨다.”고 말했다. 2남3녀를 낳고 가난하지만 단란하게 살던 안 할머니 가족은 1942년쯤 함경북도 은덕군 아오지로 이주를 했다. 돈 벌어 식구들 먹여 살리겠다는 할아버지의 결단이었다. 맏아들 양금섭(74)씨는 “엄마 손을 잡고 걸어간 기억이 난다.”고 했다. 3년쯤 그곳에서 살다 1945년 해방이 되자 가족은 구미리로 돌아왔다. 이후 ‘빨갱이’와 ‘반동분자’ 사이에서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겨야 했던 서민들에게 북쪽에서 살고 왔다는 경험은 지워 버리고 싶은 흔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그때 얘기는 별로 들은 적이 없다. 그 다음에 불이익을 당했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며느리 이씨는 말꼬리를 흐렸다. 1950년 발발한 6·25전쟁은 구미리 같은 심심산골에도 참화를 몰고 왔다. 빨치산이 내려와 동계면 전체에 불을 질렀다. 안 할머니 가족은 이웃 마을인 적성면으로 피란을 가야 했다. 돌아와 보니 집이고 학교고 죄다 재로 변해 있었다. 사람들은 우두커니 강변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해 겨울은 혹독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굶주리고 또 굶주렸다. 안 할머니는 “나락으로 죽을 쒀 먹곤 했다.”며 그 당시를 회상했다. 할머니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얘기를 듣는 선희 양의 눈썹도 덩달아 꿈틀거린다. 1980년엔 이웃 광주에서 변이 났다. “대통령이 광주 사람들을 다 때려 죽인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당시 67세이던 안 할머니는 가족 중에 광주에 사는 사람이 없어 다행이라고 했다. 불똥이 이곳 구미리에까지 튈까봐 할머니는 노심초사했다고 한다.세상이 뒤집어질까 싶어 무섭기도 했단다. 아들 양씨는 지금도 술 한 잔을 할 때마다 그때의 울분을 토한다. 안 할머니의 인생은 우리 현대사만큼이나 사연도 곡절도 많았다. 그러나 주어진 삶을 게을리하지 않아 90 평생 사는 동안 2마지기 남짓 했던 땅은 10마지기로 늘어났다. 슬하의 5남매가 각각 자손도 여럿 낳았고 자신을 극진히 모시는 아들과 며느리 내외는 주위로부터 효자효부라는 칭찬도 듣는다. 안 할머니는 “자식들이 나에게 아주 잘 한다.”고 했다. 할머니의 얘기를 전부 들은 선희 양은 폭 하고 한숨을 쉰다. 할머니가 겪어온 세월이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선희 양은 “내가 1913년에 태어났으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그도 그럴 것이, 1997년생인 선희는 별로 어려움을 겪어본 적이 없다. 집안 형편도 넉넉한 편이긴 하지만 안 할머니가 겪었던 것 같은 ‘국민적 고통’을 선희 양은 치러본 적이 없다. 1961년 20억달러였던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는 2007년 8000억달러로 400배 늘었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4강에 들었던 ‘오 필승 코리아’의 추억은 선희 양에게 세계 속에서 당당한 한국의 이미지를 체화시켰다. 선희 양에게 우리나라는 ‘전쟁을 겪은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세계 10대 강국’으로 각인돼 있다. 선희 양은 “할머니가 사셨던 때보다 지금 우리나라가 훨씬 강해진 것 같다.얼마 전 이소연 언니가 우주선을 탔을 때 우리나라가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선희 엄마 정은경씨에게 맏딸 선희는 ‘복덩어리’다. 정씨는 1997년 대학을 갓 졸업한 선희양 아빠와 결혼을 하고 곧바로 선희를 낳았다. “모은 돈은 없어도 둘이서 벌면 생활이 빨리 안정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결혼을 하고 정씨 부부는 소를 기르기 시작했다. IMF환란 때문에 한 마리에 200만원 가까이 하던 소값이 50만원으로 떨어진 적도 있다. 20마리로 시작해 지금은 50마리를 키우는데, 돈벌이가 쏠쏠해 살림이 많이 불었다. 정씨는 “소띠 해에 선희를 낳고 소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많이 안정을 찾았어요. 선희가 우리 집에 복을 갖고 왔어요. 저희는 여러 모로 소하고 인연이 깊은 집이에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얼마 전엔 순창군에서 열린 영어말하기 대회에 동계면 대표로 나가 2등을 차지했다는 선희 양의 장래 희망은 변호사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 주고 싶어서”가 이유일 정도로 속이 깊다. 선희 양은 “2009년이 나의 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매우 기대돼요. 6학년 올라가면 부모님 실망시키지 않고 공부 열심히 할 거예요.”라며 싱긋 웃는다. 굶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생을 살아온 안 할머니는 10대 때 시집온 일과 하루 종일 길쌈질을 한 것 외에는 이렇다할 어린 시절 추억이 없다. 학교는커녕 서당 근처도 가본 적이 없다. 글을 모르지만 집안의 제삿날과 손자·손녀 생일까지 기억해 내고, 여전히 된장찌개와 숙주나물을 제일 좋은 음식으로 친다. 할머니의 가장 큰 시련이 6·25전쟁이었다면 피자와 햄버거를 좋아하는 선희 양의 시련은 앞으로 치를 대학입시였다. 독서와 인터넷 서핑이 취미인 선희 양의 올해 목표는 시험 성적을 평균 90점에서 95점으로 올리는 것이다. 안 할머니는 건강하게 살다 남편 곁으로 가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서로의 얘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84년 나이차를 뛰어 넘은 안 할머니와 선희양은 툇마루로 나와 얼굴을 맞대고 사진을 찍었다. 지나온 세월만큼 한 가닥씩 파인 할머니의 쭈글쭈글한 주름살과 이제 여드름이 오소소 돋기 시작한 선희 양의 밝은 얼굴은 강렬한 콘트라스트를 이뤘다. 대한민국의 20세기 역사를 한눈에 보는 듯했다.할머니의 검버섯이 늘어난 만큼 우리나라는 진화해 왔고, 선희 양의 해맑은 웃음이 계속될수록 우리나라는 더욱 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소의 해를 맞아 만난 할머니와 어린 소녀는 그렇게 서로에게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발견하고 있었다.
  • 백범 수행비서의 절절한 추모와 회한

    백범 수행비서의 절절한 추모와 회한

    역사의 기술에는 좌우가 따로 있을 수 없다.역사적 사실에 대한 엄정한 기록만이 있어야 한다.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이상과는 다르다.최근 뉴라이트 교과서 포럼이 만든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에 따르면 백범 김구는 대한민국 건국과 무관한 테러범 정도에 불과하다.현 정부 이데올로그 역할을 자임하는 세력의 이러한 역사인식은 10만원권 발행의 무기한 보류 결정이 백범의 초상화 화폐도안 때문이라는 의구심마저 증폭시키고 있다. ●높은 기개·세세한 일상까지 담아 이런 상황에서 백범의 수행비서 선우진(87)씨의 회고록 ‘백범 선생과 함께한 나날들’(최기영 엮음,푸른 역사 펴냄)이 나왔다.2009년으로 서거 60주년을 맞은 백범에 대한 옛 수행비서가 남기는 절절한 추모와 자책,회한의 기록이자 또 하나의 역사이다. 장준하 등과 함께 한국광복군훈련반 소속이던 선우씨는 1945년 1월31일 중국 충칭의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찾아가 백범과 첫 인연을 맺는다.그리고 1949년 6월26일 서울 종로구 평동 경교장 집무실에서 안두희의 총탄에 숨질 때까지 꼬박 4년 5개월 동안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백범을 수행했다. 선우씨는 백범이 평생의 염원이던 자주적 통일 독립국가를 만들기 위해 주변의 온갖 만류를 뿌리치고 1948년 4월19일 38선을 넘어가는 순간에도,김일성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위원장과 회담을 진행할 때도,신탁통치 반대 운동을 벌이는 현장에서도 늘 곁에 있었다. 독립운동가로서 백범의 높은 기개만 접한 것이 아니었다.세세한 일상의 기억도 뚜렷하다.당시 유력 기업인(강익하 상공회의소 부회장)이 건네는 정치자금 300만원을 이승만 박사에게 주라며 돌려보낸 일,그러다가 임시정부 요인들이 돈이 없어 점심을 굶는 지경에 이르자 친히 이 박사를 찾아 면박을 받으며 30만원을 받아온 일,북한을 방문했을 때 소풍나온 국민학생과 천진하게 어울리던 일 등에 대한 기록도 생생하다.이밖에 육식보다는 채식을,특히 만둣국과 국수를 좋아한다는 백범의 식성도 엿보이고,아침에 일어나 ‘중국시선’을 읽고 남는 시간에는 각지에서 요청하는 휘호를 쓰곤하는 세세한 일상 등도 기록의 한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凡夫를 자처하며 인간애·검소 실천 꼬박 60년 동안 그의 머릿속을 지배한 것은 자책과 회한.1949년 6월26일 일요일 오후 12시 40분쯤 포병 소위 안두희가 백범 면담을 요청했을 때 45구경 권총을 차고 있는 것을 보고서도 적극적으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점,안두희를 2층 집무실로 안내한 뒤 백범의 점심 만둣국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지하식당으로 바로 내려간 점 등은 선우씨에게 결코 잊혀지지 않는 ‘슬로모션’처럼 흐른다.그는 ‘햇볕도 느리게 내리쬐었고,사람들의 발걸음도,목소리도 느리게 스쳐 간다.’고 표현했다. 선우씨는 “선생의 서거는 나의 불민(不敏) 때문”이라면서 “이제는 죄스러움을 넘어 팔십이 훨씬 넘은 내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기억 속에 살아 있는 내가 아는 선생의 모습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 내 마지막 의무가 아닐까 한다.”고 책을 쓴 뜻을 밝혔다. 그는 서문에서 “백범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조국통일에 헌신한 사람이기 이전에 범부(凡夫)를 자처하면서 따뜻한 인간애와 검소,절제를 몸소 보여 주었다.”고 회고했다.1만 2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2008년 진 별들] 박경리·이청준 대작 남기고 흙과 천국으로

    [2008년 진 별들] 박경리·이청준 대작 남기고 흙과 천국으로

    ●국내 무자년 올 한 해는 국내외 인사들의 부음이 끊이지 않았다. 국내에선 한국문학계의 두 큰 별이 졌다.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82) 선생이 5월5일 한 줌 흙으로 돌아갔다.선생은 1969년 현대문학에 ‘토지’를 연재하기 시작해 94년 8월까지 원고지 4만장 분량을 탈고,한국 현대 문학사에 금자탑을 세웠다.굴곡진 한국 현대사 속에 새겨진 개인의 일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짚어냈다.폐암 진단 후에도 치료를 거부한 채 원주 토지기념관에서 기거했다.유해는 고향 통영 앞바다가 보이는 미륵산 기슭에 묻혔다. 4·19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이청준(69)은 7월31일 역시 폐암으로 타계했다.소설 ‘서편제’와 ‘이어도’에서 토속신앙과 전통문화를 탁월하게 묘사했다.실화가 바탕인 대표작 ‘당신들의 천국’은 소록도 한센인 병원에 부임한 원장과 원생들 사이 갈등과 화해를 통해 자유,구원의 상관관계를 그렸다.생전에 25권 전집이 발간된 흔치 않은 작가이기도 했다.박경리와 이청준,두 작가에게는 문화예술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국악계의 큰어른 성경린은 3월5일 97세를 일기로 영면했다.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지휘보유자로 1986년부터 국립국악원 사범으로 재직해 온 궁중음악계의 산 증인이었다.31년 이왕직 아악부원 양성소를 졸업한 뒤 61년 국립국악원장을 지냈다.이왕직 아악부원 양성소 후신인 국립 국악고등학교 교장직도 역임했다.후학을 위해 2000년엔 관재국악상 기금으로 1억 70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대중문화계는 스캔들성 궂긴 소식이 이어졌다.톱탤런트 최진실(40)이 10월2일 스스로 생을 마감해 연예계는 물론 온나라가 발칵 뒤집혔다.최씨가 탤런트 안재환 자살 및 사채업 괴담의 악플에 시달렸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성론이 일었다.그는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란 CF광고 멘트로 연예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뒤 20년 넘게 꾸준히 톱스타의 자리를 지켰다.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가난한 어린시절,매니저의 죽음,야구선수 조성민과의 이혼 등 불행의 연속이었다.사후에도 아이들 양육권과 유산상속을 놓고 조씨와 가족들간 분쟁이 이어졌다.그의 죽음으로 사이버 모욕죄 입법이 추진되기도 했다.앞서 탤런트 안재환(36)은 9월8일 서울 노원구 주택가 골목 승합차 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지난해 11월 개그우먼 정선희와 결혼한 새신랑이자 서글서글한 이미지로 사랑받던 터라 그의 죽음은 의문부호였다.수사 결과 40억원의 사채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이로 인해 고리사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타살설 및 정선희씨의 방송진행 중단 등 후유증이 이어졌다. 해양법학계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독도 전문가인 박춘호(78) 국제해양법 재판관은 11월12일 작고했다.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때 한·일 어업분쟁을 보고 해양법 연구에 발을 들였다.1996년 우리에겐 불모지나 다름없던 유엔 사법기구 고위직에 한국인으로 처음 진출했다.독일 함부르크에 설립된 국제해양법재판소 초대 재판관으로 당선됐고 2005년 9년 재선에 성공했다. 재계에서는 동성제약 창업주 이선규 회장이 84세를 일기로 영면했다(3월17일).이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 1세대로 ‘정로환’ 등 토종 브랜드를 히트시킨 주인공이다. 주요 기업의 안주인들도 잇달아 타계했다.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구본무 회장의 모친인 하정임(85)씨가 1월9일 타계했다.여든이 넘도록 제사상을 직접 차리며 살림을 꾸렸다.두산가(家)는 9월16일 정신적 지주 명계춘(95)씨를 잃었다.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부인이자 18살에 30명이 넘는 대가족의 맏며느리로 들어가 장남 용곤(두산 명예회장),2남 용오(성지건설 회장),3남 용성(두산 회장) 등 6남1녀를 키워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97)옹은 9월 말일 세상을 떴다.생전 멸치어장으로 큰 돈을 벌어 아들의 정치인생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했다.정계에선 그의 멸치선물을 받아보지 못했으면 정치인이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을 정도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손자이자 동아일보 회장을 지낸 김병관(74)씨도 2월25일 타계했다.89년부터 동아일보 사장 겸 발행인을 맡으며 동아일보를 이끌었다.서울신문 사장 출신인 원로 언론인 장기봉(81)씨도 8월28일 유명을 달리했다.65년 신아일보를 창간했지만 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으로 종간을 맞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 밖에 소설가 홍성원(71·5월1일),조선왕조 마지막 무동 김천흥(98·8월18일)옹,정진숙(96·8월22일) 을유문화사 회장,춘향가 예능보유자인 오정숙(73·7월7일) 명창,중문학 개척자이자 독립투사였던 차주환 (88·12월2일)박사,탤런트 박광정(46·12월15일) 등이 우리 곁을 떠났다. ●해외 해외에선 ‘러시아의 양심’ 솔제니친(89)이 8월3일 심장마비로 타계했다.옛소련 반체제 작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용소 생활을 토대로 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와 ‘암병동’ 등의 작품으로 70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그러나 73년 옛 소련의 인권탄압을 기록한 ‘수용소 군도´ 를 내놓으면서 반역죄로 강제추방당했다.그는 16년 만인 90년에야 러시아 시민권을 회복했다.조국에 돌아간 뒤에도 서방 물질주의를 비판하며 조국 부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지난해 6월 러시아는 그에게 예술가들의 최고 명예로 꼽히는 국가공로상을 수여했다. 32년간 철권통치를 펼치다 88년 반정부 시위로 물러난 수하르토(1월27일)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86세로 숨졌다.한때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했지만 국제투명성기구는 ‘20세기 가장 부패한 정치인’으로 그를 지목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딥 스로트’(Deep throat·익명의 제보자)였던 윌리엄 마크 펠트 전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12월18일 95세로 사망했다.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영원한 반항아였던 배우 폴 뉴먼(83)이 9월27일 암으로 숨졌다.‘상처뿐인 영광’으로 스타덤에 오른 뒤 58년 마틴 리트 감독의 ‘길고 긴 여름날’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85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컬러 오브 머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는 등 아카데미상 후보에 10회나 올랐다.감독으로 나서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유리동물원’을 연출하기도 했다.지난해 6월 그의 은퇴의 변은 “기억력과 자신감,창의력이 점점 퇴화되고 있어 연기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벤허’와 ‘십계’로 유명한 미국 영화배우 찰턴 헤스턴(4월5일)은 84세를 일기로 숨졌다. 53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뉴질랜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88)경은 1월11일 세상을 떠났다.53년 5월29일 네팔인 세르파 텐징 노르게이와 함께 에베레스트에 최초로 오른 후 20세기 가장 위대한 탐험가 중 한 사람으로 꼽혔다. ‘문명의 충돌’ 저자인 새뮤얼 헌팅턴(81) 하버드대 교수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타계했다.고인은 “이념은 가고 문명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면서 서구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아시아 유교문화권의 충돌을 예견한 석학이다.비교정치,민주주의 분야에서 제3의 물결 등 17권의 저서,90여편의 논문를 발표했다.그러나 그의 서구중심적 시각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프랑스의 세계적 디자이너 이브생 로랑(71·6월1일)도 하늘나라로 떠났다.그는 여성 패션에 최초로 바지정장을 도입해 여성에게 자유를 입힌 패션혁명가였다.가브리엘 샤넬,크리스티앙 디오르를 이은 상업화 세대 전 마지막 오트 쿠튀리에(고급맞춤복 디자이너)다.이브생 로랑은 “블랙에는 하나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색상이 존재한다.”고 한 블랙예찬론자이기도 했다. 정리 이재연기자 osacl@seou.co.kr
  • 현대사 특강 강사 과잉대우 논란

    서울시교육청이 ‘우편향 논란’을 빚었던 고교생 현대사 특강 강사들에게 내규를 벗어난 ‘과잉 대우’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29일 “현대사 특강을 실시하면서 강사들에게 ‘특별강사2’ 수준의 수당을 지급하도록 각 고교에 권장했다.”고 밝혔다.교육강사 수당 기준에 따르면,‘특별강사2’는 해당 분야에 전문지식을 가진 저명인사로,전·현직 장·차관 또는 대학 총장 정도의 인물이 기준이다.강사료는 시간당 12만원이다. 그러나 이번 현대사 특강에 나선 강사진 145명 중 ‘특별강사 2’ 수준에 해당하는 강사는 10여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일부 전직 대학 총장·부총장 및 대학 석좌교수·명예교수,정부부처 차관급 인사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강사들은 대부분 대학 강사,연구소 연구원,어린이집 원장,의사,청소년 지도사,경찰관,공공기관 홍보팀장,봉사단 회장,검찰청 시민옴부즈만 등이었다.시교육청 기준대로 하면 이들은 ‘일반강사’로 시간당 3만원에서 10만원의 수강료를 받아야 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빨간 이층버스의 낭만과 여유로운 공원들,오래된 것을 소중히 여기는 박물관까지 런던은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도시다.그런데 이 런던의 뒷골목에는 런던 사람들의 애환과 일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세계가 있다.영국인들의 삶이 녹아 있는 런던의 뒷골목을 탐험해 본다.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9시40분) 우리나라와 해외 54개국,164개 도시를 연결하는 인천국제공항.현실을 벗어나는 출구,꿈을 찾아가는 입구,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사람들이 지나는 통로,긴 여정의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곳 공항.여행이 시작되고 끝나는 인천국제공항 출·입국장.그곳에서 피어나는 만남과 이별을 3일간의 기록으로 만나본다. ●스펀지2.0(KBS2 오후 6시35분) 100% 식품첨가물의 덩어리,식품첨가물의 결정체인 껌.단번에 옷을 염색시킬 정도의 타르 색소와 가공 식품에 빠지지 않는 합성착향료,고인화성 물질 유화제가 들어있고,결정적으로 컴은 페인트나 접착제와 같은 성분이다.‘알아야 산다’에서 껌의 실체를 모조리 파헤쳐 본다. ●내사랑 금지옥엽(KBS2 오후 7시55분) 인호는 일남에게 그동안 전설을 만나왔고 아빠만 허락하시면 결혼까지 하고 싶다고 말한다.일남은 전설은 절대로 안 된다며 당장 헤어지라고 소리친다.전설은 인호를 위해 다시 음악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준식을 찾아간다.그리고 그곳에서 영주가 병원으로 이송 중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주말연속극 내인생의 황금기(MBC 오후 7시55분) 희경은 자기 가족을 기만하고 효은이를 데려가려 하는 황을 매몰차게 거절한다.경우는 이미 6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서를 읽다가 감정이 북받치고 금이는 이런 경우를 안타까워한다.한편 경자는 절대 경우와 금이의 결혼을 인정할 수 없다고 분노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10분) 디케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이다.현대사회에서는 법의 정신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디케가 사용되기도 한다.2008년을 정리하며 올 한 해 사회 곳곳에서 추적한 진실들을 다시 살펴보고,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진실찾기의 뒷이야기들을 통해 2009년의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4시10분) 1998년 3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1년간 빈곤,고독,질병 등으로 신음하는 전국의 어르신들께 도움을 드리고 있는 ‘희망풍경’.희망을 잃고 쓰러져 가던,공허한 마음으로 신음하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어르신들.2008년 1년간의 기록을 정리·점검하여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본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남성 건강의 신호등인 전립선.성인 남성 두 명 중 한 명은 전립선 질환을 경험하고 있다.과연 남성은 전립선의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 현대 남성들의 숨은 고민,전립선 질환에 대해 살펴본다.
  • 국립자연사박물관 설립 재추진

    정부가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을 재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예산에 건립 기본계획 연구 용역비로 7억 5000만원을 편성했다고 25일 밝혔다. 자연사박물관은 공룡의 뼈를 비롯한 동식물,지질,생태,인류 등에 관한 표본을 수집,관람객들이 자연환경을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로,국내에는 아직 제대로 된 자연사박물관이 없다.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5년 범정부적인 건립추진위를 구성해 진행되다가 외환위기로 중단됐으며,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에 기획예산처 주관으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됐으나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부는 “과거 정부에서는 총사업비를 9355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실시할 기본계획 연구를 통해 시설 규모와 표본 수집비 등을 현실화해 총사업비를 5000억~6000억원 규모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부 청사 부지와 광화문 시민열린마당 부지에 2012년까지 건립을 추진 중인 국립현대사박물관에 대한 정부의 추정 사업비가 1665억원인 점에 비춰 초대형 건립 사업이다.공사 기간만 15~20년이 소요될 것으로 문화부는 보고 있다.문화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규모나 부지 등 건립계획은 기본계획 연구가 끝난 뒤에야 나온다.”며 “앞으로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국립자연사박물관이 건립되면 주5일제 근무에 따른 국민들의 여가활용과 관광 자원의 확대,자연유산 및 녹색 성장에 대한 이해도 제고 등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영삼 정부때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이유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전세계적으로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사박물관으로는 미국의 스미스소니언내 자연사박물관을 꼽을 수 있다.프랑스의 경우 이미 1793년에 왕실전용 식물원을 발전시켜 국립자연사박물관을 개관했고 영국은 1882년에 대영박물관으로부터 런던자연사박물관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경기 화성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벌써부터 유치 의사를 밝히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객관적인 척하는 좌·우파 역사관 ‘일침’

    객관적인 척하는 좌·우파 역사관 ‘일침’

    일본 강점기는 근대화의 시발이었나 수탈이었나?이승만 대통령은 국부인가 독재자인가?박정희 대통령은 민족의 지도자였나 독재자였나?미국은 우방인가 침략자인가.한국 현대사의 크고 작은 쟁점들에 대한 해석을 놓고 진보와 보수 사이에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처음에는 학자들 간의 논쟁으로 한정됐던 것이 이제는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개정 요구라든지,문화체육관광부가 배포한 ‘건국60년’ 홍보책자에서 임시정부 법통을 무시했다며 광복회에서 건국훈장을 반납하겠다고 나온 것들이 그렇다. ‘좌우파가 논쟁하는 대한민국사 62’(김영명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는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인 저자가 가능한 한 객관적인 역사관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 놓았다고 자부한다. 자신이 좌파도,우파도 아니라는 김 교수는 “역사 전문서가 비교적 소홀히 다루었던 쟁점이나 빠진 논의를 일깨우는 문제제기”라며 “좌·우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이 책이 성공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현대사를 둘러싼 쟁점들이 첨예해진 이유가 뭘까.김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집권이 보수파들에게 위기감을 던졌고,이에 보수세력들은 새로운 역사 해석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이들은 진보 좌파들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북한 정권을 추종하여 국가 정통성을 훼손한다고 믿기 때문에 ‘해방전후사의 인식’에 대응하는 ‘해방전후사의 재인식’과 ‘한국 근현대사(대안교과서)’ 등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들 모두가 편향적이라고 지적한다.‘해방전후사의 인식’은 민중혁명과 미국의 침략에 초점을 맞춘 좌편향이고,‘해방전후사의 재인식’ 등은 일제 강점기를 정당화하거나 옹호하고 권위주의 독재를 변명하는 우편향이라는 것.어떤 목적에 맞춰 역사적 사실을 취사선택하고 그 사실을 구미에 맞춰 해석했다면,그것은 역사해석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주관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의도적으로 주관을 개입시킨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이런 경우에도 학자들은 주관적임을 인정하지 않고 객관적이라고 우기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다. ‘한국 역사를 별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고,이왕이면 미국 사람이나 하다못해 일본 사람으로 태어나지 왜 하필 한국 사람으 로 태어났는지 서운할 때도 있다.’고 고백하는 김 교수는 ‘그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애국자가 아니다.’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한다.즉 치욕의 역사를 비판하는 좌파들이라고 애국심이 없겠느냐는 반문 같다.우파에 대해서도 이렇게 비판한다.‘우리 역사를 억지로 미화하는 것도 반대한다.잘한 것은 잘했다고 하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해야 우리가 역사에서 올바른 교훈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역사를 정확하게 공정하고 냉정하게 봐야 하고,자기비하도 자화자찬도 금물이라는 것이다.이 극단의 감정들은 모두 열등감의 산물로,이 양극단의 열등감을 극복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 인식과 사회 발전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역사를 쉽게 보자고 한다.‘힘이 약해서 일본에게 먹혔고,북한이 침공해서 전쟁이 일어났고,박정희가 집권한 뒤 본격적인 경제성장이 시작됐고,대다수 국민들의 민주화 투쟁을 통해 민주화가 이뤄졌다.’라고. 동료 학자들과 객관적인 척하는 주류 보수들에게도 김 교수는 따끔하게 한마디한다.세계관·역사관은 개인이 살아온 경험이 크게 좌우하는데,때때로 그 세계관·역사관이라는 것이 제한된 경험에서 나온 매우 주관적이거나,객관을 위장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몰아가지 않느냐는 것이다.이를테면 보수 주류 언론의 경우 일제 강점기에 어쩔 수 없이 친일행위를 했겠지만,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엄청난 명예훼손과 물질적 손해가 있기 때문에 과거사 조사나 친일명단 공개에 예민하게 굴고,그러다 보니 급기야 친일행위 자체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경제인들도 마찬가지다.정치인들과 연합해 이끌어온 한국 역사를 긍정적으로 서술해야 이익이 되기 때문에 친일·독재·저자세 외교 등에 대한 비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책은 6장으로 구성됐다.1장은 조선 멸망과 일본의 강제 점령,2장은 1945년 해방부터 1950년 한국전쟁과 그 직후까지,3장은 이승만 대통령의 평가와 전두환의 집권,4장에서는 민주주의 발전을 중심으로 1980년부터 1997년까지,5장에서는 세계화와 미국,북한문제,6장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공과를 다뤘다.6장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돈이면 최고’라는 인식이 팽배한 국민과 사회가 도덕적 타락을 겪고 있다는 강력한 비판이 나온다.양심을 수호해야 한다는 것. 책 내용은 우리 사회 보수주류가 보면 김 교수가 좌파로 보일 것이고,진보좌파의 입장에서는 우파로 보일 만큼 좌파와 우파에게 모두 비판의 포문을 열고 있다.그러나 평범하고 건전한 상식의 독자라면 대체적으로 공감할 내용들이다.1만 3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공교육 길을 잃다] (1) 불신의 교실

    [공교육 길을 잃다] (1) 불신의 교실

    수월성 교육 강화와 대학입시 자율화,국제중 신설,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논란,일제고사 거부에 따른 교사 파면·해임,계속되는 복직 투쟁….2008년 교육계는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교육을 둘러싼 이념 투쟁이 지루하게 계속되고,오직 대학 입학을 위한 교육에 너나 없이 ‘올인’하는 사이 공교육은 엉망이 됐고,교육당국·학교·교사·학생·학부모들간의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붕괴 위기에 처한 공교육의 실태와 문제점,그리고 대안을 찾아본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체육교사인 W(28·여)씨는 지난 10월부터 밤 10시만 되면 낯뜨거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고 있다.자폐증이 있는 한 학생의 전화번호가 찍힌 문자는 ‘오늘 밤 예체능실에서 혼자 기다리세요.제가 얼른 갈게요.’로 시작해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같은 반 친구들이 이 학생의 휴대전화번호를 이용해 번갈아 문자를 보내는 것 같아요.애들 사이에서 유희의 대상이 된 것 같아 치욕스러워요.” ●“30만원 드릴테니 5점만 올려주세요” 서울 강북의 한 중학교 사회교사로 있다 얼마 전 그만둔 K(38·여)씨는 지난해 기말고사에서 학부모로부터 5점을 올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이 학부모의 아들은 80점대 중반이었고,5점을 더하면 90점 이상이 될 수 있었다.K씨가 거절하자 학부모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30만원이면 되겠냐.”고 말했다.지방의 한 교사는 “학생들이 교사에게 머리를 감은 물을 먹이려는 일은 다반사다.교사들은 학생이 주는 음료수도 마음놓고 마시지 못 한다.”고 전했다. 올해 은퇴한 이모(58) 교사는 “인성을 가르치던 스승은 없어진 지 오래고,이제는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도 설 자리가 없다.”면서 “오래 전에 교사는 학원강사보다 못 가르치면서 안정적인 자리만 꿰차고 있는 사람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욕설·유희 대상으로 전락한 ‘담탱이´ ‘교실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교사는 속수무책이다.학교는 여전히 점수만 높이면 된다는 식의 ‘보여지는 교육’만을 강조하고 있다.교육의 4주체인 교사·학생·학부모·학교는 서로를 불신하며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고 있다. 학생들은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을 이용해 담임교사를 ‘왕따’시키기에 이르렀다.‘담탱’,‘안티’라는 검색어로 찾은 교사 비난 인터넷 카페는 다음·네이버·싸이월드에만 100여개에 이른다.이름부터 ‘XXX 죽여버리자’ 등으로 자극적이다.서울 B중학교의 S(32·여)교사는 지난 7월 학생들의 ‘욕설 테러’를 견디지 못해 전근을 가야 했다. 학부모와 교사의 갈등은 법정으로 향하기도 한다.지난달에는 중학생 아들이 친구와 싸우는 것을 편파적으로 처리했다며 교사를 폭행한 학부모 최모(49)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사회봉사 120시간이 선고되기도 했다.교총에 따르면 2003년 95건이던 교권침해사건은 지난해 204건으로 늘었다.교총 관계자는 “올해는 300건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교사들의 고충상담 역시 2003년 87건에서 올해(1월1일~12월15일) 185건으로 급증했다. 교권이 훼손되고 교사들이 의기소침해지면 학생들은 방치될 수밖에 없다.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품행불량이나 학교부적응으로 학교를 떠난 서울시내 고등학생이 2005년 407명에서 올해 1010명으로 급증했다. ●학교 교육지표는 ‘성적´ 경기 시흥시 한 초등학교의 김모(50) 교사는 “교사들이 대부분 임용 3년만 지나면 문제학생보다는 공부 잘하는 학생만 쳐다보게 된다.”면서 “문제학생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모두 방치돼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기 힘들고,이들의 자녀들도 비슷한 악순환을 걷는다.”고 말했다.성남시의 한 중학교 수학교사 김모(25·여)씨는 “수학을 야외활동과 관련해서 가르쳤더니 성적을 높이라는 항의만 받았다.”면서 “자기계발도 못 하고 잡무에 치여 인성교육은 신경도 못 쓰는 상황이 교사를 무기력하게 한다.”고 말했다. 권대봉 직업능력개발원장은 “정부·학교·학생·학부모 모두에게 학교붕괴의 책임이 있다.”면서 “우선 학교가 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강선보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사들이 학원강사보다 지식 전달 능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공교육을 포기해선 안 된다.”면서 “가정교육의 부재도 학교 붕괴의 한 원인인 만큼 학부모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주 박창규기자 kdlrudn@seoul.co.kr
  • [책꽂이]

    ●Mr.후회남(둥시 지음,홍순도 옮김,은행나무 펴냄) 제1회 노신문학상을 받은 작가 톈다이린의 신작이다.‘둥시(東西)’는 그의 필명으로 ‘하찮은 물건’을 뜻한다.소설은 문화대혁명 시기와 개혁,개방 등 중국 현대사 격동의 시기를 관통하며 지내온 한 소년의 삶을 보여준다.우스꽝스러운 문혁의 풍경을 풍자하고,자본과 물질의 굴레에 스스로 포박시키는 세태를 준엄하게 비판한다.중국 최고의 이야기꾼 위화에 못지않은 이야기 솜씨를 자랑하며 낄낄대게 만든다.1만 2000원. ●끊어진 현(박일환 지음, 삶이 보이는 창 펴냄)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박인환의 두 번째 시집.학생들에 대한 따뜻한 정,사회 주변부로 내몰린 이들에 대한 연민이 담겨 있다.하지만 연민에서 그치면 박일환이 아니다.버려진 복숭아나무,닥트공 최씨,사금파리 같은 노숙자 얼굴 등 세상의 모든 내몰린 이들,내몰린 것들의 곁에 묵묵히 있어 주려는 연대의 의지가 불현듯 서려 있다.어디를 펴서 읽어도 가슴 훈훈해진다.날 추운 겨울밤 읽기 좋을 법하다.6000원. ●크리스마스 1초전/크리스마스를 구해줘(로맹 사르두 지음,전미연 옮김,문학동네 펴냄)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소설 2권이 동시에 출간됐다.프랑스판 크리스마스 캐럴(찰스 디킨스)이다.‘크리스마스 1초전’은 가난한 고아 소년이 산타 할아버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고,‘크리스마스를 구해줘’는 악마의 손아귀에 놓인 크리스마스를 구해내는 모험이 담겨 있다.모험과 마법,웃음,감동을 버무린 크리스마스 시리즈이지만 별개의 작품이다.‘…구해줘’ 9000원,‘…1초전’ 1만원.
  • 근·현대사 교과서 6종 수정

    미군에 대한 부정적 표현이나 북한에 대한 긍적적인 기술을 객관적 기술로 고치는 등 ‘편향성 시비’가 일었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6종이 수정·보완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7일 교과서포럼 등이 문제를 제기했던 금성출판사 등 6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내용 중 206곳을 수정·보완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바뀌는 내용은 교과부가 수정권고한 53건,단순 문구 조정 등 추가로 수정한 내용 51건,집필진이 자체적으로 수정한 내용이 102건이다. 출판사별로는 금성이 73건으로 가장 많다.이어 중앙 40건,두산과 천재교육 각 26건,법문사 25건,대한 16건 순이다. 교과부가 수정을 권고한 내용은 ▲미·소 군정과 관련해 서로 성격이 다른 사료 비교 ▲8·15 광복과 연합군의 승리에 대한 부정적 기술 ▲김일성 정권에 대한 우호적인 기술 ▲분단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한 부분 등이다. 교과부는 “청소년의 바람직한 역사 인식 및 국가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정통성과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교과서에 올바르게 기술할 필요가 있었다.”고 수정·보완 배경을 설명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박정희·이승만 부정적 표현 완화·삭제

    박정희·이승만 부정적 표현 완화·삭제

    17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안을 살펴보면 정부 주문사항이 그대로 반영됐음을 알 수 있다.하지만 금성교과서 저자들이 반발하고 있어 교과서 파동은 계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수정안에 따르면 가장 논란이 된 금성 교과서의 경우 73건이 수정·보완됐다.필진 의사대로 수정된 것은 40건이었고 나머지 33건은 필진 의견과 관계없이 발행사가 정부 지시를 받고 수정한 것이었다.사실상 정부의 ‘직권수정’이다. 40건은 신미양요, 병인양요 관련 부분에서 프랑스,미국 함대의 ‘진로’라는 표현을 ‘침입로’로 수정한 것과 북한의 토지개혁을 소개한 322쪽에 ‘분배된 토지의 매매,소작,저당은 금지되었으며 생산된 양곡의 4분의1 정도를 현물세로 납부하였다.’는 대목을 추가한 내용 등이다. 필진 의견과 관계없이 고쳐진 33건을 살펴보면 ‘광복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역사적 순간은 자주 독립을 위한 시련의 출발점이기도 하였다.’(256쪽)는 ‘자주 독립 국가가 시작된 것은 아니었지만 광복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로 고쳐졌다. 친일파 청산 부진과 관련해서는 ‘친일파 처벌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며 민족정신에 토대를 둔 새로운 나라의 출발은 수포로 돌아갔다.’(266쪽)는 ‘민족 정기를 바로잡기 위한 친일파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끝나고 말았다.’로 수정됐다. 이승만·박정희 정권에 대한 부정적 묘사는 완화되거나 아예 삭제됐다.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 과정을 설명한 262~263쪽의 내용 가운데 ‘통일 정부가 여의치 않으니 남방만이라도 임시 정부,혹은 위원회를 조직해야 한다.’는 이승만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한 부분은 삭제됐다.박정희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새마을 운동은 겉으로는 민간의 자발적인 운동이었으나 실제로는 정부가 주도하였다.그 결과 박정희 정부의 독재와 유신 체제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기도 하였다.’(334쪽)는 문구에서 ‘그 결과’라는 표현을 삭제,인과관계가 다소 느슨하게 보이도록 했다. ‘통일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316쪽)는 ‘평화 통일을 위한 여건이 점차 호전되고 있다.’로 바뀌었다. 하지만 금성 출판사를 상대로 저자들이 제기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법정 다툼은 물론 내년 신학기 수업차질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는 검정 교과서로, 교과서 내용에 대한 수정 권한은 기본적으로 저자들에게 있고 수정하려면 저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설] 고위 공직자 물갈이 줄세우기 안돼야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세청의 1급 공무원 10명이 일괄 사표를 내 공직사회가 얼어붙었다.모든 부처의 대대적인 물갈이의 신호탄으로 여기는 분위기다.진급 적기 경과 후 2년 단위로 심사를 해서 불성실한 군간부를 퇴출하겠다는 국방부 안도 물갈이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청와대는 해당 부처에서 하는 일이라며 교감이 없었던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청와대가 모르는 1급 인사나 군간부 퇴출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피력했었다.여권에서는 그동안 교과부를 겨냥해 ‘좌파 공무원들의 근거지’라는 말이 나돌았다.최근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파문 등 교육개혁이 매끄럽게 추진되지 못한 탓일 것이다.능력이 없거나 움직이지 않는 고위공직자는 솎아내는 것이 당연하다.교육철학과 이념이 현 정부와 달라 함께 일을 할 수 없는 인사들도 마찬가지다.그런 공무원들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그러나 원칙과 기준도 없이 전 정권에서 일했다고 해서 무조건 쫓아내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그러면 공무원들의 반감과 자괴감만 키울 수 있다.장·차관은 정권과 운명을 같이해야 하지만 공무원들은 함께 일하기 어려운 부적격자를 제외하고는 신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아울러 정책의 실패와 지지부진한 정책 추진의 책임을 고위공직자들에게만 물어서는 안 된다.합리적인 의견수렴과 민주적 절차를 거친 정책에 대해 반감을 가질 공무원은 없다.다 알다시피 노무현 정부가 많은 비난을 받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코드 인사,회전문 인사였다.정권의 눈치만 보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 일을 잘할 수는 없다.고위 공무원들은 나름대로 소신을 갖고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이명박 정부도 줄세우기 인사로 같은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 서울교육청 “내년에도 현대사 특강”

    서울시교육청이 내년에도 한국근현대사 특강을 실시하기로 했다.전국역사교사모임 등 교육단체들은 ‘정치적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시의회가 전날 ‘고교생 국가관 교육(현대사 특강)’에 3억 5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내년에도 근현대사 특강은 계속된다.”고 밝혔다.특강 관련 예산은 올해 특강과 마찬가지로 시의회 김진성 의원 주도로 통과됐다. 김 의원은 “올해 현대사 특강을 해 보니 곳곳에서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자평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목적으로 특강이 편성됐지만 내년에는 특강의 초점을 국가관 교육에만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교육단체들은 강력 반발했다.이 단체 윤종배 회장은 “교육적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특강을 실시했다는 게 분명해진 마당에 비교육적 특강을 계속 밀어붙이려는 이유가 뭐냐.”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만중 정책실장도 “역사학자 없는 역사특강으로 학생들의 외면을 받았는데 다시 예산을 들인다는 건 파렴치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과거정권 코드 공무원 퇴출 신호탄?

    과거정권 코드 공무원 퇴출 신호탄?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세청 1급들이 잇따라 사표를 제출하면서 고위공직자의 대대적인 물갈이설이 제기되고 있다.사표를 제출한 해당 부처에서는 장·차관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지만,이를 바라보는 다른 부처 고위공무원들의 사정은 다르다. 연말연시를 맞아 대대적인 인적 청산의 시작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토대가 되는 공직사회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향후 국정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올 수 있다는 청와대의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문 연 교과부의 속내는 1급 일괄사표의 진원지인 교과부측은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다.인사권자의 부담을 덜어 주려는 자발적 움직임일 뿐 다른 뜻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괄사표 제출이라는 형식은 교과부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과거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 주기 위해 개별적으로 용퇴한 적은 있었으나 일괄사표 제출은 사례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게다가 사표를 낸 7명 가운데 4명은 이명박 정부 들어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이다.일괄사표 제출이 갖는 정치적 의미를 따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여권 일각에서 교과부를 ‘좌파집단’으로 부르고 있다는 소문도 이와 무관치 않다.특히 현 정부 초기 시행한 교과부의 각종 정책이 매끄럽지 않게 진행된 것도 ‘좌파성향’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좌파정부에서 핵심이었던 사람이 우파 정부에서도 핵심역할을 하는 게 정서상으로도 맞지 않다.”면서 “이번 사표 일괄제출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치철학과 맞지 않아 여기에다 과거의 교육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하면서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파동에서 드러나듯 교과부 내 요직을 과거 정권의 통치철학을 뒷받침해 온 공무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상,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은 어려우니 ‘솎아 내기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1급 간부 3명이 사표를 제출한 국세청도 교과부와는 온도 차가 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국세청 관계자는 “후배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용퇴한 것이지만 현 정부에 대한 정서적인 차이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청와대에서 여러 차례 암시한 바 있다.청와대는 그동안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공무원들이 대통령 뜻을 따르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많은 불만들이 있다.”며 경고한 바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금성 역사교과서 집필진 ‘수정 금지’ 가처분 신청

    금성출판사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수정 권고대로 ‘한국 근·현대사’교과서를 수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한종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등 교과서 집필진 5명이 15일 “저작자의 동의 없이 교과서를 고치는 것은 저작권법 침해”라며 금성출판사를 상대로 저작인격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김 교수 등은 신청서에서 “교과부의 검정 심사에서 합격하고 6년간 교과서로 사용된 책을 교과부가 일방적으로 수정 지시하는 것은 저자권자의 기본적 권리를 무시하고 교과서 검인제도를 뿌리째 뒤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대 정시 수능 변환표준점수표 공개

    서울대는 15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2009학년도 정시 모집 대학수학능력시험 변환표준점수제를 공개했다.2009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1차 관문이 되는 수능의 변환표준점수표는 문·이과 공통과목인 언어,외국어를 제외한 나머지 수리 가·나형,사탐 및 과탐,그리고 제2외국어 영역에 모두 적용된다.서울대가 자체적인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하는 것은 난이도가 차이 나는 선택과목간 유불리를 최소화하겠다는 뜻이다.입시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리 영역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서울대가 공개한 변환표준점수표에 따르면 사회탐구 백분위 100과 표준점수 최고점은 73.72점을,백분위 99와 표준점수 최고점은 71.09점을 각각 반영하게 된다.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된 국사와 시험이 어려워 표준점수가 높게 나온 경제와 윤리,경제지리를 사회탐구 선택과목으로 응시한 A학생이 해당 과목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고 가정할 때 표준점수는 총 305점이지만 변환표준점수로는 292.25점만 반영된다.반면 같은 국사에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한국근·현대사와 정치,법과 사회를 선택한 B학생은 해당 과목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더라도 표준점수는 총 281점에 불과해 A학생보다 무려 24점이나 낮다.하지만 변환표준점수는 292.25점을 인정받아 선택과목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된다.과학탐구 백분위 100과 표준점수 최고점은 71점,백분위 99는 69.25점을 각각 반영한다.서울대는 또 수리 ‘가’형에 응시한 수험생이 인문계열 등 수리 ‘나’형이 기본인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경우와 반대의 경우에 따른 반영점수표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만약 수리 ‘가’형에 응시해 백분위 100과 표준점수 154점을 받은 수험생이 인문계열에 지원하면 점수는 158점으로 반영된다.이는 수리 나형 표준점수 최고점인 158점과 같아 교차지원하더라도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다.이와 함께 수리 ‘나’형에서 백분위 100과 표준점수 152점을 받은 수험생이 수리 ‘가’형이 기본인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경우 147.14점으로 변환표준점수는 낮아진다.수리 나형에 비해 더 어렵게 나온 수리 가형 수험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가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것은 과목간 난이도 차이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려는 조치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리 영역이 1차 관문 통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대 정시 모집 원서 접수는 18∼20일이며 내년 1월31일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中 개혁 개방 30년 (中)] 경제특구 선전을 통해 본 성장과 위기

    [中 개혁 개방 30년 (中)] 경제특구 선전을 통해 본 성장과 위기

    아버지 손에 이끌려 열다섯벌의 옷을 껴입고 찾았던 땅.돌아갈 때 입을 옷 한 벌을 빼고는 모두 현지의 친척들에게 남겨두고 왔다.중국 대륙의 문이 열리기도 전,선물 보따리를 들고갈 수 없었기 때문에 꼭 겨울에만 찾아야 했다.옷을 현지 친척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였다.개혁·개방 30주년을 맞은 2008년,오랜만에 다시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을 찾은 40대 중반의 홍콩인 캐빈은 오늘날 대륙의 발전에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이곳은 부모님의 고향이며 그에게는 ‘원적지´이다. │선전·광저우·베이징 이지운특파원│그의 아버지는 1959년 홍콩으로 밀입국했다.전 대륙을 피폐하게 만든 ‘대약진운동’이 한창 진행되던 때이다.이듬해 어머니가 뒤따라왔고 그는 홍콩에서 태어났다.외가집은 대지주였다.“공산사회가 들어서면서 모든 재산을 몰수당하고 외조부는 말 못할 고초를 겪었다.”고 털어놨다.몰락한 대지주의 딸과 평민이 만나 이룬 가정이 그의 부모다.실로 중국의 현대사가 녹아들어 있는 가족이다.그뿐만 아니라 중국 개혁·개방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캐빈은 1979년 선전 특구의 문이 채 열리기도 전 아버지와 함께 내륙으로 들어왔다.황량한 땅 곳곳에서 건물이 올라가고 천지개벽이 막 시작될 무렵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건축 자재와 인테리어 용품,가구 등을 가져다 팔았다.“순이익만 50%가 넘었다.”고 한다.특구를 건설해야 하는 선전은 모든 것이 필요했고,초기여서 경쟁이랄 것도 없었던 시절이었다.사업은‘땅짚고 헤엄치기’였다.당시는 아무런 기반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공장을 세워야 한다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없었다.공장이 없어 모든 게 수입됐고,식용유부터 돼지고기까지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하던 시절이다. ●“순이익 50%” 초기 10년간 선전은 사업 천국 순항을 거듭하던 사업은 1980년대 후반부터 녹록지 않아졌다.개혁·개방 10년이 되어가면서 다른 홍콩 경쟁자들이 생겨나고 타이완 사람들이 대거 몰려든 시기이다.‘생산’을 하지 못하던 선전에 가공무역의 틀이 본격적으로 갖춰지던 때였다.90년 초에 접어들면서 이익은 날로 떨어져 처음의 25분의1 수준에까지 이르렀다.캐빈은 사업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아버지를 말려 사업을 접었다.아버지는 홍콩으로 되돌아갔다.‘탈출-귀환-철수’의 역사다. 2008년 벽두부터 선전과 주장(珠江) 삼각주 일대에는 ‘철수’가 화두다.인근 둥관(東莞)에서 11년간 공장을 운영해온 타이완 기업인 롄(連) 사장도 ‘남느냐,철수냐’를 저울질하다 끝내 이곳을 떠났다.한국·타이완·홍콩계 공장에 전자기기 관련 1차 원부자재를 공급해온 지 6년째인 중국인 홍(洪)모 사장은 “우리도 지금 문을 닫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섰다.죽을 고생을 하고 있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선전은 탈출,귀환,철수에 이어 지금 ‘도산’이라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90년대 이후 수익 급락… “2년내 기업 줄도산 ” 반관영 통신사 중국신문사는 현지 관계자의 말을 인용,“내년 경제가 호전되지 않고 이대로 악화될 경우 선전 가전기업의 절반이 도산할 것이다.외부적으로 하청도 들어오지 않고,내부적으로도 해결방법이 없다.”라고 전했다.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둥관에 있는 3800여개의 완구업체 가운데 1800개 업체가 경영난으로 향후 2년 내에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지방 당국은 일자리를 잃은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거리시위를 벌이자 고용불안 문제가 사회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선전을 비롯한 주장 삼각주 일대는 농민공으로 일어선 대표적인 지역이다. 개혁·개방 30년을 맞아 선전을 비롯한 광둥성과 홍콩·마카오는 단일 경제권 통합 논의가 본격화됐었다.개혁·개방의 출발점으로서 새로운 번영의 모델을 찾아낸 결과로 해석됐다.그러나 정작 30주년을 앞두고 축제의 분위기는 크게 퇴색됐다.통합 논의는 속도의 제약을 받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개혁·개방의 ‘출발점’ 선전은 지금 새로운 ‘전환점’이자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jj@seoul.co.kr
  • 60년 전 서울,사진으로 만난다

    60년 전 서울,사진으로 만난다

    건국 60주년을 맞아 ‘서울’을 재조명하는 사진전이 열린다. 종로구는 내년 2월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서울 근·현대를 돌아볼 수 있는 희귀사진 110여점을 전시하는 ‘서울,타임캡슐을 열다’는 사진전을 연다. 전시회는 1940~50년대의 대표적 사진작가 고(故) 임인식씨의 작품 110여점을 통해 과거의 서울을 집중 조명한다. 구는 특히 과거 종로의 문화와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돈화문 공방거리,역사문화탐방 고궁길,창경궁~종묘 간 녹지축 연결 등 다양한 개발 사업의 밑그림으로 삼기로 했다. 전시회는 ‘하늘에서 본 고궁과 주변모습’ ‘고궁 주변 일반서민의 생활상’ ‘과거 종로거리의 모습’ ‘종로 한옥마을,골목길 풍경’ ‘광화문에서 벌어진 행사장면’ 등 5개 분야로 나뉜다.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들은 1940~50년대 광복 혼란기와 6·25전쟁을 통해 소실되고 파손되면서 찾기 어려운 근·현대사의 모습을 담았다. 작가 임씨는 1948년 정부수립기념식장의 맥아더장군,1949년 경복궁에서 열린 제1회 국전장 모습,1953년 서울 대홍수 당시 종로와 서울의 모습,1955년 제1회 산업박람회가 열린 창경궁의 모습 등 1940~50년대 사료적 가치가 높은 역사적 사건을 담았다. 1953~54년 찍은 20여점의 항공사진은 국가기록원의 확인결과 건국 최초로 민간인이 촬영한 항공사진들로 밝혀졌다. 땔감 부족으로 벌거숭이가 된 삼청공원과 가회동 한옥마을,전쟁의 폭격 속에서도 보존된 경복궁과 비원 앞 한옥들,동대문 옆 전차기지와 청계천의 겨울 모습은 경이와 감탄사를 자아낸다. 김충용 구청장은 “이번 사진전은 서울과 종로의 1940~50년대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한 편의 역사 파노라마”라면서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전시회를 찾아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와 전통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