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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혼슈 앗피스키장, 은빛 세상속으로

    日 혼슈 앗피스키장, 은빛 세상속으로

    스키어들이 은빛 설원의 짜릿함을 만끽하기 위해 해외 스키장을 노크하고 있다. 국내 스키장들의 쉽지 않은 숙박 예약과 북적대는 슬로프, 붐비는 리프트 등을 피해 보다 여유로운 스키를 즐기기 위해서다. 최근 여행사들이 앞다퉈 해외 스키투어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무엇보다 비용과 함께 실제 스키를 탈 수 있는 ‘스키 가용시간’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상품 중에는 ‘말뿐인’ 스키투어도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일본 혼슈 북동부 이와테(岩手)현의 앗피(APPI·安比)스키장은 새롭게 주목을 받는 곳. 지난 1987년 문을 연 앗피는 700여개에 달하는 일본 스키장 중 ‘톱 10’에 꼽히는 고급 리조트로 한국 등 외국인들에게 개방된 지 2∼3년밖에 되지 않는다. 오전에 서울을 출발하면 당일 야간 스키는 물론 하루 12시간 스키를 탈 수 있다. 또 적설량이 많아 5월초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고, 리프트를 기다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한적하다. 국내 스키장과 가격을 비교해 볼 때 크게 비싸지도 않다. 하얀 눈꽃을 감상하며 은빛 슬로프를 내려오는 앗피 스키장은 한겨울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글 이와테(일본)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천연설에서 즐기는 환상적인 스키 일본 스키장 리프트 중에서 가장 길다는 자이라 곤돌라(길이 3494m)를 20분쯤 타고 마에모리(前森)산 정상에 올라서자 발아래로 새하얀 눈 세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1305m 높이의 원뿔형 정상에서 베이스로 부채꼴처럼 퍼져나간 슬로프에는 바람에 흩날리는 눈송이가 소복히 내려 앉았다. 주변에는 자작나무와 ‘부나’(無名)로 불리는 잡목 위로 눈꽃이 활짝 피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저멀리 하얀 눈에 휩싸인 이와테산(2038m)은 흰눈을 소복히 쌓아놓은 아이스크림처럼 탐스럽다. 앗피는 일본 북해도 원주민 아이누족의 언어로 ‘아주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땅’이라는 의미로 정상에 올라서면 방사상으로 퍼지는 슬로프와 눈덮인 리조트가 한데 어우러져 설국(雪國)을 연상케 한다. 스키장은 정상에서 내려오는 슬로프가 21개(총 연장 46.8㎞), 곤돌라 2기를 포함해 전체 리프트가 18기, 베이스가 3개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 슬로프에는 사람이 거의 붐비지 않는다. 슬로프는 5.5㎞에 이르는 야마바토 코스를 비롯해 4㎞와 5㎞코스가 각각 1개씩이며, 나머지도 길이가 2∼3㎞에 이른다. 폭도 50∼100m에 이르며, 위에서 내려보면 넓은 직선 활주로처럼 곧게 뻗어있다. 때문에 리프트를 기다리는 일은 거의 없다. 스노 보드 마니아를 위한 100m 길이의 하프 파이프가 이달 중순 오픈한다. 먼저 야마바토 코스를 택해 메인 베이스로 활강을 시작했다. 아무도 지나간 흔적조차 없는 슬로프에는 쏟아지는 함박눈이 시야를 가릴 뿐 다른 스키어를 발견하기조차도 쉽지 않다. 슬로프를 벗어나면 눈이 허리까지 잠길 정도로 높이 쌓였다. 아무도 없는 외딴 숲속에서 나홀로 스키를 즐긴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환상적이다.3∼4번은 쉬어야 겨우 내려올 정도로 길다. 설질도 최상이다. 눈은 넘어져도 아프기는커녕 포근하다 싶을 정도로 습기가 적은 건설(乾雪·dry powder). 활강을 하거나 회전할 때 스키 플레이트와 부츠를 타고 전해지는 설질의 느낌이 상쾌하다. 눈을 가르는 느낌은 솜털 위에 몸이 살짝 떠가는 듯하다. 시즌 최고 적설량이 무려 3m에 육박할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린다. 다양한 슬로프를 오가며 내려오다 잠시 한눈을 팔아 길을 잃었다. 슬로프를 내려와보니 메인 베이스가 아닌 산 반대편에 있는 다른 베이스. 슬로프가 워낙 넓은 데다 영어 표지판이 없었던 탓이다. 다시 산 정상으로 올라가 내려오려면 최소 1시간. 동료와 만나기로 한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베이스의 프런트 직원에게 서툰 영어로 사정을 이야기하자 “셔틀버스가 없지만 (외국인에 대한) 스페셜 서비스”라며 친절하게 본관으로 태워준다. 직원의 친절함에 여행이 더욱 즐겁다. 오는 4월1일까지 리프트 요금은 5시간권 4400엔,8시간권 4700엔,2일권 8400엔,3일권 1만 2100엔이다. 야간권(오후 4∼8시)은 2200엔이다. 스키·스노보드 세트는 물론 스키복과 장갑까지 대여할 수 있는데 스키는 5시간에 3만 7000엔,‘스키+웨어’는 5시간에 5300엔이다.5시간권은 빌리거나 타는 시간부터 시간이 계산된다. 환율은 100엔은 870원 정도. 리조트 영업담당자인 조지 히로시(38)는 “동북지역이라 눈이 많은데다 슬로프의 산사면이 북쪽을 향하고 있어 북해도 못지않게 설질이 좋고, 다양한 슬로프를 갖춰 초심자들도 산 정상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다.”면서 “지난해 65만명의 내장객 중 한국인이 1000여명에 불과하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한국 관광객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럭셔리한 리조트에서의 아늑한 휴식 앗피 리조트는 1000개가 넘는 일본내 스키장 중 최고로 꼽힌다. 일본 거품경제가 꺼지기 이전까지만 해도 내국인들을 수용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붐비던 곳이었다. 한국 스키어에게 개방된 것은 불과 2년전. 대부분 마을형 리조트 형태인 일본내 다른 스키장과 달리 우리에게 익숙한 ‘스키인 스키아웃’(현관에서 스키를 신고 벗기)형 고급 리조트다. 리조트는 호텔 그랜드, 타워, 빌라, 아넥스 등 4가지로 1000여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숙박료는 1박 2식에 그랜드 호텔은 1만 3500∼3만 2500엔, 타워는 1만 6500∼4만엔이다. 식당은 야키니쿠(한국식 불고기 요리)를 파는 이조원(李朝苑)과 이향(李香)을 비롯해 라팡드르(양식), 나나시구레(일식), 란란(중식), 알베르그(일양식) 등 22개가 있다. 가격은 모리오카 냉면(800엔), 야키니쿠 세트 2∼3인분에 5000엔 정도. 스키를 마친 뒤 본관 온천 대욕장과 노천온천에서 피로를 풀면 좋다. 본관 온천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노천온천은 성인 840엔이다. 마사지로 피로를 풀 수 있는데 전신마사지(150분)가 1만 5750엔, 발마사지(30분)가 3150엔이다. 부대시설로는 실내 온천풀장, 헬스클럽, 스쿼시 코트 등도 갖추고 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많다. 스노모빌을 타고 앗피코겐 눈목장을 도는 스노모빌랜드의 액티비티가 인기. 전문 강사로부터 간단한 스노모빌 작동법을 배운 뒤 강사를 따라 눈쌓인 목장 코스를 도는 것으로 30분에 4000엔 정도다. 크로스컨트리도 즐길 수 있는데 5시간에 1500엔이다. 스키장 메인 베이스에는 2000여개의 전구로 만든 일루미네이트 축제가 열려 오는 3월말까지 화려하게 빛을 뿜어낸다. # 원조 한류의 멋과 맛을 찾아서 이와테 현청이 있는 모리오카(盛岡)시에 가면 한국의 맛과 멋을 발견할 수 있다. 원조 한류의 뿌리를 체험할 수 있다. 리조트에서 시내까지 셔틀 버스를 타고 40분쯤 걸리는데 편도 요금이 800엔 정도. 모리오카에서 가볼 만한 곳은 세계적인 ‘옻칠장인’ 전용복(53)씨가 운영하는 이와야마 우루시(칠예) 미술관.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인 누리마루에 그의 작품을 전시한 인물로 한국에서 보다 일본 등에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20년전 일본 도쿄의 최대 연회장인 메구로가조엔(영빈관)을 리모델링하면서 내부에 5000여점(3000억원)의 옻칠 작품을 설치해 화제가 됐다. 현재 옻칠 분야의 일본인 제자로 2000여명, 한국인 제자는 10여명을 두고 있다. 미술관에 가면 나전칠기 기법을 사용한 ‘암수의 혼’이라는 세계 최대 옻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길이가 무려 18m에 이르며 작품값만도 12억원에 이르는 대작이다. 입장료 700엔. 모리오카 냉면은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 원조 모리오카 냉면은 쇼쿠도우엔(食道園)이란 음식점으로 주인인 아오키 마사히코는 한국인 아버지 양용철씨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교포 2세다. 또 재일교포 2세인 변용철씨가 운영하는 ‘변변카이’는 이 지역에만 6개의 음식점이 있다. 또 일본 최대 모리오카 냉면 제조 공장을 운영한다.1965년도부터 야키니쿠가 유행하면서 냉면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인근에 있는 야키니쿠와 모리오카 냉면 전문점 ‘변변카이’도 재일교포 2세인 변용욱(57)씨가 운영하는 곳. 그의 성과 ‘즐겁게 팡팡튀다.’라는 뜻의 이름. 시내에만 6개의 분점이 있고, 일본 최대 모리오카 냉면 공장을 운영한다. 일본 NHK 맛대맛에서 사누키 우동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일본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연간 150만개의 생면을 생산한다. 포장 냉면은 2인분에 600엔이며, 식당에서는 1인분에 700엔에 판매한다. 이밖에 시내에는 귀여운 대접에 나와 이름 붙여진 ‘왕코소바’가 이색적이다. 한그릇에 한젓가락 정도의 모밀이 나오는데 성인의 경우 20∼30그릇을 비운다고 한다. 유래는 400년전 잔칫집에서 손님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시작됐다고 한다. 히라이즈미에 있는 주손지 절(中尊寺)은 이와테 현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850년의 역사를 지닌 사찰이다. 황금색 불상이 모셔진 금색당 등 3000여점의 국보급 문화재가 전시된 헤이안 미술의 보고다. 입장료는 평일 800엔. # 미리알고 떠나세요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에서 미야기현 센다이까지 매일 운항한다. 가는 편은 아침 10시20분 출발,12시20분 센다이 도착하며, 돌아오는 편은 오후 1시25분 센다이를 출발, 오후 4시 서울에 도착한다. 센다이 공항에서 앗피리조트까지는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도호쿠(東北)자동차도로를 타고 하치만타이 IC로 빠지는데 245㎞로 2시간30분에서 3시간가량 소요된다. 센다이에서 일본철도(JR)를 타고 모리오카역에 내린 뒤 앗피스키장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앗피리조트 홈페이지(www.appi.co.jp)는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한다. 사용전압이 110볼트로 전자 기기를 사용하려면 110볼트 어댑터를 가져가야 한다. 전화는 리조트에서 1000엔짜리 전화카드를 구입해 로비에 설치된 국제전화기를 이용하면 된다. 전화는 ‘001+010+82+(0을뺀)지역번호+전화번호’로 하면 된다. FIT(개별 자유여행)도 시도해 볼 만하지만 살인적인(?) 일본의 교통비를 감안할 때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패키지는 씨에 프랑스(www.ciefrance.com)에서 2박 3일(53만 9000원부터),3박 4일(62만 9000원부터) 앗피리조트 상품을 판매한다. 상품에는 왕복 항공료와 교통비, 숙박료, 조식·석식, 야외온천 프리패스 등이 포함된다.1588-0074.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민화인생 27년 여류작가 서공임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민화인생 27년 여류작가 서공임씨

    친근하고 정겹다. 해마다 이맘 때면 늘 든든하고 풍요롭게 다가온다. 원래 백성이 그렸다. 온 가족의 소망을 담았고 행운과 건강을 기원했다. 집안의 액운을 물리쳐 주고 무병장수를 염원했다. 맞다. 민화(民畵)라 한다. 좋은 일을 바라고 나쁜 일을 막고자 하는 소박한 마음에서 그려졌다. 한 해가 시작될 때, 액을 막고 복을 누리기 위해 선물로 주고받기도 했다. 요즘 들어 전통 민화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각종 국제대회의 휘장이나 행사장의 포스터 등만 하더라도 민화적 배경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IMF 이후 경제가 어려워지자 기업인들은 사업번창을 위해 너도나도 민화를 찾는 경향이 부쩍 늘었다. 여기엔 맛깔스럽게 잘 버무려진 창작 민화의 발전이 한몫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여류 민화작가 서공임(47)씨. 특유의 정성과 섬세함으로 우리의 민화를 새롭게 창조해내고 있다. 고교 졸업 직후 스무살 처녀 때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꼭 27년째 전통 민화를 그려오는 셈. 특히 1998년 호랑이해를 맞아 호랑이띠 그림전을 시작으로 매년 새해 초 어김없이 우리 일상과 반가운 ‘띠그림’ 전시를 열어 눈길을 끄는 작가다. 올해에도 그냥 있을 리 없다. 병술년의 개그림 민화 등을 포함, 서민들의 새해 소망과 벽사를 기원하는 뜻에서 길상화(吉祥畵) 49점을 선보이고 있다(2월5일까지·서울 종로구 중학동 한국일보갤러리). 지난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작업실에서 서씨를 만났다. 작업실이 독특했다. 전통 한옥에다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도록 현관 천장을 유리로 장식했다. 어디서 본 듯한 사진이 눈에 확 들어온다. 가까이 다가갔더니 지난 96년 스페인의 카를로스 국왕 부부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씨와 함께 찍은 사진. 당시 국왕 부부는 유럽에서 서씨의 명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터라 방한한 김에 서씨 작업실에 일부러 들렀다. 이 자리에서 소피아 왕비는 30분 동안이나 무릎을 꿇고 민화 감상을 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보였고 서씨는 왕비에게 그림 한 점을 기증해 국내와 스페인 언론에도 소개됐다. 먼저 이번 전시회의 분위기를 물었더니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님 등 각계 어른들께서 많이 찾아주셨고 아무래도 새해 벽두이고 개가 우리와 친숙해서인지 일반 관람객들도 많네요.”라고 대답했다. 이어 “개는 옛날부터 집을 지키고 사냥, 안내, 수호신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잡귀와 병도깨비, 요귀 등 재앙을 물리치는, 즉 재난을 경고·예방해 주는 것으로 믿어 왔지요.”라고 덧붙인다. 아울러 까치와 호랑이 그림을 비롯해 용, 해태, 닭, 모란, 봉황, 거북이, 사슴 등도 우리 길상화에 자주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띠그림으로 매년 전시회를 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 아니냐고 했다.“8년 전 호랑이 길상화전을 열면서 호랑이를 무려 100마리나 그렸지요. 이때 얻은 별명이 ‘호랑이 100마리를 키우는 여자’였어요.”라며 웃는다. 서씨의 좌우명은 ‘준비하고 있어야 기회를 맞는다.’는 것. 정말이지 27년 동안 연중무휴로 그림을 그려 왔기에 언제 어디서든 전시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민화 인생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뭐, 변변치 못해요. 고등학교밖에 안 나왔는걸요.”라며 애써 겸손한 모습이다. 잠시 회상에 젖더니 “여든일곱 된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지요. 원래 어머니가 보호자인 줄 알았는데 지난해 어머니가 (골다공증으로)쓰러지고 나서는 제가 보호자라는 걸 알았어요.”라고 했다. 인생의 한 깨달음을 느꼈을까. 이어 “어머니는 저를 안 낳으려고 무진 애를 썼어요. 그래서 덤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인내심이 저절로 강해지더군요. 아마 어머니를 보호해 드리려는 마음도 그런 데서 생겼나 봐요.”라고 말꼬리를 약간 흐린다. 서씨는 전북 김제에서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농사를 짓던 평범한 서씨 가족은 서씨가 중학교때 경기도 성남으로 이사를 한다. 서씨는 어릴 적부터 화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 동네 아이들의 미술 방학숙제를 죄다 해줄 정도로 타고났다. 취직을 해야 한다는 부모의 권유에 성남 제일실업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공부는 뒷전이고 책가방에 갱지 노트를 넣고 다니면서 틈만 나면 들판의 꽃과 나무를 그렸다. 수업이 끝나면 남한산성으로 어서 달려가 풍경화며 수채화를 그리기 일쑤였다.7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그해 4월 서울시내 화방에 미술재료를 사러 갔다가 우연히 민화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접했다. 그 길로 곧장 찾아갔다. 말로만 듣던 민화공장이었다. 미군들을 상대로 파는 이른바 ‘쫑쫑이 그림’을 생산해 내는 곳. 처음에는 접시 닦고 걸레질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우직하게 7년을 버텼다. 불교화, 이발소 그림, 일본 수출용 그림 등 손을 안댄 그림이 없었다. 그러다 스물여섯 살에 개인 작업실을 마련했다. 이어 홍익대 미대의 송수남 교수한테 2년 동안 수묵화를 배웠다. 드디어 86년 한국민화 연우회전을 시작으로 세상에 명함을 내밀었다.88년 서울올림픽 때에는 초대전을 가졌고 93년 이후에는 매년 단체전·초대전을 열면서 많은 팬들을 확보해 나갔다. 특히 98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갤러리에서 개최된 ‘서공임 민화 호랑이전’은 빅히트였다.IMF 외환위기 직후의 침울한 사회 분위기에 부자가 되는 ‘웰빙민화’를 떡하니 내놓아 인기폭발이었다. 이때부터 신문과 방송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올림픽을 치르고 난 후 ‘우리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흐름이 생겨났지요. 가구나 도자기 등에도 민화가 많이 응용됐어요.” 그의 그림은 어떤 사람이 소장하고 있을까.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인, 언론인, 정치인 등은 대부분 소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외국인 초청 행사가 많은 부산 하야트호텔이나 제주 그랜드호텔 등에서도 장식용으로 민화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와 지난해 8월 열린 세계의료윤리학회에도 협찬출연하는 등 손길은 더욱 바빠진다. 서씨는 아침 9시면 작업실로 출근해 밤 12시가 돼야 퇴근한다. 토·일요일도 쉬지 않는다. 스스로 일 중독증 환자란다. 동방대학원과 연세대·동국대 사회교육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자신처럼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잘 이끌어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다. 자신의 인생은 기다림과 인내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무(無)에서 유(有)도 생겼다. 명성과 덕, 마음의 부유함, 주위 친구들이다. 학연도 지연도 없이 맨땅에서 시작해 오늘날 이 자리에 온 것만 해도 커다란 복이 아니냐고 했다. 또 하나의 커다란 유(有). 서씨의 민화가 올해 유니세프카드에 실려 세계 각국의 어린이 생명을 구하는 데 일익을 담당한다. 이 카드에는 그동안 고흐·샤갈·피카소 등 세계적인 미술가의 명작들이 실렸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실명 민화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0년 전북 김제 출생 ▲79년 성남 제일실업고 졸업 ▲2000년 동국대 불교대학원 예술사학 수료 ■ 작품 활동 ▲86∼92년 한국 민화연우회전 ▲88년 한국일보 초대전 ▲93년 일본 다카시마 백화점 초대전 ▲94년 민화의 새 지평전(동호갤러리) ▲95년 한국 민화작가전(세종문화회관) ▲97년 한국 민화3인전(롯데화랑) ▲98년 무인년 호랑이 민화전(롯데화랑) ▲2000년 불멸의 신화 ‘용’ 전(삼성플라자갤러리) ▲02년 아트월드컵 대한민국 부채그림전(고양 꽃박람회 전시관) ▲05년 9회 개인전-서공임 민화 닭그림전(한국일보갤러리) ▲06년 1월 서공임 병술년 길상화전(한국일보갤러리)
  • [인사]

    ■ 산업자원부 ◇전보△균형발전정책담당관 田尙憲△수송기계산업과장 金榮敏△반도체전기과장 鄭升一△방사성폐기물과장 羅基龍 ■ 서울시 교육청 ◇교장 전보 △세현고 金大辰△신서고 韓相彬△효문고 姜喆仁◇교장 승진 △개운중 孫永津△효문중 權赫昌△양진중 邢南圭△염경중 朱允洙◇교감 전보 △세현고 李轍雨◇교감 승진 △신서고 尹東遠△효문고 成德鉉△개운중 兪瑞映△효문중 서상완△양진중 金文植△염경중 金容喆 ■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보△감사실장 朴種彬△사업개발실장 李貫雄△복권사업실장 池奉燦△협동화사업처장 全永達△강원영동지부장 李容辰■ 인구보건복지협회 △본부 기획조정실장(고령화대책사업본부장 겸직) 김동승△〃 교육연수원장 송인숙△〃 홍보실장 신순철△전북지회 지회본부장 고현만△서울시〃 〃 김광식△제주도〃 〃 임연환△경남〃 부설의원장 임성열△서울시〃 〃 박상기△대전시·충남〃 〃 박광서△본부 기획조정실 행정지원팀장 손기범△〃 저출산대책사업본부 출산장려〃 최재준△〃 〃 불임대책사업〃 백관수△광주시·전남지회 팀장 조근현△경남〃 〃 임성근△대전시·충남〃 〃 정관순△서울시〃 〃 곽창환△대구시·경북〃 〃 박명희△인천시〃 〃 이란구△전북〃 〃 박기수△대전시·충남〃 〃 유동완△인천시〃 〃 김동진△강원도〃 〃 최금식△전북〃 차장 이재호■ 한국토지신탁 ◇승진 (본부장)△사업2본부장 성진섭(1급)△1본부 사업1처장 권오진△중부지점장 서문식△2본부 사업1처장 박영환(2급)△2본부 1처 개발신탁1팀장 최승학△회계〃 정봉준△1본부 1처 개발신탁1〃 김명철△〃 2처 신탁사업T/F〃 이재열△〃 〃 개발신탁1〃 양기석△리스크관리〃 최정대△총무〃 김정선◇전보 (1급)△기획실장 강성관△경영지원처장 민영주△감사실장 이경호(2급)△1본부 2처 개발신탁3팀장 민태언△전략사업〃 유시찬△2본부 1처 개발신탁3〃 김동구△부동산금융사업처 신탁사업2〃 정세훈△감사〃 이형우△부동산금융사업처 신탁사업1〃 이근창△1본부 1처 개발신탁2〃 김용민■ 수출입은행 ◇1급 승진△국외연수 金商亨△국내〃 朴采奎 ◇2급 승진△해외투자금융부 자원개발금융팀장 金鎭泰△무역금융부 국제팩토링〃 吳明洙△인사부 인사〃 金榮秀△무역금융부 부장대우 林尙鉉△남북협력1실 〃 李漢九△강남지점 〃 盧承載△수은영국은행 〃 金聖喆 ◇부서장 전보△일반수출금융부장 金勝坤△무역금융〃 李煜△기획〃 李坪九△자금〃 張浩淳△전대금융실장 崔永煥△수입금융〃 薛泳煥△경협1〃 徐克敎△남북협력2〃 金學洙△특수여신관리〃 方斗勳△국별조사〃 洪榮杓△지식경제〃 朴日東△국제협력〃 李泳載△관리지원〃 金海鉉△신용평가〃 金昌柱△감사〃 李重來△뉴욕사무소장 孔周植△베이징〃 金弘範△파리〃 禹吉相△창원지점장 權容發△인재개발원장 申裕淳 ◇팀장 전보△프로젝트금융부 PF1팀장 李光仁△프로젝트금융부 PF3〃 裵仁聲△일반수출금융부 건설금융〃 李潤根△해외투자금융부 투자사업금융〃 李瑛模△선박금융부 선박금융1〃 卞相玩△선박금융부 선박금융3〃 兪承鉉△중소기업금융부 중소금융1〃 趙奎煥△중소기업금융부 중소금융3〃 韓明煥△경협1실 아시아1〃 安相述△경협2실 CISㆍ아프리카〃 李永壽△기획부 업무기획〃 河潤哲△기획부 대외업무〃 金濟國△여신총괄부 여신기획〃 車光洙△여신총괄부 여신제도〃 林秉甲△국별조사실 동북아〃 安應鎬△지식경제실 해투통계〃 鄭東植△자금부 오퍼레이션〃 鄭載根 △국제금융부 외화조달〃 黃薰夏△비서실 경영혁신〃 權祐奭△리스크관리부 리스크관리〃 文俊植△리스크관리부 회계〃 成基悅■ SC제일은행 ◇이사대우△동부 본부장 한만억△경기충청호남 〃 임석인△광화문지점장 박태완△삼성동〃 전영덕△양재동〃 홍관기△이촌동〃 김진영△잠실서〃 최종선△제일〃 이상윤△수원〃 정진양 ◇상무대우△서부본부장 한상구△무역센터지점장 김종수 ◇부장△소매영업지원부장 정대진△개인자산관리본〃 홍순영△행정지원〃 명제완△가락동지점장 최종금△경동시장지점장 조성기△남부터미널〃 이영남△대림서〃 차철△둔촌역〃 이재경△뚝섬〃 신인선△마천동〃 김종배△면목동〃 오재근△목동5단지〃 이상우△목동사거리〃 노중희△목동역〃 강원식△문정동〃 이창림△미아동〃 성철호△반포서래〃 최정희△방학동〃 홍용길△봉천동〃 송원근△상도동〃 유영륜△서여의도〃 박창규△서울대역〃 정병철△석관동〃 강원경△성동〃 정현석△수유동〃 백근청△신림동〃 김덕△신월동〃 황상호△암사동〃 김재광△여의도중부〃 박동명△잠실〃 한신규△잠원동〃 임금재△장사동〃 하태문△중계역〃 전응균△중랑교〃 김동조△천호동〃 염정복△청량리〃 김주현△한강로〃 남진우△한천로〃 유영숙△합정동〃 이대희△화양동〃 황의복△거제〃 이광수△광안동〃 신흥식△대연동〃 이근칠△덕천동〃 김진문△웅상〃 차용주△장림동〃 조현관△통영〃 박석민△두호동〃 배관식△상인동〃 정동룡△원대동〃 최재형△침산동〃 이세환△포항〃 구호선△과천〃 이종승△광명〃 강민성△구성〃 이성도△망포동〃 이철수△부천〃 이병하△서수원〃 오성호△안양〃 임효철△연수동〃 김성우△용인〃 김동중△인천〃 박정일△진건〃 오경희△천천동〃 이병열△토평〃 임종갑△공주〃 민영기△천안〃 윤진홍△청주〃 노성우△광주〃 이영태△금남로5가〃 김호선△동광양〃 한승구△상무〃 박종근△전주〃 최우홍△제주〃 한부현■ 우리투자증권 (팀장)△부동산금융팀 曺永龜△M&A 2팀 南東奎■ 국민은행 ◇지점장△소공동기업금융지점 李厚植■ 건국대 (충주캠퍼스) △기획팀장 尹泰珉△교무〃 李燦範△총무〃 金相郁△대외협력〃 徐仁錫△의학전문대학원 행정실장 鄭璡溶△디자인조형대학 〃 李相杰△외국어교육원 〃 金貞源■ 한국일보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배정근 정병진 이준희 이광일(편집국)△대기자 정재용△부국장 송태권 이충재△종합편집부장(부국장대우) 진성훈△정치부장(〃) 이영성△경제산업〃 김경철△사회〃 김승일△국제〃 신윤석△사진〃 이종철△주간한국 및 미주부장(부국장대우) 허경회△문화스포츠부 부장직대 황상진△베이징특파원 이영섭△편집위원 김양배(미주담당) 윤종구 신상순 이창민 유승우 최규성■ 세계일보 △부사장 겸 편집인 김병수 △부사장 유갑종■ 한국언론재단 ◇승진(부장) △전략기획팀장 조영현 △경영지원팀장 이동우 △대외협력단 노성환 (부장대우) △교육1팀장 천원주 △지역신문지원팀장 천세익 ◇전보△기획조정실장 이대봉 △교육운영본부장 이구현 △재무회계팀장 장철진 △교육2팀장 황치성 △부산사무소장 정희찬 △대구사무소장 정병철 △광주사무소장 권영배 △대전사무소장 변달섭■ 한국대학신문 △기획관리국 이사 朴瓊嬉△편집국 〃 李晶煥△마케팅국 〃 李在圭△뉴스&서비스 국장 徐洙龍△디지털국 〃 朴秉洙■ YTN미디어 △전무 朴允洵△상무 金鎭熙 李柱賢■ 한국미스터피자 △마케팅본부 상무이사 이상은△구매기술본부 〃 차재웅△해외사업본부 〃 정순민△재경본부 〃 문준규△점포개발팀 〃 대우 임병혁
  • 강원, 국제 관광도시로

    천혜의 관광자원을 간직한 강원도가 오는 2010년까지 관광객 1억명을 유치하는 등 ‘동아시아 관광허브’조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강원도는 6일 관광이 무형의 재화라는 점을 적극 살려 ▲공급과 수요 측면의 특성화 모델 ▲강원 이미지 제고 모델 ▲체류형 4계절 모델 등 3대 핵심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각종 관광인프라도 확충한다. 이를 위해 강원도만이 가진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모든 관광자원을 차별화, 특성화하기로 하고 대관령국제음악제 등 각종 자원을 고품격, 명품화하기로 했다. 또 관광자원의 국제화를 위해 설악·금강권을 국제관광 자유지대로 조성하는 방안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조성된 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유통시키기 위해 팸투어 등을 강화하고 도내 여행사를 지역별, 테마별로 특화한 전문 해외유통망으로 육성할 방침이다.우선 올해 725억 6800만원을 들여 화천 월남파병용사 만남의 장, 강릉 선교장 전통문화체험장 등을 완료하고 설악동 재정비사업, 양구 석현관광지와 고성 DMZ평화마을 등을 새롭게 착수키로 했다. 홍기업 환경관광문화국장은 “강원도를 동아시아 관광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하고 출발하겠다.”면서 “올해를 동아시아 관광허브 조성 원년으로 삼아 도민 관광소득 증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여성음주’에 대한 너무다른 남녀 시각

    ‘여성음주’에 대한 너무다른 남녀 시각

    계속되는 송년모임과 파티 등 술자리로 2005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과음과 늦은 귀가로 정신없이 밤을 보내고 멍하게 아침을 맞는 날이 부쩍 늘었다. 여기에서는 여성들도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밖에서 부딪치는 술잔만큼이나 가정의 평화와 애정전선에는 금이 가기 쉬운 게 현실. 여성들의 음주를 주제로 남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아주 붓더라, 부어. 내참….”“그럼 자기는 내가 그러는 게 창피해?” 1년간의 결혼생활 중 최재연(27·여·서울 방배동)씨가 남편에게 들은 가장 충격적인 말이었다. 그것도 기분 좋아야 할 성탄절 아침에 이런 소리라니. 전날 밤 있었던 연말 부부동반 송년회가 화근이었다. 평소 술 마시는 것을 좋아했던 최씨. 이 사람 저 사람 건네는 잔을 넙죽넙죽 받아먹었다. 전체 마신 양은 소주 한병 반에 맥주 2000㏄ 가량. 취기가 올랐고 얼굴이 붉어지긴 했지만 남 보기에나 자기 보기에나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 특별한 실수도 없었다. 딱 하나, 말이 좀 많았던 것은 인정한다. 최씨는 유독 아내의 음주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남편이 못내 불만스럽다. 결혼 2년차에 들어선 회사원 조모(여·31)씨도 최근 술에서 비롯된 늦는 귀가 탓에 한바탕 부부싸움을 벌였다. 연말 부서 회식 때문에 늦은 조씨가 아파트 현관에 도착한 것은 새벽 2시40분. 조씨는 열쇠로 문을 열어 봤지만 잠긴 문고리가 도통 움직이지 않았다. 하긴 술자리가 파하기 40여분 전 늦는다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을 때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는 했더랬다. 하지만 설마 아파트 현관 안전걸이를 안에서 잠가버릴 줄이야.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 속에 아파트 복도에서 30분을 떨고 난 뒤에야 ‘딸깍’하고 현관문이 열렸다. 새벽 3시10분. 조용하던 아파트 단지에는 아내와 남편의 고함과 맞고함이 쩌렁쩌렁 울렸다. ●음주비율 남자 82.7%·여자 59.5%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 남녀의 음주비율은 69.8%. 남자는 전체의 82.7%가, 여자는 59.5%가 술을 마신다. 남성의 68.6%와 여성의 27.7%는 자주 마시거나 가끔씩 술을 마시는 것으로 파악됐다. 알코올 의존 및 남용에 따른 평생 정신질환 유병률은 남자 100명 당 25.2명, 여자 6.3명으로 평균 15.9명인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해서 남편과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 같이 하려면 술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며 억지로 권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술 마시는 꼴을 못 봐요.” 연애시절 남편과 술을 자주 즐겼던 아내들의 흔히 갖는 불만이다. 많은 사람들이 남편이 결혼 뒤 돌변한 것 중 하나가 아내의 음주에 대한 시각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게다가 술을 한방울도 못했던 그에게 술을 가르쳐 준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닌 남편 아니었던가. 그래서 더 섭섭하다. 그는 애주가인 남편이 정작 자기 아내의 술자리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섭섭하다 못해 얄밉기까지 하다. ●여 “결혼 전에는 그나마 관대” 맞벌이 부부인 경우 아내의 업무상 음주로 인한 다툼의 기회가 잦다. 조씨는 “아내가 술을 줄기는 편이 아니란 점을 잘 알면서도 회식이나 업무상 불가피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이 너무 섭섭하다.”면서 “술자리만 있으면 무조건 도망치는 후배나 여직원들을 보며 남편은 어떤 평가를 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관대한 미혼의 경우에도 술자리가 조심스럽긴 마찬가지다. 자칭 애주가인 회사원 김모(29·여)씨는 저녁에 술을 마시다가 휴대전화에 남자친구의 번호가 찍히면 거의 100m 달리기를 하듯 뛰어 나간다. 최대한 조용한 곳으로 몸을 옮긴 뒤 “어, 집이야. 오빠는?”이라고 되물으며 나름대로 ‘하얀 거짓말’을 한다. 자정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고 술을 마신 것이 들통나는 날에는 몇 시간 동안이나 남자친구의 ‘취조’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원 정모(26·여)씨는 최근 3년간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정씨의 늦은 귀가가 문제였다. 정씨는 직업상 잦은 회식에 술을 마시고 새벽녘에야 집에 들어가는 스타일이었던 반면 남자친구는 자기 이외의 술자리는 인정하려고 들지 않았다. 정씨는 “연애할 때는 봐주지만 결혼해서도 그러면 곤란하다고 엄포까지 놓더라.”면서 “서로 이해의 폭이 좁다면 결혼 이후에 더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아 헤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남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술자리도 문제지만 밤길 늦은 귀가가 더 걱정이라는 것. 연애 3년차인 이수영(29)씨는 “안 그래도 위험한 밤길에 술 취한 여자친구가 늦게 들어가는데 걱정 안 한다면 오히려 비정상 아니냐. 비교적 자기방어 능력이 강한 남자와 여자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했다. ●남 “술자리보다 늦은 귀가 걱정” 맞벌이를 한다는 이선규(33)씨는 “옳든 그르든 술 취한 여자를 곱게 보지 않은 시각도 부담스러운 건 사실 아니냐. 자기 아내가 그런 시선을 받는다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결혼 전에는 어떻게든 같이 있고 싶고 바래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내가 술 마시는 것을 반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술을 권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공무원 김모(34)씨는 결혼 8년차다운 해석을 했다. 김씨는 “솔직히 연애할 때는 술에 취하든 뭘하든 다 예뻐 보이기도 하고 남자 스스로도 잘 보이기 위해 이해심이 넓은 척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살면서 서로 무덤덤해지면 술이건 뭐건 싸울 일도 그만큼 적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독자의 소리] 등기우편물 도착 통지 제도 개선을/최순아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보니 사람 없는 사이 우체국 직원이 다녀갔나 보다. 아파트 현관문에 집이 비어 우편물을 배달하지 못했다며 재방문 날짜를 알려주는 메모가 있었다. 그러나 그 날짜에도 집을 비울 듯했다. 나처럼 재방문 날짜에도 집이 비어있을 경우는 이웃집이나 아파트 경비실 등을 우편물 수령 대리인으로 지정해 신청서를 작성해 우체국에 신청하면 대리인에게 우편물을 대리 수령토록 한다는 제도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수령 대리인 지정 신청’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며 안다고 할지라도 수령 대리인 지정 신청서를 우체국에 제출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차라리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우체국을 방문하는 수고로 우편물을 찾아가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전에는 농번기철 빈집이 많은 농촌 주민의 경우 이웃집이나 동네 이장에게 우편물을 수령하도록 하고,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경비실 등에 배달해 수령하도록 했었다. 새 제도보다 종전 관행이 더 나을 듯싶다. 최순아 <전북 김제시 신풍동>
  • “단 1초라도 빨리…” 심장 살리는 산타

    “단 1초라도 빨리…” 심장 살리는 산타

    “급하게 달려갔지만 이미 심장은 멎어 있었지요. 남은 방법은 단 하나, 가슴에 전기충격을 주는 것뿐이었습니다.‘퍽’ 소리와 함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을 때, 그 감동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서울 송파소방서 가락파출소 안동준(40)·김인수(36) 소방교와 김영덕(29) 소방사. 세 사람의 가슴에는 어른 엄지손톱만 한 ‘하트세이버(Heart Saver)’ 배지가 달려 있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가 심장이 멎은 사람을 살려낸 119구급대원들에게 달아주는 자랑스러운 ‘훈장’이다. ●삶·죽음의 갈림길 11명 목숨 살려 올 9월 하트세이버 제도가 도입된 뒤 대원 22명이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섰던 11명의 목숨을 살려내 배지를 달았다. 단 한명의 생명을 되살려내는 것도 119 구급대원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영예로 여겨지는데 안 소방교 등은 올해에만 두명의 목숨을 구했다. 단 1분만 늦었어도 이승에서 삶을 다했을 50대 주부 최모씨는 건강하게 살아나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최씨가 쓰러진 것은 지난 9월18일. 저녁 8시40분쯤 설거지를 하다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쾅’ 소리를 듣고 달려나온 최씨의 사위가 다급하게 119에 신고했다. 안 소방교는 출동하는 차 안에서 사위에게 심폐소생술을 알려주면서 과거 병력을 물었다. 평소 심장이 안 좋았다고 했다. ●전기충격으로 심장 다시 뛸 때 감동 출동에서 도착까지는 3분. 현장에 다다랐을 때 최씨의 사위는 안 소방교에게 전해들은 대로 어설프게나마 최씨의 가슴을 압박하고 있었다. 대원들은 도착하자마자 심실제세동기(전기충격기)를 사용해 멎은 최씨의 심장을 다시 살려냈다. 이보다 일주일 앞선 9월12일에도 집앞 현관에서 쓰러진 60대 남성 이모씨를 살려냈다. 출동 중에 안 소방교는 이씨의 아내와 통화하며 그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것과 가슴을 움켜잡고 쓰러졌다는 말을 듣고 그에 적합한 장비를 챙겼다. 출동에서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이번에도 3분. 대원들은 심실제세동기를 사용해 이씨의 심장박동을 되살려냈다. 이씨가 쓰러질 당시 가슴을 움켜잡았다는 단서를 포착하지 못하고 당뇨 환자에게 응급처치하듯 포도당만 주입했다면 결코 살려낼 수 없었다. 안 소방교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2003년 4월 119신고를 받고 오금초등학교로 출동했다. 운동장에 4학년 여자 어린이가 쓰러져 있었다. 심실제세동기를 사용해 어린이의 심장박동은 살려냈지만 끝내 여학생은 뇌의 기능을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 응급조치가 너무 늦었던 것. 어린이는 현재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 서너살 된 아이처럼 늘 울고 보채고 엄마 품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래도 아이의 부모는 해마다 설이나 추석이면 과일과 떡을 싸들고 안 소방교를 찾아온다. 딸아이 목숨 살려준 것을 평생 어떻게 잊겠느냐고 하지만 그때마다 찢어지는 마음의 고통이 안 소방교를 짓누른다. ●환자 과거 병력등 1~2분 사이에 파악 긴급출동 때에는 필수장비만 29가지를 챙겨야 한다. 기타 의약품과 소모품은 80가지에 이른다. 쓰러진 사람의 상황과 과거 병력 등을 1∼2분 사이에 정확하게 파악해 수많은 장비 중에서 가장 적절한 소생 장비를 챙겨 응급환자를 처치해야만 생명을 살릴 수 있다. 고교 시절부터 구급대원이 꿈이었기에 서울보건대학에서 응급구조를 전공한 김영덕 소방사는 “배지를 가슴에 단 뒤부터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죽었던 사람이 살아나는 순간 내가 사는 이유를 알게 된다.”며 밝게 웃었다. 글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문화 캘린더]

    ●서울 서초구 29일(목)까지 구청 현관 및 2층 대강당 로비에서 ‘중국 현대 목판화전’을 개최한다. 중국 ‘북대황 판화학파’의 창시자인 차오메이(晁眉) 등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 50여점을 전시한다.(02)570-6355. ●서울여성 23일(금) 오후 6시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가야금 오케스트라’를 선보인다. 숙명가야금연주단이 가야금으로 우리 민요, 크리스마스 캐럴, 비틀스 메들리 등 다양한 곡을 연주한다. 신청은 홈페이지(www.seoulwomen.or.kr)를 통해 할 수 있다.(02)810-5045. ●서울 양천구 내년 1월1일(일) 오전 7시 목2동 용왕산에서 ‘2006 용왕산 해맞이’를 펼친다. 새해 해오름 맞이 풍물놀이, 소망의 다리 밟기, 소망 기원문 작성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02)2650-3310. ●인천대공원 25일(일) 가족뮤지컬, 민속경기, 인형극 등 다양한 크리스마스 행사를 연다. 이날 행사 중 레크리에이션 및 장기자랑 참가자 모두에게는 1인당 1만원 이내의 상품을 나눠준다.(032)466-7282. ●가천의대 길병원‘아픈 몸은 의료, 지친 마음엔 문화’라는 주제로 환자·보호자·주민들을 위한 문화행사를 마련했다.24일(토)∼25일(일) 오후 2시와 7시 본관 1층 홍보관에서 영화 ‘산타후’ ‘말아톤’을 무료상영한다. 다음달 7일(토)까지 본관 지하 1층에서는 밀레·모네 등 유명 화가의 작품을 완벽히 재현한 작품 25점이 전시된다.(032)460-3541.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24일(토)∼25일(일) 뮤지컬 ‘그리스(Grease)’를 공연한다.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로큰롤 문화를 주제로 젊은이들의 사랑과 꿈을 그린 작품. 공연 시간은 24일 오후 4·8시,25일은 오후 3·7시이다. 관람료는 R석 5만원,S석 4만원.(032)420-2020.
  • [줄기세포 ‘진실게임’] 강도높은 조사… “줄기세포 유무 주내 윤곽”

    황우석 교수 논문에 대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검증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강도높고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주 안에 줄기세포의 유무, 논문사진 조작 여부 등 대략적인 윤곽을 밝혀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사 이틀째인 19일 수의대에는 첫날의 두배 가까운 경비인력이 배치됐다. 수의대로 통하는 모든 출입구는 자물쇠를 채우거나 캐비닛으로 막아놓는 등 외부인의 출입이 차단됐다.5층 로비 현관 안팎에서는 경비원들이 출입자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했다. 건물 전층에서 엘리베이터 가동이 중단됐으며, 건물로 이어지는 지하주차장 통로도 차단됐다.공부를 하기 위해 수의대를 찾은 학생들은 “마치 피의자를 조사하고 있는 검찰청사 같다.”고 수군거렸다. 오전 9시30분쯤 도착한 황 교수는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사장인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실 창문은 신문지로 모두 가려 가느다란 불빛만 새어나왔다.전날에는 황 교수와 이병천·강성근 교수 등을 상대로 한 면담조사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만 12시간 이상 계속됐다. 조사위원들은 피조사자들을 돌려보낸 뒤에도 자정 무렵까지 남아 향후 조사계획 등을 숙의했다. 조사하는 쪽이나 조사받는 쪽이나 철저한 ‘함구’를 요구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조사 중 취득한 내용을 외부에 누설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의 보안서약서에 서명한 상태다. 조사위는 “배양 중인 세포의 보존이나 배아줄기세포 이외에 다른 연구에는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연구자들의 출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 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부득이하게 실험을 해야 하는 연구원들은 실험목적과 출입시간을 명시한 실험실 출입허가 요청서를 제출하고 조사위원의 승인을 얻어 실험실을 드나들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조사위원들이 초반부터 매우 적극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예상보다 일찍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운찬 서울대 총장 역시 정명희 조사위원장에게 “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모든 권한을 행사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유지혜 김준석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대교수들 ‘조사위’ 참여 기피

    서울대교수들 ‘조사위’ 참여 기피

    서울대가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결과를 검증하기 위한 조사위원회 구성에 본격 착수, 인선을 일부 완료했다. 하지만 조사위 참여를 꺼리는 전문가들이 많아 조사결과가 연내에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은 13일 “조사위원의 인선과 위촉 등 구성의 30% 정도가 완료됐다. 일단 다음주 초까지 구성을 마무리하고 주말 쯤에는 조사활동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위원직을 고사하는 학내 인사가 많아 작업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중립성과 전문성을 인정받는 10명 내외의 학내외 인사로 조사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위원장직은 DNA연구 분야의 권위자인 서울대 법의학교실 모 교수에게 제의가 이뤄졌으며, 현재 당사자의 수락을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위원들은 생명과학분야를 전공하는 자연과학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 농생명공학부,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가운데서 뽑힐 전망이다. 외부 인사는 2∼3명선으로 예상되며 중립적인 기업체 연구소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생명공학연구소 등의 전문가가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황 교수가 속해 있는 수의학과 인사를 포함시킬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조사에 필요한 실험 자문역 등의 위촉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처장은 “외부인사는 전체 조사위원의 20%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나 아직 제안을 한 인사는 없다.”면서 “외부 인사는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필요하면 추가로 위촉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황 교수는 이날 낮 서울대병원을 나와 이틀째 수의대 연구실로 출근했다가 다시 저녁 7시쯤 병실로 돌아갔다. 오전 11시35분쯤 병실을 나온 황 교수는 취재진에게 “수고들 하십니다.”라고 짧게 인사한 뒤 미리 대기해둔 승합차를 타고 수의대로 이동했으며, 도착하자마자 연구실로 들어갔다. 황 교수는 이날도 퇴원 절차를 밟지 않았으며 몸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병실과 연구실을 왔다갔다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낮 황 교수가 병원을 나오는 과정에서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MBC 카메라기자의 턱부분을 밀쳐 찰과상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황 교수도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예비 문화재’ 스카라극장 훼손

    지난달 근대문화재로 등록이 예고된 서울 중구 초동 스카라극장 건물의 현관 벽체가 헐리는 등 상당 부분이 소유주에 의해 철거된 것으로 밝혀졌다.문화재청은 8일 “소유주측 변호사에 건물철거에 대해 항의했으나 ‘문화재청이 문화재 등록절차를 강행할 경우 건물을 완전히 철거하겠다.’는 답변만 받았다.”면서 “정식 등록을 위해서는 소유주 동의가 필요한 만큼 설득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1935년 지어진 스카라극장은 국내 초창기 극장건축 역사를 지닌 건축물로 꼽힌다.
  • BALCONY…安이 넓어졌다

    BALCONY…安이 넓어졌다

    집안 곳곳에 새로운 공간이 생긴다. 작게는 7∼8평, 크게는 10평 이상까지 발코니 공간이 내게로 왔다. 아파트 발코니 구조변경 허용으로 집을 보다 넓게 사용할 수 있는 꿈의 기회다. 집이 좁아 고민이었다면 좀 더 넓게 사용할 수 있고, 평범한 분위기가 불만이었다면 보다 개성 넘치는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 하지만 그냥 트기만 하면 만사 해결인가. 옆집에서 한다고 무작정 따라하면 반드시 후회한다. 넓게 쓰고 싶은 발코니, 어떻게 꾸며야 할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발코니 위치따라 개성 연출 보통 발코니라 하면 거실만을 생각하기 쉽다. 거실을 벗어나 주방, 침실, 작은방 등 다양한 공간의 발코니 확장으로 새로운 연출을 할 수 있다. 부부 침실에는 기능성을 높인 미니 서재를 두거나 자녀의 방엔 아이를 위한 작은 아지트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집안의 개성을 과시할 수 있는 공간인 거실에는 자연을 담아낸 실내조경이나 자녀들이 재롱잔치를 할 수 있는 미니 무대, 바둑을 두고 차를 마실 툇마루 등을 배치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넓어진 공간을 새로운 가치를 가진 곳으로 부활시킬 수 있다. # 발랄한 포인트, 주방 주방은 대형 평형이라 하더라도 보통 다이닝 공간과 작업(싱크대) 공간으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특히 주방의 발코니는 다용도실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발코니를 확장한 후 인테리어 대리석으로 상판을 만들고 키 높은 세련된 의자를 놓아 홈바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여기에 천장에서 떨어지는 분위기 좋은 펜던트 조명을 강렬한 빨강이나 파랑, 은색 등 발랄한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면 어느 바 부럽지 않은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 편안함이 물씬, 부부 침실 집안 어느 곳보다 은밀한 공간인 부부침실에는 로맨틱한 분위기가 어울린다. 하지만 부부 침실 발코니를 확장하고 나면 대개 침대나 옷장을 그곳에 두어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데 포인트를 맞추기 마련이다. 확장으로 생긴 휴식 공간에 사랑스러운 소품들로 보다 애정이 넘치는 곳을 만든다. 평소에는 공간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커다랗고 푹신한 소파를 둔다. 소파에는 질감이 좋은 쿠션을 가득 올리고, 주변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액자나 꽃 등 작은 소품을 활용해 꾸며 보자. 몸을 편안하게 해주어 휴식을 돕는 아로마 향초를 놓으면 더욱 근사하다. 작은 공간에서 차 한잔 마시는 여유가 생활에 지친 부부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 실속이 넘치는 작은방 작은방은 보통 아이방이나 서재 등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있는 경우라면 대안이 없으므로 아이방으로 활용해야겠지만, 방의 여유가 있거나 아이가 없는 집이라면 부부의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실속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최근에는 집에서 보다 전문적인 장비를 활용하여 영화를 보거나 음악 듣기를 원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제품이 많이 슬림해졌다고는 하나 스피커를 비롯한 장비를 거실에 두면 부피감이 느껴져 산만해지기 마련이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작은방. 충분한 시야를 확보할 수 없었던 작은 방의 발코니를 터 오디오·비디오 시스템을 두면 길게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때 방음 공사를 제대로 하는 것은 기본이다. ■ 도움말 LG화학 데코빌 신보현 선임디자이너 ■ 나만의 컨셉트를 입혀라 인천에 사는 주부 배경순(40)씨의 집은 아늑한 전원주택이다. 넓힌 발코니를 오래된 흠집이 생긴 듯 낡은 느낌의 가구와 프로방스 스타일의 안락한 나무 의자, 미니 정원 등을 배치해 근사한 야외정원으로 꾸몄다.“거실과 연결돼 넓고 환해 보이면서도 단을 10㎝ 정도 올려 별도의 공간 같은 느낌을 주도록 했어요. 나무와 파벽돌 등 자연소재를 활용해 편안한 느낌을 더욱 부각시켰죠.” 발코니만 텄는데도 생활 공간은 아주 넓어졌다. 자연스러운 느낌의 소품들로 포근한 느낌을 동시에 잡았다. 아파트 발코니를 넓히면 30평대 아파트의 경우 8∼10평은 더 커진다. 그러나 무조건 넓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어떻게 꾸밀지,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 면밀히 따져보아 괜한 돈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 넓게, 새롭게, 다양하게 우선 평형을 보자. 공간 사용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20평형은 공간을 넓히는 데,30평형은 별도의 공간을 만드는 데,40평 이상은 색다른 테마공간으로 꾸미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공간이 부족한 20평형대는 방을 넓혀 여유롭게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부부 침실을 늘려 침대, 장롱, 화장대 등을 여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거실 확장으로 넓어진 공간을 아이를 위한 놀이터로 사용해도 좋다.30평형대는 거실 발코니 확장을 가장 많이 하는 평형대다. 가족실, 휴식공간 등으로 꾸며 가족간의 대화 공간으로 사용한다. 발코니 바닥에 마루나 자갈, 인조잔디 등을 깔고 각종 화분과 티 테이블 등을 놓는 것만으로도 작은 정원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커튼 대신 심플한 버티컬 블라인드를 달면 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한다.40∼50평의 대형 평형이라면 넓어진 공간을 색다른 곳으로 활용한다. 부부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운동 기구를 둔 헬스 공간, 카페 이상의 무드를 주는 와인바 등 가족의 생활 스타일에 따라 꾸민다. # 고전적이거나 현대적이거나 공간이 확보됐다면 컨셉트를 정해 스타일을 입힌다. 유행하는 인테리어 컨셉트를 따르기보다는 편안하고 동양적인 오리엔탈 스타일, 유럽풍의 로맨틱한 스타일, 절제미가 부각된 모던 스타일 등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한다. 동양적인 스타일은 일종의 사색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거실과 단차를 두거나, 마루를 나무목, 짚, 왕골 등 자연적인 소재로 깔아 동양미를 뽐내도 좋다. 이와 비슷한 느낌의 낮은 나무 탁자, 푹신한 방석, 실내 수목조경 등으로 더욱 포근한 느낌을 살린다. 다소 여성스러운 꽃무늬, 사랑스러운 캔디 컬러 소재의 직물을 적절히 사용하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부드럽게 변신한다. 창가로 한껏 다가가 햇살을 받아들인 곳이라면 형형색색의 구슬을 단 발, 다채로운 쿠션을 둔 폭신한 소파를 두면 분위기는 더욱 로맨틱해진다. 간결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모던 스타일로 꾸며도 좋다.‘발코니 확장’에 부담을 갖고 이것저것 두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눈에 보이는 곳에는 최소한의 가구를 배치해 절제미를 드러낸다. 현관 붙박이장을 발코니 안쪽으로 옮겨 지저분한 느낌을 없애고 확보된 공간에 깔끔한 철제 티 테이블이나 전체 분위기 색상에 보색이 되는 조명기구로 전체 공간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 도움말 한샘인테리어·데코빌·웅진 뷔셀 <사진제공:LG화학 공간사랑>
  • 日本의 현관 요코하마

    日本의 현관 요코하마

    1859년 일본의 첫 개항장으로 서구문물을 수용한 요코하마. 일본의 근대화는 이곳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좋을 만큼 요코하마는 서양의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인 ‘일본의 현관’이다.1872년에는 요코하마∼도쿄간 일본 최초의 철도가 부설되기도 했다. 요코하마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최초’로 기념할 것이 많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가스등이 켜진 것도, 최초의 외과병원이 세워진 것도, 근대도로인 바샤미치(馬車道)가 생긴 것도, 아이스크림이 탄생한 것도 모두 이 진취적인 기질의 하맛코(요코하마 출신자)에 의해서다. 개항 당시 600명의 인구에 불과하던 자그마한 어촌은 이제 인구 350여만명의 대도시로 탈바꿈했다. 일본 근대문화의 발상지 요코하마가 젊은이들의 새로운 여행지로 변신하고 있다. 글 사진 요코하마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요코하마의 특징은 한 마디로 세계 유수의 항구도시라는 점이다.1859년 에도 바쿠후 말기에 개항한 이래 요코하마는 세계 각국의 선박이 드나드는 ‘미나토(항구) 요코하마’로 명성을 지켜왔다.JR(일본철도) 네기시선 간나이역에서 걸어서 15분, 오삼바시 국제여객터미널에 가보면 요코하마가 진정 일본의 대표 항구임을 실감할 수 있다. # 요코하마의 상징 ‘오삼바시’ 요코하마의 상징이자 중심인 오삼바시는 2002년에 새롭게 문을 연 국제여객터미널이다. 대형 외국 여객선이 기항하는 이곳에는 2000㎡의 다목적 홀이 있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고 있다. 오삼바시 터미널은 거대한 배의 형상을 띠고 있다. 비스듬한 바닥 전체가 널마루로 되어 있어 걷기 편하다. 마치 1등 선객을 위한 프롬나드 데크(산책 갑판)를 걷는 기분이다. 터미널 조금 높은 곳에는 24시간 열려 있는 옥상광장이 있어 연인이나 나들이객들이 즐겨 찾는다. # 최고(最高)건물, 최속(最速)승강기 오삼바시에서는 미래형 도시설계로 유명한 미나토미라이21 지역이 훤히 내다보인다. 요코하마 여행의 핵심인 미나토미라이21은 사쿠라기초 역 바로 북쪽에 위치한 신개발 지역. 이곳에 바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70층짜리 랜드마크 타워(296m)가 있다. 랜드마크 타워에는 1분에 750m까지 속도를 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승강기가 있다. 바람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 승강기를 달걀 모양으로 설계한 점이 독특하다.2층 로비에서 69층 랜드마크 타워 스카이가든(입장료 1000엔,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토요일은 밤 10시까지) 전망대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40초. 기네스 북에도 올랐다. # 석양과 함께하는 헬리콥터 크루징 요코하마의 풍경은 랜드마크 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좋지만, 헬리콥터를 타고 새처럼 조감하는 것도 멋스럽다. 미나토미라이 헬리포트에는 요코하마항 상공을 나는 다양한 코스의 헬리콥터가 대기하고 있다. 석양 무렵에 운항하는 ‘트와이라이트 코스’(비행시간 약 5분)는 어른 4000엔, 어린이 2000엔.10분에 걸쳐 요코하마의 야경을 보여주는 ‘요코하마 베이 라이트 코스’는 트와이라이트 코스보다 3배 이상 비싸다.5인승 헬리콥터를 타고 요코하마 상공을 나니 요코하마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 곳 책임자인 가오루 하라(엑셀항공주식회사 영업부장)씨는 “일본에서 헬리콥터 크루징을 1년 내내 하는 곳은 요코하마와 도쿄뿐”이라며 “특히 30여년의 역사를 지닌 요코하마 헬리콥터 크루징은 몇 달전에 예약해야 탈 수 있는 요코하마의 명물”이라고 말했다. # 낭만 싣고 떠나는 ‘로열 윙’ 유람선을 타고 요코하마를 감상하는 것도 기억에 남을 만하다. 오삼바시에는 ‘로열 윙’이라는 거대한 배가 있어 크루즈 여행을 주도한다. 일본에서 유일한 엔터테인먼트 식당선(船)이다. 순항 시간은 런치 타임(2100엔)과 디너 타임(2100엔)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그 사이에 티 타임 크루즈(1600엔)가 따로 준비돼 있다. 이 레스토랑 배에서는 중국의 1급 조리사가 광둥식 요리를 선보인다. 중국 본토 요리와는 사뭇 다른 ‘퓨전형’이어서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낮 시간에는 우아한 고전음악이, 저녁 시간에는 쿨 재즈가 생음악으로 펼쳐져 여행의 흥취를 더해준다.‘로열 윙’에 오르기 위해서는 개인은 두 달전에, 단체(15명 이상)는 10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 시간살림이 성공여행의 열쇠 여행의 묘미가 일상을 잊고 색다른 여유를 즐기는 것이라면, 시간에 쫓겨 종종걸음치는 맛보기 관광은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의 압박 속에 사는 게 현대인의 숙명. 그러니 어떻게든 시간살림을 알뜰히 해 여행을 할 수밖에 없다. 하루동안 요코하마를 둘러보려면 그야말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헬리콥터와 유람선도 타고 오삼바시 터미널에서 요코하마의 바람도 다면 이제 어디로 발길을 돌려야 할까. 일본의 차이나 타운인 주카가이(中華街)와 그 주변을 살펴보고, 다시 오삼바시로 돌아와 요코하마 야경 감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 극채색의 문 지나면 음식천국 ‘일본 속의 중국’ 주카가이는 미나토미라이선 모토마치·주카가이 역에서 내리면 바로 보인다.1923년 관동대지진 후 바다를 메워 만든 항구공원인 야마시타코엔 남쪽이다. 주카가이는 2차대전 전까지는 ‘난징(南京)거리’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차이나 타운이 다 그렇듯 주카가이에 들어서면 먼저 현란한 극채색 문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카가이에는 우호의 의미가 담긴 젠린몬(善隣門)과 세이요몬(西陽門)을 비롯해 모두 10개의 문이 있다. 차이나 타운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거리 한가운데 자리잡은 중국식 사원 간테이뵤(關帝廟)다.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영웅 관우를 상업의 신으로 모신 곳이다. 화려한 색상의 웅대한 건물이 차이나 타운의 상징 구실을 하고 있다. 이 곳은 참배하려면 돈을 내야하지만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중국인들의 유난한 재신(財神)숭배 행태라니….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 # 삼국지 영웅 모신 간테이뵤 주카가이에는 각종 식당과 잡화점 등 500여개의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요코하마 개항 당시 중국의 상관(商館)에서 일하던 중국인들이 이 곳에 계속 머물면서 터를 닦아 놓은 노포들이다. 차이나 타운의 매력은 단연 먹을거리. 주카가이의 경우도 물론 마찬가지다.‘중국인은 하루 세 끼가 아니라 다섯 끼를 먹는다.’고 한다. 딤섬 즉 중국식 만두를 수시로 먹는데서 생긴 말이다. 차이나 타운을 걸으면 이를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다. 주카가이야말로 ‘만두의 거리’다. 구운 돼지고기가 든 차슈만두, 오징어먹물 만두, 상어지느러미 만두 등 종류도 정말 다양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인 거리 가운데 하나인 주카가이는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 타운에 맞먹을 만한 음식천국이다. # 외국인 거류지였던 야마테 주카가이와 이웃한 곳으로 지나칠 수 없는 곳이 야마테 지역이다. 주카가이와는 또다른 점에서 이국적이다. 요코하마에는 개항과 더불어 외국인 거류지가 생겨났다. 특히 야마테지역은 서양인들이 많이 살던 곳으로 이국풍의 건물과 교회들이 적지 않다. 요코하마항이 내다보이는 언덕 경사면에 위치한 요코하마 외국인 묘지에는 요코하마에 살았거나 방문했던 40여개국의 외국인 약 4500명이 잠들어 있다. 야마테 지역에는 1909년에 세워진 고풍스러운 목조서양식 건물인 야마테자료관, 유럽풍 돌층계와 정원이 아름다운 미나토미에루오카코엔 등 이국적인 볼거리들이 많다. # 요코하마는 역시 밤 주카가이와 그 주변을 둘러봤으니 이제 다시 오삼바시로 갈 차례. 해거름에 찬바람을 맞으며 오삼바시에 서니 멀리 요코하마의 명물 베이 브리지(860m)가 눈에 들어온다. 요코하마의 아름다움은 밤풍경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요코하마의 밤은 베이 브리지 아래로 흐르는 검푸른 물결과 각양각색의 건물에서 내뿜는 불빛이 어우러져 빛의 축제를 방불케 한다. 요코하마는 역시 밤이다. 푸른 빛을 쏟아내는 불야성의 밤.“거리의 불빛이 너무도 곱구나 요코하마 부루라이토 요코하마∼” 1970년대 한국에서도 크게 유행한 이시다 아유미의 ‘부루라이토 요코하마’ 가락이 절로 떠올랐다. 요코하마는 도쿄의 위성도시 취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오고가는 배들로 늘 분주한 운치있는 도시다. 요코하마 여행객들은 흔히 도쿄에 숙소를 정하고 요코하마에 들르는 방식을 택한다. 도쿄에 숙소가 많은 만큼 싼 곳도 많기 때문이다. 도쿄에서 요코하마까지는 JR 도카이도혼선 등을 이용하면 30여분만에 갈 수 있다. 최근 미나토미라이선과 JR쇼난신주쿠 라인이 증설돼 도쿄 쪽에서 오기가 훨씬 편해졌다. 한국에서 요코하마로 직접 가려면 ANA항공편을 이용하면 된다. 김포공항에서 하네다공항까지 비행기가 하루 두 차례(오후 1시, 밤 8시20분 출발) 뜬다.ANA항공은 ‘요코하마 알리기’ 차원에서 내년 1월10일부터 1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모니터 투어도 실시할 예정이다.45명 정도로 예상가는 39만 9000원선. 문의 ANA항공 영업부(02)752-1160.
  • 12월 서울시 문화재 정동 구세군 사령부

    12월 서울시 문화재로 중구 정동 한국구세군본부 본관이 선정됐다. 성탄절과 세밑을 맞아 이웃돕기의 훈훈한 바람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 건물은 서울시 기념물 제20호다. 구세군 본부는 1926년 지어진 대표적 구한말 건물이다.2층으로 앞 도로가 약간 경사를 이룬 비탈길이어서 한쪽이 높아보이는 게 특징이다. 벽돌로 지은 외관과 중앙 현관에 있는 기둥 4개가 독특한 양식을 보여준다. 일제 강점기 때에는 서울 도심에 지어진 10대 건물로 손꼽힐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80년이 지난 지금까지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건물 중앙 윗부분에는 ‘구세군사관학교’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남아있다.1908년 한국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자선 및 사회사업 등 구세군 활동을 시작한 지 17년째가 돼서야 둥지를 갖게 됐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토요영화]

    ●영광의 깃발(EBS 오후 11시30분) 전쟁의 이면에 감춰진 인간애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실제 미국 남북전쟁 당시 사상 최초로 만들어졌던 흑인 부대 54연대의 활약상을 소재로, 오랜 차별에 시달렸던 흑인 문제를 집중 조명하게 된다. 흑인들이 노예에서 벗어나 군인이 된 뒤 전투에 나서는 과정은 영광과 자유를 찾아가는 여행이기도 하다.‘가을의 전설’(1994),‘커리지 언더 파이어’(1996),‘비상계엄’(1998),‘라스트 사무라이’(2003) 등의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초창기 작품이다. 흑인이자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를 대표하는 모건 프리먼과 덴젤 워싱턴의 앙상블을 맛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다. 덴젤 워싱턴은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에도 나왔던 모건 프리먼과의 경쟁을 거쳐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남북전쟁에 참전한 명문가 출신의 로버트 쇼 대위(매튜 브로데릭)는 부상을 당하지만, 곧 대령으로 진급해 사상 최초로 흑인들로 구성된 부대의 연대장으로 발탁된다. 사실 이 부대는 군용품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등 찬밥 신세다. 전장에서도 사역이나 남부지역 약탈에 투입된다. 차별을 없애려는 쇼 대령의 줄기찬 노력 끝에 마침내 전투 기회를 얻게 되고, 큰 공을 세우게 된 54연대. 사기가 충전된 이들은 난공불락이라는 바그너 요새 공격에 자진해 선봉에 서게 되는데….1989년작.12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펭 슈이(KBS2 밤 12시15분) 필리핀산 공포 영화다. 같은 동양권이지만, 색다른 공포 감각을 감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이 영화를 만든 치토 르노 감독은 99년 부산국제영화제에 ‘리아 이야기’를 출품, 국내 관객들과 만난 적이 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은 크리스 아키노는 필리핀 대통령이었던 코라손 아키노의 막내 딸이자, 필리핀에서 유명한 연기자 겸 토크쇼 진행자이다. 필리핀 개봉 당시에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크리스 아키노의 연기력에 대한 지적과 함께 평단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오래도록 소원이었던 내 집 마련에 성공,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조이(크리스 아키노)는 어느 날 버스에서 다른 사람이 놓고 내린 팔괘 거울을 줍게 된다. 이웃에게 행운을 가져오는 물건이란 말을 듣고 거울을 현관에 걸어놓는데, 정말 좋은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행복은 잠시, 연달아 기괴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고, 위험을 느낀 조이는 절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팔괘 거울이 저주 받은 물건이고, 거울을 본 사람은 죽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2004년작.115분.
  • 전문가들이 밝힌 난방용품 선택 요령

    전문가들이 밝힌 난방용품 선택 요령

    기름 값이 올라 절전 난방용품를 찾는 발길이 분주하다. 히터, 전기장판, 가습기 등이 지난 달부터 팔리기 시작했다.2만∼3만원대 저가 제품은 없어서 못팔 정도다. 뉴코아백화점, 롯데마트, 테크노마트,G마켓, 옥션, 인터파크, 아이세이브존, 롯데닷컴,GS홈쇼핑, 현대홈쇼핑,KT몰, 다이소 등 유통업체 전문가들에게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난방용품 선택 요령을 물어봤다. ●외풍 차단 폴리우레탄 제품 눈길 겨울철 난방은 바깥 바람만 막아도 절반은 성공한다. 노란색 스펀지에 때가 잘 묻는 기존 문풍지만 상상하면 오산이다. 투명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제품은 먼지가 묻지 않고 몇 번이나 붙였다 떼어도 접착력이 살아 있다. 영하 40도의 추운 날씨에도 딱딱해지지 않아 방풍 효과까지 뛰어나다.20m 1만 3500원. 스펀지 제품은 수명이 길어 미닫이 문이나 섀시에 적합하다. 다이소에서 500∼2000원에 살 수 있다. 직조 털실타입은 복원력이 뛰어나 아파트 현관문에 안성맞춤.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3만 2890원. 외풍차단용 특수 비닐은 발코니 창문에 사용하면 이중창 역할을 톡톡히 한다. 원하는 부분을 깨끗이 닦은 후 창문 틀에 맞춰 비닐을 붙인다. 드라이어의 따뜻한 바람을 쐬어주고, 비닐이 팽팽하게 당겨지면 끝.5500∼7000원. 항균테이프(3900원)는 유리창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아 준다. ●농어촌은 다목적 보일러가 실용적 보일러 선택은 살고 있는 집의 단열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벽 두께와 창문 수, 천장 높이를 고려해야 한다. 또 창문 방향이 북인지 남인지도 따져 봐야 한다. 겨울철 바깥온도가 영하 15∼20도, 실내온도가 20도라면, 단열상태가 나쁜 집은 한 평당 600kcal/h, 보통은 500kcal/h, 아파트는 450kcal/h, 최상급 단열은 300kcal/h 제품을 적용하면 된다. 용도에 맞는 보일러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따뜻한 물을 많이 쓰는 곳에선 급탕 전용보일러를, 기름배달이 어려운 농어촌은 다목적 보일러가 실용적이다. 전원주택이나 빌딩 공장은 3패스(PASS)보일러가 좋다. ●히터는 권장 평수보다 큰 모델 골라야 집 크기를 고려해 난방 방식을 선택하자. 가정용은 기능이 복잡한 것보다 단순하고 값싼 제품이 좋다.3∼7평 공간이라면 전기히터가 적당하다. 소음이 없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기 때문.3만 5000∼4만원. 전기 난방용품은 전력 소비량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열효율이 그다지 크지 않기에 권장 평수보다 조금 큰 모델을 구입하는 게 낫다. 원적외선보다는 할로겐 히터가 전기료가 적게 나온다. 코일형은 오래 사용하면 코일이 끊어지거나 느슨해지기 쉽다. 전기 라디에이터도 실내에서 많이 쓰인다. 고온의 액체를 순환시켜 열이 나도록 한다. 냄새 없이 훈훈한 공기를 발산시킨다. 어린이가 있는 집에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료가 많이 드는 편.8만∼15만원. 20평 정도의 넓은 공간에선 석유 난방용품이, 거실 정도라면 가스 난방이 제격이다. 자주 환기시켜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10만∼20만원. 타이머가 붙어있고, 넘어지면 자동으로 불이 꺼지는 제품을 고르는 게 안전하다. 롯데마트 계절가전 담당 박상일씨는 “냄새가 없고 산소 결핍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전기히터가 가정에선 적당하다.”고 말했다. ●전기요는 침대, 전기장판은 바닥에 전기매트는 하루 8시간 사용하더라도 전기료가 4000원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경제적이다. 급속 난방이 가능해 5∼10분이면 60도까지 올라간다. 전기장판은 바닥에 사용하고, 침대에는 전기요가 적당하다. 최근 커버분리형이 나와 물세탁이 가능하다. 방수처리돼 땀을 흘리거나 음료수를 쏟더라도 안전하다. 섬유 자체에 비타민이나 참숯 등 몸에 좋은 성분을 넣은 제품이 인기다. 안전규격을 사용한 제품인지는 안전 인증번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자파 차단 여부를 따지는 것도 필요하다. 가격은 3만 5000∼5만원. ●‘쿨’가습엔 초음파식 가습기 차가운 가습을 원하면 초음파식을 고르자. 전기요금이 적고 분사량이 많다. 물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돼 가습기 물을 관리하기 힘든 싱글족에게 추천할 만하다. 더운 가습은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좋지만, 전기료가 초음파식의 2배. 세균 걱정은 없다. 두 기능을 갖춘 복합식도 있다. 가습기 앞에 손을 대 나오는 물 입자가 고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물방울이 덩어리지거나 물 입자가 거칠면 효율성이 떨어진다.10만∼14만원 콜라병만 있으면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한 페트병 가습기도 나왔다. 가습기 물병 대신 재활용 제품을 이용하기에 저렴하다. 초음파식이라 전기료 걱정도 없다.3만 5000원. 킴스클럽 전자용품 바이어 신경철 과장은 “난방용품을 구입할 때는 무엇보다 안정 장치가 제대로 장착됐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구입 못지않게 관리 중요 전기매트는 접지 말아야난방용품은 일년에 한철만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보관이 중요하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매년 새 제품을 사야 한다. 날이 추워지면 보일러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우선 배기관 끝이 실외로 50㎝ 이상 충분히 나와 있는지 살펴본다. 이물질로 막힌 곳이나 연통이 녹이 슬어 구멍이 난 곳이 없는지, 배기관 연결부위가 꽉 맞물려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배기가스 역류를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외부로 드러난 배기관은 동파를 막기 위해 보온단열재로 감싸줘야 한다. 최근 완전 방수매트에서 항균·항곰팡이 작용을 갖춘 똑똑한 매트까지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전기매트인 만큼 습기가 많은 장소에 두거나 접어 놓는 것은 금물. 대부분 온도조절기가 고장난다. 조절기를 떨어뜨리거나 강한 충격을 가하지 않도록 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플러그를 뽑아서 보관한다. 사용할 때 조절기가 담요나 이불 등으로 덮어지지 않도록 항상 밖으로 노출시킨다. ■도움말 KT몰 생활가전 MD 김문기씨
  • [사설] 교원평가 시범학교 누가 협박하나

    교원평가 시범학교에서 해괴망측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시범학교로 선정된 48개교 중 일부 학교에서 교장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이나 협박전화 등이 난무할 뿐더러 교정에 붉은 페인트로 쓰인 협박 문구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학교의 교정은 미래를 끌고 나갈 학생들의 배움터이다. 교원평가를 둘러싼 대리 싸움터로 변질돼서는 안 되는 귀중한 곳이다. 그렇기에 교정 안에서 일어난 비방·협박·낙서 등 비교육적인 처사는 묵과할 수 없는 일임을 확실히 해둔다. 현재 드러난 시범학교에 대한 방해 및 음해는 저질스럽고 유치하기 짝이 없다. 현관 유리창에는 ‘교평 반대’라는 낙서가 페인트로 씌어 있고, 운동장의 단상에는 붉은 스프레이 등으로 ‘민주절차 무시하는 ××× 떠나라’라는 글씨가 휘갈겨져 있다. 또 본관 통로와 교내 입간판에는 ‘너 딱 걸렸어’라는 유인물이 나붙고, 어느 교장에게는 ‘제명에 죽으려면 시범학교 신청을 철회하라.’라는 협박 전화까지 서슴지 않았단다. 정녕 참교육의 현장인지 묻고 싶다. 더구나 교원평가에 참여하는 동료 교사들에게 ‘나라를 팔아먹는 이완용’으로 매도하는 지경이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평가제의 당위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시범학교는 교원평가의 본격 시행을 위한 틀을 짜는 과정이다.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시범 기간인 내년 8월까지 공론의 장은 열려있다. 상황이 이럴진대 배움터를 훼손하고 학습 분위기를 해친 비교육적인 행위는 엄단해야 마땅하다. 수사를 통해서라도 누구의 짓인지를 밝혀내야 한다. 목적을 위해 협박을 일삼고 배움터마저 수단으로 이용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누가 참교육을 실천하는 참교사인지를 잘 알고 있다.
  • “어떻게 또…” 충격의 光州

    20일 이수일(63·전 국정원 2차장)호남대 총장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유가족과 학교측은 물론, 광주지역이 또 충격에 휩싸였다.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호남 출신 고위 인사로는 고(故) 김인곤 광주대 이사장과 박태영 전 전남지사에 이어 세번째다.●교직원 460명 검은 리본… 친인척 장례논의 21일 오후 5시쯤 광주 광산구 서봉동 호남대 복지관 3층에 마련된 이 총장의 분향소에는 박준영 전남지사, 박광태 광주시장 등 각계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1층 현관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김승규 국가정보원장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낸 조화 50여개가 고인을 추모했다. 조문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어날 수 있느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호남대 교직원 460여명은 검은 리본을 달고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이 총장의 부인 박정란(57)씨는 조문객들과 가족들을 껴안고 오열을 거듭,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시신이 안치된 광주 한국병원에는 친인척들이 모여 향후 장례절차 등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유족들과 학교측은 이 총장이 국정원 도청과 관련해 검찰에 두번째로 불려간 지난 3일이 선친의 기일이어서 더욱 침통해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특히 이 총장은 신건 전 국정원장이 구속된 뒤 15일 간부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교직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하고,16일 오후부터 17일까지 아예 학교 자리를 비우는 등 심상치 않은 징후들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사 다용도실 붙박이장에서는 목을 매는 데 사용한 듯한 8m 길이의 빨랫줄 뭉치도 발견됐다.●전날 “둘째에 미안” 동창에 언급 이 전 차장은 변사체로 발견되기 하루 전인 19일 고교 동창인 안모(63)씨를 만나 심경을 털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안씨는 이날 오전부터 이 총장과 7∼8시간을 함께 보낸 뒤 오후 5시30분쯤 총장 관사인 광주 서구 쌍촌동 현대아파트에 이씨를 내려줬다. 이후 이 전 차장은 오후 6시쯤 서울 집으로 전화해 부인(57), 둘째 아들(31·대학생)과 마지막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그가 ‘괴롭다.’는 말을 자주 했고, 자꾸 (대학생이고 결혼을 안해서인지)‘둘째에게 미안하다.’며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박완서 살아가는 이야기] 벌과 멧돼지

    [박완서 살아가는 이야기] 벌과 멧돼지

    엊그저께는 마당에 있는 돌확의 물이 살얼음 져 있는 걸 보았다. 올겨울 들어 첫얼음이었다. 영하의 날씨 중에도 올해의 마지막 꽃인 노란 국화는 아직은 제철인 양 씩씩하게 피어있다. 그러나 벌은 날아오지 않는다. 봄부터 가을까지 마당에서 잉잉대던 그 많던 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얼마 전까지도 날지 못하는 벌들이 양지쪽에서 빌빌 기어 다녔었는데. 한번은 손녀딸이 데리고 온 강아지가 별안간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뒤집어진 적이 있다. 낯선 사람을 봐도 짖지도 않던 순한 강아지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그렇게 죽는 소리를 치는지, 뒤집어져 떨고 있는 발끝을 살펴보았더니 벌이 붙어있었다. 날지 못하고 비실비실 기어 다녀도 벌은 벌이었다. 벌에 쏘여 죽은 사람도 있단 소리를 들은지라 동물병원엘 데리고 가야 하나, 약을 발라줘야 하나,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데 강아지는 뒤집어진 채 벌에 쏘인 자리를 핥기 시작했다. 어찌나 열심히 그리고 맹렬히 핥는지 우리는 그냥 바라볼 수밖에는 달리 손을 쓸 엄두를 못 냈다. 이윽고 강아지는 언제 그랬더냐 싶게 멀쩡해져서 사람을 앞질러 뛰기 시작했다. 낳자마자 아파트 속에 갇혀 인공사료 먹고, 텔레비전 보고, 문화생활(?)만 하던 강아지가 어디서 그런 신통한 응급조치법을 전수받은 걸까, 생각할수록 신기해하던 내가 같은 일을 당했다. 이번엔 마당이 아니라 실내에서였다. 어쩌다 실내까지 기어든 벌을 밟은 것이다. 양말위로 물렸는데도 악 소리를 지르며 그 자리에 주저앉을 만큼 지독한 아픔이었다. 나에게 밟힌 게 먼저인지, 나를 쏜 게 먼저인지, 아마 동시겠지만 벌은 이미 죽은 것 같은데도 나는 그놈을 휴지로 누르고 또 눌러 잔인하게 복수를 한 다음 행동은 나도 모르게 강아지 흉내였다. 나는 내 입으로 벌에 물린 엄지발가락을 핥으려 했지만 입이 닿지 않았다. 강아지처럼 뒤집어져서 애를 써보았으나 역시 닿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요가라도 배워볼 걸, 굳어버린 몸이 한심스러웠다. 그래도 나는 강아지한테 배운 응급조치법을 단념하지 않고, 약 대신 손가락으로 내 입의 침을 묻혀다가 물린 자리의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여러 번 발라주었다. 그 후 발등이 좀 부어오르고 그 자리가 가렵다가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침을 안 발랐어도 그 정도로 치유됐을 것이나 나는 아직도 강아지한테 배운 자연 치료법을 신기해하고 있다. 첫얼음을 보고 나서 앞산을 바라보니 곱게 물들었던 나무들이 그 새 많이 헐벗었다. 우리 동네를 안아주고 있는 산은 요새 멧돼지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고 해서 유명해진 아차산이다. 인가나 아파트 주차장까지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친지나 자식들로부터 염려해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지방에 사는 딸은 전화 걸 때마다 엄마 대문 잘 잠그란 소리를 잊지 않는다. 현관문은 잘 잠그지만 대문 단속은 허술한 편이어서 한번은 취한 사람이 마당으로 들어와 한동안 법석을 떤 일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하는 것 같았다. 취한(醉漢)은 골칫거리였지만 멧돼지가 쓱 대문을 밀고 들어올 생각을 하면 절로 웃음이 난다. 길가다 마주치면 지레 까무러칠지도 모르는 주제에 말이다. 만일 멧돼지를 만났을 때에는 우산을 펴들라는 대처법을 신문에서 읽은 것 같다. 시력이 나쁘니 바위로 착각할 거라나. 멧돼지 마음을 우리가 어떻게 아나. 착각할 거라는 생각이야말로 인간의 착각일 수도 있지 않을까. 멧돼지한테 공격당할 확률은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이나 사나운 동네 개한테 물릴 확률에 비해 거의 제로에 가까우련만 사람들의 호들갑은 사뭇 요란하다. 이렇게 인간에게 집단 거주지가 들켰으니 종족을 보존하려면 멧돼지들 쪽에서 시급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그 집단에도 원로(元老) 멧돼지가 있을 것이다. 서둘러 젊은 것들, 어린 것들을 소집해서 빨리 인간이 얼마나 모진 동물인지, 총이나 마취 총으로도 부족해서 만일 멧돼지 요리법을 개발한다든지, 쓸개나 신에서 신효한 정력제가 들어있다고 떠벌이는 인간이라도 나타난다면 씨도 안 남아 날 테니, 제발 대가 안 끊기도록 자중자애하고 먹이를 이 산중에서 자급자족하자고 눈물로써 호소하길 바란다.
  • ‘80톤 도자기집’ 기네스북 오른다

    우리 도자기술로 만든 집이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기로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될 전망이다. 경기도 산하기관인 (재)세계도자기엑스포는 15일 도자기 작가 김구한(58)씨가 4월 열린 제3회 세계도자비엔날레 행사의 일환으로 제작한 ‘즈엄집’을 기네스북 ‘BIG STUFF’ 부문에 등재할 것을 영국 기네스북 본사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즈엄집’이란 도자기로 만든 집을 뜻하는 것으로, 김씨가 만든 즈엄집은 벽 두께가 30㎝에 높이가 6.4m에 이르며 1층 5.5평,2층 3.3평으로 구성된 80t짜리 대형 ‘도자기’다. 현관·석장문·온돌 아궁이·계단·발코니 등을 갖췄으며 내·외부 벽면에는 십장생 민화를 상감방식으로 장식, 예술적 가치도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즈엄집을 만들기 위해 높이 7m짜리 가마를 즈엄집 위에 덧세운 뒤 가마에서 통째로 집을 구워내는 방식을 사용했다. 현재 이 즈엄집은 이천에 있는 세계도자기엑스포 공원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도자기엑스포는 이달말 기네스북 본사에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며 2개월가량의 서류 검토 및 확인 기간을 거쳐 내년 2월쯤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도자기엑스포 박원철 팀장은 “한국기록원에 의뢰한 결과 즈엄집이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기로 확인된 만큼 기네스북 등재가 확실시된다.”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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