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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소록도를 품에 안은 조용필의 아름다운 공연

    조용필이 또 한번 위대한 탄생의 장을 열었다. 엊그제 펼쳐진 가왕(歌王)의 소록도 공연은 우리 대중가요사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으로 기록되기에 충분했다. 300여명의 한센인과 함께 울고 웃은 공연은 한마음 한몸의 대동(大同) 축제였다. 날로 파편화돼 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에게 소외의 문제는 이미 고전적인 것에 속한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웅변하는 땅이 바로 소록도다. 그렇기에 이번 자선공연이 주는 메시지는 더욱 각별한 데가 있다. 그는 약속을 지켰고, 나눔을 실천했으며, 소통의 전범을 보여줬다. 지난해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의 소록도 공연에서 다시 오겠다고 한 약속을 그는 실천에 옮겼다. 공약(空約)으로 상징되는 정치권의 약속 파기로 우리는 얼마나 거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가. 국민가수로서의 조용필은 상아탑에서의 연구도 활발하다. 그의 음악세계를 문화유산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학자도 있다. 주목할 것은 그가 공인으로서 자신의 유산을 나누고 베푸는 데 조금도 인색하지 않다는 점이다.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재능 기부다. 그 선두에 그가 있다. 고객의 만족을 넘어 감동을 추구하는 것이 현대경영의 대세다. 그런 관점에서라도 우리 사회의 재능 기부가 ‘감동 기부’로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번 공연은 그것이 결코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가 아님을 보여줬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불통의 질병을 앓고 있다. ‘조용필식’ 소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는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을 스스로 찾아가 그들의 아픔을 온몸으로 감싸안았다.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 대스타가 약속을 지키다니….” 조용필은 그들의 환호에 답해 내년에도 소록도를 다시 찾겠다고 했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희망을 보게 하는 소중한 다짐이다.
  • 순박한 시골 할머니들의 ‘물과 풀 같은 투쟁’

    순박한 시골 할머니들의 ‘물과 풀 같은 투쟁’

    ‘문학의 위기’라는 명제는 긴장감을 잃은 지 이미 오래다. 리얼리즘 문학이 구닥다리, 천덕꾸러기 취급받은 것 또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둘은 무관하지 않다. 형식의 파격과 실험이 높게 여겨지고 리얼리즘은 진부한 장르로 치부되는 속에서 대중과 문학은 소통의 방법을 서로 잃어 가고, 문학의 위기는 더욱 부추겨졌다. 문단 내부에서조차 문학이 보통의 사람들이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의 변화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데 누가 한가하게 소설을 읽겠느냐는 자조적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선옥(47)의 새 장편소설 ‘꽃 같은 시절’(창비 펴냄)은 이런 상황 속에서 미련스러울 만치 우직하게 리얼리즘을 틀어쥐고 있다. 게다가 예의 리얼리즘 문학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으면 ‘철 지난 얘기’를 심각한 표정으로 풀어 가기 일쑤인 것과 달리 ‘지금, 여기’의 문제를 진지하면서도 섬세하고 경쾌한 문체로 담아내고 있으니 리얼리즘 문학의 또 다른 성취라 할 만하다. 지난해 계간지 창비에 네 차례에 걸쳐 연재했던 작품이다. ‘꽃 같은’은 공선옥이 요즘 흠뻑 빠져 있는 시골과 시골 사람, 시골 생활 이야기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시골 마을 투쟁 이야기’다. 변변히 하소연할 곳 하나 없어 분통 터지게 억울하지만, 소박하고 정겹기 이를 데 없는 방식으로 투쟁을 벌이는 시골 무지렁이 할머니들이 투쟁의 주역들이다. 소설 속 평화로운 ‘전남 순양군 진평리’에 어느날 불법 쇄석 공장 ‘순양석재’가 들어서고 허구한날 ‘독가루’를 날려대니 ‘깻잎에 돌가루가 박혀 입에서 싸그락싸그락 돌이 씹히는’ 지경이 됐다. 개발업자와 지역 정부는 서로 유착해 있고, 감사원이니 법원이니 등은 그들을 거들떠보거나 귀 기울여주지 않고, 언론은 기업 편에서 일방적 기사만 써댄다. 서울의 환경단체는 작은 시골 사정까지 돌보기에 너무 바쁘시다.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93세 ‘맹순이 언니’를 비롯해 시앙골댁, 해징이댁 등 70~80대 할머니들이 나서서 공장 앞에서 덤프트럭을 막고, 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법원에 소송하고, 감사원에 탄원서를 넣는 등 팔을 걷어붙이고 ‘디모’에 나선다. 그런데 정겹기 그지없다. 군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할 때는 한쪽에서 솥단지 걸어 놓고 밥 지어 먹다가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불러 밥을 먹이기도 한다. 새벽녘부터 굉음을 울리며 시골길을 질주하는 덤프트럭을 보면서는 “저 사람들 밥은 먹고 나왔을까.”라며 안쓰러워한다. 참 ‘물 같고 풀 같은 투쟁’이다. 결과는? 당연히 실패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패배가 아니다. 고구마 캐다가 호미 끝에 고구마 서너 알 매단 채 이승을 떠난 ‘맹순이 언니’의 혼령은 먼저 떠난 무수굴댁 혼령을 만난다. 그리고 “꽃 같은 시절을 보내다 왔어.”라고 자랑한다.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삶을 살았건만 늘 눈치 보느라 절절매며 제 소리 한번 내지 못했던 이들 아닌가. 한데 순사건, 나라님이건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다가 왔으니 그 자체가 ‘꽃시절’이란다. 실제로 순양군 도시 철거민, 빈민, 베트남 이주여성, 시인, 노동자 등 거대 담론 바깥에 있는 이들의 느슨하지만 따뜻하게 연대하는 꽃 같은 시절이 작품에 담겨 있다. 공선옥의 소설 속에서는 숱한 소리들이 이어진다. 띠루띠루띠루루루~ 낭랑한 지렁이 울음 소리가 귀에 어른거린다. 팽나무, 대나무, 산죽나무도 우웅우웅 노래하고, 싸락눈은 싸그락싸그락거린다. 공장의 쇄석기 소리에 맞서는 시골 할머니들의 외침에 자연이 거들며 내는 소리들이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한껏 귀 기울여도 들리지 않던 온갖 작고 초라한 것들의 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한다. 아무리 눈 부릅뜨고 둘러봐도 보이지 않던 ‘낮은 곳, 못난 것’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진다. 눈과 귀를 밝게 해주는 작품이다. 한데 의아하다. 눈과 귀가 밝아졌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가슴이 절로 데워져 있다. 공선옥 소설의 힘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다큐야? 예능이야?

    다큐야? 예능이야?

    학계에만 ‘통섭’이 있는 것이 아니다. 방송가에도 장르 간 벽을 허무는 ‘크로스오버’가 유행이다. 다큐멘터리가 예능과 접목되고, 예능 프로그램이 다큐멘터리와 통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SBS ‘짝’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혼 남녀가 자신의 짝을 찾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올 1월 신년 특집 3부작으로 방송한 뒤 반응이 좋아 지난달부터 매주 수요일 밤 11시 15분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 예능 요소가 대거 가미된 것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가수 싸이가 진행자 격인 ‘연애 컨설턴트’로 투입됐다. 7명의 남자와 5명의 여자가 외딴 애정촌에 모여 서로의 이상형을 찾아가는 설정은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인 ‘짝짓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의 속성을 버리지는 않는다. 출연자 이름 대신 남·여 1, 2, 3, 4호라는 호칭을 붙였다. 개인보다는 그들의 심리나 행동에 초점을 맞추려는 의도다. 감정을 배제한 다큐멘터리 특유의 내레이션(해설)도 빠지지 않는다. SBS는 올 초 예능국과 교양국을 아예 합쳐 제작국으로 통합했다. ‘짝’은 그 첫 실험작이다. KBS, MBC도 다큐멘터리 연성화가 두드러진다. 연예인을 내레이터에 과감히 기용하는가 하면 생활 밀착형 소재도 주저 없이 채택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에 김남길, ‘아프리카의 눈물’에 현빈을 내레이터로 기용해 재미를 톡톡히 봤던 MBC는 6월 초 방송되는 50주년 특집 다큐 시리즈 ‘타임’ 내레이터에도 연예인을 발탁했다. 첫 회 ‘새드 무비를 아시나요?’의 내레이션을 배우 공효진에게 맡긴 것. 술, 소리, 비밀, 돈 등 각기 다른 주제어를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 50년을 돌아보는 이 다큐멘터리는 이명세, 권칠인, 김현석, 류승완 등 4명의 영화감독이 연출에 참여한다. ‘전화이야기’편은 아예 드라마의 형태로 제작된다. MBC 측은 “기존 다큐의 딱딱한 틀에서 벗어나 각계의 명사, 작가 등이 스토리 발굴 단계부터 참여하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다큐”라고 강조했다. 앞서 SBS도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에 고현정을 내레이터로 기용했다. 다큐멘터리에 미국 할리우드 액션영화 촬영 방식을 도입한 예도 있다. 케이블 채널 tvN이 오는 15일과 22일 밤 9시에 방영하는 ‘익스트림 다큐:인간 vs 고래’는 감독이 직접 인도네시아 오지에 들어가 인간과 고래의 처절한 승부 현장을 현실감 있게 담았다. tvN 교양국 관계자는 “‘방송 다큐멘터리도 할리우드 액션영화처럼 흥미진진하게 만들 수 없을까’라는 실험적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반면, 예능 프로그램은 점점 다큐멘터리화되고 있다. MBC ‘무한도전’, KBS ‘1박2일’ 등 대표적 예능 프로그램은 대부분 다큐멘터리 요소를 접목한 것들이다. 지리산 등반, 설악산 종주, 레슬링 도전 등이 그 예다. 특별한 대본이나 연출 없이 출연자들이 주어진 임무(미션)를 수행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형식도 다큐멘터리에서 빌려왔다. 요즘 최고 인기인 오디션 프로그램도 다큐멘터리 요소가 흥행 성패를 좌우할 정도다. 케이블 채널 엠넷의 ‘슈퍼스타 K’가 본선 진출자들의 다큐멘터리로 시청률을 확 끌어올린 것처럼 MBC ‘위대한 탄생’과 SBS ‘기적의 오디션’도 출연자 다큐멘터리에 지대한 신경을 쏟고 있다. ‘기적의 오디션’ 제작을 맡고 있는 김용재 SBS 제작본부 차장은 “(오디션의 기본 요소인) 서바이벌보다 다큐 재미를 얼마나 살리느냐가 (프로그램 성공의) 관건”이라면서 “예능과 다큐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IQ 210 ‘잊혀진 천재’ 김웅용 영재들의 자살을 접하다

    IQ 210 ‘잊혀진 천재’ 김웅용 영재들의 자살을 접하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동이 있었다. 5세에 4개 국어를 구사했고 6세 때 일본 후지TV에 출연해 고등 미·적분을 술술 풀어냈다. 당시 일본에서 측정한 그의 IQ는 210이었다. 이는 10년 넘게 깨지지 않았던 기네스북 기록이었다. 7세 때는 청강생 자격으로 한양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이듬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주선으로 콜로라도 주립대에 입학했다. 여기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16세까지 5년간 NASA 핵물리학 분야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그의 인생은 IQ만큼이나 빠르게 내달렸다. 하지만 천재는 어느 순간 자기 삶의 ‘과속’에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16세 때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1981년 충북대에 입학했다. 지방대에 가기 위해 검정고시를 치르는 그에게 언론은 ‘실패한 천재’라는 딱지를 붙였다. 천재 ‘김웅용’은 빠르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 갔다. 바로 그 김웅용(49)씨가 인터넷에 화제로 등장했다. 세월의 더께를 털어내고 그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 것은 난데없는 저 먼 나라 루마니아의 언론사였다. 역대 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사람 3위라고 김웅용씨를 소개했다. 그 소식이 국내에 알려진 지난 8일, 언론들은 일제히 하루 전 일어난 카이스트 학생의 올해 네 번째 자살을 보도했다. 김웅용씨가 일하는 청주 충북개발공사로 차를 내달렸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고로 실패한 천재가 아니다.” →‘실패한 천재’ 또는 ‘잘못된 영재 교육의 표본’이라는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것 같다. -죄송하지만 나는 천재가 아니다. 남들이 살면서 천천히 배우는 것을 조금 어린 나이에 익힌 것일 뿐이다. 빨리 익혔다고 멀리 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 또 박태환(수영)이 잘하는 게 있고 김연아(피겨스케이팅)가 잘하는 게 따로 있듯이 모든 분야에서 특출할 수는 없다. 난 남들이 나이 들어 갈 곳을 미리 가서 경험했을 뿐이다. 한때는 그게 너무 재미있었지만, 나중에 힘에 부치면서 잘못된 선택이란 생각이 들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일 뿐이다. “천재를 평균의 틀에 가둬 둔재로 만들어서야” →그래도 이른바 ‘천재’가 지방대와 평범한 직장을 택하기는 참 어려웠을 것 같다. -미국에서 돌아온 뒤 학교든 직장이든 내가 좋아하는 곳을 선택했다. 그 전에 공부하던 분야가 파괴를 위한 것이었다면 새로 배운 전공(토목공학)은 없는 것을 만들어 사람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일이어서 좋았다. 지금 다니는 직장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좋다는데 세상의 반응은 내 생각과 달랐다. 아무리 내가 “지금이 행복하고 좋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럴 리가 없다.”고 했다. “내 일에 만족하고 있다.”고 하면 “왜 그런 일을….” 뭐 이런 식이다. 과거에 천재라고 불렸다면 지금 내가 반드시 하버드대나 예일대에서 교수를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천재 소년 송유근(15·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천문우주과학 박사과정)군과 비교도 많이 한다. -제발 부탁인데 나를 유근이와 결부시키지 말아 달라. 신동이라는 세상의 기대 어린 시선으로 유근이나 그 부모가 겪는 부담에 내가 조금이라도 더 보태고 싶지 않다. →이쯤에서 가장 궁금한 카이스트 얘기를 좀 해 보자. 자살한 학생들이 너무 극단적인 것 아닌가. -그건 장학금만의 문제도, 서남표(카이스트 총장)식 과당 경쟁 때문만이라고도 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들이 너무 나약해서라고도 말하지만 그건 그 아이들의 고통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다들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이미 10년 전에도 카이스트는 새벽 3시에 식당이 불야성을 이뤘다. 연구실에서 실험하고 과제하다 밤참 먹으러 나온 아이들 때문이다. 그런데도 하위권을 맴돈다면 그 이전까지 1등만 해 왔던 아이들의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지 않겠나.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자책도 감당하기 힘들었으리라고 본다. →어디에나 치열한 경쟁과 냉정한 평가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평균’이란 모호한 기준이다. 사람은 잘하는 분야가 있고 그렇지 못한 분야가 있다. 한 과목에서 특출난 학생이 있으면 그 점을 부각시켜 인정해야 하는데 모든 학점을 평균해서 평가한다. 두 과목 평균 80점을 맞은 학생보다 한 과목 100점, 다른 한 과목 50점을 받은 학생이 특정 분야는 훨씬 우수한데 세상은 평균 80점 학생을 더 알아준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100점을 맞은 학생들을 잘하는 분야에서 같이 연구할 수 있게 하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IQ 210이란 숫자는 언제 어떻게 나왔나. -일곱살 때 일본으로 가서 IQ 테스트를 했다. 당시 한국은 정말로 먹고살기 힘들었다. 두뇌 측정 방법이나 기관이 제대로 있을 리가 없었다. IQ 측정을 위해 7시간 동안 계속 시험을 봤는데 거의 다 맞았던 것 같다. 최고 측정치가 200이었는데 만점을 받으니 ‘측정 불가’라며 보너스 점수 주듯이 10을 더 얹어 210으로 결론냈다. 이후 수학자인 야노 겐타로 도쿄공업대 교수가 미적분 방정식을 냈는데 마침 아는 문제가 나와 모두 풀었다. 이 모습이 방송되면서 영국 기네스협회는 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사람’으로 내 이름을 올렸다. 그 덕에 미국 NASA에서 연락이 와 유학길에 올랐던 것이다. “힘들다는 내 이야기 들어 줄 사람 없던 것이 더 큰 문제” →그랬는데 왜 스스로 모든 것을 버렸나. 이해가 잘 안 된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난 미국에 가서도 꽤 잘한다는 소리는 들었다. 하지만 내가 뭘 잘하고 있는지 몰랐다. 주어지는 과제와 수학문제를 기계처럼 풀기만 했던 것이다. 한 분야를 위해 20개 이상 연구실이 함께 작업을 했지만 정작 옆방에서 뭘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비밀주의 원칙이 이어졌고 거기서 생긴 공은 대부분 윗선의 차지였다. 어린 나이에 힘들다는 내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어디에도 탈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최근 자살한 카이스트 학생들도 나처럼 그랬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웅용씨는 “아들과 공을 찰 때, 퇴근 후 동료들과 대포 한잔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치열한 경쟁에 자신을 던져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값진 대가를 지불하고 삶의 속도를 늦춘 김웅용씨. 그는 자신의 천재성을 결정적으로 자기 행복을 찾는 데 모두 쏟아넣은 것인지도 모른다. 청주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나와 통일] (7) 한승대 동국대 박사과정 “탈북자 포용 못하면 통일 힘들다”

    [나와 통일] (7) 한승대 동국대 박사과정 “탈북자 포용 못하면 통일 힘들다”

    처음 북한학을 접했던 것은 학부 교양수업에서였다. ‘남북한 관계와 통일문제’라는 수업을 듣고 북한 문제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 대학 졸업 후 회사를 다니다가 정치학을 배우기 위해 대학 편입을 했고, 2년간 주경야독한 끝에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밟게 됐다. 북한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편견을 갖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지하철에서 북한 책을 보고 있으면 “저런 걸 왜 공부하지?” 하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북한학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정책 위주이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많이 의아해하는 것 같다. 우리 사회에 북한에 대한 고민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뜻일 것이다. 북한학은 블루오션이다. 당장 눈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통일이 되면 시장은 무한하게 열린다. 어떤 사람은 통일이 되면 북한학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그런데 신라·고구려가 멸망했다고 해서 역사학이 없어진 건 아니지 않은가. 미술 전공자라면 남북한의 미술을 비교하고, 정치·역사학자라면 남북한 현대사에 대한 비교 등 통일이 되면 역사의 서술을 새로 해야 한다. 할 일이 무척 많은 분야다. 시대의 흐름과 정부의 정책, 북한의 변화에 따라 부침이 많은 학문이 북한학이다.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잘되었다가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위축되기도 한다. “이거 하나로만 평생 먹고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후배들 가운데에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북한학뿐 아니라 전반적인 대학의 모습인 것 같다. 북한학을 공부하는 선후배들끼리는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지금이 공부에 집중하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나는 북한 사회가 유지되는 작동 원리에 관심이 많다. 남들은 북한이 곧 무너질 것 같다고 말하지만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도 북한이 곧 망한다고 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2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고,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도 이뤄지고 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북한 사회의 ‘아래로부터의 변화’다. 정치, 당, 군인, 관료 등 위로부터의 변화와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따로가 아닌 그 접점을 찾고자 한다. 기존 정부 관료들에 의한 정치·외교·안보적 대화에서 탈피해 사회 전반적인 통합을 만들어내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어떤 통일이 돼야 하는가. 이 질문은 북한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늘 하게 되는 고민이다. 가장 좋은 통일은 북한 내부의 균열을 최소화하고 남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통일이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통일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얼마나 될까. 남남 갈등의 간격을 메우고 이견의 폭을 좁히는 것이 북한학을 연구하는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는 100만명의 다문화 가정 인구가 살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자고 한다. 그러나 북한 이탈 주민 2만명에 대해서는 아직도 차별적인 시선이 있다. 언론에서도 이들이 정착하는 모습보다는 기획 탈북, 성매매, 체제 모순 등 자극적인 주제만 다루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것들이 북한 이탈 주민을 사회구성원으로 보지 않고 ‘2등 국민’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통일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통일도 힘들다. 북한 이탈 주민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일종의 통일 예행 연습이다. 이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사회 안정을 이룰 것인지, 국민, 기업, 정부는 북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접근할 것인지 시야를 넓혀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 기업에서는 대화와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와 언론은 국민들에게 사고의 틀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국민들에게는 통일이 당위적이기보다는 나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되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통일에 따른 이익을 강조하다 보면 남한만의 이익을 부각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약력 ▲31세 ▲2004~2006년 정유회사 근무 ▲2007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졸업 ▲2007년 동국대 대학원 북한학과 석사과정
  • 집에 돌아왔지만 외출은… 주인 잃은 개들만 거리 헤매

    집에 돌아왔지만 외출은… 주인 잃은 개들만 거리 헤매

    비가 내린다. 예사 비가 아니다. 지난 9일 후쿠시마현 다무라시 미야코지에서 맞은 비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까지는 불과 20㎞. 이날 원전에서 60~65㎞떨어진 후쿠시마시와 고리야마시의 공기 중 방사선량이 각각 2.00μ㏜, 1.86μ㏜로 측정됐다. 미야코지는 두 도시보다 후쿠시마 원전에 40㎞ 이상 더 가까이 있으니 이보다 훨씬 많은 방사선을 쐴 판이다. 지난 7일 서울에 내린 방사선량이 0.24μ㏜였으니 이에 비하면 최소한 10배 이상의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30km 권내 주민들에게 자율적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 지역에 걸쳐 있는 미야코지의 주민 3000여명 중 대부분이 30㎞ 밖에 있는 피난소로 옮겨 갔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33㎞ 정도 떨어진 도키와에서 30분을 서성이다 웃돈을 줘가며 어렵게 잡은 택시를 타고 찾아간 미야코지의 풍경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옥내 피난을 지시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집에 머물러 있는 주민들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학생들이 시 밖의 학교로 옮겨 가고 남은 ‘이와이사와’ 소학교(초등학교)는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집을 떠난 주인이 미처 챙기지 못한 개들은 비를 맞으며 먹을 것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녔다. 한 무리의 개들이 외지인인 기자를 보자 요란하게 짖어댔다. 소떼가 들판에서 영문도 모른 채 풀을 뜯어 먹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 내린 토사도 여기저기서 자주 눈에 띄었다. 지방도로를 20분 정도 달리다가 바리케이드를 맞닥뜨렸다. 이곳부터는 출입이 통제된다. ‘피난 지시 발령 중-원자력재해 특별조치법에 따라 출입 금지’라는 표지판이 기자 앞을 턱 막아섰다. 바리케이드를 넘어 가려 하자 20여m 앞에서 기자의 동태를 유심히 쳐다보던 경찰관 두명이 호루라기를 불며 손사래를 친다. 다시 돌아오는 길도 적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적이 사라진 도로에 자동차들만 간혹 지나간다. 차창 안으로 보이는 운전자들은 마스크를 쓴 채 아직 공포감을 얼굴에서 지우지 못한 모습들이다. 길가에서 우산을 받쳐 들고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는 기자를 황당하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가며 한참이나 쳐다본다. 30㎞ 내 주민 가운데 일부는 정부의 대피 권고에도 남기를 희망했다. 일부 축산농가와 고령자 가정이다. 일단 30㎞ 구역 밖으로 대피했다가 장기화되는 피난 생활에 지쳐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주민 요시다 다카오(63)는 “식료품과 가솔린 등 연료 조달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원전도 소강상태에 들어가 최근 며칠 사이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시 대피소에서 약 10일 동안 대피한 후 집으로 돌아온 주부 다무라는 “정부가 자율적으로 대피하라고 해 피난소에서 지냈지만 이제 먹고사는 문제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더 이상 정부의 발표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야코지를 비롯해 다무라시 일대는 담배 농사로 유명한 지역이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담배농사와 밭농사를 할 수 없을지도 몰라 이들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집에는 돌아왔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방사선 공포와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야 한다. 후네히키에서 도키와까지만 단축 운행하는 버스의 운전기사 하시모토 데루오(54)는 “모든 걸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원전이 이렇게 위험할 줄 몰랐다.”며 “일본이 그동안 무수한 고난을 헤쳐 나갔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을 뿐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전부터 내리던 비는 오후에도 그치지 않는다. 이 비가 언제 그칠지 모르는 것처럼 한달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된 후쿠시마 원전 공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일본의 근현대사는 기회와 위기의 연속이었다. 이번 원전 사고는 일본을 또 다른 역사의 변곡점에 서게 했다. 재해를 헤쳐 나가는 과정이 20년 불황을 극복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불황을 20년이 아닌 30년으로 늘리는 ‘통한의 방사선’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미야코지(후쿠시마)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숨은 쉼터 곳곳에 문화향기 가득

    숨은 쉼터 곳곳에 문화향기 가득

    서울시가 6일 시청 방문객들을 위해 주변의 멋진 문화휴식공간 5곳을 추천했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 가볍게 산책하며 즐길 수 있는 명소인 데다 시청과 1~5분거리에 위치해 가족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열린 학습공간 영어 카페 ‘파인트리’ 시는 시청 서소문별관에 자리한 ‘파인트리’를 지난 1일부터 영어학습공간으로 개방했다. 바로 옆에 우뚝 선 소나무에서 이름을 땄다. 개관 3주년을 맞아 어린이, 대학생, 직장인들을 위한 영어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한가한 오전 시간대에는 원어민 선생님이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는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체험교실도 선보이며 대학생 스터디그룹이 학습공간으로 카페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한다. 그동안 평일에만 문을 열었던 카페는 미술관과 덕수궁을 찾는 시민들을 위해 토요일에도 개방하고 있다. 파인트리 앞 다산소공원에선 매월 첫째·셋째주 수요일 정오에 이국적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연이 펼쳐진다. 글로벌 시대에 다문화 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6일 에콰도르 공연단이 안데스 음악을 선사했으며 20일엔 러시안포크뮤직, 다음 달 4일엔 몽골 공연단의 전통 악기연주회가 기다리고 있다. ●미술도서·카페 어우러진 시립미술관 시립미술관은 베르나르 브네(1961~2011)-페인팅전을 14일까지 준비했다. 조각, 퍼포먼스, 사진, 영화, 음악, 무용 등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전방위적인 창작활동을 펼친 프랑스 출신 브네의 전 작업세계를 아우르는 회화 작품으로 구성된 회고전이다. 국내화단의 대표작가인 천경자 화백이 1990년대 후반까지 제작한 작품 93점을 미술관에 기증한 것을 기념하고자 ‘천경자의 혼’이 담긴 30점을 선별해 전시한다. 미술관을 찾는 시민들의 즐거움은 이뿐이 아니다. 2층 자료실에선 국내외 각종 미술관련 단행본, 잡지, 도록, 영상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다. 3층 카페는 눈이 즐거운 관람객들과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김소월을 만나는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미술관 주차장 입구로 발길을 돌리면 525살 된 향나무와 언뜻 봐도 오랜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1885년 미국인 선교사 헨리 게르하트 아펜젤러가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근대교육기관인 배재학당이다. 동쪽엔 역사박물관이 자리잡았다. 1930년대 교실을 재현한 공간은 물론, 이승만·주시경·나도향·김소월 등 우리 근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배재인들을 만날 수 있다. 또 배재창립 125주년 기념 기획전 ‘졸업앨범:배재학당의 125년 이야기’도 볼 만하다. 벚꽃이 만개하는 이달 중순부터는 바로 옆 배재공원에 앉아 벚꽃향에 취해도 좋다. ●고딕풍 붉은 벽돌이 멋진 정동제일교회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한국 최초의 프로테스탄트 교회 건축물인 정동제일교회와 만난다. 1895년 9월 착공, 이듬해 헌당식(獻堂式)을 거행하고 1897년 10월 준공된 고딕풍의 붉은 벽돌 건축물인데 1977년 사적 제256호로 지정됐다. 교회 내부는 평천장(平天障)에 별다른 장식 없이 간결하고 소박하며 기단은 석조(石造)이고 남쪽 모퉁이에 종탑을 세웠다. 아치 모양의 창문을 낸 고딕 양식의 교회당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기엔 제격이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서남표 총장 “희생없이 아무것도 성취 못해 KAIST 정책 재검토해 개선”

    서남표(75) 카이스트 총장이 잇단 재학생 자살과 관련, 공식입장을 밝혔다. 서 총장은 지난 4일 학생과 교수, 교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KAIST 가족 여러분께-A message from the President)을 통해 “최근에 발생한 카이스트 학생들의 죽음으로 모두가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면서 “우리가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소중한 생명을 잃는 비극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든다. 앞으로 이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 도입한 ‘차등등록금제도’가 ‘징벌적 등록금제도’로 인식되는 등 자신이 주도한 학교정책이 지나치게 경쟁을 조장한다는 비판과 관련해 서 총장은 “명문대학의 학생들은 남보다 더 잘하기 위해서 경쟁하고 스스로 대학을 선택한다.”면서 “대학은 이런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명문대학들이 최고 수준의 학문적인 기준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사회 전체는 물론이고 국가가 입을 손실은 엄청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중된 압박감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지불해야 되는 대가일 수도 있다. 노력 없이, 고통 없이, 희생 없이는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서 총장은 그러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학교 정책들을 보완·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시행하고 있는 많은 정책들은 그동안 카이스트가 만성적으로 앓아 왔던 문제점을 해결해 왔다.”면서도 “우리는 이런 정책들을 꾸준히 재검토해 그 효력을 보완하고 개선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1세대 사진작가 작품, 화가들 무단사용 논란

    1세대 사진작가 작품, 화가들 무단사용 논란

    한국 1세대 사진작가로 꼽히는 임응식(1912∼2001)의 대표작을 화가들이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응식 작가의 맏아들이자 사진작가이기도 한 임범택(73) 현대사진연구소장은 5일 ‘전쟁고아’(1950년작)를 가져다 쓴 류영도 작가의 ‘비극’(2010년작), ‘아침’(1946년작)을 쓴 김정운 작가의 ‘어 플라워 걸’(2006년작)을 공개했다. 임 소장은 “두 작가가 사전에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임의로 아버지 작품을 가져다 쓴 것으로 명백한 저작권 침해 행위”라면서 “이미 지난해 문제제기를 하고 적당한 해결책을 요구했으나 이를 묵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법적 소송은 너무 번거롭고 귀찮은 과정이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에 대한 문제제기 차원에서 이런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진 저작권은 사후 50년까지 보장된다. 몽타주나 그래픽으로 처리했을 경우 원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임응식은 한국전쟁 종군 사진작가로 한국 근현대사 격동기를 사실적인 장면으로 생생하게 담아내 ‘리얼리즘 사진’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12월 20일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열릴 예정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국내 암 환자 62만명 시대. 지난 2005년 38만명에서 2009년 62만명으로 암 환자는 4년 만에 무려 60%이상 급증했다.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린다는 얘기다. 암은 현대인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과학카페’에서 암 치료법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백신’을 통해 암 정복의 현주소와 그 가능성을 알아본다. ●강력반(KBS2 밤 9시 55분) 강력반의 새 팀장으로 임경은이 부임한 가운데, 해영그룹의 합숙면접 중 사라진 박은아의 실종사건이 접수된다. 강력반은 합숙장소였던 양평으로 향한다. 한편 민주를 불러 취재기사를 확인하던 은영이 민주의 가방에 달린 세혁의 펜던트를 발견하고 놀라서 민주에게 세혁과의 관계를 묻자 민주는 세혁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일일 아침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유랑(윤세아)은 밤을 새워가며 슈거크래프트 케이크를 만들어 치영에게 프러포즈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향한다. 하지만 치영은 유랑의 전화를 피한다. 유랑은 공항에서 자신의 돈줄을 거머쥔 서회장과 담판지으려고 가고 있는 강수와 부딪치고, 그 바람에 유랑의 케이크는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밤 8시 50분) 삐져나왔을 때 외관상 지저분해 보여 불결해 보이는 코털. 아무리 멋있는 남성이라고 해도 코털 하나에 이미지가 바뀐다. 하지만 코털을 함부로 뽑았을 경우 세균에 노출되어 뇌수막염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넘버원에서는 코털의 중요성과 코털을 함부로 뽑았을 경우의 위험성과 그에 따른 예방법을 알아본다. ●꾸러기 천사들(EBS 밤 8시) 어느 날 보라반에 예쁜 여자아이가 새로 들어온다. 매일매일 바뀌는 화려한 왕리본을 달고 다니며, 남이 자신에게 손대는 것을 싫어하고, 물도 가지고 다니며 마시는 도도한 공주님 강채린. 채린이가 오기 전엔 주인공인 현서가 보라반의 공주님이었다. 하지만 이젠 아이들의 관심이 채린이에게만 쏠려서 현서와 놀아주지도 않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우리는 과연 복잡한 현대사회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쏟아지는 사건과 뉴스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더욱 위험하고, 지능적이고, 다양해진 범죄 속에서 형사들의 하루는 24시간도 모자란다. ‘경찰 25시’를 통해 수사현장의 긴박감과 형사들의 땀과 눈물을 통해 범죄의 위험성을 알리고 범죄의 경각심을 느껴본다.
  • 유명 영화감독·기자가 TV다큐 만든다

    유명 영화감독·기자가 TV다큐 만든다

    MBC가 창사 50주년을 맞아 대형 다큐멘터리 기획 준비에 나섰다. 기존 TV 다큐가 PD들의 영역이었다면, 이번엔 현역기자와 유명 영화 감독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PD, 기자, 영화감독 등 영역을 넘나든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다큐’를 내세웠다. 섭외된 감독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이명세 감독, ‘짝패’의 류승완 감독, ‘싱글즈’의 권칠인 감독, ‘시라노연애조작단’의 김현석 감독 등 4명이다. 충무로의 노하우와 여의도의 제작 스태프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전체 시리즈 제목은 ‘타임’으로 정했다.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대한민국 50년사를 녹여내 보겠다는 의도다. 그래서 1시간 분량 프로그램을 모두 25편 제작한다. 방영 시점은 6월 초부터 매주 1편씩 방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민국 50년사를 되돌아보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각 다큐들이 내세우고 있는 키워드들은 잔잔하면서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로 선정됐다. 가령 ‘전화’, ‘술’, ‘고양이와 밥상’, ‘소리로 보는 50년’, ‘우리 어머니’ 등이다. 제작 과정을 총괄기획하는 이우호 팀장은 “1961년부터 본격화되는 근대화의 여정과 이에 따른 지난 50년 세월이 한국의 진짜배기 현대사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기획된 프로그램”이라면서 “지금의 한국 모습과 모두 이어진 이야기들인 만큼 옛 이야기만 다루는 다큐가 아니라 오늘과 내일까지 함께 다룰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MBC 측은 “방송사는 인적·물적 자원만 제공하고 제작 과정에는 되도록이면 거의 모든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참여시켜 기존 다큐와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제작도 철저하게 열린 방식을 지향한다. 유명 작가, 문화 예술계 인사 등을 자문단과 제작진으로 위촉, 스토리 발굴과 구성 등 제작 전반에 참여토록 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정몽구회장 10년만에 ‘계동 귀환’

    정몽구회장 10년만에 ‘계동 귀환’

    현대그룹 분화 이후 10년 만에 현대가(家)의 장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서울 계동 사옥에 귀환한다. 31일 현대차그룹 및 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 되찾기에 성공한 정몽구 회장은 4월 첫 날 계동으로 출근, 현대건설 직원조회를 주재하는 등 계동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1999년 시작된 ‘왕자의 난’으로 현대그룹이 갈라지면서 현대기아차가 2001년 4월 양재동으로 사옥을 옮긴 지 10년 만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계동 현대사옥 본관 12층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사용하던 집무실에 정몽구 회장의 총괄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사무실은 정 명예회장 타계 이후 10년 동안 비어 있었다. 정 회장은 당분간 양재동 현대차 사옥과 계동을 오가며 그룹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일 아침 7시 20분 계동 현대사옥에 도착, 집무실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뒤 8시부터 본관 지하 2층 강당에서 부장급 이상 직원들이 참석한 조례에서 인사말을 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그동안 경영 위기를 극복한 현대건설 임직원들을 격려한 뒤 향후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어 1층과 3층 등 사무실을 돌며 근무 중인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현대차그룹 부사장급 이상, 현대건설 상무보 대우급 이상 간부들의 부부동반 상견례 모임을 갖는다. 한편 현대건설은 이날 계동 현대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김창희 부회장과 김중겸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총괄 경영을, 김 사장은 국내외 영업 등의 실무 경영을 맡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작업을 지휘한 김 부회장은 제주 출신으로 제주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2년 현대차에 입사, 20여년 간 자동차 영업을 담당한 영업 전문가다. 이어 2005년부터 현대엠코 대표를 맡아 당진 현대제철 건설 등 중요 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회사 매출액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했으며, 해비치컨트리클럽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09년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하고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는 등 지난 2년간의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최고경영진으로 남게 됐다. 주총에서는 또 이정대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승재 전 중부지방국세청장·박상옥 전 서울북부지검장·신현윤 연세대 교수·서치호 건국대 교수 등 4명이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초, 심산기념문화센터 개관

    서초, 심산기념문화센터 개관

    서초구는 29일 반포근린공원에 심산 김창숙(1879~1962) 선생의 기념관인 ‘심산기념문화센터’를 개관한다. 심산 선생은 단재 신채호(1880~1936), 만해 한용운(1879~1944)과 함께 ‘삼절(三節)’로 평가받는 독립운동가로, 통일과 반독재 투쟁, 민족사학 육성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해방후 현 성균관대 초대 학장을 지냈다. 서초구는 2008년부터 172억원을 들여 센터를 짓기 시작, 지난해 4월 독서실을 일부 개관하고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 기념홀과 전시실 설치 등을 마무리해 정식 개관하게 됐다. 센터는 지하 2층, 지상 3층, 총면적 8445㎡ 규모로, 1층 심산기념관에는 선생의 활동상을 담은 유물과 사진, 서적 등 200여점의 기념물이 전시되며 지하 1층 독서실은 762명 규모로 들어섰다. 구는 오전 센터 아트홀에서 개관식을 열고 오후에는 ‘현대사회와 심산사상’을 주제로 개관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진익철 구청장은 “심산 선생의 애국애족 정신을 널리 알리고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민들의 정서함양과 능력계발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檢 ‘사정 칼날’ 기업·금융권 조준 왜?

    檢 ‘사정 칼날’ 기업·금융권 조준 왜?

    한동안 조용했던 검찰이 3월 들어 바쁜 걸음을 내닫고 있다. 특히 검찰 수사가 기업·금융권을 조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한주간 압수 수색을 실시한 곳은 30여곳이 넘는다.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지난 22일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서미갤러리 등 8~9곳을 압수 수색하고 수사를 본격화했다. 또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성윤)가 주식워런트증권(ELW) 불공정 거래 관련 압수 수색을 실시한 국내 유명 증권사도 10곳에 이른다. 검찰 내에서도 가장 바쁜 중앙지검이 이렇게 동시다발로 압수수색을 벌이는 건 이례적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에 대해 한상대 신임 지검장 취임과 2월 평검사 인사로 1~2월 동안 적체됐던 수사에 한꺼번에 나서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특이점도 포착된다. 최근 착수한 검찰 수사는 공교롭게도 모두 금조부 사건이다. 수사가 금융권과 기업을 겨냥하고 있다는 뜻이다. 검찰은 오리온, ELW 수사 외에도, ‘옵션 쇼크’의 주범인 도이체방크, 주가연계증권(ELS), 저축은행 부실, 닭고기업체 마니커 한모 대표의 배임·횡령 등 금융권과 기업을 타깃으로 한 수사에 한껏 전력을 쏟고 있다. 이에 비해 중앙지검에서도 핵심 수사 부서인 특수1부는 한명숙 전 총리 공판,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공판 등에 발이 묶여 있다. 특수2부도 역시 한상률 전 국세청장 사건 등 앞선 수사팀이 벌여 놓은 사건 뒷정리에 골몰하고 있다. 그동안 3차장검사 산하 특수부에 맞춰져 있던 스포트라이트가 금조부로 자연스레 옮겨 가는 형국이다. 이처럼 금융 범죄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현대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한 검찰 관계자는 “요즘은 조직폭력배들이 주가 조작에 개입하는 등 강력부가 ‘금융 강력부’로 불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기업 수사 역시 성격이 달라졌다. 검찰이 대기업을 상대로 수사할 때면 통상적으로 비자금 관련 의혹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확대되곤 했지만 최근에는 C&그룹 수사에서 보듯 처음부터 ‘회사 대표의 개인 비리’로 미리 선을 긋고 손을 대는 경우도 생겼다. 그런가 하면 금융권 수사의 경우 각종 파생 상품과 분쟁에 대해 검찰이 법적 선행 사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현재 진행 중인 금조1부의 옵션 쇼크 수사, 금조2부의 ELW 수사 등이 모두 판례가 없다. 검찰 관계자는 “각종 파생 상품이 거래되고 있지만 마땅한 법적 규제는 없는 상황”이라며 “문제를 정리할 때가 됐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김준규 검찰총장이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예민한 수사를 피하려 해 도리 없이 기업·금융권만 주무르는 게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기업도 울어야 젖 주는 법… 자꾸 떠들어야 해”

    “기업도 울어야 젖 주는 법… 자꾸 떠들어야 해”

    구순(九旬·90세)에 직함만 27개. 맡은 자리마다 재선을 거듭하며 ‘장기 집권’하는데도 계속 맡아 달라고 난리다. 최근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원 총회에서 회장에 재선출된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의 이야기다. ●“난 닥치는 대로 다하니까…” 시가총액 1000조원을 웃도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총괄하는 자리다. 규모로만 보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를 압도한다. 그 자리를 1996년부터 다섯 차례나 지켰음에도 ‘아들뻘 부회장들’의 간곡한 권유에 다시 3년을 맡게 됐다. “난 닥치는 대로 다하니까…. 상장사협의회가 잘 드러나진 않아도 조용히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곳이에요. 이런저런 행사도 많고….” 2009년 미수(米壽·88세)를 맞아 회고록 ‘장수경영의 지혜’를 출간했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은 것 같다. 직함이 경영자총협회 부회장·국총회(전 총리실 직원 모임) 등 손으로 꼽기가 어렵다. 중견기업연합회는 직접 만들었다. “중소기업도, 대기업도 아니다 보니 도와주는 사람이 없더라고. 그래서 만들었지. 울어야 젖을 주는 법이지 가만있으면 누가 젖을 주나. 자꾸 떠들어야 해.” 애초 기업인은 아니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제3의 인생쯤 된다. 은행원과 공무원을 거쳐 50대 중반에 경영을 시작했다. 1922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나 함흥공립상업학교를 나와 산업은행 전신인 식산은행에 입사했다. 은행 시절 보좌했던 송인상씨가 재무부 장관으로 간 인연으로 1959년 재무부에 발을 들여놨고 1966년부터 10년간 총리 3명을 보필했다. 그 시절을 우리나라 현대사에서도, 개인사에서도 가장 역동적인 시기로 기억했다. ●“공무원으로 일했을 때 가장 보람” “가장 보람 있게 일한 때는 공무원 생활을 했을 때였던 거 같아. 정일권·백두진·김종필 세분과 취임부터 퇴임까지 함께했는데 그때가 내 전성기였지. 그것도 가장 (성격이) 모난 분들만 모셨으니….” 1976년 김종필 전 총리가 퇴직할 때 공직을 떠났으나 ‘백수’ 생활이 오래가진 않았다.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부친이 작고해 샘표식품의 경영을 이어받은 것.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만큼 발로 더 뛰며 부지런히 간장, 된장 맛을 익혔다. 그 덕분인지 샘표식품은 ‘무차입·무적자’를 자랑하는 ‘알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연합뉴스
  • 삼성 미술관 리움 ‘코리안 랩소디-역사와 기억의 몽타주’전

    삼성 미술관 리움 ‘코리안 랩소디-역사와 기억의 몽타주’전

    확 눈길을 끄는 작품은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우키요에(浮世繪)였다. 원래 우키요에는 17~19세기 일본 에도시대 부상한 서민문화에서 유행한 목판화다. 독특한 회화성 때문에 서구 인상파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 전시장에 나온 우키요에 작품들은 조금 달랐다. 조선을 병합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일본인의 시선에서 묘사했다. 그래서 정적이라기보다 동적이고, 감상적이라기보다 정치적이다. 예컨대 갑신정변의 주역이었으나 결국 암살당한 김옥균을 위인적 풍모로 묘사했고, 청일전쟁 뒤 재집권에 나선 흥선대원군 옆에 결사옹위하는 일본군 모습을 그려 뒀다. 제국주의 모국이 지닌 ‘인류학적 혹은 박물관적 시선’이 얼마나 조선을 원시적으로 묘사하고 있는지 사진 자료실에서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보기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지만 당대 외부인들이 조선을 어떻게 봤는지, 또 당시 조선의 실제 풍경이 어떠했는지 유추해 볼 수 있는 자리다. 동시에 이제 조금 먹고살 만해졌다고 우리도 남들을 그런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추하게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고 있는 ‘코리안 랩소디-역사와 기억의 몽타주’전 얘기다. 전시 기획을 맡은 이준 부관장은 “우리나라가 급속한 근대화를 통해 과거를 빨리 잊어버리다 보니 지금 사회적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면서 “우리 과거는 어땠는지 전시를 통해 되새겨볼 수 있도록 했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상설전시장을 제외한 ‘블랙박스’와 ‘그라운드’ 두 전시장을 통째로 털었고 80점 이상의 그림에 사진, 미디어 등을 총출동시켰다. 선 굵은 역사화로 유명한 서용선, 역사적 인물 속에 인물이 다시 놓이는 그림을 선보여 온 김동유, 빛바랜 가족사진을 변형시켜 기억의 의미를 되묻는 안창홍 등의 작품도 대거 내걸었다. 이들 작품 사이에는 ‘순종어진’, ‘유학자의 초상’ 같은 옛 그림들을 배치했다. 몽타주라는 전시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전통 작품과 현대 작품의 충돌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보여주려는 의도다. 정연두 작가가 새로 제작한 미디어 작품 ‘구보씨의 일일’도 시선을 붙잡는다. 구보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등장하는 식민시기 경성 시내를 모형으로 재현해 찍었다. 꽤나 정밀하다. 1930년대 서울 풍경이 궁금하다면 찬찬히 살펴볼 만하다. 6월 5일까지. 7000원. (02)2014-69 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다큐멘터리 3일(KBS2 일요일 밤 10시 25분) 전라남도 신안군 1004개 섬 중의 하나인 추포도는 여객선이 닿지 않는 섬 속의 섬이다. 목포에서 압해대교를 건너 압해도로 가 여객선을 타고 들어간 섬에서 다시 갯벌 위로 놓인 ‘노두’길을 따라가야만 들어갈 수 있는 섬. 봄 소식이 가장 먼저 찾아온다는 그곳, 추포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사랑을 믿어요(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명희는 국밥집에 갔다가 바쁜 일손을 도와주고, 철수는 그런 명희를 엉뚱하면서도 귀엽다고 생각한다. 우진은 큰아버지까지 전화해서 아이들 공부시키라는 부탁을 하자 죽을 맛이다. 한편 동훈은 감사 인사를 하러 온 처남을 통해 사고 소식과 합의금 5000만원 이야기를 듣고 당황한다. ●주말연속극 반짝반짝 빛나는(MBC 토요일 밤 8시 40분) 부모가 바뀐 것을 알고 상처받은 정원은 승준의 순댓국 가게에서 술을 먹고 취해 승준과 승준모에게 주사를 부린다. 작가 사인회에서 마주치게 된 금란, 정원, 승준, 지웅. 금란이 깡패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 지웅은 자신이 금란의 아버지라고 밝히며 곤경에 처한 금란을 도와준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SBS 토요일 오후 6시 30분) 시각장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뛰어난 실력으로 전 출연진을 깜짝 놀라게 한 재즈 피아니스트 정명수씨가 왔다. 작사, 작곡, 편곡, 노래, 연주가 가능한 그의 스티비 원더 따라잡기. 명수씨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스티비 원더의 노래 ‘Isn´t she lovely’를 선사한다. ●한국현대사 증언 TV 자서전(KBS1 토요일 오전 6시 10분) 대한적십자사와 함께한 31년. 적십자 구호 활동과 사회 봉사를 통해 인류애 구현에 헌신한 ‘레드 크로스 맨’ 서영훈. 그는 지역주의, 정치이념을 뛰어넘어 경계 없는 나눔을 몸소 실천했고, 치우침 없이 늘 중심을 지켰던 우리 사회의 균형추였다. 그가 지켜온 화합과 중용의 가치를 되새겨본다.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욕망의 불꽃(MBC 일요일 밤 9시 50분) 나영은 영민과 이혼하고 인기와 떠나겠다고 말한다. 영민도 나영의 말을 듣고 태진을 찾아가 힘들어하는 나영을 놓아 주자고 말하지만 태진은 절대 이혼은 안 된다며 완강하게 말한다. 나영은 민재에게 자신만 떠나면 인기와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민재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잘먹고 잘사는 법(SBS 토요일 오전 9시 45분) 장작 때는 냄새가 온 마을에 가득한 전북 무주군 초리마을. 후덕한 성품이 묻어나는 어머니의 밥상 메뉴는 노곤한 봄철에 입맛을 돋우는 구수한 냉잇국과 영양 만점 호박오가리들깨탕, 고로쇠물로 지은 밥이다. 자연의 기운을 고스란히 담아낸 시골 밥상을 공개한다.
  • ‘고객안전 지킴이’ 여성경호원 24시

    ‘고객안전 지킴이’ 여성경호원 24시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현대사회. 위험 요소로부터 의뢰인의 신변을 보호하는 일이 경호원의 주임무다. 결혼식 경호 및 차량경호는 물론 최근엔 국내외 출장경호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여자 어린이 유괴 사건 등이 많이 발생하면서 여성 경호원 파견 요청이 늘고 있는 상황. 러시아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을 경호한 경호원도 남성이 아닌 여성이었다. 여성 경호원들이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입지 또한 커지고 있다. 귀중품, 현금, 보석 등을 특수 장비나 차량을 이용해 안전하게 운반하는 호송경비 업무와 특수경비시설물 경호까지, 여성 경호원들의 활동 범위는 다양하다. 9일 오후 10시 50분부터 방영되는 EBS 극한직업에서는 타인의 안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여성 경호원들을 만나 본다. 올림픽 체조경기장 앞, 아이돌 가수 비스트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2만 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은 A, B, C, D 구역으로 나뉘어 50여명의 전문 경호원과 100여명의 안전요원들이 가이드라인에 배치돼 있다. 출입문을 통제하고 입구와 출구를 여닫으며 질서를 유지시킨다. 팬들의 소란 속에서 여성 경호원들은 분주하다. 공연이 절정에 이르고, 경호원들의 눈은 더욱 매서워진다. 언제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관객들을 예의 주시한다. 탈진하거나 부상을 당한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응급차로 수송한다. 환호성 소리에 경호원들끼리의 소통은 어려워진다. 그때 스탠딩 공연석 무대 바로 앞쪽 바리게이드가 무너지는 아찔한 상황까지 발생한다. 다행히 노련한 경호원들이 재빨리 뛰어들어 바리케이드를 직접 몸으로 막아내 위기를 모면한다. 콘서트가 끝난 늦은 밤까지도 경호원들의 일은 끝날 줄을 모른다. 제작진은 마지막까지 안전을 책임지는 여성 경호원들의 활약상을 프로그램에 고스란히 담았다. ADT캡스 경호팀의 이용주 팀장은 국내 최초의 보안업체 여성경호팀장이다. 이번엔 국가시험의 시험지와 답안지를 보안창고에서 보관하다가 아침 일찍 시간에 맞춰 호송하는 업무를 맡았다. 메인수송 차량 앞뒤로 호송 경비차량들이 호위하며 이동하는 모습은 여느 의뢰인을 수송할 때보다 진지하다. 그러나 월요일 오전, 차량이 정체돼 있는 상황. 이용주 팀장은 각 차량에 무전을 해서 대형을 바꾸며 이동한다. 다행히 정해진 시간 내에 시험장에 도착하고, 무사히 임무를 완수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리비아 내전] 소련탱크 달리고, 佛전투기 날고…리비아는 지금 세계 무기전시장

    [리비아 내전] 소련탱크 달리고, 佛전투기 날고…리비아는 지금 세계 무기전시장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진영과 반정부군이 사용하는 무기들을 살펴보면 리비아가 전 세계의 무기 전시장이 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굴곡 많은 현대사를 거쳐 온 리비아의 모순과 갈등이 이들이 손에 쥔 무기에 그대로 녹아 있다. 근대 이후 리비아군의 뿌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리비아에서 작전을 전개했던 영국군과 그 이후 리비아에 군사기지를 두었던 미국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옛 소련과 수십년간 맺었던 긴밀한 군사협력의 유산은 지금도 개인화기인 AK47 소총부터 T72 탱크, 주요 전투기 등에 그대로 남아 있다. 카다피가 정권 안위를 위해 넘쳐 나는 오일머니로 각종 무기를 사들이면서 브라질, 체코슬로바키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유고슬라비아, 심지어 북한산 무기까지 리비아로 흘러들어 왔다. 미국산 치누크 수송헬기와 허큘리스 중형 수송기, 프랑스산 미라주 전투기, 벨기에산 FNF2000 돌격소총 등이 대표적이다. 리비아 지상무기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옛 소련 무기 계열이라고 할 수 있다. 카다피가 1969년 쿠데타로 왕정을 폐지하며 강력한 반미노선을 견지한 데 따른 결과였다.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쿠데타 직후인 1970년부터 소련이 무너진 1991년까지 소련은 190억 달러나 되는 무기를 리비아에 판매했다. 1988년 로커비 민항기 폭파 사건으로 리비아가 유엔의 군사 제재를 받게 되면서 소련이 잃게 된 잠재적인 무기판매 수익만 해도 75억 달러나 될 정도다. 수많은 엘리트 장교들이 소련으로 유학갔다. 그 가운데 한명이 바로 시위대를 유혈진압해 악명을 떨친 카다피의 6남 카미스(33) 32여단 사령관이다. 정부군 일부가 이탈하면서 정부군이 보유하고 있던 무기가 속속 반정부군 손에 넘어가고 있다. 국경 밀무역을 통해 반입하는 무기도 상당한 수준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온다. 초기에는 AK47 소총처럼 기본적인 소형 개인화기만 들고 있던 반정부군이 차츰 RPG7 대전차로켓포, PK 기관총, KPV 중기관총은 물론 리비아 공군의 폭격에 맞서기 위한 DShK 대공 중기관총 같은 중화기도 확보했다. 최근에는 BMP1 장갑차와 T72 탱크는 물론 대공미사일 같은 기계화 무기까지 손에 넣기 시작했다. 주전장인 지상전력에서는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무장 수준이 갈수록 비등해지고 있지만 아직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바로 공군 전투기를 이용한 폭격이다. 일부 대공화기로 감당하기에는 리비아 공군이 보유한 미그기와 수호이 계열 전투기들은 너무 강력하다. 하지만 전투기를 조종하는 군인들이 폭격 명령을 거부해 버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리비아 공군 조종사 2명이 지난달 21일 폭격 명령을 거부하고 미라주 F1 전투기 두 대를 타고 몰타로 망명했다. 이틀 뒤에는 공군 조종사들이 벵가지 시내에 폭탄을 투하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수호이22 전투기를 고의로 추락시키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새 봄, 새 얼굴로 여러분을 만납니다

    새봄을 맞아 서울신문이 확 달라집니다. 사람 냄새가 풀풀 나고, 눈으로 보고 읽는 산뜻한 신문을 선보이겠습니다. ●공공정책 분석 깊이있는 신문 서울신문은 ‘공공이익에 앞장선다’는 사시 구현을 위해 ‘공공정책’과 관련된 지면을 보다 깊이 있고 다채롭게 꾸며 나갈 예정입니다. 정책분석과 함께 주요 공공기관의 ‘CEO 인터뷰’를 비롯해 공공기관 종사자와 독자가 알고 싶은 이야기를 천착해 나갈 것입니다. ●이슈·인물 추적 살아있는 신문 무엇보다 ‘이슈 인터뷰’ ‘이슈 추적’ 코너에서 공공분야를 중심으로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일상과 사람 이야기를 지면에 한껏 담아내겠습니다. 평일에는 주요 지면에 그날그날의 이슈를 집중분석하고, 화제의 중심에 서 있거나 주목할 만한 인물의 희로애락을 그려 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주말에는 커버스토리와 주요 지면을 연계 편집해 독자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 주고, 눈을 시원하게 해 주는 파격미를 국내 처음으로 선사하겠습니다. 서울신문은 또한 우리시대 존경할 만한 어른을 매주 모시는 ‘명사의 인생’ 코너를 신설했습니다. 굴곡진 현대사를 살아온 각계 명사의 파란만장한 일생에서 시대를 반추해 보고, 우리가 깨우쳐야 할 주옥 같은 가르침을 잔잔하게 전할 예정입니다. ●파격적 주말판 자유로운 신문 나아가 서울신문은 본격적인 고령화시대를 앞두고 ‘독거노인 사랑잇기’와 같은 연중 캠페인을 실천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입니다. 독자 여러분! 서울신문은 변함없이 올바른 보도를 통해 꿋꿋하게 미래를 밝혀 나가겠습니다. 보다 깊이 있고 보기 좋은 신문을 만들어 독자 여러분 곁을 찾아가겠습니다. 미흡한 점은 독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사랑으로 메워 주시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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