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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모의 시시콜콜 예술동네] 똑같은 그림 왜 그릴까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한국인들의 그림을 향한 대단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던 박수근의 ‘빨래터’의 또 다른 버전이 전시된다고 한다. 30여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이 작품 때문에 드는 궁금증 하나. 왜 작가들은 특정한 주제나 소재를 반복해서 그렸을까?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예술가들이 말이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마치 승부사처럼 한 가지 주제나 소재에 몰입해서 자신의 기량을 연마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공고히 하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대상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표현해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런 경우는 수없이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고흐의 30여점에 달하는 ‘자화상’과 7점에 이르는 ‘해바라기’가 그렇다. 렘브란트는 잘나가던 젊은 시절부터 경제적으로 곤궁해진 말년까지 여러 장의 자화상을 유화와 동판화로 남겨 놓았다. 사실주의 작가 쿠르베는 일종의 나르시시즘에 도취해 가장 즐겨 그린 그림이 자화상이기도 했다. 피카소는 아비뇽의 처녀들을 완성하기 위해 3000여장의 반복적인 스케치를 남겼다. 소재에 몰입해 자신의 예술을 완성시키고자 했다. 그렇게 그려진 작품들은 작가로서 자신의 여정을 기록한 지도 같은 것이다. 대부분의 연작은 이 경우에 속하며 그런 이유로 그려진다. 다소 예외긴 하지만 두 번째는 소장가들의 주문 때문에 그리는 경우도 있다. 소정 변관식의 금강산을 소재로 한 그림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주변의 지인이나 평소 자신을 지원해 준 이들이 원하는 소재를 그려준 경우다. 세 번째, 잘 팔리는 소재를 계속해서 그린 경우이다. 화가도 생활인인 이상 경제적인 고통을 예술적 의지만으로 감내하기란 버거운 일일 것이다. 그런 경우 작품을 구입하는 소장가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즐겨 그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1950년대 미국 문화전쟁의 병기였던 잭슨 폴록을 계기로 작품에 제목 대신 번호를 붙이면서 소재와 구도, 기법의 유사성은 구상화건 추상화건 문제가 되지 못했다. 게다가 마르셀 뒤샹 이후 앤디 워홀에 이르면 미술품은 더 이상 고뇌하는 예술가의 창조물이 아니라 하나의 사물이 되고 만다. 이는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원로작가들부터 젊은 작가들까지 같은 소재와 기법은 수없이 반복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작가들도 구분을 하지 못할 만큼 유사 또는 흡사한 작품들이 양산되고 있다. 미술품의 유일성에 목을 매는 것은 우리의 미술에 대한 시각이 여전히 봉건시대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사실 미술품의 재화적 가치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의 유일성이다. 그리고 ‘유일하다’는 사실은 미술품의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가치보다 세속적 가치 즉 ‘그림 값’에 관심을 가질 경우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같은 도상이나 소재의 작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특히 작품을 가지고 있거나 그 작품과 이해관계가 있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비슷한 구도와 제목의 작품이 여러 점일 경우 그중 하나만 원작이고 나머지는 모두 위작이라고 쉽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뇌가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자기 마음을 속이는 것”처럼 말이다. <미술평론가>
  • 고종·백범의 묵향이 한눈에

    고종·백범의 묵향이 한눈에

    경기가 불황에 빠지면 고서화가 뜬다고 한다. 연초 갤러리 학고재가 기획한 ‘한국 근대서화의 재발견’은 만원사례였다. 몇년 전부터 남몰래 조선시대 고서화 기획전을 준비했던 우림화랑 임명석 대표는 살짝 김이 샜다. 그래서 임 대표가 두 손을 놓고 있다는 소문이 들렸는데, 느닷없이 대규모 서화전을 연다고 연락해 왔다. 서울 관훈동 우림화랑은 19일부터 6월3일까지 ‘묵향천고(墨香千古)-신록의 향연’전을 연다. 1층부터 4층까지 전관에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는 고종황제와 명성황후, 추사 김정희, 백범 김구의 서예작품 55점, 오원 장승업의 ‘화조도’, 소치 허련의 ‘산수도’, 단원 김홍도의 ‘강상한취도 등 75점이 전시된다. 모두 130여점에 이르는 물량이다. 이중 겸재 정선과 현재 심사정 등 일부 작품은 개인 소장자에게 빌린 것으로 판매하지 않고, 도록에도 올리지 않았다. 전시 작품 중 40% 정도가 개인소장품으로 오랜만에 외출한 것들이다. 임 대표는 “조선 말기인 1902년 이전 출생자들을 중심으로 작품을 선정했다.”면서 “KBS ‘진품명품’의 감정위원으로도 활약하는 문우서림의 김영복씨가 작품을 선정하고, 김규선 선문대 교수가 한글 해설을 붙였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도 많다.”면서 “현대미술의 뿌리가 고서화에 있다는 것을 재삼 확인하고, 5~6월에 수천년간 유지되는 묵향을 여유작작하게 즐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2층 전시실 정면에 고종의 ‘청학정’ 편액과 명성황후가 조카의 결혼을 축하하면서 써보낸 ‘오언축시’, 대원군과 의친왕 강의 글씨 등 왕가의 글씨를 한 데 모아놓기도 했다. 추사의 글씨는 6족자나 나와 있다. 행서체로 써내려간 ‘오직 도서(圖書)와 고기(古器)를 사랑하고 보리(菩提)에 들게 할 뿐이다.’ 내용의 족자는 유난히 힘이 넘쳐 보인다. 출품작 중 그림으로는 임자년(1560)과 계축년(1561년)생인 10개 문중의 선비 11명이 1610년 계모임을 연 기념으로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린 ‘임계계회도(壬癸契會圖)’, 표암 강세황의 산수도도 4작품이나 나왔다. 오른쪽 어깨 관통상의 후유증으로 일견 어눌해 보이기까지 한 백범 김구의 글씨 ‘서산대사시’도 좋은 구경거리다. 지하 1층에는 청전 이상범의 안개낀 듯한 풍경 ‘강촌어주도’, 소정 변관식 ‘무창춘색도’ 등 수묵화가 각각 여러 폭 걸려 있다. (02)733-378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미국 현대 미술계 비하인드 스토리

    미국 현대 미술계 비하인드 스토리

    1900년대 중반 미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는 현대미술 컬렉션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1935년 시카고에 최초의 모던아트 갤러리를 열었던 캐서린 쿠(1904~1994)가 1943년 큐레이터로 영입돼 현대회화와 조각품을 담당하게 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몸통 전체에 석고 깁스를 하고 수십년을 살았던 쿠는 현대미술에 대해 좋은 선구안을 가진 사려 깊은 큐레이터로 신체적인 열세를 인내하고 극복할 만큼 놀라운 열정을 가진 여자였다. ‘예술가를 말하다’(캐서린 쿠 지음, 에이비스 버먼 편집·완성, 김영준 옮김, 아트북스 펴냄)는 20세기 중반 미국 현대 미술의 태동기에 활동한 전설적인 큐레이터의 전기이면서도 그 시대의 예술가들과의 만남, 컬렉터들의 작품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 큐레이터와 이사진의 갈등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는 미술 전문서적이다. 쿠는 시카고미술관을 20세기 중반의 흐름에 발맞춰 나가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시카고의 보수적인 성향이 반영된 미술관 이사진은 이런 노력을 방해했다. 미술관 이사진은 윌렘 데 쿠닝의 초기 걸작 ‘발굴’이 선물로 들어오자 ‘10년 동안 전시를 하지 않겠다.’는 계약조건을 달으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 작품을 놓치기도 했다. 1955년에 쿠가 잭슨 폴락의 대작 ‘회색빛 무지개’를 사들이자 ‘시카고 트리뷴’에서는 ‘쿠쿠(쿠를 빗대)는 떠나야 한다’는 헤드라인 아래 작품 매입이 시카고를 덮친 재앙이라고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마크 토비의 1953년 작 ‘8월의 가장자리’는 이사진이 작품구입을 미적거리는 통에 결국 뉴욕 현대미술관에 팔려가기도 했다. 쿠는 미술기사로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1972년 보스턴 미술관의 중국미술 컬렉션 재설치 기념전시를 ‘새터데이 리뷰’에 실었다. 그 전시에는 닉슨 대통령 부부가 중국을 방문해 구입한 중국 물병 2점이 나왔다. 문제는 이 물병이 관광상품이었다는 것이다. 쿠는 지체없이 “대통령을 수행했던 그 많은 사람들 중 예술에 대한 지식이 있는 측근이 없었던 것이냐. 정치적 위상이 높은 소유자가 내놓았다고 명망 있는 미술관마저 그렇게 평범한 물건들을 두고 비굴한 태도를 취해야 하느냐?”고 일갈했다. 그 기사는 통신사를 통해 전국으로 퍼졌고, 쿠는 그 뒤로 수년 동안 알 카포네의 회계장부 압수수색 수준의 혹독한 회계감사를 받아야 했다. 러시아 작가인 칸딘스키의 작품을 몰라본 경매사의 무지로 거저 줍다시피 한 적도 있다. 1937년 1월 소리 소문 없이 열린 경매는 선구적인 아트 컬렉터 제롬 에디의 컬렉션. 경매사는 ‘틴판스키 작품’ 경매의 시작을 알렸다. 독일 무르나우에 있는 교회를 담은 1909년 표현주의 작품을 쿠는 각각 20달러와 5달러에 살 수 있었다. 미술관 큐레이터로서 좋은 컬렉터의 작품을 기증받기 위한 노력은 처절했다. 가장 뼈아픈 경험은 아렌스버그의 컬렉션. 아렌스버그는 현대미술가인 마르셀 뒤샹의 조언을 받아 엄청난 현대회화, 조각 컬렉션을 가졌다. 여러 경쟁자를 제치고 쿠는 아렌스버그로부터 시카고 미술관에서의 전시회 허락을 받았다. 쿠는 기증이 눈앞에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렌스버그가 전시에 동의한 것은 단 한 푼의 비용도 부담하지 않은 채 전문적으로 펴낸 도록을 손에 넣기 위해서였다. 도록이 기증의 교섭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도록이 손에 떨어지자 아렌스버그는 더이상 쿠를 만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워싱턴 DC의 내셔널갤러리에 작품을 기증한 체스터 데일의 경우는 시카고 미술관에 10년간 컬렉션을 무상 임대해 줬다. 컬렉션의 가치는 높아졌다. 내셔널갤러리가 생존 작가의 작품은 전시할 수 없다는 규정을 바꾸자 데일은 시카고 미술관에서 작품을 회수했다. 쿠는 또 헛물을 켠 셈이다. 쿠는 전 세계 순회전시와 같은 블록버스터급 해외전시도 대단히 싫어했다. 작품에 씻을 수 없는 훼손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북회귀선’의 작가 헨리 밀러가 화랑에서 그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했던 일화, 토마스 만이 현대미술을 보고 이해할 수 없다며 혀를 끌끌 차던 일화 등도 생생하고 재밌다. 시카고미술관이 소장한 최고의 걸작, 신인상파 화가인 조르주 쇠라의 ‘그랑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의 표면을 세척한 뒤 오른쪽 위 구석에서 쇠라와 그의 정부로 추정되는 여인의 모습을 발견한 것은 당시 큐레이터였던 쿠로서는 평생 못 잊을 감동과 경이로움이었다고 술회한다. 이 과정에서 쿠는 쇠라가 형식주의적 화가가 아닌 피 끓는 젊은 사내임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캐서린 쿠가 사망한 지 10년이 더 지난 2006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됐다. 쿠가 원고를 4분의3 정도 썼을 무렵 사망했기 때문에 쿠가 생전에 뒷일을 부탁한 미술사학자 에이비스 버먼이 쿠의 초고를 바탕으로 사망하기 전인 1982년의 인터뷰와 그녀가 남긴 편지, 메모와 기록들을 뒤져가며 나머지를 채웠다. 1만 5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광장] 청계천 하늘의 치마 저고리/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청계천 하늘의 치마 저고리/김종면 논설위원

    “자기만 알아먹는 예술이 무슨 예술이야. 그런 거 자기만 보면 되지 왜 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보게 만드는 거야.” 청계천 길섶을 함께 걷던 동료가 느닷없이 내게 따지듯 물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치마 저고리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지 않은가. 이 공공의 장소에서 야마리 없이 빨래를 말리고 있는 것은 아닐 터. 그러면 누가 어떤 컨셉트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필경 설치미술이라는 것이리라. 바람에 날리는 여인의 옷가지에서 상큼한 물빨래 냄새가 나지 않느냐고 농도 던졌지만 그는 시종 진지했다. 혹시 예술을 저주하는 건 아니었을까. 현대미술을 감상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고역인지 모른다. 쓴 사람도 읽는 사람도 모르는 지독한 해체시와도 같은 현대미술. 그것을 이해하는 건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럽다. 마르셀 뒤샹이 ‘샘’이란 작품을 선보이면서 변기도 예술이 됐다. 앤디 워홀의 ‘브릴로 박스’는 한갓 슈퍼마켓의 비누상자를 당당한 예술작품 반열에 올렸다. 심지어 안드레 세라노의 ‘오줌 예수’ 같은 충격적인 작품조차 예술이란 이름으로 통용된다. 적절한 상황과 논리만 주어지면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이들은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런 판에 새삼스레 현대미술의 불가해함을 들먹이는 것은 생뚱맞다. 다만, 가장 편안해야 할 청계천이라는 만인의 휴식공간에 ‘불편한’ 작품들이 널려 있어 하는 얘기다. 돌이켜 보면 2006년 미국의 팝아트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의 설치작품 ‘스프링’이 청계천 입구에 들어설 때 얼마나 말이 많았나.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느니 외국작가가 맡는 건 문화사대주의니 말들 했지만 요는 이 거대한 다슬기 조형물이 과연 청계천의 상징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작가는 도자기와 한복, 보름달에서 착안했다며 한국적 정서를 강조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옛 청계천을 추억할 수 있는 좀더 애틋한 정서와 혼이 깃든 ‘우리식’ 조형물을 주문했다. 예술에 국경은 없지만 생경한 박래품이 주는 거리감이랄까 팝아트 특유의 장난스러움 같은 것이 싫었던 것이다. 이제 세월이 흘렀다. 사람들은 장승처럼 서 있는 저 무정한 다슬기에 정을 붙였을까. 청계천의 버들치는 뭍에 오른 다슬기와 한 식구가 되었을까. 오늘도 청계천에서는 새로운 작품이 전시되고 온갖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사방팔방 열린 공간에서 펼쳐지는 것이니 공공의 미술이다. 그러면 공공미술다워야 한다. 실험적인 전위예술도 대중적인 팝아트도 좋지만 우리의 보편적 정서와 한 가닥 맥은 닿아 있어야 한다. 실험을 위한 실험 예술은 대안공간에서나 할 일이다. 언제부터 청계천이 하위문화의 배출구가 되었나. 벼와 피를 엄격히 가려내야 한다. 청계천은 있는 것 없는 것 다 내다 파는 만물상이 아니다. 청계천을 왜 다시 살려냈나. 그 복원의 의미를 살펴보면 청계천 미술이 지향할 바를 알 수 있다. 지금 청계천은 너무 뒤숭숭하다. 미술마저 거기에 가세하는 꼴이다. 청계천 미술은 좀더 자연스럽고 차분한 절제의 미학을 보여줘야 한다. 어수선한 난장을 거두고 쉴 만한 물가로 만들어야 한다. 혼돈 속에서도 질서를 잃지 않는 카오스모스의 예술이 청계천에 어울리는 이름 아닐까. 청계천을 걷는 선남선녀에게 미술이 위안을 주진 못할망정 짜증을 안겨줘서야 되겠는가. 지나가는 이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성숙한 청계천 미술을 기대해 본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현대미술관·국립극장 내년 법인화

    국립현대미술관·국립중앙극장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행정기관에 대한 법인화가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올 하반기 관련 법을 신설한 뒤 내년부터 문화기관에 인사·조직 운영권한을 대폭 이양한다는 계획이다. 6일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올 하반기 ‘국립현대미술관 설치·운영 등에 관한 법률’을 신설해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현대미술관, 국립중앙극장 등 두곳에 대해 법인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내에 소규모(10명 남짓)의 법인화 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 7일에는 행안부, 문화부 공동으로 보고회의를 열어 문화기관 법인화 추진단 구성과 운영방식, 구체적인 추진계획,예산 확보방안 등을 논의한다. 법인화는 문화적 전문성이 떨어지는 공무원들의 순환식 인사와 조직 운영의 경직성으로 인해 예산낭비와 효율성이 떨어져 관람객 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등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대미술관 관람객 수는 1999년 89만명에서 2007년 43만명으로 10년 만에 절반 이상 줄었다. 국립극장도 국민들의 문화예술 기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1998년 57만 1000명에서 2008년 44만 8000명으로 감소했다. 현재 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극장 등은 정부 부처 산하의 부속기관으로 책임운영기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미술관은 전체 직원 150명 가운데 100명이 순환보직 형태의 공무원이 맡고 있고, 국립극장은 극단단원 등을 제외한 마케팅, 경영 등 업무전반을 공무원(89명)이 다루고 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활용가치를 높여야 하는 미술관, 과학관 등은 2~3년간 재정지원을 해주고 단계적으로 50~60%선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안부와 문화부도 법인화 논의에서 문화기관에 대한 정부 예산지원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또 시범 문화기관들의 성과평가를 지켜본 뒤 향후 유관 기관들에 대한 법인화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미술관은 2007년 238억원, 2008년 270억원에 이어 올해 239억원의 예산지원을 받았고, 국립극장은 2007년 238억원, 2008년 247억원, 올해 251억원을 지원받았다. 박찬우 행안부 조직실장은 “큐레이터, 학예사 등 전문인력이 필요한 문화예술분야에 창의성과 열의, 경험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아마추어식 경영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비효율적으로 기관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면서 “민간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정부에서 인사·조직 권한을 넘겨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소나무 스치는 바람 그 속에 빠져든다

    소나무 스치는 바람 그 속에 빠져든다

    한국화가 문봉선(48) 홍익대교수의 수묵화에서는 바람이 흐른다. 폭풍우를 동반해 소용돌이치는가 하면 잦아드는 흐느낌도 있다. 버드나무 이파리 하나만 살짝 떨구는, 그러면서 부는 듯 마는 듯한다. 특히 그의 ‘소나무’에는 언제나 모질게도 불어대는 바람을 온몸으로 지탱해내는 불굴의 의지가 담겨있다. 바람 덕분에 그의 수묵화는 한여름 무더위의 지루함도 한방에 날려버릴 기세다. 종잡을 수도 없고 다 좇을 수도 없는 바람의 유혹에 넋을 잃는 재미가 매력이다. 바람 많은 제주도 출신이어서 그럴까. 바람은 그의 그림의 바탕이자 근본이다. ●16일까지 인사동 선화랑에서 전시 문 교수가 6~16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동정지간(動靜之間)-비어 있는 풍경 또는 차 있는 풍경’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한다. 한국화 또는 동양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이 엷어지고 있고, 그나마 대학을 졸업한 전공자들도 서양화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꾸준히 작업을 멈추지 않는 문 교수나 그의 전시를 여는 화랑이나 다소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현대미술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된 데다 화랑측에서 봤을 때 그의 그림값이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이다. 잦은 야외 스케치 탓인지 눈빛이 부리부리하고 얼굴이 갈색으로 그을린 문 교수는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수묵화에 천착해 왔기에 그만둘 수가 없다.”고 한국화를 끼고 사는 이유를 간단히 설명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암(素菴) 현중화(玄中和·1907~1997) 선생에게 서예를 오랫동안 배웠으며 전각(관상용 도장)은 김양동 선생에게 15년 동안 익혔다. 그가 대학에서 동양화 전공을 한 것은 당연한 귀착일 것이다. 최근에는 현대미술의 조류를 이해하기 위해 서양화도 2년여 공부했다. 수묵화는 100호 안팎의 넓은 한지에 그리고, 전각은 엄지 손톱만 한 돌에 새겨야 하는 것이니 서로 판이하게 다른 듯하면서도 닮았다. 기운생동(氣韻生動)의 교집합이다. 그는 “손톱만 한 돌을 새기다 보면 100호 크기의 그림을 그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자신감은 나이 40에 중국에서 초서를 익힌 후에 나타난 현상이다. 서예가들 사이에서 초서는 글씨가 아니라 서양의 추상화처럼 예술가적인 기질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인식된다. 문 교수는 “초서를 배운 뒤에야 글씨나 그림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기량을 속필로 써내려가야 하는 초서가 완성되자 그의 수묵화는 ‘단칼에 베듯이’ 망설임 없이 그려나갈 수 있게 된 것으로 이해된다. 그림을 그리는 데는 약 10시간이 걸린다. 목욕재계하고 붓들을 잘 빨아서 가지런히 늘어놓고, 텅빈 화선지 앞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먹을 갈면서 화면을 구상한다. 이렇게 9시간의 준비가 끝나면 1시간 만에 진경을 바탕으로 한 심상의 그림을 일필휘지로 그려낸다. 그가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그림을 시작하는 첫 호흡이 끊기지 않은 상태에서 완성해내는 것. 붓 끝을 일단 떼어낸 자리에는 객칠이나 다른 수정을 꺼려한다. ●‘실경추상’ 수묵화 매력 물씬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주는 ‘실경추상’ 수묵화는 이런 맛이 물씬 풍긴다. 그는 왜 추상화냐는 질문에 “풍경을 쥐어 짰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물과 닮도록 충실히 그려내는 것보다, 약간 덜 그리면서 여백을 남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추상화에 가까운 현대 수묵화는 임진강에서 스케치를 하고 그 풍경에 심상을 담아서 ‘덜’ 그려내려고 노력했다. 운무가 끼기 좋은 비오는 날 스케치를 나가면, 자연은 어디를 덜 그려야 하는 지를 스스로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그의 수묵화에는 흐느끼는 듯한 바람과 유려한 강물이 흐른다. 농담의 조절만으로 갈대숲이 보였다 사라졌다 한다. 환영처럼 말이다. 그 강렬함은 관람객 스스로 각자의 안목으로 그림 앞에서 느낄 수밖에 없겠다. (02)734-045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민족의 기원 화폭에 담았습니다”

    “한민족의 기원 화폭에 담았습니다”

    지난달 25일부터 광주광역시 광주문화예술회관 전시관(옛 시립미술관)에서 ‘그림으로 보는 역사 이야기’라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6월28일까지 이어진다. 전시회를 여는 작가의 이름에 시선이 꽂힌다. 만몽(卍夢) 김산호 화백. 50년 전 스무 살의 나이에 SF 만화 ‘라이파이’를 탄생시키며 당시 청소년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작가다. 청소년들은 22세기를 배경으로 빛보다 빠른 제비호를 타고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악의 무리를 처부수는 라이파이의 영웅담에 열광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암울했던 시절,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까닭일 것이다. 라이파이의 아버지가 역사화를? 20년 동안 그가 그려온 역사는 어떤 것일까. 광주에 갔다. 전시관에서 만난 김 화백은 그림을 먼저 보라고 권한다. 1200㎡가 넘는 공간을 가득 채운 거대한, 그리고 크고 작은 아크릴화, 유화 350여점을 찬찬히 눈에 담는 시간도 꽤 걸린다. ●치우천황의 밝달 국·단군의 대쥬신제국·밝지·실라 생생하게 신라 박제상이 썼다고 알려진 ‘부도지’의 마고주신 신화와, 기원전 8세기부터 3300여년 동안 이어졌다고 하는 국, 이제는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치우천황이 활약했던 1500여년의 밝달(배달)국, 그리고 단군이 세운 대쥬신제국(고조선), 부여, 위가우리(고구려), 밝지(백제), 실라(신라) 등의 모습이 생생하다. “제가 그리는 역사는 대한민국사가 아니라 한민족사입니다. 대한민국은 한민족사의 파편일 뿐이에요. 한민족의 뿌리가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갔는지 복원하는 작업이죠.” 낯설어하는 모습을 보이자 김 화백은 재차 전시관으로 손을 잡아끌며 여러 그림을 다시 보여준다. “요나라 시조는 야율 아보기(阿保機)인데, 아보기는 우리말로 치면 아버지예요. 중국 발음으로도 아버지이고. 우리와 같은 민족이 아니라면 쓸 수 없는 말이죠. 마의태자와 함께 신라 재건을 위해 싸우던 유민들이 북쪽으로 올라가요. 김함보라는 사람이 있는데 나중에 여진을 통일하죠. 신라 김씨예요. 이 사람의 8대손이 금나라를 세운 김아골타 황제입니다. 후금(청나라) 시조는 누르하치 황제인데 성(姓)이 애신각라(愛新覺羅)입니다. 신라를 사랑하고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신라의 핏줄이 분명합니다. 청나라 건륭제의 칙명으로 지어졌던 ‘만주원류고’에는 만주족은 쥬신족이라고 서술돼 있죠. 바이칼 호수 인근에 부리야트족의 자치공화국이 있는데 부리야는 다름 아닌 부여입니다.” 그의 그림 속에서 한민족의 선조들은 바이칼 호수에서부터 만주, 산둥 반도, 한반도, 그리고 일본에 이르기까지 말을 달린다. 그는 한민족 벨트라고 했다. 사대 사상이나 식민 사관을 빼고 우리를 중심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바라보자는 민족사학, 재야사학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정통사학(강단사학)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그는 “제도권 사학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바라보는 방향이 다른 것이죠. 제도권 사학이 앞면만 보고 있다면 저는 뒷면을 보고 거기에 나타난 다른 모습을 그리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화백은 만리장성 바깥의 역사를 이민족의 것으로 여겼던 중국이 이제 동북공정을 통해 자신의 역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예전에는 괴물로 묘사하던 치우천황까지 자신들의 조상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고조선이나 고구려마저도 중국의 지방 정부 가운데 하나로 만들려 한다고 성토했다. “최근 중국 동북지방에서 황하문명보다 오래된 홍산문명 유물들이 나오고 있어요. 그곳은 바로 고조선이 활약했던 한복판입니다. 우리 스스로 한반도에 갇혀 우리 민족사를 배척하는 동안 중국은 조금씩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역사는 한 번 빼앗기면 찾을 수가 없습니다. 잃어버린, 숨은, 알려지지 않은 우리 민족사를 널리 소개하는 것, 그것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입니다.” ●직접 그린 역사화 2000여점 상설 전시관 세우는 게 꿈 민족사 복원 작업에 매달리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김 화백은 1966년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만화 외에 패션 및 관광 사업에 도전했다. 사이판과 제주도에 있는 잠수함 관광이 그의 작품이다. 1978년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개방되기 전인 만주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그곳에 남아 있는 고구려 풍습과 문화를 만나며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닫게 됐다고 했다. 1988년부터는 아예 사업을 접고 북만주에서 타클라마칸 사막 등 중국 각지는 물론 몽골, 러시아를 드나들며 한민족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대쥬신제국사’와 계속 발간되고 있는 ‘대한민족통사’ 시리즈는 그 결과물이다. 한국 만화 재평가 작업의 흐름을 타며 지난해 만화가로서는 일곱 번째로 문화훈장을 받았던 김 화백. 6월 말까지 예정된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한국 만화 100주년과 겹쳐진 라이파이 50주년 기념 행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박재동 화백이 회장으로 있는 라이파이 팬클럽과 함께 팬미팅 겸 전시회를 서울에서 가질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부천만화정보센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도 라이파이 관련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미국의 준리 사범, 멕시코의 문대원 사범 등 한국을 빛낸 태권도 그랜드 마스터의 삶을 담은 500페이지짜리 만화책을 다음달 즈음 출간할 예정이다. 직접 그린 역사화 2000여점에 대한 상설 전시관을 만드는 게 소원이라는 김 화백은 “제 호가 만몽인데, 수많은 꿈을 지니고 있다는 뜻입니다.”면서 “만화를, 그림을 그리는 자체가 꿈이에요. 언제나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하고 있죠.”라고 웃음 지었다. 글 사진 광주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대변인 심장섭△문화예술국장 박광무△문화예술국 예술정책관 박순태△관광산업국 관광레저기획관 김성일△체육국장 김성호△미디어정책〃 김기홍△대한민국예술원 사무국장 이학재△한국예술종합학교 〃 이세섭△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조남호△〃 공공언어지원단장 김세중△〃 국어진흥부장 최용기△국립중앙도서관 기획연수〃 강봉석△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자료운영〃 원용기△감사관 최종학△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 이우성△문화콘텐츠산업실 저작권정책관 김영산△종무실 종무관 김동규△해외문화홍보원 해외문화홍보기획관 이칠화◇과장급△장관실 장관비서관 김명호△감사관실 감사담당관 신건석△인사과장 임병대△운영지원〃 전흥두[기획조정실]△기획행정관리담당관 김장호△재정〃 윤남순△규제개혁법무〃 최원일[문화콘텐츠산업실]△문화산업정책과장 최병구△영상콘텐츠산업〃 박형동△게임콘텐츠산업〃 유병채△저작권정책〃 김진곤△저작권보호〃 조기철[문화예술국]△문화여가정책과장 문영호△국어민족문화〃 노일식△지역문화〃 송병호△국제문화〃 강병구△문화예술교육팀장 김현모△예술정책과장 용호성△공연전통예술〃 권오기△디자인공간문화〃 한민호[관광산업국]△관광정책과장 박태영△관광진흥〃 이병국△국제관광〃 황성운△녹색관광〃 조효상△관광레저도시〃 김현욱△새만금개발팀장 서영길[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도서관진흥팀장 김명희[종무실]△종무1담당관 김재철△종무2〃 진재수[체육국]△장애인문화체육팀장 조향현[미디어정책국]△미디어정책과장 조현래△방송영상광고〃 김대현△출판인쇄산업〃 나기주[홍보지원국]△홍보지원정책과장 황두연△분석팀장 이계현△홍보콘텐츠기획과장 윤종석△정책포털〃 신호석[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문화도시정책과장 신중석△전당기획〃 김호동△전당시설〃 안상근[국립대한민국관건립추진단]△기획과장(단장 직무대리 겸직) 강태서△건립〃 정창성[예술원사무국]△관리과장 문정석[한국예술종합학교]△사무국 총무과장 손진호[국립중앙박물관]△기획총괄과장 김태훈△고객지원팀장 이기정△국제교류홍보〃 김혜선[국립국어원]△기획관리과장 엄현희△어문연구팀장 정희원△언어정보〃 이승재△국어능력발전과장 박용찬△한국어교육진흥〃 정호성[국립중앙도서관]△자료기획과장 이수은△주제정보〃 이선[국립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소장 김종권△디지털총괄기획과장 여위숙△디지털정보이용〃 황면△정보시스템운영팀장 최경호[해외문화홍보원]△기획운영과장 박용철△문화홍보사업〃 공형식△해외홍보콘텐츠팀장 류정영△외신홍보〃 김철민[국립중앙극장]△과장직위 김춘섭[국립현대미술관]△과장직위 김승호[국립국악원]△기획관리과장 김현승△국악진흥〃 김용삼△장악〃 이재형△민속국악원장 이영우△남도〃 윤이근△부산〃 박영도[국립민속박물관]△민속기획과장 도재경[한국정책방송원]△과장직위 윤필상 ■보건복지가족부 △사회복지통합관리망추진TF팀장 김기남 ■노동부 ◇승진 △대구지방노동청장 최수홍◇전보△대전지방노동청 대전종합고용지원센터소장 김석철 (5월4일자) ■식품의약품안전청 ◇승진 △광주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유성현 (5월4일자)
  • 21세기 팝아트 진수를 만나다

    21세기 팝아트 진수를 만나다

    완벽하게 둥근 공 모양의 얼굴은 표정이 없지만, 새틴 드레스나 블루 진, 데님 스커트에 웨지힐을 신고 즐겁게 춤을 추고 있다. 굵은 테두리의 인체 라인은 아주 인상적이라 어디선가 한번이라도 봤더라면, 두 번째부터는 당장에 알아볼 수 있다. 영국 출신 팝아트 작가 줄리안 오피(51)의 작품으로, 모델은 스페인 현대무용가인 카트리나와 영국 로열발레단의 앤이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 신관 1, 2층에서 29일부터 5월31일까지 한 달가량 오피의 개인전이 열린다. 국제갤러리에 따르면 국내에서 공식적인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오피의 작품은 이미 국내 아트페어나 각종 전시, 잡지나 인터넷을 통해 자주 소개돼 있어 공식적인 첫 개인전이라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 “내 작품엔 日·벨기에 등 타 문화 반영” 1958년 런던에서 태어난 오피는 1960년대 앤디 워홀 이후 21세기의 팝아트를 대표하는 작가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둥근 머리와 단순한 선으로 이뤄진 전신상, 여기에 친밀하고 섬세한 색채들이 특징이다. 오피는 영국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수학했는데 지난 3월 서울 청담동 PKM갤러리에서 국내 첫 전시회를 가진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68)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마틴은 의자, 커피포트, 샌들, 전구 등 일상적인 물건들을 아주 화려한 색채감으로 표현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개념미술의 1세대다. 오피는 1982년에 학교를 졸업했고, 마틴은 1994~2002년 그곳의 교수를 지냈으니 서로 직접적으로 사제의 연을 맺지는 않았다. 개인전을 앞두고 방한한 오피는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나의 인물 초상 작품은 개별성과 보편성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인물 초상화의 경우는 18세기 일본의 판화작가인 우타 마로와 17세기 반 다이크의 초상화, 어린시절 읽은 벨기에 작가의 세계적인 만화 틴틴(우리 식으로는 ‘땡땡’)과 20세기 일본의 망가(만화)와 애니메(애니메이션) 등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오피는 이를 두고 “다른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며 보편성을 강조했다. 오피는 초기에는 입체작품을 주로 했고, 1980년대 후반까지 후기 미니멀리즘 혹은 네오 미니멀리즘의 형태 작업을 했다. 특히 1991년까지 그의 그림의 주된 주제는 고요한 풍경으로 인물은 나타나지도 않았다. 특정 인물이 나타나게 된 시점은 1998년으로 미술행정가인 엘렌과 교사인 폴 등 주변 인물을 그리면서다. 그 후로 작가의 화가 피오나, 학생 마르코, 주부인 버지니아, 무용수인 브루스, 미술품 수집가, 화랑대표, 일본 판화의 딜러 켄과 그의 부인 등을 그렸다. 개별성에 보편성을 입히는 오피는 인물의 얼굴과 신체적 특징 같은 생략하고 단순화했다. 오피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컴퓨터로 수정한 이미지들이다. 그 결과 그의 작품은 마치 표지판(사인보드·Sign Board)같이 느껴진다. ●LCD동영상 작품 등 30점 전시 현대 산업화의 상징인 LCD 위에 그린 초상화는 영화 ‘해리 포터’에서 본 인물사진이나 현상수배 전단지를 연상하면 된다. 꼼짝도 하지 않는 몸과 달리 눈동자가 살짝 움직이거나 인물화의 배경인 풍경속 구름이 흘러가거나 귀고리가 딸랑거린다. “21세기가 아니면 해 볼 수 없는 작업이었다.”고 오피는 말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영국 테이트 모던, 뉴욕 현대미술관, 도쿄 국립현대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최신작들로 라이트 박스를 이용한 평면작품과 LED 동영상 작품, LCD 동영상 작품, 조각 등 총 30점으로 구성됐다. (02)733-8449.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무사터 아트페어’ 미술계 화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 1월 문화예술인과의 신년인사회를 서울 소격동 옛기무사 강당에서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기무사터를 국립현대미술관의 서울 분관으로 활용한다.”고 발표해 문화예술인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3개월 만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첫 행사로 특정언론사가 주최하는 미술시장(아시아대학생 청년작가 미술축제-ASYAAF)을 열겠다고 최근 결정해 미술계가 발끈하고 있다. 미술계에서는 이같은 행사가 부적절하다며 7월로 예정된 이 행사 자체를 미술계의 힘으로 막겠다고 나섰다. 미술계는 올 2월 문화부의 자문요청을 받고 “미술관을 개관하기 전 첫 행사로 상징적이고 미래적인 미술행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는데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기무사터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사용하기로 결정한 만큼 정식으로 개관을 했든 안 했든 이미 미술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런 상징성을 가진 곳에서 특정 언론사의 미술행사가, 그것도 대학생들의 미술품을 사고파는 상업적인 활동이 이뤄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5월 중순에 ‘기무사터의 국립미술관 설립방안에 관한 연구(가칭)’ 세미나를 열고 정부의 이번 결정을 조목조목 비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관은 상업화랑과 달리 미술품을 팔 수 없는 곳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술계 관계자는 “기무사터를 미술관으로 만들기 위해 15년간 애써 왔던 미술계로서는 문화부의 이번 결정이 앞으로 생길 서울 분관의 상징성·순결성을 잃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술사적으로 볼 때 기무사터의 첫 행사가 ‘아트페어였다.’는 얘기가 늘 거론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미진(홍대 미술학과 교수) 예술의전당 전시실장도 “기무사터에서 미술품을 사고파는 시장이 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정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화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10월 미술관 조성 이전에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통해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신나는 도자기 축제 함께 해요

    신나는 도자기 축제 함께 해요

    경기도 이천, 여주, 광주, 오산의 지명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청자·백자·막사발 등을 떠올린다면 사회 실력이 일단 초등학교는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5월 전국 도자기 가마의 50%가 밀집해 있는 이곳 경기도 남부에서 대대적인 도자기 축제가 열린다. 대표적으로 올해 5회째를 맞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와 12회째인 ‘세계막사발장작가마축제 2009’가 그것이다. 안산 경기도미술관도 현대미술 작품들을 대거 선보이는 ‘현대조형도자전, 세라믹스 클라이맥스’ 전시를 연다. ●5월24일까지 ‘불의 모험’ 주제로 열려 ‘불의 모험’을 주제로 한 전시, 공연, 교육, 학술 등이 5월24일까지 열린다. 지역마다 전시의 특성이 있어 이천에서는 현대도자기가, 광주에서는 청자와 백자 등 전통도자기, 여주에서는 생활자기가 전시된다. 3개 지역 모두 신나는 도자체험 프로그램 ‘에듀 비엔날레’를 마련했다. 어린이들이 불꽃이 되어 땅과 물, 불,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인터랙티브 영상을 제공한다. ‘터치터치!세라믹’은 유아들이 도자기 제작 과정에 참여해 흙을 만지면서 감성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오감체험’ 프로그램은 초등학생들까지 참여하는데 흙밟기, 흙던지기를 통해 흙과 뒹굴 수 있다. 물레를 돌리며 도자기를 만들거나, 핸드페인팅을 하는 기회도 주어진다. 주로 이천과 여주에서 참여 프로그램이 많다. 학술행사로 이천 도자진흥재단 세미나실에서는 도예가, 큐레이터, 환경전문가, 비평가가 참여해 ‘도자와 에콜로지’를 주제로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 세계 20여개국 도자 전공 대학생들이 모여 워크숍, 세미나, 도자영화제 등을 통해 도자예술을 토론하는 ‘세계 대학생 도예대회’도 진행된다. (031)645-0531. ●막사발축제에선 체험교실도 진행 ‘막사발 장인’으로도 불리는 현대 도예가 김용문씨가 1998년부터 시작한 막사발 축제로 5월1일부터 10일까지 오산시민회관과 궐동 빗재가마에서 열린다. ‘빗재’는 김용문 작가의 호. 김 작가는 2005년부터 중국 산둥(山東)성 쯔보(淄博)시에서 초청받아 ‘막사발(Macsabal)’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 행사를 여는 등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개최 횟수는 12년이지만, 해외에서 열린 축제까지 포함하면 18회째 열리는 축제다. 올해 막사발장작가마 축제에도 아르헨티나의 빌마 빌라버드를 비롯해 전세계 현대 도예작가 19명이 참석한다. 해외 참가작가들은 모두 자비로 참가하지만, 매년 해외 작가의 참여는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이다. 김 작가가 사재를 털고 오산시가 경비의 일부 지원하는 이 행사는 규모 자체보다는 행사의 밀도에 주목해야 한다. 축제에 참여하면 59명의 도예가가 참석한 가운데 시범을 하는 장작가마 불 때기와 가마에서 도자기 꺼내기 등을 해볼 수 있다. 8~10일까지는 오산시민회관에서 체험교실이 진행된다. 같은 기간 오산시에서 ‘물향기 축제’를 연다. 수목원과 오산천 생태공원 일원에서 환경뮤지컬, 콘서트, 누에고치 공예체험 등이 진행된다. (031)378-2816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한밤의 문화 산책(KBS1 밤 12시) 한 주간의 문화가 소식을 알차게 전하는 ‘톡톡 주간문화가’에서는 인도 현대 미술의 신비로움이 전해지는 ‘인도현대미술전-세 번째 눈을 떠라’ 전시를 소개한다. 2009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 창작뮤지컬 ‘이순신’과, 세계무대 데뷔 40주년 기념 리사이틀을 가진 첼리스트 정명화의 음악회를 전한다. ●VJ특공대(KBS2 오후 9시55분) 따뜻한 날씨인 봄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춘곤증. 춘곤증도 잡고, 꽁꽁 숨어 있던 미각까지 확실하게 잡는 진미(珍味)를 소개한다. 2009년 관광특구로 거듭난 명동의 모습과 산에 사는 물고기부터 춤추는 분수대, 200년 된 바위에서 해수찜 즐기는 마을까지 대한민국 1%의 숨은 명소를 VJ카메라가 공개한다. ●사랑해, 울지마(MBC 오후 8시15분) 현우는 미선의 결혼식 장소에 대해 미수와 얘기하던 중, 회사 별장을 생각해 낸다. 현우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사용 허락을 받아내고, 이 소식을 식구들에게 전한다. 한편 영민의 할아버지를 만난 서영의 아빠는 영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고 부탁한다. ●아내의 유혹(SBS 오후 7시15분) 화가 난 교빈은 애리를 잡아끌어 택시에 태우고, 복통이 시작된 애리는 애처롭게 진통제를 찾는다. 하지만 교빈은 애리에게 이제 연기는 그만하고, 죗값을 받으라고 말한다. 한편 은재는 니노에게 나물과 생선을 골고루 먹어야 건강에 좋다며 밥을 먹인다. 애리의 전화를 받은 은재는 급히 집을 나서는데…. ●명의(EBS 오후 9시50분) 방광은 우리 몸에서 가장 신축성이 뛰어난 장기로 몸 안의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설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남성 10대 암 중 5위에 랭크됨에도 불구하고 방광암에 대한 경각심은 그리 높지 않다.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가장 적절한 치료 방법을 연구하는 비뇨기과 전문의 박영요 교수를 만나 본다. ●시네마 투데이(YTN 오후 8시35분) 이번 주 개봉한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의 주연배우 공효진, 신민아와 인터뷰를 한다. 또 이경규, 유재석, 김동현 등이 더빙에 참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리틀 비버’의 시사회 현장을 찾아가고, 김하늘, 강지환 주연의 액션 코미디 영화 ‘7급 공무원’의 흥행 포인트를 분석해본다.
  • [씨줄날줄] 미술관과 갤러리/함혜리 논설위원

    왕족과 귀족,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예술품을 대중이 향유할 수 있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18세기 말의 시민혁명이다. 봉건사회에서 근대 시민사회로 넘어가면서 유럽의 대부분 궁궐들은 왕과 시민이 함께 즐기는 공공 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도 혁명정부가 궁전의 일부를 ‘예술 박물관’으로 만들어 왕실 소유 미술품, 성직자 및 종교단체와 망명자 재산에서 압수한 예술품을 시민들에게 공개한 것이 그 시작이다. 당시 박물관은 단순한 미술 전시관의 차원을 넘어 ‘학교’로서 공적인 성격이 강했다. 프랑스의 박물관에 대한 이같은 접근방식은 구미 각국에 곧바로 전파돼 국립박물관 및 미술관 설립을 촉발시켰다. 미술관·박물관을 시민들의 여가활동 및 교육을 위한 공공재로 가장 충실하게 활용하고 있는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에서는 보다 많은 시민들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모든 국립 박물관 및 미술관을 무료로 운영한다. 국립미술관인 내셔널갤러리를 보면 얼마나 그 원칙에 충실한지를 쉽게 알 수 있다. 13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서유럽의 대표적 회화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내셔널갤러리는 런던의 중심부 트라팔가 광장에 위치한다. 런던의 부유한 지역인 웨스트엔드와 가난한 지역인 이스트엔드의 한가운데에 미술관을 두어 신분, 교육, 수입, 거주지의 구애 없이 모든 시민이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술관이 비영리적이고 교육적인 성격이 강한 반면 갤러리는 판매를 위해 그림을 전시하는 상업화랑을 가리킨다.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이나 작품은 사고파는 것이 아니지만 갤러리는 작품을 발굴해서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미술 마케터의 역할을 한다. 상업적인 갤러리들이 한데 모여 여는 미술장터가 아트페어다.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소격동 기무사터에 들어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첫 전시로 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들의 아트페어인 아시아프(ASYAAF)를 열겠다고 밝혔다. 기무사터를 미술관으로 전환하는 데 앞장섰던 시민들과 미술계는 극구 반대하지만 소귀에 경 읽기다. 미술관과 갤러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걱정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정준모의 시시콜콜 예술동네]잘팔리는 작가&미술관이 사랑하는 작가

    요즘 미술시장을 보면 크게 두 종류로 작가군이 나뉜다. 일반 컬렉터의 사랑을 받아 미술품 경매시장 등에서 성공한 작가들과 미술시장에서는 외면당하지만 미술관이 사랑하는 작가들이 있다. 이같은 구별은 ‘시장에서의 성공이 곧 예술성이 전제되는 것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생겨난다. 단순하게 소비하는 것과 소장하는 것 그리고 향유하고 감상하는 것은 각각 다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대개 미술시장의 가격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제 상황이다. 여기에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만 역시 사람들의 기호에 크게 좌우된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지명도와 수상경력, 평판, 출신학교 등 작품 외적인 요소가 중요하다. 이것은 그림을 살 때 눈으로 보고 사기보다는, 귀로 듣고 사는 초보적인 단계의 컬렉터들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뜨고 있는 미술시장인 중국이나 홍콩시장에도 또 다른 의미의 초보 컬렉터들이 존재한다. 여전히 교조적인 사실주의 회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미니멀하고 실험적인 작품은 불편할 뿐이다. 따라서 이들 경매시장에서 극사실적인 작품이나 후기 팝아트 형식의 그림들이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비디오나 설치작품 그리고 개념적인 작품은 아예 찾아보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니 한국과 홍콩의 경매에 출품되는 작가와 작품들이 다른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형성한다 하더라도 현대미술의 담론 생산, 이슈 제기 등의 문제에서 크게 평가받지 못한다면 그 작가는 단순히 시장에서의 인기작가에 머물고 만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아트뉴스(Artnews)’가 창간 105주년을 맞아 ‘105년 후에도 살아남을 작가’를 선정해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런데 미술시장의 활황을 주도해온 톱 10에 들어가는 대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장샤오강, 바젤리츠, 다카시 무라카미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뜨거운 미술시장의 중심인 중국 작가들 중 장샤오강, 웨민준, 쩡판즈를 찾아볼 수 없는 것과 같다. 사실 중국미술의 힘은 세계 미술계에서 주류에 속하는 차이궈창, 황융핑, 왕두, 얀페이밍에게서 나온다. 물론 시장과 미술현장 양쪽에서 모두 잘나가는 작가로는 프랜시스 베이컨, 리히터, 안젤름 키퍼, 앤디 워홀, 재스퍼 존스, 엘스워스 켈리, 댄 그래이엄, 리처드 세라, 루이스 부르주아, 브루스 나우먼, 척 클로스, 솔 르윗, 신디 셔먼 등이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별 인기가 없는 백남준, 수빙, 차이궈창, 오노 요코 등도 105년 후에 여전히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려운 일이지만 당대에 잘나갈 것인가. 미술사에 오를 것인가? 작가들에게는 또 다른 선택을 강요하는 딜레마다. 컬렉터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인기있는 작가를 수집할 것인가, 미술 역사에 남을 작품을 수집할 것인가. 돈은 있지만 눈이 없는 컬렉터들이 존재하는 한 미술시장은 잘나가는 작가와 미술관이 사랑하는 작가로 나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민해야 한다. 어떤 작가들이 100년 뒤에 살아남을 것인가. <미술비평가>
  • 현대미술사를 살짝 비틀다

    현대미술사를 살짝 비틀다

    종이를 확 구겼다, 휙 집어 던졌다, 쓱 집어 들었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편다. 평평하게. 그러나 한번 구겨진 종이가 쉽게 펴질 리 없다. 그래서 종이를 내팽겨치던 그 마음, 그것을 다시 주워 담는 마음을 오랫동안 보존이라도 하려는 듯 구겼다 편 종이를 액자에 집어넣었다. 그 액자는 네모 반듯한 사각의 액자가 아니다. 구겨진 종이의 울퉁불퉁한 결에 따라 같이 각이 져 구불구불하다. 액자에 끼여 있는 유리도 내용물이 구겨진 대로 오목하기도 하고 볼록하기도 하다. 이 유리에 조명이 비춰지자 부유물이 떠돌 듯 잔영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조각가 박원주(48)의 ‘펴기’ 시리즈 작업이다. 구겨진 종이를 다시 주워 액자에 모시는 이 행위는 순간 후회나 반성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좀 더 창조적으로 생각해 보라. 이것은 새로운 발견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박 작가의 생각이다. ●새달 21일까지 펴기 시리즈 등 30여점 전시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박 작가가 5월21일까지 ‘펴기’ 시리즈 등 조각작품 30여점을 전시한다. 김종영미술관이 2004년부터 매년 2명을 선정해 개인전을 지원하는 ‘오늘의 작가’가 된 덕분이다. 이번 전시는 개인전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작업내용뿐만 아니라 작가의 주요 전시품들도 함께 전시하는 만큼 박 작가의 작품세계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단연 주목을 끄는 것은 ‘고독공포를 완화하는 의자’다. A4사무용지로 만든 이 의자는 놀랍게도 미국 싱싱교도소에서 사형수를 처형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기의자를 모델로 했다. 종이로 만든 죽음, 그것은 과연 가벼운가 무거운가. 더 놀라운 상상력은 이 의자가 2인용이라는 것. 황천길을 함께하는 친구가 있다면 고독과 공포가 줄어들려나. 흔하디 흔하고, 하잖기 짝이 없는 종이로 만든 전기의자는 역설적으로 약한 것의 힘을 보여 준다. 이 작품에는 장점이 있다. 조각가라고 하면 커다란 대리석이나 대형 철근, 끌·망치·정 등 묵직한 도구를 연상하지만, 박 작가가 하는 작업은 가볍기 한없는 A4사무용지나 칼, 자, 양면테이프 등 모두 현지조달이 가능한 것들이다. 덕분에 그의 작업을 두고 외국인 동료들은 ‘유비쿼터스 워킹’이라며 부러워했다. 그의 작품에 필요한 A4사무용지가 없는 미국조차도 작품이 완벽하게 나오지 않아서 그렇지 레터종이를 활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원래 2004년 대안공간인 사루비아다방에서 작업했던 작품이다. 박 작가는 “작업의 묘미는 튼튼한 전기의자가 아니다. 아슬아슬하게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박 작가가 제공한 모듈로 김종영미술관측이 재현한 전기의자는 아주 튼튼하고 잘 만들어져서 작가의 의도에 살짝 반(反)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작업인 ‘펴기’도 재미있다. 이 작품들을 이해하려면 현대미술의 맥락을 다소 이해해야 한다. 원래 박의 전기의자도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의 전기의자를 연상시킨다. 더 나아가 펴기 작업에서는 마르셀 뒤샹이나 루시오 폰타나 등 현대작가들의 작업들을 패러디하고, 살짝 뒤틀고 있다고 김종영미술관의 김정락 학예실장은 분석했다. 뒤샹은 1920년 막막한 8개의 검은 창을 보여주면서 ‘신선한 과부(Fresh Widow)’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박 작가는 구겨진 창문과 창틀로 구성된 진홍빛 프레임의 8개의 투명한 창을 보여주곤 ‘Fresher Widow’(더 신선한 과부)라고 불렀다. 패러디의 절대 강자 뒤샹을 깜찍하게 패러디해낸 것이다. ●박원주 작가 작품 세계 한눈에 박 작가는 더 나아가 루시오 폰타나로 넘어갔다. 라틴아메리카의 작가인 루시오 폰타나는 평면에 3개의 칼자국을 내 폭력성·남성성을 현대회화로 추구한 작품 ‘칼날 삼부작’을 내놓았다. 박 작가는 이의 대구로 ‘칼날 삼부작-펴기’로 내놓았다. 구겨지고 일그러진 종이(나무)를 펴서 액자, 그것도 둥근 액자에 집어넣어 남성성, 폭력성을 거세시켜 내고 있다. 이제 결론이다. 전시제목 ‘에퀴녹스(Equinoxes)’는 뭔 의미냐. 일년에 두 번 있는 밤과 낮이 똑같은 날, 춘분과 추분을 일컫는 말이다. 똑같은 순간이 되기 위해 가는 길은 긴장이 가득하다. 컵에 물이 가득 차서 떨어지려는 순간의 아슬아슬한 긴장을 상상해 보라. 뭐가 이리 어렵냐고 생각하지 말고, 현대미술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점에 착안하시길. (02)3217-6484.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인사동 스캔들’로 본 가짜 그림 스캔들

    ‘인사동 스캔들’로 본 가짜 그림 스캔들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인사동 스캔들’은 400억짜리 명화 ‘벽안도’를 둘러싼 유쾌 상쾌 통쾌한 한바탕의 사기극이다.  신인 감독이 꼼꼼하게 정성들여 만든 영화에는 볼거리들이 가득하지만 특히 그동안 말이나 사진으로만 접했던 위작(가짜 그림)의 제조 공정이 동영상으로 생생하게 재연된다는 점도 큰 재미다.  주인공 이강준 실장(김래원)은 고아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유학한 천재 복원가다.명화를 복원하는 다소 생소한 복원가란 직업은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남자 주인공의 직업으로 등장한 바 있는데, 이때 영화의 배경은 이탈리아였다.  김래원은 어머니가 미술학원을 운영한 데다 국내 최고의 미술기관인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복원 전문가로부터 특별 개인지도를 받기도 했다.닭피,조개 껍질, 수백년 묵은 먼지,얼음보다 찬 깨끗한 계곡물 등을 이용한 명화 복원과 복제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진짜보다 흥미진진한 가짜 명화의 역사  ’인사동 스캔들’을 보기 전에 명화를 둘러싼 위작 스캔들의 역사를 안다면 훨씬 흥미진진하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다.  먼저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위작 스캔들로는 명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로 유명한 얀 베르메르를 베꼈던 반 메레헨이 있다.  17세기에 활동한 네덜란드의 ‘국보급’ 화가인 베르메르는 오랜 시간을 들여 사진을 찍은 듯 꼼꼼하고 정밀하게 유화를 그렸는데 실내에서 여성들을 주로 담은 그의 그림은 고요하면서도 관능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그의 대표작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북구의 모나리자’로 칭송됐는데 영화로도 옮겨졌다.명화 한 장이 불러오는 상상력을 스크린에 채웠는데 스칼렛 요핸슨이 관능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하녀 역할을 맡았었다.  메레헨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네덜란드의 보물인 베르메르의 그림들을 나치에 팔았다는 죄목으로 법정에 서게 되자 사실은 자신이 그린 위작임을 실토한다.  법정에서 위작을 만들어내는 실력을 선보인 그는 문화재 반출죄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받는다.메레헨이 쓴 위작 수법은 오래된 그림을 사서 그 위에 다시 베르메르 풍으로 그림을 그린 뒤 오븐에 구워 물감이 오랜 세월 때문에 갈라진 듯 보이게 만드는 것. 베르메르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점을 이용했다.  한국 미술사에서 가장 떠들썩한 위작 스캔들로는 1991년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가 있다.문제가 된 ‘미인도’는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로부터 압류한 재산 가운데 하나로 국립현대미술관이 적당하게 ‘미인도’라 이름붙였다.  당시 청와대 경호실에 근무하던 경찰관이 인사 청탁용으로 김재규에 건넨 것으로 알려진 ‘미인도’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전시회 리플릿에 그림 사진을 넣으면서 세상에 알려졌다.천경자씨는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고 부인했고 스캔들로 번졌다.  당시 감정을 맡았던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전문가들 사이에선 진품으로 결정났으나 작가 자신이 깜빡 실수한 것이라고 번복하기엔 격한 감정에 휩싸인 상황에선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지난 2007년 한 잡지에 후일담을 털어놓았다.일반 대중이나 언론은 천경자 화백 편에 서서 ‘작가가 자식과 같은 작품을 못 알아볼 리 없다.’고 했고, 이 사건으로 큰 상처를 받은 천 화백은 절필을 선언한 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  2007년에도 국내 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인 45억 2000만원에 팔린 박수근의 ‘빨래터’를 둘러싸고 위작 논쟁이 일어 현재까지 진위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악랄하면서 아름다운 화랑주 엄정화  아름답고 카리스마 넘치는 악랄한 화랑주 배태진을 열연한 엄정화는 그동안 보여준 건강하고 섹시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연기를 펼친다.  화가를 협박하고 복제전문가의 손을 절단내며 가짜 그림도 거리낌없이 팔아대는 화랑주는 단연코 감독이 만들어낸 캐릭터이다.  국내 미술계에도 미모에 카리스마를 겸비한 여성 화랑주들이 많지만 엄정화처럼 가짜 그림을 유통시키는 범죄를 서슴지 않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국내 최대의 화랑 가운데 한 곳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는 현역으로 활동 중인 자신의 화랑주에 대해 “영화 ‘악녀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묘사된 잡지 편집장 메릴 스트립처럼 까탈스럽고 카리스마가 넘친다.”고 언급하긴 했었다.  ’인사동 스캔들’이 한국 영화계와 미술계에 어떤 화제와 스캔들을 몰고 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영화를 보고 인사동이 가짜 그림과 미술품들이 판치는 곳으로 오해받지 않기를 바란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독일 하노버서 한국문화예술전

    독일 하노버에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대규모 문화예술 행사가 16일 개막한다. 한국을 세계 최대의 기계·산업설비 전시회인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의 2009년 동반국으로 결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행사는 현대 미술과 사진, 디자인 등 시각예술을 보여주는 전시와 영화제, 전통 및 현대 인쇄술과 출판물로 지식산업을 보여주는 도서전, 애니메이션·책·게임으로 한국의 지식수준을 보여주는 한국 교육키트로 나뉜다. 문화행사 총감독을 맡은 김정화(53)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최초의 금속활자로 찍은 불경과 수 세기 동안 선비들이 애독한 도서, 현대미술과 영화제들을 결합해 세계 기업인들에게 한국 문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술전은 17일부터 5월31일까지 하노버 도심 한복판에서 폐점한 백화점 진레퍼스 건물 4개층을 활용해 대규모로 펼친다. 전시 공간만 8114㎡(2460평)에 이른다. 전시 주제는 ‘Made In Korea’. 한국전쟁과 전쟁의 폐허, 냉전체제가 잔존하는 유일한 국가인 한국이 정보통신(IT), 조선, 자동차, 건설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놀라운 국가로 떠오른 것을 담아내고자 했다. 기계·산업설비 박람회와 연관성을 고민한 결과다. 사전전은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한국사람들’, ‘한국의 도시풍경과 내면풍경’으로 21세기 한국의 현실을 보여주게 된다. 현대미술쪽의 박찬경, 배영환, 사사, 송상희, 임민욱, 조습, 조해준, 함경아, 플라잉시티와 사진작가 배병우, 구본창, 정연두, 노순택, 이상현, 윤정미 등이 31개팀으로 나누어 영상, 사진, 설치 등 작품 160여점을 선보인다. 박진우, 이상진 등 9개팀의 디자인 작품 100여점도 함께 선보인다. 출판분야의 전시에선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과 월인천강지곡의 영인본 등 고서 64점과 어린이용 도서 150점 등이 출품된다. 이밖에 ‘밀양’과 ‘워낭소리’, ‘똥파리’ 등 9편의 영화도 상영된다.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20~24일 열리고, 개막 행사 때는 사물놀이 등의 공연도 열린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현대미술의 새 지평 인도에 눈 떠라

    현대미술의 새 지평 인도에 눈 떠라

    인도 빈민가의 젊은이가 퀴즈쇼에서 우승해 백만장자가 된다는 꿈 같은 영화 ‘슬럼독 밀레어네어’를 제대로 봤다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오는 17일부터 6월7일까지 열리는 인도현대미술전은 이미 절반 이상 이해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가깝게는 20여년 전 인도와 현재의 인도 모습이고, 멀리는 고대 인도의 흔적과도 조우하는 전시이다. 예술이란 그것이 배태되고 태어난 사회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슬럼독 밀레어네어에서 인도는 빛의 속도로 도시화되고 있는 뭄바이의 엄청난 소음과 무질서하게 뒤엉켜 있는 차량과 사람들, 태산만큼 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닭장보다 못한 빈민가와 그 빈민가를 쓸어버리고 쌓아올리는 눈물어린 고층 건물들, 이슬람교와 힌두교도의 목숨을 건 갈등과 폭력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놓고 있다. ‘세번째 눈을 떠라’ 는 제목의 인도현대미술전도 이런 인도의 모습을 조각과 사진, 설치, 미디어아트로 고스란히 보여준다. 인도인들이 미간에 붙이는 물방울 모양의 장식 빈디(bindi)를 뜻하는 ‘세번째 눈’은 지혜와 상서로움을 뜻하는 만큼 지혜의 눈으로 전시회를 봐야 할 것도 같다. 최근 1~2년 사이에 개별 화랑을 중심으로 한 두 명씩 선보였던 인도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이 엄선돼 공개되는 것이다. 수보드 굽타 등 작가 27명의 작품 110점이 전시된다. ‘프롤로그:여정들’, ‘창조와 파괴:도시풍경’, ‘반영들:극단의 사이에서’, ‘비옥한 혼란’, ‘에필로그:개인과 집단/기억과 미래’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그것으로 개인과 사회, 정체성, 도시, 문명, 기억 등의 문제를 드러낸다. ●수보드 굽타 등 작가 27명 작품 110여점 전시 이를테면 지티시 칼라트의 ‘죽음의 격차’는 엄마에게 1루피를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뒤 자살한 초등학교 여학생의 억울하거나 가슴 아픈 죽음을 설명하는가 하면, 비반 순다람의 ‘메달박스’는 인도의 가난과 쓰레기 등 무질서를 연상시킨다. 쓰레기 더미에서 순차적으로 명상을 하는 영상물도 나온다. 한국인들의 인도에 대한 인상은 뭘까. 4대 문명의 발상지, 영국 식민지, 강력한 카스트제도, 요가, 불교의 발상지 등등. 그러나 여기서 묶이면 제대로 전시를 감상하기는 어렵다. 21세기의 인도는 한국만큼이나 역동적이다. ‘0’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인류에 도입한 이 놀라운 나라를 배경으로 현재는 정보통신(IT)과 수학 분야에서 강력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IT분야의 발전을 배경으로 미국 서비스 기업들의 콜센터가 옮겨가 있다는 사실은 ‘세계가 평평하다.’는 신자유주의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기도 한다. IT분야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인도답게 이번 전시에 나온 영상 등 미디어 아트는 내용과 형식에서 그것을 구현해낸 기술이 첨단적이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란다. ●조각·설치·미디어아트 등 인도 현대미술 한눈에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전시를 두고 리뷰에 가까운 형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는 이 전시가 지난 3월 일본 모리현대미술관에 이어 열리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찰로(가자) 인디아’라는 제목을 붙였다. 작품의 배치와 구성은 변하겠지만, 전시되는 작품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일본 전시의 시작은 입구에 바르키 케르의 ‘피부는 자신의 것이 아닌 언어를 말한다’는 제목의 쓰러져 있는 대형 은빛 코끼리, 끝은 드레그퀸으로 변신한 남성 작가가 영국 엘리자베스1세 여왕에게나 어울릴 것 같은 드레스를 입고 쓰러진 코끼리 등 작품들 사이를 유유히 걸어다니다가 쓰러지는 영상물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제 1·2 전시실과 중앙홀. 5000원.( 02)2188-6232.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부-지자체 무단점유 토지 맞교환

    정부-지자체 무단점유 토지 맞교환

    정부기관인 경찰청, 국립현대미술관, 국방부, 헌법재판소가 들어서 있는 땅중 일부는 서울시 소유다. 반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은 정부 땅에 건물을 세워 자기 것처럼 사용한다. 정부와 서울시 모두 상대 땅을 ‘무단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기 이전 정부와 지자체는 별다른 계약도 없이 공유지에 건물을 짓고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는 서울시가 사용 중인 자신들의 땅(145만㎡·시가 6250억원 추정)에 대해 변상금을 부과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도 시 소유 대지(172만㎡·6333억원 추정)를 무단으로 쓰면서 상대방(서울시)에만 변상금을 부과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대표적 행정력 낭비사례 정부와 각 자치단체가 서로 점유하고 있는 토지에 대해 전국 단위의 맞교환이 추진된다. 정부는 2006년 7월부터 지자체가 사용 중인 국유지에 대해 변상금과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지자체들이 이에 반발해 소송에 나서고 있어 대표적 행정력 낭비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7일 “올해 초부터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가 중심이 돼 정부와 지자체간 상호 점유재산 문제 해결을 위한 ‘국·공유지 상호교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현재 16개 광역자치단체에 대한 정부-지자체 간 상호 점유재산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자체별 점유재산 현황 파악이 끝나는 대로 맞교환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 이르면 내년부터 청사 등 공용 목적으로 쓰고 있는 무단 점유 토지에 대한 변상금과 사용료를 면제해 줄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지자체와 국가기관 간 재산가치가 비슷한 토지를 맞교환해 상호 점유재산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기획재정부에 보고된 정부-지자체 간 상호 점유재산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2조원 정도다. 여기에 아직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서울, 경기, 충남·북 등의 자료가 더해지면 4조~5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단점유 변상금 부과…뻔한 소송대란 정부-지자체 간 점유재산 갈등은 20 06년 모든 국유지를 정부기관인 자산관리공사가 맡아 관리하면서부터 나타났다. 공사는 지자체가 관리하던 국유지 중 청사나 어린이집 등으로 활용되는 토지에 대해서도 변상금과 사용료를 물리고 있다. 이에 대해 각 지자체들은 “공공 목적으로 수십년간 아무 문제없이 사용하던 땅에 하루아침에 무단 점유라는 이름으로 막대한 변상금을 부과하는 처사를 납득할 수 없다.”며 법정투쟁도 불사하고 있다. 실제 서울 중구청의 경우 구 청사 일부(809㎥)가 국유지를 점유해 정부로부터 변상금 11억원을 부과받자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0월 패소했다. 결국 변상금과 별도로 정부에 50억원을 지불, 해당 토지를 사들여 사건을 마무리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들 역시 정부가 무단 점유한 토지에 대해 변상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정부와 지자체 간 소송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지자체 간 상호 점유재산에 대한 합리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30분) 먹을 음식이 없다는 자조 섞인 하소연들이 늘고 있고, 무엇을 먹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 또한 높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먹어야 할까? 어떻게 시작할지 방법을 모르거나 바빠서 고민인 엄마들에게 세 아이의 엄마이자 일하는 엄마인 ‘슈퍼맘’ 신애라씨가 ‘밥상재건프로젝트’의 비밀을 알려 준다. ●인간극장(KBS2 오후 7시20분) 아내가 출근하면 프로 주부 김진웅씨의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빨래에 청소는 기본, 장보기와 반찬 준비까지 모두 그의 담당이다. 정리정돈 완벽하고 음식 솜씨까지 출중하니 살림왕이 따로 없다. 그래도 노래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진웅씨. 오늘도 국이며 반찬거리를 그득히 올려놓고 무대를 찾아 집을 나선다. ●태희 혜교 지현이(MBC 오후 7시45분) 지민은 종신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종신은 밥을 조금밖에 먹지 않는 국진을 비아냥거린다. 그 때부터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싸움이 시작되고, 사소한 대결로 유치한 신경전을 벌인다. 한편 희정은 평소 속이 안 좋았던 자신의 증세가 위암과 비슷하여 불안한 마음에 건강검진을 받기로 한다. ●아내의 유혹(SBS 오후 7시15분) 하늘은 은재에게 소희의 웨딩드레스를 내밀며 건우가 소희가 아니라 은재랑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은재는 정말 건우와 소희가 결혼하느냐고 되묻고, 미자와 강재, 영수는 어쩌면 이럴 수 있느냐며 어이없어 한다. 한편 은재는 건우에게 전화를 걸지만 건우의 전화가 꺼져있자 불안해 한다.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50분) 웅장한 규모와 화려한 조형미가 돋보이는 인도의 마이소르 궁전은 인도인들이 믿는 수많은 신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땅이다. 마이소르는 대부분의 일상도 종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또 이곳은 영국이 인도를 침략했을 때 끝까지 대항했던 우데야르 왕조의 흥망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대우의 CEO, 카이스트 교수, 또 정보통신부장관을 맡았던 배순훈씨가 국립미술관장으로 변신한 지 40일 되었다. 배관장의 특색있는 이력에 대한 이야기와 경복궁 근처 소격동 기무사터에 들어설 서울관에 대해 들어본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발돋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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