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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정 떴다방’ 투기조장 수법 / 연봉1억 전화상담원 고용 ‘한탕’유인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12개의 부동산 매매법인은 각각 50∼150명씩의 텔레마케터를 고용한 뒤 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 거주자들에게 무작위로 전화해 부동산 매수자를 모집하는 수법을 썼다.심지어는 국세청 사무실에 전화를 해 부동산 매입을 권유한 텔레마케터도 있었다. ●연 수입 1억원 넘는 텔레마케터도 텔레마케터는 주부가 대부분으로,매수자를 끌어들인 건수에 따라 성과급을 주는 방식으로 모집한다.국세청 관계자는 11일 “텔레마케팅으로 올린 연간 수입이 1억원을 웃도는 텔레마케터도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부동산 매매법인의 사무실은 대부분 논현동·서초동 등 부유층이 많은 서울 강남지역에 있다.이들 법인은 사무실에 ‘부동산 컨설팅’과 같은 간판을 내걸고,텔레마케터들로하여금 부동산 매수자를 모집한다는 점에서 ‘원정 떴다방’으로 불린다.이런 점이 일반 부동산중개업소와는 다르다. 국세청에 의해 법인세 등을 포탈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원정 떴다방 3곳은 텔레마케터 고용→매수자 모집→대규모 토지 매입후 100∼500평 단위로 분할 매각→이중계약서 작성→수입금액 축소신고 등의 수법을 써왔다. ●사례 서울 강남구에 있는 A주식회사는 부동산 매매업을 하기 위해 자본금 5000만원으로 2000년 4월 개업한 뒤 지금까지 전국에 걸쳐 개발이 예상되는 임야 15필지 11만 2000평을 150억여원에 사들였다.토지를 매입한 지역은 충남 서산,경기도 용인·화성,강원도 양양,전남 여수 등이다. 이 업체는 60명의 텔레마케터를 고용,수도권 지역에서 474명의 매수자를 모집했다.이들에게 매입가의 4∼5배인 평당 35만원에 토지를 처분했음에도 불구하고 15만원에 판 것처럼 이중계약서를 작성,법인세 17억 1800만원을 탈루했다.토지 매각대금(수입금액)이 235억여원임에도 57억여원으로 줄여 신고했다.수입금액에서 인건비 등의 경비를 제외한 소득금액은 마이너스 4억 3900만원으로 신고하는 수법으로 법인세를 탈루했다. 오승호기자 osh@
  • 애·어른 할것없이 푹빠진 무대 / 英서 미리본 뮤지컬 ‘시카고’‘맘마미아’

    |런던 이순녀특파원|6월의 런던은 해가 길다.오후 9시가 다 돼서야 어스름 밤그림자가 지기 시작한다.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런던이지만 비가 적어지고,햇볕이 강해지는 이맘 때부터 절정을 이룬다.덩달아 런던 웨스트엔드의 극장가도 바빠진다.웨스트엔드에는 십수년을 훌쩍 넘기며 장기흥행에 성공하는 작품들이 있는가 하면,무대에 올린 지 얼마 안돼 별똥별처럼 사라지는 공연들도 부지기수다.뮤지컬 ‘시카고’와 ‘맘마미아’는 관객의 입맛이 가장 냉혹한 잣대로 작용하는 이곳에서 5년 이상 건재하고 있는 히트작들이다. 새달 런던 투어팀이 내한공연을 갖는 ‘시카고’와,내년 1월 라이선스로 국내에 들어오는 ‘맘마미아’를 미리 만나봤다. ●차가운 이성과 뜨거운 열정,‘시카고’ 97년 아델피극장에서 막올린 ‘시카고’는 지금까지 런던에서만 200만 관객을 끌어들였다.한 해 먼저 막오른 브로드웨이 공연 등을 합치면 전체 수입은 5억 5000만달러. 공연을 본 날,1500석 규모의 아델피극장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비수기까지 통틀어평균 좌석점유율은 85%가량.관능적이고 퇴폐적인 극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관객층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으며,외국 관광객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고 마케팅 담당자는 전한다. 나이트클럽의 코러스걸인 록시 하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1920년대 미국 문화를 신랄하게 비꼬는 주제의식이 돋보인다.망사스타킹을 신은 무희들의 열정적인 관능미 뒤에 매스미디어의 선정성을 비판하는 냉철한 시선을 담고 있다. 새달 2일부터 8월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팀은 런던 오리지널 공연에 참여했던 멤버들로,무대 크기나 오케스트라 규모 등 모든 면에서 런던 공연과 같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 추억의 아바,‘맘마미아’ 공연내내 객석에서 노래를 따라부르고,조심스레 어깨춤을 추던 관객들은 공연 막바지에 이르면 너나 할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춘다.‘맘마미아’‘댄싱 퀸’‘워털루’로 이어지는 커튼콜 공연에서는 말그대로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된다.마치 공연 자체보다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 온 듯한 착각마저든다. 스웨덴 출신 팝그룹 ‘아바’의 노래를 엮어 만든 ‘맘마미아’는 프린스 에드워드극장에서 5년째 공연중이다.지금까지 200만 관객이 몰렸고,재작년에 브로드웨이로 수출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5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 작품의 성공비결은 단연 아바의 노래들이다.22곡의 히트곡을 가사 하나 바꾸지 않고 하나의 스토리로 절묘하게 엮어낸 솜씨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극작가 캐서린 존슨은 “처음부터 원곡의 가사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스토리를 구상했다.”면서 “엄마와 딸 세대의 가치관 차이와 사랑에 대한 주제의식이 연령을 초월해 모든 관객들에게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coral@
  • 천하의 사기꾼 변신한 ‘테리우스’ / 안재욱 SBS ‘선녀와 사기꾼’ 주연 가짜의사役… 타고난 ‘끼’ 발휘

    한 호텔의 연회장.지적이고 세련된 인상을 풍기는 ‘닥터’의 비만 특강이 한창이다.그런데 어째 분위기가 수상하다.‘해외유학파’답게 의학용어를 써가며 비만의 폐해를 설파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가짜 다이어트 약품 선전에 열을 올린다. 새달 4일 시작하는 SBS 드라마 스페셜 ‘선녀와 사기꾼’(극본 김영찬·김정희,연출 장용우)의 한 장면이다.천하의 사기꾼으로 변신한 탤런트 안재욱(32·사진)의 가짜 의사 연기가 장돌뱅이 약장수 뺨칠 정도로 능글맞다. “사기꾼 기질요?저 원래 거짓말도 못해요.그런데 어떤 감독님이 그러더군요.사기꾼은 다 너처럼 착해보인다구요.이제야 적역을 맡은 셈이지요.(웃음)” ‘선녀와 사기꾼’은 전래동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코믹 드라마다.선녀의 옷을 감춰 배필로 삼은 나무꾼이야말로 사기꾼의 원조라는 것이다. 한류(韓流)스타로,가수로,또 영화배우로 활동하다 2년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안재욱은 이 드라마에서 할리우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연상시키는 천재적인 사기꾼 ‘재경’으로 열연한다.주민등록증 5개는 기본,비상한 기억력과 뛰어난 임기응변까지 갖췄다. 첫회의 ‘다이어트 사기’는 안재욱의 캐릭터를 한눈에 보여준다.무려 14분에 이르는 대사를 폭포수 처럼 쏟아내는 장면은 장용우 프로듀서가 작정하고 그에게 ‘원맨쇼’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장 PD는 “처음엔 암기력 테스트하느냐며 엄살을 부리더니,막상 촬영장에선 신들린 듯한 연기를 보여줘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안재욱은 “대사암기는 어렵지 않았는데 듣는 사람들이 지겹지 않게 리듬을 살리는 것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연출가와 주연 배우의 호흡이 예사롭지 않다 했더니 촬영전 작가까지 함께 합숙을 하면서 구상했다고 한다.다른 작품에 비해 훨씬 편안해보이는 안재욱의 연기도 스스로 캐릭터 설정에 상당 부분 참여한 덕택인 듯 했다. ‘사기꾼’은 있는데 그렇다면 ‘선녀’는? 천방지축 사진작가 경숙(김민선)이 사기꾼을 한손에 쥐고 흔드는 귀여운 선녀로 등장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작가 운명은 시시포스와 같아”두번째 소설집 ‘폭소’ 낸 이상문학상 작가 권 지 예

    지난해 문단의 특별한 관심을 모았던 작가 권지예(43).등단 6년째,무명에 가까운 신인이 첫 소설집을 내기도 전에 한편의 소설 ‘뱀장어 스튜’로 전통을 자랑하는 ‘이상문학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뿐.연이은 축하 행사 등 들뜬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전에 엄청난 부담이 다가왔다.‘이상 문학상’수상자에 쏟아지는 기대에 눌려 질식할 것만 같았던 것.하지만 소설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교수(동해대)도 그만두었던 열정으로 다시 자신을 추스려 두번째 소설집 ‘폭소’(문학동네)를 내놓았다. “‘뱀장어 스튜’와 첫번째 소설집 ‘꿈꾸는 마리오네트’(창작과비평사)는 상을 받기 전에 써둔 것이라 부담이 없었어요.그런데 두번째 작품집은 달라요.특히 표제작 ‘폭소’는 수상 뒤의 첫 작품이라 심리적 부담이 엄청났어요.글을 쓰면서 ‘돈이나 벌면서 잘 살면 되는데 내 팔자가 왜 이리 험한가.’ 한탄까지 했어요.” 그가 토로해온 내면 풍경은 작품 ‘폭소’에서도 잠깐 비친다.도입부와 말미에 그의 자화상인듯 한 작가가 ‘바위보다 강한 시시포스’로 자신의 운명을 암시한다. ●다양한 인간관계로 시선 넓혀 “첫 소설집에 내려진 ‘페미니즘 소설’‘불륜 문학’이란 평가가 마음에 걸렸습니다.물론 30대 여성의 사랑 얘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지만 그런 범주에 갇히는 게 싫었어요.그래서 세계 속의 인간관계 등으로 시야를 넓혔습니다.” 표제작 등 7편의 중단편에는 변화를 위한 몸짓이 배어있다.대부분의 작품이 여주인공의 사랑 타령(?)이나 내면 풍경에 집착하지 않는다.다양한 인물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낸다.심신을 바쳐 자폐아 아들을 고치려다 좌절한 뒤 남편과 관계 도중에 폭소를 터뜨리는 여성(‘폭소’)을 통해 광기에 가까운 슬픔을 그리거나,외할머니·엄마와 이모·주인공 등 여성 3대의 대화를 통해 옛 시골 풍경을 회화적으로 묘사한다(‘누군가 베어먹은 사과 한 알’).또 교통사고를 당해 5인실에 입원한 주인공의 눈을 통해 보여주는 다양한 인간상(‘행복한 재앙’)은 현대 사회의 축소판이다. 이렇듯 작가는 시선을 확장해 첫 소설집과 다른 세계를 구축했다.그러면서도 그만의 빼어난 장점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전편에 흐르는 촘촘한 구성과 탁월한 심리 묘사,작품 ‘스토커’에서와 같은 혀를 내두르게 하는 반전 등의 솜씨는 읽는 이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사람을 묘사하는 관찰력은 더 섬세해졌다. ●“펜 놓는 순간 살아있음 느껴” 그렇게 ‘힘들고 괴롭고 외로운 일’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넌지시 물었더니 곧바로 “평생”이라며 “펜(그는 물론 컴퓨터로 쓴다)을 놓는 순간 전 살아 있음을 느끼거든요.”라고 답했다.‘폭소’에 등장하는 작가가“ 굴러 떨어진 바위를 향해 다시 내려가는 순간이야말로 시시포스가 자신의 운명을 이기는 순간”이라고 말한 것도 권씨의 ‘평생 작가’의 다짐처럼 들렸다. 권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7년동안 교직에 몸담다가 1991년 남편과 프랑스로 유학가 파리7대학 동양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7년 문예지 ‘라쁠륨’으로 등단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맛 에세이] 준치와 가시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을 만큼 맛이 좋은 준치는 꽃피는 봄이 제철이다.진어(眞魚),준어(俊魚)등 으로 불리는데 유달리 한국인의 구미에 맞아 맛있는 생선으로 손꼽히고 있다.맛은 좋으나 가시가 많아 먹기 고약하기로도 준치가 으뜸.가시 때문에 조금씩 먹어 혀 사이의 미뢰세포에 잘 닿아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준치는 유난히 가시가 많은데 이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 먼 옛날에 준치가 맛이 좋고 가시가 적어 사람들이 준치만 즐겨 먹어 멸족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그러자 용왕이 물고기들과 의논을 한 결과 “준치에 가시가 없어 사람들이 준치만 찾는 것이니 가시를 한 개씩 준치에 꽂아 주라.”고 명령했다.모든 물고기가 각기 자기 가시를 한 개씩 뽑아 준치 몸에 꽂으니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달아나는데,달아나는 준치를 뒤쫓아가서 꽂느라 꽁지 부분에 가시가 유난히 많다고 한다. 옛날 요리 문헌인 ‘규합총서’에는 준치 가시를 빼는 방법에 대해 적고 있다.“준치를 토막내어 그 조각을 도마 위에 세우고 허리를 꺾어 배나 모시수건으로 두 끝을 누르면 가는 뼈가 수건 밖으로 빠져 나올 것이니 낱낱이 뽑으면 된다.”고 하였다. 준치는 단백질 함량이 우수하고 비타민B군이 풍부하나 강한 산성 식품이므로 무,죽순 등의 채소와 곁들여 먹어야 한다.준치로 담근 준치젓은 오래 삭은 것이면 작은 가시째로 먹을 수 있다.신선한 준치는 맑은 장국으로 준치국을 끓여도 별미다.다른 생선과는 달리 꼬리와 머리는 그릇에 담아내지 않는다.먹기 직전에 식초를 한 방을 떨어뜨리면 맛이 더욱 좋아진다. 가시를 발라 회로도 먹고,토막 낸 준치에 부추·파·죽순 같은 채소를 넣고 양념하여 중탕해서 익힌 준치찜도 그 맛이 독특하다.준치자반,만두 등 별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준치자반을 많이 했을 때는 항아리에 담아 솔잎을 켜켜이 놓고 한지로 봉한 뒤,서늘한 곳에 두고 먹었다. 송나라의 유연재(劉淵材)는 한(恨)을 이렇게 말한다.“죽는 것이 한스럽지 않으나 다섯가지가 한스러워 못 죽겠네.첫째 한이 준치에 가시가 많다는 것이요,둘째 한이 금귤이 너무 시다는 것이요,셋째 한이순채가 너무 차다는 것이요,넷째 한이 모란꽃에 향내가 없다는 것이요,다섯째 한이 홍어에 뼈가 없다.”고 읊었다. 풍류객을 한탄하게 한 준치는 훈계용 선물로 이용되는 생선 가운데 하나다.‘맛있다고 마구 먹어대면 가시가 목에 걸리는 불행이 닥친다.’는 뜻이다.생선 하나에 담긴 뜻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김 정 숙 전남과학대 호텔조리과 학과장
  • [맛 에세이] 어머니의 손맛

    결혼한 여자들이 대개 그렇겠지만 저는 남이 해준 밥,남이 차려준 밥상을 참 좋아합니다.일을 하다 보니 점심을 밖에서 먹을 일이 많은 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지요.특히 밥이 먹고 싶을 때는 인사동의 ‘신일’이나 신사동의 ‘전주식당’에 갑니다.지갑에 돈이 좀 있을 때는 한남동 ‘풀향기’나 인사동의 ‘산촌’,‘두레’에도 가지요.그곳에 가면 늘 밥맛이 납니다.밥도 밥이지만 같이 나오는 나물이나 밑반찬들이 그 중 하나만 놓고 먹어도 밥 한 공기를 뚝딱 먹어치울 수 있을 만한 밥 도둑들이기 때문입니다. 기다란 젓가락 끝에 나물을 집어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다 보면 나물의 상큼함에 고소한 깨소금 냄새 한 가닥,맵싸한 마늘 향기 한 가닥,아주 약하지만 든든한 바탕이 되는 조선 간장의 그림자 한 가닥,그리고 그것들을 휘돌아 감싸 안는 참기름의 매끈함… 그저 예술이지요. 결혼하고 처음 제 살림을 할 때는 꽤 노력을 했습니다.잡지사 편집부에서 요리 기사 쓰고 레서피 교정보면서 체득한 노하우를 살림에 반영시킬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었죠.처음에 찌개나 볶음,구이 요리 등은 어느 정도 비슷한 모양새는 나와 주더군요.갖은 양념으로 무쳐낸 나물도 모양새는 그럴 듯했습니다.근데 입에 넣고 보면 겉은 나물이로되 맛은 샐러드이기 일쑤였습니다.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겠다던 소신을 끝까지 굽히지 않고 버티던 어느날,깨닫게 되었지요.손맛이 안 났던 거지요. 얼마 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그 ‘손맛’ 얘기가 나오더군요.결론은 손에 체온이 있어서 재료들을 손으로 버무릴 때마다 체온이 전해져 음식이 더 맛있어진다는 거죠.물론 우리가 ‘손맛’을 정확하게 느낄 순 없습니다. 사람이 음식을 먹으면 혀의 표면에 펼쳐져 있는 1만여개의 미뢰가 처음으로 반응을 한답니다.그리고 난 후 혀의 앞쪽은 단맛과 짠맛,옆쪽은 신맛과 짠맛,혀의 뿌리쪽은 쓴맛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그 음식의 정체를 밝혀내는 거죠.누구라도 사탕을 입에 넣으면 달다고 하고,소금을 먹으면 짜다고 하고,간이 안 맞으면 싱겁다고 하죠. ‘손맛’이 빠졌다고 쉽게 지적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하지만 ‘손맛’이나는 음식을 먹으면 ‘집 밥’ 먹는 것 같다며 숟가락질이 바빠지지요.결국 ‘손맛’은 어머니의 손맛이었던 것이죠. 사람들이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해내는 음식은 가지각색입니다.재미있는 것은 어란이나 굴비구이 등 귀한 음식보다는 김치찌개,된장찌개,시금치나물,녹두부침개,생태찌개처럼 늘 우리 옆에 있던 음식들에서 어머니의 손맛이 더욱 느껴진다는 거죠.호박이나 감자,무 등 부엌에 늘 있는 흔한 재료를 숭덩숭덩 썰어 양념은 적게,정성은 과하게 양념하여 조물조물 무쳐낸 음식들이 유난히 생각나는 때입니다. 신 혜 연 월간 favor 편집장
  • [먹고 사는 이야기] 입에 쓰면 몸에 좋을까

    어린시절 잔병치레가 많았던 내게 가장 큰 고역은 약을 먹는 것이었다.가루약은 삼키고 나서도 입에 한동안 남아 있는 쓴맛 때문에,알약은 삼킬 때마다 목에 걸려 고생하는 것 때문에 약을 먹는 것이 싫었다.약봉지를 앞에 두고 응석을 부릴 때마다 어머니가 항상 달래던 말이 있었다.“입에 써야 몸에 좋은 거야….” 당시는 몸에 좋다는 말보다는 어머니의 협박과 윽박지름에 약을 삼켰지만,시간이 흐른 뒤에도 계속 궁금한 것은 ‘정말 입에 쓴 것이 몸에 좋은가?’였다. 우리가 먹는 음식중에도 쓴 맛이 나는 식품은 의외로 많다.쓴맛은 주로 혀의 안쪽 부분에서 느끼게 되는데,식품의 성분중에 마그네슘이나 칼슘과 같은 무기염이나 알칼로이드나 배당체와 같은 유기물질이 들어 있으면 쓴맛이 난다.쓴맛은 다른 맛에 비해 맛을 느낄 때까지의 시간이 길고 또 맛이 오래 남는다.그리고 10℃ 정도일 때 쓴맛이 가장 강하게 느껴진다.그래서 한약처럼 달여 먹는 것은 식으면 더 쓰게 느껴진다.반면에 아주 차가우면 쓴맛이 적어지는데 예를 들어 맥주의 경우는 냉동실에서 방금 꺼낸 맥주가 상온에 있던 맥주보다 쓴맛이 적은 것이 그 이유이다. 맛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민감한데,특히 여성은 단맛보다 쓴맛에 민감한 반면 남성은 단맛에 민감하다. 여성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쓴맛을 더 잘 느끼게 되고 특히 임신중에 쓴맛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며,폐경 이후에는 쓴맛에 대한 민감도가 급격히 떨어진다.이렇게 젊은 여성이 쓴맛에 민감한 이유는 쓴맛을 내는 물질중에는 독성을 가진 것들이 많기 때문에 임신중에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쓴맛에 더 민감하게 여성이 진화되었을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쓴맛의 성분중에는 약리작용도 있다.이미 기원전 400년경 히포크라테스는 상추에 있는 쓴맛 성분에 최면효과가 있음을 알았다.상추의 쓴맛 성분은 최면 및 진통효과를 갖고 있어서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최근에는 유자나 감귤류의 쓴맛 성분인 리모노이드,오이 꼭지의 쓴맛 성분인 쿠쿠르비타신,고들빼기의 쓴맛 성분인 폴리페놀류 등 항암작용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다.또한 호프에서 추출한 쓴맛 성분인 이소푸무론류는 당뇨병과 관련하여 혈당을 경감 또는 개선했다는 보고도 있다. 그렇다면 입에 쓸수록 몸에 더 좋은 음식이라고 할수 있을까?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몸에 좋은 성분이 쓴맛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더욱이 우리 몸에 치명적인 독성이 있는 것들 대부분도 맛이 쓰다.즉 맛만으로는 몸에 ‘좋다,나쁘다’를 판별할 수 없다.그저 상식적인 선에서 골고루 다양한 맛을 즐기는 것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한다. 박 미 선 서울대병원 임상영양 계장
  • 사스 / 유학생들 中 체험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되고 있는 중국 등지에서 일시 귀국한 유학생들의 체험담이 알려지면서 대학가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유학생들은 국내 친구들이 접촉을 꺼리는 바람에 외부와 단절된 채 집에서 사실상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대학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중국에서 돌아온 유학생의 생생한 체험담 서강대 4학년 휴학중인 김모(23·여)씨는 지난 1월말 베이징에 어학연수를 갔다가 지난 23일 급히 귀국했다.오는 8월까지 공부할 계획이었지만 유학생들이 속속 떠나 불안감을 견디기 어려웠다고 했다. 김씨는 “한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한국인이나 홍콩인에게 ‘호들갑을 떤다.’며 눈치를 주던 중국인들이 지난 20일 중국 정부가 사스의 위험성을 공식 발표한 뒤에는 사스 예방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김씨는 “내가 다녔던 대학은 지난 주말에서야 기숙사 소독을 시작했고,그나마 외국인 기숙사는 방치하다가 20일부터 소독을 하고 있다.”고 혀를 찼다. 김씨는 “다른 친구들에게 전화하면 ‘왜 귀국했느냐.’고 구박을 받을까봐 아예 연락도 하지 않는다.”면서 “열흘 정도는 집밖으로 나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최근 귀국한 건국대 장모(21·여)씨는 “지난 주말부터 유학중인 학교 근처에서 ‘몇명이 죽었다더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아 불안에 떨었다.”고 전했다.경희대 관광학부 최모(22·여)씨는 “한국으로 돌아오려는 중국 유학생이 너무 많아 비행기 티켓을 구하려고 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예약이 끝나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다. ●격리된 유학생,불안한 대학생들 인천국제공항은 22,23일에만 572명의 중국 유학생이 입국했다고 밝혔다.23일 귀국한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3학년 성모(23·여)씨는 “공항으로 들어올 때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 기분이 나빴고 친구들도 전화만 주고받을 뿐 만나지는 않으려 한다.”고 속상해 했다.그는 “베이징에서는 이미 1만명 이상의 유학생이 귀국했고,남은 학생들도 학교에 가지 않은채 방에만 틀어 박혀 있다.”고 전했다. 유학생들의 현지 체험담이 알려지면서 국내 대학생들도 동요하고 있다.위험지역에서 돌아온 친구들과 접촉하는 것은 절대 금지사항으로 꼽힌다.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4학년 박소연(23)씨는 “많은 친구가 유학이나 연수 도중 되돌아 왔지만,친한 사이라도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학도 대책 마련에 부심 대학 당국은 사스 관련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한양대는 중국 등 위험 지역에서 귀국한 학생들을 별도 관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키로 했다.성균관대는 ‘위험지역에서 돌아온 학생들은 당분간 학교에 오지 말고 참아달라.’는 글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식 게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영표 박지연기자 tomcat@
  • 탈주 무기수 20시간만에 검거

    전북기능대회에 참가했다가 탈주했던 무기수 하진수(30·경남 진주)씨가 사건 발생 20여시간 만에 검거돼 ‘탈주범은 반드시 붙잡힌다.’는 경찰의 속설이 사실로 입증됐다.전북경찰청은 19일 오전 8시5분쯤 전주시 덕진구 동산동 동산교회 앞 이모(40·여)씨 집 1층 보일러실에 숨어 있던 하씨를 검거했다. 18일 오전 11시50분쯤 교도관의 감시소홀을 틈타 기능대회장 담장을 뛰어넘어 운전면허시험장 차량을 훔쳐 타고 달아난 지 정확히 20시간15분 만에 하씨의 탈주극은 막을 내렸다. 2년6개월이나 도주행각을 벌인 탈옥수 신창원 사건처럼 장기화될 것을 우려한 경찰은 1000여명의 병력을 동원,비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밤새 수색작업을 벌이면서 포위망을 좁혀 하씨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먹거리의 숨은 역사 ‘음식 雜學’ / 내 가방 속의 샐러드

    녹슨금 지음 한국씨네텔 펴냄 음식 이야기를 이렇게 기발하게 할 수 있다니? 방송작가 녹슨금이 쓴 ‘내 가방 속의 샐러드’(한국씨네텔 펴냄)는 사람과 식탁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재기발랄한 교양서다. 책을 읽기 전 버려야 할 편견이 있다.음식을 테마로 한 책이되 파,마늘을 언제 얼마큼 넣으라고 주문하는 요리책이 아니란 것이다.식탁에 단골로 오르는 음식들의 역사와 숨은 이야기 등 지은이의 범상찮은 ‘음식 잡학(雜學)’이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다.한마디로 음식문화교양서인 셈. 10년차 방송작가답게 감칠맛나는 글솜씨가 책읽기의 재미를 더해준다.이를테면 ‘음식과 향’이야기.콜럼버스에게 신대륙 발견이란 역사적 위업을 달성케 한 후추,뇌쇄적인 입냄새를 만들기 위해 클레오파트라가 혀밑에 뿌렸다는 정향(백리향),희대의 호색한인 카사노바가 소녀들을 유혹할 때 식탁에 즐겨 올렸다는 트뤼플(송로버섯)….다양한 시대와 인물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들이 일관된 주제아래 꼬리를 문다. 흥미포인트는 또 있다.현재 지은이가작가로 참여하고 있는 KBS 2TV ‘생방송,세상의 아침’에서 만난 유명인들의 식도락도 중간중간 함께 소개된다는 것. 지휘자 정명훈이 좋아하는 김치찌개가 뉴요커들을 열광시키는 이유,박광수의 굴 차우더 수프를 소개하면서 카사노바가 하루에 굴 50개를 먹었던 이유를 귀띔하는 식이다.9800원. 황수정기자
  • 도미 한마리면 기생도 풍악도 필요없다 / 승 기 악 탕

    ‘생선의 여왕’ 도미의 계절이 돌아왔다.겨울잠에서 깨어나 5∼6월 알을 낳기 전인 요즘 가장 살이 올라 있다.근육에 탄력이 붙어 유연하고 담백해 혀가 즐겁다. 흔히 ‘돔’으로 부르는 도미는 연안에서 고루 나지만 남해안 다도해산과 충남 서해안산을 가장 알아준다.참돔,황돔,붉돔,혹돔,자리돔 등 종류가 다양하다. 도미는 예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다.어른 생신이나 회갑을 비롯,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생선이 바로 도미였다. 짜릿한 손맛을 보려는 낚시꾼들은 도미를 최고로 친다.도미는 물고기로는 상당히 드물게 ‘일부종사(一夫從事)’하는 습성 때문에 한 마리가 잡힌 곳에서 또 한 마리를 낚을 수 있다고 한다. 고급 횟감으로 치는 도미 요리에는 찜,구이,매운탕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맛있다는 것이 도미 승기악탕(勝妓樂湯·기생이나 풍악보다 더 낫다)이다.미모가 빼어난 기생보다 낫다는 뜻에서 ‘승가기탕(勝佳妓湯)’이라고도 불린다. 승기악탕은 유래가 재미있다.조선 성종 때 허종(許琮·1434∼1494)이 의주에서 오랑캐 침입을 막으니 주민들이 감읍하며 도미에 갖은 고명을 다하여 정성껏 만들어 바쳤다.너무나 맛있는 이 요리에 이름이 없자 허종이 ‘승기악탕’이라 이름붙였다고 홍선표의 ‘조선요리학’은 전한다. 또 조선 말 최영년이 펴낸 ‘해동죽지’에 승가기탕은 해주의 명물로서 서울의 도미국수와 같은 것으로 맛이 빼어나 ‘승가기’라 한다는 기록이 나타난다. 이런 도미 승기악탕을 요리연구가 임승미(44)씨가 자신의 집에서 시범을 보였다.임씨는 서울 강남지역 백화점과 주민자치센터의 요리교실에서 생활요리를 인기리에 강의하고 있다. 임씨는 승기악탕은 집에서 하기 어려운 요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재료를 다듬어 끓여내는 데 1시간 가량 걸린다.도미는 중간 크기가 좋다.큰 것은 냄비에 다 들어가지 않아 불편하다.도미 중치 1마리는 요즘 1만원선. ●이런 재료를 준비하세요 도미 1마리,양파 1개,대파 1대,미나리 반단,달걀 2개,홍고추 2개,청주 2큰술,석이버섯·무·느타리버섯·마늘·팽이버섯·다시마·소금 약간. ●승기악탕은 (1) 도미는 비늘과 내장을 제거하고 몸통에 칼집을 넣어 소금에 살짝 절여 놓는다. (2) 무·양파·대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놓는다. (3) 마늘을 얇게 썰어 둔다. (4) 달걀은 홍·백지단으로 나눠 부쳐서 채 썰고 미나리·홍고추도 같은 길이로 채 썰어 놓는다.석이버섯도 손질해서 채 썰어 놓는다. (5) 느타리버섯은 굵게 찢어놓고 팽이버섯도 뿌리를 잘라서 준비한다. (6) 다시마는 찬물에 30분 가량 담가둔 다음 끓여 국물을 준비한다.다시마를 찬물에 담근 다음 끓이면 육수가 맑고 깨끗하며 맛있게 우러난다.다시마 국물을 미리 충분히 만들었다가 모밀국수나 된장찌개에 넣어도 좋다. (7) 냄비에 (2)를 깔고 위에 도미를 올려놓은 다음 고명으로 (4)를 얹고 다시마 육수를 넣어 10∼15분간 끓여준다. (8) 끓으면 청주와 마늘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청주를 넣어주면 생선 비린내가 사라진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강성남기자 snk@
  • 무너진 후세인 / 드러나는 후세인一家 호사

    축구장만한 응접실과 접견실,오페라극장보다 넓은 무도장,창고를 가득 채운 세계 곳곳의 유명 주류와 쿠바산 최고급 시가,헤로인 등 마약….미·영 연합군에 점령돼 드러난 이라크 대통령궁의 사치와 방종은 이라크 국민들이 왜 그토록 쉽게 자신들의 지도자에게 등을 돌렸는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집권 당시 이 모든 것은 이라크 국민들의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12년에 걸친 유엔의 경제제재로 궁핍에 허덕이던 이라크 국민들에게 우다이 등 후세인 일족이 누린 호사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다. ●국민들의 비참한 삶과 극명한 대비 바그다드를 가로지르는 티그리스강의 절경을 내려다보는 대통령 주궁을 점령한 미·영 연합군은 먼저 그 웅장하고 호화스러운 규모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후세인이 거처한 것으로 추정되는 방은 침대와 화장실의 세면대 등이 온통 황금으로 장식돼 있었다.이뿐 아니라 수백개에 달하는 방들의 문이 모두 황금으로 장식돼 있었고 천장은 아름다운 조각을 새겨넣은 목재로 꾸며져 있었다. 더놀라운 것은 축구장을 만들어도 될 만큼 넓은 대통령 주궁의 접견실과 오페라극장만한 무도장.이처럼 넓은 접견실과 무도장은 대통령 주궁의 웅장한 규모와 함께 아랍 역사에 남는 위인으로 기록되기를 바란 사담 후세인의 심리적 단면을 엿보게 해준다. 대외적으로는 아랍과 이슬람을 대변한다고 자처해 온 후세인.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재산을 빼돌리면서 이같은 사치를 누려왔다.이는 결국 이라크 국민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등을 돌리게 하는 결과만을 불렀을 뿐이다. ●술과 향락에 빠진 우다이 후세인의 장남 우다이의 사치는 더했다.자신의 거처와 처첩들이 사는 곳,실내수영장을 포함한 체육관,사자와 치타,곰을 키우는 개인동물원 등으로 이뤄진 우다이의 자택은 전쟁 전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곳이었을 것이다.그는 한 대에 1000만달러나 하는 1930년대에 제작된 로드스터 자동차 등 20여대의 고급 외제차를 수집하고 황금으로 도금된 수백 정의 AK소총을 모아놓는 등 엄청난 부를 과시했다. 그의 집 창고는 쿠에르보 1800 데킬라,단스카 보드카,델라마인 코냑,30∼40년 이상 묵은 프랑스산 포도주 등 세계 곳곳의 이름난 술들로 가득 차 있었다.이곳을 둘러본 한 미군 장교는 술값만으로도 100만달러는 족히 넘을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쿠바산 고급 시가,여섯 상자의 헤로인도 술과 함께 발견됐다. 지하실의 안전금고에서는 불탄 미화 100달러와 50달러짜리 지폐 귀퉁이들이 재에 섞여 있었다.한 이웃 주민은 기자들에게 “우다이는 미 지폐로 담뱃불을 붙였다.”고 전했다. 우다이의 집은 또 온통 인터넷 등에서 내려받은 것으로 보이는 미녀들의 사진으로 도배돼 있는 데다 수백명의 여자들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책,수많은 연애편지들이 발견돼 섹스에 탐닉한 그의 사생활을 엿보게 해준다.수많은 사진들 가운데에는 이브닝드레스를 차려 입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쌍둥이딸 제나와 바버라 부시의 사진도 들어 있었다. 우다이는 한편 한 편지에서 후세인에 대해 “아버지는 역사에 남고 싶어하지만 그에게는 따뜻한 마음씨라고는 남아 있지않으며 내마음에도 아버지에 대해서는 사랑도 관대함도 없다.”고 써 후세인에 대한 비정한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세진기자 yujin@
  • 소버린 “투자목적 SK주식 매집” 안믿는 시장

    지난주 잇단 SK㈜ 주식매집으로 시장에 외국계 M&A 경보를 울린 크레스트 증권 대주주 소버린 자산운용이 14일 이번 사태와 관련,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하지만 이번 ‘커밍아웃’이 이들의 실체를 드러내기는 커녕 오히려 더 아리송하게 만들어 버린 측면도 있다는게 시장 관계자들 얘기다. 소버린 자산운용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SK㈜가 SK글로벌 사태 및 수익성없는 방만한 투자 관행 등으로 인해 저평가돼 왔다.”면서 기업 지배구조 혁신,고수익성 창출 등을 위해 경영에도 개입할 것을 시사했다. 이 말대로라면 적대적 M&A,그린메일(실제 주인에게 더 비싸게 받고 팔기위해 주식을 매집하는 것) 등은 애초부터 그들의 목적이 아니었던 셈이다.그러나 이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할지에 대해 시장은 판단유보다.풀리지 않는 의문점들 때문이다. ●소버린 자산운용,장기투자자인가? 영국계 투자회사로 알려진 소버린 측은 이날 자신들을 장기투자자로 소개했다.하지만 크레스트 증권이란 페이퍼 컴퍼니를 내세워 SK㈜ 매집에 나섰던 점,텍스 헤이븐(세금도피처)으로 알려진 모나코 몬테카를로에 적을 뒀다는 점은 이들의 실체를 반신반의하게 한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해명에도 불구,행태로 봐서 소버린 측은 중급 규모의 헤지펀드(일정한 기준에 따라 투자하기보다는 고수익을 노리고 여기저기 찔러보는 펀드)일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말했다. ●투자 목적,정말 SK㈜ 정상화인가? 대주주로서 SK㈜ 수익창출능력 제고가 이들이 내세운 목표다.하지만 역시 액면 그대로 믿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과거 적대적 M&A를 목표로 미도파 매집에 나섰던 홍콩 페레그린 증권도 처음에는 경영혁신을 들고 나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말 경영혁신을 목표로 하는 최대주주라면 조용히 이를 실천하면 된다.경영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선다는 것 자체가 SK㈜에 보내는 하나의 사인일수 있다.”고 말했다.즉 각종 간섭으로 회사를 얼마든지 괴롭힐수 있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확보한 지분을 비싼값에 되팔려는 ‘그린메일’ 시도로 해석할수도 있다는 얘기다. ●소버린 정보력,어디서 나오나?14일 정통부 전기통신위원회가 소버린 지분이 15%에 이를 경우 SK㈜를 외국인으로 봐야 한다고 유권해석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소버린의 정보력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외국인으로 분류되는 순간 SK㈜의 SK텔레콤에 대한 경영권 행사는 제한될수 밖에 없고 14.99%를 보유한 소버린은 소규모 추가지분 획득을 빌미로 더욱 강력한 가격협상력을 휘두를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어지간한 국내 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관련 조항들을 두루 꿰고 앉아 치밀하게 시장에 접근하는 외국계 펀드들의 정보수집력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면서 “이게 과연 우연인지,1차적 정보상담통로인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나온 것인지 솔직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 네버 업,네버 인

    신혼부부가 드라이브를 나섰다.젊은 신랑의 운전솜씨가 엉망이었나 보다.톨게이트에 차를 세우고,팔을 창 밖으로 최대한으로 뽑았는데도 혀처럼 내밀어진 통행증에 손이 닿지 않았다.“거시기도 짧더니,팔도 짧네….” 장난으로 그런 것인지,진담인지,신부의 기분이 언짢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좌우간 신부가 신랑에게 그렇게 말했다.짧네,이 한마디가 꼬투리가 돼서 이혼했다고 한다. 골프장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다.내 머릿속에는,어떡하면 골프를 잘 해보나,특히 요즘 난조를 보이는 퍼트 생각뿐이었다. “팔이 짧으면 퍼트도 짧냐?”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로 덜 하지 않게 골프와 연애를 하고 있는 친구 희정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게 물었다. “짧은 빠따를 ‘공무원 빠따’라고 하지.소신껏 못 치니까….참,서방님이 공무원이지? 짧냐?” “공무원이어도 기네….” “빠따? 아니면…?” “너 울 남편이랑 같이 라운드 해봐서 알잖아.퍼트 하나는 죽이잖아.가는 길이 구불구불해도 잘도 구멍 찾아간다고 몇번이나 감탄했음서….” “서방 자랑도 좋지만,서방님 앞에서 말 조심해.짧다고 했다고 이혼한 사연,지금 들었잖아.길다고 해도 이혼 당할 수 있어.젊은 것들이 기네,짧네로 싸운 것이 아니지.니가 어떻게 짧은 줄을 아냐,긴 놈을 봤냐,이러면서 설전에,육박전을 벌이다가 이혼했겠지.” “맞아.길다고 했다가는 어떻게 긴 줄 아느냐고 개그맨 누구 남편처럼 야구방망이 들고 나올지 몰라.” “부부관계나 골프나,기본요소는 심(心) 기(氣) 체(體)인데,그 중에서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어.” “아냐,길이가 중요해.짧으면 안 돼.구멍에 닿지 않으면 안 들어 가잖아.50㎝는 길어야 딱 맞는 거라던데….” “뭐? 50㎝?” “지금 퍼트 얘기 하는 거야.네버 업,네버 인(Never up,Never in)…미치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는다,즉,퍼트를 할 때,공이 홀에 도달하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으므로 공이 홀을 50㎝ 정도 지나치도록 멀리 보내라고,울 남편이 갈쳐 줬거덩.”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 술 권하는 교수님? 酒道 강의하는 중앙대 정헌배 교수

    “요즘 학생들은 술을 그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으로만 알고 있어요.인생과 사회를 고민하던 70·80년대의 술 문화는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앙대의 최고 인기과목 중 하나인 ‘명주(明酒)와 주도(酒道)’강좌를 6년째 개설하고 있는 정헌배(鄭憲培·46·경영학과) 교수.지난달 초 첫 강의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그릇된 술 문화에 대한 개탄으로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번씩 열리는 그의 강의는 내용이 다채로워 학생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주도뿐 아니라 국내외의 여러가지 술을 소개,흥미를 유발하기 때문이다.그에게서 수업을 받은 다음 ‘술 문화 개선을 위한 전도사’로 나선 학생들도 여럿이다. ●다채로운‘술강의’ 인기폭발 정 교수가 술을 강의하게 된 것은 신입생 환영회 때 일부 학생들이 과음으로 숨지는 것을 본 뒤부터다.원래 술로 박사학위를 딴 터라 술강좌에는 제격이었다.그는 영남대를 졸업한 뒤 프랑스로 유학,파리 제9대학에서 ‘세계 주류시장의 국제마케팅 전략’이라는 논문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술 연구가이다. 지난 98년 2학기 때 강의가 개설되자 이색적이라 여겼는지,학생 700여명이 수강신청을 했다.당시 강의실이 비좁아 옆 강의실에 TV를 설치하고 화상수업을 하기도 했다.요즘에는 수강인원을 아예 120명으로 제한해 학생들이 치열한 수강경쟁을 펼친다. 정 교수는 이 시간에 술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가르친다.틈틈이 맥주공장을 방문하거나 직접 누룩으로 전통주를 빚는 등 ‘현장평가’도 병행한다.술잔 잡는 방법이나 술 권하는 방법 등 주도는 기본이다. 수업의 백미는 학생들이 직접 술잔을 기울이는 ‘명주 체험학습’.전통주에서부터 중국술,위스키,맥주 등 세계의 유명주를 맛본다.그러나 딱 한잔이 ‘마지노선’이다.‘한두잔 이상의 술은 독’이라는 게 정 교수의 지론이다.취하면 혀의 감각이 둔화돼 술맛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다. 비록 2학점짜리 교양과목이지만 시험이 어렵기는 전공과목 못지 않다.‘왜 우리 술은 뜨겁게 마시지만 일본 술은 차갑게 마시는가.’ ‘스카치위스키나 와인 등 외국 술이 명성을 얻은 이유는’ 등 평소 생각지 않던 문제가 출제된다.공부를 소홀히 한 학생은 F학점을 감수해야 한다.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수업이 끝나는 날.정 교수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골라 학교 앞 맥주집에서 대작(對酌)하는 현장체험을 갖는다.학생들은 배운대로 주도에 맞춰 술잔을 채우고 비운다. ●술 강요하는 풍토가 문제 정 교수는 대학생들의 폭음 습성은 술을 강요하는 풍토에서 형성된다고 분석한다.‘술문화는 자취없이 사라지고 빈 술잔만 남은 형국’이라는 것이다.정 교수는 “예전에는 ‘고래 잡으러 동해로 떠나자.’라는 식의 목표지향성이 있었지만 이제는 단순히 취기를 즐기는 쾌락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 술이라면 뭐든지 좋아하는 태도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정 교수는 “와인 열풍이 한창이지만 정작 와인의 풍부한 맛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술이 원수이지 마시는 사람이 원수인가.”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술은 취하기 위한 게 아니라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것이고,주량을 조절하지 못해 실수를 하는 것은 ‘술취한 사람’의 잘못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정 교수의 이상적인 음주 문화는 술과 나의 주량을 안 상태에서 풍류(風流)를 즐기며 마시는 것이다.술의 특성에 맞게,자신이 이성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만 마셔야 주도의 핵심인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은 함께 먹는 음식에 따라 달라진다.맵고 짠 한식에는 탁주가,정갈하면서도 깔끔한 일식에는 청주가,약간 느끼한 양식에는 와인이 제격이다.아무 음식에나 소주를 들이켜면 술도 음식도 망치게 된다. 또 술자리의 풍류는 무조건 취한다고 즐길 수 있는 게 아니다.적당히 취기가 돈 상태에서 서로 예의범절을 지켜야 자유롭게 인생을 논할 때 풍취가 살아난다.정 교수는 “요즘은 술자리를 주도하는 어른이 깊은 대화 없이 술병과 잔을 들고 돌아다니며 무조건 술만 권유하는데 이는 우리 술 예법에 없는 것”이라면서 “술자리 격식이 사라지면 우리 사회의 질서도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인삼주를 세계적인 술로” 하루 두 잔 이상 마시지 않는다는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있는정 교수도 가끔 과음을 하기도 한다.교수 모임 때 가끔씩 도는 폭탄주도 거절하지 않는다.‘어쩔 수 없이’ 많이 마셔야 할 자리가 있는 게 현실인 탓이다. 정 교수는 “‘술 권하는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하루 두잔’을 지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과음을 피할 수 없다면 대신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얼마 전부터 자신의 연구를 현실에 대입하는 일에 매달려 있다.조만간 ‘정헌배 인삼주가’라는 회사를 차리고 인삼주를 스카치 위스키나 코냑과 같은 세계적인 술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에 나선다. 정 교수는 “술자리가 더이상 ‘마시고 죽는’ 자리가 아니고 즐거운 자리가 되도록 하는 것과 인삼주가 세계의 유명호텔 테이블에 오르도록 하는 게 평생의 목표”라고 밝혔다. 글 이두걸기자 douzirl@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
  • 4·24재선 ‘덕양갑’ 르포/ 썰렁한 유세장… 호남표심 변수

    11일 오전 10시쯤 경기도 고양시 한 사무실.4·24 덕양갑 재선거에 출마한 한 후보 진영의 선거운동원들이 전화홍보 및 거리유세를 준비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비슷한 시각,다른 후보의 거리유세장에선 선거관계자들 외엔 아무도 후보 연설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이날 비가 내린 탓도 있겠지만 정치에 대해 무관심 일색인 지역민심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유권자들,“선거는 무슨…” 각 당 후보의 열띤 선거운동에 대해 대부분의 지역 유권자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한 후보의 거리유세장에서 만난 김형호(55·버스운전 기사)씨는 “길만 막히고 시끄럽기만 하고…,모든 게 마음에 안 든다.”고 혀를 찼다.김모(54·여·부동산업)씨는 “선거에 나온 사람들은 모두 그 사람이 그 사람 아니냐.”며 “자기네들끼리만 난리”라고 쏘아붙였다.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정권심판,정치개혁 등을 외치는 것은 사치에 불과하다는 분위기였다.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이렇듯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각 후보진영은 거리유세에 치중하기보다 유권자들을 직접 찾아가 한표를 호소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후보들,“내가 앞선다!!!” 한나라당 이국헌 후보와 개혁당 유시민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각 당은 중앙당 당직자들을 일찌감치 지역에 내려보내는 등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이 후보측은 7대3으로 낙승할 것이라고 장담했다.한 관계자는 “전화홍보 결과,(응답자의) 60% 이상이 매우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선거 당일 투표율이 30%쯤 되면 1만 6000표를 얻어 당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혁당 유 후보측도 선거 결과를 낙관하는 모습이었다.양순필 공보팀장은 “유세장에 가보면 선거운동원의 수와 열정에서 한나라당을 앞서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2만 2000표(55∼60%) 이상 얻는 게 목표”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투표율이 최대 변수 선거 당일 투표율이 최대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각 후보진영의 공통된 인식이다.투표율이 30% 이상이면 유시민 후보,그 이하이면 이국헌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재선거의 투표율은 항상 저조했고,이 후보가 그동안 이 지역에서만 다섯 차례에 걸쳐 선거를 치른 만큼 조직력에선 타 후보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며 투표율 저조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개혁당의 한 관계자는 “투표율이 30∼35%를 넘으면 20%포인트차 이상으로 압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표심도 변수 민주당의 한 당원은 안형호 고양시 축구협회장이 당내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됐다가 출마를 포기한 것과 관련,“우리가 민주적 절차를 밟아 선출한 후보를 주저앉힌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투표를 하면 다른 당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투표 향배도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전통적 민주당 지지자인 이들이 민주당이 자체 후보를 내지 않고 개혁당 후보를 지지하기로 한 데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만큼 지지표 분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양 홍원상기자 wshong@
  • [씨줄날줄] 핀업걸

    리타 헤이워드,베티 그레이블,제인 러셀…’ 미국의 1940년대 유명 여배우들인 이들은 세계 2차 대전시 모든 미군 병사들의 애인이었다.이름하여 ‘핀업걸(Pin up Girl)’.전쟁터에 있는 장병들이 향수와 두려움을 달래기 위해 내무반이나 수송기 기내에 걸거나 철모 속에 넣어두는 배우의 사진이다.당시 금발의 여가수 줄리 런던도 핀업걸로 날렸다 한다.심리전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핀업걸과의 달콤함이 전장의 충격과 공포를 완충시키진 못하더라도 다소 위안은 됐으리라.핀업걸의 명성은 시대가 바뀌어도 미국의 베트남 전쟁,걸프전,아프가니스탄 침공,이라크 전쟁에서도 여전한 것 같다.애인이 주로 가족으로 바뀌었긴 하지만. 미국의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지가 며칠전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미군 병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플레이메이트’라는 서비스를 한다는 뉴스가 외신으로 전해졌다.잡지의 모델들인 버니들이 전장의 병사들과 e메일을 주고받으며 누드를 제외한 사진을 제공하겠다는 것.전쟁이 첨단병기의 경연장으로 변한 디지털 시대에 어울리는 사이버위문이라고나 할까.아프간전에서 선보인 것이지만 전쟁까지 상술과 연계시키는 미국적 상업주의에 혀를 내두를 만하다. 이라크전을 보도하는 미국 언론은 2일 또 한명의 전쟁 영웅을 탄생시켰다.걸프전에서는 슈워츠코프 사령관이 스타가 됐지만 이번엔 19세의 아리따운 제니카 린치 일병이라는 여군이다.화기정비 중대원인 린치는 지난달 23일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 부근 고속도로에서 길을 잘못 들어 이라크군에 생포된 뒤 나시리야 사담병원에 수용돼 있다가 미군 특수부대원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됐다.이 구조작전은 마치 영화처럼 특수부대원이 촬영한 비디오에 생생히 담겨 방영됐다 한다.지루하고 잔인하던 전쟁 장면만 보던 관객들에게 완성도 높은 람보신이 제공된 것이다.린치 가족의 반응과 고향마을 팔레스타인시의 옐로 리본 물결과 함께 화면을 가득 채웠다. 이라크전이 2주를 넘기면서 ‘더러운 전쟁‘과 ‘추악한 전쟁’간 고도의 선전전이 불을 뿜고 있다.한쪽은 여성과 어린이를 인간방패로 사용한다고,다른 쪽은 민간시설인 병원이나 시장을폭격한다고 비난한다.명분없는 싸움에서의 실리 다툼일까.린치가 ‘부시스러운’ 전장의 핀업걸로 떠오르고 있다. 박선화 논설위원pshnoq@
  • [공직자 에세이] 생태자원 확보 보이지않는 전쟁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3월 초,미국에 출장을 다녀왔다.선진국의 생물자원 보전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출장길에 숨겨진 미국의 또 다른 탐욕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미국은 21세기의 새로운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생물자원 확보를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각종 개발사업과 환경오염으로 생태계가 급속히 파괴되고 지구촌의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물자원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대두되고 있다. 몇년 전 미국 머크(Merk)사는 브라질산 뱀독에서 항독제를 개발,연간 매출액 3조원을 올렸다.생물자원의 경제적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1958년 미국 국립암연구소를 주축으로 열대식물 4000여종으로부터 항암제·에이즈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생물자원의 경제적 이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20세기 초부터 전 세계의 생물자원에 대한 기초조사와 표본 확보를 해왔다.미국의 스미소니언(Smithsonian) 자연사박물관 하나만 하더라도 한국 전체 표본의 30배 가까운 9000만점의 표본을 보유하고 있다.이외에 우리나라에는 하나도 없는 국제적 기준의 생물자원관이 미국에는 1200여개나 있으니 전 세계의 웬만한 동식물 표본은 다 가지고 있는 셈이다. 생물자원에 대한 미국의 넘치는 욕심에 혀를 내두르는 한편 우리는 무얼하고 있었나 하는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고유 토속 식물인 미스킴 라일락이 미국 라일락 시장의 30%를 장악하고 있다.또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는 우리나라 작물 6000여종이 보관되어 있을 정도로 우리 고유의 생물자원에 대한 유출이 매우 심각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국제적 기준의 생물자원관 하나 마련하지 못했다.고유 생물자원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우리나라 생물학 교수가 새로운 고유종을 발견하더라도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미국 등 선진국의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표본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니 참담한 느낌마저 든다. 언제까지 열악한 현실만 탓하며 낙담하고 있을 것인가.‘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지금부터라도 전열을 정비하고 우리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때다. 다행히 정부는 뒤늦게나마 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지난해부터 국립생물자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이 사업에 참여하는 우리나라 생물학자들의 뜨거운 열정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아볼 수 있다.학자들은 이 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일에서부터 연구용역과 설계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발벗고 나섰다.예산부족으로 3000만원에 불과한 연구용역을 사비를 들이면서까지 1억원의 가치를 지닌 성과물로 만들어냈다. 10여년 공무원 생활을 하는 동안 정부정책에 대해 이렇게 뜨거운 열정과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시작이 반’이라 했던가.생물자원 보전을 위한 기본 틀이 마련된 만큼 우리도 ‘절반의 성공’은 이뤘다.이제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추진 의지와 국민적 관심만 남아 있을 뿐이다. 남 광 희 환경부 자연생태과장
  • Book소리/ 청소년책 주목하는 출판계

    책읽기의 중요성은 새삼 언급하는 것조차 객쩍다.그러나 시중 서가에서 읽을 만한 청소년책을 고르다 보면 독서의 가치를 받쳐주지 못하는 현실에 혀를 찰 때가 많다.참고서가 아닌,청소년 정서를 배려한 양서는 ‘실종’된 지 이미 오래다. 최근 출판계에 반가운 움직임이 있다.역량 있는 출판사들이 앞다퉈 순수독서 목적의 청소년 출판물을 기획 중이다.푸른숲에서는 청소년 교양팀을 따로 두고 다음달부터 다양한 국내외 출판물을 줄줄이 펴낼 계획이다.아프리카 탐험으로 세계 탐험역사의 물꼬를 연 포르투갈 헨리왕자에서 마젤란까지 15∼16세기 탐험가 10명의 이야기를 묶은 탐험전기가 첫 단행본. 지난해부터 ‘1318 교양문고’ 출판을 먼저 시작한 사계절에서는 내친 김에 고전 쪽으로 눈을 돌렸다.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국가’,다윈의 ‘종의 기원’,‘논어’ 등 동서양 고전을 강독형식으로 소개할 예정이다.청소년물 기획에 새롭게 승부수를 띄우고 있기는 김영사주니어 휴머니스트 뜨인돌 다다 등의 출판사들도 마찬가지. 청소년 책시장에출판사들이 가능성을 타진하는 가장 큰 배경은 개편된 제7차 교육과정 때문.2005년에 처음 적용될 입시체제를 겨냥한 ‘맞춤형 독서’ 마케팅인 셈이다.거기에 또 하나.푸른숲의 박창희 청소년 교양팀장은 “지금의 어린이책 시장을 활성화시킨 주역은 386세대의 부모들이며,그들이 이제는 청소년 학부모가 되고 있다.”고 덧붙인다. 물론 현실적인 걸림돌은 적지 않다.전문필자가 없다는 것은 당장의 난제다.몇몇 인기 저자들의 ‘겹치기’ 기획에 다양성 결여가 우려되는 건 그래서다.하긴 첫술에 배부를 수야 없는 법이다.공들인 책이 서가를 새로 장식할 거란 기대는 어떻든 즐겁다.청소년 도서 코너가 서점마다 따로 마련되는,뿌듯한 상상을 해본다. 황수정기자
  • LPGA ‘깜짝’ 13세 소녀 미셸위 66타 슈퍼샷...나비스코 3R 아마 최소타 타이

    한국계 천재 소녀골퍼 미셸 위(13)가 미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대회 아마추어 최소타 타이 기록을 세우며 단독 3위로 뛰어 올랐다. 미셸 위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 다이나쇼코스(파72·6520야드)에서 열린 올시즌 첫 메이저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의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했다.이로써 미셸 위는 합계 4언더파 212타로 선두 파트리사 므니에-르부크(프랑스·208타)에 4타 뒤진 단독 3위에 나섰다.3연패를 노리는 2위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211타)과는 불과 1타차. 미셸 위의 이날 기록은 88년 캐롤린 케기(미국)가 세운 대회 아마추어18홀 최소타 기록과 같은 것이자 LPGA 투어 메이저대회 18홀 아마추어 최소타 타이.그러나 케기의 기록은 다이나쇼코스가 지난 2000년 까다롭게 개조되기 전에 나온 것이어서 미셸 위의 기록은 사실상 신기록으로 평가받고 있다.2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 가까이 보낸 뒤 첫 버디를 낚은 미셸 위는 5번홀(파3)에서 두번째 버디를 뽑아내며 상승세를 탔다.7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줄인 뒤 9∼11번홀(파5) 연속 버디를 쓸어담아 단숨에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한편 박세리(CJ)는 선두와 6타차 공동 4위에 머물러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곽영완기자 ***미셸위 이모저모 ●다시 쓰는 최연소 기록 미셸 위는 우선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자로 이름을 남겼다.13세5개월17일의 나이로 최연소 컷 통과 기록도 세웠다.송아리가 2000년에 세운 대회 최연소 ‘톱10’ 입상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물론 아마추어 최고 성적(4위)을 바꿀지도 모른다. ●믿기지 않는 장타 미셸 위의 3라운드 공식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는 292야드.16번홀(파4)에서 310야드를 때려내자 구름처럼 몰린 갤러리는 “믿을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1라운드에서 보인 평균 비거리 298야드는 타이거 우즈(미국)와 맞먹는다. ●언론관심 독차지한 소녀 미셸 위는 미국의 ‘더 골프채널’ 현장부스로 불려가 인터뷰를 갖는 등 언론의 관심을 독차지했다.소감을 묻자 “나 자신이 대견스럽다.”면서“챔피언조에서 치르는 마지막 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당차게 말했다.한 과목만 빼고 모두 A를 받았다는 미셸 위는 “큰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고맙다.”면서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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