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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 현대, 상하이 상강 5-0 완파…‘대박이 아빠’ 이동국 2골

    전북 현대, 상하이 상강 5-0 완파…‘대박이 아빠’ 이동국 2골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가 레오나르도와 이동국의 활약에 힘입어 5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전북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 축구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후반에만 5골을 터뜨리며 상하이 상강(중국)을 5-0으로 완파했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은 이날 승리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1년(준우승) 이후 5년 만이다. 전북은 이날 ‘꺽다리’ 김신욱을 원톱, 좌우 날개에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를 배치했다. 2선에는 이재성과 김보경을 세워 상하이 밀집 수비에 대비했다. 전북은 전반 초반부터 상하이를 거칠게 몰아붙이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전북의 골 잔치는 후반 7분부터 시작됐다. 이재성이 상대 우측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와 오른발로 밀어줬고, 김신욱이 이를 논스톱으로 살짝 뒤로 빼줬다. 레오나르도가 이를 기다렸다는 듯 왼발 슈팅으로 골을 터트렸다. 기세가 오른 전북은 5분 뒤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재성이 드리블하며 페널티박스 안까지 치고 들어가 로페즈와 공을 주고받았다. 이어 골대 중앙으로 패스한 공이 상하이 수비수 쉬커에 몸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전북은 후반 29분 위기를 맞았다. 상대의 헤딩슛이 골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수비수 김형일이 몸을 던져 막아냈다. 그러나 이는 전북에 새로운 기회였다. 이 과정에서 상하이 루웬준이 발로 김형일의 머리를 가격하면서 퇴장당했다. 전북은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이어 후반 37분 이종호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레오나르도가 침착하게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어 2분 뒤에는 후반 18분 로페즈를 대신해 투입된 이동국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동국은 후반 43분에는 다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한 골을 더 추가하면서 전북의 4강 진출을 자축했다. 전북은 FC서울-산둥 루넝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강희호’ 전북 현대, 中 상하이 상강과 0-0 무승부

    ‘최강희호’ 전북 현대, 中 상하이 상강과 0-0 무승부

    프로축구 K리그 선두 전북 현대가 중국 상하이 상강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은 23일 중국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지만 끝내 상하이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북은 다음 달 13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1골 이상 기록하는 무승부가 나올 경우엔 4강 진출에 실패한다. 이날 전북 최강희 감독은 4-1-4-1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동국을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한 뒤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로 2선 공격라인을 짰다. 김보경과 이재성이 중앙을 맡았고, 이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왔다. 포백은 박원재, 조성환, 김형일, 최철순이 출전했다. 전북은 상하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뒤로하고 경기 초반부터 무섭게 상대 골문을 노렸다. 전반 9분 레오나르도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슈팅을 시도하는 등 주로 측면 활로를 뚫었다. 전반 37분엔 레오나르도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 오른쪽을 맞고 나가기도 했다. 양 팀은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최강희 감독의 승리 의지는 매우 강했다. 후반 5분 이호가 수비 과정에서 발을 다치자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했다. 중원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고 이동국-김신욱 투톱 체제로 골문을 열겠다는 생각이었다. 전북 선수들은 공격에 집중했다. 후반 15분 최철순이 중앙 돌파에 성공한 뒤 로페즈의 스루패스를 받았다. 이어 벼락같은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20분 이동국 대신 에두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위기도 있었다. 투톱 체제로 인해 중앙 라인이 얇아지자 수비의 견고함이 다소 떨어졌다. 후반 23분 상대 팀 우레이에게 중앙 돌파를 허용했다. 전북 수비벽이 우레이의 슈팅을 막았지만, 흘러나온 공을 혼전 상황에서 원쥔루가 왼쪽 측면에서 슈팅으로 연결했다. 몇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최강희 감독은 ‘닥공’(닥치고 공격)을 밀어붙였다. 후반 27분 레오나르도를 빼고 고무열을 투입해 공격에 다시 한 번 변화를 줬다. 이날 최 감독은 교체카드 3장을 모두 공격수를 교체하는 데 사용했다. 그러나 끝내 상하이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의선, 리우 가서 ‘코리아 양궁’ 응원

    정의선, 리우 가서 ‘코리아 양궁’ 응원

    임기 4년 양궁협회장 연임 성공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다음달 6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참석해 대를 이은 양궁 사랑을 과시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28일 “정 부회장은 예년처럼 이번에도 리우올림픽 양궁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1985~1997년 양궁협회장을 지낸 데 이어 정 부회장이 2005년부터 양궁협회장을 맡아 오면서 2대째 양궁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그룹 측은 정 부회장이 전날 또다시 임기 4년의 양궁협회장으로 연임에 성공해 국내 양궁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리우올림픽 참관 전후 브라질 현대차 공장도 들러 신흥시장 타개책도 점검한다. 현대가에서는 앞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올림픽선수단장 자격으로 전날(현지시간) 리우에 도착해 우리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반면 다른 주요 그룹 오너들은 리우올림픽에 참석하지 않는 분위기다. 치안, 테러, 지카바이러스 등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는 경기 침체 속 현안이 많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우올림픽 참석이 현재로선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이 지난해 8월 중국 난징에서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IOC와 2020년까지 올림픽 공식 후원을 연장하기로 하는 등 올림픽 지원에 앞장서 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온 가족이 런던으로 총출동해 태극전사들을 응원했지만 지금은 이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와병 중이다. 대신 이달 초 이 회장의 둘째 사위인 대한체육회 부회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등이 태릉선수촌을 찾아 격려금 5억원을 전했다. SK그룹도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국내 경영 현안 때문에 리우올림픽에 가지 않기로 했다. 대한항공도 대한체육회 부회장 겸 탁구협회장인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 문제로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사격을 집중 후원하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참석하지 않는다. 다만 김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이 직접 마장마술(승마) 대회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비즈 in 비즈] 폭언·갑질 금수저 기업 맡겨도 될까

    [비즈 in 비즈] 폭언·갑질 금수저 기업 맡겨도 될까

    3년간 12명…. 정일선(46) 현대BNG스틸 사장이 갈아치운 운전기사 숫자다. 석 달에 한 번꼴로 운전기사를 바꿨다. 대충 보면 그냥 좀 까칠해서 그런 거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140페이지나 되는 ‘갑질 매뉴얼’을 보면 그런 생각은 싹 사라진다. ‘모닝콜은 전화 받으실 때까지 악착같이 해야 됨’, ‘사모님 기상 직후의 첫 대면은 피할 것’, ‘운동복 세탁물을 1시간 내에 배달하지 못할 경우 기사가 이동 후 초벌세탁 실시’, ‘빨리 가자는 말씀이 있을 경우 위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호, 차선, 과속카메라, 버스전용차로 무시하고 목적지 도착이 우선임’ 등이다. 실제로 이 매뉴얼을 얼마나 실천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불법적이고 비인격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정 사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탓에 현대가(家)에서 더 각별하게 챙긴다는 소문이다. 그래선지 1999년 서른 살에 기아자동차 이사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 6년 만인 2005년 현대BNG스틸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현대BNG스틸은 스레인리스 냉연강판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최대 주주는 현대제철이다. 지난해 6890억원의 매출과 145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생산품 대부분은 현대·기아차 그룹이 산다. 내부 거래를 통해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 지난해는 당기순이익이 69.9% 줄었다. 하지만 그는 12억 3000만원을 회사로부터 받아 갔다. 지난 27일 고용노동부는 정 사장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운전기사 1명에 대한 폭행에 대해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고용부 조사 결과만 봐도 그는 12명의 운전기사들에게 주 56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1명을 상습적으로 때렸고,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다. 사장과 직원 사이를 주종관계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다.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안하무인격인 재벌 3세 조태오가 현실에 재림한 듯하다. 한 기업의 대표가 되려면 아랫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한다. 존경은 고사하고 아랫사람을 학대하는 비뚤어진 인식을 가졌다면 대표 자격이 없다. 아무리 ‘창업자의 손자’라도 마찬가지다. 김동현 기자moses@seoul.co.kr
  • 정일선 사장, 운전기사 61명 초과근무시켜

    ‘운전기사 갑(甲)질 매뉴얼’ 논란에 휘말렸던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이 3년간 회사 운전기사 61명에게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도록 한 사실이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드러났다. 고용부 서울강남지청은 정 사장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입건,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강남지청이 최근 3년간 급여명세서 등을 조사한 결과 정 사장이 운전기사 61명에게 주 56시간 이상 불법으로 일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주 80시간 이상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지청은 ‘갑질 매뉴얼’에 대해서도 조사했지만 처벌 조항이 없어 혐의에는 포함하지 못했다. 정 사장 측은 “61명은 부사장이나 임원 등 다른 회사 직원의 차량을 모는 운전기사를 모두 합한 숫자”라며 “정 사장의 차량을 직전 운전한 운전기사는 12명으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현대가(家) 3세인 정 사장은 고(故) 정주영 회장의 넷째 아들인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인영 한라 명예회장 10주기에 범현대가 집결

    정인영 한라 명예회장 10주기에 범현대가 집결

    한라그룹 창업주인 고 정인영 명예회장 10주기를 맞아 현대가 사람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한라그룹은 20일 경기도 양평군 용담리 선영에서 정 명예회장 10주기 추모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추모행사에는 차남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범현대가 인사들과 한라그룹 전·현직 임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묘소에 헌화한 뒤 최이우 담임 목사의 집례로 추모 예배를 드렸다. 정몽원 회장은 이 자리에서 “경제 상황이 어려웠고 그 과정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항상 아버님과 아버님의 행적을 상기하며 지내왔기에 안 계셔도 계신 것 같은 10년이었다”면서 “꿈을 꾸고 그 꿈을 믿고 꿈을 실현한 사업가 아버님이 참으로 그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항상 깨어 있고 준비하는 마음으로 합력(合力)하여 꾸준히 성장하는 ‘한라’ 그리고 지속 가능한 한라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으로 1953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형인 정주영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그룹의 초석을 닦았다. 이어 1962년 10월 한라그룹의 전신인 현대양행을 세워 1996년 당시 한라그룹을 18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12위로 키워냈다. 그러나 이듬해 외환위기 당시 한라건설을 제외한 주력 계열사들을 모두 매각하며 그룹이 해체되는 시련을 겪었다. 1997년 경영권을 물려받은 차남 정몽원 회장은 2008년 외국계 투자회사로부터 만도를 되사와 한라그룹을 재건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선조들이 무더위 이겨낸 음식·풍습은 뭘까

    선조들이 무더위 이겨낸 음식·풍습은 뭘까

    우리 선조들의 여름 나기를 한식 문화를 통해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20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한식문화 특별전 ‘여름나기-맛 멋 쉼’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국립민속박물관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여름 무더위를 이겨 내는 ‘맛’,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닮은 ‘멋’,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쉼’ 등 3부로 이뤄졌다. 전통 유물과 현대공예 작품 150여점이 전시된다. 최정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지금까지 음식으로 다뤄졌던 한식을 공예와 문화, 기술을 접목해 문화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부엌-맛의 공간’에선 조리 도구를 통한 음식 조리 과정과 한글 최초의 음식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여름에 담그는 술에 대한 정보가 수록된 책인 ‘각방별양’ 등을 소개한다. 무더위를 이겨 내고 원기를 보충하기 위한 선조들의 슬기와 생활상이 담겨 있는 별미를 삼계탕과 민어탕 식재료를 이용해 전통 조리 방식으로 재현한다. ‘음식디미방’ 메뉴 중 하나인 어만두 조리 과정도 인포그래픽(정보·데이터·지식을 시각적으로 표현)을 통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대청, 찬방-멋의 공간’에선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 현대공예작가들의 작품을 활용해 여름 상차림을 선보인다. 한옥 대청마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에 도자, 유리, 금속 등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식기와 반상기를 조화시킴으로써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식문화의 멋을 연출한다. ‘마당-쉼의 공간’에선 한식 영상 체험대인 ‘미디어테이블’을 통해 여름철 한식문화인 ‘복달임’(복날에 더위를 물리치기 위한 풍습)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한식 메뉴를 통해 풍부한 색감과 조화로운 맛을 지닌 한식의 우수성도 보여 준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삼복더위엔 몸 둘 바를 모르고 몸 둘 곳도 모른다고 한다”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몸 둘 바를 모르는 분들은 마음을 달래고, 몸 둘 곳을 모르는 분들은 쉼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국립민속박물관서 한식문화 체험하며 여름나기

    국립민속박물관서 한식문화 체험하며 여름나기

     우리 선조들의 여름 나기를 한식 문화를 통해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20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한식문화 특별전 ‘여름나기-맛 멋 쉼’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국립민속박물관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여름 무더위를 이겨 내는 ‘맛’,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닮은 ‘멋’,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쉼’ 등 3부로 이뤄졌다. 전통 유물과 현대공예 작품 150여점이 전시된다. 최정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지금까지 음식으로 다뤄졌던 한식을 공예와 문화, 기술을 접목해 문화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부엌-맛의 공간’에선 조리 도구를 통한 음식 조리 과정과 한글 최초의 음식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여름에 담그는 술에 대한 정보가 수록된 책인 ‘각방별양’ 등을 소개한다. 무더위를 이겨 내고 원기를 보충하기 위한 선조들의 슬기와 생활상이 담겨 있는 별미를 삼계탕과 민어탕 식재료를 이용해 전통 조리 방식으로 재현한다. ‘음식디미방’ 메뉴 중 하나인 어만두 조리 과정도 인포그래픽(정보·데이터·지식을 시각적으로 표현)을 통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대청, 찬방-멋의 공간’에선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 현대공예작가들의 작품을 활용해 여름 상차림을 선보인다. 한옥 대청마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에 도자, 유리, 금속 등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식기와 반상기를 조화시킴으로써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한식문화의 멋을 연출한다. ‘마당-쉼의 공간’에선 한식 영상 체험대인 ‘미디어테이블’을 통해 여름철 한식문화인 ‘복달임’(복날에 더위를 물리치기 위한 풍습)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한식 메뉴를 통해 풍부한 색감과 조화로운 맛을 지닌 한식의 우수성도 보여 준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삼복더위엔 몸 둘 바를 모르고 몸 둘 곳도 모른다고 한다”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몸 둘 바를 모르는 분들은 마음을 달래고, 몸 둘 곳을 모르는 분들은 쉼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건축·전시·풍경 빼어난 제주의 숨은 진주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 건축·전시·풍경 빼어난 제주의 숨은 진주

    제주를 여행한다는 것은 검은 돌과 짙푸른 바다를 보고, 드넓은 초지와 이름 모를 오름을 오르고, 울창한 나무가 우거진 숲을 걷다가 싱싱한 특산물을 즐기는 일정을 떠올린다. 요즘은 여기에 문화가 보태졌다. 제주도 곳곳에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공연장이 들어서 여행 중 전시와 공연,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된 까닭이다. 수준을 따지자면 천차만별이다. 왜 이런 아름다운 곳에 이런 흉한 것들을 들여놓았는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곳부터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곳까지 천차만별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록남로에 위치한 본태박물관은 후자의 경우다. ●40여년간 모은 골동품이 수준 높은 박물관으로 본태박물관은 2012년 11월 개관해 이제 겨우 4년이 채 안 되는 박물관이지만 소장품의 수준이나 건축물, 전시, 교육 등 운영 면에서 제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립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 아름다운 전통 공예품으로 빚어낸 수준 높은 전시, 제주도의 수려한 자연풍경 등 3박자가 어우러진 빼어난 문화공간은 제주의 숨은 진주 같은 곳이다. ‘우리 생활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인과 나누고, 전통 공예와 현대 미술을 통해 새로운 미래 가치를 창출한다’는 게 이 박물관의 콘셉트다. 전통과 현대라는 사뭇 다른 이미지가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비결은 ‘본태’(本態)라는 이 박물관의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 사물 본래의 모습이 지닌 아름다움에 주목하다 보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게 된다. 본태박물관의 설립은 40여년 전부터 시작된 이행자(73) 본태박물관 고문의 골동품 수집에서 시작됐다.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부인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로, 현대가의 며느리로 쉽지 않은 삶을 살았던 이 고문은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장안평이나 인사동에 나가 옛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골동품의 아름다움을 마주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회상한다. 이제는 박물관이 그에게 삶의 전부나 다름없다.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 자연과 조화 고민해 설계 본태박물관이 짧은 시간에 유명세를 탈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로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건축된 박물관 건물의 아름다움을 들 수 있다. 안도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로 ‘예술의 섬’ 일본 나오시마의 베네세 하우스와 지추미술관(2004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푼타 델라 도가나 컨템퍼러리뮤지엄(2007년) 등 전 세계에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본태박물관에는 제주의 자연과 조화를 고려하는 건축환경에 대한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고문은 “나오시마 지추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안도의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에 큰 감명을 받았고 언젠가 박물관을 짓는다면 제주도에 안도의 설계로 짓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몇 차례 만나 의견을 나누다가 외환위기 때문에 중단된 후에도 박물관 건립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던 차에 안도는 이 고문을 베네치아의 푼타 델라 도가나 리뉴얼 오프닝에 초대했다. 푼타 델라 도가나는 300년 전에 지어진 베네치아의 세관 건물로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 회장의 현대미술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이 고문의 푼타 델라 도가나 방문을 계기로 박물관 설립 계획은 급물살을 탔다. 안도는 본태박물관 설계를 하면서 제주의 대지에 순응하고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담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박물관은 경사진 대지의 성격을 거스르지 않고 공간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서로 다른 높이에서 만나는 삼각과 긴 사각 마당을 가진 두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두 개의 ‘L’자형 건물은 동질감을 가지면서 단의 높이 차를 두고 만나 다양한 공간감을 연출한다.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일월석(日月石) 담이 두 개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단정함·파격 동시에 보여주는 수공예품 전시 박물관은 1~4 전시실과 야외 조각공원으로 구성된다. 1관에는 전통 한옥 공간에서 사용됐던 조선시대의 공예품이 고르게 전시돼 있다. 소반과 목가구의 소박함과 단정함, 파격을 동시에 보여 주는 우리 수공예품에 담긴 다채로운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현대미술 컬렉션을 전시한 2관 1층에는 안소니 카로의 ‘물결’, 팝아트 조각가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불타는 입술’, 이브 클라인의 ‘블루 YBK’ 등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과 안도의 특별 공간이 마련돼 있다.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창호문으로 사방을 장식하고 맞은편 벽면에는 한국의 모시 조각보를 형상화한 스테인드글라스를 설치한 ‘명상의 방’으로 이어진다. 3관에선 구사마 야요이의 시그니처 작품 노란 호박 외에 특수 거울과 조명이 설치된 ‘무한 거울방-영혼의 반짝임’이 환상적인 예술적 체험을 맛보게 한다. 4관에서는 선조들이 피안으로 가는 길에 동반했던 꽃상여와 꼭두 등 우리 옛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전통 장례 관련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아름다움의 본질에 다가서다…제주 문화 명소 본태박물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아름다움의 본질에 다가서다…제주 문화 명소 본태박물관

      제주를 여행한다는 것은 검은 돌과 짙푸른 바다를 보고, 드넓은 초지와 이름모를 오름을 오르고, 울창한 나무가 우거진 숲을 걷다가 싱싱한 특산물을 즐기는 일정을 떠올린다. 요즘은 여기에 문화가 보태졌다. 제주도 곳곳에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공연장이 들어서 여행 중 전시와 공연,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된 까닭이다. 수준을 따지자면 천차만별이다. 왜 이런 아름다운 곳에 이런 흉한 것들을 들여 놓았는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곳부터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곳까지 천차만별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록남로에 위치한 본태박물관은 후자의 경우이다.  본태박물관은 2012년 11월 개관해 이제 겨우 4년이 채 안되는 박물관이지만 소장품의 수준이나 건축물, 전시, 교육 등 운영면에서 제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립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 아름다운 전통 공예품으로 빚어낸 수준 높은 전시, 제주도의 수려한 자연풍경 등 3박자가 어우러진 빼어난 문화공간은 제주의 숨은 진주같은 곳이다.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산방산과 남쪽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지만 중산간지역인지라 잦은 안개 때문에 탁 트인 풍경을 보는 것은 쉽지않다. 이것 또한 본태박물관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우리 생활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인과 나누고, 전통 공예와 현대 미술을 통해 새로운 미래 가치를 창출한다’는 게 이 박물관의 컨셉이다. 전통과 현대라는 사뭇 다른 이미지가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비결은 ‘본태(本態)’라는 이 박물관의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 사물 본래의 모습이 지닌 아름다움에 주목하다 보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게 된다.  본태박물관의 설립은 40여년전부터 시작된 이행자(73) 본태박물관 고문의 골동품 수집에서 시작됐다.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부인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로, 현대가의 며느리로 쉽지않은 삶을 살았던 이 고문은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장안평이나 인사동에 나가 옛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골동품의 아름다움을 마주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회상한다. 이제는 박물관이 그에게 삶의 전부가 됐다.  “처음엔 장롱과 목가구를 모으기 시작하다가 모아둘 공간이 부족해서 소반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모양도 아름답고 크기별로 모아서 겹쳐서 보관하면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서 하나둘씩 모았죠. 그 후엔 붉은 자수공예품과 장신구, 소박한 보자기도 모으게 됐지요. 민속 공예품을 수집하는 덕분에 힘든 세월을 견딜 수 있었어요.”  본태박물관이 짧은 시간에 유명세를 탈 수 있었던 비결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1941~)의 설계로 건축된 박물관 건물의 아름다움을 들 수 있다. 안도 타다오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로 ‘예술의 섬’ 일본 나오시마의 베네세 하우스와 지추미술관(2004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푼타 델라 도가나 컨템퍼러리뮤지엄(2007년) 등 전 세계에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노출 콘크리트를 주로 사용하는 그의 건축은 순수 기하학적인 형태의 건물에 빛과 물을 건축 요소로 끌어들여 자연과의 통합을 꾀하는 것이 특징이다. 본태박물관에는 제주의 자연과 조화를 고려하는 건축환경에 대한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제주에 박물관을 만들고, 안도에게 설계를 맡기는 것은 순전히 이 고문의 생각이었다. 이 고문은 “나오시마에 지추미술관이 생기고 얼마 안 돼서 그곳을 방문했을 때 안도의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에 큰 감명을 받았고 언젠가 박물관을 짓는다면 제주도에 안도의 설계로 짓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고 회고했다. 몇차례 만나 의견을 나누다가 IMF 때문에 중단된 후에도 박물관 건립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강하게 바라면 이뤄진다고 했던가. 안도는 이 고문을 베네치아의 푼타델라도가나 오프닝에 초대했다. 푼타델라도가나는 300년전에 지어진 베네치아의 세관 건물로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 회장의 현대미술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맡은 안도는 고풍스러운 건물의 외관과 목재로 이뤄진 천정은 그대로 둔채 노출 콘크리트로 전시공간을 멋지게 만들어냈다. 이 고문의 푼타델라도가나 방문을 계기로 박물관 설계가 급물살을 탔다.  안도는 본태박물관 설계를 하면서 제주의 대지에 순응하면서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담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박물관은 경사진 대지의 성격을 거스르지 않고 공간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서로 다른 높이에서 만나는 삼각과 긴 사각 마당을 가진 두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두 개의 ‘L’자형 건물은 동질감을 가지면서 단의 높이 차를 두고 만나 다양한 공간감을 연출한다.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일월석(日月石) 담이 두개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박물관은 원래 고급 주택단지인 비오토피아의 생태공원 내 연못 옆에 지을 계획이었지만 단지 주민들의 반대로 바깥 쪽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 고문은 “반대가 극심해서 그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일반인의 접근이 용이해 지고 자연과 더 가까워 지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면서 “좀 더 많은 학생들이 박물관을 찾아서 선조들이 살아온 문화를 보고 배우면 더없이 좋겠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1~4 전시실과 야외 조각공원으로 구성된다. 1관에는 전통 한옥 공간에서 사용됐던 조선시대의 공예품이 고르게 전시돼 있다. 2층부터 1층까지 이어지는 개방된 공간에 장식미술의 결정체인 목가구, 다양한 소반, 옛 여인들이 한땀한땀 정성들여 놓은 자수와 장신구, 보자기 등 전통 수공예품, 담백한 도자기, 전통복식 등 삶을 이루고 풍요롭게 했던 아름다운 옛 물건들이 차례로 펼쳐진다. 소박함과 화려함, 단정함과 파격을 동시에 보여주는 우리 수공예품에 담긴 다채로운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2관의 현대미술 컬렉션도 수준급이다. 1층에는 20세기 현대조각의 새 장을 연 안소니 카로의 ‘물결’, 대담한 색상과 특유의 컷아웃 기법으로 유명한 팝아트 조각가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불타는 입술’, 이브 클라인의 ‘블루 YBK’, 페르낭 레제의 ‘건설 노동자’, 살바도르 달리의 ‘늘어진 시계’ 등ㅇ이 소장품이다. 2층에는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과 본태박물관을 설계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특별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다음으로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창호문으로 사방을 장식하고 맞은 편 벽면에는 한국의 모시조각보를 형상화한 스테인드글래스를 설치한 ‘명상의 방’으로 이어진다. 3관은 점으로 유명한 일본 출신의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의 상설전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쿠사마의 시그니쳐 작품 노란 호박 외에 특수 거울과 조명이 설치된 ‘무한 거울방-영혼의 반짝임’이 환상적인 예술적 체험을 맛보게 한다. 4관에서는 선조들이 피안으로 가는 길에 동반했던 꽃상여와 꼭두 등 우리 옛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전통 장례관련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제주의 나무로 가꿔진 조각공원에는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유포리아(희열)’, 자우메 플렌사의 ‘어린아이의 영혼’, 로트르 클라인-모콰이의 ‘집시’가 설치돼 있다.  제주 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벽난로 타임캡슐/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벽난로 타임캡슐/강동형 논설위원

    인류가 만든 최초의 타임캡슐은 아마도 돌일 것이다. 돌에 새겨진 글자나 그림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에 길잡이 역할을 한다. 현대적 의미의 타임캡슐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기록이나 물건을 담아 후세에 전할 목적으로 특수 제작된 용기다. 타임캡슐이라는 이름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1939년 미국 뉴욕 만국박람회 때라고 한다. 전기기기 제조 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일렉트릭이 출품한 길이 2.3m, 굵기 15㎝인 어뢰 모양의 용기를 타임캡슐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 이 타임캡슐에 곡식과 책자, 신문 등 당시 생활상을 담아 지하 150m에 묻은 게 시초다. 이 타임캡슐은 5000년 후인 6939년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때까지 후손들이 기억하고 있다가 캡슐을 열어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제4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인류는 돌과 칼로 싸울 것”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이야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까닭이다. 3차 세계대전에서 문명은 파괴되고, 아주 소수의 인류가 살아남아 석기시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가정에서다. 우리나라도 1994년 서울 정도 600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정도 1000년을 맞는 2394년 11월 29일 개봉 예정으로 타임캡슐을 남산에 매설했다. 보신각종 모양의 타임캡슐에는 당시 생활상을 담은 600가지의 물건이 담겨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타임캡슐이 시간여행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매설한 타임캡슐은 2009년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개봉 시기를 10년 미뤄 2019년 개봉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을 하자 현대가와 정치권을 놀라게 할 ‘판도라의 상자’가 타임캡슐 안에 들어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보이저 1, 2호는 우주 공간을 기약 없이 날아가는 타임캡슐이다. 1977년 한 달간의 시차를 두고 발사된 무인우주탐사선 보이저 1, 2호에는 지구의 위치, 남자와 여자, 지구가 태양을 궤도로 돌고 있는 모습 등을 담은 황금디스크 형태의 타임캡슐이 실려 있다. 고래의 울음소리부터 다양한 소리와 세계 각국의 언어로 된 외계인에게 전하는 인사말이 디지털 숫자로 담겨 있다. 지능을 가진 생물이 있다면 디스크에 담긴 숫자 암호를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우리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과거로부터 되살아나는 타임캡슐을 종종 목격한다. 문화재청이 어제 복원 중인 주미 대한제국공사관 ‘벽난로 타임캡슐’에서 15점의 자료가 발굴됐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906년 2월 당시 대통령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가 보낸, 백악관에서 치러진 자신의 결혼식 초대장이다. 이때는 일본이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한 시기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는 대한제국의 정통성이 유지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사료로서 가치가 있다. 왜곡된 역사는 아무리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는 것 같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한국 이미지↑·‘코리아 프리미엄’ 창출

    한국 이미지↑·‘코리아 프리미엄’ 창출

    정부가 4일 새 국가브랜드를 발표한 데는 그동안 낮은 국가브랜드 파워로 인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무역협회가 2012년 조사한 ‘한국수출제품의 해외시장에서의 디스카운트 현황 조사’에 따르면 실제 가치보다 9.3% 할인돼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만든 ‘Dynamic Korea’(다이나믹 코리아)란 슬로건이 국가브랜드로 쓰였지만 2009년 이후 정부에서는 폐기되다시피 해 7년 가까이 국가브랜드가 부재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2015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1위 규모이지만 글로벌 국가브랜드지수(NBI)는 50개국 가운데 27위에 그치고 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국가브랜드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국가 이미지로 스위스는 ‘정확성’, 독일은 ‘기술’, 미국은 ‘할리우드’ 등 엔터테인먼트산업, 프랑스는 ‘문화대국’, 이탈리아는 ‘디자인, 패션’ 등이 곧바로 떠오르지만 한국은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불분명한 게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각계 전문가로 이뤄진 국가브랜드개발 추진단을 구성, ‘대한민국의 DNA를 찾습니다’ 등의 아이디어 공모를 2차례 시행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한국 이미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로 ‘창의’(Creativity), ‘열정’(Passion), ‘화합’(Harmony) 3가지가 선정됐다. ‘지역 분열’, ‘국론 갈등’ 등의 일부 부정적인 키워드도 있었지만 다수가 창의와 열정, 화합을 미래적 가치로 꼽았다는 설명이다. 새 국가브랜드 슬로건으로는 ‘크리에이티브 코리아’와 ‘메이크 코리아’ 등이 경합을 벌이다 최종적으로 창의력이 3대 핵심 가치를 총합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크리에이티브는 여러 국가에서 국가 전략 브랜드로 쓰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 2012년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Great Britain’(그레이트 브리튼)를 국가브랜드로 쓰고 있지만, 혁신성장 전략으로는 ‘크리에이티브 브리튼’을 쓰고 있다. 중국은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를, 싱가포르는 ‘디자인드 인 싱가포르’를 도입해 쓰는 등 전 세계적으로 창의력을 기반으로 한 국가 성장 전략들이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문체부는 국가브랜드의 이미지 구현을 위해 ‘대조적 매력’(Exciting Contrast)을 주제로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힘 등의 내용이 담긴 홍보 영상을 제작해 국내외 매체에 홍보할 계획이다. 이날부터 한 달간 서울스퀘어 외벽에 ‘CREATIVE KOREA’ 로고를 활용한 영상 전시를 진행하는 한편 8월 브라질 리우 올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 행사에서도 새 국가브랜드를 적용하기로 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오늘의 전통, 내일을 담다

    오늘의 전통, 내일을 담다

    전통이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지속되어 현재에도 살아 움직이며 그것을 받아들여 다음 세대에 전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그 무엇’이라고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민족학자인 장 푸이용은 정의했다. 전통이란 더이상 과거의 틀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위한 바탕이 되는 가치 혹은 문화 그 자체라는 얘기다.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특별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새로운 고전: 전통, 오늘의 일상’전은 우리의 전통 공예가 어떤 수용과 변화의 과정을 거쳐 시대와 교유해 왔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일찍이 만들고 아끼다’, ‘어여쁘게 다듬어 사용하다’, ‘비롯되고 이어지다’ 등 세 가지 주제로 근대부터 현대까지 100여점의 공예품을 선보이고 있다. ●영친왕 나전찬합 등 근대화 수용한 공예품 선봬 ‘일찍이 만들고 아끼다’에서는 19세기 말~20세기 초 거친 세월을 헤치며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 했던 기록과 그 흔적들을 보여 준다. 1907년 설립된 최초의 전문기술교육학교인 공업전습소, 1908년 이왕가에서 공예전통의 진작과 공예를 통한 산업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만든 한성미술품제작소, 일제강점기에 운영된 이왕직미술품제작소와 일본경질도기주식회사 등에서 제작된 근대 공예품들이 대거 선보인다. 영친왕이 일본에서 사용하던 나전찬합, 은제 양주잔과 주전자, 청자해태 잉크스탠드 등 조선의 마지막 장인들이 근대화를 어떻게 수용했는지를 보여 준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관립 공업전습소에서 1908년 만들어진 고려요 재현품이 공개된다. 아울러 월간지 ‘뿌리 깊은 나무’의 발행인으로 알려진 고 한창기(1936~1997) 선생이 디자이너 이상철과 함께 구상한 ‘쓸모 있고 아름다운 우리 세간’도 전시된다. 아름답던 우리 식기가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로, 결 고운 우리 목제 가구가 철제 캐비닛으로 빠르게 대체되던 1970년대 전통문화의 부활을 꿈꾼 이들이 내놓았던 유기로 된 연잎칠첩반상기, 우일요의 백자 칠첩반상기, 부곡도방의 다기세트, 백동식기 등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았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홍정실 입사장의 촛대와 향로, 금입사굽다리접시 세트도 소개된다. 홍정실 입사장은 “공예는 우리의 시대와 삶을 증거하고 후손들에게 전할 수 있을 때에 의미가 있다”면서 “전통을 체화하는 과정에서 전통공예는 활력과 생명력을 얻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유전자를 잉태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개량된 장독대·옹기 등 일상에 스민 작품 소개 ‘어여쁘게 다듬어 사용하다’에서는 의식주와 관련된 전통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보여 준다. 우리 공예문화가 아름답게 다듬어지고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 수 있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삶의 공간이 얼마나 윤택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 생활에 맞게 개량된 장독대와 옹기 외에 분청이나 옻칠, 방짜유기 등 전통 공예 기술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다기, 피처, 스트레이너 등 재단법인 아름지기에서 선별한 공예작품들이 소개된다. ●시대 재해석한 장인들 통해 미래 문화 가늠 ‘비롯되고 이어지다’는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고 해석한 장인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오늘을 사는 전통, 전통에서 미래를 꿈꾸는 작업들을 통해 우리의 미래 문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국내 유일의 지우산(종이우산) 장인인 윤규상의 작품, 전통의 방식으로 비단신과 가죽신을 만드는 안해표 화혜장의 작품 등 재단법인 예올이 선정한 장인 8명의 공예작품들이 전시된다. ‘문화와 창조경제’를 주제로 지난 22~2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아셈(ASEM)문화장관회의를 기념해 기획된 이번 전시는 오는 7월 17일까지 계속된다. 관람은 무료다. 광주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얼리버드’ 현대차… ‘효율 우선’ SK

    ‘얼리버드’ 현대차… ‘효율 우선’ SK

    현대차, 선대 회장부터 새벽 출근삼성, 불황 극복 취지로 긴장감LG 임원들, 7시 30분 출근SK, 늦게 나와도 일 잘하면 돼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빨리 출근하는 ‘얼리버드’ 임원은 현대차그룹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상무(이사 포함) 이상 임원의 출근 시간은 현대차가 오전 6시 10분으로 1위, 삼성이 오전 6시 30분으로 두 번째로 빠르다. LG 임원은 평균 오전 7시 30분까지 출근한다. SK그룹은 오전 8시 전후로 나와 출근 시간이 가장 늦다. 수억원대 연봉을 받는 임원들의 출근 시간은 회사의 방침이나 관례에 따라 정해진 것이어서 회사의 조직문화도 반영한다. 산하에 5개 에너지 계열사를 둔 SK이노베이션의 정철길 부회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너무 일찍 나오면 아랫사람들이 눈치를 보느라 더 일찍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오전 8시 30분까지 출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부회장은 “SK 임원의 출근 시간은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때부터 스스로 알아서 하는 자율 문화와 관련이 있다”면서 “조금 늦게 나와도 일을 더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 임원들은 오전 6시 30분까지 나온다. 이는 2012년 7월 당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불황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임원들의 출근시간을 당초 ‘7·4제’의 오전 7시보다 30분 더 앞당기면서 시작됐다.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들자며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도입한 ‘자율 출퇴근제’가 올 들어 다른 계열사로 확산되고 있지만 삼성 임원들에게는 ‘남의 얘기’일 뿐이다. 한 관계자는 “삼성은 임원 근태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다. 다만 매해 성과에 따라 재계약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임원들은 매년 인사 때마다 자리를 지킬 수 있느냐가 최대 관심사인데 오후 늦게 출근하는 게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지난 연말 삼성은 374명의 임원을 내보내 올해 5월 기준 임원 수가 2128명으로 줄었다. LG전자는 연내 자율 출퇴근제를 실시하기 위해 이달부터 시범조 운영에 들어갔다. 다만 자율 출퇴근제 전면 실시 이후 임원에게도 적용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은 오전 6시 10분까지 출근한다. 재계 통틀어 가장 빠르다. 부장들은 6시 30분까지, 이사 이상인 임원들은 6시 10분까지 나오는 게 관례다. 이는 범현대가 그룹의 기업문화와 관련이 깊다.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은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부터 현장을 돌며 보고를 받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요즘도 오전 6시 20분까지 회사로 나온다. 한 관계자는 “임원들이 회장님 출근 전까지는 나와 있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현대차는 일반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자율 출퇴근제나 유연 근무제 도입도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神·인간의 만남 승화시키는 1000년 축제… 강릉이 들썩인다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神·인간의 만남 승화시키는 1000년 축제… 강릉이 들썩인다

    ‘신과 인간의 만남’ 1000년 축제 강릉단오제(중요무형문화재 13호)가 화려하게 막이 오른다. 음력 5월 5일을 전후한 이달 5~ 12일(양력) 8일간 강원 강릉 남대천 단오장 등 시내 곳곳에서 펼쳐진다. 백두대간 대관령에서 시작한 신(神)과의 교감이 강릉 단오장으로 이어져 신명 나는 한바탕 축제로 승화된다. 올 단오제는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열리지 못했던 아픔을 달래고자 더욱 다채롭고 풍성하게 마련됐다. 모두 12개 분야 75개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때도 열리며 1000년 동안 면면히 맥을 이어 온 단오제가 지난해 간단한 행사로 끝나 아쉬움이 컸던 탓이다. 2005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및 세계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가 더이상 멈춰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도 있다. ‘단오와 몸짓’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단오제는 신을 향한 몸짓, 나와 당신을 위한 몸짓, 세상의 모든 몸짓으로 의미를 나누었다. ‘신을 향한 몸짓’은 산세가 험하고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강릉지역 주민이 예부터 신에게 정성껏 제례를 지내던 풍습이 단오제의 태동이라 보고 있다. 지금도 신주를 빚고, 단오굿을 펼치는 것은 신에게 나와 가족의 안녕을 비는 몸짓이다. ‘나와 당신을 위한 몸짓’은 농사를 끝내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오기 전 단오(수릿날)를 맞아 서로 한바탕 즐기며 또다시 힘을 얻는다는 의미가 있다. 어울림의 문화답게 신통대길 길놀이와 국내 유일의 무언 가면극인 관노가면극, 단오제 체험촌이 있다. ‘세상의 모든 몸짓’은 민속놀이 등으로 잊히는 전통을 만나고,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과 국내외 무형문화재 공연·전시를 통해 세상 모두가 하나가 되자는 취지다. 이렇듯 강릉단오제는 신과 인간의 교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단오제의 시작이 되는 신주빚기부터 단오제의 마지막 행사인 송신제까지 이어지는 33일 동안의 모든 행사는 신과 인간의 한바탕 신명 나는 한판 놀이다. 산신제에 등장하는 대관령산신은 신라 김유신 장군을 모델로 하고 있다. 김유신 장군이 화랑시절 대관령에서 무예를 닦은 것이 인연이 돼 강릉지역 주민들에게 ‘대관령 산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고승 범일이 당나라에 유학하여 불법을 전수받고 나서 귀국해 강릉 구정면 굴산사지에 머물며 강원 영동지역의 불교중흥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 이것이 계기가 돼 강릉단오제의 주신인 대관령국사성황으로 모시고 있다. 홍제동 대관령국사여성황사도 범일 국사와 사랑을 나누었던 정씨를 모델로 하고 있다. 이런 신들을 사람들 세상으로 모셔와 축제로 승화한 것이 강릉단오제다. 단오제는 단오날 꼭 한 달 전에 신주빚기로 시작된다. 주민에게 십시일반 거둔 신성한 쌀을 갖고 지금의 강릉대도호부관아 칠사당에서 단오제보존회 제례부 회원들이 모여 단오제에 사용할 술을 담근다. 올해 단오제는 지난달 11일 이미 신주 빚기를 끝냈다. 이후 열흘 뒤 대관령 산신제와 함께 대관령국사성황제, 봉안제가 이뤄진다. 봉안제는 대관령국사성황을 모셔와 홍제동 국사여성황사와 합방하는 행사다. 이때 대관령국사성황은 대관령에 자생하는 단풍나무를 신목으로 정해 신목잡이가 베어 들고 국사여성황사까지 이동하게 된다. 모든 행사는 지난달 21일 있었다. 이렇게 모신 국사성황과 국사여성황사는 보통 보름 안팎의 합방을 끝내고 영신제를 시작으로 강릉 단오장 굿당으로 옮겨진다. 8일간의 굿판과 함께 본격 단오제가 시작되는 신호이다. 올해 단오제 영신제는 이달 7일 펼쳐진다. 영신제를 끝내고 국사성황신 부부의 위패와 신목을 굿당으로 모시는 영신행차는 강릉지역 시민들이 청사초롱(단오등)을 들고 행사에 함께 참석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신을 맞이하려고 단오등을 들고 영신행차를 뒤따르는 강릉 주민들의 길놀이 퍼포먼스 ‘신통대길 길놀이’는 장관을 연출한다. 마을마다 보통 1년을 준비하며 참석해 한국 길놀이의 진수를 보여주는 행사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강릉의 몸짓이라는 주제로 좀더 역동적이고 풍성하게 치를 예정이다. 굿당으로 모셔진 국사성황과 국사여성황사는 단오제가 끝날 때까지 유교식 제사인 조전제를 통해 아침마다 사람들의 알현을 받게 된다. 또 이 기간 굿과 관노가면극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져 신과 인간들의 한판 어울림이 매일 펼쳐진다. 강릉단오제를 찾은 관광객들은 축제 기간 다양한 행사를 보고, 즐기고, 체험하고, 맛볼 수 있다. 신주빚기· 대관령산신제· 영신제· 조전제 등 지정문화재 행사를 비롯해 ‘단오의 몸짓 날개를 달다’를 주제로 펼쳐질 기획공연, 사물놀이· 관노가면극 등 중요무형문화제 공연이 알차게 선보이는 전통연희 한마당이 행사기간 내내 거방지게 열린다. 특히 ‘춤· 단오 그리고 신명’을 주제로 역동적이고 활기찬 강릉단오제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굿 위드어스’ 기획공연이 추천 볼거리다. 굿이 가진 여러 예술적 요소를 춤으로 재구성했다. 이번 단오제는 몸짓이라는 주제에 맞게 중요무형문화재 공연, 교류와 초청공연도 몸짓이나 춤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대부분 채워졌다. 청소년가요제 등 청소년어울림한마당, 중국 길림성· 몽골 튜브도· 프랑스 공연단의 해외 초청공연도 선보인다. 프랑스 가나 지역의 전통음악과 민속춤을 볼 수 있는 가나 페스티벌, 몽골의 전통음악 ‘흐미’를 선보이는 몽골 튜브도, 중국 지린성, 일본 지치부시 등의 전통공연을 비롯해 다문화 체험촌과 가요제 등 세계와 소통하는 강릉단오제를 선보인다. 단오체험 행사로는 수리취떡 맛보기, 단오신주 맛보기, 창포 머리감기, 관노탈 그리기, 단오 캐릭터 탁본하기, 단오부채 그리기, 단오차(茶)체험, 한복입기 체험, 단오 컬러링체험, 오륜주머니 체험, 신주교환, 관노탈 목걸이 만들기 등이 다채롭게 열려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한복 체험을 통해 우리 전통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복 입기 체험, 한복 사진 콘테스트, 신통대길 길놀이에 한복 입은 시민과 단체의 참여, 한복 풍류단의 한복 퍼레이드와 한복인 팸투어 등을 진행한다. 그네와 씨름 등 다채로운 전통놀이도 빼놓을 수 없다. 시민들이 행사에 참여하는 신주미 봉정행사, 신주빚기 체험행사, 단오 소원등(燈) 행사, 주민자치센터 발표회도 열린다. 특히 강릉단오제의 영원한 볼거리인 군웅 장수굿, 관노가면극, 신통대길 길놀이, 불꽃놀이, 강릉사투리경연대회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전주 세계소리축제, 정선 아리랑제, 인천 부평풍물대축제, 제주 탐라문화제 등 강릉단오제에서 또 다른 축제를 만날 수 있다. 국가무형문화재인 송파산대놀이, 양주소놀이굿, 평택농악, 수영야류, 은율탈춤 등 국가무형문화재를 한곳에서 볼 수 있다. 임상술 강릉시 홍보계장은 “청소년에게 강릉 DNA를 심을 수 있는 단오 골든벨, 아세안 스쿨투어, 청소년가요제, 관노가면극 인형극, 한·중·일 세계시민교육 페스티벌 등 젊어진 강릉단오제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연정 강릉시 단오문화계장은 “강릉단오제에서 강릉의 전통문화와 생태환경, 관광산업의 창조적 연계를 찾아 2018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인 문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면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창조적 콘텐츠를 발굴해 세계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옛것과 현대가 함께 숨 쉬네, 울산 너른 품에서

    옛것과 현대가 함께 숨 쉬네, 울산 너른 품에서

    울산 하면 각종 공업단지와 조선소 등의 산업 시설을 퍼뜩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울산 쪽만 보면 그렇다. 한데 울산시의 70%를 차지하는 울주는 조금 다르다. 예부터 이어져 오던 독 짓는 방식을 여태 고수하는 옹기마을이 있고, 비구니 스님들의 오래된 도량에선 청아한 풍경 소리가 울려 나온다. 반구대 암각화 등 그보다 더 오래된 선인들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말쑥한 현대와 푸석거리는 옛것이 함께 숨을 쉰다고 할까. ‘숨을 쉬는 그릇’ 옹기. 우리의 독특한 음식 저장 용기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이야 김치냉장고 등 현대 기술에 밀리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몇 가지 불편함만 해결된다면 사실 냉장고 대신 선택하고 싶은 것이 옹기다. 표면의 구멍을 통해 ‘숨을 쉬는’ 옹기 특유의 장점은 현대 기술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옹기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얼추 보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좋은 재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물레와 흙을 다루는 옹기장이의 정교한 손기술이 필수적이다. 표면을 다듬는 것에만 ‘아씨부채질’과 ‘두번부채질’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후 전통 가마에서 1200도가 넘는 뜨거운 불에 9일 밤낮을 구운 뒤 4일 동안 식힌다. 요즘엔 고온의 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굽는 과정이 예전보다 꽤 단축됐다. 바로 이 과정에서 옹기의 생명이라 할 공기구멍, 이른바 ‘기공’이 표면에 만들어진다. 깨끗한 공기는 들여보내고, 빗물 등의 침투는 막는다. 김치 등의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불순물이나 소금쩍(소금기가 허옇게 엉긴 것) 등은 숨구멍을 통해 옹기 밖으로 배출시킨다. 어디 최첨단 원단으로 만든 아웃도어 의류의 기능이 이만 할까. 우리 선조들은 이미 1000년 전에 이 같은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시키고 있었던 셈이다. 외고산 옹기마을이 처음 형성된 건 50여년 전이다. 1950년대 후반 경북 영덕에서 옹기공장을 운영하던 고 허덕만 장인이 한국전쟁 이후 이 지역으로 옮겨 오면서 옹기마을의 역사가 시작됐다. 운도 따랐다. 이웃한 부산에 피란민이 몰려들면서 옹기 수요가 급증했다. 원료 확보가 쉽고 유통은 원활했으니 마을이 불길처럼 흥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후 외고산 옹기마을은 한국 옹기시장의 50%를 책임지는 최대 공급처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왜 하필 울주였을까. 허덕만 장인의 제자인 배영화 장인은 “따뜻한 기온과 옹기의 재료가 되는 흙, 땔감으로 쓸 나무가 풍족한 것”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옹기는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흙반죽으로 모양을 만들 때 기온이 영상 3도 아래로 내려가면 형태가 깨진다. 서울 경기 등 겨울이 길고 혹독한 곳에선 겨우내 작업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 울주는 다르다. 겨울에도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날이 많지 않다. 게다가 운송수단이 발달하면서 옹기 제작의 원료인 흙이나 땔감으로 쓸 나무에 대한 걱정도 사라졌다. 사실 오래전엔 ‘옹기마을’이란 것이 없었다. 땔나무와 흙이 소진되면 다른 곳을 찾아 이동해야 했다. 그게 옹기장이들의 숙명이었다. 이젠 달라졌다. ‘명성’을 좇아 흙과 땔감이 몰려드니 말이다. 요즘도 7명의 외고산 옹기장인들은 전통 방식으로 옹기를 만든다. 숙련된 이라도 오랜 시간 땀을 쏟아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그 과정을 옹기마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어른 키를 훌쩍 넘기는 옹기부터 작은 장식용 옹기까지, 그야말로 옹기의 모든 것과 마주할 수 있다. 그 덕에 마을 전체가 거대한 장독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을 뒤엔 옹기박물관이 들어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옹기 등 전국의 재래식 옹기와 세계 각국의 옹기를 만날 수 있다. 8일까지 마을 곳곳에서 ‘울산옹기축제’도 열린다. 옹기 제작 과정에 참여하거나 직접 옹기를 만드는 등 다양한 체험 위주로 진행된다. 울주까지 와서 간월재(900m)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간월재는 이른바 ‘영남알프스’의 하나다. 신불산(1159m)과 간월산(1068m)의 능선이 내려와 만난 자리다. 원래 억새 명소로 명자깨나 날리는 곳인데, 진달래 피는 봄 풍경도 제법 빼어나다. 특히 기온차가 큰 간절기엔 구름이 파도치듯 언양 읍내를 휘감아 도는 장관과 종종 마주할 수 있다. 간월재는 우리나라에도 빙하기가 있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마지막 빙하기였던 신생대 홍적세(12만 5000년 전) 동안 간월산과 신불산을 덮고 있던 빙하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거대한 돌들과 함께 산 아래로 이동했고, 그 과정에서 ‘V’자 형태의 급경사의 계곡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빙하와 함께 내려온 큰 바위들은 미아석(표이석), 이른바 ‘집 잃은 돌’을 남긴다. 신불산과 간월산에서 작천정에 이르는 동안 유난히 자갈더미와 미아석이 많은 건 이 때문이다. 간월재 아래로 내려오면 곧 석남사다. 비구니 도량으로 이름 높은 절집이다. 일주문에서 절집까지는 숲길이 펼쳐져 있다. 숲은 깊다. 굴참나무, 소나무 등 노거수들이 우거졌다. 거리는 700m 정도. 늙은 나무들 사이를 자박자박 걷다보면 산소 알갱이가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든다. 대웅전 앞의 3층 석탑이 웅장하다. 임진왜란 때 무너진 대석탑 자리에 1973년 스리랑카에서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셔 오면서 개축한 것이다. 강선당 뒤로 난 작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부도가 나온다. 예서 가람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지산을 짓쳐올라가는 신록과 절집 지붕의 진회색 기와들이 그럴싸하게 어우러진다. 이제 바다를 둘러볼 차례다. 방어진항 끝자락의 슬도(瑟島)를 찾아간다. 모래가 굳은 사암으로 형성된 작은 섬이다. 원래 무인도였으나 최근 도로가 놓이면서 뭍이 됐다. 슬도라는 이름의 유래가 재밌다. 섬 주변 바위마다 작은 구멍들이 나 있는데, 이 위로 파도가 칠 때면 촤르륵 촤르륵~ 거문고 뜯는 소리가 난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이를 슬도명파(瑟島鳴波)라 부른다. 슬도는 최근까지도 옛 풍경이 많이 남아 있던 곳이다. 거대 도시의 외곽 치고 뜻밖에 소박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투박한 돌을 쌓아 만든 예전 방파제며, 슬도 뒤편 성끝마을 언덕 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이 그랬다. 마을 앞바다는 현대미포조선소의 거대한 선박들로 막혀 있지만, 되레 그 탓에 더 안온한 느낌을 받곤 했다. 도로가 놓인 뒤로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조형물이 들어서고, 낡은 집들은 깔끔한 건물로 빠르게 대체되는 중이다. 깔끔하고 번듯해졌지만, 그게 나은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낚시를 즐기는 이라면 낚싯대 한 대 챙겨 가시길. 방파제 뒤에 놓인 데크 위에서 바람 한 점 맞지 않고 편안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울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52) → 가는 길: 울주와 울산으로 나눠 돌아보는 게 효율적이다. 울주 쪽 간월재는 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 나들목으로 나와 울산 방면 24번 국도로 갈아탄 뒤 금곡교차로에서 우회전, 아불삼거리에서 우회전, 이어 배내사거리에서 좌회전해 파래소 유스호스텔 앞까지 가면 된다. 석남사와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 등을 돌아보는 것으로 동선을 짠다. 석남사 264-8900. 외고산옹기마을은 부산울산고속도로 청량나들목으로 나와 14번 국도를 따라가면 된다. 간월재와 서생포왜성, 간절곶 등의 명소를 함께 돌아본다. 울산옹기박물관 229-7961. 슬도와 방어진, 대왕암공원, 장생포고래박물관 등은 울산 동쪽에 있다. → 맛집:간월재가 있는 언양은 불고기로 이름났다. 언양 읍내 외곽에 맛집들이 몰려 있다. 다만 유명한 만큼 지갑 털릴 각오는 해야 한다. 공중파 방송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는 한 식당의 경우 3인분 이상만 팔기도 한다. 울산 쪽도 비슷하다. 국내 소득수준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지역이어선지 음식값이 녹록지 않다. 슬도의 한 식당의 경우 회와 각종 코스 요리를 포함해 1인 3만 5000원이다. 2인 이상만 판매하니 7만원이 기본인 셈이다. → 잘 곳: 석남사, 등억리 온천단지 등에 깔끔한 숙소가 많다. 가격도 ‘착한’ 편이다. 어린이가 포함된 가족 단위 여행객은 간월재 입구의 펜션을 찾는 게 좋겠다. 주중 5만~7만원 선이다.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단종 애달픈 넋, 문화로 꽃피다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단종 애달픈 넋, 문화로 꽃피다

    올해로 50회를 맞는 단종문화제는 전통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세계 속의 한국 전통문화축제로 자리잡았다. 영월군은 엄격한 고증을 거친 단종국장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고 한다. 해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는다. ●국내외 관광객 18만여명… 세계 속 전통축제로 조선시대 6대 임금 단종(재위 1452∼1455)은 어린 나이에 숙부 수양대군에 의해 왕위를 빼앗기고 17세에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비운의 왕이다. 8살의 나이에 왕세손에 책봉된 뒤 문종의 뒤를 이어 12살(1452년)에 왕위에 올랐다. 하지만 1455년 단종은 한명회·권람 등의 압박에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이 되었다. 2년 뒤인 1457년 노산군으로 강봉돼 강원도 영월 청령포로 유배된다. 유배 넉 달 만에 평민으로 강등되어 17살의 어린 나이에 영월부 관아에서 사약을 받고 숨진다. 당시 단종의 시신을 손대면 삼족을 멸할 것이라는 조정의 엄포로 방치되다시피 했는데 영월의 호장이던 엄흥도가 수습했다. 그로부터 270여년 세월이 흐른 뒤 숙종이 단종을 복위했다. 제향의식 위주였다가, 지난 1967년부터 제삿날을 단종문화제로 승화시켰다. 단종문화제는 해마다 해외 관광객 500여명 등 국내외 18만여명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궁중의상 패션쇼·기록물전 등 50주년 특별행사 영월군이 주최하고 재단법인 영월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올해 단종문화제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단종, 다시 걷는 발걸음’을 주제로 펼쳐진다. 주무대는 동강둔치와 장릉, 영월부 관아 등 영월 읍내 곳곳이다. 단종국장 재현, 단종제향, 산릉제례어가행렬, 야간 칡줄다리기, 정순왕후 선발대회 등 전통행사와 80여개의 체험행사로 진행된다. 특히 50주년 특별행사로 조선시대 왕실문화의 진수를 보여줄 ‘궁중의상 패션쇼’, 단종과 정순왕후의 만남을 그린 ‘단종과 정순왕후의 만남’, 단종문화제 1회부터 49회까지의 사진과 영상물을 담은 ‘단종문화제 50주년 특별 기록물전’, 행사장 주요 장소에 설치할 ‘50주년 축하 조형물’설치 등 어느 해보다 볼거리 체험거리가 넘친다. 메인 프로그램은 뭐니 뭐니 해도 단종국장 재현이다. 해마다 일요일 행사로 치러졌지만 50주년을 맞은 올해는 29일(금요일)로 옮겼다. 이날 오전 11시 동강둔치 특설무대에서 창절서원을 거쳐 장릉까지 이어진다. 국장은 왕의 시신이 궁궐을 떠나 왕릉에 묻히는 과정을 보여주는 행사로 계빈의, 견전의, 발인의, 발인행렬, 노제의, 천전의, 우주의 등으로 진행된다. 발인행렬에는 1400여명에 달하는 인원과 영조국장도감의궤, 국조상례보편에 의해 고증된 대도구 16종 202식과 소품 49종 275식으로 구성됐다. 행렬 길이만 1.2㎞에 달한다. 국상은 원칙이 67개 절차와 27개월 기간이 소요되지만 영월 단종국장은 중요 행사만 추려 진행한다. 조선 27대 임금 가운데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한 단종의 넋을 기르는 뜻도 있다. 1698년(숙종24) 단종 복위 이후 270년 동안 제향의식에만 그치던 것을 2008년부터 단종국장으로 재현했다. 단종국장 세계화 구호에 맞춰 외국인 500여명도 직접 발인행렬에 참여한다. 참여 외국인은 단종국장보존회 명예회원으로 홍보에도 나서게 된다. ●45세 미만 기혼여성 대상 정순왕후 선발대회도 29일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시행하는 단종비 정순왕후 선발대회는 1998년부터 시작했다. 올해는 ‘정순왕후, 500년의 사랑을 말하다’를 주제로 그간 단종애사에 가려졌던 인간 정순왕후의 삶과 사랑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정순왕후 선발대회 개최를 통해 정순왕후의 덕과 뜻을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시대정신을 지닌 여성을 선발한다. 전국의 45세 미만의 기혼여성이 참가해 정순왕후와 김빈, 권빈을 선발하게 된다. 정순왕후에 선발되면 상금 500만원이 주어지고 김빈과 권빈에게는 각 200만원, 인기상 3명에게는 각각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앞서 지난 2~ 3일 이틀 동안 서울 숭인동 숭인근린공원(동망봉)에서는 정순왕후 추모제향 행사가 있었다. 올해로 330회를 맞는 단종제향은 30일(토요일)에 거행된다. 오전에 하던 행사를 50주년인 올해는 더 많은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오후 2시로 옮겨 거행된다. 특히 올해는 정순왕후 여산송씨 문중과 장판옥 268위의 충신 후손들도 참여할 전망이다. 같은 날 오후 6시 개막식과 연계해 시행되는 단종과 정순왕후의 만남 행사는 단종과 정순왕후가 한 많은 이별을 했던 영도교이별 장면과 단종유배 길을 현대적 의미로 재조명하고 정순왕후가 단종을 찾아오는 정순왕후 행렬을 상상에 의해 조명했다. 단종과 정순왕후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려낸다. 30일(토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하는 야간 칡줄다리기도 장관이다. 240명이 참가한다. 동편은 영월역에서 오후 6시, 서편은 문화예술회관에서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다. 칡줄다리기 본 행사는 오후 7시 30분부터 메인행사장인 동강둔치에서 열린다. 야간 칡줄다리기는 십이지간을 상징하는 12개의 횃불 화로와 해마다 단종 승하 연수를 상징하는 600여개의 횃불이 동원된다. 칡줄다리기 특징은 칡으로 기줄을 만들고 칡줄이 완성되면 단종의 위패를 모셔 놓고 고사를 올린 뒤 줄다리기를 시작한다. 칡줄은 용을 상징하고 액운을 없애는 의미도 있다. 올 행사에는 칡줄다리기 본행사 외에 군민화합 칡줄다리기 경연과 직접 군부대원들이 참가해 경연을 펼치며 민·군·관 화합행사는 물론 지역발전과 군민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게 된다. 30일 오전 12시 30분에 시작하는 산릉제례어가행렬은 왕이 직접 능을 참배했던 어가행렬을 고증에 의해 재현하는 행사다. 왕이 직접 참여하는 공식행사인 만큼 왕의 존재와 권위를 높이고자 대규모 호위병사와 깃발, 무기 등이 동원된다. 군사들의 행진, 의장행렬, 왕과 종친, 문무백관들로 행렬이 이루어진다. 화려한 깃발과 무기, 장신구로 둘러싸인 채 병사들의 호위를 받는 어가행렬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신비로움과 경외감을 보여 주며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대합창 등 영월군민·관광객 화합 한마당 개최 단종문화제 마지막 행사인 5월 1일 오후 1시부터 동강둔치에서 진행되는 군민과 관광객이 하나 되는 화합행사로 연출된다. 지금까지의 단종문화제가 한양에서 영월로 유배돼 17세의 어린 나이로 죽는 단종의 애닮은 사연을 모티브로 하는 문화제였다만, 이날은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미래가치를 끌어올리는 축제로 승화시켜 나가는 화합의 장으로 꾸민다. 50주년을 맞는 이번 군민·관광객 화합행사는 어르신 건강 체조 경연, 지역단체공연으로 펼치고 마지막 행사로 인기가수와 함께 2018 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대합창이 펼쳐진다. 대합창에는 유명가수와 지역의 주요인사, 지역합창단, 강원도 내 자치단체들이 참가한다. 이와 함께 메인 무대인 동강둔치에서는 관광객의 다양한 체험을 위해 로봇공연, 드론체험, 전통방식으로 시행하는 축제지킴이, 중국사진작가 초청전시 등 80여개의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펼쳐진다. 정대권 영월군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조화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제공하고, 영월을 대내외에 홍보하고 군민과 관광객이 하나 되는 문화축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현장 행정] ‘별그대’ 강감찬… 관악을 史로 잡다

    [현장 행정] ‘별그대’ 강감찬… 관악을 史로 잡다

    관악구가 고려의 영웅, 강감찬 장군의 도시로 탈바꿈한다. 강 장군이 탄생한 곳이 관악구 낙성대이기 때문이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21일 “별이 떨어지는 곳이라는 ‘낙성대’가 강 장군이 태어난 곳으로 지금도 작은 사당이 있다”면서 “2호선 ‘낙성대역’을 ‘강감찬역’으로 바꾸고 낙성대공원 공원사무실은 강감찬 전시관으로 꾸미는 등 강 장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오는 29일~5월 1일 강 장군 탄생 설화에 나오는 ‘별’을 주제로 ‘관악 강감찬 축제’를 열기로 했다. 유 구청장은 “강감찬 축제에서 1019년 귀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강 장군의 출병식과 전승 행렬을 재현한다”면서 “귀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강감찬 장군은 고려시대 장군이라 자료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거란 소배압의 10만 대군을 20만여 병력으로 물리친 귀주대첩은 한국사의 위대한 3대 대첩으로 불린다. 특히 소가죽으로 냇물을 막았다가 거란군이 접근하면 물을 한꺼번에 내려보내는 전술로 큰 승리를 거둔 흥화진 전투는 귀주대첩의 백미다. 축제 둘째 날인 30일 관악구청에서 서울대 방향으로 관악로를 따라 무대가 있는 관악산 주차장까지 2.1㎞를 행진하는 귀주대첩 재현은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전진, 싸움, 평화, 입성을 주제로 수도방위사령부의 군악대, 서울경찰청의 기마대와 취타대, 민간공연단의 전통연희팀 등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멋진 퍼레이드를 선보인다. 유 구청장도 고려 병사로 퍼레이드에 참여할 예정이다. 구는 2011년부터 ‘관악책잔치’를 시작으로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주민 참여형 축제를 벌였다. 특히 플래시몹 행사에서는 책 속의 인물로 분장한 주민들이 퍼레이드를 벌여 관악구의 축제 운영 능력을 자랑했다. 유 구청장은 지난해 서당 훈장으로 분장해 책잔치 플래시몹에 참여했다. 이번 강감찬 축제도 총감독부터 시행까지 모두 주민이 참여한다. 귀주대첩 997주년을 기념해 997명의 동 축제추진위원도 뽑았다. ‘자원봉사의 도시’로 유명한 만큼 행사장 질서 유지 등에 필요한 500여명의 자원봉사자도 이미 모집을 끝냈다. 2019년은 귀주대첩 1000주년이 되는 해로 3년 안에 강감찬 축제를 서울시민이 함께 즐기는 서울의 대표 축제로 만드는 것이 유 구청장의 계획이다. 그는 “강감찬 장군과 역사도시 서울을 연계해 관악구를 고려시대 역사 중심지이자 서남권 역사도시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몽구 “올해 목표 813만대 판매 자신”

    정몽구 “올해 목표 813만대 판매 자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판매 목표 813만대를 달성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비쳤다. 정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 결혼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 판매 목표를 813만대로 제시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세계 경기 침체와 신흥시장 악재 등으로 당초 판매 목표였던 820만대에 못 미친 801만대를 판매했다. 정 회장은 또 지난해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가 잘 팔리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판매가 잘 되고 있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최근 공장 가동 문제를 놓고 주정부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멕시코 공장에 대해서는 “주정부와의 관계가 괜찮다”면서 조만간 해결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 회장은 이날 2시간 가까이 이어진 결혼식 행사에서 양가 사진 촬영 등 마지막 순서까지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켰다. “(결혼식이) 길었는데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길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정성이 고문의 아들 선동욱(28)씨와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56)의 차녀 채수연(26)씨의 결혼식에는 범현대가(家)와 애경그룹 오너 일가가 총출동했다. 현대가에서는 정 회장을 비롯해 정상영 KCC명예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애경그룹에선 채동석 애경그룹 유통·부동산부문 부회장,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 등이 나왔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사설] 재벌 대물림 경영 전 ‘인성 교육’ 먼저 시키라

    이번에는 현대가(家)다. 현대가 3세인 정일선 현대 BNG스틸 사장의 갑질 역시 가관이었다. 정 사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이다. 그의 횡포는 배우만 캐스팅하면 그대로 개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도 손색없다. 운전기사용 수행 매뉴얼이 A4 용지로 100여장이나 된다는 사실부터 어처구니가 없다. 빨리 가자는 명령이 떨어지면 교통법규를 모두 무시하고 불법 운행해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벌점에 감봉, 퇴직 처분됐다. 길이 막히면 수행 기사들은 운전 중에도 뒤통수를 맞거나 폭언과 폭행을 수시로 당했다. 매뉴얼을 어기면 정신교육을 받게 했다는데, 대체 정신교육은 누가 받아야 했을지 의문스럽다. 가당찮은 행실에 공분이 쏟아지니 정 사장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실었다. 눈곱만큼의 진정성을 찾기 힘든 졸속 사과는 혹 떼려다 혹 붙인 꼴로 역풍을 맞고 있다. “젊은 혈기에 자제력이 부족했다”는 사과 내용에 여론은 아연실색이다. 46세나 된 중년이 젊은 혈기를 핑계 삼는 태도를 납득할 사람은 없다. 그런 사고방식 자체가 소아병적이라는 비판이 들끓는 이유다. 갈수록 태산이다. 제 정신 박힌 오너라면 상상할 수 없는 천박한 행태들이 사흘이 멀게 들통난다. 수행 기사를 노예처럼 부린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셔터를 내렸다고 경비원을 때린 ‘미스터 피자’ 정우현 MPK 회장 사건이 며칠 전 일이다. 안하무인의 횡포를 일부 오너들의 인격장애로만 넘길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정 사장과 이 부회장은 능력과 별개로 경영 세습의 특혜를 누린 재벌 3세들이다. 노비문서 같은 매뉴얼로 지탄받는 것도 개긴도긴이다. 재벌 금수저 세계에는 비상식적인 비서 매뉴얼이 상식으로 통하고 있는지도 짚고 넘길 일이다. ‘재벌 갑질’이라는 말이 국어사전에 정식 등재돼야 할 판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40, 50세가 넘어도 기본 인성조차 갖추지 못한 재벌 후손들을 참고 보기 힘들다. 고질이 된 갑질병을 고치려면 일벌백계의 징벌이 따르는 수밖에 없다. 세계 경영사에 유례없는 대물림 경영에 제동이 걸리지 않으려면 재벌가는 지금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천방지축 3, 4세가 기업의 얼굴에 구정물을 튀기지 않도록 인성 교육부터 제대로 시켜야 한다. 기업은 고객 없이 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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