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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라운지] 현대 여자배구단 푸에르토리코 용병 아우리

    [스포츠 라운지] 현대 여자배구단 푸에르토리코 용병 아우리

    “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 클럽 문화를 꼭 즐겨보고 싶어요.” 지난달 말 경기 용인시 기흥구 현대건설 여자 프로배구단 숙소 내 코트에서 막 연습을 끝내고 나온 푸에르토리코 출신 외국인선수 아우리(27·레프트)가 대뜸 이처럼 말했다. 합숙생활이 엄격해 말로만 듣던 한국의 밤 문화를 즐길 수 없었던 것. 그는 “가요 프로그램을 보면서 ‘노바디 댄스’도 다 익혔는데, 실력발휘할 곳이 없네요.”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푸에르토리코라는 이름의 낯선 땅에서 머나먼 한국땅을 밟은 ‘용병’ 아우리. 한국에 오게 된 계기에 대해 물었다. “지난해 5월 일본에서 올림픽 예선전이 있었는데, 그 때 감독님(홍성진 감독)의 제의를 받았어요. 한국이 연습량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올 결심을 하게 됐지요.” ●“감독님께 90도 인사 놀라워요” 아우리는 여섯살 때 배구를 시작했다. 15살 때 국가대표가 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 매년 리그에서 공격·리시브·서브상은 항상 그의 몫이었다. 미국에서 보낸 대학 시절 배구특기생으로 장학금을 받으면서 선수생활을 했고, 졸업과 동시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리그에서 뛰며 다양한 문화를 접해왔다. 하지만 동양으로 온 것은 지난해 8월 한국이 처음. 아우리가 느낀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을까. 그의 눈에 처음 비친 한국은 서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건물 모습 등이 제가 대학을 다녔던 미국 플로리다주와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동양에 대한 막연한 신비감을 갖고 있었는데 서구화된 한국의 겉모습에 적잖이 실망했던 것. 하지만 조금씩 한국문화를 접해가면서 실망은 금세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그는 “배구코치나 감독님이 멀리서 보이기만 해도 90도로 깍듯이 인사하고 존댓말 쓰는 것에 정말 놀랐어요.”라며 혀를 내둘렀다. ●“노래방에서 노바디 춤도 추고 싶죠”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재미있는 점도 많이 눈에 띄었던 모양이다. “피곤하지만 않으면 하루종일 쇼핑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쇼핑을 즐기는 아우리는 “한국 여성들은 왜 특정상표의 똑같은 백을 들고 다니죠? 디자인이 한 가지밖에 없나요?”라고 따지듯 묻기도 했다. 또 주말에 시간나면 동대문 시장에서도 가끔 옷을 산다는 그는 가격을 깎는다는 개념을 처음 알았다며 신기해했다. “흥정할 수 있다는 걸 몰랐어요. 외국인이라서 깎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프로배구 4라운드를 마친 현재 아우리의 득점 순위는 365점으로 4위. 다른 팀 용병들에 비해 다소 밀리는 수준이다. 하지만 리시브에서는 세트당 3.94개의 성공률로 용병 중 가장 높은 2위다. 레프트로서 팀 내에서 담당하는 수비 부담이 많은 탓이다. ●“한국어 배워서 대화하면 좋겠어요” 그는 “한국에 온 지 5개월째인데 아직도 세터와 손발이 안 맞아 힘들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 역할까지 뒷받침하기 때문”이라면서 팀 내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외국에서는 용병을 2명까지 둘 수 있는데 한국은 1명밖에 없어 용병들이 경쟁 의식이 없다.”며 한국의 용병제에 대해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타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즐길 줄 아는 게 장점인 아우리는 “한국에 있는 동안 꼭 한국말을 배워서 간단한 대화는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며 한국 생활 ‘제2의 목표’를 당차게 밝혔다. 아우리가 미소로 건넨 마지막 인사는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 인사였다. 글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아우리 프로필 ●생년월일 1982년 1월10일 ●국적 푸에르토리코 ●체격 180㎝, 64.5㎏ ●학력 플론다 대학 (미 플로리다 주립대) ●포지션 레프트 공격수 ●가족관계 부모님, 오빠, 언니(배구 국가대표 선수) ●수상경력 센트로아메리카컵 및 파나메리카노컵 공격상, 서브상, 리시브 상 등 다수 ●별명 꽁치(머리가 작아서) ●취미 해변 산책 ●특기 원더걸스의 노바디 춤
  • [데스크 시각] 난청의 시대/심재억 미래기획부 차장

    [데스크 시각] 난청의 시대/심재억 미래기획부 차장

    설 명절 황망하게들 보내셨지요? 연휴가 짧았지만 하루, 이틀 연휴 짧은 게 대수겠습니까. 다들 마음이 눅눅하고 무거우니 설도 예전 같지 않았을 터이고, 수상한 시절을 말하자니 눈알 부라리는 세태와의 거친 입싸움이 부담스러워 말문을 닫기도 했을 것입니다. 태평성대라면 가솔들 결혼이나 취직 못한 것이 차례상 요깃거리였겠지만 모두들 내일 일을 모르니 언죽번죽 말 꺼내기 뭣해 그냥 입맛만 다시다 만 말들도 많았겠지요. 그러자니 주전부릴 해봐도 주린 듯 헛헛하고, 뭔가 부족한 공복감이 가시지 않습니다. 설 분위기가 예전과 다른 것도 따지고 보면 갈라지고 뒤틀린 세상 일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권력은 한사코 국민들 말문에 쇳대를 채우려 들고, 그러지 말라는 외침엔 오불관언 콧방귀도 뀌지 않습니다. 국민들 가슴이라도 열어봐야 할 사람이 고쟁이 속 똥 뭉개듯 눙치고 앉아 딴전만 피우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러니 ‘난청의 세상’이랄밖에요. 말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못 듣는 것보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는 게 문제이고, 이보다 난감한 것은 알아듣고도 못 들은 척 잡아떼는 것입니다. ‘느물거리며 고집 안 꺾는 방안퉁수’ 하나가 여럿 골병 들이기는 일도 아니듯 말이지요. 의학적으로 난청은 대부분 감각신경의 이상이 원인입니다. 풀어 말하면 내이(內耳)의 문제이거나 내이와 뇌 사이의 회로가 손상된 결과이지요. 지금 권력의 동향을 보면 국민들이 중구난방 떠들거나 혀짧은 소릴 해대서가 아니라 확실히 듣는 쪽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고도 남습니다. ‘30대 백수’라는 인터넷 논객에게 우롱당하는 수준의 경제정책에 무조건 전임자의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투의 부동산정책과 대북문제, 대운하 시비에 지역·파벌인사, 여기에다 “같이 좀 살자.”는 철거민들을 떼죽음으로 내몰고도 검찰이 내놓은 웃기는 수사결과를 보면 병증이 참 위중해 보입니다. 왕조시대에나 있을 법한 참담한 인간 유린 등 어느 것 하나 귀를 열고 국민의 말을 경청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우니까요. 이런 세상을 지켜보자니 가슴에 서늘한 고드름이 돋습니다. 그렇다고 권력이 국민의 말을 통 못 알아들은 건 아닙니다.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많은 후회를 했다.” “지금 주식 사면 부자 된다.” “광우병 걱정되면 안 먹으면 된다.” “국민들이 반대하면 대운하 추진하지 않겠다.” “전임 대통령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 등 사안마다 꼬박꼬박 촌철살민(寸鐵殺民)의 멘트는 빠뜨리지 않고 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나라와 국민의 일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논죄든 상찬이든 이명박 대통령의 1년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합니다. 동서·남북도 모자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강자와 약자, 청소년과 기성세대를 깡그리 싸움판으로 내몰아 감당 못할 분열을 조장한 과오, 단지 전임자와 다르게 보이기 위해 잘못된 정책을 고집한 과실, 철거민들을 주저없이 불지옥으로 밀어넣는 그런 죄악 위에다 천박하기 짝이 없는 ‘잘만 사는 나라’를 세워본들 제 정신 가진 누가 그걸 성취라고 평가하겠습니까. 이 엄동에 고립된 농성자들을 향해 얼어죽으라는 듯 물대포를 쏘아대는 것도 모자라 희망 대신 죽음을 안기고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자해다.” “어쩔 수 없었다.”고 우기는, 저 ‘법치’를 빙자한 권력의 만행. 금수에게도 하지 못할 짓을 공공연히 자행하는 그들에게서 우리는 법의 정신을 잊은 충견들의 포효와 권력의 가치를 망각한 제왕식 군림을 볼 뿐입니다. 그러니 우리 국민들 지지리도 복이 없다는 거지요. 꼴랑 이 정도 먹고 사는 일도 복에 겨운지 뽑아세우는 사람마다 앞앞이 ‘허당’이고, 더구나 이 어이없는 난청이 최첨단 보청기로도 해결될 일이 아닌 듯해 참 난감한 정초(正初)입니다. 심재억 미래기획부 차장 jeshim@seoul.co.kr
  • 돈줄 끊긴 中企 “우린 죄인”

    돈줄 끊긴 中企 “우린 죄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서쪽에서 불어오는 소금기 머금은 한풍(寒風)이 빈 공장 사이를 헤집고 다닌다. 인적이 끊긴 거리는 빈 트럭만 덜그럭거리며 간간이 오간다. 트럭이 일으킨 먼지 사이로 ‘공장폐업 임대 모집’이라고 휘갈긴 간판이 삐딱하게 걸려 있다. 한때 수도권 최대 규모의 국가산업단지였던 인천 남동공단은 ‘유령의 도시’로 바뀌어 있었다. ●곳곳 ‘공장폐업 임대’ 간판 거리 을씨년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중소기업들이 연휴 기간조차 사람 한 명이라도 더 쓰려고 난리였지. 여기도 작년 추석 즈음엔 부품과 완제품을 싣고 내리는 차들로 그득했는데 말야. 요즘은 차라리 휴업하는 업체가 운이 좋은 편이야. 저 건너편 기업도 하청이 끊겨 지난주 쓰러졌다지….” 한 중소기업의 텅빈 주차장을 지키던 50대 중반의 경비원이 혀를 끌끌 차며 뇌까렸다. “은행들은 자기들 좋을 때는 서로 돈을 가져다 쓰라더니 요즘은 태도가 180도 변했어요. 어려울 때 우산을 씌워주는 게 아니라 입고 있는 옷까지 빼앗고 있어요.이러니 요즘 기업하는 사람들을 애국자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죄인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신임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현장에서 듣기 위해 남동공단을 찾은 이날 오전, 중소기업 사장들은 정부 고위 관계자 앞에서도 거침 없이 불만을 토로했다. 그만큼 경제 위기가 단순한 수치상의 악화가 아닌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생존권 문제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자금난이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은행에 비난의 화살이 쏠렸다. 엠알인프라오토 함상식 대표는 “은행이 사실상 대출을 중단하면서 일부 정책 자금을 빼놓고는 돈줄이 끊겼다.”면서 “중소기업을 23년 동안 열심히 운영한 죄밖에 없는데 요즘처럼 억울한 때가 없었다. 급한 불은 중소기업만 끄는 게 아니라 은행도 같이 꺼야 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선 기업 현장에서의 사기는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다. 실리캠 김재헌 대표는 “요즘 제조업을 하면 애국자라고 하는데, 난 죄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돈이 없으면 은행에 가서 돈을 빌려야 하고, 일이 많으면 혼자 마지막으로 남아서 해야 하고, 심지어 노래방에 가서 (대기업이나 관련 공무원들에게) 접대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애국자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허 재정1차관 “자금 지원 강드라이브” 허 차관은 이에 대해 “가슴에 남는 말이 많다. 시장경제에서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최고의 애국자”라면서 “(경제가) 잘 안 돌아간다면 은행이나 우리 정부를 포함한 정책 당국자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성이 있지만 일시적인 수요 급감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 자금 지원 중단) 문제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굉장히 강하게 드라이브 걸고 고급 인력 수급, 가업 승계 등의 문제도 주의 깊게 살피겠다.”면서 “다만 모든 위기에는 끝이 있으니 그때에 대비해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에 힘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국회의원 역도선수’ 황호동 前 신민당 의원

    [만나고 싶었습니다]‘국회의원 역도선수’ 황호동 前 신민당 의원

    ‘국회의원 역도선수 황호동’을 기억하시나요. 1973년 9대 총선에서 야당인 신민당 소속으로 전남 장흥·강진·영암·완도에서 당선된 황호동(73) 의원. 110㎏에 180㎝의 거구인 그는 이듬해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안게임에 국회의원 신분으로 역도 선수로 출전해 은메달을 땄다. 그해 서울신문은 9월 6일자 1면 기사에서 “역도 슈퍼 헤비급 黃鎬東선수(국회의원)가 132.5㎏으로…은메달을 보탰다.”고 보도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국제대회 선수로 뛰었던 일이나, 메달을 딴 것은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런 황 전 의원을 전직 국회의원들의 사랑방인 서울 을지로 헌정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그를 만나자마자 가장 궁금했던 국회의원 역도선수가 된 배경부터 물었다. “아시안게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김택수 당시 대한체육회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어요. 북한이 아시안 게임에 참가하는데, 아무래도 북한과 메달 한두 개를 놓고 순위경쟁을 할 것 같으니 선수로 뛰어달라는 얘기였지요.” 역기를 놓아버린지 10년이 넘었고, 아시안게임이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그런데도 김택수 회장에게 “진작에 말하지 그랬느냐.”고 말하는 그의 마음 속에는 이미 출전 결심이 서 있었다. ●슈퍼헤비급 체중 통과하려 맹물 엄청 마셔 황 전 의원은 출전을 하려던 이유에 대해 “내 의지를 테스트해보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선수생활을 그만둔 10년의 세월과 젊음을 뛰어넘어 국제경기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삶의 도전이었던 것이다. 결심은 했지만 국회의원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고 하면 “미쳤나 보다.”는 말을 들을까 봐서 친한 대학 선배 한 명에게만 출전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는 38세의 노장 역도선수는 태릉 선수촌으로 들어갔다. 유신헌법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할 무렵 야당 의원이 정부 측의 요청에 덥석 응했다면 이상한 눈길을 받았을 터. 그는 태릉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하다 TV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나오자 욕설을 하면서 “왜 또 나왔어?”라고 소리를 지르는 강한 야당성향을 보여줬다. 그리곤 그의 모습은 두 차례나 선수촌에서 며칠씩 사라졌다.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있는 남산에 끌려갔다 왔던 것이다. 짧은 기간에 가장 어려운 것은 훈련의 강도 보다 몸무게였다. 슈퍼헤비급에 출전했지만 훈련을 해도 몸무게는 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서 몸무게를 재기 몇시간 전부터 맹물을 엄청나게 마시고 간신히 통과했다. 그리고 은메달을 땄다. 한국대표팀은 금메달 16개·은메달 26개로 4위, 북한은 금메달 15개·은메달 14개로 5위였다. 냉전이 한창일 당시였기에 남북 승부 결과는 국민적 관심사였던 시절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역도로 다져진 그는 당시로서는 거구였다. 그래서 고려대 경제학과 재학 중인 1956년에 ‘고려대 덩치’ 4명에 선발됐다. 4명은 신익희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호에 투입됐다. 하지만 신익희 후보가 선거를 불과 10일 남기고 유세 도중 돌연 숨지면서 학교로 돌아가야 했다. 그의 큰 덩치는 국회의원이 돼서도 인기를 누렸다. 여야 대치가 있을 때면 전면에 나서달라는 요구는 그에게 돌아왔던 것이다. 1972년의 10월유신으로 8대 국회가 해산되고 실시된 총선에서 탄생한 9대 국회에서는 극심한 유신반대 투쟁이 벌어졌다. 김영삼 신민당 총재는 개헌 추진을 위한 대여 강경투쟁 노선을 선택했다. 공화당은 국회(현 서울시의회) 건물 문을 걸어잠그고 운영위를 열어 야당이 발의했던 개헌특위구성결의안 폐기를 시도했다. 복도에 몰려 있던 신민당 의원들은 “황호동 의원 어디있어?”라고 찾았다. 불려나간 황 의원은 회의장 문짝 아래 위를 두 손으로 잡고 틀었다. 그가 문을 틀어놓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이에, 다른 이가 틈 사이로 손을 넣어 문고리를 열었다. 문을 부수지 않고도 회의장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결의안 폐기가 선언되고 난 뒤였다. 해머와 소화기가 등장한 35년 뒤의 18대 폭력국회 장면을 보면서 소감이 어땠을까. 그는 “요새 정치 싸움은 치열해요. 무슨 시장 깡패들도 아니고….”라고 평가했다. 그는 “당시에는 나를 김두한에 비유하기도 했지만, 나는 비폭력주의자였어요. 김영삼 총재 시절에 여야가 부딪치기는 했지만 의자에 앉아서 말로 싸웠지, 저런 폭력은 쓰지 않았어요. 지금 야당이 너무 지나치다고 봐요.”라고 혀를 찼다. 그리고는 “매우 저질 국회요. 대통령에 국회 해산권이 없으니까 국회가 자진해산해야 할 판이오.”라고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여야 대치때 선봉섰지만 난 비폭력주의자 개헌특위구성결의안이 폐기되자 김영삼 총재는 가두시위를 벌이고 청와대까지 쳐들어가자고 했다. 그때 황 의원이 나서 “바깥에 경찰이 쫙 깔려 광화문에도 못갈 판에 무슨 청와대를 가느냐.”고 반대했다. 주변에서 “기운 센 사람이 왜 반대하느냐.”는 핀잔이 쏟아졌지만 황 의원은 “기운이 세니까 반대한다.”고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에는 야당 내에서도 파벌 대립으로 폭력 사태가 벌어지곤 했다. 1975년 신민당 옥천·보은·영동지구당 개편대회에서 나선 이용희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중앙당에서 최형우 사무차장이 파견됐다. 최 사무차장은 현지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적어도 국회 내에서는 폭력이 없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이철승 계보였던 그는 호남출신이면서 김대중보다는 김영삼을 지지했다고 한다. 국회의원 유세장에 갔더니 연설대 위에 김대중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달라는 메모가 올라와 있었다. 그는 메모 요구대로 하기는커녕 김대중 욕을 실컷 하고 내려왔다. 그리고 10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황 전 의원은 인터뷰를 마친 뒤 헌정회 사무실을 나서면서 “지금 국회는 너무 사납다.”면서 “참을성을 키워서 국회와 국회의원의 존엄성을 스스로 지켜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어떻게 지내시나요 1주에 3일 신장투석… 정부 지원금으로 생활 황호동 전 의원은 몇년째 투병 중이다. 신장기능에 문제가 생겨 1주일에 3일을 병원에 가서 투석치료를 받는다. 그래서 인터뷰 날짜도 병원에 가지 않는 날로 잡았다. “건강은 어떠시냐.”는 질문에 “한번에 피를 4㎏씩 투석하고 나면 어지러워서 계단에서도, 길에서도 넘어지기 일쑤요.”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슈퍼헤비급 은메달리스트여서 장미란 선수를 연상하면서 인터뷰에 나갔지만 황 전 의원은 ‘키 큰 전직 의원’ 모습이었다. 한때 어른 허리만했다는 팔뚝은 여느 70대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보였다. 병과 싸우느라 약간 지쳐보였지만 목소리는 정정했다. 요즘도 하루에 담배 한 갑 반을 핀다고 했다. 병원비는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일반 병원에 다녔지만 요즘은 종교단체에서 투석을 하기 때문에 돈은 들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돈 얘기가 나오자 황 전 의원은 “집이 워낙 좁아서…. 응접실이 없어서 손님을 집으로 오라고 하지를 못해요.”라고 했다. 나이 등을 감안해서 자택으로 인터뷰를 가겠다던 기자를 굳이 말리고 헌정회 사무실을 고집했던 데 대한 해명인 셈이다. 전남 강진 갑부였던 조부로부터 140여평의 불광동 주택 등 부동산 몇 채를 물려받았지만 남은 것은 30평짜리 아파트뿐이라고 했다. 정부 예산에서 전직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100만원으로 생활을 한다. 이 가운데 자신의 용돈은 20만원, 나머지 80만원으로 부인과 함께 생활을 한다. 생활비가 적지 않으냐고 하자 “우리 사회와 경제가 어느 상황인데, 이 정도면 고마워해야지요.”라고 손사래를 친다.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해서 생활하는 박영록 전 국회 부의장의 사정에 비하면 자신은 낫다는 얘기로 들렸다. 그가 10대 국회에서 낙선하고 나서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고 난 뒤에 정치규제에 묶여버렸다. 그 뒤에 그는 정치계를 떠났다. 떠난 이유를 물으니 “돈이 없어서….”라고 했다. 그의 국회의원 시절에는 낭만과 멋이 있었던 듯했다. 국회의원 시절 월급을 타는 날이면 당시 국회의사당 부근의 무교동 다방에는 대학 후배들이 그득했다고 한다. 월급봉투를 들고 다방에 들어가서 후배들과 만나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월급을 나눠주다 보면 월급 봉투는 금방 비어버렸다. 때로는 집으로 찾아오는 후배들을 빈 손으로 보내지 못해 용돈을 쥐어줬다고 했다. ●황호동 前 신민당 의원 ▲ 73세 ▲ 전남 강진 출생 ▲ 강진 농고 졸·고려대 경제학과 졸 ▲ 9대 신민당 소속 국회의원(전남 강진·장흥·영암·완도) ▲ 3선개헌반대범국민투쟁위 발기위원 ▲ 신민당 중앙당 청년지도국장 ▲ 체육훈장 백마장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선씨 종부 ‘350년 간장’ 인터넷에 팔았더니 무슨 일이 벌어졌나 뉴타운이 애물단지가 된 이유 또 다른 철거민들…세운상가 떠난 이들의 겨울 29년만에 벗은 ‘간첩 누명’
  • ‘남은 건’ 외국인 신부뿐, 마을문화 지켜질까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한국 문화 체험과 교육에 힘쓰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외국인 신부들이 한국 농촌 마을의 향토문화와 풍습을 몸에 익히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 신평1리 이장 최재형(58)씨는 “한국말 배우기도 벅찬데 무슨 민속놀이냐.”고 혀를 찼다. 이 마을은 설 명절 때마다 주민들이 모여 마을 은행나무 밑에서 마을제사를 지내고 풍물놀이 등을 한다. 농촌총각과 국제결혼한 베트남 신부 3명이 이 마을에 살고 있지만 마을 전통 풍습과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우리 고유의 마을풍습과 전통문화를 외국인 신부들이 한국에 몇년 살았다고 해서 익힐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전통 마을문화 계승은 고사하고 마을 분위기에 적응해 잘 살기나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마을에는 당초 베트남 신부 4명이 있었으나 이 중 한 명이 최근 아이를 데리고 자취를 감춰 분위기가 흉흉하다. 역시 베트남 출신으로 4년 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원리 마을로 시집와 남편 김모(44)씨,딸(4)·아들(2)과 함께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A(26)씨는 “한국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A씨는 한국 전통 음식인 된장국과 김치찌개도 잘 끓인다. 하지만 A씨는 “한국문화를 빨리 익히려고 전통문화 체험 행사에도 자주 참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낯설고 너무 어려운 것이 많다.”고 했다. 주민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직은 어색해 반상회에도 남편이 참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등의 통계에 따르면 농림어업 종사자 가운데 2007년 결혼한 남자의 40%가 동남아나 중국 등의 외국 신부를 맞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대식 박사는 “농촌에 다문화 가정이 늘어날수록 향토문화나 전통풍습의 고유 색채는 옅어질 것”이라면서 “외국인 신부들이 한국의 전통 문화를 계승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제3의 문화가 생겨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현장행정] 양천구 건강증진팀

    [현장행정] 양천구 건강증진팀

    서울 양천구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을 지키는 ‘잔소리꾼’을 자임하고 나섰다. 19일 양천구에 따르면 이 잔소리꾼은 연말까지 월 3~4차례씩 가족 없는 어린이들이 모여 사는 신월3동의 아동양육시설 ‘SOS어린이마을’을 찾아 12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소외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도 건강한 생활습관 등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찾아가는 건강프로그램은 장애인보호시설과 양로원에도 확대될 방침이다. 추재엽 구청장은 “자라는 어린이의 건강이야말로 지역 사회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면서 “누구나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서울 최고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소외 아동·청소년 찾아 건강검진 “너, 몸무게 진짜 많이 나간다.” “너도 그래. 히히히…” 지난 16일 SOS어린이마을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이날 구청 지역보건과 건강증진팀에서 이 어린이의 ‘비만도 측정’을 한 것이다. 구청의 건강증진 담당직원 이경자씨가 “성민아, 너는 군것질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 키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구나.” 라고 말했다. 신원초등학교 4학년 성민(11)이는 겸연쩍은 듯 웃으며 혀를 빼물었다. 이씨는 보육담당자에게 비만도가 심한 어린이 4명은 간식 등에 더 신경을 써줄 것을 당부했다. 23일은 이곳의 어린이와 청소년 120명에게 ‘성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29일은 절주 교육, 2월4일엔 금연교육 등도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은 개인별 맞춤형 건강지도로 정상적인 신체발달을 꾀하는 데 있다. 또 올바른 정신을 가진 성인으로 자랄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꾸몄다. ●금주·흡연 예방 등 가상체험도 금주·금연 교육, 영양교육, 성교육 등에서 ▲폐 모형을 이용한 음주·흡연 가상체험 ▲성폭력 유형 및 특징, 성적 자기결정권 찾기 ▲‘컬러 푸드’ 영양교육 등 12개 체험위주의 세부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각 프로그램에 ‘OX 퀴즈’ 등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 청소년 건강 전문강사가 직접 방문해 영양교육, 금주 및 흡연예방 등을 맡았다. 윤종범 지역보건과장은 “어려운 사회적 환경에 놓인 어린이와 청소년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잃기 쉽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더욱 개발하면서 장애인, 홀몸어르신 등 약자층의 건강도 보호하는 사업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골반통… 비정상적 출혈… 잦은 소변… 혹시 자궁근종?

    골반통… 비정상적 출혈… 잦은 소변… 혹시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의 20∼30%, 35세 이상 여성의 40∼50%에서 생기는 흔한 자궁 양성 종양이다. 호르몬의 영향 탓에 폐경기가 지나면 근종이 위축되어 크기가 줄기도 하지만 반면 임신 중에는 더 커지기도 한다. 문제는 최근 미혼 추세에다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이나 젊은 여성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흔한 증상이 자궁출혈 자궁의 근육세포에서 형성되는 자궁근종은 가족력이나 여성호르몬 이외의 다른 호르몬 작용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자궁근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으나 전체의 20∼50%에서는 근종의 수와 크기, 위치, 근종의 변성도에 따라 ▲비정상적인 자궁출혈 ▲골반통 및 골반압박감 ▲빈뇨 ▲생식기능 이상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이중 가장 흔한 증상이 자궁출혈이다. 출혈 양상은 월경과다나 부정 자궁출혈을 보이거나 두 가지가 동시에 올 수도 있으며, 이 때문에 빈혈과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초래된다. 골반통은 월경곤란증 또는 골반염증이나 자궁내막증과 동반된 경우 성교통을 유발하거나 골반의 압박감을 초래한다. 또 근종이 방광이나 요관을 압박하면 빈뇨가 나타나며, 특히 근종이 클 때는 요관을 부분적으로 막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은 30∼70%의 환자에게서 보일 만큼 흔하다. 근종이 생식기능 이상을 초래하는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어느 부위에 생기느냐에 따라 구분 자궁근종은 어느 부위에서 생기느냐에 따라 크게 장막하근종, 근층내근종과 점막하근종으로 구분한다. 장막하근종은 혹이 주로 자궁벽 바깥쪽으로 자라는 경우이고, 근층내근종은 혹이 자궁근육층 안에서 자란다. 이에 비해 점막하근종은 혹이 자궁 안에서 혀처럼 매달려 자란다 ●출혈·골반통 일으키면 수술 고려를 자궁근종이 비정상 자궁출혈이나 골반통을 일으키는 경우라면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근종으로 인한 빈혈, 골반통 모두 활력과 노동력 상실을 초래,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자궁근종이 악성 종양으로 바뀌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간혹 악성으로 변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폐경기 후 근종이 갑자기 커지거나 자궁출혈이 동반되면 암의 일종인 육종성 변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자궁 질환은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자가진단이 어렵다. 그러다 종양이 커지면 하복부에 살이 찐 것 같은 느낌이 들며, 변비·빈뇨가 오거나 생리의 양과 기간의 증가로 빈혈이 오기도 한다. 출혈, 복통 등으로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자궁근종은 내진으로 쉽게 발견되나 점막하근종은 초음파검사로도 70% 정도만 진단이 가능해 자궁 안을 직접 들여다보는 자궁내시경을 이용하거나 자궁내막 소파검사 또는 MRI·CT촬영을 하기도 한다. 치료법은 크게 호르몬요법과 수술로 구분할 수 있다. 호르몬치료는 특정 호르몬을 투여, 생리를 멈추게 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여성호르몬 결핍상태를 만들어 근종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6개월 이상 치료하면 여성호르몬이 부족해 골다공증 등 부작용이 오므로 수술 전 자궁근종으로 인한 빈혈치료나 당장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일시적으로 사용한다. 수술은 크게 근종절제술, 부분자궁절제술, 자궁절제술로 나눈다. 이전에는 개복수술이 대세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복강경수술과 질식, 자궁절제경(점막하근종)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수술 대상이 되는 경우는 빈혈을 동반한 비정상 자궁출혈이나 월경·성교·요통 및 하복부 동통 같은 만성 골반통이 있는 경우, 유경성 근종 등으로 급성 통증이 있거나 신부전 등 비뇨기계 증상을 초래한 경우, 불임이나 유산이 잦은 경우 등이다. ●비만·빠른초경·가족력 있으면 주의 확실한 자궁근종 예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위험인자로 알려진 비만, 빠른 초경, 피임, 동물성 지방식, 가족력 등이 있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는 “자궁근종 가족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없더라도 30대 이후의 기·미혼 여성은 연 1회 이상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며, 특히 월경통, 빈뇨, 변비 등의 증상이 있으면 미루지 말고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
  • 후임 청장은 누구

    한상률 청장까지 국세청 수장 3명이 잇따라 구속되거나 불명예 퇴진하면서 후임 국세청장은 외부인사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연과 학연 등으로 얽혀 있는 국세청 내부 문화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외부인사 수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세무행정의 전문성과 외부인사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국세청의 정서 등을 감안할 때 외부인사 투입은 자칫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는 복수의 외부인사와 국세청 출신 인사 등을 중심으로 후임자 선임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조용근 세무회장·허용석관세청장 꼽혀 후임 청장으로 유력하게 거명되는 인사는 조용근 한국세무사회 회장과 허용석 관세청장이다. 조 회장은 9급으로 세무공무원을 시작해 대전지방국세청장(2급)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최일도 목사가 이끄는 다일공동체와 함께 지난 10여년 서울 청량리에서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밥퍼’ 봉사활동을 하고, 별도의 장학사업도 꾸려온 이력을 지니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섬김 행정’과 맥이 닿는다는 점이 강점이다. 허용석 관세청장은 외부인사 기용설과 함께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출신으로, 세금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데다 국세청에서 근무한 적이 없어 강도 높은 국세청 개혁을 이끌 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고시 22회. 허종구 조세심판원장(행시 21회)도 거명된다. 재무부 세제실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국세청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세무행정에 밝은 점이 강점이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오대식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행시 21회)과 부산청장·서울청장을 지낸 윤종훈(행시 18회) 기업은행 감사, 지난해 말 퇴임한 정병춘 전 국세청 차장, 김갑순 전 서울청장, 권춘기 전 중부청장 등도 후보군으로 거명된다. ●오대식·윤종훈 前서울청장도 거론 현직 가운데는 허병익(행시 22회) 국세청 차장과 이현동(행시 24회)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은 현직에 오른지 보름밖에 되지 않아 청장 발탁에는 다소 부담이 따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각을 앞두고 TK(대구·경북) 출신의 약진 가능성이 정국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 국세청장 인선의 또다른 변수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출연의상 최다기록’ 최지우 “옷 갈아입는 일 힘들어요”

    ‘출연의상 최다기록’ 최지우 “옷 갈아입는 일 힘들어요”

    SBS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극본 오수연)에 톱스타 이마리로 출연 중인 최지우가 지금까지 무려 150벌에 가까운 의상을 선보여 화제다. 최지우의 스타일리스트 노광원 실장은 “지난 15일 방송된 제12회까지 모두 147벌을 갈아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회당 평균 12벌이며 제일 많았던 2회에서는 25벌이나 입었다”고 전했다. 이는 국내 드라마 사상 최다 기록. 최지우가 이처럼 ‘드레스의 연인’이 된 이유는 극중 배역이 아시아 톱 영화배우이기 때문이다. 이마리가 출연했던 영화들이 드라마 속 자료화면으로 비춰지면서 해당 장면에 필요한 출연 의상들이 여러 벌 등장했다. 특히 마리의 톱스타라는 직업에 걸맞게 레드카펫, 기자회견장, 시사회장, 각종 파티에 등장하는 장면이 많았던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의상의 종류도 다양하다.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는 물론 수녀복, 배달복, 흡혈귀 가죽옷, 발레복. 모피코트 등 다양한 옷을 입고 등장했다. 또한 사극 ‘황진이’에 출연하는 장면에서는 데뷔 이후 최초로 한복을 선보였고 웨딩드레스를 다섯 벌이나 바꿔 입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가난한 대학 강사 철수(유지태)와의 연애전선이 무르익으면서 옷사치가 줄어들 전망이다. 그래도 20부작을 모두 마치면 200벌은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계자들은 “이 정도면 드라마 ‘타짜’에서 정마담으로 화려한 패션을 뽐냈던 ‘앙드레강’ 강성연과 ‘온에어’의 도도한 톱스타 김하늘도 꼬리를 내려야 할 지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입는 배우도 힘들겠지만 입히는 사람의 고충도 만만찮다. 스타일리스트 15년 경력의 베테랑 노광원 실장은 “여태까지 톱스타 여러 명의 의상을 피팅했지만 이렇게 많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꼼꼼히 체크해도 가짓수가 워낙 많아 촬영 때마다 헷갈린다.”고 혀를 내둘렀다. 화려한 의상으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최지우는 “좋은 옷을 원없이 입어서 좋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매번 갈아입는 일이 만만치 않다. 일상생활에서는 운동복처럼 편안한 옷을 주로 입는다.”고 전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혀 쑥 내민 둘리 여전히 귀엽지요?”

    “혀 쑥 내민 둘리 여전히 귀엽지요?”

     “요리보고 조리 봐도 으흠~ 알수 없는 둘리 둘리~”는 집어치워라.이제 그만 놓아주자.이미 십수년 전 얘기다.눈물 질질 짜던 순종적인 둘리 대신 악동 이미지로 새롭게 무장한 둘리가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아기공룡 둘리’가 최근 SBS를 통해 친구들을 다시 찾았다.그런데 뭔가 낯설다. 성형이라도 한 것일까.눈매도 살짝 날카로워지고 볼살도 조금은 핼쓱해진 모습이다.예전 둥글둥글하고 귀여웠던 둘리가 골치아픈 장난꾸러기가 됐다.  이런 변모에 대해 둘리의 원작자이자 애니메이션 총감독인 김수정씨는 “원래 둘리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역 근처 ‘둘리나라’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둘리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들 들려줬다.  최근 둘리 방영분 중 악마가 ‘어리수~’하면서 물장풍을 쏘고,이를 퇴치하기 위해 ‘쥐를 잡자 찍찍찍’이란 주문을 외우는 장면이 있었다.이에 대해 일부는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한 모종의 시사가 아니냐.’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이에 대해 김수정 작가는 “시청자의 상상력에 맡긴다.”고 말했다.작가가 모든 것을 미주알고주알 풀어내면 시청자의 상상력을 해칠 수 있어 재미가 반감된다는 설명이다.  이같이 말하며 허허 웃는 그의 모습에서 순박한 둘리가 느껴졌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둘리는 순박해 보이지만은 않는다.과거 KBS 판의 귀여운 둘리를 기억하고 있던 일부 시청자들은 “그때 캐릭터가 더 낫다.”고 불만을 표시한다.이에 대해 김 감독은 “예전의 것을 그대로 간직한 채 새로운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지금 모습이 원래 그리고자 했던 오리지널에 가까운 것이에요.KBS 판은 솔직히 아쉬운 부분이 있었죠.둘리를 너무 순종적으로만 그려냈거든요.그런데 어디 애들이 실제 그렇습니까.가끔 말을 안 들을 때도 있고 말썽 부릴 때도 있는 거잖아요.이번에는 ‘아이들의 동심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내자.’는 초심에 좀 더 충실한 작품이 될 겁니다.”  ‘요리보고 조리봐도~’로 시작되는 주제곡이 바뀌어 아쉽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그 노래를 쓸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유년시절의 추억,꿈을 되살리는 것 중 하나가 노래죠.그런데 예산상의 문제,음악 저작권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새 주제가를 쓰게 된 거죠.그런데 이제 앞으로 시즌이 바뀌면 노래도 바뀌게 될 겁니다.둘리 음악이 하나만 있어야 되는 건 아니니까요.”  하긴 진리가 어디 가겠나.코믹스에서 그려진 둘리나 KBS,SBS를 통해 선보인 둘리나 모두 다 똑같은 인물이니 굳이 뭐가 옳고 그른지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둘리가 대한민국 최고 만화 캐릭터라는 사실은 변함없을 테니까.  올해로 스물 여섯돌을 맞이한 둘리는 만화출판물·TV시리즈·극장용 장편으로 만들어지며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로 자리잡았다.1980~90년대 최고인기를 누렸던 가수 변진섭도 통통한 볼살 때문에 ‘둘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간첩도 둘리를 안다는 소리마저 들렸다.그는 이처럼 둘리가 ‘대박’을 칠 줄 예견했을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어요.제가 기획하고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감이 왔죠.1983년도에 보물섬에 처음 연재했는데,당시 다른 곳에서도 연재를 요청했었어요.두 군데를 저울질하다가 좀더 전도유망한 곳에 둘리를 연재했던 거죠.귀중한 손님에게 아끼는 음식을 내놓았다고나 할까요.”  그가 아끼던 둘리는 올해로 스물일곱살이 됐다.서른을 바라보는 둘리는 어떤 모습일까.  수년전 신인 만화가 최규석씨는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란 작품을 통해 둘리가 어른으로 장성한 이후의 일들을 ‘아주 비관적으로’ 그려내 많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도우너에게 사기를 당한 길동이가 홧병으로 세상을 뜨고,비뚤게 자란 희동이는 수많은 폭력사건에 얽매여 교도소를 들락거린다.또치는 거리의 여인으로 전락하고,둘리는 공장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을 잘려 초능력을 쓸 수 없게 된다는 식이다.  이 작품에 대해 김 감독은 “당황스러웠다.”며 “잘 했다 못 했다는 차원이 아니라 둘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이미지를 너무 극한으로 끌고 갔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둘리는 정신연령 일곱살에 머물러 있는 어린이의 친구.순수한 동심을 지니고 본능에 충실한 아이일 뿐이다.배 고프면 배 고파하고 항상 놀 궁리만 하는 둘리는 언제까지고 우리 곁에서 개구쟁이 친구로 남을 것이다. 글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사진·영상 나우뉴스팀 김상인VJ bowwow@seoul.co.kr
  • 둘리도 몰라야 할 세 가지 비밀

    ’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이자 애니메이션 총감독인 김수정씨를 지난 7일 만나 그동안 둘리에 대해 궁금했던 것을 낱낱이 캐물었다.  ●궁금증 1. 둘리는 왜 항상 혀를 내밀고 있는 건가요. 혀가 길어서다,체온 조절을 위해서다.시대에 대한 조소다. 설들이 많던데요.  -원래는 둘리가 가지고 있는 아기 이미지,귀여움을 강조하려고 그려 넣은 건데요. 작가가 던져주면 해석하고 즐기고 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죠.그렇게 추측들을 하면서 또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는 거죠.  ●궁금증 2. 둘리는 육식공룡, 둘리엄마는 초식공룡, 그럼 아빠는?  -그건 저도 몰라요.둘리 아빠가 누구인지는…  장기 연재하면서 예전에 둘리를 육식공룡으로 설정한 걸 잊어버리고 초식공룡 엄마를 그린 거예요.엄마가 가지는 포근함,인자함을 표현하려고요.  그런데 몇 년 후에 이런 지적을 받는데 ‘아차’ 싶더라구요.허허 이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둘리 아빠를 등장시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냥 1억년 전에도 ‘출생의 비밀’이 있었다는 것만 알아두시고,둘리한테는 비밀로 해 주세요.  ●궁금증3. 둘리 결말은 어떻게 되나요.책에서는 도우너를 따라서 우주로 갔던 둘리가 거지꼴로 다시 나타나는 걸로 돼 있다는데요.  -예 맞아요.그런데 그건 출판물을 마무리하기 위한 방편이었던 거구요. 실제 둘리 얘기에는 끝이 없죠.그냥 사람 사는 얘기인 거니까요.삶의 파편들이 쭉 이어지면서 둘리는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겁니다.   글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사진 나우뉴스팀 김상인 VJ bowwow@seoul.co.kr
  • “혀 쑥 내민 둘리 여전히 귀엽지요?”

    “요리보고 조리 봐도 으흠~ 알수 없는 둘리 둘리~”는 집어치워라.이제 그만 놓아주자.이미 십수년 전 얘기다.눈물 질질 짜던 순종적인 둘리 대신 악동 이미지로 새롭게 무장한 둘리가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아기공룡 둘리’가 최근 SBS를 통해 친구들을 다시 찾았다.그런데 뭔가 낯설다. 성형이라도 한 것일까.눈매도 살짝 날카로워지고 볼살도 조금은 핼쓱해진 모습이다.예전 둥글둥글하고 귀여웠던 둘리가 골치아픈 장난꾸러기가 됐다. 이런 변모에 대해 둘리의 원작자이자 애니메이션 총감독인 김수정씨는 “원래 둘리로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역 근처 ‘둘리나라’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둘리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들 들려줬다. 최근 둘리 방영분 중 악마가 ‘어리수~’하면서 물장풍을 쏘고,이를 퇴치하기 위해 ‘쥐를 잡자 찍찍찍’이란 주문을 외우는 장면이 있었다.이에 대해 일부는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한 모종의 시사가 아니냐.’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이에 대해 김수정 작가는 “시청자의 상상력에 맡긴다.”고 말했다.작가가 모든 것을 미주알고주알 풀어내면 시청자의 상상력을 해칠 수 있어 재미가 반감된다는 설명이다. 이같이 말하며 허허 웃는 그의 모습에서 순박한 둘리가 느껴졌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둘리는 순박해 보이지만은 않는다.과거 KBS 판의 귀여운 둘리를 기억하고 있던 일부 시청자들은 “그때 캐릭터가 더 낫다.”고 불만을 표시한다.이에 대해 김 감독은 “예전의 것을 그대로 간직한 채 새로운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지금 모습이 원래 그리고자 했던 오리지널에 가까운 것이에요.KBS 판은 솔직히 아쉬운 부분이 있었죠.둘리를 너무 순종적으로만 그려냈거든요.그런데 어디 애들이 실제 그렇습니까.가끔 말을 안 들을 때도 있고 말썽 부릴 때도 있는 거잖아요.이번에는 ‘아이들의 동심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내자.’는 초심에 좀 더 충실한 작품이 될 겁니다.” ‘요리보고 조리봐도~’로 시작되는 주제곡이 바뀌어 아쉽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그 노래를 쓸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유년시절의 추억,꿈을 되살리는 것 중 하나가 노래죠.그런데 예산상의 문제,음악 저작권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새 주제가를 쓰게 된 거죠.그런데 이제 앞으로 시즌이 바뀌면 노래도 바뀌게 될 겁니다.둘리 음악이 하나만 있어야 되는 건 아니니까요.” 하긴 진리가 어디 가겠나.코믹스에서 그려진 둘리나 KBS,SBS를 통해 선보인 둘리나 모두 다 똑같은 인물이니 굳이 뭐가 옳고 그른지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둘리가 대한민국 최고 만화 캐릭터라는 사실은 변함없을 테니까. 올해로 스물 여섯돌을 맞이한 둘리는 만화출판물·TV시리즈·극장용 장편으로 만들어지며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로 자리잡았다.1980~90년대 최고인기를 누렸던 가수 변진섭도 통통한 볼살 때문에 ‘둘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간첩도 둘리를 안다는 소리마저 들렸다.그는 이처럼 둘리가 ‘대박’을 칠 줄 예견했을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어요.제가 기획하고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감이 왔죠.1983년도에 보물섬에 처음 연재했는데,당시 다른 곳에서도 연재를 요청했었어요.두 군데를 저울질하다가 좀더 전도유망한 곳에 둘리를 연재했던 거죠.귀중한 손님에게 아끼는 음식을 내놓았다고나 할까요.” 그가 아끼던 둘리는 올해로 스물일곱살이 됐다.서른을 바라보는 둘리는 어떤 모습일까. 수년전 신인 만화가 최규석씨는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란 작품을 통해 둘리가 어른으로 장성한 이후의 일들을 ‘아주 비관적으로’ 그려내 많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도우너에게 사기를 당한 길동이가 홧병으로 세상을 뜨고,비뚤게 자란 희동이는 수많은 폭력사건에 얽매여 교도소를 들락거린다.또치는 거리의 여인으로 전락하고,둘리는 공장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을 잘려 초능력을 쓸 수 없게 된다는 식이다. 이 작품에 대해 김 감독은 “당황스러웠다.”며 “잘 했다 못 했다는 차원이 아니라 둘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이미지를 너무 극한으로 끌고 갔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둘리는 정신연령 일곱살에 머물러 있는 어린이의 친구.순수한 동심을 지니고 본능에 충실한 아이일 뿐이다.배 고프면 배 고파하고 항상 놀 궁리만 하는 둘리는 언제까지고 우리 곁에서 개구쟁이 친구로 남을 것이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진정한 좌파라면 대한민국을 긍정하라”

    “진정한 좌파라면 대한민국을 긍정하라”

    ■ 왜 진보에 길을 묻나  지리멸렬이다. 좋게 말하면 암중모색이고 거칠게 얘기하면 방향 상실이다. 우리 사회의 개혁과 근본적인 변혁을 갈망해온 진보진영 얘기다. 지난해 초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청산을 놓고 분열했고 대중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연이은 ‘촛불’로 보수 우파정권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지만 이 과정에 좌파나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찾기는 힘들었다. 지금도 여의도에서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정부 여당과 ‘초록이 동색’인 야당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왼쪽’의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서울신문은 신년 온-오프라인 공동기획 ‘’진보‘에 길을 묻다’ 시리즈를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전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와의 인터뷰로 문을 연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자본이나 노동,시민사회 할 것 없이 할퀴고 상처받는 이즈음,악전고투하는 좌파와 진보진영의 새로운 진로 모색을 지켜보는,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15일자에 게재되는 2회에선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로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단과 전망,다음달 임시국회로 처리가 미뤄진 정부 여당의 금산분리 완화 정책 등에 대해 들어본다. ■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일문일답  -언젠가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말이 없는 사람,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표현하셨는데 선거에 몇번 나가는 바람에 많이 극복이 되신 건가요.  “아마도 지하조직 생활을 많이 해서,지하조직 생활이라는 게 항시 미행이라든지 감시를 당한다고 생각하니까,조직원들끼리도 서로 자주 만나질 못하고 특히 저는 조직에서 중요한 핵심부에서 활동하니까 거의 사람을 많이 못 만나는 생활을 오래 했지요.그래서 습관이 그렇다는 거고.선거를 세 번이나 출마하면서 대중화됐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 같아요.”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마산이 집이니까 마산에서 살고 제 아내가 생계를 위해서 일을 합니다.저는 말하자면 주부지요.남성주부.글쎄 오래된 것 같은데 전 전업주부라고 주장은 하는데 제 식구들이 전업주부로 인정 안해주고 반업주부로 인정하지요.”(웃음)  -책 같은 것도 사모님 버시는 걸로 사시는 건지  “그런 것까지 얘기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 처하고 저는 결혼생활 28년 됐는데 돈 만원도 서로 빌리면 반드시 갚습니다.그래서 제가 활동하는 활동비는 한 푼도 제 아내한테서 받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참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반장선거에서 당선된 적이 있는데 여자친구들 표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그때부터도 제 자신의 마음 속에 여성적인 면도 있지 않나,저 자신 그렇게 느끼고 있거든요.여성들과 잘 어울리고 남자친구들이 여자친구들을 괴롭히면 그게 상당히 싫고 그렇더라구요.”  -책을 보신 분 가운데 안 좋은 반응이 있다면.  “책이 나온 지 얼마 안돼서.제가 조금 실망스러운 반응 같은 거는 하루 만에 다 읽었다든지,너무 쉽다,피상적이다 하는,조금 더 깊은 연구를 바란다 이런 것이었습니다.저로선 결코 쉬운 얘기들이 아니다.저로선 굉장히 많은 용기를 내서 오래 생각을 해서 한 얘기인데 예를 들면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오랫동안 생각하고 평생을 탐구하니깐,한 후에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다라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결국 상식으로 돌아온다.이제 상식으로 돌아와서 하는 얘기를 그저 흘려 들으면 듣는 사람 몫이겠지요.”  -책을 쓴 동기를 간략하게 설명하신다면.  “저는 이제 나이도 많고 저와 같이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했던 분들도 먼저 가신 분들도 많고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을 정리하고 새로운 뭔가 새롭다기 보다도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요.그런 점에서 저는 우리 마음 속에 민주화운동으로부터 유래됐던 좌파 또 노동운동가들 사회주의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엇이 문제인가,잘못됐는가 이런 것들을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새롭게 나갈 어떤 방향이라도 제가 잡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 유일한 관심사고 희망이지요.제가 말하자면 먼 훗날의 세대들을 위해서 우리 세대의 잘못이라든지 한계라든지 반성해서 앞으로 이렇게 나아가는 것이 좋겠다는,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없겠지요.”  -좌파나 진보진영에 몸담은 이로선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 얘기는 굉장히 길 수도,복잡할 수도 있는데요.우선은 대중의 입장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그러니까 국민 대중들은 특정한 사상 이념 이데올로기 등을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잖아요.국민 대중들은 어떻게 보면 얄밉도록 이기적인,대중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실하게 보는 거든요.국민 대중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대한민국이란 나라도 건국할 때부터 그 이후 60년의 발전과정 역시 그런대로 괜찮은 나라다.아니 뭐 어쩌면 절대적인 게 없다고 전제한다면 상대적으로 본다면 대한민국 만한 나라도 드물다는 것이 대중의 정서고 관점이고 느낌일 것 같습니다.그런 관점에서 보자.또 대중이 왜 그렇게 보는가를 깊이 이해해야 되겠지요.연구를 해보니까 대한민국이 건국 당시부터 우선 사회경제적 토대에서 건국과 거의 동시에 토지개혁을 했습니다.이 토지개혁이 어떤 학자들에 의해서는 한계가 있다,동기가 그렇다 하지만 그런 건 대단하지 않다.토지를 분배받은 농민의 입장에서 보자 이거지요.이런 일들은 수백년에 한번 일어날 만한,예를 들어 우리나라 같으면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뀔 때나 있을 법한 일이다.세계사적으로도 볼 때도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필리핀 같은 데서는 토지개혁이 항시 정치적인 슬로건으로 제시됐지만 아직도 토지개혁을 하지 못하고 있거든요.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거지요.기득권 저항도 거세고 하기 때문에.전 농민이,국민의 70%가 농민이었는데 조그만 땅덩어리 하나를 나눠 가졌다는 엄청난 거지요.”  정리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주대환 누구인가  ‘네 차례 투옥에 세 차례 낙선’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에 따라다니는 이율배반이면서 서로 맥이 통하는 꼬리표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지적 설계자’,그리고 정당운동 이론가로서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  1954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1973년 서울대 종교학과에 입학했다.민청학련사건 등에 연루돼 네 차례 복역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을 기획했고 2004년 6월 정책위 의장에 당선됐다. 지난해 2월 분당때 당적을 정리하고 현재는 사회민주주의연대를 만들어 좌파 진보의 새 활로 모색에 열심이다.  지하조직 경력과 달리 그는 부드럽다. 말할 때도 한참 생각한 뒤에 어렵게 한땀 한땀 내뱉는다. 지난해 책 ‘대한민국을 사색하다’를 읽어본 이들이라면 그가 참 오래 생각하는 좌파란 것을 감지할 것이다. 2시간 인터뷰 며칠 뒤 이메일을 세 차례나 보내 말하지 못했던 바를 부연했다. 그런 사람이다.  1982년 이후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어 부인이 생계비를 댔지만 본인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 활동했단다. 처남이 이병천 강원대 교수. 아들 둘은 모두 고등학교까지만 학비를 댔고 대학 교육은 ‘대한민국 덕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결했다. ■ 주대환의 못다한 얘기  2시간에 걸친 인터뷰 며칠 뒤 주대환 대표는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왔다.하고싶은 얘기를 다 못했다는 취지였다.해서 그의 못다한 얘기를 정리했다.  책 ‘대한민국을 사색하다’를 쓰면서 돌아보니 저희들 세대는 5.16의 밥을 먹고 4.19의 시를 읽으면서 자랐습니다.5.16과 4.19를 다 취한 것이 현명한, 아니면 똑똑한,아니면 탐욕스런, 아니면 교활한 이 땅의 민중이었습니다.이 민중의, 백성의, 국민의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민심은 천심“”이라고 했지만 이 말에는 정치하는 사람이 받들어 모시고 따라야 한다는 뜻도 있지만 바로 복잡하고 변화무쌍하여 알기 어렵다는 뜻도 있다는 것이 저의 독창적(?) 해석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랜 반성과 사색 끝에 “”상식“”으로 돌아가서 “”물은 물이다 산은 산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그러므로 장석준(진보신당 정책실장)은 전혀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정직”“이란 단어를 키워드로 삼고 싶습니다.  저는 다만 정직하게 제가 보고 경험한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정치적 고려나 누구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혀를 꾸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그것이 마치 제가 좌파의 내부고발자라고 되는 듯이 비치고 오늘도 조선일보 논설위원 어느 분이 칼럼에 저를 거명했다던군요.  마지막으로 제가 강조하는 사회민주주의는 바로 양극화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유럽형 복지국가를 만들지 않고서는,선진국으로 갈 수 없는 현재의 한국에 꼭 필요한 이념입니다.그리고 자본주의를 넘어서니 마니 하는 따위의 ”“공론(空論)”“이나 ”“허언(虛言)”“을 일삼는 좌파가 아니고 당장 생존의 위협에 노출된 영세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 실업자의 생존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몰두하는 좌파의 정치철학입니다.  그리고 오랜 역사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여 풍부한 정책을 가진,국민 대중 모두에게 공신력있는 정치 이념이고,더욱이 해석의 폭이 넓어서 다양한 좌파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철학입니다.  그래서 저는 평생 해오던 노동당을 포기한 저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고 나이도 이미 많은 제가 일체의 정치적 사심을 버리고 순수하게 대한민국의 지식인들과 정치인들과 시민운동가와 노동운동가들에게 이제 자기의 정체성으로 고백하자, 정체성으로 돌아가자,아무런 세속적이거나 정치적 고려없이 자기의 정체성이 ”“사회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 모여 보자 라고 제안하는 것입니다.그것이 <사회민주주의연대>를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그것은 바로 대안야당이 되지는 않습니다.그러나 바로 그런 힘이 형성되어야 좌파의 재구성도 이루어지고 대안야당의 올바른 방향이 제시되어 일이 제대로 되리라고 보는 것입니다.즉 뉴라이트의 <선진화재단>이나 <시대정신>이 보수에서 하는 역할과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유전자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현실의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이 온갖 요소들이 다 있습니다.그런데 새삼 보니 “”평등“”이라는 유전자가 너무나 뚜렷하더라는 것입니다.그리고 그 “”평등“‘이란 유전자는 한강의 기적의 가장 근원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저의 주장이니 우파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주장입니다.  그리고 좌파는, 만약 민족주의에 포획된 엉터리 좌파가 아니라면 ”“평등”“”이라는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대한민국 속에서 발견하고 또 그것이 가진 힘을 발견하니 매우 반가운 소리인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래서 현명하고 똑똑한 인민이, 백성이, 국민이 대한민국을 긍정하니, 인민이, 백성이, 국민이 긍정하는 대한민국을 좌파도 긍정하자는 것이고,그들이 긍정하는 이유로, 긍정하는 만큼만 긍정하자는 것입니다.“”인민과, 국민과 함께하는 좌파“”가 되자는 말이지요.
  • ‘2년째 딸꾹질’ 英남성 “새해엔 제발…”

    멈추지 않는 딸꾹질 때문에 지난 2007년 언론에 소개됐던 한 영국남성이 2년째인 지금까지도 딸꾹질로 고통 받고 있다고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록 밴드 뮤지션 크리스토퍼 샌드(25)는 2초에 한번씩 딸꾹질을 한다. 2007년 7월 처음 소개됐을 때 5개월이었던 ‘딸꾹질 기간’은 22개월로 늘었다. 대화나 식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잠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숨을 참고 혀를 당기는 등의 일반적인 방법들에서부터 전세계의 기상천외한 민간요법들까지 모두 시도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최면술, 요가와 같은 정신치료도 무용지물이었다. 지난해에는 딸꾹질의 원인이 위액의 역류에 있을 수도 있다는 병원의 진단에 따라 수술을 받았으나 그마저도 실패했다. 현재 그는 기존에 해오던 밴드 활동은 물론 다른 직업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 딸꾹질때문에 생계조차 위협받고 있는 그의 새해 소원은 당연히 ‘딸꾹질 멈추기’다. 크리스토퍼는 “친구들이 내가 얼마나 야위었는지 말해줬다.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의 딸꾹질은 지난 22개월 동안 딱 한 시간 멈춘 적이 있었는데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방법에 따라 땅콩버터 한 스푼을 먹은 뒤였다. 크리스토퍼는 당시를 회상하며 “완전히 멈추는 줄로만 알고 매우 기뻐했었다. 그러나 딸꾹질은 곧 다시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안 딸꾹질을 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미국 아이오와주(州)출신의 찰스 오스본(Charles Osborne)으로 1922년부터 1990년까지 무려 68년동안 계속딸꾹질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09 별을 쏜다] (1) 14세 골프신동 양자령

    [2009 별을 쏜다] (1) 14세 골프신동 양자령

    희망찬 ‘기축년’ 새해를 맞았다.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킬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는 없는 해지만 자신의 목표를 향해 소처럼 우직하게 굵은 구슬땀을 뿌리는 선수들은 많다. 특히 차세대 한국스포츠를 이끌 유망주들이 ‘제2의 박태환과 김연아´를 꿈꾸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이들의 가능성과 활약 여부를 짚어본다. “제 꿈요? 타이거 우즈 아저씨랑 한 번 붙어 보는 거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인터불고마스터스대회 1라운드가 열린 지난 2007년 10월 경북 인터불고 경산골프장. 아마추어 초청선수로 출전한 양자령(14·남양주 광동중 2년)은 쟁쟁한 프로 언니들 사이에서 녹록지 않은 샷을 휘둘러댔다. 첫날 성적은 5오버파 77타로 120명 가운데 공동 82위. 그러나 당시 12살짜리 ‘신동’으로 프로무대에 첫 모습을 드러낸 양자령은 제법 어른스러웠다. “음~1, 2번홀에서 3타나 까먹은 게 아쉽긴 하지만 괜찮아요. 내일 잘치면 되죠 뭐.”라고 그는 천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날 양자령과 함께 한 조에서 경기한 김하늘(21)과 문현희(26)는 “아무래도 나이가 어린 만큼 드라이버 비거리는 우리보다 30야드 이상 짧았지만 미들 아이언과 웨지샷은 프로 못지않게 정교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14개월 남짓 흐른 지난해 12월 중순. 경기 남양주시의 조그만 실내연습장에서 두 번째로 만난 양자령(164㎝·59㎏)에게선 이젠 제법 숙녀티가 묻어났다. 말솜씨도 제법 걸쭉해졌다. “롱 아이언이 통 안 맞아서 약 올라요. 이번 겨울엔 요놈 한번 잡아볼래요.” 소원을 물어봤다. 단박에 그는 “타이거 우즈 아저씨랑 샷대결 해보는 거요.”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아이언만 휘두른 지 2시간째. 양자령은 “수학 보충하느라 학원에 가야 한다.”면서 총총 연습장을 나섰다. 두 시간 뒤면 그는 그 자리로 다시 돌아와 다른 골프채를 잡을 터였다. 언뜻 홍콩의 영화배우를 연상케 하는 이름, 그리고 ‘줄리 양’으로 미국에선 더 알려진 이름이지만 그는 한국땅에서 태어난 엄연한 한국인이다. 또 그가 언젠가 안니카 소렌스탐과 그 후배들을 이어 세계 여자골프의 ‘거목’으로 무럭무럭 자랄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양자령은 ‘천재 골퍼’다. 골프를 시작한 건 여섯 살 때. 한때 태국에서 골프리조트 사업을 하던 아버지 길수(48)씨를 따라다니다 골프채를 잡은 양자령은 시작 1년 뒤인 2002년 태국 공식대회에서 첫 우승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성인과 주니어 가릴 것 없이 30개 대회에 출전해 29차례나 우승, 동남아에서 유명 선수가 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열거하기 벅찰 정도로 우승컵을 수집했다. 2004년 6월 일리노이주 퀸시에서 열린 펩시 리틀피플스 세계선수권(8~9세 부문) 우승 당시에는 펄 신이 세운 18홀 최소타 기록(65타)을 2타나 줄였고, 주니어-아마추어 통산 66승째를 올린 지난해 8월 아칸소 주니어챔피언십에서는 아무도 내지 못했던 언더파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각종 기록도 쏟아냈다. 지난해 10월 귀국한 뒤 ‘김영주 골프단’에 들어간 양자령은 지금 프로 언니들과 함께 라오스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자신의 꿈인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그리고 우즈와의 맞대결을 언젠가 이루기 위해서다. 꿈으로 향하는 길을 알려 주기라도 하듯 지금 양자령의 머리 위에선 남국의 남십자성이 그의 눈망울처럼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수도권전철이 온양온천 되살렸다

    수도권전철이 온양온천 되살렸다

    ‘전철이 온양온천을 되살리나.’ 충남 아산시 온양온천이 수도권전철 개통으로 아연 활기를 띠고 있다. 신혼여행과 수학여행지로 최고의 호황을 누리다 침체를 거듭한지 30년만에 찾아온 ‘제2의 전성기’에 시민들은 흥분하고 있다. 자치단체의 의욕도 넘쳐나고 있다. 아직은 노인들이 주 고객이지만, 하루빨리 가족과 청소년들에게도 인기 있는 온천관광지로 키워 옛 영화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신혼여행 추억… 1970년 전성기와 비슷 지난 2일 오후 2시쯤 전철 ‘온양온천역’에서 400m쯤 떨어진 아산시 온천1동 온양관광호텔. 이 호텔 대중탕에서 막 목욕을 마치고 나온 차모(여·62·서울 시흥동)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직원 한창섭(36)씨는 “하루 700명 찾던 대중탕 손님이 1000명으로 3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 호텔은 지난달 15일 수도권 전철이 개통된 뒤 정문에 ‘세종대왕이 병을 치료했던 원탕’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목욕과 우거지탕을 묶은 1만원짜리 세트 메뉴도 내놓았다. 정가보다 30% 싼 가격이다. 역과 300m쯤 떨어진 신천탕도 손님이 30% 급증했다. ‘원조탕´임을 강조하고 있다. 주인 심향란(48)씨는 “신혼여행의 추억이 그리워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면서 “전철이 도착하면 손님들이 줄을 서기도 해 1970년대의 전성기 모습과 비슷하다.”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심씨는 “목욕 바가지를 빼앗길까봐 계속 들고 다닐 정도로 목욕탕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역 주변 목욕탕과 음식점을 피할 정도다. 역 주변에는 아산시내 31개 목욕탕 가운데 16곳이 몰려 있다. 음식점도 북적댄다. 먹자골식당 주인 인문만(64)씨는 “손님이 두 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하루 전철 관광객 5000명에 노인 70% 역 주변 일부 건물은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다. 역 광장 옆 제과점 뚜레쥬르는 지난달 30일 4층건물 위에 ‘온양 전통 호두과자’라는 간판을 설치했다. 온양의 유일한 호두과자 가게였으나 5~6년 전 뚜레쥬르로 바뀐 곳이다. 주인 전오성(64)씨는 “33년 전통의 호두과자를 찾는 사람이 많아 간판을 내걸었다.”고 달라진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주변 대학에도 변화가 왔다. 수도권전철 마지막 역 ‘신창역’ 인근 순천향대의 올 신입생 지원율은 6.6대1이나 됐다. 이정규 대외홍보팀장은 “‘신수도권 대학’이라고 홍보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은 78%가 수도권 학생이다. 방학 전 전철 통학생이 2000명에 달했다. 학생들이 통학수단을 전철로 바꾸자 대학측은 7년간 해오던 장항선 열차강의를 올해부터 중단키로 했다. 온양온천역 승하차 승객수는 하루 평균 1만명. 70%가 무료 승차하는 65세 이상 노인이다. 이일선 역무과장은 “노인들이 장항선 개찰구로 빠져나오는 바람에 승차객보다 하차 승객이 항상 적다.”면서 “정오에서 오후 1시 사이 물밀 듯이 몰려왔다가 오후 3~5시에 썰물처럼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온양온천역에서 서울역은 2시간19분, 수원은 1시간14분,평택역은 38분 걸린다. 하루 4000명이 타던 장항선은 이용객이 3000명으로 감소했다. 요금은 비싸고 소요시간은 비슷해서다. ●다른 업종은 특수 미미…가족단위 유치 관건 목욕탕이나 음식점과 달리 재래시장·의류점 등은 특수를 못 누리고 있다. 역 앞에 있는 재래시장에서 시금치 등을 놓고 팔던 김영복(여·61)씨는 “돈이 없는 노인들이라 (상품을) 만지작거릴 뿐 사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온양온천은 1970년대 ‘어린 아이도 만원짜리 지폐를 들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온천이 달린 숙박시설이 8개에 불과해 공무원들은 방 잡아주기 청탁에 시달렸다. 그러다 온천이 마구잡이로 개발되고 여행패턴이 해외로 확대되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놀이문화가 향락에서 가족단위로 바뀐 것도 온양온천의 침몰을 부추겼다. 아산시는 장항선 폐철도를 공원으로 바꾸고 역 주변을 대학로처럼 만든 뒤 각종 문화공연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양헌 공보체육담당은 “신정호를 보문단지처럼 조성하고 역 주변 야경도 크게 바꿔 청소년 및 가족단위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아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환경&에너지]제 구실 못하는 ‘생태통로’ 문제점과 대안은

    [환경&에너지]제 구실 못하는 ‘생태통로’ 문제점과 대안은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보현산 자락에 위치한 길이 68m의 생태터널.영동고속도로가 갈라놓은 보현산 계곡과 보광리를 이어주는 이 터널은 2001년 고라니,멧돼지 등 야생동물이 다니도록 만든 길이다.하지만 터널 곳곳에 그대로 쌓여 있는 소금덩이들은 동물이 이곳을 찾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고라니가 도로를 넘지 못하게 늘 닫혀 있어야 할 유도울타리의 출입문도 활짝 열려 있다.터널 내부에도 사람들의 발자국과 담배꽁초가 가득하다.동물이 다녀야 할 생태통로를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보광리 주민 전우기(47)씨는 “고라니와 멧돼지는 여기처럼 조명도 없이 컴컴한 통로는 천적을 염려해 피하게 돼 있다.”면서 “정부가 동물의 습성을 몰라도 너무 모르다 보니 수십억원의 세금만 낭비했다.”며 혀를 찬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국 생태통로 252개 중 보현산의 사례처럼 동물의 습성을 반영하지 않아 제 구실을 못하는 곳이 절반가량이나 된다.허술하게 지어진 생태통로는 동물뿐 아니라 겨울철 운전자에게도 위협이 된다. ●겨울철 로드킬 사고 다발 시기… 사람에게도 큰 위협 지난 5월 축구팬들은 프로축구 김호(대전시티즌) 감독의 소식에 안타까워했다.아들이 몰던 승용차가 강물에 빠져 함께 타고 있던 며느리와 손자가 목숨을 잃었다.도로로 갑자기 뛰어나온 야생동물을 피하려다 일어난 사고였다. 이처럼 도로가 생태축을 끊어 생기는 ‘로드킬(Roadkill)’의 피해는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지난해 길에서 죽은 야생동물 수는 총 5737마리로,이중 고라니(2230마리)와 너구리(1142마리)처럼 몸집이 커 사고 발생 때 운전자에게 치명적 위험을 줄 수 있는 개체의 비율이 40%에 이른다.일반적으로 로드킬은 봄·가을에 집중돼 있지만 고라니 등 주요 포유류의 경우 번식기인 10~12월에 몰려 있다.요즘같은 겨울철 운전이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국립환경과학원 최태영 박사는 “이 시기는 새끼 고라니가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동시에 짝짓기도 시작해 이동이 잦아져 로드킬이 급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로드킬 사고율 1위 고라니 생태특성 논문 전무” 차량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도 동물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생태통로는 로드킬 예방에 큰 도움을 준다.하지만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네덜란드,프랑스,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생태통로가 많지만 실효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생태통로가 들어서는 지역에 사는 야생동물의 정확한 생태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가장 많은 로드킬 사고종인 고라니의 생태특성에 대한 논문조차 전무한 것이 현실”이라며 “생태통로 건설에 반영할 연구결과가 없다 보니 국내 생태통로들이 부실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행 중 경적을 울리지 않도록 육교형 생태통로에 붙여놓은 ‘쉿! 동물이 지나가고 있어요.’라는 안내판 표지가 되레 밀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실제 스위스 등 일부 유럽국가들의 경우 안내판 정보를 보고 밀렵꾼과 관광객들이 생태통로를 찾아가는 사례가 나타나 표지판 대부분을 제거했다.현재 도로공사도 이같은 문제점들을 받아들여 야생동물 로드킬을 줄이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전경보시스템 설치 등 다양한 대안 필요 로드킬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지역적 생태특성을 반영한 ‘저가형 맞춤형 통로’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동물의 습성만 잘 이해하면 지금처럼 10억~20억원이나 되는 돈을 들이지 않아도 고라니와 너구리 등이 마음놓고 다닐 수 있는 생태통로를 만들 수 있다.최태영 박사는 “보현산 생태터널의 경우 밝은 곳을 좋아하는 사슴류의 특성을 반영해 터널 폭을 10m 이상으로 넓혀주면 고라니가 이곳을 찾게 될 것”이라며 “양서·파충류의 경우 이동거리가 짧기 때문에 하수관거 등 기존 시설만으로도 이들에게 생태통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 활용하는 ‘사전경보시스템’도 검토할 만하다.주요 야생동물 통과지역에 동물감지장치를 설치해 야생동물이 도로에 다가올 경우 경보를 울려 쫓아낸다.이미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에서 시범 실시해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환경영향평가 시기를 바꾸자는 의견도 있다.환경부는 생태통로 건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시기를 5∼9월로 정해놓았다.하지만 고라니를 비롯한 주요 포유류의 번식기는 10~12월을 중심으로 한 겨울철이다.때문에 평가 시기를 겨울철로 옮기기만 해도 생태통로가 동물의 특성을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김종갑 환경영향평가협회 이사는 “로드킬 대상 동물들의 번식기와 환경영향평가 시기를 일치시키면 환경친화적 생태통로 건설에 유리한 점이 많다.”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강릉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공교육 길을 잃다] 학생들과 농활 등 체험… 학부모도 반겨

    [공교육 길을 잃다] 학생들과 농활 등 체험… 학부모도 반겨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살을 서로 부딪치는 게 인성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 고척고등학교에서 만난 김융희(51) 교사와 학생들은 인성교육을 위해 학교 밖으로 나섰고,충분한 성과를 거둔 듯했다.김 교사는 “‘삶은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어주는 것’이라는 시의 한 구절(안도현의 ‘연탄 한 장’)을 체험을 통해 아이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교사는 지난해 자신이 맡은 학급(2학년5반) 학생들과 ‘연탄배달 체험학습’을 시작했다.학교 교육만으로는 인성교육을 다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학습 부담을 덜기 위해 기말고사가 끝난 12월 중순 첫 체험을 떠났다.김 교사는 “학생들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노심초사했는데 학부모들이 의외로 반겼다.”고 했다.학교장도 반대하지 않았다.“봉사를 다녀온 후 교장께 보고하니 말없이 인정해 주더라.”고 했다.동료 교사들도 김 교사의 실험을 함께 응원했다. 그는 “경력이 짧은 교사가 추진했더라면 여러 제약 때문에 실패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그러나 “우리가 흔히 가진 편견보다 학교와 학부모가 많이 열려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농활에도 적극적이었다.지난 10월 김포의 한 국화밭으로 갔다.학생들은 잡초를 뽑고 국화도 심으면서 서로 부딪치고 넘어졌다.김다솔(17)군은 “농활을 한 다음 날 온몸에 파스를 붙이고 12시간가량 잠만 잤더니 엄마가 혀를 끌끌 찼다.”면서 “그래도 기분이 참 좋았다.”고 했다. 김군은 “일하면서 먹었던 그때 감자탕 맛은 절대 못 잊을 거 같다.”고 흐뭇해했다.박정하(16)양은 “요즘은 다른 반 친구들도 부러워한다.우리도 같이 가면 안 되느냐고 물어온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자신들과 통하는 김 교사를 신뢰하고 따랐다.류미림(17)양은 “선생님은 말투부터 다르다.우리를 존중하고,위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면서 “체험학습 내용을 정할 때도 항상 우리끼리 토론해 정하라고 하신다.”고 말했다.학생들이 봉사 지역과 내용을 결정하면 김 교사는 세부 일정만 짠다.어르신에 대한 예절 교육,농활을 갈 곳의 지형·특산물 공부도 병행한다. 김 교사는 “아이들의 가능성이 당장 보일 수도 있지만 10년,20년 지나서 나타날 수도 있다.우리 역할은 그걸 지켜봐 주는 것”이라고 했다.조급한 성적 지상주의를 버리자는 얘기였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유흥업소·보도방 등치는 경찰

    유흥업소·보도방 등치는 경찰

    “현금 아니면 안 받는다.우리도 2차(성매매) 등 불법을 저지르지만 우리를 등치는 경찰들의 행패는 도를 넘었다.‘공공의 적’이다.”(종로 유흥주점·보도방 업주 K·L씨 등) “상납은 관례다.유흥업소 상가번영회와 개별 업소에서 형사과와 지구대 경찰들에게 매월 80만원 정도 주고,명절 때는 또 따로 챙겨 준다.”(중구 M주점 K이사 등) 서울시내 일부 지역의 유흥업소와 보도방 업주들이 털어 놓는 경찰의 비리 행각이다.그동안 경찰과 업주들간의 유착관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건은 경찰의 비리가 얼마나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업주들은 비리 경찰관들이 ‘공짜 술’을 먹는 것은 일상적이고,단속에 걸렸을 땐 돈을 받고 무혐의 처리해 주는가 하면,형사 사건 연루 땐 합의를 주선한 뒤 대가로 돈을 챙긴다고 했다.이들은 상납 대가로 경찰로부터 단속정보를 받는다고 말했다.이를 방증하듯 문제의 경찰관들과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도 “꼭 제거해야 할 암적인 존재”라고 혀를 내두른다. ●성폭행 합의 주선 뒤 돈 받아 21일 서울신문이 일부 지역의 유흥업소 및 보도방 업주 등을 대상으로 입수한 경찰 비리 문건 등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 P경사는 올 초 5년 전 보도방 단속 때 알게 된 보도방 업주 L·K씨에게 ‘보증금 4000만원,월 350만원’의 조건에 관내 J주점을 인수토록 알선했다.P경사는 싼 값에 가게를 운영토록 해줬다며 공짜 술을 요구했다.업주 K씨는 “P경사는 거의 매일 종로서나 경찰청 등 동료 형사들과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을 데려와 하룻밤 수십만원에서 100만원대 공짜 술을 먹었다.”면서 “형사들 중에는 여종업원과 2차를 나간 이들도 많다.”고 털어놨다. P경사는 올 6~7월 J주점에서 일하던 A(23·여)씨가 종로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취한 남성에게 당할 뻔한 사건으로 종로서에 왔을 때 피의자와 합의를 주선한 뒤 돈을 받았다.J주점 업주 K씨는 “P경사가 전화해 가져 오라고 해서 합의금 400만원 중 100만원을 은행에서 수표로 찾아 직접 건넸다.”고 말했다.P경사는 2006년 말에도 불법 사채업자를 고소한 보도방 업주 L씨와 피고소인인 사채업자의 합의를 주선했고,L씨가 받은 합의금 1200만원 중 500만원을 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경찰서 K경장도 보도방 업주들에게서 지속적으로 술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명절 때면 선물도 받았다.과거에는 관내 보도방의 터줏대감인 B실장을 통해 정기적으로 돈을 받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돈 대신 공짜 술을 먹고 있다고 업주들은 전했다.그러나 다른 관할서 보도방 업주들에게는 금품을 요구하고 있다.종로의 한 보도방 업주 L씨는 “최근 K경장 등 중부서 형사 5명에게 술을 샀는데,K경장은 형님·동생 사이로 지내려면 돈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남대문경찰서와 지구대 경찰들도 비슷하다는 게 업주들의 증언이다.중구의 한 보도방 업주인 C씨는 지난해 9~10월 보도방 단속 때 지구대 경찰에게 적발됐다.C씨는 남대문서에 줄이 닿는 P주점 H사장에게 처리해줄 것을 부탁했다.H사장은 남대문서 형사에게 청탁했고,이 형사는 즉시 지구대에 연락했다.C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대가로 H사장을 통해 경찰서와 지구대 경찰에게 현금으로 300만원을 건넸다. ●경찰, 상납 대가로 단속정보 흘려 경찰은 상납 대가로 편의를 제공했다.가장 흔한 게 단속 정보 유출이다.중부서에서는 올 10~11월 을지로 일대 보도방을 단속했다.중구에서 경찰 상납 고리 역할을 해온 B씨는 K경장을 통해 단속 정보를 미리 들었다고 했다.B씨는 일대 보도방 업주에게 단속 지역에 여종업원을 보내지 말라고 알렸다. 경찰은 신규 업소 진출을 막고,기존 업소의 고정 이익을 보장해 주기도 했다.중구의 보도방 업주 S씨는 “기존 보도방 업주가 유착 관계에 있는 경찰에게 신규 보도방의 차량번호를 알려 주면,경찰은 2차 문제까지 파헤치는 등 심하게 단속해 살아 남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형사 사건을 무혐의 처리해 주기도 한다.종로서의 경우 일대 성인 PC방과 보도방·유흥업주들이 동시에 경찰에 선이 닿아 있어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J주점 K씨는 지난 10월 종로구 낙원동에서 성인 PC방 종업원 3명과 싸웠다.지구대에 붙잡혀 갔을 때 종로서 P경사에게 전화했다.상대방은 P경사보다 직급이 높은 경찰에게 전화했다.우여곡절 끝에 사건은 무마됐다. 동료 경찰들은 “일부의 부조리가 너무 심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비리 경찰들을 척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이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당사자들을 엄벌하겠다.”면서 “액수나 횟수에 따라 파면·해임·정직 등의 징계를 하고,그보다 더 심하다면 형사 입건하겠다.”고 밝혔다. 사건팀 society@seoul.co.kr
  • 흙 파서 장사하는 황토팩·설악산 공기 담은 산소캔

    흙 파서 장사하는 황토팩·설악산 공기 담은 산소캔

    천연 황토와 공기,바닷물 등 천연 자원들을 재료로 한 상품들이 화제다.대동강 물을 팔던 봉이 김선달도 혀를 내두를 만한 제품들이다. 황토팩 등 황토 화장품 업계는 지난해 중금속 논란에 휘말려 송사까지 벌였지만,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오색황토는 올해 현대홈쇼핑 히트상품 2위에 올랐다.이 회사는 경남 고성에서 채취한 오색황토를 원료로 화장품을 만들고,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아 안전성을 입증했다.이 회사는 최근 오색황토와 정제수를 7대3 비율로 우려낸 천연미네랄 워터 오색지장수를 베이스로 한 ‘오색지장수 휘트니스 밀키’(2만 8000원)와 ‘윤마스크’(2000원)를 출시하는 등 시장을 확장해 가고 있다. 해마다 머드축제를 여는 충남 보령 지역의 머드 역시 최근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보령시가 주축이 돼 개발한 보령 머드 제품들은 지난 2006년 일본에 수출된 뒤 중국과 싱가포르,미국 등으로 수출선을 넓혔다.머드축제 역시 호황을 누려 보령시는 올해 머드축제에 다녀간 외국인이 8만여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강원도 양양에서 17.5㎞ 떨어진 심해 1032m 지역에서 해양심층수를 채취하는 워터비스의 ‘몸애(愛)좋은물’도 잇따라 수출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뒤 중국과 몽골,호주,뉴질랜드,미국,헝가리 등 4개 대륙으로 수출하고 있다. 공기 판매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국내 설악산과 칠갑산,한라산 등지의 공기를 농축해 캔에 담은 산소캔을 하루 최대 1만 2000개씩 생산하는 미성산소의 ‘산소나라’는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의료용 산소로 쓰인 바 있다.최근에는 미국으로도 수출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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