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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마지막 목격자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연진희 옮김, 글항아리 펴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저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구소련 벨라루스의 ‘전쟁고아클럽’과 ‘고아원 출신 모임’ 101명을 인터뷰해 복원해 낸 비극적인 역사. 벨라루스는 나치 독일의 소련 침공 전초지로 삶이 철저히 파괴된 지역으로, 인구 4분의1이 사망하고 전쟁 고아는 2만 5000명에 달했다. 책은 참극 속에서 가장 작고 무기력한 존재였던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들이 증언하는 소름끼치는 전쟁의 악은 부서져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기억과 역사로 남아 있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작가의 고국 벨라루스와 소비에트연방 현대사의 독특한 한 장을 써내고 있다. 420쪽. 1만 6000원. 쫓겨난 사람들(매슈 데스먼드 지음, 황성원 옮김, 동녘 펴냄)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과 교수의 빈곤 현장연구 기록물이다. 저자는 수년 동안 밀워키 지역 도시 빈민들과 함께 살며 빈곤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해냈다. 여덟 가정의 도시 빈민층 이야기를 통해 대도시의 주거 정책이 어떻게 가난과 불평등을 야기하며 지속하는지를 보여 주는 ‘빈곤, 불평등 연구의 전범’으로 평가된다. 저자는 주거 문제가 빈곤의 주요 원인이며 여성이나 흑인과 같은 소수자일수록 퇴거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질적·양적 연구를 통해 드러낸다. 저자는 ‘게을러서 가난’한 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은 게으름을 통해 하루하루의 생존 전쟁을 치러내기 위한 에너지를 분배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540쪽. 2만 5000원. 1%를 위한 나쁜 경제학(존 F.윅스 지음, 권예리 옮김, 이숲 펴냄) 주류 경제학의 문제점과 새로운 경제학의 가능성을 제시한 책. 자유 시장, 수요 공급, 국가 부채, 세계화 등 주요 주제에 대한 주류 경제학의 이론과 주장이 내포한 허구를 실증적으로 파헤치고 1%의 부자들에게 봉사하는 경제학이 어떻게 99%의 대중을 불행하게 했는지를 제시한다. 특히 임계점을 넘어버린 소득격차와 양극화, 심화되는 계급 간 갈등과 대립으로 미래가 불투명한 우리 현실에 대한 효과적 제안과 자료를 담고 있다. 저자는 경제 체제가 다수를 위해 작동하는 사회에선 어느 누구도 빈곤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소득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344쪽. 1만 6000원.
  • [씨줄날줄] 시국 가요/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시국 가요/황수정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과 현 시국을 비판하는 노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름하여 ‘시국 가요’. 인기 래퍼 산이와 힙합 그룹 DJ DOC가 대표 가수들이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를 적나라하게 비판하는 노래들의 폭발적인 수요층은 다름 아닌 청년 세대다. 촛불 집회와 맞물려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 돌려 듣는 속칭 ‘사이다(속 시원하다는 뜻) 곡’이 됐다. 이들 노래의 폭발력은 신랄한 가사에 있다. 산이의 신곡 ‘나쁜 년’은 지난달 말 발표하기 무섭게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내가 이러려고 믿었나 널”, “넌 그저 꼭두각시 마리오네트였을 뿐”, “정유년은 빨간 닭의 해” 등 직설적 가사들이 이어진다. 헤어진 여자친구 이야기라지만 누가 들어도 박 대통령을 은유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다. DJ DOC의 ‘수취인분명(미쓰박)’도 마찬가지.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빽차 뽑았다 널 데리러 빵빵” 등의 가사가 들어 있다. 인터넷 공간에서 일명 ‘박근혜 디스곡’으로 통하는 이들 노래는 때아닌 여혐(여성혐오) 논쟁을 빚고 있다. 노랫말이 여성을 조롱하고 외모를 비하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 전체를 부정적인 이미지로 싸잡아 공격하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그런 주장을 놓고 지나치게 예민한 해석이라는 반격도 이어진다. 풍자가 통해야 하는 대중가요의 가사 하나하나에 엄숙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공박한다. 우리 현대사의 고비마다 대중가요는 수난과 논쟁의 대상이었다. 특정 계층의 혐오 논쟁은 돌아보면 ‘양반’ 수준이다. 유신독재 시절 어느 날 갑자기 멀쩡한 유행가에는 금지곡 딱지가 붙었다. 요즘 청년 세대는 믿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송창식의 ‘왜 불러’ 같은 노래들이 어째서 금지곡이 됐는지는 아직 수수께끼다. 공안 당국은 특별한 사유도 없이 입맛에 안 맞는 노래는 금지곡으로 묶었다. 가수들은 새 음반에 ‘건전 가요’라는 노래를 반드시 한 곡 이상 실어야 하기도 했다. ‘아침 이슬’ 등의 금지 가요가 풀린 게 1987년. 그즈음 해금 가요만 모은 불법 음반들이 불티나게 팔린 기록은 대중가요사의 한 귀퉁이를 장식한다. ‘아침 이슬’이 청소년들에게 새삼 관심곡이 됐다. 지난 주말 광화문 5차 촛불 집회에서 양희은이 깜짝 등장해 부른 덕분이다. 부모 세대의 원조 저항 가요를 중·고교생들이 따라 부른다. 양희은은 “노래는 만든 사람의 것이 아니라 불러 주는 사람의 것”이라고 말한다. 노래에 의미를 입혀 불러 주는 것은 대중의 몫이다. 대중이 자유의지로 열심히 듣고 부르는 것이 노래라면, 산이와 DJ DOC를 둘러싼 여혐 논쟁도 의미가 없어진다. 우리는 왜 지금 입씨름까지 해 가며 이 노래들을 부르고 또 부를까. 청와대에서는 이 노래들이 잘 들리는지 궁금하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현장 행정] 나누면 커지는 행복… ‘광진, 공유의 법칙’

    [현장 행정] 나누면 커지는 행복… ‘광진, 공유의 법칙’

    “자식들이 결혼해서 떠나니 집도 마음도 텅 빈 것 같았어요. 적적하던 터에 손자 같은 대학생과 함께 사니 든든합니다.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 같아요.” 이금자(75·서울 광진구 자양동) 할머니는 1일 ‘한지붕세대공감’ 사업으로 소개받은 김상효(건국대 4학년)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김씨도 “세대공감으로 주거비를 낮추고 할머니가 밥도 챙겨 주시니 여러 가지로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가 지역 주민들이 유무형의 자산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버려지고 죽어 있는 다양한 것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이 바로 ‘공유’”라면서 “광진구는 주거공간뿐 아니라 주차장, 교복과 아이 옷, 책, 각종 생활용품 등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지붕세대공감은 어르신은 남는 방을 공유하고, 대학생은 주변 시세의 60%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말벗이나 외출을 돕기도 한다. 구에서 학생 1명당 100만원 한도의 환경개선공사도 해 준다. 주차장과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거주자우선주차구역 배정자가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에 비어 있는 곳을 스마트폰 앱으로 필요한 주민과 공유한다. 또 나눔카도 지역 내 구의동 아파트 단지에 8대, 공영주차장 5대 등 모두 51곳 주차장에서 134대를 운영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1년에 2만㎞ 이내로 운전하는 단거리 운전자는 차량을 소유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라며 “이제 소유보다는 공유가 경제적인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대표적으로 한철 입으면 작아지는 자녀 교복이나 옷 등을 서로 공유하는 시스템도 인기다. 아이 책이나 옷은 서울시 공유기업 ‘키플’(www.kiple.net)에 보내면 다른 물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 밖에 자주는 아니지만 생활하면서 가끔 필요한 공구나 양복, 장소도 대여해 준다. 갑자기 고장난 가구나 차량 수리를 위해 공구가 필요한 경우는 신분증을 지참하고 동주민센터로 가면 필요한 공구를 3일간 빌릴 수 있다. 현재는 중곡1동, 중곡4동, 자양4동 주민센터에서 가능하고, 내년부터는 모든 동주민센터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화양동의 ‘열린옷장’에서 재킷과 바지, 치마 등 세탁비만 내면 3박 4일 동안 빌려준다. 김 구청장은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공동체가 무너져 가는 현대사회에서 공동체 활성화뿐 아니라 자원 재활용, 환경보호 등 다양한 장점이 있는 것이 바로 ‘공유’”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올 국가직 7급 직렬별 최고 득점자 2인 합격 노하우

    올 국가직 7급 직렬별 최고 득점자 2인 합격 노하우

    지난달 25일 921명의 최종 합격자를 낸 국가직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의 내년 일정이 정해졌다. 내년 6월 5일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8월 26일 필기, 11월 9~11일 면접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신문은 다가오는 국가직 7급 공채시험을 치를 수험생들을 위해 올해 일반행정직과 세무직에서 각각 가장 높은 점수를 취득한 합격자 2명의 과목별 공부 방법, 생활 패턴 등을 인터뷰해 정리했다. ■일반행정직 김상윤씨 기본 중심 집중공부… 모르는 부분 줄여야 올해 일반행정직 합격자 가운데 최고득점을 한 김상윤(25·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씨는 지난해 7월 3학년 1학기를 마친 직후 수험 생활을 시작했다. “2개월 정도 공부한 후 연습 삼아 지난해 국가직 7급 시험을 쳤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서울시 7급, 국가직 7급을 치렀으니 3번 시험에 응시해 붙은 셈입니다.” 김씨의 첫 시험 성적은 합격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김씨는 “영어에서 95점을 맞았지만 나머지 과목은 전부 찍어서 20점대를 받았다”며 “올해 공부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국어였다”고 말했다. 그는 난관을 뛰어넘어 국어에서 고득점하겠다는 생각보다는 80점을 목표로 공부했다고 전했다. 암기하면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한자 공부는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이다. 김씨는 “영어는 꾸준한 단어 암기와 문법 기출문제 또는 OX문제집 중 한 권만 보기를 권한다”며 “한국사는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필기노트 2개를 본 뒤 더 자세한 것에 모르는 내용을 중심으로 표시해 단권화했다”고 설명했다. 경제학은 이론, 기출문제 강의를 들은 후 문제 풀이를 하고 모르는 선지를 표시한 것을 시험 전에 다시 봤다고 했다. “나머지 과목들도 전부 이론 강의를 2~3회 정도 듣고, 기출문제를 통해 모르는 내용을 줄여 나가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1년여의 수험 기간 동안 김씨가 주로 공부한 장소는 집과 독서실이다. 김씨는 “9시부터 오전엔 영단어와 한자 공부, 오후엔 경제학 문제 풀이를 하고 회독 중인 과목을 잠들기 전까지 익혔다”며 “수험 생활 초기엔 집에서, 올해 5월부터 8월까지는 독서실에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면접은 학원과 스터디를 병행했는데, 스터디를 할 때는 다른 학원에 다니는 사람과 함께해 더 많은 정보를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자신만의 합격 노하우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수험 공부의 핵심은 기본서와 기출문제로 양을 제한하고, 모르는 부분을 줄여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 범위를 넓히는 것보다 적은 양이라도 충실히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어 면접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공무원시험 준비생이 워낙 많다 보니 면접까지 올라오는 수험생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습니다. 점수가 높다고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준비하길 바랍니다.” ■세무직 오상훈씨 많고 넓게 반복학습… 돌발 문제 대비해야 올 세무직 최고득점자는 세무사 자격을 겸비한 오상훈(25·한양대 행정학과)씨다. 시험공부를 시작한 지 8개월여 만에 필기시험을 치른 오씨는 지난달 25일 최종 합격자 발표를 끝으로 수험 생활을 마무리했다. 국가직 7급, 국가직 9급 세무직렬에 모두 합격했다. 오씨는 자신의 합격 비결에 대해 “공무원시험에서 최소 1~2문제는 평소 자신이 공부하지 못한 부분에서 출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공부 범위를 좁혀 공부하기보다는 최대한 넓게 반복해서 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에 관해서도 최대한 많은 유형의 질문과 답변을 준비하고, 스스로 왜 공직자가 돼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다른 직렬에 비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은 오씨가 세무직을 선택하게 된 이유다. 수험 기간이 짧았던 만큼 하루 일정을 빡빡하게 짰다. 오씨는 “인터넷 강의나 실제 강의를 많이 활용한 편인데, 오전 9시에 노량진 독서실로 가서 영어 모의고사, 한국사 공부 후 오후엔 국어, 헌법 등 인강을 듣거나 경제학, 회계학 문제 풀이를 했고 저녁엔 주로 복습을 했다”며 “특정 과목에 대한 시간을 정해 놓고 공부하기보다 오늘 나가야 할 과목별 범위를 정해 놓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과목 중 가장 취약했던 것은 헌법이다. 오씨는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과목이기도 하다”며 “공부량이 너무 많아 기출문제집은 제대로 풀어 보지 못했고 기본서와 최신 판례 위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는 것만이라도 최대한 틀리지 말자는 생각에 공부한 내용은 확실하게 반복해서 봤다”고 덧붙였다. 올 1월부터 매일 2~3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최대한 헌법 내용에 익숙해지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수험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5월입니다. 학원에서 헌법 강의를 들었는데, 따라가면서 다른 과목과 밸런스를 맞추는 게 너무 벅찼습니다. 기출문제 강의까지 듣고 난 후 최신 판례 특강과 압축회독 강의를 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급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출문제는 국가직 7급, 서울시 7급, 국회직 7·8급을 풀었습니다.” 반대로 경제학은 오씨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 중 하나였다. 오씨는 “평소 관심도 있고 어느 정도 공부를 한 상태라 올 1월 인터넷 강의를 하루에 4~5개씩 빠르게 들었다”며 “이후 미·거시 서브노트를 통학 중에 보면서 복습했고, 3월 초쯤엔 기본서를 다시 보면서 헷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만 기본 강의를 들었다”고 말했다. 4월에 9급 시험을 치른 후엔 미·거시 문제를 풀고, 객관식 강의를 들었다고 오씨는 덧붙였다. 세법은 기본 강의 없이 곧바로 개정 세법 강의를 들은 뒤 시간을 재면서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푸는 데 집중했다. 오씨는 “세무사 자격증을 따면서 이미 공부를 한번 했기 때문에 기본서를 혼자 읽으며 핵심 요약집 위주로 공부하고, 시험 직전엔 기출문제, OX문제집을 풀었다”고 조언했다. 하루 20~30문제를 푸는 것을 목표로 하고, 남는 시간에는 연도별, 시행처별 기출문제를 인쇄해 풀어 보는 방식이다. 그는 “예전에 공부하던 재무회계책의 문장들을 반복해서 읽었다”고 밝혔다. 올 1월 공부 시작과 동시에 오씨는 공부를 깊게 하는 것보다 최대한 많이 시험장에 가져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단 국가직 9급 시험을 치러야 하는 까닭에 국어의 경우 강의를 듣되 복습은 따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씨는 “3월 초부터 한 달간은 하루에 2강씩 한자와 독해 강의를 들었다”며 “4월부터는 복습에 들어갔고, 5월엔 기출문제 풀이 강의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과목을 정리하는 게 벅찼기 때문에 국어에만 시간을 쏟진 못했다는 오씨는 “최대한 방어적으로 공부했다”며 “중요한 것 위주로 문제 풀이를 하고 어휘, 속담, 한자 등은 지하철 안에서도 틈틈이 외우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어를 공부하는 데 가장 큰 암초는 어휘였다. 오씨는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던 과목이지만 어휘량이 부족해 항상 모르는 표현은 메모장에 적어 놓고 외웠고, 매일 1회분씩 모의고사를 풀었다”며 “문법, 독해는 강의보다는 혼자 푸는 문제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한국사 역시 오씨가 가장 좋아한 과목 중 하나다. 오씨는 “기존에 공부한 적이 있는 터라 강의를 2배속으로 최대한 빠르게 듣고, 7월 중순부터는 7·9급 동형 모의고사를 풀었다”며 “강의를 들을 땐 바로바로 복습을 하기보다 내용에 최대한 익숙해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기출문제 강의를 들을 때는 어려운 부분은 해설을 듣고, 쉬운 부분은 혼자 풀거나 필기노트로 복습을 거듭했다. 오씨는 최근 5년치 수능 국사, 근현대사 모의고사를 풀어 본 것도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국가직 7급 면접은 9월 초부터 일주일에 2번씩 스터디를 하며 대비했다. 면접날 가장 처음 하는 것은 자기기술서 작성이다. 오씨는 “자기기술서 2문항을 20분 동안 작성한 후 6~7명씩 한 조를 꾸려 1시간가량 집단토의를 진행했다”며 “가장 첫 번째 조에 뽑혀 점심을 먹자마자 개인 프레젠테이션(PT)을 했다”고 전했다. 개인 PT는 주어진 자료를 보고 30분간 발표문을 작성한 뒤 8분간 발표, 7분간 면접관의 후속 질문에 답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오씨는 “면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도중 갑자기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대처를 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과 그 결과가 무엇인지 기술하라’였다”며 “육하원칙에 맞춰 보다 매끄럽게 대답을 했어야 하는데, 서툴게 대답해 면접관으로부터 정말 본인이 경험한 게 맞느냐는 질문을 재차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마지막으로 내년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향해 “수험 기간이 저처럼 짧은 분이라면 최대한 자투리 시간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며 “잘 외워지지 않는 것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자주 보려고 했다”고 조언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내년 서울 중1 역사 안 배운다

    조희연 “국정 교과서 거부 하자” 역사 과목 편성 않기로 결정 내년 서울의 중학교 1학년 학생은 역사를 배우지 않는다. 서울시교육청은 30일 19개 중학교 교장들과 협의해 내년 1학년 교과목에서 역사 과목을 빼기로 했다. 이들 학교는 내년 1학년에 역사 과목을 편성한 상태였다. 학교 교육과정 편성기준에 따라 중학교는 학교장이 역사 과목을 중학교 3년 과정 중에 자유로이 편성할 수 있다. 통상 역사 과목은 과목의 난도 때문에 2~3학년에서 배운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내년 1학년에 역사 과목을 배정한 19개 학교 교장을 불러 회의를 열고 정부가 내놓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하지 않도록 요청했다. 참석한 교장들은 대신 2학년이나 3학년에 역사 교과를 재편성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국정교과서를 주문한 학교들은 취소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강행에 상관없이 서울 384개 중학교에서는 이를 사용하지 않게 됐다. 조 교육감은 “다양한 자료와 토론을 통해 비판적 역사의식을 길러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는 그 자체로 너무나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고1에 ‘한국사’를 편성한 201개 고등학교를 상대로 조만간 국정교과서 사용 거부를 위한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더 킹’ 조인성 정우성 류준열, 캐릭터 스틸 첫 공개 ‘압도적 비주얼’

    ‘더 킹’ 조인성 정우성 류준열, 캐릭터 스틸 첫 공개 ‘압도적 비주얼’

    조인성 정우성 류준열을 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영화 ‘더 킹’이 2017년 1월, 개봉을 확정 짓고 캐릭터 스틸을 공개했다. 개봉 전부터 올 겨울 최고 기대작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영화 ‘더 킹’이 공개한 4인 캐릭터 스틸은 권력의 핵심에 서 있는 네 인물들의 감춰진 순간을 포착했다.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4인 4색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무소불위 권력 쟁취를 꿈꾸는 검사 박태수(조인성 분)와 대한민국의 권력을 설계하고 계획하는 검사장 한강식(정우성 분), 권력 앞에서 순종적인 ‘한강식’의 오른팔 검사 양동철(배성우 분), 그리고 화려한 세계의 이면,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들개파 2인자 최두일(류준열 분)까지, 대한민국 권력의 추를 움직이는 핵심 인물들의 뒷 모습들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또한 공개된 4인 캐릭터 스틸에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라는 강렬한 카피는 권력 앞에 숨김 없는 네 캐릭터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어우러져 ‘더 킹’이 담아낼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이를 관통하는 숨겨진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배가시킨다. ‘더 킹’은 4인의 스틸에 이어 12월 1일 1차 예고편 공개를 앞두고 있어 기대를 더욱 모으고 있다. ‘더 킹’은 대한민국 최고의 스토리텔러 ‘관상’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대한민국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배우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 그리고 김아중이 열연을 펼친 2017년을 여는 센세이셔널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내년 1월 개봉을 확정한 ‘더 킹’은 대한민국 권력자들의 민낯을 거침없이 들춰내며 관객들에게 진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통령 기도’ 유호열 “국정 역사교과서 대통령 효도 교과서 아니다”

    ‘대통령 기도’ 유호열 “국정 역사교과서 대통령 효도 교과서 아니다”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자”는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상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가 “국정 역사교과서는 특정인에 대한 미화나 찬양을 전혀 생각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국정 역사교과서 현대사 부문 집필에 참여했다. 또 현재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다. 유 교수는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역사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번 국정 역사교과서(이하 국정교과서)를 ‘박(근혜) 대통령 효도 교과서’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맞섰다. 앞서 시민사회단체 400여곳으로 구성된 ‘한국사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희 정권 시절을 다룬 단원 제목이 ‘냉전 시기 권위주의 정치체제와 경제·사회 발전’인 것부터가 독재에 면죄부를 주려는 의도”라면서 이번 국정교과서를 “박근혜에 의한 박정희를 위한 효도 교과서”라고 규정짓고 폐지를 요구했다. 국정교과서에서는 박정희 정권에 대한 설명이 1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 유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 시기가 특별히 우리 현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일단 (박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이 상당히 긴 기간 아닙니까? 거의 한 20년이 되고, 또 상당히 역동적인 시기였고요”라면서 “어떤 특정인에 대한 미화나 그런 찬양해야 된다, 그런 거는 집필진 어느 누구도 그런 생각한 적 없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도 전혀 아니었다, 그런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라고 해명했다. 박정희 정권의 ‘독재’를 ‘권위주의 정치체제’라고 바꿔 쓴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독재라는 것은 정치학적으로 또는 법적으로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서 (개인 독재부터 전체 독재까지) 다양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리 정치학에서 보면 대개 독재를 권위주의와 좀 구분하는 그런 측면도 있어요, 사실은”이라는 애매한 답변을 했다. 이어 ‘유신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서술이 굉장히 짧게 기술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유 교수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건 아닌 것 같고요”라면서 “현대사 분야가 사실 할 얘기는 많은데 굉장히 압축적으로, 전체적으로 (분량이) 줄어들었어요. 그러니까 지금 유신 같은 경우에도 원래 저희들이 다 관련 집필하신 분 입장에서는 상당히 많은 분야를 다루고 그렇게 했는데요. 전체적으로 페이지 수가 전체적으로 줄어들면서 그런 부분의 규모도 줄어들었지 이 부분을 의도적으로 유신은 우리가 좀 기술하지 말자, 절대로 그런 건 없고요”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자신의 SNS 발언 논란에도 입을 열었다. 앞서 유 교수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도’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사면초가, 지금이야말로 국가와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할 때”라면서 “여러분의 기도를 댓글에 올려 오늘 우리가 겪은 아픔과 수모를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달라”고 호소한 적이 있다. 유 교수는 “(국정농단 사태 발생으로) 사실은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참담한 그런 심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시시비비를 가리고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잘못이 있으면 잘못을 하고, 그런 의미로 이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좀 귀담아들으시고 용기를 가지셔서 올바로 판단하시기를 위해서 (기도를 하자고 쓴 글)”이라고 해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정교과서 조선사 부분 이전과 큰 차이 없지만 설명부분 아쉽다”

     서인원(55·조선사) 진선여고 수석교사   전체적인 내용이 이전과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대외 관계에서 백두산정계비와 독도를 수호한 안용복의 이야기를 4단원에 설명하면서 정작 3단원 조선 부분에는 없다. 내용 배치와 설명 부분에서 상당히 아쉬운 점이다. 7차 국정 국사 교과서 이후 교과서들은 학생 주도 수업을 중시하면서, 사료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탐구 생활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2단 구성으로 설명이 많아 각 사료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7차 국정 국사 교과서로 돌아간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기존의 서술 방식과 큰 차이가 없으며, 일부 내용은 풀어서 서술한 면도 보인다. 그러나 135쪽의 예송에 대한 설명 등 일부 내용은 충분한 설명 없이 어렵게 서술된 점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는 국정이든 검정이든 교과서 내용 측면에서 문제가 될 소지는 적다. 문제는 고대사와 근현대사의 서술 부분이다. 국정 한국사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는 절차상의 문제이다. 이러한 과정으로 국정 교과서를 발간한다면 내용에서의 이념 여부 문제를 떠나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그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 학부모들 “박정희 독재 면죄부… 교과서 불매 운동”

    학부모들 “박정희 독재 면죄부… 교과서 불매 운동”

    교육부가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하자 교육 현장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학부모들은 교과서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섰고, 시민단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에 면죄부를 주는 교과서라고 비판했다. 반면 보수단체들은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8일 485개 시민단체가 모인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네트워크’(저지넷)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교과서에 대해 ‘박근혜에 의한 박정희를 위한 효도 교과서’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끝났고 현재의 검정교과서에 충실히 기술돼 있지만 국정교과서는 박정희 시대를 미화하려 했다”며 “5·16 쿠데타 이후 박정희 정권 시절을 다루는 단원 제목을 ‘냉전 시기 권위주의 정치체제와 경제·사회 발전’으로 정한 것부터가 독재에 면죄부를 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48년 8월 15일에 대한 기술을 기존 교과서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서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꾼 것에 대해서는 “‘건국절’을 사실상 교과서에 못박은 것”이라며 “교육부가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하면서 친일 독재를 미화하는 뉴라이트의 농단에 놀아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도 “박근혜 정권의 기반이 하나는 건국 세력이고 다른 하나가 근대화 세력인데 이 두 축에 대한 긍정적인 서술이 핵심”이라며 “이른바 건국 세력이란 게 정치적으로는 ‘분단 세력’이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친일하며 부를 축적한 ‘경제 세력’인데 이들이 건국이라는 명분하에 국가의 주도 세력이자 역사의 공로자로 둔갑하는 게 문제점”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육청마다 대응팀을 마련하고 조직적으로 교육부 행보에 제동을 걸겠다고 했다. 선계훈 사무국장은 “역사를 가르치며 다양한 가치와 시각을 보여 줄 수 있는 자유발행제가 타당하며, 적어도 검인정제가 보장돼야 한다”며 “선진국 중 국정교과서 제도를 채택한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박이선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 정책위원은 “학부모들이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그간 우리 역사 교과서는 국민들을 갈등하게 만들고 분열시키는 역할을 했다”며 “국정 역사교과서의 ‘대한민국 수립’ 표현은 1919년 3·1운동의 결과로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완성됐다는 것으로, 의미 부여 과정부터 차분히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일방적으로 국정화를 진행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잘못된 내용을 계속 가르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수단체로 분류되는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단체로, 국정교과서에 동조한 적 없다”며 국정교과서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근현대사를 전공하는 교수들로 이뤄진 한국근현대사학회(회장 박걸순 충북대 교수)는 “현장검토본이 공개된 만큼 분야별로 면밀한 검토 작업을 벌인 뒤 학회 차원의 평가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보수 성향만 짙고 정통 역사학자 없고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보수 성향만 짙고 정통 역사학자 없고

    28일 교육부가 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한 가운데 현대사 부분의 집필진 성향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6명의 집필진 중 정통 역사학자가 없다는 점과 대다수가 보수 성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총집필진은 31명으로 대부분이 중·고교 교과서 집필에 모두 참여했다. 부문별로 선사·고대사 3명, 고려사 3명, 조선사 3명, 근대사 3명, 현대사 6명, 세계사 6명, 현장교원 7명 등이다. 현대사 집필진은 교수 6명과 현장교사 1명이 참여했는데, 사학과 교수는 한 명도 없었고 대부분 보수 성향 학자였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대해 “박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바 있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제 통치 기간에 경제발전이 이뤄졌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한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이끌었다. 김 교수와 또 다른 집필자인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사를 연구한 경제학자다. 헌법학자인 최대권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한국현대사학회 출신이다.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는 육사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거친 뒤 군사사(史)를 가르치고 있어 정통 역사학자로 보기 어렵다. 근대사 집필진 3명을 합해 9명의 근·현대사 집필진을 살펴보면 9명 중 4명이 뉴라이트 계열 한국현대사학회 소속이다. 근대 부문의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 소장은 대표적 보수 인사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연구하는 ‘이승만 포럼’에서 2013년 2월 ‘청년 이승만과 상투자르기’라는 주제 발표를 했다. 고대사 집필진인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세계사 집필진인 이주영 건국대 명예교수도 보수 성향 사학자로 꼽힌다. 세계사 부문의 정경희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도 교학사 교과서 등을 찬성한 뉴라이트 계열 학자다.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교과서 공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집필진이 뉴라이트거나, 교학사 교과서 찬성자이거나, 5·16 군사혁명을 미화한 사람들로 편향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기존 검정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 극복을 위해 특정 이념에 치우지지 않은 권위자들로 집필진을 꾸렸다고 밝혔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는 집필 인원을 기존 검정 교과서의 약 3.5배 이상, 단원당 집필 인원은 기존 검정 교과서의 3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일제강점기 기술 너무 축약… 침략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일제강점기 기술 너무 축약… 침략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논란 끝에 국정 역사교과서인 ‘올바른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이 28일 공개됐다. 한국사의 시작인 상고사부터 현대사까지 곳곳에서 이념과 기술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에 서울신문은 시대사별로 대학 역사학과 교수와 고등학교 역사교사들을 섭외해 현장검토본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다. 독자들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학자들에게 ① 내용의 충실성 ② 사료의 충실성 ③ 구성의 충실성 ④ 기술의 충실성 ⑤ 논란 가능 여부 ⑥ 총평으로 나눠 물었다. 일부 번호가 없는 것은 응답이 겹치거나 답하지 않은 부분이다. 고등학교 ‘한국사’와 중학교 ‘역사’의 필진이 같아 한국사만 분석했다. [상고사] ■일부 개인 학설 지나치게 강조… 객관성 의심 소지성정용(51) 충북대 고고미술사 교수 ① 선사·고대 부분은 기존의 교과서 내용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듯하나, 일부 논란을 의식하거나 개인 학설을 지나치게 강조한 듯한 부분이 보인다. 청동기문화에서 갑자기 고조선의 서술로 넘어가면서 고조선의 출현 과정을 잘 보여 주지 못하고 낙랑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치를 생략한 것은 위치 논란을 의식한 서술로 생각된다. ② 백제의 요서경략설 같은 경우 일부 사료에 나오기는 하지만 그 기록의 합리성이 의심받고 있고 고고학적으로 거의 뒷받침되지 못한다. 그런데도 이견이 있다고 하면서 사실처럼 느끼도록 서술했다. ⑤ 백제가 해상교류를 통해 동아시아의 교류를 주도한 나라임은 틀림없지만, 해상 강국이라는 표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백제의 일면만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또 4세기 서해안의 대양횡단이 가능한 것처럼 지도상에 표시한 것은 집필자 개인의 주관적 학설을 그대로 일반론화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 ⑥ 많은 내용이 너무 일반론적인 반면 낙랑 위치처럼 논란이 많은 부분에서는 집필자 개인의 주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술의 객관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교과서라면 왜 국론을 분열시키고 거금을 들여 국가에서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그 정당성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현 고고학 연구수준과 큰 괴리… 역사인식 못 키워이남규(61) 한신대 한국사학과 교수 ① 최신 조사연구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현재 고고학적 연구수준과 괴리가 너무 크다. 잘못된 검인정교과서 틀에 부분적인 자료만 첨가했다. 중심적이고 본질적인 내용들이 많이 누락됐다. 각 시대의 역사문화적 진상과 흐름이 명료히 이해되지 않는다. ② 자료가 체계적, 종합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각 시대의 문화적 실체와 변동 양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③ 한국 고대사 분야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 한군현-삼한-삼국 형성과정에서 역사적 진실과 괴리된 서술을 하고 있다. ④ 역사적 배경과 맥락은 물론 시대별 문화변동의 계기와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학생들의 이해는 물론 역사에 대한 흥미 촉발도 어려워 보인다. ⑤ 고조선 부분은 고고학적 자료 중심의 설명과 해석으로 한결같이 서술하고, 신화적 내용은 본문에서 자료탐구 부분으로 한정해야 한다. 한군현의 역사적 사실을 축소 내지는 배제해 삼한의 문제와 고대국가 형성기의 서술에 있어 문헌기록과 고고학적 사실과 괴리를 크게 한다. 최근 삼한 관련 고고학 자료들이 폭증해 삼국의 고대국가 형성에 대한 서술을 새로이 해야하는데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불확실한 문헌사 중심 설명이 중심을 이뤄 논쟁 여지가 많다. ⑥ 고교생의 고고학과 역사학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역사인식과 이와 관련한 판단 역량을 키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겨우 이 정도의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그 난리를 쳤다니 한심할 뿐이다. 정부는 올바른 국정역사교과서를 쓸 능력이 없음을 이번에 여실히 보여줬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즉각 폐기돼야 한다. [고대사] ■정치·문화사 위주 서술… 일부 사료 뒷받침도 안 돼전덕재(54) 단국대 사학과 교수 ① 내용이 충실하다고 보기 어렵다. 삼국시대 통치체제의 성격과 변화 및 삼국과 통일신라, 발해 귀족과 일반 백성들의 생활상, 고대의 수취제도 등에 관한 내용이 완전히 빠져 있다. 지나치게 정치사·문화사 위주로 서술했고 사회경제사 및 생활사에 대해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② 대체로 기존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서술 가운데 사료로써 뒷받침되지 않은 것, 사료와 불일치하는 것들이 많이 눈에 띈다. ③ 내용은 매우 소략한 편이다. 사료에 대한 소개가 매우 적다. 다만 문화사 부분은 이전의 교과서에 비해 충실하게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의 균형 잡힌 역사 이해라는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④ 비교적 쉽게 서술됐다. 다만 지나치게 간략하게 서술해 전후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불가피하게 부교재를 사용하거나 교사의 부가적인 설명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⑤ 학계의 통설과 괴리되는 서술, 다양한 오류 및 근래의 통설과 배치되는 서술도 다수 눈에 띈다. ⑥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술 양을 대폭 축소하거나 다양한 시각 자료를 활용한 게 두드러진다. 그러나 고대사 부분은 내용과 구성이 충실하다고 보기 어렵고, 최근의 연구성과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고려사] ■이자겸 사대외교를 ‘평화 관계 유지’ 기술… 자의적 느낌황선의(43) 백영고 교사 ① 이전 교과서보다 전체적인 분량은 적으나 절대적 차이는 없어 보인다. 사회사나 경제사 서술은 대단히 간략한 반면 정치사는 이전 교과서의 서술보다 훨씬 자세하고 다소 복잡하게 돼 있다. ② 사료는 크게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글과 사료의 크기나 구성과 같은 편집이 조악한 느낌이 든다. ⑤ 동북 9성의 위치 논란에 대한 설명은 생략돼 있다. 다만 학설 중에 최대 영토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인 공험진 등은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⑥ 당시의 경제상이나 사회상에 대한 설명은 간략하게 전달하면서 정치사 중심의 흐름을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인물 중심의 서술이 도드라져 보인다. 예를 들어 “태조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안정되었던 고려의 왕권은”, 혹은 “(광종은) 이에 반발하는 호족을 ‘과감하게’ 숙청하면서 왕권을 안정시켜 갔다”라는 기술에서 볼 수 있듯이 왕 중심의 단순한 정치 서술을 넘어 영웅적 사관이 비치는 듯하다. 또 고려의 대외관계 중 거란과 금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통상 이자겸의 사대 외교를 “금과의 외교관계를 통해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였다”라고 기술하고 있는데 통상 자학사관을 피하기 위한 자의적 서술과 같은 느낌이 든다. [조선사] ■검증·교정 안 거쳐 졸속… 학계서 통용되기 힘든 학설 포함돼송양섭(51)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① 현 검정 교과서의 체제와 문제점을 대부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충실성 정도는 검인정 이래 집필 기준의 틀에서 쓰인 교과서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다. ② 현 교과서에서 활용된 사료가 재활용·재배치된 느낌이다. 교육부 발표에서 강조하면서 새롭게 넣었다는 균역·준천·탕평이라는 영조의 삼대 치적도 이미 중학교 미래엔 교과서에서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 ③·④ 현 교과서의 문제를 그대로 답습했고, 일부 순화하지 않은 용어나 표현이 거슬린다. ⑥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서술, 학계에서 이미 통용되기 힘든 학설이 포함돼 있다. 예컨대 균역법의 시행 관련 서술은 상당 부분 부정확하거나 오류다. 신분제 동요와 관련된 신분 구성 비율에 관한 설명도 보편적이지 않은 주장이다. 집필진 전공이 고르게 배치되지 않고 특정 분야에 치우쳐 학계의 연구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급히 작업하면서 나타난 문제인 듯하다. 초안은 한 자 한 자 엄밀한 검토를 거치고 주변의 전공자들에게도 수시로 문의하면서 수십 차례 검증과 교정을 하는 게 통상적이다. 검토본은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에 밀실 집필을 하면서 내용의 검증을 원천봉쇄한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한 사진에 내용 축약 지나쳐… 서술과정도 뒤죽박죽서광욱(53) 대구 경일여고 교사 ① 전반적으로 내용이 지나칠 정도로 축약됐고 서술 과정이 뒤죽박죽이어서 교사가 교과 내용을 재구성해서 수업을 해야 할 상황이다. 학생 주도 수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② 과할 정도로 사진이나 그림 자료가 많다. 역사 과목의 특징상 자료의 제시는 필요하지만 사족처럼 보이는 그림이 많다. ③ 시간에 쫓겨서인지 교과 구성에 연계성이 부족하다. 임진왜란의 극복 과정에서 민중의 노력이나 광해군의 활약상이 전혀 서술되어 있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④ 기존 교과서로 공부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있을 만큼 조선의 건국 과정이나 정치 조직의 정비 과정 등이 지나치게 단조롭게 서술됐다. ⑤ 이성계의 건국을 합리화하며 명의 내정간섭이나 종속관계를 부정하고 있지만 실제 내정간섭이 이루어졌다. 조선 후기 민란의 발생을 단순하게 제도상 문제로만 서술해 민중들의 의식 수준 향상을 누락하고 있다. ⑥ 교육 현장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집필자 선정부터 편찬까지 좌우 편향 없이 역사적 사실만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다양한 견해를 수렴할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학교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할 역사교사로서 자괴감이 생길 정도다. ■독도 수호 안용복 4단원서만 설명… 3단원 조선은 빠져서인원(55) 진선여고 교사 ① 조선 시대는 전체 내용적인 측면에서 7차 국정 국사 교과서 및 2009 개정 교육과정 이후 검정 한국사 교과서와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대외 관계에서 백두산정계비와 독도를 수호한 안용복의 이야기를 4단원에서만 설명하면서, 정작 3단원 조선 부분에서 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내용 배치와 설명 부분에서 상당히 아쉬운 점이 보인다. ② 7차 국정 국사 교과서 이후 교과서들의 특징은 학생 주도 수업을 중시하면서, 사료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탐구 생활을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2단 구성으로 설명 부분이 많다 보니 각 내용에 해당하는 사료를 충분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7차 국정 국사 교과서로 돌아간 느낌을 준다. ③ 제시된 사료들은 내용과의 연계성은 충분하다. 일부 사료들은 기존의 사료와 다른 새로운 사료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배워야 할 내용이 축소된 것이 아니라 사료가 축소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④ 전체적으로 기존의 서술 방식과 큰 차이가 없으며, 일부 내용은 풀어서 서술한 면도 보인다. 그러나 135쪽의 예송에 대한 설명 등 일부 내용은 충분한 설명 없이 어렵게 서술된 점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⑤ 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없다. ⑥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는 국정이든 검정이든 교과서 내용 측면에서 문제가 될 소지는 적다. 문제는 고대사와 근현대사의 서술 부분이다. 국정 한국사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는 절차상의 문제이다. 이러한 과정으로 국정 교과서를 발간한다면 내용에서의 이념 여부 문제를 떠나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그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근대사] ■제2차 한일협약은 을사늑약인데… 日측 입장서 기술이계형(50) 국민대 특임교수 ① 근대사 부분이 축소 기술되다 보니 장과 절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④ ‘Ⅵ. 일제 강점과 민족운동의 전개’는 일제의 침략상과 한국의 민족운동의 실상을 언급하는 부분이다. 목차 구성이 민족운동에 쏠려 있다. ‘2장 민족분열정책과 국내외 민족운동의 전개’는 ‘민족분열정책’의 주체가 명시돼 있지 않고 ‘3장 1930년대 이후~’는 시기를 구체적으로 명시했지만 내용 중 1920년대 부분도 있기 때문에 구성이 적절하지 않다. ⑤ 일본과의 조약 명칭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1차, 2차, 3차 한일협약이라고 하는 것은 일본의 입장에서 기술되는 것이다. 공식적인 조약 명칭은 1907년 7월에 체결한 ‘한일협약’밖에 없다. 이를 기준으로 일제가 한국을 침탈하기 위해 체결한 여러 조약들에 숫자를 매긴 것에 불과하다. 특히 2차 한일협약은 을사늑약인데 이를 한일협약이라고 한다면 을사늑약의 체결 자체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것과 배치된다. ⑥ 일제강점기에 대한 기술이 너무 소략하다. 관련 내용이 국내외뿐만 아니라 1910~1940년까지 방대한 양이다 보니 모든 것을 다룰 수는 없지만 너무 축약해 전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친일파 문제에 대해서도 지식인, 예술인, 종교인 등의 친일 활동이 있다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 ■미주지역 독립운동 등 특정 내용 부각 위한 노력 눈에 띄어신주백(53) 연세대 HK연구교수 ① 개항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 동아시아사와 한국사를 연계한 설명이 부족하고, 결과적인 사실만 나와 있어 현 검정 교과서들보다 더 불친절하다. 특정한 내용을 부각시키기 위한 모습이 눈에 띈다. ‘외교 독립 선전 활동의 전개’(224쪽)처럼 미주지역의 독립운동에 높은 비중을 뒀다. 전체 민족운동의 양상과 운동 방법을 고려할 때 한쪽 분량으로 언급할 이유는 없다. ② 탐구활동이 지나치게 없다. 현 교과서처럼 여러 사료를 학생 스스로 분석하고 교사가 토론식으로 수업하는 데 방해될 수 있다. ③ 본문 내용과 시각자료의 연계성이 현격하게 떨어진다. 제작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지도가 부족하고, 만화 등 상상력을 자유롭게 자극하며 학생의 흥미를 유발할 형식이 없다. 불성실한 구성이다. ④ 평이한 문장으로 학생들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한 듯하다. 그러나 본문과 다른 구성요소 사이의 연계가 자연스럽지 않아 교사의 전달 효과와 학생의 학습 효과를 반감시킬 우려가 있다. ⑤ 1940년대 2차 세계대전의 전후 처리와 민족운동의 관계가 그동안 교과서에서 가르치지 않은 생소한 내용이다. ⑥ 본문을 완성하는 데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 내용을 받쳐 주는 다른 학습요소에 대한 완성도가 매우 떨어진다. 편집이 딱딱하고 불성실해 전형적으로 주입식 교육에 맞는 교과서가 새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개항기 외세 일본과의 대항관계 너무 간략 서술 한계왕현종(56) 연세대 역사문화학교수 ① 근대사에 대한 서술이 너무 축소됐다. 기존의 검정 교과서의 분량(60쪽)의 3분의2 수준이다. 근대 세계사의 전개와 한국사를 연관시켜 이해할 수 없게 구성했다. ② 자료의 이해는 자료 탐구활동의 일환으로 된 반면 사진 자료의 설명이 지나치게 많다. 관련 사료를 제시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어 본문 내용도 이해하기 어렵다. ③ 근대국가의 건설 운동 부분은 지나치게 간략하다. 각 운동의 전개와 대립, 외세 일본과의 대항관계가 제대로 서술되지 않아 중학교 교과서의 서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④ 용어와 개념 그리고 인물에 대한 서술이 학생들의 수준에서 전혀 이해할 수 없다. 한 면에 좌우 양단 구성은 교과서 체제에서는 처음 사용된 것으로 가독성, 이해력을 떨어뜨리는 편집이다. ⑤ 개항기 서술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으로 독도의 영유권 문제, 대한제국 패망 원인, 대한제국과 광무개혁의 논쟁, 동학농민전쟁의 역사적 의의 등이 언급되지 않는 등 이 시기 공부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⑥ 만일 검정 과정이 있었다면 탈락 사유가 많다. 학생의 눈높이, 단계적인 역사이해, 역사 쟁점에 대한 이해를 고려하는 내용이 없다. 학생들을 중학교 수준으로 간주하고 주입식 교육을 하려는 일방적이고 획일화한 역사 교과서다. [현대사] ■냉전·반공주의 기조… 민주주의 진전 부분 등은 거의 없어허은 (50)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① 냉전·반공주의와 성장주의가 기조를 이루면서 주요한 시기와 서술들을 충분히 다루지 못하거나 누락했다. 일상생활문화와 민주주의의 진전을 설명하는 부분도 거의 없다. 미국과의 안보동맹을 강조하는 데 치중해 주한미군 주둔이 한국사회에 초래한 제반 문제점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② 20세기 역사를 평면적으로 접근하게 만들어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서술들이 적지 않게 확인됐다. ③ 민주공화국의 실제 내용을 채워 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민주화운동에 관한 서술이 여전히 부족하다. 재야인사, 학생들의 반독재 민주화운동뿐만 아니라 노동자, 여성, 종교 분야의 생존권 투쟁, 인권운동 등을 더 충실히 서술해야 한다. 냉전반공체제가 초래한 국가폭력에 대한 언급도 매우 부족하다. 북한사 서술이 매우 소략하며, 그나마도 체계적인 역사적 서술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④ 역사 지식이 많지 않은 학생들이 읽을 때 오독하거나, 현 시국을 체험한 학생들이 용납할 수 없는 부분 또한 적지 않다. ⑤ 대한민국 수립이나 5·16 군사정변과 같이 역사학계에서 논란이 되었던 부분을 모호하게 다루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은 민주공화국을 위한 한국 현대사의 도정에서 그 의의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으로 제목을 바꾸는 게 옳다. ⑥ 역사학계가 민주공화국의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이 교과서는 그 내용의 충실도나 완성도와 상관없이 나와서는 안 될 교재다. ■역사 교과서라기보다는 정치·경제·통일 교과서 성격 강해 김찬수(49) 동원고 교사 ① 실제 역사학자가 아닌 집필진이 썼기 때문에 ‘역사적인 관점’이 부족하다. 그래서 역사 교과서라기보다는 정치, 경제, 통일 교과서의 성격이 강하다. ② 냉전적 사고를 기반으로 해 남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분단 비용, 국방비 문제 등에 대한 서술이 부족하다. 남북 체육 교류, 남한 통일단체의 노력과 대학생들의 통일 열망 등이 보이지 않는다. ③ 279쪽에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지수의 경우 2012년 20위로 8.13이었는데 2015년 22위로 후퇴한 것 등에 관한 설명이 부족하다. ④ 282, 283쪽 외환위기 극복 등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논하면서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라 하고,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계층 간 교육 격차가 확대된다고 비판하는 등 서술이 오락가락하는 부분이 있다. 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피하고자 한 의도가 역력하다. ‘이승만 국부’ 만들기나 ‘박정희 치적 강조’ 등 뉴라이트 사관이 보인다. 이승만의 독재 장기집권욕은 외면한 채 이승만 정부가 부정선거를 자행했다는 식으로 정부 차원의 문제로 서술한다. 이승만에 의해 반민특위가 해체되고 친일 청산을 실패한 것도 간단하게 언급했다. 제주 4·3 사건의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베트남 전쟁도 참전으로 얻은 이익만 쓰고 이면의 고엽제 피해, 양민 학살 문제는 두루뭉술하다. ⑥ 이승만에 대해 북진통일 주장, 한강 인도교 폭파, 보도연맹 사건, 작전 지휘권 이양 문제를 외면하면서 정작 6·25전쟁에 대해서는 상세히 다루는 등 균형 감각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6·25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학살 등은 외면하고 있다.
  •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김정배 편찬위원장 “功過 같이 써야… 집필진에 양극단 없다”

    김정배 국정편찬위원장은 국정 역사 교과서인 ‘올바른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이 공개된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금 온 국민이 역사전쟁을 치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정희 유신정부 체제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했던 그가 지금 단일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역설적 상황에 대해 김 위원장은 “그때는 개인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유민주주의는 정착됐지만 편향성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젠 공과를 같이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대사 연구 일천… 분야별 전문가 취합 →현대사 집필진 중 역사를 학부 때부터 쭉 전공하신 분이 없던데, 학계의 의견을 균형 있게 서술했다고 할 수 있나. -한국 현대사는 연구 역사가 매우 일천하다. 주로 독립운동사를 연구하셨던 분이 현대사와 연계해서 한 경우가 간혹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대사는 그렇게 해선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수립이 되는 근본이 무엇인가. 헌법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은 법에 의해서 국가가 운영된다. 정치사와 경제사에도 훌륭한 학자가 있다. 참담한 전쟁을 겪으면서 군사학을 하는 전문가가 있다. 북한은 전문가가 있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분야별 분야사로 현대사를 구성하고 이 모든 것은 편찬위원회와 여타 기관에서 검증했다. →현대사 전공자가 많지 않은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반대해 참여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한국현대사는 역사학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국현대사는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는 분이 현대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헌법을 어느 현대사 학자가 쓸 수 있나. 또 우리나라 경제 성장발전 과정과 6·25전쟁 전 과정은. 분류사적 입장에서 현대사 집필진을 채택한 것이다. (현대사에서는) 이념 편향이 문제되는데, 집필진을 보면 알겠지만 양 극단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유민주주의 시대엔 편향성이 문제 →단 한 권의 역사 교과서와 여러 가지 교과서, 둘 중 무엇이 헌법적 가치에 맞는다고 생각하나. -유신체제 아래 고려대 교수로 있을 때는 국정화에 반대하더니 이제는 관심을 두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는 자유민주주의가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아서 개인이 자유롭게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유민주주의가 꽃피어서 더 좋은 교과서가 나오리라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다른 쪽(편향성 문제)으로 갔다. 이건 내가 주장한 자유민주주의 사상이 아니다. 자라나는 후손, 아들, 손주들에게 밝은 역사책을 줘야 한다고 본다. 공과를 같이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온 국민이 역사전쟁을 치르고 있다. 시안(현장검토본)이 완성본이 아니다. 의견 받아서 합당한 건 우리가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국민의 역사책으로 만들겠다. ●온 국민이 역사 전쟁 중… 의견 들을 것 →의견을 받겠다고 했는데 의견도 역시 비공개다. -제가 할 답은 아니고. 아마도 또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개 안 하는 게 아닌가 한다. →현장검토본 이후에 폐기(국정화 철회)도 검토할 수 있나. -제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대답하기 곤란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이승만·박정희 ‘독재 표현’ 인색… 北 비판 서술은 2배 늘어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이승만·박정희 ‘독재 표현’ 인색… 北 비판 서술은 2배 늘어

    친일 희석·대한민국 정통성 강화 ‘친일파’ 용어 대신 ‘친일세력’ 표현‘박정희 비상사태 선포 불가피’ 묘사 교육부는 28일 국정 ‘올바른 역사교과서’ 검토본을 공개하면서 ‘균형’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정부 수립’과 ‘건국절’ 사이의 논란에서 국정 교과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택했다. 1948년 이후 현대사에 있어서는 종전 검인정 교과서에 비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기술을 강화했다. 하지만 가장 관심이 집중됐던 현대사 부분에서 우편향 집필진이 다수 포함된 것을 비롯해 이승만과 박정희의 독재 평가에는 인색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이날 공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은 특히 현대사 부분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현대사는 모두 7개 단원으로 구성된 고등학교 한국사에서 가장 마지막인 ‘대한민국의 발전과 현대 세계의 변화’에 들어 있다. 250쪽 ‘대한민국 수립’ 소주제에는 ‘제헌 헌법에 따라 국회에서 이승만과 이시영이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에 선출되었고…대한민국 정부가 구성됨으로써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1948.8.15.)’라고 기술했다. 검인정 교과서에 북한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으로 묘사된 반면 남한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표기된 내용을 ‘대한민국 수립‘과 ‘북한정권 수립’으로 고쳐 잡았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강조하고자 북한에 대한 비판은 검정교과서보다 분량이 배 이상으로 늘었고, 비판 강도도 세졌다. 북한의 3대 세습과 핵개발, 천안함 피격을 비롯한 북한의 실태와 도발 행위 등에 대한 서술이 강화됐다. 반면 친일 관련 서술은 줄었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는 ‘친일파’라는 용어 대신 ‘친일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교육부는 “친일 반민족 행위를 별도 소주제로 편성해 친일 부역자의 명단과 친일 부역 행위를 상세하게 서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정교과서에서 “친일파가 광복 후 청산되지 못하고 반공을 내세우면서 다시 등장해 군과 경찰, 정·관계의 요직을 차지했다”고 한 것이 국정교과서에는 빠졌다. 다만 국정교과서는 비무장 독립운동을 다루는 ‘외교 독립·선전 활동의 전개’와 ‘일제에 맞선 여성운동가’를 소주제로 소개하며 영화 ‘암살’의 실제 주인공인 남자현 열사 등을 싣는 등 다양하게 다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공체제와 이승만의 장기집권’에서는 이승만 정부 때의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고, 마지막 부분에 ‘이승만 정부의 독재 때문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었다’는 언급을 하는 데에 그쳤다. 이승만 정부가 반민특위 활동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결과적으로 친일 잔재 청산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검정 교과서 내용은 배제됐다. 박정희 정권에 대해서는 기술이 늘었고,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표현들이 감소했다. 유신 체제의 경과와 긴급조치권, 국민투표 부의권, 국회해산권 등 막강한 권력이 부여됐다는 점을 서술했지만,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한 독재체제였다’ 정도로 평가에 인색했다. ‘1971년 12월 반공을 강조하며 정권을 유지하던 박정희 정부는 국가 안보를 최우선시하며 “일체의 사회불안을 용납하지 않는다”라는 담화를 발표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265쪽)라면서 마치 ‘비상사태 선포가 불가피했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앞서 검정교과서는 5·16 군사정변에 대해 ‘민주화를 지향한 4·19 혁명 정신이 사실상 부정되었다’(천재교과서)는 평가와 함께 군복을 입은 박정희의 사진을 함께 실었다. 그러나 국정교과서에서는 사진 자료로 서울 도심에 나타난 (쿠데타) 주도 세력의 탱크 모습을 실었다. 교육부는 앞서 검정교과서에 관해 “성과보다 부작용을 지나치게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박정희 시대 功 강조한 국정교과서

    박정희 시대 功 강조한 국정교과서

    ‘1948년 대한민국 수립’ 표현 산업화 시기 경제발전 내용 보강 뉴라이트 등 집필진 우편향 논란 야권 교육감 “일선학교 배포 중단”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이 28일 공개됐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학교 역사 1·2, 고등학교 한국사 등 3종의 ‘올바른 역사 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역사교과서는 현장에서 사용하기 전 검토를 위한 ‘현장검토본’으로, 전용 웹페이지(historytextbook.moe.go.kr)에 전자책 형태로 다음달 23일까지 4주간 공개된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수렴된 여론을 바탕으로 내년 1월 최종본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장검토본은 대한민국 건국과 관련, 현행 검인정 교과서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돼 있는 표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수정했다. 논란이 돼 온 ‘건국절’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북한에 대해서는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북한 정권 수립’으로 바꿨다. 6·25가 북한의 불법 남침임을 분명히 서술하고 북한의 군사도발, 인권문제, 핵개발 등에 대한 서술도 소주제로 구성해 대폭 늘렸다. ‘4·19 혁명’과 ‘5·16 군사정변’, ‘6월 민주항쟁’ 등 기존 검인정 교과서의 표현은 그대로 사용했다. 다만 역대 정부와 관련한 서술에 있어서 국정교과서는 산업화 시기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상을 긍정 평가하는 내용을 보강했다. 그동안 뉴라이트를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 주장했던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을 주도한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역대 정부의 공과(功過)를 균형 있게 기술한다는 편찬기준에 따라 교과서를 집필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필진 31명의 명단도 공개했다. 고교 한국사에 27명이,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31명이 참여(중복 참여 포함)했다. 집필진 가운데 뉴라이트 계열인 한국현대사학회를 비롯해 논란의 교과서인 교학사 집필진도 다수 포함됐다. 이와 관련, 진보 진영을 비롯해 대다수 일선 교육현장에선 국정교과서를 통한 역사교육 획일화와 근현대사의 왜곡 등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다수 시민단체들은 국정교과서 즉각 폐지를 촉구했고 야권의 시·도 교육감들은 새해 국정교과서 일선 학교 배포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도보수 성향의 교원단체인 한국교총도 “균형 있는 교과서 집필진 구성 등 3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이 부총리는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는 고려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가 노력해서 만든 질 좋은 교과서가 교육 현장에서 적용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국정과 검정의 혼용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 뒀다. 교육부는 다음달 중순쯤 공개토론회를 열고 이어 23일까지 전용 웹사이트에서 의견을 수렴한다. 의견 수렴이 끝나는 다음달 23일까지 국정 역사교과서의 현장 적용 방안을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친일독재 미화, 박근혜 교과서…국정교과서 폐기하라” 촉구 이어져

    “친일독재 미화, 박근혜 교과서…국정교과서 폐기하라” 촉구 이어져

    28일 국정 교과서가 베일을 벗었다. 교육부는 기존의 검정 교과서들이 지나치게 ‘좌편향’돼 있어 균형을 맞춘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교과서 폐기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전국의 교원·시민사회 단체들은 국정 교과서가 헌법 가치에 위배되고 친일 독재를 미화하는 내용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수립일로 서술한 점 △친일·독재 미화 △추진과정 및 집필진 구성 등 주요 쟁점을 조목조목 들어 집중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정 역사교과서는 아버지 박정희의 치적을 강조하는 ‘박근혜 교과서’이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와 항일 독립 운동사를 축소한 ‘친일 독재미화’ 교과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국정교과서는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수립일’로 서술, 독립운동의 정체성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가치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대전 지역 역사교사 단체인 한밭역사교사모임 남동현 회장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변경함으로써 독립운동과 친일부역행위의 의미를 제대로 다루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독재와 친일을 미화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경기지역 학부모와 교원 등으로 구성된 교육시민단체인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는 “국정교과서는 박정희 정부가 1964년 맺은 ‘한일 협정’이 경제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둔갑시켰고,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매우 의욕적인 계획’이라고 미화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광주와 전남 지역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도 “국정 교과서는 친일파를 건국 공로자로 역사 세탁했다”며 “5·16 군사쿠데타를 ‘근대화 혁명’으로, 박정희를 ‘경제 발전과 산업화의 아버지’로 미화하는 등 왜곡을 넘어 대통령 가정사를 미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비판했다.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울산시민대책위원회는 논평에서 “공개된 교과서는 ‘친일파’란 단어를 삭제하고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을 지나치게 미화해 편향된 역사관을 서술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비공개로 추진된 점과 집필진의 전문성 등 절차적인 문제도 제기했다. 경상남도 역사교사 모임과 관련 학계 관계자 10여명은 경남교육청 주최로 창원시 창동 어울림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건국 관련 중대 내용을 변경하고자 할 경우에 역사학계 의견 수렴과 집필 기준을 공개하고 공청회·토론회를 거쳐야 하는데도 비공개로 추진됐다”며 국정교과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집필진 상당수가 뉴라이트 계열이거나 뉴라이트와 학술적 입장을 공유하는 인사들”이라며 “특히 현대사 집필진 중 사학 전공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비전공자까지 동원해 극우 편향 교과서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5·18 민주화운동과 4·3사건에 대한 사실 왜곡 문제도 제기됐다. 5·18기념재단측은 28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계엄군이 전남대를 폐쇄하고 등교하는 학생을 때리며 시위를 유발했는데 교과서는 학생들이 시위하니까 군부가 계엄군을 광주에 투입했다는 식으로 사실관계를 바꿔 놓았다”며 “명백한 왜곡이다”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자”는 국정교과서 집필진 유호열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하자”는 국정교과서 집필진 유호열

    국정교과서 현대사 부분 집필에 참여한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의 SNS글이 박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유 교수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도’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사면초가, 지금이야말로 국가와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할 때”라며 “여러분의 기도를 댓글에 올려 오늘 우리가 겪은 아픔과 수모를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최순실 파문으로 국가가 혼돈에 빠져 있다. 벼랑 끝에 몰린 대통령님 곁에 책임지는 측근 하나 보이지 않는다”면서 ”하느님 앞에 죄 없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성경의 마태복음 구절을 인용해 대통령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유 교수는 국정교과서 현대사 부분을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등과 함께 집필했다. 또 헌법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다. 교육부는 “기존 검정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을 극복하기 위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해당 권위자들이 집필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이 집필진의 상당수가 민심과 동떨어진 현실인식을 하고 있음이 SNS 등을 드러나면서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현재 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전국적으로 190만명이 참여한 촛불시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국정 교과서를 강행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국정교과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대한민국 정부수립’이란 표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꾼 것으로 향후 건국절 논란을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국정교과서 집필진 ‘뉴라이트’ 포함···현대사 집필진에 역사학자 없어

    국정교과서 집필진 ‘뉴라이트’ 포함···현대사 집필진에 역사학자 없어

    정부가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를 집필하면서 ‘철통보안’을 유지했던 집필진 명단도 28일 교과서 현장검토본과 함께 공개됐다. 많은 역사학자들이 국정교과서 집필 참여를 거부한 상황에서 집필진이 꾸려지다보니 관변 성격이 강한 인사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교육부가 공개한 중학교 ‘역사’와 고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집필진은 모두 31명이다. 고교 한국사에 27명이,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31명이 참여했으며 대부분은 중·고교 교과서 집필에 동시에 참여했다. 대표 집필자로 이미 공개됐던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선사·고대) 외에 한상도 건국대 사학과 교수,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 소장, 김권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이상 근대),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이상 현대) 등이 포함됐다. 기존 검정 교과서는 교원 1∼2명이 1개 단원 전체를 집필했지만, 이번 국정 교과서는 인원을 대폭 보강해 1개 단원을 교수 3명과 교원 1명이 함께 집필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교과서 편찬을 전담한 국사편찬위원회는 “균형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공모와 초빙을 통해 학계의 전문가들로 집필진을 구성했다”면서 “기존 검정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을 극복하기 위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해당 분야의 권위자들을 집필에 참여시켰다”는 것이 국편의 설명이다. 그러나 집필진 구성을 놓고 앞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집필진을 두고 벌써부터 “친(親) 정부 성향의 관변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된 분야는 한국근·현대사 집필자들이다. 한국 근·현대사는 여전히 학계에서도 진보·중도·보수 등 진영에 따라 역사 해석이 첨예하게 엇갈려 이번 국정 교과서 집필진에 누가 포함되느냐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가장 큰 특징은 현대사 집필진에 정통 역사학자가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대 부분은 모두 5명의 교수와 1명의 현장교사가 참여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현 국사편찬위원이기는 하지만 북한을 주로 연구해온 정치학자다. 현재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어 ‘관변’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중앙대 김승욱 교수와 동국대 김낙년 교수는 한국경제사를 연구해온 경제학자들이다. 특히 김낙년 교수는 이른바 ‘식민지근대화론’의 중심에 있던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이끌기도 했다. 일본 강점기나 박정희 정부 시절의 경제성장을 축적된 각종 데이터를 통해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을 해왔으나 주류 역사학계와 거리를 둔 ‘뉴라이트’ 성향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김명섭 연세대 정외과 교수 역시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한국현대사학회 출신의 정치학자이고, 나종남 교수는 육사를 졸업한 장교 출신으로 미국 유학을 거쳐 현재 육사에 군사사(史)를 가르치고 있어 정통 역사학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학자인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보수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현대사 집필진에 역사학자가 거의 없는 것과 관련해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 현대사로 내려올수록 우리 역사는 세계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또 현대사학계와 사회과학계열 사이의 학제 간 연구가 깊을수록 알찬 수확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사 부문의 ‘역사학자 공백’과 더불어 집필진의 성향과 관(官) 주변 연구자가 많다는 것도 집필진 구성이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의 이유로 제시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교과서 ‘대한민국 수립’ 강조하고 北체제 비판 서술 대폭 보강

    국정교과서 ‘대한민국 수립’ 강조하고 北체제 비판 서술 대폭 보강

    28일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기술하며 건국 과정의 정당성을 강조한 점과 북한에 대한 부정적 서술을 강화한 점이다. 특히 북한 체제 비판과 관련한 내용은 분량 면에서도 현행 교과서 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고 기술도 상당히 구체적이다. 특히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아닌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해 ‘뉴라이트’의 시각을 반영, 우편향 논란을 촉발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뉴라이트란 2000년대 들어 ‘새로운 보수’를 지향한다며 등장한 세력으로, 그동안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해왔다. 또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대해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저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총 7개 단원으로 구성된 고교 한국사에서 현대사 부분은 제일 마지막인 ‘대한민국의 발전과 현대 세계의 변화’에 등장한다. 국정 한국사 교과서는 250쪽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소주제에서 ‘제헌 헌법에 따라 국회에서 이승만과 이시영이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에 선출되었고, 광복군 지도자 이범석을 국무총리로 하는 내각이 조직되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구성됨으로써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고 기술했다. 현행 검정교과서에 ‘이승만 대통령은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을 국내외에 선포하였다’(천재교육 308쪽), ‘이승만 대통령은 곧바로 내각을 조직하고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을 국내외에 선포하였다’(금성출판사 370쪽) 등 ‘정부 수립’이라고 돼 있는 표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고친 것이다. 대한민국 수립 혹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도 국정과 현행 검정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현행 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이라는 소단원에서 ‘총선거에는 김구, 김규식 등 남북 협상에 참여한 정치 세력이 통일 정부 수립을 요구하며 불참하였다. 좌익 세력도 제주도를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단독 선거 반대 운동을 벌였다’(천재교육 308쪽), ‘유엔에서 남한만의 단독 선거를 결정하자 좌익 세력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단독 선거 반대 투쟁이 일어났다’(비상교육 351쪽) 등의 혼란상이 묘사돼 있으나 국정 교과서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현행 교과서에는 정부 수립을 전후한 진영 간 갈등 사례도 별도 소주제로 등장한다. 이 가운데 제주 4·3 사건에 대해 현행 교과서는 ‘1948년 4월 3일 제주도에서는 남로당 제주도당의 주도 아래 남한만의 단독 선거 반대와 통일 정부 수립을 주장하는 무장 봉기가 일어났다…미군정은 경찰과 군대를 동원해 무력 진압에 나섰다. 이후 무장 봉기 세력과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수만 명의 무고한 제주도민이 희생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천재 309쪽), ‘이승만 정부는 군인과 경찰, 우익 단체들을 동원하여 대규모 진압 작전을 벌였다.진압과정에서 2만 5000명 이상의 주민들이 희생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금성출판사 369쪽) 등 비교적 상세한 기술과 함께 수만명의 제주도민 피해, 이승만 정부의 무력 진압 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에는 ‘1948년 4월 3일에는 5·10 총선거를 반대하는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가 일어났다. 1953년까지 지속된 군경과 무장대 간의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많은 무고한 제주도 주민들까지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제주도에서는 총선거가 제대로 실시되지 못하였다’(250쪽)라고만 짧게 기술했다. 여수·순천 10·29 사건에 대한 서술도 뉘앙스 차이를 보인다. 검정교과서는 ‘이승만 정부는 제주도에서 일어난 무장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여수와 순천에 주둔 중이던 국군을 파견하려 했다. 이때 부대 내에 있던 좌익 세력들이 제주도 출동 반대,통일 정부 수립 등의 구호를 내세우며 반란을 일으켰다. 정부는 여수·순천 지역의 반란을 진압하는 동시에,군대 내 좌익 세력을 몰아내는 숙군 작업을 강화하였다. 1948년에는 좌익 세력의 활동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 아래 국가 보안법을 제정하였고, 이듬해에는 국민보도연맹을 조직하였다’(천재 309쪽)고 썼다. 하지만 국정 교과서에는 ‘대한민국 수립 직후인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국군 제14연대 내 좌익 세력이 제주도로 출동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켜 여수·순천 지역을 점령하였다.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란군을 진압하였다’(250쪽)라고 기술했다. 6·25 발발 당시의 서술과 관련해 현행 검정교과서는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이 38도선을 넘어 기습 남침하였다.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피난길에 올랐다’(천재 313쪽), ‘인민군은 1950년 6월25일 남침을 강행하였다’(금성 378쪽) 등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은 38선 전역에서 불법적으로 기습 남침하였다. 북한군은 치밀하게 준비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불과 3일만에 서울을 점령하였고 7월말에는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왔다’(254쪽)고 서술, ‘불법적인 기습 남침’을 강조했다. 6·25 전쟁의 피해와 영향을 서술한 부분에서도 시각 차이가 드러난다. 현행 교과서는 ‘전쟁으로 민족 공동체 의식이 약해졌으며 서로 불신하고 적대하는 감정이 깊어지는 가운데 한반도의 분단 체제가 더욱 공고해져 갔다…전쟁 이후 반공은 한국 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되었으며 정부는 국가 보안법을 개정하고 반공 교육을 강화하였다’(천재 314쪽), ‘각지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은 이후 남북한 주민이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을 갖게 되고 더 나아가 분단이 굳어지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금성 381쪽) 등 민간인 피해나 그로 인한 분단 고착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는 ‘전선이 오르내리는 동안 좌우 이념 대립은 더욱 격화되었는데, 특히 북한이 강압적으로 시행한 점령지 정책은 많은 반발을 샀다. 전쟁을 통해 국민들이 경험한 공산주의 실상은 전후 한국 사회에서 반공 이념이 자리잡게 된 배경이 되었다’(256쪽)고 기술, 이승만 정부의 반공주의 배경을 설명하는 데 방점을 뒀다. 국정 교과서는 ‘북한의 3대 세습 독재 체제와 남북한 관계’라는 별도 소단원 아래 김일성 독재 체제의 구축, 3대 세습 체제 형성, 탈북자와 인권·이산가족 문제, 북핵 위기와 북한의 대남 도발,평화 통일의 노력 등 5개 주제를 자세히 기술했다. 4페이지 분량으로 현행 교과서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분량이다. 김일성 독재 체제 구축과 3대 세습 체제 형성까지의 기술 역시 현행 교과서는 약 8줄에 불과하지만 국정 교과서는 한 페이지를 할애해 김일성이 권력을 장악해 나간 과정, 3대 세습 체제 형성 과정을 자세히 기술했다. ‘김일성은 소련파와 연안파 등 반대파들을 차례로 제거하여 1인 독재 권력을 강화하였다’ ‘중소 이념 분쟁을 이용하여 사상, 정치, 경제, 군사, 외교에서 주체를 명분으로 내세워 수령 독재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였다’ ‘분야별 자주 노선 주장들을 1960년대 후반부터 주체사상으로 집대성하면서 김일성 독재를 이념적으로 정당화하였다’ ‘장남인 김정일을 후계자로 최종 선정함으로써 유례가 없는 부자 세습 체제를 구축하였다’ ‘유일사상 체계확립 10대 원칙을 세우고 김일성을 신격화하기 위한 우상화 정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였다’ 등의 서술이 대표적이다. 북한 인권에 대한 비판적 기술도 상당히 늘었다. 현행 검정교과서는 ‘언론과 종교 활동 제한, 여행 거주 이전의 자유 억압,정치범 수용소 운영, 공개 처형 등의 인권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천재 356쪽) 정도로 언급했다. 금성교과서의 경우 ‘북한은 ’우리식 인권‘을 내세우며 개인의 자유보다는 전체 조직을 위한 공민의 의무를 강조하고 물질적 보장이 인권의 가치로서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등 북한이 인권을 제한하는 이유를 북한 입장에서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는 한 페이지에 걸쳐 북한의 인권 탄압, 반인륜적 통치 방식,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 채택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또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기술 외에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는 ‘2010년 3월26일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한국 해군의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을 받아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었다. 2010년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상세히 기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산대학교 70년사’ 발간…시민과 함께한 위대한 여정

    ‘부산대학교 70년사’ 발간…시민과 함께한 위대한 여정

    ‘부산대학교 70년사’가 발간됐다. 부산대는 개교 70주년을 맞아 건학 70년의 역사와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글로벌 명문대학으로서의 미래 100년의 꿈과 희망을 다짐하는 의지를 담아 ‘부산대학교 70년사’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부산대는 1956년부터 10년 단위로 대학 역사서를 편찬해오고 있다. 이번 부산대 70년사는 한국 현대사의 부침부터 최근 정부의 대학정책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의 흐름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 온 부산대의 70년 역사와 전통, 활약과 발전상을 담았다. 또 기존의 대학사에서 볼 수 없었던 캠퍼스 전경·학생활동·동문활동·학술교류·교내모습 등을 실은 ‘사진으로 보는 부산대 70년사’, 각 장의 말미에 서술한 부산대 미래상, 기념물·기념비 및 대학사 자료 현황 등은 부산대학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부산대는 1946년 5월 15일 해방 직후 교육에 대한 열망을 담아 시민들과 지역기업 등의 헌금으로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 국립대학이다.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부산대 70년사 편찬을 통해 시민들의 헌신과 사랑이 바탕이 된 과거 70년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 100년의 꿈과 비전을 세워 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국립 부산대’를 만들어가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속여야 성공? 거짓말 통하는 한국사회

    속여야 성공? 거짓말 통하는 한국사회

    거대한 거짓말 같았던 우리 근현대사 치열한 경쟁 역사 속 트라우마도 한몫 부에 대한 욕심과 미래 불안해 잘 속아 한국인의 거짓말/김형희 지음/추수밭/216쪽/1만 3800원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온 나라가 온통 어수선하다. 연일 의혹이 불거지고 그에 따른 사실의 정황이 거듭 확인되는데도 진실의 실체는 오리무중이다. 진술과 주장이 심하게 엇갈려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누군가는 분명히 거짓을 말하고 은폐로 일관할 터. 왜 이렇게 거짓이 난무하고 뻔한 거짓을 버젓이 입에 올릴 수 있는 것일까. 지난 6월 일본 경제잡지 ‘비즈니스저널’의 한국 관련 기사가 논란이 됐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한국인은 숨 쉬듯 거짓말을 하며, 한국은 세계 제일의 사기 대국”이라는 것이다. 그 기사 말고도 ‘거짓말하는 나라’ 한국은 여러 통계를 통해 들춰진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범죄 대비 사기범죄 비율에서 세계 1위 국가다. 2014년 호텔스닷컴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휴가 및 여행 경험과 관련해 거짓말을 많이 하는 나라 3위에 랭크됐다. 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 발생한 범죄 가운데 사기 사건은 27만 4086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의 3만 8302건보다 무려 7.2배 많은 수준이다. 이런 불명예의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경찰교육원 외래교수가 쓴 이 책은 그 ‘거짓과 사기의 나라’ 한국을 파고든다. 한국인들이 어떻게 거짓말하는지, 한국인만의 특수성을 5년여에 걸쳐 추적해 파헤쳤다. 직접 발로 뛰어 주변 사람들의 거짓말 습관 사례를 수집해 1038개로 정리하고 언어적 단서, 목소리 단서, 바디랭귀지 단서로 세분화해 분석한 점이 도드라진다. 저자는 많은 석학들이 쏟아내는 거짓말에 대한 조언은 대체로 신뢰할 만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의 거짓말과 관련해선 이같은 조언을 적용할 수 없는 특수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한국인은 거짓말을 할 때 코를 만지지도 않으며, 시선을 회피하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뒤가 켕기면 시선을 회피한다지만 눈을 쳐다보면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한국 문화에서는 오히려 거짓말쟁이들이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한국인의 거짓말 사례들을 살펴보면 남녀 차이가 두드러진다. 남성은 거짓말을 할 때 무수히 많은 진실을 제공함으로써 거짓을 은폐하는 전략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인 남성은 거짓말을 할 때 말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여성은 제공하는 정보 자체를 극단적으로 차단하는 전략을 취한다. 즉, 한국인 여성은 거짓말을 할 때 말수가 적어진다. 그렇다면 그런 차이와 특수성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조선인은 남을 속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남을 속이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잘한 일로 여긴다”(하멜의 ‘하멜표류기’) “어찌하면 이 민족을 현재의 쇠퇴에서 건져 행복과 번영의 장래로 인도할까 생각하는 형제자매에게 드립니다…첫번째 거짓말과 속이는 행실이 없게 함이니.”(안창호의 ‘민족개조론’) 300년의 시차를 두고 등장하는 이 두 개의 지적에는 분명히 공통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도사리고 있다고 저자는 또렷하게 말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근현대사란 그 자체로 거대한 거짓말과 같았던 시기였고, 수많은 거짓말들에 위협을 받았던 시대였으며, 거짓말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대였다.” 저자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고 아직도 생존해 있다는 주장을 편다. 그 말을 이어보자면 우리는 속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쳤고 동시에 속여서 살아남았던 거짓말쟁이들의 후손이다. 잘못을 저지르고서도 “속은 놈이 바보지”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세태의 바탕에는 우리의 역사 속 트라우마가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거짓말이 횡행하는 사회라면 두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 하나는 자주 속이는 가해자가 있어야 하고, 또 하나는 자주 속는 피해자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면서도 거짓말을 잘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 대목에서 저자는 ‘부자 되세요’라는 한 광고 문구를 건드린다. 그 외침은 한국을 지배하는 두 가지 급소를 제대로 파고든 사례이다. 바로 부에 대한 욕심과 내일에 대한 불안감이다. “한국인이 거짓말을 잘하는 이유는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잘 속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잘 속는 까닭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욕심이 많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한국인의 거짓말’을 향한 제언은 이렇게 맺어진다.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거짓말을 하고 왜 거짓말을 하는지에 대해 똑바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인의 거짓말에 대한 고민의 첫걸음이자 결론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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