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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영 칼럼] ‘말뫼의 눈물’이 ‘통영의 눈물’ 안 되려면

    [구본영 칼럼] ‘말뫼의 눈물’이 ‘통영의 눈물’ 안 되려면

    설 연휴 중 몇 년째 얼굴을 못 본 친구의 근황을 들었다. 고향을 떠나 통영에서 하던 배 수리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는 소식이었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늘 밥 잘 사는, 인심 좋은 그였는데…. 잘나가던 조선업이 불황의 늪에 빠졌음을 실감했다. 오죽했으면 선박 인테리어 전문 중소기업 운영에 반평생을 바친 친구가 공장 문을 닫았을까. 울산에서도, 통영에서도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친 업계의 한숨 소리만 깊다. 대형 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이 멈춰 서면서다. ‘말뫼의 눈물’은 현대중공업에 자리 잡고 있는 대형 크레인이다. 스웨덴 말뫼의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을 때 막대한 해체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단돈 1달러를 주고 사들인 것이다. 2002년 이 크레인이 배에 실려 사라질 때 스웨덴 국영방송은 “말뫼가 울었다”며 장송곡을 틀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조선·대우조선 등 세계 3대 조선소가 두 해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글로벌 경제 침체에 따른 수주난과 해양플랜트 사업의 부실이 겹치면서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자칫 ‘말뫼의 눈물’처럼 통한의 눈물을 흘릴 판이다. 울산이나 거제, 혹은 통영에서…. 더 심각한 건 조선업뿐 아니라 우리의 주력 산업 전체가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자리를 못 구한 청년들이 태어날 때 물고 나온 숟가락을 원망하는 세태에서 그런 징후는 포착된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창조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이 제출된 지 210일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조선업 등 공급과잉 업종의 사업 재편을 돕기 위한 법안이다. 하지만 국내 로펌의 경제법 분야 권위자로 통하는 한 인사는 원샷법이 하등 새로울 게 없는 법안이라고 귀띔했다. 기존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에 이미 관련 조항이 다 있다는 것이다. 여권이 이를 통해 경제를 살린다고 하니 우습지만, “삼성특혜법”이라는 등 야권의 엉뚱한 반대 논리도 가관이라는 얘기였다. 그럼에도 총선을 앞둔 정치권 풍경을 보라. 현 여권의 보육 공약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재원 분담 문제로 충돌하면서 보육 대란을 빚고 있다. 이런 판국에 더불어민주당이 청년 10만명에게 월 60만원씩 6개월간 취업활동비를 지원하는 총선 공약을 내놓았단다. 청년 실업자가 40만명에 이른다는 현실에 비춰 볼 때 솔깃해 보인다. 그러나 ‘어떻게’ 금수저와 흙수저를 골라 지급 대상자를 선정해 내고, 일자리가 무더기로 사라지고 있는 마당에 이들을 ‘어디에’ 취업시킬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이 없다면 말뿐인 인기영합 공약(空約)이거나, 청년들에게 달콤한 당의정을 입힌 빚더미를 떠넘기는 꼴이다. 더군다나 지금이 어느 때인가. 지구촌엔 4차 산업혁명의 기운이 꿈틀대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융합을 통해 바야흐로 신천지가 도래할 참이다. 이런 4차 혁명의 물결 속에서 전통적인 제조업 일자리들은 상당수 떠내려가기 마련이다. 조선·철강·자동차 등 우리의 주력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게 그 전조가 아닐까. 이런 ‘고용 없는 성장’이란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아 지식정보 부문 등 서비스 산업에서 새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별 알맹이도 없어 보이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3년 반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인 사실은 뭘 말하나. 이 법이 통과되면 69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정부의 설명이 미심쩍긴 하다. 하지만 의료산업 영리화로 이어진다는, 더민주 측의 주장은 더 황당하다. 대한병원협회 등도 문제가 없다는데 그나마 국제 경쟁력이 있는 보건 분야의 일자리를 포기하겠다고 몽니를 부리는 격이니…. 이는 어찌 보면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를 골간으로 개헌해 이룬 ‘1987년 체제’가 한계를 드러낸 형국이다. 여야 모두 장기적 국가 역량을 키울 엄두도 못 내고 오로지 정권 획득을 위한 근시안적 정쟁에 골몰하면서다. 성장의 바퀴는 멈추려 하는데 운전대를 서로 잡으려다 온 국민이 탄 수레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게 해서야 될 말인가. 결국 초미의 과제는 후진적인 한국 정치의 일대 개혁이다. 논설고문
  • 홍콩서 우산 혁명 이후 최악 충돌

    홍콩서 우산 혁명 이후 최악 충돌

    9일 저녁 홍콩 주룽(九龍)반도 왕자오(旺角)에서 경찰의 노점상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도로를 점거한 채 쓰레기에 불을 붙이고 경찰을 향해 벽돌과 유리병 등을 던지고 있다. 춘제(음력 설)인 8일부터 홍콩에서는 홍콩의 독립을 요구하는 본토주의 단체들이 가담한 폭력 시위가 벌어져 지금까지 100여명이 부상하고 5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번 충돌은 2014년 행정수반 보통선거를 요구하며 벌어진 도심 점거 시위인 ‘우산혁명’ 이후 최악의 충돌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왕자오 AP 연합뉴스
  • 선반기술공서 ‘M&A 대왕’ 굴기

    선반기술공서 ‘M&A 대왕’ 굴기

    中서만 100개 기업 인수 흑자 전환… 매출 53조원 국유 ‘중국화공’ 육성 “기업 수준 올라가야 中경제도 향상” 철저하게 민간기업 경영 방식 적용 “왕젠린·마윈과는 또 다른 스타일” 2004년엔 쌍용차 인수도 시도 신젠타는 스위스가 자랑하는 다국적 기업이었다. 2000년 스위스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와 영국계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농화학 부문만 떼어내 합병한 세계 최대 종자·농약회사로 노바티스의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258년이나 된 기업이다. 스위스의 이 간판 기업이 지난 3일 중국화공(켐차이나)에 430억 달러(약 51조 5000억원)에 팔렸다. ‘메가딜’의 주인공은 런젠신(任建信·58) 회장이었다. 그는 애초 449스위스프랑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자 곧바로 주당 480스위스프랑으로 인수 가격을 올렸다.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겠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런젠신의 배포에 세계 최대 농업회사인 미국의 몬산토가 나가떨어졌다. ●AIIB 진리췬 총재 “나도 모르는 사람” 런젠신은 중국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인이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기자들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인 중국의 진리췬(金立群)에게 “신젠타를 사려는 런젠신이 누구냐”고 묻자 진 총재가 “나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M&A 대왕’으로 통한다. 중국에서만 100개 기업을 인수해 지금의 중국화공을 키웠으며 지난해 해외 기업 인수 금액만 150억 달러나 된다. 중국화공의 지난해 매출은 2923억 위안(약 53조 2000억원)이고 종업원 수는 14만명이다. 그는 2004년 쌍용자동차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중국화공의 자회사 란싱그룹 회장을 지냈다. 중국화공은 국유기업이지만 런젠신이 맨손으로 일군 회사다. 문화대혁명 시절 간쑤성 고비사막 탄광으로 하방됐던 런젠신은 1975년 화학공업부가 운영하는 란저우 화공기계연구원에 선반기술공으로 취직했다. 산화 침전물을 세척하는 기술을 개발한 그는 동료 7명과 1984년에 사내 벤처 형태로 화학물질 청소회사인 란싱(藍星)을 창업했다. 자본금 1만 위안(약 180만원)을 연구원에서 빌린 런젠신은 “망하면 모든 손실을 개인적으로 보상하고 과장급 직위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되겠다”는 서약서를 썼다. 런젠신은 2002년 중국 정부에 “지리멸렬한 화공기업을 모두 묶는 국유기업이 필요하다”며 란싱 중심의 중국화공 설립을 제안했다. 화학공업부는 그를 중국화공 그룹 회장에 임명한 뒤 화공업계를 재편하도록 했다. 당에서 파견한 다른 국유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달리 런젠신은 철저하게 민영기업의 경영 방식을 따랐다. “기업 수준이 올라가지 않으면 중국 경제 수준도 올라갈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전 세계 기업들 ‘M&A 마왕’ 다음 목표 촉각 기업 수준을 끌어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해외 유수 기업을 사들이는 것이었다. 선진 기업이 오랜 세월 축적한 노하우를 단시일 내 흡수해 해외시장을 평정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화공이 지난해 인수한 이탈리아의 타이어업체 피렐리는 1872년 설립된 기업이다. 페라리, 벤틀리 등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명품 타이어업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완다(萬達)의 왕젠린(王健林), 알리바바의 마윈(馬雲)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중국 대표 경영자가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런젠신은 신젠타 인수 뒤 “선진 기업의 뒤를 쫓아만 가서는 일류 기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전 세계 기업들은 ‘M&A 마왕’의 다음 목표가 어느 기업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식물을 미치도록 사랑한 남자들(스테파노 만쿠소 지음, 김현주 옮김, 푸른지식 펴냄) 식물 신경생리학계 권위자인 저자가 자연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사랑한 식물학자들에게 바치는 헌사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발견한 찰스 해리슨 블랙클리, 최초로 식물을 해부한 마르첼로 말피기, 생전에는 이해받지 못했으나 후대에 ‘유전학의 창시자’로 불린 그레고어 요한 멘델 등의 삶과 연구를 소개한다. 세계 최초로 씨앗은행을 세운 러시아 식물학자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바빌로프는 독재 정권 아래서 옥살이와 굶주림을 겪다 세상을 떠나는 등 유명한 식물학자들의 삶을 감동적으로 서술했다. 248쪽. 1만 4500원. 고요한 폭풍, 스피노자(손기태 지음, 글항아리 펴냄) ‘비운의 철학자’ 혹은 ‘고독과 은둔의 철학자’로 알려진 스피노자의 생애와 사상을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한 책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스피노자는 유대교의 보수적 분위기에 반항하다가 파문당했고 심지어 암스테르담에서도 쫓겨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그는 그러나 은둔과 도피의 생활 속에서도 신의 사랑과 삶을 확신하며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철학적으로 추구했다. 책은 ‘고용한 폭풍’ 속에서 살아간 스피노자의 생애 속으로 들어가 그가 보여준 참된 행복을 찾아가는 철학적 사유의 과정을 좇는다. 300쪽. 1만 6000원. 장성택의 길(라종일 지음, 알마 펴냄)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견고한 3대 세습 체제 안에서 ‘2인자’로 살다가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장성택의 삶을 조명하며 북한 현대사의 민낯을 드러낸다. 저자인 라종일 한양대 석좌교수는 국가정보원 해외 담당 차장,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보좌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 주일대사 등을 지낸 북한 전문가다. 책은 장성택의 파란만장한 정치 행적과 권력 다툼,그리고 끝내 조카에 의해 맞게 되는 비참한 최후를 마치 소설처럼 생생하게 그려 나간다. 장성택은 숙청 후 시신이나 무덤조차 남기지 못했다. 신분을 밝힐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작가의 상상력도 일부분 가미돼 드라마틱하게 구성했다. 280쪽. 1만 6000원. 인류는 어떻게 진보하는가(자크 아탈리 지음, 양영란 옮김, 책담 펴냄) 유럽 최고의 석학으로 꼽히는 저자가 인류 초기 사회부터 미래 세계까지 시대별로 한 사회가 이상향으로 추구했던 미래상의 변화를 추적하고, 위대한 인물들과 그들의 사상을 ‘모더니티의 세계관’으로 꿰어낸다. 아탈리는 인류에게 가장 기본적 가치인 민주주의, 자유, 인권 등이 한순간 다른 가치들로 대체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특히 인류가 유전공학적 인공물로 변화한 끝에 소비재가 되고 마는 ‘하이퍼 모더니티’의 세계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이 책에서 모더니티는 한 사회가 지향하는 미래상을 가리킨다. 256쪽. 1만 5000원. 방법으로서의 중국(미조구치 유조 지음, 서광덕·최정섭 옮김, 산지니 펴냄) 근대 중국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적 평가를 비판한 책 ‘중국의 충격’으로 잘 알려진 일본 사상가 미조구치 유조(1932∼2010)의 첫 저서다. 저자는 서구 중심주의를 극복하고 동아시아적 탈근대론을 구축하고자 했다. 특히 문화혁명을 비롯한 중국의 근대사는 ‘진보-보수’, ‘사회주의-자본주의’, ‘선진-후진’과 같은 서구의 이원론적 시각으로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중국을 하나의 방법으로 삼아 중국, 나아가 세계를 바라보는 이른바 ‘자유로운 중국학’을 주창했다. 296쪽. 2만 5000원.
  • 29억 대이동·500만 마리 돼지… 어마어마한 춘제

    29억 대이동·500만 마리 돼지… 어마어마한 춘제

    베이징·상하이 ‘유령 도시’로… 전국 고속도로·기차역은 전쟁터로… 해외여행도 무려 600만명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시즌이 돌아왔다. 공식적인 춘제 연휴는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이지만, 춘제 특별 운송 기간을 뜻하는 춘윈(春運)은 이미 지난달 24일에 시작됐다. 3월 3일까지 40일 동안 이어지는 춘윈 기간에는 연인원 29억 100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중국 정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수치로 중국인 한 사람이 평균 2.1회 여행하는 셈이다. 해외여행도 600만명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는 유령 도시로 변하고, 전국의 고속도로와 기차역은 귀성 행렬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중국인들에게 춘제는 무슨 의미일까? 춘제의 모든 것을 알아보자. ●진나라 때 ‘상일·원일’이라 불려 중국의 음력 정월 풍속은 역사가 깊다. 진나라 때는 상일(上日)·원일(元日)이라 불렀고, 한나라 시대에는 세단(歲旦), 위진남북조는 세조(歲朝)·원수(元首), 당·송대에는 세일(歲日)·신원(新元)이라 했다. 청대 들어서면서 원단(元旦)·원일(元日)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1912년 쑨중산(孫中山·쑨원) 중화민국 임시대총통은 음력을 폐지하고 양력 사용을 선포했다. 이때부터 양력설은 원단(元旦), 음력설은 춘제가 됐다. 장제스(蔣介石)는 1929년 춘제 폐지를 선포했다. 하지만 민초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춘제를 최대 명절로 여겼다. 공산당은 춘제를 활용해 민심을 잡았다. 국민당 군대에 밀려 징강산에 쫓겨온 마오쩌둥(毛澤東)은 춘제 3일 연휴를 선포하고 병사들에게 돼지고기를 배급했다. 1949년 신중국 성립 후에는 춘제를 3일간의 법정 공휴일로 지정했다.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온 가족이 마오쩌둥 초상 아래에서 상호비판과 자아비판을 실시하기도 했다. 1983년부터는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설 특집 대형 연예 프로그램인 춘완(春晩)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중국 연예인들은 춘완 출연을 최고의 영예로 여긴다.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정책에 따른 자본주의가 심화하면서 춘제 선물을 빙자한 뇌물이 만연하기 시작했다. 또 1980~90년대 급속한 도시화로 농민공이 급증하면서 춘제 ‘인구 대이동’이 시작됐다. 1999년 아시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국무원은 ‘전국 명절·기념일 휴가 조치’를 공포했다. 춘제, 5·1 노동절, 10·1 국경절 기간을 7일에 이르는 ‘황금주’로 지정해 내수를 진작시켰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이후 강력한 반부패 운동이 펼쳐지면서 ‘춘제 뇌물’도 거의 사라졌다. ●돼지들의 수난… 돼지고기값 물가상승 견인 춘제가 되면 모든 상품 가격이 오른다. 그중에서도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올해 춘제 기간의 돼지고기 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5.27%로 예상됐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비중에서 돼지고기의 가중치는 10%로, 단일 품목으로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나라보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3배나 크다. 섣달 그믐에 빚는 만두를 비롯해 수많은 춘제 음식에 돼지고기가 들어간다. 중국 전역에서는 4억 마리 이상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한 해 도살되는 돼지는 모두 5000만 마리다. 이 중 10%인 500만 마리가 춘제 기간에 명을 달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도 시골에서는 춘제가 되면 돼지 비명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서부 지역은 돼지를 잡는 게 중요한 풍속이다. 간쑤성 가오란현 헤이스촌에는 200가구가 모여 사는데 100마리의 돼지를 잡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돼지들에게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이미 마이너스로 접어들었고 소비자 물가지수마저 뚝뚝 떨어져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마당에 춘제를 맞아 돼지고기가 전체 물가상승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시는 대추목걸이… 광둥은 꽃 선물 중국의 춘제 풍습은 대체로 비슷하다. 그러나 지역마다 약간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 산둥성 황현에서는 섣달 그믐날 밤 아낙네가 빨간 초를 들고 집을 구석구석 비춘다. 어둠을 몰아낸다는 뜻이다. 아이들은 방문에 줄을 매달아 그네를 세 번씩 탄다. 이렇게 하면 오래 살 수 있다고 한다. 산둥성 자오둥현의 새댁들은 새해 첫날 남편의 외할아버지를 찾아가 세배를 한다. 이 행위를 ‘자건’(剳根·뿌리를 내리다)이라고 부르는데, 남편 외조부를 찾아가 절을 하면 이혼하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다고 한다. 산시성 북부 지역에서는 아이들에게 빨간 줄에 대추와 엽전을 엮어 만든 ‘대추 목걸이’를 걸어 준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부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산시성 관종현은 정월 초하루부터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친척들도 만나지 않으며, 부인들은 친정에도 가지 않는다. 날씨가 따듯한 광둥성에서는 “꽃을 받지 않으면 춘제를 쇘다고 말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춘제에 꽃을 많이 선물한다. ‘진’()과 발음이 같은 감자수나 ‘지’(吉)와 발음이 비슷한 귤도 많이 선물한다. 이 선물은 반드시 짝수여야 한다. 푸젠성 민난현에서는 집집마다 등나무 땔감으로 모닥불을 피운다. 남자들은 나이순으로 모닥불을 건너뛴다. 지난해의 액운을 쫓아내고 새해의 행운을 맞이하는 궈녠(過年) 의식이다. ●훙바오 전쟁… 모바일 세뱃돈 1조원 넘어 중국 어른들은 빨간 봉투(훙바오·紅包)에 세뱃돈을 담아 아이들에게 준다. 이 훙바오가 모바일 인터넷에 등장한 것은 2년 전 춘제 때이다.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위챗(한국의 카카오톡)으로 한번에 0.01~5000위안(약 90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는 모바일 훙바오 서비스를 처음 내놓아 대박을 터뜨렸다. 알리바바가 지난해 전자화폐인 알리페이를 통해 모바일 세뱃돈 서비스를 개시하며 텐센트와 알리바바 간 ‘훙바오 전쟁’이 벌어졌다. 지난해 춘제 기간에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세뱃돈을 주고받은 사람 수는 23억 1000만명(중복 계산)에 이르렀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가족·친구·동료들이 훙바오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 출시에 머물지 않고 각종 이벤트를 통해 현금과 똑같이 쓸 수 있는 훙바오를 뿌리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지난해 춘제 때 두 기업이 시장에 뿌린 세뱃돈 금액만 100억 위안(약 1조 800억원)이 넘었다. 올해는 ‘포털 공룡’ 바이두도 모바일 세뱃돈 서비스를 내놓았다. 바이두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22일 정월 대보름까지 모두 60억 위안(약 1조원)어치의 ‘복주머니’를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바이두 지갑’을 통해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인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이른바 BAT의 모바일 결제시장 주도권 다툼이 춘제를 맞아 정점으로 치달은 셈이다. 알리바바가 지난해 알리페이로 훙바오를 전달한 1억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1회 평균 송금액은 59.1위안(1만 7500원)이었다. 이용자 중 지우링허우(90後·1990년대생)가 전체의 50%를 차지했고 바링허우(80後·80년대생)가 40%를 차지해 20~30대가 주류를 이뤘다. 훙바오를 가장 많이 발송한 도시는 ‘경제 수도’ 상하이였고 항저우, 베이징, 광저우, 선전, 청두, 쑤저우가 뒤를 이었다. 중국인들은 훙바오를 보내면서도 행운을 나타내는 숫자를 선호했다. 재물운이 터진다는 의미의 파(發)와 발음이 비슷한 ‘8’이 들어간 8.88위안, 88.88위안씩 보내는 게 대부분이었고 13.14위안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1314는 이성이스(一生一世·한평생)와 발음이 비슷하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진중권 “안철수가 샌더스? 개그하고 있다” 직격탄

    진중권 “안철수가 샌더스? 개그하고 있다” 직격탄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경선후보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와 자신을 비교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에게 일침을 가했다. 안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에선 4일 샌더스 후보와의 공통점을 부각하는 발언들이 잇따라 나왔다. 국민의당에 합류한 장하성 고려대 교수도 “위대한 혁명의 조짐을 봤다”면서 “대한민국에서도 불평등한 구조를 바꾸려는 새로운 정치세력에게 분노를 통한 행동으로 참여함으로써 변화가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안 의원도 “총선에서 새누리당 의석을 과반 밑으로 떨어뜨리겠다”고 말한 뒤 샌더스 후보의 ‘주먹’ 사진을 따라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며 “소외된 80% 국민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진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씨가 자신이 샌더스와 비슷하다고 개그를 하셨다”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세 가지가 다르다”면서 “샌더스가 언제 힐러리 물러나라고 외치다가 탈당해서 다른 살림 차렸나요? 샌더스는 민주당 소속이 아닌데도 민주당 경선에 들어가서 힐러리랑 경쟁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쨰 차이는 샌더스는 민주당보다 진보적이어서 민주당을 왼쪽으로 견인하고 있다”면서 “반면 안철수는 종편과 보수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새누리당과 발을 맞추고 있다. 어디 샌더스가 공화당이랑 손잡고 ‘쎄쎄쎄’하던가?”라고 반문했다. 진 교수는 또 “세 번째 차이는 국민의 평가를 반영하는 지지율의 추이”라면서 “샌더스는 0%에서 시작해 50%로 올라가고 있다. 반면 안철수 씨는 50%에서 시작하여 0%로 내려가는 중이다. 서로 비교하기 좀 민망한 상황이죠”라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나아가 “하다 못해 유사품이라 하더라도 어디 비슷한 점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거 뭐 허경영도 아니고”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탈당 때는 스티브 잡스, 창당 후에는 샌더스라고 하니 총선 후에는 조지 클루니라고 할까봐 겁이 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4차 산업혁명 시대 연 日 지능형 로봇] “200여곳 업체와 교육·의료 등 고객 지향적 앱 개발”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4차 산업혁명 시대 연 日 지능형 로봇] “200여곳 업체와 교육·의료 등 고객 지향적 앱 개발”

    “현재 200개사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앱) 파트너를 중심으로 고객 지향적인 앱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도미자와 후미히데 사장은 지난달 27일 도쿄 페퍼 월드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지능로봇 페퍼의 진화를 통한 제4차 산업혁명을 이뤄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소프트뱅크의 준비는 무엇인가. -페퍼와 인공지능(AI), 페퍼와 사물인터넷(IoT)의 융합이 그 핵심이다. 이들을 융합시켜 4차 산업혁명을 만들어 내겠다. 금융기관이나 자동차 판매점 등에서 페퍼를 활용해 이미 고객 유치, 원가 절감 등의 효과를 올리고 있다. 법인 수요 확대에 대비해 페퍼의 생산 확대를 검토 중이다.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에서는 미국 IBM과 제휴했다. ‘아이가 로봇과 함께 성장한다’는 캐치프레이즈 속에 유아와 어린이 등에게 맞는 교육 콘텐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파트너들과의 협력 상황은. -앱 개발 협력사(벤더)가 있으며 교육, 노인 요양 등을 위한 간병과 케어 분야의 협력도 활발하다. 통신과의 결합 확대를 통해 스마트로봇으로 진화를 가속화하겠다. 법인용 페퍼를 지원할 조직도 정비했다. 오는 22일에는 비즈니스를 위한 로봇 앱 마켓도 연다. 이 회사는 페퍼의 감정 인식을 위해 인간의 소리 파형에서 감정을 인식하는 기술을 가진 일본 벤처기업과 제휴했고, 로봇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다루는 요시모토 로봇 연구소와의 협력을 통해 페퍼의 익살스러운 대화도 진화시키고 있다. → 페퍼를 한국에서 쓸 수 있나. -아직은 어렵다. 계속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부품과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 및 기능 확대를 해 나가야 하는데 준비가 더 필요하다. 페퍼의 해외 판매도 준비 중이지만 지역별 우선순위는 정해지지 않았다. 도미자와 사장은 저렴한 가격으로 가입자를 급증시킨 고속 대용량 광대역 통신, 태양광발전 등의 사업을 성공시켜 ‘미스터 신규 사업’으로 불리며 손정의 회장의 우등생으로 로봇 제조를 총괄하고 있다. 1972년생으로 1997년에 NTT에 입사해 일하다 2000년에 소프트뱅크로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4차 산업혁명 시대 연 日 지능형 로봇] 행원·커피점원·판매원·말벗…도쿄 곳곳서 ‘페퍼는 근무중’

    [2016 경제 새 길을 가자-4차 산업혁명 시대 연 日 지능형 로봇] 행원·커피점원·판매원·말벗…도쿄 곳곳서 ‘페퍼는 근무중’

    ‘페퍼월드’ 엔지니어 등 1만여명 성황 대중화 ‘착착’… 향후 30년 먹거리 ‘승부수’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 상점에 들어서니 인간형 로봇이 눈을 맞추며 팔을 흔든다. “이곳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라고 애교스럽게 말하며 허리를 뒤로 확 젖히고 두 팔을 벌려 반갑게 기자를 맞는다. 키 121㎝, 몸무게 29㎏에 새하얀 몸통의 10세 정도 아이의 몸만 한 크기다. 팔다리, 목과 몸통을 매끈하게 움직이면서 애교 있는 말씨로 기자에게 말을 건넸다. 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기도 했다. 손가락 관절이 부드러운 합성수지여서 악수도 할 수 있다. 이야기를 건네며 눈의 색깔까지 바뀌었다. 지능형 로봇 페퍼(Pepper)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질문을 건네며 가슴에 달린 대형 터치패드를 눌러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하라고 말했다. 일본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로도 응대했다. 3일 대형가전유통업체 야마다전기가 운영하는 야에스의 ‘콘셉트 라비 도쿄’의 1층 매장. 도쿄역을 길 하나 사이로 마주한 이 전자제품 매장은 관광객과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다. 1층 로비에서는 로봇 페퍼 두 대가 점원 대신 안내를 했다. 도쿄의 명동 긴자역 부근 대형 소프트뱅크 매장에서도 1층 로비에서 페퍼가 애교스럽게 손을 흔들며 손님을 맞았다. 도쿄 중심가 상점 등에서는 페퍼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미 은행, 커피 체인점, 부동산회사, 노인 요양시설 등에서 안내원, 점원 역할을 하고 있다. 노인 요양시설에서는 시간에 맞춰 노인들의 운동을 지도하는 트레이너 역할도 하고 말동무도 된다. 노래도 따라 부르고 춤도 추며 노인들의 기분을 맞춘다. “애완견 대신 페퍼”라는 말이 나올 만했다. 페퍼는 미즈호은행 등 37개 은행과 신용금고에서 행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지능형 로봇 페퍼는 가격 파괴를 통해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닛산자동차의 여성 전용 숍, 네슬레 매장의 커피머신 도우미, 이온몰의 판촉 활동도 맡는 등 500여 기업이 이를 도입했다. 감정 인식이 가능한 페퍼의 탄생은 2014년 6월. 소프트뱅크그룹은 가격 파괴로 이동전화 사업에서 자리잡았듯 페퍼도 대당 19만 8000엔(약 202만원)이라는 파격적인 판매 가격으로 대중화시키고 있다. 인터넷 기반의 클라우드 컴퓨터를 활용한 스마트 로봇이라는 데 그 잠재력이 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지만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생산가 이하로 파는 이유는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 외에도 빅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빅데이터와 인터넷에 연결되고 컴퓨터가 작동하는 로봇이다. 상점과 은행, 노인 요양소 등에서 쓰이는 페퍼는 매달 클라우드로 업데이트된다. 성장하고 달라지는 로봇인 셈이다. 인터넷이 화면에서 물건(사물)으로 옮아가고 있는 가운데 로봇을 빅데이터의 총아이자 이동통신의 거점으로 활용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로봇을 인터넷 경쟁의 싸움터로 끌어들여 앞으로 30년, 미래 먹거리로 승부수를 건 것이다. 인터넷 로봇에 미래를 건 것으로 이동통신 사업자 겸 종합인터넷 업체인 소프트뱅크는 페퍼를 처음부터 인간과 감정이 통하고 대화가 가능한 지능형 로봇으로 만들었다. 소프트뱅크는 창업 30년째이던 2011년 전 사원 공모를 거쳐 ‘앞으로 30년을 먹고살 사업’으로 로봇 페퍼 사업을 택했다. 당장 1~2년에 승패가 날 사업의 차원을 넘은 것이다. 소프트뱅크 미야우치 겐 사장이 “인공지능을 살린 네트워크 기반 지능형 로봇의 활용 기반을 닦고 있다. 페퍼가 이동전화기를 대체하는 통신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야우치 사장은 “2045년 일본의 노동인구가 2015년 대비 30% 정도 준다”며 30년 후를 거론했다. 지난달 27일 도쿄에서 열린 ‘페퍼 월드 2016’은 앱 개발자, 엔지니어, 기업 관계자 등 1만여명이 참가를 신청할 정도로 성황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올해를 “스마트로봇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2월 말까지 2600개 소프트뱅크 숍 전체에 페퍼를 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 앱이 장착된 페퍼 로봇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도쿄 시오도메, 이바라키를 비롯해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2월부터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올해를 대대적인 페퍼 확산의 계기로 삼겠다는 자세다. 다음달 28일에는 도쿄 미나미 아오야마에 로봇 페퍼만 근무하는 소프트뱅크 이동전화 단말기 무인 판매 숍을 연다. 페퍼가 고객의 의견을 듣고 상품을 소개하고 계약까지 맡는다. 안내, 계약 등 여러 대의 페퍼가 역할과 일을 분담한다. 페퍼의 대중화는 일본 벤처기업들의 로봇용 앱 개발을 자극한다. 좋은 앱 개발자들을 얼마나 더 많이 발굴해 내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지가 페퍼의 성패와도 직결돼 있다. GE 헬스케어의 오다 요시히로 선임엔지니어는 “병원에서 진단과 환자 안내 등에 사용하고 의사를 도울 페퍼 앱을 개발해 일부 병원에서 시험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의 페퍼 개발 전략은 관련 벤처와 업체들로부터 전방위 협력을 얻어 내는 방식이다. 프랑스 로봇 개발 벤처를 인수해 페퍼를 구현해 냈고, 저렴한 가격을 위해 제조는 중국의 팍스콘 등에서 한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나만의 올곧은 ‘논리와 견해’를 가져야/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열린세상] 나만의 올곧은 ‘논리와 견해’를 가져야/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연초부터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불안하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함께 원유 등 상품 가격의 변동 위험 등으로 심리적 경기지표들에서도 불안감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로 국내 주식시장도 여전히 수급이 불안하다. 이처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장기 침체 전망 등 지나칠 만큼 부정적인 논리로 시장의 공포감이 재생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계부채로 인해 장기적으로 아파트 값이 반값이 될 것”이라거나 “원화 가치가 급락해 환율이 다시 17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등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투자자들은 자산 가격이 어느 날 갑자기 반값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현상에서 가끔은 우리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즉 막연한 기대나 불안 심리를 갖기보다는 다양한 예측과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논리와 견해’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노후에 대비한 재무설계와 자산관리를 준비할 때 다양한 전망과 예측, 가능성 등을 고민한다. 쉬운 예로 중국 관련 투자를 할 때도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너무 다양한 주장들이 있어 어느 방향에 맞추어 투자를 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때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필요해졌다. 누군가의 주장과 말만 믿고 의사 결정을 하기에는 너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의 다양한 주장에 대한 구체적 논리와 견해를 분석하며 공부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느 대중가요 가사에 “넌 늙어 봤느냐? 난 젊어 봤다”라는 구절이 있다. 젊은 세대에 대한 냉소적인 뉘앙스의 일침이지만, 한편으론 무엇인가 경험했던 일들에 대해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구절이다. 경험하지 못해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우리는 항상 불안해하고 걱정한다. 불안하고 걱정되는 미래를 좀 더 현명하게 준비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모든 삶의 방식에서 나의 논리와 견해를 올곧게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디지털 플랫폼, 정보통신기술(ICT) 혁명 등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망과 출판물들이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벌써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전개될 세상의 변화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라지고 정확해질 것이다. 모든 것이 데이터로 관리되며 분석되고 그에 따른 대응 전략까지 구축되는 흐름이다. 우리 삶의 형태도 많이 변화할 것으로 본다. 금융시장의 환경도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급격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과거의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보다는 핀테크, 클라우드 펀딩, 로보 어드바이저 등 새로운 금융시장 환경이 전개되고 있다. 과거의 변화는 오프라인 금융 거래에서 온라인 서비스로의 변화처럼 서비스 이용의 방법이 바뀌었다면 이제 서비스 방법 이외에도 자본의 조달, 운용, 관리, 투자 등 모든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새로운 환경으로 급격히 변화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데이터를 이용한 최적의 맞춤형 금융 서비스들이 제공될 것이다. 유행처럼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남들의 견해에 의존하는 자산관리나 투자보다 자신의 환경과 조건에 맞는 자산관리가 필요한 때가 오고 있다. 이때 미래 예측에 대한 논리와 설득력 있는 견해가 판단 기준이 돼야 할 것이다. 미래는 항상 예측대로만 전개되지도 않는다. 그만큼 정확히 알 수 없기에 궁금하면서도 불안한 것이다. 우리도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노후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은 미래가 기대되면서도 두려워하고 있다. 이제 이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논리와 견해를 분석하며 준비하자는 것이다.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공부하고 분석하며 우리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가자.
  • [뉴스 분석] 안철수 “이번 선거에 모든 것 건다”… 교섭단체 구성이 최대 관건

    [뉴스 분석] 안철수 “이번 선거에 모든 것 건다”… 교섭단체 구성이 최대 관건

    새 인물 수혈·정책 등 반전카드 없으면 13%까지 추락한 지지율 반등 어려워‘현역 갈등·호남 물갈이’도 뇌관으로… 安·千·金 ‘3두체제’ 찰떡호흡이 숙제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4·13총선을 71일 앞둔 2일, 중도 정당의 깃발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안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지 51일 만이다. 안 의원이 2014년 3월 독자 창당을 중단하고 새정치민주연합과 합당한 지 23개월 만이기도 하다. 상임공동대표를 맡은 안 의원은 이날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오늘 누구도 가보지 못한 정치혁명의 길을 시작한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당이 첫 발자국을 내딛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저는 국민의당에, 이번 선거에, 저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혔다. 공동대표를 맡은 천정배 의원은 “3당 체제에서 국민의당이 제1당이 될 수 있는, 최소한 새누리당의 과반을 저지하며 제1야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안·천 의원을 공동대표로, 두 사람과 함께 김한길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웠다. 박주선·주승용 의원, 김성식 전 의원,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참여혁신수석 출신인 박주현 변호사가 최고위원으로 지명됐다. 지금껏 양당 구도를 허물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정주영(통일국민당), 이인제(국민신당), 정몽준(국민통합21), 문국현(창조한국당) 등 1987년 이후 이뤄진 도전은 번번이 실패했다. 자유민주연합(김종필)이 한때 원내 50석을 얻는 등 제3당 역할을 했지만 결국 2006년 소멸했다. 국민의당 또한 30~35%로 추산되는 중도·무당층을 겨냥한다. 국민의당이 존속하려면 4·13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그래야 안 의원도 2017년 대선을 도모할 수 있다. 우선 12~13%까지 추락한 지지율 반등이 절실하다.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경우 야권 내 힘의 균형이 더민주로 급격하게 쏠리게 된다. 국민의당으로서는 설 민심 잡기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새 인물 수혈이나 새누리당·더민주와 차별화된 어젠다 선점 등 반전카드가 마땅치 않다. 안철수·천정배·김한길 등 사실상 ‘3두체제’의 순항 여부도 변수다. 안 의원 측근 그룹과 더민주 탈당파 현역 의원 간 갈등, ‘호남 물갈이’를 주장해 온 천 의원과 현역의원 간 갈등 등 ‘뇌관’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총선 야권연대도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야권연대를 안 하자니 수도권에서 참패가 예상되고 단일화를 하자니 ‘새 정치’란 지향점을 잃게 되기 때문에 딜레마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대전 장진복 기자 vivian49@seoul.co.kr
  • 한상진 “땀나게 뛰어라”… 安·千·金에 운동화 선물

    당원·지지자 등 8000여명 참석 성황… 鄭 의장 “의회정치 구현 영상 메시지 “한국 정치를 바꾸는 정치혁명의 대장정에 함께해 주십시오.” 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제3당 출범을 선언하는 안철수 의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행사장은 참석자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이날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로 선출된 안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오늘 낡은 정치·구정치 체제의 종식을 선언한다”며 “우리는 온몸을 던져 정치 부패, 반목과 대립, 갑질과 막말 문화를 완전하게 퇴출시키고 정치의 새로운 장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쟁점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며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민생정책회담’을 재차 제안했다. 이날 창당대회는 8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당원과 지지자 등으로 발 디딜 틈 없이 성황을 이뤘다. 더민주를 탈당한 정대철 전 고문과 동교동계 권노갑 전 고문, 국민의당을 ‘외곽 지원’하기로 한 김병준 전 노무현 정부 청와대정책실장,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 더민주 우윤근 비상대책위원 등이 축하 사절로 참석했다. 한때 국민의당 ‘영입설’이 제기됐던 정의화 국회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국민의당 창당을 계기로 우리 정치가 사생결단식 정치에서 벗어나 의회정치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진행된 행사에는 사각 무대가 아닌 원 모양의 무대가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축사를 한 정 전 고문은 “그동안 전당대회에 76번 정도 왔었는데 이런 무대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보낸 화환이 놓였다.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발에 땀나도록 뛰라”며 안철수·천정배·김한길 공동선대위원장의 목에 운동화를 걸어줬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이날 국민의당 합류를 결정했다. 당내에서는 이 명예교수에게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나 공천심사위원장직을 맡기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에 대해 “(이날 창당한)국민의당이 잘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소망과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은 다를 수 있어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대전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2016 美 대선 첫 선택] 클린턴·샌더스 0.35%P 차 초박빙… 모두 놀라게 한 아이오와

    클린턴 대의원 23명·샌더스 21명 확보… 샌더스 “아이오와 정치혁명 시작됐다” 클린턴 “믿을 수 없는 밤” 애써 태연… 트럼프 “2등 했지만 영광스럽다” 공화당 3위 루비오, 나홀로 승리 선언 “결과는 ‘사실상 동률’입니다.” 미국 대선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린 1일 밤 10시 40분쯤(현지시간) 디모인 한 호텔 컨벤션센터에 부인과 함께 나타난 민주당 버니 샌더스 후보는 개표가 95% 진행된 상태에서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49.9% 대 49.6%로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자 이렇게 외쳤다. 샌더스의 일성에 지지자들은 우뢰와 같은 환호를 보냈다. 그들은 ‘버니, 버니’, ‘버니를 느껴라’(Feel the Bern)를 외치며 샌더스의 ‘사실상 승리’를 축하했다. 샌더스는 이에 “아이오와가 정치혁명을 시작했다”며 “우리가 이 나라를 변혁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샌더스보다 20분쯤 먼저 인근 한 대학에서 소감 연설에 나선 클린턴은 개표 초기 5% 포인트 이상 앞서다가 1% 포인트 이내로 격차가 좁혀졌지만 승리를 예감한 듯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믿을 수 없는 밤이고 명예다. 아이오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승리를 선언하지는 못했지만 “여러분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최종 후보가 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표 결과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23.1%라는 높은 득표율로 공화당에서 안정적인 3위를 차지한 마코 루비오 후보의 이날 연설은 ‘승리 선언’과 다름없었다. 공화당 코커스 결과가 결정된 뒤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루비오는 “모두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는데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다”며 “우리는 클린턴과 민주당을 물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에 이어 단상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는 2위로 전락한 사실에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지만 “2등을 했지만 영광스럽다. 다른 후보들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마틴 오맬리 후보와 공화당 마이크 허커비 후보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경선 중단을 선언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클린턴·샌더스 양자 구도로 진행되게 됐고, 공화당은 크루즈·트럼프·루비오 3강 구도가 형성되게 됐다. 앞서 이날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코커스에서 만난 사람들은 학교와 교회, 도서관 등에 차려진 선거구에서 적게는 50여명, 많게는 600여명씩 모여 차기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기자가 찾은 디모인 먼로초등학교에서 열린 코커스에는 민주당·공화당 지지자들이 체육관과 도서관 등을 나눠 차지한 뒤 각 당 전통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의 투표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클린턴과 샌더스, 오맬리 그룹으로 나누어 모인 뒤 유권자들이 순서대로 자신의 번호를 불러 합계를 계산했다. 결과는 샌더스 252명, 클린턴 235명, 오맬리 28명. 15%를 얻지 못한 후보 지지자들이 2차 투표를 하면서 샌더스와 클린턴 지지자들이 오맬리 지지자들을 붙잡기 위해 치열한 구애 작전을 펼쳤고, 결국 샌더스 266표, 클린턴 245표로 각각 카운티 컨벤션에 참가할 대의원 6명씩을 얻었다. 코커스 한곳에서만 봐도 샌더스와 클린턴이 박빙의 승부를 벌인 것이다. 디모인(아이오와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박춘희 서울 송파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박춘희 서울 송파구청장

    박춘희 서울 송파구청장은 ‘유능한 행정가’다. 박 구청장의 신산한 삶의 역정은 해리 포터의 작가인 조앤 롤링의 한국판에 가깝고, 사법고시 합격으로 인생 역전을 했다는 점에서는 ‘여성 노무현’이라 할 만하다. ‘고생을 즐겨라, 포기하지 말자, 최선을 다하라’를 3대 좌우명으로 삼고 제2의 르네상스를 준비하는 송파구의 구석구석을 누비는 박 구청장을 만났다. 경남 산청에서 태어난 박 구청장은 어려서 웅변을 배워 여학생회장과 학생회 임원을 도맡았다. 주위 어른들은 커서 여성으로서는 가장 많은 5선 국회의원을 지낸 고 박순천 의원처럼 되리라고 기대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국립대인 부산대 의류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았으나 결혼 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이혼 뒤 아이들을 데리고 상경해 홍익대 앞에서 분식집을 차리고 떡볶이를 팔았다. 고된 일상 속에 아이들 교육에 신경 쓰지 못하는 것이 마음의 짐이었던 그는 결국 남매를 시집으로 돌려보냈다. 공허함에 몇 날 며칠을 눈물로 보내다 38살에 사법고시 도전을 결심했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시작한 눈물의 도전은 10년 만에 열매를 맺었다. 2002년 48살에 최고령 합격자가 된 것이다. 사법연수원에서도 박 구청장의 여장부 기질은 이어졌다. 사법연수원 최초의 여성 자치회장을 맡았다. 이때 그는 당시 아름다운 재단 이사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특강의 주인공으로 초청했다. 박 시장의 고향은 박 구청장의 이웃인 경남 창녕이다. 박 시장이 ‘고향 오빠’뻘 되느냐고 하자 박 구청장은 웃음을 터뜨리며 “법조계의 한참 선배이긴 하지만 박 시장이 두 살 어리니 고향 동생쯤 되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1954년생, 박 시장은 1956년생이다. 서울시 구청장 25명 가운데 박 구청장은 유일한 변호사다. 그는 박 시장과 일명 ‘박원순법’을 놓고 법적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박원순법은 이름은 법이지만 실제로는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 대책으로 마련된 ‘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이다. 박원순법은 공무원이 1000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송파구의 도시관리국장은 박원순법의 첫 사례로 지난해 7월 해임됐다. 50만원짜리 상품권을 받은 국장은 소송을 냈고, 송파구는 상품권의 직무 관련성이 없고 재량권 남용이란 이유로 1심에서 패소했다. 검사의 항소하지 말라는 지휘에도 서울시의 요구에 항소할 수밖에 없었던 송파구는 2심에서마저 패해 결국 넉 달 만에 원래 자리로 국장을 복귀시켰다. 이 복귀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박 시장의 청렴 의지가 퇴색됐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법원 판결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의 판단과 다를 수 있다 해도 서울시 직원 모두가 공직 윤리를 엄정하게 지켜 가야 한다. 의회를 통해 새로운 입법 요구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도시관리국장의 복귀는 법원의 명령을 따른 것일 뿐”이라며 “‘박원순법’은 법이 아닌 만큼 박 시장의 의견은 개인적인 고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청소년과를 신설하는 등 청소년 정책에 관심이 높다. 잠실종합운동장 부근인 잠실본동 194-7에 ‘청소년 문화의 집’을 2018년 개관할 계획이다. 서울시 투자심사를 통과한 청소년 문화의 집은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로 진로직업 체험 공간, 동아리 활동을 위한 다목적홀, 스튜디오, 북카페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송파구에는 이미 22곳의 청소년 문화 공간 ‘또래울’이 있다. 또래울은 학교가 끝난 뒤 청소년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동주민센터, 복지관 등의 유휴 공간을 활용했다. 청소년들은 또래울에서 자유롭게 공부, 취미 활동, 직업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 프랑스에 다녀왔다.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아동 친화 도시’가 가장 많은 프랑스의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지방정부를 ‘아동 친화 도시’로 키우는 기초자치단체장들과 함께 파리를 방문해 프랑스가 68혁명 이후 전국에 1000여개를 만든 청년 지원 공간인 청년정보기록센터를 눈으로 확인했다. 유네스코의 아동 친화 도시는 0~18세가 대상으로 송파구가 목표로 하는 ‘아동·청소년이 행복한 송파’와 맞아떨어진다. 송파구는 2012년부터 ‘책 읽는 송파’ 사업을 벌여 독서문화 대표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주민들이 어디서나 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독서 인프라를 조성하고, 생활 속 책 읽기 운동을 벌였다.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2018년에는 책 박물관도 문을 연다. 송파 책 박물관은 책 전문 박물관으로 책이 인간에게 주는 가치를 조명해 자연스럽게 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전국 최초의 책 전문 공립박물관이다. 도서관이 아니라 책 박물관인 이유는 박물관은 특정 분야의 책으로만 공간을 채우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책과 관련한 시대별 유물, 사진, 신문기사, 영상매체 등을 활용해 책의 내용뿐 아니라 책의 탄생 배경, 사회적 파급력 등 책을 둘러싼 문화사를 조명해 책의 가치를 보여 줄 예정이다. 책 박물관은 또 시민 참여 기획전을 열어 시민들의 책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울 계획이다. 개관전으로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국난 극복사’를 주제로 한 전시를 준비한다. 근현대 책의 흐름과 책의 미래상, 종이·활자·디자인 등 책의 구성 요소에 대한 예술적 접근도 전시를 통해 시도하게 된다. 박 구청장은 “책 박물관은 ‘책 읽는 송파’ 사업의 대단원의 막이면서 새로운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송파구는 강남, 서초구와 함께 ‘강남 3구’로, 구청장들의 이름이 ‘희’로 끝나 ‘희 자매’로 불린다. 박춘희 송파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모두 희 자 돌림이다. 같은 여성에 새누리당 기초자치단체장이란 공통점을 가진 이들은 두 달에 한 번 정도 지역을 돌아가며 식사 자리를 갖는다. 여성에 소속 정당이 같은 신계용 경기 과천시장도 같이한다고 한다. 한전 부지를 산 현대자동차가 낼 공공기여금 배분 등 각종 현안을 놓고 서울시와 갈등과 협의를 반복하는 강남구청장은 은근히 박 구청장을 부러워한다고 한다. 강남구청장은 현대차의 공공기여금 1조 7000억원을 모두 강남구 발전을 위해 사용해도 모자란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수도권 남부 여성 기초단체장 모임에서 “나는 ‘악악’대서 겨우 돈을 받는데 송파구는 가만히 있어도 돈이 들어오니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다. 송파구는 공공기여금 가운데 송파구로 올 것으로 예상하는 2000억원을 잠실운동장 리모델링과 탄천변 일대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매년 100억원 이상이 유지와 보수에 드는 잠실종합운동장은 시설 개선을 통해 한류문화 확산 거점이자 스포츠 메카로 재단장한다. 2017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조성 계획이 완료되면 2023년 잠실종합운동장은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로 재탄생된다. ‘늙은’ 서울시에서 송파구는 123층 롯데월드타워 건설과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 위례·문정지구 등 활발하게 개발이 진행되는 역동적인 지역이다. 석촌호수 물 빠짐과 같은 안전 문제를 비롯해 개발에 따른 각종 문제도 만만치 않다. 박 구청장은 모든 문제의 매듭을 찬찬히 풀어내고 있다. 안전, 복지, 경제, 문화·관광, 청소년, 도시·교통 등 6개의 큰 분야별로 모두 합해 65개에 이르는 공약사업도 분기별로 추진 상황 보고서를 펴낼 정도로 꼼꼼하게 실천하고 있다. “송파구는 전체 면적의 3분의1에서 대규모 개발이 진행될 정도로 낡은 서울시에 산소 역할을 하는 지역”이라며 박 구청장은 거대한 지각변동 끝에 더 행복하고 성장한 송파구가 얼굴을 내밀 것이라고 장담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열린 구글, 닫힌 애플 넘어 세계 1위로

    열린 구글, 닫힌 애플 넘어 세계 1위로

    개방·혁신 통해 미래 산업 개척… 애플은 아이폰만 집착하다 굴욕 헨리 체스브로 미국 버클리대 교수는 2003년 기업 내부뿐 아니라 외부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받아들이는 혁신이 앞으로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이다. 2일 미국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이 애플을 제치던 순간, 많은 이들은 체스브로 교수가 말한 ‘개방형 혁신’을 다시 떠올렸다. 검색엔진 업체로 출발한 구글이 아이폰이라는 21세기 최고 발명품을 만든 애플을 넘어선 힘은 개방이라는 것이다. ‘열린’ 구글이 ‘닫힌’ 애플을 끌어내렸다는 비유와 맥을 같이한다. 이날 알파벳은 시간외 거래에서 6%나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5700억 달러(약 686조원)로 늘어났다. 5346억 달러(약 643조원)에 그친 애플을 제치고 ‘세계 대장주’ 자리에 오른 것이다. 장 종료 직후 발표된 구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17.8%나 증가한 213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2013년 3분기 이후 시총 1위를 내리 고수하던 애플은 2년여 만에 쓸쓸히 왕좌에서 내려왔다. 1년 전만 해도 구글의 시총은 3600억 달러로 애플(6900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애플이 매출 증가 한계에 부딪힌 아이폰에만 집착한 사이, 구글은 안드로이드(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유튜브, 지도, 광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무인자동차와 드론배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구글은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 80% 이상을 장악했다. 사람들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는 서로 달랐지만, 손가락으로 클릭하는 소프트웨어는 안드로이드였다.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킨 애플도 iOS라는 탁월한 운영체제를 갖고 있었으나 아이폰 등 자사제품에만 공급하며 고립됐다. 과거 스티브 잡스가 개발한 매킨토시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연계한 타사 PC에 밀린 것과 비슷한 현상이 재현됐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모든 것을 개방한 구글이 절반만 오픈한 애플을 따라잡았다”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기업은 대부분 플랫폼을 열어젖힌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구글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을수록 수익이 나는 회사가 된 반면 기기를 팔아야 하는 애플은 낮을수록 유리하다”며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시장의 성장세가 꺾인 것이 구글과 애플 시총 역전의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1위…2위 버니 샌더스와 0.2% 차이 ‘깜짝’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1위…2위 버니 샌더스와 0.2% 차이 ‘깜짝’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1위…2위 버니 샌더스와 0.2% 차이 ‘깜짝’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미국 아이오와 주의 민주당 당원대회(코커스) 결과가 나오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사실상 동률”이라며 기염을 토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일(현지시간) 밤 코커스 개표가 약 95% 진행된 상태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며 “믿을 수 없는 밤이고, 믿을 수 없는 명예”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설이 진행된 시점에도 클린턴 전 장관의 득표율 49.8%는 샌더스 의원의 득표율 49.6%를 근소한 차이로만 앞서는 상황이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득표 순위를 언급하거나 승리 선언을 하는 대신 “샌더스 상원의원과 진정한 논쟁을 하게 돼서 흥분된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다른 이들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치하한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당이 어떤 것을 표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자”고 제안했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을 이어간 클린턴 전 장관은 “여러분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며 “나와 함께 후보 결정의 장으로 가자”고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별도 장소에서 연설에 나선 샌더스 의원은 “오늘 밤의 결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동률”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지지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샌더스 의원의 이름 “버니”를 연호했고, 샌더스 의원은 잠시 연설을 이어가지 못한 채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경선 결과에 대해 “기성 정치권과 기성 경제(제도), 그리고 기성 언론에 아이오와 주민들이 매우 의미깊은 메시지를 던졌다”고 자평했다. “아이오와 주가 오늘 밤 정치혁명을 시작했다”고 강조한 샌더스 의원은 “우리가 이 나라를 변화시키겠다”며 연설을 마쳤다. 한편 공화당 경선에서는 ‘쿠바 이민자의 아들’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트럼프 돌풍’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크루즈 의원의 지지율은 27.7%로, 24.3%에 그친 도널드 트럼프를 3.4% 포인트 차로 제쳤다. 크루즈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게 계속 밀렸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디모인 레지스터-블룸버그의 마지막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크루즈 의원은 23%를 얻어 25%를 기록한 트럼프에게 5%포인트 차로 뒤진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1위…2위 버니 샌더스와 0.2% 차이 “후보들 반응은?”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1위…2위 버니 샌더스와 0.2% 차이 “후보들 반응은?”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1위…2위 버니 샌더스와 0.2% 차이 “후보들 반응은?”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미국 아이오와 주의 민주당 당원대회(코커스) 결과가 나오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사실상 동률”이라며 기염을 토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일(현지시간) 밤 코커스 개표가 약 95% 진행된 상태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며 “믿을 수 없는 밤이고, 믿을 수 없는 명예”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설이 진행된 시점에도 클린턴 전 장관의 득표율 49.8%는 샌더스 의원의 득표율 49.6%를 근소한 차이로만 앞서는 상황이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득표 순위를 언급하거나 승리 선언을 하는 대신 “샌더스 상원의원과 진정한 논쟁을 하게 돼서 흥분된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다른 이들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치하한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당이 어떤 것을 표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자”고 제안했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을 이어간 클린턴 전 장관은 “여러분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며 “나와 함께 후보 결정의 장으로 가자”고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별도 장소에서 연설에 나선 샌더스 의원은 “오늘 밤의 결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동률”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지지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샌더스 의원의 이름 “버니”를 연호했고, 샌더스 의원은 잠시 연설을 이어가지 못한 채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경선 결과에 대해 “기성 정치권과 기성 경제(제도), 그리고 기성 언론에 아이오와 주민들이 매우 의미깊은 메시지를 던졌다”고 자평했다. “아이오와 주가 오늘 밤 정치혁명을 시작했다”고 강조한 샌더스 의원은 “우리가 이 나라를 변화시키겠다”며 연설을 마쳤다. 한편 공화당 경선에서는 ‘쿠바 이민자의 아들’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트럼프 돌풍’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크루즈 의원의 지지율은 27.7%로, 24.3%에 그친 도널드 트럼프를 3.4% 포인트 차로 제쳤다. 크루즈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게 계속 밀렸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디모인 레지스터-블룸버그의 마지막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크루즈 의원은 23%를 얻어 25%를 기록한 트럼프에게 5%포인트 차로 뒤진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간신히 1위…2위와 0.2% 차이 ‘깜짝’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간신히 1위…2위와 0.2% 차이 ‘깜짝’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간신히 1위…2위와 0.2% 차이 ‘깜짝’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미국 아이오와 주의 민주당 당원대회(코커스) 결과가 나오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사실상 동률”이라며 기염을 토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일(현지시간) 밤 코커스 개표가 약 95% 진행된 상태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며 “믿을 수 없는 밤이고, 믿을 수 없는 명예”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설이 진행된 시점에도 클린턴 전 장관의 득표율 49.8%는 샌더스 의원의 득표율 49.6%를 근소한 차이로만 앞서는 상황이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득표 순위를 언급하거나 승리 선언을 하는 대신 “샌더스 상원의원과 진정한 논쟁을 하게 돼서 흥분된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다른 이들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치하한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당이 어떤 것을 표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자”고 제안했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을 이어간 클린턴 전 장관은 “여러분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며 “나와 함께 후보 결정의 장으로 가자”고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별도 장소에서 연설에 나선 샌더스 의원은 “오늘 밤의 결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동률”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지지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샌더스 의원의 이름 “버니”를 연호했고, 샌더스 의원은 잠시 연설을 이어가지 못한 채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경선 결과에 대해 “기성 정치권과 기성 경제(제도), 그리고 기성 언론에 아이오와 주민들이 매우 의미깊은 메시지를 던졌다”고 자평했다. “아이오와 주가 오늘 밤 정치혁명을 시작했다”고 강조한 샌더스 의원은 “우리가 이 나라를 변화시키겠다”며 연설을 마쳤다. 한편 공화당 경선에서는 ‘쿠바 이민자의 아들’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트럼프 돌풍’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크루즈 의원의 지지율은 27.7%로, 24.3%에 그친 도널드 트럼프를 3.4% 포인트 차로 제쳤다. 크루즈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게 계속 밀렸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디모인 레지스터-블룸버그의 마지막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크루즈 의원은 23%를 얻어 25%를 기록한 트럼프에게 5%포인트 차로 뒤진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알파고’가 프로 바둑에 도전장을 던진 까닭은/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알파고’가 프로 바둑에 도전장을 던진 까닭은/조현석 체육부장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가 다음달 서울에서 승부를 겨룬다. 세계 바둑 최강자와 컴퓨터의 대국에 과학계와 바둑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둑계에서는 알파고의 바둑 실력이 역대 최고인 것은 분명하지만 정상급 프로기사를 이기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최근 만난 바둑계 인사는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중국계 프로기사 판후이 2단에게 5전 전승을 거둔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아직 정상급 프로기사를 이기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5000년 바둑사에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대국”이라고 평가했다. 서양을 대표하는 보드게임인 체스에서는 이미 1997년 슈퍼컴퓨터가 세계 체스 챔피언을 꺾었지만 바둑은 컴퓨터가 인간을 넘기 힘든 분야로 여겨졌다. 가로세로 19줄, 361개의 점으로 이뤄진 바둑판에는 무한대의 경우의 수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알파고가 바둑에 도전장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은 ‘딥러닝’이라는 기술 덕분이다. 딥러닝은 컴퓨터에 사람의 사고방식을 가르쳐 스스로 학습하게 하는 알고리즘이다. 알파고는 프로기사들의 대국 3000만건의 기보를 입력받아 데이터를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을 했다고 한다. 이는 인간이 바둑을 1000년 학습한 것과 맞먹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그렇다면 왜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는 100만 달러(약 12억원)라는 거액의 상금을 내걸고 도전에 나선 것일까. 그 해답은 빅데이터의 활용과 맞물려 있다. 바둑 소프트웨어에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예상 확률을 알아낸 뒤 더 높은 확률을 선택을 하는 컴퓨터 기법인 ‘몬테카를로 트리탐색’ 기법이 적용된다.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를 더욱 발전시켜 바둑만큼 복잡한 실생활에 인공지능을 적용한다는 복안이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 대국 취지에 대해 “알파고는 바둑뿐만 아니라 아니라 실생활 어디에든 적용될 수 있다. 알파고가 사회의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쓰이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실생활에 적용되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개인 선호도를 찾아 최적의 여행 플랜을 짜줄 수 있고, 의료 분야에서는 다양한 환자의 증상을 학습해 이에 맞는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기초 데이터를 입력하면 컴퓨터가 상황에 맞춰 기사를 쓰는 시대도 조만간 도래한다. ‘로봇 프로 바둑기사’는 물론 ‘로봇 여행 플래너’, ‘로봇 의사’, ‘로봇 기자’ 등 다양한 전문직종에서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하게 된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끝난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일으킬 4차 산업혁명’이라는 주제가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는 2020년까지 5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인공지능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면서 인간의 노동 영역을 대체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 세계가 4차 산업혁명에 뛰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을 그냥 흥미로운 이벤트로만 보기에는 많은 여운이 남는다. 기술의 변화에 따라 일자리가 사라지고, 생겨나는 현실에서 우리나라도 이제 4차 혁명에 적응하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 컴퓨터가 바둑 최강자를 이길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이왕이면 그 주역이 우리나라의 기술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hyun68@seoul.co.kr
  • 돌풍 vs 조직력 vs 유명세… ‘한 표라도 더’ 한밤중까지 총력전

    돌풍 vs 조직력 vs 유명세… ‘한 표라도 더’ 한밤중까지 총력전

    ‘바람이냐, 조직이냐, 유명세냐.’ 31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 시내에 위치한 캐피털스퀘어빌딩 미디어센터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2000명이 넘는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미디어센터 인근은 물론, 학교·극장·체육관 등 미 대선 공화당·민주당 후보 10여명이 이날만 20여 차례의 유세를 벌이면서, 인구 300만명 규모인 아이오와가 하루 종일 들썩였다. 대선 경선 포문을 여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하루 앞두고 디모인에서 만난 양당 후보들의 지지자들과 캠프 관계자들은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며 표심 잡기에 총력전을 벌였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1일 오후 7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부터 공화당 1682개, 민주당 1683개 선거구에서 열린다. ●자유로운 ‘샌더스 캠프’ 일사불란 ‘힐러리 캠프’ 디모인 다운타운 인근에 있는 민주당 후보 버니 샌더스 캠프 사무실은 지지자들과 자원봉사자들로 발 딛을 틈이 없었다. 로이 켄터(62) 부부는 “샌더스만이 월스트리트를 개혁하고 더욱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며 “그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을 지지한다. 그의 지지율은 단순히 바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자원봉사에 나섰다는 간호사 메리 힉스(50)는 “샌더스의 ‘메디케어포올’(모든 사람을 위한 의료보험) 정책이 ‘오바마케어’보다 낫다”며 “코커스에서 샌더스가 1등을 차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샌더스 캠프는 상당수를 차지하는 히스패닉·흑인 등 유색인종 지지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피자를 나눠 먹으며 막판 캠페인을 벌였다면, 힐러리 클린턴 캠프 사무실은 일반 회사와 같은 분위기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유권자 독려에 주력하고 있었다. 공보 담당자 패트 버윙클(35)은 “마지막 순간까지 유권자들에게 순서대로 계속 전화를 돌려 지지를 확인하고 있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듯 우리가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 세실리아 스트롱(22)은 “한순간 바람이나 유명세보다는 조직이 이긴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들 문전박대… 꽁꽁 틀어 막은 ‘트럼프 캠프’ 반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캠프 사무실은 백인 지지자 일부만 보일 뿐 썰렁한 분위기였다. 캠프 관계자는 찾아간 기자들에게 “언론 담당자가 트럼프 후보를 따라 유세 중이니 나중에 연락하라”며 문전박대하면서, 사진 촬영조차 막았다. 트럼프는 전날에 이어 이날 벌인 유세에서도 내외신 일부 언론의 접근을 막았다. 후보들은 이날 저녁 늦게까지 아이오와 도시들을 누비며 “나를 찍어달라”고 목청을 높여 호소했다. 오후 7시 30분쯤 디모인 한 대학 농구장에 나타난 샌더스는 열광하는 지지자들에게 “정치혁명을 이루겠다”고 외쳤다. 오후 9시쯤부터는 클린턴이 디모인 한 고교 강당에 남편 빌, 딸 첼시와 함께 등장해 “준비된 후보인 나를 아이오와가 지지해 달라”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최근 불거진 ‘개인 이메일 스캔들’을 둘러싸고 샌더스와 설전을 벌이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는 아이오와 북서부 수시티 한 극장 유세에서 최근 자신을 공개 지지한 복음주의 기독교 지도자 제리 폴웰 리버티대 총장과 대화를 나누며,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의 지지 기반인 복음주의 기독교 표심 공략에 열을 올렸다. 크루즈는 유세에서 부인, 아버지 등과 함께 등장, 트럼프를 겨냥하며 “나쁜 선택을 하기에는 위험이 너무 큰 시점”이라며 “우리는 다시 속아서는 안 된다”고 한 표를 호소했다. 디모인(아이오와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간신히 1위 차지…반응 어떤가 보니?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간신히 1위 차지…반응 어떤가 보니?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힐러리 간신히 1위 차지…반응 어떤가 보니? 미국 대선 아이오와 경선 미국 아이오와 주의 민주당 당원대회(코커스) 결과가 나오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사실상 동률”이라며 기염을 토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일(현지시간) 밤 코커스 개표가 약 95% 진행된 상태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며 “믿을 수 없는 밤이고, 믿을 수 없는 명예”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설이 진행된 시점에도 클린턴 전 장관의 득표율 49.8%는 샌더스 의원의 득표율 49.6%를 근소한 차이로만 앞서는 상황이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득표 순위를 언급하거나 승리 선언을 하는 대신 “샌더스 상원의원과 진정한 논쟁을 하게 돼서 흥분된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다른 이들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치하한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당이 어떤 것을 표현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자”고 제안했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을 이어간 클린턴 전 장관은 “여러분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며 “나와 함께 후보 결정의 장으로 가자”고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별도 장소에서 연설에 나선 샌더스 의원은 “오늘 밤의 결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동률”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지지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샌더스 의원의 이름 “버니”를 연호했고, 샌더스 의원은 잠시 연설을 이어가지 못한 채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경선 결과에 대해 “기성 정치권과 기성 경제(제도), 그리고 기성 언론에 아이오와 주민들이 매우 의미깊은 메시지를 던졌다”고 자평했다. “아이오와 주가 오늘 밤 정치혁명을 시작했다”고 강조한 샌더스 의원은 “우리가 이 나라를 변화시키겠다”며 연설을 마쳤다. 한편 공화당 경선에서는 ‘쿠바 이민자의 아들’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트럼프 돌풍’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크루즈 의원의 지지율은 27.7%로, 24.3%에 그친 도널드 트럼프를 3.4% 포인트 차로 제쳤다. 크루즈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게 계속 밀렸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디모인 레지스터-블룸버그의 마지막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크루즈 의원은 23%를 얻어 25%를 기록한 트럼프에게 5%포인트 차로 뒤진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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