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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묘하게 닮았다, 韓 신학철·中 팡리쥔의 세계

    묘하게 닮았다, 韓 신학철·中 팡리쥔의 세계

    다중의 역사적 경험·동시대의 현실 ‘몸’이라는 물질적인 매개체로 풀어 한국 민중미술 대표작가 신학철(73)과 냉소적 사실주의로 국제적인 명성과 인기를 얻고 있는 중국 팡리쥔(53)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신학철·팡리쥔: 기념비적 몸의 풍경’전이다. 두 작가는 다중의 역사적 경험과 동시대에 마주하는 현실을 ‘몸’이라는 물질적인 매개체를 사용해 풀어낸다. 각자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지닌 두 예술가의 작품 10여점씩이 한자리에서 만나서 뿜어내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학고재 우찬규 대표는 “그들 각자의 고유한 미술세계 사이에서 소통의 지점을 탐색해 보고 아시아 미술사의 흐름이라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한국 민중미술과 중국의 냉소적 사실주의의 태동과 흐름, 역사적 의의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고 전시 기획취지를 밝혔다. 신학철은 민중의 삶의 역사와 동시대의 현실을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힘과 구조를 몸의 유기체적 총체로 표현한다. 민중의 애환과 희망을 강렬하게 상승하는 에너지 덩어리와 포토몽타주를 활용해 표현함으로써 역사를 관념이 아닌 구체적 실체로 파악하고 형상화한다. 그는 1980년대 ‘한국 근대사’ 시리즈, 90년대 ‘한국 현대사’ 시리즈로 우리 민족이 겪은 수난의 역사를 표현했고, 2000년대에는 시골출신 갑돌이와 갑순이의 상경기를 통해 우리 근대사를 표현한 ‘갑돌이와 갑순이’ 연작에 몰두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를 담은 ‘한국 현대사-광장’에는 군중이 촛불을 들고 있는 가운데에 남녀의 신체 덩어리가 그려져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들을 위무하기 위한 작품 ‘초혼-잠들지 못하는 남도’의 한가운데에는 일그러진 채 한 덩어리가 된 신체의 부위들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팡리쥔은 장샤오강, 쩡판즈, 웨민쥔 등과 더불어 중국 현대미술의 ‘4대 천왕’으로 꼽힌다. 그는 인간과 자연을 이질적인 감각적 환경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부유성(浮遊性)을 드러내고 이를 시대적 맥락에서 살펴본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대머리 인물들은 언제나 아무 목적성 없는 듯한 모호한 표정으로 앉거나 걷거나 물에 떠 있다. 불안정한 사회구조 속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대인의 무력함을 냉소적으로 보여 준다. 작품 ‘2014 여름’은 적황토색의 인물들이 하늘을 향해 무엇인가 우러러보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대머리를 하고 있는 다중들은 언뜻 마오 시대의 열광하는 인민의 이미지와 유사해 보이지만 주변의 맥락에서 자세히 보면 뭔가 불안하고 근거 없이 떠 있는 존재, 뿌리 없는 존재로 나타난다. 전시는 9월 25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중소형 아파트 ‘해운대 중동 동부센트레빌’ 조합원 모집

    중소형 아파트 ‘해운대 중동 동부센트레빌’ 조합원 모집

    현대사회에서 1~3인 가구와 직장인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자녀 수는 줄고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현대인들은 합리적인 중소형 주거지를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아파트 시장에서는 건설기업이 아닌 조합원이 직접 사업주체가 되는 지역주택조합아파트 방식도 재조명 받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조합원들이 직접 토지를 매입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아파트를 짓는 방식으로 토지 매입에 따른 금융비용과 각종 부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사업 절차도 기존 재개발, 재건축에 비해 비교적 단순하므로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을 지닌다. 실제 지난해 전국에서 지역주택조합으로 공급된 아파트는 4만8천여 가구에 이른다. 전년도 공급물량인 1만5천여 가구 대비 3배 이상 많아진 수치다. 이처럼 지역주택조합아파트가 높은 선호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인 가격에 기인한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22일 “지역주택조합아파트는 인근 시세에 비해 평균 20% 정도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며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자가 마련이 가능해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지역주택조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지역 역시 신규아파트 조합원을 모집 중이고, 그 중 하나가 해운대구 중동에 들어서는 '해운대 중동 동부센트레빌'이다. 조합원 가입조건은 부산, 울산 및 경상남도에서 6개월 이상 거주자여야 하며 무주택 세대주이거나 85㎡이하 주택 1채를 소유한 세대주일 경우 가능하다. 해운대 중동 동부센트레빌은 전용면적 59㎡A, B타입(예정) 376세대와 84㎡A, B타입(예정) 212세대, 중소형 타입 위주로 총 588세대(예정) 공급된다. 평면은 일조량과 채광에 유리한 4-bay 평면을 적용했다. 여기에 조망권을 높인 2면 개방형 평면을 도입할 예정이다. 일부 세대는 공간 활용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알파룸도 설계했다. 입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주방 팬트리 공간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단지 주변에는 달맞이 고개에 위치해 향후 부산 달맞이 신흥 주거타운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해운대 생활권으로 천혜의 자연환경인 동백섬과 달맞이길 해월정, 장산 등 부산의 뛰어난 자연 명소도 가까이 즐길 수 있다. 도시철도 2호선 중동역을 비롯해 차량 이동시 좌동순환로, 수영로, 충렬로와 인근 광안대교, 부산-울산고속도로는 시내,외 어디든 빠르게 이어주는 교통 환경이 마련됐으며, 해운대로를 이용해 남구, 수영구, 기장군 등 타 구역으로 이동하기가 편리하다. 또한 해운대 신시가지 장산역 일대의 근린생활시설과 백병원, 금융시설, 도시공원 등의 이용이 용이하다. 부산 센텀시티와도 인접해 인근 대형백화점, 할인마트, 벡스코, 부산 시립미술관 등 다양한 문화,쇼핑시설을 누릴 수 있다. 단지 인근에는 동백중학교, 동백초등학교가 인접해 있고, 해송초, 신곡초, 신곡중과 신시가지 내 학원가들도 인접해 교육시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주택홍보관은 8월 26일 민락역 근처에서 오픈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부모공부(고영성 지음, 스마트북스 펴냄) 아이큐, 독서, 사고방식, 호기심, 애착, 사회성 등 아이 양육과 관련된 22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아이의 미래와 성장, 행복을 위해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사실을 담았다. 328쪽. 1만 4800원. 도넛을 구멍만 남기고 먹는 방법(오사카대학 쇼세키카 프로젝트 지음, 김소연 옮김, 글항아리 펴냄) ‘도넛을 구멍만 남기고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오사카대 교수들의 대답을 책으로 엮었다. 296쪽. 1만 6000원. 독수리의 꿈(김종경 지음, 북앤스토리 펴냄) 우리나라 겨울 철새인 독수리만을 다룬 생생한 생태사진 보고서다. 멸종 위기종 보호를 포토 메시지로 전한다. 95쪽. 3만 5000원. 라플라스의 악마, 철학을 묻다(최훈 지음, 뿌리와이파리 펴냄)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등 철학의 주요 분야 중 선택한 117가지 사고실험을 통해 철학의 중요한 문제들을 섭렵할 수 있도록 꾸민 입문서. 412쪽. 1만 5000원. 해방의 비극 중국 혁명의 역사 1945~1957(프랑크 디쾨터 지음, 고기탁 옮김, 열린책들 펴냄) 중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긴 여정인 ‘인민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로 오늘날의 중국 정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528쪽. 2만 5000원. 나 혼자 먹을 거야(이승환 글·그림, 그림북스 펴냄) 엄마에게서 받은 사탕을 혼자만 먹고 싶어 숨을 곳을 찾아다니는 주인공을 통해 나눔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41쪽. 1만 2000원.
  • 중소형아파트 선호도↑, 나주 ‘남평 양우내안애 1차’ 매물 소진 목전

    중소형아파트 선호도↑, 나주 ‘남평 양우내안애 1차’ 매물 소진 목전

    현대사회의 핵가족화 심화와 함께 주택과잉 현상이 사라진 가운데 중소형아파트의 선호도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1,000여 세대가 넘는 대단지 중소형 아파트가 들어서면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많다. 전용면적 85㎡ 미만 중소형 물량은 기본적으로 거래가 활발하고 환금성이 뛰어난데다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주택시장에서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건설사들도 각종 혁신설계를 도입해 중대형 못지 않은 체감면적을 누릴 수 있는 중소형 아파트를 선보이는 추세다. 이에 빠른 분양이 진행된 중소형 대단지 아파트 중에서는 양우건설이 전남 나주시 남평강변도시에서 선보인 ‘나주 남평 강변도시 양우내안애 리버시티 1차’가 매물 소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선 나주 남평 강변도시는 광주 남구와 나주혁신도시와 차량 10분 거리에 위치했으며 나주시에서 유일하게 공동학군제를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광주 명문학군으로 불리는 남구와 공동학군을 형성하고 있으며 주변에 인성고, 대광여고, 문성고, 대성여고, 송원고 등이 자리하고 있다. 남평초, 남평중 등은 도보 통학 가능한 거리로 인접해 있다. 단지 앞, 뒤로 드들강과 월현대산이 펼쳐져 있는 주거환경이 마련됐으며 인근 822번 국도를 통해 시내외 진출입이 수월하며 KTX 호남선 광주송정역, 광주공항 등과의 접근성도 우수하다. 또한 최근 송현-남평간 지방도가 일부 부분 개통하며 출퇴근 여건도 개선됐다. 분양 관계자는 19일 “현재 일부 물량만을 남겨둔 가운데 막바지 분양이 한창”이라며 “분양 조건은 계약금 5%, 대출 65%, 잔금 30%로 계약금 5% 이외에는 입주 시까지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착순 동호지정 분양 중인 남평 양우내안애 리버시티 1차의 견본주택은 광주시 상무역 2번 출구 인근(광주시 서구 마륵동 164-8)에서, 2차의 견본주택은 1차 견본주택 옆인 광주광역시 서구 마륵동 164-11(상무역 2번출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새달 3일 순경 공채 필기시험… 꼭 알아야 할 마무리 전략

    새달 3일 순경 공채 필기시험… 꼭 알아야 할 마무리 전략

    [형법·형사소송법] 난도 높아져…판례 이유도 체크[한국사] 문화사 6문항 이상…암기 철저히 올해 두 번째로 실시되는 경찰공무원(순경) 공개채용 필기시험이 다음달 3일로 다가왔다. 지난달 원서 접수를 진행한 결과 2169명 선발에 역대 최다 인원인 6만 6268명이 몰렸다. 상반기 순경 공채에서는 1449명을 선발했다. 서울신문은 2주에 걸쳐 경찰공무원 전문학원인 ‘경단기’와 박문각 남부경찰학원의 도움을 받아 제2차 순경 공채 필기시험 마무리 전략을 살펴본다. 정부가 밝힌 경찰공무원 증원 계획에 따라 순경 공채 선발예정 인원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증가하는 추세였다. 연도별 선발예정 인원을 구체적으로 보면 2013년 5714명, 2014년 6542명, 지난해 7626명이다. 하지만 올해 선발예정 인원이 감소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정부가 증원 계획의 완료 시점을 당초 밝힌 2017년에서 2019년으로 2년 연기했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발표한 올해 선발예정 인원은 3566명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선발예정 인원은 줄었지만, 순경 공채 시험에 뛰어드는 수험생 수는 계속해서 느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번 필기시험의 합격 커트라인 점수는 다소 상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필기시험 합격자의 영어, 한국사 등 공통과목 성적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안정적인 합격선 진입을 위해서는 공통과목에서 고득점을 하는 게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진행된 순경 공채 필기시험 분석 결과 형법, 형사소송법 등 법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응시한 수험생들이 유리한 경향이 나타난다. 경단기의 김중근 형법 강사는 “필수과목인 영어, 국사의 난도가 평이한 반면, 경찰 실무에 필요한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 등 과목의 난도가 높았던 게 특징”이라며 “특히 변별력이 갈리는 법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면 평균 조정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출제 경향이 앞으로 다가오는 필기시험에서도 유지될 것이라고 김 강사는 전망했다. 형법은 크게 조문, 판례, 이론 등 3가지 파트로 출제된다. 내용을 보면 총론에서는 여러 가지 착오, 공범간 법률, 범죄유형별 특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판례를 숙지하는 게 중요하지만 기본 이론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대법원 판례의 경우 결론을 묻는 문제가 대다수이지만, 변별력을 위해 판례의 이유까지 묻는 심화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3년간 나온 판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최신 판례의 출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김현 박문각 남부경찰학원 강사는 “올 5월까지 나온 최신 중요 판례를 반드시 정리해 둬야 한다”며 “특히 올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횡령죄로 처벌하던 기존 판례를 변경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의 내용을 필수적으로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매수자가 본인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지 않고, 등기를 매도인에게서 명의수탁자로 곧바로 이전하는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의 경우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해도 형사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얘기한 것이다. 횡령죄로 처벌하던 기존 판례를 변경했다. 시험을 한 달 남짓 앞둔 시점에서는 중요 학설을 정리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의 착오, 주관적 정당화 요소를 빠트린 경우의 효과, 책임의 근거와 본질,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 공범의 종속성, 공동정범의 본질, 제한적 정범개념과 확장적 정범개념 등을 정리해 둬야 한다. 기출 법조문도 챙겨 봐야 한다. 형사소송법은 절차법이라는 특수성상 문제 지문이 한정되기 때문에 2008년도 이후 기출 지문을 습득하는 것이 기본이다. 형법을 잘 이해한 후 형사소송법에 접근하면 공부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박문각 남부경찰학원의 김승봉 강사는 “수사와 증거 파트의 출제 빈도가 높은 반면, 그 밖의 영역은 골고루 출제하는 형사소송법 출제 경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사 출제 범위는 크게 선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근현대사로 나뉜다. 정치사 영역에서 절반 이상의 문제가 출제되지만 경제, 사회, 문화사 영역의 출제 빈도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문화사 영역에서 6~7문항 이상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당 파트는 철저한 암기를 통해 숙지해야 한다. 근현대사에서는 역사적 사건의 순서를 묻는 문제가 자주 나온다. 응시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운우 박문각 남부경찰학원 강사는 “한국사 필기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이 가장 큰 격차를 보이는 영역으로는 문화사와 근현대사를 꼽을 수 있다”며 “특히 근현대사에서는 연도별 역사적 사실을 구분하는 내용의 출제 비중이 높은 만큼 역사적 사건의 전후 과정을 잘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현장 행정] 태극기 휘날리며… 강북에 부는 ‘애국 열풍’

    [현장 행정] 태극기 휘날리며… 강북에 부는 ‘애국 열풍’

    주민봉사단이 태극기 꽂이 설치 박겸수 구청장도 직접 거리 홍보 전국 최고 광복절 게양률 이뤄내 4·19문화제 등 애국사업 진행도 광복절을 앞둔 지난 12일 서울 강북구청 앞 수유역 일대가 태극기 물결로 넘실댔다. 박겸수 강북구청장도 한 손에 태극기를 꽉 쥔 채 “국경일에 태극기를 답시다”라고 우렁차게 외쳤다. 시민들에게 직접 다가가 태극기를 건네주는 모습도 보였다. 할머니의 손을 잡고 지나가던 한 어린이는 태극기를 받고 이리저리 흔들어 보며 활짝 웃었다. 박 구청장은 “태극기 달기는 구민들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애국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 구청장의 태극기 사랑은 유명하다. 전 구민 태극기 달기를 목표로 2014년 1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항상 태극기 달기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게 대표적 예다. 같은 해 4월 수유사거리 ‘교통섬’(보행섬)에는 태극기 광장을 조성해 대형 태극기와 구내 13개 동을 상징하는 태극기 13개를 일년 내내 게양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동별로 주민간담회, 직능단체회의를 열어 구민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올해 광복절의 태극기 게양률이 70.1%에 이를 만큼 주민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지난해 광복절(71.1%)보다 조금 하락했지만 태극기 게양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라는 게 강북구의 설명이다. 김준영 자치행정팀장은 “순수한 시민운동으로 이뤄진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민간에서 기증한 태극기와 태극기꽂이도 7월 말 기준으로 각각 2만 2358개, 1만 7890개에 이른다. 지난 11일에도 한국마사회가 강북구에 가정용 태극기 1200개를 기증했다. 구내 13개 동별로 태극기꽂이 설치봉사단이 구성돼 주민들의 태극기꽂이 보수·설치 작업을 돕기도 한다. 강북구는 태극기 달기 외에도 여러 애국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매년 4·19혁명 국민문화제를 개최하고 관련 학술자료집을 발간해 4·19혁명 정신을 계승, 기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수유동 근현대사기념관 앞마당에 누리꾼들의 모금으로 만들어진 독립민주기념비를 세웠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강북구의 태극기 달기 운동은 태극기와 태극기꽂이 등의 기증과 보급, 캠페인 등 전 과정이 주민과 시민단체, 기업 등의 자발적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의 태극기 운동과 차별화된다”면서 “역사문화관광의 도시로서 앞으로도 사명감을 갖고 구민들과 함께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전 가정에 태극기가 모두 게양되는 그날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부고] ‘한컷에 담은 현대사’… 백무현 前서울신문 화백 별세

    [부고] ‘한컷에 담은 현대사’… 백무현 前서울신문 화백 별세

    역대 대통령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화 시리즈를 통해 한국 현대사를 비판적으로 조명했던 시사만화가 백무현 화백이 지난 15일 위암 투병 중 별세했다. 52세. 백 화백은 1988년 평화신문 창간과 함께 시사만평을 그렸고,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신문에 ‘백무현 만평’을 연재하며 편집위원을 지냈다. 2005년부터는 박정희, 전두환, 김대중,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을 주제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 회장을 지내면서 냉전·학벌·남성 중심 이데올로기에 물든 시사만화계를 자정하겠다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2012년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지난 4월 총선 때는 고향인 전남 여수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당시 위암 3기 판정을 받았지만 끝까지 선거를 완주했다. 유족으로 부인 윤정숙씨와 딸 승영, 아들 승건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2호실. 발인은 18일 오전 8시 30분이며, 장지는 천주교 용인공원묘지다. (02)3010-2292.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백무현 만평’ 시사만화가 백무현 화백 별세

    ‘백무현 만평’ 시사만화가 백무현 화백 별세

    서울신문에 14년 간 연재한 ‘백무현 만평’으로 잘 알려진 시사만화가 백무현 화백이 별세했다. 향년 52세. 백 화백은 지난 15일 오후 11시 55분쯤 요양 중이던 서울 연세사랑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위암 3기 판정을 받았던 그는 병세가 악화돼 치료를 중단하고 요양 중이었다. 고인은 1988년 평화신문 창간과 함께 시사만평을, 1998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신문에 인기리에 ‘백무현 만평’을 연재했으며 편집위원을 지냈다. 2005년 ‘만화 박정희’를 시작으로 ‘만화 전두환’, ‘만화 김대중’, 지난해 ‘만화 노무현’까지 전직 대통령을 그린 작품들은 자연스럽게 굴절된 한국 현대사를 다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각과 군부독재를 정면 비판하는가 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광주민주화운동 등 재임 시기 굵직한 사건들을 생생히 묘사하며 날선 칼날을 들이댔다. ‘월간 말’과 ‘노동자신문’ 등 진보적 매체에 만평을 다수 실었다. 전국시사만화작가회의 회장을 지내면서 냉전·학벌·남성 중심 이데올로기에 물든 시사만화계를 자정하겠다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백 화백은 지난 4·13 총선에서는 고향인 전남 여수에 출마했다. 지난 2012년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의 캠프 대변인으로 직접 정치에 뛰어든 백 화백은 지역구 3선위원인 주승용 현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맞아 분전했지만 결국 낙선했다. 고인은 선거전 도중 위암 3기 판정을 받았지만 끝까지 선거를 완주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오는 18일 오전 9시 30분으로, 장지는 경기도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이다. 02-3010-2000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복절 경축사] 中 사드 압박 겨냥 “강대국이 운명결정 비관적 사고 떨쳐내야”

    [광복절 경축사] 中 사드 압박 겨냥 “강대국이 운명결정 비관적 사고 떨쳐내야”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을 보면서 새삼 국민적 자신감에 대해 숙고하게 됐음을 15일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여지없이 드러냈다. ‘할 수 있다’(4회), ‘자신감’(4회), ‘자긍심’(1회) 등 자신감과 관련한 단어를 모두 9차례나 구사하며 연설의 거의 절반가량을 이 부분에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운명이 강대국들의 역학관계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피해의식과 비관적 사고를 떨쳐내야 한다”면서 “우리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번영의 주역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능동적이고 호혜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자위권적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는 사드 배치를 우리의 자위적 방어조치로 보기보다는 미·중 간 헤게모니 싸움에서 우리가 어느 한편을 드는 쪽으로 해석하는 국내 일각의 시각을 피해의식으로 규정하면서 우리 스스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한다는 자주(自主)의식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광복 71년 만에 우리의 국력은 눈부시게 성장한 반면 우리의 자존감은 71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지적했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은 “반세기 전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의 최빈국에서 지금은 경제 규모 세계 11위, 수출 규모 6위의 국가로 발전했고, 올해까지 3년 연속 혁신지수 세계 1위 국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가 신용등급은 프랑스, 영국과 같은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면서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저력이자 자랑스러운 현주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을 향해서도 우리가 한반도의 주역으로서 나라를 지키는 차원에서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니 간섭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자부심, 한류 문화 등의 구체적 사례를 열거하면서 “언제부터인지 우리 내부에서는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잘못된 풍조와 우리의 위대한 현대사를 부정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다”며 ‘헬 조선’이라는 유행어를 반박했다. 이어 “자기비하와 비관, 불신과 증오는 결코 변화와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없다”면서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함께 가는 공동체 의식으로 노력하면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더민주 강령 논란…김종인 “당 대표 출마자들이 얼마나 말이 궁색한지를 알겠다”

    더민주 강령 논란…김종인 “당 대표 출마자들이 얼마나 말이 궁색한지를 알겠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5일 당 강령 전문에서 ‘노동자’ 단어를 삭제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을 놓고 당권 주자들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 “다른 특별한 얘기를 할 게 없으니 그런 걸 갖고 마치 선명성 경쟁하듯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우리 당 대표에 출마한 사람들이 얼마나 말이 궁색한지를 알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노동자’ 단어 삭제 문제와 관련, “나는 그게 어떻게 됐는지도 모른다”며 “비대위에 아직 (안건이) 올라오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홍철 (전준위 강령정책분과) 위원장이 여러 사람 의견을 다 규합해 1차안으로 만든 건데…”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경축사에서 “우리의 위대한 현대사를 부정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곳으로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비하하는 신조어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만 했다. 기자가 ‘헬조선’을 예로 들자 “그거야 뭐 젊은 세대에서 괴로우니 하는 이야기인데…”라고 언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N포 세대’ 향한 TV의 위로와 풍자

    ‘N포 세대’ 향한 TV의 위로와 풍자

    연애, 결혼, 출산 이외에도 얼마나 더 포기해야 할지 몰라 붙은 이름, ‘N포 세대’. 막막한 청춘들을 옥죄는 현실이 더욱 강퍅해질수록 TV의 위로와 현실 풍자가 도드라지고 있다. 지난 8일 첫선을 보인 tvN의 ‘여행해도 괜찮아 인 아일랜드’는 N포 세대를 현실에서 떼어내 외딴 섬에 데려가 강제로(?) 쉬게 한다. 제작진은 지난 5월 공개 모집을 통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아픈 청춘들’ 5명을 모았다. 꿈을 접고 인력 시장에서 일하는 청년, 사법시험에 연거푸 떨어진 취업준비생, 비정규직 삶을 이어온 영화제 스태프, 정규직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나선 리포터, 한국인으로 귀화한 러시아인이 그들이다. 우울증, 대인기피증, 미래에 대한 불안, 번아웃증후군(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 등을 호소하던 이들은 섬처럼 세상과 단절되어 있거나 단절되고 싶은 청년들이다. 제작진은 ‘섬을 닮은’ 이들을 섬으로 데려가 아무 미션 없이 쉴 것을 주문한다. 하지만 늘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 스펙 쌓기에 쫓겨 온 청년들은 어떻게 쉬어야 할지조차 모른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성범 PD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얘기를 늘 하는데 현대사회에서 섬처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쉼을 주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게 하면 어떨까 궁금했다”며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청년들을 바라보지 않고 카메라가 청년들 안으로 들어가 그들 스스로가 자신의 안쪽을 바라보고 시청자들이 그들의 이야기에 감화됐으면 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여행해도 괜찮아 인 아일랜드’가 N포 세대를 위로하고 속내를 터놓을 수 있는 판을 마련했다면 지난달 17, 24일 SBS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인생게임-상속자’는 금수저와 흙수저의 운명이 극명하게 갈리는 우리 사회의 비정한 민낯을 날카롭게 풍자해 화제를 모았다. 청년 출연자 9명은 상속자, 집사, 정규직, 비정규직의 신분을 나눠 갖고 코인을 가장 많이 획득하는 사람이 상금 1000만원을 얻는 게임에 참여한다. 이들의 욕망이 맞부딪치는 게임은 ‘헬조선’, ‘1대99 사회’, ‘수저계급론’, ‘갑을 관계’ 등 승자가 독식하는 우리 사회를 압축하는 주요 키워드를 목도하게 했다. ‘인생게임-상속자’는 이번 정규 편성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소름 돋는 현실감으로 호평을 얻었다. 프로그램의 홍보 담당 조혜빈 PD는 “같은 패턴의 게임이 반복돼 (시청률에) 힘을 받을 수 있을까란 우려, 다른 프로그램보다 준비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 등으로 이번 정규 편성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포맷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지 내부에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N포 세대는 어느새 드라마에서도 주요 캐릭터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만 해도 SBS 드라마 ‘미녀 공심이’의 공심이(민아 분), ‘딴따라’의 그린(혜리 분)에 이어 JTBC ‘청춘시대’의 윤진명(한예리 분)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심이는 취업에 숱하게 실패하며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까지 생긴 취업준비생이었고, 그린은 하루에도 몇 개씩 ‘알바’를 뛰는 휴학생이었다. 등록금 때문에 스물여덟이 될 때까지 대학도 졸업 못한 윤진명 역시 휴학과 알바를 거듭한다. 오는 27일 방송될 드라마 ‘우리 갑순이’도 임용고시와 9급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10년차 백수 커플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청춘을 다루는 콘텐츠는 그 시대에 맞는 자화상을 그려낼 수밖에 없다”며 “지금 청년들이 가장 공감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 취업준비생이나 백수 등인 만큼 이들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고 있고, 최근에는 로맨스 드라마에서조차도 ‘금수저’, ‘흙수저’로 비교점을 만들어 내며 현실을 깊이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조선의 중심 ‘종로 뒷골목’… 계단 없어 휠체어 답사도 OK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조선의 중심 ‘종로 뒷골목’… 계단 없어 휠체어 답사도 OK

    서울시는 2014년 근현대 서울의 추억과 발자취가 담긴 유·무형 자산을 발굴·관리하는 ‘미래유산 보전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이맘때 ‘미래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시민들과 미래유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시는 미래유산 발굴보존 사업이 가능한 한 민간 주도로 진행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번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역시 서울신문, 문화지평과 함께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오는 9월 3일 장충단비, 국립극장, 장충체육관, 한양성곽, 족발 골목 등에 얽힌 이야기를 찾아가는 ‘장충단 성곽길’ 프로그램을 예약할 수 있다. 지난 7월 9일 오전 10시 보신각 앞에 한 무리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빨간색 손수건을 하나씩 목에 두르거나 손목에 묶고 2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출발을 기다리는 이들이었다. 이번 역사탐방로는 보신각부터 동대문까지다. 일직선으로 뻗은 대로가 아니라 잘 다녀 보지 않은 뒤안길이다. 보신각 길 건너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에서 인사동을 거쳐 종로 뒷골목을 헤집는 코스다. 답사로는 발밑으로는 광화문역에서 동대문역으로 달리는 지하철 5호선과 거의 겹친다. 단 한 번도 대로로 나가지 않고 동대문까지 뒤안길만 누비는 오리지널 골목 답사다. 서울 종로 뒤안길 답사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뒷골목에 숨어 있는 수많은 근현대 역사 이야기와 미래유산을 만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답사로 전체가 평지로 이뤄져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도 무리 없이 동행할 수 있는 ‘무장애 답사로’란 점이다. 이 답사로는 이날 해설을 맡은 박광규(55)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개척한 코스다. 박 해설사는 “큰길에는 큰 역사가 존재하고 뒷골목에는 소소한 것만 있을 것이란 선입견을 날려 버리는 대단히 의미 있는 뒤안길”이라며 “특히 계단이 단 한 층도 없는 완벽한 무장애 코스로 장애인과 함께 역사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답사길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답사팀 안전은 손안나 해설사가 맡았다. 이날 답사에도 어김없이 이경윤 나눔마켓 대표가 가장 먼저 나왔다. 장애인 콜택시를 타려고 일찍 서둘러야 해서 두 시간 전에 도착했다. 어릴 적 소달구지에 깔린 사고 때문에 전신마비로 이동장애를 가진 이 대표는 노원구 하계동 미성아파트 지하상가에서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수많은 답사 활동을 했을 것이다. 이날은 무장애 코스라서 그런지 그의 표정이 유난히 밝다. 이 대표는 “이 코스를 두 번째 가 볼 기회를 얻어서 행복하다”며 “길 끝 창신동 골목길 ‘장가네 보리밥집’에서 쓱쓱 비벼 먹는 비빔밥이 일품이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눔마켓은 책을 기증받아 온·오프라인을 통해 염가로 파는 책방”이라며 “기증은 책 종류와 수량에 관계없이 어떤 책이든 가능하다”고 깨알 같은 광고를 빼놓지 않았다. 박 해설사의 해설이 시작되자 모두 시선을 모으고 귀를 쫑긋 세웠다. “보신각 안 잔디밭에는 서울미래유산인 ‘지하철 수준점’이 있습니다. 지하철 1호선을 건설하려고 기준을 잡은 것인데요. 앞으로 놓일 모든 지하철의 높이를 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박 해설사가 손으로 지하철 수준점을 가리켰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사방 25㎝ 정사각형 표지석 한가운데 직경 7㎝, 길이 12㎝ 놋쇠 못이 박힌 수준점은 높이가 20㎝밖에 되지 않아 한여름에는 잔디에 묻혀 버리기 때문이다. 보신각이 보물 제2호로 지정된 문화재인 이유로 무작정 들어가 가까이 들여다보기가 어렵다. 박 해설사가 이해를 돕고자 아이패드를 꺼내 근접해서 찍은 사진을 보여 주자 그때야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답사에 나온 배현철(40·두루EDS 대표)씨는 “보신각 앞에서 숱하게 약속도 하고 그 앞을 지나쳤지만, 이 안에 지하철 수준점이란 게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았다”고 했다. 지하철 수준점은 1970년 5월 도심 교통난을 해소할 대책을 마련하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당시 양택식 서울시장이 지하철을 도입하면서 같은 해 10월 설정한 일종의 기준이다. 우리나라 해발 기준점(수준원점)은 어디일까. 인천 앞바다를 기준으로, 수준원점 시설물은 인하대 교정 안에 있다. 박 해설사의 해설을 토씨 하나 놓칠세라 꼼꼼하게 받아 적는 답사객이 있다. 1회차 때 대한문 앞에서 출발하는 답사단 무리를 보고 2회차 때 무작정(?) 참가한 김청길(74)씨다. 김씨는 파워블로거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문화와 답사 관련 포스트를 2200여개나 올렸단다. 김씨는 “일전에 대한문 앞에 갔다가 역사 탐방단이 출발하는 걸 보고 다음번 참석을 다짐했다”면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 계속 나올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무임 승차’를 공언한 것이다. 보신각에서 길을 건너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쪽으로 인사동 랜드마크 중 하나인 ‘동헌필방’이 보인다. 창업자 이동하씨가 1966년부터 반세기 동안 한자리에서 운영하고 있다. 원래 남계양행이라는 양판점이었다. 건물 자체가 1930년대 지어진 등록문화재감이다. 그런데 동헌필방만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동헌필방 앞에는 1926년 지어진 건물이 있다. 1933년부터 1937년까지 일제강점기 민간 3대 신문 중 하나였던 조선중앙일보의 사옥이었다. 박 해설사는 “동아일보와 함께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워 보도한 신문”으로 “여운형이 사장이었는데 정간을 당한 후 그 다음해 폐간됐다”고 설명했다. 1960년대는 자유당 중앙당사, 1970년부터는 농협중앙회 사옥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NH농협 종로지점이다. 건립 당시 모습이 비교적 양호하게 보존돼 건축사적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있다. 서울 근대건축물과 미래유산이다. 이들 건물은 자칫 옛 도시계획에 의해 멸실될 위기에 있었으나 상위법을 바꿔 운 좋게 살아남았다. 그래서 종묘에서부터 직선이던 골목이 이들 건물을 피해 종로 쪽으로 살짝 굽었다. 여기서 시민 한 분이 추가로 무임 승차성 답사에 나섰다. 종로 뒷골목은 서울미래유산이 유난히 많은 곳이다. 이미 지나온 열차집, 동헌필방, NH농협 종로지점 이외도 이문설농탕, 구하산방, 서울중심점, 허리우드극장, 낙원악기상가, 낙원떡집, 유진식당, 피맛골 등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건물과 랜드마크가 즐비하다. 마치 ‘미래유산 종합선물세트’ 같다. 부모와 참가한 백은솔(9)·은채(7) 자매는 이문설농탕 벽면에 붙어 있는 서울미래유산 동판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인증 사진을 찍었다. 자매는 “답사가 약간 힘들지만 견딜 만해요”라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이라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버거울 수 있었는데, 이들 자매는 양볼이 발갛게 달아 올랐지만, 군소리 한마디 없이 동대문까지 완주했다. 이인선(52)씨는 “과거의 길을 오늘 걸으며 미래를 생각해 본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체험”이라고 말했다. 앞서 가던 박 해설사가 태화빌딩 앞에 멈춰 섰다. ‘서울 3대 요정’ 중 하나인 명월관 별관 태화관 자리다. 태화관 전엔 매국노 이완용이 살았고, 매국 친일파들이 을사늑약, 경술국치 등을 모의했던 장소다. 1919년에는 민족 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자리다. 그 직후 총감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수를 한 탓에 3·1 운동은 구심점을 잃고 실패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태화관 건물은 매국과 독립, 진정성과 모호성이 뒤섞인 역사의 아이러니를 품은 장소다. 태화빌딩 옆 건물인 하나로빌딩에도 깜짝 놀랄 만한 미래유산이 숨어 있었다. ‘서울 중심점 표지석’이다. 1층 로비 한쪽에 사방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채 보존돼 있는 표지석에는 ‘1층 로비에 있는 네모꼴 화강석은 서울의 한복판 중심지점을 표시한 지표석으로 대한제국 건양원년(1896)에 세워진 것이다’라고 새겨져 있다. 윤정배(48)씨는 “지금껏 서울 중심점이 남산에만 있는 줄만 알았는데 종로에, 그것도 빌딩 1층 로비라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답사자 중에 누군가 “지난 1회차 답사 때 들렀던 도로원표가 서울 중심인 줄 알았다”며 거들었다. 박 해설사는 “이 중심석은 조선시대 서울이 확장되기 전 당시 기준점이고, 지금 사용하는 중심점은 2008년 최첨단 GPS 측량을 해 지정한 곳으로 남산정상 N타워 인근에 있다”고 설명했다. 답사단은 어느덧 익선동 한옥마을로 접어들었다. 100년 전인 1920년 당시만 해도 생소했을 법한, 도시형 한옥집단지구로 형성된 한옥촌이다. 지금은 카페와 술집,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 서울의 명소다. 익선동 골목 끝은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고, 고기 누린내로 진동하는 갈매기살 구이집이 즐비하다. 고깃집 담벼락에는 ‘조루증을 치료하고 회춘시켜 준다’는 한약방 광고지가 세월의 때를 묻힌 채 붙어 있다. 익선동 골목에는 과거가 현재와 공존하고 있다. 종묘 앞을 지나면서 남산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멀리 세운상가가 보인다. 1960년대 획기적 도시개발의 표본이자 근대 건축 1세대 김수근의 작품이다.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가서 실패한 도시계획의 표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답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섭씨 33도 한증막 같은 날씨 속에 강행군한 답사팀은 어느덧 서울미래유산인 한국기독교회관을 지나 동대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한국기독교회관은 1969년 준공돼 1974년 민청학련사건 인사 석방 운동 전개, 1978년 동일방직 노조원 생존권 보장 농성, 1980년 5월 서강대생 김의기 투신 자살 등 민주화 운동 성지로 손꼽히고 있다. 종로꽃시장에서 길이 좁고 복잡해 답사팀은 두 패로 갈렸지만 다시 만났다. 박 해설사는 한양도성박물관 앞에서 동대문을 바라보면서 폭염 속 2시간 30분 동안의 답사를 폭염만큼 뜨거운 박수로 마무리했다. “점심은 장가네 보리밥집 가요.”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자본주의를 구하라(로버트 라이시 지음, 안기순 옮김, 김영사 펴냄) ‘부유한 노예’, ‘슈퍼자본주의’의 저자인 정치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의 신간. 올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며 샌더스 열풍을 주도한 저자는 ‘경제 내셔널리즘’의 근본 원인에는 불평등의 확대가 있으며, 그 중심에는 경제와 정부를 장악하는 비중을 더 확대하는 대기업, 거대 은행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책에서는 지난 80년 동안 중산층이 축소되고, 빈부 격차가 크게 벌어져 온 과정을 참신하고 설득력 있게 분석해 부와 소득을 독점한 상위 1%인 대기업, 거대은행, 부자들에 의한 정치·경제 체제의 부패와 정치권에 작동하는 회전문 현상을 밝혀낸다. 328쪽. 1만 4800원. 친일파의 한국 현대사(정운현 지음, 인문서원 펴냄) ‘가장 유명한 친일파’ 이완용에서 노덕술까지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 44인의 친일 행적을 통해 읽는 우리 현대사다. 인물 중심으로 구성해 읽기가 쉽고 접근성이 높다.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의 아버지이자 명성황후 시해범인 친일파 우범선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토 히로부미가 스파이로 교육시켜 조선 궁중의 기밀을 캐낸 ‘조선의 마타하리’ 배정자, 친일파 제1호인 조선의 선비 김인승, 일본신을 섬긴 조선인 이산연 등 정계, 재계, 문화계, 종교계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친일 행적을 낯 뜨거울 정도로 세밀하게 그려냈다. 저자는 역사와 개인의 상관관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권한다. 380쪽. 1만 8000원. 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이경혁 지음, 로고폴리스 펴냄) 한국 게임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9조 9706억원에 달한다. 전체 콘텐츠 산업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게임은 알코올, 약물, 도박과 함께 사회악에 포함된 유해 업종이다. 국내 첫 게임 비평서를 표방한 이 책에서 저자는 게임과 게임문화를 기술진화 시대의 정점에서 인간이 맞이한 문화와 여가의 새로운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의 모바일 게임이 레벨업과 사냥 중심의 단조로운 구성으로 유료 아이템 구매를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는 것에 대해 게임의 발전 가능성을 게임업계 스스로 차단하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336쪽. 1만 5000원. 매력적인 심장 여행(요하네스 폰 보르스텔 지음, 배명자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독일의 의학도이자 심장 전도사인 저자는 우리의 행동, 사소한 생활습관들이 심장을 어떻게 망가지게 하는지를 소개한다. 우리는 과음이나 흡연을 하면 간이나 폐만 걱정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저자는 심장과 혈관에도 치명타를 준다고 설명한다. 그중에서도 흡연은 ‘심장과의 러시안룰렛’이라고 표현할 만큼 해롭다. 다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제된 밀가루는 섬유질이 거의 없고, 대부분 탄수화물인 당뿐이어서 당뇨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을 야기한다. 저자는 규칙적인 운동은 심혈관 질환에 매우 좋으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는 심장발작의 위험을 크게 낮춘다고 지적한다. 304쪽. 1만 4000원. 세상 모든 비밀을 푸는 수학(이창옥·한상근·엄상일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리과학과 교수 3명의 강의를 책으로 엮었다. 오늘날 수학은 사칙연산과 각종 공식·수식의 틀을 벗어나 의학·유체공학·항공공학 등 인접 학문은 물론 정치·외교·엔터테인먼트 등 사회 각 분야와도 결합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최적 경로 분석부터 고등학교 학생 배정까지 우리 사회와 일상 곳곳에서 수학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의 미래를 예측하고, 중요한 정보를 지키며, 힌정된 자원을 최적의 방식으로 배분하는 효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1.4킬로그램의 우주, 뇌’에 이은 KAIST 명강의 시리즈 세 번째 책이다. 352쪽. 2만 2000원.
  • [커버스토리] 한정식집은 어쩌다 쌀국수집이 됐나

    [커버스토리] 한정식집은 어쩌다 쌀국수집이 됐나

    “장원에서 있었던 일을 절대 발설하지 마라.” 한정식의 대모, ‘장원’의 주인 고 주정순 사장이 남긴 이 마지막 유언에는 낭만과 풍류, 음모와 공작이 뒤엉킨 지난 시절 정치의 음습한 공기가 서려 있다. 종업원만 한때 100여명에 이를 만큼 위세를 떨쳤던 한정식집 ‘장원’. 역대 대통령들과 이병철, 정주영 회장에 이르기까지 내로라하는 거물급 인사들이 모두 단골손님이었다. 지난 반세기 우리에게 한정식집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었다. 시대 변화의 물결에 떠밀리면서도 힘겹게나마 서울 골목골목에서 명맥을 이어 온 한정식집들은 앞으로 김영란법 시행을 맞아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구한말 이후 한국 근현대사의 ‘야사’를 간직해 온 궁중요릿집과 요정 그리고 한정식집들의 흥망성쇠를 짚어본다. 박정희 정권 이후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정식집들에 진한 석양이 깃들었다. 일본 기생 관광의 온상이 됐던 요릿집(요정)들의 화려했던 위용은 오래전 옛일이 됐고 정·재계 인사들의 은밀한 대화를 품어온 콧대 높은 한정식집들도 진작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여성 접대와 풍악을 빼고 오롯이 맛깔스러운 음식에만 집중해 온 지금의 ‘한정식집’도 오는 9월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앞에서 존망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1980년대 서울 인사동에서 시작해 30년 넘게 한정식집을 운영해 온 여사장 A(61)씨는 5일 “인사동 시절엔 잘나갔다. YS(김영삼), JP(김종필), 정주영 회장이 우리 집을 많이 찾았다”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자주 왔었는데 이렇게 (김영란법 추진으로) 망하게 하니까 솔직히 서운하다”고 말했다. 한정식집의 기원과 역사에 대해서는 많은 설들이 존재하지만 유흥이 강조된 요릿집과 혼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한정식은 원래 서양 코스요리에 대응해 정부에서 만들어 낸 말”이라고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계기가 됐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올려놓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우리 잔칫상과 달리 가짓수를 줄인 한식을 코스 요리로 내놓자는 캠페인에 가까웠다. 주 교수는 “5·16 군사 쿠데타 당시 고급 비밀 요정이 서울 도심 곳곳에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면서 “한정식집과 기생이 나오는 요릿집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현규 중앙대 교양학부 교수는 “조선 후기에는 한정식이라는 용어가 없었다. 대령숙수였던 안순환이 궁중 음식을 내놓기 시작한 명월관이 한정식집의 원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명월관은 일본의 요정을 본떠 만든 요릿집이다. 명월관은 궁중 연회 요리를 도맡았던 안순환이 1909년 서울 광화문 현 동아일보 자리에 개업했다. 1918년 화재가 난 뒤 여러 번 주인이 바뀌었다가 1963년 워커힐 호텔로 편입됐고 지금의 숯불갈비집으로 모습을 바꿨다. 신 교수에 따르면 당시 명월관은 한상 음식을 차려 놓는 게 아니라 차린 상을 들고 음식을 내놨다. 손님은 책자를 보며 권번(기생조합의 일본식 표현)의 기생을 불러 창을 듣거나 춤을 보며 여흥을 즐겼다. 기생들은 고운 빛깔의 치마저고리를 입고 인력거나 택시를 타고 요릿집에 왔다. 기생이 공연을 할 때면 음식상을 치웠다. 기생도 급(일패, 이패, 삼패)이 있어 일패 기생들의 몸값은 지금의 연예인처럼 비쌌다고 한다. 신 교수는 “낮에는 기생이 없었고, 명월관에서는 예식이나 피로연도 열렸다”면서 “명월관의 음식들이 정통 궁중 요리와는 다르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역사적 가치가 있는데도) 제대로 전수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명월관이 번창하자 주변에 국일관, 송죽관 등 유흥 음식점들이 우후죽순 문을 열었다. 1920년대부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들이 상을 가득 채우는 가게들이 많아졌다. 주객(?)이 전도되면서 요정이 성행하게 된 건 6·25전쟁 이후라고 학계는 본다. 음식보다 기생과의 유흥을 즐기려는 목적성이 강해진 것이다. 한때 정부가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이들 요릿집을 기반으로 한 일명 ‘기생 관광’을 방관했다는 연구도 여럿 존재한다. 1950~1970년 서울에는 이른바 요정 3각이라고 불리는 요릿집이 성행했다. 청운각, 대원각, 삼청각이 대표적이다. 특히 성북동의 대원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별장으로 사용했을 만큼 풍광이 수려했다. 대원각의 안주인이던 고 김영한씨와 시인 백석과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는 유명하다. 김씨는 열여섯 살에 남편을 잃고 조선권번에 들어가 ‘진향’이란 이름의 기생이 됐다. 대원각은 1970년대 경영난을 겪다 1980년대 초 갈비집으로 전환했다. 이후 대원각은 김씨가 1987년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땅과 건물을 통째로 시주하면서 불자들의 공간인 길상사가 됐다. 효자동 산중턱에 자리한 청운각은 1965년 한·일회담이 성사된 곳이다. 1960년대 말 사라진 청운각 자리에는 교회 등이 들어서 있다. 셋 중 유일하게 요릿집을 유지하고 있는 삼청각은 후발주자였으나 그 기세와 규모가 만만치 않았다. 군사독재 시절 남북적십자회담을 앞두고 북한 방문단의 접객을 위해 만들어진 이곳은 지금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가장 비싼 요리는 ‘궁중수라’다. 참치뱃살, 랍스터, 송이볶음 등 화려한 요리가 코스로 제공된다. 가격은 1인당 19만 8000원. 가장 저렴한 메뉴는 붕장어구이가 메인으로 올라가는 ‘유하수라’. 5만원짜리 메뉴다. 요정은 비밀 유지가 중요하다. 마담 사관학교로 불렸던 장원 출신 접객원 B(60)씨는 “이미 단골이 된 거물급 인사들의 비밀 유지를 위해 장원은 미로 같은 골목에 있었다”면서 “오고가는 손님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주 사장은 종업원들 사이에서 미국 헌병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을 정도로 성격이 엄격했고 회고록을 쓰자는 숱한 제의도 단칼에 거절했다고 한다. 30여년간 절정기를 구가했던 장원은 1987년 20여억원의 사채를 갚지 못해 은행에 압류된 뒤 1990년 한 건설사로 넘어가면서 잠시 문을 닫았다. 이후 고 주 사장은 서울 신문로에서 ‘향원’이라는 이름으로 재개업했고 2004년 필운동에서 다른 사람이 운영하던 ‘장원’을 되찾았다. 음식평론가 황교익씨는 세금 셈법 때문에 요릿집이 일부 한정식집으로 바뀌게 됐다고 주장한다. 1960년대 후반 요정은 유흥음식세로 총수입의 100분의20을 세금으로 내게 했는데 한정식집은 100분의10 내지 100분의5만 내게 했다는 것이다. 룸살롱, 풀살롱(접대와 성매매가 한 건물에서 이뤄지는 유흥업소) 등 유흥문화가 강남으로 옮겨가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던 많은 요릿집이 유흥 딱지를 떼고 ‘한식 음식점’으로의 생존을 택했다. 정치 무대가 여의도로 옮겨간 뒤로 한정식집의 수난사는 계속됐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무원들의 접대비를 3만원으로 줄이면서 수많은 한정식집들이 문을 닫았다. 그나마 남은 곳들이 인사동, 청운동, 수송동 근처에 밀집한 유정, 양지 등 중저가 한정식집들이다. 유정은 이번 김영란법의 여파로 문을 닫고 1만원대 쌀국수집으로 리모델링 중이다. 한정식을 특별하거나, 근본 없는 음식이라 폄하하는 시각도 있지만 한정식 가게 나름의 철학과 문화가 사라지는 데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많다. 음식뿐만 아니라 고급 한정식집들은 예술품, 시조, 창, 한복과 어우러진 전통공연의 무대이기도 했다. 지금은 사라진 장원은 삼합, 애저(새끼돼지에 마늘과 생각을 넣고 삶아 초장에 찍어먹는 요리) 등 정갈한 남도 음식으로 유명했다. 60여년의 역사를 내려놓은 유정은 참나물, 쑥갓 반찬 등 계절에 따라 4~5가지 나물 반찬이 인기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軍에서는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책 5종, 이유가

    [뉴스 뜯어보기] 軍에서는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책 5종, 이유가

    「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김진명, ‘글자전쟁’ p31~32) 소설 ‘글자전쟁’의 한 대목입니다. 이 소설은 지난해 8월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군대에서는 판매금지입니다. 읽어서도 안 됩니다.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내용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납득이 가시나요? 국방부는 지난 5월 육군과 공군 마트(옛 PX)에서 판매하던 책 5종을 판매 금지시켰습니다. 국군복지단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 ▲‘글자전쟁’(김진명),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 등 5종에 대한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을 밝혔지만, 원론적인 해명에 그쳐 해당 책을 출간한 출판사 등 출판계의 반발은 여전합니다. ■군이 신간도서 5권을 판매 금지시켰다 국방부는 지난해 정책 검토를 거쳐 올해 1월부터 복지단이 운영하는 군 마트에 신간 서적 200권씩을 비치했습니다. 그동안 군내 진중문고의 책들이 너무 오래된 베스트셀러들 뿐이라 신간 서적을 읽고 싶어하는 젊은 장병들의 수요를 감안한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전방 부대를 시찰하던 군 관계자가 마트에 비치된 서적들이 보안성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국방부 교육정책관실의 문제 제기에 따라 복지단은 군 마트에 보급된 책 200종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0권의 책을 복지단 심의 담당자들이 서로 겹쳐 읽는 방식으로 일일이 보안성 검토를 한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을 확인해도 의문은 더해갔습니다. <군 마트 판매가 금지된 책 5종의 퇴출 사유와 해당 내용>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피케티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아시아 각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외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혜택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p.32)→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글자전쟁’(김진명)“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p.31~32)“높은 놈이고 낮은 놈이고 좌우간 군바리들은 멕여야해!”(p.32)→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오늘날 미국과의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재연기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 조선의 임금 선조가 생각난다. (중략) 전작권 반환을 사실상 무기 연기했으니 사생관이 뚜렷해야 할 군인정신이 있기나 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p.249)→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정부정책 및 국방정책을 비난하는 자료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중공군이라는 새로운 적이 한반도에 등장하고, 미 지상군이 연전연패를 당하자 지체 없이 북한 민간인 주거 지역을 향한 ‘초토화 작전’ 개시를 명했다. 맥아더는 미국의 이해가 훼손되고 전쟁 영웅인 자신이 전쟁 패배의 책임자로 몰리자 망설임 없이 ‘한국 민간인’들을 희생양으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 것이다.’(p.280)→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미군정은 민중의 통일 의지를 짓밟고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p.401)→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국방부는 정훈 훈령에 따른 결과라 했지만 출판계는 반발했다 국방부는 ‘정훈·문화활동 훈령’에 기초한 심의 결과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출판계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부분적 묘사만을 문제삼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훈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 이념 교육 및 군사 선전, 대외 보도 등을 군대 내에서 이르는 말입니다.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기초가 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보수진영의 공격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글자전쟁’은 내용 가운데 ‘방산비리’ 등 군이 민감해하는 내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판매가 금지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사실상 군내 ‘불온서적’ 취급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뿐만 아니라 향후 개별 부대에서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경우 사실상 군내 ‘불온서적’처럼 취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겐 생소할 수도 있는 ‘불온서적’은 ‘불온한 사상을 담은 책’이라는 뜻입니다. 과거 반공주의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이러한 서적의 출판, 열독, 반입 등을 금지한 적도 있었습니다. 금지서적(금서)이라고도 불렸는데 불온서적은 금서 중에서도 사상적 이유로 금지된 서적을 가리킵니다. 영화 ‘변호인’(2013)에서는 배우 임시완이 연기한 주인공이 불온서적을 읽은 혐의로 처벌을 받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복지단이 올해 1월 1일 군 마트에 신간 서적을 비치하기 전까지 신간 서적의 군내 유입 적정성 검토를 위한 심의위원회가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미리 거쳐야 할 절차를 뒤늦게 밟게 되면서 5종의 책이 군 마트에서 퇴출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정훈·문화활동 훈령’에 따른 군내 유입 서적 심의기준>1. 북한체제를 찬양·미화 하거나 이적단체를 옹호하는 자료2. 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정부정책 및 국방정책을 비난하는 자료3.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부정하거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자료4. 국제평화 및 국제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자료5. 장병의 국가관, 안보관, 군인정신에 위배되는 자료6.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7. 음란한 내용으로 사회윤리나 공중도덕을 해치는 자료8. 반인륜적, 반사회적 행위를 묘사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자료9. 정부,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자료10. 그 밖에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 그러나 과거 군내 ‘불온서적’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갖고있는 이들은 이러한 심의규정조차 모호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 아직도 구시대의 이데올로기적 사고관에 갇혀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표합니다. ■‘군 내 불온서적’ 저자 중에는 전직 대통령도 있다 우리나라는 군내 ‘불온서적’의 저자가 두 명이나 대통령을 지낸 나라입니다. 1992년 4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가 그해 3월에 치러진 제14대 총선에 군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입증 자료라면서 ‘건강한 부대관리’라는 제목의 선거 지침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동아일보 등이 보도한 그 문서에는 ‘불온간행물 도서’ 574종의 목록이 첨부돼 있었습니다. 그 목록에 있던 책 ‘나와 조국의 진실’의 저자 김영삼은 그해 12월 치러진 선거에서 제14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같은 목록에 있던 ‘조국과 함께 민족과 함께’의 저자 김대중은 1998년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2008년에는 국방부가 23권의 책을 군내 ‘불온서적’으로 지정해 그 차단대책을 지시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목록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에서 권장도서에 뽑혔던 ‘지상에 숟가락 하나’(현기영), 이미 시중에서 10만부 이상 팔리고 있던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비롯해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연재한 글을 모은 ‘대한민국사’(한홍구) 등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해당 서적들은 군내 불온서적으로 선정된 이후 오히려 판매량이 크게 늘기도 했습니다. ■2008년 군 법무관이 문제 제기를 했지만… 급기야 당시 육군과 공군 법무관 5명은 이러한 지시가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헌법상 포괄위임금지 및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재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10년 10월 28일, ‘불온도서’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해하거나,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할 내용으로, 군인의 정신 전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도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할 것이라며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헌법소원을 청구했던 다섯 명의 군 법무관들은 군의 위신을 실추하고 복종 의무를 위반해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징계와 파면을 당했습니다. 파면됐던 두 법무관들은 징계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군에 복귀했으나 한달쯤 지난 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이를 근거로 국방부는 이들에게 전역 처분을 내렸습니다. 2011년에는 공군 소속 한 전투비행단장 명의로 발송한 공문에 ‘장병 정신전력 강화에 부적합한 서적반입 차단대책’이라는 제목과 함께 총 42권의 책 리스트가 딸려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2008년 당시 군내 ‘불온서적’으로 분류된 23권에 새로 19권이 추가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군 내에 이제 불온서적 리스트라는 형태로 관리되는 서적은 없다”며 “이번에 퇴출된 5종의 책이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군의 ‘불온서적’에 대한 논란은 모두 끝난 것일까? 국방부는 무슨 책이든지 읽도록 한다면 북한의 주체사상이 담긴 책을 대한민국 군인들이 병영 내에서 읽어도 되냐는 반박을 합니다. 그러나 국방부가 적용하는 심의기준에는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표현물만 포함된 것이 아닙니다. 자칫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반박한다는 이유만으로 군 마트에서 퇴출될 수 있습니다. 정부나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문제없이 자유롭게 읽던 교양 인문 베스트셀러나 권장 도서, 대학 교재들조차 군에서는 퇴출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되는 내용을 포함한 자료’라는 기준은 이를 심사하는 정훈장교들에게조차 모호한 기준입니다. 그래서 이번 복지단의 심의 결과는 향후 개별부대에서 보안장교들이 행하는 군내 반입 물품에 대한 보안성 심사의 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상 5종의 책들이 군 내에서 소지하거나 읽는 것이 금지되는 군내 ‘불온서적’처럼 다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참 안타까운 일인데 아직도 국가가 우리 군인들에 대한 어떤 사상을 가지고 과도하게 규제하려는 것을 보면 이게 국민의 군대가 아닌 이데올로기의 군대라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점에서 군대의 호감도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오히려 이 소식이 알려지면 그 책들은 더 잘 팔릴 것”이라며 “서점마다 ‘입대 전에 읽어보자 불온도서’라는 코너가 생기면 날개 돋친듯이 팔릴 거 같다”고 꼬집어 비판했습니다. 군 마트에서 판매 금지된 이 책들이 되레 일반 서점에서 잘 팔리는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잊고 있던 군내 ‘불온서적’에 대한 불편한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될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강남서 만나는 부처님 가르침·인문학

    강남서 만나는 부처님 가르침·인문학

    ‘서울 강남에서 부처님 가르침과 인문학이 만난다.’ 참불선원(선원장 각산 스님)이 9월 5일~11월 28일 매주 월요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원에서 불교인문학 강좌를 개설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 5월 강남에서 불교인문학 붐을 조성해 눈길을 끈 데 이어 두 번째 마련한 고품격 연속강좌이다. 율사와 철학자, 심리학자, 불교학자, 힐링멘토들이 강의에 나섰던 지난 강좌 참가자들의 재수강 요청에 따라 다시 열리게 됐다고 한다. ‘열풍! 인문학 오케스트라’ 주제의 가을 강좌에서는 철학·심리·상담·수행 등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강단에 설 예정이다. 조계종 포교연구실장 원철 스님, 행불선원장 월호 스님, 불교신문 사장 주경 스님, 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서광 스님, 참불선원장 각산 스님, 이미령 북칼럼니스트, 박해진 작가, 박광서 서강대 명예교수, 전현수 정신과 전문의, 이규미 전 한국심리학회 회장이 그들이다. 강사들은 부처님의 인생철학을 비롯해 훈민정음의 비밀, 명상체험, 종교와 마음 치유 등 다양한 주제에 철학, 심리학, 문화예술, 과학을 융합해 불교적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강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복잡한 현대사회 속 삶을 성찰하는 명상과 참선의 시간도 마련된다. 인문학 강좌 말고도 안희영 한국MBSR연구소장이 매주 월요일 오후 2시 사티(sati·알아차림), 명상, 스트레스 심신의학을 융합한 미국 매사추세츠의과대학 존 카밧진 박사의 MBSR강좌를 무료로 특강한다. 참불선원장 각산 스님은 “불교 지성문화에 인문학적 관점을 융합해 불자들의 신행 생활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일반인에게도 불교수행과 명상이 현대인의 삶을 얼마만큼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알려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좌와 강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참불선원 홈페이지(cafe.naver.com/chambul3280) 참조.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軍마트 책5종 퇴출 이유는 “사기 저하·정훈교육 배치”

    軍마트 책5종 퇴출 이유는 “사기 저하·정훈교육 배치”

    국방부가 4일 육군과 공군 마트(옛 PX)에서 지난 5월 판매 금지한 책 5종의 퇴출 사유를 밝혔지만,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 ‘국가 정체성 부정’, ‘군을 왜곡하거나 사기 저하’ 등의 원론적인 해명뿐이어서 해당 책을 출간한 출판사 등 출판계의 반발이 여전하다. 국군복지단은 이날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가리코), ‘글자전쟁’(김진명),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 등 5종에 대한 군 마트 판매 금지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복지단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경우 ‘피케티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아시아 각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외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혜택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p 32)는 내용이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글자전쟁’에서는 ‘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p 31~32), ‘높은 놈이고 낮은 놈이고 좌우간 군바리들은 멕여야 해!’(p 32) 부분이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출판계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부분적 묘사만을 문제 삼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장병 스스로 읽을 책을 판단할 수 있는데도 군이 이를 결정해 주겠다는 식의 이데올로기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단독] ‘만화로 읽는 피케티’ 군대에서 왜 판매금지됐나?

    [단독] ‘만화로 읽는 피케티’ 군대에서 왜 판매금지됐나?

    국방부가 4일 육군과 공군 마트(옛 PX)에서 지난 5월 판매 금지한 책 5종의 퇴출사유를 밝혔지만,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 ‘국가 정체성 부정’ ‘군을 왜곡하거나 사기 저하’ 등의 원론적인 해명 뿐이어서 해당 책을 출간한 출판사 등 출판계의 반발이 여전하다. 복지단은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경우 ‘피케티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아시아 각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외국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혜택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p.32)’는 내용이 군의 정훈교육 방향과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글자전쟁’에서는 ‘일단 돈을 갖다 안기면 그 다음은 어떤 계약 위반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 없이 군인들이 다 알아서 처리하는 데다 하자가 발생해도 군이란 워낙 상명하복의 조직이라 그냥 덮어버리곤 했다.(p.31~32)’, ‘높은 놈이고 낮은 놈이고 좌우간 군바리들은 멕여야해!(p.32)’ 부분이 군을 왜곡하거나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자료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복지단은 이날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고야마 카리코), ‘글자전쟁’(김진명), ‘칼날 위의 역사’(이덕일),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1’(임기상),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최용범) 등 5종에 대한 군 마트 판매 금지 사유를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의 기초가 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보수진영의 공격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글자전쟁’은 내용 가운데 ‘방산비리’ 등의 내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판매가 금지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특히 조선시대를 다룬 ‘칼날 위의 역사’는 ‘조선 국왕에게 사생활이 없었듯이 21세기 대통령에게도 근무 시간에는 사생활이 없어야 한다…세월호 사태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 있던 때, 그 시각 대통령의 행적을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조선 같으면 이런 논란 자체가 벌어지지 않았다’라는 대목이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출판계에서는 맥락을 무시한 채 부분적 묘사만을 문제삼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장병 스스로 읽을 책을 판단할 수 있는데도 군이 이를 결정해주겠다는 식의 이데올로기적 발상”이라며 “오히려 그 책들은 ‘입대 전에 읽어보자 불온도서’라고 해서 날개 돋친 듯이 잘 팔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김중업 건축혼·민주화 꽃핀 세실… 근현대 미래유산 보물창고 ‘정동’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김중업 건축혼·민주화 꽃핀 세실… 근현대 미래유산 보물창고 ‘정동’

    서울신문이 지난달 2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서울시, 답사 단체인 ‘문화지평’ 등과 함께하는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시작했다. 근대 외교 중심가인 정동 일대 답사를 시작으로 올해 말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까지 총 20회에 걸쳐 진행된다. 미래유산이란 현재는 문화재가 아니지만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을 말한다. 서울미래유산탐방 홈페이지(http://seouldaily.webmaker21.kr)에서 오는 27일 서대문 영천시장과 서소문역사공원, 서울역고가 등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가는 ‘만초전과 그 주변’ 프로그램을 예약할 수 있다. “자 이제 출발하겠습니다.” 이필용(47)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본격적인 답사 시작을 알렸다. 지난달 2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인근 대한문 앞에서 모인 서울미래유산 탐방 답사단 30여명은 이 해설사를 따라 발걸음을 세실극장으로 옮겼다. 장마 기간이었는데도 이날만 반짝 날씨가 화창했다. 이날 전상봉(30) 서울미래유산해설사는 안전을 책임졌다. 김중업 역작 ‘세실극장’ 답사단이 처음 마주한 세실극장(중구 세종대로19길 16)은 1976년에 건립된 소극장으로 대학로가 만들어지기 전 1970~80년대 연극의 메카였다. 건축가 김중업의 1970년대 작품 가운데 하나로 보존 가치가 높아서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세실극장을 설계한 김중업은 김수근과 함께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로 삼일빌딩, 프랑스대사관, 드라마센터 등을 남겼다. 세실이란 이름은 일제강점기 대한성공회 4대 주교였던 세실 쿠퍼(한국명 구세실)에서 따왔다. 세실극장의 지하에 있는 세실 레스토랑은 1980년대 민주화의 성지였다. 이 해설사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인사들이 주로 이곳에서 만나 운동 방향을 논의했다”며 “한국 현대사를 흔든 각종 시국 선언과 기자회견 장소로 애용됐다”고 설명했다. 서슬 퍼런 군사독재 시절 민주 인사들이 덜 불안해하면서 세실 레스토랑을 애용한 이유는 이곳이 성공회성당과 연결된 덕분이다. 명동성당과 같이 해외에 본부를 둔 종교 시설은 군사정권이 발을 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세실극장은 당시 320석 규모로 개관했다. 세실극장에서 영국대사관으로 오르다 우측으로 접어들면 성공회 서울주교좌대성당 후문이 나온다. 매주 토요일이면 성당 안내 자원봉사를 하는 김선동(사무엘)씨가 반갑게 일행을 맞았다. 김씨는 “1922년 대성당을 짓기 시작했지만, 자금 사정 등으로 1926년 미완성인 채 70여년을 사용하다가 1993년 영국도서관에서 도면이 발견되면서 1996년 현재 모습으로 완공했다”며 “서울에서 보기 드문 로마네스크 양식 건물이면서도 한국적 정서의 처마장식, 기와지붕 등을 적용한 아름다운 건물”이라고 소개했다. 처마 품은 성공회 대성당 대성당은 1978년 12월 18일에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돼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다. 대성당 뒤편에 있는 전통적인 한옥 양식 건물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 해설사는 “이 건물은 양이재(養怡齋)라고 하는데 과거 경운궁(덕수궁의 옛 이름) 내에 건립돼 왕족과 귀족 자녀들의 교육을 담당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1920년 성공회가 조선총독부로부터 사들여 지금 자리로 옮겼다. 양이재 앞에는 표지석 하나가 단단하게 박혀 있다. ‘6월 민주항쟁 진원지’를 나타내는 이 표지석에는 ‘유월민주항쟁이 이 자리에서 시작되어 마침내 민주화의 새 역사를 열다’라고 적혀 있다. 한혜경 가톨릭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이날 “종교란 개인의 구원을 넘어 전 인류의 안녕과 해방을 모토로 해야 한다는 평소 신념에서 바라봤을 때 대성당이 민주화운동의 진원지가 됐다는 사실이 매우 의미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대성당을 가로막고 섰던 국세청 남대문별관 건물은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건물은 193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 체신청(우체국) 청사로 지었다.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생모였던 귀비 엄씨 사당(덕안궁터)이 있던 자리다. 서울시는 담벼락 한쪽만 남기고 철거한 옥인아파트처럼 기둥이나 벽면 일부만 기념물로 남긴 채 없애 버리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대성당이 시청 앞 큰길에서도 훤히 보이게 된다. ‘ 근대사 굴곡’ 서울시의회 대성당 정문으로 빠져나온 답사단은 서울시의회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이곳은 근대사의 굴곡을 담은 경성부(京城府·일제시대 서울의 이름) 부립 부민관이던 곳이다. 일제가 다목적 회관으로 지은 건물로 일제 말기에는 전쟁을 독려하는 정치 집회 장소로 이용기도 했다. 해방 직전인 1945년 7월 24일 ‘애국청년 조만기, 류만수, 강윤국 등이 친일파 박준금 일당 연설 도중 폭파한 자리’라는 표지석이 남아 있다. 친일과 반일의 이데올로기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곳이다. 광복 후에는 미군이 사령부로 사용했고 한국전쟁 중 1950년 9월 28일 서울 수복 이후에는 입법의 중심 국회의사당으로 변모했다. 한때는 미래유산인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현재는 시의회 의사당과 사무처, 기자실 등이 들어서 있다. 답사단은 도로원표에 다다랐다. 영문으로는 ‘The zero milestone’다. ‘0’에서부터 뭔가를 시작한다는 의미다. 도로원표란 전국 시·군 간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준점이다. 서울시 도로원표는 1914년 설치 당시 광화문 광장 중앙에 위치했다. 그러던 것이 1937년 교보빌딩 앞 칭경기념비전(고종 어극 40년 기념비) 안으로 옮겨 왔다. 도로원표는 2013년 지정된 미래유산이다. 구세군 중앙회관을 지나면 왼쪽으로 작은 골목이 하나 있다. 이곳을 조금 오르면 간판도 없는 한옥 두부 요리집이 있고 그 옆으로 굳게 닫힌 철문이 보인다. 다름 아닌 영국대사관으로 연결되는 덕수궁 돌담길 구간이다. 영국대사관 부지와 맞닿아 1884년부터 통행이 금지됐던 곳이다. 이 길을 복원하기 위해 시의회는 최근 적지 않은 예산안까지 통과시켰다. 이 철문이 열리면 대성당 후문, 세실극장 앞과 연결된다. 영국대사관이 길을 열어 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영국대사관 건물은 1890년에 지어진 것으로 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하비브하우스라는 별칭을 가진 미 대사관저를 지나 미래유산인 정동극장을 거쳐 답사단은 중명전에 이르렀다. 덕수궁 대화재로 인해 고종 황제가 머물렀던 중명전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을사늑약이 이뤄졌다. 중명전 뒤쪽 언덕 위에는 고종이 세자와 함께 건양 1년(1896년) 2월 11일 파천한 러시아공사관이 보인다. 이른바 ‘아관파천’한 고종은 1년 뒤인 1897년 2월 20일 덕수궁으로 환궁했다. 고종이 머물던 중명전 고종과 정동은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이 지역에서 많은 생활을 했다. 그래서 시의회는 고종의 흔적을 되살려 이번 답사로와 거의 일치하는 2.5㎞ 코스의 ‘대한제국의 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동 일대에는 서울미래유산이 대거 몰려 있는 문화 역사의 보고(寶庫)이자 근대 열강들의 외교 각축장이었다. 러시아공사관 맞은편에 있는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 한국관구는 과거 외교관 구락부로 사용된 기록이 있다. 구한말 이 지역에는 러시아,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공사관이 밀집해 있었다. 독일공사관은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 흔적을 발견할 수 있고, 프랑스공사관은 창덕여중 운동장 한쪽에 비석으로 덩그러니 남아 있다. 정동길을 따라 강북삼성병원 쪽으로 한참 올라가면 왼편으로 미래유산인 중화기독교 한성교회를 만날 수 있다. 1958년 세워진 이 교회는 국내 화교 기독교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열강 외교 각축장 ‘정동’ 답사단은 마지막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을 들렀다. 이 해설사는 “이곳은 일제시대엔 경성재판소, 해방 후에는 대법원 청사로 쓰이다가 대법 청사가 서초동으로 이전한 후 2002년부터 시민을 위한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을 마지막으로 첫 서울미래유산 탐방 답사를 마무리했다. “늘 서울 하면 강남과 강북으로 대변되는 풍요와 빈곤, 성공과 실패, 경쟁과 낙오의 이미지로만 각인돼 왔을 뿐 정작 이 도시가 품고 있는 역사성이나 문화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무심하거나 간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사는 이 도시를 제대로 알고 이해함으로써 자본의 논리에 의해 재단되는 도시가 아니라 역사와 문화의 토대 위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어우러지는 살아 숨쉬는 도시로서의 인식을 공유하게 된다면 장차 서울에 대한 철학적 접근도 가능해질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서울의 미래유산 탐방 프로젝트가 더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다.” 한혜경 교수의 이런 답사 후기는 남은 19회차를 제대로 잘 달려가라는 채찍 같았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日방위백서 12년째 ‘독도는 일본땅’…정부, 주한 총괄공사대리·무관 초치

    日방위백서 12년째 ‘독도는 일본땅’…정부, 주한 총괄공사대리·무관 초치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에 12년 연속으로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일방적 주장을 실었다. 일본 방위성이 작성해 나카타니 겐 방위상이 2일 각의(국무회의)에 보고한 2016년 일본 방위백서에는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 4개 섬의 표현)나 다케시마(일본의 독도 명칭)의 영토 문제가 미해결인 채로 존재한다”고 표현됐다. 정부는 외교부와 국방부가 마루야마 고헤이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대리와 다카하시 히데아키 주한 일본대사관 무관을 각각 초치해 공식 항의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부질없는 주장을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백서의 ‘일본 주변 해·공역의 경계감시 이미지’, ‘일본과 주변국 방공식별권(ADIZ)’ 등 지도에도 독도가 ‘다케시마’라는 표기와 함께 일본땅으로 소개됐다. 백서는 북한 핵무기 소형화에 대해 4차례 핵실험을 통한 기술적 성숙 등을 감안할 때 “핵무기 소형화·탄두화 실현에 도달했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지난 2월 ‘인공위성’이라며 쏘아 올린 장거리 로켓에 대해 “탄도미사일 본래 용도로 사용될 경우 탄두 중량을 약 1t 이하로 가정하면 1만㎞ 이상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으로부터 1만㎞는 미국 서해안의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와 중서부의 덴버를 커버할 수 있는 거리다. 백서는 또 북한이 지난 6월 발사에 성공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북한명 ‘화성-10’)에 대해서도 “통상의 궤도로 발사됐다고 치면 사정 범위가 2500~4000㎞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해양에서 기존 국제법 질서와는 맞지 않는 독자적 주장에 근거해 힘을 배경으로 한 현상 변경 시도 등 ‘고압적’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서는 또 “현상 변경의 기정사실화를 진행하는 등 일방적 주장을 타협 없이 실현하려는 자세여서 향후 방향성에 강한 우려를 갖게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발간된 백서는 같은 대목에서 “우려”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올해는 “강한 우려”로 바꾼 것이다. 한편 일본 문부과학성 자문기구 ‘중앙교육심의회’는 일본사와 세계 근현대사를 통합한 역사교과를 신설, 2022년부터 고교생들에 대해 필수과목으로 가르치는 등 역사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그동안 일본 고교에선 세계사는 필수였고 일본사는 선택과목이었다. 집권 자민당은 일본 국민의 자긍심 고취 등을 위한 고교 역사교육 강화를 요구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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