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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기술 개발 ‘2018 서울혁신챌린지’ 참가자 모집

    혁신기술 개발 ‘2018 서울혁신챌린지’ 참가자 모집

    서울시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이 ‘2018 서울혁신챌린지’ 참가자 모집 소식을 밝혔다. 서울혁신챌린지는 2017년 처음 시작, 8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집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300일의 기간 동안 ‘아이디어 및 팀빌딩-예선 평가-시제품 제작-결선 평가’의 과정을 거쳐 최종 16개 팀을 선발,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을 다수 배출시켰다. 최종 선발된 16개 팀은 머신러닝과 블록체인 요소기술을 활용해 교통, 환경, 도시재생, 의료, 세무, 소외계층, 보안 등 다양한 도시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지속성장 가능한 대안을 제시했으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갈 혁신 아이디어와 핵심 기술을 다수 배출했다. 2017 서울혁신챌린지에서 SBA는 최우수상 2팀에게 지원금 각 2억 원을, 우수상 4팀에게 지원금 각 1.5억 원을, 장려상 10팀에게 각 1억 원을 연구 개발자금으로 지원했다. 또한 자금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선도기업 개발 플랫폼 연계 및 기술지원, 마케팅, 투자 등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아이디어가 상용화 될 수 있도록 후속 지원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7 서울혁신챌린지에서는 ㈜드로미가 우수상을 수상했고, 디디에이치(주)가 장려상을 수상했다. ㈜드로미는 도시관리 및 시설물관리 핵심기술을 지속개발하고 있으며 현재는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디디에이치(주)는 서울혁신챌린지 선정 이후 SBA를 통하여 ‘2018 GTC 컨퍼런스’에 초청되는 기회를 얻기도 했으며,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가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2018 서울혁신챌린지는 아이디어·팀빌딩, 예선을 거쳐 선정된 총 32개의 과제에 대해 각 2천만 원 내외의 연구 개발(R&D)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후 전문가 멘토링을 통한 프로토타입 제작을 수행하며, 내년(2019년) 4월 결선을 통해 총 16개 과제를 최종 선정, 최종 선정된 기업에게는 최대 2억 원의 연구 개발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참가 대상은 서울시민(외국인 포함), 기업, 대학, 중소기업이라면 누구나 가능하고, SBA 홈페이지 공지사항란을 통해 온라인 접수를 하면 된다. 다만 예선평가 이후 지원대상이 될 경우에는 서울소재 기업 단독 혹은 서울소재 기업을 주관 기관으로 하는 컨소시엄 형태를 갖춰야 한다. 시민이 참여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축제로 진행될 ‘서울혁신챌린지’ 참가를 희망하는 외국인 포함 서울시민 및 민간개발자, 예비창업자, 대학, 중소기업은 5월 31일(목)까지 SBA 홈페이지 공지사항 및 서울산업진흥원 R&D지원센터 홈페이지 사업공고를 통해 온라인 접수하면 된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혁신챌린지 공식 페이스북 그룹(서울혁신챌린지 검색)으로 문의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지나친 ‘현재지향’ 사회에 보내는 경고/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시론] 지나친 ‘현재지향’ 사회에 보내는 경고/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행동경제학에 ‘현재 선호 편향’(present preference bias)이라는 것이 있다. 크지만 한참 기다려야 하는 보상보다 작지만 지금 당장 취할 수 있는 보상을 사람들이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최근 현재 선호 편향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미래에 대한 가치 할인이 갈수록 커지고 아예 미래 가치는 고려하지 않겠다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확실한 현재에 방점을 찍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로 일을 미루지 말라는 ‘욜로’(you only live once) 등의 트렌드가 대표적인 예다. 물론 현재에 가치를 두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이것이 미래에 대한 외면으로 이어질 경우 문제가 된다. 현재 가치에 대한 지나친 쏠림 이면에는 불확실성과 시간 압박이 자리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면 자연스레 현재 가치로 무게중심이 이동된다. 또한 시간에 대해 여유보다는 압박을 느끼게 될수록 미래를 위한 참을성보다는 현재의 기회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 더 초점을 두게 된다. 최근의 급진적 기술 발달로 인한 초연결은 많은 순기능도 있지만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가늠하기 힘들게 한다.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해 매일 쏟아지는 신기술이 역설적으로 사람들의 미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다 보니 미래에 대한 장기적 안목의 투자를 꺼리게 된다. 개인들도 자신의 미래가 불확실하다 보니 결혼을 미루고 아이를 낳으려고 하지 않는다. 기업도 당장의 이익이 보장된 보수적인 선택을 거듭하게 된다. 과도한 경쟁에 따른 기회 상실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들에게 기다리는 여유보다 ‘지금 당장’이라는 압박을 가중시킨다. 가히 요즘 사회는 초단타적 사회라 할 수 있다. 현재 중심의 초단기성이 소비, 기업 활동 등 사회 전반에 드리우고 있다. 지나친 현재 편향은 부정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소비에서는 충동에 따른 후회가 부정적 정서를 가져오고, 심할 경우 충동 중독과 이에 따른 2차, 3차 피해를 일으킨다. 생산에서의 하루살이형 현재 편향은 체계를 약화시키고 장기적 환경 변화에 취약해져 계속기업이 아니라 한계기업으로 전락하게 한다. 국가, 사회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불확실성에 허둥대고 시간 압박에 쫓기면 설익은 정책을 내놓고 이를 수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만 급급한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우리에게 더이상 미래가 없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가능한 미래가 있다. 다만 미래를 그저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미래를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좀더 미래 준비적 관점의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한다. 과도한 현재 지향 트렌드에 한 번쯤 제동이 가해져야 한다. 좀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자신의 인생 설계를 세우고, 사회에 대한 걱정과 함께 범국가적 차원의 고민도 함께 하면서 더불어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현재 중심적 사회 구성원은 일반적으로 개인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미래 중심으로 가면 자신과 함께 사회를 보게 되고 그 사회와 함께 자신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그리게 된다. 국가적으로는 그저 몇 년이 아니라 백년, 천년의 대계가 세워져야 한다. 큰 그림 없는 지엽적 묘사는 단기적 기교에 그치고 만다. 미래에도 살아남을 국가라면 천년을 관통하는 기본과 원칙이 바로 세워져 있어야 한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단기적 성과 내기에 내몰려 지나치게 변화만 강조하는 겉만 번지르르한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변화도 좋지만 그 변화가 일관성이라는 밑그림 위에 펼쳐져야 아름답고 가치가 온전히 전해진다. 이제 우리도 일관성이라는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정부, 기업, 가계, 개인 할 것 없이 모두 자신의 미래지향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것에 대한 일관성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모두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행복은 현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래에 더 큰 행복이 온다는 신념을 가지고 그 더 큰 행복을 위해 미래 지향성을 키워야 한다. 현재의 행복뿐 아니라 미래의 행복에도 가치를 두는 국가적 관점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다.
  • [데스크 시각] 이란 핵협정 파기, 북ㆍ미 접촉 언제부터였을까/이지운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이란 핵협정 파기, 북ㆍ미 접촉 언제부터였을까/이지운 국제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정(JCPOA) 파기를 고려한 것은 아마 ‘처음부터’였을지 모른다. 협정 파기의 원인(遠因)을 일부 미국 언론들은 이란에 대한 트럼프의 ‘증오’에서 찾기도 한다. 이 증오가 본질적으로 트럼프 자신의 것인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유대계 인사들의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아무튼 유럽의 친구들이 찾아와 말리고, 세계가 반대해도 지난 8일 기어이 협정을 파기했다. 그래서인지 사흘쯤 뒤인 10일 이스라엘과 이란이 군사적으로 충돌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내 이란 혁명 수비대 측 무기고와 병참기지, 정보 시설 등을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하고, 이란은 골란고원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스라엘로서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최대 외부 공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가 북핵 문제 해결을 준비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1994년 미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에서 보인 ‘세상의 핵’에 대한 그의 특별한 사명감을 고려한다면 이 또한 처음부터였을 수 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의 주요 임무 중 하나로, 핵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북한과 미국이 핵 합의를 위해 ‘접촉’을 시작한 게 트럼프 행정부 공식 출범 이전부터라는 얘기가 나오는 건 그래서인 듯하다. 워싱턴에서 ‘대북 보상비용’ 얘기가 흘러나온 게 지난해 하반기인 걸 보면 접촉 시점은 훨씬 이전이라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일단 그 출발점은 앤드루 김 미국중앙정보국(CIA) 한국임무센터(KMC)장으로 알려진다. CIA 한국지부장과 아시아ㆍ태평양지역 담당자를 역임하다 퇴임한 뒤 KMC 초대 팀장을 맡았다. KMC는 지난해 5월 북한 전담조직으로 신설된 조직이다. 그런데 왜 5월이었을까. 혹 북ㆍ미 접촉 시점과는 연관이 없을까. 지난해 5월 미국은 이미 북한과의 접촉량과 범위가 늘어나 조직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었을 수 있다. 관련 작업의 출발점이었던 앤드루 김의 활동 공간을 공식화해 주는 측면도 고려했을 수 있다. 아무래도 지난해 이맘때 전쟁을 불사할 듯 보였던 북한과 미국의 대결 분위기는 당시 세상이 생각했던 그런 상황과는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이후 이어지는 지난해 하반기는 주지하듯 미국이 중국을 비틀어 북한을 쥐어짜는 기간이었다. 행동과 보상 사이를 고심하는 북한에 압박을 병행한 것은 미국으로서는 필수 코스였다. 이 무렵 보상 얘기가 구체화되면서 ‘비용’ 얘기가 흘러나온 것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북한은 미국과 직거래하는 일정 기간 중국은 필요 없었을 것이다. 아마 국면 전환을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한국이었을 수 있다. ‘통 큰 결단’을 남한을 통해 극대화한 김정은의 선택은 영리한 것이었다. 2018년 새해 벽두부터 평창올림픽에, 김여정의 방남과 판문점 회담까지 김정은은 보도의 중심이었다. 사실관계는 아직 드러난 것이 없다. 그래도 트럼프 정부 출범부터 북·미 정상회담 확정 발표까지 한국과 중국이 소외된 구간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두 나라 당국은 지금 이 소외된 구간을 복기해 재구성하고 있을 것인데, 한국은 누구보다 자세하고 치밀하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판 마셜플랜’이 거론되고 있는 요즘이다. 예컨대 김정은 정권은 최대한 ‘북한 내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자본과 계획을 원할 것이고, 북·미가 이 문제를 어디까지 논의했는지 친절하게 알려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이 알려 왔다’, ‘백악관이 사전 고지했다’ 정도로는 설명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jj@seoul.co.kr
  • 민주당, ‘5대 핵심공약’ 내세워 지방선거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청년 추가 고용장려금 확대 등을 담은 ‘6·13 지방선거 5대 핵심공약’을 발표하며 지방선거 준비에 나섰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 행복·미세먼지 해결·국민생활 안전·일자리 중심의 혁신성장·한반도 평화’ 등을 5대 핵심공약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청년 일자리 대책으로 청년 추가 고용장려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을 현행 3개월 30만원에서 내년부터 6개월 5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 대기질 예보시스템을 구축해 날씨를 정확히 예보하고, 노인과 아동 등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국민생활 안전을 위해 민주당은 소비자가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사용 여부를 알 수 있게 표시제를 개편하고 지자체에 ‘재난·사고 전담대응센터’를 설치해 지자체 컨트롤타워와 지방정부 지원의 체계화를 약속했다. 또 일자리 중심의 혁신성장을 위해 4차 산업혁명 관련기술 R&D 투자를 확대하고 기초연구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신산업·신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안도 제시했다. 한반도 평화를 조성하기 위해 통일경제특구를 지정하고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번 지방선거 공약의 큰 줄기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토대로 내 삶이 바뀌는 변화와 혁신을 계속하기 위한 비전과 과제를 제시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김성태 “드루킹 특검법 동시 처리”vs 홍영표 “대선 불복 특검 안돼”

    김성태 “드루킹 특검법 동시 처리”vs 홍영표 “대선 불복 특검 안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더불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에 관한 ‘드루킹 특검’ 법안과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위한 사퇴서 처리를 동시에 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선 불복 특검’을 받을 순 없으며 의원직 사퇴 처리부터 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는 모양새다.김 원내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아직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원하는 것은 파국이 아니라 협상”이라며 “한국당은 특검만 받아들여진다면 추경이든 민생법안이든 민주당이 원하는 모든 안건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다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당은 의원직 사퇴서 처리에 반대하지 않는다.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는데 이를 반대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한국당이 원하는 것은 국민의 참정권만큼이나 국민의 알 권리도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홍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마치 대선을 부정하는 듯한, 지난 대선에 불복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특검으로 야당이 요구하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간 협상이 결렬된 이후 바른미래당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특검 대상”이라는 말이 나온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홍 원내대표는 “촛불 혁명과 국민에 의해서 탄생한 정부이지, 댓글 공작을 통해서 탄생한 정부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드루킹 특검을 하게 된다면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파헤치고), 거기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형사적인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검 수용을 완전히 못 한다는 것은 아니고 대선 불복 특검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이 시한인 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 4명의 사직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이것(출마 의원의 사직 안건 처리)은 마쳐놓고 협상해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국회를 정상화해야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지금 정부로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너무나 급하다. 사실은 특검보다도 추경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시 정보] ‘5분 스피치’ 꼬리물기 질문… 거짓말은 딱 세번 만에 들켜요

    [공시 정보] ‘5분 스피치’ 꼬리물기 질문… 거짓말은 딱 세번 만에 들켜요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2018년 국가직 9급 공채 마지막 관문인 면접이 치러진다. 올해 국가직 9급 공채 선발예정인원은 4953명, 접수인원은 20만 2978명이다. 지난 7일 발표된 필기합격자는 모두 6874명으로 면접 예상 경쟁률은 1.39대1이다. 지난해 선발예정인원은 4910명, 접수인원은 22만 8368명이었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6873명으로 최종합격자(4994명)의 1.38배수였다. 최근 4년간 면접 경쟁률을 살펴보면 10명 중 2~3명은 면접에서 떨어진다. 면접 준비시간이 한 달 넘게 확보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지난 7일 필기시험 합격자가 발표됐기 때문에 준비시간이 3주 남짓이다. 지방직 9급 공채에 응시한 수험생이라면 오는 19일 필기시험이 예정돼 있어 더욱 초조할 수 있다. 면접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을 위해 9급 공채 면접 관련 정보를 담았다.자기기술서는 유형별로 구성 연습 9급 면접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20분의 자기기술서 작성시간이 주어진다. 자기기술서는 일괄 작성해 면접관들에게 전달된다. 지난해 9급 공채 자기기술서 1번 지문은 ‘자기가 지원하는 부처나 부서(관심 있는 정책도 가능)는 무엇이고, 직무 관련해서 자신이 노력했던 경험이나 능력 함양을 위해 노력 했던 경험(교내외 등 모든 활동)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시오(교과 활동, 평소 노력해 왔던 것, 자기계발한 것 등)’로 모든 직렬에 공통 적용됐다. 자기기술서 문항은 매번 바뀐다. 올해도 모든 직렬 공통질문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무작정 많은 기술서를 써보기보다는 찬반선택형, 대안제시형 등 문제를 유형화해서 그에 알맞은 답안을 어떻게 구성할지 연습해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해 검찰직과 마약직은 자기기술서 2번 질문으로 형법 및 형사소송법 관련 내용이 나왔다. 개별 질문에서도 각 직렬의 전공 관련 질문이 주로 나왔다. 가령 마약수사식에서는 마약 종류, 마약수사의 특수성 외에 형법과 형사소송법 전공지식을 묻는 식이다. 직무능력 검증 질문에 대비해 이론서만 읽기보다는 지원 부처 홈페이지를 살펴보거나 직렬 관련 시사 이슈를 숙지하는 게 필요하다. 특히 해당 부처에서 주력하고 있는 정책에 대한 본인만의 시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5분 스피치는 ‘나만의 경험’ 사례로 다음으로 5분 스피치가 있다. 스피치에 앞서 주제 검토시간이 10분 주어진다. 스피치 주제는 직렬과 연관된 것 가운데 정책, 시사이슈에 관한 것이 주로 출제된다. 질문이 무엇이든 ‘본인만의 경험’을 사례로 들어 자신이 갖고 있는 공직 가치와 인성이 드러나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별면접은 30분 내외다. 지난해 인사혁신처는 면접시험 응시요령으로 ‘응시 관련 교과목 수강(전문도서 자기학습 등 포함), 각종 활동 등 해당 분야의 직무수행능력 및 전문성 함양을 위해 평소 준비한 노력과 경험 등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직렬과 관련해 공부한 내용과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묻는다는 말이다. 최근 면접이 강화됨에 따라 서로 관계없는 질문들이 이어지기보다 응시자의 답안에 따라 꼬리물기식으로 연달아 질의응답이 진행되는 추세다. 인사처 관계자는 “단순 사실관계를 따져 묻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수험생 답안에 따라 다음 질문이 던져지게 된다”면서 “자신의 경험이 아닌 꾸며낸 것이라면 3번째 질문쯤에선 제대로 된 답변이 나올 수 없도록 질문지가 구성돼 있어 매번 신중하게 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솔직하되 참신한 답변을 내놓는 것도 중요하다. 2차례 9급 공채 면접시험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중앙부처 한 서기관은 “개별면접에서 직무수행능력이나 공직가치, 인성 등을 파악하는 질문을 던지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한 답변을 내놓는 것이 정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명 가운데 8~9명은 학교과제를 어떻게 수행했는지 말하는데 이때 본인만의 참신한 해석, 전달력 등이 없으면 면접관 입장에선 똑같은 패턴의 대답을 반복하는 것처럼 느껴져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해외교환학생이나 인턴 활동처럼 특별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본인 나름대로 차별화된 답안을 내놓으면 높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다. 개별면접 직렬별 ‘공직 가치’ 표현을 개별면접에서는 공직가치 관련 질문에 대한 준비도 돼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애국심이라는 가치에 집중됐었다면 지난해부터는 특정 직렬에서 필요한 공직가치는 무엇인가, 공직가치 중 무엇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등을 묻는 질문이 보편화됐다. 국민 행복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 등을 점검한다고 보면 쉽다. 공직가치와 관련해 빈출되는 질문들은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 중 어느 것이 우선인가’, ‘규정에도 없는 사항을 요구하는 민원인에게 어떻게 응대할 수 있는가’, ‘공무원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등이다. 시사성이 있는 질문에도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대표적 사회 이슈였던 4차 산업혁명, 저출산 문제, 다문화사회 같은 질문들이 대부분의 수험생에게 제시됐다. 그 외 응시 동기 또한 빈번히 제시되는 질문이다. 3단계 중 우수·미흡은 최대 10~20%만 9급은 면접관 2~3명이 면접을 진행한다. 면접관은 보통 4급 서기관과 5급 사무관, 외부전문가로 구성된다. 어떤 질문을 하는지, 평가기준은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사안은 비공개다. 다만 직무수행에 필요한 능력 및 적격성을 공무원임용시험령에서 규정한 5개 평정요소별(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 전문지식과 그 응용능력, 의사표현의 정확성과 논리성, 예의품행 및 성실성, 창의력·의지력 및 발전가능성)로 평가한다. 최종합격자 결정 기준은 ‘우수’, ‘보통’, ‘미흡’ 3단계로 나눠진다. 우수의 경우 필기시험 점수에 관계없이 합격하며 미흡은 필기시험 성적에 관계없이 불합격 처리된다. 보통은 우수 등급을 받은 응시자 수를 포함해 선발예정인원 내에서 필기시험 성적순으로 합격한다. 인사처 관계자는 “규정에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우수와 미흡은 전체 인원의 최대 10~20%만 주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전호환의 교육의 향기] 기업과 대학, 그리고 사회적 책임

    [전호환의 교육의 향기] 기업과 대학, 그리고 사회적 책임

    2018년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6위인 페이스북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과 러시아의 여론 조작 방조 등 갖가지 논란으로 흔들리면서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의 리더십도 큰 상처를 입었다. 4차 산업혁명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린 저커버그는 결국 지난 4월 10일 미국 의회 청문회에 나가 사과를 했다. 평균 글 업로드 수가 최근 30% 가까이 빠지면서 페이스북의 활동성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한순간에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사회적 책임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변해 왔다. 1778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출간된 이후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중시하는 자본주의 1.0시대가 시작됐다. 이후 1930년대 세계 대공황으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게 되는 자본주의 2.0, 1980년 이후 ‘시장은 항상 옳다’라는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자본주의 3.0이 꽃을 피웠다. 2008년 금융위기가 시장도 타락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면서 ‘공생의 생태계’로 요약되는 따뜻한 자본주의 4.0의 시대가 도래했다. 시장 역시 제품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다시 가치 중심의 마켓시대가 되었다. 기술 또한 진화해 왔다. 지금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초연결 융합기술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었다. 정치는 권위주의에서 지방분권시대로, 이제는 SNS를 이용한 개인 의견을 직접 표현하는 풀뿌리민주주의 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출현과 이들 각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는 본인이 구매하는 제품이 윤리적이어야 하고 또한 기업이익이 공익에 환원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ㆍ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CSR 정보공시의 의무화를 법제화하면서 기업의 CSR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투자자 또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대해 더 많은 투자를 한다. 한마디로 CSR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영업이익 등 재무적 가치만 추구했던 과거의 기업은 이제 더이상 지속성장이 어렵다는 말이다. SK는 ‘기업은 재무적 가치는 물론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경영철학을 회사의 정관에 담았다. 2017년 5월 상하이포럼에서 SK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경영목표를 반영하여 재무적 성과와 더불어 기업의 성과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SK는 100개 이상의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의 사업모델 구축의 황금 규칙은 사회 문제 발굴에서 시작한다. 문제가 발견되면 그 해결은 기술의 혁신으로 가능하다. 유엔은 지속발전 가능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17개의 사회 문제를 제시했다. 빈곤 퇴치, 산업혁신과 인프라, 지속 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등이며 그중에는 ‘좋은 교육’도 포함되어 있다. 이 시대에 ‘좋은 교육’이란 무엇일까. SK의 최광철 사회공헌위원장은 “가치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계와 대체 불가한 선의를 실천하는 인재를 기르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에는 지능지수와 감성지수가 인재 판단의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영성지수(Spiritual Quotient)와 사랑지수(Love Quotient)가 대신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 CEO 잭 마윈 회장이 “기업이 존경을 받으면서 계속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신기술은 필수이고, 사랑지수는 핵심요소다”라고 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과 가치에 우리 대학들도 눈길을 돌릴 때다. 부산대는 SK그룹 등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5년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학 석사과정’을 개설, 4년째 사회적 인재들을 배출해 오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영리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창출된 수익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자하는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러한 교육을 받은 인재는 ‘따뜻한 자본주의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기업의 ‘사랑의 전도사’가 될 것이다.
  • [특파원 칼럼] 중·미의 인피니티 워/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미의 인피니티 워/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매주 월요일 주중 한국대사관은 베이징 특파원을 상대로 정례브리핑을 연다. 이 브리핑에 참석하려면 미국대사관을 지나게 된다. 이때마다 사람들이 수백 미터씩 길게 줄 선 모습을 만난다. 미국 비자를 신청하기 위한 중국인들이다. 2008년 한·미 비자 면제협정 체결 전에는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도 이런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중국에 미국은 흠모의 대상이자 애증의 상대다. 넘볼 수 없는 존재였지만 이제는 겨뤄 볼 만한 적수가 됐다. 전 세계에 유학생을 가장 많이 내보내는 나라는 중국이다. 이들 중국 유학생이 제일 많이 공부하러 가는 국가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 중국인들의 생활에서 미국에 대한 애정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아이들은 미국 피트니스에서 체육 사교육을 받고 공원에서 아메리칸 풋볼을 배운다. 미국식 소비문화의 상징과 같은 아웃렛과 쇼핑몰도 미국 근교에서 접할 수 있는 아웃렛을 똑 떼다 놓은 것 같은 모습으로 중국 곳곳에 있다. 쇼핑가를 가득 메운 상표 대부분은 미국에서 온 것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3750억 달러(약 404조원)에 이르는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며 시작된 중·미 무역전쟁은 실은 패권 다툼이다. 지난 3~4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을 대표로 한 미국 무역협상단이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이들은 ‘어벤저스’라고 불렸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끝없이 싸우는 인피니티 워와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패권 다툼은 어벤저스들이 협상에서 제시한 조건에서 잘 드러나는데 미국 대표단은 ‘중국제조 2025’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중국제조 2025’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중국의 정책으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참조했다. 제조강대국이 되기 위해 정보, 로봇, 항공, 해양, 철도, 자원, 전력, 농업, 신소재, 의료산업 등 10대 핵심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세계 최고 기술의 공장’이 되려 하는 것이다.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는 것은 미국산 식품, 약품, 의료기기 등의 수입을 늘려 얼마든지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산업육성책을 포기할 순 없다고 강변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에서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중국인의 의식은 한바오장(韓保江) 중앙당교 교수가 최근 외신 기자와 가진 차담 중 한 말에서 잘 드러난다. 중앙당교는 중국 공산당 간부를 키우는 교육기관이다. 한 교수는 “시장경제는 사회주의와 맞지 않다는 편견을 중국 공산당이 시장경제와 사회주의의 ‘완벽한 결혼’을 통해서 깼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렸을 때는 자기 소유의 집과 자동차가 있는 지금과 같은 생활을 상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중국의 도시인들은 40년 전 잠자고 있던 대륙을 깨운 개혁개방을 통해 미국인과 똑같은 생활수준을 누리고 있다. 그는 “무역적자는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것이 아니므로 무역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중국인은 평화를 사랑하지만 외부 압력이 있다면 뭉치므로 미국은 잘못 계산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반격 의지는 통신장비업체 ZTE가 7년간 미국 퀄컴의 반도체를 수입할 수 없게 되자 3000억 위안(약 50조원) 규모의 반도체 발전 펀드를 조성한 데서도 읽을 수 있다. 우리는 두 거인의 틈바구니에 낀 신세다. 잘 살고(안보) 잘 먹기(경제) 위해서라도 양대 강국 사이에서 더욱 지혜로운 외교술을 발휘해야 한다. geo@seoul.co.kr
  • 수시·정시 논란에만 몰두… 직업계고 대입정책 ‘뒷전’

    수시·정시 논란에만 몰두… 직업계고 대입정책 ‘뒷전’

    학생비중 일반고의 4분의1 대학 진학률 8년 새 ‘반토막’ “先취업·後학습 길 열어줘야” “현재 대입제도 개편안 논쟁은 전체 수험생의 상위 15%에게만 해당하는 것입니다. 직업계고 학생 등을 위한 정책들도 함께 논의돼야 합니다.”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위해 국가교육회의가 국민여론 수렴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의 논쟁이 ‘수시모집’(학생부종합전형)이냐 ‘정시모집’(대학수학능력시험전형)이냐는 논란에만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직업계고(특성화고, 일반고 직업반, 마이스터고) 학생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3일 국가교육회의가 국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개설한 대입정책 토론방에는 ‘특성화고 학생에게 진로 선택의 기회를 열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특성화고 교사라고 밝힌 이는 “직업계고 학생들이 중학교 때 한 번 선택을 평생 책임지고, 고교 졸업과 함께 남들이 꺼리는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일) 직종’에 취업해 견디며 잘 살아 보라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면서 수능의 직업탐구영역 과목의 축소·폐지를 반대했다.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의 1안과 2안은 현재 10과목인 직업탐구영역을 1과목으로 축소하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이 담겼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고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한 뒤에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선 취업, 후 학습’의 길을 열어 다양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직업계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계속 줄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9년 73.5%였던 직업계고 학생 대학 진학률은 지난해 32.5%로 대폭 하락했다. 직업계고 졸업생은 지난해 기준 10만 1256명으로 일반고 졸업생(43만 7299명)의 4분의1에 달한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직업계고 졸업생 중 산업체에 3년 이상 재직한 이들을 수능점수 없이 서류와 면접만으로 정원외 선발 인원의 최대 5.5%를 뽑을 수 있는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일부 대학 외에는 지원자가 미달돼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경희대, 동국대, 서울과기대 등 15개 대학이 이 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지방 대학들은 지원자가 없어 정원을 채우지도 못한다. 함승환 한양대 교수는 “다양한 경로로 인재를 선발해 육성하는 것이 최근 세계적 대학 교육의 추세인 점에서 볼 때 직업계고 학생 등에게 더 많은 대학 교육 기회를 주는 것이 정책 방향 측면에서 맞다”고 말했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노동을 할 수 있는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미래 사회에는 적은 노동인구에서 최대한의 효율성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상암DMC, 첨단 자율협력주행 시험장 된다

    상암DMC, 첨단 자율협력주행 시험장 된다

    내년 하반기부터 무인자율주행버스가 운영되고 도로 위급상황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등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가 첨단 자율협력주행의 시험장이 된다.서울시, 국토교통부는 2019년까지 상암DMC 실제 도로에 ‘고도자율협력주행 시범지구’를 조성한다고 13일 밝혔다. 자율주행 5단계인 완전자율협력주행 기술이 상암DMC에서 구현되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차의 단계를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정부가 2020년까지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는 3단계는 비상시 운전자가 직접 운전해야 하는 부분 자율주행이라면, 5단계는 운전자 없이 자동차 스스로 완전히 주행하는 수준이다. 상암DMC가 선정된 이유는 터널, 회전교차로 같은 다양한 도로 형태를 갖추고 있어 자율협력 주행 시험대로서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 자율주행 관련 업계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도로에 감지 센서와 초고속 통신망이 촘촘하게 설치돼 차량과 도로 인프라뿐 아니라 차량과 차량 사이에 다양한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도로 환경이 조성된다. 가령 보행자가 우회전 사각지대에 있거나 역주행, 급정지 차량, 낙하물 같은 돌발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차량과 도로에 설치된 센서가 이를 감지,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변 차량에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안정적인 통신망을 위해 현재 활용되는 모든 종류의 차량통신망인 5G, C-V2X(이동통신망으로 차량과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방식), Wave(미국 등에서 2004년부터 활용 중인 무선랜 방식의 통신망)이 구축된다.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운전자 없는 ‘무인자율주행버스’가 시범 운행된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기점으로 상암DMC 내 주요 지점을 하루 2~3회 순환하는 버스로, 무료로 운행될 예정이다. 고홍석 시 도시교통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자율협력주행 등 미래 교통 분야에서 서울시가 선도적 역할을 해 세계 수준의 교통 선진도시로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관광 종사자 찾아가는 환대교육 현장 가보니…

    관광 종사자 찾아가는 환대교육 현장 가보니…

    “나는 함께하면 즐거운 사람인가. 나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의약 학술기획 및 세미나 업체인 ‘비엠엠 코리아’(BMM Korea) 회의실. 작은 공간에 15명의 직원들이 ‘2018 관광 종사자 대상 찾아가는 환대교육’을 들으며 다같이 화면에 씌여있는 글을 읽고 있었다. 강사는 함께 읽기는 물론 끊임없는 질문으로 직원의 참여를 유도했다. 또 자연스럽게 옆에 있는 직원과 대화를 나누며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엔 어색함이 가득했던 공간은 어느덧 웃음이 피어났다. 서울시와 서울관광협회가 함께하는 환대교육은 관광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종사자가 관광객과 만났을 때, 상대가 불편없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5대 관광 접점 업계라고 불리는 관광, 숙박, 식당, 쇼핑, 교통 분야뿐 아니라 스파, 테라피, 의료관광 업계, 한복체험 업체, 뷰티, 패션 스타일링 업체 등도 교육 대상이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직원 대다수는 의약 분야 국제 회의나 행사를 대행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강의내용은 ?환대 접점 서비스 역량 강화(소비자 불만 사례 분석, 상황별 행동지침 실습 등) ?고객 감동을 위한 마인드 혁신(즐거운 삶과 일을 위한 마음가짐, 나만의 스트레스 관리법 등)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호감을 부르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으로 구성된다. 강사는 “펀드매니저, 약사, 변호사, 조종사, 번역가 이들 직업의 공통점은 향후 20년 이후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이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은 사람을 기쁘게 하는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가진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런 직업을 가지기 위한 나만의 핵심 역량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강사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관광산업경쟁력 평가 자료를 보이며 “지난해 우리나라는 관광산업 경쟁력 19위를 기록했지만, 세부지표 중 외국인 환대태도에서 100위권 밖의 순위를 기록했다”며 “대한민국은 환대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좀 어색한 나라가 아닌가 생각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교육에 참여한 사원 김태은(22)씨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는 강의 내용을 듣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며 “그런 마음가짐으로 현장에서 일을 한다면 일 처리도 빨라질뿐 아니라 적응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지난달부터 시작한 환대교육은 올해 11월까지 계속되며 100회를 목표로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사가 업체에 직접 방문하는데다 최대 1시간 이내로 강의를 구성하기 때문에 영업에 지장이 거의 없다”며 “교육 이수업체 대상으로 ‘우수 환대서비스 사업체 인증패’ 등을 교부하는 등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美, 핵협정 탈퇴 후 첫 이란 제재

    미국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 이틀 만에 이란 제재에 착수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10일(현지시간)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환전 네트워크와 연계된 기관 3곳과 개인 6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재무부는 이 환전 네트워크가 수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 거래를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세계 각국은 이란이 환전을 목적으로 자국의 금융 기관을 부정하게 이용하는 데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 이 환전 네트워크를 와해하기 위한 공동 조치를 발표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란 정권과 중앙은행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 군’의 악의적 행동을 지원하는 데 쓸 미국 달러화를 얻으려고 UAE 기관에 대한 접근권을 남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핵시설과 물질에 대한 사찰을 계속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AFP에 “우리는 이란이 ‘안전조치추가의정서’를 계속 이행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해 핵합의에 계속 남을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제재가 이란의 달러 자금줄을 끊으려는 첫 번째 단계의 조치인 동시에 미국이 중동 내 다른 국가와 협력해 이란을 제재하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끈끈한 물밑협상, 냉전종식 이끈 산책…세기의 담판에 ‘답’ 있다

    끈끈한 물밑협상, 냉전종식 이끈 산책…세기의 담판에 ‘답’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여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의 섬’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킬 세기의 담판이 될지 주목된다. 2차 세계대전의 산물이자 한반도 분단을 초래한 냉전 체제는 그 시작부터 종식까지 사실상 정상회담의 역사로 이어진다. 현대사의 주요 길목마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주요 회담을 돌아보고 한 달 남은 북·미 회담의 성공을 가늠해 본다.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2월 4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영국, 소련 등 3대 연합국 수뇌부는 러시아 크림반도의 휴양도시 얄타에 모여 종전과 전후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이 회담에서 당시 패전을 앞둔 독일을 분할 점령할 것과 소련의 대일본 전쟁 참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 ●마지막 남은 ‘냉전의 섬’ 한반도 루스벨트 대통령은 당시 개발 중이던 원자폭탄의 효능을 확신하지 못했던 만큼 스탈린 서기장에게 일본과의 전쟁에 참전해 줄 것을 요청했고, 스탈린 서기장은 독일이 항복한 뒤 2~3개월 내 대일전에 참전할 것을 약속했다. 결국 이 회담을 바탕으로 소련군이 같은 해 8월 일본을 공격하고 한반도로 남하하면서 미국과 소련이 38선을 경계로 남북한을 분할 점령하는 계기가 조성된 셈이다. 남북 분단을 초래한 얄타회담은 소련이 동유럽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서방세계와의 냉전이 시작된 계기로 평가된다.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 간의 첫 미·중 정상회담은 폐쇄적 공산국가였던 중국을 국제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이끌어 이번 북·미 정상회담과 유사하다. 이를 계기로 6·25전쟁 이후 냉랭했던 미국과 중국 관계가 개선되고 미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임으로써 1979년 미·중 수교로까지 이어졌다. 북한 지도자와 처음으로 만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중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닉슨 전 대통령과 비교되기도 한다. 두 정상의 만남은 당시 중국과 손잡고 소련을 견제하려던 닉슨 대통령과 당시 소련과의 영토 분쟁에서 패하고 문화대혁명 여파로 국내외적 비난에 직면한 마오 주석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나 실무진의 끈끈한 물밑 협상 덕에 가능했다. 회담 전년도(1971년)에 미국 탁구팀이 중국을 방문해 경기를 가진 것(핑퐁 외교)을 계기로 헨리 키신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을 극비 방문해 양국의 물밑 접촉이 개시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두 차례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키신저 물밑접촉, 폼페이오·김정은 만남과 닮은꼴 김 위원장의 경우 당시 마오 주석처럼 정상 국가의 지도자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완전히 핵포기라는 결단을 내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반면 핵 포기 없이는 ‘비이성적 독재자’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기 때문에 일종의 딜레마에 봉착했다. 1985년 11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제네바 미·소 정상회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미·소 정상회담은 소련이 1979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고 미국은 1984년부터 소련 핵미사일을 우주에서 요격하겠다는 전략방위구상(SDI)을 발표해 언제 핵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정세 속에서 6년 만에 이뤄졌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난 양국 정상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산책이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도착하자마자 “신선한 공기를 좀 마시자”며 산책을 제안했고, 두 정상은 통역사만 대동한 채 한 시간 반 동안 제네바 호숫가를 따라 걸었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도보다리 산책’이 떠오른다. 양국 정상은 당시 군비통제 협상을 촉진시키고 후속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듬해인 1986년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전략 핵무기 50% 감축 등에 합의하고, 1987년에는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을 맺는 등 냉전 종식의 기반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 이 밖에 1989년 12월 ‘몰타 미·소 정상회담’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종식에 쐐기를 박고 미·소 양극 체제의 종언을 알린 회담으로 평가된다.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1989년 12월 지중해의 몰타 해역 선상에서 만나 1945년 얄타회담 이후 지속된 냉전 체제를 종식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수립한다고 역사적인 선언을 했다. 양국 정상은 동유럽의 민주화와 시장경제 체제로의 이행에 대해 소련이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했고, 전략핵무기와 화학무기 감축에 동의했다. 이 회담은 여러 현안에 대해 원칙적 의견을 교환했고 구체적 협의는 다음으로 미뤘으나 냉전을 종식시킨 상징적 의미가 있다. 그해 11월 베를린 장벽 붕괴로 동독 공산 정권이 위기에 처하고 서독의 헬무트 콜 총리가 동독에 자유 총선을 제의하면서 이듬해인 1990년 10월 동·서독이 통일됐다. 1991년에는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개혁·개방에 대한 반발로 인한 쿠데타가 실패한 뒤 경제 실패와 군비 경쟁으로 가뜩이나 구심력이 약화됐던 소련 체제가 붕괴해 미국은 단일 패권국가로 올라서게 된다. ●‘통일 독일’ 되기까지 美·소련 합의 결정적 주목할 만한 것은 한반도와 마찬가지로 분단국가였던 서독과 동독이 통일 이전까지 모두 7차례의 공식 정상회담과 6차례의 비공식 정상 간 접촉을 실시해 상호 신뢰를 다졌다는 점이다.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와 빌리 슈토프 동독 총리가 1970년 만난 이래 양측은 1972년 12월 동·서독 기본조약을 체결해 평화공존의 발판을 마련했다. 통일 독일이 되기까지 미국과 소련의 합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한반도에서도 종전선언의 당사자가 되는 미국과 중국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점과 양상이 비슷하다.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과 북한 체제 안전 보장의 수준 등 구체적 실행계획과 시점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교 문법보다 거래의 본능에 충실한 트럼프 대통령,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과감하고 실용적인 스타일의 김 위원장, 그리고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펼치는 문재인 대통령 등 3자 간 ‘궁합’에 의해 열리는 회담인 만큼 73년에 걸친 한반도 냉전체제가 해체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론] 판문점 선언 제도화로 통일 기반 다져야/박정원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

    [시론] 판문점 선언 제도화로 통일 기반 다져야/박정원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장소인 판문점은 줄곧 한반도 분단을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곳 분단의 선을 넘나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희망의 선으로 바꾸는 역사적 장면을 세계에 전했다.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남북 관계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약속을 담았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이 우여곡절 속에 무산된 경험에 비춰 이 선언은 더욱 소중하며 어려운 국면을 전환시켜 합의한 만큼 새롭다. 그렇지만 이 선언도 실천되지 않으면 또 하나의 역사적 이벤트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전 남북 정상 합의가 무위로 그친 이유는 이행의 제도화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남북 관계의 획기적 개선 발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기본 합의와 13개항에 이르는 실천 과제는 신속한 후속 조치로 실현돼야 한다. 다행히 지난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 적대행위 중지, 이달 중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 8월 15일 이산가족 친척 상봉 등을 정한 합의는 남북의 공통된 실천 의지를 반영한다. 합의 이행을 위한 문 대통령의 의지는 이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필요성 강조에서 분명하게 읽힌다. 법조인으로서 정상 합의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법적 구속력 확보가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종래 남북 합의서의 사문화는 법적 효력을 부여받지 못하고, 신사협정에 불과하다는 판단에서 비롯한다. 1971년부터 남북 간 체결한 합의서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6·15공동선언 등을 포함해 245개에 달한다. 남북 경제협력 보장 합의서를 포함해 국회의 비준동의를 거쳐 준법률적 효력을 갖게 된 것은 13건에 불과하다. 판문점 선언은 남북 관계 개선과 평화와 통일을 위해 전환적 계기를 만들었다. 이 선언을 굳이 새롭다고 강조한 이유는 상황 변화에 따른 평화와 통일을 위한 새 틀의 형성이라는 절실함 때문이다. 과거 일회성의 교류협력 사업 추진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평화와 통일을 위한 비전을 실천해야 한다. 남북 관계는 정치, 군사, 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복합적이다. 따라서 그 해법에는 고민과 인내가 필요하며, 어떤 경우에는 시행착오도 불가피하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에 대한 요구가 적절한 수준에서 해결되면 대북 교류와 협력 사업들이 쏟아질 것이다. 이에 따른 문제점도 많이 나타날 것이다. 이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 차원에서도 풀어야 하는 과제다. 판문점 선언의 실질적 이행도 국내외적 제도화 조치가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제도화 조치에는 기존 관련 법령 정비를 비롯해 우리의 대북 관련 법령과 북한의 대남 관련 법령이 개선돼야 한다. 적대와 갈등의 시대에서 화해와 평화의 시대에 걸맞은 법령으로의 개정 및 폐지는 남북 관계의 법제도화를 통해 이룩될 수 있다. 최근 북한은 시장화와 국제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대폭 정비되는 관련 법제 분석도 필요하다. 독일 통일은 벌써 27년이 넘어서면서 박물관에 전시돼야 한다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동서독의 통일 과정에서 보여 준 법제도화 조치들에 주목해야 한다. 구서독 기본법상 통일 조항, 동서독 기본조약, 국가조약, 통일조약 등에 대한 합헌성 판단은 중요하다. 동서독 특수관계론, 동서독 기본조약의 법적 효력 부여, 통일조약의 합헌성 등의 법적 판단은 대(對)동독 정책의 제도화를 기하고, 결과적으로 독일 통일의 법적 효력을 완성하는 데 기여했다. 독일 통일은 구동독 시민들의 의지와 행동에 의한 ‘무혈혁명’으로 완성됐다. 구동독 시민들이 서독의 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하도록 한 원동력이 통일을 법적으로 대비한 서독의 조치에 있었다. 우리의 통일에도 북한 주민이 진정한 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하도록 하기 위한 법제도적 조치들이 구체화돼야 한다. 이는 판문점 선언 이행의 제도화로 다져 나갈 수 있다.
  • [In&Out] 대한민국 금융, 선도냐 도태냐/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In&Out] 대한민국 금융, 선도냐 도태냐/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지난 8일 구글은 사람의 목소리로 미용실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대신해 주는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복잡한 문장이 포함된 문맥의 흐름을 이해한 인공지능(AI)의 대화는 무서우리만큼 자연스러웠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머신러닝, 로봇,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각 분야의 변화가 상승작용을 하며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왔다. 블록체인이라는 생소한 기술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것도 생생히 기억한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핵심적인 영역 중 하나가 바로 핀테크 산업이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어로 기술의 발전을 활용해 금융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어내는 모든 영역을 지칭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고, 핀테크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실제로 금융 분야에서도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많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 은행이 출범했고, 암호화폐로 수조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토스, 카카오페이와 같은 비금융권 간편송금 서비스는 월 송금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온라인에서의 대출과 투자를 요체로 하는 P2P금융업도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 2년여 만에 누적 취급액이 2조원을 넘겼다. 해외송금업, 로보어드바이저, 크라우드펀딩, 결제, 보안 및 인증 등 다양한 부문의 핀테크 업체들도 변화를 만들고 있다. 변화의 한켠에서 우수한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던 수많은 핀테크 업체들이 규제라는 벽에 좌절하고 있다. 미국의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영국의 크라우드큐브 등의 성공이 이미 시장의 수요를 증명한 지분형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국내에서는 기업별로 7억원의 한도를 둔다. 투자한도는 수요자인 기업들이 크라우드펀딩을 이용할 유인을 크게 저하시켜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다. P2P금융의 경우에도 일반 투자자에게 한 업체당 최대 2000만원(부동산 부문은 1000만원)의 투자한도를 적용한다. 이는 해외 사례나 국내 타 금융상품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강한 규제다. 한도 이상의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여러 업체로 분산돼 투자자가 되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정부에서도 4차산업혁명위원회 등을 통해 국내 핀테크 산업 진흥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도 다양한 방식으로 협의를 진행해 가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개별 규제를 변화시켜 나가기에는 혁신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하루, 한 달을 예측하기 어려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가 모든 변화에 대해 규제 방향성을 공부하고, 고민하고, 협의해서 시행하는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 혁신적 시도를 허용하되 안전망 구비에 집중하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전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한 최근 정부와 핀테크 업체들이 일원화된 ‘핫라인’ 창구로 효과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최근 금융위원회 내에 지정된 CFO(Chief Fintech Officer)가 이런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기대한다. 2018년 대한민국 핀테크 산업은 성패를 결정짓는 기로에 서 있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금융 분야의 혁신은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 핀테크 업체들은 국내에서 움트기 시작한 싹도 키워 보지 못할 판국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대한민국 금융, 선도할 것인가 도태될 것인가.
  • 최종구發 은행권 구조조정 탄력받나

    최종구發 은행권 구조조정 탄력받나

    주 52시간 앞두고 감축 쉽지 않아 “청년실업대책 또 다른 문제 초래”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권 희망퇴직을 장려하겠다고 밝히면서 인력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정부 후원을 등에 업은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정례화하는 추세를 굳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인력 감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 불안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임직원 수는 2008년 10만명을 돌파한 뒤 2014년 11만 8913명까지 늘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16년에는 11만 4775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9월 말 기준 11만 4295명으로 감소했다. 비대면 영업 확대와 점포 축소로 은행원들이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를 없애는 현상이 은행에선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최근 들어 ‘인력 다이어트’에 더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000여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는데 이전보다 3배나 많은 규모다. 올해도 세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며 지난달 30일 1차 접수를 마쳤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지난 1월 700여명을 감원했고, 하나은행과 농협은행도 지난해 말 200여명과 500여명이 각각 희망퇴직했다. 은행들은 희망퇴직자에게 26~36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따라서 1명당 평균 3억원가량 비용이 발생한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희망퇴직 비용으로 3000억원을 썼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늘리는 건 실적이 좋아 충분한 ‘실탄’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비용이 들더라도 인력을 감축하면 장기적으로 실적에 도움이 된다. 또 중간관리자가 많은 ‘항아리형’ 인적 구조를 개선하고 정부가 원하는 청년 채용도 늘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 위원장이 희망퇴직을 독려하면서 은행들은 정부나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최 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희망퇴직과 함께 퇴직금을 올려 주는 것도 적극 권장하겠다”며 “10명을 희망퇴직시키면 7명의 젊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의 의도대로 상황이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돼 은행들이 섣불리 인력을 줄이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다. 신규채용을 하더라도 필요한 ‘전력’으로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한 은행 관계자는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격”이라며 “자녀 교육 등으로 한창 돈이 많이 필요한 시기에 회사 밖으로 몰아버리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섭 금융노조 홍보부장은 “사무금융노조와 함께 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美 핵합의 파기후 이스라엘·이란 국지전…백악관 “이르면 내주 이란 추가 제재안”

    美 핵합의 파기후 이스라엘·이란 국지전…백악관 “이르면 내주 이란 추가 제재안”

    여객기 공급 등 8월 다시 제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자마자, 이란과 이스라엘이 세 차례 국지전을 벌였다. 양측의 강대강 격돌이 이어지면서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을 하면서 국지전에 불을 댕겼다. 이스라엘은 지난 8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합의 파기를 발표한 직후에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이란 혁명수비대가 주둔 중인 군사기지를 미사일 공격했다. 시리아군은 이스라엘 미사일 2기를 요격했다고 밝혔으나,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 공격으로 9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시리아 골란고원에 로켓 20여발을 발사해 보복했다. 이스라엘군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인 ‘쿠드스군’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스라엘군의 대변인인 조너선 콘리쿠스 중령은 “이번 공격으로 우리 측 사상자는 없었다”면서 “이번 공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재차 보복에 나섰다. AFP통신은 다마스쿠스 상공에 전투기가 나타났으며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콘리쿠스 대변인은 “시리아 내 목표물 수십 곳을 공격했다”며 “목표물은 이란군의 미사일이 발사된 지점들과 정보·물류·저장 거점 등”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을 노린 시리아 방공 시스템도 목표물이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시리아군이 이스라엘의 추가 미사일 공격을 방어했다”고 밝혔다. 하레츠는 이스라엘 보안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공습은 1974년 시리아와의 휴전 이후 이스라엘이 수행한 최대 규모의 작전”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의 미 국무부 관계자는 타임 오브 이스라엘에 “우리는 이란의 악의적인 행동에 맞서 이스라엘 편에 서며, 이스라엘의 방위권을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이란의 공격이 사실이라면) 이란 핵협정을 끝내기로 한 우리의 결정을 강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골란고원은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사이의 이른바 ‘6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의 영토다. 중동 일대에서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 정부는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추가 제재안이 이르면 다음주에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과 대규모 제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모든 제재는 협상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는 복원된다. 미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설명에 따르면 제재 복원 시점은 적용 시기에 따라 90일과 180일 두 부분으로 나뉜다. 여객기 공급 등 90일 유예 기간이 설정된 제재는 오는 8월 6일부터 원상 복구하고, 석유 부문을 비롯한 나머지 부문에 대한 제재는 180일 뒤인 11월 4일 재개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김용석의 상상 나래] 전통문화와 4차 산업혁명의 길

    [김용석의 상상 나래] 전통문화와 4차 산업혁명의 길

    문화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제껏 우리가 살아온 내력, 지금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가치를 포함하는데, 이 중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이어져 내려와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을 전통문화라고 한다.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풍습을 스스로의 깨달음 없이 맹목적으로 깨달으려는 인습과는 구분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많은 예산과 시간을 들여 유·무형의 전통문화 자원을 디지털화, 데이터베이스(DB)화했지만, 단순히 저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자원들을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개개인의 행동 특성, 소통 방법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활용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문화의 혁신은 창고에 갇혀 있는 많은 콘텐츠의 재발굴에서 시작해야 한다. 기존에 축적됐으나 일반인들에게 감흥을 주지 못한 다양한 스토리 자원들 속에서 다시 인문 가치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훈적인 요소나 재미, 흥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역사적 대표 인물의 이야기와 더불어 해당 지역 보통 사람들의 재미있고 다양한 삶의 경험과 지혜를 찾고 이를 콘텐츠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인문적 연구를 통해서 가능하다. 단순한 역사적 건물이나 행사에 대한 해설 콘텐츠가 아닌, 그 안에서 역사를 만든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성균관대 박물관에는 국내 서예사상 가장 큰 글씨인 송시열의 대자첩이 전시돼 있다. 총 7m 길이이고, 한 글자의 크기는 가로 80㎝, 세로 90㎝가량 된다. ‘부귀이득 명절난보’(富貴易得 名節難保·부귀는 얻기 쉬우나 명예와 절개는 지키기 어렵다는 뜻) 여덟 글자가 적혀 있다. 이 글씨는 송시열이 정치적으로 모함을 받고 수세에 몰렸을 때 목숨을 걸고 스승의 변론에 앞장섰던 그의 제자 이수언에게 써 준 것이다. 이 글씨의 크기를 보면 스승의 제자에 대한 깊은 사랑이 느껴진다. 그 큰 글씨를 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지가 짐작이 간다. 빈 병풍에 붓을 휘두르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모함을 당했을 때 끝까지 남아서 나를 지켜준 제자를 생각하면서 글씨를 썼을 것이다. 관람객은 단순한 서예 작품에 대한 소개가 아닌, 그 안에 담긴 사람에 대한 이야기, 스승과 제자 간의 사랑 이야기에서 감동한다. 박물관 관람객은 마치 송시열을 만나 깊은 사제지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온 느낌이 들 것이다. 또한 인간의 도리, 의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은 이처럼 사람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거나 재미와 흥미를 이끌 수 있어야만 한다. 또 하나의 방향은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신기술을 융합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필자가 2년 전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진행했던 박물관 큐레이팅 서비스 과제가 있다. 관람객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유물이나 그림의 자세한 설명을 읽어 볼 수 있고 들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1년 남짓 서비스를 진행하고 나서 관람객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연령에 관계없이 작품 설명이 동일하게 모든 개인들에게 제공되는 데 대한 불만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려면 관람객의 연령, 관심도, 성향에 따라서 지능적으로 콘텐츠를 개인별로 제공해 주는 방법이 필요한데, 이는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기술을 활용해서 해결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은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가장 효과적인 지식 전달 구조로서 인간과 기계의 관계 및 소통을 인간 중심적이고 개인 맞춤형 방식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한다. 로봇, 드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의 기술과 함께 활용하면 관람객은 콘텐츠를 좀더 실감 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전통문화와의 소통은 자산화돼 있는 DB에서 스토리의 재발견을 통한 콘텐츠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 이는 인문 가치를 찾는 노력이다. 그다음은 스토리를 일반인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개인화, 맞춤형에 있다. 스토리텔링 인터랙션 기술에 인공지능(AI)이 활용되면 가능하다. 전통문화는 지적 유산이며, 관광산업으로의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 및 국가 전체의 가치를 제고해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전통문화의 진정한 목적은 재창조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전통문화와의 소통에서 찾자.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튤립을 향한 ‘거품’ 사랑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튤립을 향한 ‘거품’ 사랑

    해가 뜨거워지며 이른 봄에 꽃을 피우던 나무들은 연둣빛 잎을 모두 틔우고, 여느 들꽃들은 열매를 맺고 있다. 비로소 여름이 머지않은 듯 싶다. 봄꽃을 전시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꽃축제인 고양 국제꽃박람회와 태안 세계튤립축제, 에버랜드 튤립축제도 여름이 오기 전, 막바지 전시를 하고 있다.사실 나는 이들 튤립축제가 막 시작하던 3월, 이미 세계의 꽃축제 중 가장 대규모로 열리는 네덜란드의 쾨켄호프 꽃축제에 다녀온 바 있다. 쾨켄호프 꽃축제가 열리는 즈음 네덜란드에 가면 늘 식물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체험하게 된다.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서부터 쾨켄호프 꽃축제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벽에 주르르 붙어 있고, 암스테르담을 오가는 버스는 관광객을 반기며 무료로 태우고, 온 나라가 쾨켄호프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네덜란드의 튤립 사랑은 ‘튤립 버블’이란 경제학 용어를 만들어낼 만큼 각별하다. 그런데 재밌는 건, 튤립이 네덜란드의 자생 식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튤립은 네덜란드가 아닌 터키와 중앙, 서아시아가 원산지다. 게다가 이들 원종은 우리가 튤립 하면 상상하는 너른 들판에서 자라지 않는다. 모래와 돌이 가득한 히말라야산맥, 다른 식물들조차 살아가기 척박한 환경에서 단아한 튤립 원종들이 한두 송이씩 자생한다.아시아에 살던 튤립은 인류에게 처음 발견되고 오십여년 후에야 프랑스를 통해 네덜란드로 전해진다.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튤립을 재배한 사람은 암스테르담 식물원의 수석 연구원이었던 카를로스 클루시어스라는 식물학자인데, 튤립의 약용 효과를 연구하느라 식물원에 몇 개체를 심은 후 이곳에 온 관람객들이 튤립을 보게 되면서 네덜란드 전역에 알려지게 된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형태와 색의 식물인 튤립의 상업적 가능성을 본 당시의 대기업들은 카를로스에게 튤립을 상업화하자고 제안하게 되고, 카를로스는 급격한 상업화는 좋지 않다는 판단에 제의를 거절한다. 대기업은 몰래 카를로스의 정원에 들어가 튤립을 훔쳐 대규모로 재배한다. 그렇게 네덜란드의 튤립 재배는 시작되었다.물론 사람들이 어느 한 식물을 좋아한다고 그 식물이 대대적으로 재배될 수는 없다. 식물을 재배한다는 건 자연조건이 따라줘야 하는데, 네덜란드는 바닷가인데다 북쪽이라 튤립이 좋아하는 서늘한 기후대이고, 땅이 모래언덕이라 자생지에서의 척박한 토양 환경과 잘 맞아떨어졌다. 게다가 이들이 네덜란드에서 인기가 많아지게 된 17세기는 마침 네덜란드 황금기였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기였기에 사람들은 갑자기 얻게 된 부를 내세울 도구가 필요했고, 이게 바로 튤립이 되었다. 모두들 튤립 구근을 모으기 시작했다. 희귀하고 새로운 품종을 모으는 ‘튤립 마니아’가 생기고, 튤립의 인기가 많아지다 보니 어느새 돈이 된다며 산업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기게 된다. 우리나라의 부동산처럼 튤립이 투기의 대상이 되어 인기가 많은 품종의 경우 당시 목수 연봉의 20배, 수억원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때는 튤립뿐만 아니라 튤립 무늬가 있는 옷이나 가구 디자인, 그리고 튤립만 꽂을 수 있는, 튤립에 특화된 화병 디자인들도 생겨날 만큼 부가 산업도 활발했다. 네덜란드 황금시대 디자인에 튤립 무늬는 꼭 포함되어 있다. 튤립의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는 데에 투자도 많이 하다 보니 육성 기술도 늘게 되었고, 네덜란드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식물 교배자이면서 튤립 생산자가 된 것도 이 시기 이후부터다. 그러나 영원한 건 없다고, 후에 황금시대가 저물면서 자연스레 ‘튤립 버블’도 조금씩 붕괴되기 시작한다. 들판에는 여전히 튤립 구근들이 있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튤립을 좋아하고 있어, 튤립 가격이 갑자기 내려가지는 않았다. 이때부터는 외국에 수출을 많이 하게 됐는데, 주변 국가에 네덜란드의 튤립을 홍보하기 위한 카탈로그를 만들기 위해 당시 네덜란드와 독일, 프랑스의 식물세밀화가들을 모아 튤립세밀화를 그리기도 했다. 현재 남아 있는 튤립세밀화 대부분은 이때 기록된 것이다. 그렇게 유럽에서 성황을 이루던 튤립은 18세기, 히아신스가 나오면서 인기가 시들하게 된다. 후에 프랑스 혁명으로 영국식 가든 디자인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튤립 거래는 한정적이게 되고, 나중에 안정이 되면서 세계의 사람들이 튤립을 사고, 지금까지 튤립의 인기가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는 늘 부정적인 의미로 ‘튤립 버블’을 부르지만, 튤립은 그저 우리 인간의 욕망에 이용당했을 뿐, 그들은 늘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존재해 온 연약한 식물이었다. 튤립을 연구하던 식물학자와 그의 정원에서 튤립을 훔친 대기업, 튤립을 사랑해 희귀하고 새로운 품종을 모으던 튤립 마니아와 그게 돈이 된다며 투기하던 사업가들은 늘 공존해 왔다. 식물 문화가 급격히 확산되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지금 이 시점에서, 네덜란드 튤립 버블은 식물에 대한 사랑과 욕망의 경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식물과 공존할 것인지, 또 다른 ‘식물 버블’을 만들 것인지는 온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다.
  • 한·일 “산업·에너지·통상 협력 강화”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을 방문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일본 정부와 경제계 인사를 만나 실질적 경제협력 강화와 일본기업의 한국 투자에 대해 논의했다. 산업부는 백 장관이 지난 8일 도쿄에서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장관)과 회담하고 산업·에너지·통상 분야의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고 9일 밝혔다. 백 장관과 세코 장관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새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백 장관은 자율·수소차 협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과 실증, 표준 등에 대한 포괄적 정책 협력을 제안했다. 또 양국이 추진 중인 ‘규제 샌드박스’에서 양국 기업의 시범 사업을 허용하자고 요청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사업자가 새 제품을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하는 제도다. 세코 장관은 일본도 자율·수소차를 육성 중이라며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양측은 신재생에너지·수소 등 미래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통상 분야에서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진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세코 대신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내용과 향후 일정을 설명했고 백 장관은 올해 안에 TPP 참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장관은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장도 만나 일본 기업의 한국 투자 확대 등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또 아마존재팬 등 한국 청년을 채용한 일본 기업 10개사 인사 책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일본 기업 인재상에 맞는 한국 청년들이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취업준비와 구직활동, 사후관리 등 취업 전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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