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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성화된 비평문화를 비평한다”

    한국 현대문학 비평의 거장들이라 할 수 있는 김현 김윤식 백낙청등을 비판적으로 논한 젊은 비평가 이명원의 비평집‘타는 혀’(새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자는 일단 김현 김윤식 등 논의대상의 비평가들이 문학과 삶의 자리에서 ‘타는 혀’의 날카로움과 뜨거움을온몸으로 실천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평온한 침묵을 통해 문학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현장의 모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발언함으로써 자신의 문학과 삶 전체를 동시에 고양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70년생의 이명원은 이들의 비평적 실천을 ‘문학사적 기념비’로 성급하게 규정해서는 안되며,그러기 위해서는 현장 학계의 관성화된 해석경향과 싸워야 한다면서 이들의 기존 ‘성역’을 허물고자 한다. ‘김현 비평과 근대성의 모험’은 그의 석사논문으로 비평집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김현의 세계관,시론,소설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김현 사후 이루어진 그의 비평에 대한 ‘특권화’와 ‘신비화’를 강하게 비판하는 점이 특색이다.최근 문단의 주요 이슈인이른바 ‘문학권력’논쟁과도 관련이 깊은 글로 볼 수 있다. 이명원은 ‘김윤식 비평에 나타난 현해탄 콤플렉스’에서 김윤식 비평의 일본문학에의 침윤 및 ‘표절’ 양상을 지적하고 있다.이 글은발표 당시부터 상당한 논란을 빚기도 했었다.백낙청에 대해서는 그의초기비평을 대상으로 급진적 전통단절론을 문제삼고 있다. 석사논문이지만 우리 학계와 평단의 암적인 ‘연고주의’를 깨트리고자 한 젊은 비평가의 ‘비판의 해석학’이 돋보인다. 김재영기자
  • 佛 철학자 바슐라르 ‘공기와 꿈’

    프랑스 현대 사상사의 독보적 존재로 평가받는 가스통 바슐라르(1884∼1962).그는 과학적 진리의 객관성을 강조하는 실증주의적 과학관을 부정하고,과학적 진리가 인간 이성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라는 ‘능동적 이상주의’를 내세워 과학인식론에 혁명을 가져온 과학철학자다.학문 이력상으로 보면 그는 과학철학자로서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그의 면모는 ‘상상력의 형이상학’을 확립하려 노력한 문학사상가로서의 모습이다. 바슐라르는 1938년 ‘불의 정신분석’을 출간,과학적 인식론에서 출발해 문학에 관한 연구로 접어들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이 책을 경계로 바슐라르는 과학적 이성에서 시적 상상력으로 관심을 옮겨 상상력의 역동성과 창조성에 주목한다. 그는 이후 문학상상력 연구의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으로 불리는 연구서들을 잇따라 발표하며 현대문학비평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바슐라르의 후기 저술에 속하는 ‘공기와 꿈-운동에 관한 상상력’(정영란옮김,이학사 펴냄)은 그 대표적인 저서.질료에 관한 상상력 연구(‘물과 꿈’등)에서 상상력의 현상학(‘공간의 시학’‘몽상의 시학’등)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책이다. 바슐라르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역동적 상상력이다.그는 정지돼 버린 이미지나 상상적인 것으로서의 힘을 상실한 이미지들은 연구 대상에서 제외한다.그 대신 인간의 내적 영혼까지 바꿔 놓을 수있는 문학 이미지,즉 상승의 이미지나 공기의 이미지들을 중심으로상상력 이론을 펼친다. 바슐라르에 따르면 상상력은 외계 대상의 이미지와는 관계없이 고유의 독자적인 법칙에 따라 작용한다.심층심리학자 융이 ‘원형’이라고 부른,인간 정신의 가장 깊은 심층을 지배하는 근본적인 이미지들이야말로 상상력의 독자적 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란 것이다.상상력은 어떤 대상의 이미지라도 원형을 향해 역동적으로 변화시켜 나아가는 속성을 갖고 있다.역동적 상상력은 인위적인 이미지와 자연스런이미지를 구별하게 한다. 바슐라르의 이미지 연구, 혹은 상상력의 심리학은 콤플렉스나 꿈과같은 프로이트적 용어들을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정신분석’의 입장에 선다. 바슐라르는 문학작품에 나타난 상징들이 리비도의 억압에서 비롯된것이라는 프로이트의 결정론적 정신분석학에 따른 텍스트 이해를 거부한다.그는 공중을 나는 꿈에 대한 분석을 통해 고전적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상징론을 뒤집는다. ‘신화 종교 상징총서’ 첫 권으로 나온 이 책은 ‘공중을 나는 꿈’‘날개의 시학’‘상상적 추락’‘로베르 드주아이유의 작업’‘니체와 상승적 정신 심리’등 12장으로 이뤄졌다.바슐라르의 글은 독특한 글쓰기 방식과 어투로 인해 문맥을 제대로 따라잡기 힘들다.옮긴이(방송대 불문과 교수)는 이런 점을 감안,난삽한 문맥을 쉽게 풀어쓰는 데 역점을 뒀다.또 동어반복에 가까울 만큼 많은 각주를 달았다. 김종면기자 jmkim@
  • [외언내언] 조선족 문학사료전집

    최근 발굴한 중국 연변의 민족시인 심련수(沈連洙·1918∼1945)의작품 ‘대지의 겨울’ 앞부분이다.웅휘한 기상과 남성적인 힘이 돋보이는 이 시는 1939년 태어났지만 60년만인 지난해에야 비로소 빛을보았다.심련수의 시가 지하에 묻혔다가 뒤늦게 소개되는 과정은 ‘한민족 만주이민사 100년’의 축소판 그 자체다. 강원도 강릉 태생인 심련수는 6살때 가족과 함께 고향을 떠나 블라디보스토크,신안진 등지를 전전하다 17살때 용정 길안촌(지금의 길흥촌)에 자리잡는다.동흥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일본대 예술학원 창작과를 마치고 귀국,신안진에서 소학교 교사 생활을 한다.일제의 패망을일주일 앞둔 1945년 8월8일쯤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오던 도중에 그는 일본인들에게 피살된다. 중국이 공산치하에 들어가자 가족은 그의 작품을 발표할 엄두를 내지 못했고 ‘문화대혁명’때는 일본유학 사실을 아는 홍위병들이 들이닥쳐 유품을 모조리 빼앗아갔다.그런데도 뒤늦게나마 작품이 빛을보게 된 것은 동생 심호수씨(78)가 미리 유작 원고를 항아리에 담아땅속 깊이 숨긴 덕택이라고 한다. 심련수는 용정에서 활동했고,해방 직전 일본인 손에 종말을 맞았으며,일제에 저항하는 시들을 남겼다는 점에서 민족시인 윤동주(1917∼1945)와 삶의 궤적이 비슷하다.그래서 현지에서는 ‘제2의 윤동주’니 ‘윤동주와 쌍벽을 이룰 시인’이니 하는 평가를 내린다. 그 심련수의 작품을 한데 모은 책이 ‘20세기 중국조선족 문학사료전집’ 제1권으로 최근 연변에서 출간됐다.여기에는 시 300여편,수필·소설 7편,일기 1년치,편지 200여통 등을 담았다.그 책을 찬찬히 넘겨보노라면 일제강점기 젊은 지식인의 분노와 저항의식이 가슴으로배어든다.아울러 지금은 잊어버린,보배로운 우리 고유어를 자주 만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연변조선족자치주 문학·출판계 인사들은 ‘심련수문학편’을 시작으로 ‘문학사료전집’을 모두50권 발행하면서 기존작가의 미발표작과 무명작가의 발굴작품들을 주로 수록할 계획이라고 한다.한국 현대문학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고 고유어를 풍성하게 보존한 연변 조선족 문학은 남과 북을 벗어난 제3의 한국어문학이다.우리 말과 정신을 살찌우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고 기대되는 ‘중국조선족 문학사료전집’ 발간에 뜨거운 갈채를 보낸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 ‘저서 100권 출간’문학평론가 김윤식 교수

    문학평론가 김윤식교수(서울대 국문과)가 최근 현장비평서 ‘초록빛 거짓말,우리 소설의 정체’를 펴내 100권째 저서출간이라는 의미깊은 기록을 세웠다.번역,편저,감수 저서까지 합하면 130권이 넘는 김교수를 찾아 책쓰기,문학작품 읽기,그리고 문학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언제부터 100권 째 책저술을 의식하게 되셨나요. 내가 일일이 세어 본 것은 아니고 홋데이란 일본 서지학자가 리스트를 만들어 알려줬어요.이미 90권이 넘어섰을 때였습니다.책 숫자가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처럼 많은 책을 쓸 수 있는 비결이라도 있는지. 다른 사람보다 시간이 많았던 탓입니다.왜 시간이 많았던가.사람은대체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자기 일만 하는,자기 일에만 몰두하는,‘고약한’ 유형이며,두번 째는 자기 일은 내팽개치고 남의 일,사회에 온갖 열정을 갖고 달려드는 사람으로 이도고약한 유형입니다.대부분의 사람은 이 두 유형의 중간을 적당히 걷고 있는데 나는 첫번 째 고약한 타입으로 자기 일에만 몰두했기 때문에 시간이많았고 그 시간을 책보는 데 쏟았던 것입니다. ◆책에다 남달리 많은 시간을 쏟았던 것을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는인상입니다만. 그렇습니다.처음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사르트르의 말을 인용해야겠군요.‘문학이란 무엇인가’란 책에서 학자나 비평가 ‘종자’들을 공동묘지에서 시체나 지키는 신세로 꼬집고 있습니다.책은 관이고 도서관은 공동묘지로 남이 쓴 책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시체지기에불과하다는 것이죠.현실을 모르고,시체와의 대화라고 할 수 있는 공부나 하고 있는,인간 축에도 못드는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비꼽니다. 사르트르만큼 책을 많이 읽었던 사람은 없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스스로 여기서 뛰어나오려고 이렇게 책과 관련된 것을 비하하면서 참여문학의 기치를 높이 쳐든 것입니다.사르트르의 말에 나를 비쳐볼 때꼼짝없이 들어맞는다는 생각,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드는것입니다. ◆그래도 책을 쓴다는 건 대사회적인,적극적인 어떤 태도 아니겠습니까. 그렇지요.간접적으로 뛰어나온다고나 할까.극도로 자기 일에만 몰두했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나도 알고보면 ‘문제있는’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문학 연구가 출발점입니다.1930년대의 카프 활동은 우리의 진정한 근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73년에 나온 본격적인 첫 책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는데 당시는 반공 이데올로기 절대우위의 유신 시절이었습니다.금기시되던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연구했으니 판금도 당하고 보안사에서 내 책을 죄 가져갔습니다.그런데 그때 나한테 대단한 일을 한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그러나 이건 착각이었습니다.이론이나 학문은 어떻든 회색의 세계입니다.괴테가 파우스트에서 ‘생명의 황금 나무는 녹색’이라고 말할 때의 녹색과 대비되는 회색입니다.헤겔은 법철학 서문에서 ‘회색에다 회색을더해봐야 회색’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아무나 책을 내는 건 아닙니다.자신의 책에 대해 더 말한다면. 내가 쓴 책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비평사 연구 같은 학술적인 것,창작품에 대한 현장비평 즉 평론,그리고 학술 예술 문학 방면의 기행 등입니다.나는 본래 어려서 작가가 되려고 했는데 그러려면 국문과에 가야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마산에서 서울로 와 대학 국문과에 갔습니다.그러나 대학은 학문,과학하는 곳이었습니다.잘못 온 것이죠.작가가 된다는 생각을 때려치우고 연구의 길로 나섰습니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인데 창작은 못하고 중간적인 비평을 하게 됐고,창작에 가까이 다가가는 마음으로 많은 기행문을 썼습니다.나름대로 유려한 문장을 실컷 쓰고자 했습니다. ◆책을 많이 썼다는 사실보다 남의 글과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을더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는데 남의 글을 읽는 것에 대해 말하면. 남의 글을 읽는 것이 본업이죠.지난 25년간 소설을 주로 해서 새로발표되는 작품은 거의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읽어왔습니다.왜 이렇게 열심히 읽어왔나,꼭 직업 상의 이유 뿐일까.아까 말했듯 시간이 많아 투자를 많이 한 것이 한 이유가 되고 또 하나는 문학 창작 작품에는 뭔가,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어떤 것이 들어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작가는 평범한 우리와 비슷한 사람으로 결코 비범하다거나 우리보다 뛰어난 사람은 아닙니다.작가들이 작품을 쓸 때는어떤 의도가 있는데 신기한 것은 완성된 작품은 작가가 처음 의도한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작가도 모르는 것이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그래서 문학작품이 인간과 세계를 읽는 텍스트가 되는 것이며이 설명하기 어려운 그 무엇에 매료당해 소설을 끊임없이 읽었다고할 수 있습니다.작가는 보통사람들이지만 그들의 작품은 보통이 아닌 것입니다.가치가 있고 나아가 인류의 유산이 됩니다.작품 속에 내가필요로 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작가는 내 스승인 것입니다. ◆거기서 찾은 의미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통속적으로 쉽게 이야기하면 문학은,우리 문학은 ‘인간은 벌레가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인간의 기품,인간성,인간다움을 강조하는 것인데 우리 역사는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벌레 취급을 받아오곤 했습니다.이데올로기 분단 계급 문제의 와중에서 싸우고 죽고 부당한 대접을 받아온 예가 수두룩한데 그런 면에서 우리 문학은 위대합니다.인간의 위엄과 기품을 지키는데 대단히 큰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반공 이데올로기,기관원 시대나 유례없는 경제발전 속에 숱한 노동자가 벌레같이 희생되어 온 노사문제의 시대에 벌레가아니다라는 명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왔습니다.황석영의 ‘객지’가 그렇고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소련과 동구가 붕괴되고 역사의 종말이 운위되기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우리 문학도 달라져야만 했을 것 같습니다만. 그렇습니다.94년에 나온 윤대녕의 ‘은어낚시통신’에서 뚜렷해지는데 인간은 벌레가 아니다가 아니라 이제 ‘인간은 벌레다’가 됩니다.여기서 벌레는 인간이하의 의미가 아니라 인간을 제한했던 꼬리표가 떨어져 나간,확장의 개념입니다.인간은 이제 연어고 철새고 메뚜기고 게놈인 것입니다.세계문학의 큰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우리 문학의 이런 조류를 나는 생물학적 상상력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비평이란 무엇인가하고 묻는다면. 비평을 학문의 일분야라고 할 때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학문’에서 말한 ‘학문은 예술과 달리 언제가 뒷사람에게 추격당한다’는 말만큼 시사적인 것은 없습니다.누구 작품은 어떻고 저떻고 하고수많은 현장비평을 했던 나로서 비평은 ‘남을 창찬하기 위한 교묘한 술책’이라고 정의내립니다.이 말에 대들 사람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땅처럼 굳건합니다. 김재영기자 kjykjy@. *약력. 김윤식교수는 1936년 경남 진영에서 출생해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71년과 80년 일본에서 연구했다.62년 ‘문학방법론서설’로 등단했으며 현대문학 신인상(73년) 대한민국 문학상 문학평론상(87년) 등을 수상했다.평론가 김현과 ‘한국문학사’를 공동집필한 뒤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와 ‘근대한국문학연구’를 냈으며 80년대에는 평전쓰기를 주력해 ‘이광수와 그의 시대’ ‘김동인 연구’ ‘이상 연구’ 등을 냈다.‘우리 소설과의 만남’ ‘현대소설과의 대화’ ‘한국소설의 표정’ 등 현장비평서 외에 ‘한국현대문학사상론’ 등 문학사상사서도 저술했다.
  • 국내 최대 ‘사이버 문학관’ 생긴다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많은 독자와 이를 연구하는 전문가 모두에게크게 유용할 인터넷 사이트가 내달 정식 오픈된다.한국 어문학 포털사이트를 지향하는 www.textkorea.com는 열흘 전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권영민 교수를 주축으로 한 서울대 국문과 교수들이 직접 자금을 내고 거의 1년간 준비해온 이 사이트는 단순 소개 차원을 훌쩍 뛰어넘는다.독자적 해설과 함께 체계적 자료정리로 주목받았던 ‘한국현대문학사’(1993년) 저자로서 사이트 개설을 주도해온 권영민교수는 “한 국가의 문학자료를 이 정도의 폭과 두께로 담고 있는 사이트는 세계에서 또 없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현재 시범운영중인 사이트 방은 한국현대문학관(주관 권영민)과 한국연극관(양승국 울산대교수),커뮤니티 부문이며 한국고전문헌관(최명옥 서울대교수)과 국어문장상담소도 곧 시동한다.현재 선보이고 있는 자료들은 1995년까지인데 정식개관과 함께 본격적인 증보작업에들어갈 계획이다.현대문학관은 시인 소설가 비평가 등 문인 220여 명의 자료가 구비되어 있으며 개별문인을 검색하면 작품활동 대표작품해설 작품목록 참고문헌 숨겨진면들 문인앨범 등의 세부항목이 기다린다.쌍방향 의견교환의 장인 커뮤니티 방도 테마공원,동호회 등 다양한 세목을 갖추고 있다. 특히 국어문장상담소는 방문자가 쓴 문장을 고차원적으로 분석·진단·교열해주는 매우 특징있는 사이트로 개설이 기대된다. 김재영기자
  • 한국문학 100년史 빛낸 100권째 저서

    문학비평가 김윤식교수(金允植·서울대 국문과)가 17일 100권 째 저서인 ‘초록빛 거짓말,우리 소설의 정체’(문학사상사)를 발간,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 문학 100여 년 역사에 100권 째 개인 저서는 김교수가 첫 기록을 세운 것이라고 출판사 측은 말하고 있다..이번 책은 지난 98년1월부터 99년12월까지 월간 ‘문학사상’에 수록했던 문학작품 월평을한데 묶었으며 ‘20세기를 마감하는 주목할 만한 우리의 작가,우리의 소설들’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날카로운 비평안과 열정적인 저술활동으로 유명한 김윤식 교수의 주요 저서로는 ‘한국근대문예비평사 연구’(1976) ‘한국근대문학사상사’(86) ‘이광수와 그의 시대’(3권·86) ‘우리 소설과의 만남’(86) ‘이상 연구’(87) ‘염상섭 연구’(87) ‘임화 연구’(89) ‘환각을 찾아서’(92) ‘한국근대문학사상연구 1·2’(84,94) ‘90년대한국소설의 표정’(94) ‘김윤식의 소설읽기’(95) ‘글쓰기의 모순에 빠진 작가에게’(96) ‘김윤식 현대문학사 탐구’(97) ‘김윤식의 소설 현장비평’(97) 등이 있다. 김재영기자 kj
  • ‘올해의 좋은 단편소설’ 나왔다

    월간 ‘현대문학’의 기획물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이 나왔다. 지난해 6월부터 올 5월까지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신작 단편소설을대상으로 김윤식 김화영 성민엽 황종연 황도경 등의 비평가가 선정한12편을 수록했다. 그간 발표된 것들 가운데 꼭 이 작품들만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선정된 작품들은 분명 여러 면에서 모범적이다. 수록작가들은 김인숙 배수아 백민석 서하진 윤성희 윤후명 이윤기전경린 정찬 천운영 하성란 한창훈 등.각 작품 말미에 선정 비평가들의 짧은 작품해설이 덧붙어져 있다.단편이라 어떻든 문제가 짧은 길이에서 결말을 보는데 비평가들의 날카롭고 높은 안목이 일반 독자들에게 또다른 재미를 준다. 장편소설이 급증하면서 우리의 단편소설은 한층 단편다워진 감이 있다.그래서 읽는 재미가 더해지는 한편으로 다소 객관적이지 못한 채일면만을 강조하곤 하며 문제 제기에 비해 결말 부분이 억지스럽고공허해 보기기도 하는 단편의 취약점이 더 잘 드러난다.선정된 대표작가들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커버하고 있을까. 이 대표작품들의 주제는 무료한 삶의 질곡,현실과 비현실의 진정한차이,정상에서 벗어난 미니멀한 삶,존재의 자각으로서의 불륜,죽음-재생의 체험,가장 가까운 사람의 위선과 범죄,상당히 충만한 삶의 농촌생활 등등 다양하다.이 외면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우리작가들의 ‘좁은’ 시야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김재영기자
  • 한국 近·現代문학비평사 총정리

    젊은 국문학자들의 단일 주제 문학연구 서적을 대상으로 하는 소명출판사의‘소명학술’ 시리즈가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이 시리즈의 하나로 평론가 김영민은 1920년대 초반부터 1945년 해방 직전까지의 ‘한국근대문학비평사’와 해방 이후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를 다룬‘한국현대문학비평사’ 2책을 같이 내놓았다. 근대문학 부분에서는 주로 논쟁사의 맥락에 따라 근대비평사를 정리했으며현대문학에서는 논쟁사보다는 우리 비평의 객관화를 지양하면서 전개된 논쟁적 비평과 일반 비평이론 전개사를 중심적 시각으로 잡아 서술하고 있다. 평론가 권보드래의 ‘한국 근대소설의 기원’은 한국 근대문학의 서구 이식론이나 자생적 근대론 중 어느 한쪽에 입각해 이론을 전개하지 않고 애국 계몽기,개화기 등으로 불렸던 시기를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복원하고자한다. 박상준의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신경향파’는 1920년대 전반기로 눈을돌려 일본의 식민지 지배 체제가 틀을 갖춘 시기에 전개된 한국 근대문학의양상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일본을 통하여서구의 여러 문예사조를 수입하는 데 치중함으로써 이시기의 문학이 공허한 상태로 지나치게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는 기존 통념을 뒤집으면서 출발한다. 김재영기자
  • “한국문학 웃음 속엔 진한 눈물의 향기가”

    문학하는 사람들은 흔히 시대와의 불화를 이야기한다.한국의 현대문학은 식민지·분단현실,반독재,민주주의 등을 주된 관심사로 삼았고 그것은 늘 논의의 한복판을 지켜왔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시대상황이 몰고온 주제 자체에 빠져 구체적인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작가의 에스프리나 문학적 감성 등은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점도 없지 않다.원로 국문학자 김영수씨(66·청주대 명예교수)가 펴낸 ‘한국문학 그 웃음의 미학’(국학자료원)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단계 한국문학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웃음의 미학을 확립하는 일이다.이를 위해 저자는 먼저 한국 문학에 다채롭게 나타나는 웃음의능선을 따라가며 해학의 현장을 확인한다.그리고 해학이라는 잣대를 통해 한국문학의 정체성을 살핀다. 웃음에 대한 저자의 지적 섭렵은 ‘춘향전’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비판한‘미학없는 해학론’(1970)에서 비롯된다.그러나 그로 하여금 웃음의 본질을 새삼 되새기게 한 것은 문학평론가 김현이 ‘예술기행’에서 밝힌 “동양인이 자주 웃는것은 서양인들이 너무 착취를 해,그 고통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는 구절이다.저자는 한국인 특유의 이러한 ‘역설의 철학’에서 웃음의묘미를 발견한다.거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인의 원형적인 웃음과 멋을 상생의 원리로 승화시킨다. 저자는 희대의 ‘주술적인’ 시인 서정주,흥부보다 놀부가 인간적이라는 최인훈,‘거대한 뿌리’의 김수영,‘너무도 희극적인’ 최인호 등 유머에 능한작가들의 작품을 골계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다.그들이 빚어내는 웃음 속에는 한결같이 진한 눈물의 향기가 배어 있다는 게 저자의 말.한 예로 최인호의 작품 ‘술꾼’의 경우,그 절망의 희화적 수법은 바로 눈물의 웃음이다.골계라는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최인호의 상상력은 가장 가난한 거지가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을 짓는 역설의 미학을 구축한다.그런가하면‘잠자는 신화’에서는 성기도난 사건으로 또 하나의 수수께끼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최인호를 웃음과 눈물을 씨실과 날실로 삼아 천길 우수를 보여주는‘자유혼의 작가’로 평가한다. 저자는 21세기는가벼운 재치와 유머로 반짝이는 작가,농담으로 진담을 할줄 아는 작가,농담같이 살아가는 인생이 힘을 얻는 세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그런 점에서 보르헤스가 환상에서,유미리가 꿈에서 문학의 활로를 찾은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한다.특히 ‘유사고고학적 환상’을 구사하는보르헤스의 논법은 얼핏 황당해 보이지만 섬광같은 기지야말로 문학이 적자생존의 ‘감동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웃음에 관한 이야기는 자칫 통속성에 물들거나 경박성에 빠지기 쉽다.저자는 나름의 학문적인 엄정성을 지켜가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다.경쾌한 에세이 형식을 띤 이 책은 해학의 정신을 통해 문학적 자기혁명을 꿈꾸는 통문화적 성격의 작가론이자 작품론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외교부 또 인사항명

    내달 퇴직명령을 받은 이동진(李東震·전 나이지리아 대사) 본부대사가 23일 외무공무원법에 따른 ‘대명(待命)퇴직’ 조치에 반발,“행정소송과 헌법소송을 내겠다”고 밝혀 외교통상부가 또다시 ‘인사 항명’에 휩싸였다.지난 1월 이장춘(李長春) 본부대사의 항명파동 이후 5개월만이다. 이본부대사는 언론사에 보낸 서한에서 “정년을 5년이나 남긴 상황에서 외교부 인사권자가 타당한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외무공무원법 규정을 악용해7월24일자로 퇴직하도록 결정했다”고 ‘부당인사’임을 강조했다. 이대사는 “외교부의 고질적 병폐인 불공정한 인사에 대해 과거에도 잡음과불만이 많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예가 없었다”며 법적 대응 의사를 분명히했다. 이와 관련,외교부는 “21조3항에 따르면 외무공무원이 재외공관장으로 재직한 후 무보직 기간이 1년이 경과하면 공관장 재임 횟수와 관계없이 당연히퇴직하게 돼 있다”면서 “이것은 고위 외교인력의 인사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외교 인력을 정예화시키기 위한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이본부대사는 69년 외시2회로 외교부에 들어와 주일 참사관,나이지리아 대사 등을 지냈다.지난 70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한 뒤 시와 소설,희곡을 발표한 등단 문인이기도 하다. 오일만기자 oilman@
  • 시인들 정갈한 산문집 잇따라

    시인들의 정갈한 산문집 발간이 잇따르고 있다. ‘섬진강 시인’으로 이름난 김용택은 교편을 잡고 있는 섬진강변 마암분교 아이들의 성장과 희망을 기록한 ‘촌아 울지마’(열림원)를 냈다.언제 폐교될지 모르는 작은 학교에서 해마다 새로 피어나는 꽃처럼 환하게 자라나는아이들의 모습을 소박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시인 오세영의 ‘꽃잎 우표’(해냄)는 목질처럼 깐깐한 보기드문 산문 95편이 수록됐다.시인이 30년 동안 발표해온 시들이 산문 형식으로 새롭게 표현되었다 할 만큼 생각은 깊고 문장은 절제되어 있다.자연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인간 내면의 풍경을 펼쳐 보인다. 도종환은 네번째 산문집인 ‘모과‘(샘터)를 펴냈다.이 책에 대해 시인 정호승은 “자연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일깨워준다”며 “모과가 향기로운 것은 그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고요히 어머니처럼말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의 정거장’(이레)은 김수영문학상(92년)과 현대문학상(99년) 수상자인젊은 시인 장석남의 첫 산문집.일상에서 느끼게 되는 막연한 그리움과 아프고 외로웠던 기억들이 시인의 서정적인 언어로 잘 가다듬어져 있다.특히 돌에 이미지를 새겨 구상화한 시인의 판화가 곁들여져 정취를 돋운다. 임동확신현림 원재훈 함민복 등 80년대 후반 등단의 시인 14명은 ‘시인들이 절에가면’(프레스21)을 냈다. 젊은 시인들의 시심 속에 깃든 실상사 전등사 감은사 등 산사를 에세이로 풀어내고 있다. 김재영기자
  • 이순원 장편소설 ‘순수’

    동인문학상,현대문학상의 이순원이 장편소설 ‘순수’(생각의 나무)를 냈다. ‘순수’는 ‘1968년 겨울,램프 속의 여자’ ‘1978년 겨울,슬픈 직녀’ ‘1988년 겨울!로코코 거리의 여자’ ‘1999년 겨울,어린 누이를 위하여’ 등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연작 형식의 장편소설이다. 화자가 10년 단위로 겨울에 만나는 여자들 이야기로 어린 시절 옆집에서 자란 한 여성이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단일 주인공으로 보기 어렵다.또 화자는여기 세 명의 여주인공들과 가까우나 끝까지 중립적인 화자의 거리를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 소설은 주제가 조금 애매한데 결코 평탄하게 살아오지 못한 세여성을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보면서 여성에 대한 어떤 일반화를 꾀하는듯 싶다. 오빠같은 청년을 따라왔다가 그곳 동네 청년들에게 윤간당하는 여자,서울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다가 일본인 사업가의 후처로 일본에 가고 10년 후 귀국해 술집을 경영하는 고향 옆집 여자,고등학교도 마치지 않고 서울로 올라와성적으로 황폐한 경험을 갖게된 옛 고향 형의 딸 등이등장한다. ‘사회성과 서정성’을 아우른다고 책을 낸 출판사는 강조하지만 장편소설로서의 응집력이 부족하고 주제가 분명하지 않은 점이 거슬린다. 김재영기자
  • 사랑과 기도의 시인 ‘릴케’ 內面여행

    독일의 현대문학을 세계문학의 한 가운데로 올려 놓은 서정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전집(전 13권 예정)이 도서출판 책세상에서 출간됐다. 이번에 나온 책은 ‘기도시집’ ‘단편소설’ ‘희곡’ ‘말테의 수기’ 등 4권.조만간 발간될 ‘보르프스베데,로댕론’을 비롯해 올해중 13권이 나오게 된다.전집은 릴케의 대표작 뿐만아니라 헌시,시작노트,유고시,단편소설,산문,중·후반기 예술론 등을 모두 담고 있다. ‘기도시집’은 사랑과 기도의 시인으로 불리는 릴케의 사랑에 대한 희구와 종교적 감수성을 잘 드러내 보인다.릴케의 초기 시와 희곡 ‘백의의 후작부인’,산문 ‘기수 크리스토프 릴케의 사랑과 죽음의 노래’를 싣고 있다.또29편의 소설이 담긴 ‘단편소설’에는 인간과 자연,예술과 신이 조화를 이루는 근원으로 회귀하는 릴케의 진면목이 잘 표현돼 있다. ‘희곡’은 전집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책이다.릴케가 18∼22세때인 1894∼1901년에 집필한 ‘첫서리’ ‘몰락의 시간’ ‘전야제’ 등 9개 작품이 실려 있다.릴케의 희곡 작품은 국내는 물론 독일에서조차도 다소 생소한 분야이지만 릴케의 희곡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또 도시에 자리하고 있는 죽음의 그림자를 감지하는 말테의 의식흐름을 따라 쓴 ‘말테의 수기’는 단편적이고 불연속적인 71개의 길고 짧은 일기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이 작품은 몽타주 방식이라든가 다양한 글쓰기 형식을혼합했다는 점에서 1920년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모더니즘 소설의 시작을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달 초에 출간되는 ‘보르프스베데,로댕론’은 독일 브레멘 근교의 화가촌 보르프스베데의 풍경을 그린 ‘보르프스베데’와 릴케에게 영향을 준 로댕에 관한 책 ‘로댕론’을 묶은 것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번역되는 것이다. 정기홍기자 hong@
  • 이강숙 예술종합학교 총장 “나도 한때는 文學열병 앓던 청년”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64)은 한때 문학 지망생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피아니스트로 음악평론가로 교육인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어도 문인만 만나면 주눅이 든다고 토로한다. 그런 이총장이 제 표현대로 ‘꿈같은’ 문예지 ‘현대문학’3월호에 ‘불가사의한 존재들’이라는 글을 실었다.다만 시나 소설이 아니라 ‘문학실패담’이라는 점이 아쉬울 뿐…. 그는 학창 시절 ‘현대문학’과 ‘자유문학’에 열심히 투고했지만 소식이없었다.‘나를 알아주는 잡지를 다시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사상계’에 ‘방황의 시간’이라는 소설을 투고했지만 소용없었다.당시 “나 대신”등단한 사람은 작가 이청준이었다. 결국 “바보 짓 그만하고 콩나물 대가리나 두들기라”는 친구들의 충고에문학을 포기하고 음악으로 돌아갔다.미국으로 유학간 뒤엔 ‘창작과 비평’을 우연히 만나도 ‘문학병이 도지는 것이 무서워’목차만 보고 덮어버렸다. 그러면서도 “심사위원을 잘못 만나서 그렇지 ‘방황의 시간’ 이라는 멋있는 소설을 쓴,숨어있는 문제작가가여기 있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방황의 시간’이 ‘문제작’이 된 것은 원고가 없어졌기 때문. 잘 쓴 소설이라고아무리 우긴들 누구도 말이 없었다. 그런데 귀국후 어느날 부인으로부터 “당신이 술만 취하면 기고만장하던 원고가 나왔다”는 전화가 걸려왔다.‘방황의 시간’이 아니라 ‘배회의 시간’으로 “숨어 있는 걸작인지 아닌지 빨리 확인해보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강숙’이라는 이름 밑에 ‘소변이 마려워서 명동다방 안으로 급히들어섰다’는 첫 문장을 보고 “일단 시작은 된다”는 생각을 했지만,다음문장을 읽기 시작하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지경이었다는 것이다. 이총장은 “그뒤 묻어버리려 해도 묻혀지지 않는 후회의 나날들이 나를 괴롭혔다”면서 “비록 훌륭한 것이 아니더라도,시나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의 귀함을 알게 되었고,아직도 문인들은 ‘불가사의한 존재’로 남아 있다”고 술회했다. 서동철기자
  • “국문과-문창과 線을 그어라” 홍정선씨 기고문 화제

    문학평론가 홍정선이 ‘문학과 사회’ 봄호에 ‘문예창작과의 증가와 국어국문학의 위기’란 글을 게재,관심을 끌고 있다. 글쓴이는 “그간 여러 대학의 국어국문학과가 나름으로 문예창작과적인 속성을 발전시켜왔으나 최근 문예창작과의 실용성과 선전 효과가 부각되면서이러한 흐름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즉 상당수의 대학들이 문예창작과를 만들거나 국어국문학과를 ‘문창과적으로’ 개편,“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과가 독자적 성격을 상실하고 뒤섞이는 비정상적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주요 대학 국문과에서 문창과가 중점 교육하는 현대문학 전공자만 급격히 늘어나면서 국문과의 아카데미시즘이 위기를 맞는 것과 문창과의 주가상승이 관계가 깊다고 글쓴이는 보고 있다.대학 경영자와 교수들이 ‘문창과와 국문과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점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그는 “국문과와 문창과는 각자의 위상과 성격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국의 대표적인 국문과들은 과감히 문창과적인 창작적기능을 포기하고 인문학의 한 분야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자기 역할을 분명히 해야하며 문창과는 문학사·문학이론·개발장르론 등 국문과와 거의 구별되지 않는 아류적 성격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홍정선은 결론맺고 있다. 김재영기자
  • 불꽃처럼 살다간 나혜석의 예술세계

    “여성도 인간이외다” 1920년대,한 여성의 외침은 봉건 질곡에 빠진 조선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 줬다.그것은 당대 유교적 지배질서와 가부장 이데올로기에 대한 도전이요,자유주의적 여성운동에 대한 대담한 선언이었다.근대 여성운동의 선구자 나혜석(1896∼1948).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소설가이자 시인,독립운동가이기도 했던 그는 낡은 인습에 온몸으로 저항한 시대의 선각자였다.그러나 그의 도전과 시련은 한국의 근대화와 시기를 같이 하며 왜곡되고 가려져왔다.‘최초의 여성’이란 멍에를 걸머지고 시대를 앞서 살다간 여인,나혜석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된다. 15일부터 2월 7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리는 ‘나혜석의 생애와 그림’전이 그것이다.예술의전당과 나혜석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나혜석의 유작과 사진자료 등 80여점이 선보인다.현재 그의 것으로 전해지는 작품은 모두 20여점.그중 ‘자화상’‘스페인 국경’‘파리 풍경’ 등 10점의 유작을 이번에 볼 수 있다. 나혜석은 문학이나 사상 방면이 오히려 미술 쪽보다 훨씬 ‘선진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소설·시·희곡·신문사설·논설·감상문·기행문·대담기 등을 통해 쏟아낸 나혜석의 여성의식과 자유의지는 한 세기쯤은 앞선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1918년 발표한 자전적 소설 ‘경희’는 한국 현대문학상 최초의 페미니즘 텍스트로 평가받는다.또 여성계몽적인 시 ‘노라’는 1910년대 계몽주의 문학의 중요작품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그러나 나혜석의 본령은 어디까지나 그림이다.좌절을 겪을 때마다 그를 지탱해준것은 바로 미술에 대한 집념이었다. 나혜석은 90년대 후반부터 페미니스트 화가로 재조명되기 시작했지만 그의그림에 관해선 지금까지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석사학위 논문 3편 정도가 있을 뿐이다.나혜석의 미술세계를 총체적으로 살피는 이번 전시는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료의 딸로 태어난 나혜석은 진명여학교를 거쳐 일본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 유화학과에서 공부했다.그의 공식적인 화업은 1921년 국내 처음으로 열린 서양화가 개인전인 ‘내청각 개인전’에서 출발,1935년 진고개 조선관 전시로 막을 내린다.특히 주목되는 것은 사회·문학활동에서 활발하게 나타나는여성의식이 유독 화풍에서만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혜석의 작가로서의 발전과정은 크게 세 시기로 나뉜다.유학기인 제1기(1913∼1919)에는 당시의 조류에 따라 계몽적 페미니즘 의식을 반영한 목판화작업에 심취했다. 결혼안정기인 제2기(1920∼1930)는 화가로서의 최고 전성기.일본과 프랑스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은 풍경화와 인물화 등을 주로 그렸다.이혼기인 제3기(1931∼1938)에는 퇴폐적 자유주의 성향을 보이다가 나중엔 프랑스 후기 인상파와 입체파의 영향을 받아 유미주의적인 작품활동을 펼쳤다. 사회적 모멸 속에 스러진지 50여년만에 다시 조명받는 나혜석.‘2월의 문화인물’로도 선정돼 관심을 모으는 그의 진보적 사상과 예술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도 전혀 낯설지 않다.이 시대 나혜석의 의미는 무엇인가,왜 다시 나혜석인가.‘나혜석의 생애와 그림’전에 그 해답이 있다.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금·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입장료는 어른 3,000원,초중고생 2,000원.(02)580-1300. 김종면기자 jmkim@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고봉준씨 당선 소감

    당선연락을 받았을 때,맨 처음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간 것은 원고를 제출하러 갈 때의 내 모습이었다.마감을 며칠 앞둔 날부터 잠을 설쳐대며 원고를정리했지만,그것이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아 나는 마감날 오후까지 정리되지 않은 원고의 고통스러움을 견뎌야 했다.처음 생각했던 내용에도 훨씬 못미치는 어설픈 원고를 제출하고 신문사를 나설 때,나는 별다른 기대를 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 20대의 모든 시절을 나는 문학에 대한 열정과 더불어 지내왔다.그러나 내가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과 시대적 현실이 엇갈려 지나갈 때마다 나는 늘 열정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없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그때마다 문학은 내게 허울 좋은 도피처가 되어 주었다.길이 아니었던 것이 어느날 길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이제 열정이 조그만 돌파구를 찾았다는 느낌이다.그러나 그것은 설렘과 환희의 감정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가져다주는낯선 두려움이다.나의 30대는 대책없는 열정으로 인한 방황이 아니라 보다생산적인 대화를 만들어 내는 시절이 되기를바란다.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고 선택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과 항상 나를 믿고 지켜봐 주신 부모님,나의 자만이 모자람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항상 일깨워주시는 김재홍선생님과 김종회선생님,그리고 동고동락하며 학문적 열정을 불태우는 경희대 현대문학연구회 선후배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한다. ▲1970년 부산 출생 ▲부산외국어대 국문학과 졸업 ▲경희대 대학원 국문학과 박사과정수료 ▲현 경희대강사
  • ‘내 생애의 바닷가에서’ 펴낸 사제시인 이정우

    경북 경산시 자인면은 신라의 고승 원효와 그 아들로 대(大)학자인 설총이태어난 곳이라고 한다.자인(慈仁)이란 고을 이름부터 원효의 자비(慈悲)와설총의 인(仁) 사상에서 한글자씩 따와 지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이 불지촌(佛地村)이라고 부를 만큼 불교와 인연이깊은 자인.그 마을 끝자락 계정숲 언덕에는 결코 뽐내지 않는 표정으로 자그마한 천주교회가 하나 앉아 있다. 위대한 불교사상가를 낳은 땅에 대한 경의의 표시일까.사제관에 들어서면 중광스님이 그린 동자승(童子僧)이 먼저 환한 얼굴로 객(客)을 맞는다. 그러나 막상 사제관의 주인은 “이 먼 데까지 뭐하러 왔느냐”고 기자를 나무랐다.이정우 신부(53),그는 최근 ‘내 생애의 바닷가에서’(문학수첩)라는일곱번째 시집을 내놓은 시인이기도 하다. 그의 집무실에는 10대들처럼 요란스럽지는 않지만,외국연예인들의 사진을 담은 자그마한 액자가 여기저기 놓여 있다.소피 마르소와 제임스 딘,찰리 채플린….그러나 눈길을 붙잡는 것은 경주에 갔을 때 샀다는 달마그림이다. 달마는 또 어디로 갔을까./그는 이 세상 어느 마을에 살며/오늘은 누굴 만나러 나들이라도 갔을까./초여름 저녁바람을 쐬러,나는/아픈 다리로 동구 밖을 나서면서/“달마,달마”라고 불러본다.…(달마 1)그는 지난 6월 ‘현대문학’의 청탁으로 달마연작을 썼고,새 시집에도 실었다.왜 가톨릭 사제가 선(禪)불교의 시조인 달마를 이렇게 애타게 찾아다니는 것일까. 그는 “달마는 특정인물이 아니라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빈데로 가서 있는그런 태도를 말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지금 세상속에 무더기로 휩쓸려가면서 죽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혼란스런 세상을 비껴서서 바라보아야겠다고 달마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않아도 그는 요즘 달마처럼 산다.자신이 태어난 자인의 작은 성당을자원한 것도 대구 봉덕성당을 지을 때 다리뼈가 삭는 줄도 모르고 무리를 한탓도 있지만,‘빈곳’에 비껴서 있고 싶어서 였다고 한다.그래서 달마연작에서도 자신이 종종 달마가 된다. 달마가 승용차의 시동을 걸고/온천목욕을 하러간다./낡은 차 안의 카스테레오에서/돈 크라이 아르헨티나가 들려온다.…달마가 점심을 먹으러 간다./홍두깨 국시집에서/손으로 잘빚은 콩국수 한 그릇을 먹고,/선풍기 바람을 쐬며/김치두루마리 만두를 안주로 해서/동동주 한사발을 마신다.(달마 6)이런 ‘달마같은 신부’를 따르는 신자들이 한밤중에 찾아와 옷자락을 잡아끌면,그 또한 고스톱도 같이 치고,노래방에 가 ‘카츄샤’나 ‘번지없는 주막’을 함께 부른다.그는 “신부라고 꼭 기도만 하거나 신앙적이어야 하는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요즘 신자들은 소탈하게 같이 어울려주는 사람을 원한다”면서 “어쨌든 신부 성격에 신자들도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북대 국문과를 졸업하던 해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서울로 올라가 합동통신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뒤늦게 신학교에 들어갔다.그는자신에게서 ‘신부냄새’가 별로 나지않는 것도 이런 사회경험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 곳에서 사제로서는 물론 시인으로서도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한다.97년 부임하자 건물은 폐허에 가까웠고,그는 성당을 되살리기 위해 대구에서 시화전을 열었다.그림과 시집을 팔아 1억 3,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모을 수 있었고,교구에서 일부를 지원받아 오늘의 아담한 성당을 일구었다.그는 “시가 돈이 되는 것을 경험한 시인이 그렇게 많겠느냐”면서 ‘시인이된 것이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달마처럼 웃었다. 경산 서동철기자 dcsuh@
  • 은희경 장편 ‘그것은 꿈이었을까’

    - 비틀즈와 90년대 '세기말의 만남'90년대를 지배한 정서란 어떤 것일까.90년대를 내내 살아왔으면서도,쉽게 대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90년대 문학이란 또 어떤 것일까.더욱 어려운 질문이다. 은희경에게는 ‘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한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그가 새 장편소설 ‘그것은 꿈이었을까’(현대문학)를 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문학에 있어서 90년대적 양상’을 보여주고 있을까.일단 “그런 것 같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은 pc통신 하이텔에 ‘꿈 속의 나오미’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것이다.pc통신은 어느새 신세대 작가들 뿐 아니라 중견작가들에게도 중요한 문학작품의 발표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작가는 작품을 연재하며 pc통신 독자들과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한다.이 과정에서 독자들도 일정부분 작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작가의 일방통행식 창작행태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작품은 비틀즈의 ‘러버 소울(Rubber soul)이라는 앨범에 실린 곡의 제목을 소제목으로 이용했다.1장은 ‘드라이브 마이카(Drive my car),2장은 ‘노르웨이의 숲(Norwegian wood)’하는 식이다.다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각각 ‘오블라디 오블라다,인생은 그런 것’‘아홉번째 꿈’으로 비틀즈의다른 앨범에 실린 곡의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주인공이 가끔 흥얼거린다고는 해도 노래가사와 소설속의 이야기는별 연관이 없다.노래에 맞춰서 소설을 쓴 것이 아니고,그 노래를 들으며 소설을 쓴 때문이라는 것이다.노래의 분위기만 소설속으로 끌어들이는데 어색해질 수 있는 간격을 메워준 것도 하이텔의 ‘비틀즈동호회’였다고 한다. 또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꿈이고,어디까지가 작품속의 현실인지를 분명히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꿈 속의 나오미’라는 원제목이 ‘그것은 꿈이었을까’로 바뀐 것을 보면 그런 느낌은 작가가 의도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배경을 특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사람의 이름이든,땅 이름이든 고유명사는 어느나라의 무엇으로 바꾸어도 괜찮다.오히려 ‘고시원’이나 ‘보건소’같은 단어가 생경하게 들리기까지 한다.한마디로 ‘한국적 상황’하고는 별 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70년대 노래를 따라 진행되는 이 90년대 소설에서 나타나는 외형적 양상은대략 이런 것들이다.이 가운데 어떤 것이 은희경을 90년대적으로 만드는지는독자들이 판단해야 할 몫인 것 같다. [서동철기자]
  • 두권의 비평서 눈길/한‘일 여성들의 속내 깊은 얘기들

    일본여성은 한국여성을 어떻게 볼까.사람에 따라 다를수 있고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 탓에 오해도 있겠지만 대체로 ‘특이’하게 보고 있다.나쁘게 말하면 ‘드세고 이기적이고 제멋대로’라는 것이다.듣기 싫은 소리지만 한번쯤 되돌이켜 볼만한 지적이다. 최근 한국에 사는 일본여성,일본에 사는 한국여성이 각각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펴내 눈길을 끈다.도다 이쿠코씨(39)의 ‘일본여자가 쓴 한국여자 비판’(현대문학 7,500원)과 왕수영씨(62)의 ‘쪽발이 잡은 조센진’(정우사 7,000원)이 그것. 도다씨는 지난 79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뒤 고려대 등에서 공부하다 한국남성과 결혼해 15년째 주부,며느리,어머니로서 한국에서 살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한 이불 속의 두나라’에 이어 이번에 두번째 책을 펴냈으며 일본에서 ‘평상복 차림의 서울안내’등 세권의 책을 펴낸 주부작가이다. 현재는 일본 만화잡지 ‘모닝’에 황미나씨의 ‘이씨댁 이야기’를 번역,연재하고 있다. 왕씨는 지난 76년부터 23년째 일본에서 살면서 지역자치회장을 맡는 등 일본 주류사회에 깊숙히 파고든 시인이자 작가.지난해 ‘조센진의 흉터’로 월탄문학상을 받았고 일본 도쿄에서 ‘한국의 시를 낭독하는 모임’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책들은 주재원 등으로 잠깐 해당국가에 머문 경험에 바탕을 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생활인으로 뿌리내리면서 체험한 바를 적은 것이어서 지금껏나온 유사한 책에 비해 알맹이가 들어있다. 도다씨는 한국남성과 결혼해 살고 있거나 회사주재원으로 몇년째 한국에 머물고 있는 일본인 남녀 170명과 다른 나라 사람 31명을 직접 인터뷰하거나글을 받아 외국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아줌마’등 한국여성에게 ‘공개도전장’을 던진다. “지난 83년 처음 한국에 와서 공중목욕탕에 갔을 때 깜짝 놀랐어요.아줌마들이 벌거벗은 채 서로 머리를 잡고 싸우는 거예요” 그는 한국의 첫 경험을 이처럼 털어놓으면서 한국아줌마들은 “사납지만 정도 많다”고 말한다.아울러 ‘짙은 화장’과 ‘이기심’도 한국여성의 단점이라고 꼬집는다. 한 일본남성의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에 와서 여자에게 맞았다”는 고백과 함께 한국여성을 친구로 사귀는 일의 어려움 등도 책에 실려있다.“‘언니 동생’이라고 불러 친구가 됐구나 했더니 헤어지면 그만이에요.학연 지연 혈연이 없으면 한국사람을 사귀기가 너무 힘듭니다” “한국여자가 나쁘다는 게 아니고 이런 건 제발 하지 말자는 생각에서 그동안 겪은 점을 적었다”는 그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겪는 문화충격을 한국사람들도 이해해달라”고 당부한다. 한편 왕씨는 일본인의 한국인에 시각을 보여준다.왕씨에 따르면 일본여성들은 한국여성에 대해 ▲모가 나고 ▲무례하고 ▲무계획적이며 ▲남의 일에 걸핏하면 간섭한다는 등의 편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왕씨는 자신이 겪은 일을 통해 일본인의 이런 비뚤어진 시각을 전해준다.왕씨는 또 일본인들은▲속과 겉이 다르고 ▲꼼꼼함이 지나치며 ▲리더에 무작정 복종하고 ▲예의가 지나쳐 비인간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의 책은 상업적인 측면에서 한일 양국 여성들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경향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려는 자세를 가지면 편견과불신의 벽이 쉽게 허물어질 수 있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박재범기자 jae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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