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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조선소년단, 김정은에 ‘충성의 편지’… “주체혁명 교대자 될 것”

    北조선소년단, 김정은에 ‘충성의 편지’… “주체혁명 교대자 될 것”

    북한 어린이 단체인 ‘조선소년단’ 창립 77주년을 맞아 전국 소년단원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충성의 편지’를 바쳤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김정은 원수님께 삼가 올리는 전국 소년단원들의 충성의 편지 증정 모임이 5일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충성의 편지’는 소년단원들이 김 위원장에게 충성을 다짐하며 쓴 것으로, 소년단원들은 지난달 이 편지를 백두산밀영에서 계주 형식으로 평양까지 운반하는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를 시작해 지난 3일 평양에 도착했다. 지난 5일 열린 증정 모임에는 김 위원장을 대신해 충성의 편지를 전달받은 리일환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비롯해 김수길 평양시당위원회 책임비서, 리두성 노동당 중앙위 부장, 김성봉 만경대혁명학원 원장, 각 도의 편지이어달리기 참가자, 평양 소년단원 등이 참가했다. 모임에서 보고자는 “원수님의 제일 큰 기쁨은 소년단원들이 미래의 역군으로 튼튼히 자라나는 것”이라며 “모든 소년단원들은 김정은 원수님께 끝없이 충직한 주체혁명의 믿음직한 교대자, 공산주의 후비대로 튼튼히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토론자들은 “어머니 당의 품속에서 받아안은 사랑에 보답할 줄 아는 소년혁명가, 소년애국자, 지덕체를 겸비한 앞날의 강성 조선의 유능한 인재가 될 굳은 결의를 다짐했다”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선소년단은 만 7세부터 14세까지의 북한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붉은 넥타이 부대’로 1946년 청년동맹 산하 조직으로 창립돼 현재 300만명 안팎의 단원을 거느린 것으로 추정된다. 애국심과 충성심 고취가 목적인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 행사는 과거 주로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등 주요 기념일에 맞춰 수시로 개최됐으나 2011년 말 김 위원장 집권 후엔 그리 자주 열리지 않았다. 북한이 오랜만에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를 진행한 것은 경제난 등으로 인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당에 대한 미래 세대의 충성을 다지고 결속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선의오늘, 통일의메아리, 우리민족끼리 등 각종 선전매체는 조선소년단 창립일을 기념하는 기사를 내보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 [열린세상]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실존의 문제다/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실존의 문제다/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코로나19와 미중 패권 경쟁, 길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기후변화 현상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취약성과 중요성을 부각했다.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과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 추세로 핵심광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광물은 일부 국가에 편중돼 있기 때문에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경제안보를 넘어 실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특히 핵심광물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는 더욱 그렇다. 과도한 의존성과 취약성이 두드러진 현재의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은 자원의 무기화가 쉽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공급 충격에 노출된다.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제조에는 실리콘, 갈륨 등 다양한 핵심광물이 필요하다. 갈륨은 중국이 94%를 생산한다. 중국은 코발트(65%), 리튬(60%), 망간(95%) 등의 정련 공정도 주도한다. 핵심광물 공급망의 안정화 및 다변화가 각국의 국정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핵심광물 전략이 발표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 2월 ‘핵심광물 확보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핵심광물의 특정국 수입의존도를 50%대로 완화하고 재자원화를 20%대로 확대한다는 야심 찬 내용이다. 리튬, 코발트, 흑연 등 33개 핵심광물 목록도 함께 발표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해마다 점검·관리하는 핵심광물 목록을 발표한다. EU는 30개, 중국 37개, 호주는 26개다. 미국은 50개나 된다. 경쟁과 함께 국제협력 또한 중요하다. 핵심광물 부존국과 생산국의 갑작스러운 변화와 변덕은 개별국가의 힘으로 당해내기 어렵다. 공조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마침 지난달 27일 미국 디트로이트시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1년 만에 무역, 청정경제, 공정경제와 함께 IPEF의 4대 축을 이루는 ‘공급망’ 관련 협정이 타결됐다. 공급망 관련 최초의 국제협정으로 IPEF 공식 출범 후 달성한 첫 구체 성과다. 이 협정의 공식 발효까지는 14개 참여국의 국내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타결된 공급망 협정에 따르면 참여국들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IPEF 공급망위원회, IPEF 공급망 위기대응네트워크 그리고 IPEF 노동권자문위원회의 설치가 고려되고 있다. 이들 기구의 설치와 함께 높은 수준의 노동기준과 환경·사회·거버넌스(ESG) 기준의 적용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수준의 ESG 기준 적용 원칙은 바람직하지만 현실을 참작해야 한다. 핵심광물 부존국 중 개도국이 많고 핵심광물 제련·정련 단계에서 다량의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따라서 투자국은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와 자국의 공적개 발원조를 활용해 투자 대상국의 지속가능한 개발에도 기여하고 점진적 ESG 기준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 동시에 친환경 공정을 앞당길 친환경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와 성과가 시급하다. 필연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지 않을 수 없는 한국 정부와 기업 그리고 학계가 인내심 있는 중장기 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를 바란다. 투자의 성패는 결국 인재의 유무에 달렸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학벌, 인맥 우선주의가 우리 과학계의 인재 육성과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 관련 분야 인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스코퍼스(Scopus) 등 객관화된 글로벌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데이터 기반 인재 확보에 나서야 한다. 외교는 안정적 글로벌 공급망 확보 경쟁과 협력의 최전선에 있다. 인구도 많지 않은 서호주 주도 퍼스에 34개국이 총영사관 등 다양한 형태의 외교공관을 운영하고 있다. 핵심광물의 보고인 서호주의 전략적·경제적 중요성 때문이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 안보와 국익을 위해 외교공관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 입학·졸업 무서운 中상아탑 청춘들… ‘한여름 공포 극장’

    입학·졸업 무서운 中상아탑 청춘들… ‘한여름 공포 극장’

    중국에서 올여름 사상 최악의 입시 및 취업대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중국판 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 역대 최다인 1300만명이 응시했다. ‘청년 실업률 20% 시대’에 대학 졸업자도 1200만명 가까이 쏟아져 나와 처절한 구직난이 예상된다. 5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7일 시작되는 가오카오에 전년보다 98만명 늘어난 1291만명이 지원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재수생도 200만명이 넘는다. 지난해와 견줘 대학별 모집 인원이 크게 늘지 않았기에 올해 수험생들은 최악의 입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매년 6월 7~9일에 치러지는 가오카오는 지역별 격차를 감안해 성적은 성(省) 단위로만 매긴다. ‘전국 수석’은 없지만, 중국 최고 명문대로 불리는 베이징대·칭화대의 인기 학과에 합격하려면 각 성에서 10등 안에 들어야 할 만큼 ‘바늘구멍’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가오카오가 열리는 6월을 ‘헤이리우위에’(黑六月·어둠의 6월)로 부른다. 가오카오의 논술 시험은 다양한 주제로 학생들의 사고와 가치관을 평가해 화제가 되는데, 지난해는 “두 번의 올림픽(2008년과 2022년 베이징 동·하계올림픽)으로 중국은 비약적인 국력의 발전을 이뤘다. 추월하고 또 추월하는 것을 논하라” 등 국가관을 묻는 문제가 다수 등장했다. 올해 역시 미국의 전방위적 대결 분위기를 감안해 애국심 고취에 초점을 맞춘 논술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 입학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올 6~7월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는 인원도 역대 최다여서 일자리 구하기 ‘전쟁’이 불가피하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올해 1156만명의 대학 졸업자가 일자리 없는 취업시장으로 한꺼번에 배출된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한 해 대졸자가 1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문제는 중국의 고용시장이 이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여력이 없다는 데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0.4%로, 2018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베이징 지도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안착을 위해 2021년부터 부동산과 사교육, 빅테크 분야에 대대적 압박을 가한 후유증이 이어진 탓이다. 당초 예상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부진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대졸자 상당수는 생계를 위해 배달 플랫폼이나 승차 공유 서비스 등에 등록해 음식 배달과 대리운전에 나서야 할 판이다. 중국 당국도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조치에 나섰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심 노점상 허용과 대졸자들의 농촌행 지원이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문화대혁명(1966∼1976년) 당시 지식인과 학생을 강제로 농촌으로 내려보낸 ‘하방’(下放)을 연상시키는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광둥성은 2025년까지 대졸자 30만명을 농촌으로 내려보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인들만 남은 마을로 들어가 소셜미디어로 지역 특산품을 홍보하거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농산물 판로를 구축하라는 것이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하고 올해부터 장쑤성의 한 농촌 마을에서 봉사 중인 리칭은 SCMP에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은 공무원이 되는 데 가점을 받는 것 말고는 특별한 혜택이 없다”며 “당국의 바람과 달리 프로그램 근무 기간인 2년을 채우면 많은 이들이 곧바로 농촌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 ‘입학도 졸업도 사상 최악’ 中 대학 대란…“일자리 없으니 농촌으로”

    ‘입학도 졸업도 사상 최악’ 中 대학 대란…“일자리 없으니 농촌으로”

    중국에서 올 여름 사상 최악의 입시 및 취업대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중국판 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 역대 최다인 1300만명이 응시했다. ‘청년 실업률 20% 시대’에 대학 졸업자도 1200만명 가까이 쏟아져 나와 처절한 구직난이 예상된다. 5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오는 7일 시작되는 가오카오에 전년보다 98만명 늘어난 1291만명이 지원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재수생도 200만명이 넘는다. 지난해와 견줘 각 대학별 모집 인원이 크게 늘지 않았기에 올해 수험생들은 최악의 입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매년 6월 7~9일에 치러지는 가오카오는 지역별 격차를 감안해 성적은 성(省) 단위로만 매긴다. ‘전국 수석’은 없지만, 중국 최고 명문대로 불리는 베이징대·칭화대의 인기학과에 합격하려면 각 성에서 10등 안에 들어야 할 만큼 ‘바늘구멍’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때문에 중국에서는 가오카오가 열리는 6월을 ‘헤이리우위에’(黑六月·어둠의 6월)로 부른다. 가오카오의 논술 시험은 다양한 주제로 학생들의 사고와 가치관을 평가해 화제가 되는데, 지난해는 “두 번의 올림픽(2008년과 2022년 베이징 동·하계올림픽)으로 중국은 비약적인 국력의 발전을 이뤘다. 추월하고 또 추월하는 것을 논하라” 등 국가관을 묻는 문제가 다수 등장했다. 올해 역시 미국의 전방위적 대결 분위기를 감안해 애국심 고취에 초점을 맞춘 논술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 입학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는 6~7월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는 인원도 역대 최다여서 일자리 구하기 ‘전쟁’이 불가피하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올해 1156만명의 대학 졸업자가 일자리 없는 취업시장으로 한꺼번에 배출된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한해 대졸자가 1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문제는 중국의 고용시장이 이들에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여력이 없다는 데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0.4%로, 2018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베이징 지도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안착을 위해 2021년부터 부동산과 사교육, 빅테크 분야에 대대적 압박을 가한 후유증이 이어진 탓이다. 당초 예상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부진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대졸자 상당수는 생계를 위해 배달 플랫폼이나 승차 공유 서비스 등에 등록해 음식 배달과 대리운전에 나서야 할 판이다. 중국 당국도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조치에 나섰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심 노점상 허용과 대졸자들의 농촌행 지원이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문화대혁명(1966∼1976년) 당시 지식인과 학생을 강제로 농촌으로 내려보낸 ‘하방’(下放)을 연상시키는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광둥성은 2025년까지 대졸자 30만명을 농촌으로 내려보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인들만 남은 마을로 들어가 소셜미디어로 지역 특산품을 홍보하거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농산물 판로를 구축하라는 것이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하고 올해부터 장쑤성의 한 농촌 마을에서 봉사 중인 리칭은 SCMP에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은 공무원이 되는 데 가점을 받는 것 말고는 특별한 혜택이 없다”며 “당국의 바람과 달리 프로그램 근무 기간인 2년을 채우면 많은 이들이 곧바로 농촌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 中 베이징서 ‘성조기 시위’..“중국도 자유민주국가 돼야”

    中 베이징서 ‘성조기 시위’..“중국도 자유민주국가 돼야”

    중국에서 톈안먼 민주화시위 34주년을 앞두고 수도 베이징에서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흔드는 1인 시위가 벌어졌다. 5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지난 3일 베이징 동·하계 올림픽이 열린 국가체육장(냐오차오) 바깥에서 한 여성이 성조기와 현수막을 흔드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국가체육장에서 콘서트가 열려 많은 인파가 몰렸는데, 공연장 밖에 있던 한 여성이 갑자기 주변 높은 단상에 올라가 “중국은 세계를 포용하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돼야 한다. 탈출하고 싶은 곳이 아니라 누구나 오고 싶은 나라가 돼야 한다”는 내용의 전단도 뿌렸다. 보안요원과 경찰이 바로 계단을 타고 단상으로 올라가 여성을 제압하고 물건들을 압수했다. 붙잡힌 여성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고 후속 상황도 알려지지 않았다. 3일은 6·4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하루 앞둔 날로 중국의 경비가 특히 강화된 날이다. 누리꾼들은 “6월 4일 전날에 벌어진 일”이라는 설명과 함께 당시 영상을 올렸다. 앞서 대만 중앙통신은 지난 2일 “지난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하는 시위가 발생한 베이징 도심 고가도로인 ‘쓰퉁차오’(四通橋) 입구와 난간에 설치된 도로 표지판이 최근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앞두고 ‘반(反) 시진핑’ 시위의 성지가 된 쓰퉁차오에 사람들이 집결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북서쪽으로 9㎞가량 떨어진 쓰퉁차오에서 지난해 10월 13일 시 주석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현수막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자는 쓰퉁차오 난간에 흰색 바탕의 긴 천에 붉은색 글씨로 ‘핵산(PCR) 말고 밥이 필요하다’, ‘문화혁명 말고 개혁이 필요하다’, ‘노비 말고 공민이 돼야 한다’, ‘나라의 도적인 시진핑을 파면하자’ 등의 과격한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시위자는 주변의 시선을 끌고자 현수막을 걸고 불을 피웠다가 곧바로 공안에 체포됐다.
  • 서울시, 참전수당 월 15만원으로 인상…대상자도 2800명 추가

    서울시, 참전수당 월 15만원으로 인상…대상자도 2800명 추가

    서울시는 보훈대상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기 위해 참전명예수당과 보훈예우수당 개편·확대를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시는 6·25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에게 지급하는 참전명예수당을 대폭 인상할 계획이다. 앞서 2019년 참전명예수당을 월 5만원에서 월 10만원으로 인상한 데 이어 물가상승률과 경제 여건, 참전유공자의 평균 연령(80세) 등을 고려해 월 15만원으로 더 올린다. 시에 거주하는 참전유공자는 총 4만 2227명이다. 6·25전쟁 참전 8418명, 월남전 참전 3만 3448명, 6·25전쟁과 월남전 모두 참전한 유공자가 411명이다. 시는 참전명예수당 인상을 위해 ‘서울시 참전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을 마련했으며 이달 8∼28일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이후 시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시의회에 상정돼 원안대로 의결될 경우 내년 1월 1일부터 15만원의 참전명예수당을 매월 지급한다. 보훈예우수당 지급 대상자도 확대한다. 현재 ‘4·19혁명 유공자, 5·18민주유공자 및 특수임무유공자’인 보훈예우수당의 지급 대상 범위를 ‘전상군경, 공상군경 및 공상공무원’까지로 넓히는 내용으로 지난달 ‘서울시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 이에 내년부터 약 2800명의 국가유공자가 추가로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시는 국가유공자 본인 또는 선순위 유족 중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에 지급하는 생활보조수당을 올 초부터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해 약 4600명에게 지급하고 있다. 독립유공생활지원수당도 기존에는 독립유공자 (손)자녀 중 기초생활수급자와 중위소득 70% 이하인 약 2900명에게 지급했으나 올 초부터는 기초연금 수급자까지 포함해 지급 대상이 810명 늘었다. 김상한 시 복지정책실장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국가유공자들이 영예롭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6월 호국보훈의 달과 정전 70주년을 맞아 보훈문화 확산을 위한 ‘70년 전 영웅과의 만남’ 프로젝트를 선보인다고 이날 밝혔다. 참전용사를 주제로 한 작품 활동으로 IPA 국제사진공모전 대상을 받은 홍우림 작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서울시가 프로젝트를 함께 기획했다. 시는 이날 서울도서관에 걸린 대형 현수막 서울꿈새김판을 새로 단장한다. 꿈새김판은 ‘70년이 지나도 당신은 영웅입니다’란 문구를 넣고 6·25 참전용사들의 당시 사진으로 정전 70주년을 상징하는 숫자 70을 형상화했다. 시민들이 서랍 속에 간직해오다 제공한 150여장의 6·25 참전용사 사진이 활용됐다. 꿈새김판에서는 전쟁 속 참전용사들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사진을 통해 장사리 전투, 금성 전투 등 대한민국을 지켜낸 70년 전 영웅들의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다. 19일에는 6·25 참전용사의 과거와 현재 사진을 활용해 영웅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존경과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는 기획 영상을 선보인다. 서울 시내 옥외 전광판과 SNS 등에서 송출한다. 최원석 시 홍보기획관은 “이번 프로젝트로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존중하는 보훈문화가 많은 시민에게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공사비 줄이고 안전성 높이고… ‘스마트 건설’에 사활 걸었다

    공사비 줄이고 안전성 높이고… ‘스마트 건설’에 사활 걸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을 활용한 ‘스마트 건설’이 공기 단축, 인건비 절감, 안전까지 책임지면서 수주에 직접적인 지원군이 되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첨단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4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스마트 건설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글로벌 건설정보모델링(BIM) 시장’은 연평균 14.5% 고속 성장 중으로, 2025년엔 1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은 2025년 약 23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BIM은 자재, 재원 정보 등 공사정보를 포함한 3차원 입체모델로, 건설 전 단계에 걸쳐 디지털화된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기술이다. DL이앤씨는 최근 자체 개발한 BIM을 활용해 ‘남해 서면~여수 신덕 국도건설공사’(남해~여수 해저터널) 수주에 성공했다. DL이앤씨는 BIM을 통해 제출된 설계안 중에서 가장 짧은 해저터널 공사 구간을 구현, 공사 비용을 크게 줄였다. 덕분에 애초 한 방향이던 노선 계획을 해저 분기 터널을 활용, 두 방향 노선이 가능해지도록 했다. BIM이 스마트 건설을 위한 핵심 기반 데이터 및 기술의 근간이 되면서 BIM 정보관리의 국제표준인 ISO19650 인증을 취득하는 건설사들도 늘고 있다. 삼성물산이 2021년 6월 건설사 중 처음으로 인증을 받았고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GS건설, DL이앤씨 등이 인증을 취득한 상태다.건설 현장에 로봇 투입 경쟁도 뜨겁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 4월 ‘건설 로봇 분야 에코 시스템 구축 및 공동 연구 개발’에 대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건설 로봇 생태계 확장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건설로보틱스팀을 신설해 건설 현장 안전 확보와 품질, 생산성 제고를 위한 건설로봇 분야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액세스 플로어(이중바닥) 설치, 앵커 시공, 드릴 타공 로봇 등 다양한 시공 로봇을 개발해 적용 중이다. 현대건설은 2020년 전문조직을 설립하고 자율주행 현장순찰 로봇, 무인시공 로봇, 통합 로봇 관제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특히 인공지능을 탑재한 4족 보행 로봇 ‘스팟’의 현장 투입을 통한 안전 관리 무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AI를 활용해 흙막이 가시설 배면에서 발생하는 균열을 가시화할 수 있는 ‘흙막이 가시설 배면부 균열 추적 시스템’을 개발했다.포스코이앤씨는 지난 3월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상공사에 수중 드론을 도입했다. 수중 드론은 해저 지반 상태, 해양식물 서식 현황, 시공 품질 확인을 위해 초음파·글로벌위치파악시스템(GPS)·고성능 카메라 등의 측정 장비를 탑재했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네이버클라우드와 손잡고 국내 건설사 최초로 건설 현장에 ‘이음(e-Um) 5G 특화망’을 실증했다. 이음 5G 특화망은 특정 지역에만 제공되는 통신망으로 인터넷망이 구축되지 않은 건설 현장에서도 음영 지역 없이 통신이 가능하다. 스마트 IoT기술과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통합 관제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격 조종 드론, 무선 폐쇄회로(CC)TV, 스마트 안전조끼, 콘크리트 양생 수화열 센서 등 각종 스마트 건설 솔루션이 연동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분야의 4차 산업혁명 기술 접목이 다른 산업보다 늦어졌지만 최근 판도가 급변해 스마트 건설 기술을 접목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라며 “대형 건설사들이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기술 개발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톈안먼 사태 34주년… 中, 반체제 인사들 통제 강화

    톈안먼 사태 34주년… 中, 반체제 인사들 통제 강화

    중국 당국이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맞아 반체제 인사들을 대거 ‘강제 여행’ 보내는 등 통제를 부쩍 강화했다. 대만에서 활동하는 민주화 운동가 왕단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4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 여성 언론인 가오위는 지난 1일 보안요원들에게 끌려 허난성 뤄양으로 ‘귀향’을 떠났다. 그의 트위터 계정도 지난달 31일 이후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가오위는 ‘경제학 주보’ 부편집인 시절인 1989년 4월 대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를 보도하다가 톈안먼 진압 직전인 6월 3일 체포돼 15개월간 복역했다. 이후에도 국가기밀 누설죄 등으로 수차례 옥살이를 했다. 대표적 반체제 인사 후자도 지난달 말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한 리조트로 끌려가 연금됐다. 그는 2004년 4월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후야오방 전 공산당 총서기 15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후야오방은 1986년 12월 민주화 시위에 나선 대학생들을 대화로 설득하려다가 이듬해 1월 실각해 톈안먼 시위에 영향을 줬다. 이 밖에도 중국 각지의 인권 운동가들이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앞두고 “외부인들을 접촉하거나 연락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1989년 4월부터 톈안먼 광장에서 부정부패 척결과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커지자 그해 6월 4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유혈 진압했다. 중국 공산당은 2021년 11월 채택한 제3차 역사 결의에서 톈안먼 시위를 ‘엄중한 정치 풍파’로 규정했다. 수많은 사상자가 생겨났음에도 당의 과오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 활동가 리위안쥔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2014년 미국에 머물 당시 왕단에게 성추행당했다”고 썼다. 톈안먼 사태 당시 베이징대 역사학과 학생이던 왕단은 시위를 주도하다 반혁명선동죄와 정부전복음모죄 등으로 7년간 수감 생활을 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 현재는 대만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왕단은 즉각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왕단을 적극 지원한 민진당의 라이칭더 당주석은 당의 대응 부실을 공개 사과하고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진상 조사를 약속했다.
  • 강진 6·25 민간인 희생자 113명 증언 책 출간

    강진 6·25 민간인 희생자 113명 증언 책 출간

    한국전쟁 당시 전남 강진군민 피해자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기술한 한국전쟁 증언록 ‘강진군 한국전쟁 기억의 비망록’이 출간됐다. 강진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준비위원회 이름으로 발간된 이 책에는 6·25 당시 상황을 직접 목격하거나 부모들에게 전해 들은 후손들의 증언이 생생하게 실려 있다. 책은 총 390여 페이지 다섯 챕터로 구성됐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일제강점기 강진군 항일독립운동 활동과 해방 이후 미군정시절 건준위 및 인민위원회 활동, 여순사건 파장 등을 다뤘다. 4장 해방 이후 한국전쟁 시기 피해 관계인 구술에서는 좌·우익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을 대상으로 현장 증언을 채록해 가슴 아픈 비망록을 완성했다. 특히 4장 피해 관계인 구술에는 총 113명의 증언자들이 증언한 332명에 대한 희생자들의 피해 상황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이 땅에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는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알렸다. ‘기억의 비망록’은 자료를 토대로 한 재구성에서 그치지 않고, 필진들이 발품을 팔았다. 강진군 11개 읍면과 광주·서울 등 출향인을 찾아 직접 면담하고 유가족을 수차례 방문하는 등 증언 채록과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같은 노력끝에 강진 사람들이 겪은 6·25의 아픔을 절절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강진 역사의 사료로 평가된다. 취재에서 나타난 강진군의 6·25는 내전적 성격이 강한 전쟁으로 규명된다. 좌익과 우익은 마을 내부에서 서로 다른 신분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향반과 천민, 지주와 소작인, 친족과 마을, 기독교인과 공산주의자 간의 계급 갈등이 촉발됐다. 이념이 뭔지 모르는 민초들이 오직 생명부지를 위해 부역자로 몰려 수많은 희생들이 인민군 점령 시기와 맞물려 서로 죽고 죽이는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지역의 수많은 생채기의 사례들이 수록돼 있다. 책에는 윤순상(98·성전면)씨가 작천면에서 의사로 지내던 형님이 당시 인민위 부위원장을 맡아 자신들을 보호해 달라는 주민들의 부탁에 따라 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가 경찰 수복 후 경찰에 끌려가 마대 자루 2개를 두고 목숨하고 바꾼 사연 등 증언들이 빼곡히 들어 있다. 이밖에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면장을 역임한 면장들의 수난사, 산기슭에 조성된 좌익마을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좌익에 숨진 우익 열사들을 기리는 의순비, 좌익척결 성명서와 보도연맹, 전쟁터에서 보낸 어느 병사의 사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삼정이엔씨, 한국가스기술공사 ‘우수협력업체’ 선정

    삼정이엔씨, 한국가스기술공사 ‘우수협력업체’ 선정

    (사)스마트4차산업혁명협회(이사장 임상호)는 회원사인 김승섭 ㈜삼정이엔씨 대표이사가 ‘한국가스기술공사 창립 30주년 기념 제2창업 선포식’에서 우수협력업체 표창패를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지난 1993년 5월 창업한 삼정이엔씨는 국내 산업 발전에 필수적 요소인 1차 생산 산업부터 수소경제 산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냉각기를 개발하고, 사업화로 3만 6000대 이상의 냉각기를 국내 산업 현장에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수소냉각기 국산화와 다변화를 통해 에너지 절감률 32%와 설치 면적 축소율 49%를 달성했다. 김승섭 삼정이엔씨 대표이사는 “그동안 정부 정책에 발맞춰 국가 수소 경제 분야 인프라 기업으로써 동반 성장을 거듭해 왔다”라며 “국가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 아래 수소냉각기 국제 표준화 모델 개발 등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사설] ‘타다’ 4년 만에 합법 종지부, 이미 주저앉은 ‘혁신’

    [사설] ‘타다’ 4년 만에 합법 종지부, 이미 주저앉은 ‘혁신’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전 경영진이 4년 만에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어제 대법원은 1·2심과 마찬가지로 “타다는 여객자동차운수업이 아니라 기사 알선을 포함한 단기 승합차 대여(렌터카) 계약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합법 운영이 인정됐으나 타다는 이미 ‘타다 금지법’으로 묶여 부활이 불가능하다. 꿩도 매도 놓친 만시지탄이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선풍적 인기를 얻은 타다는 택시업계 반발에 불법 콜택시 영업 혐의로 2019년 기소됐다. 더 기막힌 것은 그다음이다. 1심에서 타다에 무죄가 선고됐는데도 국회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타다의 회생을 법으로 아예 막아 버렸다. 6시간 이상 사용하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일 때만 운영하게 못 박은 사실상 금지법이다. 혁신의 싹을 잘라 버린 손이 다름 아닌 국회다. 당시 법안을 발의한 사람이 택시 차고지가 가장 많은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등이다. 타다만 주저앉힌 게 아니다. 택시대란에 결국 시민들이 피해를 덤터기 썼다. 표심에 눈멀어 기득권만 지킨 정치권은 입이 열 개 있어도 지금 할 말이 없어야 한다. 더 문제는 제2, 제3의 타다가 줄줄이 대기한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어렵사리 발을 뗀 비대면 진료가 어영부영하다 또 타다 짝이 날 판이다. 비대면 진료 종료가 진작 예고됐는데도 국회가 입법을 손놓은 통에 시범사업으로 명맥만 유지하게 된 현실이다. 가뜩이나 소아청소년과 의원 대란인데 만 18세 미만의 소아 환자도 비대면 초진을 금지한 반쪽짜리다. 원격 약 처방도 받을 수 없게 했고, 진료 수가는 30%나 높여 줬다. 의사·약사 단체의 직역이기주의에 휘둘리지 않았다면 이렇게 불합리한 발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도 ‘불법 브로커 활동’으로 8년째 법적 다툼 중이다. 성형정보 플랫폼, 세금 환급, 프롭테크 관련 혁신 스타트업들도 마찬가지다. 대한의사협회, 한국세무사회, 공인중개사협회 등 거대 기득권 벽에 가로막혔다. 이 지경인 데는 기득권 눈치에 규제 대못을 치고 앉은 국회 탓이 가장 크다. 후과는 두고두고 감당해야 하지만 혁신을 주저앉히는 것은 한순간이다. 갈등 조정에 실패한 정부, 화급을 다투는 혁신서비스의 명운을 쥐고도 하세월 늑장 재판해 온 사법부도 잘못을 통감해야 한다. 제2의 타다가 나온다면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
  • “주민 반대? 특수학교는 자부심”… 독일은 이렇게 교육강국이 됐다[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주민 반대? 특수학교는 자부심”… 독일은 이렇게 교육강국이 됐다[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그동안 한 번도 인간을 키우고자 하는 교육이 있었나요? 없었어요. 그래서 학생들도 스스로 스펙이란 말을 하잖아요. 전 스펙이란 말을 들으면 소름이 돋아요.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스펙으로 규정하느냐 하는 거예요. 스펙이란 무기의 사양을 뜻하는 거예요. 말하자면 자신을 하나의 자원이라 생각하는 거예요. 지난 100년간 우리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교육, 성숙한 민주주의자를 기르는 교육을 해본 적이 없어요.”공모전이든 인턴이든 무엇이든 해보라고, 그래야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쓸 게 아니냐고 학생들에게 얘기해 왔다. 중앙대 김누리 교수의 ‘세바시’ 강연은 교육자로서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김 교수가 들려주는 독일의 교육 이야기는 더욱더 인상적이다. 독일의 학교엔 경쟁이 없다. 사람을 학벌에 따라 줄 세우지 않는다. 그러니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가 없다. 더욱 놀라운 사실도 있다. 대학에서 공부하길 원하는 학생 모두는 ‘원하는 곳’과 ‘원하는 시기’에 진학할 수 있다. 심지어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의대를 진학할 수 있고, 변호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법대에 진학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학의 수준도 지역별 차이가 거의 없다. 대부분 나고 자란 지역에서 공부하고 일한다. 얼마나 꿈같은 얘기인가. ●집에서 가까운 대학에 주로 진학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어디에 사는지’가 성적을 좌우하고, 성적이 ‘어떤 직업과 보수를 가지는지’에도 영향을 주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를 ‘태정태세문단세…’처럼 외우고, 어느 대학 출신인지가 평생 훈장이 되거나 낙인이 되는 곳. 청소년 4명 중 1명이 학업 스트레스로 자살이나 자해를 생각해 본 곳.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게 바로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 아닌가. 어떻게 독일은 그런 꿈같은 얘기가 가능한가? 믿기 어려웠다. 아니나 다를까. 김 교수의 ‘독일 예찬’에 대한 비판적 발언도 매체 곳곳에서 꽤 많이 보인다. 독일에서도 의학이나 법학 등 인기 학과에 가기 위해선 대학능력 자격시험인 ‘아비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하고, 초등학교부터 학사 운영이 엄격해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등의 글들을 읽으며 생각했다. “그럼 그렇지, 독일도 사람 사는 곳인데 ….” 얼마 전 교육부의 ‘학교설립’에 관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다녀왔다. 교육청 직원들과 함께 일주일간 여러 학교를 방문했다. 도시계획가가 왜 독일 학교를 방문했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겠다. 여기서 나의 역할은 학교를 신축하거나 증축할 때, 혹은 학교를 폐교할 때 어떠한 도시적 상황을 고려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답사 전에 프랑크푸르트의 도시계획뿐만 아니라 학교 주변의 지역 특성도 살폈다. 프랑크푸르트의 인구는 지난 100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인구 80만명 정도, 그러니까 우리나라 청주시 정도의 인구를 가진 이 도시에 프랑크푸르트대를 비롯한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5개나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항공, 자동차, 마이스(MICE)산업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분야 일자리도 넘친다. 독일에서 잘나가는 지방 도시는 프랑크푸르트뿐만이 아니다. 쾰른, 슈투트가르트, 뒤셀도르프, 도르트문트 등 세계적 도시들이 많다. 어찌 독일의 지방은 튼튼할까? 지역 내에서 교육과 일자리가 연계되는 것이 비결은 아닐까? 독일 현직 교사들과 질문과 답변을 거듭하며, 독일인들이 우리와는 확실히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나도 유럽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런던의 대학에서 4년을 공부했고, 졸업 후 브리스틀에 있는 조그만 대학에서 2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 영국의 교육 시스템도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편이다. 영국의 대학에는 공공연한 ‘순위’가 존재하고,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청년 인구의 이동 흐름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는 너무나 달랐다. 직접 독일 교사와 교육청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그걸 두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김 교수의 ‘독일 예찬’에 과장이 좀 섞였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 반대다. 이젠 김 교수가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더 많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번 독일 학교 방문에서 확인하고 느낀 소감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잘 알고 있는 독자들도 많겠지만, 독일의 학생들은 대학에 목매지 않는다.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을 선택한다. 지역별로 대학 수준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니 독일에서도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재정지원을 해 주는 우수 대학(?)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대학을 나오는지가 개인적 보상의 크기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 ‘인 서울 대학’에 집착하는 우리의 모습과는 꽤 대조적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의 지역적 격차가 거의 없기 때문으로 보였다. “지역별로 대학 수준에 차이가 있나요? 대학에 진학해야 사회적으로도 더 인정받고 임금도 높아지지 않는지요?” 한국 교육청 직원의 질문에 독일 교사가 답했다. “독일인들이 선호하는 대학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이에요. 대학에 가고 싶은 이들은 언제라도 대학에 진학하면 돼요. 등록금이 무료거든요. 대학은 공부를 좋아하는 이들이 가는 곳이에요. 빨리 취업을 원하는 아이들은 이른 시기에 직업훈련을 받지요. 이들과 대졸자들의 임금 격차는 크지 않아요.” 독일엔 학문세계와 직업세계 간 ‘차별적 경계’가 없는 듯했다. 독일 학생들은 ‘실업계’와 ‘인문계’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나누어진다.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교사가 학생의 적성에 따라 ‘김나지움’,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 중 하나를 추천한다. 김나지움은 대학 진학을, 레알슐레는 실과교육을, 하우프트슐레는 직업교육과 관련돼 있다. 코찔찔 4학년이 진로를 정한다고? 그래서 물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진로를 정하는 건 너무 빠른 게 아닌가요? 우리나라에선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심지어 대학에 진학해서야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깨닫는 학생들도 많은데요.” “레알슐레나 하우프트슐레에 진학한 학생이라도 나중에 김나지움으로 갈 수 있어요. 학생이 원한다면 트랙을 바꾸는 건 그리 까다롭지도 않고요.” 또 질문했다. “교사가 학생의 진로를 정하면 학부모들의 반발이 있지 않나요?” 이에 대해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다. “교사가 개별 학생들의 진로를 추천하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학부모가 해요. 학부모도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지요.” 뛰어난 영재들을 교육하는 곳이 없는지도 물었다. 독일 곳곳에서 MINT라 불리는 융합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다. MINT는 수학(M), 전산·정보학(I), 자연과학(N), 기술(T)의 첫 글자를 모아 만든 이름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이공계 영재교육을 위해 독일 곳곳에 ‘MINT 친화학교’와 ‘MINT 우수학교’를 지정하고 있다고 한다. 영재학교도 지역적 쏠림은 없어 보였다. ‘역시 여기도 영재교육을 통해 우열을 나누긴 하구나’라고 생각할 때쯤 다른 이가 질문했다. “학부모들이 MINT에 아이를 보내기 위해 사교육을 시키지는 않나요?” 독일 교사가 잠시 머뭇거린 후 답했다. “그런 이들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주변에서 본 적은 없어요.” 또 질문이 이어진다. “MINT에 들어가려는 학생들 간 경쟁이 심할 텐데요.” “아니요. MINT는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이 가는 곳이에요. MINT 말고도 좋은 길이 많아요.” 독일에는 우리나라의 ‘8학군’과 같은 곳이 없다. 독일인들은 ‘대학 진학을 위해 사적인 교육’도 하지 않는다. 사교육이 없으니 선행학습이 있을 리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학령인구가 줄어드니 사교육도 사라질 것이라 보는 낙관론도 있다. 경쟁자가 적어지면 경쟁도 느슨해져야 한다. 하지만 경쟁의 강도는 예전보다 훨씬 세지고 있다. 아이를 한 명만 낳으니 하나뿐인 자식에게 온갖 가족 내 자원이 집중된다. 이렇게 선택받은 이들은 ‘사교육’을 통해 성적 올리기 경쟁에 나선다. 경쟁의 선봉에는 서울 강남의 대치동이 있다. 여기선 수시도 맞춤형으로 준비된다. 일부 지역에서 수시가 유리하게 되자 수시의 공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이들이 많아졌다. 조국 사태는 이를 더욱 부추겼다. 정부는 수시를 줄이고 정시를 늘렸다. 그러자 고등학교에 입학해 첫 학기 시험을 망친 아이들이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는 ‘학교 밖 아이들’이 많아졌다. 학교 밖 학생들은 ‘학교 공부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학교는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고, 선생님은 훼방꾼이다. 김누리 교수의 말처럼 독일엔 네 가지가 없었다. 대학 입시뿐만 아니라 대학 서열, 등록금, 귀족학교가 없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어떤 조건으로든 학생들을 차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방문했던 곳에는 장애인을 위한 직업교육기관도 있었다. 민간이 세운 사회적기업이었다. 중증부터 경증에 이르기까지 장애인들은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일을 하고 있었다. 스피커 조립부터 난도 높은 목공까지 일의 종류는 다양했다. 작업 테이블에 엎어져 자다 일어나 한국 방문객을 반기는 이들도 있었고, 하던 일을 멈추고 다가와 악수를 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의 동작은 너무나 느렸다. 이렇게 낮은 효율성으로 회사가 돈을 벌 것 같진 않아 보였다. 실례가 되는 질문이 아닐까를 걱정하며 이들이 얼마나 받는지 물었다. “기술에 따라 달라요. 한 달에 20만원 받는 이도 있고, 60만원 정도를 받는 이도 있어요.” 예상대로 보수는 많지 않았다. 관리자가 이어 설명했다. “여긴 직장이지만 학교이기도 해요. 일하시는 분들은 자부심을 느끼지요. 여기서 은퇴하게 되면 나중에 150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습니다.” 사회 전체가 장애인들을 품고 있었다. “이런 회사가 많은지요?” “네 독일 곳곳에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을 교육하는 특수학교는 지역민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상당수의 특수학교가 산골짜기에 숨어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우리나라 교육청 직원이 독일 교육청 직원에게 물었다. “장애인 학교를 설립할 때 주민들의 반대가 있지 않나요? 있다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요?” 독일 교육제도에 대한 설명을 담당했던 독일 교육청 직원이 잠시 머뭇거린다. 그러곤 질문을 다시 해 달라고 부탁한다. 똑같은 질문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어졌다. 독일 교육청 직원은 옆에 앉아 있던 다른 직원들과 뭔가를 의논했다. 1분 정도가 지났을까. 직원이 오히려 우리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장애인 학교와 주민들의 반대가 어떤 관계가 있는 건지요?” 독일인들은 우리가 한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나뿐만이 아닌 듯하다. 독일 교육청 직원의 질문에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혁신 시스템 갖춘 독일이 부러웠다 우리는 교육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독일에서 찾으려 했다. 하지만 누구든 경험해 보지 못한 건 질문하거나 답하기 어렵다. 수많은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계속 미끄러졌다. 독일인들은 우리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의 경험이 우리와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독일 답사 후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한 가지 강한 의문이 들었다. 교육 문제를 교육개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저출산 문제를 저출산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고, 부동산 문제를 부동산 대책으로 해결하기 힘든 것처럼 교육 문제의 해결책도 교육 시스템 밖의 문제가 아닐까? 독일 교육이 지금 시스템을 갖춘 것도 사회 전반에 ‘다양한 가치체계’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인 듯했다. 그런 가치체계는 공간에도 반영됐다. 독일은 지역 간 격차가 작고, 특수한 지역성을 존중한다. 나라의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전국 곳곳에 고르게 퍼져 있다. 그러니 나고 자란 곳에서 교육받고 일할 수 있는 ‘지역 혁신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 모든 게 부러웠다. 마지막으로 독일의 한 학교에서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질문을 꺼냈다. “독일인들이 자신의 교육 시스템에 만족하고 있다는 건 충분히 느꼈어요. 지역 간 일자리 격차가 없으니, 지역 대학 간 격차도 없어 보였어요. 하지만 독일의 교육 시스템에도 불만을 느끼는 사람이 있지 않겠어요?” 교사가 대답을 찾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 연수팀은 뭔가 그럴싸한 답변을 기대하며 숨을 죽였다. “행정 업무가 많은 것 같아요. 교사들이 좀 바쁜 편이에요.” 한국 연수팀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 파일을 독일 교무실에서는 볼 수 없었다. 심지어 독일 교사 대부분은 데스크톱도 없는 업무용 책상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었다. 그렇기에 독일 교사의 답변은 의외였다. 우리의 웅성거림을 본 독일 교사의 얼굴엔 뿌듯함이 번졌다. 아마도 그는 우리가 찾고 있던 답을 제공했다고 느낀 듯했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책꽂이]

    [책꽂이]

    김언호의 서재 탐험(김언호 지음, 한길사) 생애를 바쳐 책을 기획하고 만들어온 저자가 우리 시대 독서가 12명의 서재를 탐험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산책방’을 열기 전 나눈 책방 구상 관련한 대담을 비롯해 영화감독 박찬욱, 변호사 강금실, 저술가 유시민 등 독서가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288쪽. 2만 2000원.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건축물은 인간의 생각과 세상의 물질이 만나 만들어진 결정체로, 사회를 반영한다. 건축가인 저자가 감명받거나 영감을 얻은 30개 건축물을 소개한다. 수백 년 된 전통을 뒤집거나 비트는 혁명적인 생각으로 건축의 새로운 시대를 연 건축물의 사연을 펼친다. 492쪽. 1만 9500원.행성 시대 역사의 기후(디페시 차크라바르티 지음, 이신철 옮김, 에코리브르) 현대 인류가 부딪힌 기후변화 문제를 역사 연구와 결합해 살펴본다. 한나 아렌트, 카를 슈미트, 브뤼노 라투르, 얀 잘라시에비치 등과 같은 사상가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저자는 역사가들이 더이상 기후변화 문제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456쪽. 3만원.내밀한 계절(강경록 지음, 이데일리) 현직 여행전문기자가 10년 동안 1주일에 한 곳씩 500여곳을 다니며 느낀 소회를 담은 여행 에세이. 자신만의 경험으로 새로이 발견한 여행지 40곳이 담겨 있다. 저자는 각 여행지를 숨을 고르고, 눈이 열리고, 피안에 깃들고, 향기롭고, 이야기가 담긴, 다섯 개의 묶음으로 나눠 전한다. 272쪽. 1만 6200원.마트에 가면 마트에 가면(김종연 지음, 자음과모음) 시인으로 등단해 활동 중인 작가의 첫 번째 소설로,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 수상작이다. 지진이 휩쓸고 간 세상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는 생존자들 속에 가족과 떨어져 홀로 피난 중인 성결을 통해 ‘웃픈’ 사연을 그린다. 고단한 재난이 명랑한 마트와 만나 묘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292쪽. 1만 5800원.없음의 대명사(오은 지음, 문학과지성사) 오은 시인이 5년 만에 여섯 번째 시집을 냈다. 그곳, 그것들, 그것, 이것, 그들, 그, 너, 나 등 제목이 전부 대명사다. 시의 길잡이가 될 수도 있지만, 제목이 시를 가둘 수도 있다고 생각해 수수께끼 내듯 제목을 정했다. ‘없음’은 상실하거나 상처받은 이들, 혹은 지금 여기 없는 것들을 가리킨다. 156쪽. 1만 2000원.
  • 인하앤니즈랩, 초정밀 환경제어 시스템 개발

    인하앤니즈랩, 초정밀 환경제어 시스템 개발

    중소기업 적합형 제조혁신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인하앤니즈랩(대표 김철숙)은 초정밀 환경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인하앤니즈랩이 개발한 초정밀 환경제어 시스템은 나노·마이크로급 부품 가공 환경을 제어하는 장비다. 나노, 고정밀, 고집적화 된 전자제품, 반도체 공정, 스마트폰의 카메라, 자동차 편의 사양을 제공하기 위한 센서 및 카메라 등과 같은 제품을 가공할 때 초정밀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된다. 특히 인하앤니즈랩의 제품은 일본, 미국, 독일 등에서 수입해 사용해왔던 기존 제품을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기존 제품은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소비자 선택 폭이 좁은 데다, 고장이 발생했을 경우 수리를 위해 제조국으로 입고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인하앤니즈랩이 개발한 초정밀 환경제어 시스템은 제품 국산화를 통해 유지 보수 시 즉각 리퍼비시 대응 환경을 조성하여 생산 활동에 차질이 없다. 기존 수입 제품 대비 20~30%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양산 환경에 적정·최적 용량을 제공해 사용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목표지점까지 PID제어를 통한 온도 및 습도 정밀제어가 가능하다. 인하앤니즈랩이 개발한 제품은 한국기계연구원과 생산기술연구원에서 성능 검증을 받은 상태이며, 습도조절장치 출원증, 내부 온도 안정성과 모니터링 시스템 시험 인증 성적서를 보유하고 있다. 김철숙 인하앤니즈랩 대표는 “당사에서 개발한 초정밀 환경제어 시스템의 양산화 및 해외 진출을 위해 온·습도 예측 및 시스템의 능동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인공지능 학습모델과 제어 계수 도출 알고리즘, 시스템 유지보수 및 이상예측이 가능한 인공지능 학습모델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당사는 초정밀 환경제어 시스템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4차 산업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20년 6월 설립된 인하앤니즈랩은 중소기업 적합형 제조혁신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김철숙 대표는 인하대학교 기계공학 박사를 졸업하고, 창업지원센터에서 창업 지원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며, 중소기업의 요청에 맞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연구 과제를 지속해서 수행하던 중 인하앤니즈랩을 창업했다.
  • 노관규 순천시장, 지자체장 최초로 서울시 간부들에 강의

    노관규 순천시장, 지자체장 최초로 서울시 간부들에 강의

    노관규 순천시장이 31일 지방자치단체장 중 최초로 ‘미래서울 아침특강’ 강사로 나섰다. 이날 강의는 지난 9일 서울시 간부공무원과 함께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순천시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시도에 감명을 받고, 정원박람회를 총괄·기획한 노 시장에게 직접 강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시장은 이날 ‘순천만·정원·노작가’라는 제목으로 순천만을 도심까지 끌어들이고 싶다는 막연한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 낸 사례를 소개했다. 순천만에 월동하는 흑두루미가 폐사하지 않도록 전봇대를 뽑고, 도심 팽창으로부터 순천만을 지킬 에코벨트로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기획 유치하면서 겪었던 우여곡절의 과정도 450명의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공유했다. 강의 1시간 동안 10여차례 이상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특히 저류지와 도로를 정원으로 만들고, 국내 최초 전기유람선 개발과 정원에서 하룻밤을 잘 수 있는 가든스테이 등 2023정원박람회에 담긴 혁신적인 콘텐츠들을 상세히 소개했다. 노 시장의 상상력과 순천시 공무원들의 지혜, 수준 높은 순천시민의 삼합(三合) 덕분이었다고 전해 서울시 직원들에게 큰 영감을 주기도 했다.서울시는 앞선 24일 비움·연결·생태·감성이라는 네 가지 전략으로 회색빛 서울을 녹색으로 바꿔내겠다는 오세훈표 ‘정원도시 서울’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이 구상을 위해 순천을 방문했을 당시 “정원도시 서울을 위한 여러가지 구상에 순천이 가장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순천을) 열심히 공부해서 대도시 중에는 가장 정원에 가까운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시장은 “결국 도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일은 상상력을 제시하는 시장, 지혜로운 공직자, 그리고 품격 높은 시민의 삼합이다”며 “작은 중소도시가 하면 대한민국 꼬리를 흔드는 격이지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정원도시를 발표하고 실행하는 것은 대한민국 몸통을 흔들고 판을 바꾸는 일인 만큼 서울의 변화가 굉장히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 시장을 초청한 오 시장은 “순천을 정말 배우고 싶어서 노관규 시장님을 이 자리에 모셨다. 전에 순천에서 저에게 해주셨던 만큼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노 시장은 감기 몸살에 쉰 목소리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순천의 노하우를 전달했다. 자신의 치적보다는 역사를 바꿔낸 순천시 공무원들의 역량과 지혜에 대한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정원도시 서울’ 업무를 총괄하는 유영봉 푸른도시여가국장은 “노관규 시장님의 철학적 높이와 인문적 소양을 다시 한번 느꼈다. 공간은 다르지만 순천을 참고해 정원도시 서울을 만들어 가겠다”면서 “특히 ‘어리석은 사람은 서두르고, 영리한 사람은 기다리지만, 현명한 사람은 정원으로 간다’는 타고르의 명언도 되새기겠다”고 말했다.강의를 들은 직원들 사이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서울시 미디어담당관실에 따르면 직원들은 “지난 박람회장 방문했을 때의 감동이 다시 밀려 온다. 시장님의 열정과 창의력, 추진력이 정말 대단하다”, “시장님이 정말 강의를 잘 하신다. 귀에 쏙쏙 들어와 50분이 금방 갔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순천 출신 서울시 직원은 다른 직원으로부터 “정말 자랑스럽겠다. 앞으로 아이디어 낼 일이 걱정되겠다”는 말을 듣는 등 자부심과 부담감을 한몸에 안았다고 웃음을 보였다. 5월 31일 제50회를 맞이한 ‘미래서울 아침특강’은 2022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직후 각계 명사를 초청해 직원들과 함께 시정 핵심 가치와 미래도시 서울의 비전을 공유하고자 시작한 인재개발 프로그램이다. 특강의 주요 참석대상은 원래 본청 소속 3급 이상 간부, 4급 과장 등 200여 명이다. 하지만 노관규 시장의 경우 오세훈 시장의 당부로 각 부서 주무팀장 170여명과 희망직원이 추가로 참석하면서 약 450명이 강의를 들었다. 미래서울 아침특강에서는 산업혁명, 팬데믹, 공간혁신, 청년과 고령화, 경제생태 등을 키워드로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윤순봉 전 삼성경제연구소 고문,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등 국내 저명 인사들이 강의했다. 지자체장이 강사로 나선 것은 노관규 시장이 처음이다. 노 시장은 오는 6월 13일에도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이 참석하는 산림연찬회에 참석해 정원박람회 성공사례를 강의할 예정이다.
  • 톰 크루즈처럼 협곡을 아슬아슬하게… 혁명적 UAM 타보니

    톰 크루즈처럼 협곡을 아슬아슬하게… 혁명적 UAM 타보니

    31일 오후 1시 30분 제주공항에서 제주형 에어택시(J-UAM)를 탔다. 고글을 쓰고 의자에 앉았다. 출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드디어 에어택시가 이륙했다. 실제 불쑥 수직상승하는 기분에 현기증을 느꼈다. 갑자기 항공기가 급비상하듯 위로 솟구쳐 올라 의자 팔걸이를 잡으려고 했을 정도로 놀랐다. 그리고 채 1분도 안돼 한라산이 보이더니 이내 백록담이 펼쳐졌다. 마치 하얀 백설이 깔린 설국의 백록담이 바로 발 아래로 펼쳐졌고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아찔함을 느꼈다. 에어택시는 이내 정방폭포를 지나더니 중문 주상절리 앞 바다를 가로 지르기 시작했다. 중문 주상절리는 배를 타도 거친 파도 때문에 깎아 지른 듯한 절벽 가까이 까지 갈 수 없다. 그러나 에어택시를 탔을 땐 운좋게도 그 조각한 듯 빚어낸 자연의 예술을 가까이에서 목도했고, 중문 천제연폭포 협곡을 선녀다리 밑을 아슬아슬하게 곡예를 하듯 지나갔다. 미션임파서블에서 주인공 에단(톰 크루즈)이 곡예 비행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5분(실제 UAM탈 경우 15분)도 채 안돼 중문컨벤션센터 버티포트에 착륙했다. 제주도가 31일 제주도청 본관 1층에서 2025년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에 앞서 UAM을 가상현실(VR)로 경험해보는 온오프라인 체험존을 조성하고 VR영상 시뮬레이터 시연회를 열었다. 기자는 중문노선을 택해서 가상현실 속에서 에어택시를 타고 한라산과 정방폭포, 중문 주상절리, 중문 천제연폭포 등 유명관광지를 여행하는 체험을 맛봤다. 놀라운 맛뷰였고 제주의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번에 제작한 영상컨텐츠는 제주공항 버티포트(이착륙장)에서 출발하는 UAM 기체에 탑승해 도내 주요 관광지 상공을 가로질러 성산 또는 중문 버티포트에 도착하는 2가지 여정으로 구성됐다.이날 오영훈 도지사는 제주공항에서 해안선을 따라 성산 일출봉으로 가는 힐링버전을 타고 여행을 떠났다. 오 지사는 “약간 어지러웠다. 생각했던 것보다 생동감 있게 현장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면서 “만약 이런 이동 수단으로 관광객이나 도민이 탔을 때 엄청나게 획기적이며 한시간 반 걸리는 도청에서 성산까지 거리를 15분 만에 주파한다고 생각하면 놀랍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상공에서 보는 경관이 너무 아름답고 바다를 낀 해안선을 그대로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면서 “실제 UAM을 타고 관광형으로, 도민들의 이동수단으로 탔을 때 놀랍고 잊지못할 광경이 될 것이고 획기적이다 못해 혁명적이어서 하루 빨리 상용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프라인으로는 제주안전체험관에 4명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갖춘 체험존을 조성․운영한다. 또한 안방에서도 가상현실(VR)과 360도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제주도 공식 유튜브 채널인 ‘빛나는 제주’에서도 영상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2일부터 4일까지 제주시민복지타운광장에서 열리는 제24회 과학축전을 시작으로 각종 행사장에 ‘찾아가는 체험존’을 설치·운영해 많은 도민이 도심항공교통(UAM)을 체험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김창세 도 혁신산업국장은 “UAM을 포함한 혁신적인 미래 신산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도민 수용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미래 신산업에 대한 도민 이해를 높이고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체험형 컨텐츠를 지속 발굴해 홍보에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 포스코홀딩스-LG전자, 스마트팩토리 ‘맞손’

    포스코홀딩스-LG전자, 스마트팩토리 ‘맞손’

    포스코홀딩스가 LG전자와 함께 로봇, 인공지능(AI), 무선통신 기술을 적용해 안전하고 스마트한 제조 현장 구축에 나선다. 제조업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다. 두 회사는 ‘로봇, AI, 통신 기술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포스코홀딩스가 31일 밝혔다. 양사는 인공지능 센싱 기술을 결합한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해 제철소 내 사람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설비의 안전 점검 및 시설 관리 업무를 수행하거나, 무선통신기술을 통한 실시간 제어로 공장의 제조 및 물류 효율을 높이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경쟁력 확보에 협력하기로 했다.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 현장에 LG전자의 로봇·AI·무선통신 기술 등 적용된다. 양사의 제조공장들은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등대공장’에 선정되는 등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등대공장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의미한다. 포스코는 2019년에 국내 기업 최초로, LG전자의 창원 LG스마트파크와 미국 테네시 공장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은 “포스코그룹과 LG그룹은 철강, 배터리 소재 등에서 서로 협력하며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기여해왔으며, 양사 모두 등대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스마트팩토리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열린세상] 자유 대한민국 갉아먹는 흰개미 같은 간첩조직/이성모 동북아협력인프라연구원장

    [열린세상] 자유 대한민국 갉아먹는 흰개미 같은 간첩조직/이성모 동북아협력인프라연구원장

    벨기에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흰개미의 생활’ 연구서에서 한 농가 건물의 붕괴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모든 파괴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채 이뤄진다. 앞을 못 보는 흰개미에게는 보이지 않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흰개미들은 소리 없이 먹이 찾는 일을 수행한다. 아주 예민하게 귀를 기울여야만 수백만 마리의 턱이 갉작거리는 소리를 알아챌 수 있다. 그렇게 흰개미들은 건물의 뼈대를 갉아먹어서 건물을 무너지기 직전 상태로 만든다. … 며칠간 집을 비웠던 농장주가 집에 돌아온다. 모든 것이 그가 농장을 떠났을 때와 같은 상태다.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그는 무심코 의자에 앉는다. 그러자 의자가 주저앉는다. 중심을 잡으려고 테이블 끝을 움켜쥐자 손안에서 테이블이 바스러진다. 기둥에 기대자 기둥이 무너지고 먼지구름을 피우며 지붕이 내려앉는다.”(존 그레이 ‘동물들의 침묵’ 중) 국가의 몰락이나 멸망은 적국의 압도적 군사력 등 물리적인 힘에 의할 수도 있지만, 흰개미들이 보이지 않게 건물 뼈대를 갉아 붕괴시키듯 나라의 내부에 암약하는 세력과 공조체계를 만드는 간첩들의 소행도 무시하지 못한다. 이는 인류 역사에서도 숱하게 봐온 것으로 ‘손자병법’ 등과 같은 병서에서도 철저하게 간첩을 경계한 이유다. 우리처럼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서는 더욱 철저한 방비가 요구된다. 최근 베트남의 몰락이 대표적 사례일 수도 있다. 건국 이래 지하에서 암약하던 북한 추종파는 30여년 전 자유화 물결을 타고 표면화되고 좌파 정권의 비호 아래 남한의 공산화를 지상 목표로 지금까지 간단없는 활동을 해 왔다. 최근 창원, 진주, 제주 등 전국적 지하조직을 결성해 간첩 활동을 벌인 진보정당, 민노총 간부급 인사들이 건설노조를 숙주로 세력을 키워 대한민국 전복을 노린 계획을 세웠음이 드러났다. 친북 좌파세력의 집권 과정에서는 간첩이라는 말만 나와도 이 시대에 빨갱이가 어디 있느냐고 그들을 두둔했다. 종북 좌파세력이 간첩 활동으로 국가가 전복될 위기를 묵인하며 되레 공조했던 정황이 지금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헌법재판소가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당’이라고 판단해 강제 해산한 통진당과 같은 뿌리인 진보당의 강성희 의원은 최근 전주 보궐선거를 거쳐 국회로 진입했다. 이쯤 되면 자유 대한민국의 전복을 위한 이들 행태의 심각성이 어느 수준인지 국민 스스로가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공산주의 체제를 경험적 통찰 측면에서 비판한 20세기의 뛰어난 저술로 꼽히는 ‘한낮의 어둠’의 저자인 아서 쾨스틀러는 국제 공산주의자 전위 조직인 코민테른 요원이 됐다. 그는 “레닌의 ‘국가와 혁명’을 읽고 내 머릿속 스위치를 눌러 정신의 대폭발을 일으킨 것처럼 마침내 깨달음의 빛, 이성의 빛을 발견했다. 정신적 황홀감으로 온 우주가 하나의 패턴 안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역사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주장한 마르크스ㆍ레닌주의를 그는 철저히 신봉했다. 그러나 약 500만~800만 농민이 굶주려 죽고 당국의 강제적 곡물 징발로 야기된 엄청난 인재(人災), 공산주의의 선동 등 비이성적 군중 접근, 논리 이전의 토템 신앙적인 정신세계에 호소하는 등의 방식을 지켜보면서 회의를 느꼈다. 결국 자기성찰적 기록에서 삶의 지침이 됐던 공산주의적 신조를 완전히 버리게 됐다. 이처럼 마르크스ㆍ레닌의 저작을 읽은 사람은 공산주의자가 되고, 공산정부 치하에서 잠시라도 지냈던 사람은 반공투사가 된다고 한다. 문재인식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서서히 자유 대한민국의 가치를 갉아먹었던 과정으로의 이행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왠지 흰개미의 행태가 떠오른다.
  • 넬슨 제독의 마지막 명령은? [으른들의 미술사]

    넬슨 제독의 마지막 명령은? [으른들의 미술사]

    <편집자 주> 호국의 달 6월을 맞아 ‘으른들의 미술사’는 애국적 테마를 살펴보기로 한다. 애국이란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고 몸 바쳐 희생한 인물들의 삶을 기리는 태도를 말한다. 애국과 함께 나라를 보호하고 지킨 호국이라는 개념은 6월에 되새겨볼 개념이다.영국 해군은 1588년 칼레에서 스페인 무적함대 일명 ‘아르마다’를 참패시킨 후 해군 강자로 거듭난다. 영국은 대항해 시대부터 실전 경험을 쌓아온 강력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기 영국 해군을 능가할만한 실력을 갖춘 국가가 없었으며 영국 해군은 국제적 표준이 되어 전세계 해군 문화의 기준이 되었다. 해군의 상징인 흰색 세일러 제복이나 손 날을 보이는 거수 경례 방식도 영국 해군이 원조다. 강력한 영국 해군 역사상 가장 뛰어난 지도자가 있다. 호레이쇼 넬슨(Horatio Nelson, 1758~1805)은 프랑스 혁명, 미국 독립전쟁, 트라팔가 해전 등 18~19세기 세계사에 남을 전쟁에서 공을 세운 인물이다. 특히 넬슨 제독은 승승장구하는 나폴레옹을 막은 불세출의 영웅으로 나폴레옹이 해전을 포기하고 지상전만 할 수 밖에 없게 한 장본인이다. 그러나 넬슨이 위대한 영웅으로 꼽히는 것은 화려한 전쟁 성과와 이력 때문이 아니라 그의 군인 정신에 있다.  넬슨, 전쟁터에서 눈과 팔을 잃다 넬슨이 해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외삼촌 모리스 서클링 영국 해군 대령 덕분이다. 넬슨은 10대 초반 비교적 이른 나이에 해군에 입대해 해군 장교가 되기 위한 기초 교육을 받았다. 넬슨은 스무 살에 해군 장교로 임관하고 해군의 수장이 되기 위한 경험을 착실히 쌓았다. 몸을 사리지 않는 그의 성격과 솔선수범하는 생활 태도는 전장에서 빛이 났다. 이 때문에 그는 이른 나이에 제독이 되었다. 넬슨은 40세가 되기 전 오른쪽 눈과 오른팔을 차례로 잃었다. 눈과 팔은 군인에게 가장 중요한 신체기관으로서 눈과 팔을 잃었다는 것은 전투 능력을 영원히 상실한 것과 같다. 그러나 넬슨은 잠시 다친 몸을 치료받았을 뿐 곧 전선으로 복귀했다. 넬슨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병원이나 후방이 아니라 최전방이라는 것을 알았다.  마지막 명령, 마지막 기도 넬슨은 치명적인 결함에도 굴하지 않고 전장을 이리저리 뛰며 병사들을 독려했다. 1803년 트라팔가 전투에서 넬슨은 몸을 사리지 않고 전투를 이끌었다. 그러나 넬슨은 트라팔가 해협에서 프랑스-스페인 연합군과의 전투에서 적군이 쏜 총에 저격당했다. 자신의 생명이 꺼져가고 있는 상태에서도 넬슨은 지휘권을 놓지 않았다. 넬슨이 마지막 내린 명령은 자신 말고 부상당한 다른 병사들을 치료하라는 것이었다. 넬슨은 척추를 관통해 하반신이 마비된 상태에서도 자신보다 어린 병사들을 걱정했다. 이 전투가 승리로 끝나자 비로소 넬슨은 신께 감사기도를 올리고 편안히 눈을 감았다. 그는 자신의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오직 병사들과 나라의 운명을 걱정한 참된 지도자였다.  병사들의 마지막 선물, 럼주 보통 바다에서 사망한 병사들은 수장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영국 해군은 진정한 영웅 넬슨을 그렇게 보낼 수 없었다. 지휘부는 넬슨의 시신을 본국으로 송환해 그의 죽음을 기리고자 했다. 그러나 7일이나 걸리는 송환 기간이 문제였다. 지휘부는 시신 부패 방지를 막기 위해 독한 럼주 속에 시신을 보관하고 본국으로 향했다. 당시 럼주는 오염되기 쉬운 물 대신 지급한 해군 병사들의 생명수였다. 그러나 영웅 넬슨의 마지막 길을 위해 병사들은 기꺼이 자신의 술을 관에 부었다. 자신들을 끝까지 보호하려 한 영웅에 대한 병사들의 마지막 슬픈 선물이었다. 영국 당국도 성 바울 성당 지하에 넬슨을 위한 안식처를 제공함으로써 영웅에 대한 마지막 예우를 했다.
  • 청년 실업 줄이기 위해 농촌으로 보내지는 중국 대졸자들..중국의 ‘신 하방운동’

    청년 실업 줄이기 위해 농촌으로 보내지는 중국 대졸자들..중국의 ‘신 하방운동’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20%를 넘어서면서 중국 지도부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대졸자 취업 지원에 안감힘을 쏟고 있다. 농촌진흥을 명목으로 대졸자들을 농촌으로 내려보내는 등 과거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를 연상케하는 ‘농촌 하방(下放)운동’까지 전개하고 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과거 문화대혁명(1966~1976년) 시기 도시에 사는 지식인과 청년들을 강제로 농촌에 보냈던 하방 운동과 유사한 형태의 청년 취업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마오쩌둥은 노동을 통해 학습하고 농촌에서 배우라는 취지로 각 지역 지식인과 학생들의 농촌행을 강제한 바 있다.  실제로 중국 남방의 대표적이 도시 광둥성은 2025년 말까지 대졸자 30만명을 농촌으로 보낼 방침이다. 주로 대졸자들로 구성된 청년들은 이후 농촌 지역의 풀뿌리 간부, 기업가, 자원봉사자 등으로 활동하게 될 전망이다. 또 장쑤성은 성 전역의 농촌에 매년 최소 2000명의 대졸자 청년들을 보내 하방 운동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  그런데 이 같은 현대판 농촌 하방 운동은 사실 10여년 전부터 일부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시행돼 왔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전국적인 청년 실업 대란이 있은 직후 일부 지역에서는 일명 ‘삼지일부’(三支一扶)라는 명목으로 대졸자들을 대거 농촌으로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삼지일부’는 시골에 가서 농촌·교육·의료 등 세 가지 사업 분야에서 청년들이 종사하며 각 지역 빈곤층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2020년 중국 교육부와 인력자원부, 사회보장부, 공업신식화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중앙라디오TV총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등 6개 부처는 대졸자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100일 일자리 창출 캠페인’을 주도했는데, 이 캠페인의 목적 역시 청년들의 농촌행을 독려하는데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당시 캠페인을 통해 푸젠성에서만 무려 6000명 대졸자 청년들이 농촌으로 파견됐으며, 이들의 농촌행을 독려할 목적으로 푸젠성 정부는 하방하는 청년 1인당 2000위안 생활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는 과거 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 당시 지식청년들이 농촌에 내려가 직접 빈곤층의 생활을 체험해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시작된 ‘상산하향’(上山下鄕)과 유사하게 닮아 있다. 다른 점이라고는 문화대혁명 때와 달리 지금의 농촌행 프로그램이 대학 졸업 후 정식 취업 전에 잠시 거치는 과도기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 뿐이다.  거기에 더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농촌의 현대화를 통해 도농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청년들에 대한 농촌으로의 하방 운동의 목소리를 더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양상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중앙농촌공작회의에 참석해 “농촌 활성화를 전면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새 시대 농업 강국 건설의 중요 임무”라며 농업 강국 건설의 중요성을 공공연하게 역설했다.  시 주석은 또 “지방 정부들은 대졸자뿐만 아니라 기업가와 도시로 떠난 농민공들도 다시 농촌으로 불러들여 그들이 현지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에도 산시(陝西)성과 허난성의 농촌을 잇따라 방문했는데, 당시 시 주석이 시찰에서 찾은 산시성 옌안은 그 자신이 문화대혁명 때인 1969년 하방 돼 7년간 농민들과 함께 일했던 량자허가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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