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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식 실험+미국식 몸짓… 英 현대무용에 홀리다

    유럽식 실험+미국식 몸짓… 英 현대무용에 홀리다

     영국의 현대무용은 유럽과 미국의 특징이 적절히 어우러졌다. 유럽 현대무용은 무용과 다른 장르를 접목하려는 실험적인 색채가 강하다면 미국 무용은 몸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심정민 무용평론가는 “문화예술의 흐름은 빠르게 상호영향을 받으면서 본연의 특징에 이질적인 것을 뒤섞기도 한다. 영국 현대무용은 이런 미국과 유럽의 개성을 가장 잘 절충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과 새달,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나란히 오르는 현대무용 두 편에서 영국 현대무용의 오늘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주목받는 ‘호페시 셱터’ (22~23일)  먼저 관객을 찾아오는 무용단은 호페쉬 쉑터 컴퍼니로, 이 안무가를 현대무용 정상에 올려놓은 작품 ‘반란’과 ‘당신들의 방에서’를 올린다.  이스라엘 출신인 호페쉬 쉑터는 오하드 나하린이 이끄는 세계적인 현대무용단 바체바 댄스 컴퍼니에서 활동하다가 2003년 영국에서 ‘파편(Fragments)’으로 안무가 데뷔를 했다. 이 작품으로 제3회 세르게이 디아길레프 안무 콩쿠르에서 1등 상을 차지하고, 발표하는 작품마다 큰 호응을 얻으며 2009년 영국 비평가협회가 선정하는 국립무용상(최고 현대 무용 안무상)을 수상했다. 영국 인기 TV시리즈 ‘스킨스 (Skins)’에 그가 안무한 춤이 오프닝에 쓰이면서 대중적인 인기도 급상승했다.  ‘반란’은 2006년 작품으로, 쉑터가 직접 작곡한 강한 비트의 음악에 맞춰 남자 무용수 7명이 부딪히고 달려나가고 튀어 오르면서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기운을 분출한다.  2007년작 ‘당신들의 방에서’는 남녀 무용수 11명과 연주자 5명이 참여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작품. TV채널을 돌리듯 순식간에 일어나는 상황 전환과 공간 분할이 독특하다. 영국 주간지 ‘더 옵저버’는 “밀레니엄 이후 영국에서 창작된 가장 중요한 무용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22~23일, 3만~7만원(회당 100매 한정으로 학생 20% 할인). ●현대사회 진단하는 신체극 ‘DV8’ (새달 6~8일)  DV8 피지컬 씨어터는 이름 그대로 신체극을 내세운다. ‘DV8’는 댄스(dance)와 비디오(video)의 결합이자, 일탈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디비에이트(deviate)이기도 하다.  안무가 로이드 뉴슨은 호주 멜버른대학에서 심리학과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서 무용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1986년 DV8을 창단한 이래 인간의 영혼, 삶과 현실 등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현대무용으로 풀어냈다. 지난 2005년 홀로그램을 활용해 현대사회를 조롱한 ‘저스트 포 쇼(Just for Show)’로 내한한 뒤 7년 만에 들고온 작품은 ‘캔 위 토크 어바웃 디스?(Can we talk about this?)’이다.  소설 ‘악마의 시’(1988)를 집필해 암살 현상금이 걸렸던 살만 루시디, 무슬림 여성들의 인권실상을 고발한 단편영화를 찍은 후 살해당한 테오 반 고흐 감독 등 큰 충격을 안긴 사건들을 무용수 11명이 신체 움직임으로 이야기한다. 이 작품을 위해 뉴슨은 2년 동안 사건을 연구하고 관련인물들을 40회 이상 인터뷰했다니, 난해한 사회문제를 몸짓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더욱 호기심이 인다. 4월 6~8일, 3만~7만원. (02)2005-0114.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反푸틴 리더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反푸틴 리더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

    “푸틴은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손잡은 사업가일 뿐이다.” 반(反)푸틴 운동의 핵심 세력인 ‘솔리다르노시치 운동’(야권연대조직)의 리더 가운데 한 명이자 정치평론가인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72)는 “이번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당선되겠지만, 분노한 여론 탓에 ‘모스크바의 봄’이 곧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흔이 넘은 고령임에도 푸틴의 과오를 지적할 때는 사자후를 토하듯 언성을 높였고, 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재벌의 정경유착 등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능수능란하게 인용하며 자국 정치에 대해 설명했다. 수학자 출신인 그는 왜 반푸틴 운동가가 됐을까. 크렘린(대통령궁)에서 멀지 않은 그의 아파트에서 2일(현지시간) 인터뷰했다. →솔리다르노시치 운동은 왜 조직됐나. -푸틴에 맞서는 자유주의 운동가, 공산주의자, 애국주의자 그룹이 모여 2008년에 만들었다. 야권의 세 그룹은 푸틴 집권기에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이 분열 탓에 푸틴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자유주의자는 민주화와 자유를, 공산주의자는 모든 사람의 평등을, 애국주의자는 위대한 러시아를 강조했기 때문에 갈라졌지만 어느 순간 ‘푸틴 체제하에서는 어느 누구의 가치관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연대했다. →푸틴에 대해 평가한다면. -푸틴은 애국주의자가 아닌 단순한 사업가다. (올리가르히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겐나디 팀첸코 등과 가까운데 특히 (석유 유통업체 ‘군보르’(Gunvor) 소유자인) 팀첸코는 러시아 석유의 60%를 수출한다. 이 3명(푸틴, 아브라모비치, 팀첸코)이 상부상조하며 이득을 챙기는 구조가 돼 있다. 한국에도 재벌이 있기는 하지만 러시아는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한국의 대기업가도 정경유착한 경우가 있지만 자동차나 정보기술(IT) 등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재벌들이)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을 내다 파는 역할만 한다. →푸틴을 반대하는 핵심 계층은 엘리트와 중산층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초기 한두 번의 시위에서는 그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후 다른 집단도 참여했다. 자유주의자 그룹에서는 지식인과 중산층이 중심이지만 공산주의나 애국주의자 집단에서는 블루칼라(생산직 근로자)들도 많이 속해 있다. →푸틴 지지율이 60%를 넘었다. 반푸틴 운동이 국민 다수의 생각은 아니라는 주장이 있는데. -권위주의적인 나라에서 (수치로 표시되는) 지지율은 별 의미가 없다. 푸틴의 인기를 확인하는 데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두마(하원) 선거 결과를 보는 게 낫다.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은 당시 49%의 득표율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15%가 부정에 의해 얻은 수치라고 본다.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푸틴의 지지율은 30%를 밑돈다는 판단이다. →야권에 찍을 만한 대선 후보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푸틴이 힘 있는 경쟁자의 출마를 모두 불허하고, 자신이 선택한 (경쟁력 약한) 4명의 야권 후보 출마만 허용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인) 그리고리 야블린스키의 경우 대선 입후보에 필요한 200만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오류가 있다며 입후보를 불허했다. 결함을 지적하는 사람(관료)들은 푸틴의 사람들이다. 이 때문에 이번 러시아 대선은 ‘복서’(푸틴) 대 ‘복서’(경쟁력 있는 야권 후보)의 대결이 아니라 ‘복서’ 대 ‘소년’의 대결이 됐다. →현 상황에 회의적인데 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고 보나. -이번 대선이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대선 이후 야권의 투쟁 방향은. -대선이 끝나면 푸틴이 며칠 내 야권 인사들을 체포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겠지만 곧 ‘모스크바의 봄’(러시아의 대규모 민주화 운동)이 올 것이다. 이번에 반푸틴 시위에 15만명이 나왔는데 이 규모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100만명은 (거리로) 나와야 하는데 언제쯤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푸틴의 다음 대통령 임기 6년 안에는 일어날 것이다. →수학을 전공한 학자인데 어떻게 정치평론을 시작했나. -응용수학 전공자로 군사·전쟁과 관련한 계산 업무를 봤다. 점점 정치·외교에 관심을 뒀고 이 방면의 전문가들도 많이 만나며 정치평론을 시작했다. →푸틴 이전의 지도자인 고르바초프와 옐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고르바초프는 평화적 방법으로 이 나라의 체제를 이양했고, 옐친은 민주주의를 시행했다. 나는 한때 옐친의 지지자였지만 체첸전쟁 등을 두고 의견을 달리했다. 옐친의 가장 큰 실수를 푸틴을 후계자로 삼은 것이다. dynamic@seoul.co.kr
  • 쓰레기로 우아하게 만들되 고상한 것을 끌어내리는…

    쓰레기로 우아하게 만들되 고상한 것을 끌어내리는…

    영화 ‘하녀’ 마지막에 전도연이 매달렸다가 떨어진, 바로 그 샹들리에라고 했다. 샹들리에? 그 화려하고 어여쁘고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운 그것? 그런데 알고 보면 그게 깨진 소주병과 맥주병처럼 ‘천한’ 재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제목도 술의 신 이름을 빌려 ‘불면증 - 디오니소스의 노래’다. 그러고 보니 영화의 테마인 날카로운 욕망에 딱 어울린다. 배영환(43) 작가의 2008년 작이다. ●깨진 병조각을 샹들리에로 소재는 그렇다 치고 영화판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을까. “미술 작업은 수많은 얘기를 극도로 응축시킨 결과물을 내놓는 거잖아요. 그래서 미술만 하면 서사의 결핍을 느끼는 순간이 와요. 영화 시나리오 작업도 그래서 했었지요.” 단편 쓰다 감독과 인연이 닿아 장편도 하나 썼다. “그 왜,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하죠. 2000년에 개봉한 안성기·박신양 주연의 ‘킬리만자로’라고…. 실패라곤 생각 안 해요. 한 20만 정도 들었을려나. 제 전시 와 주신 분들에 비하자면 많은 거죠.” 농담처럼 툭툭 말을 던지다 쑥스러운 웃음을 흘리고 만다. 작가는 5월 20일까지 서울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개인전 ‘유행가 -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다. 그간 작업을 농축한 것이다. 작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앞서 말한, 깨진 소주병과 맥주병 같은 것을 응용한 것들이다. 그 조각들로 웅장하고 화려한 샹들리에도 만들고, 유행가 가사를 캔버스 위에 수놓기도 했다. 버려진 나무판자나 가구의 자개를 이리저리 조합해 기타를 만들기도 했다. 2004년 광주비엔날레,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이름을 쌓아 갔다. 전시 제목도 그렇게 나왔다. 쓰레기로 우아하게 만들되 우아한 것을 끌어내리는 것. 고상한 것을 끌어내리는 키치, 저급한 것을 끌어올리는 팝아트의 충돌이자 접점이다. 안소연 큐레이터는 이를 ‘버내큘러’(Vernacular·자생적)라는 키워드로 요약했다. 안 큐레이터는 “자생적이라 하면 동양적인 기법이나 소재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의 작품은 기법이나 소재를 의도적으로 따 왔다기보다 그 자체가 이미 충분히 우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기사 수많은 사연과 눈물의 영원한 동반자는 자취방에서 소주 한 병 앞에 놓고 기타 뚱땅거리며 불러 댔던 유행가가 아니었던가. 이제 청춘의 시간은 지나갔고, 밤새 통음한 뒤 게워 낼 것은 다 게워 냈다. 이제 무엇으로 이 텅 비어 있는 쓰린 속을 달랠까. 상황은 대조적이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한, 실제 사각의 링을 4분의1로 축소한 ‘황금의 링 - 아름다운 지옥’은 소주병 움켜쥐고 울게 만드는 현대사회의 정글이 여전함을 드러낸다. 서울 시내 사찰 30곳의 종소리를 한데 합성해 둔 ‘걱정-서울 오후 5:30’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에 은은히 퍼져 나가고 있는 위로와 위안이 있음을 일깨워 준다. ●“추상동사 작품 더 이어가고 싶어” 작가는 ‘추상동사’ 작품을 더 이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추상명사는 있는데 추상동사는 왜 없느냐는 질문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해서 살풀이춤 추는 장면과 장구 두드리는 장면을 찍어 놨는데 사람을 깨끗하게 지웠다. 말 그대로 추상동사다. 살풀이춤에는 ‘댄스 포 고스트 댄스’, 장구에다가는 ‘노크’라는 제목을 붙여 뒀다. 해장국으로 ‘저주받은 걸작’ 영화 대신 영상 작품을 택한 셈이다. 입장료 3000원. 1577-7595.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상반기 순경 공채 필기시험 분석해보니

    지난 25일 치러진 올 상반기 순경 공채 필기시험은 대체로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된다. 채용 인원이 지난해의 40% 수준으로 줄어 출제위원들이 변별력을 높이려고 박스형 문제를 다수 출제해 난이도를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형사소송법(형소법)의 평균 점수가 지난해 하반기 시험보다 10점 이상 떨어질 것으로 수험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또 경찰학과 형법도 어렵게 출제돼 필기시험 당락은 경찰 전공과목에서 결정될 것으로 분석됐다. 순경 공채에 처음 채택된 한국사 시험은 최근 치러진 7~9급 공무원 시험의 한국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이 나온다. 형소법에서는 1~2년 이내의 최신 판례를 응용한 문제들이 눈에 띈다. 진술거부권에 대한 설명을 묻는 1번 문제의 보기 ③은 지난해 대법원 판례(2011도8125)로, ‘범죄자와 공범관계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참고인에게 진술조서를 받으면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그 진술의 증거 능력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주제다. 또 고소에 대한 설명을 고르는 5번 문항의 보기 ②는 ‘범죄 사실을 안다는 것은 고소권자가 친고죄에 해당하는 범죄의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 관계에 관하여 확정적인 인식이 있었을 때를 말한다.’는 2010년 판례(2010도4680)를 인용한 것이다. 2번 문제는 무죄추정원칙 위반을 인정한 것을 고르는 문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기 전에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하도록 한 지방자치법 제111조가 무죄추정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한 2010년 헌법재판소 판례(2010헌마474)를 정확히 알아야 풀 수 있다. 다만 지자체장이 구금 상태일 때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하는 것은 위헌이 아닌 점도 기억해야 한다. 김승봉 에듀스파 형소법 강사는 “조문이나 판례에 대한 세세한 부분까지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돼 수험생들이 매우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형법 시험문제는 지문의 93%가 판례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전 시험들보다 판례 비중이 커졌다. 박스형 문제가 10개 출제돼 지난해 하반기 시험보다 어려웠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1번 문제는 죄형법정주의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고르는 박스형 문제다. 공인중개사가 실제로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2010도16970)와 사회봉사명령이 소급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2008어4)를 정확히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다. 경찰학에서는 박스 문제가 8개, 판례 문제가 3개 출제됐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된다. 1번 문제는 최근 경찰과 검찰이 의견을 달리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행정·사법경찰을 나누는 문제를 다뤘다. 우리나라 경찰 조직에는 행정·사법경찰의 구분이 없으며 경찰기관이 양쪽 사무를 모두 맡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20번 문제는 범죄인인도법 규정에 관한 것으로, 범죄인의 인도심사 및 그 청구와 관련된 사건은 서울고등법원과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전속관할된다는 제3조 규정을 자세하게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다. 영어에서는 어휘 5개, 문법 4개, 생활영어 2개, 독해 문제가 9개 출제됐다. 지난해 하반기 시험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4번 문제는 ‘make up for’(보충하다)라는 숙어를 채워 넣는 문제다. 다소 어려운 단어로는 14번 문항의 ‘tripartite’(셋으로 갈라진), 15번 문항의 ‘foolproof’(실패할 염려가 없는), 16번의 ‘paraplegic’(대마비의) 등이 있다. 정철호 강사는 “함정은 없었고 기본에 충실한 출제였다.”고 말했다. 한국사에서는 역사학의 바른 이해 1개, 고대사회 6개, 고려시대 2개, 조선시대 5개, 근현대사 5개, 세계문화유산 영역 문제가 1개 출제됐다. 오태진 강사는 “대체로 처음 보는 시험은 평이하게 출제된다는 통설이 입증된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첫 지문으로는 형벌에 대한 사료가 제시됐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서 부여의 1책 12법을 기술한 부분이다. 부여에 대한 틀린 설명을 고르는 이 1번 문제의 답은 고구려의 풍습인 서옥제를 말한 보기 ④가 답이다. 20번 문제는 최근 7~9급 공무원 채용 시험에 단골로 등장했던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을 고르는 문제다. 경복궁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형법 3번·경찰학 18번 복수정답 처리 경찰청은 상반기 순경 공채 필기시험 중 형법 3번과 경찰학 18번 문제를 복수 정답 처리한다고 29일 밝혔다. 형법 3번은 불법체포감금죄가 부진정신분범에 해당하는지 진정신분범에 해당하는지 상반되는 학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각각의 입장을 모두 인정해 보기 ①, ②를 복수 정답 처리했다. 경찰학 18번은 국가보안법 제19조에 따라 ‘제3조 내지 제10조의 죄로서’라는 제한 설명이 들어가는 것이 정확한 설명이라는 수험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보기 ③, ④를 모두 정답으로 처리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국가직 9급 필기 출제 경향·대비법] (3) 한국사

    [국가직 9급 필기 출제 경향·대비법] (3) 한국사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 국제 회담, 반민족 행위 처벌법 제정, 농지 개혁 등등 1948년에 일어난 일들에 주목하세요.” 9급 국가직 필기시험을 한달여 앞둔 28일 서유림 강사가 전하는 한국사 마무리 대비법을 들어 봤다. →최근 출제 경향은. -최근 9급 한국사의 경우 사실 암기 문제보다 기본 개념에서 파생된 변형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기계적인 문제 풀이로 시험을 대비하지 말고 한 문제라도 해당 시대의 역사적 배경에 관심을 두고 공부해야 한다. 또 이슈가 되는 역사 문제도 최근 자주 출제됐다. →올해 꼭 출제될 것으로 예상하는 부분은. -남북 연석 회의의 내용과 북한 정권 수립 과정, 휴전 회담과 휴전 협정 과정 등 현대사 부분의 출제 가능성이 높다. 또 조선 후기 문화사, 성리학의 발전 과정과 호락논쟁(湖洛爭), 실학자의 사회개혁론 등은 시험 당일까지 꼭 점검해야 할 부분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효과적인 한국사 공부 방법은. -먼저 중요 사건을 시대사별로 정리한 뒤 한국사 뼈대를 세우고 분류사별로 살을 붙여가는 공부가 효과적이다. 주요 사건이나 쟁점들로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암기하기도 수월하고 공부에 흥미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를 체계화한 뒤엔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감각을 키워야 하는데 틀린 문제는 반드시 기본서를 통해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 좋다. 또 9급 기출문제뿐 아니라 7급이나 수능 등 다른 국가시험의 한국사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사료나 화보는 시험 전에 꼭 한 번 더 정리해야 한다. →9급 공무원이란 어떤 직업이라고 보나. -우스갯소리로 ‘결혼정보업체에서 높은 점수를 주는 직업’이라고 할 만큼 공무원은 최근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직업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 행정과 국민을 연결해주는 자리가 9급 공무원이기 때문에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수험생으로 보내는 시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노력하면 금방 꿈을 이룰 수 있는, 힘들지만 가장 행복한 시기다. 합격, 불합격을 떠나서 두근거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기라고 본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데스크 시각] MB, 역사적 평가는/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MB, 역사적 평가는/김성수 정치부 차장

    “박정희 전 대통령 하면 떠오르는 게 ‘검도’다. 그것도 목검(木劍)이 아니라 항상 진검승부가 떠오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역시 타고난 대로, 본인이 실제로 하기도 했지만 ‘축구팀 주장’, 이게 그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 같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단식이나 복식의 테니스다. 단체를 몰고 나가는 그런 힘도 없고, 혼자 치거나 테니스의 ‘미기’(美技)만 추구하는 사람이다. 아름다운 포즈로 볼을 넘기는 것, 그런 게 떠오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생래(生來·타고 난) 다수파다. 그러니 걱정이 없다. 김영삼 전 대통령하고 정치적으로 싸움을 걸어서 이긴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간발의 차이인데도 승부의 찬스를 기가 막히게 잡는다.” 원로 언론인이자 정치인인 남재희(78)씨는 자신이 겪었던 역대 대통령을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 일요일(26일) 아침 방송된 KBS의 ‘한국현대사 증언-TV자서전’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다. 이미지에 기초한 주관적인 촌평이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해석이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퇴임한 뒤 비교적 객관적으로 이뤄진다. 당대에는 누구나 이런저런 공과(功過)가 있다. 국정 지지도 역시 춤을 춘다. 결국 물러난 뒤 받는 성적표가 진짜 실력이다. 때문에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말이면 훗날 역사의 평가에 부쩍 신경을 쓴다. 다음 번 대통령 당선자가 나오기까지 이제 10개월을 남겨 둔 이명박(MB) 대통령의 지금 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엄격하고 야멸차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전직 대통령은 전무했던 것 같다. 국민의 불행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역대 대통령들이 전부 잘못만 한 것은 아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물가안정을 이뤘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북방정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금융실명제를 해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꽉 막힌 남북관계의 물꼬를 햇볕정책으로 텄다. 하지만 물러난 뒤 비리로 영어(囹圄)의 몸이 된 전직 대통령이 두 명이나 된다. 종합적인 평가는 낙제점에 가깝다. 지난 25일 취임 4주년을 맞은 이 대통령은 어떤가. 불행하게도 전임자들보다 나을 게 없다. 이미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해 있다. 왜 싫은지에 대한 분명한 이유가 없이 ‘그냥 싫다.’는 반감도 크다. 청와대가 최근 이명박 정부의 4년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무려 400쪽 분량의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자료집을 배포한 것은 그래서 물색없어 보인다. 자료집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넘기고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됐다는 방대한 설명을 담았다. 하지만 물가가 치솟고 있고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살기가 더욱 팍팍해진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22일 열린 기자회견이 내용보다는 친·인척 측근 비리에 대한 사과로 봐야 되느냐, 아니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진 것도 국민들의 이 같은 반감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자리를 가졌지만, 결과적으로 대통령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에게 반전의 기회는 없는 걸까. 꼭 그렇지는 않다. 이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100m를 전력질주하는 각오로 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본인의 말처럼 더 이상 선거에 출마할 일도 없다. 정치권의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을 비판하면서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임기말 해이해지기 쉬운 공직사회의 기강을 다잡으면서 지금껏 해오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성실하게 마감하면 된다. ‘특정지역에 기반한 부자정권으로, 목검만 휘두르다 끝난 아마추어’,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경제분야에서 진검승부로 성과를 거둔 진정한 파이터(fighter)’. 훗날 역사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는 지금부터 1년의 마무리에 달려 있다. sskim@seoul.co.kr
  • “10만명 옴부즈맨 구성… 목소리 제대로 낼 것”

    “10만명 옴부즈맨 구성… 목소리 제대로 낼 것”

    “그동안 한기총이 불명예스러운 일들로 거듭 세간의 눈총을 받은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상처를 빨리 봉합해 1200만 개신교인을 대표하는 한기총이 국민과 사회, 성도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겠습니다.” 최근 제18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에 선출된 홍재철(69·부천경서교회) 목사는 23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수 기독교 단체인 한기총의 위상을 살려 급속히 변화하는 한국 사회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인권조례안 찬성 후보 낙선운동” 홍 대표회장은 “총선·대선을 앞둔 시점에 한기총이 대(對)사회 차원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기독교인과 단체를 향한 그릇된 시각을 바로잡는 일에 적극 나설 뜻을 비쳤다. “한국 사회에선 특히 기독교와 관련돼 온·오프 라인을 통한 안티 세력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 집단의 ‘아니면 말고 식’ 목소리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습니다. 기독교계는 물론 일반 사회단체 구성원 10만명으로 기독교 옴부즈맨을 구성해 적재적소에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사회 문제와 관련해 당장의 현안인 ‘학생인권조례안’과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단다. “내 자식의 인권을 거꾸로 훼손하고 학교의 권위를 손상하는 조치인 학생인권조례안을 선뜻 받아들일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찬성하는 후보자들에 대해 전국적인 낙선 운동을 벌일 것입니다.” 중국의 탈북자 북송과 관련해선 “대국이라는 중국의 인권 탄압과 무시를 그냥 넘길 수 없다.”며 중국 정부에 북송 중단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129개국이 가입한 세계복음연맹(WEA)과 연대해 탈북자 북송 문제를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할 뜻을 밝혔다. “포스트모더니즘과 종교다원주의가 확산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기독교의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어 우려된다.”는 홍 대표회장은 “힘들고 어려운 때일수록 기독교적 사랑으로 접근해야 하며 그 역할을 우선 한국 기독교가 담당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선 WEA 의장과 이미 만나 북한 돕기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먼저 북한 주민을 위한 ‘옥수수 보내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北 주민에 옥수수 보내기 박차” 한편 한기총 집행부에 반발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다음 달 13일 별도의 총회를 열어 대표회장을 선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홍 대표회장은 “비대위 측이 새 조직을 만드는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고, 1200만 성도도 그런 분열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배려와 사랑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한기총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책꽂이]

    ●진실을 말하는 광대(베페 그릴로 지음, 임지영 옮김, 호미하우스 펴냄) 이탈리아 코미디언이자 사회운동가 베페 그릴로의 에세이 한국어판. 1987년 현직 총리를 조롱했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퇴출당한 뒤 거리 공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면서 정치 참여, 언론 개혁, 노동·환경운동 등 다양한 분야의 메시지를 전한다. 권력자의 비리, 시대착오적 삽질, 민영화의 허와 실, 국회 청소, 국영방송의 침묵 등은 우리 현실과 닮은 듯해 씁쓸하면서도 각성을 유도한다. 1만 5000원. ●논다는 것(이명석 글·그림, 너머학교 펴냄) 스펙이 강조되다 보니 노는 것에 대한 가치가 너무 평가절하됐다. 해서 논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지 강조한다. 고대에서 시작된 반대말 놀이, 따져 묻기 놀이 등에서 오늘날 다양한 사회제도가 유래했음을 보여주면서 말 그대로 논다는 것의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1만 1000원. ●스토리텔링 하노이(김남일 외 지음, 아시아 펴냄) 베트남에 대한 깊은 이해를 시도하는 김남일, 방현석 등 일군의 작가들이 베트남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 인물들에 대해 쉬운 필체로 풀어놔 입문서로 적당하다. 1만 3000원. ●인권이란 무엇인가(박경서 지음, 미래지식 펴냄) 유엔 인권대사를 역임한 저자가 대학 1학년생의 눈높이에 맞춰 인권의 개념을 풀어냈다. 세계 각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가 곳곳에 배어있어 잔잔하게 읽힌다. 동성애, 국가보안법, 사형제 폐지론 등 우리 사회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견을 밝혀뒀다. 1만 4000원. ●고독의 권유(장석주 지음, 다산책방 펴냄) 시인이자 출판사 경영인이었던 저자는 2000년 경기 안성의 한 시골마을로 이사 갔다. 각박하고 메마른 현대사회에서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느림을 즐기고 사는 것이, 고독을 느끼며 사는 것이 행복이란 점을 일러준다. 1만 3000원.
  • 결혼 50위·연애 33위… 1위는?

    은행이 더 위대할까, 연애가 더 나을까. 피임과 백신, 진화론, 하수도를 두고 위대한 순서대로 나열하라면? 명예와 희망을 두고 묻는다면, 어떤 게 더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하면 아마도 ‘무슨 이따위 질문이 있나’이거나 ‘무슨 질문에 이리 일관성이 없나’라는 답문을 받게 될 것이다. 영국의 지성으로 통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존 판던은 ‘오! 이것이 아이디어다’(원제 The World’s Greatest Idea, 강미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판던 역시 “터무니없고 모순투성이의 치명적 결함 때문에 실패할 게 뻔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국 시도했고 만들어냈다. 방법은 이랬다. 먼저 대중과학저술가 필립 볼, 다윈진화론 전문가 페른 엘스턴 베이커, 행동과학 전문가 딜런 에번스, 영국 왕립철학연구소장 앤터니 오히어 등 학계 최고의 전문가 11명으로 심사위원단을 꾸렸다. 이들을 중심으로 아이디어 50개를 추리고, 웹사이트를 열어 대중의 의견을 물었다. 수만명이 참여해 순위 투표를 하는 과정을 거쳐 나온 책은 집단지성의 결과물로 이해해도 좋겠다. 그렇다면 50위는 무엇일까. ‘결혼’이다. 사회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결혼이 없었다면 성관계가 무한 경쟁의 대상으로 남아있을 테고, 결국 사회 전체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혼보다 위대한 것이 연애(33위), 연애보다 나은 것은 자아(23위)이다. 해방을 향한 갈망이거나, 개인을 더 앞세우는 현대인을 투영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역사 속에서 꽤 오랫동안 인간의 가장 고귀한 덕목으로 꼽혔던 ‘명예’가 45위인 반면, 기대감만 부풀리고 끝날지라도 ‘희망’은 11위이다. 희망을 품는다는 것 자체가 현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대중의 의견을 차곡차곡 쌓다보니 복지국가(41위)가 자본주의(42위)보다 조금 낫고, 마르크수주의(27위)보다 민주주의(14위)나 노예제 폐지(6위)가 더 위대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럼 1위는? 바로 ‘인터넷’이다. 오만방자한 사람들이 하늘에 닿기 위해 바벨탑을 쌓다가 신의 분노로 뿔뿔이 흩어진 뒤(구약성서 창세기), 다시 인터넷을 통해 인류가 하나로 묶였으니 엄청난 아이디어라고 할 만하다. 책은 아이디어를 역순으로 나열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실상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다. 책이 가진 큰 의미는 ‘어떤 아이디어가 진정 위대한지 명확하게 가려냈다.’가 아니라, 인류가 가진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근원과 변화, 현대사회에 미친 영향력을 음미하는 데 있다. 1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씨줄날줄] 명상 식사법/최광숙 논설위원

    스티브 잡스, 리처드 기어, 마이클 조던, 비틀스의 존 레넌. 그들의 공통점은 ‘명상 예찬론자’다. 선불교에 심취했던 애플의 최고 경영자 잡스의 집에 별도의 명상 장소가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다. 달라이 라마의 속가 제자로 불리는 배우 기어는 “명상을 하고 나면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고 말할 정도로 명상에 푹 빠져 있다. 요즘 명상을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명상은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고, 신체적·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묘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다. 그뿐만 아니라 우울증·불면증·고혈압·암 등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한몫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에서는 명상의 효과를 인정받아 의료계에서도 보완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명상을 꾸준히 하면 부정적 정서가 긍정적으로 바뀐다고 한다. 자율신경을 조절해 자연치유력도 향상시킨다고도 한다. 질병으로 변형된 유전자도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런 명상에 대한 의학적 연구에 힘입어서인지 전 세계에 명상 바람이 불었는데, 그중 걷기 명상은 몇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도 유행처럼 번졌다. 앉아서 하는 기존의 명상과 달리 조용히 걸으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 걷기 명상은 ‘숲 걷기 명상’ ‘꽃길 따라 걷기 명상’ ‘경복궁 돌담길 따라 걷기 명상’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최근 미국에서 불교식 명상 식사법이 유행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식사법은 음식을 25~30차례씩 꼭꼭 씹고, 입 안의 음식을 다 삼킬 때까지 포크를 잡지 않는다. 식사 중 TV를 보거나 컴퓨터·휴대전화를 하지 않고, 누구와도 얘기를 나누지 않는다. 다만 음식이 어디에서, 누구의 손을 거쳐 내게 왔는지, 내가 왜 이 음식을 먹는지 등등을 떠올린다고 한다. 그러면 마음의 안정도, 먹는 즐거움도 얻는다고 한다. 먹으면서 수행하는 셈이다. 구글에서도 지난해 9월 본사로 걷기 명상을 전파했던 주역인 베트남 출신 틱낫한 스님을 초청해 명상 식사법에 대한 법문을 들었다고 한다. 반응이 좋아 구글에서는 한달에 한번 채식으로 침묵 식사를 한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숭산 스님은 일찍이 ‘오직 ~할 뿐’이라며 명상 식사법을 설파한 바 있다. 하버드대 출신 현각 스님의 스승인 숭산 스님은 “밥 먹을 때는 오직 먹을 뿐, 수행할 때는 오직 수행할 뿐”이라면서 순간순간에 집중해야 한다고 늘 강조하지 않았던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근현대사 빠진 한국사 수업?

    동아대가 교양과목인 한국사에 대해 근현대사 부분을 제외하라고 지시, 교수들이 이를 거부하자 학교 측이 해당 과목 개설을 연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6일 동아대에 따르면 대학 측은 지난해 11월 2012년 전략교양과목으로 지정한 한국사의 강의지침서 작성을 해당 교수 2명에게 의뢰했고 교수들이 강의지침서를 학교 측에 제출했다. 그러나 학교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관문제를 배제하고자 한국사의 강의 내용을 조선시대까지로 제한하도록 해당 교수에게 강의지침서 수정을 요구했다. 교수들은 학교의 지시가 강의 자율권과 교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며 학문의 자유를 부정한 것이라며 이를 거부, 올해 1학기 교양과목으로 내정된 ‘한국사’ 개설이 힘들어진 상태다. 홍순권 사학과 교수는 “학교의 한국사 근현대사 배제 지시는 학문과 대학 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월권적 행위이며 사관은 근현대사뿐만 아니라 역사 전반에서 논쟁이 돼야 하는 것”이라며 “사관 문제를 빌미로 근현대사를 제외시킨 것은 대학의 폐쇄성과 보수성을 여지없이 보여준 사례”라고 비판했다. 대학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근현대사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 배운 것이라 조선시대 이전의 역사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운영위원회가 판단했고 한정된 16주 강의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근현대사를 배제한 것”이라며 “2학기엔 한국사를 교양과목으로 개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최창식 중구청장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최창식 중구청장

    “일자리 창출과 명소 만들기, 교육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6일 “취임 초기인 지난해 구정 전반에 대한 기반을 닦았다면, 올 한 해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해 살고 싶은 중구, 명품 중구로 가꾸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재선거로 취임해 10개월이다. 각오가 남다를 텐데. -서민경제가 어렵다. 올해 160억원을 투입해일자리 9400개를 만들겠다. 지역 기업과 인력을 채용할 때 주민들을 일정 비율 채용하도록 협약을 체결하겠다. 관급 공사에는 저소득 주민 30%를 채용하도록 하는 조례도 만들었다. 사회적기업도 중점적으로 발굴하겠다. →‘인재육성 장학조례’를 만들었는데. -‘학교를 보낼 데 없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사를 가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말을 듣고 안타까웠다. 지역에 명문 중·고등학교가 없다는 말이다. 교육은 살기 좋은 도시의 중요한 요소다. 조례 제정을 통해 학력신장 시범 선도학교를 지정해 공교육 기반을 강화하는 등 전체적인 학력을 끌어올리겠다. 우선 학력신장 선도학교로 중학교 2곳과 고등학교 1곳을 지정했다. →관광명소 가꾸기 사업은. -서울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 70~80%가 중구를 찾는다. 언제까지나 명동과 남대문시장 등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동네마다 숨은 역사문화 자원을 가꿔 ‘1동 1명소 조성’을 목표로 15개의 새로운 명소를 만들겠다. →새롭게 조성되는 명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서소문 공원은 천주교 성인만 44위나 나온 세계적으로도 드문 천주교 성지다. 약현성당, 명동성당, 새남터와 연계하는 성지순례코스로 개발하면 좋은 중요한 역사 자원이다. 신당6동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은 새마을운동 등 근·현대사적으로 의미를 띤 장소다.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스무살까지 살았던 인현동을 주민과 함께 명소로 만들 것이다. 지난해 중단된 충무로영화제 부활을 위해 한류스타 거리 조성과 연계한 예산 확보에도 노력하겠다. →낙후된 지역개발에 대한 복안은. -소공동과 명동 등 중심지만 벗어나면 주거 지역은 많이 뒤처졌다. 우선 40년간 정체된 을지로를 활력이 넘치는 도심으로 가꾸겠다. 그런 곳이 대규모 개발보다 더 중요하고 급하다. 또 남산고도제한 규제로 피해를 입고 있는 서울성곽 주변도 가치를 유지하면서 재산 가치도 최대한 높이는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조만간 친환경 설계가 완료되면 서울시와 협조해 시범사업을 할 것이다. →복지정책에 대한 구상은. -대부분 시혜성 복지에 그친 게 사실이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주민들의 상황에 맞춰 맞춤형 도움을 주겠다. 복지와 재능기부, 자원봉사 등과 연계하는 정책을 펴겠다. →수시로 민생탐방을 하는데. -사무실에서 서류만 봐서는 민원해결이 어렵다. 잘했다고 생각한 사업이 현장에 나가면 아닌 것도 있다. 하루 2~3시간씩 각 동을 걸쳐 걸으며 주민들의 만족도를 체감하고 있다. 앞으로 주민과의 소통을 더욱 확대하겠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특파원 칼럼] 어느 미국 할머니의 질문/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어느 미국 할머니의 질문/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지난달 10일 미국 뉴햄프셔주 내슈아에서 만난 한 할머니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그날 아침 나는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현장을 취재하러 한적한 마을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 들어섰다. 거의 백인 일색인 이 동네 투표소에 웬 동양인이 불쑥 나타나 사진을 찍고 돌아다니니 책상에 앉아 있던 할머니 중 한 분이 대뜸 “누구냐.”고 묻는 건 당연했다. 70대로 보이는 할머니는 투표진행 자원봉사자인 모양이었다. “한국에서 온 특파원”이라는 대답에 얼굴에서 경계심을 지운 할머니는 이내 “북한에 20대 젊은이가 우두머리로 등장했는데, 한국인들은 그런 상황을 얼마나 위험하게 보느냐.”, “3대 세습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을 물었다.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연거푸 질문을 쏟아내는 할머니의 표정은 내 의견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측은함과 노여움이 절반씩 섞인 오묘한 얼굴이었다. 말하자면, 한국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과 북한의 3대 세습을 경멸하는 심경이 얼굴에 잔뜩 반죽돼 있는 듯했다. 그 전날 저녁 내슈아의 한 중학교 강당 유세장에서 만난 60대 할아버지의 표정은 아예 험악했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응원하러 왔다는 그는 다짜고짜 “그 토마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내게 물었다.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하자 그 할아버지는 “토마토처럼 뚱뚱하게 생긴 북한의 그 애송이 있잖아.”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정은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아직 기저귀나 차고 있어야 할 바보(nut)가 지도자는 무슨 지도자냐.”라며 독설을 마구 쏟아냈다. 그 앞에서 차마 공화당 경선 얘기는 꺼낼 수 없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달라진 것은 시사에 관심이 별로 없는 평범한 미국시민들도 “김정일”, “김정은”이라는 이름을 얼추 정확히 발음할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북한을 거침없이 비난하는 세태도 달라진 점이다. 전에는 주로 한국사람의 얘기를 듣는 편이었다면, 지금은 자신의 의견을 더 많이 말한다. 그만큼 ‘굶어 죽는 백성 앞에 등장한 칼로리 과잉의 앳된 지도자’에 대한 비판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공화당 성향만 그러는 것은 아니다. 필립 크롤리 전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해 현직에 있을 때 기자들이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 등을 질문하면 “아는 게 없다.”면서도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4성 장군인데 어디인들 못 가겠느냐.”고 비아냥대곤 했다. 독재를 혐오해 온 미국의 역사를 알고 나면 이런 태도가 이해된다. 미국인들이 ‘대통령 3선 금지’ 조항을 헌법에 넣은 것은 나쁜 대통령을 만났기 때문이 아니다.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재임 1933~1945년)가 높은 인기로 4선에 성공하면서 거의 ‘종신 대통령’처럼 재임하다 사망하자 미국인들은 이러다 왕정이 생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헌법을 고친 것이다. 대통령 중심제이면서도 의회의 권한이 막강한 것 역시 영국 왕정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다. 이런 미국인들 눈에 현대사에 유례 없는 3대 세습과 ‘어린 지도자’의 등장이 어떻게 비칠지는 불문가지다. 중요한 건 격앙된 여론이 축적되고 일반화되면 선거로 뽑히는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공화당 경선 선두주자인 롬니가 지난달 29일 플로리다 유세에서 김정은을 “최악의 지도자”라며 거칠게 비난한 것은 이미 민심의 밑바닥을 읽었다는 얘기다. 역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새 지도부를 자극하지 않고 살살 다루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악재를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와 함께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저지를 경우 미국 국내 정서가 폭발할 수 있음을 직감한 때문일 수도 있다. 지금 김정은은 아버지가 앉았던 책상에 앉아 ‘도발’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책상 위에 미국의 민심은 아버지 김정일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보고서도 하나 올라와 있었으면 좋겠다.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경쟁만이 살 길인가/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열린세상] 경쟁만이 살 길인가/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흔히 사람들은 현대사회를 적자생존의 시대이며, 승자독식의 약육강식 구조를 지닌다고 말한다. 그러한 이들은 어김없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로 찰스 다윈(1809~1882)이 주장했던 진화론을 든다. 하지만 다윈이 그의 저서 ’종의 기원’(1859) 속에서 약육강식이나 적자생존을 자연의 법칙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몇이나 될까. 사실 적자생존이나 약육강식이라는 말을 처음 쓴 것은 다윈이 아니라, 동시대 영국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였던 허버트 스펜서(1820~1903)였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 이후 생겨난 엄청난 빈부격차로 인해 사회적 불안감이 팽배해진 상태였다. 부유층이 발달된 과학의 결과물을 즐기며 생을 향유하는 동안 빈민층은 최소한의 생존마저도 보장받지 못하며 하루 16~20시간의 노동을 감내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간의 경험을 통해 억눌린 민중들의 분노는 혁명이라는 분출구를 통해 폭발하듯 터질 수 있음을 알기에 이에 대해서는 분명한 조치가 필요했다. 경제학자였던 스펜서는 사회적 불평등을 설명하며 혁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경제적’인 방법을 진화론에서 찾았다. 스펜서는 사회가 생물과 같은 특성을 갖는다면, 사회의 발달 과정 역시 생물들과 마찬가지의 진화과정을 답습할 것으로 여겼다. 따라서 생물체가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진화해 온 것처럼 우리 사회도 단순한 구조에서 복잡한 구조로 진화해 갈 것이고, 쥐가 고양이의 먹이가 되는 것처럼 사회적 약자는 권력과 힘을 가진 이들에게 늘 수탈당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펼쳐내며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법칙을 이끌어낸 것이다. 스펜서의 주장은 당시 지배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의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법칙은 내적으로는 사회적 불평등을 구조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능력과 운명으로 여기게 만들었고, 외적으로는 제국주의와 식민지 건설의 정당성 근거로 훌륭히 작동했다. 사실 스펜서는 생물학자가 아니기에 실제로 생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명확히 이해했다기보다는, 그저 생물학 이론들을 차용해 현실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그럴듯하게 설명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스펜서의 진화론에서는 다윈의 진화이론뿐 아니라 라마르크의 용불용설(用不用說)까지도 엿보인다. 획득형질이 유전된다는 용불용설은 유전의 근거가 없어 생물의 진화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음에도, 인간의 경우 교육을 통해 지식의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펜서는 이를 끌어들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스펜서는 자연의 이론을 그럴듯한 근거로 들어 인간사회의 특징을 설명하려 한 것이지, 인간사회가 자연의 원리와 동일하게 움직인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펜서가 주장한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논리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마치 그것이 자연의 유일한 법칙이며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처럼 자리잡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과학 이론이 사회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다양하게 변주된 경우는 많았지만 리처드 도킨스의 말마따나 진화론만큼 가장 많이, 가장 다양하게 왜곡되어 적용된 경우는 흔치 않다. 스펜서의 시대 이후 한 세기가 훌쩍 지났다. 그동안 우리는 제국주의의 확장과 무한경쟁의 결과가 어떤 비극을 가져오는지 경험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비정한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에게 드리워진 악령의 그림자는 짙고도 끈질기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짓밟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풍조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어른들의 일터에서부터 어린아이들의 학교에까지 널리 퍼진 폭력과 타자화의 굴레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채 피지도 못한 아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 그들이 끊임없이 세상을 향해 외쳤을 애처로운 신음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던 것은, 교육의 터전까지 깊숙하게 뿌리 내린 약육강식의 악령이 블랙홀처럼 이들의 절규를 빨아들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다문화 업무, 결혼이민자 손으로

    구로구는 세계화된 현대사회의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결혼이민자’를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을 담당하는 전문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한다고 30일 밝혔다. 선발된 결혼이민자는 ▲다문화 정책 자료 수집 및 분석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상담 ▲통·번역 지원 등의 업무를 맡는다. 구는 다음 달 2일까지 응시 원서를 교부하고 9일 면접시험을 진행한다.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른 결혼이민자(한국인과 혼인한 적이 있거나 혼인관계에 있는 국내 거주 외국인) 또는 혼인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이 지원 대상이다. 면접일까지 서울시에서 연속 3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 직급은 전문계약직 라급으로 ▲채용 분야 관련 학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자 ▲학사 학위를 취득한 뒤 2년 이상 채용 분야 경력이 있는 자 ▲5년 이상 채용 분야 경력이 있는 자 등의 기준을 하나 이상 충족해야 한다. 한국어와 컴퓨터 활용 능력이 우수한 지원자를 우대한다. 다음 달 10일 합격자를 발표하고 신원 조회를 거쳐 3월 중 정식 채용한다. 채용 기간은 1년이며 5년 범위 내에서 근무 성적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구 복지정책과 외국인지원팀(860-2580)으로 문의하면 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올해 한국학 진흥에 273억원 지원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올해 한국학 진흥사업에 272억 8000만원을 지원한다고 30일 밝혔다. 지원 대상이 되는 한국학은 한국의 전통 문화·역사·문화적 정체성을 연구하는 전통 국학과 현대사·인류학·사회학·정치학·과학사 등을 다루는 현대·해외 한국학을 총망라한다. 사업별로는 국내·외 석학을 한국학 연구에 영입하는 ‘한국학 세계화 랩(LAB) 사업’ 대상을 2개 추가해 총 12개로 늘려 36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외 한국학 취약 지역의 한국학 연구·교육을 돕는 ‘해외한국학 씨앗형 사업’ 대상도 기존 10개에서 21개를 늘려 13억 2000만원을 투입한다. 또 해외 유명대학을 한국학 거점으로 육성하는 ‘해외한국학 중핵대학 육성사업’은 기존의 하버드대, 옌볜대 등 18곳에서 2곳을 늘려 31억 8000만원, 한국학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국학분야 토대연구 지원사업’은 신규과제 7개에 20억원을 각각 지원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커버스토리-선거와 재벌 ‘불편한 관계’] 친서민 열풍 타고 ‘재계 때리기’

    [커버스토리-선거와 재벌 ‘불편한 관계’] 친서민 열풍 타고 ‘재계 때리기’

    #1 올해처럼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졌던 1992년. 당시 14대 대선은 YS(김영삼)와 DJ(김대중)의 격돌 못지않게 ‘77세 정치 신인’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출마가 관심을 끌었다. 기업인으로서 느꼈던 국가 경영의 문제점을 직접 바로잡겠다며 정치에 뛰어든 정 전 회장은 그해 1월 통일국민당을 창당, 3개월 뒤 치러진 총선에서 31석을 얻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막상 대선에서는 16.3%의 득표율로 3위에 그치며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정 전 회장은 대통령선거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현대그룹은 YS 정권에서 금융제재라는 시련을 견뎌내야 했다. #2 16대 대선이 치러진 2002년 대기업 총수들은 대부분 ‘외유 중’이었다. 이건희 당시 삼성그룹 회장은 대선을 보름 남짓 남긴 12월 2일 일본으로 출국했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앞서 10월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출국했다가 유치 실패 뒤에도 귀국하지 않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1월 말 일본에서 열린 한·일 재계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가 대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27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올해도 선거를 앞두고 재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치권에 ‘친서민 열풍’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정·관계의 ‘재계 몰아치기’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그에 대한 대응이 기민해진 모습이 엿보인다. ‘골목 상권’ 문제가 불거지자마자 삼성과 아워홈 등 대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LG그룹, SK그룹 등은 정치 이슈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갖추고 상시점검 체제를 가동 중이다. 출자총액제한제 등과 관련된 부분은 전경련 등이 공동 대응하지만 담합이나 골목 상권 문제 등은 개별 기업이 대응하고 있다. 삼성은 미래전략실, 현대차는 전략기획실, LG그룹과 SK그룹은 지주회사인 ㈜LG, SK㈜가 ‘헤드쿼터’(지휘부) 역할을 한다. 현안이 발생하면 여론의 흐름과 파장, 정치권 반응 등을 자세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내놓는다. 중소기업 업종에서 갑자기 철수하면서 직원들의 동요와 주주들의 소송제기(최고경영자에 대한 배임 소송) 가능성에 대한 법률적 검토 등도 이들의 몫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정치권과 재벌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였다. 재벌은 정치권의 ‘돈줄’이었고, 그 대가로 정치권으로부터 각종 이권을 챙겼다. 반대로 정치권력과 궁합을 맞추지 못한 기업은 존폐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정치권과 재계는 때론 대립각을 세운다. ‘권력 획득’과 ‘이윤 창출’이라는 서로의 목표가 충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긴장관계는 유독 총선, 대선이 함께 치러지는 해에 많았다. 정 전 회장이 대선에 출마한 것은 그 전해인 1991년 현대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계기가 됐다. 1980년대 제5공화국에 의해 재계 서열 7위였던 국제그룹이 해체됐는데, 사실상 처음으로 재계가 정치권에 ‘대항’한 사례였다. 경제가 어려울 때는 기업에 대한 민심이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재계 단체 관계자는 “15대 대선 때도 ‘재벌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의 주범’이라는 비난은 있었지만 ‘같이 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면서 “2002년 참여정부 역시 친기업적이지는 않았지만 집권 후 우려만큼 기업들을 강하게 압박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런 경향은 17대 대선이 있었던 2007년에도 계속됐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그해 터지면서 ‘경제 살리기’가 여야 가릴 것 없이 대선의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권과 재계의 갈등은 근본적으로 정치권의 노림수가 문제일 수 있다. 재계는 재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 중소기업·소상공인 업종에 대한 무차별적인 진출 등으로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30대 기업들은 2009년부터 3년 동안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계열사를 무려 442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증가폭도 커지고 있다. M&A 기업이 가장 많았던 CJ는 신규로 편입한 39개 계열사 중 미디어, 게임 개발, 부동산 건설, 통신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30개 회사를 사들였다. 롯데 21개, GS와 LS가 각각 16개, 효성 10개 등이다.김성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밤 10시) 다산 정약용의 또 다른 이름은 바로 ‘사도 요한’이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 신을 향한 믿음은 곧 이단이자 죽음을 의미했다. 그는 왜 신을 믿었을까. 한편 그의 형제 정약전, 정약종 또한 천주교도의 길을 걸었는데…. 유학(儒學)의 명가 나주 정씨의 후손이었던 정약용 3형제는 어떻게 한꺼번에 천주교에 빠져든 이유를 들어본다. ●복희누나(KBS2 오전 9시)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 공장을 늘려야 하나 고민하는 복희(장미인애). 봉제공장 늘리는 일에 관해 백구에게 동업을 제안한다. 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는 백구는 복희에게 사업계획서를 써오면 생각해 보겠다고 얘기한다. 한편 송병만은 전에 없이 허심탄회한 속내를 드러내며, 영표를 향한 마음이 남다름을 표현한다. ●해를 품은 달(MBC 밤 9시 50분) 도성 문을 향하고 있는 가마 속에는 입에 재갈이 물린 채 가마 문을 열려 애쓰고 있는 무녀 월이 있다. 어환을 고치기 위해 궁으로 들어오라는 요청을 거절한 녹영 대신 녹영의 신딸인 월을 인간 부적으로 쓰기 위해 납치한 것이다. 그리고 잠깐의 혼란을 틈타 도망쳐 보려다 궁지에 몰린 월은 한 스님의 도움을 받게 된다. ●태양의 신부(SBS 오전 8시 30분) 효원은 강로와의 관계를 풀기 위해 찾아가지만, 강로는 효원을 절대 놔줄 수 없다고 말하고 매섭게 돌아선다. 강로와 효원의 사이가 틀어져 가는 것이 통쾌한 인숙은 효원에게 해외로 나가 살라고 말한다. 한편 박 변호사는 효원의 차압을 풀어달라는 KDH의 제안에 테마파크의 소유권을 넘겨달라고 회신한다. ●독립다큐관(EBS 밤 12시 5분) 하고 싶어도 차마 하지 못했던 핏빛 시대의 뜨거운 증언.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이 내 가족 안에 있었다. 평생 정신병으로 고생하던 작은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우연히 그분의 일기를 보게 되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슬픈 가족사와 맞닥뜨린다. 바로 역사책에서만 접했던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 내 가족 안에 있었다. ●김구라, 문희준의 검색녀(OBS 밤 11시 10분) 개그우먼 김지혜가 남편 박준형은 ‘소 처럼 일한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어느 날, 남편 박준형이 외박을 했다. 화가 난 그녀는 말도 없이 외박한 남편에게 따졌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녀가 잠든 후 12시쯤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가, 그녀가 다시 잠에서 깨기 전인 아침 6시에 일을 나간 것인데….
  • 순경 공채 필기시험 한달 앞으로… 과목별 마무리 이렇게

    순경 공채 필기시험 한달 앞으로… 과목별 마무리 이렇게

    올 상반기 순경 공채 필기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다음 달 25일 치러지는 이번 시험의 선발예정 인원은 일반순경 355명, 101단 요원 120명, 경찰행정학과 특채 60명 등 모두 535명이다. 지난해 선발인원 1326명의 40% 수준이다. 그러나 지원자 수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돼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많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변별력 향상을 위해 시험의 난이도도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수험 전문가들은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부방법을 바꾸기보다는 원래 봐 오던 교재를 반복해서 정리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25일 서울신문이 에듀윌과 함께 과목별 마무리 대비법을 알아봤다. 형사소송법은 최근 심도 있는 법조문 문제가 출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형사소송법 조문과 함께 관련 규칙은 물론 최근 개정된 법령도 자세하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해 개정돼 올해부터 시행된 형사소송법 관련 내용이 출제될 공산이 크다. 사법경찰관의 수사개시권과 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명시한 부분이 논란이 된 만큼 잘 살펴야 한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도 개정된 조문들을 중심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 판례는 매년 전체 문제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기본서의 부분별 주요 판례 내용을 꼼꼼히 정리해야 한다. 특히 2010년과 지난해 나온 판례들은 반드시 정리해 둬야 한다. 모의고사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 출제위원들은 학원가 모의고사를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것. 따라서 모의고사를 계속 풀기보다는 기본서를 수험 당일까지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또 특강자료만 정리하고 수험장에 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특강자료는 기본서에 없는 내용을 보완하는 정도로만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험을 앞두고 기본서를 바꾸는 일은 금물이라고 수험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김복규 형사소송법 강사는 “시험이 임박하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요행을 바라거나 주변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이 봐 왔던 교재를 반복해서 정리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형법은 고득점을 목표로 공략해야 할 과목이다. 쉽게 출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차 시험에서는 전국 평균점수가 82.7~90점을 기록했다. 최근 경향을 살펴보면 일단 판례문제가 14~15개로 다수 출제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쉬운 단답식 문제를 벗어나 지엽적인 판례도 3~4개씩 출제되고 있다. 하지만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엽적인 판례들을 좇기보다는 그동안 공부했던 중요 판례들을 한 번 더 읽어 최대한 실수를 줄이는 것이 고득점에 유리할 수 있다. 또 판례 관련 사안은 기본서를 통해 익숙한 판결 요지가 그대로 출제되는 경향이 있다. 지문이 길어져도 내용은 같으므로 되도록 판결 요지를 충실히 수록한 기본서를 평소에 많이 읽어두는 것이 좋다. 허문표 형법 강사는 “최근 시험문제가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출제위원들이 논란이 될 만한 문제를 피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기출문제의 유형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므로 다른 시험의 기출문제를 다시 살피는 것이 고득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사는 1996년 시험과목에서 제외된 지 16년 만에 다시 시험과목으로 채택됐다. 오랜 공백이 있었던 탓에 올해는 일반적인 문제 위주로 출제될 경향이 높은 것으로 수험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최근 다른 한국사 시험 경향에서 드러났듯 경제·사회사보다는 정치·문화사가 중점적으로 출제될 확률이 높다. 또 여타 공무원 시험이 대입수학능력시험 형태로 출제되고 있는 경향에 비춰 주어진 자료를 통해 추론하는 문제를 많이 다뤄볼 필요가 있다. 시사 문제는 반드시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외규장각 도서 반환, 조선왕실의궤, 독도, 일본군위안부, 동북공정, 유네스코 세계문화 및 기록문화 유산, 남북관계와 관련된 시기별 통일정책, 현대사에서 건국 관계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경찰학은 최근 점점 어렵게 출제되고 있다.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우선 경찰법, 경찰공무원법, 경찰관직무집행법 등 기본법령을 점검해야 한다. 이론 부분은 대부분 기본서에 있는 내용이 출제됐으며, 최근 법조문 문제가 10문제 이상으로 지배적으로 많았다. 남은 기간 기본서에 충실하면서도 중요 법령의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고 정리해야 한다. 박상규 경찰학 강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서에 대한 반복 학습”이라고 강조했다. 영어는 과락자가 많은 과목이다. 이제는 새로운 단어나 숙어를 암기하기보다는 기존에 공부해 오던 기본 이론 내용을 다시 한번 확실하게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매뉴얼사회 일본의 함정/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열린세상] 매뉴얼사회 일본의 함정/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지난 14~15일 일본의 2012년도 ‘대학입학자 선발 대학입시센터시험’(센터시험,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에서 문제지가 잘못 배포되어 4500명의 수험생에게 영향을 미친 최악의 입시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는 매뉴얼 사회 일본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입시사고의 발단은 수험과목 선택의 신(新)방식에 있었다. 종전에는 세계사, 일본사, 지리 과목(각각 A, B로 되어 있어 6과목)을 같은 시간대의 ‘지리역사’라는 교과로 묶어 이들 과목 중 복수 과목을 선택할 수 없었다. 2002년 국립대학협회는 학생들의 역사나 지리 분야 지식 부족을 우려해 대학입시센터에 이 분야를 강화하도록 요청했다. 이를 받아들여 대학입시센터는 ‘지리역사’ 교과에서 두 과목을 선택하거나(예컨대 일본사A와 세계사A) 또는 한 과목은 ‘지리역사’ 교과에서 선택하고 다른 한 과목은 ‘공민’(公民)(현대사회, 윤리, 정치경제, 윤리·정치경제 과목으로 구성) 교과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예컨대 일본사A와 윤리) 신방식을 2012년도부터 적용하였다. 이번 사고에서는 입시 운영이나 감독 실책이 컸다. 신방식 하에서는 두 과목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에게 오전 9시 30분~10시 30분 한 과목(제1과목)의 답안을 작성하여 10시 30분~10시 40분 10분 사이에 제출하도록 하고, 계속해서 10시 40분~11시 40분 다른 한 과목(제2과목)의 답안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이때 신방식의 두 과목 선택을 위해서는 별도 책자로 되어 있는 ‘지리역사’와 ‘공민’ 교과 문제지를 9시 30분 시험 시작 전에 함께 배포해야 했다. 그럼에도 48개 시험장에서 ‘지리역사’교과 문제지만을 나누어 주었는데 시험이 시작되어 한동안 시간이 지난 뒤 ‘공민’교과 문제지를 배포하는 실책을 범하였다. 센터시험 감독요령에는 전반적 주의사항, 교과·과목별 지시내용, 사고대응 등이 자세하게 실려 있다. 상세 매뉴얼은 ‘확실하게 대처하기 위해’라는 이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책임회피’의 전형이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사고에 대해 대학입시센터 측은 기자회견에서 “각 시험장의 매뉴얼에는 감독 방법이 모두 기재되어 있었으나 주지시키는 것이 부족하였다. 죄송하다.”고 해명하였다. 즉, ‘우리는 매뉴얼에 모두 적어 놓았으니 우리 책임이 아니다.’는 발뺌이 표면화되어 나타났다. 센터시험의 매뉴얼 분량을 보자. 우선 ‘감독요령’이 210쪽, 다음으로 각 ‘시험장에서 만든 책자’(시험교실 배치, 연락표·일시퇴실기록부 등 각종 양식 견본을 싣고 있음)가 42쪽, 여기에 ‘센터시험에서 나타난 사례와 대응’ 책자가 52쪽으로, 이들을 합하면 300쪽이 넘는 분량이다(모두 A4 크기). 지루하고 복잡하여 다 읽기도 어렵고 대부분은 사전설명회에서 입시위원의 설명을 듣고 이해한다. 또 매뉴얼은 대학입시센터에서 전국 시험장에 일률적으로 배부하는 것이므로 행여 어떤 잘못을 지적하여도 금방 고쳐질 리 만무하다. 그러다 보니 매뉴얼상에 까다로움이 있어도 구태여 지적하지 않고 침묵하며, 응당 그 매뉴얼에 따라야 하는 것으로 길들여져 있다. 예컨대 부정행위 적발은 단계별로 되어 있고 따로 카드가 준비되어 있다. 우선 부정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는 수험자에게 보여주고 수험번호와 함께 그 원인이 되는 행동을 기록해야 하는 흰색 경고카드가 있다. 그 다음 실제로 부정행위를 하였을 때 별실로 데려가기 위해 사용하는 노란색 경고카드(부정행위보고서)가 있다. 한국의 아줌마 부대라면 ‘왜 이렇게 복잡한가?’라며 들고 나섰을 것이지만 일본에는 아줌마 부대도 없어 항의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대학입시센터는 세세한 규율을 정해놓고 제 덫에 결려 자신의 행동을 제약했다. 일을 복잡하게 얽어 놓음으로써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이려 했다. 그렇게 얽매이다 보니 일의 맥을 잡을 수 없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였고 책임 회피를 위한 형식론으로 흘렀다. 이번 입시사고는 명료함을 꺼리는 일본 관료주의가 자승자박의 함정에 빠진 것을 보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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