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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근현대사 비중 40% 이하로 낮춰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근현대사 비중 40% 이하로 낮춰라”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가 결정되면서 논란의 핵심인 근현대사 비중을 더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015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근현대사는 현재 50%에서 40% 정도로 줄어들 예정이지만 이보다 더 줄이고 ‘팩트’(사실) 중심의 역사 기술에 치중해 보혁 갈등을 줄이자는 것이다. 14일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2017학년도부터 적용되는 한국사 교과서에서는 근현대사의 분량이 40% 정도로 조정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고대사와 근현대사 과목이 통합되면서 현재 교육과정에서는 근현대사 분량이 50%에 이른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7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한국사가 필수과목이 되면서 학습량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따라 근현대사 분량은 40% 정도로 준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근현대사의 비중이 느는 추세지만, 지금의 한국사 교과서 분량의 50%가 개항 이후 150년 남짓한 역사로 채워지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이번에 제작될 국정교과서가 보수, 진보 편향 논란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한발 더 나아가 근현대사를 더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중·고교 학생이 배우는 역사는 국민 된 도리에서 갖춰야 할 지식 선에서 끝나면 된다”며 “이념 문제가 지나치게 논란이 되는 주제는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자유롭게 배우고 논문으로 공부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정교과서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국민이 알아야 할 필요 최소한의 역사’를 수록하자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근현대사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가 높고 근현대사의 이해가 역사의식 함양에 중요하다며 근현대사 비중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학사 교과서 집필진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근현대사가 논란이 많아서 줄이자는 것은 문제가 많은 부분을 그냥 덮고 가자는 뜻”이라며 “각계각층이 모여 제대로 된 사실이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토론하고 이를 털어내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후지이 다케시 역사연구소 연구원은 “제대로 된 역사교육은 학생들이 논란이 되는 역사를 스스로 올바르게 판단하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이라며 “논란이 되는 한국사를 줄이면 역사교육이 단순 암기식 교육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근현대사 비중 40% 이하로 낮춰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근현대사 비중 40% 이하로 낮춰라”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가 결정되면서 논란의 핵심인 근현대사 비중을 더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015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근현대사는 현재 50%에서 40% 정도로 줄어들 예정이지만 이보다 더 줄이고 ‘팩트’(사실) 중심의 역사 기술에 치중해 보혁 갈등을 줄이자는 것이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2017학년도부터 적용되는 한국사 교과서에서는 근현대사의 분량이 40% 정도로 조정된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고대사와 근현대사 과목이 통합되면서 현재 교육과정에서는 근현대사 분량이 50%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7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한국사가 필수과목이 되면서 학습량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따라 근현대사 분량은 40% 정도로 준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근현대사의 비중이 느는 추세지만, 지금의 한국사 교과서 분량의 50%가 개항 이후 150년 남짓한 역사로 채워지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이번에 제작될 국정교과서가 보수, 진보 편향 논란에 휩싸이면서 한 발 더 나아가 근현대사를 더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사 교과서 제작을 맡은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중·고교 학생이 배우는 역사는 국민 된 도리에서 갖춰야 할 지식 선에서 끝나면 된다”며 “이념 문제가 지나치게 논란이 되는 주제는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자유롭게 배우고 논문으로 공부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정교과서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국민이 알아야 할 필요 최소한의 역사’를 수록하자는 것이다. 근현대사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가 높고 근현대사의 이해가 역사의식 함양에 중요하다며 근현대사 비중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교학사 교과서 집필진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근현대사가 논란이 많아서 줄이자는 것은 문제가 많은 부분을 그냥 덮고 가자는 뜻”이라며 “각계각층이 모여 제대로 된 사실이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토론하고 이를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후지이 다케시 역사연구소 연구원은 “제대로 된 역사교육은 학생들이 논란이 되는 역사를 스스로 올바르게 판단하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이라며 “논란이 되는 한국사를 줄이면 역사교육이 단순 암기식 교육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근현대사 비중은 교육과정 개편으로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이를 조정할 계획은 없다”며 “다만 민감한 주제에 대해 정치사 위주가 아닌 시대상 위주의 종합적인 기술 등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교과서 국정화 반대 목소리 대학가 확산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

    교과서 국정화 반대 목소리 대학가 확산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

    교과서 국정화 반대 목소리 대학가 확산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 국정화 반대 정부가 중등 한국사 교과서의 ‘단일교과서’ 발행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학계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 전원은 14일 성명을 내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이라며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국정화는 한국 현대사에서 감시와 통제의 시기로 간주되는, 소위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라면서 “우리는 역사 해석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인정하는 연구와 교육을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한국사학과·사학과·역사교육과 교수 18명 전원과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4명 등 22명도 이날 성명을 내고 “역사교육을 퇴행시키고 교육과 민주헌정질서의 가치를 뒤흔드는 정부와 여당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조치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국정교과서 제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과서 체제가 크게 바뀌는데도 1년 안에 이를 제작하겠다는 것은 ‘졸속 부실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 전원도 성명을 내 정부의 단일교과서 발행 결정을 규탄하면서 교과서 제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한국근현대사학회’도 단일 교과서 집필 불참을 선언했다. 한국근현대사학회는 15일 내놓은 성명에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역사를 거슬러 가는 행위”라며 “학회 모든 회원은 어떤 형태든 단일 교과서 집필에 불참한다”고 말했다. 한국근현대사학회에는 독립운동사, 경제사, 정치사 등 500여명의 한국 근현대사 연구자들이 회원으로 속해 있다. 한국사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이 근현대사인데 관련 전공의 학자들이 상당수 불참 선언에 동참함에 따라 단일 교과서 개발·편찬 업무를 맡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집필진을 구성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들도 반대 움직임에 가세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다양성이 공존해야 마땅한 시대의 역사적 흐름을 역행하는 조치”라며 정부에 국정화 철회를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대부분 선진국에서 검인정, 자유발행제로 역사 교과서를 발행하는 지금 정부의 국정화 결정은 분명한 시대착오”라면서 “정부가 원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 교과서라면 ‘올바른’ 역사 교과서‘들’이 존재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이날부터 서대문구 교내 학생문화관 1층 등 두 곳에 서명대를 설치하고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음란 판단 기준 인간 존엄성·가치 제시…예술성 띤 표현은 음란물 영역 벗어나”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음란 판단 기준 인간 존엄성·가치 제시…예술성 띤 표현은 음란물 영역 벗어나”

    지난 3월 2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700만 회원을 가진 웹툰 사이트 ‘레진코믹스’의 접근을 차단했다가 이틀 만에 차단조치를 철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방송통신심의위는 당초 “일부 성인만화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이 금지하고 있는 불법 정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는 곧바로 판단을 번복했다. 이른바 레진코믹스 사태는 ‘예술성’과 ‘음란성’에 관한 논의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현재 음란물은 여러 법률을 통해 제작과 유통이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음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해서는 명확히 정의하고 있는 법률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어떤 표현물 중 어디까지가 예술작품이고 어디서부터가 음란물인지에 대해 일반인은 물론이고 심의부서조차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종전까지 법원은 일관되게 ‘음란’을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아울러 ‘불량’이나 ‘저속성’ 등의 개념과는 달리 표현의 명확성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표현물의 음란성 여부를 판단할 때도 성에 관한 노골적이고 상세한 묘사와 그것이 표현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구성에 의한 성적 자극 등이 그 표현물을 보는 사람의 호색적 흥미를 돋우는 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법원은 ‘성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와 ‘일반 보통인의 호색적인 흥미 유발’을 음란성 판단 기준으로 삼아 음란물을 폭넓게 규제하려는 태도를 보여 왔던 것이다. 이런 법원의 판단기준에 따라 1995년 당시 사회적 논란을 불렀던 마광수의 소설 ‘즐거운 사라’에 대한 판단(94도2413)도 이뤄졌다. 당시 법원은 “즐거운 사라는 묘사방법이 적나라하고 선정적이며, 묘사부분이 전체 소설의 중추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구성이나 전개에서 문예성, 예술성 등에 의한 성적 자극 완화의 정도가 별로 크지 않아 음란한 문서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서 보듯 법원은 문학성 또는 예술성과 음란성은 차원을 달리하는 관념으로 봤다. 어느 문학작품이나 예술작품에 문학성 또는 예술성이 있다고 해서 그 작품의 음란성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그 작품의 문학적·예술적 가치, 주제와 성적 표현의 관련성 정도 등에 따라 그 음란성이 완화될 뿐이라는 입장이었다. 대법원은 2008년에는 성적 부위와 성적 행위를 가까이서 촬영한 영상을 인터넷 포털의 성인사이트에 게시했다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2006도3558)에 대해 음란성을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당시 대법원 판결은 현대사회에서 변화하고 있는 음란물에 대한 일반적 인식을 수용하려는 노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원심은 기존의 음란성 판단기준에 따라 “해당 동영상이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한다”고 본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당시 ‘표현물을 전체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해 볼 때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존중하고 보호돼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 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음란물의 범위가 대폭 축소된 것이다. 또한 이 판례가 제시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라는 음란성 판단기준은 예술성을 띠고 있는 표현물을 음란의 영역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 예술성이나 문학성을 띤 작품은 오히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전까지 음란의 정도를 완화하는 요인으로만 평가했던 문학성과 예술성을 음란성의 판단기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표현물이 예술작품인지 음란물인지에 관한 최종적인 판단은 누가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 대법원은 음란성의 최종적인 판단 주체는 어디까지나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법원은 ‘음란성의 판단기준인 정상적인 수치심, 성적 도의관념, 예술성 등은 모두 개인의 가치관이나 윤리관에 따라 달라지는 주관적 개념이고 규범적인 개념’으로 봤다. 그렇기 때문에 규범적인 개념에 대한 최종적인 해석 권한을 가지고 있는 법관이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 법관은 자신의 정서가 아닌 일반인이 생각하는 성적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의 관점에서 음란성과 예술성을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은 표현물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음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사회적 의미를 가진다면 예술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띨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법관은 국민의 행복추구에 대해 형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표현물의 문학적·예술적 가치를 찾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안정민 교수는 ▲이화여대 법학과 ▲연세대 법학박사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강원도 지방소청심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평가위원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사학과 교수들 연쇄 집필거부… 뉴라이트 반쪽 교과서 되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사학과 교수들 연쇄 집필거부… 뉴라이트 반쪽 교과서 되나

     다음달 5일 행정예고 기간이 끝나면 국사편찬위원회는 역사학 전공 교수들을 중심으로 필진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국정 한국사 교과서 집필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주요 대학 사학 전공 교수들의 ‘집필 거부’ 선언이 확산되는 분위기여서 명망 있는 학자들로 균형 잡힌 필진을 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결국 새 국정교과서의 필진이 국정화에 찬성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 일색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세대 사학과에 이어 경희대와 고려대의 사학 전공 교수들도 14일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려대 한국사학과, 사학과, 역사교육과 교수 전원(18명)과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4명 등 22명도 “향후 진행될 국정교과서 제작과 관련된 연구 개발, 집필, 수정 검토를 비롯한 어떠한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며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국정화를 강행하는 것은 집권 세력의 당리당략적 이해 추구 외에 그 이유를 달리 찾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경희대의 사학과 교수 9명 전원도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이라며 “(국정화는) 한국 현대사에서 감시와 통제의 시기로 간주되는 소위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다른 대학에서도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대 국사학과 오수창 교수는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와 관련해 교수들끼리 현재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사학과 교수들 역시 16일 ‘국정교과서 반대 성명’ 발표를 준비 중이다.  대학생들의 반대 움직임도 이어졌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서울 안암로 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다양성이 공존해야 마땅한 시대의 역사적 흐름을 역행하는 조치”라며 정부 방침의 철회를 요구했다. 또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국정화 반대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학계 및 대학가 전반의 반대 분위기 때문에 당초 황우여 교육부장관과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의 공언대로 ‘노·장·청(노년·장년·청년)과 좌·우(진보·보수)를 아우르는 학자들’이 아닌 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뉴라이트 등 보수 진영 학자 중심으로 필진이 꾸려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지난달 15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학계의 의견을 들어 보겠다며 만났던 7명의 교수 가운데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손승철 강원대 교수,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등이 필진으로 거론되고 있다.  손 교수는 교학사 동아시아사 교과서의 대표 저자로 ‘임진왜란’을 “피해자의 적대감이 깃든 용어로 조선왕조실록에서 그렇게 기술한 게 굳어져 온 것”이라며 ‘임진전쟁’으로 표현해 논란이 됐다. 권 교수도 이명희 공주대 교수와 함께 ‘우편향’ 논란을 불러왔던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했다. 신 명예교수 역시 교학사 교과서 사용을 지지했던 바른역사국민연합의 원로고문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 “부끄러운 처신 안할 것”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 “부끄러운 처신 안할 것”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 정부가 2017학년도부터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 전원이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3일 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은 언론에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제의가 오리라 조금도 생각하지 않지만 향후 국정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 전원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학문과 교육이라는 안목이 아니라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을 앞세운 조치”라며 “40년 전 유신정권이 단행했던 교과서 국정화의 묵은 기억이 재현되는 모습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1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 시위하던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을 봤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처신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수들은 “모두 집필을 외면하면 교육 현장에 피해가 생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한국 사회는 40년 전과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일선 학교의 많은 교사들이 비뚤어진 역사 해석을 바로잡아 가르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 전원 또한 성명을 내고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회귀에 반대한다”며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이며 “한국 현대사에서 감사와 통제의 시기로 간주되는 소위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라고 선언했다. 앞서 연세대 인문·사회분야 교수 132명을 비롯해 서울대 역사 관련 학과 교수 34명, 고려대 역사·인문사회계열 교수 160명 등도 국정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비판 늘리고 박정희 功過 재조명…좌편향 손보는 ‘우향우’

    北 비판 늘리고 박정희 功過 재조명…좌편향 손보는 ‘우향우’

    “북한에 대해서는 독재라는 말이 2차례 나오는데 남한에 대해서는 24차례나 나온다. 남한과 북한의 분량 차이를 고려해도 국민 정서상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방안’ 브리핑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의 배경으로 들었던 특정 교과서의 ‘좌편향’에 대한 예시다. 야권과 학계 및 시민사회단체가 국정화 전환 자체에 격렬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내년 말 모습을 드러낼 국정교과서가 이념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리 없다. 교육부가 명명한 대로 진보와 보수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려면 논쟁이 되는 부분들에 대해 이념과 세대를 아우르는 큰 틀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육부는 “역사 교과서 검정제는 국민을 통합하고 건전한 국가관과 균형 있는 역사 인식을 기르는 데 이바지하지 못한 채 지속적인 이념 논쟁과 편향성 논란을 일으켜 왔다”고 국정화 전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교육부가 검정체제의 한국사 교과서에서 문제로 꼽았던 부분은 대부분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첨예하게 전개되는 근현대사 부분이다. 교육부가 검정교과서를 분석한 비공개 자료인 ‘고교 한국사 교과서 분석’을 보면 ▲해방 후 남북한의 토지개혁 ▲6·25전쟁 ▲대한민국의 정통성(건국) ▲이승만에 대한 평가 ▲5·16군사정변 ▲박정희의 공과 ▲10월 유신 등 18개 주제에서 문제점이 있다고 돼 있다. 2013년 교학사 교과서 파문이 났을 때 교육부가 다른 7종의 교과서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정을 지시했던 부분들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면 국정교과서가 출간됐을 때 진보 진영에서 해당 부분의 서술을 놓고 반발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기도 하다. 양정현 한국역사교육학회장(부산대 교수)은 “새 국정교과서의 필진이 구성되지 않고 내용 역시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국정화를 추진해 온 교육부와 새누리당의 그간 움직임으로 미뤄 볼 때 근현대사 부분은 현재 박근혜 정부가 원하는 식으로 기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선 국정교과서에서는 북한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검정교과서 가운데 금성출판사의 서술인 ‘임시인민위원회는 일본인과 친일파 소유지, 지주 소유 토지 등을 몰수해 농민에게 무상으로 나눠 주는 ‘무상몰수, 무상분배’의 방식으로 토지개혁을 실시했다(373쪽)’는 대목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13년 금성출판사 측에 ‘분배된 토지에 대해서는 매매와 소작, 저당이 금지됐다는 점을 기술하라’고 수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6·25전쟁 부분에는 북한의 기습 남침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자료들이 대거 들어갈 수 있다. 미래엔 교과서에는 ‘동기로 본다면 인민공화국이나 대한민국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317쪽)라고 기술돼 있다. 교육부는 이런 부분에 대해 ‘6·25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 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정찰명령 제1호’나 ‘전투명령 제1호’ 등 북한의 기습 남침을 보여 줄 수 있는 자료들을 수록하라고 지시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관련해선 ‘건국일’을 두고 의견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보수 진영에서는 “대한민국 건국은 이승만 정부가 수립된 1948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진보 진영은 “대한민국 건국은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이번 국정화와 별도로 앞서 개정된 2015 교육과정에서 기존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용어를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꿨다. 교육부 관계자는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으로 쓰는데 우리는 ‘정부 수립’이라고 쓰며 스스로 격하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이에 대해 “국가기록원도 1948년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이라고 주장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현재 검정교과서의 문제로 든 18개 주제 가운데 4개 주제는 박정희 정부에 대한 것이다. 국정교과서에서는 박정희 정부의 공적은 부각시키고 잘못은 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16군사정변’에 대해 비상교육과 미래엔, 천재교육 등에서는 “군사정권으로 인해 민주화를 지향한 4·19혁명 정신이 사실상 부정됐다”고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교육부는 박정희 시대 경제성장과 관련해 ‘외자 도입을 통한 경제개발과 수출 주도형 성장 정책 역시 성과가 컸던 만큼 부작용도 많았다’ ‘1997년 외환위기가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금성출판사) 등으로 서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교육부는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한 삭제를 집필진에 지시했다. 반면 새마을운동의 경우 보수 성향의 교학사 교과서는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농촌 발전운동’이라고 했는데 교육부는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허용될 수 있는 수준에서의 관점의 차이”라고 했다.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새 국정교과서가 스스로를 비하하는 ‘자학사관’의 문제점을 들어 지나치게 밝은 부분만 쓰려고 한다면 결과적으로 현 정권에 유리한 내용만 쓰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박정희의 5·16정변이 쿠데타라는 역사적인 사실과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민주주의가 억압됐다는 점 등을 수록하지 않고서는 결코 공정한 교과서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파병에 대해서는 교학사를 제외한 7종의 교과서가 그로 인한 후유증을 서술한 점이 논란이 됐다. 교육부는 “천재교육, 두산동아는 ‘베트남 민간인 학살’을 직접 언급했는데 이러한 표현은 전쟁의 불가피성과 교과서임을 감안할 때 과도한 표현으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학살’이라는 표현은 의도성, 무모함, 잔혹함 등을 내포한 것으로 자칫 국군 명예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국정교과서에서는 베트남 파병의 당위성과 효과 등에 국한돼 기술될 가능성이 높다.  조성을 한국사학사학회장(아주대 사학과 교수)은 “교육부가 검정교과서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은 뉴라이트에서 만든 자료들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며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교육부가 직접 나서서 학술적 근거가 타당한지 각계각층의 이야기를 듣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연대 교수들 “부끄러운 처신 결코 안할 것”

    연대 교수들 “부끄러운 처신 결코 안할 것”

    정부가 2017학년도부터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 전원이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3일 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은 언론에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제의가 오리라 조금도 생각하지 않지만 향후 국정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 전원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학문과 교육이라는 안목이 아니라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을 앞세운 조치”라며 “40년 전 유신정권이 단행했던 교과서 국정화의 묵은 기억이 재현되는 모습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1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 시위하던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을 봤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처신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수들은 “모두 집필을 외면하면 교육 현장에 피해가 생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한국 사회는 40년 전과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일선 학교의 많은 교사들이 비뚤어진 역사 해석을 바로잡아 가르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 전원 또한 성명을 내고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회귀에 반대한다”며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이며 “한국 현대사에서 감사와 통제의 시기로 간주되는 소위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라고 선언했다. 앞서 연세대 인문·사회분야 교수 132명을 비롯해 서울대 역사 관련 학과 교수 34명, 고려대 역사·인문사회계열 교수 160명 등도 국정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우여·김정배, 교과서 집필진 선정 주도

    교육부의 위탁을 받은 국사편찬위원회는 2017학년 중·고교 입학생들이 배우게 될 역사 및 한국사 국정교과서 제작을 내년 11월까지 마쳐야 한다. 국사편찬위원회가 교과서 제작 수탁기관이기는 하지만, 실제 교과서 집필은 위원회가 공모를 통해 위촉한 외부 학자 및 교사들이 하게 된다. 국사편찬위원회 내부에 44명의 연구관·연구사들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실제 집필이 아니라 사료조사를 통해 위촉된 필진을 뒷받침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연구사와 연구관 대부분이 박사 학위 소지자이며, 절반 이상이 근현대사 전공자”라며 “실제 교과서 집필 업무는 맡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검정교과서 제작 과정에서도 국사편찬위원회가 교육부의 위임을 받기는 했지만, 직접 검정을 하지는 않았고 위촉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나서서 교과서 필진을 공모하겠지만, 정통 역사학계의 지원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역사학계의 분야별(고대사, 고려사, 조선사, 현대사, 일본사, 중국사, 서양사 등) 원로급 대학교수 14명으로 구성된 현재의 비상임 국사편찬위원들의 임기는 이달로 끝난다. 3년 임기의 위원들은 1년에 4회 전체 회의(대면 2회, 서면 2회)를 한다. 하지만 올해 회의에서 역사 및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안건으로 논의된 적도 없고, 오는 16일 열릴 임기 마지막 전체회의에서도 논의되지 않을 예정이다. 한 국사편찬위원은 “14명 전원이 임기 만료와 함께 국사편찬위원회를 떠난다. 재위촉도 가능하지만, 연임할 교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 위원들 대부분이 교과서 제작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교육부가 각종 검정교과서 제작을 맡았던 정통 역사학계를 ‘종북’ 내지는 ‘좌파’로 몰아가고, 국정화에 대한 학계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오명을 무릅쓰면서까지 교과서 제작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 국사편찬위원회는 차기 위원 후보를 3배수로 교육부에 추천한 상태다. 이 가운데 교육부의 위촉을 받은 새 위원들이 국사편찬위원회의 교과서 제작 사업 수탁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되지만, 이 역시 비상임이라 교과서 집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결국 교육부와 김 위원장이 주도적으로 모으게 될 집필진은 지난 12일 국정화 전환 발표 브리핑에서 언급한 대로 정치, 경제, 사회 등 사회 과학자들이 대거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내락한 분들이 계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사 관련 과목인 동아시아사, 세계사, 역사부도 등의 검정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아닌 다른 기관에서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황우여·김정배, 교과서 집필진 선정 주도

    교육부의 위탁을 받은 국사편찬위원회는 2017학년 중·고교 입학생들이 배우게 될 역사 및 한국사 국정교과서 제작을 내년 11월까지 마쳐야 한다. 국사편찬위원회가 교과서 제작 수탁기관이기는 하지만, 실제 교과서 집필은 위원회가 공모를 통해 위촉한 외부 학자 및 교사들이 하게 된다. 국사편찬위원회 내부에 44명의 연구관·연구사들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실제 집필이 아니라, 사료조사를 통해 위촉된 필진을 뒷받침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연구사와 연구관 대부분이 박사학위 소지자이며, 절반 이상이 근현대사 전공자”라며 “실제 교과서 집필 업무는 맡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검정 교과서 제작 과정에서도 국사편찬위원회가 교육부의 위임을 받기는 했지만, 직접 검정을 하지는 않았고 위촉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나서서 교과서 필진을 공모하겠지만, 정통 역사학계의 지원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역사학계의 분야별(고대사, 고려사, 조선사, 현대사, 일본사, 중국사, 서양사 등) 원로급 대학교수 14명으로 구성된 현재의 비상임 국사편찬위원들의 임기는 이달로 끝난다. 3년 임기의 위원들은 1년에 4회 전체 회의(대면 2회, 서면 2회)를 한다. 하지만 올해 회의에서 역사 및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안건으로 논의된 적도 없고, 오는 16일 열릴 임기 마지막 전체회의에서도 논의되지 않을 예정이다. 한 국사편찬위원은 “14명 전원이 임기 만료와 함께 국사편찬위원회를 떠난다. 재위촉도 가능하지만, 연임할 교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 위원들 대부분이 교과서 제작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교육부가 각종 검정 교과서 제작을 맡았던 정통 역사학계를 ‘종북’ 내지는 ‘좌파’로 몰아가고, 국정화에 대한 학계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오명을 무릅쓰면서까지 교과서 제작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 국사편찬위원회는 차기 위원 후보를 3배수로 교육부에 추천한 상태다. 이 가운데 교육부의 위촉을 받은 새 위원들이 국사편찬위원회의 교과서 제작 사업 수탁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되지만, 이 역시 비상임이라 교과서 집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결국 교육부와 김 위원장이 주도적으로 모으게 될 집필진은 지난 12일 국정화 전환 발표 브리핑에서 언급한 대로 정치, 경제, 사회 등 사회 과학자들이 대거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브리핑에서 “내락한 분들이 계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사 관련 과목인 동아시아사, 세계사, 역사부도 등의 검정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아닌 다른 기관에서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北 비판 늘리고 박정희 功過 재조명… 좌편향 손보는 ‘우향우’

    北 비판 늘리고 박정희 功過 재조명… 좌편향 손보는 ‘우향우’

    “북한에 대해서는 독재라는 말이 2차례 나오는데 남한에 대해서는 24차례나 나온다. 남한과 북한의 분량 차이를 고려해도 국민 정서상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방안’ 브리핑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의 배경으로 들었던 특정 교과서의 ‘좌편향’에 대한 예시다. 야권과 학계 및 시민사회단체가 국정화 전환 자체에 격렬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내년 말 모습을 드러낼 국정교과서가 이념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리 없다. 교육부가 명명한 대로 진보와 보수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려면 논쟁이 되는 부분들에 대해 이념과 세대를 아우르는 큰 틀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육부는 “역사 교과서 검정제는 국민을 통합하고 건전한 국가관과 균형 있는 역사 인식을 기르는 데 이바지하지 못한 채 지속적인 이념 논쟁과 편향성 논란을 일으켜 왔다”고 국정화 전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교육부가 검정체제의 한국사 교과서에서 문제로 꼽았던 부분은 대부분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첨예하게 전개되는 근현대사 부분이다. 교육부가 검정교과서를 분석한 비공개 자료인 ‘고교 한국사 교과서 분석’을 보면 ▲해방 후 남북한의 토지개혁 ▲6·25전쟁 ▲대한민국의 정통성(건국) ▲이승만에 대한 평가 ▲5·16군사정변 ▲박정희의 공과 ▲10월 유신 등 18개 주제에서 문제점이 있다고 돼 있다. 2013년 교학사 교과서 파문이 났을 때 교육부가 다른 7종의 교과서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정을 지시했던 부분들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면 국정교과서가 출간됐을 때 진보 진영에서 해당 부분의 서술을 놓고 반발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기도 하다. 양정현 한국역사교육학회장(부산대 교수)은 “새 국정교과서의 필진이 구성되지 않고 내용 역시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국정화를 추진해 온 교육부와 새누리당의 그간 움직임으로 미뤄 볼 때 근현대사 부분은 현재 박근혜 정부가 원하는 식으로 기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선 국정교과서에서는 북한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검정교과서 가운데 금성출판사의 서술인 ‘임시인민위원회는 일본인과 친일파 소유지, 지주 소유 토지 등을 몰수해 농민에게 무상으로 나눠 주는 ‘무상몰수, 무상분배’의 방식으로 토지개혁을 실시했다’(373쪽)는 대목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013년 금성출판사 측에 ‘분배된 토지에 대해서는 매매와 소작, 저당이 금지됐다는 점을 기술하라’고 수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6·25전쟁 부분에는 북한의 기습 남침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자료들이 대거 들어갈 수 있다. 미래엔 교과서에는 ‘동기로 본다면 인민공화국이나 대한민국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317쪽)라고 기술돼 있다. 교육부는 이런 부분에 대해 ‘6·25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 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정찰명령 제1호’나 ‘전투명령 제1호’ 등 북한의 기습 남침을 보여 줄 수 있는 자료들을 수록하라고 지시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관련해선 ‘건국일’을 두고 의견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보수 진영에서는 “대한민국 건국은 이승만 정부가 수립된 1948년”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진보 진영은 “대한민국 건국은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이번 국정화와 별도로 앞서 개정된 2015 교육과정에서 기존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용어를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꿨다. 교육부 관계자는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으로 쓰는데 우리는 ‘정부 수립’이라고 쓰며 스스로 격하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이에 대해 “국가기록원도 1948년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이라고 주장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현재 검정교과서의 문제로 든 18개 주제 가운데 4개 주제는 박정희 정부에 대한 것이다. 국정교과서에서는 박정희 정부의 공적은 부각시키고 잘못은 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16군사정변’에 대해 비상교육과 미래엔, 천재교육 등에서는 “군사정권으로 인해 민주화를 지향한 4·19혁명 정신이 사실상 부정됐다”고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교육부는 박정희 시대 경제성장과 관련해 ‘외자 도입을 통한 경제개발과 수출 주도형 성장 정책 역시 성과가 컸던 만큼 부작용도 많았다’, ‘1997년 외환위기가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금성출판사) 등으로 서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교육부는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한 삭제를 집필진에 지시했다. 반면 새마을운동의 경우 보수 성향의 교학사 교과서는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농촌 발전운동’이라고 했는데 교육부는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해 “허용될 수 있는 수준에서의 관점의 차이”라고 했다.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새 국정교과서가 스스로를 비하하는 ‘자학사관’의 문제점을 들어 지나치게 밝은 부분만 쓰려고 한다면 결과적으로 현 정권에 유리한 내용만 쓰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의 5·16정변이 쿠데타라는 역사적인 사실과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민주주의가 억압됐다는 점 등을 수록하지 않고서는 결코 공정한 교과서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파병에 대해서는 교학사를 제외한 7종의 교과서가 그로 인한 후유증을 서술한 점이 논란이 됐다. 교육부는 “천재교육, 두산동아는 ‘베트남 민간인 학살’을 직접 언급했는데 이러한 표현은 전쟁의 불가피성과 교과서임을 감안할 때 과도한 표현으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학살’이라는 표현은 의도성, 무모함, 잔혹함 등을 내포한 것으로 자칫 국군 명예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국정교과서에서는 베트남 파병의 당위성과 효과 등에 국한돼 기술될 가능성이 높다. 조성을 한국사학사학회장(아주대 사학과 교수)은 “교육부가 검정교과서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은 뉴라이트에서 만든 자료들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며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교육부가 직접 나서서 학술적 근거가 타당한지 각계각층의 이야기를 듣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국정 역사 교과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 집필 거부 “부끄러운 처신 하지 않을 것”

    국정 역사 교과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 집필 거부 “부끄러운 처신 하지 않을 것”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 거부 “부끄러운 처신 하지 않을 것”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 국정 역사 교과서 정부가 2017학년도부터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 전원이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3일 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은 언론에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제의가 오리라 조금도 생각하지 않지만 향후 국정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 전원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학문과 교육이라는 안목이 아니라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을 앞세운 조치”라며 “40년 전 유신정권이 단행했던 교과서 국정화의 묵은 기억이 재현되는 모습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1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 시위하던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을 봤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처신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수들은 “모두 집필을 외면하면 교육 현장에 피해가 생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한국 사회는 40년 전과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일선 학교의 많은 교사들이 비뚤어진 역사 해석을 바로잡아 가르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 전원 또한 성명을 내고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회귀에 반대한다”며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이며 “한국 현대사에서 감사와 통제의 시기로 간주되는 소위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라고 선언했다. 앞서 연세대 인문·사회분야 교수 132명을 비롯해 서울대 역사 관련 학과 교수 34명, 고려대 역사·인문사회계열 교수 160명 등도 국정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 역사 교과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 집필 거부 “학생들에 부끄러운 처신 안할 것”

    국정 역사 교과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 집필 거부 “학생들에 부끄러운 처신 안할 것”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 거부 “부끄러운 처신 하지 않을 것”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 국정 역사 교과서 정부가 2017학년도부터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 전원이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3일 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은 언론에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제의가 오리라 조금도 생각하지 않지만 향후 국정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 전원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은 학문과 교육이라는 안목이 아니라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을 앞세운 조치”라며 “40년 전 유신정권이 단행했던 교과서 국정화의 묵은 기억이 재현되는 모습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1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 시위하던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을 봤다. 연세대 사학과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처신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수들은 “모두 집필을 외면하면 교육 현장에 피해가 생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한국 사회는 40년 전과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일선 학교의 많은 교사들이 비뚤어진 역사 해석을 바로잡아 가르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 전원 또한 성명을 내고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회귀에 반대한다”며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이며 “한국 현대사에서 감사와 통제의 시기로 간주되는 소위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라고 선언했다. 앞서 연세대 인문·사회분야 교수 132명을 비롯해 서울대 역사 관련 학과 교수 34명, 고려대 역사·인문사회계열 교수 160명 등도 국정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유신으로 회귀” “교과서 제도의 퇴보”… 반발 확산

    정부가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을 공식 발표한 데 대해 12일 역사학계와 교육학계에서는 이를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 박걸순 한국근현대사학회 회장(충북대 사학과 교수)은 “과거 사실을 시대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재해석, 재평가받는 것이 역사의 본질인데 하나의 교과서만 인정하면 역사가 정치적 논리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국정 교과서를 채택한 나라는 3곳(터키, 그리스, 아이슬란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사학사학회 등 역사학 관련 단체 8곳도 지난달 성명을 통해 “국정교과서는 집필, 편찬, 수정, 개편까지 교육부 장관의 뜻대로 이뤄지는 독점적인 교과서”라면서 “국정제로의 회귀는 40여년에 걸친 민주화운동의 성과를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전국 60여곳 대학과 대학원 역사 관련 학과 학생회도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한국사 교과서 검정제는 과거 국정제 아래 진행된 역사 왜곡과 일방적 역사 서술 등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정부의 국정화 결정을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민족문제연구소 등 400여 진보 성향 단체의 연대 기구인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정부에 국정화 추진 철회를 촉구했다. 대학생 17명이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서 국정화 반대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석문 제주교육감 등도 각각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교육감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가 이룩해 온 민주주의의 가치와도 부합하지 않고 자율성과 다원성의 가치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대안 교과서’나 ‘보조 교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학문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합법적 권한 내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서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정권 바뀌어도 안 바꿀 국사 교과서 만들어야

    정부가 어제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민간 출판사가 발행해 정부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는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정부가 직접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새로운 국정 교과서를 ‘올바른 역사 교과서’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지만, 기존 교과서에 대한 불신이 작명(作名)의 배경이기도 하다. 반대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계획은 정부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반대에 부딪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정화 발표 이후 정치사회적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국정 교과서를 추진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상대의 ‘이념 편향성’을 문제 삼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럴수록 국정 교과서가 현실화될 경우 우려를 불식할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것을 지적해 둔다.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한결같이 다양성이 훼손된 획일적 사관(史觀)으로는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균형 잡힌 지식인을 길러 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한국사 국정화 추진을 밝히는 자리에서 밝혔듯 “출판사와 집필진들이 만든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하나하나 고치는 방법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현실 인식이다. 한국사 국정화가 최소한 ‘잘못된 편향성을 가진 획일적 사고’만큼은 막을 수 있다는 정부의 논리에는 수긍하는 국민도 있고, 수긍하지 않는 국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정화를 찬성한 국민조차 정부가 또 다른 방향의 ‘잘못된 편향성’을 담는 데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황 부총리가 “이념이 편향되지 않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은 당연하다. 국정 교과서의 개발 주체인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도 “집필진은 명망 있고 실력 있는 명예교수로부터 노장청을 전부 아우르는 팀으로 구성할 것”이라면서 좌파 학자들의 참여도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균형 잡힌 시각으로 존경받는 학자일수록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뛰어들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싶지는 않은 법이다. 집필진 구성에서부터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자칫 ‘보수 교과서’로 불린 교학사 ‘한국사’처럼 정치지향적 인사들로 채운다면 국정 교과서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한국사 국정 교과서를 2017학년도부터 일선 학교에서 사용케 한다는 방침이다. 교과서 보급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2010학년도에 국정인 ‘국사’와 검정인 ‘근현대사’를 ‘한국사’로 통합한 이후 7년 만에 이루어지는 전면 국정화다. 1974년 이후 국정 ‘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를 분리한 2002학년도 이후 15년 만에 전면 국정화로 환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사 교과서 발행 정책이 정권의 향방에 따라 요동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국사 국정 교과서는 정권이 바뀐다 해도 그대로 쓰고 싶을 만큼 이름 그대로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지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정치 상황이 변해도 아이들에게 그대로 읽히고 싶은 역사 교과서는 불가능한가.
  • 행복을 디자인하다

    행복을 디자인하다

    “현대사회는 기술은 발전했지만 너무 험악해졌어요. 테크놀로지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함과 따뜻함을 주는 작품을 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해요.” 이탈리아의 디자인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84)의 작품들은 밝고 따뜻하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웃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한 와인오프너부터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는 어린이 가구 등 화사한 색상과 동심을 일깨우는 천진난만함으로 가득하다.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이탈리아 디자인의 얼굴을 바꿔 놓은 멘디니의 40년 작품 인생을 집약해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회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건축가이자 산업디자이너, 예술가인 멘디니는 이번 전시회에서 생활용품부터 가구, 회화, 모형으로 제작된 건축물 등 전 분야를 망라하는 작품 60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 주제는 ‘디자인으로 쓴 시’. 아시아에서 최초로 그의 이름을 내걸고 선보이는 대형 회고전이다. 개막일에 앞서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유토피아적인 건축물과 디자인을 지향하다 보니 작품에 시적인 요소가 담기는 것 같다”면서 “인간적인 면을 배려하고 환기할 수 있는 작품이 진짜 좋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밀라노 외곽의 바닷가 마을에서 쌍둥이 누이와 함께 태어난 그가 대가족에게 둘러싸여 보낸 행복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 평생의 프로젝트처럼 작품의 근간을 이룬다. 이번 전시는 11가지 테마로 나누어 그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장 외부에는 초록색 장갑에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차오맨’이 두 팔을 들고 반갑게 관람객을 맞는다. 입구에는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디자인된 거대한 조각 ‘테트 제앙트’(2002)가 멘디니 디자인의 세계로 안내를 시작한다. 그다음 공간은 남녀노소 모두를 공감하게 만드는 천진난만한 동심이 잘 표현된 디자인들이다. 부엌 가구 알레시에서 생산되고 있는 여러 가지 제품을 모아 회전목마처럼 만든 ‘지오스트리나’, 나무 캐비닛 ‘클라라벨라’와 드로잉 등 들여다볼수록 재미있는 작품들이다. 순수하고 유머러스한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속 표면의 기울어진 의자 ‘미끄러진’처럼 실험적인 디자인과 ‘프루스트 의자’ 등 멘디니 디자인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화사한 색과 점묘적 표현이 들어간 작품들도 소개되고 있다. 유명한 와인오프너 ‘안나 G’나 화병 같은 소품부터 그의 생각이 담긴 드로잉, 화려한 보석으로 장식된 카르티에 현대미술재단 소유의 조형물, 동생과 함께 작업한 건축물 모형 등에 이르기까지 작품들은 하나하나 들여다보기도 바쁘다. ‘프루스트 의자’를 청자 미니어처로 제작한 작품 ‘108번뇌’, 소리가 나도록 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 한국 작가들과 협업한 작품도 눈에 띈다. 멘디니는 밀라노 폴리테크니코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건축 분야에서 일하다 1970년부터 모도, 카사벨라, 도무스 등 3대 건축잡지의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1989년에는 건축가인 동생 프란치스코와 ‘아틀리에 멘디니’를 설립하고 예술, 가구, 건축 등을 아우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황금컴퍼스상, 유러피안 건축가상을 수상한 그는 후쿠이 공룡박물관, 네덜란드 흐로닝어르 미술관 등 각종 건축물과 공공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으며 카르티에, 에르메스, 스와로브스키, 알레시 등 세계적 명품 기업과도 협업해 왔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한샘, 한국도자기, SPC 등 다수의 기업이 그와 작업했다. 여든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건재하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계속 일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가 하는 일들이 저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과도하게 논쟁되는 건 쓰지 않는 게 옳다”

    국정 한국사 교과서의 집필을 맡게 된 국사편찬위원회의 김정배(75) 위원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관련 브리핑에서 “자유롭게 마구 달려왔던 역사 문제를 숨을 고른다는 차원에서 통합 교과서를 채택하고 서로 조금씩 평상심을 찾아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국정교과서 집필진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른바 ‘좌파’ 집필진도 들어가는가. -명망 있고 실력 있는 명예교수부터 노·장·청(노년·장년·청년)을 아우르는 팀으로 구성할 것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근현대사 100년’이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어떻게 시대별로 연계해 청소년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을 줄 것인가 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국정이나 검인정 모두 궁극적인 목적은 중고생들에게 좋은 책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념적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이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 모두 개방할 것이다. →국정교과서의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1970년대 암울한 시대에 검인정교과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대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했고, 역사도 그렇게 가는 게 민주화를 위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은 민주화를 위한, 자유화를 위한 역사 연구가 이념 투쟁에 휘말린 것에 대해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 통합 교과서를 채택해 서로가 조금씩 평상심을 찾아 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내용의 객관성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떡할 것인가. -(과도하게) 논쟁이 되는 건 쓰지 않는 게 옳다. 다수가 동의하는 문제에 대해 일부가 이의를 제기하면 참고 사항으로 하면 될 것이다. 학설 대립이 있는 경우 다양한 견해를 소개해야 한다. 충분히 양쪽 다 설득력이 있을 경우는 모두 국정교과서에 소개할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2020학년도 수능, 국정 한국사로 출제… 근현대사 서술 비중 50% → 40% 변경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2020학년도 수능, 국정 한국사로 출제… 근현대사 서술 비중 50% → 40% 변경

    현재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2학년이 각각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2017년부터 지금은 검정 9종과 8종으로 배우고 있는 역사와 한국사를 국정 1종 교과서로 배우게 된다. 또 현재 고2가 치르게 될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기존 선택이었던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돼 절대평가(9등급)로 치러진다. 새로 나올 국정 한국사의 내용이 수능에 출제되는 것은 2020학년도부터다. 2017~2018년 일선 중·고교에서는 국정과 검정교과서가 혼재하게 된다. 한국사 국정화가 학교 현장 및 대학 입시에 가져올 변화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한국사 교과 내용은 어떻게 달라지나. -국정교과서는 현행 검정보다 근현대사 서술이 줄어든다.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한국사 교과서 성취 기준에서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중을 현행 5대5에서 6대4가 되도록 변경했다. 또 새누리당 등 보수 진영이 문제 삼는 북한에 대한 서술 등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 국정교과서는 출판사들이 경쟁적으로 사진 등 시각자료를 많이 포함시킨 현행 검정교과서보다 외형상 화려하지 않게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국정교과서를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 -거부할 수 없다. 현행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국정도서가 있는 과목은 학교가 반드시 이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교사의 역량과 선택에 따라 교과서 외에 여러 참고자료 등을 활용할 수 있고 역사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심어 줄 수 있다. 실제 학교에서는 수능 EBS 연계 출제 정책 때문에 EBS 교재가 교과서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검정에서 국정으로 바뀐 뒤에도 교과서는 학교에서 계속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사 국정화로 수험생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 -아니다. 한국사 교과서 형태와 수험생의 부담은 서로 독립적인 문제다. 현재까지 한국사는 서울대 필수 지정과목이기 때문에 최상위권이 주로 선택했고 이들과 경쟁하기 싫은 대다수의 수험생이 기피했다. 하지만 국정화와 관계없이 2017학년도 입시부터 한국사가 수능시험 필수과목으로 지정됐다. 이 때문에 문과 학생들 중에서 한국사를 피하고 싶은 학생이나 이과 학생들이 한국사를 필수적으로 봐야 하는 부담이 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국정화와는 무관한 문제다. →국정화 한국사의 수능 출제 난이도는. -내년부터 필수가 되는 한국사는 절대평가다. 9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만점 50점에 40점 이상이면 1등급이고 5점 단위로 1등급씩 내려간다. 문제의 난도도 높지 않다. 교육부는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한다는 방침이다. 쉬운 수능 기조가 한국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하나의 교과서로 공부하면 학습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도 교과서보다는 EBS 교재로 주로 공부하고 있고 단일 교과서의 지엽적인 지식을 묻게 되면 오히려 학습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어쨌든 절대평가로 치러지기 때문에 경쟁은 치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 문제를 놓고 이념 논쟁이 벌어지지는 않을까. -그럴 가능성은 없다. 현재까지도 수능에서 한국사 문제는 검정 8종 교과서에서 이견이 없는 사실관계 위주로 출제됐기 때문에 오류 논란 자체가 없었다. 주로 논란이 되는 부분은 근현대사인데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이 부분의 비중마저 줄게 된다. 오히려 학교 현장에서 입시 위주 교육으로 사실상 근현대사 학습이 아예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국정 한국사, 노·장·청 아우른 필진 구성”

    “국정 한국사, 노·장·청 아우른 필진 구성”

    교육부가 2017년 도입하는 중·고교 한국사 국정 교과서의 집필진을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의 전문가들로 구성하기로 했다. 역사학자 외에 정치·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도 집필진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새로 나올 국정 교과서의 이름은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정해졌다.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개발을 맡게 될 국사편찬위원회 김정배(75) 위원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방안’ 브리핑에서 “집필진은 명망 있고 실력 있는 명예교수로부터 노·장·청(노년·장년·청년)을 아우르는 팀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논란이 되는 근현대사의 경우 역사학자뿐 아니라 정치사, 경제사 등 전반을 아우르는 학자들을 초빙해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좌파’로 분류되는 진보 진영 학자에 대해서도 “본인들이 참여한다면 개방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 국정화 전환을 위해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가 직접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고 역사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을 종식하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판사와 집필진이 만든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하나하나 고치는 방법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국사편찬위는 다음달 중 교과서 집필진과 심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집필 작업은 다음달부터 1년간 진행되고 내년 12월 감수 및 현장 적합성 검토 등을 거쳐 2017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된다. 교육부는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우리 역사를 올바르고 균형 있게 가르치자는 취지에서 국정교과서를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반발해 역사학계와 교육계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 철회를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진보단체들은 곳곳에서 국정교과서 발행 체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정국도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여야는 당초 이날 본회의에서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의 여파로 단 한 건의 법안도 상정하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국정화는 상식의 문제로, 전 세계 상식이 반대하는 것”이라면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간 ‘2+2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정치권이 정치 논리로 서로 공방을 주고받을 일이 아니다”라면서 즉각 거부했다. 새누리당은 새롭게 태어날 교과서를 ‘국민 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명명하고 대국민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황 부총리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1인 시위’와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새해 예산안과 노동개혁 등 법안 처리 문제와 연계시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행복을 주는 디자이너’ 이탈리아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 전

    ‘행복을 주는 디자이너’ 이탈리아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 전

     “현대사회는 기술은 발전했지만 너무 험악해졌어요. 테크놀로지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함과 따뜻함을 주는 작품을 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해요.”  이탈리아의 디자인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84)의 작품들은 밝고 따뜻하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웃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한 와인오프너부터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는 어린이 가구 등 화사한 색상과 동심을 일깨우는 천진난만함으로 가득하다.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이탈리아 디자인의 얼굴을 바꿔 놓은 멘디니의 40년 작품 인생을 집약해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회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건축가이자 산업디자이너, 예술가인 멘디니는 이번 전시회에서 생활용품부터 가구, 회화, 모형으로 제작된 건축물 등 전 분야를 망라하는 작품 60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 주제는 ‘디자인으로 쓴 시’. 아시아에서 최초로 그의 이름을 내걸고 선보이는 대형 회고전이다.  개막일에 앞서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유토피아적인 건축물과 디자인을 지향하다 보니 작품에 시적인 요소가 담기는 것 같다”면서 “인간적인 면을 배려하고 환기할 수 있는 작품이 진짜 좋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밀라노 외곽의 바닷가 마을에서 쌍둥이 누이와 함께 태어난 그가 대가족에게 둘러싸여 보낸 행복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 평생의 프로젝트처럼 작품의 근간을 이룬다.  이번 전시는 11가지 테마로 나누어 그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장 외부에는 초록색 장갑에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차오맨’이 두 팔을 들고 반갑게 관람객을 맞는다. 입구에는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디자인된 거대한 조각 ‘테트 제앙트’(2002)가 멘디니 디자인의 세계로 안내를 시작한다. 그다음 공간은 남녀노소 모두를 공감하게 만드는 천진난만한 동심이 잘 표현된 디자인들이다. 부엌 가구 알레시에서 생산되고 있는 여러 가지 제품을 모아 회전목마처럼 만든 ‘지오스트리나’, 나무 캐비닛 ‘클라라벨라’와 드로잉 등 들여다볼수록 재미있는 작품들이다.  순수하고 유머러스한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속 표면의 기울어진 의자 ‘미끄러진’처럼 실험적인 디자인과 ‘프루스트 의자’ 등 멘디니 디자인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화사한 색과 점묘적 표현이 들어간 작품들도 소개되고 있다. 유명한 와인오프너 ‘안나 G’나 화병 같은 소품부터 그의 생각이 담긴 드로잉, 화려한 보석으로 장식된 카르티에 현대미술재단 소유의 조형물, 동생과 함께 작업한 건축물 모형 등에 이르기까지 작품들은 하나하나 들여다보기도 바쁘다. ‘프루스트 의자’를 청자 미니어처로 제작한 작품 ‘108번뇌’, 소리가 나도록 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 한국 작가들과 협업한 작품도 눈에 띈다.  멘디니는 밀라노 폴리테크니코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건축 분야에서 일하다 1970년부터 모도, 카사벨라, 도무스 등 3대 건축잡지의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1989년에는 건축가인 동생 프란치스코와 ‘아틀리에 멘디니’를 설립하고 예술, 가구, 건축 등을 아우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황금컴퍼스상, 유러피안 건축가상을 수상한 그는 후쿠이 공룡박물관, 네덜란드 흐로닝어르 미술관 등 각종 건축물과 공공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으며 카르티에, 에르메스, 스와로브스키, 알레시 등 세계적 명품 기업과도 협업해 왔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한샘, 한국도자기, SPC 등 다수의 기업이 그와 작업했다. 여든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건재하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계속 일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가 하는 일들이 저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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