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혁명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순환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2차 조정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국산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훈련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079
  • 장정남 전 무력부장, 9일 만에 3등급 승진... 도대체 무슨 일이?

    장정남 전 무력부장, 9일 만에 3등급 승진... 도대체 무슨 일이?

    지난 11일 대좌(우리의 대령급) 계급장을 달고 행사장에 등장했던 장정남 전 북한군 인민무력부장이 9일 만에 상장(별 3개)을 달고 공식 석상에 나온 것이 23일 확인됐다.조선중앙TV가 전날 방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 영상에서는 장정남이 상장 계급장을 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장정남은 이달 11일 평양에서 열린 김정은 ‘최고수위’ 추대 6돌 경축 중앙보고대회 행사장에서 영관급인 대좌 계급장을 달고 야전 지휘관들 속에 섞여 앉아 있는 모습이 확인된 바 있다. 이로 미뤄볼 때 장정남이 특정한 사유로 강등됐다가 다시 승진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부 소장파 출신의 장정남은 김정은 정권 초기인 2013년 5월 김격식 후임으로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돼 한때 대장(별 4개)으로 승진했었다. 그는 인민무력부장(국방 장관 격)에 오르면서 당시 최고 권력기구였던 국방위원회 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등을 밀착 수행하며 한동안 존재감을 과시했던 장정남은 2014년 6월 인민무력부장에서 물러나 동부전선 5군단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고, 계급도 상장으로 한 등급 내려앉았다. 이후 북한 매체에서 종적을 감췄던 장정남은 3년여 만인 지난 11일 3등급이나 내려앉은 대좌 계급장을 달고 행사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한 관계자는 “김정은 체제 들어 군 장성들이 별 2∼3개를 한 번에 떼였다가 다시 붙여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김정은은 그런 ‘별 정치’로 군부를 길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 중앙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제7기 3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장정남은 손철주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등 북한군 지휘부의 고위간부들과 같은 줄에 나란히 앉아 있던 점에 비춰볼 때 군 지휘부로 보직 이동하면서 상장으로 진급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이런 가운데 노동당 전원회의 영상에서는 최근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로 혁명화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던 조남진 전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의 모습도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월 초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주도로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이 진행됐다”면서 “검열 결과 황병서는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됐고 부국장 렴철성과 조남진은 강등 후 혁명화 교육을 받는 등 다수 간부가 해임 또는 처형됐다”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조남진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북한군 핵심 간부들과 나란히 앉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다만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재임 때 상장이었던 조남진은 이번에 2등급 내려앉은 소장(별 1개) 계급장을 달고 등장했다. 총정치국 검열로 군복을 벗은 황병서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김경옥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리재일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사이에 앉았다. 그는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난 이후 당내 주요 보직을 맡은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 시절 공직 한 컷] 4·19 촉발시킨 부정선거…6·13이 다가온다, 댓글 조작 논란과 함께

    [그 시절 공직 한 컷] 4·19 촉발시킨 부정선거…6·13이 다가온다, 댓글 조작 논란과 함께

    1960년 3월 15일은 제4대 대통령 선거와 제5대 부통령 선거가 치러진 날이다. 4·19 혁명의 촉발제가 된 이른바 ‘3·15 부정선거’다. 사진은 나이 든 유권자가 주변 도움을 받아 투표권을 행사하는 모습이다.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자유당은 대통령 후보로 이승만, 부통령 후보로 이기붕을 내세웠다. 이에 맞선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로 조병옥, 부통령 후보로 장면을 선정했다. 당시는 대통령과 부통령을 뽑아 대통령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부통령이 대신 통치하도록 했다. 자유당이 선거 결과를 예측해 보니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 대통령 후보였던 조병옥이 사망하면서 이승만의 당선은 확실했지만, 부통령 선거에서는 이기붕의 당선이 어려워 보였다. 자유당이 부정부패를 일삼은 탓에 국민은 자유당에 등을 돌렸던 것이다. 자유당은 경찰과 공무원을 동원해 조직적 부정 선거를 벌였다. ‘3인조 공개투표’, ‘투표함 바꾸기’, ‘사전투표’ 등의 방법이 동원됐다. 자유당은 승리했지만, 분노한 시민들이 선거 무효와 자유당 정부의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이런 분노가 4·19 혁명으로 이어졌고, 이승만 대통령은 퇴진했으며, 자유당 정부는 몰락했다. 최근 포털 사이트에서 댓글을 조작하는 등 ‘여론 조작’ 역시 부정선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다. 국가기록원 제공
  • [공무원대나무숲] 공직 변화·안전 막는 “가만히 거기 있으라”

    “가만 가만 가만히 거기 있으라. 잊으라고만 묻으라고만 그냥 가만히 거기 있으라.” 최근 서울 종로에 있는 한 극장에서 세월호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엔딩 크레디트와 함께 이러한 가시가 담긴 노래가 흘러 나왔다. 이 노래는 나를 눈물과 함께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바다로 데려갔다. 그날 공무원들은 통계를 뽑느라 “몇 명이 탑승했나요?”, “지금 현재 몇 명이 구조됐나요?”라며 사고 현장에 전화해서 닦달했을 것이다. 그날 고위 공무원들은 실무 공무원들이 만들어온 보고서를 대통령께 보고할 예쁘고 품격 있는 보고서로 만드느라 수정하고 또 수정했을 것이다. # 4월 16일, 그들은 왜 가만히 있었나 대통령이 7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비서실장이나 국무총리, 안전행정부 장관이 나서 관련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아이들부터 구조하고 보고서는 나중에 만들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왜 그들은 그리도 가만히 있었을까. 추측건대, “나서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 “명령에 복종하라”, “공무원은 보고서로 말하는 거다” 등에 익숙했기 때문에 괜히 나서서 뭘 하다가 잘못되면 혼날까봐 다들 몸을 사리고 ‘어떻게’가 빠진 보기 좋은 보고서를 쓰는 것에 매달린 것은 아닐까. # 왜? 라고 물으면 찍히는 조직문화 공무원 조직에서 상사에게 ‘그 일은 왜 그렇게 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질문하거나 궁금증을 갖기라도 하면 능력이 없거나 매사에 부정적인 직원으로 찍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많은 공무원들은 절대 “왜?”라고 묻지 않는다. 대신 가만히 지시에 따라 대통령, 장관, 차관, 실·국장에게 보고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게 일의 전부다. 또 보고 받은 이들로부터 칭찬을 듣는 게 일을 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20년 넘게 공무원으로 지내면서 가끔은 그렇게 착각하며 그런 천박한 시간과 상황에 동참해 왔고, 2014년 4월 16일 비로소 그날에야 그런 공무원인 내가 너무 부끄럽고 싫었다. # 가만 있으면 안전 대한민국은 없다 세월호 참사 후 4년이 지났다. 촛불 혁명이 대한민국의 정권을 바꾸었지만 공무원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공무원이 바뀌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여전히 2014년 바로 그날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안전한 대한민국은 없다. 대한민국 공무원들이 가만히 있지 말고, 아니면 아니다라고, 이상하면 이상하다고, 궁금하면 “왜?”라고 할 수 있는 용기(당연한 것조차 용기가 필요하다니 씁쓸하지만)를 내면서 본연의 일을 제대로 잘하는 그날, 우리는 비로소 안전한 대한민국에 살 수 있지 않을까. (前 안전행정부 공무원)
  • [역사 속 행정] 지역 토착세력과 전쟁 선포한 세종

    [역사 속 행정] 지역 토착세력과 전쟁 선포한 세종

    권세가 낀 향리들의 농간 막고 제대로 된 군현 실정 파악 위해 수령 임기 3년→6년으로 늘려조선시대 수령은 군현 운영에 적극 개입했다. 최고경영자(CEO)가 기업 형편과 역량을 정확히 알아야 제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듯 수령도 지역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어야 했다. 고려시대처럼 수령이 향리에게 실무 권한을 위임하고 업무를 독촉하는 방식으로 국정을 수행하는 경우라면 국가가 경영책임까지는 지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조선시대처럼 수령이 직접 군현을 경영할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수령과 정부에 큰 비판이 가해진다. 권력을 확대하면 결과에 대한 책임도 커지는 법이다. 조선 정부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수령이 군현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수령제 개혁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수령이 군현 실정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데 문제가 있었다. 우선 수령을 보좌하는 전문 행정인력이 없었다. 지금이야 시청이나 군청에 정부에서 뽑아 배치한 공무원이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그런 부류의 실무진이 없었다. 행정 업무는 향리들이 담당했는데, 이들은 지역의 토착 세력으로 보수가 없다 보니 각종 폐해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이들이 지역 내 토호와 연결돼 있어 수령은 이들의 보고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지역 기반도 없다 보니 이들을 제대로 관리·통제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런 사정 때문에 고려시대뿐 아니라 조선시대에도 수령이 향리를 쉽게 제어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 말은 ‘절반의 진실’이다. 수령과 향리의 관계를 수령권과 토호 세력 간 파워 게임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향리가 어느 정도 힘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향리의 권한이 강했던) 고려시대에도 수령에게 대항할 수준은 못 됐다. 간혹 수령의 권한이 향리에게 막히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첫째 중세사회의 본질적인 한계 때문이다. 중세의 과학적·기술적 한계와 낮은 생산성, 삶의 불안정성 때문에 예측과 통계에 한계가 컸다. 향리의 중간 착취나 농간도 이런 상황에서 생겨난 것이다. 오늘날 정보기술의 도움을 받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행정과 반세기 전인 1960~1970년대 행정만 비교해 봐도 큰 차이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중세의 행정은 얼마나 열악했을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둘째 향리는 배후에 권세가를 끼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군현이든 그 지역의 출신 공신·관료가 있었다. 일부는 혼인으로 왕족과 연결돼 있었다. 향리는 이들의 땅과 노비 등을 지켜주고 이권을 챙겼다. 수령이 향리를 함부로 제어하기 어려웠던 것은 바로 이들의 뒷배경 때문이었다. 이런 현실에 대해 큰 문제 의식을 가진 국왕이 세종이었다. 그는 수령이 임지의 실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향리의 농간을 방지하고 권세가의 압력도 막는 최선책이라고 봤다. 수령이 마을의 인구 구성과 토지 상태를 정확히 안다면 향리가 권세가의 재산 통계를 조작해 농간을 부리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세종이 시행한 것이 ‘수령육기법’으로 불리는 장기 근무제였다. 조선시대 관원의 임기는 보통 3년이었고, 그나마도 이를 제대로 채울 때가 드물었다. 하지만 세종은 수령의 임기를 6년으로 두 배 늘렸다. 수령이 한 지역에서 오래 일하면 지방 사정을 훤히 꿰뚫게 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자 관료들이 수령이 되는 것을 꺼리는 현상이 생겨났다. 임기가 6년이나 되자 진급 시기도 두 배로 느려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세종은 이에 굴하지 않고 6품과 4품으로 승진할 때마다 외방(서울 이외 지역)에 나가 수령을 맡지 않으면 진급할 수 없게 의무 규정을 만들었다. ■한국행정연구원 ‘역사 속 행정이야기’ 요약 임용한 대표(KJ&M인문경영연구원)
  • [강태진의 코리아 4.0] 인간이 기계를 부릴 그날이 오나

    [강태진의 코리아 4.0] 인간이 기계를 부릴 그날이 오나

    러시아혁명, 명예혁명, 미국독립혁명, 프랑스혁명, 4·19 혁명 등 역사에는 무수한 혁명이 있다. 이러한 혁명은 민심을 배반한 지도자를 몰아내거나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위치가 완전히 뒤바뀌어 세상이 요동칠 때를 일컫는다. 그런데 과학사에서는 혁명이라는 용어를 이상할 정도로 아낀다. 16세기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뀌는 엄청난 인식론의 전환에서마저도, 전기가 상용화돼 현대 문명의 혁신이 일어났을 때마저도 혁명이라는 말은 사용되지 않았다. 비행기나 TV, 컴퓨터가 발명돼 인간생활에 엄청난 편익을 제공하고 대전환이 일어났을 때도 혁신이라고 부를 뿐 혁명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면 과학기술에서는 무엇을 혁명이라 부르는가. 과학기술에서 혁명이란 특정한 변화가 인간 개개인의 삶을 바꿀 뿐 아니라 집단의 변화로 나아가는 현상, 그리하여 기존의 삶과는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이 등장했을 때를 혁명이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에 국한해 혁명이라는 지위를 부여했다. 그러한 맥락에서 앨빈 토플러는 산업혁명을 제1차, 2차 등으로 세분화하지는 않았지만 혁명이라고 보았다. 그는 ‘혁명’ 대신 ‘물결’(Wave)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기존의 낡은 것은 싹 쓸고 전혀 새로운 성질의 것이 그 빈자리를 채운다는 점에서 혁명에 버금가는 용어로 파도를 떠올린 듯하다. ‘제2의 물결’로 바꿔 부르긴 했지만 적어도 산업혁명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발 하라리는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과학혁명이라는 용어를 쓰며 그 시기도 18세기에서 16세기로 200여년을 당겼다. 그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죽음은 무엇인가, 우주는 어떻게 형성됐는가와 같은 인간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중요한 질문 앞에서 답을 할 수 없음을 깨달았고, 이에 대한 답을 추구하게 됐다고 했다. 무지에 대한 깨달음은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낳았고, 자연현상의 탐구와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생산활동에 적용해 의학, 군사, 경제, 과학기술 등에서 기존의 인류가 지니지 못한 새롭고 거대한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앨빈 토플러나 유발 하라리가 새롭게 붙인 용어는 참신하지만 그 내용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새롭게 등장한 과학기술이 인간 개개인의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집단적으로 구축한 제도와 체제가 인간생활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용어를 설명하고 있다. 한편 아널드 토인비가 처음으로 사용한 산업혁명이란 용어는 18세기 중엽부터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의 혁신으로 인해 일어난 사회, 경제 등의 큰 변혁을 일컫는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과학기술에 의한 변화를 혁명이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혁신의 연장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과학기술이 가져오는 사회 전반의 파급력을 살펴볼 때 인간의 생산력 증대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생산수단이 출현하고 있고, 이를 중심으로 한 사회관계가 새롭게 형성돼 가고 있음을 살펴볼 때 4차 산업혁명은 현재 진행형임이 분명하다. 21세기에 접어들어 컴퓨팅 파워의 기하급수적 상승은 빅데이터 처리능력을 갖게 돼 컴퓨터가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 능력을 과시하게 됐으며, 사물인터넷, 크라우드, 모바일 기술의 진보 등으로 지난 20여년간 생산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완성을 가정할 때 아직 해야 할 일은 많다. 4차 산업혁명이 무르익었다는 것은 바둑의 최고수를 이긴 알파고와 같은 단순 지적능력의 출현이 아니라 컴퓨터의 연산능력이 인간의 종합적인 사고력이나 판단력을 능가하는 특이점(singularity)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이면 그때가 올 것이라고 했다. 기계가 사람이 하기 싫은 일, 실수할 수 있는 일을 능란하게 잘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인간이 기계를 부릴 수 있을 때 인간 능력은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이 오면 인간이 그토록 그리던 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 심기보 더불어민주당 시흥시장 예비후보, 이재명 도지사 후보와 정책연대 선언

    심기보 더불어민주당 시흥시장 예비후보, 이재명 도지사 후보와 정책연대 선언

    더불어민주당 컷오프를 통과한 심기보 경기 시흥시장 예비후보가 22일 이재명 도지사후보와의 정책 연대를 선언했다. 심 예비후보는 “당원동지 여러분과 시흥시민의 절대 지지에 힘입어 컷오프를 통과했다”며 “앞으로 오직 시민 힘으로 최종 경선을 통과한다면 반드시 시장으로 당선돼 시민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성남시 부시장으로 재직 당시 시장이었던 이재명 도지사후보를 도와 무상교복과 청년배당, 산후조리지원 등 3대 무상복지 실적을 이뤘다”며 이 도지사후보와 함께한 행정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45만 시흥 시민이 100만 도시급 인프라를 누릴 수 있도록 교육과 교통·경제·보육·문화혁명을 완성하기 위해 이 도지사 후보와 정책 연대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심기보 시흥시장’ 투톱 체제로 광역단체와 지자체 행정을 위임받아 문재인 정부 성공을 반드시 일궈 내겠다는 구상이다. 심 예비후보는 끝으로 “부친 상중에도 이재명 도지사 후보와 함께 성남시의 메리스사태를 잘 해결했다”며 “이처럼 선공후사 자세로 당원과 시민들 지지에 힘입어 반드시 이번 시흥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발표한 더불어민주당 시흥시장 예비후보 1차컷오프 심사 결과 심기보·김영철·우정욱·임병택 등 4명의 후보가 통과됐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총리 축출 요구하는 시위대와 접촉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총리 축출 요구하는 시위대와 접촉

    현직 대통령이 축출된 뒤에도 총리로 여전히 실권을 행사하는 전직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 대열 속에 걸어 들어가 부추기는 발언을 했다. 아르멘 사르그시얀 아르메니아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예레반에서 아흐레째 이어진 세르즈 사르그시얀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대를 이끄는 야당 지도자들과 악수하고 가볍게 얘기를 나눈 뒤 공식 회담을 제안했다. 대통령은 넥타이를 풀어 공식 행사가 아님을 드러내며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야당 지도자 니콜 파시냔과 10분 대화를 나눴다. 이어 근처 호텔로 옮겨 공식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파시냔은 이를 거절하고 시위대를 해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대통령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다시 승용차에 올라 퍼블릭 광장을 떠났는데 군중들은 “한발 내딛자, 축출 세르즈” 구호를 연호했다. 카푸카스 산맥에 은거한 310만명 인구의 이 작은 나라는 대통령제에서 의원내각제로 바뀌어 실질적인 권한은 총리가 더 많이 쥐고 있는데 세르즈 사르그시얀은 대통령에서 물러나 총리에 취임해 여전히 실권을 행사하고 있다. 많은 아르메니아인들은 이 나라가 진정으로 변하길 바라고 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그대로여서 자신들의 기회가 박탈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는 많이 회복됐지만 계절 노동자 수출이 주 수입원이어서 유럽연합(EU) 다음의 무역 파트너인 러시아 경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파시냔은 22일 아침 호텔에서 대통령을 면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회담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그는 이번 시위를 ‘벨벳 혁명’이라고 부르자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1989년 공산 정권을 무너뜨린 체코슬로바키아의 평화 시위를 일컫는다. 2008년에도 사르그시얀에 반대하는 무력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수감됐다. 군중 연설을 통해 “권력이 인민에게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모든 국가 시스템을 마비시켜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다. 세르즈는 5년의 두 번째 임기를 마칠 즈음 총리가 될 생각이 없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지만 지난 10일 의회에서 총리로 선출됐다. 2008년 처음 대통령에 선출됐을 때도 부정 선거 시비가 일어나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바람에 8명이 희생됐다. 그의 지지자들은 아제르바이잔과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영웅이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고 하지만 아제르바이잔, 터키 등과의 긴장이 지속돼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그의 재임 기간 가난이 만연돼 있고 러시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점도 비판받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북한 “오늘부터 핵실험장 폐기·ICBM 발사중지” 트럼프·청와대 ‘환영’

    북한 “오늘부터 핵실험장 폐기·ICBM 발사중지” 트럼프·청와대 ‘환영’

    북한이 21일부터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조선중앙통신은 2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결정서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6개 항의 결정서에는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며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것”이라고 명시됐다. 또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위한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며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와 대화를 적극화해 나갈 것”이라고도 명시했다. 북한은 또 ‘혁명발전의 새로운 높은 단계의 요구에 맞게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데 대하여’라는 이름의 결정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이를 통해 “당과 국가의 전반사업을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지향시키고 모든 힘을 총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개발의 전 공정이 과학적으로, 순차적으로 다 진행되었고 운반 타격 수단들의 개발사업 역시 과학적으로 진행되어 핵무기 병기화 완결이 검증된 조건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도 필요없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북부 핵시험장도 자기의 사명을 끝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 강국,군사 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했다. 북한의 이같은 결정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모두 중단하고 주요 핵실험 부지를 폐쇄하는 데 합의했다”고 적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 역시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며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만간 있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매우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정상 간 핫라인 개통, 남북이 한발 더 다가섰다

    남북 정상을 잇는 직통전화인 핫라인이 어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책상과 북한 국무위원회에 설치돼 실무자들이 4분 19초간 시험 통화를 했다. 분단 73년 만의 역사적인 순간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 핫라인이 처음으로 설치됐으나 당시 우리 측에서는 직통전화를 국가정보원에 두고 북측 정보기관과 교신했다. 정상의 뜻이 이 직통전화를 통해 오갔다. 이런 간접 핫라인은 노무현 정부 때도 운용됐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끊겼다. 핫라인 설치로 판문점 연락 채널 외에 서해와 동해 지구의 군 통신선, 국정원과 북한 통일전선부 사이의 핫라인까지 포함해 다각적인 남북 채널이 구축되게 됐다. 청와대와 국무위원회 간 핫라인은 지난 3월 5, 6일 평양을 방문한 대북 특사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합의한 사항이다.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 정상회담 전 통화를 하기로 했는데 첫 통화는 다음주 초 이뤄질 전망이다. 정상 간 핫라인 개통의 의미는 적지 않다. 1953년 정전 이후에도 군사적 대치를 이어 가는 현실에서 우발적 군사충돌이 언제라도 전면전으로 번질 위험을 내포한 한반도다. 핫라인은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정상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향후 한반도에서 전개될 비핵화와 평화체제,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각 분야의 협력과 교류에서 고위급이나 실무자 선에서 막히는 제반 문제들을 톱다운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고위 연락 채널이기도 하다. 정상 간 핫라인은 남북 화해, 평화공존, 경제공동체로의 이행을 열어 갈 상징이자 보증서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제 언론사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으며, 비핵화 합의도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남북 정상이 엿새 뒤면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만나 비핵화와 평화체제에 관한 큰 틀의 합의를 전 세계에 발신할 것이다. 어제 북한 노동당은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회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선중앙통신이 “당 중앙위 정치국은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 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힌 만큼 남북,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미사일과 대남, 대미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2013년 3월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핵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을 채택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병진노선을 수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핵화와 더불어 한반도 평화체제 대전환이 시작됐다. 지난해까지 전쟁 위기에 몰렸던 한반도 정세를 생각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남북 정상이 길잡이 역할을 해서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끄는 그날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 [서동욱의 파피루스] 4차 산업혁명은 판단력의 문제다

    [서동욱의 파피루스] 4차 산업혁명은 판단력의 문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등을 기반으로 삶에서 이루어지는 급격한 변화를 일컫는다. 이 혁명의 핵심에 ‘판단력’이 있다. 일상에서 사람들은 흔히 ‘결정’ 장애를 호소한다. 판단을 내리는 일만큼 어렵고 중요한 것이 없음을 알려 준다. 판단력은 흥미로운 탐구 대상이다. 구구단이나 역사적 사실이나 영문법은 가르치지만 판단력은 가르칠 수 없다. 자수성가한 재벌 1세보다 2세는 경영학의 원리를 많이 학습하지만 회사를 말아먹는 경우가 있다. 원리를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원리를 사례에 적용하는 판단력이 관건이고, 원리는 학습할 수 있으나 판단력은 학습되지 않는 까닭이다. 인간은 다른 인간의 판단력을 훔치지 못한다. 그래서 ‘판단력 비판’의 저자 칸트는 판단력을 ‘천부의 자질’이라 했다.판단력은 그것을 지도하는 상위의 교본이 없는 근본 지위에 있는 것이다. 가령 의학상의 규칙, 치료 요법 전체를 잘 공부한 의사를 생각해 보자. 그 의학 지식과는 별도로 환자에게 어떤 의학 지식, 어떤 치료 규칙을 적용해야 하는지는 전적으로 그의 능력에 달렸다. 그 능력을 판단력이라 부른다. 개별적으로 주어진 사례에 어떤 보편적 규칙을 적용하는 것이 합당한지 결정하는 능력 말이다. 명의와 의료 사고를 내는 의사가 갈리는 지점은 바로 저런 판단력의 유무다. 판단력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히틀러의 법학자인 칼 슈미트가 몰두했던 것 역시 내가 보기엔 ‘판단력의 문제’다. ‘정치신학’에서 ‘독재’를 옹호한 이 법학자는 규칙은 완벽히 합리적으로 구성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가령 국가에 예산법이 없는데,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면 어쩔 것인가? 이런 예외 상태에 대해 법은 답하지 못한다. 국법은 거기서 끝난다. 그러면 법적 절차가 진행되지 못할 때 누가 법 대신 결정하는가? 바로 법 위에 있는 통치자가 결정한다. 인류는 오래도록 법이 예외 상태와 맞닥뜨려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완벽히 합리적이도록 법을 다듬어 나갔다. 슈미트의 주장은 그래 봤자 법은 예외 상태와 마주쳐 어쩔 줄 모르며, 법이 무용지물이 된 이 예외 상태는 법 위에 있는 통치자의 결정, 재량, 바로 독창적인 판단력에 따라 타개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법 위에 한 인격의 천부의 재능인 판단력, 결정하는 능력이 놓인다. 이렇게 규칙 위에 통치자의 판단력을 위치 짓는 이 사상은 히틀러 같은 독재자를 위한 법철학이다. 규칙이 아무리 합리적으로 마련되더라도 규칙은 그 자체로는 영위될 수 없고 결국 인격이 지닌 천부의 재능인 판단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은 인간이 걸어온 합리주의에 대한 의심이다. 인류는 한 인격(또는 공모적인 몇몇 인격)의 판단력이 인간 사회를 좌지우지할 수 없도록 인격에 의존하지 않는, 누구에게나 언제나 예외 없이 작동하는 익명의 규칙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민주주의 자체가 이 예외 없는 익명적 규칙을 존중하며, 여기에 예외를 두고 끼어드는 한 인격의 판단력(독재자가 행사하는 유신이나 긴급권)을 못 참는다. 4차 산업혁명의 의의는 바로 인공지능이 인간 고유 능력인 판단력의 자리를 넘본다는 데 있다. 예외가 생겨 무너지는 합리적인 규칙을 완벽하게 만들고, 완벽하게 개개 경우에 적용하는 혁명으로서 의의 말이다. 가령 알파고는 돌이 놓일 가장 좋은 자리를 판단한다. 그 판단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 사람들은 신기해하고 즐거워하지만, 인공지능은 곧 그 예외를 합리성으로 만회한다. ‘딥러닝.’ 바로 기계학습을 하는 까닭이다. 점점 더 예외 상태(적용돼야 할 규칙이 무용하게 되는 상태)가 발생하는 치욕은 사라지고, 합리성의 자리를 한 인격의 판단력(총기를 잃었을 때는 변덕, 객기, 우유부단)에게 내주는 일은 없어진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잘못 판단하는 사태(인간에 대한 공격)를 우려한다. 그것은 사실 인간의 재앙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겪는 재앙이다. 인공지능 스스로 예외 상태를 허용해 다시 한 인간의 판단력에, 존 오코너 같은 원시적 영웅의 결단에 자기 자리를 양보하게 되는 까닭이다. 그렇다고 인간은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진 않는다. 인공지능을 다독이며 다시 합리성을 향한 길로 나가 차세대 판단력 혁명을 준비할 것이다.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지구 한계’ 9가지 당신은 아는가?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지구 한계’ 9가지 당신은 아는가?

    맑은 하늘을 본 지가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한반도 상공은 연일 미세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미세먼지에서 초미세먼지로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 근심은 단지 호흡기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미국 몬태나대학과 멕시코 바예데멕시코대학 등의 연구팀이 멕시코시티에 거주하는 생후 11개월 아이부터 만 40세의 성인까지 203명을 장기간 조사한 결과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젊은이들의 뇌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비정상적 단백질 2종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초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사람들에게서 알츠하이머병이 조기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대기오염을 줄이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결론을 내놓았다.스웨덴 스톡홀롬복원력센터 요한 록스트룀 소장과 사진작가이자 영화제작자 마티아스 클룸이 함께 쓴 ‘지구 한계의 경계에서’는 망가질 대로 망가진 환경을 새롭게 복원하고, 그 기저 위에서 인류가 번영하는 길이 무엇인지 담아낸 책이다.아프리카 일부에 몰려 있던 인류가 지구 전반으로 퍼진 것은 약 1만년 전부터 지구가 간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살기 좋은 ‘홀로세’가 온 것이다. 홀로세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갑자기 숲, 초원, 어자원, 포유류, 박테리아, 공기의 질, 얼음 덮개, 기온, 담수의 이용 가능성, 비옥한 토양 따위가 두루 안정적인 균형을 갖춘” 환경을 누리게 됐고, 이때를 틈타 각종 “재화·서비스의 원천”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이 준 천혜의 조건을 자기들 마음대로 뒤바꾸었다. 특히 산업혁명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인간의 지구 파괴 역사는 1950년대부터 가속됐다. 결과는 말 안 해도 안다.지구 파괴의 역사 중 가장 가공스러운 세 가지는 기후변화, 질소와 인의 과부하, 생물다양성 손실이다. 이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대기오염 등을 포괄하는 기후변화다. 2014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에 다다르면서 지구 온도는 2도 상승했다.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하면 해수면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인류가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거대 도시 중 일부는 침수 위기를 걱정해야 한다. 2015년에는 지구 탄소배출량이 400억t 고지를 넘어섰는데, 이 속도라면 세기 말에 지구 온도는 4도 이상 올라간다. 도시는 고사하고 인류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들은 “인류의 막대한 영향력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 낸 비공식적 개념, 인류세를 통해 인류가 지구에 가하는 압박의 규모를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안전한 지구 한계 내에서 살아가려면 안전한 지구 한계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성층권 오존층의 파괴, 생물다양성 손실, 화학물질에 의한 오염, 해양 산성화, 담수 소비, 토지 이용의 변화, 질소와 인에 의한 오염, 대기오염 혹은 에어로졸 부하” 등 9가지가 저자들이 말하는 “지구 한계” 개념이다. 이를 모든 인류가 인지하도록 교육함으로써 인류에게 닥칠 재앙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구 한계 내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것만이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인간의 탐욕을 끝이 없으니 그 탐욕을 꺾을 수 있는 삶의 철학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커버스토리] “AI 킬러로봇 해프닝, 카이스트 세계적 인지도 높아졌기 때문”

    [커버스토리] “AI 킬러로봇 해프닝, 카이스트 세계적 인지도 높아졌기 때문”

    “‘인공지능(AI) 킬러로봇’ 해프닝 역시 우리 대학의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신성철(66) 총장은 최근 전 세계 AI 전문가들이 카이스트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가 철회한 해프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한국의 유명대학이 국방 목적으로 연구하는 AI를 연구해 보이콧당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당시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 등 29개국 57명의 AI 분야 연구자들이 “AI 킬러로봇을 만들고 있다면 카이스트와의 모든 공동연구를 보이콧할 것”이라며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는 내용이다. 이에 카이스트는 “AI 분야와 관련 연구에 있어 대량 살상 무기나 공격용 무기 개발 계획이 없다”고 적극 해명했고, 카이스트의 해명을 전해 들은 토비 월시 등은 닷새 뒤인 지난 10일 보이콧을 철회한다는 서신을 보내며 마무리됐다. 대전 카이스트 캠퍼스에서 신 총장을 만나 ‘카이스트 비전 2031’ 등에 대해 들어봤다.→최근 AI 킬러로봇을 카이스트가 만든다고 해서 외국 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보이콧했다가 철회한 일이 있었는데. -지난 2월 한화시스템과 함께 국방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 개소식을 한 것에 대해 한 국내 영자지가 연구센터를 ‘AI 무기(weapon) 연구소’로 잘못 번역해 내보내면서 불거진 것이다. 연구센터에서는 살상용이나 공격용 무기를 만들지 않는다. 통제력이 결여된 자율무기를 포함한 인간 존엄성에 어긋나는 연구 활동을 수행하지 않는다. 항의 서한을 보낸 모든 학자들에게 해명서를 보내면서 오해가 풀렸다. 철회를 밝힌 교수들에게 감사 서신과 함께 빠른 시일 내 카이스트를 방문해 AI 윤리에 대해 더 많은 토의와 협력을 해 달라 제안했다. →1971년 카이스트 설립 배경이 ‘터만 보고서’에 따라 후진국이던 한국에 세계적인 과학기술 대학을 만들겠다는 사회적 의미가 있었다. 이번 2031 비전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카이스트는 처음 출발할 때 산업화 과정에서 필요한 인재를 공급하고 국가 과학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태생적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 카이스트는 국내 대학 인력양성과 연구에서 선도성을 보여야 하는 학교다. 선도성을 잃으면 그때부터 카이스트는 죽은 것이고 존재 가치를 잃게 된다. 초기에 강조됐던 선도성과는 다른 개념이 필요한 때다. 4차 산업혁명기에 카이스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로 나가는 데 필요한 선도성,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성이 필요하다. 이번 비전은 그런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그렇다면 현재 카이스트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카이스트는 글로벌 대학평가 기관인 영국 QS가 실시한 ‘2017 세계대학 평가’에서 41위를 차지했다. 그 기준으로 보면 카이스트처럼 역사가 짧고 규모가 작은 대학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대학의 실질적 수준은 세부전공 평가에서 드러나는데 카이스트가 20위 내에 포함되는 분야가 6개 정도 된다. 최근에는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AI 킬러로봇’ 해프닝 역시 카이스트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일이 아닌가 싶다.(웃음) 국가의 지원을 많이 받는 대학이면서 예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미안하긴 하지만 세계 20위권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들도 많고 규모도 더 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풋(input)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비전을 이야기하고 구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세계 10위권 진입 목표인 카이스트가 대중들이 잘 알고 있는 하버드대나 MIT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ETH)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현재 카이스트의 규모나 환경, 흡입력을 고려할 때 도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목표가 ETH이다. ETH는 작으면서 강한 대학이다. 단지 비전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허구적인 목표보다는 실질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목표가 필요하다. ETH는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카이스트가 국내 최고 대학이지만 한편에선 국비로 공부하면서 정작 사회 기여가 작다는 지적도 있다. -사회 기여라는 부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카이스트 졸업생들의 절반 이상이 기업으로 가고 있으며 그중 절반이 벤처기업으로 가고 있다. 숫자로 본다면 카이스트 졸업생들이 만든 기업이 1456개이고 고용 창출은 3만 2000여명이며, 이들이 만들어 내는 연간 매출액은 약 13조 6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핵심수출 산업이라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박사급 연구자 25% 이상이 카이스트 출신이다. 카이스트가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는 바로 그런 것 아니겠나. 온라인 대중 강좌 ‘무크’를 확대하려는 것도 카이스트가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국민의 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국민들의 지적 수준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과 관련한 것들은 모두 카이스트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비전 2031’의 교육혁신 분야를 보면 일반고와 여학생의 입학 비중을 높이겠다고 했는데. -특별한 기준 없이 무조건 늘리겠다는 것 아닌가, 과학고와 영재고 출신들이 차별받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 그동안 과학, 수학 능력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했지만 앞으로는 배려, 도전, 창의 정신, 리더십도 비중을 두고 보겠다는 말이다. 선발 기준을 바꾸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반고 입학생들이 늘지 않겠나. 일률적으로 일반고 입학생을 늘리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외국인 학생 입학 비중도 늘리겠다고도 했다. 국비로 운영되는 학교에서 외국 국적 학생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만 생각하면 세금 낭비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세계 경제 10위권 나라인 만큼 국경을 넘어 영향권을 넓혀 나가야 한다. 카이스트 역시 미국에서 600만 달러를 지원받아 만들어졌다는 것만 봐도 우리가 개발도상국을 도와줘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선진국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뒤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이 됐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개도국들은 선진국 명문대학들이 아닌 카이스트를 찾아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교육혁신 부분에서 공동체와 배려의 문화를 강조했다. 수월성을 강조하던 카이스트에서 배려를 이야기한 것도 놀랍지만 무한경쟁 환경에서 1등만 했던 학생들에게 이러한 문화를 쉽게 가르칠 수 있겠나. -지금까지 제도권 교육에서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만 가르치고 있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 사회에서 키워드는 지식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것이다.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의 파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교들부터 서열화에서 탈피해야 한다. 대학은 우리 카이스트가 앞장서서 학생을 일률적으로 평가하고 줄세우는 것을 끝내려고 한다. 그래서 교육도 팀프로젝트, 팀러닝, 프로젝트 러닝으로, 또 토론 위주로 바꾸고 있다. 최선을 다하되 학점에는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다. →온라인 중심 ‘에듀케이션 4.0’ 혁신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 학습은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칠판 앞에서 교수에게 직접 강의를 듣는 것보다는 학습 효율이 낮지 않겠나. -온라인 강의라고 해서 학생들이 대충 넘어갈 수 없도록 하는 학습 체킹 메커니즘이 있다. 가르치는 것은 온라인으로 하고 수업은 토론, 프로젝트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학습, 오프라인 토론’이 함께 가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수업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질 것이다. 온라인 중심으로 강의 형식이 바뀐다고 해서 학생들 실력이 떨어질 거라고 보는 것은 옛날 생각에 얽매인 것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당시 시도했던 무(無)학과, 융합기초학부를 카이스트에서도 하겠다고 했다. 학부과정에서 융합에 치우치다 보면 정작 기본이 탄탄하지 못해 더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물리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무생물체만 다뤘는데 이제는 물리학을 제대로 하려면 생물학, 화학은 물론 주변 다른 학문들도 폭넓게 알아야 한다. 학문적 배경이 다양할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발명할 수 있는 창의적 융합인재가 되기 쉽다. 예전과는 달리 단순히 한 분야에서 깊이 들어간다고 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상대방의 것을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 시절에는 기초 교육과 넓은 지식을 갖고 다른 분야와 언어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어느 대학들에서도 없었던 시도인 만큼 융·복합 교육을 위해 자체 교재를 개발하고 있다. →국제화 혁신도 강조하고 있는데 국제화라는 것이 학교 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아닌가. 국내 대학 중에서 가장 국제화가 잘되고 있는 학교라는 평가인데. -세계적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국제화는 필수적이다. 단순히 수적으로 외국인 학생과 교수진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인이 대학 캠퍼스를 돌아다니면서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 한국 학생과 교원들도 외국인 연구자들에 대해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언어 장벽’을 없애는 것이다. 이미 수업에서는 85% 이상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생활 현장은 여전히 한국어 중심이라는 게 문제다. 이 때문에 외국인 학생이 캠퍼스에서 생활하고 외국인 교수가 교수 회의에서 불편을 느낀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외국인 학생과 교수들에게도 한국어를 배우도록 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대학들이 국제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과 로컬라이제이션(지역화)이 동시에 이뤄지는 글로컬라이제이션 캠퍼스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서 카이스트는 ‘영어를 쓰는 캠퍼스’가 아닌 ‘영어와 한국어 모두 자연스럽게 쓰이는 이중언어 캠퍼스’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신성철 총장은 ‘카이스트 동문 출신 첫 총장’이다. 나노스피닉스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응용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고체물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재료물리학 박사모를 썼다. 자성학 분야에서 오랜 난제인 2차원 나노 자성박막 잡음현상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등 연구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물리학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을 역임하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초대·2대 총장을 맡는 등 과학 행정가로서의 경험도 풍부하다. DGIST 총장 재직 시 융복합대학원과 무(無)학과 단일학부를 도입하는 등 교육혁신을 이끌기도 했다. ▲미국 이스트먼코닥연구소 수석연구원 ▲카이스트 국제협력실장 ▲카이스트 기획처장 ▲고등과학원설립추진단장 ▲카이스트 부총장 ▲한국물리학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DGIST 1·2대 총장 ▲제16대 카이스트 총장
  • 프랑스 상징 만든 중세 ‘악마의 동물’

    프랑스 상징 만든 중세 ‘악마의 동물’

    돼지에게 살해된 왕/미셸 파스투로 지음/주나미 옮김/오롯/320쪽/2만 5000원프랑스 국가대표 축구 대표팀은 ‘레블뢰’(Les Bleus=The Blues)라 불린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어서다. 프랑스대혁명 직후인 1793년부터 1800년까지 프랑스 서부 지역에서 벌어진 방데전쟁에서 왕당파와 맞서 싸웠던 혁명군도 ‘레블뢰’라 불렸다. 그들도 파란색 옷을 입고 있었다. 중세 시절 유럽 다른 왕조 대부분은 동물을 문장(紋章)으로 사용했다. 예컨대 잉글랜드와 덴마크 왕국은 레오파르두스를, 스코틀랜드와 레온, 보헤미아, 노르웨이 왕국은 사자를, 스웨덴 왕국은 황소를 상징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프랑스 왕국은 평화와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을 내세웠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백합의 기원은 12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프랑스 카페 왕조가 파란색 바탕에 금색 백합꽃이 총총하게 그려진 문장을 갑옷과 깃발 등에 사용하면서부터다. 그렇다면 이 문장들은 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갑자기 왕에게 뛰어든 돼지 때문’이라면 너무 이상한가. 프랑스 중세사학자 미셸 파스투로의 ‘돼지에게 살해된 왕’은 이 과정을 추적한다.1131년 10월 13일의 일이다. 프랑스 루이 6세의 맏아들 15살 필리프가 파리 근교에서 낙마 사고로 죽었다. 그가 타고 있던 말 다리 사이로 돼지 한 마리가 갑자기 뛰어들었다. 말에서 떨어진 필리프는 돌에 세게 부딪혔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두었다. 단순한 낙마 사고였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뛰어든 동물이 하필 ‘돼지’였다. 돼지는 중세 라틴어로 목구멍을 의미하는 ‘굴라’(gula)로 불렸다. 현대 프랑스어로 풀이하면 ‘탐식’이다. 더럽고 불결했으며, 음욕으로 가득하며, 절대 하늘을 바라보지 않고 지옥을 상징하는 땅만 바라본다. 돼지는 그래서 ‘악마의 동물’로 여겨졌다. 야생 멧돼지를 사냥하다 죽는 일은 전사다운 명예로운 죽음이었지만, 가축 돼지에 의해 당한 죽음은 불명예였다. 사람들은 이 수치스런 죽음을 두고 ‘신이 내린 벌’이라 수군거렸다. 역사가들은 급기야 필리프를 ‘돼지에게 살해된 왕’으로 불렀다. 죽은 필리프를 대신해 왕위에 오른 루이 7세는 교황에 맞서고 실정을 거듭하면서 교회의 분노를 샀다. 왕가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왕은 명예를 회복하려고 왕비와 함께 직접 제2차 십자군에 참여했다. 그러나 원정은 무참한 실패로 끝났다.“모든 게 돼지 때문”이었다. 루이 7세는 불명예스런 필리프 왕자의 죽음의 흔적을 지우고자 교회와 손을 잡았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왕국의 수호자이자 프랑스의 여왕으로 삼기로 했다. 성모 마리아의 그림에서 가져온 백합, 그리고 신을 상징하는 파란색을 내세웠다. 쉬제르 수도원장은 생드니 수도원 교회를 개축하면서 처음으로 화려한 파란색 유리를 이용한 성모 마리아의 그림을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했다. 이어 샤르트르 대성당을 비롯한 왕국 교회들도 이런 유행을 따랐다. 파란색 바탕에 금빛의 노란 백합꽃은 이렇게 왕국을 상징하는 문장으로 발돋움했다. 불명예를 가리기 위한 왕가의 노력과 당시 막강한 권세를 지녔던 중세 시대 교회 세력의 이해관계가 맞닿은 지점이기도 했다. 중세 상징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미셸 파스투로는 문장과 동물, 색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감춰진 역사를 꿰뚫었다. 작가는 고교 시절 역사책에서 필리프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강렬한 흥미를 느꼈다. 동물과 문장에 관한 철저한 조사를 거쳐 결국 프랑스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백합꽃까지 추적하는 데에만 무려 50년이 걸렸다. 저자가 1983년부터 2015년까지 각종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하자 “우리가 그동안 필리프 왕자의 이상한 죽음을 간과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덧붙여 돼지를 위한 변명 한마디. 돼지는 물을 좋아하고, 공간이 충분하고 너무 덥지만 않으면 깨끗하게 산다. 땀을 배출하기 어려운 신체 구조상 열을 식히려고 물이나 진흙을 찾는다. 무엇보다 맛있는 고기를 비롯해 각종 부속물을 인간에게 아낌없이 제공한다. 이런 고마운 동물을 악마라 여기다니, 중세 사람들 해도 너무들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인포그래픽 디자인 실무서 나왔다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인포그래픽 디자인 실무서 나왔다

    데이터 인포그래픽 디자인 제작실무/이수동·김선주 지음/ 예문사/397쪽/2만원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를 비롯한 정보홍수의 시대다. 현대인은 서로 관계없는 지식까지 활용할 줄 아는 통찰력은 물론 제시된 데이터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데이터 문해력, 편집기술력까지 갖춰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능력이 데이터 인포그래픽이다. 이 책에서는 일상이나 업무에서 마주하게 되는 리서치 자료, 표, 그래프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한다. 이에 더해 제목짓기 노하우, 그래프 등을 자유롭게 변형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저자인 이수동 브이랩인포그래픽연구소장은 “실제 교육 및 디자인 제작 현장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내용을 바탕으로,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편집 노하우를 다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책은 일반 기업부터 학생까지 누구나 활용 가능한 인포그래픽 실무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핀란드 ‘70만원 기본소득’ 실험, 12월 종료…사실상 실패?

    핀란드 ‘70만원 기본소득’ 실험, 12월 종료…사실상 실패?

    핀란드에서 진행 중인 기본소득 실험이 오는 12월 종료된다. 결과는 이르면 내년 중에 정리돼 공개될 예정이다. 핀란드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무작위로 선발한 만 25~58세 장기 실업자 2000명에게 매달 기본소득 560유로(약 70만 원)를 지급하고 있다. 이 실험은 대상자가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일정 기간 여기서는 2년이라는 실험 기간 기본소득을 계속 받을 수 있게 해 취업 의욕을 키울 것으로 기대됐다. 또한 유럽 최초로 시도되는 실험이어서 여러 국가에서 주목했다. 원래 계획은 올해 기본소득 대상자를 일반 노동자까지 확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핀란드 사회보장국(KELA)의 여러 연구자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 “기본소득 제도에 취업을 촉구하는 등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핀란드 정부 또한 기본소득을 중단하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스카 시마나이넨 KELA 연구원은 현지언론 스벤스카 다그블라더트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기본소득 실험을 멈추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핀란드 의회에서는 실업자의 취업 의욕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법안이 통과됐다. 이는 최소 18시간 노동을 하거나 3개월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요구사항을 넣고 이행되지 않거나 일정 기간 취업하지 못하면 실업급여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기본소득 실험의 총책임자인 올리 캉가스 KELA 국장은 현지 공영방송 YLE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대규모 실험에서 결론을 도출하는데 2년이라는 기간은 너무 짧다.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으려면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부의 판단이 경솔한 생각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기본소득 제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연구자들 외에도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와 페이스북의 공동설립자인 크리스 휴스 등 여러 기업인이 있다. 이들은 “4차 산업 혁명을 통해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기본소득과 같은 보장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massonforstock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북한, 오늘 노동당 전원회의…남북정상회담 등 대외관계 정책 논의 전망

    북한, 오늘 노동당 전원회의…남북정상회담 등 대외관계 정책 논의 전망

    북한이 20일 노동당의 중요 정책 결정 기구인 당 전원회의를 개최한다.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20일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당 전원회의를 여는 것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7기 2차 전원회의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후보위원 전원이 참여하는 회의다. 북한에서는 정책 지도에 있어 당이 최고 권위를 갖기 때문에 당 전원회의에서는 사실상 국가의 핵심 전략과 정책노선이 논의·결정된다. 특히 이번 회의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분기점이 될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려 대외관계와 관련한 중요한 정책적 논의 및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회의 개최를 발표하며 현시점을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라고 규정하고,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를 토의·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추론에 힘을 싣는다. 그간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에 비핵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이번 회의를 통해 핵 문제와 관련한 입장 변화를 공식화할 지 주목된다. 북한이 2013년 3월 당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핵 무력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비핵화’ 등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되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는 쪽으로 전향적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극비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등 북미정상회담 준비가 본격화된 만큼, 북한이 이번 회의를 통해 북미 관계 개선 필요성과 북미정상회담 개최 계획을 알릴 수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위원장으로서 이번 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회의 보고 등의 형식으로 최근의 한반도 정세 변화와 대응 전략 등을 직접 밝힐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개인정보 보호와 경제 효과 분석이 시급하다/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개인정보 보호와 경제 효과 분석이 시급하다/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어떤 사람이 오랜만에 피자를 주문하려고 단골 피자 가게에 전화했더니 거대 데이터 기업이 인수했더란다. 말할 필요도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피자를 이미 알고 있었고 심지어 취향에 맞게 새로운 맛도 권했다. 자기를 속속들이 아는 것 같아 질린 남자가 여행이나 가야겠다고 하자 여권이 만료됐으니 갱신하라고 하더란다. 자기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는 것 같아 께름칙했다는 것이다. 물론 우스갯소리다. 그러나 이 우스갯소리는 이미 3조 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향후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글로벌 데이터 경제의 핵심 이슈를 잘 드러낸다. 데이터 경제 패러다임에서 우리는 혁신과 경제 성장을 위한 데이터의 활용이라는 경제적 문제와 개인정보 보호라는 윤리적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87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최근 페이스북 사태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물론 프라이버시와 경제 효율성 이슈가 지금에서야 제기된 문제는 아니다. 1970년대 말 경제학에 프라이버시 개념을 도입한 리처드 포스너 교수는 프라이버시를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페이스북 사태는 개인정보 보호의 부재가 기업의 이미지뿐 아니라 경제의 효율성을 유의미하게 저해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 줬다. 데이터 경제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개인정보 유출의 빈도와 규모 그리고 피해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대중의 관심 역시 높아졌다.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에 대한 광범위한 공론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정보는 최대한 보호하면서 불필요하고 중복된 규제는 걷어내고 혁신과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수의 개인정보 보호 관련법이 과도한 규제와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원인은 아닌지 꼼꼼히 살피고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규제를 일원화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6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친 유럽연합의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이 5월 25일부터 시행된다. 이 규정이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그리고 기업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반한 기업에 무거운 벌금을 명시한 이 규정은 유럽과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모든 기업에 해당된다. 먼저 우리 업계와 정부의 대응을 점검하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특히 자체 역량이 충분치 않은 중소기업과 데이터 활용이 많은 벤처ㆍ스타트업이 새로운 규정을 소화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제공, 설명회 등 관련 민관 기관의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설립 취지에 걸맞게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바란다. 개인정보 보호의 강화로 인해 데이터 확보에 일시적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중소기업, 벤처ㆍ스타트업이 현재 활용률이 5%에 불과한 공공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토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물론 공공 빅데이터의 범위와 정보의 질은 높여야 한다. 미국의 경우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소매업체의 영업 이익이 60%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아울러 전체 데이터의 80%에 이르는 미활용 데이터의 정보 가치를 높이고 활용도를 늘려 경제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법ㆍ규제 정비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가 사회적 신뢰를 쌓는 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에서도 저신뢰 사회에 속한 우리는 사회자본의 축적이 쉽지 않다. 혁신과 총요소생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뜻이다. 원칙과 배려 그리고 공정경쟁에 기반한 사회질서의 확립이 신뢰 축적의 첫걸음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우리나라만큼 뜨거운 국가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기술 위주의 담론에 매몰돼 정작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에 따른 경제ㆍ사회적 비용과 편익에 대한 유의미한 분석이 보이지 않는다.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관련 국책연구기관들이 공동 연구를 하면 좋을 것이다. 경제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거시경제의 틀과 방향을 제시하고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중요한 밑작업이 될 것이다.
  • [자치광장] 광화문광장, 시대정신 담는 공간으로/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자치광장] 광화문광장, 시대정신 담는 공간으로/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고려시대부터 남경이라 불리며 중요 지역으로 인식돼 온 한양은 조선 건국과 함께 새로운 도읍으로 정해졌다. 천년 고도 서울의 중심에는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이 자리하고 있으며, 옛 육조거리는 현재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라는 이름으로 시민의 삶을 담아내고 있다. 광화문광장에선 2016년 10월 이후 23회에 걸쳐 약 1700만 촛불이 모여 시민 주권을 행사했다. 4·19혁명, 6월 항쟁 등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 염원을 담아냈던 공간은 촛불 시민에게도 자리를 내주었다. 광화문광장은 시민들 목소리를 담는 공간으로 상징성을 지켜 왔다. 하지만 지금의 광화문광장은 상징성에 비해 많은 공간적 한계를 갖고 있다. 2009년 문화재청의 광화문 복원 사업과 시기를 맞춰 조성된 광장은 조성 당시 많은 아쉬움이 남은 공간이었다. 양방향 5개 차도로 둘러싸인 광장은 시민 접근이 어렵고, 광화문 월대 복원 등 역사성을 담아내지 못했다.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분리대라는 오명을 들어야 했다. 2016년 광화문포럼에서 광장 개선 논의가 본격화한 후 포럼은 광장 주변 도로의 지하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지하차도 진출입구로 인한 도심 경관 훼손, 대규모 공사로 인한 장기간 시민 불편, 사업의 경제성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지하화 대신 기존 도로를 우회해 광장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지난 10일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광화문 월대와 해태상을 원위치에 복원하고, 경복궁 사거리 교차로에서 초라하게 옛 궁역임을 알리던 동십자각을 다시 경복궁과 연결한다. 일제강점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서십자각까지 회복하면 경복궁은 과거의 위용을 되찾게 될 것이다. 서울시는 현재 10차로인 세종대로를 6차로로 줄이고 기존 광장을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확장해 시민광장을 조성한다. 광화문역에서 시청역으로 이어지는 지하 보행 공간도 함께 정비한다. 이로써 광장은 단절 없이 주변 지역과 연결되며, 도심 곳곳이 보다 촘촘하게 연결돼 활력 있는 공간으로 변화할 것이다. 새로운 광화문광장 계획 발표 이후 시민·전문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광화문광장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보행 중심 광장으로 개선하는 것을 반기면서도 도심 교통 혼잡에 대한 조심스러운 우려도 있다.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시민,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듣고 계획안을 다듬어 광화문광장이 시대정신을 담는 대한민국 대표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 5G 주파수 경매 시작가 3.3조… ‘총량 제한’ 도입

    5G 주파수 경매 시작가 3.3조… ‘총량 제한’ 도입

    3.5㎓ 2.6조 28㎓ 6216억 책정 총 공급 2680㎒ 폭… 현재의 7배 블록 쪼개 조합 입찰 ‘클락 경매’ 균등 할당 무산… 승자 독식 막아 통신사 사활 걸려 입찰가 뛸 듯 내년 3월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 이동통신 5G의 주파수 경매 최저가가 3조 3000억원으로 책정됐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018년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 토론회를 열고 5G 주파수 경매안을 공개했다. 경매 대상은 3.5㎓ 대역의 280㎒ 폭과 28㎓ 대역의 2400㎒ 폭이다. 최저 경쟁가격(경매 시작가)은 3.5㎓ 대역 2조 6544억원, 28㎓ 대역 6216억원 등 총 3조 2760억원이다. 과기부는 “3.5㎓ 최저가는 2016년 LTE 주파수 경매 최저가(2조 6000억원)를 고려했다”면서 “28㎓ 대역은 기존에 사용된 적이 없는 초고대역이라 사업 불확실성을 고려해 최소한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파수가 고속도로라면 대역폭은 차로 수에 비유된다. 대역폭이 넓을수록 데이터 전송량과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통신사들이 최대한 많은 대역폭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직접 써 내는 입찰가가 최저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총공급 대역폭은 2680㎒로 현재 사용되는 이동통신 총주파수 대역폭(410㎒)의 7배에 달한다. 가능한 한 광대역 주파수를 공급해 초기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경매 방식은 ‘클락 경매’다. 블록을 잘게 쪼개 조합 입찰이 가능한 방식이다. 3.5㎓ 대역은 10㎒씩 28개, 28㎓ 대역은 100㎒씩 24개 블록으로 구성된다. 사업자는 블록의 양과 위치를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가 희망한 ‘균등 할당’은 무산됐다. 대신 승자 독식을 막기 위해 ‘총량 제한’ 제도가 도입된다. 특정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는 총량 한도는 공청회 등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주파수 이용 기간은 올해 12월부터 각각 10년과 5년이다. 과기부는 공청회 후 할당 계획을 확정한 뒤 6월에 주파수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매로 들어온 돈은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에 귀속된다. 류제명 과기부 전파정책국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5G를 세계 최초 상용화해 전체 생태계가 파급효과를 누리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4·19, 여전한 그날의 아픔

    4·19, 여전한 그날의 아픔

    4·19 혁명 58주년인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를 찾은 한 참배객이 묘소 앞에 앉은 채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4·19 혁명 기념식에서 “4·19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이정표이자 대한민국의 장대한 미래를 비출 불멸의 횃불”이라고 말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