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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방송예술대학교, DIMA 드론 비행교육장 개소

    동아방송예술대학교, DIMA 드론 비행교육장 개소

    동아방송예술대학교가 드론 비행교육장을 개소했다. 인공지능과 함께 4차 산업혁명시대를 주도할 핵심 기술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드론 촬영기술교육을 위해 마련된 DIMA 드론 비행교육장은 드론 운용에 아무런 장애가 없도록 탁 트인 공간의 넓은 평지에 1,600여 평의 규모로 조성되었다. 교육장이 들어선 알바트로스 랜드에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종합촬영소의 야외촬영장과 휴게 공간이 함께 마련되어 있어 교육과 휴식을 위한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19일에 개최된 개소식에는 최용혁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 학생대표와 대한상공회의소 무인항공교육원 유윤종 교수부장(에어픽쳐 대표), JY무인항공 하태웅 대표, JY무인항공 김영순 촬영감독, 무인멀티콥터 지도조종사 남홍석 교관(대한상공회의소 충남인력개발원) 등이 참석했다. 드론 비행교육장은 동 대학 부속기관인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며 재학생을 대상으로 드론 촬영 교육과 국가자격증인 드론조종사자격증 취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권준원 평생교육원장(엔터테인먼트경영과 교수)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는 드론 교육을 통해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융합콘텐츠 제작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며, 향후 교육 대상을 지역민으로 확대해 지역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염색과 파마 강력 규제함”/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염색과 파마 강력 규제함”/손성진 논설고문

    학생의 머리 염색과 파마 허용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권위주의 시대에는 상상도 못했을 문제다. “외출시에도 항상 학교 배지를 달고 제복과 모자를 착용할 것이며 다방과 당구장, 기타 유흥장에 출입을 금한다.”(동아일보 1961년 6월 1일자) 이 기사의 대상은 중고생이 아니라 성인인 대학생이다. 5·16 직후에 대학생을 포함해 학생의 규율을 바로잡겠다는 군사정부의 의도였다. 교복이 없는 여대생에게는 간소한 옷차림을 예시해 그대로 입으라고 했다. 중고생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스님처럼 머리를 빡빡 깎고 군복 같은 교복과 모자를 착용해야 했다. 4·19혁명이 일어나 각계의 요구가 분출했던 1960년에는 두발 규제에 불만을 품은 중고생들이 동맹휴학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듬해 군사정부는 초·중·고생의 교복, 두발, 모자, 운동화, 이름표와 심지어 양말색까지 기준을 세세하게 정해 지키도록 했다. 1980년대 초 교복과 두발 자율화가 시행될 때까지 이 규정은 20년 동안 지켜졌다. 가령, 여자 중고생의 경우 양말은 학교 단위로 통일하고 검은색 운동화를 신어야 하며 한글로 쓴 이름표를 달도록 했다. 파마를 금지한 것은 물론이고 머리에 머플러를 쓰지 못하고 겨울 외투는 검수한 국산품을 쓰라고 했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고 할 수도 없었다. 중고생 교복과 두발 자율화는 1979년 12·12 직후 정국 혼란기에 최초의 여성 교육수장이 된 김옥길 당시 문교부장관의 지시에서 시작됐다. 환영하는 의견도 많았으나 학부모 부담을 늘리고 탈선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1981년에 서울의 고교 15% 정도가 변형된 교복을 채택했다(경향신문 1981년 2월 25일자). S고교는 교복을 검은색 신사복으로 바꾸었다. 머리는 스포츠형을 허용했다. D고는 상의를 군대 예복처럼 바꾸고 모자를 없앴다. 그러나 교복과 두발을 바꾸었다가 반발에 부딪혀 원래대로 돌아간 학교도 있었다. 전면적인 교복 자율화는 1982년 새해 벽두의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지시로 그다음 해부터 시행하게 됐다. 자유로운 조발도 허용하나 염색이나 파마는 강력히 규제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막상 시행하고 보니 학생들의 행동이 거칠어졌다. 두발 검사에 반발한 고교생들이 수업 중에 학교를 이탈하는 일도 벌어졌다. 청소년 강력사건이 나왔다 하면 자율화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경찰은 탈선을 막는다며 유해업소에 경찰관을 배치하기도 했다. 이후 자율화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정치권이나 교육계에서 툭 하면 나왔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황창규 “5G로 세상 바꾸는 ‘국민기업’돼야”

    황창규 “5G로 세상 바꾸는 ‘국민기업’돼야”

    “AI 등 혁신기술 분야도 괄목할 성과…KT·그룹사 간 구분 없이 협업체제로”황창규 KT 회장이 “5세대(5G)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꾸는 ‘국민기업’ KT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그룹 임원들에게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난 19∼20일 강원 원주 KT그룹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그룹 임원 워크숍에서 “KT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서비스를 선보여 세계의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 분야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거두는 등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의 주춧돌을 놓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행사는 5G 상용화의 성공을 기원하고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되새기기 위해 열렸다. 올해 사업 성과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KT는 AI 서비스 ‘기가지니’를 발표했고 KT에스테이트는 정보통신기술(ICT) 부동산 및 AI 호텔 사례를 공유했다. 황 회장은 “KT와 그룹사 간 구분 없이 하나 된 KT로 협업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 회장과 임원들은 재난 발생 시 구조와 치료를 지원하는 ‘스카이십 플랫폼’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스카이십 플랫폼은 최장 8시간 비행 가능한 무인 비행선 스카이십이 재난 상황을 발견하면 이동형 원격 관제센터와 실시간 통신으로 응급환자의 구출과 치료를 돕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택시도 카풀도 ‘밥그릇 배수진’… 소비자 편익·안전은 뒷전

    택시도 카풀도 ‘밥그릇 배수진’… 소비자 편익·안전은 뒷전

    택시업계 “생존권 위협·면허 무력화…현행법으론 카풀 24시간 운행 가능” 카풀서비스 “승차 공유 세계적 추세…국내 기업도 규제 없는 해외로 투자” 홍영표 원내대표 “카풀制 도입 과정 택시업계 연착륙 위해 단계적 교육을” 심야호출에 응답한 택시 31.5% 불과 카풀 운전자 전과·보험 등 ‘안전 공백’택시노조 4개 단체 6만여명이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출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카풀 앱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맹점을 악용해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택시면허를 무력화시킨다는 주장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기존 카풀 앱은 스타트업이 주도해 규모와 파급력이 크지 않았지만 카카오의 경우 이미 내비게이션과 택시 호출 앱을 갖고 있는 대기업이라 차원이 다르다”고 비판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한 카풀 서비스 업체들은 세계적 추세라는 점을 내세워 택시업계가 받을 충격은 제도로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도입한 선진국들도 ‘선(先) 도입, 후(後) 규제’로 문제를 풀었다. 구더기가 무섭다고 장을 못 담궈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문제 해결의 칼자루를 쥔 국토교통부와 국회도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편익과 안전 문제는 논의 대상에도 오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카풀은 불법? 합법?… 운수사업법 81조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차량 공유 사업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81조에 의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81조 1항은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하여서는 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출퇴근 때 승용 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와 ‘천재지변, 긴급 수송, 교육 목적을 위한 운행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현행법상 카풀 서비스가 불법이 아닌 이유다. 그러나 법에 출퇴근 시간 등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법에 카풀 이용 또는 금지 시간이 없는 탓에 카풀 서비스 운전자들이 24시간 운행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카풀 가능 시간을 명확히 하는 것이 논란을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카풀 서비스 업계는 “30년 전에도 출퇴근 시간을 딱 몇 시부터 몇 시까지로 정하지 못했던 것은 산업화 시대에도 출퇴근 시간이 다양했기 때문”이라면서 “지금은 당시보다 훨씬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근무 방식도 달라졌는데, 출퇴근 시간을 획일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맞섰다. ●정부 “횟수로 제한” vs 국회 “시간 규제”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법을 고쳐야 할 국회도 입장이 제각각이다. 국토부는 출퇴근 시간에 대한 규제보다는 카풀 서비스 운전자들의 전업화를 차단하기 위해 하루 운영 횟수를 제한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탄력 근무제 등이 확대되고,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출퇴근 시간이 다양해졌다”면서 “하루에 카풀 차량 운영 횟수를 제한하고, 다른 직업이 있는 사람만 운전자로 등록할 수 있게 하면 택시업계에서 걱정하는 전업화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회는 카풀 시간을 제한하는 데 중심이 쏠려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카풀 및 카셰어링 서비스와 관련해 발의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모두 3건이다.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은 카풀이 가능한 법적 근거가 되는 예외 조항을 아예 삭제하는 법안을 내놨다.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출근 시간을 오전 7~9시, 퇴근 시간을 오후 6~8시로 각각 명시하고 있다. 더욱이 돈을 받고 카풀 소비자와 운전자를 연결시켜주는 행위는 아예 금지해 ‘카풀 금지법’에 가깝다.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시간은 물론,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카풀 운영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자리와 신사업 육성을 모두 챙겨야 하는 여당은 셈법이 좀더 복잡하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택시업계 반발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 “카풀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택시업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단계적 교육 등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카풀 서비스 업계는 시간 규제보다 횟수 제한에 방점을 찍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이 통과되면 시민들이 심야 시간에 택시를 잡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20일 오후 11시부터 자정까지 1시간 동안 ‘카카오 택시앱’을 통한 택시 호출 건수는 13만여건이었지만 이에 응답한 택시는 31.5%인 4만 1000여대에 불과했다.●안전·보험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첩첩산중’ 이렇듯 이해 관계자들의 갈등이 첨예하고 얽혀 있는 탓에 소비자들의 권리 문제는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최대 과제는 안전 문제다. 현재 택시 운전자들은 면허 취득 단계는 물론 입사 후에도 매월 1회 정기적으로 범죄 경력을 조회한다. 하지만 카풀 업체들은 운전자들의 범죄 경력을 조회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사업 분야는 다르지만 숙박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의 경우 지난해 일본에서 집주인이 손님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고 시 보험도 문제다. 택시는 사업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인명 사고가 발생해 이용객이 다치면 보험에서 보상할 수 있다. 반면 카풀 서비스 차량은 사업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사고가 생기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전자를 모집하면서 보상 범위가 넓은 ‘대인배상2’에 가입된 사람만 받고 있다. 하지만 대인배상2 역시 사업용 차량을 위한 것은 아니라 향후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카풀 서비스 업계는 이러한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선 도입, 후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서둘러 도입했다가 후유증이 클 수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IT경영대학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진행 과정에서 카풀 갈등처럼 기존 사업과 신산업의 이해 관계자가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은 앞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정부나 국회가 이해 관계자의 목소리가 아닌 국민과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카풀 서비스 국내 ‘게걸음’ 해외 ‘잰걸음’ 카풀 서비스가 국내에선 논란과 갈등으로 첫 단추조차 꿰지 못했지만 해외에서는 상황이 180도 다르다. 동남아시아 8개국 186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랩은 기업 가치가 60억 달러(약 6조 7000억원)에 이른다. 중국의 디디추싱은 이용자가 4억 5000만명이나 된다. 2013년 국내에 ‘우버X’로 진출했다가 2년 만에 사업을 중단한 우버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데, 기업 가치가 1200억 달러(약 135조원)로 추산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승차 공유 서비스는 이제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도 보편화된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승차 공유 사업에 관심이 많지만 규제에 막혀 해외 투자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대우는 디디추싱에 2800억원을 투자했다. 미래에셋대우·네이버(1688억원), SK(810억원), 현대자동차(270억원) 등도 그랩에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변화를 보다 능동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병태 교수는 “승차 공유 서비스는 공유경제라는 개념이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발전하는 분야”라면서 “기존 산업 종사자들이 반발한다고 가만히 있으면 우리만 뒤처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통물류학과 교수도 “승차 공유나 자율주행 차량 도입 등 교통시스템의 변화는 막는다고 막아지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순차적으로 제도 개선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남북한은 화합 귀하게 여기는 민족, 더는 분단으로 약점 잡히지 않기를

    [색다른 인터뷰] 남북한은 화합 귀하게 여기는 민족, 더는 분단으로 약점 잡히지 않기를

    “(1992년) 한·중 수교 16일 전에 북한에 가서 김일성 주석을 만났는데 한국의 김정숙 여사처럼 웃고 떠들며 좋은 시간을 보내거나 친구가 되지는 못했습니다.”‘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예술가 한메이린(韓美林·82)은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한·중 양국 우정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지난달 18일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찾은 날 베이징 외곽 퉁저우에 있는 한메이린미술관에서 만난 그는 사실상 한 나라인 남한과 북한이 좋은 관계를 맺기를 기원했다. 1936년 산둥성 지난시에서 태어난 한은 칭화대 미술학원을 졸업하고 서예를 비롯해 조각, 회화, 디자인, 도예 등 전 예술 방면에 걸쳐 창작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의 이름을 딴 미술관도 베이징을 비롯해 항저우, 인촨 등 중국에 세 곳이나 있다. 모든 작품을 지방 정부에 기증한 그는 베이징 미술관 안에 작업실과 주거공간을 함께 마련해 매일 새로운 예술을 시도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날에는 넓은 작업 공간에 울려 퍼지는 격정적인 클래식 음악과 함께 인체의 아름다움을 먹선으로 그려낸 수묵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누드 수묵화는 최근에 열중하고 있는 작업으로 수십 분만에 수십 장의 작품을 완성해 냈다. 3000점의 작품이 있는 베이징 미술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로고와 마스코트, 봉황을 형상화한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로고 디자인으로 중국의 국보로 불리게 된 그의 예술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평일에도 많은 중국인이 미술관을 찾아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경계 없이 뻗어나가는 한의 작품 세계에 빠져들었다. ‘격정·융화·올림픽’을 주제로 한 그의 세계 순회전시는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지난 6~7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오는 12월 베이징 자금성에서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의 세계순회전이 서울에서 열릴 수 있었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의 인연이 컸다. 지난해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으로 서울에서 열린 중국 화가 치바이스(齊白石)의 전시를 관람한 김 여사는 한과 인사를 나눴고, 지난해 12월 중국 국빈방문 때 한메이린미술관을 찾았다. 두 사람은 미술관에서 건강식으로 유명한 한의 집밥을 함께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김 여사는 전시 공간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한의 세계순회전이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수 있도록 도왔다.한은 “한국과 중국은 손만 내밀면 손뼉을 칠 수 있는 가까운 관계”라며 “고대 문자를 서예로 표현한 나의 예술을 따뜻하게 환영해줘서 감동했다”며 서울 전시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1992년 북한을 방문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당시는 남과 북이 대립하는 상황이었고 한·중 수교 직전이라 북한이 불만스러웠던지 김일성 주석과 같이 사진도 찍고 북한의 미술협회장과 대화도 했지만 직접적인 교류는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미술에 대해서는 아직 1960~70년대 문화대혁명 시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며 당시에는 북한 예술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은 “북한의 예술은 한국과의 교류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그는 “사람들은 화합하기를 원하지 뿔뿔이 흩어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한민족이 화합해서 분단 때문에 약점을 잡히거나 다른 나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화위귀’(和爲貴)라는 글씨를 직접 쓰면서 “남북한은 사실상 한 나라로 화합을 귀하게 여기는 민족”이라고 덧붙였다. 한이 스스로 생각하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자존심이 세고 자부심이 넘치는 민족’이다. 하지만 중국적 특성이 넘쳐나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인정하고 받아준 데 대해 감사하고 감동했다고 표현했다. 특히 한국에서의 전시가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문화 체계가 같고 문화와 예술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중국의 피카소’라는 평가에 대해 강하게 손사래를 쳤다. 한은 “나는 중국의 한메이린으로 동양과 서양의 예술 스타일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피카소를 전혀 모방하거나 따라 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동양의 예술은 혼을 담아내고 기가 스며들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양 예술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림 한 장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파안대소하게 한 일화도 소개했다.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문 대통령이 참석한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렸다. 당시 아베 총리는 내내 심각한 표정이었지만 한이 즉석에서 말 그림을 그려서 선물하자 활짝 웃었다고 한다. 그는 “일본 총리 얼굴의 미소가 바로 외교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한은 “정치적 외교를 할 때는 서로 껴안지 않아도 문화 교류를 하면 정상들도 내려놓고 춤추고 노래하며 즐거운 화합의 장을 펼칠 수 있다”며 “예술가들은 문화 교류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문제에 끼어들어서는 안 되지만 민간 예술교류는 절대 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은 일본 명예시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의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쟁이 일어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기 때문에 어느 국가든 평화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사과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은 일본 국민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문제”라며 “모든 정부는 평화를 통해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북 회담을 통해서 해결할 수 없는 정치적 문제도 민간 예술과 문화 교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은 “남북이나 한·중 관계도 말로 표현하기보다 문화 교류로도 충분할 수 있다”며 “정치적 문제도 마음에 와닿고 피부에 와닿는 문화로 해결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한메이린은 누구 중국에서 한메이린은 누구나 다 아는 예술가다. 국제사회로부터 중국 당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인정받았다. 20세기 중국의 위대한 화가 치바이스처럼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창조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도 등지에 답사를 가서 현지 문화를 작품으로 담아낸다. 높이가 80m에 가까운 대형 관우 조각상부터 우표 디자인까지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펼쳐보이고 있다. 1992년 북한 김일성 주석에게 중국화를 증정하기도 했다. 올해 네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아 왼팔로 아기를 안고 오른팔로 붓을 휘두른다. 중국의 전통을 담아낸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와 로고를 제작하는 등 올림픽 문화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월 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쿠베르탱상을 받았다. 한·중 문화 교류에 이바지한 그의 노력이 높게 평가돼 올해 중국인 1호 한국 문화훈장 수여자로 결정됐다. 훈장은 오는 24일 수여된다.
  • “북 스타트 운동, 콜롬비아에 새로운 미래 가져다줄 것”

    “북 스타트 운동, 콜롬비아에 새로운 미래 가져다줄 것”

    “책으로 인생을 시작하는 ‘북 스타트’는 ‘좋은 시작(굿 스타트)’이자 새로운 미래입니다. 콜롬비아와 같은 나라에서는 더 가치 있지요.” 콜롬비아 대표 북 스타트 단체 ‘푼다렉투라(Fundalectura)’를 이끄는 디아나 카롤리나 레이 퀸테로(38·사진) 전무이사는 북 스타트 운동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북 스타트 운동은 부모가 생에 첫 순간부터 아이와 함께 책 읽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9일 주최하고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주관한 ‘북 스타트 국제 심포지엄’에 일본, 콜롬비아, 태국, 네덜란드 북 스타트 활동가들이 한국을 찾았다. 콜롬비아에서의 북 스타트 운동은 오랜 내전 상황 속에서 진행됐고,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더 각별하다. 퀸테로 이사는 대학을 졸업하고 정부 산하 문화청에서 일하며 보고타 국제 도서 박람회 출범, 보고타 세계 책의 도시 선정 등 큰 성과를 냈다. 이후 푼다렉투라로 자리를 옮겨 2015년부터 일하고 있다. 푼다렉투라는 출판사·인쇄소·제지사 조합이 공동으로 출자해 1991년 만든 비영리 단체로, ‘가족과 함께 책을’, ‘아기도 책을 읽을 수 있다’ 등 활동으로 유명하다. 콜롬비아 정부가 2016년 무장혁명조직(FARC)과 평화협정을 맺으면서 1964년 시작된 내전도 종식됐다. 단체의 할 일도 많아졌다. “푼다렉투라가 설립된 당시 콜롬비아 상황은 정말 심각했습니다. 독서를 장려하고 도서를 보급하는 일, 나아가 교육을 개선하는 일은 그야말로 사치였던 때였죠. 내전이 종식되며 40년 넘게 깊은 산 속에서 살던 이들이 도시로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전쟁과 폭력을 겪던 이들에게 평화가 찾아왔지만, 콜롬비아는 사실 지금도 불안정합니다. 북 스타트를 비롯한 독서 장려 운동은 이럴 때 더 중요합니다. 푼다렉투라의 정책도 전면적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기존 푼다렉투라의 정책을 대폭 수정해 6가지 핵심 정책을 마련했다. ▲정부나 지자체를 위한 독서 컨설팅 ▲독서 전문가 양성 ▲대규모 독서 프로젝트 기획 ▲콜롬비아 전 지역 도서관에 보낼 도서 선별·보급 ▲재단 운영 예산 확보 ▲정부와 국민을 상대로 한 홍보·전략·커뮤니케이션이다. 특히 홍보·전략·커뮤니케이션 쪽에 역량을 집중했다. 책을 1년 동안 가까이 한 아동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을 1년 동안 추적하고 조사해 이를 ‘사회적 투자수익률(SROI)’로 계량화했다. 그 결과 ‘정부가 아동에게 1페소를 투자하면 나중에 5페소로 돌아온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런 노력을 기울인 결과, 현재 콜롬비아에서의 북 스타트 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 활력을 띄고 있다. 콜롬비아의 열악한 상황에 비교할 때 그에게 책을 쉽게 접할 수 있고 독서 인프라가 탄탄한 한국은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기적의 도서관’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한국을 방문해 기적의 도서관을 둘러봤습니다. 도서관이 케케묵은 책 창고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곳처럼 느껴졌습니다. 대통령에게 ‘적어도 도시마다 한 곳 이상의 도서관을 지어야 한다’고 건의를 해뒀습니다. 한국의 사례는 모범이 될 겁니다. 북 스타트 운동이 도서관으로, 그리고 성인이 되고 나서까지 이어진다면 콜롬비아의 미래도 밝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폭력은 세상을 바꿀 수 없지만, 책은 세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죠.” 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사진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대전 상징 사이언스페스티벌 22일까지 열린다

    대전을 상징하는 축제인 사이언스페스티벌이 19일 막을 올려 오는 22일까지 엑스포시민광장, 대전컨벤션센터 등에서 펼쳐진다. ‘4차 산업혁명 특별시, 대전은 미래로, 미래는 대전으로’를 주제로 열리는 페스티벌은 사이언스 콘서트, 사이언스 매직쇼, 거리예술가 공연, 디쿠페스티벌, 과학자 강연(X-STEM), 과학놀이터 등 4개 분야 44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제4차 산업혁명 기업관, 3D프린터 체험, VR(가상현실) 및 AR(증강현실) 체험, 로봇체험, 드론체험, 게임체험, 대전시민천문대의 별축제, 사이언스 관광열차 등도 있다. ‘과학도시’ 대전을 대표하는 축제인 사이언스페스티벌은 2000년 처음 열린 뒤 그동안 모두 345만여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강북구, 글로벌서울메이트 초청 역사·문화 투어 진행

    서울 강북구는 ‘역사·문화 자원의 세계화’ 일환으로 서울관광재단에 소속된 글로벌서울메이트 30여명을 초청해 지역의 대표명소를 소개하는 투어를 17일 진행했다. 글로벌서울메이트는 국내외 거주 외국인으로 구성된 서울시 홍보 사절단으로 지난 2012년 결성됐다. 시의 문화자원을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해 관광 홈페이지나 SNS에 배포하는 게 이들의 주요 활동 내용이다. 이번 투어는 글로벌서울메이트 방문과 관련한 구의 요청을 관광재단이 수락함에 따라 마련됐다. 근현대사기념관, 초대길, 국립4·19민주묘지 등 강북구 곳곳의 이름난 곳이 주요 코스다. 이날 기념관에서 박겸수 강북구청장과 함께 태극기·무궁화 만들기 체험을 마친 사절단은 북한산 탐방안내센터를 지나 초대길 입구에 도착했다. 이어 신익희 선생, 신하균 선생, 이준 열사 묘역을 순서대로 방문해 우리나라 격동기 근현대 역사와 선열들의 희생정신 대한 해설사의 안내를 경청했다. 특히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으로 6형제 모두가 독립운동가인 이시영 선생 등 해설사의 이야기로 풀어낸 설명이 사절단의 관심을 끌었다. 사절단은 북한산의 풍경에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는 반응을 보였다. 탐방에 나선 한 참가자는 “특색 있는 장소마다 간직한 역사가 있어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을 알게 된 외국인 방문객들은 다시 찾을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박 구청장은 “이번 글로벌서울메이트 방문을 통해 구의 유수한 자원을 소개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근현대사기념관, 4·19혁명 국민문화제 등 그동안의 노력들로 이뤄낸 성과를 지구촌 곳곳에 알리며 ‘역사문화관광 도시 강북구’의 위상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오늘 밥상에서 여덟 번의 혁명 거친 역사를 맛봤다

    오늘 밥상에서 여덟 번의 혁명 거친 역사를 맛봤다

    음식의 세계사 여덟 번의 혁명/펠리페 페르난데스 지음/유나영 옮김/500쪽/2만 8000원일요일 오후 후배 결혼식장. 한 시간 먼저 도착해 축의금을 내고 식당으로 향한다. 오늘은 뷔페구나. 접시를 하나 꺼낸다. 자, 무엇을 먹을까. 우선 신선해 보이는 육회를 몇 점 집어 든다. 옆에 있던 외국인 한 명이 불쑥 말을 꺼낸다. “날것은 야만, 익힌 것은 문명이었죠. 오래전 이야깁니다만.” 이상한 사람이군, 생각하며 빵을 하나 집어 든다. 그가 씩 웃더니 또 아는 체한다. “쌀을 제치고 밀이 세계를 정복했죠. 밀에는 글루텐이라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에요.” 짭조름한 양념을 묻힌 달팽이 요리를 담을지 말지 고민하자 그가 또 한마디 건넨다. “인간이 최초로 사육한 동물이 달팽이였다는 사실 아시나요?” 아, 이 사람 도대체 뭐야.신간 ‘음식의 세계사 여덟 번의 혁명´을 읽으면 아마 머릿속에 이런 장면이 이어질 것이다. 각종 동서양 음식을 한껏 차린 뷔페식당에서 끊임없이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랄까. 저자 펠리페 페르난데스 아르메스토는 음식의 역사 전체를 개관하는 8번의 굵직한 혁명을 꼽고, 그 기준에 따라 음식에 얽힌 인류사를 소개한다. 혁명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조리’, ‘의례화’, ‘사육’, ‘농업’, ‘계층화’, ‘무역’, ‘생태교환’ 그리고 ‘산업화’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날것을 음식으로 바꾸는 마법인 ‘조리’에서 출발한 혁명은 대체로 인류사와 길을 같이한다. 조리를 통해 맛을 알게 된 인류는 음식이 단순한 영양분 이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식사가 의례화하거나 비이성적, 혹은 초자연적인 것이 되면서 음식의 생산·분배·소비에서 의례와 주술이 발생한다. 목축·농업 혁명을 거치면서는 막대한 식량을 비축할 수 있게 된다. 자연스레 계층에 따라 보유하는 식량이 달라지며, 먹는 음식 종류도 달라진다. 왕이나 부유한 이들이 배를 보내 음식을 실어 나른다. 무역이 활발해진다. ‘콜럼버스의 교환’이라 일컫는 이런 생태교환은 향신료를 비롯해 과거에는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을 서로 교환하게 한다. 그리고 산업화를 거친 지금, 엄청난 양의 음식이 쏟아진다.저자는 8번의 혁명을 설명하며 다양하고 많은 사례를 제시한다. 예컨대 식인종이 잔칫날 먹으려고 인간을 사육한 이야기, 아즈텍 제국 황제 식탁에 올라간 요리 가짓수가 300개에 이른다는 이야기, 그리스인이 돌고래를 먹지 않은 이유, 소나 돼지는 사육하지만 캥거루를 사육하지 않는 이유, 초콜릿을 금지하자 일어난 폭동, 식품 공장의 시초는 해군의 건빵 공장이었다는 이야기, 패스트푸드의 기원이 건강식이었다는 이야기 등이다. 잡다한 이야기 외에도 보리가 티베트의 운명을 바꿨다거나, 아메리카 문명의 뿌리가 옥수수였다는 사실, 7000년 전 페루에서 감자 혁명이 성공한 원인, 동양은 고구마, 서양은 감자를 택하게 된 이유 등 인류사에 영향을 준 음식들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각종 음식의 기원과 이동, 발전을 좇으면서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던 우리 인식도 흔들린다. 예컨대 농업이 채집이나 유목보다 수월하고 곡물에서 얻는 영양가도 높아 시작됐다고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고대의 농업은 사실 유목보다 더 고되고 채집하는 야생종보다 영양가가 떨어졌다. 그뿐인가. 쌀, 밀, 보리, 옥수수 등 한 가지 주식에 의존하는 식단은 기근과 질병을 불렀다. 그러나 농경은 원하는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데다가, 기술 발달에 따라 수확량도 늘릴 수 있었다. 잉여 식량으로 가축들을 먹여 사람 힘에 부치는 일을 시킬 수 있게 되면서 전제군주들은 전 세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저자는 화젯거리가 될 만한 음식 이야기만 늘어놓는데 그치지 않고 이렇게 8번의 혁명으로 인류사를 함께 꿰어낸다. 음식이라는 갈고리 하나로 생태, 문화, 조리, 사회상을 모두 훑어내는 데에 책의 가치가 있다 하겠다. 음식에 관해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읽다 보면 8개 코스 요리를 모두 맛보는 느낌이 들 것이다. 다만 저자와 정말로 뷔페식당에 있다면, 저자의 수다에 식사를 마치기는 어려울 듯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강호축이 바로 서야 치우친 대한민국이 똑바로 선다”

    “강호축이 바로 서야 치우친 대한민국이 똑바로 선다”

    ‘철저히 흙수저’로 태어났다. 어려움을 꺾고 행정고시(1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995년 정치인으로 변신해 충주시장 세 번, 국회의원 두 번, 충북지사 세 번까지 8전승을 뽐냈다. 불패 신화 주인공 이시종(71) 충북지사를 18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대형 모니터가 각종 정보를 제공하며 반짝였다. “실업률, 투자유치 실적 같은 지표 16개를 가리키는 충북경제 상황판입니다. 수시로 점검하며 일자리 전략 등을 짜기 위해 설치했어요”. 자리에 앉자 이 지사는 국가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부가 소외지역인 강원, 충청, 호남을 연결해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요즘 그가 강조하는 ‘강호축’의 골자다. ‘총리 맡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냐고 묻자 “말도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임기를 마치면 텃밭을 가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담: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강호축’ 얼마나 낙후했나. -1960년대 이후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축은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건설 등으로 눈부시게 발전했다. 경부축 산업단지 수는 559개인 반면 강호축엔 285개다. 경제활동인구, 학교 수, 예산, 공장등록, 지방세 수입 등 모든 면에서 경부축이 크게 앞선다. 정부 개발정책에 편중이 심각하다는 증거다. 강호축은 열악한 교통여건 탓에 강원과 호남 사이엔 심지어 친구도, 동창도, 사돈도 많지 않다. 교통 단절로 생긴 인적·물적·문화적 불통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정정책 반영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공약으로 채택돼 중앙 차원의 추진 동력은 이미 확보됐다. 4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과 5차 국토종합계획에 포함되도록 하겠다. →‘강호축’은 어떻게 개발돼야 하나. -우선 충북선 고속철도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 번번이 경제논리에 막혔지만 문재인 정부의 균형발전 어젠다로 선정돼 예비타당성조사 절차를 빼고 추진돼야 한다. 예타를 면제해준 사례가 있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논리에서 벗어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역발상을 가져야 한다. 충북선 철도가 고속화되면 호남·충청·강원을 고속철도로 잇는다. 향후 함경남도 원산을 거쳐 시베리아 철도로 연결되는 ‘실크레일’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경부축의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과 대비되는 반도체 같은 경박단소(輕薄短小) 첨단산업이 강호축에 육성돼야 한다. 오송 생명과학국가산업단지와 충주 당뇨바이오특화단지에 4차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이 집적된 기업들을 유치하겠다. →일등경제 충북의 기적을 과제로 삼았다. -우선 국내총생산(GDP)에서 지역내총생산(GRDP)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0년 4%대로 끌어올리겠다. 2009년 전국 대비 충북경제 비중은 3.07%였다. 이후 바이오,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화장품·뷰티, 유기농 등 신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한 결과 올해 3.77% 기록을 내다본다. 이를 위해 투자유치가 절실하다.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경제를 살리는 열쇠다. 민선 7기 목표는 40조원이다. 4년간 분양 가능한 산업시설용지 48곳을 개발 공급하고, 신규 외국인투자단지를 지정해 기업을 유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펼 생각이다. 현재 28개 업체 8303억원 투자유치를 기록 중이다. →남북관계 회복으로 지방자치단체들도 교류-협력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9년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에 북한 선수단 초청을 꾀하려고 한다. 무예학자들도 초대해 공동학술대회를 마련하겠다. 묘목산업 특구인 옥천의 나무를 북한에 보내고, 대통령 공약 사업인 제천 천연물산업종합단지와 연계해 북한에 천연물재배 시범단지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충북 출신인 단재 신채호(1880~1936) 선생 자료가 북한에 많다고 알려져 자료교환과 학술교류도 추진하겠다. 청주국제공항을 통일 대비 북한 관문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북한주민 결핵 퇴치 사업, 한돈산업 발전교류 등도 구상하고 있다. 북한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지방선거 때 상대 후보들이 이 지사 역점사업인 세계무예마스터십 폐지를 촉구했다. -시작 단계는 힘든 과정을 겪기 마련이다. 올림픽도 그랬다. 국내에 무예를 바라보는 인식이 부족해 나온 측면도 있다. 세계무예계는 공공외교, 문화외교의 수범사례라며 극찬을 보낸다. 최근 통일부 남북교류협력국장은 무예가 남북 교류의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내년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성공 개최하면 걱정이 희망으로 바뀔 것이다. 서울올림픽을 통해 한국이 성장했듯 무예마스터십을 계기로 충북이 도약할 것으로 확신한다. 가성비 최고 행사다. 2조 8000억원을 투입한 평창동계올림픽엔 92개국 2925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무예마스터십엔 행사비 81억원에 선수단 규모는 81개국 1940명이었다. →KTX 오송역이 세종시 관문 격인데 한쪽에선 세종역 신설을 주장한다. -세종역 신설은 불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충청권 합의에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철도시설공단이 진행한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엔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니왔다. 세종역이 생기면 역간거리 기준을 위배한다. 자주 정차하다보면 고속철의 저속화가 불가피하다. 중복투자로 인한 혈세 낭비도 초래한다. 지자체들의 역 신설 요구가 빗발칠텐데, 전국이 불필요한 논란을 자제하고 오송역 접근성 강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이춘희 세종시장 등 일부 정치인들의 역 신설 발언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 정리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김병준, 잠룡들과 연쇄 회동… ‘보수 대통합’ 속도전

    김병준, 잠룡들과 연쇄 회동… ‘보수 대통합’ 속도전

    金, 원 지사에게 ‘친정 복귀’ 제안했을 듯 한국당 “바른미래 유승민도 만날 예정” 손학규 “보수대통합 정체성 문제있다”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만난 데 이어 18일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났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인적 쇄신이 시작된 시점에 김 위원장이 대권 잠룡과 연쇄 만남을 가지면서 한국당의 ‘보수대통합’ 작업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제주도청에서 원 지사와 만났다. 약 40분간의 면담을 마친 김 위원장은 “경제산업 정책에 많은 문제가 있고 외교 안보도 불안한 게 많고, 국정 전체에 걱정이 커지는데 고민을 같이 했으면 한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시절(한국당 전신) 대표적인 소장파였던 원 지사에게 입당 제안을 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원 지사가 재선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한국당 자체가 들어오라고 할 내부사정이 안 된다”며 “영입이라든지 입당 권유 같은 건 직접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당이 겪고 있는 여러 어려운 상황 문제를 얘기했고 늘 가까이에서 자문하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입장에서야 원 지사가 입당한다면 좋다”고 했다. 원 지사는 만남 후 “제주도민과 누누이 약속했듯 도정에 전념하고 도정에 충실해야 할 입장”이라며 “제주의 여건상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황 전 총리와도 오찬을 했다. 김 위원장은 황 전 총리와의 만남과 관련해 ‘노코멘트’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보수 단일대오를 위해 입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의 만남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보수대통합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날 예정”이라며 “결국 유 의원 등 바른미래당 인사와도 한 번은 만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의 보수통합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지금 한국당에서 이야기하는 보수대통합은 정치적인 이합집산으로 어중이떠중이를 다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라며 “보수에서도 과거의 수구 보수, 냉전 보수, 꼴통 보수는 극소수로 한정돼 있는데 그 사람들을 끌어안고 보수대통합을 하겠다고 하면 보수대통합의 정체성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라디오에서 “전혀 바뀐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면서 보수대통합을 이야기하는 건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며 “국민은 (한국당이) 촛불혁명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홍영표 “혁신 벤처기업 자금조달 시스템 개편안 마련”

    홍영표 “혁신 벤처기업 자금조달 시스템 개편안 마련”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18일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투자기금을 보다 쉽게 조달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은행의 대출 관행도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홍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와 협의해 혁신 벤처기업을 위한 자금 조달 시스템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수년째 이어진 초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부동자금이 급증하고 있다”며 “시중 여유자금을 생산적인 투자로 유인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혁신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분야로 시중 여유자금을 끌어들여야 한다”며 “대표적인 분야가 벤처, 창업기업 투자”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기업은 돈이 넘쳐 고민인데 벤처기업은 여전히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금융위에 따르면 작년 1년간 상장기업에는 42조원의 자금이 몰렸지만 창업, 벤처 등 비상장기업에는 고작 6723억원의 투자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벤처기업 세 곳 중 한 곳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싶어도 투자자금이 부족해 엄두를 못 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며 “단기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장기적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데 소홀한 문제점을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 李총리 “4차 산업혁명 더 빠르게 세상 바꿀 것”

    “지난 2~3세기에 걸쳐 진행됐던 산업혁명들은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변화는 빛과 그림자를 동반합니다. 4차 산업혁명은 과거보다 더 빠르게 세상을 바꿀 것이고 그에 따른 명암은 이전보다 더 통렬할 것입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8일 서울신문이 주최한 ‘서울미래컨퍼런스’에 보낸 ‘영상축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4차 산업혁명은 사물과 사물을 무한히 연결하는 초연결사회로 인류를 몰아넣으면서 삶을 편리하게 변모시킬 것”이라며 “하지만 일자리 감소는 물론 인간소외를 가속화시킬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장무 카이스트 이사장도 축사에서 “초연결 사회와 초지능화 사회가 가시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 변화가 예상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연결의 인공지능이 인간과 공존, 공영하는 세상을 만들고 인간이 그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며 “다가오는 초연결 사회가 인류를 함께 번영하는 길로 갈 수 있도록 지혜와 능력을 모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연결성이 확대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이 어떻게 적용되고 그로 인해 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 연결의 시대 그 너머를 살펴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 650명 참석 성황… 블록체인 세션은 녹음하며 ‘열공’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 650명 참석 성황… 블록체인 세션은 녹음하며 ‘열공’

    ‘연결의 시대, 그 너머로’를 주제로 18일 열린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는 우리 삶 안으로 한 발 더 들어온 기술이 실제 어떻게 사회에 적용되는지를 알아보려는 참석자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이날 행사가 열린 서울 중구 포시즌스호텔 그랜드볼룸은 행사가 시작하기 30분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참가자들은 행사장 앞 홀에 모여 ‘4차 산업혁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행사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650명이 컨퍼런스 현장을 찾았다. 컨퍼런스가 진행된 그랜드볼룸 안에는 참가자들이 앉을 자리가 부족해 의자를 추가로 들여오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컨퍼런스를 찾아온 학생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이들은 “눈앞으로 다가온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답을 듣기 위해 왔다”고 입을 모았다. 빅데이터를 직접 공부하고 있다는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안광민씨는 “빅데이터를 실용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영과 4차 산업혁명 간의 접목에 관심이 크다는 조민수(숭실대 경영학과·여)씨는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비하는지 작게라도 해답을 들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컨퍼런스에 대한 산업계와 학계의 호응도 상당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디지털 신기술의 트렌드와 이러한 기술혁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 있게 짚어 볼 수 있었다”면서 “디지털 혁신기술을 활용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현장을 찾은 소감을 밝혔다. 양정목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전문위원은 “어려운 기술 강의가 아닌 보편적인 사례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풀어냈다는 점에서 크게 평가할 만한 컨퍼런스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기조연설과 세션강의를 듣는 다른 참가자들의 호응도 대단했다. 비트코인 열풍을 계기로 사람들의 관심 사안이 된 블록체인을 주제로 한 세션이 진행될 때는 많은 참가자들이 휴대전화로 관련 내용을 녹음하는 모습이 보였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2018 미래컨퍼런스] “암호화폐 꽁꽁 묶인 대한민국… 블록체인 활성화는 불가능”

    [2018 미래컨퍼런스] “암호화폐 꽁꽁 묶인 대한민국… 블록체인 활성화는 불가능”

    자산을 스마트 거래하는 것이 목적인데 암호화폐 없이 블록체인 언급은 난센스 땅문서 관리 적용…성공적 비즈 모델로 암환자 종합적 치료계획 짜는데 효과적“‘블록체인의 성공이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이라는 말이 있지만 한국이 주도한 암호화 화폐 거품은 심각한 부작용도 낳고 있습니다. 암호화 화폐와 블록체인을 둘러싼 혼동 탓에 미래의 밝은 전망이 유보될 우려가 있습니다.”18일 서울미래컨퍼런스 첫 번째 세션 ‘블록체인: 일상을 바꾸는 진화’를 진행한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서울대 교수)의 첫 일성이다. 블록체인은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커다란 축으로 꼽혀왔다. 그럼에도 정부는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투기를 방조하지 않겠다며 규제와 정책으로 암호화 화폐를 꽁꽁 묶어 놓은 것이 현실이다. 이날 연사들은 이런 모순을 지적하면서 우리가 블록체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블록체인이 적용된 구체적인 사례에 집중했다. 두 번째 연사인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이 일반인이 블록체인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쉬운 답을 제시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일종의 컴퓨터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사람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동작 방식이나 이론은 모르지만 편하게 사용하는 것처럼 블록체인도 사용법만 이해하면 쉽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첫 번째 기능이 암호화 화폐 발행인데 정부는 이 둘을 분리해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블록체인의 목적은 디지털 자산을 스마트 계약으로 거래하는 세상”이라면서 “암호화 화폐가 없으면 블록체인 경제 시장이 활성화될 수 없고, 암호화 화폐를 분리하면 블록체인의 목적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다른 연사인 이은철 비트퓨리그룹 한국지사장과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창업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비트퓨리그룹은 블록체인 기술로 여러가지 시스템을 만들어 각국 정부와 민간에 적용했다. 이 지사장은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는 정부 땅문서 관리 체계에 가장 먼저 블록체인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메디블록은 개인의 건강기록을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관리해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조작을 막으면서도 병원 이전이나 보험 가입·보험금 수령 등 필요할 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 개인의 건강·의료 정보는 아직까지 규제와 정보보호 윤리 때문에 특정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공동대표는 “블록체인이 의료 부문에 적용되면 암 환자의 유전체 상태, 생활습관 등 모든 의료·건강 정보를 종합해서 치료계획을 짤 수 있다”면서 “수술 뒤에도 이를 바탕으로 사후관리를 해 환자의 육체·정신 상태를 암 치료 전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 최첨단 기술의 연결, 인류 가치를 높인다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 최첨단 기술의 연결, 인류 가치를 높인다

    “4차 산업혁명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지만 우리 현실로 다가왔을 때는 근본적으로 삶을 바꿀 것입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인간적 가치를 높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험장이 바로 스마트시티입니다.” 서울신문이 ‘연결의 시대, 그 너머로’라는 주제로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최한 ‘2018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자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란 여러 기술들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장밋빛 기회와 어두운 면을 함께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람이 사는 곳에 기술을 투입해 어떻게 진화해 나가는지 관찰하는 것은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도시는 문명을 담아내는 그릇 역할을 해 왔고 도시민들이 서로에게 배우면서 창조적 기회를 만들어 내고 발전해 왔다. 그렇지만 도시가 커지면서 환경오염, 교통체증, 에너지 대량소비 시스템, 생태계 파괴가 대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해치고 불평등과 양극화, 높은 범죄율과 각종 안전사고, 일과 삶의 불균형, 경쟁적 교육 등의 문제로 거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정 교수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과 움직임, 개별 시민들의 행동을 전부 데이터로 만들어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도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거주 장소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바로 스마트시티”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세종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래너(MP)이기도 한 그는 세종스마트시티는 최신 기술로 운용되겠지만 테크놀로지가 보이지 않는 인간 중심적이고 친환경적인 곳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 교수에 이어 ‘트루스 머신, 블록체인과 세상 모든 것의 미래’라는 주제로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마이클 케이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 수석고문은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가상화폐’라고 생각하지만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며 “블록체인의 핵심은 정보의 신뢰성을 높여 중앙집중형 시스템을 해체시키고 각 개인에게 권한을 분산시켜 상호 견제와 균형으로 사회를 움직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에서 블록체인 열풍이 1990년대 말 닷컴버블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케이시 고문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케이시 고문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이 사라졌지만 인터넷은 없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지적하며 “단순히 수익과 손실 차원에서 블록체인에 접근한다면 버블로 볼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과정으로 본다면 전혀 다른 세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부마민주항쟁 39주년 기념식, ‘국가기념일 승격해야’ 한목소리

    부마민주항쟁 39주년 기념식, ‘국가기념일 승격해야’ 한목소리

    부마민주항쟁 39주년 기념식이 1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창원시 주최로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창원시가 지난해 부마민주항쟁을 시(市) 기념일로 제정한 뒤 두 번째 개최한 행사다. 기념식은 ‘부마민주항쟁, 대한민국 역사를 바꾸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오전 10시 30분 부터 11시 50분 까지 진행됐다. 기념식에는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과 송기인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 김경수 경남지사, 허성무 창원시장, 김지수 도의회 의장,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 강문대 사회조정비서관이 참석했다.참석자들은 부마민주항쟁이 국가 기념일로 승격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기념사에서 “부마민주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이 역사의 도도한 물줄기를 바꿨다”며 “불의한 권력이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짓밟는 역사를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송기인 이사장은 축사에서 “우리는 지금 촛불의 힘으로 이룬 평화로운 사회에 살고 있다”며 “선배, 동지들이 애써 이룬 평화를 잘 가꿔나가자”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민주항쟁 가운데 부마민주항쟁만 아직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지 않고 있다”며 “부마항쟁의 역사적 의의를 재정립하고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수 도의회 의장은 부마민주항쟁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곧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최갑순 회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38년 전 그날 마산시민 항쟁의 의미를 되새겼다. 참석자들은 부마항쟁 상징조형물 그림 조각 퍼즐 맞추기를 하며 부마민주항쟁 재정립과 국가기념일 지정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유신 독재에 맞서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으로 유신독재 종식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6·10민주항쟁, 2016년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민주화 대장정의 토대가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남도는 4·19혁명과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과 함께 대표적인 민주헌정질서 수호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는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지정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서울미래컨퍼런스] 이낙연 총리 “4차 산업혁명은 통렬한 변화 가져올 것”

    [서울미래컨퍼런스] 이낙연 총리 “4차 산업혁명은 통렬한 변화 가져올 것”

    “지난 2~3세기에 걸쳐 진행됐던 산업혁명들은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변화는 빛과 그림자를 동반합니다. 4차 산업혁명은 과거보다 더 빠르게 세상을 바꿀 것이고 그에 따른 명암은 이전보다 더 통렬할 것입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8일 서울신문이 주최한 ‘서울미래컨퍼런스’에 보낸 ‘영상축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4차 산업혁명은 사물과 사물을 무한히 연결하는 초연결사회로 인류를 몰아넣으면서 삶을 편리하게 변모시킬 것”이라며 “하지만 일자리 감소, 가족해체, 소득양극화는 물론 인간소외를 가속화시킬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장무 카이스트 이사장도 축사에서 “초연결 사회와 초지능화 사회가 가시화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 변화가 예상된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고 가상과 현실이 연결되고 사람과 물체들이 이어지는 등 사회 모든 것이 연결되고 지능화되면서 커넥티드카, 스마트빌딩 등이 탄생해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연결의 인공지능이 인간과 공존, 공영하는 세상을 만들고 인간이 그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며 “다가오는 초연결 사회가 인류를 함께 번영하는 길로 갈 수 있도록 지혜와 능력을 모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의 연결성이 확대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이 어떻게 적용되고 그로 인해 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 연결의 시대 그 너머를 살펴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말빛 발견] MBC와 문화방송/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MBC와 문화방송/이경우 어문팀장

    1896년 창간된 ‘독립신문’은 순 한글로 제작한 최초의 신문이었다. 당시 문자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도구가 아니었다. 모두가 글을 읽는다는 건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세상의 소식과 생각은 거의 한문으로만 기록되고 알려졌다. 그래야만 하는 것이었다.그 시절 독립신문을 만든 사람들은 과감하게 한글을 선택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며, 혁명적인 행동이었다. 그들은 당시의 관습보다 미래와 새로운 가치를 생각했다. 창간호 논설에서 그것을 이렇게 밝혔다. “한문을 아니 쓰고 다만 국문(한글)으로만 쓰는 것은 상하 귀천이 다 보게 함이라. … 귀천 간에 우리 신문을 하루걸러 몇 달간 보면 새 지각과 새 학문이 생길 걸 미리 아노라.” 지난 9일 한글날 ‘MBC’는 온종일 한글로 만든 ‘문화방송’ 로고를 방송 화면에 내보냈다. 정보가 쉽게 흐르도록 하겠다는 뜻을 내보인 것이기도 하겠다. 독립신문이 한글로 신문을 제작하고,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정신과 함께. 신선해 보였다. wlee@seoul.co.kr
  • 철학 강의에 英 의회 출석… 로봇, 인간의 영역 넘보다

    철학 강의에 英 의회 출석… 로봇, 인간의 영역 넘보다

    복제 로봇 ‘비나48’ 美 육사 수업 성공 “막힘없는 답변… 생도들 받아적기까지” 日 개발 ‘페퍼’, 英하원 4차산업 질문에 “우리는 인간 대신 못해” 인상적 답변도살아 있는 인간을 모델로 제조한 인공지능(AI) 복제 로봇 ‘비나48’은 영생(永生)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을 실현할 수 있을까. ‘비나48’은 미국 생명공학기업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를 창립한 마틴 로스블랫(64) 최고경영자(CEO)가 여성으로 성 전환 수술을 한 뒤에도 자신의 아내로 남아준 비나(63)에게 영원한 삶을 선물한다는 의미로 만든 로봇이다. 로스블랫이 2010년 AI 로봇 제조를 위해 설립한 핸슨로보틱스에서 비나를 모델로 제작했다. 이름 뒤에 붙은 ‘48’이란 숫자는 이 로봇의 처리 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비나48’은 초당 4800경(京·1조의 1만배)회를 처리할 수 있는 엑사급 이상의 슈퍼컴퓨터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16일(현지시간)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 노트르담 드 나무르대의 철학 강좌를 수료해 화제를 모았던 ‘비나48’이 최근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가 개설한 2개의 윤리철학 강의를 인간 교수들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베리 웨스트포인트 교수는 “이번 실험은 AI 로봇이 자유로운 형식의 교육 모델을 지원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수업은 도덕적 추리, 정의로운 전쟁 이론, 사회의 인공지능 사용 분야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최근 열린 이 강의에는 약 100명의 간부후보생과 베리 교수 등 3명의 교수진이 참석했다. ‘비나48’은 전쟁 이론과 정치 철학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제공받아 공부해 교수들과 함께 강의를 진행했다. 교수들은 ‘비나48’이 위키피디아 등 온라인 백과사전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 연결을 차단했다. ‘비나48’은 AI로 분석한 배경 지식을 활용해 진도에 맞게 수업을 진행했고, 생도들의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변을 내놓았다. 베리 교수는 악시오스에 “수업 전 생도들은 ‘비나48’을 허울뿐인 AI 로봇이라고 여기거나, 그저 재미로 수업에 임했지만 그녀가 실제 사람처럼 미묘한 뉘앙스를 풍기며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일부 생도들은 로봇의 답변을 노트에 적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베리 교수는 “그럼에도 우리는 ‘비나48’이 (미국 군 엘리트를 육성하는 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생도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그녀가 웨스트포인트 수준의 수업을 진행하기에는 다소 벅찬 느낌도 있었다. 교육 수준이나 식자율(識字率)이 낮은 국가에서 사용될 경우 더 큰 교육적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일본 소프트뱅크로보틱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도 이날 영국 하원 교육특별위원회에 참석했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페퍼’는 위원회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소프트 기술이 필요한데 이는 인간을 대신할 수 없다. 인간만이 감지하고 만들고 기술로부터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 인간이 우리(인공지능 로봇)에게 필요하다”는 인상적인 답변을 내놓아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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