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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야 넘나들며 들추어낸 ‘크고 작은 사기’…‘금융 사기꾼’ 매도프 ‘훈련된 카리스마’ 히틀러·오바마 등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또는 TV를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수도 없이 떠오른다. “왜 저렇게 나쁜X이 잘사는 거지?” 이들은 대단한 업무 능력이 있는 듯 포장할 줄 알고, 별것 아닌 싸구려 브랜드도 명품으로 둔갑시켜 목돈을 챙길 줄 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쁜 인간인데도 상사에게는 말 잘 듣고 일 잘하는 부하직원이요, 이성 앞에서는 순하디순한 한 마리 어린양이다. 저술가 스텐 T 키틀과 역사학자 크리스티안 제렌트는 사회적 파급력과 공사(公私)의 차이가 있을 뿐, 큰 틀에서는 이것을 ‘사기’로 규정한다. 저자들은 ‘이웃집 사기꾼’(류동수 옮김, 애플북스 펴냄)에서 이런 ‘사기’가 어떻게 현대사회에서는 미덕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그 모순의 근원과 현실을 까발린다. ‘모든 게 뻥!’(Alles Bluff!)이라는 원제처럼, 저자들의 눈에 비친 현대사회는 “거의 누구도 뻥(허풍이나 사기)의 흡인력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사기 전염병’이 만연하고 사기 재주를 타고났다 싶은 사람 천지”다. 신문의 구인광고만 봐도 그렇다. 외국어에 능통하고, 젊지만 노련하면서 협동정신과 지도력을 갖춘 사람을 찾는데, 그게 몇이나 될까. 그런데 그런 ‘능력자’들이 반드시 나타난다. ‘뻥’을 조금 얹어 자신을 연출한 이들이다. 극단적인 예는 미국 뉴욕주와 뉴저지주 항만 당국의 ‘실험’이다. 좋은 급여 조건을 걸고 ‘손탁 커넥터’ 기술자를 구한다는 광고를 일간지들에 내자 지원서가 170건이 접수됐다. 55명은 손탁 커넥터 전문 기술자로 인증받은 서류를 첨부했다. 그런데 실은, 손탁 커넥터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기기였다. 선택받기 위해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또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기만적인 자기 연출과 이기(利己)의 곡예”를 만들어낸다. 저자들은 “신분을 사칭하는 사기꾼은 과거에는 공생의 규칙을 무시한 채 마치 예술가인 양 자신이라는 작품을 연출한 아웃사이더였지만, 이제 이들은 좀 더 현실적인 ‘사기 경영 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150년 징역형을 받은 희대의 금융 사기꾼 버나드 매도프, 훈련된 카리스마를 품은 버락 오바마와 아돌프 히틀러, 독일의 여성갑부를 꼬드긴 애정 전문 사기꾼 헬크 스가르비 등 분야를 넘나들며 들추는 크고 작은 ‘사기’ 행각이 꽤 흥미롭다. 행동 지침서나 현실 고발인가 싶은데, 읽을수록 현실을 직시하고 나를 돌아보게끔 한다. 1만 58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현재 한국 보수주의자 중 인정할 만한 사람 몇 안돼”

    “현재 한국 보수주의자 중 인정할 만한 사람 몇 안돼”

    1910년 한일합병이 체결된 곳은 남산 자락에 있는 통감 관저 응접실이었다. 이 자리에서 데라우치 마사타케 통감과 이완용 내각총리대신이 서명을 했다. 이 자리에는 신소설 ‘혈의 누’로 유명한 이인직이 유일하게 배석했다. 그럼 우리는 이인직을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단순히 ‘신소설의 아버지’로만 기억해야 할까. 아니면 대표적인 지식인이었지만 친일파가 된 인물로 기억해야 할까.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24일 청중들에게 이인직 사례를 통해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거듭 되물었다. 이 자리는 여섯 차례에 걸쳐 열리는 ‘사진으로 보는 한국근현대사’ 첫 강연이었다. 일부 극우단체에서 “종북적 역사관을 가졌다”고 비난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청중 200여명이 서울 노원구청 소강당을 가득 메우는 등 열띤 분위기 속에서 두 시간 넘게 강연이 이어졌다. 첫 강연은 조선 말기 세도정치 시기부터 시작해 경술국치까지였으며 앞으로 매주 목요일 다섯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한 교수는 일부 비난을 의식한 듯 많은 시간을 할애해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나는 결코 내가 객관적, 중립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역사에서 중립이란 말처럼 쉽지 않다”면서 “다만, 나처럼 ‘내 입장은 이렇다’라고 밝히고 상대방 입장을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편향된 역사관을 갖고 있으면서 중립적이라고 자처하는 것, 사실 자체를 왜곡하는 것, 사실 자체를 말하지 못하게 하는 것, 없는 사실을 지어내는 것, 그것이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보수주의에 대한 자신의 입장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에서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는 분들 중에 내가 인정해 주고 싶은 사람이 몇 없다”면서 “그건 보수주의자들 중에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세도정치에 맞서 강력한 개혁정책을 편 흥선대원군이나 경술국치에 항의해 자결한 민영환과 황현, 전 재산을 털어 독립운동을 벌인 이회영 집안 등을 진정한 보수주의자로 높이 평가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연극 데뷔 50주년 맞는 이 시대의 어머니 손숙

    [김문이 만난사람] 연극 데뷔 50주년 맞는 이 시대의 어머니 손숙

    한 시대의 어머니였다. 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한 채 참으로 모진 ‘여자의 일생’을 살았다. 글 공부는 근처에도 못 갔다. 첫사랑과 헤어지고 다른 남자와 억지 결혼을 했다. 남편의 바람기와 혹독한 시집살이, 게다가 자식의 죽음까지 가슴이 찢어지듯 처절하게 감내해야만 했다. 어머니는 손녀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배우고 죽은 남편을 따라 저승으로 가면서 유리창에 자신의 이름을 쓴다. 그렇게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분단의 현대사를 눈물로 겪은 어머니였다. 연극 ‘어머니’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연극은 1999년 2월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 매년 공연되고 있다. 그래서 연극 ‘어머니’ 하면 우선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초연 당시 어머니 역으로 백상예술대상 연기상을 받았고 그해 5월 러시아 타캉가극장에 초청돼 ‘마마’라는 환호 속에 기립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 공연 때 한국 기업가한테 격려금을 받았다는 구설수로 32일 만에 환경부 장관직을 그만두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 손숙(69)이다. 흔히 배우들은 타인의 삶을 산다고 한다.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의 역할을 주로 맡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대에서 살아온 지 50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손씨는 다음 달 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하용부, 윤정섭, 김미숙, 김철영 등과 함께 오른다. 이 연극이 끝나면 오는 4월 임영웅 연출가와 함께 극단 산울림에서 치매 노인을 다룬 신작 ‘나의 황홀한 실종기’에 출연한다. 또 7월에는 예술의전당에서 손씨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연극을 공연한다. 10월쯤에는 극단 신시와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손씨는 연극 공연에 항상 남다른 의욕을 보이지만 올해만큼은 더욱 바쁘고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 같아 지난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카페에서 잠시 만났다. 단발머리에 편한 티셔츠 차림, 그리고 소탈한 웃음이 인상적이다. 50주년을 맞는 소감부터 물었더니 “글쎄 바쁘게 살다 보니 인생의 반은 다른 인생으로 산 것 같다”고 웃으면서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연극으로 견딜 수 있었고 다시 일어서게 됐다. 고스란히 내 인생만 살았다면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관객들의 박수에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말한다. 특히 ‘어머니’는 연극 인생 중 자신에게 각별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어머니’ 덕분에 자신의 고향인 밀양에서 매년 연극제가 열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머니’는 10여년 동안 늘 밀양연극제 폐막작으로 무대에 오르는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이를 보려는 지역 주민들이 객석을 꽉꽉 채운다. 자연스럽게 고향 시절 얘기가 먼저 나왔다. “밀양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6·25가 발발했습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쫓겨나고 대신 육군병원으로 바뀌었지요. 그러는 바람에 입학식만 본교에서 하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강변 솔나무나 들판 돌멩이 위에 칠판 올려놓고 공부하고 겨울에는 창고를 빌려서 공부했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전쟁과 가난이라는 환경 속에서 우유 가루와 학용품 등 구호물자를 실은 미군 트럭이 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는 말 그대로 춥고 배고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것이 큰 축복으로 남는다고 술회한다. 또한 밀려오는 피란민들을 보면서 전쟁의 참상이 어떠한지 생생하게 목격하게 됐다. 중학교는 부산에서 다녔다. 그러다가 부산여중에 입학한 지 6개월 만에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무작정 서울로 왔다. 잠시 어머니를 회고한다. “어머니는 교육열이 대단했습니다. ‘여자도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으면 여자의 일생이 힘들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요. 어머니는 16살에 결혼했지만 아버지는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버리고 시집살이를 혼자 도맡아 했습니다. 그러던 어머니는 자식들이라도 배워야 한다며 저와 동생을 데리고 서울로 오게 됐습니다.” 서울로 온 손씨는 돈암동에 살면서 시골 아이 취급을 받아 처음엔 적응이 힘들었다. 하지만 풍문여고에 진학하면서 문학소녀의 꿈을 키워 나갔다. 글짓기 대회에서 여러 번 상을 받기도 했다. 문예반장을 맡아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황석영·조해일 등 여러 학생들과 문학의 밤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손숙 학생은 작가가 되려고 했다.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와 폴 발레리 등에 심취했다. 종로2가에 있는 음악홀에서 국내외 유명 시인들의 작품을 얘기하는 것이 공부보다 훨씬 재미있게 느껴졌다. 매년 신문사에서 주관하는 ‘신춘문예’에도 몇 차례 도전할 만큼 작가 지망에 대한 열의를 가졌다. 그는 살아오면서 ‘울며 웃으며 함께 살기’, ‘손숙이 만난 사람’, ‘섬마을 소년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책을 썼는데 이 또한 그의 문학적 바탕에서 이루어졌다. 그 문학소녀는 고3 어느 날 서울 남산드라마센터에서 유진 오닐의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를 접하게 됐다. 이해랑 선생이 연출하고 황정순·장민호·여운계 등 당대의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출연한 이 작품은 문학소녀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았다. 갑자기 찾아온 연극의 전율은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했다. 고려대 사학과 재학생이던 그는 1963년 개교 60주년 기념 연극 ‘삼각모자’(스페인 작가 알라르콘 이 아리사의 작품)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꿈에 그리던 남산드라마센터 무대에 올랐다. 남자 주인공은 당시 고대극회 선배인 김성옥(77·목포시립극단 예술감독)씨가 맡았다. 이런 인연으로 사랑이 시작돼 2년 뒤 결혼하게 된다. 1968년에는 극단 동인극장에 들어가 유진 오닐의 ‘상복을 입은 엘렉트라’에서 주인공 엘렉트라 역을 맡아 직업 배우로 연극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극단 산울림 창단(1969년)에 참여해 평생 스승으로 모시는 임영웅(77) 연출가와 인연을 맺었다. 또한 2년 뒤에는 국립극단에 들어가 이해랑(1989년 작고) 선생을 만나면서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그는 자신의 연극 인생을 회고하면서 “산울림과 국립극단에서 청춘을 다 바쳤다”고 말했다. 잊지 못할 작품으로는 산울림 시절의 ‘그 여자에게 옷을 입혀라’, ‘홍당무’, ‘바다의 침묵’ 등을, 국립극단 시절의 ‘파우스트’, ‘간계와 사랑’, ‘천사여 고향을 보라’ 등을 꼽았다. 그는 “15년 동안 지낸 국립극단 시절에는 훌륭한 스승과 선배들을 만나 나름대로 좋은 면도 있었으나 여러 가지 제약과 작품의 한계도 많았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맞지 않아 자꾸 반발했더니 미운털이 박히고 나중에는 싸움닭이 되더라”며 웃었다. 다시 현재 진행형인 ‘어머니’로 화제를 돌렸다. 환경부 장관과 맞바꾼 연극이기 때문이다. 하여 당시 상황을 물었다. “러시아 공연 1주일 전에 장관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 체결된 국가 간 약속을 도저히 취소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공연을 강행했지요. 평생 잊지 못할 무대였습니다. 관객들이 15분 동안 ‘마마’를 외치며 기립 박수를 쳤습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무대에 올라온 기업인들로부터 액수도 모른 채 격려금을 받았지요. 단원들에게 나눠 주고 지방 공연을 하지 못해 위약금으로 썼는데 그게 뇌물이라고 하더군요. 장관직 사퇴 후 너무 억울해서 열흘 동안 잠도 못 자고 울었습니다.” 마음을 달래기 위해 미국 그랜드캐니언으로 친구와 함께 여행을 다녔다. 얼마 후 귀국한 그는 임영웅 선생한테 위로의 전화를 받고 다시 연극무대로 돌아오게 된다. 돌이켜 보면 ‘어머니’로 시련을 겪었지만 오히려 ‘어머니’로 빨리 제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동료 배우들이 TV드라마로 넘어갈 때에도 오로지 연극무대를 지켰다. 하지만 먹고살기는 여전히 빡빡했다. 게다가 남편이 사업에 실패한 후 많은 빚을 졌다. 때마침 라디오 진행 섭외가 들어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1989년부터 MBC ‘여성시대’를 진행하게 됐다. 이때 다양한 청취자들의 사연을 접하면서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여성과 환경문제 등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칼럼과 강연 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뱉어 냈다. “연극은 관객과 같이 호흡하는 현장 예술입니다. 배우와 관객이 서로 시선을 마주하고 호흡하는 것은 굉장한 일입니다. 또 스크린이나 TV드라마와 달리 관객으로부터 치유받을 때도 많지요. 연극이 열악한 환경이긴 하지만 그걸 다 초월해 연극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는 연극 인생을 다시 회고하면서 ‘담배 피는 여자’, ‘그 여자’, ‘셜리 발렌타인’ 등 모노드라마를 잊지 못한다.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선 지금 자신의 인생 모노드라마를 잠시 떠올리는 것 같다. 앞으로의 인생 모노드라마는 어떻게 이어 나갈까. “대사를 외울 수 있을 때까지 연극을 하지 않겠느냐. 연극을 할 때마다 늘 새로운 관객을 만나는 일이 매우 즐겁다”고 말하고, 웃으면서 그런 관객을 위해 연습하러 가야 한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연극인 손숙은 1944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졸업 후 부산여중 시절 서울로 왔다. 풍문여중과 풍문여고를 졸업했다. 고려대 사학과 1학년 때 개교 60주년 기념 연극 ‘삼각모자’의 주인공으로 데뷔했다. 1969년 극단 산울림 창단 멤버로 참여했고 1971년 국립극단에 입단, 고 이해랑 선생 등 당대 최고의 연출가들과 작품을 함께 했다. 1989년 MBC ‘여성시대’를 시작으로 20여년 동안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1999년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았고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이 밖에 ‘아름다운 가게’ 공동대표(2002) 등 여러 사회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활화산’(1975), ‘객사’(1979), ‘어머니’(1999)로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세 차례 수상했다. 이 밖에 대한민국연극제 여우주연상(1986), 이해랑연극상(1997), 은관문화훈장(2012)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울며 웃으며 함께 살기’, ‘손숙이 만난 사람’, ‘여성수첩’, ‘섬마을 소년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있다.
  • “종북 씌우기는 전형적인 마녀사냥…사과 없으면 민·형사 책임 묻겠다”

    “종북 씌우기는 전형적인 마녀사냥…사과 없으면 민·형사 책임 묻겠다”

    김성환(48) 노원구청장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종북 논란’과 관련, “전형적인 마녀사냥”이라며 “(정미홍 전 KBS아나운서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다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22일 밝혔다. 김 구청장은 “이번 사안은 내년 선거를 앞둔 음해이며 매우 질이 나쁜 행동”이라면서 “남북관계는 햇볕정책으로 해야 하며,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할 말은 하는 게 맞다는 게 내 일관된 소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씨가 자신을 공격한 것이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의 초청 특강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노원구는 지난해 6월 한 교수를 초청해 주민 500여명을 대상으로 ‘지금 이 순간의 역사’라는 주제로 특강한 데 이어 이달 24일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한국현대사를 주제로 한 동계 인문학 특강을 마련, 보수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이들은 한 교수를 대표적인 ‘김일성 찬양론자’로 규정하고 특강을 반대했다. 한 교수가 김일성을 ‘민족영웅’ 등으로 표현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 구청장은 이와 관련, “한 교수가 북한에 대해 쓴 글을 몇 편만 읽어봐도 그가 북한 정권에 대해 얼마나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는지 알 수 있다”면서 “일부 발언을 침소봉대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반박했다. 한편 노원구는 한 교수의 동계 인문학 특강 개최에 대해 “지난해 6월 특강 이후 많은 주민들이 한번 강연으로는 부족하다며 시리즈 강좌를 열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정보마당] 구정소식·공연·전시·영화

    [구정소식] ●강남구 24일 오후 2시 세곡문화센터 3층 대강당에서 주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구민 건강강좌’를 연다. 생활체육팀 (02)3423-5953. 25~30일 청담동과 삼성동 등 10개 동 정보화센터에서 생활 속 인터넷, 스마트폰 체험 등 지역정보화교실 2월 수강생을 모집한다. 전산정보과 (02)1544-5220. ●강동구 새달 11일까지 ‘3기 강동구 에듀 봉사단’을 모집한다. 대학생, 대학원생 또는 교육·상담 전문가가 대상이며 학생 상담, 멘토링, 교육 관련 행사 지원 등 활동을 하게 된다. 교육지원과 (02)3425-5215. ●강북구 23일 오전 9시 구청 기획상황실에서 2013 마을공동체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선 올해 마을공동체사업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자치행정과 (02)901-6107. ●강서구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여성참여 확대와 여성안전, 취약계층 여성복지 등 3개 분야에 대한 여성발전기금지원사업 신청을 받는다. 여성정책팀 (02)2600-6762. 강서보건소는 25일까지 구강보건사업 운영 업무를 보조할 치과위생사 2명을 모집한다. 구강보건센터 (02)2600-5968. ●관악구 새달 19일까지 ‘통기타 전문자원봉사자 양성교육’ 대상자를 모집한다. 교육 후 최소 6개월 이상 봉사활동이 가능한 주민이어야 한다. 총 12회 동안 기타 연주 및 봉사 활동 관련 교육을 받는다. 자원봉사센터 (02)880-3420. ●광진구 광진시설관리공단 나루아트센터는 29일 상주예술단체인 클래시칸앙상블과 함께 하는 2013년 신년 클래식 음악회를 대공연장에서 개최한다. 만 7세 이상 입장 가능하다. 나루아트센터 (02)2049-4700. ●구로구 24~26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베이비 드라마 ‘파롱파롱아’ 공연을 연다. 24일은 오전 11시, 25~26일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 2회 공연한다. 30개월 이하 영·유아 1만원, 가족 5000원이다. 구로아트밸리 (02)2029-1700. ●금천구 자원봉사센터에서 29일까지 책 읽어주기 전문 자원봉사자 양성을 위한 ‘독서멘토 양성 전문과정’ 참가자를 30명 모집한다. 전액 무료다. 30일부터 4월 10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11시 교육을 진행한다. 센터로 직접 전화해 접수하거나 이메일(genie76@geumcheon.go.kr)로 생년월일, 연락처, 주소 등 인적사항을 기재해 보내면 된다. 자원봉사센터 (02)2627-1063. ●노원구 24일 노원인문학특강 개강식이 구청 소강당에서 열린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다음 달 28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매주 목요일 두 시간씩 현대사를 주제로 강연한다. 평생학습과 (02)2116-3982. ●동대문구 31일까지 100명을 목표로 ‘2013년 신체활동리더’를 모집한다. 신체활동리더는 40시간에 걸친 소양교육을 거쳐 어린이운동교실이나 노인운동교실 등에서 운동프로그램을 지도하게 된다. 동대문보건소 (02)2127-4636. ●동작구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 마을공원 및 이면도로 환경정비와 급식도우미, 교통지킴이, 미용봉사단 등 13개 분야다. 만 65세 이상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대상이지만 급식도우미, 노노케어, 교육형 사업은 만 50세 이상도 참여 가능하다. 참여를 희망하는 노인은 사진 1장, 주민등록등본,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등을 소지하고 주소지 동 주민센터나 민간위탁사업 수행기관에 직접 신청하면 된다. 노인복지과 (02)820-9092. ●마포구 29일까지 2013년도 ‘마포 드림스타트 아동통합서비스전문요원’(기간제)을 채용한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2급 이상 소집자로 관련 시설 근무 경력이 2년 이상인 주민이 대상이다. 취약계층 아동 통합서비스 제공 업무를 맡는다. 가정복지과 (02)3153-8942. ●서대문구 지역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육성기금은 2억원 한도로 대출금리는 연 3%이며 1년 거치 4년 균등분할 상환 조건이다. 소상공인 특례보증은 5000만원 한도로 대출금리는 연 4~5%(변동금리), 1년 거치 3년 또는 4년 균등분할 상환 조건이다. 경제발전기획단 (02)330-1914. ●서초구 구립여성합창단 단원을 모집한다. 소프라노, 메조 소프라노, 알토 부문을 수시모집하며 2월 중 실기·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만 25~50세 서초구민으로 자유곡 1곡과 음역 테스트를 준비하면 된다. 문화행정과 (02)2155-6225. ●성동구 서울의 주요 철새 도래지 중의 하나인 중랑천 철새보호구역에서 어린이들의 겨울방학을 맞아 21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철새관찰교실’을 운영한다. 공원녹지과 (02)2286-5674. 주민들의 아이디어와 참여로 일궈 가는 정감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25일까지 17개 동에서 ‘2013 주민자치사업 간담회’를 개최한다. 자치행정과 (02)2286-5145. ●송파구 ‘대사증후군 오락프로젝트’를 실시해 30~64세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대사증후군 검진을 실시한다. 혈압, 혈당, 중성지방 등을 측정한다. 건강상담 및 검진 후 관리까지 해준다. 송파구보건소 (02)2147-3485. ●양천구 저소득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생활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2013년 상반기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의 희망자 44명을 25일까지 모집한다. 일자리정책과 (02)2620-4633. 29일부터 4일간 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층의 구직 역량강화와 재취업률 향상을 위한 ‘2013 희망맞춤 취업소양교육’을 실시한다. 일자리정책과 (02)2620-4638. ●영등포구 25일 오후 7시 30분, 26일 오후 2시와 5시 영등포아트홀에서 뮤지컬 ‘호기심’ 공연이 열린다. 성에 대한 청소년의 호기심을 유쾌하게 풀어 나가는 서울시립뮤지컬단 창작 뮤지컬이다. 1만~1만 5000원. 10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문화체육과 (02)2670-3128. ●용산구 28일부터 새달 15일까지 2013년 ‘불법유동관고물 수거보상제’ 참가 주민을 모집한다. 만 60세 이상 저소득층 주민이 대상이며 동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벽보, 전단지 등 불법 광고물을 수거해 오면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도시디자인과 (02)2199-7570. ●은평구 시설관리공단에서는 25일까지 계약직 주차보조요원 1명과 환경미화원 3명을 모집한다. 최종 합격자는 다음 달 1일 발표한다. 시설관리공단 (02)350-5139. 구립 증산정보도서관은 23일 오후 4시 모자열람실에서 4~6세 유아를 대상으로 ‘도서관 내 친구, 키봇의 동화 세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모자열람실 (02)307-6030. ●종로구 옥인동 보건소에서 금연클리닉을 연중 무료로 운영한다. 지난해 1094명이 등록해 6개월 만에 612명(59.7%)이 금연에 성공했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미리 예약이나 상담한 뒤 방문하는 게 좋다. 종로구보건소 금연클리닉 (02)2148-3621~2. ●중구 25일까지 기초생활수급 가정의 유·청소년들이 스포츠바우처 지정 시설 이용시 강좌비를 일정 부분 지원받을 수 있는 스포츠바우처 카드 사업 지원을 받는다. 생활체육팀 (02)3396-4636. 각 동의 당면 현안 사항을 파악하고 주민들의 생생한 민의를 수렴하기 위해 21~31일 각 동 주민센터에서 주민인사회를 개최한다. 자치행정과 (02)3396-4553. ●중랑구 25일 오후 7시 30분 구청 지하 대강당에서 ‘목소리로 전하는 따뜻한 어울림’ 공연을 갖는다. ‘해설이 있는 금요음악회’ 프로그램이다. 5인조 아카펠라 그룹 ‘스노시티’(Snow City)와 재즈밴드 ‘더 뉴’(The New)가 출연한다. 당일까지 참가 예약을 접수한다. 문화체육과 (02)2094-1833. ●경기 고양시 매월 5만원씩 100세(1913년생) 이상 노인들에게 ‘100세 인(人) 수당’을 지급한다. 지난 18일자로 전국 최초 ‘고양시 100세 인 복지지원조례’가 공포된 데 따른 것이다. 1년 이상 고양시에 거주하다 사망하면 장제비 100만원도 지급한다. 노인장애인과 (031)8075-3292. ●경기 의정부시 23일까지 ‘보육사업업무 행정도우미’를 모집한다. 모집 인원은 16명이며 18세 이상 의정부시 거주자면 지원할 수 있다. 급여는 1일 3만 8880원이며, 4대 보험가입 및 주휴 수당도 지급한다. 여성가족과 (031)828-2752. ●경기 포천시 다음 달 13일 ‘포천 애인(愛人) 귀농학교’와 ‘귀촌인을 위한 전원생활반’ 교육생을 모집한다. 신청 접수는 당일 현장에서만 한다. 각각의 정원은 30명 정원이며, 귀농학교의 15명과 전원생활반 전원은 포천시민이어야 참여할 수 있다. 농업기술센터 (031)538-2490. [공연] ●허유희 콘트라베이스 독주회 26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연세대 음대 기악과, 독일 베를린·뵈르츠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다양한 콩쿠르에서 수상한 연주자. 서울 스프링실내악 페스티벌, 독일 모차르트 뮤직 페스티벌 등 국내외에서 활약한 허유희는 이번 공연에서 요한 마티아스 슈페르거의 소나타, 라인홀드 글리에의 콘트라베이스와 피아노를 위한 4가지 소품,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2만원. (02)581-5404. ●2013 백지영 전국투어 콘서트-7년만의 외출 2월 1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발라드의 여왕’ 백지영이 2006년 이후 7년 만에 펼치는 단독 콘서트. 백지영은 3일 공개한 신곡 ‘싫다’와 지난해 발표한 미니 앨범 ‘굿보이’ 수록곡 등을 비롯해 자신의 히트곡을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했다. 다양한 무대 연출로 그동안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백지영의 새로운 모습을 공개한다. 6만~13만원. 1544-1555. ●루시아 첫 단독콘서트-처음 27일~2월 3일 서울 인터파크아트센터 아트홀. 실력파 보컬리스트로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 루시아가 여는 첫 단독 콘서트. 정규 1집 앨범 ‘자기만의 방’과 자작곡으로 호평받은 미니 앨범 ‘데칼코마니’의 수록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감성 뮤지션 에피톤프로젝트와 짙은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전석 5만 5000원. 1544-1555. ●발레 ‘스페셜 신년 발레 콘서트’ 25~26일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발레리노 이원국이 이끄는 이원국발레단이 네오클래식 발레 ‘신세계’,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파리의 불꽃’, 로마 제국의 검투사를 그린 ‘스파르타쿠스’, 바람의 신과 요정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탈리스만’, 궁중발레의 화려함과 경쾌함을 담은 ‘파키타’ 등을 선사한다. 1만원. (02)951-3355. ●뮤지컬 ‘우당탕탕 아이쿠’ 2탄 3월 31일까지. 서울 영등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CGV신한카드아트홀. 아이들에게 필요한 안전수칙을 알려주는 공연으로 큰 호응을 얻은 ‘우당탕탕 아이쿠’가 2탄으로 돌아왔다. 이번 주제는 교통안전과 놀이안전. 안전벨트의 중요성과 바른 착용법, 안전한 승차법, 집안의 위험 등 아이와 부모에게 유익한 이야기로 구성했다. 2만 5000~3만 5000원. 1666-8662. ●연극 ‘그남자 그여자’ 오픈런. 서울 강남구 신사동 윤당아트홀. 사랑에 빠진 남녀의 만남과 갈등, 헤어짐과 재회 등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남자와 여자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같은 상황을 놓고 남녀가 어떻게 다르게 보는지를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3만원. 1577-5878. [전시] ●정선이 ‘네이처 - 바라보기’전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운동 장은선갤러리. 화려한 꽃을 그리되 재현의 대상으로 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조형대상물로서, 단순구조의 실루엣으로서 꽃을 그려낸다. 그래서 선묘 형식으로 아름답게 그어지는 선이 아니라 칼끝처럼 예리한, 냉철하고도 이지적인 성향의 선을 선보인다. (02)730-3533. ●‘반복 - 사유의 흔적’전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라메르. 한지 등 소소한 재료들을 겹겹이 쌓아 올려 시간의 흐름을 녹여낸 작품들을 선보이는 김민정, 김병칠, 김순철, 김주환, 전경화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02)730-5454. ●최백호 개인전 2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아라아트센터. 가수 최백호가 2009년 첫 전시 이후 여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나무를 주제로 한 아크릴화 30여점을 선보인다. (02)733-1981. [영화] ●7번방의 선물 감독 이환경. 출연 류승룡 박신혜 갈소원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각설탕’, ‘챔프’ 등을 연출한 ‘말 전문’ 감독 이환경이 따뜻한 코미디로 돌아왔다. 교도소에 들어온 여섯 살 지능의 ‘딸바보’ 용구와 감방동료가 딸 예승이를 교도소로 들여오려고 벌이는 좌충우돌 코미디다. 127분. 23일 개봉. 15세 관람가. ●데드폴 감독 슈테판 루조비츠키. 출연 에릭 바나, 올리비아 와일드, 찰리 헌냄. 카지노를 털고 도망치던 에디슨과 라이자 남매는 우연한 사고로 경찰까지 죽인다. 서로 헤어져 달아나던 중 라이자는 눈보라 속에서 만난 전직 복서 제이와 사랑에 빠진다. 다시 만난 남매는 경찰의 추적망이 좁혀 오자 제이의 부모를 볼모로 위험한 인질극을 벌인다. 95분. 2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마마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니콜라이 코스터-월도, 메건 카펜티어. 미국 버지니아주의 산속마을 클리프턴 포지의 버려진 오두막에서 5년 전 실종됐던 자매 빅토리아와 릴리가 발견된다. 인간의 언어는 거의 잊었고, 네 발로 기어다니는 자매는 유일한 혈육인 삼촌 루카스 집으로 온다. 하지만 숲속에서 돌아온 건 이들만이 아니었다. 100분. 24일 개봉. 15세 관람가. ●드래곤헌터 감독 기욤 이베르넬, 아르티르 크왁. 목소리 출연 장광 김기리 박지연. 드래곤 사냥꾼 리안추와 입만 살은 협상꾼 귀즈도, 수다쟁이 공주 조이, 불꽃 드래곤 헥터의 놀라운 모험을 그린 독일·프랑스 합작 애니메이션. 80분. 24일 개봉. 전체관람가.
  • 오해와 해석, 그 사이 어디쯤… 완벽한 소통이 숨어 있나요

    오해와 해석, 그 사이 어디쯤… 완벽한 소통이 숨어 있나요

    ‘다시-쓰기’다. 더 정확히 말하면 ‘Translate into Mother Tongue’이니 ‘모국어로 번역하기’쯤 된다. 모국어라 함은 크게는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처럼 특정 국가 언어일 수도 있겠지만, 작게는 아빠와 아들이 주고받는 윙크와 암호 같은 것도 하나의 모국어일 수 있다. 그러니까 문화, 종족, 역사 같은 거창한 것은 물론 사소한 버릇, 행동, 습관 등 온갖 정체성의 구성 요소들이 다른 맥락에서 다른 의미로 충실히 번역될 수 있는지, 그러니까 다시-쓰일 수 있는지 되묻는 작업들이다. 2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갤러리에서 열리는 ‘다시 - 쓰기’전의 주제다.  다시 쓰기 혹은 번역이란 주제는 1982년 31살의 나이로 뉴욕에서 숨진, 비운의 천재로 불리는 예술가 차학경에게서 얻어왔다. 부산에서 태어나 10살 무렵 미국 하와이로 온 가족이 이민간 차학경은 한국어, 영어, 하와이 원주민어 등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부딪히는 환경에 노출됐고, 이 환경 속에서 완벽한 소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막 왕성한 활동기에 들어갈 무렵 숨졌기 때문에 더 많은 작품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미국에서는 다문화 다민족 이슈와 관련해 주요한 인물로 꼽힌다. 툭툭 끊어지는 독특한 문체로 여성 화자의 입을 빌려 다양한 얘기들을 들려줬던, 그래서 국내에 연극으로 소개되기도 했던 소설 ‘딕테’의 원작자다.  그런 의미에서 최기창 작가의 ‘슬라이딩 퀘스천스’(Sliding Questions)는 흥미롭다. 3개의 슬라이드 프로젝터를 설치해뒀는데 이게 한 데 모아져야만 제대로 된 질문이 완성된다. 그렇게 주어지는 질문이란 늘 그렇듯 고정적이기보다는 미끄러지게 마련이다. 자아 정체성 하면 고정된 질문 앞에서 흔들리는 주체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이 경우 질문 자체가 흔들리고 희미하며 중첩적이다. 일본 작가 사사슌의 ‘그러한 날들이 지나고 그날이 다가온다’도 흥미롭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잃었던 어린 시절 친구에 대한 기억을 되살렸는데 그 근거는 일기와 대화다. 그러나 기억이란 늘 주관적이어서 탈이 나게 마련인데 해석과 오해 사이의 경계를 드러내 보인다.  강홍구 작가는 ‘버려진 기억’을 통해 가짜 사진들의 합성을 선보인다. 1970~80년대 사진첩 같은 빛바랜 사진들이 있는데 사실 모두 합성된 것이다. 서울과 인근 재개발 지역 등에서 우연히 주워든 가족 앨범에서 소재를 채집해 이들의 개인사를 나름대로 구성해서 디지털 합성 기법으로 사진을 재합해본 것이다. 한국 근현대사가 개개인의 일상사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유추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영글 작가의 ‘잭, 콩나무, 어머니’도 재기 넘친다. 널리 알려진 ‘잭과 콩나무’ 얘기를 한국적 맥락에 붙여다 넣었다. 박근혜와 육영수가 등장하는 등 상징성이 강하다. (02) 708-5050.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왜 국민안전인가?

    [김일수 樂山樂水] 왜 국민안전인가?

    한 열흘 전, 한 신문기사가 필자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전제조건은 안전사회를 확립하는 일이라 강조했다는 것이다. 필자가 섬기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경영목표도 ‘국민안전·사회통합을 추구하는 형사정책 연구기관’이기 때문이었을까. 이렇듯 안전모드는 어느새 다양한 정책전문가들의 눈에 우리 시대의 정신을 읽는 코드가 되었다는 느낌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생산과 시장의 글로벌화와 국제화, 노동시장과 사회적 관계의 유연화, 국가기능의 민영화, 포드주의에 지향된 복지국가가 약속했던 정책의 변화, 포스트모던 시대의 심화와 함께 전통적 결속감과 보편적 공동체정신의 해체 그리고 고도의 개인주의화와 다원화로 인해 사회적 불안정이 증폭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과정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고, 도처에서 체감정도만 다를 뿐 계속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두 차례에 걸친 경제위기와 금융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한 저력을 확증하긴 했지만, 그로 인해 사회 주변영역으로 내몰린 취약계층의 증가와 사회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의 간극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것이 지난번 대선의 투표성향에서도 드러났다. 문제는 외적 불안요인이 내면세계의 불안으로 파고들고, 이 같은 불안의 순환구조가 해소되지 않은 채 정체에 빠지면 내면세계의 불안감은 자살 아니면 분노와 같은 극단적 행동으로 분출되기 쉽다는 점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공동체의 평화롭고 안전한 삶의 지평을 열어 나가는 프로젝트가 바로 오늘날 안전국가·안전사회의 이념이다. 왜 개인의 자유가 아니고 안전이며, 왜 시장의 효율성이 아니고 안전인가? 경제적 변혁과 국가기능의 변화 등을 포괄하는 거시적인 사회변화가 이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만 놓고 보더라도 산업화시대의 지표는 성장과 완전고용이었다. 최근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면서 우리는 어느새 행복과 안전을 추구하기에 이르렀다. 안전은 후기현대사회의 국가적 정책에서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모든 어젠다 중에서 우선순위를 점한 필수의 문제이다. 단순한 행복추구의 수단이 아니라 행복 그 자체와 동일시하는 단계에 와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정착으로 이제 시민의식은 국가의 신화화나 권력의 폭군화를 염려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국가가 국민의 자유보장보다 국민의 안전과 보호에 더 신경 써 주길 기대하는 추세이다. 여기에서 개인의 안전과 사회의 안전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사회적 불안의 확산은 안전지향정책의 큰 장애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새로운 위험요인들은 사회 도처에 깔려 있고, 그러한 위험요인들을 국가가 우선적으로 잘 관리함으로써 생활의 안전을 확보해 주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박 당선인의 정책 프로그램 속에는 안전사회의 프로그램 일부가 제시되고 있다. 성폭력·가정파괴·학교폭력·불량식품을 4대 악으로 상정하고, 이를 근절시켜 사회안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한 주요대책으로 합동성범죄전담반 설치, 범죄예방을 위한 안전시설 확충, 범죄피해자 지원 확대, 범죄취약계층을 위한 경찰력 대폭 증원, 식품안전정보망 구축과 식품표시제 확대 등이 구상될 전망이다. 안전지향적 형사정책은 더 많은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 고전적인 범죄 진압 모델에서 예방모델로, 폐쇄적인 사회통제모델에서 개방적인 사회통합모델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단계에 와 있다. 위험이나 재난으로부터 더 심각한 사회적 트라우마의 고통을 겪지 않도록, 이미 발생한 위험이나 재난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더 나아가 아픈 경험을 벗어나 일상의 평온을 회복하는 자발적 복원능력을 촉진시키는 통합적인 안전정책 수립도 필요하다. 어느새 우리는 웰빙보다 힐링을 자주 이야기하는 상황에 접어들지 않았는가.
  • 어깨 힘 빼고 쉽게 또 쉽게 작게 더 작게

    어깨 힘 빼고 쉽게 또 쉽게 작게 더 작게

    “몇 년 전 아는 사람을 통해 어찌저찌 작업실을 구한 게 전북 임실이에요. 거기 가서 보니 문화, 전시 뭐 그런 것은 꿈 같은 얘기더군요.” 그래서 어깨에서 힘을 쭉 뺐다고 했다. 전수천 작가는 어깨에 힘 좀 들어가도 되는 작가다. 1995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통해 특별상을 받았다. 이듬해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아시아 대표작가로 참가했다. 2005년 흰 천을 덧씌운 기차로 미국 대륙을 횡단한 것을 하나의 드로잉으로 표현해 낸 대규모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시 신청사에 설치된 대형 설치작품 ‘메타서사-서벌’도 그가 만든 것이다. 그런 작가가 이번엔 서울 강북구 번동 북서울꿈의숲에 위치한 드림갤러리에서 ‘전수천의 사회 읽기’를 주제로 40여점의 작품을 18일부터 3월 3일까지 전시한다. 개념적인 설치작업, 대규모 프로젝트를 해 온 작가가 도심에서 벗어난 한적한 곳에서 비교적 작은 규모의 작품들로 전시를 여는 것이다. ‘메타서사-서벌’의 인연으로 전시가 이어졌지만 처음엔 그리 달갑지 않았다고 했다. 도심에서 벗어난 곳이어서다. 마음을 고쳐 먹은 건 어쩌면 자신과 닮아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다. “임실에다 작업실을 구하다 보니 막 치고 올라오는 젊은 작가들 때문에 설 자리가 마땅치 않은 저와 문화소외 지역이란 느낌이 좀 비슷하기도 해서….” 백남준의 영향도 있다.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지낼 때 백남준과 같은 동네에 살면서 자주 어울렸다. 그때 백남준은 무조건 전시를 하라고 했단다. “아무리 낡고 안 좋은 전시장일지라도 미술을 널리 알릴 수만 있다면 그 어느 곳에서든 전시를 한다는 백남준 선생의 말씀도 떠올랐고요.” 그래서 작품도 추상적이고 어려운 것보다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는 것들로 구성했다. 어깨에서 힘을 빼고 척 봐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로 전시를 구성했다. 제목에서처럼 그냥 현대사회의 이런저런 풍경들이라는 것이다. ‘주식을 세단하다’, ‘꿈의 모습-어떤 단편’ 같은 설치작품은 주식에 대한 얘기다. 하나는 주식시세 용지를 세단기로 막 잘라대고 다른 하나는 주식 등락에 따라 엇갈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뒀다. 정작 작가 자신은 주식을 할 줄 모르지만 주식의 거품에 현대인들의 모습이 투영됐다 싶어 만든 작품이다. ‘들숨과 날숨’은 대비되는 소재로 과거와 미래를 드러낸 것이다. 한쪽은 7만개의 철사를 녹슬게 해 이어 붙였고, 다른 한쪽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빛나는 폴리카보네이드를 이어 붙여 허파의 모습을 만들어 뒀다. 과거의 들숨, 미래를 위한 날숨이다. ‘소통일까 욕망일까’는 복잡한 전화교환대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전시장 입구에 ‘온돌방-소통의 시작’을 둔 이유도 거기 있다. “그 어디를 나가든 결국 들어와 앉아서 쉬고 나누는 곳, 그게 온돌방이잖아요. 관람객들이 들어올 때, 다 보고 나갈 때 그냥 앉아 있을 수 있는 곳으로 꾸며 보고 싶었어요.” 차기작도 구상 중이다.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했으니 유라시아 대륙 횡단, 그러니까 서울에서 베를린까지 도전해 보고 싶은 것. 물론 북한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말이다. (02)2289-5401.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이슈&이슈] “역사 재조명·전시 축제 등 3개 분야 8개 사업 추진중”

    [이슈&이슈] “역사 재조명·전시 축제 등 3개 분야 8개 사업 추진중”

    “부산직할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맹언(59) 부산직할시50년기념사업 추진위원장은 13일 “올해는 부산의 지난 50년을 돌이켜 보고 부산가치의 계승과 발전을 통해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뜻깊은 해”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한 학술행사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맹원 추진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어떤 행사들이 준비돼 있나. -부산발전 중심 가치 발견사업 등 3개 분야 8개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계획 중인 기념사업은 과거 50년의 부산발전 과정 및 역사를 재조명하는 사업과 부산의 성장발전에 동력이 된 중심 가치를 발견해 선언하는 사업, 과거와 현재를 잇는 전시 축제 사업, 미래도약 100년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사업 등 다양하게 추진하며 시민들과 함께하도록 꾸미고 있다. 부산스토리를 담은 창작 뮤지컬을 제작해 부산의 대표 브랜드 공연 상품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부산은 어떤 도시인가. -부산은 우리 오랜 역사에서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뿐만 아니라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관문이었다. 또한 해방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귀국선을 타고 온 동포와 피란민의 안식처로서 우리나라 현대사의 어머니와 같은 따뜻한 품 안이었다. 전쟁의 폐허에서 국가 경제를 일으킨 수산과 공업의 전초기지로서 부산에서 출발한 산업화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는 초석이 됐다. 과거 원조를 받던 도시에서 지금은 원조를 주는 도시로 발전했다. →추진위 역할은. -위원회에서는 기념사업을 주관하고 행사의 주최로서 사업추진 방향 결정과 운영 등 기념사업에 관여한다. 기념사업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부산이 미래라는 시간에 당당히 맞서는 도전 정신과 세계라는 더 넓은 공간을 마음껏 누빌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주는 데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앞으로 부산이 나아갈 방향은. -새 정부 출범 함께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할 발전 전략을 가다듬어 해양수도 부산의 가치를 세계에 펼쳐 나가야 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한국의 젊은 작가 9명 디킨스 소설을 비틀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1812~1870)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우리의 친구가 죽었다”던 140여년 전 런던 뒷골목 서민들의 울부짖음만큼 아픔과 고통을 생생하게 담아낸 작가 정신의 본보기일지도 모르겠다. 하성란, 백가흠, 윤성희 등 한국 문단을 이끄는 젊은 피, 아홉 명이 모여 만든 테마 소설집 ‘헬로, 미스터 디킨스’(이음 펴냄)에 이 같은 물음의 답이 숨어 있다. 아홉 편의 단편들은 디킨스의 소설을 교묘하게 비튼 일종의 변주곡들이다. 지난해로 탄생 200주년을 맞은 디킨스를 기념한다면서 지난해 끄트머리에서야 발간됐다. ‘두 도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가들은 하성란, 백가흠, 김중혁, 배명훈, 박솔뫼이다. 윤성희, 김경욱, 최제훈은 ‘크리스마스 캐럴’을 기상천외하게 재해석했다. 박성원은 ‘올리버 트위스트’를 어딘지 모르게 불길한 고아 소년의 이야기로 틀었다. 젊은 작가들은 현대사의 ‘두 도시’로 ‘1980년 5월 광주’를 주저없이 꼽았다. 하성란의 ‘두 여자 이야기’에선 1980년의 광주와 현재의 광주가 교차한다. D시에 새로운 브랜드를 덧입히는 프로젝트를 맡은 세 남녀가 이 도시를 찾아오고, 꼬리를 무는 사건이 벌어진다. 두 남자와 친구도 연인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로 묘사된 주인공 ‘그녀’는 ‘오은영’이란 이름의, 자신과 꼭 닮은 여자가 이 도시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30년 전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님의 친목회에 따라왔다가 D시 바로 옆 산 중턱 유적지에서 길을 잃었다. 사흘간 산속을 헤매다 D시로 내려온 ‘그녀’는, 그 사흘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전해듣고는 오줌을 지리는 나약한 아이로 변했다. 백가흠의 ‘수도원 오르는 길-더 송4’에 등장하는 두 도시는 아테네와 광주다. 광적인 기독교 신자인 이왕주는 기도하던 중 우상들을 무너뜨리라는 신의 목소리를 듣고 아테네를 찾아간다. 그는 재정 파탄 위기에 내몰린 그리스의 시위대와 마주한 뒤 1980년 광주를 떠올렸다. 이왕주의 열두 살 여동생은 전남 도청으로 내달리던 국군의 탱크에 깔려 죽었고, 여동생을 찾아 나선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날 이후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다룬 최제훈의 ‘유령들’은 속편 격이다. 개과천선한 스크루지가 예전 구두쇠로 되돌아간 사연을 담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노원구 24일부터 6주 동안 한국근현대사 특강

    ‘우리의 근·현대사를 어떤 시각으로 해석할 것인가.’ 노원구민들은 이달 말부터 인기 역사학자인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진행하는 한국근현대사 특강을 접할 수 있게 됐다. 3일 구에 따르면 한 교수는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씩 노원평생교육원 대강당에서 여섯 차례에 걸쳐 진행하는 ‘노원인문학 특강’ 강사로 나선다. 한 교수는 ‘대한민국사’와 ‘특강’ 등 다양한 저서를 낸 한국 현대사 전문가다. 그는 다양한 사례와 사진 자료를 통한 입체적인 역사 설명으로 인문학이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학문임을 알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 교수는 첫날인 24일 ‘한국근현대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시작으로 ‘해방, 좌절된 꿈’(31일), ‘전쟁, 폐허, 혁명’(2월 7일), ‘박정희와 그의 시대’(2월 14일), ‘광주, 그 이후’(2월 21일), ‘지금, 이순간의 역사’(2월 28일)를 강의한다. 수강 인원은 100명으로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수강료는 3만원. 수강 희망자는 15일까지 구 홈페이지(nowon.kr)로 신청하거나 평생학습과(2116-3996)를 직접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선정은 선착순이며 16일 구 홈페이지와 문자 메시지로 공지할 예정이다. 구에서는 이번 인문학 특강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하고 유익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는 앞으로도 문(文), 사(史), 철(哲) 등 다양한 인문학 분야에 대해 단발성 강좌가 아닌 연속적인 강좌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성환 구청장은 “인문학은 사회에 대한 이해와 가치 판단의 기준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을 주는 학문”이라면서 “쉽고 유쾌하게 배울 수 있는 인문학 강좌에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일관계 개선, 정부 아닌 시민에 달렸다”

    “한일관계 개선, 정부 아닌 시민에 달렸다”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섣불리 예단하고 싶지는 않아요.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학자로서 역할을 다해야지요.” 지난해 말 강경 보수인 아베 신조 일본 자민당 총재가 총리에 취임하면서 향후 한·일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양국 현안에 대해 양심적 목소리를 내온 후지나가 다케시(54) 오사카산업대 교수는 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양국 관계는 느리지만 꾸준히 개선돼오지 않았느냐”며 성급한 비관론을 경계했다. 한국 근·현대사 전공인 후지나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친일인명사전 편찬, 제주 4·3사건 연구 등 역사 바로세우기 활동을 꾸준히 펴온 지한파 일본학자다. 그는 “위기일수록 건강한 생각을 가진 한·일 양국의 시민이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지나가 교수는 “아베 내각이 한·일 관계 회복의 선결조건인 과거사 인정, 독도 영유권 분쟁 자제 등의 이슈에서 유연한 자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강경 노선을 고수한 것은 단순히 유권자 표를 얻기 위해서였다기보다 자기 신념에 따라 행동한 측면이 강합니다. 따라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아도 그가 양보를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는 “아베가 신년사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고 관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듯 대북 문제나 대중국 이슈를 두고 서로 협조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이는 얼어붙은 두 나라 관계를 녹일 궁극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후지나가 교수는 대신 양심적 시민사회 세력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일본 언론의 우경화로 잘못된 과거사를 제대로 전달하는 매체가 거의 없다”면서 “이 때문에 왜곡된 여론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건강한 생각을 가진 시민이 일본에 많다”고 했다. 특히 오사카 지역의 조선학교를 돕기 위해 모금하는 과정에서 희망을 봤다고 한다. 그는 극우 성향의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오사카 시내 조선 초·중·고급학교 10곳에 대한 연간 보조금 1억 3000엔(약 18억원) 지원을 2011년부터 끊자 모금 활동을 벌여왔다. 후지나가 교수는 “지난해 7월 이후 900만엔(약 1억 1000만원)을 모금했는데 이 중 70%는 정치가 교육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일본 시민들이 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한국의 시민단체들도 조선학교 지원을 위해 나서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신년사설] 갈등의 파도 넘어 희망의 좌표를 찾자

    2013년 새해가 밝았다. 나라를 두 동강낼 듯 들썩이게 했던 18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박근혜 정부가 5년 임기를 시작할 채비를 하고 있는 계사년(癸巳年) 새 아침의 시대적 의미는 각별하다. 대한민국호(號)가 새 희망의 돛을 올리고 격랑의 바다를 헤쳐나가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반도 안팎의 환경은 험난하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의 여파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성장 둔화와 양극화의 심화라는 이중고를 안기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은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고,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시진핑 5세대 지도부와 일본의 아베 신조 내각이 연이어 등장했다. 주변 4강의 과도기적 상황과 맞물려 북한 김정은 후계체제의 불가측성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할 시한폭탄 격이다. 지난 연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과 다름없는 은하 3호 로켓을 쏘아올린 게 그 징표다. 그러고 보면 지난 연말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내놓은 ‘2013∼2017년 국제 정세’ 보고서는 한낱 기우로만 비치지 않는다. “차기 정부가 21세기 들어 가장 어려운 대외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공연한 노파심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난국을 돌파하려면 안정된 리더십이 필수이건만, 사방을 둘러봐도 환한 햇살은 비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분열상이다. 박근혜 정부는 지지를 받은 52% 대 반대표를 던진 48%라는 유권자의 심리적 괴리뿐아니라 2030 대 5060이라는 세대 간극, 계층·지역 간 갈등이 혼재된 대선 성적표와 함께 출발선에 섰다. 위기가 곧 기회였다 하기야 반만년 역사에서, 언제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던가. 굴곡진 현대사를 통해 우리는 위기가 곧 기회임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지난 26일 문을 연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우리 민족의 시련과 좌절, 그리고 빛나는 성취의 역사를 생생히 보여준다. 새 정부는 세대·지역 갈등과 계층 간 양극화를 극복할 대통합에 진력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속에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내야 한다. 유례 없는 압축성장 과정에서 한국사회에는 군사독재로 인한 인권 유린과 소득불균형 등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신생국 중 민주화와 산업화를 함께 일군 유일한 나라가 아닌가. 이명박 정부만 해도 ‘불통 정부’라는 낙인이 찍혔지만, 지난해 한국은 2만 달러 소득에 5000만 국민이라는 ‘20-50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가입하는 등 만만찮은 성과를 냈다. 우리가 재도약을 위해 자성할 대목은 없지 않지만, 자학할 까닭도 없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중산층 70%의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깃발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들메끈을 고쳐매려면 그런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신명을 지펴야 한다. 그러려면 지역·세대를 아우르는 대통합과 소외계층을 보듬는 복지정책, 그리고 공정사회를 지향하는 정치 쇄신과 경제민주화의 실천 외에 무슨 대안이 있겠는가. 새 정부는 대탕평 인사로 국민통합의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당선인은 “다시 한번 잘살아 보세”라는 구호를 내걸었지만 ‘개발연대식’ 슬로건이 호소력을 갖기엔 당면한 여건이 너무나 어렵다. 최근 십수년간 잠재경제성장률은 줄곧 뒷걸음질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내수마저 얼어붙어 젊은이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실업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어디서 재원을 마련해 복지 수요를 감당할 것인가. 일자리 창출과 함께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생산적 복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새 정부에 부여된 최우선 과제다. 우리는 복지 재원 마련과 양극화 완화를 위해 성장엔진을 꺼뜨리지 않은 범위 안에서 고소득층 중심의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선진국의 부자들이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세금을 정직하게 내고 기부를 많이 하는 이유가 뭔가. 뻘밭에서 가진 것을 마냥 움켜쥐고 있으면 점점 수렁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이 올해 저소득층 환자들을 위한 의료 기부 캠페인과 교육 나눔 시리즈를 기획하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파이가 커지면 그 효과가 결국 중소기업이나 서민층으로 번져 간다는 ‘낙수효과’를 믿는 사람은 이제 드물다. 대기업들은 경제민주화 정책에 볼멘소리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중소기업과의 공생의 길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소이 버리고 대동 이뤄야 보수·진보로 갈려진 우리 사회의 이념적 틈을 메우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박 당선인은 대선 레이스에서 전향적 남북관계 개선을 약속했지만, 북한의 화답이 없으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일 뿐이다. 김정은 체제가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체제유지를 도모하면서 미국과 담판하려는 김정일의 노선을 버렸다는 징후는 어디에도 없다. 3차 핵실험 같은 북의 추가 도발을 막으려면 고질적인 남남갈등부터 해소해야 한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도 국민통합이 시대정신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비판과 견제는 야당의 본령이지만, 소이(小異)를 버리고 대동(大同)을 추구하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대한민국 호가 순조로이 출항하는 데 발목을 잡는 ‘갈등의 닻’은 이제 온 국민이 함께 들어올려야 한다. 그럴 때만 선진 복지국가도, ‘100% 대한민국’ 국민행복시대도 활짝 열릴 것이다.
  • 이중섭·한용운 묻힌 망우리공동묘지 시민유산 될 듯

    이중섭·한용운 묻힌 망우리공동묘지 시민유산 될 듯

    죽산 조봉암의 비석에는 비문이 없다. 1959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형돼 정부가 비문을 새기지 못하게 했던 탓이다. 2011년 1월 대법원에서 간첩죄 등에 대해 무죄 선고가 내려진 뒤 유족과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는 뒤늦게 비문을 새기는 방안과 함께 비석의 공백을 그대로 두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비문 없는 비석이 한국 근현대사의 상흔을 드러내는 상징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31일 죽산이 묻힌 서울 중랑구 망우리 공동묘지에 동행한 ‘그와 나 사이를 걷다-망우리 비명(碑銘)으로 읽는 근현대 인물사’의 저자 김영식(50)씨는 이곳을 “격동의 근현대사를 만날 수 있는 역사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1933년 개장 이후 분묘가 가득 찬 1973년까지 사망한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이 묻혀 있다. 망우리 공동묘지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보전 대상지 시민 공모전 ‘이곳만은 꼭 지키자’ 10회에 강화도 남단 갯벌,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지 등 6곳과 함께 선정돼 오는 26일 시상을 앞두고 있다. 내셔널트러스트란 시민들의 자발적 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확보해 관리하는 시민운동이다. 망우리 공동묘지에는 화가 이중섭과 독립운동가 한용운,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 아동문학가 방정환, ‘백치 아다다’를 쓴 소설가 계용묵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인물들이 잠들어 있다. 1938년 묻힌 뒤 1973년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으로 이장된 안창호와 순조의 딸 명온공주 등도 여기에 묻혔다. 그러나 망우리 공동묘지 내 묘지 관리는 사실상 방치 상태에 있다. 중랑구가 연보비를 세우고 산책로를 정비하는 등 관리에 힘을 쏟고 있지만 국립묘역이 아닌 까닭에 개별 묘지는 유족이 관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993년 국립묘지로 이장된 독립운동가 박찬익의 비석이 두 동강 난 채 쓰러져 있는 것이나 한국에 유족이 없는 소설가 최학송의 묘가 수풀로 덮여 있는 것 등이 단적인 예다. 김씨는 “프랑스의 공동묘지 ‘페르 라셰즈’처럼 ‘역사공원’이나 문화재로 지정해 국가가 관리하는 역사 교육 현장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페르 라셰즈는 작곡가 프레데릭 쇼팽과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 등이 묻힌 파리의 관광 명소다. 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는 “산에 위치한 특성을 감안해 ‘역사 올레길’을 조성하는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면서 “보전 대상지로 선정되더라도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보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씨줄날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동철 논설위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26일 문을 연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 국책 박물관이다. 중앙박물관은 고고미술사 박물관이지만, 최근 역사박물관의 개념을 일부 도입해 고조선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전시실을 새로 꾸몄다. 역사박물관이 출범하면 고조선에서 대한민국에 이르는 한반도 역사가 망라된다는 의미도 있다. 역사박물관은 지난 2008년 제63주년 광복절 및 건국 60주년 기념식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기적의 역사를 남들은 신화라고 하지만, 그것은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의 산물”이라면서 “이 역사가 기록되고, 새롭게 이어질 수 있도록 현대사박물관을 짓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후 ‘국립대한민국관’으로 불리다가 2009년 지금의 이름으로 확정됐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현대사를 긍정의 시각에서 다룬다는 박물관의 성격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정한 시대의 역사는 어떤 이념을 들이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역사박물관 역시 어떤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주도하느냐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보수와 진보가 무 자르듯 양쪽으로 갈라진 현실에서 박물관 전시 내용이 조금이라도 한쪽으로 치우칠 때 필연적으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역사박물관은 벌써부터 전시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여주려고 기획했다.”는 책임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전시가 경제발전과 산업화에 집중됐고, 권위주의 시대의 국가폭력이나 민주화운동의 역사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자칫 제18대 대통령선거 결과가 지금과 달랐더라면 역사박물관은 문도 열어보지 못하고, 전시물을 교체하는 해프닝을 빚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태생적 한계를 인식했다면 준비 과정부터 달랐어야 했다. ‘역사’보다 ‘박물관’에 초점이 맞춰진 추진단 구성부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균형 잡힌 시각’이 목표라면 다양한 시각의 역사학자를 대거 참여시켜 논란의 소지를 줄여야 했지만 그런 노력은 부족했다. 진보진영은 물론 보수진영의 역사학자마저 발을 담그기 주저하면서 지난달 열린 개관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역사학 분야 토론자는 구색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이래저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한동안 논란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최장수 시사만화 ‘고바우 영감’ 문화재 된다

    최장수 시사만화 ‘고바우 영감’ 문화재 된다

    김성환(80)의 시사만화 ‘고바우 영감’ 원화(原畵)가 문화재로 등록된다. 근대 만화에 대한 문화재 등록이 추진되기는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20일 고바우 영감 원화를 비롯해 김용환(1912~1998)의 ‘토끼와 원숭이’ 단행본, 김종래(1927~2001)의 ‘엄마 찾아 삼만리’ 원화 등 근대 만화 작품 3건의 원화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밝혔다. 고바우 영감은 1950년 이후 ‘사병만화’ ‘만화신문’ ‘월간희망’ 등지에 실리기 시작해 1955년 2월 1일 이후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의 일간지를 거치면서 모두 1만 4139회가 연재된 한국 최장수 시사만화다. 문화재청은 이런 연재물 중 작가 자신이 소장한 6496매와 동아일보가 소장한 4247매를 합친 1만 743매의 원화에 대해 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원화는 최고급 양지에 묵으로 그렸으며 철장(綴裝), 낱장, 병풍 등의 형태로 보관 중이다. 문화재청은 이 만화가 “우리나라 최장수 연재 시사만화로 작품과 캐릭터의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현대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학술적,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고 등록 예고 이유를 밝혔다. ●最古 단행본 ‘토끼와 원숭이’ ‘토끼와 원숭이’는 아동문학가 마해송(1905~1966)의 원작을 토대로 김용환이 그린 만화다. 1946년 5월 1일 조선아동문화협회에서 간행한 단행본으로, “토끼와 원숭이 등 동물들을 등장시켜 자주 독립 국가에 대한 염원을 해방 전후의 정치 상황에 대한 비유와 상징으로 풀어냈으며 일제의 부당한 침략 행위와 식민통치를 고발했다.”고 문화재청은 평가했다. 이 만화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국내 만화 단행본으로, 올해 5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경매를 통해 입수했다. ●최초 베스트셀러 ‘엄마 찾아 삼만리’ ‘엄마 찾아 삼만리’ 원화는 김종래가 1958년에 발표한 고전 사극 만화의 원그림으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소년 금준이가 노비로 팔려 나간 엄마를 찾아다니는 사모곡이다. 6·25전쟁 전후의 피폐한 사회상과 부패상을 조선시대에 빗대 고발한 작품으로, 1958년 초판 간행 이후 저자가 약 세 차례에 걸쳐 수정한 흔적이 있다고 문화재청은 말했다. 1964년까지 10쇄가 출간된 국내 최초의 베스트셀러 만화다. 원래 상권 220매와 하권 224매로 총 444매였지만 하권 1매가 망실돼 이번에 443매가 문화재 등록이 예고됐다. 2010년 유족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기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특정인 업적보다 경제발전·민주화 보여주겠다”

    “특정인 업적보다 경제발전·민주화 보여주겠다”

    “특정 정치 지도자의 업적을 강조하지 않았고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여주려고 기획했다.” 26일 공식 개관하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김왕식 초대 관장은 20일 편향된 역사관에 대한 것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게 아니냐는 진보 진영의 문제 제기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다. 김 관장은 또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공간이 작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 ‘시민사회의 성장과 민주주의’라는 전시 공간 하나뿐인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화 운동의 선구인 4·19혁명 부분도 따로 전시됐고 산업화 과정에서의 그늘진 모습도 보여줘 어느 정도 균형이 잡힌 공간이 됐다.”고 했다. 옛 문화체육관광부의 청사를 리모델링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국립 근현대사 박물관으로 2008년 이명박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에 따라 총예산 448억여원을 들였다. 부지 6445㎡(1950평), 건축 총면적 1만 734㎡(3247평) 규모이며 지상 8층 건물에 상설전시실 4개와 기획전시실 2개를 비롯해 수장고, 세미나실, 강의실, 카페, 문화 상품점 등을 갖췄다. 자료는 4만여점이고 전시 유물은 1500점 정도다. 상설전시실은 ‘대한민국의 태동 1876~1945년’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기초확립 1945~1960년’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 1961~1987년’ ‘대한민국의 선진화, 세계로의 도약 1988~’로 이뤄졌다. 역대 대통령 초상화와 집무 책상 등을 갖춘 대통령실을 별도로 마련한 것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을 이끈 지도자는 공과와 상관없이 전시되고 알려져야 한다.”며 “퇴임한 대통령만 전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앞으로 미국 대사관이 이전하면 박물관 규모를 더 넓혀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론] 디지털 다이어트가 필요하다/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시론] 디지털 다이어트가 필요하다/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의 출현과 확산으로 지금 우리 사회는 예전에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스마트한 세상’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손 안에 쏙 들어와 휴대가 간편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들은 사람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사람과 접속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고, 필요한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거의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환경까지 제공해 주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편리함 때문에 필자도 지난봄 한국에 정착하면서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산 이래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왜 카카오톡 안 하세요.”이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 동료 교수들, 심지어 학생들까지 필자가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왜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지 따지듯 묻곤 한다. 그리고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면 “얼마나 편한데…문자비용도 안 들고”라며 은근히 카카오톡의 사용을 권한다.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카카오톡은 끊임없이 나를 귀찮게 해 생활 리듬을 깨고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해서 어떤 성과를 얻었을 때 느낄 수 있는 ‘몰입의 즐거움’을 빼앗아 간다. 끊임없이 기계를 통한 연결을 강요한다. 1분도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든다. 전국에서, 아니 요즘은 전 세계에서 카카오톡을 통해 동시다발로 떠들어대는 소리에 정신이 나갈 정도다. 그렇다고 그 떠들어대는 소리에는 중요한 내용도 없다. 수다 그 자체다. 그런데 쉬지 않고 ‘띵동띵동’ 울려대는 그 수다의 아우성에 2012년 오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종속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마 카카오톡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은 필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누군가와 카카오톡으로 ‘문자질’을 하고 있거나 누군가의 문자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사람은 카카오톡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이 끊임없이 카카오톡으로 문자질하는 것을 수 없이 보아왔다. 그리고 상대방이 바로 답장을 보내지 않으면 신경을 곤두세우고 짜증을 내는 모습 또한 무수하게 목격했다. 이러한 현상은 21세기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기계와 인터넷에 종속돼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국 기계와 인터넷이 현대인들에게 또 다른 족쇄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속전속결의 기계 의존적 인간관계가 난무하는 현대사회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온기가 느껴지는 살내음 풍기는 인간관계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구글의 최고경영자 에릭 슈밋은 2009년 펜실베이니아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컴퓨터를 꺼라, 휴대전화도 꺼라, 그리면 주위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들 때문에 우리가 삶 속에서 놓치고 사는 소중한 행복들이 많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말이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들이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을 차지하게 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과 대화가 줄어들고, 천천히 삶에 대해 생각하고 음미할 수 있는 인간만이 가진 사고의 기회가 박탈당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에서는 디지털 기기 때문에 잃어버린 소중한 행복을 되찾기 위한 디지털 디톡스, 디지털 다이어트, 언플러깅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던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잠시 눈을 떼고 가족과 친구, 그리고 직장동료들과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손과 손으로 전해지는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행복을 누려보기를 바란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잠시 꺼두고 사람을 마주하면 새로운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서울도예공모전] “작가의 조형언어 형상화 가장 중요”

    [서울도예공모전] “작가의 조형언어 형상화 가장 중요”

    31회를 맞은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은 그동안 한국 현대 도예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 왔다. 30년이라는 시간을 디딤돌로 하여 지금부터는 등용문을 넘어 도예인들 간의 소통의 장으로서 침체된 도예 분야에 활력소가 돼야 한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작가들의 관심사를 분명하게 표현한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또 흙이라는 재료의 특성을 적절하게 살려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많아 그냥 도예가 아니라 흙을 재료로 쓴 현대미술 작품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조형 부문에는 사회적 관심사 중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를 실험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되 흙이라는 재료의 특성을 잘 살려 조형성에 중점을 둔 작품들이 출품됐다. 디자인 부문에는 현대사회의 도시적 생활을 보여 주는 작품들이 출품됐다. 현대 도예에서는 식생활 변화가 반영된 식기 디자인의 발전이 아주 중요한 이슈인 만큼 변화된 식생활을 충분히 반영한 생활자기의 디자인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것은 도자예술이 현대 사회 전반에 걸친 문화적 흐름과 유기적 소통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입선 이상 작품들은 작가의 관심사에 대한 연구와 도전이 표현된 것을 선정했고, 우수상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과 작품의 조형성이 얼마나 적절히 표현됐는지를 두고 선정했다. 대상은 창의적이며 실험적인 정신, 재료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도전적 응용을 평가해 선정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작가의 예술철학, 즉 본인만의 조형언어로 어떻게 형상화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내년에는 더 많은 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서울신문사 관계자 여러분과 이 공모전을 후원해 주시는 기업들에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심사위원장 배진환(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교수)
  • “박태준 정신 재무장… 최고 철강회사 확고히”

    “박태준 정신 재무장… 최고 철강회사 확고히”

    “사랑하는 직원 여러분, 우리의 추억이 포스코의 역사 속에, 조국의 현대사 속에 별처럼 반짝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자부심과 긍지로 간직합시다.”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1주기 추모식에서 박 명예회장이 눈을 감기 3개월 전의 모습과 음성이 영상을 통해 흘러나왔다.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지만 억양은 그답게 또렷했다. 유가족의 부축을 받고 있는 부인 장옥자씨가 흰손수건을 꺼내 살며시 눈물을 닦았다. 추모식에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 강창희 국회의장 등 내외빈 5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정 회장은 추모사에서 “당신의 추억과 당신의 정신은 뒤에 남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다.”면서 “박태준 정신, 창업 세대의 불굴 정신으로 재무장하고 혁신과 창의로써 오늘의 위기와 난관을 돌파해 세계 최고 철강회사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했다. 이어 고인을 존경하고 따랐다는 강무림 연세대 성악과 교수가 ‘내 영혼 바람 되어’와 ‘내 마음은 강물’을 추모곡으로 불러 숙연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추모위원회는 이날 오후 강남구 포스코센터 1층 로비에서 고인의 생전 모습과 어록이 담긴 높이 4m의 전신상 부조를 제막했다. 이용덕 서울대 교수가 제작한 전신상은 양각과 음각을 뒤바꿔 독특한 입체감을 보이며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느낌을 준다. 부조 왼쪽에는 ‘조상의 피의 대가로 짓는 제철소입니다. 실패하면 우리 모두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투신해야 합니다.’ 등 고인의 어록이 새겨졌다. 이어 ‘청암(고인의 호) 사상’ 관련 학술 연구논문을 체계적으로 종합한 ‘박태준 사상, 미래를 열다’의 출판기념회도 열렸다. 이 책은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와 최진덕, 전상인, 김왕배, 백기복 등 5명이 공동 집필하고 이대환 작가가 엮었다. 한편 KBS는 이번 대선이 끝나면 박 명예회장의 뜨거웠던 생애를 담은 TV 드라마 ‘철강왕’을 제작하기로 했다. 지난여름 제작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잠시 논란을 불렀으나, 고인의 업적은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정상 제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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