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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대한통운, TES 이노베이션 센터로 ‘스마트 물류’

    CJ대한통운, TES 이노베이션 센터로 ‘스마트 물류’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발맞춰 물류업계도 첨단 연구개발(R&D)과 혁신, 프로세스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은 “3D산업으로 인식되던 물류에 첨단혁신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산업으로 변모시켜야 한다”고 강조해 온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평소 신념에 따라 고유의 ‘TES’(Technology, Engineering, System & Solution) 개념에 기반해 첨단 융복합 기술과 엔지니어링, 컨설팅을 통해 물류산업을 혁신, 첨단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6년 경기 군포시에 소재한 한국복합물류터미널에 ‘TES 이노베이션 센터’를 개관했다. CJ대한통운이 국내 최초로 설립한 핵심 R&D센터로 15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물류연구원이다. 이곳에서는 첨단 물류장비, 신기술 개발, 현장 적용 테스트, 시스템 및 솔루션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은 중국 상하이 CJ로킨 본사에 ‘TES 이노베이션 센터’를 개소했다. 택배 부문에서도 첨단화가 진행되고 있다. 1227억원을 투자해 업계 최초 전국 택배 서브터미널 분류 자동화를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추진, 올해 전국 모든 서브터미널에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LG, 개방형 R&D 중심지 ‘LG사이언스파크’

    LG, 개방형 R&D 중심지 ‘LG사이언스파크’

    LG가 지난 4월 본격 가동을 시작한 LG사이언스파크는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모여 혁신을 주도하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총 4조원을 투자한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대 LG사이언스파크에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약 5만 3000평) 부지에 연면적 111만여㎡(약 33만 7000평) 규모로 20개 연구동이 들어섰으며, 2020년까지 LG전자, LG화학 등 8개 계열사 연구인력 2만 2000여명이 집결하게 된다. LG사이언스파크에서는 그룹의 주력 사업인 전자, 화학 분야의 연구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자동차부품 ▲에너지 등 성장사업 ▲로봇 ▲자율주행 ▲인공지능 ▲5세대(5G) 이동통신 ▲차세대 소재·부품 ▲물·공기·바이오 등 미래사업 분야 융복합 연구도 진행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LG사이언스파크는 외부 역량을 적극 결집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개방형 연구개발(R&D) 생태계 중심지로 운영된다. 기술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갖춘 기업 인수, 중소벤처기업 및 스타트업 지분 투자, 대학과의 산학협력 강화, 계열사 간 융복합 연구, 글로벌 기업기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빨라진 기술 환경의 변화 속도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 및 스타트업을 위한 ‘개방형 연구공간’과 글로벌 기업·연구기관의 공동 연구 공간인 ‘조인트랩’(Joint Lab)도 갖췄다. ‘개방형 연구공간’에서는 각 계열사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중소 및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이들과의 공동 연구를 확대한다. 이를 위해 R&D 컨설팅,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지도 및 연구 인프라 등을 제공한다. ‘조인트랩’에는 LG전자와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을 공동 연구하는 퀄컴이 입주했다. 퀄컴은 연내 마곡 R&D산업단지에 별도의 연구소도 연면적 1320㎡(약 400평) 규모로 만든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혁신이 온다…미래를 연다…인간, 인간을 넘다

    혁신이 온다…미래를 연다…인간, 인간을 넘다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기업들의 행보가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한·중 ‘무역 전쟁’이 가속화되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우리 기업들에게 미래 먹거리 발굴은 ‘생존’으로 다가오고 있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서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된 기업들은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체질 개선’과 ‘공격적 투자’로 세계 무대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지난달 LG그룹 총수에 오른 구광모 회장 등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신사업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경영 복귀 이후 유럽과 캐나다, 중국, 일본 등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하며 AI, IoT 사업 등 미래 먹거리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뇌 신경 공학 기반 인공지능 전문가인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세바스찬 승 교수와 인공지능 로보틱스 분야 권위자인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대니얼 리 교수를 영입했다. 2020년까지 AI 연구 인력을 1000명 이상으로 늘려 AI 기술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4세 경영 체제에 돌입한 LG그룹은 AI, IoT, 로봇, 자율주행차 등 미래 첨단 융합시대 신성장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네이버 대표를 맡으며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온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오스트리아 전장회사 ZKW를 약 1조 4000억원에 인수했고,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로봇 개발 스타트업인 ‘보사노바 로보틱스’에 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차량 전동화, 스마트카(자율주행·커넥티드카), 로봇·AI,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에 5년간 2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CES에서 직접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소개하며 ‘연결된 이동성’, ‘이동의 자유로움’, ‘친환경 이동성’ 등 미래 모빌리티의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AI, IoT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도입으로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출시해 근본적인 경쟁의 축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017년부터 3년간 새로운 ICT 생태계 조성에 5조원, 5세대(G) 이동통신 등 미래형 네트워크에 6조원 등 총 11조원을 투자한다. KT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성공한 5G 통신 시범서비스를 바탕으로 5G 조기 상용화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5G 상용화를 위해 네트워크 인프라뿐 아니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이와 함께 1년여 동안 진전이 있었던 5대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세계 최초로 생산공정에 AI를 도입한 ‘AI 제철소’로 변신한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이 참여하는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빌딩 앤드 시티, 스마트 에너지 등 그룹 차원 플랫폼을 구축해 그룹 전체의 비즈니스 구조를 재편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IT기반의 4차 산업혁명 확산으로 모든 산업에서 데이터 축적 및 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전략 실행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에서부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일까지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적 시도가 있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발맞춘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4차 산업혁명은 더 강력한 변혁을 촉구하고 있다”며 “전사적인 혁신으로 미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정부, 미·중 무역전쟁 WTO 제소 등 적극 대응해야”

    미·중 무역전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무역전쟁이 전 세계적인 관세전쟁과 중국의 경제 위기로 이어질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5%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태호(전 통상교섭본부장)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중 통상전쟁과 대응전략 긴급 세미나’에서 “미국이 안보에 근거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통상정책은 WTO 규범을 위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특정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지적재산권 침해,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강제 기술이전 등이 WTO 규범을 위배한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어야 하나 접근 방법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우리 정부는 WTO에 제소하는 등 다른 국가와의 공동 조치를 최대한 강구하고, 기존에 진행 중인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완결하는 한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11) 가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글로벌 다자무역 체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의 경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 실장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의 타격은 불가피하며 그 부정적 영향의 정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전체 수출액의 30% 가까이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1.6% 포인트 줄어들 것”이라면서 “경제성장률은 0.5% 포인트 하락하고 고용은 12만 9000명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은 한국의 중요한 투자처이자 경상 흑자의 절반 정도를 의존하고 있는 국가”라면서 “중국 경제에 버블이 붕괴하면 교역과 투자, 금융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전쟁을 한국의 4차 산업혁명 대응의 기회로 삼자는 주장도 나왔다. 전은경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미·중 무역전쟁은 양국 간에 데이터에 기반한 첨단산업 성장의 시너지 발생에 제동이 걸린다”면서 “특히 첨단산업 부문에서 중국에 경쟁력을 추월당하기 쉬운 상황에서 이를 만회할 시간을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조사관은 “우리나라는 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규제를 완화해 산업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로봇, 엄청난 속도로 진화… 인간 일자리 오히려 늘 것”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로봇, 엄청난 속도로 진화… 인간 일자리 오히려 늘 것”

    “로봇의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일어나고 있다.”안드라 키 미국 실리콘밸리 로봇협회장은 16일(현지시간) 미 로봇산업의 폭발적인 발전을 이렇게 비유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캄브리아기(약 4억~5억만년 전)에 생물의 종(種)이 급격히 다양해지면서 고속 진화한 것을 말한다. 키 회장은 “특히 최근 5년간 각종 로봇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인간이 작업하기 어려운 곳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들 로봇은 초보적 단계를 넘어서 엄청난 속도로 진보에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며 미 로봇산업의 현주소를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는 50년 동안 단순한 로봇 팔만 만들었지만, 최근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우리는 비행 로봇, 육상·해상·우주 로봇을 상점뿐 아니라 심지어는 집안에 가지고 있다. 나는 이것을 로봇시대의 시작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키 회장은 로봇의 급격한 진화가 인간 생활을 윤택하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로봇이 완전히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로봇이 꼭 필요한 산업이 있다. 그곳에서 로봇은 인간의 대체재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험한 화재 현장이나 테러와의 전쟁 등을 위해 연구개발되고 있는 재난형, 군사형 로봇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또 ‘인간이 로봇에게 일자리를 뺏기는’ 디스토피아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마존을 예로 들었다. 아마존은 최근 5년 동안 물류창고에 13만대 이상의 로봇을 들여오면서 그동안 상자를 나르던 직원들을 로봇 관리자로 재교육했다. 로봇으로 인한 원가절감으로 회사가 발전하면서 오히려 고용은 35만명 이상 늘었다. 키 회장은 “‘인간이 있기에 로봇이 존재한다’는 대명제는 영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동시에 7가지 요리 뚝딱·손맛까지… 셰프 로봇에 ‘엄지 척’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동시에 7가지 요리 뚝딱·손맛까지… 셰프 로봇에 ‘엄지 척’

    미국에서는 물류 창고에서 물건을 옮기는 단순 작업을 하는 로봇이 인공지능(AI)을 만나면서 불과 몇 년 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기술의 진화를 보여 주고 있다. 볶음밥과 피자 등을 만드는 셰프 로봇은 기본이다. 월스트리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로봇 ‘켄쇼’는 연봉 50만 달러(약 5억 5000만원)의 금융맨이 40시간 걸려 하는 기업 실적과 경제 수치 분석을 2~3분 만에 끝낸 후 골드만삭스로 보고서를 보낸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을 대신해 현장에 투입되는 재난로봇, 교육 현장에 투입되기 시작한 코딩로봇, 사람의 손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부위나 상황에서 정교한 치료를 해내는 의료로봇 등 상상을 초월한 진화가 우리 생활 속에 파고들고 있다. AI 로봇과 함께 사는 우리 세상을 엿봤다.“믿을 수 없네요. 이 음식을 로봇이 만들다니….”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옛 주청사 뒤쪽에 자리잡은 로봇 레스토랑 ‘스파이스’(Spyce)에서 만난 메이슨 스컬릿은 “로봇이 음식을 만든다는 게 이해가 안 됐다”면서 “직접 타이 볶음밥을 만드는 과정을 보니 신기할 따름”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다른 테이블에서 닭고기 볶음밥을 먹던 올리브 밀러는 “로봇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니 믿을 수 없다”면서 “우리 아내의 요리 실력보다 훨씬 낫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지난 5월 3일 매사추세츠공대(MIT) 졸업생인 마이클 페이리드 등 4명에 의해 세상에 첫선을 보인 스파이스의 주방장이자 설거지 당번인 로봇 ‘마티’는 AI 덕분에 미국의 유명 셰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마티는 손이 7개인 자동화된 로봇이다. 7개의 손에는 원통형 프라이팬이 장착됐다. 따라서 한번에 7개의 음식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마티는 3분에 볶음밥 한 그릇, 1시간에 최대 200인분의 음식을 만들어 낸다. 주문 방법도 간단하다. 식당 내의 터치 패널에서 7가지 볶음밥 중 하나를 선택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이나 별명을 적어 넣는다. 그러면 바로 마티의 7개 팔 중 한 곳 위쪽 패널에 자신의 이름이 뜨면서 주문한 볶음밥이 만들어진다. 뜨겁게 달궈진 마티의 팔인 원통 프라이팬에 밥이 자동으로 들어간다. 마티가 프라이팬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밥을 적당히 볶는다. 이어 양념이 담긴 빨간 박스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메뉴에 맞게 조미료 등을 넣는다. 그렇게 3분여가 지나면 마티가 밑에 있는 일회용 그릇에 맛있게 조리된 볶음밥을 쏟아낸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마티는 스스로 자신의 팔을 밑쪽으로 내려서 조리된 팬을 깨끗이 씻고는 다음 주문을 기다린다. 이렇게 그릇에 담긴 볶음밥은 직원이 토핑을 얹고 뚜껑을 덮어 고객에게 전달한다. 마티는 단 1분을 쉬지 않고 온종일 일해도 ‘불평’ 한마디 없다. 또 주 ‘52시간’ 근무라는 기준도 필요 없다. 팁도 받지 않는다. 열심히 일하면서 봉급을 요구하지 않는 주방장을 둔 주인과, 팁 없이 싼값에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고객은 이런 마티가 고마울 따름이다. 창업자인 페이리드는 “기존 식당은 이윤이 적고 직원들의 이직률도 높은 데다 손님들이 느끼는 팁 부담도 만만찮지만 스파이시는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고 팁도 안 받기 때문에 7.5달러(약 8500원)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면서 “주인과 고객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식당”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음식 가격이 싸다고 하더라도 맛이 없으면 고객이 찾지 않는 법이다. 그래서 마티는 유명 스타셰프인 대니얼 불러드와 샘 벤슨에게 요리를 배웠다. 스파이스의 메뉴 구성, 재료와 맛, 조리시간을 이들 스타세프가 설계했다. 또 다른 창업 멤버인 루크 슐레터는 “주방 로봇은 하나의 도구일 뿐이고, 사람이 없으면 로봇 주방은 작동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인간과 로봇이 어울려 사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로봇 스타셰프는 지난달 27일 캘리포니아 햄버거 가게인 ‘크리에이터’에 등장한 ‘햄버거맨’이다. 햄버거맨은 미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크리에이터가 개발한 로봇으로, 20개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350개 센서로 사람의 도움 없이 주문부터 재료 손질과 고기 패티 굽기 등 햄버거를 혼자서 만들어 낸다. 피클과 토마토, 양파, 치즈 등의 재료 두께를 ㎜ 단위로, 각종 소스의 양을 ㎎ 단위로 정확하게 넣어 준다. 맛과 품질은 수제버거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맥도널드 빅맥과 비슷한 6달러다. 알렉스 바르다코스타스 최고경영자(CEO)는 “로봇은 요리의 맛이 일정하고, 만드는 속도도 빠르다”면서 “무엇보다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화·수요일만 영업 중인 크리에이터는 이미 7월 주문 예약이 모두 끝났을 정도로 인기다.‘카페X’의 로봇 바리스타, ‘줌 피자’의 ‘존’과 ‘페퍼’ 로봇 등도 커피와 피자 등의 맛을 책임지고 있다. 글 사진 보스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대화하고 암 진단·운전까지… 생활 속 파고든 AI

    [4차 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대화하고 암 진단·운전까지… 생활 속 파고든 AI

    세계시장 규모 8조→ 126조원 성장 전망 구글· IBM 등 IT 기업 주도권 경쟁 치열인공지능(AI)이 자동차와 만나 무인 자동차를, 군인과 만나 군사용 로봇을, 의사와 만나 치료용 로봇뿐 아니라 스피커와 만나 새로운 AI 스피커 등을 탄생시켰다. AI의 발전으로 미국 사회는 ‘생활의 혁명’이 이어지고 있다. 미 시장조사업체 IDC는 세계 AI 시장 규모가 2016년 80억 달러(약 8조 8000억원)에서 2022년에는 1132억 달러(약 12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불과 2년 전 시장조사기관 트랙티카가 2024년 111억 달러(약 1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전망을 10배 이상 뛰어넘은 것이다. 그만큼 AI 시장은 매년 급성장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 AI 분야가 빠르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 때문으로 풀이된다. IBM과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등 세계적 IT 기업들이 사활을 건 ‘전쟁’ 중이다.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구글과 IBM이다. 이들은 1990년대부터 AI 분야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구글은 2001년부터 최근까지 AI 관련 스타트업 14개 업체를 인수합병(M&A)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구글은 알파고 개발사인 딥마인드를 비롯해 젯팩, 다크블루랩스, 비전팩토리 등 AI 전문 업체를 인수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현재 구글은 구글 번역기와 구글 포토, 구글 나우(음성검색), 구글 지도, 지메일 등 다양한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최근에는 인간처럼 대화가 가능한 AI인 ‘구글 듀플렉스’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구글 듀플렉스는 단순 대화가 아닌 뉘앙스와 타이밍, 추임새 등이 적용되면서 구글이 AI 기술을 한 단계 진보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PC 제조업체였던 IBM은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서버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종합 솔루션 업체로 변모했고 AI에 집중했다. IBM은 1997년 AI인 딥 블루가 체스 게임에서 세계 챔피언을 이긴 후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1년 헬스케어 산업용으로 AI인 왓슨의 상업화에 성공했고 2012년부터는 금융을 비롯한 모든 산업에 왓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화에 나섰다. IBM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2013년부터 왓슨은 암 치료 연구에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엔 사물인터넷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IBM은 2015년 노스페이스의 수백 종 의류 선택을 돕는 인공지능 쇼핑 도우미를, 2016년에는 호텔 체인 힐튼과 함께 호텔 컨시어지 로봇인 ‘코니’를 개발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의 ‘끝판 왕’으로 불리는 무인자동차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구글이다. 2017년 말부터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실제 도로에서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며 진화하고 있다. 또 대표 자동차회사인 지엠(GM), 세계 최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 자동차 공유업체 우버 등이 서로 경쟁하며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와 개발에 나서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오빠 같은 아빠 사진… 유효기간 없는 ‘방부제 주민증’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오빠 같은 아빠 사진… 유효기간 없는 ‘방부제 주민증’

    정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공공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수시로 밝혔지만 주민센터와 구청 등에서 체감하는 서비스는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아이돌보미 매칭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순 없을까’, ‘사업주가 체불한 임금을 쉽게 받는 방법은 무엇일까’, ‘모든 공과금을 편리하게 한 곳에서 처리하면 어떨까’ 등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바람을 현실화하고자 서울신문은 18일부터 매주 특별기획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을 시작한다.1968년 도입된 주민등록증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민증의 유효기간이 없다 보니 해가 갈수록 본인 식별 기능이 떨어진다. 지갑에 따로 들고 다녀야 해 분실 시 명의 도용이나 위·변조 위험도 크다. 주민증은 지난 50년간 딱 세 번 바뀌었다. 1975년 주민등록번호가 12자리에서 13자리로 늘어났고, 1983년 세로였던 주민증이 가로로 바뀌었다. 1999년에는 재질을 종이에서 플라스틱으로 개선했다.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둔 2018년 주민등록증 제도 또한 기술 발전에 맞춰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훼손·마모에 개인식별 기능 저하 직장인 오동헌(58·가명)씨는 고등학생 때 처음 주민증을 만든 뒤 지금껏 딱 한 번 교체했다. 2000년 플라스틱으로 된 카드로 재발급받아 지금도 그대로 쓰고 있다. 18년 된 오 씨의 주민증에서 지금과 달라지지 않은 점은 주민번호 하나뿐이다. 얼굴 사진은 세월이 흐르며 마모돼 이제는 누군지 알아볼 수도 없다. 이사할 때 바뀌는 주소지는 주민증 뒷면에 기록할 수 있지만 귀찮아서 그냥 두다 보니 이제는 민증에 적힌 주소가 어디였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다. 오씨는 “은행 등에서 주민증을 많이 요구하지만 너무 달라진 외모 때문에 한참을 대조한다”면서도 “주민증을 안 바꾼다고 법에 걸리는 것도 아니다 보니 갱신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주민등록증의 개인 식별 기능이 시간이 갈수록 나빠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 신분 증명 수단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주민증이지만, 오씨처럼 재발급 없이 장기간 사용할 경우 외모가 변하고 주민증 사진 훼손도 심해져 신원 확인이 어려워진다. 심지어 1999년 이전에 만들어진 종이 소재 주민증을 지금까지 갖고 다니는 이들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국가 신분증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 가운데 신분증에 유효기간이 없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다. 주민증이 제 기능을 다 하려면 운전면허증, 여권처럼 유효기간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주민증, 굳이 따로 들고 다녀야 하나요” 취업준비생 전경은(26·가명)씨에게 주민증은 ‘필수 아이템’이다. 이곳저곳 입사 시험을 보러갈 때마다 회사에서 본인 확인 용도로 수시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씨는 최근 주민증을 잃어버렸다. 이번이 세 번째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놓기도 했지만 공신력 있는 수단이 아니어서 인증에 한계가 있다. 결국 주민센터를 찾아가 재발급을 신청했다. 매번 주민증을 챙겨야 하는 것에 불만이라는 전씨는 “스마트폰에다가 공인인증서를 저장해 놓듯 주민증을 넣어 두면 편리할 것 같다”고 투덜댔다. 플라스틱 신분증은 잃어버리는 사람이 많고, 상대적으로 위·변조도 쉽다. 모바일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 수단을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약 94%였다. 피처폰(6%)을 포함할 경우 성인의 경우 휴대전화 보급률은 100%에 가깝다고 봐도 된다. 신분증을 공인인증서처럼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기술은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 신분증’은 아직 법적 근거가 없다. 신분증을 암호화하는 기술을 어렵게 개발해 봐야 불법이다. 핀란드에서는 2010년부터 모바일 신분증 개발에 나서 현재 공공기관 등에서 널리 쓰고 있다. 개인정보를 휴대전화의 모바일카드에 입력하는 방식이다. 발급 비용이 없고 따로 신분증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에서도 각종 계약이나 본인 확인 절차에서 모바일 인증 방법이 신분증을 대신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에서 모바일 신분증 관련 기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신분증도 스마트폰에 넣어 다닐 수 있어야 국내에서도 주민등록증 개선 논의가 뜨겁다. 지난달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민등록법 일부개정 법률안’의 핵심은 주민증을 10년마다 갱신하게 한 것이다. 주민증의 원래 기능인 본인 식별 기능을 높이려는 게 목적이다. 모바일 신분증 도입 법안은 지난해 발의됐지만 지금껏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백 의원이 지난해 8월 발의한 ‘주민등록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주민증을 암호화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에 보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모바일 주민증 유효기간은 3년으로 한정했다. 김군호 행안부 주민과장은 “국내외 사례에 비춰 봤을 때 주민등록증 유효기간과 모바일 주민증 도입은 반드시 필요한 제도적 조치”라고 말했다. 주민등록증에 유효기간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김 과장은 “1999년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기간 용모 변화나 마멸 등으로 많은 주민증이 본인 확인 기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모바일 신분증이 도입된다면 해킹 등 위험을 차단하고 스마트폰 분실 시에도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수준에 따라 모바일 신분증을 다양하게 활용할 여지도 생겨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김기태 전남도의원, “도민 행복 위한 의회 역할에 총력” 호소

    김기태 전남도의원, “도민 행복 위한 의회 역할에 총력” 호소

    김기태 전남도의회 의원(순천1·더불어민주당)이 17일 제324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도민을 위한 의회의 역할에 총력을 기울이자”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제11대 전남도의회 원구성이 완료된 만큼 지난 선거의 후유증을 털어버리고 진정으로 도민을 위한 의원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의장 후보로 나서며 약속했던 ‘갈등과 반목이 없는 정겨운 의회’, ‘먼저 손 내밀어 칭찬하고 위로하며 격려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임 이용재 의장의 성공적인 임기 수행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도 약속했다. 김 의원은 “현재 전남은 인구감소,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등 시급하게 해결하고 미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며 “도의회 의원 전체가 마음을 모으고 힘을 합쳐 전남의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열린 전남도의회 의장선거에서 3차 결선 투표접전 끝에 28표(48%) 대 30표(52%), 2표의 간발의 차이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는 결과와 관계없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전남도의회 58명 전체 도의원의 화합을 도모하고자 이번 5분 발언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러 마지막 황제 일가 유해, 100년 만에 DNA 검사로 신원 확인

    러 마지막 황제 일가 유해, 100년 만에 DNA 검사로 신원 확인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차르(황제) 니콜라이 2세 일가가 처형된 지 100년 만에 이들의 것으로 알려진 유해 7구가 마침내 진짜로 확인됐다고 러시아 조사관들이 16일 밝혔다. 이날 모스크바타임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발견된 유해 11구 중 7구는 처형당한 로마노프 왕조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온라인 성명을 통해 “유전자 검사 결과, 발견된 11구 중 7구가 어머니와 아버지, 네 명의 딸, 그리고 한 명의 아들로 이뤄진 가족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수사관은 니콜라스 2세의 유해를 그의 아버지인 알렉산드르 3세의 유해와 비교함으로써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검사에는 로마노프 왕가의 살아있는 후손들에게 채취한 DNA 표본도 쓰였다. 수사관들은 매장지에서 발견된 나머지 유해 4구는 왕가의 주치의를 포함한 수행원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니콜라이 2세는 1918년 볼셰비키 혁명 당시 우랄산맥 인근 도시 예카테린부르크로 유배됐다가 같은 7월 17일 새벽 그의 아내 알렉산드라와 다섯 명의 자녀, 그리고 시종들과 함께 총살당했다. 이들 시신은 예카테린부르크 인근 광산 갱도에 버려졌다가 이후 석유를 뿌려 불태운 뒤 다른 곳에 묻혔으며 매장지는 기밀에 부쳐졌다. 러시아 정부는 니콜라이 2세 일가의 유해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묻기로 했었지만 러시아 정교회가 기존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며 정확한 신원 확인을 요청해 이번 DNA 검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니콜라이 2세 일가(퍼블릭 도메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기고] 농식품벤처 창업 성공 신화를 기대한다/양일호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운용본부장

    [기고] 농식품벤처 창업 성공 신화를 기대한다/양일호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운용본부장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이 독일을 2대0으로 꺾었다.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한 베팅 업체는 한국이 2대0으로 이기는 것보다 독일이 7대0으로 이길 확률이 높다고 했고, 미국 ESPN은 한국이 이길 확률이 5%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 희박한 가능성은 현실이 됐다.사실 벤처 창업엔 이와 비슷한 상황이 많다.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신념을 갖고 도전한 이들 중에는 놀라운 성취를 이뤄 내는 이들이 있다.최근 각종 규제완화 등 국가적인 창업 장려 분위기 속에 신설 법인 수가 9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7년 기준 대표자 연령이 30대 미만인 신설 법인이 2만 6526개 등록되는 등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농어업, 음식료품 분야 30대 미만 신설 법인은 1191개에 그치는 등 농식품 분야는 상대적으로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농업은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도 올 초 국내의 한 포럼에 참가해 “농업에 희망이 있다”고 할 만큼 미래 성장 잠재력이 많은 분야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따라 스마트팜을 비롯해 자동로봇, 농업용 드론 등 농업 분야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벤처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유망 분야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정부에서도 농식품 분야의 창업을 독려하고자 투자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정부 자금으로 구축된 농식품모태펀드 주도하에 농식품투자조합(펀드)이 현재 58개, 9525억원 규모로 조성돼 있다. 또한 농식품모태펀드 관리 기관인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은 농식품산업 예비 창업인부터 창업 후 성장 단계에 이르기까지 창업 교육, 투자 준비, 투자자 모집, 국내외 마케팅 지원 등 기업 성장에 필요한 전폭적인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실 창업인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와의 만남이다. 이는 암벽등반에 비유하면 선등자와 후등자의 관계와 유사하다. 선등자는 용기 있게 암벽의 위험 지역을 극복해 나아가며, 후등자는 선등자가 추락해도 잡아 줄 수 있는 안전장치를 계속해서 준비하며 뒤를 따른다. 창업인이 선등자라면 안전과 변수를 고려해 든든한 지원을 해주는 후등자의 역할을 하는 투자자가 있어야만 새로운 영역을 정복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잘못된 투자자를 만나게 될 경우 장기적인 기업 성장이나 성공보다는 단기적 수익만을 위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파산이란 위험이 잠재되어 있고, 때로는 오랜 인내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창업의 과정에서 농금원같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안정적인 투자 파트너와 함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창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 가능성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이 독일을 이겼듯이 작은 가능성을 믿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세계를 놀라게 할 승리를 얻을지도 모른다. 농식품모태펀드 투자관리 전문기관인 농금원 같은 충실한 파트너와 함께 농식품 벤처 창업의 성공 신화를 쓸 기업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 [명경재의 DNA 세계] 월드컵과 생물학 혁명

    [명경재의 DNA 세계] 월드컵과 생물학 혁명

    “슈퍼 골키퍼가 오늘 경기의 승리를 이끌어냈습니다.” “손흥민 선수! 오늘 경기에서 속도와 순발력이 탁월했습니다.”최근 한 달간 전 세계인은 ‘월드컵’이라는 축제에 빠져들어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환호하고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각국을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선수들은 팀의 승리를 위해 90분 내내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축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운동선수들은 장기간 훈련으로 탁월한 기량을 선보인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축구 선수, 야구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월드컵이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처럼 될 수는 없다. 물론 일부에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가에 따라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개인이 갖고 있는 유전적 차이 역시 어느 정도 기여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유전적 요소와 함께 부단한 노력이 훌륭한 선수를 만드는 것이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유전적 요소는 DNA에 이미 존재하는 정보라 할 수 있고 신체 변화를 위한 노력은 DNA에 저장된 정보를 어떻게 얼마만큼 활용했는가로 이해할 수 있다.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했던 마이오스타틴(Myostatin)은 근육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이다. 마이오스타틴의 발현은 DNA 유전정보에 따라 개인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유전 정보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운동량이 같다고 해도 생성되는 근육이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근육을 늘리기 위한 운동량의 차이는 마이오스타틴 등 근육 생성을 위한 생체 내 단백질의 합성량을 변화시킨다. 이런 경우 DNA 유전정보를 얼마나 사용하는가의 차이는 운동량에 의해 결정된다. 각종 약물을 사용해 DNA에 있는 유전정보의 사용량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간혹 운동선수들이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됐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는데 도핑 금지약물 중 일부는 DNA 유전정보 사용량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약물을 이용해 DNA 유전정보 사용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행위는 공정한 운동경기에 위배되는 것으로 간주되고 선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근까지 철저하게 관리 감독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DNA의 유전정보를 직접 바꿀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유전정보의 일부를 잘라내거나 새 정보를 집어넣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에는 유전자 가위에 다양한 단백질을 연결해 편집하고자 하는 유전정보가 있는 부위에 단백질을 보내는 기술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유전자 편집을 통해서 아마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지금 응원하는 ‘손흥민’ 선수가 가지고 있는 최적의 운동 관련 유전정보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도록 하거나 손흥민 선수와 같은 기량을 심어주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유전자 편집을 현재와 같은 도핑테스트 방법으로 잡아 낼 수 있을까? 현재 기술로는 유전자 편집이 끝난 DNA의 유전정보를 구별해 낼 방법이 거의 없다. 유전 정보를 DNA 수준에서 변화시킨 경우에는 이를 도핑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유전자가 편집된 운동선수들이 경기를 하도록 놔두는 것은 공정한 것일까? 최근 들어 유전자 가위기술이 가져올 미래의 충격들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분야는 주로 식량자원과 의료 분야 등이지만 유전자 가위기술의 파급효과는 매우 크기 때문에 이 기술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논의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빠르게 발전하는 바이오 의약 분야에 종사하고 있지만 생물학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사회의 변화는 감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인류가 지난 50년 동안 겪어온 컴퓨터, 인터넷 같은 IT 혁명을 넘어서는 변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 2018 프랑스 혁명은 ‘스피드’였다

    2018 프랑스 혁명은 ‘스피드’였다

    음바페 평균 시속 38㎞ 역습·공수 전환 점유율 대신 효율 높여 상대 실수 유발 혼용 포메이션 구사해 스스로 문제 해결 157골 중 69골이 세트피스 상황 득점이변과 파란으로 점철된 러시아월드컵은 ‘점유율=승리’ 등식을 뒤안길로 보낸 대회로 기억될 것 같다. 우승국 프랑스의 대회 일곱 경기 평균 점유율은 49.6%로 본선 진출 32개 팀 가운데 중간 이하인 18위에 그쳤다. 16강전에서 탈락한 스페인이 69.2%로 가장 높았고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독일이 65.3%로 두 번째였다. 사상 첫 준우승의 영광을 차지한 크로아티아가 55.4%로 7위를 기록하며 4강 진출 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잉글랜드(53.5%), 벨기에(52.1%)가 각각 8위와 12위로 그 아래였다. 점유율은 그동안 승리의 필수조건인 것처럼 여겨졌다. 2010년 남아공대회에서 스페인, 4년 전 브라질대회에서 독일이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우승하며 부동의 공식처럼 여겨졌다.그러나 높은 패스 정확도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이 도드라진다. 스페인과 독일, 브라질의 조기 탈락이 방증한다. 반면 프랑스는 상황에 따라 점유율을 포기하고 빠른 역습과 공수 전환, 전방 압박으로 효율을 높였다. 16일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에서 프랑스는 점유율 39%-61%로 주도권을 내주는 것 같았지만 평균 시속 38㎞, 순간 최고 44㎞대를 자랑하는 킬리안 음바페의 속도 전개를 앞세워 4-2 대승을 거뒀다. 음바페뿐 아니라 프랑스 수비진은 공을 빼앗긴 뒤에도 득달같이 달려들어 되찾거나 숨막히게 압박해 상대 선수들의 실수를 유발했다. 크로아티아 선수들도 놀라운 순간 돌파력을 뽐냈다. 잉글랜드와의 4강전 동점골의 주인공인 이반 페리시치는 세 경기 연속 연장 승부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오히려 전반 시속 27㎞, 후반 시속 29.48㎞, 연장 시속 30.17㎞로 속도를 높여 잉글랜드 수비진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동점골 장면에서는 수비수 등 뒤에서 한 박자 빨리 발을 들어올려 공에 맞히는 기민함을 과시했다. 여기에다 프랑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자신들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하는 유연성이 돋보였다. 크로아티아전 전반 상대의 거센 압박에 갇히자 응골로 캉테 등 미드필더진은 롱패스로 상대 빈 공간을 찾아내는 영민함을 선보였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최근 유럽 명문 클럽에서 성행하는 4-2-3-1과 4-3-3을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포메이션을 프랑스 대표팀이 제대로 구사해 재미를 봤다”고 진단했다. 스피드와 함께 이번 대회 더욱 중요해진 것이 세트피스다. 대회 169골 가운데 자책골(12골, 1998년 프랑스대회 6골을 넘어 사상 최다)을 뺀 157골 가운데 69골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잉글랜드는 12골 가운데 9골을 볼 스톱 상태에서 만들어 냈다. 오픈 플레이로는 유효슈팅 10개에 3골을 얻어 창의성과 파괴력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세종, 공유車로 이동하고… 부산은 ‘물 특화도시’로

    세종, 공유車로 이동하고… 부산은 ‘물 특화도시’로

    #1. 스마스시티인 세종 5-1 생활권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자율주행차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퇴근길 교통정체가 극심했지만 인공지능(AI)이 교통흐름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빠른 길로 안내했다. 스마트시티로 진입하는 입구에 도착한 A씨는 자동 주차 시스템을 통해 편리하게 주차를 한 뒤 1인 자전거로 갈아탔다. 이곳에서는 주민들이 공유하는 자율차 또는 자전거만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홈에 도착하자 AI가 건강상태를 체크하며 냉장고에 생수가 떨어졌다고 알렸다. 스마트폰으로 생수를 주문하자 몇 시간 뒤 무인로봇이 배달해 줬다. #2.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사는 B씨는 스타트업 대표이자 워킹맘이다. 이 지역이 전부 ‘테크 샌드박스’로 지정돼 있어 규제 없이 어디에서나 새로운 기술을 시험해 볼 수 있다. 주말을 맞아 B씨는 가족과 함께 집 앞의 수변 카페를 들렀다. 카페에서 바라본 도심 운하는 마치 ‘물의 도시’로 유명한 베네치아의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두 곳(세종 5-1 생활권, 부산 에코델타시티)의 밑그림이 16일 공개됐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DMC 첨단산업센터에서 스마트시티 시범도시의 기본 구상을 발표했다.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는 백지 상태에서부터 자율주행차, AI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적용해 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세종은 뇌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부산은 영국 스타트업 육성 기업인 엑센트리의 천재원 대표가 각각 총괄책임자(MP)를 맡았다. 우선 정 교수는 세종 시범도시의 4대 핵심 요소로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와 환경 등을 꼽았다. 일반주거, 준주거, 상업지역 등 용도지역에 따라 도시계획을 세우는 기존 방식과 다르게 세종 시범도시 구조는 ▲리빙 ▲소셜 ▲퍼블릭으로 단순화됐다. 리빙 공간에는 주택과 사무실이, 소셜 공간에는 공원, 체육시설 등이 들어선다. 퍼블릭 공간에서는 학교와 도서관, 마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정 교수는 ‘공유 자동차 기반 도시’ 개념을 제시했다. 개인 소유 자동차는 생활권으로 진입하는 입구에 주차하고, 내부에서는 자율주행차량과 자전거 등으로 이동하는 신개념 교통운영 체계다. 세종 시범도시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가상화폐 격인 ‘세종코인’을 쓸 수 있게 된다. 정 교수는 “공유 차량을 이용한 주민에게 개인 이동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세종코인을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 시 드론이 3분 안에 출동해 구급대나 의료기관에 사고 상황을 전달하고 최적의 응급 지원을 한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첨단 기술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사고와 토론, 협력 등을 강조한 프랑스의 논술형 대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교육 시스템 도입도 추진된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시범도시의 비전은 자연, 사람, 기술로 요약된다. 국내 스타트업이 몰릴 수 있도록 시범도시는 ‘테크 샌드박스’(규제를 면제, 유예해 주는 공간)로 운영된다. 천 대표는 수변 공간을 적극 활용해 에코델타시티를 ‘친환경 물 특화 도시’(Smart Water City)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시범도시 내 3개의 물길이 만나는 세물머리와 도심을 연결하는 인공물길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도시 곳곳에는 스마트 상수도, 빌딩형 분산정수 등 물 관련 신기술을 접목한다. 도로에는 국제 공모를 통해 4㎞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스마트·저영향개발(LID) 기법이 적용된다. LID는 빗물을 땅으로 침투시켜 모아 두는 친환경 분산식 빗물관리 기법이다. 세종 시범도시의 총사업비는 7000억원,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1조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사업비는 정부 예산과 사업 시행자(각각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부담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가되는 사업비 중 민간에서 부담하기 어려운 비용은 사업 시행자 예산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위는 이날 발표된 기본 구상안을 바탕으로 오는 12월까지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내년 하반기 스마트시티 조성 공사에 착수하면 2021년 중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미·중 무역분쟁은 신시장 개척 기회… 업계와 정면돌파”

    “미·중 무역분쟁은 신시장 개척 기회… 업계와 정면돌파”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 확산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오히려 기술혁신과 신시장 개척의 계기로 활용하면서 통상환경 악화를 정면 돌파해 가겠다”고 말했다.김 본부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1차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에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우리 수출에 손실은 있을 수 있으나, 이를 계기로 더 큰 것을 얻는 긍정적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 기업들에 위기일지라도 새로운 통상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과거 1980년대 미국과 일본의 통상마찰로 일본의 자동차와 반도체가 주춤할 때, 우리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 시장 진출로 틈새를 파고들었고, 오늘날 두 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발전시켰다”면서 “다시 한번 세계 통상환경의 흐름을 냉정히 읽고 과감하게 도전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열릴 기회를 우리 것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조사와 미·중 무역갈등 심화가 세계 통상질서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통상 마찰에 영향받지 않는 새로운 수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스타’ 상품과 서비스 수출을 견인할 새로운 혁신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자원은 중동, 핵심 기술은 일본에 의존하면서 중국과 미국 시장의 성장에 기대 온 수출 구조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신흥국으로의 과감한 수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주 미국의 232조 자동차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민관 합동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한다. 그는 “의사결정 관련 핵심 인사를 만나 한국에 232조 조치가 적용되지 않도록 설득할 것”이라면서 “한·미 FTA 개정 협상을 통해 구축된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재활용 혁명’ 선언한 독일 아디다스

    ‘재활용 혁명’ 선언한 독일 아디다스

    세계 2위 독일 스포츠의류 업체인 아디다스가 오는 2024년까지 모든 신발과 의류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은 재활용 제품만 사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디다스는 15일(현지시간) 공급망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면서 앞으로 6년 안에 자사 제품을 재활용 플라스틱만 사용해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자원봉사자들의 옷을 재활용 플라스틱 물병으로 만드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해온 아디다스는 2016년 플라스틱 물병을 재활용 한 러닝화를 대량생산하면서 리사이클링 운동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올해에만 재활용 신발 판매량 500만 켤레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20%나 늘린 재활용 신발 1100만 켤레를 공급할 계획이다. 에릭 리트케 아디다스 글로벌부문 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2024년까지 새 플라스틱을 없애는 것”이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양으로는 하루 아침에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고 말했다. 리트케 사장에 따르면 아디다스가 판매하고 있는 9억 2000여개 제품에 들어가는 재료의 절반이 플라스틱인 만큼 아디다스가 내년 목표인 1100만 켤레를 달성하더라도 연간 신발 생산의 3%에 불과한 실정이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재활용 플라스틱 가격이 새 플라스틱보다 10~20% 더 비싸기 때문이다. 리트케 사장은 이 가격 차이가 재활용 플라스틱만을 사용하기까지 6년이 걸리게 하는 이유라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재의 이윤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해마다 얼마간의 비용을 상쇄해 나갈 수 있지만 1년 만에는 힘들다”고 말했다. 아디다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영국과 유럽에 불고 있는 플라스틱 사용 반대 운동에 발맞춰 브랜드의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파타고니아와 H&M 등 의류 브랜드들은 일부 제품 생산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으며, 친환경 브랜드로 알려진 스텔라매카트니는 2020년까지 새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연간 800만t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간다. 2050년 바닷속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많을 것이라고 WEF가 경고하는 까닭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테크비즈 파트너링서 4차 핵심 기술 105건 발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테크비즈 파트너링서 4차 핵심 기술 105건 발표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오는 7월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테크비즈파트너링’ 행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는 6개의 주요 테마별 출연(연) 보유 핵심기술을 발표하고 전시한다고 밝혔다. ‘테크비즈파트너링’에서 소개될 발표기술은 29건, 전시기술은 76건으로 총 105건의 기술이 출품될 예정이며, 이번 행사는 해당 기술들이 사업화 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사전파트너링 및 현장파트너링을 통한 연구자와 기업간 상담 프로그램을 구성하였으며, 국가 연구개발 기술 중 우수성과를 꼽아 대외적인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기술 사업화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증, 대출, 출자 등 기술금융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술금융 연계지원 기회를 마련하였다. 더불어 이날 개회, 개막식 후에는 강연과 함께 홍보부스 VIP 투어와 전시기술상담 및 발표될 기술의 상담을 받아볼 수 있는 현장파트너링이 운영될 예정이며, 오후부터는 후원기관부스, 우수성과 전시, 융합연구단 전시 등 23개 홍보·전시부스 투어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6개의 주요테마에 관련된 핵심기술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스마트시티’, ‘가상증강현실’, ‘스마트제조로봇’, ‘스마트드론’, ‘스마트헬스케어’, ‘스마트자율주행’ 총 6개의 주요테마로 구성되었으며4차 산업혁명과 긴밀하게 관계되어 있는 각 산업분야별 핵심기술들이 ‘테크비즈파트너링’ 행사를 통해 기업간 심도있는 상담이 이루어지고 기술 사업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테크비즈파트너링’ 행사는 홈페이지에서 직접 사전신청하면 야외 카페테리아에서 이용 가능한 런치쿠폰, 행사날 진행될 6개 기술테마에 대한 기술정보 및 연구자 소개자료집인 ‘디렉토리북’을 증정한다. 행사는 7월 17일 대전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블룸에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학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이인희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대학 교육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행한 보고서는 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시작하는 2018년 이후부터 고교 졸업생과 대학 진학자 수가 본격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학 신입생 정원을 이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 정원 감축을 어떠한 명분으로 어떻게 시행해야 할지 교육부로서도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지난 6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는 대학 구조조정의 명암을 가르는 살생부처럼 대학가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평가해 ‘자율개선대학’과 ‘2단계 진단대학’으로 분류했다. 자율개선대학은 정원 감축 없이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있으나, 2단계 진단대학은 정밀 진단을 다시 받은 후 정원을 감축해야 하고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한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학을 뜻한다.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지 않는 대학들은 앞으로 살아남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은 셈이다. 대학의 공급 과잉을 자초해 온 교육부 정책이 부메랑이 돼 이제는 스스로 키워 온 가지를 쳐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문제의 핵심은 정원 감축과 구조조정을 원만하게 시행함과 동시에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의 격차를 해소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수도권 집중화를 억제하고 지방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현상과 관계없이 학생들은 수도권 대학 진학을 더욱 희망하고 지방 대학을 외면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이 짝이 돼 파트너십을 맺고 ‘개방·공유 캠퍼스’를 도입하는 계획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미 연세대와 포스텍이 실시하고 있듯이 대학 간 학점과 강의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공동학위, 공동연구, 산학협력에 이르기까지 대학 간에 교육, 연구, 산학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해소하는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교육부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식 처방을 내리기보다는 수도권과 지방 대학 간의 개방·공유를 통해 대학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에 무게를 실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을 통한 평가만으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갈 대학으로 혁신시키기 어렵다. 대학의 교육과정 자체를 하루빨리 모바일 기술 기반의 학습자 주도형으로 바꿔야 한다. 창의력, 융합적 사고, 소통과 협업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에 대학은 여전히 강의실에서 백화점식 단과대와 학과들로 진을 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성공하기 위한 요건으로서 대학졸업장의 효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지 못하는 비중도 늘어난다. 최근 한 연구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19~34세 응답자의 65% 정도가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했다. 학령인구가 줄고 대학교육의 수요자마저 감소한다면 그야말로 대학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버지니아대학 교육학자 류태호 교수는 “앞으로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다는 패턴은 깨진다.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할 줄 아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왔다”고 강조한다. 심지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지식을 배울 수 있다면 굳이 대학에서 3~4년 세월과 비싼 등록금을 투자해 청춘기 인생을 지체해야 할 명분은 없어진다. 미래의 대학은 학습자가 연령에 관계없이 수강할 수 있는 무크(MOOCㆍ온라인 공개강좌)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들이 잘 이수하는지 과정을 관리하고 인증하는 기관 역할을 할 것이며, 학습자는 수천 개의 무크 강좌 중 자신에게 필요한 강좌를 골라 수강한 후 전공으로 인증받으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는 평생교육 분야에서도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으며, 정보통신기술 덕택에 자기주도학습을 선호하는 디지털 세대의 소통 방식이 점차 확산되는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대학 교육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이 이제 막 울렸다. 혁신하는 대학만이 시대를 앞서 나아갈 것이다.
  •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4차 산업도 제조업 잣대로 규제… 혁신정책은 이름 바꿔 반복”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4차 산업도 제조업 잣대로 규제… 혁신정책은 이름 바꿔 반복”

    미·중 무역전쟁이 서막을 올리고 글로벌 각국이 관세 인상 등 보호 무역주의를 확장하면서 우리 기업 활동과 성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림을 얻고 있다. 기업 활동의 선순환 구조가 쌓여야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 성장, 소득 주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시각에서다. 기업의 기(氣)를 되살려 주지 않으면 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서울신문은 주요 15대 그룹 9곳 등 10곳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기업 성장판을 가로막는 요인 및 제언을 들어 봤다. 이들은 “친기업 정책이 개혁 후퇴와 등식이 아니라는 점을, 기업 없이는 고용 증가도, 소득 주도 성장도 힘들다는 점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정부와 실제 현장의 목마름 사이의 거리감은 상당해 보였다. 우선 우리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대내적 요인에 대해 80%(8곳)가 ‘기업 규제 강화’를 꼽았다. 기업 정책의 비연속성(일관성 결여), 경직된 노사 관계, 외국 대비 열악한 투자 환경, 최저임금 상승 등 비용을 높이는 정책이 뒤를 이었다. A기업 경영전략 임원은 “공유 경제 등 혁신 아이디어가 국내시장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도전적인 기업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환경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현장 공무원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IT(정보기술) 기업 경영전략 담당 임원은 “사람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4차 산업 업종인데도, 규제 잣대는 전통 제조업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어 답답하다”고 아쉬워했다. 정부 교체 때마다 정책의 전환은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혼란은 예상보다 컸다. ‘기업 활동에 정치 환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체 응답자 모두 ‘크다’(매우 크다 40%, 큰 편이다 50%, 조금 크다 10%)고 응답했다. B기업 전략담당 부사장은 “정부 정책, 규제가 손바닥 뒤집듯 바뀌어 미래를 위한 지속적인 경영 의사 결정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예컨대 차 공유 업체 같은 풀러스 등의 혁신 아이디어는 국내에선 고사되고 있으며, 도전적인 인재들이 실리콘밸리 등으로 유출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내놓은 혁신 정책의 알맹이가 이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근혜 정부가 산업구조 개편을 위해 추진했던 규제 프리존,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이 현 정부의 혁신 성장을 위한 ‘규제샌드박스’와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반면 기업인들은 우리나라 투자 환경이 중국 등 신흥국에 비해서도 열악하다고 봤다. C기업 재무분야 전무는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라고 했다. 그는 “선진국은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시장에 맡길 부분과 반드시 규제를 해야 할 부분에 대한 선이 합리적으로 그어져 있다”면서 “반면 중국은 ‘중국제조2025’ 등 국가 차원에서 핵심 산업으로 키울 분야에 대해 세제 지원,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정책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한 번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려운 기업 환경, 노사 불안, 환율 불안정 등도 상존한다. 정경 유착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15~20년 전 대비 개선됐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 등을 거치며 기업의 사회적 공헌에 대한 기준·관점을 어떻게 둬야 할 지 혼란스러워 했다. 정권과의 경제적 유착은 나아졌지만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 상승으로 인해 정부의 요구치 역시 갈수록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D기업 임원은 “새 정부 들어 정부와 경제 주체 간 건설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거의 없었고, 그런 필요성조차 제기하기 어려운 경직된 분위기였다”며 아쉬워했다. 기업 활동하기 더 좋은 환경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역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규제 완화’가 선순위로 꼽혔다. 정부 교체로 혼선을 빚지 않는 산업 발전 전략, 법인세 감면 등 기업 친화적 정책, 업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 상법·공정거래법 등 법적 기준의 안정적인 운영, 노사 관계 안정을 위한 사회적 합의, 투자 활성화 지원, 대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 제시됐다. ‘규제 속도 조절론’도 나왔다. E기업 임원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 최근 노동 정책은 글로벌 변수를 따라잡아야 하는 기업들에게는 너무 숨가쁘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게 사실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적정한 수준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해 정부·기업 간 전방위적 협업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대주주 및 사회적 책임 경영’을 위해 시급한 사항으로는 ‘외풍에서 자유로운 기업 의사 결정, 이사회 역할 강화’가 주로 언급됐다. 기업의 의사 결정에 대한 판단은 법에 따라 명확히 해야 하는데 국민정서법 등 불명확한 규정, 시대 분위기에 좌우되다 보니 시장경제의 틀이 무너진다는 지적이다. 이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도 연결된다. F기업 부사장은 “이사회 및 사외이사의 모범 모델을 (정부가) 제시하고, 오너를 포함한 경영진 행태를 제대로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외이사의 역할, 책임을 명확히 하고 걸맞은 전문가들이 사외이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연구소 출신의 한 임원은 “전직 정치인·관료, 정권과 친분 있는 교수들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되면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경영권 안전성 강화를 위해 차등 의결권, 포이즌필, 황금주 같은 방어막 도입이 시급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가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규제 개선 외에 기업과의 소통 확대, 정책 불확실성 최소화, 시장 자율 원칙 존중 등이 나왔다. 한 임원은 “신흥국과의 경쟁력은 노사 화합, 신기술 도입을 통한 혁신이 해결 방안이고, 선진국과는 통상·환율 문제가 이슈”라며 “국가 차원의 노사정 대타협, 혁신 기술 개발·도입에 전향적인 정책, 통상 대응 노력 등이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요한 노력”이라고 제안했다. B기업 부사장은 “젊은 인력이 고용 시장에 신규 채용되는 게 너무 경직된 구조”라면서 “이런 측면에서 고용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개성 대신 화합… 프랑스, 20년 만에 사커 왕좌 되찾다

    개성 대신 화합… 프랑스, 20년 만에 사커 왕좌 되찾다

    평균 26세… 4강 중 가장 젊지만 원숙미 넘치는 경기 운영 뽐내 스캔들 벤제마 과감하게 제외 데샹 감독 강단 있는 리더십 주목 크로아티아 동화는 준우승 그쳐젊음과 다문화를 앞세운 프랑스가 ‘바스티유 데이’ 다음날 러시아월드컵을 제패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결승 전반 18분 상대 자책골과 38분 앙투안 그리에즈만, 후반 14분 폴 포그바, 20분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엮어 전반 28분 이반 페리시치와 후반 24분 마리오 만주키치의 두 골로 따라붙은 크로아티아를 4-2로 따돌리고 1998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두 번째 위업을 이뤘다. 12년 전 독일 대회 결승에서 지단의 박치기 끝에 이탈리아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설움도 풀어냈다. 마침 프랑스대혁명의 신호탄을 올린 바스티유 습격 기념일 다음날 에펠탑 앞에 모인 9만여명 군중은 환호작약했다. 특히 이번 우승은 데샹 감독의 지휘 아래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뤄내 이룩한 것이어서 뜻깊었다. 평균 연령 26.1세로 4강 진출 팀 가운데 가장 젊었지만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원숙한 경기 운영 능력을 뽐냈다. 또 유럽팀 가운데도 흑인과 북아프리카 이민자 2~3세대 출신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관용의 정신이 결실을 맺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데샹 감독은 현역 시절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0 때 주장으로서 우승을 이끌었던 황금세대의 일원으로 개성 있는 선수들이 유독 많은 프랑스에서 특유의 강단을 발휘해 스캔들을 일으킨 공격수 카림 벤제마를 제외하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역대 월드컵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한 이는 마리우 자갈루(브라질), 프란츠 베켄바워(독일)에 이어 데샹 감독이 세 번째가 됐다. 반면 1995년에 5년 내전을 끝낸 뒤 1998년 프랑스 대회에 처녀 출전해 3위에 올랐다가 이번에 우승을 겨냥했던 크로아티아는 “작은 나라, 커다란 꿈”이란 슬로건을 다음으로 미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로 역대 결승 진출 국가 가운데 가장 낮아 7위 프랑스를 제물로 신기원을 이룩하려던 꿈도 무산됐다. 크로아티아는 세 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펼친 팀답지 않게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나왔다. 프랑스는 상대 위세에 눌려 움츠러들었다가 18분 그리에즈만이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킥으로 연결했다. 수비에 가담한 잉글랜드와의 4강전 결승골을 뽑은 만주키치가 겅중 뛰어오르며 머리에 맞힌 것이 그대로 골문을 갈라 0-1로 내몰렸다. 역대 월드컵 결승 첫 자책골이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10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상대 문전 혼전에서 흘러나온 공을 잉글랜드전 동점골 주인공 페리시치가 오른발로 떨궈놓고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오른쪽을 뚫었다. 그러나 전반 38분 승리의 여신은 크로아티아를 다시 외면했다. 페리시치가 수비 가담 중 손을 갖다댔고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실행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그리에즈만이 다니옐 수바시치가 넘어지는 방향 반대로 굴려 앞서나갔다. 후반 크로아티아의 거센 공격이 시작됐다. 2분 레비치의 강력한 슈팅이 요리스의 펀칭에 막힌 것이 안타까웠다. 잠시 움츠러들던 프랑스는 포그바와 음바페가 헐거워진 수비를 뚫어냈다. 이런 상황에 만주키치가 상대 백패스 실수를 가로채 만회골을 뽑아냈다. 모든 것을 내려놓을 시점에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이 돋보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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