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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개 삼합 먹어볼까

    여기,하루를 열어젖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새벽 5시 전남 여수시 국동 잠수기수협앞 선착장.봄이라곤 하지만 새벽 바닷바람은 여전히 차갑습니다.인적이 뚝 끊어진 포구,주황빛 나트륨등이 여수(旅愁)를 자극합니다.조금 뒤 오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어지럽습니다.6시,사위는 아직도 어둠에 갇혀있지만 잠수기 어선 50여척이 어디론지 나갑니다.상룡호가 도착한 곳은 대경도와 소경도 사입니다.잠수사 신영민씨가 물에 들어가 1시간 정도 있다가 개조개와 키조개를 망태에 가득 채워 나왔습니다.그제서야 해님도 섬산 너머로 떠오릅니다.그가 건져 올린 것이 조개일까요,하루의 희망일까요? 여수 글 이기철기자 chuli@ 여수 사진 안주영기자 jya@ “개조개라고 하면 처음 듣는 사람은 맛이 별로 없는 조개라고 생각합디다.하지만 한번 먹어보면 그 맛에 반하지요.” 전남 여수시 국동항 앞바다 대경도와 소경도 사이.바닷물 속에서 조업선 상룡호(5t급)로 막 올라온 신영민(50) 잠수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개조개를 설명했다.물이 뚝뚝 떨어지는 검은색 잠수복을 입은 그는 마스크를 벗으면서 조업 망태를 풀었다.개조개와 키조개 등이 쏟아졌다.70㎏가량 된다. 개조개나 키조개는 수심 10∼50m의 바닥 구멍 속에서 산다.그래서 잠수사들이 바다 밑바닥으로 내려가 구멍을 보고 고압의 물을 내뿜어 조개가 나오는 대로 망태에 주워 담는다.“물이 차야 조개가 혀를 내물고 있지요.”그래야 맛도 좋고 찾기가 쉽다는 게 잠수사 경력 21년째인 신씨의 설명이었다. 이근민(48) 상룡호 선장은 “요즘 여수 앞바다의 수온이 섭씨 3∼5도로 매우 찬 편”이라며 “찬 물 속에서 작업하는 잠수사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했다. 개조개는 육질이 연하고 담박한 맛을 낸다.예부터 귀한 수산물로 취급받아 왔다. 잠수기수협회센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석심(41·여)씨는 “조개탕을 끓일 때 껍데기도 함께 넣으면 보랏빛이 감도는 뽀얀 우윳빛 국물이 우러나온다.”며 “국물은 시원한 감칠맛으로 숙취 해소에 아주 좋다.”고 소개했다. 개조개의 경우 조가비의 안쪽이 보랏빛으로 진할수록 더 맛있단다.그는 “여수에선 산모가 먹는 미역국에 개조개를 넣고 끓인 것을 쇠고기 미역국보다 더 쳐준다.”며 “개조개는 된장찌개·전골·부침을 할 때나 나물을 무칠 때 넣으면 될 정도로 반찬 걱정을 덜어준다.”고 예찬했다.깐 조개를 냉동칸에 넣어두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단다. 개조개가 가장 대접받는 곳은 조개구이 전문점이나 포장마차다.큼직한 조개 껍데기는 그릇 대용으로도 쓰인다. 조갯살을 도려내 잘게 다져 파·달걀 등으로 양념해 껍데기째 구워낸 조개구이도 좋다.황선갑(37)잠수사는 “조개를 은박지에 싸서 구우면 누렇게 타지도 않고 국물이 남아있어 더 맛있다.”고 말했다. 양광승(46) 잠수기수협 유통사업과장은 “맛과 영양이 좋은 개조개를 두고 좋지 않은 것을 뜻하는 ‘개’자를 붙였을 리 만무하다.”며 “갯벌 조개라는 뜻으로 ‘갯’에서 ‘ㅅ’이 탈락되고 ‘벌’이 빠져 개조개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의 설명이 맞다면 이름으로 인한 개조개의 억울함을 조금 풀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잠수사들이 개조개와 함께 가장 많이 잡는 것이 키조개.모양새가 곡식을 까불러 알곡을 고르는 키를 닮았기 때문에 이렇게 불리지만 여수에서는 ‘게지’라고 한다.크기는 어른 손바닥만하다.경매가는 키조개 중간 크기 1개가 2000∼2500원.개조개는 1000∼1500원. 조개 껍데기를 열고 닫는 기능을 하는 인대인 패주(貝柱)는 부드럽고 졸깃하다.날것으로도 먹고 초밥용으로 이용해도 아주 좋다.주홍빛을 띠는 내장은 버린다.살짝 익힌 개조개는 살이 연하고 부드럽다. 최은주(35)씨는 “키조개의 경우는 회로 먹어도 좋지만 살짝 볶아서 먹는 것이 최고”라고 말했다.이렇게 잡힌 개조개와 키조개는 매일 오후 4시 수협 공판장에서 경매를 거쳐 전국의 고급 일식당과 중식당으로 간다. 여수 득량만 일대에선 요즘 새조개도 많이 난다.자루처럼 생긴 그물에 빗살 모양의 쇠틀을 달아 바다 밑바닥을 끌면서 조업하는데 이를 ‘형망’이라 한다. 물속에서 조가비를 벌리고 ‘발(足)’이라고 불리는 속살을 밖으로 길게 늘여 빼고 있는데,그 발의 생김새가 새의 목과 부리를 쏙 빼닮았다. 그래서 새조개가 됐고,경남 통영에선 갈매기조개,거제에선 오리조개로 부른단다.딱히 꼬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달착지근하면서 구수하고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난다. 새조개를 데쳐 먹고나면 연한 보랏빛이 도는 국물이 남는데 개운한 맛이 그만이다.이계봉(67) 수협 경매사는 “새조개는 지금이 제철”이라며 “알을 낳는 봄이 되면 아린 맛이 난다.”고 말했다. 남도의 끝 여수에서 요즘 한창 나는 개조개·키조개·새조개,어느 쪽이 더 맛있을까.한번 먹어보고 판가름할 일이다. ☎061 여수 조개식당들 잠수사들이 직접 채취한 조개를 바로 그날 맛볼 수 있는 곳은 여수시 국동 잠수기수협회센터.여나믄 식당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곳이 수협 2층의 명궁식당(643-8002). 이 집의 얼굴 메뉴는 ‘조개 삼합’.조개를 삼겹살처럼 불판에 구워 먹는 것이다.육고기나 조개 한가지만 많이 먹으면 질리는 것에 착안해 개발한 메뉴다.삼합은 돼지 삼겹살과 키조개,개조개 이렇게 3가지로 구성된다.삼겹살을 조개와 함께 구우면 조개 물이 삼겹살에 배여 돼지고기의 느끼한 맛이 전혀 없다. 또 한가지 소삼합(소갈비·키조개·개조개)은 2만원이다.안주인 최석심(41)씨는 “조개와 육고기는 맛과 영양이 서로 보완적이어서 궁합이 잘 맞는다.”며 “여수를 찾는 외지인들이 한번씩은 찾는다.”고 자랑했다.육고기를 뺀 조개 모둠은 1만 5000원.또 한가지 별미는 조개 샤부샤부.요즘 한창 나오는 새조개와 키조개가 재료다.조개와 다시마 육수에 양파·무 등의 야채를 넣어 끓인 국물에 새조개와 키조개를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 수협옆의 2호판매장(643-3348)은 조개 요리 외에 전복죽을 1만원에 맛볼 수 있다.맞은 편의 상아식당(643-7840)과 자매식당(641-3992)에서도 조개 요리가 나온다. 여수시 여서동의 바다속으로(654-3787)는 여수에서 가장 오래된 맥반석 조개 생구이 전문점이다.주인 김태구(41)씨가 수협 공판장에서 매일 필요한 만큼의 싱싱한 조개를 사와 내놓는다.조개구이 3만원짜리 한 접시면 3명이 먹어도 푸짐하다.조개구이에는 개조개·키조개·가리비·굴·홍합 등과 함께 새우가 나온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한다.식사로는 메뉴판에 없는 조개볶음밥(2000원)이 그만이다.바다속으로 옆에 청정해산물(653-3400)도 최근 조개구이를 시작했다. ☎02 서울 조개식당들 한때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졌던 조개구이 전문점들이 지금은 많이 정리됐다.이유는 조개를 생물로 보관하기 까다롭기 때문이다.잘 보관해야 4∼5일정도.그래서 바닷가가 아닌 서울에서 싱싱한 조개를 맛보기가 수월찮지만 몇 곳이 조개요리 명맥을 잇고있다.서울 무교동의 갯벌타운(725-0556)은 10년째 조개요리를 내놓고 있다.지금은 주로 모시조개와 대합을 쓴다.조개구이 한판에 2만 5000원,조개볶음 1만 8000원,대합전 1만원이다.안주인 홍영애(44)씨는 “조개는 경남 삼천포항 등에서 매일 갖고 온다.”며 “조개를 산 채로 보관하기 위해 바닷물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이 집 주위의 영보낙지(733-6406)와 우정낙지(720-7991)는 조개탕을 한다.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동국대쪽으로 가면 눈에 띄는 바다구이 목장구이(2278-7936)도 조개구이를 다양하게 내놓는다.모둠 조개를 주문하면 개조개·키조개·가리비·맛 등 5∼6종류를 고루 맛볼 수 있다.구이 큰 것이 2만 5000원,중간 것은 1만 8000원이다.압구정동 시네시티뒤쪽의 주접(515-5078)은 12종의 조개구이가 나온다.오후 6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한다.한접시(3만원)면 4∼5명에게도 푸짐하다. 바지락의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맛을 가장 잘 살린 것이 바지락칼국수다.이런 바지락칼국수로 입소문이 난 집이 서울 인사동 스타벅스 맞은편의 갯마늘 밀밭집(737-0229)이다.바지락 자체만으로 육수를 낸 바지락 칼국수는 고소한 맛도 난다.4500원.우리나라 사람들이 바지락 칼국수를 즐기는 것처럼 이탈리아인들도 조개(봉골레)스파게티를 즐긴다.봉골레 스파게티를 잘하는 곳으로 마포 서교호텔 인근의 레뜨레깜빠네(336-3378)를 들 수 있다.9700원.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안주영기자 jya@ ■ 장금이 조개요리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은 68년 조리업계에 뛰어들어 36년 동안 음식을 개발하고 연구했다.한·양·중·일식을 두루 통달해 ‘생활요리의 대가’로 불린다.한국조리직업전문학교(02-833-1623)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조개마늘구이 재료 모시조개(껍데기 있는 것) 1.66㎏,백포도주 ½컵,식빵(바게트빵) 8장,양념(다진 마늘 1큰술,다진 파슬리·버터·올리브 기름 5큰술씩). 만드는 법(1) 모시조개는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시키고 잘 씻어 냄비에 담고 와인을 부어 뚜껑을 덮고 불에 올려 놓는다.(2) 조개 껍데기가 열리면 꺼내어 살이 붙어있지 않은 쪽 껍데기를 떼어버리고 양념을 혼합하여 조갯살 위에 끼얹는다.(3) 오븐에 포일을 깔고 (2)의 조개를 겹치지 않게 놓는다.(4) 예열한 오븐에 약 5분간 구워내어 식빵 토스트와 곁들여 먹는다. ●모시조개 튀김 재료 모시조개(큰 것) 30개,다진 쇠고기 30g,두부 ¼모,검은깨 1큰술,밀가루 1컵,녹말 ¾컵,달걀 1개.소금·식용유 약간씩,양념 (다진 파 3큰술,다진 마늘 1큰술,다진 생강 1작은술,깨소금½큰술,참기름 1작은술,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모시조개는 엷은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시켜 냄비에 담아 물 ½컵을 붓고 끓여 조개의 입이 벌어지면 바로 건져 조갯살을 꺼내고 껍데기를 떼어내 물기를 닦아 놓는다.(2) (1)의 조갯살을 곱게 다진다.(3) 두부는 물기를 꼭 짜 곱게 다진 조갯살과 다진 쇠고기를 섞어 양념해 놓는다.(4) 그릇에 달걀,찬물과 약간의 소금을 넣고 푼 후 밀가루,녹말을 넣고 가볍게 저어 튀김옷을 만든다.(5) 조개껍데기의 안쪽에 밀가루를 묻히고 (4)를 평평하게 채워 담는다.(6) (5)의 튀김옷을 바르고 검은깨를 골고루 얹은 다음 끓는 식용유에 튀겨 낸다. ●모시조개전 재료 모시조개 400g,두부 ¼모,청·홍고추 2개씩,다진 마늘·깨소금 1큰술씩,청주 2큰술,다진파 3큰술,참기름·맛소금·후춧가루·달걀·밀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모시조개는 살아있는 것을 준비하여 씻은 다음 엷은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한다.(2) 냄비에 (1)의 모시조개를 건져담고 청주 2큰술을 뿌려 불에 올려 잠시 두면 입을 벌린다.(3) (2)의 조갯살을 꺼내어 잘게 다지고 껍데기은 물기를 닦아 놓는다.(4) 두부는 면보에 싸서 물기를 짠 다음 곱게 으깨어 놓는다.(5) 청·홍고추는 반으로 갈라 씨를 털고 잘게 다진다.(6) 넓은 그릇에 (3)의 조갯살과 두부·고추를 담고 양념을 넣어 섞는다.(7) 모시조개 껍데기 안쪽에 밀가루를 묻히고 (6)의 양념한 것을 꼭꼭 눌러 편편하게 담고 밀가루,달걀물을 묻혀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뜨거워 지면 모시조개를 놓아 전을 부친다. ●조개 쑥갓부침 재료 쑥갓(또는 미역,물파래) 50g,깻잎 10장,조갯살(또는 홍합) 50g,청·홍고추 1개씩,실파 2뿌리,다진 마늘 1작은술,달걀 1개,밀가루·식용유·소금·후춧가루·물 적당량씩,초간장 (간장 1큰술,식초 1작은술,설탕 ¼작은술) 만드는 법 (1) 쑥갓은 깨끗이 씻어 작게 썰고,깻잎은 길이로 4등분하여 옆으로 놓고 채썬다.(2) 조갯살은 내장을 제거하고 잘게 다진다.(3) 청·홍고추는 길이로 4등분하여 씨를 털고 옆으로 놓고 채썬다.(4) 실파는 송송 썰어 놓는다.(5) 넓은 그릇에 쑥갓·조갯살·홍·청고추·파를 담고 마늘·소금·후춧가루로 간을 하고 달걀·물·밀가루를 넣어 반죽을 한다.(6)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뜨거워지면 한 숟가락씩 떠놓아 부침을 해서 초간장을 곁들인다. 요리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 사진 강성남기자 snk@˝
  • [세상에 이런일이] 날벼락도 가지가지…

    ●날벼락1 ‘부부싸움 화풀이에 엉뚱한 이웃들만 날벼락’ 지난 11일 밤 11시30분쯤.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S아파트 주민들은 늦은 밤에 느닷없이 폭탄이 터지는 것같은 ‘쾅,쾅’하는 소리에 놀라 문밖으로 뛰쳐 나갔다.19층에 사는 이모(49·무직)씨가 집안에 있는 텔레비전과 화분,고추장,옷가지,가구 등을 무차별적으로 아래로 집어 던진 것. 이씨의 아내는 지난 10일 이씨가 한 여자와 통화하는 것을 우연히 엿듣고 “바람을 피우는 것 아니냐.차라리 이혼하자.”고 화를 내며 집을 나가버렸다.이에 속이 상한 이씨는 11일 술을 마신 뒤 사고를 치고 말았다. 이씨는 베란다에서 넥타이로 끈을 만들어 목에 건 채 “나 이제 죽는다.”고 외쳤다.구경나온 이웃 주민들을 향해서는 “왜 쳐다보느냐.내가 무슨 동물이냐?”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사람이 없어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아파트 옥외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연모(41)씨의 브로엄 승용차 앞유리가 파손되는 등 모두 5대의 차량이 부서지는 등 애먼 주민들만 620만원어치의 피해를 입었다.이씨는 소음과 공포에 질린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현장에 출동해 웃지 못할 ‘사태’를 지켜본 경찰관은 “차는 부서져 있고 고추장 냄새가 진동하는 데다 집어던진 옷가지들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어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혀를 찼다.서울 양천경찰서는 이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날벼락2 ‘설마 경찰들이 데이트를 하고 있을 줄이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1일 퇴근 뒤 동료 경찰관과 데이트를 하고 있던 여자 경찰관의 지갑을 훔치려 한 윤모(47)씨를 절도혐의로 구속했다.윤씨는 지난 8일 오후 5시30분쯤 영등포구 영등포시장 앞에서 마포경찰서 소속 한모(23) 순경의 손지갑을 낚아채 달아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씨는 남자친구인 강남경찰서 소속 황모(28) 순경과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황씨는 도망치는 윤씨를 50m쯤 뒤쫓아가 격투 끝에 붙잡았다. ●날벼락3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30대 여자가 친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1일 판돈 90여만원을 놓고 ‘고스톱’ 도박을 한 혐의로 나모(34·여)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나씨 등은 전날 오후 5시쯤 마포구 도화동 H아파트 김모(48·여)씨 집에 모여 도박을 하다 나씨의 어머니 김모(60)씨의 신고로 현장에서 검거됐다. 어머니 김씨는 “2년 전 사위와 이혼한 뒤 나랑 같이 살고 있는 딸이 눈만 뜨면 도박을 하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법의 심판을 받아 새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 ‘도청 덫’에 걸린 여고동창생

    유부녀인 여고 동창생 3명이 서로 통화하면서 외도행각을 털어놓다 무선전화 도청 전문가에 걸려들어 협박을 당하는 곤욕을 치렀다.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18일 O모(39·여)씨 등 3명에게 불륜사실을 폭로하겠다며 돈을 요구한 권모(43·전과 7범)씨를 공갈혐의로 구속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고 고양 화정동 모 빌딩내 사무실에 근무하는 O씨는 지난 1월초 대전에 사는 동창생(39·주부)과 사무실 무선전화로 통화하면서 외간남자와의 불륜을 털어놓았다.대전 친구 역시 자신의 불륜행각을 O씨에게 토로했다. 그러나 O씨는 자신의 사무실과 300여m 떨어진 모 오피스텔에서 무선전화 도청전문가인 권씨가 용산전자상가에서 구입한 고성능 수신기와 안테나·녹음기를 동원,통화내용을 도청하고 있는 사실을 알리 없었다. 며칠후 O씨는 안성에 사는 또 다른 동창생(39·주부)과 통화했고 이 동창생 역시 외간남자와 불륜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이들 3명은 한달가까이 통화를 계속했고 서로의 불륜사실 등이 담긴 통화내용은 범인 권씨에 의해 테이프 8개에 모두 녹음됐다. 권씨는 지난달 28일 O씨에게 “꽃가게인데 꽃을 배달하겠다.”며 사무실 위치를 물었고 O씨는 불륜남으로부터의 선물로 생각하고 사무실을 알려줬다.O씨는 배달된 꽃다발안에 든 녹음테이프 1개와 협박편지를 보고 경악했다.테이프엔 “남편보다 새로운 맛도 있고 더좋다.”는 등 친구와의 대화내용이 들어 있었고,협박편지엔 “한 사람이 1000만원씩 3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불륜사실을 남편들에게 알리고 인터넷에도 띄우겠다.”고 적혀 있었다. ●바람난 사회 범인 권씨는 이후 20여 차례나 전화와 편지로 협박을 계속했고 O씨를 위협해 대전 친구의 전화번호도 알아냈다.다급해진 동창생 3명은 범인의 요구대로 돈을 모아 화정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지난 17일 만나 “범인에게 끌려다닐 수 없다.”면서 경찰에 신고,권씨를 검거했다.경찰은 “녹음된 통화내용 중엔 낯뜨거울 만큼 구체적인 내용도 들어 있었다.”며 혀를 찼다. 권씨는 경찰에서 “사무실과 오피스텔이 밀집한 곳이긴 하나 반경 500m내에서 불륜과 관련된 또다른 전화가 여러건 더 있어 나도 크게 놀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권씨가 은행 무선전화를 도청,고객의 카드나 통장 계좌와 비밀번호 등을 알아내 텔레뱅킹으로 돈을 인출했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으로 처벌된 경력이 있다고 밝혔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
  • 미소 띤 조순형-한숨 진 한화갑

    17일 민주당 전·현직 대표의 표정이 엇갈렸다.최근 소장파들로부터 지도력을 의심받아 온 조순형 대표는 모처럼 웃었고,한화갑 전 대표는 한숨이 깊어가는 모습이다. ●대구지역교수 출마 환영 성명 경북대 유진춘 교수와 계명대 장병옥 교수 등 대구 지역 교수 179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조 대표의 대구 출마를 환영한다.”고 밝혔다.이들은 “한국정치의 구조적 모순을 혁파하기 위해 험난한 길을 자초한 조 대표의 선택에 신선한 충격을 느낀다.지역주의를 깨는 석수장이를 자처한 그의 충정이 전국으로 확산돼 한국정치가 정상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지지성명에 화답하듯 조 대표는 18일 대구를 찾는다.대구지하철 참사 1주년을 맞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희생자 추모비 건립 문제를 논의한다. 강운태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대거 동행,‘조순형 바람’을 도모할 계획이다.대구 어느 선거구를 택할지는 아직 미정이다.한나라당의 공천상황을 지켜본 뒤 낙점한다는 방침이다. ●무안 귀향 당내 반발 부딪혀 조 대표와 달리 한화갑 전 대표는 귀향(歸鄕) 출마가 당내 일각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고심하고 있다.그는 SK로부터 4억원을 받은 혐의로 다음달 중 구속될 상황에 놓이자 서울 출마의 뜻을 접고 고향인 무안·신안에서 옥중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그러나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은 지난 16일 “국민은 한 전 대표에게 당당한 모습을 기대한다.”며 그의 무안 출마를 정면으로 반대했다.한 전 대표는 이날 “당의 뜻에 따른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당이 가라면 가고,가지 말라면 안 갈 것이다.추 의원은 한번 만나볼 생각이다.”고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 진경호기자˝
  • [성인우화]끝없이 웃는 호랑이

    악어를 기르고 싶었던 적은 없니? 투명 인간이 되어 보고 싶었던 적은? 옛날에,너처럼 엉뚱한 생각을 했던 호랑이가 있었단다.글쎄,그 호랑이의 꿈이 뭔지 아니? 노래를 잘 하는 것이었대.이른 봄의 시냇물처럼.햇빛 눈부신 날의 꾀꼬리처럼. 모든 동물들의 왕이 되겠다든가,세상에서 가장 멋진 가죽을 남기고 싶다든가 하는 것이 꿈이었다면,그 호랑이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노래라니,호랑이가 노래를 부르고 싶다니!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별난 호랑이도 많았단다.믿어지지 않으면,민화를 보렴.옛날 이야기 속의 할아버지처럼 길다란 곰방대를 물고,의젓하게 담배를 피우는 호랑이도 있을걸! 여우가 길다란 혀를 쑥 내밀며 말했지. “기름진 살코기는 목청을 더욱 탁하게 할걸요? 내 생각엔 맑은 시냇물을 드시는 게 좋겠어요.그래야 목소리가 시냇물처럼 맑고 아름답게 나지 않겠어요?” 그 말을 그대로 믿고 호랑이는 먹이를 바꾸었단다.흐르는 시냇물,아니면 새들의 알,그것도 아니면 여린 풀잎을 씹어 보려고 무척 애를 썼지.차츰 배가 고파졌어.아무리 노력을 해도 저절로 목소리가 작아졌지. “그렇게 하면 안 되지요.입을 조금만 벌리는 거예요.자,이렇게.그래야 가슴 속 저 깊은 곳에서 맑은 소리가 올라오지요.” 개구리가 큰 입을 오므렸다 벌렸다 하면서 설명을 해 주었어.설명이 꽤 그럴 듯했지.그래서 호랑이는 입을 잔뜩 오므리고 개구리가 시킨 대로 흉내를 내 보았어. “오홍!” 호랑이의 울음소리는 아주 귀여운 소리가 되어 나왔어.온 산을 쩌렁쩌렁 울리던 호랑이의 소리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을 만큼 아주 가냘프고 귀여운 소리 말이야. “쳇! 노래는 아무나 하는 줄 알아? 우리처럼 몸집도 작고,날 줄도 알고,그래야 할 수 있는 거지.” 종달새가 하늘로 솟아오르며 면박을 주었지.호랑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어.그러고는 온몸을 오그라뜨린 채,계속 소리를 내는 거야.제딴에는 발성 연습을. “오호옹--” “오홍--” “옹--” 호랑이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들었지.그러다가 마침내는 조용해져 버렸고. 하늘에 계신 그분이 그 지쳐 버린 호랑이를 보셨어.그분은 호랑이를 깨우셨지.그러고는 조용히 물으셨어. “그리도 노래가 부르고 싶으냐?” “그럼요,하느님.그렇고 말고요.” 호랑이는 터무니없이 큰 몸짓으로 고개를 끄덕였어. 그분은 그러는 호랑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셨어.한참 동안 호랑이를 바라보시던 그분이 이윽고 말씀하셨지. “네가 노래의 한 부분이 되는 것은 어떠냐?” “좋습니다.좋고 말고요!” 호랑이는 노래라든가,음악이라든가 하는 말만 들어도,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모양이었어.그분의 말씀을 자세히 들어 보지도 않고서,벌써 싱글벙글 입을 다물지 못했단다.마침내 그분은 마음을 굳히신 듯했어.호랑이 머리에 손을 얹고는 가만히 말씀하셨지. “네 간절한 바람이 나를 움직였다.너의 소원대로 이루어지리라.” 다음 순간,호랑이의 몸은 그대로 딱딱한 나무로 변했지.잔뜩 웅크리고 배가 홀쭉 들어간 예전의 모습 그대로였어.달라진 것이 있다면,이제는 쓰이지 않을 날카로운 이빨 몇 개가 잔등으로 올라가 가지런히 박힌 것이라고나 할까? 마치 톱니처럼. “자,이제 너는 소리를 내는 악기가 되었다.채로 머리를 치기도 하고 잔등을 긁어 드르륵 하는 음을 내서 노래를 이루어 내기도 하는.자,어떠냐? 이젠 만족스러우냐?” 그분이 물으셨어.호랑이는 더 바랄 게 있겠느냐는 듯 웃고만 있고.이렇게 해서 호랑이는 소원을 이루었지.입으로가 아니라,대개는 잔등으로 노래하는 것일 뿐이었지만. 언젠가 국악 연주를 보게 되거든 잘 찾아 봐.호랑이의 모습을 한 ‘어’라는 그 악기를.그 호랑이의 얼굴을.딱딱하게 굳어진 얼굴에서 피어나는 환한 웃음을! 머리를 맞으면서도 웃을 수밖에 없는 그 쏟아지는 기쁨을! 그리고 항상 잊지 마,네 꿈을! 남들이 아무리 웃어도. 파랑새어린이의 ‘꿈꾸는 호랑이 우화’에서 ●작가의 말 가끔 엉뚱해 보이는 꿈을 꾸는 이들을 봅니다. 자칫 엉뚱해보이는 장래 희망을 가진 이들에게 그 꿈은,그러나 정말 절절합니다.그분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며 건배!˝
  • “참여정부 비판… 김추기경은 사회의 걸림돌”‘오마이뉴스 칼럼’ 공방 계속

    노무현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을 신랄하게 비판한 김수환 추기경 발언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김 추기경은 최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게 참여정부의 핵심국정 과제인 행정수도 이전 방침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는 등 ‘쓴소리’ 보따리를 풀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터넷 언론 오마이뉴스는 고정 칼럼니스트 손석춘씨의 칼럼을 통해 김 추기경을 ‘사회의 걸림돌’로 표현했고,여야는 이를 두고 공방전을 펼쳤다.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일 “국가원로를 향한 용납할 수 없는 막말”이라고 주장했다.가톨릭 교계 인사들도 강하게 반발했다.반면 열린우리당은 “오마이뉴스 보도를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견해를 달리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우리 사회에 남은 권위의 상징이 매도되고 있는데 세상이 어떻게 돼가고 있는 건지….”라며 혀를 찬 뒤 “김 추기경을 구 세력으로 모는 것을 보니 칼럼을 쓴 사람은 ‘천도’를 주장하는 신세력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한나라당 이상득 사무총장도 “원로 어른이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 쓴소리를 한다고 발끈해 막말을 하는 것은 몰상식한 일”이라며 “옛날 민주화 운동 당시 그 분이 정부에 쓴소리를 했을 때는 옳다고 하고,지금 와서 맘에 들지 않는다고 깎아내리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김 추기경의 연령으로 보나,세대로 보나 6·25전쟁을 겪은 분으로서 보수적일 수밖에 없지만 젊은 사람을 너무 불안하게 보는 것은 기성세대의 기우인 것 같다.”면서 “보수적인 기성세대와 젊은이 간의 이견은 당연히 있을 수 있으며 이같은 세대차이를 논하는 것은 건전한 토론과정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손씨는 이날 후속 칼럼을 통해 “김 추기경이 한 말 가운데 ‘정치적 발언이 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면서 “나는 김 추기경이 민족의 걸림돌이라고 쓴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주말매거진We/남성팬도 열광하는 ´몸짱´

    ‘말죽거리 몸짱’ 개봉 열흘만에 전국관객 200만명을 넘기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제작 싸이더스)가 꽃미남 권상우에게 새로 붙여준 별명이다. 1970년대 말이 배경인 영화에서 주인공 권상우의 역할은 첫사랑에게 속시원히 사랑고백 한마디 못한 채 끙끙 속앓이만 하는 소심한 고교 2년생.쌍절곤을 떡주무르듯 요리하는 것으로 짝사랑과 학교폭력의 울분을 삭이는 ‘이소룡 키드’다. ‘말죽거리…’ 흥행의 핵심 키워드는 뭐니뭐니 해도 권상우의 다부진 ‘몸’이다.바늘 하나 안 들어갈 탄탄한 복근에 ‘왕(王)’자를 잡은 뒤 집요하게 뭔가를 욕망하는 표정으로 쌍절곤을 휘두르는 권상우.이제 그는 그 자체로 ‘몸짱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대중문화 코드가 문화지층의 상위로 꾸준히 잠식해 들어가는 시대.문화가 상품을 선도하는 시대도 이미 갔다.배우는,제아무리 무뚝뚝한 대중도 꼬드길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순식간에 대중을 한덩어리로 부풀릴 수 있는 효모같은 상품. 꽃미남이었다가 이제 몸짱으로 새롭게 여론을달구고 있는 권상우는 이제 어떻게 해석돼야 하는 걸까.대중문화의 중추신경이 돼버린 스크린을 통해 근육의 미덕(?)을 마구 발산하는 권상우 덕분에 이른바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 트렌드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예견들이 터져나온다. 최근 인터넷 인기검색어로 떠오른 ‘메트로섹슈얼’의 의미부터 짚고 넘어간다.‘스스로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댄디(dandy)한 나르시시스트’(인터넷 영어사전 www.wordspy.com) 분위기와 외모에서 남성적인 느낌과 여성적인 취향을 동시에 발산하는 이미지.권상우가 작정하고 ‘말죽거리…’에서 웃통을 벗어던지기 전부터 약삭빠른 광고주들이 시중광고에서 열심히 우려먹은 컨셉트이기도 하다. ‘살인미소’의 꽃미남 김재원과 축구스타 안정환이 함께 찍은 광고를 떠올려 보자.곱상한 얼굴의 미소에서 카메라가 가슴팍으로 초점을 옮기면,말 그대로 장난(?)이 아닌 가슴근육이 화면을 채우는 그 화장품 CF.비,데이빗 베컴 등으로 대변되는 양성적 이미지가 광고의 핵심컨셉트로 각광받는현실이다. 다시,권상우로 돌아온다.그는 쌍절곤·덩크슛·이단옆차기 등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 그 흔한 와이어나 대역을 쓰지 않은 건 그의 고집이자 자신감이었다.“고교시절부터 복근에 ‘왕’자를 새길 수 있었다.”는 권상우는 “고향 대전에서 농구깨나 한다는 또래애들치고 날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는 농담도 곧잘 한다.그래도 이번 영화를 위해 몸만들기에 들인 공은 컸다.4개월여동안 신재명 무술감독의 체육관에 날마다 출근해 3∼4시간씩 맹훈련을 했다.그렇게 고생한 보람을 톡톡히 챙기는 중이다.그가 쌍절곤을 연습하는 체육관 장면에선 박수와 함께 “상우,파이팅!”이란 외침까지 터지고 있다. ‘말죽거리…’에서 그가 누리는 인기를 두고 “최근 조성된 문화경향의 덕을 톡톡히 챙긴 결과가 아니냐?”고 심드렁하게 대꾸하는 축도 없진 않다.‘터프함’ 일변도의 마초 이미지를 벗어던진 꽃미남들에 대해 그동안 기성세대의 선호는 반반씩 엇갈려온 게 사실이다.그러나 이번에 촉발된 ‘권상우 효과’는 당분간 심상찮은 파괴력을보일 거라는 대목에서는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영화의 마케팅을 맡은 손복희씨는 “30∼40대가 아주 빠르게 (극장으로)움직이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메트로섹슈얼 경향을 썩 내켜하지 않던 기성세대를 권상우가 포섭해내고 있다는 얘기다.영화 홈페이지만 둘러봐도 그 징후는 드러난다.신세대들이 “몸짱,몸짱”을 연발하는 한편으로 “앞으로 권상우만 보면 이소룡이 생각날 것 같다.”는 이소룡 세대의 차분한 헌사도 많다.인터넷 카페에는 그의 ‘남팬’(남성팬)클럽까지 속속 뜨고 있는 판이다.미소년 같은 얼굴에 즐겁고,람보 같은 몸을 감상하면서 대중은 또 한번 즐겁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시선을 끌려는 소비자본주의의 퇴행적 산물”이라는 삐딱이들의 쓴소리가 그들 귀에 들릴 리 없다.혀가 좀 짧은들,발음이 좀 샌들 어떠랴.‘권·상·우’란 이름 석자가 즐거운 삶의 메타포가 돼버린 현실을. 황수정기자 sjh@
  • 검찰 영장 청구 안팎/이상수의원 횡령혐의도 포착된듯

    불법 대선자금을 관리한 정치인들의 개인비리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불법자금을 모금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가 포착된 것이다.검찰은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에 대해 기소할 때 횡령죄를 추가할 방침이다. ●15억원대 유용 가능성 수사 검찰이 추정하고 있는 이 의원의 유용액수는 15억 8500만원이다.한화그룹으로부터 건네받은 10억원어치의 국민주택채권과 당 후원계좌에서 빼낸 5억 8500만원을 개인적으로 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한화측으로부터 받은 10억원의 채권은 영세 사채업자를 통해 현금화한 뒤 대선자금으로 썼다고 진술하고 있다.만약 이 의원의 주장대로 사채업자를 통해 현금화했다면 이 채권은 증권예탁원에 입고(入庫)돼 있는 것이 정상이다.하지만 한화가 발행한 채권은 증권예탁원에 입고된 흔적이 없다.즉,누군가 아직도 채권형태로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또 당 후원계좌로 들어온 정치자금중 5억 8500만원을 자신이 관리하는 차명계좌로 인출해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2억 7000만원은 채권을 사는 데 썼고 3억 1500만원은 차명계좌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청원 의원,해명하려다 덜미 잡혀 검찰은 지난 26일 서 의원을 소환조사하기 전까지만 해도 서 의원이 한화그룹 계열사 김모 사장으로부터 채권 10억원을 받은 것으로 단정했다.김 사장이 2002년 10월 초 서 의원에게 채권을 건넸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서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2002년 10월 초에는 김 사장을 만난 사실이 없고 오히려 한화 김승연 회장을 만났다고 반박했다.양쪽의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한화측이 김승연 회장을 보호하기 위해 돈을 건넨 인물을 김 사장으로 하기로 입을 맞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이를 토대로 김 사장을 다시 불러 추궁하자 실제 채권을 건넨 사람은 김 회장이라는 진술을 받아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설특집 We/비디오와 뒹굴뒹굴

    ●위대한 유산(로맨틱 코미디) (감독/배우)오상훈/임창정·김선아·공형진 오상훈 감독의 데뷔작.명문대학 심리학과를 나오고도 취직을 못해 빈둥거리는 남자와,배우를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무료하게 비디오가게만 지켜야 하는 여자의 티격태격 ‘사랑만들기’. 임창정과 김선아 콤비의 여유넘치는 코믹연기에 배꼽을 잡을 만하다. 취업대란시대에 한줄기 코끝 찡한 메시지를 던져주기도. ●야마카시(액션) (감독/배우) 아리엘 제이통/쇼 벨 딘·윌리엄스 벨 ‘야마카시’란 맨손으로 도심 빌딩을 오르내리거나 낙하하는 일종의 익스트림 스포츠.파리 뒷골목을 전전하는 7명의 20대 야마카시 동호회원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우상이다.이들을 흉내내다 어린 아이가 다치자 병원비를 마련하려고 회원들은 ‘있는 집’만 골라 터는 ‘현대판 로빈후드’가 된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멜로사극) (감독/배우) 이재용/이미숙·전도연·배용준 지난 10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흥행작.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가 원작.과거에 급제하고도 풍류에 빠져사는 선비 조원과,내연의 관계이자 명문가 정실부인 조씨가 은밀한 사랑게임을 벌인다.조원이 정절녀 숙부인을 유혹해내는지의 여부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는 갈수록 진정한 사랑에 눈떠가는 조원과 숙부인의 관계에 주목한다. ●시카고(뮤지컬 드라마) (감독/배우) 롭 마셜/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리처드 기어 지난해 아카데미영화제 6개 부문 수상작.스타를 꿈꾸는 여자와 그 욕망을 비열하게 이용하려는 변호사가 주인공인 인기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했다. 임신 중에도 쇼걸처럼 화려한 무대를 꾸민 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의 춤솜씨가 놀랍다. 리처드 기어의 탭댄스도 볼만하다. ●신밧드-7대양의 전설(애니메이션) (감독/배우) 팀 존슨/- 혈기와 모험심으로 충만한 바다의 도적 신밧드는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평화의 책’이 사라지자 이를 훔쳤다는 누명을 쓴다.친구 프로테우스가 대신 감옥에 갇히자 신밧드는 ‘평화의 책’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건 모험길에 나선다.브래드 피트,캐서린 제타 존스,미셸 파이퍼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했다. ●젠틀맨 리그(SF·액션) (감독/배우) 스티븐 노링턴/숀 코너리·스튜어트 타운젠드·페타 윌슨 1억 1000만 달러를 들인 블록버스터.원작만화에 나오는 ‘솔로몬 왕의 보물’‘드라큘라’ 등 유명 SF·팬터지소설의 주인공 7명이 세계를 제패하려는 ‘팬텀’의 음모에 맞선다는 내용.지킬박사가 야수로 변하는 모습 등 다양한 컴퓨터그래픽(CG)기법과 첨단 기술이 화면을 압도. ●굿바이 레닌(드라마) (감독/배우) 볼프강 베커/다니엘 브르헬·카트린 사스 2002년 유럽영화제 6개부문을 수상한 유쾌한 독일 코미디.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어머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동독의 몰락을 보고 받을 충격을 우려,자식들이 집안과 주위 환경을 이전처럼 꾸민 이후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을 코믹하고 따스하게 그렸다. ●여섯개의 시선(옴니버스·단편) (감독/배우) 박광수 등/변정수 등 여섯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주제로 인권 사각지대를 비춘 옴니버스식 단편 영화.성희롱에 가까운 여상 3학년생들의 취업준비,원어민에 가까운 영어발음을 위한 혀 절개수술,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편견,장애인의 취업난과 이동권 문제 등 ‘불평등 한국’의 단면을 요모조모 조명.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각 편의 작품성도 높다.
  • [시네 드라이브] TV는 영화홍보 전용?

    눈치빠른 TV시청자들은 요즘 뜨악해질 때가 있을 것 같다.‘김하늘이 웬일로 방송에 다 나왔을까? 그것도 저렇게 한가한 사담(私談)들을 주고 받다니….’ 방송을 떠나 영화에만 전념하던 스타 연예인이 갑자기 TV화면에서 보이기 시작하면 십중팔구 같은 이유를 갖고 있다.개봉을 앞둔 출연작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개봉을 1∼2주쯤 앞둔 영화 주인공들의 ‘방송오락프로 순례’는 이젠 너무나 익숙해진 TV풍경이다.하지만 속이 빤히 보이는 낯뜨거운 홍보전략은 생각있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지난 1일 개봉한 ‘동해물과 백두산이’는 그 대표적인 사례.사정을 이해하는 영화홍보 담당자들조차 “저런 프로그램에까지 나가야 하나 싶다.”며 혀를 찼다.개봉 열흘전쯤인 구랍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 동안 같은 차원에서 배우들이 얼굴을 내민 공중파 오락프로그램은 무려 5개.주인공 정준호·공형진의 얼굴이 아침저녁으로 방송을 타다시피 하더니 방송가 안팎에서 간접광고 논란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영화 홍보담당자들의 방송프로그램 막후선점경쟁은 불꽃이 튄다.개봉 1∼2주전쯤인 ‘적기’에 주요 오락프로에 주인공들을 노출시키는 게 초반 흥행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6일 개봉하는 ‘말죽거리 잔혹사’의 홍보담당 손복희씨는 “SBS ‘야심만만’(이 프로가 배우들 사이에 최고인기다.)에 배우들을 출연시키려고 3개월 전에 방송섭외를 해뒀다.”면서 “며칠만 늦었어도 16일 개봉하는 다른 한국영화들에 밀렸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영화도 지난 5일 ‘야심만만’을 시작으로 SBS ‘최수종쇼’,KBS2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해피투게더’를 거쳐 15일 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까지 모두 5개 프로그램에 주인공 권상우를 내보냈다. 스크린에서 뛰는 배우들을 모처럼 안방극장에서 만나는 건 당장엔 반갑다.그러나 시청자들을 향해 환히 웃고 있는 배우들의 속내를 알고 나면 씁쓸해진다.배우들의 ‘겹치기 반짝 출연’은 영화사의 홍보전략과 방송사의 시청률 경쟁이 손잡아 낳은 일그러진 부산물인 셈이다.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속수무책으로 훼손된다면 결국 그피해는 시청자들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당장은 방송심의위원회가 ‘교통정리’에 좀더 적극 나서야 할 것 같다. 황수정 기자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1)무너지는 소도시 상권

    농촌 경제의 어금니였던 읍내 상권이 무너졌다.구매력의 원천인 농민들은 호주머니가 비었다.농협 빚이 자라나 원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는 연체자 비율이 회원농협별로 조합원의 8∼20%를 웃돈다. 대목 중의 대목인 설이 코앞에 닥쳤지만 읍내 거리는 썰렁하다.경기(景氣)라는 말 자체가 사라졌다고 한다. ●물좋다는 다방·모텔 매물 홍수 이농에 따라 인구가 줄면서 관공서들도 하나 둘 떠났다.자석처럼 손님을 끌고 다니며 읍내 경제를 쥐락펴락 하던 공무원들도 철수하거나 구조조정으로 그 수가 크게 줄었다. 또 읍내 우회도로나 국도 주변에 들어선 대형 할인마트들이 주차시설과 값싼 가격,편리함을 내세워 수백명이 북적거리는 시장을 대신하고 있다.여기다 고속도로 등 도로 확장·포장과 개설로 접근성이 좋아지자 읍민들도 시 단위 시장을 찾아간다.경북에서는 2001년 이후 대구에서 왜관,김천∼구미,구룡포∼포항 국도가 4차로로 확장되면서 군위·의성·청도·칠곡군 등 대구권역 군들은 개발 기대와는 달리 지역상권이 오히려 위축됐다.특히 중앙고속도로 개통 이후 인근 군 지역의 인구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시가지 상가매출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군청과 가장 번잡하다는 중앙로·버스터미널·5일시장 주변 등 이른바 황금상권도 수천만원을 웃돌던 권리금이 없어졌다.상인들은 “경기침체라는 홍역에다 농촌붕괴로 상가마다 링거를 꽂고 연명하는 중환자 신세”라며 하소연이다.“하던 일인데다 마땅히 할 것도 없고 내 집이어서 하루하루 장사한다.”며 더 묻지 말라고 손사래다.읍내마다 내려진 셔터나 출입문 위에 ‘휴·폐업.임대.건물 세놓음.몽땅세일’ 등 부도난 건물에나 붙어 있을 법한 종잇장이 나붙어 있다.2000년대 이후 ‘물좋다.’는 다방이나 모텔도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의성군 1년새 100여개 문닫아 가장 큰 문제는 농촌에 현재 소득원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불확실성에 있다.이 때문에 고향을 지키던 젊은이들이 도시로 도시로 흘러들고 있다.날품을 팔고 노점상을 하더라도 도시가 낫다는 생각에서다.하루라도 빨리 고향을 뜨는 게 당대는 몰라도 자식을위해서라도 밑지지 않은 장사라고들 말한다. 특별취재팀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 대구 김상화기자 농도인 전남도는 어느 지역보다 심각하다.전남도민(206만명)의 25.3%인 52만명이 농민이다.도내 22개 시·군 중 5개 시를 제외한 17개 군의 경우 전체 주민의 절반이 농민이다.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전 군민의 20%를 넘는 곳도 있다.강진군의 경우 관내 130개 중소기업 가운데 최근 2년 새 11개가 휴업하고 5개가 폐업했다.읍내 상가번영회 김병완(60) 회장은 “군민 전체라야 5만명도 안되는데 무슨 장사가 되겠느냐.”며 “읍내 600여개 상가 가운데 지난 2년 동안 100여개 업체가 휴·폐업했다.소규모의 구두가게·양복점·식당·옷가게 등이 손들고 나갔다.”고 말했다. 마늘과 사과·고추 주산지로 돈이 돌았던 경북 의성군을 비롯해 군위와 예천,영양,청송군의 읍내도 폐업과 매물로 넘쳐난다.의성군의 경우 1800여개 업소 가운데 1년 새 100여개 업소가 문을 닫았다.800여개가 가게를 내놨으나 거래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다.가게당 1000만∼5000만원씩하던 권리금이 공중에 떴다.문을 연 가게들도 매출이 지난해의 50∼80%선으로 격감했다.수개월째 임대료를 못내는 경우도 적잖다.종업원 해고 등 자구책을 쓰지만 ‘언발에 오줌누기’ 식이다.세입자들은 주인의 독촉에 사채와 신용카드 돌려막기로 버티고 있다.부도 위기설로 술렁거린다.옷가게를 하는 김모(43·여)씨는 “농촌경제 붕괴로 읍내 상가가 줄줄이 쓰러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고 있다.”며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이제 상권붕괴는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충남에서 군세가 가장 작은 청양군 읍내는 휴·폐업중인 점포수가 전체 80∼90개 가운데 10여개를 넘었다.부동산업을 하는 이상선(58)씨는 “10년 전만 해도 5일장이 서면 버스 안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가득차 장날 분위기가 났는데 요즘은 서너명만 내리고 장날도 썰렁하기만 하다.”고 말했다.예전에 손수 가꾼 농산물을 바리바리 이고 와 팔던 농민들 대신 트럭에 물건을 가득 떼온 떠돌이 장사꾼들이 장터 곳곳을 메우고 있다. ■무너지는 소도시상권 르포 지난 9일 대구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30분여만에 도착한 경북 의성군 의성읍내는 날씨처럼 을씨년스럽기만 했다.사람들로 붐벼야 할 점심 시간인 데도 한산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감돌았다.눈 앞에 보이는 몇몇 상가들은 문이 잠기거나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7만 군민들의 중심 상권이라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상가 임대·매각 딱지만 ‘더덕더덕' 필름을 사려고 들른 한 사진관에서는 난방을 하지 않아 한기가 돌았다.한참만에 밖에서 들어선 주인에게 “장사하지 않고 어디 다녀 오세요.”라고 묻자 “손님도 없는 점포를 지키면 뭐 해요.인근 가게 주인들 대여섯이 모여 매일 고스톱이나 치고 놀죠.”라며 퉁명스럽게 대답한다.건너 편에서 부동산을 하는 이성민(60)씨는 “전체 점포 중 절반 정도가 휴업하거나 세로 내놓았지만 거래는 전혀 없다.”며 “그동안 점포세로 재미를 봤던 건물주들도 세입자들이 불황으로 세를 연체하자 건물 관리가 안돼 매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나오는 생활정보지도 태반은 건물 임대·매물란으로 채워져 있었다..군청앞에서 식당을 하는 김종우(59)씨는 “요즘 손님을 받지 못하는 날이 다반사”라면서 “식당한 지 1년이 지났으나 때려치워야 할 판”이라고 씁쓰레한 표정이었다.의성농협의 한 직원은 “예전 같으면 상가 주인들이 평균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하루 매상을 들고 왔지만 요즘에는 그 분들 얼굴조차 보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구 3만 8000여명으로 충남도에서 가장 적은 청양군 읍내는 산사(山寺)와도 같았다.9일 점심 때,외관상 그럴듯한 식당에 들어섰으나 주인과 종업원인 듯한 여자 4명만이 식사중이었다.주인은 “장사,말도 말아라.하루종일 파리만 날린다.어디 밥먹고 살겠느냐.”고 푸념부터 늘어놓았다.문 닫은 상가와 ‘무조건 1만원’이란 딱지가 붙은 가게도 듬성듬성 보였다. ●군청직원 월급일부 상품권으로 곡창지대인 예산군 읍내는 초저녁인데도 서너집 걸러 한집씩 불이 켜지지 않았다.급기야 예산군은 지역상권 활성화를 내걸고 직원들의 월급 가운데 실·과장은 10만원,6급 이하는 5만원짜리 상품권으로 대체해 지역상품을 의무적으로 사도록 했다. 전남 장흥군 장흥읍은 탐진댐 건설에 따라 읍내 식당(523개)과 유흥주점(36개) 등이 한동안 특수를 누렸으나 겨울해는 길지 않았다.식당을 하는 이동철(43)씨는 “주민들 보상이 마무리되면서 식당이고 술집이고 썰렁해 졌다.”고 말했다. 국도 2호선(부산∼목포)이 왕복 4차로로 뚫리면서 목포시와 20분거리로 좁혀진 강진읍은 상권 붕괴가 가속화했다.읍내에서 비교적 목이 좋은 매일시장이나 5일시장이 가장 먼저 손님을 빼앗겼다.5일 시장에서 20년 넘게 옷가게를 해온 구연호(65)씨는 “이러다간 굶어 죽겠다.하루 3만∼4만원어치 파는 게 고작”이라며 “하루 매상 30만원씩 올리던 80년대 시절이 그립다.”고 회고했다.이 시장 내 장옥(점포) 120개 가운데 20%는 비었다.윤천식(63) 시장상가번영회장은 “23년째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데 7∼8년 전부터 매상이 뚝 떨어져 부부 인건비나 건지는 셈 친다.”면서 “시장에 오는 사람 찾기가 힘든 판이니….”라면서 혀를 찼다.군에서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억여원을 들여 장옥을 현대식 건물로 단장했고 주차장(70대)도 짓는다.입점 상인들도 친절과 청결 등 소비자 만족을 위한 자체 교육에 눈을 돌리고 있다.시장통에서 만난 주민들은 농협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할인마트가 그나마 있는 손님까지 몽땅 훑어갔다고 불평불만이다.시장안에서 40년도 넘게 콩나물과 두부·대파·시금치 등을 팔아온 할머니 세분은 “오늘은 아직 개시도 못했다.저쪽에 있는 마트에서 두부나 콩나물을 여기보다 100원씩 더 싸게 판다.”며 성질부터 냈다. 특별취재팀 ■러브호텔 불황 직격탄 농촌에서 불황을 비웃으며 현금을 거머쥐던 모텔(러브호텔)이나 다방도 2000년대 들어 맥을 못추고 있다.우후죽순 격으로 늘던 모텔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또 웬만한 읍내마다 50여개를 웃돌던 다방도 여종업원들이 티켓비(일명 봉값·시간당 2만∼2만 5000원)를 못 채우는 불황에 휴업이 속출하고 있다.읍내 소재 다방마다 아가씨 4∼7명을 두고 장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러브호텔로 통칭되던 여관이 충남 연기군 50개,금산군 55개에 이른다.그러나 농촌경제가 결딴나면서 회전율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기름값도 안 나오고 매매가마저 폭락해 이중고다.금산읍 H모텔 종업원은 “모텔 손님들이 1997년 외환위기 전의 절반도 안 된다.”고 말했다. 연기군내 다방은 140개에서 112개로 줄었다.조치원읍내의 한 다방 여주인은 “아가씨 구하기도 어렵고 장사도 잘 안돼 일부 티켓다방 등은 노래방으로 업종전환을 하는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40여개의 러브호텔이 몰려 있는 팔공산 자락인 경북 칠곡군 동명면에는 매물 10여개가 나왔다.20∼50여개의 객실을 갖춘 러브호텔 가운데 최근에 지은 10∼20%만 그런대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20억원을 호가하던 매매가는 13억원으로 내려갔다.임대기간이 끝난 D모텔 등도 올 들어 임대료를 30∼40%가량 낮췄다.군위군 동산리 10여개의 러브호텔 가운데 2곳이 문을 닫았고 나머지는 개점휴업 상태다.의성군에는 다방 161곳이 등록돼 있지만 영업중인 곳은 100여곳이다.군위군 61곳,영양군 43곳도 20%가량 휴업중이고 나머지도 도산위기다. 전남 보성군도 99년 하루에도 서너개씩문을 열던 다방이 한때 120여개였으나 지금은 87개다.이 가운데 정상영업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인근 장흥군도 다방 83개가 있으나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여종업원 4명을 둔 P다방 업주 김모(39·여)씨는 “예전에 월 평균 1000만원까지 오르던 매출이 300만∼400만원도 간신히 건진다.”고 말했다.군청 위생계의 한 직원은 “몇 년 전만 해도 다방 아가씨들의 봉값(티켓비)을 둘러싼 실랑이나 신고가 잦았으나 지금은 기억조차 가물거린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점포 임대·매매 실종 “상가 점포 임대요.더는 말 마이소.불황에 누구 속 뒤집어 놀라캅니까.” 경북 의성군의 ‘명동 거리’로 불리는 의성읍 후죽리에 사는 임모(68)씨는 요즘 화병이 났다. 10여년전에 신축한 건물(4층) 점포 대부분(1∼3층,100여평)이 3년째 텅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1층 20여평을 임대한 것이 고작이다.4층은 살림집이다.불과 몇 해 전만 해도 가게 임대문제론 걱정을 하지 않았다.오히려 큰소리 떵떵 치면서 세를 놔 먹었다.‘노른자위’ 점포여서 사람들이 줄을 서세들기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가 경기가 주저앉기 시작한 2001년부터 점포세가 슬슬 빠지더니,다시 나가지 않고 있다.1년전부터 점포세를 예전의 절반 정도로 내렸지만,감감무소식이다, 임씨는 “점포세 놔 먹기가 이젠 끝장난 것 같다.”며 “‘애물단지’가 된 건물을 매각하려고 해도 그마저 어렵다.”고 한숨 지었다. 인근 건물에서 점포 20여평을 세 얻어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9·여)씨의 심정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매출부진으로 7000만원을 투자한 점포를 십 수개월전부터 처분하려고 해도 임자가 나서질 않는다.그저 울며 겨자 먹기식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한달에 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본전치기라도 되지만,300만원 정도가 고작이다. 특별취재팀
  • [길섶에서] 나그네

    한 나그네가 넓은 벌판을 걸어가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미쳐서 날뛰는 코끼리가 공격해왔다.혼비백산한 나그네는 죽어라고 도망치다가 우물을 발견하곤 그 안으로 뛰어들었다.마침 우물 속으로 뻗어내려간 등나무 줄기를 붙잡고 위기를 모면한 뒤 사방을 둘러보았다.그런데 아뿔싸,밑에는 독룡(毒龍)이 입을 벌리고 있고,등나무 줄기 주변에선 네 마리의 독사가 혀를 날름대며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겁에 질려 위를 쳐다보니 이번에는 흰쥐와 검은쥐가 등나무 뿌리를 번갈아 갉아먹고 있고,코끼리는 여전히 우물 속을 내려다보며 날뛰고 있다.바로 그때 뭔가가 떨어져 입 속으로 흘러든다.달콤한 꿀이다.꿀벌들이 머리 위의 나뭇가지에 집을 지으면서 꿀을 떨어뜨리는 것이다.이에 나그네는 절체절명의 위급한 상황도 잊은 채 간간이 떨어지는 꿀을 받아먹느라 정신을 팔고 있다.불설비유경(佛說譬喩經)이란 불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태로운 인생,그러면서도 찰나의 쾌락에 빠져드는 가련한 모습,그것이 바로 우리네 삶이던가. 김인철 논설위원
  • 윤락녀들 ‘업주와의 투쟁’

    “밤낮으로 일했지만,빚만 늘어갔어요.몸도 마음도 힘들어 그만두고 싶었지만 300만원이 없어서….이제 2년 6개월 동안 받은 고통을 보상받고 싶어요.” 성매매 업소에서 수년간 임금을 받지 못하고 매춘을 강요당한 여성들이 업주를 상대로 ‘반란’을 일으켰다.6일 기자회견을 자청한 3명 등 성매매 피해여성 9명은 업주를 상대로 체불 임금과 정신적 피해보상금 9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 등 4개 법원에 냈다고 밝혔다.성매매와 관련,피해여성들이 집단적으로 법정투쟁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빚 300만원에 성매매업소에 발목 잡혀 박양은 지난 2001년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던 중 동네 오빠의 소개로 처음 티켓다방에 발을 들여놓았다.다방에서 차 심부름을 하던 박양에게 업주 조모씨는 외부로 ‘영업’을 나가도록 요구했다.박양이 이를 거부하자 욕설이 쏟아졌다.빚도 300만원으로 불어났다.티켓다방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업주는 차용증을 들이대며 앞을 가로막았다.결국 박양은 배를 칼로 찌르는 극한 방법으로 집으로 돌아왔다.그는 청소년보호위원회 산하 ‘성착취 피해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법률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1억 2200만원의 민사소송을 인천지법에 냈다. 성매매에 종사하는 청소년의 수는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청소년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티켓다방에서 일하는 청소년수는 3만 3000여명.전국 티켓다방 1만 4242곳의 70%인 1만여곳이 청소년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청소년보호위원회 이승희 위원장은 “성매매 업주에 대한 사법처리가 집행유예·벌금형 등 온정주의에 치우치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그는 “업주들이 청소년을 고용하는 이유가 엄청난 이익 때문이란 사실을 고려,민사소송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티켓다방 종사 청소년수 3만 3000여명 법률지원단 이성환 변호사는 “선불금을 갚지 못해 업주로부터 고소당한 성매매 피해여성을 돕던 중 이들이 심각한 인권유린을 당해온 사실을 발견,집단 소송을 제기하도록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여성 9명 중 청소년 때부터 매춘을 강요당한 7명은 정신적 위자료를포함해 최소 1억원씩,나머지 2명은 체불된 임금과 인권유린 보상금 등 최소 5000만원씩 지급토록 요구했다.이 변호사는 “2002년 10월 미군 클럽에서 매춘을 강요당하다 본국으로 추방당한 필리핀 여성 11명이 민사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지만,우리나라 여성들이 공동 대응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동료 법정 증언 나섰다가 긴급체포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업주로부터 비인간적인 매춘행위를 강요당해도 법정투쟁에 나서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성매매에 종사한 과거가 드러나면 윤락방지법 위반으로 사법처리를 받기 때문.이번에 소송을 낸 김모(26)씨가 바로 그런 사례다.지난달 5일 서울고법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동료 피해여성의 채무가 무효임을 입증하다가 원고인 업주의 신고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김씨도 업주에 대한 선불금 채무를 갚지 못해 기소중지된 상태였다. 정은주기자 ejung@
  • [나의 건강보감]김진애 건축가 박사

    그의 영역은 넓다.그래서 더러는 “그가 뭐하는 사람이지?”하고 헷갈려 한다.수십층 빌딩에서 오밀조밀한 주택까지 척척 설계해 내니 건축가이고,그게 성에 안차는지 아예 산본 신도시를 하나 대뜸 들어다 앉혀놨으니 도시설계가다.아주 가끔씩은 도시도 아니고 건축도 아닌 대문같은 소품에 매달리니 인테리어 디자이너 같기도 하고,좀 조용하다 싶으면 ‘남자 당신은 흥미롭다’같은 베스트셀러를 내놓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20년간 4~5시 기상 ‘종달새 생활' 이처럼 ‘경계’를 구획하는 도식적 직업 가르기가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여자.스스로를 도시건축PD라 부르는 김진애(50),바로 그 사람이다.주변에서는 그의 무량한 정열에 혀를 내두른다.오죽하면 ‘김진애너지’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이렇게 살다가 언젠가는 뚝,부러져 버릴지도 모르지만 전 전형적인 종달새로 살아요.거의 매일 날이 밝기 전인 오전 4시,늦어도 5시 전에는 일어나 제 일을 하거든요.그렇게 해서 얻는 건 남들보다 2∼4시간을 더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대신부족한 잠은 낮동안의 토막잠으로 때웁니다.” 요샛말로 ‘아침형 인간’인 그의 낮잠벽(癖)은 유별나다.낮잠을 자지 않으면 마치 구멍이 막힌 모래시계처럼 이후의 일이 더디거나 꼬인다.“365일을 어김없이 그렇게 살아요.낮잠이 제 창조적 에너지의 통로인 셈이죠.이를테면 야행성 습관인데,지금 열여덟인 둘째애를 낳고부터 시작됐어요.”둘째를 낳은 뒤 아기의 생활 패턴에 자신을 맞추다보니 그게 몸에 익어 지금도 그렇게 산다. ●피렌체 성당 돔지붕서 자기도 장소도 별로 가리지 않는다.“그럴 수 있다는게 제 장점이죠.이탈리아 피렌체의 성당에서는 돔지붕 끝의 큐폴라속으로 올라가 잤구요,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쇼핑몰 위쪽 카페에서도 자봤어요.짧고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도시가 품에 가득 안겨오는 뿌듯하고 청량한 기분,이걸 뭐라고 설명하지?직접 느껴보세요.”20년 가까이 습관이 돼 잠에 드는 일도 어렵지 않다.숫자를 세거나 라디오를 들으면 길어봐야 5분 안에 ‘눈앞이 하얗게 변하면서 소리가 멀어지고 몸이 허공에 떠오르는 느낌’과함께 잠의 삼매경에 든다.일상의 ‘낮잠’도 그를 거치면 이렇듯 미학적 가치를 획득하는 아름다움의 소재로 탈바꿈한다.일꾼답게 깨어나는 것도 순식간이다.밤에도 좋아하는 영화를 비디오로 보며 영어 대사를 외우다 숙면에 든다.영화광이기도 한 그는 이런 습관 덕분에 명화 50여편의 대사는 줄줄이 꿸 정도. 그의 또다른 즐거움은 애견과 함께 나서는 산책.한강변이나 양재 ‘시민의 숲’을 걷는 산책은 진돗개 ‘울럼이’가 준 선물이다.줄넘기나 맨손체조도 하지만 울럼이와 뛰어놀며 일상의 건강성을 확인하는 일을 무척 즐거워 한다. “개든 뭐든 또다른 생명체를 길러보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특히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건 자신의 몸으로 또다른 뭔가를 추구해 보라는 겁니다.그게 애완견 키우기든,화초 가꾸기든 상관없어요.그런 정서가 정신 건강에 중요하잖아요.그런데 그게 없으니 소모적 갈등으로 소일하고 엉뚱한 데 에너지 소모하고…”. ●애견과 함께하는 산책 또다른 건강법 그는 지난 80년 서울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MIT에서 건축과 도시계획 분야의 환경설계학을 전공,박사학위를 땄다.그때 미국에서 8년을 살면서 리버럴한 사고와 인식을 체질화했다.“MIT에서의 생활이 제 인생을 바꿨다고 생각돼요.하버드가 미국적이라면 MIT는 세계적이지요.그렇게 학풍이 달랐는데,제가 가진 창조적 소양이나 실용·실천 추구,그리고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이 모두 그곳에서 얻은 거라고 봐야죠.”‘김진애너지’라고 불리는 역동성의 원천은 바로 지적 호기심의 창조적 발현이며,그런 동기가 지금도 그더러 온 몸으로 일에 부딪게 하는 것이다. 괄괄하고 거침없으며,무슨 일이든 쾌도난마식으로 ‘예스’와 ‘노’를 분명히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발랄한 토론을 즐겨 가족건강법을 묻자 거침없이 토론이라고 답한다.“일요일엔 남편(KIST 강릉 분원장) 두 딸 등 네 식구가 모여 토론을 합니다.주제는 항상 다르지만 그렇게 가족들이 시간과 공간,특정 주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건강성의 전제가 아닌가 생각돼요.”한번은 연말 가족모임에서 식사겸 서로 고칠 점을 얘기하기로 했는데,물경 다섯시간이나 마라톤토론을 하기도 했다.“분위기요?좋아요.언제나 그렇듯 ‘말발’에서는 남편이 밀리지만,옆구리가 저리도록 유쾌한 토론이었어요.”남편과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한다.그는 이를 ‘서밋’(Summit:정상회담)이라고 부른다.“저녁엔 서로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주로 아침시간을 활용해요.30분 가량 커피를 들며 나누는 아침 대화가 우리 부부를 부부이게 하는 소통의 파이프라인인 셈이죠.” ●가족이 모여 일요일마다 토론 즐겨 그의 자유분방한 기질은 하루 한갑씩 태우는 끽연 기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체질적으로 폐기능이 약한 편이지만 아직 끊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그는 담소중에도 연신 담배를 태웠다.술도 덩치만큼은 마실 수 있지만 술 때문에 일에 방해받는 것은 질색이다.주량을 가늠하기 위해 체중을 물었으나 대답은 ‘비밀’이었다. 지금도 김진애는 ‘한국의 힘’을 세계에 알리는 하나의 메시지다.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의 ‘21세기 글로벌 리더 100인’에 그가 뽑혔을 때,한동안 한국 사회는신선한 바람에 들떠 살랑거렸다.유력한 정치가,돈많은 대기업 총수도 아니고,인구에 회자되는 운동가도 아닌 그의 등장은 조용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한국사회의 변화를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그런 그는 지금도 뜨거운 ‘총알’처럼 변혁의 격발을 꿈꾼다.그것이 건축이든 도시든,아니면 정치든,나라든 그의 꿈에 경계는 없다.그의 꿈이 비록 모반일지라도 아름다운 것은 그가 한사코 자신의 꿈에 ‘인간에 대한 지독한 배려’를 함께 결박하기 때문이다. 심재억 기자 jeshim@ 한준규 기자 hihi@ 김진애박사의 토막잠 “낮시간의 토막잠이야말로 역동적인 에너지의 샘”이라고 그는 말한다.다양한 방면에서 참신한 시각과 뛰어난 식견을 보여 일찌기 전 국가대표 축구팀 히딩크 감독이 주창한 ‘멀티 플레이어’형인 김진애 박사는 자신의 일에 놀랄만한 집중력을 쏟아 붓는다.그런 만큼 심신의 에너지 소요량이 많지만 아직 그는 ‘고갈’을 모르고 뛴다.낮동안의 토막잠으로 체력은 물론 정신적 영감까지도 리필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가진 덕분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매달리는 낮시간이지만 사실은 효율이 그렇게 높지 않아요.제 경우 낮시간의 대부분을 사람 만나는 일이나 네트워킹으로 보내는데,밤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그게 가능한거죠.알고보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밤시간이 훨씬 효율적이거든요.”그렇게 20년 가까운 세월을 살다보니 이제는 남편과 두 딸도 어느새 ‘종달새’가 됐다. 점심 후의 낮잠인 만큼 길어야 30∼40분이지만 이 짧은 시간에 그는 마치 새 기계처럼 힘을 얻는다.“직장에서도 점심 시간을 늘려 직원들이 편하게 낮잠을 잘 수 있도록 한다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유효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다.한국인의 시간 활용과 일상의 고효율화를 위한 ‘김진애식 제언’인 셈이다. 도시 및 건축전문가답게 아파트의 몰개성과 획일성,턴키방식 입찰제도의 관료성,그리고 결국은 상업주의에 함몰돼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또다른 연결 고리에 불과할 것이라는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견해 등 그의 독설은 서늘했지만 그 비판의 혀끝에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가 있음을 누가 부인할 것인가. 고대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신철 교수는 “대개의 경우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멜라토닌 등 호르몬의 균형이 깨어져 낮동안 의욕이 없고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며 “바람직하기로는 낮시간동안 졸리지 않는 것이지만 김 박사처럼 야간 취침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습관화된 경우에는 낮잠이 오히려 생활의 활력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하얀 고기’ 치즈/골다공증에 좋고 숙면에도 큰 도움

    한 조각 입에 넣으면 고소하면서 때론 새콤한 맛이 혀를 부드럽게 감싸는 치즈.이러한 ‘맛’ 덕분에 치즈가 우리네 식탁에도 점차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하지만 치즈는 고칼로리 식품.‘다이어트’가 화두인 시대에 그다지 달갑지 않다. 그러나 치즈는 열량이 높다는 이유로 외면하기엔 영양면에서 너무 훌륭한 식품이다.우유를 발효시켜 응고시킨 다음 숙성시킨 것이 치즈.따라서 치즈에는 우유에 들어있는 단백질·칼슘·비타민 등이 응축돼 있다.숙성 과정을 거쳐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된다.우유를 10분의1로 응축시켜 만들었기 때문에 적은 양만으로도 같은 영양을 얻을 수 있어 경제적이다.게다가 ‘젖당 소화 효소’가 없어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치즈는 4000여년 전 아라비아의 한 상인이 사막을 지나던 중 발견했다고 전해진다.지니고 있던 양 우유가 여행 중 발효됐던 것이다.흔히 치즈는 서양에서 태어났다고 생각하지만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다.장기간 보존이 가능한 덕분에 점차 그리스,로마를 거쳐 유럽으로 전파됐다.현재 전세계에 존재하는 치즈는 2000여 종이며 그 중 800여 종이 생산·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에 전래된 제호(우유에 칡뿌리 가루를 타서 쑨 죽)가 치즈의 기원으로 추측된다.우리의 음식 맛을 가늠하는 기준은 ‘장 맛’.서양에서는 치즈가 비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치즈는 단백질이 듬뿍 들어있는 재료를 발효시켜 만든다는 점에서 된장과 닮았다.오래 묵힐수록 냄새가 강해진다는 점도 비슷하다.‘서양의 된장’격인 치즈.그 영양도 된장에 뒤지지 않는다. ●콩보다 단백질 함유량 훨씬 높아 치즈는 ‘하얀 고기’라 불릴 정도로 단백질이 풍부하다.우유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아미노산의 구성이 이상적이다.게다가 숙성과정에서 유산균이나 렌네트 효소와 흰 곰팡이,푸른 곰팡이로부터 생긴 효소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 흡수율이 매우 높다.콩을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부르지만 단백질 함유량은 치즈가 콩보다 훨씬 높다. 단백질은 각종 육류에도 풍부하다.하지만 육류를 과식하면 핵산 유도체인 퓨린이나 요산등이 만들어져 신장병이나 통풍을 유발하게 된다.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에는 퓨린 함량이 26∼50㎎이 들어있으나 우유,치즈,오리알에는 0∼25㎎ 정도만 들어 있다. 치즈는 숙면에 좋은 식품이기도 하다.치즈에는 수면을 돕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만들 수 있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치즈에 들어있는 필수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은 간장의 활동을 돕고 알코올 분해를 촉진한다.술을 마실 때 치즈와 함께 먹으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흡수율 높은 칼슘 공급원 흔히 칼슘하면 뼈있는 생선을 떠올린다.칼슘이 아무리 많이 들어 있어도 흡수율이 낮으면 소용없는 법. 치즈에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가 함께 들어 있다.또 뼈를 강화하려면 양질의 단백질이 필수다.칼슘은 분자 또는 입자로서 그것을 굳히는 매개체가 필요하다.이때 단백질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덕분에 치즈는 최고의 칼슘 공급원이 되는 것이다.잔뼈 생선의 칼슘 흡수율은 10∼20%에 그치지만 치즈는 흡수율이 60∼70%에 이른다.때문에 골다공증예방에 좋은 식품이다. 뼈의 성장에 칼슘이 필요하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같은 비율의 인이 있어야 이상적이다.치즈에는 칼슘과 인이 엇비슷한 비율이어서 뼈의 성장에 좋다. ●적당량의 치즈는 다이어트 효과 치즈의 영양가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지방을 걱정해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그러나 치즈 속 지방은 소화되기 쉬운 유화 상태이다. 또 치즈 속에는 비타민 B2가 풍부해 지방 연소가 쉽게 된다.비타민 B2는 지방을 체내에서 산화 분해하여 열량으로 바꾼다.비타민 B2가 부족하면 아무리 칼로리 섭취를 억제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따라서 적당량의 치즈는 일종의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다.지방이 여전히 걱정된다면 구입하기 전 제품의 지방 비율을 확인하면 된다.일반적으로 크림 치즈의 지방 비율이 높다. 치즈에는 비타민 A가 녹황색 채소보다 오히려 많이 들어 있다.비타민 A는 몸의 저항력을 키워 면역성을 높여 우리 몸을 병으로부터 보호한다.또 피부와 점막의 건강을 유지하는 역할도 해 비타민 B와 더불어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된다.비타민A와 B는 성장 촉진 인자이기도 하다. 치즈는 동물성 식품이면서도 알칼리성 식품이다.따라서 성인병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또 치즈는 골다공증 예방과 더불어 대장암 발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뇌졸중 예방 등에도 효과가 있다. ■ 도움말 김일두 계명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윤여창 건국대 축산식품생물공학과 교수,이영미 앤치즈 대표 나길회기자 kkirina@ 치즈 어떻게 먹을까 널리 알려진 것처럼 치즈와 잘 어울리는 음료는 와인이다.와인이 없거나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맛이 강하지 않은 생과일 주스와 함께 먹어도 된다.또 자극성이 강한 커피를 마실 때 치즈를 곁들이면 위벽 등 소화기관 보호 효과를 볼 수 있다.치즈의 복합적인 맛이 커피와 잘 어울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빵과 함께 먹을 때에는 흰 빵보다는 호밀 빵이 좋다.호밀에는 지방을 배출하는 성분이 있다. 또 치즈에는 비타민 C가 부족하기 때문에 과일과 같이 먹으면 영양 균형을 찾을 수 있다.단 치즈가 저장 식품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말린 과일이 궁합이 맞는다.치즈를 잘 먹지 못하는 사람은 치즈를 갈아서 스파게티나 샐러드 등에 뿌려 먹으면 된다. 치즈는 크게 자연 치즈와 가공 치즈로 나뉜다.가공 치즈는 두 가지 이상의 자연 치즈를 혼합·가열해 미생물과 효소의 작용을 정지시켜 맛을 조절하고 저장하기 쉽게 만든 것이다.통조림 과일보다 생과일이 맛있는 것처럼 맛·영양면에서 자연 치즈가 낫다고 할 수 있다.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듯 치즈 맛도 다양하다.때문에 다른 사람이 권해주는 치즈가 내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다.따라서 여러 치즈를 시도해보면서 내 입에 맞는 치즈를 찾아야 한다.나폴레옹 1세가 이름을 지었다는 ‘카망베르’나 치즈의 여왕이라 불리는 ‘브리’,톰과 제리에 나오는 ‘에멘탈’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부터 먹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나길회기자
  • 438시간 게임 ‘PC방 진드기’/20대 45만원 요금은 ‘오리발’

    사람이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해서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인터넷 PC방에 들어가 무려 438시간 38분동안 쉬지 않고 게임을 한 뒤 요금을 내지 않은 ‘엽기 20대’가 19일 경찰에 붙잡혔다.이 청년은 게임에 몰두한 나머지 PC방 안에서 숙식을 모두 해결하며 20일을 버텨 경찰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진모(22·무직)씨는 지난달 29일 밤 11시53분쯤 온라인 게임을 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 PC방에 들어갔다. 서울 S정보고를 졸업한 뒤 지난달 23일 군에서 제대한 진씨는 입대 전 온라인게임 마니아였다.그러나 군대에서 온라인 게임이 불가능했고,제대후에도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컴퓨터를 구입할 수 없게 되자 PC방을 전전했다.진씨는 주로 ‘디아블로’와 ‘리니지Ⅱ’게임을 즐겼다. 진씨는 게임 도중 배가 고프면 컵라면으로 대충 때웠고,졸리면 컴퓨터 앞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화장실가는 것도 최대한 참았으며,담배가 떨어지면 옆 사람에게 얻어 피웠다.세수도 하지 않았다.집 걱정도 잊은 채 밤낮 없이 게임에 열중한 진씨는 처음 PC방에 들어온지 20일째인 지난 18일 오전 11시 19분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업소 주인이 중간에 “계산은 언제 하느냐.”고 물었지만,진씨는 그럴 때마다 “나갈 때 모두 주겠다.”며 게임을 계속했다.결국 이를 보다 못한 업소 주인은 “이제 그만 나가라.”며 20일치 게임요금과 식비를 합쳐 45만 2500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진씨는 “돈이 없다.”며 발뺌했고,업소 주인이 경찰에 신고해 붙잡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편집자에게/ “老부모 버리면 당신도 버림받는다”

    -‘불효세태 경종’기사(대한매일 12월17일자 9면)를 읽고 “있을 때 잘 하지!”란 말을 많이 한다.농담처럼 내뱉는 이 짧은 한 마디엔 지나칠 수 없는 뜻이 담겼다.후회하는 마음이 생기면 이미 때는 늦었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자식을 너무 감싸다 때로는 부작용도 빚지만,우리네 부모들의 자식사랑이 각별하기론 세계 으뜸이라 할 수 있다.피붙이를 위해서라면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게 혈연을 중시하는 우리 정서로는 아직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무리 세태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셋이나 되는 아들이 8순에 가까운 노모 모시기를 서로 떠넘기다 법원으로부터 월 200만원의 부양료를 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는 기사를 접하고 주변에서도 혀를 내두르는 모습이었다. 부모 대하기를 우습게 여기는 부모를 둔 자식이 무얼 배우겠는가.무언(無言)중 학대할 대상으로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고 한다.부모가 세상을 등져 마지막으로 기댈 ‘언덕’이 사라진다면 두고두고 후회로 남거나,강원도 영월 3형제처럼 비정한 자식이라는 비난을 산다면 스스로도 자식에게서 버림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부모를 모시고 꿋꿋이 살아가는 자식이 더 많다.“너도 늙어 봐라.”란 말을 곰곰 되새겨보자. 김용자 경북 경산군 진량읍
  • [사설] 답안지 바꿔친 공사 채용비리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청탁비리가 또 도마에 올랐다.허신행 전 서울농수산물공사 사장이 신입사원 공채시험에서 2명을 부정하게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났다.농림부장관을 지낸 허씨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위원으로 공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현역 국회의원,유명대학 교수 등이 연루된 이번 채용비리는 우리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말해준다. 게다가 그 수법이 혀를 내두를 만큼 교활하고 악성적이다.현역 국회의원은 1999년 10월 허씨에게 자신의 후원회 회원 아들 K모씨의 채용을 청탁했고,허씨는 총무과장에게 “잘 챙기라.”고 지시했다.이에 총무과장은 합격선 밖에 있는 K씨의 답안지를 고득점 응시자의 답안지와 바꿔치기했다.합격선 안에 들었던 응시자가 영문도 모른 채 탈락한 뒤 겪었을 그 엄청난 좌절과 시련을 생각할 때 결코 가볍지 않은 범죄다.그러니 졸업을 앞둔 전국의 수많은 대학 4년생들이 “뼈 빠지게 공부해 봐야 빽(배경)없이는 말짱 헛일”이라고 한탄하는 것 아닌가. 학연·지연 등의 연고를 내세운 각종 청탁비리는 우리 사회의 건전성을 좀먹는 사회악으로 반드시 척결되어야 한다.특히 개인회사도 아닌,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사가 조직적인 채용비리를 저지른 행위는 법에 명시된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한다.아울러 금품이 오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정법의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기 일쑤인 정치인들의 청탁에 대해선 유권자들이 내년 총선에서 본때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은밀히 자행되고 있을지 모를 각종 청탁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내부자 고발제도가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
  • 盧 1/10 발언 파장/한나라 “계산된 발언” 민주당 “평면적 발상”

    정치권은 15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4당대표 회담에서 “우리측 불법 대선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1을 넘으면 정계은퇴하겠다.”고 말한 것을 둘러싸고 공방전을 벌였다.민주당측에서는‘많으면 죄가 되고 적으면 괜찮다.’는 식의 논리는 “평면적 발상”이라는 비난도 나왔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과 검찰이 10분의1 이하로 짜맞추기 수사를 하고 기업들 ‘입막음’도 다 마쳤다는 자신감의 발로”라고 주장했다.이재오 총장은 강금원씨 등 노 캠프의 15대 의혹을 열거하며 “이미 49억원을 넘겼으니 즉각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발언 배경과 관련,최병렬 대표는 상임운영위회의에서 “선거무효소송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공직선거법 263조에 따르면 대선비용 상한선은 341억 8000만원으로,200분의1을 초과하면 당선무효가 된다.앞서 노 캠프가 274억원을 공식신고해 이보다 69억 5000여만원을 더 쓴 것으로 밝혀지면,시효가 지난 당선무효소송과는 상관 없지만 현재 진행 중인 선거무효소송에는 영향을 준다는 얘기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10%라는 계산법은 한나라당을 700억원으로 보고 70억원을 한계로 잡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나라당은 이회창 전 후보의 검찰 출두를 계기로 측근비리를 대통령과 직결시켰다.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야당보다 덜 받았다고 면죄부를 줄 순 없다.”며 “대통령도 검찰조사를 받으라.”고 쏘아붙였다.이해구 의원은 “이 전 후보가 책임지면 대통령도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일 것에 대비,계산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은진수 수석부대변인은 “대통령이 부정한 돈으로 당선됐든,당선을 전후해 부정한 뇌물을 받았든 혐의가 확인되면 즉시 사법·정치·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가세했다.박순자 부대변인은 ‘이광재씨가 500만원을 받았다.’고 엉터리로 조사한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의 경질을 요구했다. 발언 자체의 적절성도 논란이다.최 대표는 “이런 대통령을 모시고 있는가 싶어 착잡했다.”고 말했고,홍사덕 총무는 “무슨 망발이냐.초등학교 학예회 수준”이라고 혀를 찼다.민주당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도덕성 문제를 다른 사람과 비교,수치화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열린우리당 남궁석 의원은 “오십보 백보는 같을지 모르지만 십보와 백보는 다르다.”고 적극 두둔했다.정동영 의원은 “불법 좌회전과 음주운전 인사사고를 같이 취급해선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박정경기자 olive@
  • 안희정 소환전 관련자와 ‘입맞추기’ 증거인멸 시도하다 들통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깊숙이 불법 대선자금 수수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노무현 캠프의 도덕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안씨는 검찰 소환에 앞서 관련자들과 입을 맞추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후보단일화 뒤 당사서 6억 받아 검찰은 안씨가 지난해 12월15일과 24일,각각 1억 5000만원과 3억원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으로부터 받아 전 장수천 대표 선봉술씨에게 건넨 사실을 밝혀냈다.장수천 빚과 관련,논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명목이었다.자금 지원의 명목에 따라서는 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또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으로부터 받은 1억원도 안씨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안씨는 이 돈을 같은 달 26일 당 연수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선거자금으로 받은 돈을 다른 곳에 쓴 것도 온당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걷은돈 절반 선봉술씨 계좌로 검찰은 특히 안씨가 11월 말에서 대선 직전까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8층 정무팀 사무실에서 여러 사람으로부터 모두 10여차례에 걸쳐 5억 9000만원을 모금한 사실을 확인했다.모두 영수증 처리가 되지 않은 자금이다. 노 대통령의 측근들이 수수한 돈의 상당 부분이 선씨의 차명계좌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점도 검찰이 밝혀야 할 대목이다.강 회장의 돈 4억 5000만원을 포함,안씨가 직접 모금한 5억 9000만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선씨의 계좌로 흘러들어 갔다고 검찰은 밝혔다.SK비자금까지 합치면 선씨가 관리한 자금은 11억원이 넘는다.선씨가 불법자금 관리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씨와 강금원씨,선봉술씨는 자금 출처를 숨기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제일 먼저 조사를 받은 선씨는 안씨를 만나 “자금의 출처를 강씨로 하자.”면서 입을 맞췄다.그 뒤 선씨는 강씨와 만나 “안씨는 총선에 출마해야 하니 나에게 돈을 건넨 것처럼 하자.”고 말했다. ●계좌·수표추적으로 조작 밝혀 하지만 검찰은 예금계좌와 수표추적을 통해 조작사실을 밝혀냈다.안씨는 은폐시도를 시인했다.안씨는 이날 밤 수감되기에 앞서 “혐의를 인정하며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반성하겠다.”면서 “그러나 더 이상 받은 돈은 없다.”고 말했다. 강충식 홍지민기자 chung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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