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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화랑가 세계 거장들 봄 전시 붐

    서울 화랑가 세계 거장들 봄 전시 붐

    올봄 국내 화랑가는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시다. 국제 미술시장에서 작품성, 상업성을 두루 인정받은 ‘블루칩’ 작가들을 대형 화랑들이 앞다퉈 유치하고 있는 분위기이다.‘거장’이란 수식어로 지면을 통해 이름만 들어온 유명작가들이 줄줄이 서울에 도착했다. 진정한 미술애호가라면 올 4,5월은 무척이나 분주해질 듯하다. ●안젤름 키퍼 ‘거장의 묵시록’ 독일의 신표현주의 거장 안젤름 키퍼(63)가 소격동 국제갤러리 신관에 대표작을 풀어놓았다.1995년,2001년에 이어 국내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리기는 세 번째. 요셉 보이스 이후 독일이 낳은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는 키퍼는 1970년대 나치정권이나 유대인 역사 등 당시는 금기시된 주제를 다루면서 현지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198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독일 대표로 참여하면서 그는 세계적인 작가로 급부상했다. 그가 천착해온 주제는 종교와 신화, 인간과 우주, 생명과 죽음, 하늘과 땅 등으로 요약된다. 종교적 엄숙함을 배경으로 그의 작품들은 사진, 납, 고사리, 나뭇가지, 흙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물성’을 최대한 생생히 살려낸다는 게 특징.‘땅위의 하늘’(380×560㎝)을 비롯한 대형 회화 9점, 씨앗에서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 양치식물의 생명주기를 대형 패널 20개에 담은 작품 ‘양치식물의 비밀’과 납으로 만든 책 등 설치작품 2점이 선보인다. 새달 24일까지.(02)733-8449. ●‘대지의 화가’ 크리스토·장 클로드 부부 ‘대지예술’이란 1960년대 후반 미국과 영국에서 일어난 미술 경향. 지구 환경 자체를 예술작품의 장으로 활용해 공간변화를 시도한다. 익숙한 공공건물이나 자연환경을 포장(wrapping)함으로써 전혀 낯선 공간으로 바꿔버리는 ‘대지의 화가’ 크리스토 자바체프(73) 작품을 청담동 박여숙화랑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퐁네프 다리, 베를린 국회의사당 등을 포장해 세계적 주목을 끌어온 이들 부부는 전시를 앞두고 직접 내한해 작품에 유별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들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길게는 20년이 걸리기도 한다. 현재 작업 중인 작품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추진하는 ‘마스타바 프로젝트’와 미국 콜로라도주의 ‘아칸소강 프로젝트’. 피라미드 이전의 이집트 무덤 형태를 재현하는 마스타바 프로젝트는 UAE 아부다비에 40여만개의 스테인리스 오일 드럼통을 높이 150m, 폭 300m 규모로 쌓는 대형 작업이다. 아칸소강 프로젝트는 약 60㎞ 길이의 아칸소강에 천을 덮어 씌우는 작업. 이번 서울전시에서는 두 프로젝트의 준비과정인 드로잉과 콜라주 작품 28점을 보여준다. 크리스토는 “바람 등 혹독한 외부 환경을 견뎌낼 수 있는 특수한 페인팅이 필요한데, 요즘은 독일에서 그런 까다로운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며 복잡한 작업과정의 한 면모를 소개하기도 했다.22일까지.(02)549-7574. ●아네트 메사제 회고전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설치미술가 아네트 메사제(65) 작품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와 있다. 1970년대부터 직물, 거울, 봉제인형 등 평범한 소재들로 회화 조각 사진 드로잉 등 장르를 넘나든 작가로 유명하다. 안온한 느낌과는 거리가 먼, 때론 섬뜩한 분위기의 비밀공간 같은 이미지 속에 혼란스러운 삶의 모습을 은유해 담았다.1971년작 ‘기숙생들’,1987년작 ‘나의 트로피’,2000년작 ‘소문’,2004년작 ‘카지노’ 등 60여점의 대표작품들을 전시했다. 붉은 실크로 꾸민 가로 세로 12m의 공간에 컴퓨터 장치를 설치해 기묘한 분위기를 드러낸 작품 ‘카지노’는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의 화제작이었다. 파리의 거리에서 발견한 죽은 참새에다 색색의 털옷을 만들어 입혀 유리장 속에 정렬한 ‘기숙생들’ 역시 강렬한 이미지의 작가세계를 압축해 보여주는 작품이다.6월15일까지.(02)2188-6309. ●줄리안 슈나벨 아시아 순회전 재주 많은 괴짜 줄리안 슈나벨(55)의 전시를 놓친다면 진짜 미술애호가라 할 수 없다. 영화 ‘바스키아’‘잠수종과 나비’ 등을 연출한 감독으로도 알려진 그는 캔버스 대신 도자기가 붙은 표면, 동물가죽, 벨벳, 타르가 칠해진 천 등 독특한 질감의 바탕에 화려한 색채, 공격적 스타일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미국 뉴 페인팅(New Painting)의 선두 주자. 이번 전시는 처음 열리는 작가의 아시아 순회전.1980년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접시회화(Plate Painting) 등 대표작 3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20일까지 사간동 갤러리현대.(02)734-6111. ●“의자가 예술!” 론 아라드 산업 디자인에 관한 한 세계최고로 꼽히는 론 아라드(57) 개인전이 국내 처음으로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무대 디자인, 조경 디자인까지 두루 섭렵해온 작가는 상식을 뒤집는 기발하고도 혁신적 디자인의 의자작품들을 내놓았다. 등받이 각도와 의자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1983년작 ‘박스인4무브먼트(Box in 4 movement)’, 강낭콩 모양 젤리를 반으로 접은 듯한 2006년작 ‘보디가드(Bodyguard)’, 벼루를 비틀어 세운 듯한 2007년작 ‘애프터소트(Afterthought)’ 등 한정판 10점을 포함한 30여점이 나와 있다. 수억원짜리 별난 의자 앞에서 ‘저것도 예술이야?’ 속엣말을 할라치면, 작가는 단언한다.“그건 틀림없는 예술이다!” 20일까지.(02)720-102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쌈지길 대표, 미술 경매시장 진출

    천호선(65) 쌈지길 대표가 이끄는 신생 미술품 경매사 옥션별이 실험적인 작가들의 작품으로 경매시장에 새롭게 진출한다. 대안공간 쌈지스페이스 등 실험적인 젊은 작가들을 지원해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조류를 이끈 쌈지의 10년 내공이 상업적인 경매 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천 대표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25일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문화홀에서 제1회 경매를 열고 한국 현대미술 75점, 해외미술 41점, 고미술 30점 등 총 146점을 경매에 부칠 예정”이라며 “작품성은 높지만 기존 시장에서는 좀처럼 취급하지 않아온 작가군의 작품이 25%가량 포함돼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거품’ 키우는 中 작가 모시기 경쟁

    ‘거품’ 키우는 中 작가 모시기 경쟁

    국내 화랑가의 큰손들이 너나없이 중국을 ‘해바라기’하고 있다. 올봄 미술가에 봇물 터지듯 이어지는 중국 작가전들이 그 방증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 주요 화랑들이 마련한 중국 작가전은 줄잡아 10여개가 훌쩍 넘는다. 갤러리 현대의 탕즈강 전, 아트사이드의 런샤오린 전, 공화랑의 천롄칭 전, 공근혜갤러리의 천뤄빙 전, 어반아트의 인쥔·인쿤 전 등 지난 한 달 동안만 해도 여럿이다. ●베이징 올림픽 특수 노려 국내 유치 경쟁 이제 막 문을 연 전시도 있다. 이화익 갤러리의 ‘Bizarre Flavor:엽기적인 그녀들’전은 서울 송현동 본점에서 13일까지 이어진다. 추이슈원, 한야주안, 양나, 장슈앙 등 중국 여성작가 4인의 그룹전이다. 이들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20∼30대 신인. 중국적 색채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다분히 만화적인 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또 올 초 린톈루 개인전을 마련했던 표갤러리에서는 베이징 인민대학교 유화과 학장으로 풍경화를 주로 그리는 왕커쥐 개인전을 6일까지 열고 있다. 이처럼 앞다퉈 중국 작가들에게 전시장을 내주는 풍경은 이제 국내 화랑가에선 익숙하다. 베이징 올림픽 특수를 노린 중국작가 유치 경쟁은 올 상반기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런샤오린 전에 이어 곧바로 아트사이드는 5월 펑정제 전을 기획했고, 아라리오서울도 7월 왕마이 전을 열 계획이다. ●전시회 열려면 요구사항 무조건 들어줘야 이쯤 되면 중국작가 모셔오기 물밑경쟁이 현지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벌어질 지는 불 보듯 뻔한 일.“해외 경매에서 작품가를 경신하는 스타 작가들의 작업실 앞에는 한국 화랑 관계자들이 줄서 대기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다. 개인전을 유치하기까지 실제로 울며 겨자 먹기로 시시콜콜한 요구사항을 다 들어줘야 하는 웃지 못할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인쥔·인쿤 형제전. 지난해 가을 ‘우는 아이’ 시리즈로 유명한 인쥔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감했던 어반아트 갤러리는 그의 전시를 올해 다시 열기까지 대단한 공력을 쏟아부었다. 개인전을 열기로 했던 인쥔이 갑자기 형 인쿤과의 합동전시를 요구하고 나선 것. 어반아트 갤러리 박명숙 대표는 “자신의 작품세계에 영감을 준 이가 중화영웅 시리즈를 그리는 친형 인쿤이니 함께 한국전시를 열어 달라고 느닷없이 요구해 당황스러웠다.”며 “전시일정을 이미 잡아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형제전을 열게 됐다.”고 귀띔했다. ‘중국의 김종학’으로 통하는 왕커쥐 개인전을 국내 최초로 마련하기까지 표갤러리도 몇년 동안 엄청난 공을 쏟았다. 표미경 실장은 “타이완의 현지 컬렉터가 나서 미술관 소장작품까지 끌어모아 어렵사리 성사시킨 전시”라면서 “그래도 150호짜리가 5000만원선으로 가격이 좋은 편이라 모두 팔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시작품 대부분이 미술관 소장품이라 일반이 살 수 있는 작품은 사실 몇 점 되지도 않았다. 작가 부부에 컬렉터 부부까지 특급호텔에 ‘모시는’ 등 제반경비도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검증 안된 작품 데려와 애매하게 소개하기도 현재 중국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상업화랑은 아트사이드, 갤러리 현대,PKM갤러리, 표화랑, 아라리오 등 10여개. 베이징 예술특구인 주창(酒廠)과 다산쯔(大山子) 지역에 대부분이 진출해 있다. 최근엔 개인 컬렉터가 베이징 등지에서 갤러리를 여는 사례까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중국 작가들과 친분을 쌓고 국내전을 섭외하는 건 대개 현지 갤러리의 큐레이터들 몫이다. 해외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국 현대미술을 국내에 폭넓게 소개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줄 잇는 중국 작가전이 나쁠 게 없다. 그럼에도 최근의 중국 쏠림현상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미술계 일각에서는 “다양한 작가들을 발굴해 소개한다기보다는 작품이 없어서 못 파는 스타 작가 위주의 경쟁적 나눠 먹기 러브콜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분위기에 편승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사례 또한 적잖다는 우려도 들린다. 한 화랑 관계자는 “작품성과 시장성 모두 검증되지 않은 작가를 데려와서는 ‘상업성은 부족하지만 현지 화단에선 호평받는 작가’란 식으로 애매하게 선전하는 갤러리도 있다.”며 “투자 목적으로 작품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가격거품 여부를 철저히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신종 인터넷문자가 예술이 되다

    신종 인터넷문자가 예술이 되다

    문자가 예술이 되는 현장은 현대미술에서 이제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런데 인터넷 그림문자가 예술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을 목격하기란 흔한 기회가 아니다.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두 젊은 작가가 한창 재기발랄한 ‘미술판’을 펼쳐보이고 있다. 합동전을 열고 있는 박미나와 ‘Sasa(44)’가 그들이다.‘Sasa’는 본명 대신 작가가 작품에 쓰는 인터넷 아이디. 발음 나는 그대로 아라비아 숫자 ‘44’로도 쓴다. 이들의 공통관심사로 작품에 활용한 매체는 인터넷이다. 각각 전혀 딴판인 장르를 통해 공통의 관심사를 끌어안는 방식은, 환경적응 속도가 느린 관람객에겐 당황스러울 정도다. 박미나의 작품은 장르상 회화이다. 그의 오브제는 인터넷 마니아들이 즐겨 쓰는 ‘딩뱃(dingbat)문자’. 알파벳이나 한글 자음을 컴퓨터 자판으로 치면 그에 해당하는 그림 단위가 뜨는 이른바 ‘딩뱃 폰트’를 활용해 화폭을 가득 채우는 방식이다. 신종 인터넷 언어로 상징적 이미지들을 나열하는 방식인 만큼, 얼핏 엉뚱한 그림 같아도 알고 보면 정돈된 메시지가 들어 있다. 시각적 소통체계의 새로운 창구 하나를 화면으로 소개하는 셈이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날생’의 소통체계를 은유하기 위해서일까. 작가는 시중에서 구입한 일반물감을 섞지 않고 그대로 쓴다. ‘Sasa’의 작업방식은 소재 측면에서 보다 더 다양하다. 만화, 사진, 비디오, 설치작품 등 여러 매체들을 동원해 기존의 이미지에서 전혀 새로운 요소를 추출하는 작품들을 내놓았다. 전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며 곳곳에 메시지를 흩뿌린다. 작은 사이즈의 사진을 확대한 뒤 깨진 틈새를 포토샵으로 만져 전혀 다른 느낌을 창출하거나, 챌린저호 폭발이나 체르노빌 원자로 폭발 등 세계적 사건들을 한 장면에 묶어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새달 6일까지.(02)735-8449.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56) 종로구 현대상선빌딩 ‘융점변화’

    [거리 미술관 속으로] (56) 종로구 현대상선빌딩 ‘융점변화’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은 사람에게 예상치 못한 부드러움을 발견했을 때 약간의 놀라움을 느끼면서 시선을 집중하게 된다. 딱딱하고 찬 돌덩이가 유려한 곡선미를 뽐내는 의외성을 가진 ‘융점변화’를 보면서 같은 느낌을 갖게 되지 않을까. 목암미술관과 성곡미술관에 있는 동일한 제목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종로구 세종로 현대상선빌딩 앞에 점잖게 서있는 화강암 조형물 ‘융점변화’(1×1×7m)가 그러하다. 말랑말랑한 직육면체의 지점토를 세워 놓으면 중력을 못견디고 이렇게 우그러지지 않았을까하는 상상에 몇분, 딱딱한 화강암으로 어떻게 저리 유연한 곡선을 표현했을까하는 궁금증에 몇분을 흘러보낸다. 홍익대와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한 계낙영(60) 전북대 미술학과 교수의 작품이다.1977년 첫 개인전을 가진 그는 1986년에 제1회 서울현대조각공모전과 동아미술제에서 동시에 수상하고, 지금까지 4번의 개인전과 250여차례의 초대전·단체전에 작품을 내놓으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작업을 “생활주변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유기적이고 일상적인 형태를 정반대의 물성을 가진 돌에 접합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10여년간 이용했던 나무를 버리고 거칠고 경도가 높은 화강암을 재료로 택한 것은 이런 조형세계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그가 재료로 선택한 돌은 단순하다. 돌덩이 그 자체이거나, 네모 반듯하게 경직돼 있다. 그런 면의 연장에 자연스러운 곡선의 리듬과 매끄러움을 첨가한 것이 그의 작품이 가진 매력점이다. 전체를 손으로 우그러뜨린 모양이 아니라 작품의 일부에 유연함을 불어넣은 것은 ‘조화’, 돌덩이의 날 것 그대로의 거침과 곡선의 매끄러움을 표현한 것은 자연과 인공의 ‘대비’를 의미한다. 거칠게 깎이고 잘린 흔적이 생생한 돌덩어리가 품은 정교하고 매끈한 곡선은 작품에 율동감을 돋보이게 한다. ‘돌로부터-3’(서울신문사 소장),‘경칩’(현대미술관),‘형상 89-2-비약’(서울역 민자역사) 등에서도 한결같이 대비와 자연, 직선과 곡선의 변주를 뿜어내는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사설] 백남준 대표작 고물덩이 만들려나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고 백남준 선생은 예술사에 큰 획을 남긴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세계 각국의 유명 미술관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가 작고한 2006년 타임지는 그를 아시아 영웅으로 선정했다. 백선생의 작품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입구에 설치된 ‘다다익선’이다.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그해 개천절인 10월3일 설치된 것이다. 개천절을 상징하는 1003대의 브라운관 TV 모니터를 탑처럼 쌓아올려 만들었다. 국내외 예술 애호가들은 일부러 국립현대미술관을 찾는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국립현대미술관측의 관리 소홀로 미술관의 간판 작품이자 백 선생의 일생 최대 역작인 ‘다다익선’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이 작품 바로 위 천장에 대한 방수공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보호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먼지는 물론이고 합판이나 콘크리트 파편이 작품 위로 그대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TV브라운관의 모니터가 훼손될 경우 오리지널 작품은 사라지고, 작품의 가치도 반감된다. 외부로 운반하기 어려운 예술작품 주변에서 공사를 할 때에는 작품이 훼손되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가치를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거장의 작품을 이렇게 소홀하게 다룬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이렇게 먼지가 많이 날릴 줄 몰랐다.”는 미술관 직원의 해명에는 말문이 막힌다. 얼마 전 온 국민의 가슴을 시커멓게 태웠던 숭례문 화재 참사를 보고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인가. 선진 한국이 되려면 문화시설에 대한 관리부터 업그레이드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 행정가들은 제발 정신차리기 바란다.
  • [도시를 바꾸는 디자인] (중) 프랑스 파리

    [도시를 바꾸는 디자인] (중) 프랑스 파리

    |파리 최여경특파원|보부르 퐁피두 센터의 꼭대기에 있는 르 조르주(Le George) 레스토랑. 세계적인 스타들이 찾는 명소답게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낮게 깔린 건물들 위로 에펠탑, 노트르담, 사크레쾨르 대성당이 솟아 있다. 파리지앵에게 마천루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 파리시내에 들어서는 건물 높이를 최고 37∼50m로 제한한 탓도 있다. 그보다는 노후한 건물에서 역사와 전통의 자존심을 찾고, 도시 전경에 흠집을 내지 않기 위해 도심에서는 최첨단 건축공법을 자랑하지 않는 것이 ‘파리다움’의 요체이다. ●퐁피두센터 등 랜드마크 곳곳에 대표적인 사례가 시 동쪽에 있는 ‘아랍세계연구소’이다. 장 누벨이 설계한 이곳은 센강을 바라보는 건물의 유리벽에 파리의 오랜 건물들의 실루엣이 반사돼 ‘고대 파리와 현대 파리의 대화’라고 불린다. 독특한 이슬람 문양을 새겨놓은 것처럼 보이는 벽면은 전기 조리개로, 빛의 양을 차단하면서 동시에 통풍이 잘 되도록 한 첨단기술을 적용했다. 외벽에서는 과거 유산을 느끼고 디테일은 현대 기술을 첨가해, 하늘을 뚫지 않더라도 인류가 얼마나 진화를 하는지 충분히 표현한다. 장 누벨의 작품으로 또 다른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것이 ‘카르티에 현대미술관’이다. 커다란 유리 뒤편에 로타 바움가르텐이 조성한 정원이 있고 그 뒤엔 건물이 놓여 있다. 날씨와 시간·시각에 따라 유리·나무·건물이 드러나기도, 숨어버리기도 하는 조화를 부린다. 1969년부터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이 북부 레알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추진한 재개발 사업의 결과로 태어난 ‘퐁피두센터’도 첫손 꼽힌다. 렌조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가 건물의 철골을 그대로 드러낸 듯 설계한 파격적인 외관은 세계 건축계에 충격을 던졌다. 스트라빈스키 광장 등 건물 안팎은 건축, 미술,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마천루 의미 없어… 조화가 중요” 고도(古都)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파리는 시선에 따라 지루하기도, 혹은 생기가 없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파리의 동남부 13구를 찾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파리시 도시계획·건축센터의 도미니크 알바 국장은 “도시를 쇄신하기 위해 작은 공간을 사들여 개발하고 있지만 워낙 고밀화가 심해 쉽지 않다.”면서 “대대적인 도시 개발 사업을 상대적으로 낙후된 외곽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2년부터 센강 왼쪽 연안에서 진행되는 ‘파리 리브 고슈(Paris Rive Gauche)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파리의 재개발 사업지 중 가장 넓은 리브 고슈(168만㎡)는 낙후된 13구를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파리의 역사를 다시 쓰겠다.’는 포부를 실현하는 곳이다. 파리 도심과 외곽을 단절하는 순환도로와 불필요한 철로를 정비하고, 고급아파트·복합상가·업무용 빌딩·대학 등을 세울 예정이다. 리브 고슈의 미래는 미테랑 국립도서관에서 엿볼 수 있다. 높이 100m의 유리타워 4개가 책 모양으로 펼쳐져 있고, 그 가운데 넓은 오크나무숲이 숨어 있다. 유리창마다 나무색을 입힌 알루미늄 회전 차양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내부를 빛과 외부 시선으로부터 보호하면서 건물 외관의 표정을 바꾼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를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된 곳이기도 하다. kid@seoul.co.kr ■ “랜드마크 주변과 어우러져야” 이브 리옹 ‘아틀리에 리옹’ 대표 |파리 최여경특파원| “랜드마크는 단순히 높이가 아니라 주변과 어우러진 것이어야 합니다. 서울이라면 건물 사이사이와 한강을 중심으로 메시지와 의미를 담아 랜드마크를 조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리의 종합건축사무소 ‘아틀리에 리옹’의 이브 리옹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파리를 예로 들며 “에펠탑은 누구나 아는 파리의 랜드마크이지만 파리와 센강이 없으면 에펠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리옹 대표에 따르면 현대의 도시계획 경향에는 두 가지 메인스트림이 존재한다. 하나는 스포츠를 하듯이 누가 더 높이 짓는가를 겨루는 마천루 경쟁이다. 다른 하나는 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는 건물과 주변공간, 도심과 외곽의 ‘소통’으로 해석되는 후자를 지향하고 있다.‘파리 리브 고슈’ 프로젝트에 참가해 외곽을 도심과 연결하는 작업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틀리에 리옹이 이슬람 성지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도시계획에도 그의 건축철학이 담겨 있다. 이슬람 제단인 ‘카바’를 중심으로 주변공간을 대단위 상업지구로 만드는, 이른바 ‘메카 프로젝트’이다. 수십개의 20∼215층 타워들은 카바를 향해 서 있고, 그 사이의 공공장소와 도로 등도 카바를 보는 전망대 역할을 하도록 구성했다. 이슬람 성지가 단순히 상업, 쇼핑 지역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종교적 의미를 되새기도록 한 것이다. 그는 “메카가 외국인의 출입이 제한된 곳이라 어려움이 있지만 지형과 컨셉트가 명확해지면서 점차 나아지고 있다.”면서 “개개의 건물이 하나씩만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지역과 사람들이 어우러지고, 강한 메시지와 의미를 부여한 대표적인 랜드마크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은 건물끼리 관계가 조화롭고 공간이 커 개발 여지가 충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도로가 한강으로의 접근을 막아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참여정부 인사 스스로 물러나라”

    “참여정부 인사 스스로 물러나라”

    한나라당과 청와대에 이어 일부 부처 장관들도 12일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공공기관 인사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야당은 물론 일부 해당 공공기관장들까지 반발하고 나서면서 정치권 공방을 넘어 사회 전반의 권력 충돌 양상으로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면서 노무현 정부에서 ‘코드인사’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임명된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에 대해 사실상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 대변인이기도 한 유 장관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화문 문화포럼(회장 남시욱) 초청강연에서 “30여개의 산하기관장들 중 철학·이념·개성이 분명한 사람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물러날 것”이라며 “새 정권이 들어섰는데도 계속 자리를 지킨다면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뒤집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임기는 보장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다만 그 임기가 공정한 것일 때 보장받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했다. 이어 “일반 기업도 대표가 바뀌는 시점에는 인사를 안 한다.”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많은 인사가 이뤄진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 사이에 새로 기관장을 임명한 문화부 소속 기관은 모두 6곳에 달하며 신임 기관장들은 모두 임기가 2010년 말까지로 돼 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코드가 다른 사람들이 임기가 남았다고 해서 전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있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다. 그러나 박래부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은 “(임기는)법과 절차에 따르겠다.”고 여권의 요구를 일축하면서 2010년 12월까지 예정된 임기를 채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도 “새 정부와 이념이 다른 인물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심의를 거쳐 선임된 3년 임기의 관장이 도중하차한다면 국제적으로 미술관 업무의 혼선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대명천지 민주국가에서 어떻게 권력이 언론, 문화, 학계, 시민단체까지 통제하려는 발언을 할 수 있느냐.”면서 “독재정권의 후예정당인 한나라당은 이런 발언에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한승수 국무총리 등 새 정부 고위직 인사들을 열거한 뒤 “이분들이 모두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장·차관으로 복무했던 분들인데, 이분들부터 정리하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민주당이 과민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요구는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MB정부 인적청산 논란] “정치논리 의한 수장교체 납득 안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이전 정권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의 ‘자진 물갈이’론을 제기하고 나선 데 대해 문화예술 관련 단체장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민예총 이사장 출신으로 참여정부의 대표적 문화예술계 코드인사로 꼽혀온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새 정부와 이념이 다른 인물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자진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관장은 또 “심의를 거쳐 선임된 3년 임기의 관장이 도중하차한다면 국제적으로 미술관 업무의 혼선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암묵적인’ 퇴진압박을 받게 된 대부분의 단체장들은 이날 모두 침묵으로 일관하며 입장표명을 꺼렸다. 통합민주당 신기남 의원의 누나로,2005년 말 공모과정에서부터 논란이 됐던 신선희 국립중앙극장장은 휴대전화를 아예 비서진에게 맡겨둔 채 외부업무에 나섰다. 한 측근은 “사퇴 관련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정권 말기에 새로 임명돼 임기가 2010년 말까지인 기관장들의 퇴임논의는 주변에서도 애매하다는 반응이다.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 정은숙 국립오페라단 단장 등이 그들이다. 문화계 일각에서는 “정권 말기 임명이 자연스럽지 못했던 건 사실이나, 업무 파악 단계에서 또 다시 조직구도를 재편한다는 것도 비효율적이긴 마찬가지”라는 시각도 있다. 정치논리에 의한 수장 교체가 해외교류 등 현장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현대미술관측은 “현 관장이 주축이 되어 현재 한국민중미술전이 일본 순회전시 중이며, 향후 아시아 리얼리즘전도 교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은 ‘파격’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은 ‘파격’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데미안 허스트가 갓 대학을 졸업한 애송이 작가였던 1988년. 그러나 그는 도발의 메시지로 가득한 현대미술전 ‘프리즈(Freeze)’전을 열어 미술계의 시선을 단박에 압도했다. 전시에 함께 한 젊은 작가그룹의 이름은 ‘yBa(young British artists)’. 당시 그룹의 멤버로 국제무대에서 왕성하게 활약해온 이안 다벤포트(42)가 서울 소격동 학고재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의 개인전이 아시아권에서 열리기는 이번 국내전이 처음이다. 다벤포트는 1990년 ‘브리티시 아트쇼’에 참가한 뒤 몇몇 주요 갤러리들에서 순회공연하면서 일찍이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 이듬해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개인전을 열고 세계적 권위의 미술상인 ‘터너 상’후보에 오르면서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세계적 작가로 이름을 날렸다. 여러 색깔의 페인트를 주사기로 흘러 내리게 하는 이른바 ‘라인 페인팅’ 기법 등을 동원한 독창적 작품들로 유명하다. 이번 국내전에서는 줄무늬와 아치, 원 시리즈 등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의 작품 17점을 내놓았다. 작가는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파격적 작업방식을 집중 소개한다. 캔버스가 아닌 파이버보드나 알루미늄판에 물감 대신 가정용 페인트를 동원한 작품들이다. 붓 대신 못, 물통, 주사기로 화면에 페인트가 흘러 내린 흔적으로 수직선이 반복되는 독특한 작품들을 만들었다. 알루미늄판 위로 흘러내린 줄무늬의 색조와 리듬을 느끼게 하는 근작 ‘Poured Lines’시리즈가 그 기법을 이용한 대표적 작품이다.21일까지.(02)720-1524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116명 작품 1200여점 한자리에

    116명 작품 1200여점 한자리에

    신진 작가 ‘발견의 장’으로 자리잡은 한국현대미술제(KCAF)가 1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박영덕 화랑과 미술전문지 ‘미술시대’의 공동주최로 올해 8회를 맞은 행사는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19일까지 열리는 1부 전시에는 57명, 이어 진행되는 2부 전시에는 59명 등 총 116명의 작가들이 12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층은 함섭, 김태호, 정경연, 안병석, 이두식, 김창영씨 등 원로 및 중견 작가에서부터 윤병락, 장기영, 김세중, 이호련, 고선경, 이신구씨 등 30∼40대 젊은 작가까지 다양하다. 박영덕 한국현대미술제 운영위원은 “무엇보다 패기 넘치는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투자 측면에서 볼 때 아직은 저평가된 유망작가들도 많다.”고 귀띔했다.(02)544-8481.
  • 새봄 화랑가 줄잇는 중국 작가전

    새봄 화랑가 줄잇는 중국 작가전

    해외 무대에서 하루가 다르게 주가가 오르고 있는 중국 블루칩 작가들이 줄줄이 국내 화랑을 찾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 3월에 주요 갤러리들에서 간판을 거는 중국 작가전은 줄잡아도 10여개는 된다. 오는 8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는 1세대 작가 탕즈강의 ‘네버 그로 업(Never Grow up)’전을 16일까지 열고 있다.1976년부터 군 생활을 하며 종군 사진기자로도 활동했던 그는 해방군 미술학교에서 정치성 짙은 그림을 그려온 작가. 당시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군인 신분인 탓에 작가는 사회비판에 유머를 가미한 우회적 표현을 동원했다. 천진난만한 얼굴의 아이들을 내세워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투영한 대표작 ‘중국동화’ 시리즈도 그렇게 탄생했다. 탕즈강은 몇년새 중국의 대표적 블루칩 작가군의 대표주자. 홍콩 크리스티 경매 등 국제시장에서 일년새 그림값이 두배로 치솟은 인기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1977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간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32점의 대표작들이 선보인다.100호 크기의 대작 ‘중국동화’ 시리즈도 만나볼 수 있다.(02)734-6111. 신사동 어반아트 갤러리에서도 중국의 인기 형제작가 ‘인쥔-인쿤’전을 6일부터 28일까지 연다. 눈물, 콧물을 흘리며 우는 아이의 얼굴을 담은 ‘울음’ 연작으로 국내에 팬층을 확장 중인 인쥔과 그의 작품세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형 인쿤의 근작들이 나란히 걸린다. 인쥔의 ‘울음’ 연작과 인쿤의 대표작 ‘중국영웅’ 연작을 비교감상하는 묘미를 누릴 수 있겠다.(02)511-2931. 이 밖에도 눈여겨봄직한 중국 작가전은 많다. 인사동 공화랑은 5일부터 16일까지 천롄칭의 개인전을 연다. 베이징 공화랑이 기획한 이번 전시 제목은 ‘유유자적’. 자금성, 상하이 빌딩, 제국 빌딩 등 중국 역사와 정치의 운명 속에서 권력, 항쟁과 투쟁의 증인이 돼 온 건축물들이 그림에 등장하는 색다른 전시이다.(02)735-9938. 공근혜 갤러리의 ‘천뤄빙’전도 주목할 만하다. 동양화의 간결한 선, 서양화의 화려한 색채를 접목한 추상화로 세계무대에서 영역을 넓혀가는 차세대 중국 작가 천뤄빙의 국내 첫 전시는 23일까지 이어진다. 흑백 드로잉을 포함한 최근 유화 20여점이 소개된다.(02)738-7776. 중국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두루 짚어보며 미술적 감식안을 넓혀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러나 “투자의 측면에서 작품에 접근할 경우 중국 예술품 시장의 투기적 요소를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는 게 미술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고흐 마지막 작품 경매

    고흐 마지막 작품 경매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남긴 초상화 ‘오렌지를 든 아이’가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라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추정가 3000만달러(약 280억원)인 이 작품은 다음달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서 열리는 ‘유럽 현대미술 박람회’에서 판매될 것으로 알려졌다.1890년 고흐가 37세의 나이에 권총으로 자살하기 한 달 전인 그해 6월 그려진 것으로, 고통에 찌들린 듯한 그의 작품들과는 달리 행복한 모습을 담아냈다. 오렌지를 안은 아이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담은 이 그림은 어린 조카와 즐거운 한때를 보낸 뒤 남긴 작품이다. 그림의 주인공인 라울 레베르는 고흐가 자살하기 전 잠시 머물렀던 프랑스 파리에서 북쪽으로 약 48㎞ 떨어진 오베르 마을에 살았으며 당시 2세였다. 고흐가 이 조카의 대부로 자청, 레베르는 빈센트로 불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추상미술 반세기’전 여는 하종현

    ‘추상미술 반세기’전 여는 하종현

    붓질의 궤적이 그대로 한국미술사의 한 장으로 기록되어도 좋은 작가가 있다. 국내 화단의 대표적 추상화가로 꼽히는 하종현(73)이 그렇다.196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성장과 변화를 화단의 중심에 서서 지켜봐온 증인이다. 이쯤 해서 그가 반세기 화업을 돌아보기로 했다.29일부터 새달 23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 마련하는 ‘하종현, 추상미술 반세기’전을 통해서이다. ●196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 변화의 ‘중심´ “이제는 작품만 할 거야. 작가는 작품으로 승부해야지.” 이미 고희를 넘긴 노 작가의 선언에는 자신감이 가득 실려 있다. 자신감의 근거를 전시를 통해 확인시키겠다는 욕심으로 요 몇년 붓을 들어 왔다. 붓을 놓았던 ‘외도’를 “다 소용없는 짓”이라고 담담히 말할 수 있게도 됐다. 기실 그는 큼직큼직한 ‘감투’를 어지간히 써본 작가였다.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홍익대 미대 학장,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직하던 때인 2003년부터 2006년까지는 서울시립미술관장을 지내기도 했다. 서울시립미술관장 시절 백남준 비디오 작품에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청계천 홍보영상을 삽입하는 통에 구설에 오른 적도 있다. 지난해 1월 경기도 일산으로 작업실을 옮긴 그는 “이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제의가 온다 해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죽을 때까지 그림만 그리겠다.”고 단언하는 작가는 돌아보면 누구보다 치열하게 작품세계를 일궜던 주인공이다.1969년부터 1974년까지 국내의 가장 전위적 미술인 집단이었던 아방가르드 협회를 이끌었다. 철사, 나사, 스프링 등을 동원한 평면 작품은 당시로선 파격이었다.1970년대 중반부터는 박서보, 이우환, 김창렬 등과 더불어 한국 추상미술의 간판으로 나란히 섰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단색조 모노크롬 회화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통 큰 성향 보여주는 ‘접합´시리즈 집중 소개 이번 회고전에 젊은 고민과 격정이 스민 당시의 작품도 10여점 나온다. 최근작 30여점은 오히려 뜨거워지는 작가의 작품열정을 웅변한다. 그의 이름이 되다시피 한 ‘접합’ 시리즈(사진 아래)가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단순화된 화면이지만 선과 재질 등에 끝없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모노크롬 작품 연작은 작가의 ‘통 큰’ 성향을 그대로 보여 준다. 작업에 동원되는 재료는 올이 굵고 성긴 삼베천(마대). 삼베 뒤에 바른 물감을 천의 앞면으로 밀어낸 뒤, 천의 틈새로 삐져나온 물감을 주걱이나 칼, 붓 등으로 누르거나 긁어내는 기법이다. 그림은 앞에서 그려야 한다는 회화적 관습을 깨는 조형방식으로, 한국화에서 쓰이는 배압법(背押法)의 현대적 해석인 셈이다. 일산 가좌동에 마련한 가건물 4채를 작업실 겸 수장고로 쓰고 있는 작가는 요즘 차곡차곡 쌓여 있는 작품 500여점을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앞으로는 해외 진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프랑스 생 폴 드 방스 미술관과 루앙 시립미술관, 독일 윈터갤러리 등에서 조만간 초대전을 열게 될 거라고 귀띔했다. 거기에 “이제는 미국이나 유럽 쪽으로 갈 때”라고 덧붙였다. 노 작가의 청년정신이 지치지도 않고 푸르다.(02)720-102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매스미디어 뒤에 숨은 허와실

    매스미디어 뒤에 숨은 허와실

    젊은 작가 진기종(27)의 첫 개인전 ‘온 에어(On-Air)’시리즈가 소격동 아라리오 서울에서 선보이고 있다.9·11테러 장면을 보여주는 CNN, 미국의 이라크 바그다드 폭격 소식을 전하는 알 자지라, 밀림을 조명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아폴로11호의 달착륙 장면을 담은 디스커버리, 황우석 사태를 보도하는 YTN….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TV 8대의 화면엔 지구촌 곳곳을 장식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명멸한다. 마치 의도적으로 녹화된 내용인 듯한 이들 사건의 진실은 딴 데 놓였다. 벽을 지나 전시장 안쪽 깊숙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볼거리들이 복잡하게 얽혀 전시되나, 정작 작가의 의도는 선명하다.TV를 비롯한 매스미디어가 뿜어내는 이미지들이 얼마나 작위적으로 왜곡될 수 있는지를 비판하는 작품들이다. 경원대 환경조각과를 졸업한 작가는 졸업작품으로 만든 ‘세계시체지도’로 여러 단체전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온 에어’시리즈는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전에서 호평받은 작품. 이번 전시는 그때 작품에 5개의 채널을 추가한 시리즈이다.(02)723-619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시아 현대미술 ‘젊은미래’를 본다

    아시아 현대미술 ‘젊은미래’를 본다

    블루닷(Blue dot). 미술전시장에서 구매예약된 작품에 붙여지는 동그란 청색 스티커를 일컫는 말이다. 주목받는 작품에 블루닷이 먼저 붙여지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도유망한 작가들이 총결집한다. 새달 5일부터 10일까지 ‘짧지만 굵게’ 열릴 전시의 제목은 ‘블루닷 아시아 2008’. 미술관 전시의 형식을 빌렸으되 내용을 살펴보면 아트페어에 가깝다. 이대형 전시총감독은 “작품성과 상품성을 겸비한 새로운 개념의 아트페어”라고 전시 성격을 규정하고 “미술품 컬렉션은 트렌드보다 3∼5년 이후의 작품에 주목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귀띔했다. 신진 작가군의 참신한 작품들과 중견 작가들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별해 소개하는 것이 전시의 취지이다. 전시에는 아시아 작가 57명의 작품 300여점이 나온다. 아시아권에서도 한국·중국·일본·타이완의 젊은 작가들을 주목했다. 배준성 김준 한기창 김남표 이우림 박명래 박은영 등이 국내 참여 작가들. 국제무대를 뛰기 시작했거나 국내 미술시장이 눈여겨보고 있는 이들이다. 누드사진 위의 비닐그림으로 유명한 배준성은 신작 5점을 내놓고, 설치·미디어 작업을 하다 3년간의 작업 과정을 거쳐 회화작가로 돌아선 박정혁은 선언적 신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사기로 안료를 짜내는 독특한 화법을 구사하는 윤종석, 몽환적 풍경·인물화를 그리는 이우림도 신작을 내놓는다. 퍼포먼스를 통한 사진작업으로 해외에 이름을 날리고 있는 창신과 잔혹한 동화 이미지로 알려진 짱펑 등의 중국작가를 비롯해 우따건 첸 징 야오, 리우밍, 바이앤, 아야코 구리하라 등 도약을 노리는 타이완, 일본 신진작가들의 대표작을 만나볼 수 있다. 미래가치가 높은 작품을 선점하는 안목을 빌릴 수 있는 자리가 될 만하다. 예컨대 타이완 작가 8명은 이 무대를 통해 한국에 첫 소개된다. 우따건, 첸 징 야오, 구오 이 첸 등이 그들이다. 전시는 5가지 주제로 나뉘어 일목요연하게 진행된다. 몸을 다각도로 재해석한 ‘매드 피규레이션(Mad Figuration)’,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초현실적 공간을 연출하는 ‘판트아시아(FantASIA)’, 아시아의 풍광과 아이콘을 현대적 색채로 표현한 ‘컬러 오브 아시아(Color of Asia)’ 등으로 나뉜다. 주류 미술시장에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신진작가들의 데뷔무대 ‘오투 존(O2 zone)’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이 전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작가들로도 범위가 확장될 계획이다. 내년에는 전세계 유망작가 작품을 선보이는 ‘블루닷 월드’란 제목으로 열린다.“‘블루닷 아시아’와 ‘블루닷 월드’를 해마다 번갈아 여는 아트페어로 운영할 것”이라고 주최측은 밝혔다.(02)747-7277.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책꽂이]

    ●내게 말을 거는 공간들(임혜지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독일에서 활동 중인 고건축 전문가가 쓴 건축 에세이. 자신이 살고 있는 독일 뮌헨의 집과 주변 건축물, 독일 남서부 칼스루에의 오래된 주택 등 건축에 대한 따뜻한 학자적 시선이 담겼다.1만 5000원.●대한민국 머니 임팩트(윤광원 지음, 비전코리아 펴냄) 한국금융 60년 역사를 되짚었다. 지금까지의 한국금융사는 금융·기업·정치권력의 제 살 파먹기식 공존관계인 ‘네거티브 머니 임팩트’가 초래한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재벌 탄생과 붕괴, 금융위기의 연속이었다고 진단한다.2만 5000원.●윈난에 가봐야 하는 20가지 이유(탕하이정 지음, 박승미 옮김, 터치아트 펴냄) 전 세계 배낭족에게 최고의 여행지로 떠오른 윈난(雲南)의 매력포인트를 망라했다.26개 소수민족 등 윈난 곳곳의 이야기와 풍경을 꼼꼼한 글과 천연색 사진으로 전해준다.1만 2000원.●현대미술의 심장 뉴욕미술(이주헌 지음, 학고재 펴냄) 현대미술의 메카 뉴욕에서 꼭 들러볼 미술관, 꼭 봐야 할 걸작들을 골랐다.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등 뉴욕의 ‘빅5’ 미술관의 놓치면 안 될 걸작 100여점이 소개됐다.1만 6500원.●유학, 우리 삶의 철학(필립 아이반호 지음, 신정근 옮김, 동아시아 펴냄) 세계적 동양학자 필립 아이반호는 2500년 유학사를 `개성 분투의 역사´라 규정했다. 공자, 맹자, 순자, 주희 등 유학사의 대표 학자 7명을 조명함으로써 유학이 원형반복의 역사가 아님을 주장한다.1만 5000원.●그로테스크로 읽는 일본문화(김종덕 등 지음, 책세상 펴냄) ‘그로테스크’한 원형을 추출함으로써 일본문화를 새롭게 조명했다. 언령신앙, 모노노케, 노(能), 가부키 등에서부터 오늘날의 애니메이션과 영화에 이르기까지 장르와 학제를 넘나드는 문화분석 글 10편이 묶였다.1만 5000원.●카페를 사랑한 그들(크리스토프 르페뷔르 지음, 강주헌 옮김, 효형출판 펴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를 ‘놀이 공간’으로 여겼던 19세기 프랑스의 풍경을 옮겼다. 카페를 사랑했던 예술가와 프랑스 대문호의 유명작품들을 이끌어냈다.1만 3000원.●우리는 합리적 사고를 포기했는가(버트런드 러셀 지음, 김경숙 옮김, 푸른숲 펴냄) 무비판적 열정과 맹신주의에 빠져 합리적 사고가 마비된 현대에 울리는 버트런드 러셀의 경종. 사회의 부속품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당연하다고 여겨온 모든 것들을 의심하는 회의주의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1만 3000원.●런던 미술 수업(최선희 지음, 아트북스 펴냄) 저자는 영국 런던에서 6년여간 경매회사, 갤러리 등에 몸담으며 현지 미술계 속성을 체득한 큐레이터. 경험담 속에 경매사, 화랑, 미술관, 작가 등 런던 미술계 상황이 생생히 녹아 있다.1만 7000원.●즐기고 계신가요?(로저 하우스덴 지음, 박미애 옮김, 북스코프 펴냄) 쾌락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눈앞의 인생을 생산적으로 즐기라고 제안한다. 남들이 보기에 쓸데없는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기도 하며, 때론 어리석음과 무지 속에 즐거움과 고독을 맛보는 것도 삶의 가치라고 귀띔한다.9500원.●여성 노동 가족(루이스 틸리 등 지음, 김영 등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노동하는 여성, 노동계급 여성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여성노동사 연구에 초석이 된 ‘고전’. 노동을 여성 해방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마르크시스트 페미니즘에 의문을 제기하며, 임노동 자체가 여성의 지위 향상을 담보하진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1만 8000원.●홍사장의 책읽기(홍재화 지음, 굿인포메이션 펴냄) ‘세상이 덜 무서워진다.’‘분노가 줄어든다.’‘상상력이 늘어난다.’ 인생의 자산인 책읽기가 생활 속에서 어떤 효용이 있는지를 조목조목 짚었다.1만원.
  • 먹선 아닌 유화로 진경산수 되살린다

    먹선 아닌 유화로 진경산수 되살린다

    유화로 되살리는 진경산수. 중견작가 전준엽(55)의 최근 작업 화두이다. 금방이라도 대바람 소리가 새어나올 것같은 죽림(竹林), 그 옆을 사뿐히 휘돌아 나가는 나룻배 한 척, 삽살개 한마리 앞세운 채 휘영청 보름달 벗삼아 밤길을 완상하는 선비…. 먹선을 동원하지 않고도 고아한 아름다움의 묘미를 살려내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12일부터 새달 1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리는 작가의 17번째 개인전에서다. 한국 산하의 숨소리를 담았으되 다분히 이질적 재료인 유화물감을 사용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관념의 세계 풀어보이는 풍경화 그려 작가는 한때 민중미술 계보에 섰던 사람이다.1990년대에는 전통 고분벽화를 현대회화의 감각으로 재해석했고, 최근엔 현대적 감각을 견지한 산수화에 몰두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빈 공간을 담은 세상’. 작가는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가 그렇듯 관념적인 풍경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보이는 것’이 아니라 관념의 세계를 풀어보이는 풍경화를 그렸다는 뜻이다. 그런 의도는 화폭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시점이 다른 풍경을 한데 어울러 균형미를 일궈낸 ‘대바람 소리’가 그 대표작이다. 고즈넉한 오두막은 정면에서 바라본 시점인데, 뒤편의 무성한 대나무 숲은 언덕 위 오두막에서 굽어본 시점이다. 유화물감으로 그린 산수화에는 다양한 기법이 동원됐다. 대나무를 묘사할 때는 물감을 부은 뒤 입으로 불어 번지게 했다. 하늘을 표현한 누르스름한 장판지색은 덧칠된 물감을 벗겨낸 덕분에 색감이 독특하다. ●“동양화도 서양화도 아닌 한국화 선보일 터” 전시에는 모두 20여점이 나왔다. 전통산수의 일관된 맥락을 선보이는 일련의 작품들은 ‘빛의 정원에서’라는 시리즈이다. 전남 담양의 소쇄원 토담 등도 영감을 퍼올린 주요 소재가 됐다. 미술평론가 류석우씨는 “보면 볼수록 무한한 자연의 묘미와 흥취를 느끼게 하는 것은 작가 특유의 장인적 능력”이라고 평했다. 중앙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작가는 이력도 다양하다.10년 동안은 미술전문 기자로 활동했고, 성곡미술관 설립 초창기부터 2004년까지 9년 동안 성곡미술관 운영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말했다. 신정아 이전에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을 지냈다는 이유로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조사를 두 번이나 받았다.“함께 근무할 때 신정아에 대한 신뢰가 워낙 두터워 항간의 나쁜 소문을 믿지 않았는데, 검찰에서 직접 확인한 사실들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작품에 매달린 덕분에 충격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미술계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팝아트 등 서양식 현대미술이 과도하게 부각돼 있다.”고 꼬집었다. 작가의 목표는 동양화도 서양화도 아닌,‘한국화’를 선보이는 것.“앞으로도 유화를 재료로 산수화의 조형언어를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02)549-3112.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설 연휴 미술관은 열려있다

    넉넉히 닷새간이나 이어지는 황금의 설 연휴에 미술관은 열려 있다. 북새통 귀성길에 오를 일 없이 서울에 머무르는 가족들에겐 맞춤한 전시들이 많다. 시립미술관의 ‘불멸의 화가-반 고흐 전’을 아직도 못 봤다면 서둘러 온가족이 걸음해 봄직하다.‘자화상’‘아이리스’ 등 고흐의 시기별 특징에 따라 60여점의 대표작이 나와 있다. 시립미술관에서 함께 열리고 있는 ‘문자와 미술’전,‘천경자 상설전’까지 욕심내서 모두 챙겨 보는 게 좋겠다.1577-2933. 아예 하루 날을 잡아 ‘미술관 순례’를 하는 건 어떨까. 시립미술관을 찾았다면 고궁 나들이 삼아 가까운 덕수궁미술관으로 발길을 옮겨 보자. 전후 한국화단을 대표하는 서양화가 최영림과 그의 일본 유학시절 스승 무나카타 시코의 대표작을 선보이는 대형전시가 최근 문을 열었다.6일과 8일엔 한복만 입으면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 설날 당일은 모두에게 무료개방된다.(02)2022-0600.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칸딘스키와 러시아 거장’전도 막내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러시아 국민화가 일리야 레핀 등 19세기 리얼리즘 거장들의 세계를 이번 연휴엔 꼭 한번 만나 볼 일이다.(02)525-3321.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는 국내외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현대회화를 전망하는 ‘그림의 대면(對面)’전을 열고 있다. 동양화, 서양화로 회화를 양분하는 한국현대회화의 제도적 문제점을 고민해 보는 자리이다. 설날 하루만 문을 닫는다.(02)425-1077. 아이들 미술공부로도 그만일 대형 전시는 수도권에도 있다. 고양시 일산의 경기 고양문화재단 아람미술관에서는 모딜리아니 전시가 열리고 있다.‘열정, 천재를 그리다’전에는 모딜리아니의 작품은 물론 그의 연인이었던 잔 에뷔테른의 작품까지 모두 150여점이 나왔다.1577-7766. 교과서에서 만나는 유명한 거장의 그림들은 분당에도 있다. 성남문화재단에서는 유럽현대미술 100년을 조망한다.‘유럽현대미술의 위대한 유산-피카소에서 미로, 샤갈, 현대회화의 거장들’전이 근 두달여 계속되고 있다. 파블로 피카소, 피에르 보나르, 호안 미로, 장 드뷔페 등 현대미술 거장의 작품 125점을 만날 수 있다.(031)721-7780.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구청장 현장브리핑] 신영섭 마포구청장의 화력발전소 이전

    [구청장 현장브리핑] 신영섭 마포구청장의 화력발전소 이전

    “혁신은 절차·품질 모두를 개선하는 작업입니다. 동 통폐합이 서비스 생산과정을 혁신하는 것이었다면, 수명이 다한 산업시설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것은 서비스 내용을 혁신하는 일이지요.” 구청장 취임 1년 반. 신영섭 마포구청장은 그동안 부단히 부수고 줄기차게 고쳤다. 동사무소 통폐합과 권역별 현장행정지원센터 운영은 ‘철밥통 부수기’와 자치행정 혁신의 전범으로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벤치마킹하고 있다. 신 구청장의 올해 목표는 한강변 서울화력발전소(옛 당인리발전소)의 이전을 확정짓는 것이다. 30일 발전소가 내려다보이는 당인동 현장을 찾은 신 구청장은 발전소 이전을 위한 마포구의 노력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했다.“한전은 국내 최대 기업 중 하나입니다. 우리 구 입장에선 거대 공룡과 맞선 셈이죠.” 그가 발전소 이전에 사활을 건 까닭은 이곳이 홍대앞 문화지구에서 절두산성지와 한강시민공원, 상암DMC를 거쳐 연남동 차이나타운으로 이어지는 U자형 문화·역사·관광벨트의 꼭짓점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대통령직 인수위가 이곳을 ‘문화창작발전소’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그의 구상도 탄력을 받는 듯하다. 문화관광부도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발전소를 문화예술 복합단지로 개조해 아시아 문화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그러나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발전소측은 2011년까지 500㎿급 발전기 2기를 지하에 신설하고 지상은 에너지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길 태세다.10월 착공 계획도 밝혔다.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도 발전소 이전이 수도권에 정전 등 비상사태를 가져올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마포구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4년 전 문광부가 발전소를 이전하고 문화창작발전소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청와대에 보고했지만 산자부 반대로 무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40∼50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옮기라는 게 아닙니다. 발전소가 이전해도 전력·난방공급에 차질이 없다는 것은 전문가 검토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실제 당인리발전소는 한전에 의해 핵심발전설비가 아니라 수급조절용으로 분류돼 있다. 전문가들도 내년에 완공되는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에 설비를 추가하면 수도권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다는 설명이다. 마포구가 선례로 삼는 것은 지난 2000년 런던 템스강변의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현대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영국 테이트모던 갤러리. 한해 40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다. “한전·산자부를 압도할 논리와 팩트를 발굴하고 새정부에 이전의 당위성을 전방위적으로 설득할 것입니다.” ‘창조적 파괴’의 열정으로 뭉친 ‘혁신 전도사’의 패기에 찬 도전이 관료조직과 거대 산업권력의 견고한 카르텔에 맞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당인리발전소 1930년에 지어진 국내 최초의 화력발전소.1982년까지 무연탄을 원료로 사용해 분진과 대기오염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얻었다.1970년대 이후 수도권 전력시설이 확충되면서 현재는 서울 전력소비량의 3.2%만을 공급하고 있다. 발전설비도 수명을 다해 4·5호기가 2012년 폐기된다. ●테이트 모던 갤러리 1981년 폐쇄된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해 2000년 5월 개관한 현대 미술관.99m 높이의 굴뚝과 잿빛 벽돌로 쌓은 육중한 외벽, 내부의 크레인 등을 원형대로 보존해 건축물의 역사성을 부각시켰다. 빅벤, 웨스트민스터사원, 대영박물관 등 인근 명소와 문화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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