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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폭풍으로 中 부수자” 명기

    北 “핵폭풍으로 中 부수자” 명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한 중국에 핵무기로 맞서자는 내용이 북한 노동당 내부 문서에 적시됐다고 일본 지지통신과 산케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지지통신과 산케이신문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로켓(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가 지난 2일 채택된 뒤인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중앙본부에서 각 지방을 총괄하는 도당위원회에 보낸 방침지시문을 입수했다고 소개했다. 지시문에는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사회주의를 배신한 중국의 압박 책동을 핵폭풍의 위력으로 단호히 짓부숴 버리자”는 제목이 붙었다. 지시문은 또 “중국이 유엔 제재의 미명 아래 패권적 지위가 흔들리지 않게끔 하려고 우리에 대한 제재에 진심으로 찬동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대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했다. 더불어 ‘중국에 털끝만큼의 환상도 갖지 말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거론하며 “중국과 동등하게 대응해 우리를 깔보는 태도를 바꾸게끔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이어 “더 가혹한 시련이 다가와도 한마음으로 김정은 원수님의 주위에 단결해 주체 혁명의 종국적 승리를 향해 강하게 싸우자”고 호소하는 내용도 적혀 있다. 도쿄의 한 대북 전문가는 “시진핑 정부를 핵으로 위협하고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전문가는 “북한이 지시문을 보냈다고 믿기가 쉽지 않지만 중국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기 위해 언론에 분위기를 흘리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시문이 손으로 쓴 것이란 점에서 의구심을 표시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의 첫인상은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에서 천재 바둑기사 택이의 아빠로 나온 금은방 주인 ‘봉황당’과 비슷하다. 좋다, 싫다 표현이 잘 없고 정치인 특유의 말 부풀리기나 너스레도 없다. 말 없고 온순한 듯 보이는 그는 “‘응팔’에서 자녀들에게 막말은 해도 속마음은 따뜻한 덕선이 아빠가 좋아 보였다”고 할 정도로 지역 주민과 도봉구를 사랑하는 다정한 사람이다. 요즘 그의 화두는 드라마 ‘응팔’의 인기로 집중 조명받는 도봉구를 도시재생사업과 아레나 건설을 통해 진정한 문화도시로 키우는 것이다. “드라마 ‘응팔’로 쌍문동 지역이 떴는데 관심에 걸맞은 명소로 어떻게 만들어 볼지 고민입니다. 드라마 인기만으로 도시를 발전시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50억원을 지원하는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발전 방안을 찾아야지요.” 지난달 15일 도봉구에서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쌍문동의 정의여고에 전국 각지에서 2500여명에 이르는 ‘응팔’ 팬이 몰려든 것이다.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의 사인회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전날인 일요일 밤부터 정의여고에 진을 쳤다. 구 직원들의 요청으로 학교 강당을 개방, ‘응팔’ 팬들의 안전을 챙겼다. 또 배우의 사인을 받으려고 날밤을 새운 팬 덕에 구 직원들도 덩달아 밤을 지새웠다. 도봉구의 최고층 건물은 다름 아닌 16층짜리 도봉구청이다. 영화관도 없어 올해 말 도봉구민회관 옆에 문을 여는 CGV 극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원래 20~30년 전만 해도 도봉구에는 미원, 샘표간장, 삼풍제지, 삼양식품 등 큰 제조공장이 많았다. 하지만 이 공장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빈자리에는 아파트만 들어섰다. ●둘리뮤지엄 ‘응팔’ 인기 업고 문화도시 도약 도봉구를 비롯한 노원, 강북, 성북의 동북 4구는 일자리는 없고 잠만 자는 베드타운의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역이다. 동북 지역 주민들의 주요 이동수단인 지하철 4호선은 종점인 당고개부터 승객들이 오로지 승차만 하다 동대문역에 이르러서야 조금씩 하차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둘리뮤지엄을 열어 도봉구가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문화도시의 잠재력을 무궁무진하게 가진 곳임을 알렸다. 그가 도봉구에 터를 잡게 된 것은 고(故) 김근태 의원 때문이다. 그는 전주고 3학년 때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이 복직 활동을 하다 똥물을 뒤집어쓴 사진을 보고 머리가 거꾸로 서는 경험을 했다. 이 사진 한 장 때문에 고려대 영문과에 입학해서는 야학 교사로 활동했고, 졸업 후에는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다. 15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그는 중간에 야학 교사 모임에서 만난 아내와 리영희 선생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한 지 3년 만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이 구청장의 사연은 웃음이 나면서도 서글프다. 홍제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던 중 하나밖에 없는 어린 아들의 이름이 민혁이라고 하자 수사관은 “대를 이어 민중혁명하겠다는 뜻이야? 너나 하고 말 것이지, 아들까지 시킬래?”라며 어깃장을 놓았다. ●정치 스승인 고(故) 김근태 의원 진정성 닮아 도봉갑에 출마한 김근태 의원의 선거운동을 돕다 도봉구청장까지 된 그는 김 의원에 대해 ‘영혼이 맑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사람을 대할 때나 일을 추진할 때 항상 진심을 담았던 김 의원의 태도는 지금 이 구청장에게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는 선거운동을 할 때 자신을 고문했던 사람과도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던 김 의원을 존경한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이미 도봉구 문화전도사로 나섰다. 도봉구립여성합창단의 연말 공연에 2년째 참여해 지난해 무대에서는 오페라 아리아도 불렀다. 성악을 지도한 김종천 지휘자는 “이 구청장은 타고난 목소리가 좋고 학습 능력도 뛰어나다”고 귀띔했다. 드라마 ‘응팔’이 부활시킨 추억의 유행어 “아이고, 김 사장~ 반갑구먼 반가워요~”를 직접 연기하며 설맞이 도봉 전통시장 홍보 영상도 촬영했다. 문화도시 도봉구는 내년 말 착공하는 서울아레나(한류 전용 공연시설)로 정점을 찍게 된다. 전문 공연시설인 아레나는 아직 우리나라에 없는 시설이다 보니 ‘한류 스타가 아시아 아레나 투어를 한다더라’ 정도가 국내 인식이다. 서울아레나는 박원순 시장이 지난해 2월 일본 사이타마현 슈퍼 아레나 방문 현장에서 창동 신경제 중심지 조성사업을 발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도봉구는 2013년 케이팝 전문 공연장을 건설하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사에 참여해 최종 5개 후보에 올랐으나 결국 경기 고양시에 밀렸다. 당시 이 구청장은 5개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단체장으로 직접 발표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앙정부가 고양시 한류월드의 아레나 공연장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건설사업을 차일피일 미뤘다. 그때 서울시가 창동에 아레나를 짓기로 하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서울아레나는 민간투자사업 설명회 이후 산업은행이 주요 주주인 KDB인프라자산운용(키암코)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기획재정부에서 투자적격심사를 하고 있다. 고양시의 아레나는 부대사업이 없는 정부고시사업으로 사업 타당성이 낮았지만, 서울아레나는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것으로 무사히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축구장 등 체육시설이 있는 5만㎡의 아레나 건립 부지는 모두 시유지라 사업비는 5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2020년 서울아레나 건립… 한류 중심지로 부상 2만석 규모의 공연장에 호텔까지 갖춘 서울아레나는 그 위용을 2020년에나 드러낼 예정이다. 도봉구는 창작 뮤지컬 벤허나 한 번도 내한공연을 한 적이 없는 마돈나 콘서트처럼 아시아인의 관심을 끌 만한 개막공연을 구상 중이다. 서울아레나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자 4월 말 창동역 앞에 ‘플랫폼 창동 61’을 연다. 영국의 유명 쇼핑센터인 쇼어디치 박스파크나 건국대 앞 커먼그라운드와 비슷한 형태로 컨테이너 박스가 공연장, 카페, 쇼핑 공간으로 변모한다. 4월 29일부터 ‘플랫폼 창동 61’ 개장을 기념해 사흘 동안 인디밴드 공연 등 문화행사가 밤낮없이 이어진다. 서울아레나는 한류 공연장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공공용지 38만㎡를 활용해 창동을 아시아의 음악과 공연산업 중심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레나 주변으로 음악 스튜디오가 밀집하고 가수, 댄서들의 연습장, 작업 공간 등이 집적한다는 것이 도봉구의 구상이다. 올 상반기에 확정될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창동역으로 고속철도(KTX)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동시에 지나가게 된다. 서울아레나는 세계 어느 공연장보다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하게 된다. 서울시의 계획대로 동부간선도로가 지하화되면 서울 강남 지역에서 20분 만에 창동 서울아레나에 도착할 수 있다. 이 구청장은 도봉구의 역사문화 자원에도 관심이 많다. 도봉에는 풍양 조씨, 사천 목씨, 죽산 안씨, 함열 남궁씨의 제실이 있다. 대부분 한옥으로 돼 있으며 매년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평소에는 문을 닫아 놓는 이곳을 지역 어린이 등이 활동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넓은 마당을 갖춘 함열 남궁씨의 제실에서는 올해부터 아이들이 예절 등을 배우는 마을학교가 열린다. “도봉구는 드라마 ‘응팔’처럼 아직 이웃 간의 정이 살아 있는 곳입니다. 4년 지방선거마다 유권자가 20% 정도밖에 안 바뀔 정도로 토박이 중산층이 많은 곳이지요.” 이 구청장은 골목 문화를 살리면서 세계적 공연장을 갖춘 문화도시로 도봉구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國酒’ 마오타이의 시련

    [World 특파원 블로그] ‘國酒’ 마오타이의 시련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는 지난 18일 신임 인사차 방문한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중국 고급술 우량예(五糧液)를 대접했다. 당연히 마오타이주(茅台酒)가 나올 줄 알았던 우리 측 외교관들은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 표정을 보고 우 수석대표는 “한국인들이 마오타이보다는 우량예의 향을 더 좋아한다고 들었다”며 우량예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처럼 외교 만찬에서 빠지면 이상하다고 여길 정도로 마오타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국주(國酒)이다. 마오쩌둥 등 혁명가들은 1949년 개국 연회에서 마오타이를 마셨다. 구이저우성 쭌이(遵義)회의에서 소련파들을 물리치고 당권을 장악했을 때 마셨던 마오타이 맛을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오타이는 구이저우성 마오타이진을 흐르는 츠수이 강물로 빚는다. 이 물은 붉은색 토질의 영향을 받아 광물질이 풍부해 술맛을 깊게 한다. 생산량의 60%가 관(官)에서 소비되는 까닭에 마오타이는 권력의 술이자 부패의 술이 됐다. 지난해 사형유예를 선고받은 구쥔산(谷俊山)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의 집에서는 마오타이 상자 1000개가 발견됐다. 칭다오 공안국의 하급 관료 집에서도 마오타이 1853병이 나왔다. 한 병에 1만 위안(약 180만원)이 넘는 최고급 마오타이는 축재의 수단이다. 지난 25일 ‘마오타이 부패’가 다시 불거졌다. 마오타이 집단유한책임공사 부총경리(부회장)를 지낸 탄딩화가 심각한 기율 위반으로 당국에 소환된 것이다. 부회장 낙마는 2014년 11월에 이어 벌써 두 번째이다. 이 회사의 전 명예회장 지커량은 “마오타이는 돈을 뽑는 기계”라면서 “회사 간부들은 너나없이 마오타이를 빼돌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부패 사냥에 구이저우성 당국이 스스로 나선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앙기율위는 “구이저우성 당 위원회의 비준 아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 당 서기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핵심 참모였던 천민얼(陳敏爾)이다. 농촌 지역인 구이저우성에서 영업이익 326억 위안(약 5조 8500억원)을 올린 60년 역사의 국유기업을 흔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천 서기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시 주석에게 반부패 실천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정은 마오타이주를 중심으로 엮인 ‘베이징 마오타이회’ 등 기업인과 관료들의 비밀 모임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동서양 경제 패권 바꾼 우연의 산물 ‘산업혁명’

    동서양 경제 패권 바꾼 우연의 산물 ‘산업혁명’

    대분기/케네스 포메란츠 지음/김규태 외 2명 옮김/에코리브르/686쪽/3만 8000원 동양은 가난하고, 서양은 부유하다. 너무도 당연해서 너나없이, 또 일말의 의심 없이 수용해야 하는 일종의 ‘진리’처럼 여겨진다. 한데 왜, 언제부터 경제력 격차가 생기기 시작했는가를 물으면 답변이 궁색해진다. 이에 대해 경제사학계에서는 1800년대 전후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을 단초로 본다. 바로 이 시기, 그러니까 산업혁명 이후 동서양 간 경제 성장률과 소득격차가 확대된 시기를 일컫는 말이 바로 ‘대분기’다. 그런데 ‘대분기’를 이끌었던 요인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일반적으로는 유럽 중심의 역사관이 주류를 이뤘다. 동양에서조차 구체적인 요인에 대한 의심 없이 이전부터 유럽이 자본과 기술 등 여러 면에서 ‘당연히’ 우위를 점해왔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데 새 책 ‘대분기’는 달랐다. 저자는 ‘대분기’가 이행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환경적 제약’을 꼽았다. 18세기 무렵 중국과 유럽(보다 정확히는 영국)은 동등한 위치에 있었고, 중세시대까지는 오히려 중국이 더 우세했다. 다만 영국은 우연히 석탄을 구하기 쉬운 지리적 요건을 갖고 있었고, 식민지 경영을 통해 값싼 원료와 노동력을 갖게 되는 ‘행운’까지 겹쳐지면서 중국과 큰 격차를 벌리며 도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책은 이처럼 유럽 중심의 역사를 비판하고, 동시에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저자가 주목한 건 18세기 서유럽(주로 영국)과 중국 양쯔강 삼각주 지역의 경제 발전과 쇠퇴다. 두 지역을 탐색대상으로 꼽은 건 당시 경제적으로 가장 발달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서유럽의 패권을 결정지은 대분기의 시점은 기껏해야 1750년대 중반 정도다. 산업혁명의 성공 원인을 근대 초기(15세기 전후)나 그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감으로써 유럽의 우위나 장점을 찾는 서구 학계의 전통적 시각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저자는 “1750년 무렵에도 중국이나 일본, 인도 등의 선진 지역과 비교하면 영국(과 서유럽)의 우위라는 것은 결코 존재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다. 다만 영국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석탄(노천 탄광)이 있었고, 이 같은 천연자원이 증기 기관의 발명 및 이용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산업혁명과 기술 혁신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결국 책의 핵심은 16~18세기에 아시아 국가들도 서유럽 못지않은 경제 발전 과정에 있었다는 것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세돌 “한국 바둑, 다시 세계 최강 될 수 있다”

    이세돌 “한국 바둑, 다시 세계 최강 될 수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한 이세돌(오른쪽) 9단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황교안(가운데) 국무총리 초청 바둑계 인사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9단은 “한국 바둑이 중국에 비해 약간 주춤하고 있지만 많은 국민이 관심과 애정을 가진다면 다시 세계 최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번 대국을 통해 바둑계가 일깨워 준 인간의 창의성과 미래 정보기술(IT)을 결합하고 융합해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선도하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왼쪽은 이창호 9단.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사설] 삼성 ‘스타트업’ 기업문화 혁신 신호탄 되길

    삼성전자가 조직문화를 대대적으로 바꾸겠다고 그제 선언했다. 오랜 권위주의를 깨고 기업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리에 능한 기업’의 묵은 이미지 대신 시대 흐름에 유연하게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갓 창업한 벤처기업을 뜻하는 ‘스타트업’(startup)으로 슬로건을 정한 것도 그런 까닭에서다. 수평적 조직문화의 토양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호칭과 직급 체계부터 바꾸기로 했다. 직책을 이름에 붙이는 딱딱한 호칭 대신 ‘~님’ ‘~선배’ 식으로 부르게 된다.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5단계 직급도 줄인다. 의사 결정 단계를 간소화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발상이다. 불필요한 회의나 야근, 주말 특근 등을 과감히 줄이는 것도 혁신안에 포함됐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삼성전자는 오는 6월 구체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한 삼성전자의 선언에는 절박한 사정이 없지는 않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금 같은 경직된 조직문화로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어렵다는 자각이 컸을 것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물론이고 국민들의 관심은 높다. 우리의 재래식 기업문화가 수명이 다했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창의력을 원천 봉쇄하는 상명하달식 조직문화로는 세계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기는커녕 쫓아가기조차 버겁다. 국내 기업문화의 경직성은 심각할 정도다. 지난주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가 조사해 내놓은 한국의 기업문화 보고서는 그런 위기상황을 입증했다. 상명하복 방식의 업무 과정, 효율 없는 습관성 야근, 비생산적인 회의 등이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직 구도의 불통 문화는 기업 성장을 방해하는 치명적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불합리한 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근로자들의 창의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외국 기업인들이 우리나라 기업의 임원실을 엄숙한 장례식장 같다고 의아해하겠는가. 삼성의 스타트업 혁신이 아무쪼록 업계 전반에 자극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업문화 혁신의 최고 처방책은 결국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라는 사실이다. 호칭을 바꾸고 이런저런 매뉴얼을 다듬기보다 훨씬 더 효과 빠른 처방은 최고경영자들이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뿌리째 바꾸는 일이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6일 전쟁 50년의 점령(아론 브레크먼 지음, 정회성 옮김, 니케북스 펴냄) 오늘날의 서아시아(중동)는 1967년 이스라엘의 6일 전쟁으로 만들어졌다. 이스라엘은 이 전쟁에 승리해 요르단강 서안, 시나이반도를 점령하고, 이른바 ‘문명개화한 점령’을 약속하지만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무자비한 점령군 행세를 한다. 저자는 이스라엘군 장교 출신의 역사가로 일급비밀 문서와 각종 비공개 자료를 제공하면서 군사적 점령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생생하게 재구성했다. 640쪽. 2만 5000원. 비정상경제회담(김태동 외 지음, 옥당 펴냄) 비상식과 비정상이 상식이고, 정상이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서 우리의 생존 비법을 찾아 학자 8인의 토론을 담았다. 양극화, 부패, 가계부채, 노동, 재벌, 관료개혁 등 8개 주제를 다뤘다. 저자들은 저성장과 출생률 저하,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한국 경제가 맞이한 위기가 무엇인지 진단하고, 세월호 사건 등 부패로 얼룩진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저자들이 끌어낸 정책 아이디어는 미국식 ‘교체공무원제도’와 ‘기본소득제’ 두 가지다. 434쪽. 1만 6000원. 월급쟁이, 컬렉터되다(미야쓰 다이스케 지음, 지종익 옮김, 아트북스 펴냄) 부자가 아니면 미술품 컬렉팅은 할 수 없는 것일까. 평범한 직장인인 저자가 15년 동안 300여점의 미술품 컬렉션을 일궈낸 월급쟁이 컬렉터로서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저자는 컬렉팅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작품을 구입하는 방법, 아트페어 소식, 작품 보존과 보관 방법, 판매 및 대여까지 실질적인 정보를 생생하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냈다. 164쪽. 1만 2000원. 레드 로자(케이트 에번스 지음, 박경선 옮김, 산처럼 펴냄) 폴란드 출신의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의 일대기를 만화로 그린 작품이다. 1871년 파리 코뮌이 세워졌던 해에 태어난 로자의 탄생에서부터 혁명의 격변기를 살아간 사회주의자이자 혁명가이며, 연인들과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여성으로서의 로자의 삶이 연대순으로 그려진다. 당대의 격변하는 시대상을 꼼꼼히 묘사한 그림에, 로자의 투쟁과 일상이 한데 어우러져 삶과 사상이 한 손에 잡힐 듯 묘사됐다. 232쪽. 1만 6800원. Dr. 영장류 개코원숭이로 살다(로버트 새폴스키 지음, 박미경 옮김, 솔빛길 펴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인 저자가 20년 넘게 아프리카 케냐의 세렝게티에서 개코원숭이를 연구하는 모습을 담았다.개코원숭이들의 습성과 성장 단계에서 보이는 모습, 사회적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등을 세밀하게 관찰한 책이다. 이 책은 아마존에서 15년간 스테디셀러를 기록했다. 과학책이지만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겪은 다채로운 에피소드들을 유머러스하게 써내려 간 재미있는 책이다. 468쪽. 1만 7000원.
  • [투자가 미래다] KT, 지능형 기가 인프라 육성 박차

    [투자가 미래다] KT, 지능형 기가 인프라 육성 박차

    KT는 ‘지능형 기가 인프라’ 등 미래성장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KT는 지난해 9월 대한민국 통신 130년을 맞아 “지능형 기가 인프라(Intelligent GiGA Infra)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KT는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2014년 이후 스마트에너지, 차세대 미디어, 지능형 교통관제, 헬스케어, 통합 보안 등 5대 미래융합 서비스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같은 차세대 ICT 서비스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차세대 인터넷서비스로 꼽히는 ‘기가 인터넷’도 급속히 확대시키고 있다. 최근 가입자 120만명을 돌파한 KT의 기가 인터넷은 10년 가까이 답보 상태였던 인터넷 속도에 ‘퀀텀 점프’를 가져온 서비스다. KT가 제시하는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을 비롯해 ICT와 산업 간 융합으로 모든 산업과 생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개념이다. KT는 “지능형 기가 인프라와 미래융합사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로 글로벌 ICT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지켜가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황교안 만난 이세돌 “한국 바둑, 다시 세계 최강 될 것”

    황교안 만난 이세돌 “한국 바둑, 다시 세계 최강 될 것”

    “요즘 한국 바둑이 중국에 비해 약간 주춤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바둑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가진다면 다시 세계 최강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결을 벌인 이세돌 9단이 25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황교안 국무총리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알파고와의 대결에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9단은 “신진 바둑 후배에게 ‘바둑이란 무엇이냐’고 물어봤는데 ‘옷을 입는 것처럼 숨을 쉬는 것처럼 일상이 됐다’는 말을 해서 깜짝 놀랐다”며 “바둑계에 이렇게 좋은 후배들이 많이 있어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 9단의 말에 “미지의 대상인 ‘알파고’를 상대로 멋진 대국을 치른 이세돌 9단에게 ‘수고 많이 하셨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황 총리는 “정부는 이번 대국을 통해 바둑계가 일깨워 준 인간의 창의성과 미래 IT 기술을 결합하고 융합해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선도하는데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황 총리는 이 9단에게 “최근의 바둑 열기가 우리 사회 곳곳에 창의적 사고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바둑 국가대표 감독인 유창혁 9단은 “한국 바둑계가 중국의 성(省)보다도 규모가 작고, 한국 프로기사들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황 총리에게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최연소 세계 챔피언, 통산 최다 연승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이창호 9단은 “알파고 대국을 같이 지켜보면서 많이 놀라움을 느꼈고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기뻤다. 후배들을 포함해서 더 좋은 바둑으로 보답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세돌·유창혁·이창호 9단 외에 양건 9단, 목진석 9단, 최철한 9단 등 프로 바둑기사 10명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박치문 한국기원부총재 등이 참석했다. ▶[핫뉴스] [단독]명품 광고 대놓고 배낀 롯데백화점 ▶[핫뉴스] “마사지 받자” 유인해 놓고 주차장서 몰래...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콘크리트공·청원경찰 AI 대체 가능성 높다

    콘크리트공·청원경찰 AI 대체 가능성 높다

    일반의사 등 일부 전문직도 포함 예술가·변호사는 대체 확률 낮아 콘크리트공,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등의 직업이 인공지능(AI)이나 로봇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반의사, 관제사, 손해사정인 등 일부 전문직도 대체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예술가, 변호사, 연예인 등 사회적 지능이나 감성이 필요한 직업은 대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우리나라 주요 직업 406개 가운데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로 직무가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업을 분석해 24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는 직업 1∼5위는 콘크리트공, 정육·도축원, 고무·플라스틱제품 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이었다. 이 직업들은 단순 반복적이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동작을 하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통상 전문직으로 분류되는 손해사정인(40위), 일반의사(55위), 관제사(79위)도 인공지능에 의한 직무대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류됐다. 특히 손해사정인은 인공지능이 수리적 계산에서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이 지적됐다. IBM 인공지능시스템 왓슨 등의 사례에서 인공지능은 병 진단과 약 처방 등에서 일반의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깊이 있는 지식과 경험, 정밀한 수술 실력이 필요한 전문의사의 직무대체 확률은 338위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화가·조각가, 사진작가사, 작곡가, 연예인 등 감성에 기초한 예술 관련 직업은 대체 확률이 낮았다. 판검사(306위), 변호사(279위) 등도 직무대체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우리 사회가 인공지능과 로봇을 중심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려면 교육 패러다임을 창의성과 감성, 사회적 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나우! 지구촌] 친모 대신, 자신을 학대한 양모를 선택한 아이,왜?

    [나우! 지구촌] 친모 대신, 자신을 학대한 양모를 선택한 아이,왜?

    '때리지 않으면 재목이 못된다(不打不成材)’, ‘매를 맞고 자란 아이가 효자된다(棍棒底下出孝子)’ 중국에서 흔히 쓰는 말이다. 중국에서도 아동학대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그러나 대다수 중국 부모들의 관념 속에 ‘아이를 훈육차원에서 때리는 것’과 ‘법률 위반’은 여전히 별개의 일이다. 2014년 조사결과, 84%의 중국부모들이 아이를 때린 경험이 있으며, 아이를 때린 부모 중 88% 역시 부모로부터 맞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즉 ‘맞은 아이’가 커서 ‘때리는 부모’가 된다는 말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지난해 3월 중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난징(南京) 아동학대’에 대한 후속 여론이 분분하다. ‘가정교육’과 ‘가정폭력’, ‘가장의 권위주의’와 ‘미성년자의 인권보호’의 경계는 어디인가? ‘매질은 인성교육에 필요한가?’ 중국 사회는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중국 사회가 공분한 ‘난징 아동학대’ 지난해 3월 중국은 ‘난징 아동학대(南京虐童)’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9살 어린이 스샤오바오(施小宝)가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양모로부터 몽둥이와 줄넘기로 온 몸에 끔찍한 매질을 당했다. 학교 교사는 아이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아동학대를 의심해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아이가 이 지경이 되도록 경찰은 무엇을 했나?”, “가해 부모를 처벌하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경찰은 아이의 양모 리정친(李征琴·51)을 ‘고의상해죄’로 체포했다. 그러나 학대 부모가 엘리트 출신의 ‘부유층 집안’ 이라는 사실에 중국사회는 또 한번 놀랐다. 양모인 리정친은 지역 유력방송국의 기자로서 부국장 직함을 가졌고, 남편은 20년 넘게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학대 부모는 저소득층, 저학력자라는 통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경찰은 리정친에게 ‘고의상해죄’를 적용해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그녀는 교도소에서 6개월을 복역하고, 이달 13일 출소했다. 가해자 ‘양모’ 앞에 무릎 꿇은 피해아동의 ‘친모’ 지난 13일 중국 매스컴은 리정친의 출소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모여 들었다. 그런데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다. 친모 장춘샤(张传霞)와 아들 스샤오바오(施小宝)가 리정친 앞에서 무릎을 끓고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는 것이다. 장춘샤는 “언니, 미안해요!”라며 읍소했고, 스샤오바오는 “엄마, 엄마…”하고 부르며 리정친을 끌어 안았다. 이렇게 세 모자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었다. 리정친은 스샤오바오를 만나기 전 호텔에 들러 목욕재계를 할 수 있도록 부탁했다. 깨끗한 모습으로 아들 스샤오바오를 만나고 싶었다. 세 모자는 마주 앉았고, 리정친은 마음을 가다듬고 스샤오바오에게 질문을 던졌다. “앞으로 누구랑 살고 싶니?”… 아이는 한참 대답을 망설이다 리정친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렇게 심한 매질을 당했던 아이가 어째서 양모와의 삶을 선택한 것일까? ‘정직’을 가르치고 싶었던 양모의 매질 4년 전 리정친은 시골에서 어려운 살림에 아이 셋을 키우는 사촌 여동생 장춘샤를 만났다. 장춘샤는 막내둥이 스샤오바오를 키우는 일이 막막했다. 리정친은 동생에게 본인이 아이를 키우겠다고 제안했다. 대도시에서 좋은 학교에 보내준다는 사촌언니가 한없이 고마웠다. 리정친은 당시 여섯 살인 스샤오바오를 데려오며, “너의 친엄마는 나, 리정친이다”라고 말했다. 스샤오바오는 이후 리정친을 친모로 생각하며 지냈다. 그러나 시골에서 올라온 스샤오바오는 문제가 많았다. 세수하고, 밥 먹는 것부터 다시 가르쳐야 했다. 리정친은 스샤오바오를 가장 좋은 유치원에 입학시키고, 초등학교 역시 최고 명문학교로 보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이의 과제를 일일이 돌보며 가르쳤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놀림을 받던 스샤오바오는 리정친의 도움으로 성적이 향상되며 자신감도 생겼다. 그러나 스샤오바오는 걸핏하면 거짓말을 일삼았다. 리정친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직한 삶’에 어긋난 것이었다. 지난해 3월 31일 스샤오바오는 “학교에서 어문 시험 1등을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스샤오바오의 거짓말을 알아챈 리정친은 아이에게 매질을 가했다. 이미 전에도 한 학기 내내 ‘숙제가 없다’는 거짓말에 속았던 터였다. 리정친은 순간 치솟는 분을 삭히지 못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매질을 했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이성을 잃었다. 3일 후, 상처 가득한 아이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랐고, 양모는 ‘악모(恶母)’로 불리며 경찰에 체포됐다. 아이는 ‘누구의 아들’로 살아야 하나? 리정친은 본인의 매질이 심했고, 잘못된 행동이었음을 시인했다. 그녀는 혁명가 집안에서 태어나 엄한 군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8명의 자녀들은 자라면서 맞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녀는 “가장 심하게 맞으면서 자란 형제가 가장 출세한 인물이 되었다”고 밝히며,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기 위해서 매질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리정친은 양모가 감옥에 있는 동안 친모와 생활해 왔다. 그러나 “친모와의 삶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조금도 안 좋아요”라고 말했다. 엄마(리정친)가 밉지 않느냐는 질문에 “엄마가 밉지 않아요. 모두 나를 위해 그러신 거에요”라며 엄마를 두둔했다. 이미 아이에게 ‘엄마’는 리정친의 존재를 의미하며, ‘낳은 정’보다 ‘기른 정’에 더 길들여졌다. 친모 역시 “스샤오바오가 다시 농촌 생활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언니가 계속해서 아이를 맡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정친은 본인의 잘못을 용서해준 아이의 선택이 고맙고, 다시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러나 그녀는 법적으로 양육권을 박탈당했다. 아무리 친부모와 당사자가 양모와의 삶을 원해도 법률의 문턱을 넘어서긴 힘들어 보인다. ‘우주 비행사’가 꿈이라는 스샤오바오, 아이는 ‘누구의 아들’로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사진1,3,4=신징바오/ 사진2=징화스바오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안철수, 총선 목표 묻자 “최소한 원내교섭단체 구성”

    안철수, 총선 목표 묻자 “최소한 원내교섭단체 구성”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25일 4·13 총선 목표 의석수에 대해 “최소한 원내교섭단체가 구성되면 대한민국 국회가 혁명적으로 바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노원구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체 선거를 놓고 어느 정도 목표를 삼을지 논의하고 있다”면서 “논의가 마무리되면 목표를 말씀드리겠지만 어쨌든 최소한의 목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후보 등록을 한 소감에 대해 “제 선거를 정당 소속으로 치르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대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모두 다 무소속이었다”면서 “이번에 정당 소속으로 선거를 치르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비례대표 의석수 목표에 대해선 “6번이 당선 안정권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지만, 저희가 발표한 분들이 가능하면 많이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비례대표 후보 8번에 측근인 이태규 선대위 전략홍보본부장이 배치된 데 대해서도 즉답 대신 같은 목표를 설명했다. 비례대표 후보 7번으로 발표된 김수민 브랜드호텔 대표의 ‘금수저 논란’에 대해선 “저희 청년 대표 같은 경우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벤처창업을 해서 성공했다. 부모님 도움으로 사업이 성공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재산변동 신고 내역에서 1629억원으로 국회의원 1위를 기록한 데 대해선 “저는 물려받은 게 아니다. 제가 창업하고 열심히 노력했고 1000억원 이상을 기부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 지역(서울 노원병)에 다시 출마하고자 결심했던 것은 지난 3년간 의정활동을 주민들로부터 판단받겠다는 생각에서다”라면서 “노원병의 여러 열악한 여건을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다시 주민들의 판단을 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국 지원 유세를 나설 것이냐고 묻자 그는 “당 대표로서, 동료 의원으로서 여러 선거구에서 활동하는 후보들께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며 “저도 적극 지원 유세를 다니고 주민들을 만나뵈며 우리 당이 나아가고자하는 바를 설명하는 등 노력하겠다”고 답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핫뉴스] [단독] 롯데백화점, 명품 광고 표절 논란[핫뉴스] 태국 총리도 송중기에 빠졌다
  • “공직사회 발전 최대 걸림돌은 년마다 前정부 정책 뒤집기”

    “5년 단임인 대통령제에서 행정부가 이전 정책을 뒤집는 행태를 계속 되풀이하는 게 큰 문제다.” 23일 인사혁신처 주최 제1회 미래인재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정용덕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는 공무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문제의식을 거론하며 이렇게 요약했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포럼은 ‘공무원, 진화(Evolution)냐 혁명(Revolution)이냐’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한국행정연구원장을 지낸 정 교수는 “대통령 직선제로 바뀐 1987년 이후 집권한 핵심 행정부가 효과적인 정책 수행을 위해 직업공무원들을 정치화하는 과정에서 이전 정책 사업에 애썼던 공직자를 배척하는 행태를 5년마다 반복하다 보니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의 근본 원인으로 자리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경향은 1987년 이전에도 상존했지만 이후 한층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공직자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공무원들은 유럽 대륙계 국가 공무원들에 비해 오히려 경제학, 법학, 정치학, 행정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골고루 지식을 갖췄다는 얘기다. 다만, 잦은 인사이동을 지양해 전문성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나친 수직적 명령체계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정책 수행을 위해선 수직적 명령체계가 도움이 되지만 의사결정에 혼선을 빚어 지연을 초래한다고 꼬집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를 사례로 들었다. 앞으로는 유사시 행정조직에서 가장 전문성을 가진 부서장(메르스 사태의 경우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지휘권을 줘,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협력하도록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유민봉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연공서열과 순환보직, 신분 보장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년 미만의 짧은 기간에 전보되는 바람에 일을 채 익히지 못해 업무 단절과 행정 비효율을 빚는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신분 보장은 저성과자를 솎아내는 작업을 방해하고 조직 폐쇄성으로 이어진다고 봤다. 유 교수는 “업무 중심인 미국의 직위분류제와 달리 사람에게서 직무를 분리시키기 어려운 구조 때문에 조직·직무설계 미비로 업무의 시스템 기반이 취약하고 리더의 지시에 의한 역할 배정에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순환보직으로 여러 부서를 이동하면서 형성되는 광범위한 인간관계에 따라 비공식적인 평가가 중요해지는 구조도 부작용으로 꼽았다. 이를 해결하려면 ‘제도 형성’이 아니라 ‘제도 변경’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이어 국민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전문가 그룹이 두꺼운 부처, 또는 인사·재무·회계·정보·감사 등 지원기능 부서에서 인사혁신 조치를 하나라도 확실히 성공시켜야 다른 곳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중·장기 전략도 내놨다. 전문성이 높아야 직무분석·설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막 나가는 北 “청와대 불바다”… 정부 “테러 위협 강력 경고”

    조평통 ‘군사행동 가능성’ 거론 美 매체 “北 SLBM 사출 실험” 북한이 23일 우리 공군의 북한 핵심 군사시설 타격훈련 등을 거론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 군사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중대보도를 통해 “이 시각부터 조선인민군 정규 부대들을 비롯한 우리의 혁명무력과 전체 인민들은 박근혜 역적패당을 제거해 버리기 위한 정의의 보복전에 지향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평통은 지난 21일 우리 공군의 북한 핵심 시설을 겨냥한 정밀타격훈련 등을 거론하면서 “미제의 부추김을 받은 괴뢰군부 호전광들이 공중대지상유도탄을 장착한 16대의 전투폭격기 편대군을 동원하여 감히 우리 최고수뇌부 집무실을 파괴하기 위한 극악무도한 ‘정밀타격훈련’이라는 것을 감행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우리 국가원수를 저열하게 비난하고 국가원수와 청와대를 직접 겨냥해 보복전, 불바다 등을 운운하며 테러 위협을 가한 데 대해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온라인 매체 워싱턴프리비컨은 북한이 16일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의 지상 시설에서 현재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KN-11’의 사출 실험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와 면담을 갖고 북한 기항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 금지로 무기한 추진이 보류된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남북 관계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비례대표 1·2번 과학기술인 배치…이상돈·박선숙·박주현도 당선권

    비례대표 1·2번 과학기술인 배치…이상돈·박선숙·박주현도 당선권

    ‘공정성장론’ 이끈 채이배 6번 安대표 측근 이태규 8번 받아 천정배·김한길측 인사들 ‘고전’ 국민의당이 과학기술 인재인 신용현(55·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과 오세정(63)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비례대표 1, 2번에 배치했다. 또 박선숙(55·여) 선대위 총괄본부장, 이태규(52) 전략홍보본부장 등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측근들이 명단에 다수 포진됐다. 천근아 당 비례대표추천위원장은 23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이러한 내용의 4·13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18명 명단을 발표했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 정당 득표율이 10% 초반대를 기록할 경우 6번까지 당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 원장과 오 교수는 안 대표의 핵심 공약인 ‘제2의 과학기술혁명’을 실현시키기 위해 영입한 인사다. 1984년 공채 여성 연구원 1호로 과학계에 발을 들인 신 원장은 현재 맡고 있는 직책만 규제개혁위원,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의원, 뿌리산업발전위원 등 13개에 달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다. 오 교수는 1998년 국내 과학계 최고 영예상인 한국과학상을 수상했고 2003년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 선정한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자’에 뽑힌 인물이다. 천 위원장은 “과학기술혁명에 조응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할 수 있는 수권 정당의 주역이 될 분”이라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이 5번에 배치된 데 이어 안 대표가 영입한 인사인 이상돈(64) 공동선대위원장까지 4번에 배정받으면서 이른바 ‘안철수계’ 인사들이 약진했다. 안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본부장의 경우 비례대표 출마를 위해 당 공천관리위원직을 사퇴했다는 점이 문제가 됐지만 ‘자격 논란’ 끝에 8번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원내에 대거 진입할 경우 안 대표의 당 장악력이 강화돼 당내 계파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안 대표와 함께 ‘트로이카’를 구성했던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전 상임선대위원장 측 인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천 대표 측에서는 박주현(52·여) 최고위원만 비례 3번에 포함됐다. 애초 거론됐던 전윤철 공관위원장이나 장환석 사무부총장은 명단에서 빠졌다. 김한길계에서는 임재훈(51) 사무부총장이 유일하게 포함됐지만 당선 가능성이 낮은 14번에 배정받았다. 비례 6번에 배치된 채이배(41)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회계사 출신으로 당 공정경제TF(태스크포스)팀장을 맡아 안 대표의 ‘공정성장론’ 공약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 왔다. 비례 7번에 추천된 김수민(30·여) 브랜드호텔 공동대표는 지난해 인기를 끈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디자인을 제작한 청년여성 디자인벤처 창업가다. 당초 안보, 통일 몫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이성출 안보특별위원장과 김근식 통일위원장은 비례대표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자신들의 비례대표 순번이 당선권 밖으로 밀리자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과학영재 집중 육성해 4차 산업혁명 주도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22일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방문해 과학 꿈나무들을 격려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황 총리는 이 자리에서 “어린 학생들이 대학원생도 쓰기 힘든 수준의 국제 저널에 등재되는 과학기술색인인용논문(SCI)급을 쓰고, 올해 초 ‘자이드 미래 에너지상’을 수상하는 등 훌륭한 성과를 냈다”고 격려했다. 이 상은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주관하는 세계적 신재생에너지상으로, 지난 1월 이 학교 4명의 학생이 고교 부문 아시아 최고상을 받은 바 있다. 황 총리는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과학 영재를 집중 육성해 인공지능, 기술융합 등 제4차 산업혁명을 한국이 주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하며 “정부도 오는 12월 시행을 목표로 ‘과학기술유공자 예우·지원법’을 통해 과학 기술인의 명예와 긍지를 높일 수 있는 사회 문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했고,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2010년 13조 7000억원에서 올해 19조 1000억으로 꾸준히 증액하고 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한편 부산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과학영재학교를 비롯해 현재 서울·인천·대전·대구·광주·세종·경기 등 8개의 과학영재학교에서 재학생 408명이 공부하고 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서울포토]샌더스를 연호하라

    [서울포토]샌더스를 연호하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2일(현지시간) 유세를 위해 찾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주먹 쥔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애리조나 주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패한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번 선거운동은 1%뿐 아니라 모두를 위한 운동”이라면서 “나는 정치혁명을 실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P 연합뉴스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일자리 문제의 위기와 기회

    [박형주 세상 속 수학] 일자리 문제의 위기와 기회

    일자리가 요구하는 자질과 고용시장에 나온 젊은이들이 준비한 내용이 다르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흔한 말로 ‘일자리와 스킬의 미스매치’다. 소위 스펙 중심의 취업 준비가 일상화되고 공무원시험 준비에 매달리는 젊은이들이 과도하게 많다는 걱정의 소리가 잦더니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처음 등장한 때를 기억하기 힘들 만큼 오랫동안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청년 실업 문제지만, 원인 분석과 대책 수립은 백가쟁명 수준에 세대 갈등의 양상도 있다. 1980년대에는 적어도 일자리는 많았다는 중년 세대의 회고는 “소위 엘리트라는 사람들에게는 그랬겠지”라는 냉소에 맞닥뜨린다. ‘88만원 세대’라는 슬픈 신조어를 넘어 보려는 노력도 “위로의 멘토링을 가장한 기성세대의 달래기”라는 독설에 허망해진다. 오랜 침체를 벗어나는 중인 일본은 상황이 확연히 좋아졌다고 하고 미국도 경제 불황을 벗어나며 고용시장이 좋아지는 등 국지적인 예외는 있다지만 일자리가 사라지는 게 세계적인 대세인 건 분명하다. 이런 글로벌 문제가 우리나라의 특별한 상황과 공명해 더 아픈 것도 사실이다. 최근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의 와중에 일자리 문제도 우려의 대상이 됐다. 당장 무인택시와 무인진단법이 등장하면 택시운전사와 의사가 위기의 직업이 될 거라 하지 않나. 다보스포럼의 미래고용보고서는 이런 막연한 느낌을 데이터로 확인시켜 주었다. 로봇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고, 인간의 역할이 대체되면서 일자리 위기가 심화될 거라는 내용이다. 5년 내 7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가 새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런 보고가 처음은 아니다. 현재의 직업 중에서 미국은 47%, 영국은 35%, 일본은 49%가 컴퓨터 시스템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증기기관 등장에 따른 1차 산업혁명 시대나 전기의 발명과 대량생산으로 인한 2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없어진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으니까. 하지만 인공지능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이전과 비교 불가능한 수준이어서 처음으로 사라지는 일자리가 신규 일자리보다 많아질 거라는 게 다보스 보고서의 충격적인 함의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일자리의 적이라지만 적절한 정책적 대응을 통해 노동자의 보조자나 협조자가 될 수 있다. 인간의 역할을 단순 반복 업무가 아닌 창의적인 일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 저출산과 노령화 문제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서는 노동력 부족에 따른 사회적 문제 해결의 중요한 방편이 될 수도 있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많은 직종이 사라지고 탄생할 것인데, 새 일자리에 요구되는 전문성과 자질은 이전과 다르고, 한 직업 내에서도 필요한 전문성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게 다보스 보고서의 결론이다. 특정 직종에서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협소한 전문성으로는 다가올 파고를 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보스 보고서의 신규 일자리 중 3위가 컴퓨터와 수학 관련이다. 데이터 분석가와 전문 세일즈 직원의 수요가 늘 것이라고 한다. 모든 산업에서 대규모 데이터가 창출되는 흐름에 따라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미를 읽어 내는 능력이 중요해졌고, 이렇게 만들어진 복잡한 상품을 고객의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전문 세일즈직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논리적 사고와 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자질, 그리고 이를 타인과 소통하는 능력이 인재의 소양인 시대가 우리 눈앞에 와 있다.
  • “정치범 있다면 명단 달라” 발끈한 카스트로

    “정치범 있다면 명단 달라” 발끈한 카스트로

    오바마, 스페인어로 “새로운 날” 금수해제·인권 등 현안은 입장차 “쿠바에 정치범이 있다면 명단을 제시해 봐라. 당장이라도 풀어 줄 수 있다.”(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금수조치 해제는 쿠바 정부가 인권문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21일 오후(현지시간) 쿠바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의장의 기자회견은 3시간 전과 달리 긴장감이 흘렀다. 88년 만에 만난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기념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미소를 지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2시간 넘게 진행된 정상회담이 끝나고 기자들 앞에 섰을 때는 표정이 다소 굳어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페인어를 쓰며 “오늘은 양국 관계에 새로운 날(nuevo dia)”이라며 “쿠바의 운명은 다른 나라가 아니라 쿠바인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스트로 의장은 “미국과 쿠바 간 현격한 차이가 존재한다”면서도 미국의 여성 수영선수 다이애나 니아드(64)가 2013년 아바나에서 플로리다까지 보호장치 없이 해협을 건넌 사례를 거론하며 “그녀가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며 화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금수조치 해제와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반환, 인권문제 등을 둘러싸고는 뚜렷한 견해차를 보였다. 카스트로 의장은 “금수조치와 관타나모 기지가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며 “오바마 정부가 무역·여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무역 제재 해제는 공화당이 장악한 미 의회의 권한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의회가 얼마나 빨리 금수조치를 해제할지는 쿠바 정부가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뼈 있는 발언을 했다. 이날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질문까지 받은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 출신 CNN 기자와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기자가 “쿠바에는 왜 정치범이 있느냐”고 따져 묻자 카스트로는 정색하며 “정치범 명단이 있으면 나한테 달라. 내가 그들을 당장 풀어 주겠다”며 발끈했다. 회견 내용만큼 역사적 회동의 마무리도 떨떠름했다. 기념촬영에서 카스트로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왼팔을 어정쩡하게 들어 올리면서 어색한 풍경이 연출됐다. 외신들은 적대관계는 청산했지만 갈 길이 먼 두 나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AFP통신은 “‘승리의 팔’을 들어 올리려는 카스트로의 노력은 완전히 실패했다”며 “오바마는 주먹을 불끈 쥔 ‘좌파 상징’ 대신 손목을 흐느적거리는 것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앞서 호세 마르티 기념관 방문으로 이튿날 일정을 시작한 오바마 대통령은 혁명궁전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해 카스트로 의장과 함께 쿠바 전통음악을 들으며 쿠바의 대표 명물인 시가를 음미하기도 했다. 마지막 날인 22일 쿠바 국영TV로 생중계되는 연설을 하고 사회단체·반체제 인사들을 만난 오바마 대통령은 미 메이저리그 야구팀 탬파베이레이스와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간 시범경기를 관람한 뒤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청와대 불바다” “박근혜 제거” 위협

    북한이 23일 우리 공군의 북한 핵심 군사시설 타격훈련 등을 거론하면서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중대보도’라는 이례적인 형식을 통해 “이 시각부터 조선인민군 정규부대들과 노농적위군, 붉은청년근위대를 비롯한 우리의 혁명무력과 전체 인민들의 일거일동은 박근혜역적패당을 이 땅, 이 하늘 아래에서 단호히 제거해버리기 위한 정의의 보복전에 지향될 것”이라 밝혔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조평통은 21일 우리 공군의 북한 핵심시설을 겨냥한 정밀타격 훈련 등을 거론하면서 “미제의 부추김을 받은 괴뢰군부호전광들이 공중대지상유도탄을 장착한 16대의 전투폭격기 편대군을 동원하여 감히 우리 최고수뇌부 집무실을 파괴하기 위한 극악무도한 ‘정밀타격훈련’이라는 것을 감행하였다”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이와 관련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미국과 박근혜 역적패당의 무분별한 군사적 도발망동이 극한계선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의 최고존엄에 대한 치떨리는 도발이며 추호도 용납할 수 없는 천인공노할 대결망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평통은 이어 “우리의 보복전은 청와대 안에서 시작될 수도 있고 청와대 가까이에서도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무적을 자랑하는 우리 포병집단의 위력한 대구경방사포들도 박근혜가 도사리고 있는 청와대를 순식간에 초토화시킬 격동상태에 있다”며 “누르면 불바다가 되고 타격하면 잿가루가 되게 되여있다”며 위협했다. 이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북 제재와 한미 군사훈련에 맞서 긴장국면을 이어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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