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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쾌한 꼰대씨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새 한국 사회 탄생시킨 3·1 운동… 그 불멸의 위대함

    [유쾌한 꼰대씨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새 한국 사회 탄생시킨 3·1 운동… 그 불멸의 위대함

    1919년의 3·1운동은 우리 현대사의 시작이다. 그것은 역사학자가 말하는 우리의 현대사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말하는 우리의 현대사다. 한국 사회가 보는 한국의 현대사는 근대사 없는 현대사다. 근대사는 중세사회의 종말로부터 시작된다. 중세사회의 특징은 자아(自我) 개념이 없는 것이다. 요사이 식으로 말하면 셀프(self) 개념이 없는 사회다. 물론 민족 개념도 없고, 내 나라 의식인 자국(自國) 개념도 없다. 자국 개념이 없는 것만큼 자기 문화에 대한 정체성 개념도 없다.일제의 침탈과 합방 이전의 조선 사회는 바로 그 중세사회였다. 조선 왕조는 그 숨이 끝날 때까지 근대사회의 여명(黎明)이 없었다. 여명은 날이 밝아 오는 무렵의 희미한 빛이다. 희미한 빛조차 보이지 않은 채 조선 왕조는 끝났다. 역사학자들이 말하는 조선과 달리 실제의 조선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계속 거꾸로 돌리고 있었다. 그 전형적 예가 위정척사(衛正斥邪)다. 위정척사는 소(小)중화(中華)를 지향하는 사상이며 주창이다. 위정의 정(正)은 유교이며 중국의 문화다. 척사의 사(邪)는 서구의 문물이며 사상이다. 유교며 중국의 문화는 옳고 바른 것으로 굳게 지켜야 하고, 서구의 문물이며 사상은 사악한 것, 간사하고 악한 것으로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정척사야말로 중세 사상 그 자체다. 물론 그 이전 갑오경장도 하고 개화파도 있었지만 사회 변화, 국가 개혁의 주경향이 되지는 못했다. 아니, 될 수가 없었다. 이유는 소중화 사상이 위아래로 너무 뿌리 깊게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유교 사상에 침잠(沈潛)해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사서삼경이 아니면 책이 아니고 삼강오륜이 아니면 도덕이 아니라는 그런 정도도 훨씬 넘어서 있었다. 그 소중화 사상은 당시 오직 한 나라 중국만이 나라이고, 중국만이 우리가 의지하고 귀의할 나라이며, 그 나머지 다른 나라들은 모두 문화가 없거나 아득히 낮은 오랑캐 나라들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중국 말고는 어느 나라와도 상종할 수 없다는, 만일 상종을 하려 할 때에는 천자(天子)의 나라 중국로부터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엄청난 배타적 쇄국주의 사고였다. # 20세기 초까지 조선 선비들은 중세인에 머물러 거기에다 우리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가까이 다가가 있는 작은 ‘중국적 모형’이라는 소중화 나라로 자부하고 있었다. 그 자부심으로 위정척사적 사고는 더욱 굳어서 근대사회로의 길은 계속 차단됐다. 1840년대 초 아편전쟁으로 천자의 나라 중국이 서구 세력의 무력 앞에 산산 박살이 나는 것을 번연히 보면서도 이 소중화의 자부심은 변화가 없었고, 아편전쟁 이후 20년이 지나는 고종 연간은 물론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쇄국주의가 이를 잘 말해 준다. 우리가 근대사회로 가는 길이 얼마나 멀었던가를 당시 위정척사파의 대표적 투사 면암(勉庵) 최익현(崔益鉉)에게서 충분히 엿볼 수 있다. 그는 외세 배격을 끝까지 주장하면서 일본에 반대하다 1906년 대마도에 유배돼 순절한, 그 의기와 지조에서 높이 추앙받는 대표적 조선 유학자다. 그는 도끼를 메고 대궐 앞에 엎드려 일본과의 수교를 결사 반대하는 상소문을 올렸고, 의병을 일으켜 일본에 항쟁도 했다. 그러다 대마도 유배 전 흑산도로 먼저 유배됐다. 흑산도 유배 중 흑산도 여티미마을(천촌·淺村) 바위에 새긴 그의 글귀가 아직도 선명히 전해지고 있다. 기봉강산(箕封江山) 홍무일월(洪武日月)이 그 글귀다. 조선은 어떤 나라인가. 중국 사람인 기자(箕子)가 세운 나라다. 조선의 해와 달은 누구의 것인가. 명나라 태조 주원장(朱元璋)의 것이다. 그의 해와 달이 밝게 비치고 있는 나라가 조선이다. 왜 서양을 배격하고 일본을 배격해야 하는가, 우리는 기자와 주원장이 만들고 비춰 주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위정척사파의 주장이고 최익현의 사상이다. 숭명사대(崇明事大) 소중화의 전형이다. 오늘날 사드 반대하러 중국 가는 정치인과도 별 차이가 없었다. 사드를 반대하면 자국에서 할 것이지 우리 안보에 그 어떤 책임 의식도 갖지 않는 그들 중국인에게 어떻게 기대려 하는가. 조선조 사대(事大)는 바로 그런 것이었다. 면암 최익현에서 보듯 20세기 초까지 조선 선비들의 대다수는 중세인(中世人)들이었다. 선비는 물론 일반 사람들의 사고도 모두 중세인의 그것을 벗어나지 못했다. 내 나라라는 자국 개념이 없었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 개념은 더더욱 있을 수 없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내 민족이라는 집단의식, 우리 고유 문화라는 정체성 또한 갖지 못했다. 완전히 중세인들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근대가 없이 일본에 먹혔고, 식민지가 됐다. # ‘근대’ 없이 ‘중세’에서 현대사회로 뛰어올라 그렇다면 그 무엇이 우리의 기나긴 중세시대를 마감하게 했는가. 심지어는 식민지 시대에 들어와서까지도 여전히 중세시대에 살았다면 그 무엇이 우리를 중세사회로부터 벗어나게 했는가. 그것이 1919년의 3·1운동이었다. 3·1운동으로 해서, 3·1운동을 기점으로 우리는 근대가 없이 중세에서 단번에 현대로 뛰어들었다. 우리의 현대사는 3·1운동이 시작이다. 새로운 한국 사회, 현대의 한국 사회 출발은 곧 3·1운동이었다. 3·1운동으로 해서 한국 사회는 새로이 태어났다. 바로 거기에 3·1운동의 위대성이 있다. 우리가 영원히 1919년의 3·1운동을 기려야 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3·1운동을 역사의 한 사건으로만 생각한다. 기껏해야 일제의 수탈과 압제에 못 견뎌 온 국민들이 들고일어난 대궐기 대저항운동 정도로 여긴다. 대다수 역사학자들도 일제의 식민정책이 달라지는 시대의 한 이벤트 정도로 기술한다. 그러나 그것은 3·1운동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3·1운동의 역사성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3·1운동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무엇을 만들어 냈는지, 역사의 물줄기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전혀 생각지 않은 것이다. 조선조 실록을 읽는 그 안목, 그 습관으로 한 임금이 가고 다음 임금이 들어서고, 그리고 이 사화(士禍) 저 정변(政變)을 거치면서 많은 신하가 죽고 대폭 바뀌고 쫓겨나는 그 이벤트성(性) 역사에 길들여진 안목으로 보는 3·1운동은 그저 그런 이벤트일 뿐이다. 무엇보다 3·1 정신은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정신이다. 3·1정신은 바로 불역유행(不易流行)의 정신이다. 아무리 세상이 달라도 그리고 아무리 세월이 가도 달라지지 않는 정신, 그 불역유행의 정신을 근 100년 전 우리 선인들이 가슴에 담았고 그리고 널리 널리 고양했다. 그럼으로써 일제가 아무리 탄압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얼 속에 깊이 간직됐고, 그 모진 세월 속에서도 절대로 죽지 않았다. 아니 죽을 수가 없는 정신이다. 해방이 되고 좌우로 갈려 밤낮없이 우리끼리 싸우는 가운데서도 그 정신은 그대로 살아 있었다. 6·25의 극한 상황에서도 그 정신은 꺼지지 않고 있었다. 1950년대 60년대 한없이 배가 고팠던 그 굶주림의 시대, 그리고 60년대에서 80년대에 이르는 그 치열한 산업화 시대에도 그 정신은 불타고 있었다. 그것은 끊어질 수 없는 그리고 멈출 수 없는, 그 맥이 끝없이 이어지는 한국인 정신이었다. 만일 이런 3·1운동, 3·1정신이 없었다면 우리 역사는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일제 36년이 끝나고 해방이 됐어도 중세사회 조선시대의 연장으로 그대로 살았을 것이다. 물론 3·1운동이 일어났다 해서 사회 구조가 하루아침에 달라진 것은 아니다. 구조는 분수령을 넘듯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생산 방식이 완전히 바뀌지 않는 한 구조는 한동안 그대로 지속된다. 그러나 우리의 의식은 다르고, 사고는 다르다 구조보다 훨씬 앞서 혹은 구조와 동떨어져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던 내 나라 의식, 민족의식, 자아의식이 3·1운동으로 해서 3·1운동이 일어나기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구분되고 차별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 역사에서 3·1운동을 다시 생각하고 새로이 읽어야 할 이유가 확연해지는 것이다. 연세대 명예교수
  • [자치단체장 25시] 4·19 효시, 근현대사 품은 강북… “경전철 타고 오세요”

    [자치단체장 25시] 4·19 효시, 근현대사 품은 강북… “경전철 타고 오세요”

    “2017년에는 강북구가 명실공히 서울 동북권의 중심지로 거듭날 겁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21일 구청장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 ‘경전철 개통’ 등 주요 사업이 마무리되는 올해를 강북구의 ‘터닝포인트’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지역 내 가장 큰 기업은 음식점”이라고 박 구청장이 자조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취약했던 강북구가 양 날개를 장착하고 힘찬 날갯짓에 들어간 것이다. 두 사업은 2010년 박 구청장이 민선 5기 취임 직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구민들에게 약속했던 것들이다. 그만큼 박 구청장 개인에게도 의미가 크다.‘역사문화관광벨트’는 북한산둘레길 2코스인 ‘순례길’을 따라 자연환경(북한산 국립공원, 북서울 꿈의숲 등)과 문화유산(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16위 묘역, 국립 4·19 민주묘지, 3·1운동의 발상지인 봉황각과 분청사기 가마터)을 아울러 강북구만의 역사문화자원으로 특화시킨 것이다. 부지가 수유동과 우이동 일대 48만㎡에 이른다. 문화적 유산이 풍부한 강북구였기에 가능한 프로젝트다. 박 구청장은 “광화문, 경복궁, 창경궁 등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들은 어디까지나 왕조나 지배층 양반의 문화”라며 “이와 달리 강북구는 오늘날 민주주의 발전 및 경제 번영을 이뤄 낸 근현대사의 백성문화가 오롯이 녹아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특히 박 구청장은 지난해 근현대사기념관 개관을 ‘일대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어린 학생들이 우리 역사를 보고 배울 수 있는 최적지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기념관은 동학농민운동부터 항일의병전쟁, 3·1운동을 거쳐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6·25전쟁, 4·19혁명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지난해 10월 박 구청장은 직접 문화해설사를 자청하며 지역 내 학교 교감 37명을 상대로 직접 ‘기념관 세일즈’를 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오는 4월부터 지역 내 13개 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생들은 필수 체험코스로 근현대사기념관을 방문하도록 교육청과 협의를 끝냈다”면서 “근현대사를 외우지 말고 이해하면 재밌는 과목이 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강북구가 전국 초·중·고등학생이 근현대사를 배우는 수학여행지, 대학생을 비롯한 세계 청년들이 민주주의를 체득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날이 머지않은 셈이다.올해 강북구는 ‘도시농원 체험장’과 ‘예술인촌’의 조성에 나서 역사문화관광도시를 향한 세부 일정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 2019년 완공이 목표인 진달래도시 농업체험장도 기본 설계 및 도시관리계획 결정용역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가 직접 추진키로 한 우이동 가족캠핑장은 기반시설 등 전체 사업의 70% 정도가 진척됐다. ‘역사문화관광도시’ 강북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4·19혁명이다. 지난해 5월에는 사단법인 ‘4·19혁명 유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 및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결과는 세계기록유산국제자문위원회(IAC)의 심사를 거쳐 7~8월쯤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에 신청한 4·19 기록물은 총 1450건에 이른다. 1960년 학생과 시민들의 항거활동과 그 이후 이뤄진 부정선거, 피해자 보상, 책임자 처벌 등과 관련된 문건들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등 모두 13건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박 구청장은 “4·19는 독재정권을 비폭력저항으로 붕괴시킨 학생혁명의 효시로서 전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면서 “올해로 5회째를 맞는 4·19혁명 국민문화제도 양적 성장보다 내실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연결하는 경전철 우이~신설선(11.4㎞)의 개통도 올해 7월 말쯤 이뤄진다. 2009년 9월 착공한 이후 약 8년 만이다. 그동안 우이~신설선은 서울시와 민간사업자가 갈등을 빚으며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현재는 공정률이 90%를 넘어서 전 구간 무인 시운전 중에 있다. 소요시간이 기존 50분에서 20분으로 30분가량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구청장은 “지하철 4호선을 제외하면 주로 버스에 의존했던 대중교통체계가 경전철 개통으로 확대된다. ‘교통혁명’이라고 명명하고 싶다”며 “경전철이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를 지나기 때문에 역사문화관광벨트와 북한산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경전철 개통은 강북구의 전체적인 역세권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구청장은 “지금까지 동북선의 중심인 지하철 4호선 수유역, 미아사거리역 개발만 생각했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4호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경전철이 (개통)되면 강북 지역 8개 역사 주변도 권역 개발을 위한 지구단위 계획을 수립해 삼양로 일대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강북구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전철역 주변의 상권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역세권별로 특색 있는 개발을 하려는 강북구의 노력이다. 강북구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오는 9월쯤 북한산에서 ‘산악인 축제’도 개최할 예정이다. 산악인 축제는 구의 소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는 북한산과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16좌를 등정한 엄홍길 대장이 있어 가능한 축제다. 박 구청장과 엄 대장은 매년 중학생들과 ‘청소년 희망원정대’를 꾸려 태백산을 오르고 있다. 두 사람은 여기서 나아가 산악인들의 대표 축제를 강북구에서 열어 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한 사업 중에 ‘청소년 유해업소 근절운동’을 최고로 꼽았다. 일반음식점 영업신고를 한 뒤 퇴폐주점처럼 영업을 하는 이른바 ‘빨간집’ 없애기에 주력해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70곳 중 100곳이 업종을 바꾸거나 문을 닫았다. 특히 이들 업소가 세가 저렴한 학교 주변 일반 주택가 골목까지 침투한 게 문제였다. ‘학교보건법’에 따르면 학교로부터 반경 200m는 상대정화구역으로 교육상 위생, 유해업종은 들어설 수 없다. 당연히 학부모의 우려도 뒤따랐다. 박 구청장은 “구와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강북경찰서 등 3개 유관기관이 공동 협력해 해결해 나가기로 하고 1주일에 한두 차례씩 강력한 합동단속을 벌였다”면서 “내후년인 2019년에는 강북구에서 유해업소가 완전히 없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박 구청장은 3선 도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주변에서 (3선에 도전하라는) 권유가 많다. 주요 사업을 마무리 지으라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청취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정책이 자리잡으려면 두 번으로는 조금 부족하고 세 번 정도 (구청장을 역임) 해야 하지 않나. 그래야 역사문화 관광이라는 어젠다가 강북구민들한테 정착될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박 구청장은 1980년대 군사정권에 맞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를 주축으로 결성돼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민주화추진협의회에서 활동했다. 이후 서울시의원을 두 번 지냈고 2010년 59.31%라는 높은 득표율로 민선 5기 구청장에 당선됐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로가 서로의 빛이 된…

    서로가 서로의 빛이 된…

    타인을 감각하는 게 소설가의 본령이라면, 조해진(41)은 그 본령의 심연에 한발 더 다가갔다. “인간다움을 되새기고 싶었다”는 세 번째 소설집 ‘빛의 호위’(창비)에서다.조해진 소설의 거주자들은 대개 뿌리 뽑힌 존재들이다. 유학생, 이주노동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용역업체 직원, 입양아 등 도시의 구석방에 매몰된 이들이다. 작가는 부초처럼 부유하는 이들이 의도하지 않은 선의나 증여로 서로가 서로를 살게 하는 빛의 순간을 포착한다. 야만의 역사가 개인의 삶에 치명상을 입히고 난 자리를 끈질기게 응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확신한다. “나와 나의 세계를 넘어선 인물들, 그들은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소통했고 유대를 맺었다. 그들은 나보다 큰 사람들이었고 더 인간적이었다. 이제야 나는, 진짜 타인에 대해 쓸 수 있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빛의 호위’에는 이처럼 국경과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타인과 나를 겹쳐 보는 9편의 단편이 묶였다. 지난해 이효석문학상 수상작인 ‘산책자의 행복’은 “이 시대에 호응할 수 있는 문학적 상상력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환기한 작품”이라는 심사평대로 ‘살아 있음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 인물의 내면을 치밀하게 증언한다.철학과 강사였던 홍미영은 학과 통폐합으로 일자리를 잃고 어머니의 수술과 입원으로 파산하며 기초생활수급자로 내몰린다. ‘하나의 세계는 끝났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를테면 불행이란 진실을 사유하는 데 필요한 관념으로만 존재하던, 혹은 진정한 행복을 완성하는 부속품이라고 여기던 세계는 단단하게 셔터를 내린 것이다. 입과 거주지를 국가에 의탁해야 하는 세계, 수치심은 사치가 되고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자유는 최후의 보루조차 될 수 없는 세계, 그녀 앞에 새로 펼쳐진 세계는 그런 곳이었다.’(120~121쪽)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잇게 된 그는 “생존은 스스로 해결하되 세상이 인정하고 우대해 주는 직업에 연연하지 말라”던, “속된 세계로의 편입을 선택하지 않는 자유를 지키는 한 어떤 형태의 가난 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있다”던 강사 시절 자신의 말이 ‘배교자의 언어’였음을 차갑게 실감한다.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엔 살아 있다는 감각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던 학생에게 이렇게 되묻고만 싶다. “사는 게 원래 이토록 무서운 거니?” ‘사물과의 작별’, ‘동쪽 伯의 숲’은 이야기꾼으로서 조해진의 깊어진 품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각각 1971년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1967년 동백림 사건 등 현대사의 장면을 이야기 안으로 불러온 소설들은 역사의 파고에 ‘유실물’이 되고만 개인이 끝끝내 지키려 했던 존엄을 직시한다. ‘사물과의 작별’은 서경식 도쿄경제대 교수의 형들인 서준식·서승 형제, ‘동쪽 伯의 숲’은 동백림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떠올렸다는 작가는 ‘증언의 욕망’이 글의 동력이었다고 했다. “혼자 알고 잊기에는 불합리한 역사가 개인에게 남긴 상처와 피폐함에 대한 분노와 안타까움이 너무 커서 소설을 통해 증언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어요. 있을 수 없는 일이 무수히 일어나고 해도 안 바뀌는 경험이 일상이 된 시대,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무력감이 오히려 증언에의 욕망을 부추겼죠. 역사의 폭력이 개인에게 남긴 상흔은 장편으로도 계획 중이에요.” 소설집 전체와 작가의 진로는 소설 속 인물의 한마디로 압축된다. “당신의 신념은 나의 것이기도 하다. 개인은 세계에 앞서고, 세계는 우리의 상상을 억압할 수 없다.”(111쪽)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회 바꿔온 헌법…어떻게 가꿔 갈까

    사회 바꿔온 헌법…어떻게 가꿔 갈까

    헌법의 상상력/심용환 지음/사계절 352쪽/1만 6000원 헌법은 살아있다/이석연 지음/와이즈베리 232쪽/1만 4000원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헤르만 헬러 지음/김효전 옮김/산지니/994쪽/7만원대한민국 헌법의 ‘시즌 2’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2016년 12월 9일) 이전인 그해 11월 출간돼 서점가의 헌법 열풍을 일으킨 해설서 ‘지금 다시, 헌법’(로고폴리스)이 ‘시즌 1’이라면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현재 쏟아지는 헌법 교양서들은 시즌 2의 성격이 짙다.헌법을 둘러싼 담론은 다양화되고 구체화됐다. 역사인문학자 심용환이 쓴 ‘헌법의 상상력’은 헌법적 가치의 역사성을 미국, 독일, 일본, 북유럽 등 각국 헌정사와 우리 헌정사를 교직해 풀어냈다. 우리나라 제1호 헌법연구관이자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의 ‘헌법은 살아 있다’는 향후 개헌 헌법에 담아야 할 새로운 헌법적 가치를 제시한다. 김효전 동아대 법대 명예교수가 번역하고, 부산 지역의 대표적 출판사인 산지니가 펴낸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은 ‘바이마르 독일’의 헌법적 고뇌와 당대 시대에서의 실패를 조명한 학술서다. 헌법은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의 원점이자 작동 원리다. ‘법 위의 법’이라는 최상위 지위를 부여한 이유다. 헌법이 바뀔 때마다 우리 현대사는 출렁였고, 이 변화를 읽는 건 정치 체제의 변화를 넘어 당대의 헌법적 가치들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인식하는 토대가 됐다. ‘헌법의 상상력’은 역사학자 시선을 통해 세계사적 헌법의 흐름을 좇는다. 미국은 1776년 7월 4일 독립 선포 후 11년 뒤 연방 국가 형태의 헌법을 제정했다. 그리고 단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지만 ‘수정 조항’들이 켜켜이 쌓일 때마다 민주적 정신을 상기시켰다. 일본의 헌법은 메이지유신을 통해 실험된 1920년대의 ‘다이쇼데모크라시’가 1930년대 군부에 의해 무력화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 2차대전 패전 후 전쟁과 군비의 포기를 천명한 평화헌법은 아베 신조 정권에 의해 개악 위기를 맞고 있다. 저자는 “시민혁명과 같은 강렬한 역사적 성취가 없는 근대화, 극우보수 성향의 정치문화와 패배하는 진보정치가 발전 없는 민주주의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한다. ‘헌법으로 상상해 보자’는 저자의 관점은 북유럽 헌정사에서 구체화된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 시기에 실업보험법과 국민보험법 등 사회복지제도의 근거를 마련한 덴마크의 ‘칸슬레르가데협약’ 등 보편적 복지국가를 역사에 등장시킨 스웨덴, 노르웨이가 헌법 조항에 부합하는 현실을 만들어 온 역사적 노력을 조명한다. 우리에게도 북유럽 못지않은 헌법적 시도가 존재했다. 1948년 7월 17일 제정된 제헌헌법 18조의 이익균점권이다. 노동자와 경영자의 기업 수익 공유를 천명한 이 조항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그 가치조차 훼손됐다. 보수 인사로 꼽히는 이석연 변호사의 신간은 자신의 성향과 상관없이 헌법적 가치와 양심에 충실한 책이다. 그는 촛불집회에 대해 “대통령과 그 측근 권력자들에 의해 헌법질서가 침해되는데도 헌법을 지켜야 할 권력기관 등이 방관하자 마침내 이 땅의 주인이 나섰다”고 썼다. 그리고 이를 평화적인 ‘헌법적 저항권’ 행사로 규정했다. 이 변호사는 간통죄, 제대 군인 가산점 제도, 인터넷 게시판 본인 확인 제도, 태아의 성별 고지 금지 등 한국 사회를 바꾼 주요 위헌 결정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아울러 향후 개헌안에 담아야 할 조항으로 ▲국가의 정체성 조항과 저항권 조항 신설 ▲권력 구조 또는 정부 형태 손질 등 10가지를 제시했다. 독일 정치학자 헤르만 헬러는 히틀러의 나치에 대항한 헌법적 토대를 조명하고, 가장 민주적인 헌법으로 평가받고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바이마르의 헌법적 이상을 환기시킨다. ‘독일 제국은 공화국이다. 국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바이마르 헌법 제1조의 구절이 우리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구현된 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역사문화관광도시 강북, 시작은 깨끗한 화장실

    역사문화관광도시 강북, 시작은 깨끗한 화장실

    서울 강북구가 올해 구정 목표인 ‘역사문화관광도시 강북구’ 조성을 위해 화장실 바꾸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강북구는 근현대사기념관 개관, 우이~신설 경전철 개통 등으로 강북구를 찾는 역사·문화 체험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청결한 도시 이미지와 직결되는 음식점, 주유소 등을 대상으로 ‘깨끗한 화장실 가꾸기’ 사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5월부터 그해 말까지 화장실 규모를 파악하고 화장실 청결 지킴이 등을 선정하는 데 힘썼다. 올해는 모범 업소를 선정해 화장실 가꾸기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장실 청결 지킴이 업소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380여곳이다. 업소들은 화장실을 깨끗하게 유지, 관리하겠다는 다짐의 표시로 화장실 청결 지킴이 스티커를 화장실에 부착했다. 앞으로도 꾸준한 홍보를 통해 화장실 청결 지킴이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지속적인 자율 청소로 청결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는 50곳은 ‘모범업소’로 선정할 계획이다. 깨끗한 화장실로 인증된 업소에는 인증 현판을 주고 강북구 홈페이지, 강북구 인터넷방송, 소식지 등에 선정 내용과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2011년부터 ‘청결강북’을 강조해 왔고 실제 좋은 결과를 이뤄냈다”면서 “2017년은 강북구가 역사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는 해라는 점에서 청결강북을 보다 강조할 생각이다. 관광객들이 화장실을 찾았을 때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업소들에 협력을 요청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한센인 단종·낙태, 국가가 배상해야” 첫 대법 판결

    ‘현대사의 비극’인 한센인 단종(斷種·정관 절제)·낙태 조치에 대해 국가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처음 나왔다. 한센인들이 배상을 거부하는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시작한 지 5년여 만에 받은 첫 번째 확정판결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5일 한센인 19명의 국가소송 상고심에서 국가의 상고를 기각하고 낙태 피해자 10명에게 4000만원, 단종 피해자 9명에게 3000만원씩 배상하라고 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에게 시행된 정관·낙태수술 등은 헌법상 신체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와 행복추구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인격권 및 자기결정권, 태아의 생명권 등을 침해하는 위법한 공권력 행사”라며 “국가는 그 소속 의사 등이 행한 행위에 대해 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법원과 서울중앙지법에 계류 중인 한센인 520여명의 같은 내용의 소송 5건도 비슷한 결과로 수렴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한센인에 대한 낙태·단종이 시작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 전남 여수에서부터다. 한센병이 유전된다는 잘못된 믿음이 낳은 정책이었다. 소록도에서는 1936년 부부 동거의 조건으로 단종수술을 내걸었다. 인천, 전북 익산 등지에서도 많은 한센인이 천부적 권리를 잃고 뱃속 아이를 떠나보냈다. 당시 피해를 본 한센인들은 2007년 한센인 피해 사건 진상규명위원회에서 낙태·단종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국가가 배상을 거부하자 2011년부터 540여명이 6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한센인들을 대리한 박영립 한센인권변호단장은 선고 직후 “입법부에서도 일괄 배상 개정안이 통과돼 한 맺힌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 국가가 책임을 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주말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EBS1 일요일 오후 2시 15분)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원작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탁월하게 묶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스웨덴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100년을 살며 현대사의 주요 사건마다 본의 아니게 끼어들어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았던 알란은 요양원에서 말년을 보내는 처지다. 100세 생일을 맞아 요양원을 뛰쳐나온 알란은 갱단의 돈 가방을 우연히 떠맡게 되며 한바탕 소동에 휩쓸린다. 알란이 자신의 인생을 되짚어가는 과정에서 스탈린,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 트루먼, 레이건 등 역사적 인물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극중에선 다양한 연령대의 알란이 등장하는 데 스웨덴의 유명 배우 로베르토 구스타프손을 비롯한 여러 명이 연기했다. 지난해 말 후속편이 나왔다. 2013년작. ■폴리스 스토리 2(OBS 토요일 밤 10시 10분) ‘폴리스 스토리’는 청룽(成龍)이 출연한 수많은 작품 중에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시리즈다. 1985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6편이 만들어졌다. 홍콩 영화가 1960~70년대 무협물에서 현대물로 옮겨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매 작품 대역 없이 펼치는 청룽의 스턴트 액션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빼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경찰관 진가구가 악전고투 끝에 악당을 물리친다는 게 기본 줄거리다. 3편까지는 장만위(張曼玉)가 여자 친구로 나와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5, 6편은 웃음기를 덜어낸 정극이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현대 미국의 기원 1, 2(토머스 휴즈 지음, 김명진 옮김, 나남 펴냄) 2014년 타계한 미국의 저명한 기술사가인 휴즈의 역작 ‘미국의 창세기’를 우리말로 옮긴 첫 저작이다. 저자는 지난 100여년간 미국 기술사의 흐름을 서술하며, 그 변화들이 당대 유럽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다. 교과서적 할애보다는 주요 역사적 사건을 깊이 있게 다루는 서술 방식으로 그의 핵심 개념인 ‘기술 시스템’의 진화 과정을 선별 배치했다. 현대 미국 사회를 형성한 주된 힘의 발생과 성장, 착근을 설명한다. 1권에서는 에디슨,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등 독립 발명가들의 급진적 발명이 보수적 시스템으로 대체되는 과정을, 2권에서는 20세기 초 전성기를 맞은 미국의 ‘제2차 산업혁명’ 과정과 거대 기술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표출한다. 각권 416~440쪽. 각 2만 5000원.헤어(커트 스텐 지음, 하인해 옮김, MID 펴냄) 인생의 30년을 ‘털’만 연구하며 200편 이상의 논문을 쓴 저자가 쓴 털에 얽힌 미시사다. 저자는 털을 인류 역사의 숨은 동반자로, 호모사피엔스의 뇌용량이 늘어나는 진화적 변화에 도움을 준 존재로 기술한다. 현대사회에서도 털은 인간이 자신을 표현하는 눈에 띄는 포장물이다. 중세 유럽의 화려한 머리 스타일이나 청나라 시대의 변발, 1970년대 히피들의 장발 등 머리카락은 부를 과시하거나 사회적 위치를 나타내는 등자신이 증명하고자 하는 가치를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 저자는 이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곳이 이발소였다고 고백한다. 280쪽. 1만 5000원.
  • 과천서 예술기행·이천서 도자체험… 거대한 문화놀이터

    과천서 예술기행·이천서 도자체험… 거대한 문화놀이터

    “오늘 하루는 문화와 즐겁게 놀자.” 경기도에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가득하다. 등록된 곳만 박물관 127개, 미술관 51곳 등 모두 178곳이다. 경기도에 등록되지 않은 미술·박물관까지 포함하면 200여 곳은 족히 넘는다. 그야말로 경기도 자체가 문화 놀이터인 셈이다. 박물관의 성격이나 테마도 다양하다. 문화의 어제와 오늘을 만날 수도, 색다른 체험과 특별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예술가들의 혼이 담긴 수준 높은 창작물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경기도는 전국 처음으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조례를 제정해 공·사립 박물·미술관에서 추진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또 도내 박물관과 미술관을 ‘우리 동네 학습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경기도 내 박물관과 미술관은 나름 다양한 주제를 갖고 있지만,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예술 기행, 전통문화, 체험공간, 테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무작정 나서지 말고 주제별로 비슷한 곳을 찾아다니며 감상하는 것도 박물관 여행에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또 단순히 전시물을 관람하고 사진 한 장 찍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색적인 소재와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색 박물관도 즐비하다. ●경기 남부 수원, 성남, 안양, 과천, 안성, 용인, 화성 등지를 아우르는 남부지역에는 경기도 박물관·미술관의 대부분이 몰려 있다. 용인 한곳만 찾아도 21곳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지역을 중심으로 대학교 부설 박물관을 비롯해 다양한 테마 박물관·미술관이 포진해 있다. 역사를 주제로 한 곳으로는 용인 경기도박물관을 비롯한 수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 수원 광교박물관, 안양역사관, 안산향토사박물관, 화성시향토박물관, 의왕향토사료관, 안성 3.1운동기념관 등이 있다. 1996년 개관한 용인시 기흥구 경기도박물관은 역사실·고고미술실·문헌자료실·서화실·민속생활실·야외전시장 등을 갖췄다. 역사실에서는 ‘경기’라는 이름이 붙은 유래와 문화유적 등 경기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고고 미술실에서는 한반도의 중심에 있으면서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아온 경기도의 과거를 볼 수 있다. 야외전시장에 가면 경기도 대표 유물을 실물이나 복원모형으로 관람할 수 있다. 국보급 서적인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권과 보물서화, 12종의 경기도유형문화재, 각종 회화·유물·공예·도자기·전적 등 모두 3500여 점의 유물과 연구도서 4000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인근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의 작품을 전시하고 미디어를 연구하려고 2008년 10월 문을 열었다. 백남준(1932~2006)이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라고 직접 이름을 붙였다. 미디어 아트 전문기관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지하 2층·지상 3층, 전체면적 5605㎡ 규모로 상설 및 기획전시실·자료실·창작공간·교육실·수장고·연구실 등을 갖췄다. 2011년 9월 문을 연 용인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연간 55만명이 찾는 등 대표 어린이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다른 예술기행을 원하면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제비울미술관·선바위미술관, 용인 호암미술관·이영미술관·한국미술관, 수원시립 아이파크미술관 등을 찾아보자. 최근 문을 연 아이파크 미술관은 누적 관람객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테마가 있는 문화여행지로는 용인 둥지박물관·디아모레뮤지엄·마가미술관·삼성화재교통박물관·신세계한국상업박물관, 수원 지도박물관, 과천 카메라박물관·마사박물관, 의왕 철도박물관 등이 꼽힌다. 한국의 전통문화는 용인 세중옛돌박물관·한국등잔박물관, 안성맞춤박물관, 화성 용주사 효행박물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학교에서는 경기대, 명지대, 경희대, 단국대, 용인대, 수원대, 협성대, 한신대, 신구대 등이 부설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 동부 남부지역 못지않게 박물관·미술관을 많이 가진 지역이다. 특히 여주·이천·광주를 중심으로 한 도자기 관련 볼거리 등이 풍성하다. 여주세계도자센터, 이천세계도자센터, 광주 조선관요박물관·분원백자관, 이천 해강도자미술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천은 전국 도시 가운데 가장 많은 340여 개의 요장(도자기 만드는 곳)이 모인 도자의 도시이다. 여주는 생활도자기의 고장으로, 광주는 왕실도자기 생산지역으로 유명하다. 3개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 최대규모의 도자기 축제인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광주 만해기념관과 남양주시 모란미술관, 양평 바탕골미술관·C아트뮤지엄, 여주 죽포미술관 등에서도 예술혼을 만끽할 수 있다. 색다른 체험을 원한다면 여주 한얼테마박물관·목아박물관, 광주 얼굴박물관·일본군위안부역사관, 남양주 주필거미박물관, 이천 청강만화역사박물관·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등을 가보자. 이 중 여주 대신면 옥촌리 폐교된 분교터에 있는 한얼테마박물관은 과학문화관, 전적유물관, 고문서유물관, 카메라유물관, 의학유물관, 산업디자인유물관 등 모두 7개의 박물관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초의 박물관 단지이다. 광주 다산기념관, 여주 명성황후기념관·여성생활사박물관, 여주시향토사료관, 이천시립박물관, 하남역사박물관 등에서도 경기도 역사 기행을 떠날 수 있다. ●경기 서부 부천, 안산, 시흥, 광명, 김포 등으로 이어지는 서부지역은 신도시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예술의 현주소를 소개한 미술관과 자연사 박물관처럼 자연생태를 심도 있게 소개하는 박물관, 규모보다 알찬 내용으로 방문객을 기다리는 다양한 테마박물관 등이 있다. 특히 서해 바다의 아기자기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점은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경기도 문화의 ‘어제와 오늘’을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는 안산에 있는 경기도미술관·성호기념관·향토사박물관·어촌민속전시관·최용신기념관 등을 꼽을 수 있다. 2006년 10월 문을 연 경기도미술관은 다양한 기획 전시를 통해 미술문화 명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한국화·서예·판화·공예·미디어아트 등 소장하고 있는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는 미술의 기본 요소 중 ‘공간’을 주제로 미술관의 소장품 약 20점을 새롭게 해석한 교육 전시 ‘공간의 발견’을 내년 8월 27일까지 개최한다. 부천은 박물관 백화점이다. 물 박물관, 교육박물관, 로보파크, 수석박물관, 활 박물관, 한국만화박물관, 유럽자기박물관, 펄벅기념관 등 다양한 테마를 즐길 수 있는 박물관·미술관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안산 김문규 미술관·유리섬미술관, 광명 충현박물관, 김포 다도박물관 등도 경기 서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자연 체험장으로는 부천 자연생태박물관, 시흥 창조자연사박물관, 광명 나비야놀자 박물관 등이 눈에 띈다. ●경기 북부 문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경기북부지역은 파주와 고양, 남양주를 중심으로 박물관·미술관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문화·예술의 향기가 넘쳐나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휴양림, 수목원 계곡 등이 곳곳에 펼쳐져 있어 또 다른 박물관 여행 서비스가 될 듯싶다. 파주에는 두루뫼·영집궁시·타임앤블레이드·한향림·나비나라·한국근현대사·한길책·세계민속악기·열화당책·화폐·피노키오·벽봉한국장신구·세계문학 박물관과 네버랜드 픽처북 뮤지엄·기산·백순실·미메시스·화이트블럭 미술관 등 18곳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몰려 있다. 남양주도 이에 못지않은데 실학·남양주역사·남양주유기농·무의자·우석헌·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모란·서호 미술관 등 13곳이 들어섰다. 전통문화및 예술혼을 체험하고 싶다면 파주에 있는 두루뫼박물관·파주 영집궁시박물관·네버랜드를 비롯해 고양 배다리술박물관·목암미술관, 가평 가일미술관·남송미술관 등이 좋을 듯싶다. 포천 국립수목권 산림박물관, 동두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양주 필룩스조명박물관, 고양 증권박물관·중남미문화원·테마동물원 쥬쥬(Zoo Zoo)·항공대 항공우주박물관 등은 특별한 이야기를 간직한 곳이다. 2011년 문을 연 연천 선사박물관은 한반도 구석기 시대의 인류 생활상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박물관은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려고 외관을 뱀이 똬리를 튼 모양으로 설계했으며 내부는 굴속을 탐험하는 형태로 꾸며져 눈길을 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반려dog 반려cat] 반려동물 표정까지 읽을 수 있는 ‘공감의 힘’

    [반려dog 반려cat] 반려동물 표정까지 읽을 수 있는 ‘공감의 힘’

    공감 능력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이는 사람은 물론 개의 표정도 잘 읽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핀란드 헬싱키대와 알토대 연구진은 사람이 개의 표정을 파악할 때 사람을 볼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참가자 34명에게 사람과 개의 즐겁거나 중립적이고 또는 위협적인 표정을 사진으로 보여 주고 행복이나 슬픔, 놀라움, 혐오감, 두려움, 분노·공격성이라는 기본 감정 6가지의 반응을 평가했다. 각 참가자의 공감 능력 수준과 개를 접한 경험 등을 조사한 뒤 그것들이 사람과 개의 표정을 파악할 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람은 같은 사람과 개의 표정을 봤을 때 행복한 표정을 제외하고는 매우 비슷하게 파악했다. 또한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개의 표정을 더 빠르게 파악하고 강하게 받아들였다. 이는 특히 위협적인 표정일 경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반면 즐거운 표정을 띤 사진을 봤을 때는 사람의 것을 더 쉽게 파악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사람은 같은 사람의 얼굴을 더 즐거워 보인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개 훈련사와 같이 개를 접한 경험이 많은 사람은 행복한 개의 표정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헬싱키대의 미야마리야 쿠얄라 박사는 “사람의 공감은 심지어 개를 접한 경험에 상관없이 개의 표정을 파악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끼쳤다. 이는 개의 얼굴이 인간에게 생물학적으로도 중요한 자극이 되기 때문일 것”이라면서도 “우리의 기존 연구는 개의 모든 신체언어를 고려할 때 이전에 개를 접한 경험이 중요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은 개의 표정을 과도하게 해석할 수도 있다”면서 “사람의 공감 능력은 개의 표정을 빠르게 읽도록 돕지만, 그 판단의 정확성은 현재로선 신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동율의원 “망우묘지공원에 역사문화관 조성”

    서울시의회 김동율의원 “망우묘지공원에 역사문화관 조성”

    망우묘지공원에 역사적 잠재력을 활용한 망우역사문화관(가칭)을 조성하여 오랜 세월 중랑구 지역발전을 저해한 망우묘지공원의 부정적 이미지를 가치 있는 역사공간으로 탈바꿈 시킨다. 서울시는 지난해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끝내고, 올해 1월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했으며, 2019년까지 총 사업비 85억원(전시 컨텐츠 및 조성에 80억원, 설계 5억원)을 들여 총 면적 3,543㎡ 에 지하주차장을 비롯한 지상 3층의 다목적 복합기능의 역사문화관을 조성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한 광역의원이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끈질긴 의정활동의 결과로 그 주인공은 서울시의회 김동율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4) 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1933년부터 공동묘지로 조성되어 1973년에 매장이 종료된 묘지공원은 40여년이라는 세월 동안 부정적인 이미지로 중랑구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었다”며 “이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중랑구민들에게로 돌아가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망우묘지공원에는 근·현대사에 큰 발자취를 남기신 만해 한용운을 비롯한 약 50여명의 애국지사 및 문화예술가들이 영면하고 계시는데 역사적으로도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곳으로 단순 공동묘지로 불리는 것에 부당함을 느끼고 구의원 시절부터 꾸준히 문제해결을 위해 뛰어 왔다”며 “이제라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변화를 가져오게 되어 기쁘다”며 이 사업의 결실을 맺은 소회를 밝혔다. 김 의원은 망우공원 인문학길인 ‘사잇길’ 조성과 ‘망우역사문화관 설립’ ‘사색의 길 가로경관등 설치 지원’ ‘망우묘지공원 명칭개정’ 등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망우리 공원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바꿈 시키고 있다. 그 동안 김 의원은 망우묘지공원의 역사적 가치와 잠재력을 알리기 위해 서울시의회에 입성하여 시정 질문 및 5분 발언, 공청회 개최 등 다방면으로 노력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대머리 사회/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머리 사회/이동구 논설위원

    말을 꺼내기도 조심스럽지만, 항간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앞머리가 가발 아니냐는 말이 있다. 사실인지 확인된 바는 없지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퇴 이후 대선 주자로 거론되면서 그의 외모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카락이 가발이라는 소문에 한 방송사 앵커가 그의 머리카락을 잡아 보기도 했다.대머리에 대한 인식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결혼 정보회사 설문조사에서 여성들의 기피 배우자 1위로 수년간 탈모 남성이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가수 김상희씨의 ‘대머리 총각’이 요즘 발표됐다면 과연 히트했을까. 입사시험 때도 머리카락이 빠진 사람은 불이익을 당하기 쉽다. 지난해 한 취업 포털이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겉모습이 채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사람은 80%가 넘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다른 사람의 외모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탈모의 고충은 현대인만 겪는 게 아니다. 고려의 문장가 이규보(1168~1241)는 탈모가 진행되는 자신의 모습을 한탄하는 시조를 남겼다. ‘털이 빠져 머리가 온통 벗겨지니 나무 없는 민둥산을 꼭 닮았네~, 귀밑머리와 수염만 없다면 참으로 늙은 까까중 같으리~’라고 탄식했다. 조선시대도 마찬가지. 윗머리가 빠지면 뒷머리와 옆머리를 올려 상투를 만들어 감추었다. 조선 초 개국공신인 권근(1352~1409)은 ‘대머리의 변’이라는 글까지 남겼다. “한 사내가 대머리였음에도 대간의 요직을 역임하는 등 인품이 훌륭한 사람이었다”며 인물의 됨됨이는 외모에 있지 않고 인격수양의 정도에 의해 결정됨을 알리는 교훈적인 내용을 해학적으로 담아냈다. 대머리는 유전이기도 하지만 후천적으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한다. 옛 사람들도 전염병이며 전쟁, 허리를 휘게 하는 세금, 과거시험, 양반의 횡포 등 지금에 못지않은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현대인은 훨씬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원형 탈모증 환자 16만 3700여명 가운데 20~30대가 7만 1300여명으로 43.5%나 된다고 한다. 학업과 취업, 결혼과 육아 등 삶의 과정이 갈수록 힘들어져 스트레스가 커졌기 때문이 아닐까. 9살배기 어린이나 수험생을 둔 학부모가 원형 탈모로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긴 스트레스가 유발하는 질병이 단지 탈모뿐이겠는가. 암이나 우울증 등 현대인들이 많이 걸리는 병들의 원인 중에 스트레스가 안 들어가는 게 있겠는가. 그러니 아무리 힘들어도 마음만은 편히 가지며 살 일이다.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소름돋는 甲질의 역사…남루한 인간들의 비애

    소름돋는 甲질의 역사…남루한 인간들의 비애

    시대의 폭거에 내몰리는 마동수 일가의 구겨진 가족사192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현대사 관통1910년에 태어나 1979년에 죽은 마동수는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 꼴이었다. 달아날 수 없는 세상에서 허방만 내디뎌 온 마동수. 전 생애에 걸쳐 거점 하나 없던 그는 마지막 순간 육신마저도 검불처럼 존재감 없이 갔다. 하지만 세상에 활착(活着)하지 못한 그의 보잘것없는 삶은 아들들의 시간을 내내 짓누른다. 소설가 김훈(69)의 새 장편 ‘공터에서’(해냄) 얘기다. ‘흑산’ 이후 6년 만에 펴낸 소설은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현대사를 관통하지만 작가의 시선은 역사의 굴곡마다 어긋나고 구겨지는 ‘남루한 사람들’에게 쏠려 있다. “머뭇거리고, 두리번거리고 죄 없이 쫓겨 다니는, 남루한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6일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저나 아버지 모두 결코 피해 달아날 수 없는 시대의 참혹한 피해자였다. 결국 피해자의 이야기가 소설로 나온 것”이라며 작품을 소개했다. ‘공터에서’란 제목은 일견 그 특유의 문장처럼 건조해 보이지만 거점 없는 이들 세대에 대한 눅진한 비애가 서려 있다. “공터란 주택과 주택 사이 버려진 땅이잖아요. 아무 역사적인 구조물이나 시대가 안착할 만한 건물이 들어 있지 않은 곳이죠. 나와 아버지가 살아온 시대가 공터가 아닌가 싶어요. 요즘 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 세대와 아버지 세대는 계속 철거되는 운명의 가건물에서 살아온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죠. 결국 나의 비애감을 담은 제목이죠.” 소설은 나라가 망한 1910년에 태어나 나라 밖을 유랑하다 이승만, 박정희 시대를 겪은 아버지 세대, 마동수의 일생과 1950년대생 장남 마장세, 차남 마차세의 삶의 장면들을 날카롭고 빠르게 포착해 엮어 낸다. 아버지의 삶과 시대의 억압이 지긋지긋해 외국을 떠도는 마장세와 생활인으로 발붙여 보려 하지만 거듭 실패하는 마차세는 일견 다르다. 하지만 아버지 세대부터 되풀이돼 온 ‘남루한 인간들의 비애’를 재연한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김훈 특유의 물기 뺀 냉정한 문장과 제겨디딜 곳 하나 없다는 비관적 인식은 시대의 폭거에 번번이 내몰리는 부자의 비극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제 소설엔 영웅이나 저항하는 인간은 나오지 않습니다. 역사의 하중, 시대가 개인에게 가하는 고통을 견딜 수 없어 도망 다니고, 그 시대를 부인하고, 그 시대의 하중이 무서워 미치광이가 돼서 세계의 바깥을 떠도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렸죠. 아주 사소한 것에 들어 있는 희망을 조심스레 말하다 미수에 그친 것 같습니다.” “내 마음 깊은 바닥에 들러붙어 있는 기억과 인상의 파편들을 엮은 글”이라는 말처럼 이번 소설엔 김훈의 자전적인 이야기도 섞여 들었다.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경향신문 문화부장, 편집국장을 지내고 무협소설을 쓴 그의 부친 김홍주(1910~1973)의 자취가 마동수의 삶과 데자뷔를 이룬다. 이에 대해 그는 “저의 아버지를 모델로 한 게 아니냐고들 하는데 이번 소설은 현실에선 완전히 뿌리 뽑힌 나의 아버지와 그 시대 많은 아버지들을 모자이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설을 밀고 나가는 데는 아버지 세대에 대한 이해와 결핍, 애증이 함께 작동했다. “나는 우리 아버지 세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버지의 고통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절대 저런 아버지가 되지 말자, 저런 삶은 살지 말자고 생각했죠. 그런 고통이 글을 쓰게 된 중요한 동력이었습니다.” 작가는 이번 소설을 쓰려고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신문을 탐독했다. 거기서 작가는 지난 70년간 우리 사회의 유구한 전통이랄 수 있는 키워드 하나를 길어 올렸다. 바로 고위층의 ‘갑질’이었다. “이 땅에서 70년을 살면서 소름 끼치게 무서웠던 것은 우리들 시대의 한없는 폭력과 한없는 억압, 한없는 야만성이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50만명이 피난을 가는데 이 나라 고관대작들이 군용차와 관용차를 징발해서 응접세트를 싣고 피아노를 싣고 피난민 사이를 지나 남쪽으로 질주해 내려갔어요. 광화문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노의 함성을 보면서 그런 갑질의 전통은 유구한 것이구나, 생각했어요. 앞으로 그런 문제에 대해 저 나름대로의 소극적이고 조심스러운 글쓰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역시 지난해 말 두 차례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탄핵 찬성집회에 나가자는 조카들과 반대집회에 나가자는 또래 친구들의 청은 감기를 핑계로 거절하고 그는 ‘관찰자’로 혼자 거리에 섰다. “해방 70년이 지났는데 우리는 여전히 엔진이 공회전하듯 같은 자리에 있는 게 아닌가, 박정희 대통령이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닌가 굉장히 서글픈 마음이 들었죠. (광장에 선 국민들의 함성이) 분노의 폭발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동력으로 연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걸 연결하는 게 이 나라 지도자들의 몫이겠죠.”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미래·선거 예측은 쓸데없는 짓?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미래·선거 예측은 쓸데없는 짓?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재미 삼아 ‘토정비결’을 봅니다. 토정비결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운이 좋다는 얘기가 나오면 자신감을 갖고 한 해를 보낼 수 있게 될 것이고 안 좋은 얘기가 나오면 몸조심하는 효과가 있기는 합니다.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나면서부터 ‘미래’는 중요한 관심사였습니다. 스페인에서 발견된 구석기 시대의 알타미라동굴 벽화는 물론 한자의 가장 오래된 형태로 알려진 갑골문자도 좀더 나은 미래를 기원하거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신탁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 과학이 세계 작동의 중요 원리로 자리잡은 현대사회에서도 미래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신비주의나 단순한 공상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좀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시도되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과학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이런 기대감은 과학자이면서 대표적인 SF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이라는 소설에서 수학적 방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심리역사학’이라는 학문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과학계에서도 미래 예측은 주요 관심사인 듯싶습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는 ‘예측과 그 한계’를 주제로 한 특집(Special Section)이 담겼습니다. 기사 1편, 전문가 에세이 6편, 그리고 미국 휴스턴대 국제비교연구센터, 노스이스턴대, 하버드대 정량적사회과학연구소 연구진의 ‘국제 선거예측 개선’이라는 논문까지 실렸습니다. 지난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미국의 거의 모든 매체는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여기에 취임 직후부터 황당한 정책들을 쏟아내 ‘위대한 미국’이 아닌 ‘반쪽 난 미국’을 만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학계의 충격을 반영한 특집호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라이언 케네디 휴스턴대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1945년부터 2006년까지 86개국에서 시행된 493개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 예측 모델을 이용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열린 128개 선거 결과를 예측해 본 결과 80~90% 정도의 정확도로 결과를 맞혔답니다. 지난 미국 대선 예측에선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힐러리가 7% 포인트 정도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다네요. 역시 실제 대선이 ‘예측불허’에 ‘이변’이었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대선을 비롯해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의 예측 결과가 실제와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 과연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량적 예측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연구진은 아직까지는 여론조사 형태가 가장 정확하게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도구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포털 검색 횟수 같은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모델이 개발된다면 예측의 정확도는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실 선거 결과를 비롯해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변수인 사람은 또 다른 다양한 변수를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무리일지 모릅니다. ‘열길 우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과학에서도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대안 출가 방식 ‘은퇴자 출가제’ 재추진

    대안 출가 방식 ‘은퇴자 출가제’ 재추진

    조계종이 무산됐던 ‘은퇴자 출가제’를 다시 추진한다. ‘은퇴자 출가제’란 만 50세 이상 70세 미만 은퇴자에게 사찰에 머물며 수행과 보살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제도. 지난해 11월 조계종 최고 의결기관인 중앙종회에서 부결됐던 사안인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2일 조계종에 따르면 출가제도개선특별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은퇴자 출가제’ 개선안을 마련, 3월 말 열릴 예정인 중앙종회에 상정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총무원 기획실장 주경스님, 교육부장 진각스님, 총무국장 남전스님이 참석한 위원회에서는 “은퇴출가자의 연령을 55세로 하고, 15년 이상 사회생활을 한 사람 가운데 수행과 봉사를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특별법을 통해 출가의 길을 열어주자”는 뜻을 모았다. 이 안에 따르면 출가 후 행자의 지위가 주어지며, 행자 3년 이후 혼인관계 등을 정리하면 사미(니)계를 받을 수 있다. 사미계 수지 후 10년이 경과하면 비구(니)계도 받을 수 있다. 반면 선거권이나 주지 취임 등은 제한되며 교구본사, 말사에서 대중생활을 해야 한다. 조계종은 2월 말 포교사, 법계위원회, 계단위원회, 교육원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어 세부안을 확정한 뒤 3월 중앙종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앙종회는 지난해 11월 종회에 상정된 이 특별법의 찬반 여부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당시 회의에서는 ‘은퇴자의 출가 기회 보장’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단기 출가 체험에 가깝다는 반대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참석자들은 이 법의 출가 목적이 출가 수행자인지, 출가 신도를 양성하기 위한 것인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조계종이 최근 재추진키로 한 수정안은 지난 종회에서 문제된 은퇴 출가자의 지위를 수행법사로 한정한 부분에 대해 ‘승려에 준하는 지위’로 바꾸는 등의 변화를 준 게 특징이다. 현대사회에서 전통적 출가방식과 함께 대안 출가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불교계의 목소리가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 임시종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개개인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싶었다

    개개인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싶었다

    “잘못된 선택들이 개인과 우리 사회, 우리 현대사에 어떤 비극을 만들었는지, 그래서 우리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신나게 까불고 비꼬고 조롱하는 영화 선호 영화 ‘더 킹’은 권력의 달콤함에 빠진 정치 검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통렬하게 풍자한 블랙코미디다. 남북 공조수사 소재의 액션물 ‘공조’와 함께 쌍끌이 흥행 중인 이 작품은 이르면 이번 주말 ‘공조’의 뒤를 이어 누적 관객 500만명을 넘어선다. ‘더 킹’의 흥행은 전두환 정권 때부터 노무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굴곡진 현대사를 현대판 우화로 풀어낸 한재림(42) 감독의 연출력과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등의 열연이 어우러진 결과다. “전작 ‘관상’(2013)은 한 인물이 역사 앞에서 패배하는 것을 보여 주며 패배의 카타르시스를 주려던 작품이에요. 스토리를 잘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오버하지 않고 무난하게 찍은 상업 영화죠. 힘든 작업이었지만 그런 방법론에 질린 면이 있었어요. 원래 신나게 까불고 비꼬고 조롱하는 영화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하게 된 작품이 ‘더 킹’이에요.” ●전문가 평가서 호불호 크게 갈려 한때 혼란 미리 500만명 돌파 이야기를 꺼냈더니 상상만 해도 웃음꽃이 핀다며 한 감독은 쑥스러워했다. ‘관상’으로 천만 관객을 넘봤던 경험이 있는데 만족의 정도가 낮은 것 아닐까. 그런데 낙관할 수 없었다는 답이 돌아온다. 별 네 개 평점도 많았으나 별 두 개도 못지않게 많았다. 전문가 평가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려 혼란스러웠다는 고백이다. 설 연휴에 손익분기점(350만명)을 넘기고서야 비로소 졸였던 마음을 풀어 놓았다고. “‘내부자들’ 같은 작품을 기대했는지 리얼리티에 대한 지적이 있었어요. 국내에선 익숙하지 않은 다큐멘터리적인 터치를 활용하긴 했지만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방법이 우화이다 보니 사실 재현이나 디테일, 고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죠.” 그러고 보니 실제와는 다른 검찰 엠블럼에다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전략부라는 검찰 내 부서를 새로 만들어 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사리사욕에 따라 판단하는 1%의 정치 검사와 양심에 따라 합리적 판단을 하는 나머지 99%의 검사를 분리하려고 한 거예요. 99%의 노고를 왜곡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선후배 중에 검사가 있는데 영화를 보고는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검사의 모습을 지켜 준 것 같아 안심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죠.” ●2014년 시나리오 완료… 지금 시국 예상 못해 지난해 여름 촬영을 끝낸 작품이지만 이후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과정과 무척 닮아 있는 장면들이 곳곳에 깔려 있다. 그래서 시류에 영합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2013년부터 준비해 이듬해 시나리오를 마무리했어요. 지금 시국을 예상할 수도 없었죠. 일련의 상황들이 터졌을 때 혼란스러웠지만 원래 하려고 했던 것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게 맞다고 마음먹었죠. 오히려 들어낸 장면도 있어요. 주인공들이 얼마나 망가지고 부패했는지 보여 주기 위해 말을 타고 도심을 질주하는 장면이에요. 관객들을 영화에서 빠져나오게 만드는 것 같더라고요.” ‘연애의 목적’(2005)과 ‘우아한 세계’(2007), 첫 두 작품은 호평에 흥행이 따라가지 못했지만 ‘관상’에 이어 ‘더 킹’까지 연달아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감을 잡은 느낌이다. “영화를 처음 할 때는 남들이 보고 싶든 말든 제가 쓰고 싶고 보여 주고 싶은 것을 했어요. ‘우아한 세계’가 생각보다 잘 안 되며 많은 생각을 했죠. 그때부터 제가 좋아하는 것과 관객들이 좋아하는 것의 접점을 찾으려고 고민했어요.” 차기작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할 즈음이 아닐까. “이번에 좀 요란한 영화를 했으니 다음에는 차분하게 풀어 가면서도 묵직한 작품을 하고 싶어요. 이제 ‘더 킹’을 잘 보내 주고 열심히 찾아봐야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황교안, 출마한다면 공직 사퇴시기는 탄핵인용 시점? 대선 30일전?

    황교안, 출마한다면 공직 사퇴시기는 탄핵인용 시점? 대선 30일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와 공직사퇴 시기가 주목된다. 2일 법조계와 선관위 등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이 출마하게 되면 공직을 사퇴해야 한다. 통상적으로는 공직선거법 53조에 따라 선거일 90일 전에 공직을 사퇴해야 하지만 이번에 치룰 가능성이 있는 ‘벚꽃대선’을 대통령 궐위에 따른 보궐선거로 본다면 황 권한대행이 선거일 30일 전에 공직을 사퇴하면 된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황교안 권한대행의 사퇴시기를 다르게 보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하고자 한다면 그 시점에 공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후보 등록은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한 시점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공직을 사퇴할 경우 차기 대통령이 선출되기 까지는 그다음 대통령직 승계순위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한때 경질이 예정됐던 그가 행정부 최고 수반이 된다. 물론 황 대행이 이번 대선의 선량한 관리자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황 권한대행이 사퇴하면 유일호의 직책은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된다황 대행이 공직을 사퇴한다면 한국 현대사에서 유일호처럼 몇가지 직책을 동시에 가지는 이도 없을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풋풋한 14人, 그들만의 무대

    풋풋한 14人, 그들만의 무대

    경기 수원의 비영리 전시공간인 ‘대안공간 눈’이 2017년 신진작가 지원 특별기획전을 마련한다. ‘노크(knock)전’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전시는 경기대, 수원대, 경희대, 협성대 등 수원 지역의 미술대학 2017년도 졸업예정자 중에서 14명을 선정해 각자의 예술에 대한 주제 의식과 역량을 선보이는 자리다. 지역의 시각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순수창작활동을 하는 젊고 실험적인 작가들을 발굴해 기획전을 열어주는 대안공간 눈은 “신진작가로 나아가고자 하는 예비작가들의 성장 가능성을 수원 지역뿐 아니라 국내외 미술계에 알리는 도화선이 되기를 기대하며 기획한 전시”라고 취지를 밝히고 있다. 김기영은 ‘좌절을 자절하다’는 제목으로 도마뱀의 머리와 꼬리, 인간의 신체의 결합으로 구성된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단순히 살기 위한 투쟁 속으로 내몰려지는 잔혹한 현실에서 요즘 세대들의 모습이 마치 살기위해, 생존하기 위해 과감히 자신의 꼬리를 절단하는 도마뱀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 이런 제목을 붙이게 됐다”고 밝혔다. 김명수는 자석, MDF패널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들로 우리가 외면했던 진정한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는 설치 작품들을 소개한다. 김이슬의 ‘틀’은 현대사회의 물질만능주의 현실을 비판해야 하는지 아니면 남들의 시선에 자신을 힘들게 하는 자신을 비하해야 하는지의 궁금증을 시각화시켰다. 김지언은 못으로 만들어진 하이힐을 통해 현대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박지원의 ‘인연’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박희인의 ‘시선’은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시선, 표정 그에 따른 다양한 감정들을 보여준다. 송주화는 가슴 한편에 진실로 존재했음에도 빛을 발하지 못한 채 굳어버린 작가의 기억들을 꺼내놓는다. 이 밖에 유상아의 ‘유(柳)토피아’, 이예니의 ‘통일을 어떻게 노래할 것인가’, 이유진의 ‘마이 드림’, 정성희의 ‘동행’, 정현영의 ‘전통의 미’, 최인영의 ‘나나[본인을너무사랑하는사람의그림]’, 허민준의 ‘틀’을 통해 작가들은 세상을 향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시는 오는 10일부터 23일까지. (031)244-4519.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공개] ‘김구 선생 암살’ 추가… “반민특위, 친일 청산 미흡” 서술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공개] ‘김구 선생 암살’ 추가… “반민특위, 친일 청산 미흡” 서술

    교육부가 31일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은 ‘일부 표현만 수정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대사 관련 서술이 상당 부분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날 교육부가 함께 발표한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에서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을 함께 쓸 수 있도록 한 것은 그동안의 행보로 미뤄 볼 때 크게 물러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국정교과서에서 논란이 됐던 ‘대한민국 수립’ 표현이다.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성취 기준)과 집필 방향에는 ‘8·15 광복 이후 전개된 대한민국의 수립 과정을 파악한다’고 돼 있다. 이는 국정교과서의 편찬 기준 내용과 같다. 그러나 하위 항목인 ‘집필 유의사항’에 ‘대한민국 출범에 대해 ‘대한민국 수립’, ‘대한민국 정부 수립’ 등으로 표현하는 다양한 견해가 있음에 유의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의견 수렴 과정에서 가장 많이 제기된 것이 이 부분(대한민국 수립)에 대한 논쟁이었다.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차원에서 검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용한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집필 기준을 중심으로 출제한다”고 덧붙였다. 상위 항목인 집필 기준과 집필 방향은 그대로 두고 하위 항목인 유의사항에 반영한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다. 이날 함께 발표한 국정교과서 완성본도 지난해 11월 28일 발표했던 현장검토본에서 진보진영 의견이 일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학교 역사는 310건, 고교 한국사는 450건에 이른다.개항기 및 일제강점기 관련 부분에서는 친일 반민족 행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예컨대 중학교 역사②에서는 최근 일본과 논란을 빚었던 위안부 소녀상 서술이 들어갔다. ‘일본이 위안부 모집에 관헌이 직접 가담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서술도 새로 들어갔다. 현대사 관련 서술도 강화됐다. 김구 선생 암살이 새로 들어가고, 반민특위에 관해서는 ‘친일파 청산이 미흡했다’는 식의 부정적 서술이 덧붙여졌다. 제주 4·3 사건 관련 부분은 고교 한국사에 제주 4·3 관련 서술에서 오류가 있었던 특별법 명칭을 정정하고, 제주 4·3 평화공원에 안치된 희생자 위패 관련 내용도 들어갔다. 다만 재벌과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 관련 서술은 크게 변동이 없다는 게 진보진영 측의 주장이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관련해 대규모 조선소 건립 자금을 마련하려고 거북선 지폐를 영국 투자 은행에 보여 주었던 영웅적 일화는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 포니 개발을 추진하는 등’으로 고쳐졌다. 새마을운동에 대해서도 ‘농촌 개발 사업으로 출발했지만 관 주도의 의식 개혁 운동으로 나아갔다’는 서술을 추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부분은 9쪽 내용 모두 그대로였다. 진재관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은 “박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이 18년으로 다른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었고, 기존 검정교과서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내용이 적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용어 클릭]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차이 언뜻 보면 같은 말처럼 보이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대한민국 공식 정부로 인정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를 품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3·1 독립선언에 기초해 일본 제국주의의 대한제국 침탈과 식민통치를 부인하고 한반도 내외의 항일 독립운동을 주도하고자 중화민국 상하이에서 설립됐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은 뒤 꼬박 3년이 지난 1948년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취임하기 전까지를 임정 시기로 보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8월 15일을 ‘광복절’ 대신 ‘건국절’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논쟁이 붙었다. 건국절을 주장하는 쪽에서 말하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은 임정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런 경우 일제강점기 한반도는 국가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일본 통치는 정당하고 독립운동가의 항일 투쟁은 일종의 테러 행위로 왜곡될 수 있다.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단어를 쓰는 대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를 전제로 깔아 우려를 희석시켰다.
  •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 공개] 일선 연구학교 모집 ‘산 넘어 산’…내년 국·검정 혼용 착수 불투명

    교육부가 검정 역사교과서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 표현을 함께 쓸 수 있게 하고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도 상당 부분 수정하는 등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지만, 교육부 의도대로 정책이 추진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진보진영 반대가 워낙 거센 데다가 국회에서도 제동을 걸면서 올해 국정교과서가 학교 현장에서 쓰일 수 있을지, 내년 국·검정 혼용까지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올해 국정교과서를 사용할 연구학교 모집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전국 교육청을 통해 오는 10일까지 연구학교 신청을 받은 뒤 15일까지 이를 확정하기로 했다. 17곳의 교육청 가운데 현재 ▲대구 ▲울산 ▲전북 ▲충북 ▲대전 ▲경북 ▲전남 ▲제주 등 8곳만 공문을 보냈다. 서울과 경기, 광주를 비롯한 9곳의 교육청은 공문을 보내지 않거나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성명에서 “교육부가 국정교과서의 잘못된 기조는 모두 그대로 유지하면서 ‘박정희 교과서’를 지켜냈다”면서 “지금이라도 국정 역사교과서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탄핵 국면과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반대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야권은 31일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가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을 공개한 데 대해 일제히 반발하고, 교과서 금지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 15명은 성명서에서 “박정희 서술과 관련 박정희 명예회복을 위한 박정희 교과서는 단 한 권도 연구학교에 보낼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교육부가 발표한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 12명에 대해서도 “이택휘, 허동현, 강규형 위원은 모두 대표적인 뉴라이트 계열로 평가받는 한국현대사학회 출신으로 편향성 논란에 휩싸인 인물들”이라고 지적했다. 검정교과서 집필진도 집필 거부를 밝히면서 반대 여론을 높이고 있다. 비상교육 한국사교과서 대표 저자인 도면회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기존 국정교과서에서 해방 이후 부분 수정에서 일부 긍정적인 곳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거의 그대로”라면서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국정교과서 자체가 폐지돼야 한다는 게 핵심이기 때문에, 집필 거부를 선언했던 저자 가운데 거의 모두가 집필에 나설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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