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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8)광주 북구 민주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8)광주 북구 민주로

    그날 이후 광주(光州)는 울분과 참담함의 도시였다. 대인동 시외버스공용터미널 광장 앞에 틀어놓은 치직거리는 흑백 TV 비디오 화면 앞에 모여든 누군가는 “오메, 저거를 어째야스까잉~.”하며 혀를 끌끌 찼고, 누군가는 그 끔찍한 광경에 눈시울을 찍어 내며 차마 똑바로 쳐다보지도, 눈을 떼지도 못한 채 몸서리쳤다. 대학생 형이나 삼촌이 있는, 일찌감치 머리가 굵은 중·고등학생들은 모여서 그 비디오테이프를 쉬쉬하며 봤고, 불끈거리는 가슴 속 혈기를 어쩌지 못해 종주먹만 연신 휘둘렀다. 그날 이후에도 광주는 평온했다.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통곡조차 허락되지 않아 숨죽여 흐느꼈고, 술로 푸념하는 방향 없는 증오가 충장로 밤거리에서 흔들거렸고, 휴가 나온 얼룩덜룩 군복의 군인은 봉변당할까 무서워 얼른 민간인 옷으로 갈아입어야 했을 뿐이었다. 어쨌든 학살은 끝났고, 광주는 평온해 보였다. 3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갔다. 해마다 5월이면 소복을 입은 여인들이 지나다녔던 질척질척했던 길은 번듯한 4차선 도로가 됐고, 볼품없는 풀두덩에 비석 하나씩 서 있던 망월동 묘지는 웅장한 국립묘지가 됐다. 희미해진 기억은 다시 복원된다. 2012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이하 5·18민주묘지) 앞길 민주로를 찾았다. 길 위에서는 더 이상 그날 이후의 울분과 참담함을 찾기 어려웠다. 광주에서 담양군으로 넘어가는 동문대로를 시·군 경계선 조금 못 미치는 곳에서 왼쪽으로 접어들면 민주로다. 4.7㎞ 길이의 길에 도로명주소는 1~459번까지 붙여졌다. 5·18민주묘지는 ‘민주로 200’이니 중간 약간 못 미친 곳 오른편에 있는 셈이다. 민주로에서 5·18민주묘지 앞으로 518번 버스가 지나갔다. 의미심장하다. 광주 도심과 시 외곽인 망월동, 운정동 등을 잇는 시내버스다. 노선번호가 상징하는 바는 분명하다. 그런데 단순히 번호만 그렇게 부여한 것이 아니었다. 노선표를 죽 살펴보니 상무지구 5·18자유공원에서 시작해 5·18기념문화센터를 지나 금남로를 따라 옛 전남도청~옛 상무관-~대인시장~전남대 정문 등 1980년 5월 그날 광주의 흔적을 샅샅이 더듬어 보도록 설계됐음을 눈치챌 수 있다. 20분에 한 대씩이니 제법 뜸하다. 설, 추석 같은 명절이나 5월에는 민주로가 일방통행으로 바뀌며, 5·18민주묘지까지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5·18민주묘지 들머리인 ‘민주의 문’을 넘어서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자 민주주의의 미래를 짐작할 수 있는 진혼의 공간이다. 민주광장, 추념문, 참배광장을 지나 산기슭 즈음부터 묘역이다. 맨 앞줄에 5월 27일 새벽 마지막 순간까지 도청을 지키면서 죽음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 시민군 대장 윤상원이 누워 있다. 왼쪽 세 번째 줄에는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마중 나갔다가 계엄군의 총에 맞은 최미애는 당시 꽃 같은 스물여섯의 새색시였음을 보여주듯 흰색 웨딩드레스 사진이 영정으로 놓여 있어 보는 이를 더욱 처연케 한다. 언론인의 사표이자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인 송건호 선생 등이 묻힌 5·18민주묘지를 둘러보고, 왼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흔히 망월동 구묘지라고 말하는 민족민주열사묘역이 있다. 1980년 당시 셀 수 없이 쌓여 가는 시신들을 치우기 위해 신군부가 급하게 만든 묘역이다. 안장 절차도 없이 손수레와 트럭에 실어 버리다시피 묻어버린 곳이다. 국립민주묘지가 조성된 뒤 신묘역으로 이장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1980~199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숨진 이들이 망월동 땅밑으로 찾아들어와 민주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김세진, 이한열을 비롯해 사복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죽으며 1991년 5월 항쟁을 촉발시켰던 강경대 등이 안장돼 있다. 그리고 이곳에는 광주시민, 중·고등학생 등 한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에 5·18의 속살과 진실을 처음으로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자리도 예정돼 있다. 2004년부터 “죽게 되면 꼭 광주 망월동에 묻히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알렸던 힌츠페터는 지금 독일에서 심장병으로 투병 중이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던 광주시 측도 사실상 허용 입장을 밝혔다. 이쯤 되면 5·18이 왜 더 이상 1980년 5월에 머무르지 않는지, 왜 광주라는 지역에만 머무르지 않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망월동 묘지 앞에 주저앉아 서럽게 우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 2002년 7월 망월동묘지는 국립5·18민주묘지로 승격됐고, 죽은 이들과 다친 이들에 대한 국가차원의 보상도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 영화화 작업도 숱하게 이뤄졌다. 또한 5·18 관련 기록물은 지난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더 이상 ‘1980년 5월, 광주’라는 시공에 머무르지 않음을 선언적으로 보여 주기도 했다. 이제는 더 이상 아무도 가슴이 설레지 않는 듯한 ‘민주’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길 위에서 망월(望月)의 간절함은 빛이 바랜 듯하다. 하지만 매년 5월 민주로 위를 걷는 시민들은 여전히 수런거린다. 광주의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광주 정신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이다. 실제 아직껏 시민들에게 총을 쏘라고 명령한 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두둥실 달이 떠올라 어두운 역사의 밤길을 비춰 주길 바라는 마음만큼은 여전하다. 글 사진 광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19회는 충남 아산시 아산온천로입니다.
  • [데스크 시각] ‘무한도전’을 허(許)하라/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무한도전’을 허(許)하라/박상숙 산업부 차장

    토요일에 인기 TV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보며 한바탕 낄낄대는 게 주말 즐거움 중 하나다. 황금 같은 시간에 고작 TV 앞이냐며 혀를 차도 소용없다. 자칭 ‘40대 평균 이하 아저씨들의 도전기’를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카타르시스는 물론 종종 교훈까지, 그것도 폼도 안 잡으면서 준다. 무한도전 출연자들은 성패에 상관없이 ‘쿨하게’ 끊임없이 도전한다. 팍팍한 현실에서 상상하기 힘든 ‘무모한’ 도전들이 화면에서는 ‘무한히’ 시도되고 있으니, 이 프로그램은 내게 일종의 ‘판타지’인 셈이다. 인기 개그맨들이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에도 감동을 먹는데 실패와 역경을 딛고 성공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더 매력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수를 뽑겠다면서 참가자들의 재능만큼 불우한 처지를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그 이유다. 조만간 데뷔 이후 빛을 못 보거나 전성기가 지난 가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나온다고 한다. ‘승자독식’ ‘약육강식’ 같은 냉혹한 공식이 판을 치는 방송가가 요즘 들어 약자·패자에게 카메라를 자주 들이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패자 부활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난해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를 ‘한방 사회’(one-shot society)라고 꼬집었다. 수능 시험날 수험생을 위해 모든 것이 일시 멈춤 상태가 되는 기이한 문화를 소개하면서 “10대에 단 한 차례의 시험에 의해 인생의 성패가 결정되는 사회에서 한국인들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 시스템을 고치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활력을 유지하기 힘들다고까지 단언했다. ‘한방’에 대한 사회적 압력은 크다. 영화에 나오는 불량한 청춘들은 “인생 뭐 있어, 한방이지.”라고 까불지만 계속 엎어지는 맨발의 청년들은 기회 박탈의 두려움에 늘 ‘쫄아’ 있다. 환갑을 넘긴 가수 송창식은 “관 속에 들어갈 때가 철들 때”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아직 싹도 피우지 못한 중고생들이 잇따라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이게 다 ‘한방 사회’의 부작용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평전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대목 중 하나는 그가 ‘불량직원’이었다는 점이다. 사실 잡스는 인생에서 세 번의 커다란 실패를 겪고 일어선 ‘패자 부활의 아이콘’이다. 6개월 만에 대학을 때려치웠고, 스스로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났으며,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쓰린 경험은 더 큰 성공을 거둔 자양분이 됐다. 하지만 이것도 잡스 개인이 홀로 이룬 성취가 아니다. 대학을 중퇴한 그는 샌들을 신은 지저분한 차림으로 게임업체에 찾아가 일자리를 달라고 생떼를 부렸다. 그런 잡스를 채용한 회사는 이후 독일 출장 끝에 인도로 날아가 7개월 동안 방랑하다 돌아온 그를 또다시 흔쾌히 맞아준다. 잡스 같은 사람이 우리 곁에 있었다면 ‘꼴통’이란 손가락질을 받기 십상으로 회사 문턱조차 넘기 힘들었을 거다. 대선을 100일 정도 남긴 지금 가장 크게 울리는 소리는 경제민주화다. 이의 실천방안 가운데 하나로 실패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자는 ‘패자부활전’에 대해 거의 모든 대선주자들이 한마디씩 한다. 잠재적 대선주자 안철수 교수는 일찌감치 ‘실패를 용인하는 경제 시스템’을 들고 나와 젊은 층을 단박에 사로잡고 기성세대의 관심을 끌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한번 실패를 겪었을 때 다시 기회를 갖도록 해 성공하는 사람들이 나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젠다”라고 줄기차게 강조한다. 잡스는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 축사에서 “스테이 풀리시(stay foolish)”, 즉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바보가 되라고 당부했다. 한국판 잡스가 나오게 하려면, 무모할지라도 무한한 도전을 허용하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유력 대선주자들이 건네는 패자에 대한 위로와 약속이 입에 발린 구호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alex@seoul.co.kr
  • [사건 Inside] (41) 똑같은 물건을 각자 다른 카트에…모녀의 이상행동 뒤에는

    [사건 Inside] (41) 똑같은 물건을 각자 다른 카트에…모녀의 이상행동 뒤에는

     손님이 북적이던 지난 달 11일 저녁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 마트 매장안. 60대 어머니와 30대로 보이는 딸이 다정하게 카트를 끌고 함께 쇼핑을 하고 있었다.  이들 모녀가 다른 쇼핑객과 달랐던 점은 카트를 하나씩 따로 끌고 다녔고, 어머니가 물건을 집어 카트에 담으면 딸도 똑같은 물건을 담는다는 것. 모녀는 함께 1시간 가량 쇼핑을 했다.  잠시후 계산대 앞. 어머니가 먼저 계산을 시작했다. 카트에 쌓인 물건은 무려 25만원어치. 계산을 마친 어머니는 먼저 마트를 빠져 나갔다. 그 사이에 매장에서 물건을 함께 카트에 담던 딸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상한 광경은 여기서부터였다. 계산을 마치고 나갔던 어머니가 잠시 뒤 빈손으로 매장 안으로 들어와 딸에게 주머니 속에서 뭔가를 꺼내 건넨 뒤 다시 계산대를 거쳐 빠져 나갔다. 잠시 뒤 딸은 물건이 가득 담긴 카트를 끌고서 계산도 하지 않고 그냥 계산대를 지나쳤다. 이상한 것은 아무도 이를 제지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마트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혔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한번에 수십만원씩 ‘마트 싹쓸이’…기상천외 절도 수법  대형 마트는 동네 슈퍼마켓과는 달리 비교적 보안이 철저하다.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고 입·출구에도 경비원이 지키고 있어 물건을 슬쩍 들고 나오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모(60·여)씨와 딸 강모(39)씨는 대형 마트의 이같은 맹점을 노렸다. 사람이 가장 많고 바쁜 주말 오후 시간대를 노려 절도 행각을 벌인 것이다.  수사 경찰도 혀를 내둘렀던 이들의 수법은 다음과 같다.  대형 마트를 찾은 모녀는 각기 다른 카트에 똑같은 물건을 담는다. 이어 한 개의 카트에 든 물건을 정상적으로 계산을 하고 마트 바깥에 물건을 숨긴 뒤 다시 매장 안으로 들어와 (어머니 또는 딸에게)영수증을 넘긴다. 영수증을 받은 한 사람은 똑같은 물건이 담긴 카트를 끌고 계산대를 통과하면서 이미 계산한 영수증을 보여주고는 매장을 빠져 나간다.  한 개의 카트에 든 물건을 계산한 이유는 또다른 카트를 몰고 나올 때 직원에게 보여주기 위한 영수증을 만들기 위해서다. 영수증을 받은 사람은 카트를 계산대가 아니라 출구로 몰고 나오면서 경비원에게 영수증을 보여준 뒤 “방금 계산을 마쳤는데 출구를 잘못 찾았다.”는 식의 핑계를 댄다. 간혹 수상히 여긴 경비원이 물품과 영수증을 대조해 보지만 모든 물품이 일치하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는다.  모녀는 이런 방법으로 라면, 계란 등 식료품과 생필품들을 훔치는데 성공했다. 20여차례의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을 정도로 이들의 작전은 완벽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마트에 다시 들어와 이미 계산했던 물품들을 환불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수사를 맡은 경찰도 모녀가 사용한 특이한 수법에 혀를 내둘렀다.  ● “생활고 때문에…” 변명한 모녀 절도단, 주위 얘기 들어보니…  기상천외한 수법으로 모녀 절도단이 훔친 물품은 총 600만원어치. 지난 3월부터 5개월동안 서울 용산구와 은평구에 있는 대형 마트를 돌며 물건을 빼돌렸다.  하지만 기막힌 수법도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수차례 반복된 절도 행각은 결국 전액 환불을 수상하게 여긴 마트 관계자에 의해 들통이 났다.  “아무리 물건이 마음에 안든다고 해도 이렇게 수십개의 물건을 통째로 환불하는 고객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쇼핑하러 와서 수십분씩 물건을 골라 놓고 나중에 전부 환불한다면 그야말로 시간 낭비잖아요. 너무 이상해 경찰에 연락을 하게 됐죠.” 모녀의 이상한 행동에 의심을 품고 경찰에 신고했던 마트 관계자의 말이다.  수상한 물품 구매 취소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구매 취소 고객 명단과 시간, CCTV에 담긴 고객들의 동선을 대조해 이씨 모녀의 절도 행각을 밝혀냈다. 이들은 처음에는 “엄마(혹은 딸)가 물건을 훔치는 줄 몰랐다.”는 식으로 변명했지만 거듭된 추궁에 결국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현재 어머니 이씨는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됐고 비교적 죄질이 가벼운 딸 강씨는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두 사람은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 때문에 물건을 훔치게 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얘기는 조금 달랐다. 딸 강씨는 자기 집을 가지고 세입자까지 받은 어엿한 ‘집주인’이었고, 어머니 이씨도 “그냥 평범한 아주머니”로 평가 받고 있었다. 수십만원씩 물건을 훔칠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이웃들의 생각이었다.  경찰은 이같은 정황들을 감안, 모녀를 ‘생계형 절도범’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절도 금액이 많고 일반 가정에서 소비한다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양을 훔쳤기 때문에 물건을 다른 곳으로 팔았을 수 있다고 보고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숙대 ROTC 세네~

    숙명여대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이 올 대학별 군사훈련에서 남자 학군단을 제치고 종합 1위에 올랐다. 6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숙대 ROTC 51기(4학년) 29명은 올 초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진행된 2주간의 동계훈련에서 전국 109개 학군단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후배들도 힘을 보탰다. 숙대 ROTC 52기(3학년)도 올해 처음 참가한 4주간의 하계 훈련(7월)에서 각개전투와 수류탄 등 5과목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내며 학군단 중 1위를 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종합 성적에서도 숙대 ROTC는 1위에 올랐다. 점수를 매긴 논산 육군훈련소 교관들도 여자 후보생들의 독한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 김나미 숙대 훈육관은 “수류탄 투척은 팔 힘이 달리는 여학생들에게 불리한 과목이지만 입학 후 예외 없이 훈련에 매달리게 한 결과 1등에 올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19대의원 세비 20%나 올렸다

    ‘세비는 20% 늘었는데 19대 국회의원 생산성은?’ 올해 첫 정기국회를 맞은 19대 국회의원들의 세비가 18대보다 20% 이상 올라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또 속였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4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올해 19대 국회의원의 보수인 세비는 1억 3796만원으로 18대 국회(2008~2011년) 평균인 1억 1470만원보다 2326만원(20.3%) 증가했다. 18대 국회의 세비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억 1304만원으로 동결됐지만 지난해 1억 1969만원으로 665만원(5.9%) 뛰었고 올해 1800만원 가까이 인상되는 등 최근 2년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의원 세비는 기본급에 해당하는 일반 수당 외에도 입법활동비, 급식비 등 각종 수당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19대 국회 들어 가장 많이 인상된 것이 입법활동비다. 의원들의 법안 발의를 지원하기 위해 지급하는 입법활동비는 2008~2010년에 180만원(월 기준)이었지만 지난해 189만 1800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313만 6000원으로 뛰었다. 여기에 국회의원이 지난해부터 세비와 별도로 국가공무원 가족수당, 학비보조수당 혜택까지 받고 있어 실제 연봉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의 세비 인상과는 달리 세비를 포함한 전체 국회예산은 지난해 5175억원에서 올해 5060억원으로 115억원(2.2%)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이 같은 세비 인상으로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외쳤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주장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여야가 ‘무노동 무임금’을 비롯해 각종 쇄신을 외쳤음에도 본인들의 세비는 슬쩍 올렸다는 점에서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8월 임시국회’의 경우 단 한 차례 본회의 개최도 없이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 갔는데도 국회의원 1인당 월 1000만원을 웃도는 세비를 챙겼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9대 국회의원 세비를 보면 18대 국회보다 20% 더 늘어 의원 개개인의 생산성이 18대에 비해 올라가야 한다.”면서 “정기국회 때 대충 하다가는 분명히 추가 세비 반납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세비 인상 폭은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올해 임금 가이드라인인 2.9% 이내, 노동계의 최소 7% 이상 요구보다 월등히 높아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비 인상 철회를 촉구해 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입법팀 관계자는 “국회의원 세비 인상이 생산성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면서 “국민들이 이를 납득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국가와 국민을 위하겠다,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말에 국민이 또 속았다.”며 혀를 찼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국민은 허리가 휘는데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는 법은 언제쯤 나올지….”라며 분개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입 ‘자소서’가 ‘맙소사’시대/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입 ‘자소서’가 ‘맙소사’시대/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인재가 되기 위해….’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고3 수험생이나 그 학부모라면 이미 이 단어조합들의 공통점을 간파했을 터. 대학을 수시전형으로 들어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다듬어 써야 하는 자기소개서(자소서)에서 이 문구들은 금기어라 한다. 최근 한 교육평가기관이 자체 시스템을 활용해 자소서 8000건을 분석한 결과, 이 문구들을 블랙리스트로 분류했다. 수험생들이 너무 자주 써온 것들이어서 베꼈다는 의심을 받기 십상이라는 이유에서다. 어김없이 또 턱밑에 다가온 입시의 계절. 대학들이 수시모집에 들어가면서 평가의 주요 잣대인 자소서를 어떻게 하면 잘 쓰는지가 수험가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왜 아니겠는가. ‘누구누구는 자소서 잘 써서 대학 갔다더라.’는 얘기가 주위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마당이다. 입학사정관의 눈에 쏙 드는 자소서를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건 당연지사. 내신이야 빼도 박도 못하는 성적순이지만, 자소서는 포장하기 나름이라는 계산을 다들 하고 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도마 위에 오른 문제가 ‘자소서 대필’이다. 자소서를 전문 글꾼들이 대신 써준다는 대필 업체들이 요즘 성수기를 맞았다. 수십만원에 대학별 맞춤형 자소서를 써준다는 사이트들이 인터넷에도 즐비하다. 사나흘 만에 속성으로 써준다면서, 심지어는 전직 입학사정관이 직접 써준다는 조건으로 웃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어디까지가 불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현직 입학사정관이라면 업무 관련 대외활동은 금지돼 있다. 하지만 개인 출판물 홍보 등 이런저런 명목으로 예비 입학생과 그 학부모들을 접촉할 수 있는 기회는 만들기 나름이다. 온갖, 말도 안 되는 부정이 저질러지는 한국사회에서 입학사정관이 직접 써준 자소서로 특혜를 본 부정사례가 없었을까. 꺼림칙한 의심은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입학사정관 자격에 공통된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다. 부적절한 행위는 엄단된다는 구체적 경고를 들어본 적도 없다.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지 5년. 수치로 드러난 성적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보겠다며 자소서와 심층면접을 평가잣대로 삼는 제도는 이미 빛 좋은 개살구가 됐다. 최근 지적 장애 여중생을 성폭행한 파렴치한이 봉사왕으로 둔갑해 성균관대 입학사정관 전형에 합격해 파문을 일으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비단 이뿐일까. 설령 학생의 부적절한 행위를 알았더라도 부득부득 추천서 써주기를 거부하며 제자의 앞길을 막을 수 있는 강심장 담임교사가 얼마나 될까. 학생기록부에 적혀 있지도 않은 수험생의 부적절한 전력을 대학은 또 무슨 수로 들춰낼 수 있을까. 대학이 수사기관, 입학사정관이 명탐정이 아닌 이상 어림없는 소리다. 입학사정관 한 사람이 서류검증을 해야 하는 학생 수가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명이다. 심층면접에서 걸러낸다는 논리도 애당초 어불성설이다. 20~30분의 짧은 면접으로 자소서의 허위사실을 완벽히 구분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이라면 ‘돗자리’를 깔아줘야 한다. 대학들이 뒤늦게 불량 추천서, 허위 자소서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나 어느 곳도 완벽을 장담하진 못한다. 이쯤 되면 실패를 인정해야 할 제도다. 아이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특목고나 대학에 입성시킨 부모들조차 심각하게 구멍난 제도라고 혀를 찬다. “대필을 걸러낸다고? 무슨 수로, 어떤 기준으로? 학원에서 전문강사가 만들어준 자소서는 안 된다고? 부모가 밑그림에 색칠까지 해준 거는 괜찮고?” 학교, 학원 공부만으로도 어깨가 무너지는 대한민국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자소서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까지 지켜보는 부모 심정은 차라리 재앙이다. 성적표에 없는 잠재력이 발견돼 건져지는 학생은 소수다. ‘자소서 꾸미기’ ‘입학사정관 감동시키기’ 꼼수를 익히며 대필 유혹을 견뎌야 하는 학생은 거의 전부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울 일인가. 자소서에 ‘맙소사’ 한숨이 절로 나는 계절이다. sjh@seoul.co.kr
  • SOC보다 생활·복지 예산 선호

    SOC보다 생활·복지 예산 선호

    “시의원들보다 더 깐깐하다.” 1일 열린 ‘주민참여예산 한마당’에서 분과위원회 회의를 지켜본 시 간부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사실 서울시에서 주민참여예산을 처음 실시한다고 했을 때 일부에선 ‘나눠 먹기로 흐를 가능성’을 거론했다. 심지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상만 앞세워 전시성 사업을 한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하지만 2개월 남짓한 주민참여예산제도 시행 과정과 1일 열린 총회 결과는 일부 우려가 말 그대로 ‘일부’의 우려일 뿐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나눠 먹기’ 전혀 없어 주민참여예산 시민제안사업 최종선정을 위한 참여예산 한마당엔 자치구마다 부스를 설치해 사업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주민참여예산위원 250명 가운데 190명이 평일도 아닌 토요일 오후에 덕수궁 옆 정동길까지 나와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함께했다. 전체 시민제안사업 402개(1989억원) 가운데 자치구별 사전심사와 분과위원회 심사를 거쳐 총회에 상정된 사업은 240개(876억원)였다. 저녁 6시부터 열린 총회에서 240개 사업 가운데 1인당 72개 사업을 선정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득표순으로 132개 사업(499억 4200만원)을 2013년도 참여예산사업으로 최종 선정했다. 2013 참여예산 사업으로 선정된 132개 사업 499억원은 내년 서울시 예산안에 반영되어 시의회의 심의 확정을 거쳐 2013년 시행하게 된다. 나눠 먹기는 전혀 없었다. 주민들이 원하는 게 도로나 대형 건축물 등 이른바 ‘토건 예산’이 아니라 생활·복지와 직결되는 ‘생활 예산’이라는 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가장 높은 표를 받은 사업이 시민 제안인 ‘도봉구 창동 문화 체육센터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이었다는 것은 여러모로 상징적이다. 사업비가 9500만원에 불과한데도 투표권을 행사한 190명 가운데 108명한테서 지지를 받았다. 안전문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듯 폐쇄회로(CC)TV 설치 제안사업이 9건(24억 9200만원)이나 된 것도 주민들의 요구가 예산에 반영된 사례였다. ●득표 순으로 132개 사업 선정 좋은 게 좋다는 온정주의적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자치구별 심사소위와 분과위원회에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문제제기가 잇따랐고 가차없이 예산삭감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13개 사업(35억원)을 검토했던 경제산업분과위원회에선 전액 통과시켜도 관계가 없는 상황임에도 4시간 가까운 회의를 거쳐 9개 사업(15억원)만 총회에 상정했다. 주민참여예산 결과가 나오자 자치구마다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자치구 중에서 세 곳은 제안사업이 하나도 선정되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평소 자치구 차원에서 주민참여예산을 꾸준히 해 온 곳이나 생활밀착형 사업에 주력해 온 자치구들이 재미를 봤다는 점도 흥미롭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내년부턴 자치구마다 대응팀을 만드는 등 선의의 경쟁이 더 뜨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미주통신] 전과 34범, 82세 할머니 또 철창신세

    [미주통신] 전과 34범, 82세 할머니 또 철창신세

    절도 등으로 경찰에 무려 34차례 이상 체포된 적이 있는 82세의 할머니가 절도 혐의로 또다시 철장 신세를 지고 말았다고 3일(현지시각)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도리스 톰퍼슨(82)으로 알려진 이 할머니는 미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지역에 거주하면서 1955년부터 절도, 위조, 살인 등의 혐의로 34차례 이상 체포된 적이 있으며 25개의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이 할머니는 주로 병원 등을 돌며 현금을 넣어둔 금고의 열쇠를 어디에 보관하는가를 알아둔 다음 숨어서 직원들이 퇴근한 후에 금고를 터는 수법으로 2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절도한 혐의로 다시 체포되었다. 특히 이 할머니의 머리 모양이 유명한 권투 프로모션 회장인 돈 킹처럼 흰색머리 모두가 날을 세우고 있어서 체포가 쉬웠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난 2년 전에도 아동 의료 재단 사무실에서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금품을 훔친 혐의로 체포된 데 이어 또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와 오렌지 카운티 지역에서만 9번 이상 철창행 신세를 진 바 있는 이 할머니는 전과 기록만 무려 2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라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수사를 담당한 경찰은 “할머니가 하는 일은 오직 현금이든 우표든 돈이 되는 것은 모두 그녀의 가방에 담는 일”이라며 혀를 내둘렸다. 그러나 할머니는 수사관에게 “정부가 더욱 많은 돈을 주었더라면 이런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주변을 더욱 놀라게 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1954년 통일교 창시…194개국에 신도 300만

    1954년 통일교 창시…194개국에 신도 300만

    3일 별세한 문선명 통일교 총재에게는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종교 지도자, 평화운동가, 사회사업가, 교육사업가, 기업가…. 1991년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문 총재를 ‘20세기를 만든 1000명의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았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주목받고 이름을 떨친 문선명. 그의 생애를 일관되게 관통하는 철학이자 신념은 다름 아닌 ‘통일원리’와 ‘통일사상’, 그리고 ‘참사랑’이다. 문 총재가 평생 꿈꿨던 세상은 ‘인간 조상이 타락하기 이전의 본연의 평화이상세계’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문선명은 14세가 될 때까지 서당에서 공부를 했다. 어릴 적부터 ‘세 개 이상의 박사를 취득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품었던 그는 늘 중심에 서야 직성이 풀리는 강한 사람이었다. 평양장로회신학교를 나와 덕흥·이언·연봉교회에서 목회를 했던 종조부 문윤국(1877~1958)을 비롯해 적지 않은 조상들이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일까. 정주공립보통학교 재학 중엔 교회 유년주일학교 반사로 어린이들을 지도했고 학생들 앞에서 설교할 때면 목사와 장로들이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고 한다. 세계 194개국에 300여만 신도를 거느린 통일교 교회를 세운 종교 지도자. 그의 종교 인생은 16세가 되던 해인 1935년 부활절 날 예수님과의 영적 만남에서부터 시작된다. “부활절 아침, 오랜 시간 눈물어린 기도 끝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 많은 계시와 교시를 주셨습니다. 지상에서의 하나님 역사에 대한 특별한 역할을 해 달라고 요구하셨습니다.” 몇 번이나 마음속으로 사양했지만 결국 대명을 받아들였고 그 대명은 인류구원사업이다. 서울에서 중학교를 마친 문 총재는 3년간에 걸친 일본 도쿄 유학(와세다대학 부속 와세다고등학교 전기과) 시절 ‘통일원리’ 구명에 모든 것을 쏟았다. 유학 길 부산으로 가는 열차에서 “학업을 마치고 오는 날 나라를 찾아 세우리라.”고 다짐했던 그의 실천은 해방 이듬해 평양행으로 이어진다. 공산체제하 종교인의 생활은 당연히 가시밭길. 이승만 대통령이 밀파한 간첩으로 지목돼 흥남형무소에서 2년8개월의 혹독한 수감생활을 마치고 월남해 1954년 5월 1일 서울 성동구 북학동에서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를 창립해 본격적인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사실상 통일교의 태동이다. 이후 그에게 이어졌던 시련은 통일원리가 씨앗이다. ‘태초의 이상세계는 모든 인류가 한 하나님 아래 한 가족이며 인간 창조 목적은 하나님을 중심으로 부모, 부부, 자녀가 4위기대의 가정을 형성해 하나님에게 기쁨을 돌려드리는 데 있다.’ 그리고 그 통일원리에 바탕을 둔 통일사상은 바로 좌익과 우익의 대안인 ‘두익사상’이다. 인류의 참 평화는 좌익이나 우익으로는 안 되며 머리와도 같은 중심사상인 공생공영공의의 두익사상으로 남과 북의 가치관을 통일함으로써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일찍부터 ‘공산주의 종언’을 선언했던 그가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만나고 평양으로 김일성 주석을 찾아간 것이나 민간예술단으론 분단 이후 처음인 리틀엔젤스예술단의 평양공연을 성사시킨 것도 바로 그 통일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분열과 갈등, 전쟁으로 점철된 종교로는 세계평화와 인류 구제사업에 한계가 있다던 문 총재가 눈을 돌린 것은 참가정 운동이다. 인류시조가 타락으로 잃어버린 순결을 되찾아 참사랑의 역사를 출발시킨다며 거행해 온 국제축복결혼식은 국제적으로 눈길을 끈 세기의 이벤트이다. 그는 2007년 미수 기념행사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불쌍하신 하늘을 위해, 그리고 사망 권에서 허덕이는 타락인류를 구해 주기 위해 혀를 깨물며 참고 살아온 비참한 생애였습니다. 지금이라도 누군가가 이런 심정의 내연을 들여다보고 한마디만 던져도 본인의 눈물은 폭포수가 될 것입니다.” 그의 고백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도 그가 일군 통일교의 위상은 한국 기독교에선 이단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뇌졸중 삼킴장애’ 뇌 전기자극 효과

    뇌졸중으로 인한 삼킴장애에 뇌 전기자극술이 효과적이라는 임상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뇌졸중 환자의 50∼70%는 음식물을 잘 삼키지 못하며 이런 삼킴장애는 뇌졸중 후 사망 원인의 3분의1을 차지할 만큼 치명적이지만 의외로 이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다. 음식을 삼키는 행위는 대뇌와 인후두 근육이 복잡한 과정을 통해 수행하는 동작으로 뇌졸중, 파킨슨병 등의 신경계 질환이나 근육질환, 이비인후과 수술 후유증이나 고령 등이 주요 원인이다. 삼킴장애는 지금까지 인후두 근육 물리요법이나 음식물 조절, 자세 교정 등으로 치료했으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뇌졸중으로 인한 삼킴장애를 비침습 뇌 전기자극술로 치료한 결과 우수한 치료 효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전기자극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뇌졸중 발병 후 혀의 움직임이 감소했거나 식사 때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는 등 삼킴장애 증상을 보이는 환자 16명을 치료군과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10일간 치료했다. 치료군은 뇌졸중 발생 부위의 뇌 피질에 20분간 뇌 자극을 가했으며 대조군은 뇌 자극 없이 치료한 뒤 삼킴 기능의 변화를 평가했다. 그 결과 뇌 전기자극술의 치료 효과가 현저히 높았다. 백 교수는 “치료 3개월 이후 치료군의 삼킴 기능이 대조군에 비해 뚜렷하게 향상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전기자극술이 뇌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를 시행한 결과 전기 자극을 가한 부위는 물론 반대편의 정상 뇌 조직에서도 포도당 대사가 증가한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전기 자극이 삼킴 기능과 관련이 있는 피질 신경망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전기 자극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지속시키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30대男, 술집 여주인 성폭행 중 손님오자…

    30대男, 술집 여주인 성폭행 중 손님오자…

     지난 21일 0시 55분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가정집이 한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집에 침입한 괴한은 집주인인 고모(65)씨와 부인 이모(60)씨, 아들 고모(34)씨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 소란이 벌어지고 몇 분 뒤 대문으로 괴한의 검은 그림자는 빠져나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힌 이 괴한의 정체는 38세 강모씨로 밝혀졌다. 검거될 당시 강씨는 허리춤에 과도를 차고 있었다. 강씨를 검거했던 경찰관은 “강씨의 몸이 피와 땀으로 범벅이 돼 있었다.”며 참혹한 광경을 에둘러 전했다.  흉기에 10여차례나 찔린 아버지 고씨는 병원으로 옮기는 중 사망했다. 나머지 가족은 상처를 입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강씨의 범행은 또 있었다. 고씨의 집에 난입하기 전 옆동네인 파장동의 한 술집에서 여주인 유모(39)씨와 손님 임모(42)씨를 흉기로 찌른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왜 이런 짓을 했느냐.”는 경찰의 추궁에 강씨는 “지금은 피곤하니까 잠을 좀 잔 뒤 모든 것을 털어놓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내뱉었다. 이어 “나는 이제 (감옥에) 들어가면 다시 빛을 보지 못할 것 같다.”는 등 자포자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의 추가 조사 결과 강씨는 처음부터 누군가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의 끔찍한 범행은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묻지마 칼부림’ 같은 전형인 셈이다.  ●‘바가지’ 앙심 품은 남자, 슈퍼마켓에서 산 과도로…  강씨는 지난 2005년 2건의 특수강간 혐의로 7년간 복역한 뒤 지난 7월 출소,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이어왔다. 살인 난동을 부리기 하루 전인 지난 20일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려 일거리가 없어 하루종일 술을 친구삼아 시간을 보냈다.  그는 파장동의 한 술집에서 소주를 마신 뒤 또 다른 술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 곳에서 선불로 20만원을 내고 술을 마시다가 술집 주인과 시비가 붙었다. 강씨가 마신 술과 안주 값이 25만원 정도였는데 강씨는 오히려 5만원을 거슬러 달라고 우겼기 때문이다.  “이유도 없이 갑자기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거에요. 하도 난리를 치는 통에 ‘그럼 서로 2만원씩 손해보는 걸로 합시다’ 하고 2만원을 쥐어주고 같이 나갔어요.” 술집 주인 A씨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다. 다행히 이 날 술값 시비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중재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덤터기를 썼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한 강씨는 A씨가 준 2만원을 손에 쥔 채 그 길로 인근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그는 이 곳에서 1250원을 주고 과도를 샀다. 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A씨에게 보복하기 위해서 였다.  난동 사건은 고주망태가 된 강씨가 400여m 앞에 있던 A씨의 술집을 다시 찾아내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한참을 헤매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이틀 전 그가 술을 마셨던 또 다른 술집이었다. 강씨는 이 곳에서도 술값이 모자라 한바탕 시비를 벌였다.  “그래. 여기도 혼 좀 내줘야 하는데. 잘 걸렸다.”  앙심을 품고 들어간 술집에는 공교롭게도 주인 유씨 혼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순간 성욕이 동한 강씨는 유씨를 성폭행하려고 했다. 반항하는 유씨의 목 부위를 찔러가면서 성폭행을 시도했던 강씨는 마침 술집을 찾은 손님 임씨가 들어와 무위에 그치자 임씨의 배를 찌르고 부리나케 달아났다.  만취한 상태로 방향 감각을 잃고 도망가던 강씨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들어간 곳이 바로 숨진 고씨의 집이었다. 술값 2만원을 돌려 받겠다며 시작된 그의 화풀이는 결국 5명의 사상자를 낸 참극으로 번졌다.  ●자포자기한 범인, “우발적 범행” 진술은 과연 사실?  강씨의 타깃이었던 A씨는 “보도를 보고 너무 놀라 자리에 주저앉았었다.”며 그 날 상황을 떠올렸다. 자신이 준 2만원을 가지고 칼을 사서 다시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강씨가 전에도 한 번 가게에 와서 교도소 얘기를 늘어 놨었다.”면서 “또 ‘나는 하루살이 인생’, ‘다른 사람 같으면 가만히 안 두는데 너는 운이 좋은 줄 알아라’는 협박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진짜 무서운 말들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강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은 모두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술집 주인 유씨를 성폭행하려고 한 것도, 고씨 가족을 살해하게 된 것도 모두 술에 취해 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강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유씨는 처음 조사에서부터 “강씨가 성폭행을 하려고 작정했었다.”고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다. 강씨는 거듭된 경찰의 추궁에 임씨를 성폭행할 의도가 있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의 유족들도 강씨가 아버지 고씨를 수없이 찌른 뒤 안방에 들어와 이씨와 아들 고씨를 찌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강씨가 계속 우발적이라고 진술하고 있지만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지난 29일 강씨를 살인 및 강간 미수, 상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조사 과정에서 강씨는 현장 검증은 물론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영장실질심사까지 거부했다. “나는 어차피 사형을 받을 것”이라며 자포자기한 강씨가 모든 범행 과정을 있는 그대로 털어 놓을지는 검찰의 손에 달려 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취업률 전쟁에 내몰린 대학] (상)지방대 교수의 비애

    [취업률 전쟁에 내몰린 대학] (상)지방대 교수의 비애

    “총장한테 불려갔다 나오면 당장 교수질을 때려치우고 싶은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충청권 모 대학 A교수는 26일 “총장실 벽에 막대그래프로 학과별 취업률이 그려져 있는데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이같이 털어놨다. 취업률이 낮아 매일같이 불려가면 총장은 “학과를 구조조정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정년이 보장되는 교수도 학과가 폐지되면 장담할 수 없다. A교수는 “오너가 있는 사립대는 정말 쫓겨날 수도 있어 취업률을 높이는 데 목을 맬 수밖에 없다.”며 “외국에 자녀를 유학 보내 한 해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교수들 심정은 어떻겠느냐.”며 혀를 찼다. 낮은 학생 취업률 등을 고민하다 자살한 대전 Y(57·서예한문학과) 교수가 몸담았던 대학은 지난해 9월 ‘정부의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뒤 교수를 대상으로 취업 성과급제를 전격 도입했다. 올 신학기부터 학생 1명을 교수 자신의 힘으로 취직시키면 50만원을 지급한다. 이 대학 관계자는 “정부가 대학을 평가할 때 전체 평점 중 취업률이 20%를 차지하는데 대학에서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느냐.”고 난감해했다. 지방대 교수들이 ‘취업 세일즈맨’으로 전락한 지는 오래됐다. 총장실에 불려갔다 온 교수들은 기업을 찾아가 제자들의 취직을 눈물로 호소한다. A교수는 “공부만 해 온 교수들이 무슨 인맥이 있겠느냐. 취업 세일즈를 계속 하다 보면 자존심 센 교수들은 갑자기 ‘멘붕’에 빠지고 만다.”고 전했다. 이 대학 교수 몇명은 최근 이런 이유로 학교를 떠났다. 대전 모 사립대 이공계열 학부의 B(45)교수는 “대전의 공단부터 충남 당진, 충북 오송까지 안 다녀 본 곳이 없다.”며 “보따리장수가 된 기분까지 들 정도”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같은 대학 C(44)교수는 “취업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세미나나 연구 발표회보다는 기업체를 찾아다니다 다른 대학 교수를 처음 만나 인사할 때도 있다.”면서 “서로 웃으며 악수하지만 얼마나 쑥스러운지 모른다.”고 푸념했다. 대구 모 대학의 이모(58) 교수는 최근 서울의 중견 기업체를 다녀왔다. 이 기업 인사담당자인 제자에게 학생들의 취업을 부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요즘 경기가 어려워 채용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는 대답만 듣고 돌아와야 했다. 이 교수는 다음 주에도 경북 경산의 자동차 부품 공장을 찾아가 제자들의 취업을 부탁할 작정이다. 이 교수는 “취업률로 학과를 평가하고 평가 결과를 각 학과에 보내 모든 교수가 볼 수 있게 한다.”면서 “취업률로 평가하다 보니 교수들이 일년 내내 학생 취업에 매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름 없는 지방대일수록 교수들의 취업률 높이기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광주의 모 대학 교수는 “대학 홈페이지에 학과별 취업률을 공시하다 보니 취업률이 낮은 학과 교수들은 취업 목표율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체 방문 등의 각종 허드렛일에 매달리면서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을 받는다.”면서 “취업률이 오르지 않으면 학과가 폐지되거나 연봉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취업률 높이기 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학과 및 교수별로 취업 인원을 할당하고 목표에 미달하는 교수에게는 성과급을 적게 주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대학도 여럿이다. 모 대학 총장은 취업률이 낮은 학과의 교수를 불러 이른바 ‘조인트’까지 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취업 문제는 경기와 기업이 살아야 뒤따르는 것인데 이를 해결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취업률을 잣대로 대학을 난도질하고 이것이 먹이사슬처럼 대학을 거쳐 아래로 흐르면서 교수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교수들의 이런 눈물겨운 노력에도 취업률이 오르지 않으면 상당수 지방대는 4대 보험만 되는 회사라면 업체를 가리지 않고 ‘가짜 취직’을 시키는 편법을 써 취업률을 높이고 있다. 실제 취직이 안 됐는데도 보험료를 대납해 주는 식이다. 몇몇 대학은 겸임교수를 뽑을 때 아예 대놓고 “몇 명이나 취직시킬 수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겸임교수로 중소기업 사장이나 인맥이 좋은 직장인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은 또 학과별로 1명씩만 두게 돼 있는 조교를 ‘인턴조교’란 명목으로 2~3명씩 더 둬 취업률을 높이는 수법을 쓰고 있다. 지방대 교수들은 신입생 모집에도 내몰리고 있다. 대전의 모 대학 학과는 교수 숫자대로 권역을 나눈 뒤 고교를 찾아가 신입생 모집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고 3 담임교사에게 “학생들 좀 보내 달라.”고 머리를 조아린다. 이 대학 D교수는 “어떤 때는 술집에 있던 고 3 담임교사가 불러내 술값을 대신 내준 적도 있다.”면서 “이럴 때는 너무 처참해 죽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충남 모 대학 총장이 교수들에게 버젓이 “너희가 가르칠 ×은 너희가 데려오라.”고 했다는 말은 지금도 이 바닥에서 전설(?)처럼 떠돈다. 대전의 모 대학 E교수는 “대학이 교수들의 취업 달성률을 공개하면서 망신을 주는 마당에 교수로서의 명예와 체신을 무슨 수로 지킬 수 있겠느냐.”면서 “교수들이 신입생을 충원하고 졸업생을 취직시키느라 수업에 열정을 쏟을 시간이 없다. 강의는 오래전부터 뒷전이 됐다.”고 자조했다. 대구 한찬규·광주 최치봉·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범인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주민 “그놈 당장 사형시켜라”

    범인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주민 “그놈 당장 사형시켜라”

    24일 오전 10시, 서울 중곡동 좁은 골목길로 호송차가 들어왔다. 지난 20일 이 동네 주부 이모(37)씨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피의자 서모(42)씨가 타고 있었다. 서씨가 현장검증을 위해 내리자 순식간에 골목길은 아수라장이 됐다. 주민들은 “모자랑 마스크 벗어라.”, “당장 사형시켜라.”고 소리를 질렀다. 침착하겠다던 다짐과 달리 피해자의 시동생 박모(37)씨는 “X새끼야, 너 내 얼굴 똑바로 기억해.”라고 소리쳤다. 언니 이모씨는 닿지 못할 발길질을 하며 울분을 삭였다. 경찰통제선도, 포토라인도 들썩였다. ●범인 차에서 내리자 골목길 ‘아수라장’ 서씨는 이날 범행 전 과정을 재연했다. 범인은 당시 입었던 파란색 반소매 셔츠와 검정색 바지 그대로였지만 이씨는 ‘피해자’라는 A4용지가 붙은 회색 마네킹으로만 존재했다. 서씨는 마네킹을 든 형사가 큰길 쪽으로 걸어가는 사이 집으로 숨어들었다. 경찰 질문에 조용히 답할 뿐 야유와 욕설 속에서도 시선은 바닥에 고정돼 있었다. 유모(52·여)씨는 “(범인이) 키도 작고 왜소해서 더 화난다. 그 상냥한 사람이 저런 놈이 휘두르는 칼에 얼마나 놀랐을까.”라고 혀를 찼다. 최모(65)씨는 “교도소에서 먹는 쌀밥도 아깝다. 가장 잔혹하고 아프게 죽여야 한다.”고 화를 냈다. ●주민들 “왜 40분간 아무도 신고안했나” 쑥덕 집안에서의 범행 장면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현장검증이 40분 가까이 길어지자 지켜보던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점점 커졌다. “이 긴 시간이 하루보다, 1년보다 길었겠다.”, “40분 동안 소리 지르고 저항했다던데 왜 아무도 신고를 안 했느냐.”며 말을 주고받았다. 인근 세탁소 주인 임모(50)씨는 “구김살 없이 웃는 얼굴이었고 항상 애들 손을 잡고 다녔다.”고 회상했다. 슈퍼마켓 주인 한모(43)씨는 “평소 아이들을 배웅한 뒤 우리 가게에서 수다를 떨기도 했다. 비가 안 왔으면 그날도 그랬을 수 있는데….”라고 눈물을 흘렸다. 유족들은 조용히 눈물만 쏟았다. 동생 이모(33)씨는 “내가 새달 1일 결혼을 하는데 일주일 전에 누나랑 통화하면서 결혼준비 문제로 티격태격했다. 마지막 통화인줄도 모르고 너무 서운하게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시동생 박씨는 “범인이 교도소 들어가면 그만이라고 했다더라. 감방에서 웃으며 밥 먹고 TV 보고 하겠지.”라며 분을 참지 못했다. 피해자의 남편 박모(39)씨는 자녀를 돌보느라 현장에 오지 않았고, 울다 지친 피해자 부모는 인근 슈퍼마켓 앞에 앉아 초점 잃은 눈을 하고 있었다. ●울다 지친 피해자 부모 슈퍼 앞에서 넋 나간듯 오전 10시 45분쯤, 현관문이 열렸다가 닫혔다. 문을 열고 도망치려는 피해자를 잡고 서씨가 칼로 목을 찌르는 모습이었다. 튼튼한 철제 현관문이 다시 열리더니 회색 마네킹이 문턱 위로 힘없이 쓰러졌다. 그게 끝이었다. 집 밖으로 나온 서씨는 발끝만 바라본 채 “죄송합니다.”라고 서너 번 속삭였다. 취재진이 “다른 말 좀 해보라.”고 하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시종일관 침착함을 보이던 피해자의 언니가 나무 막대기를 들고 서씨를 때리려 했지만 경찰 제지선은 너무나 견고했다.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묵비권을 행사하던 서씨가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모든 행동을 재연했다. 진술내용과 크게 다른 점이 없으며 27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미주통신] 뉴욕 도심 한복판서 벌 300만마리 양봉

    [미주통신] 뉴욕 도심 한복판서 벌 300만마리 양봉

    지구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는 말이 퍼져 나갈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벌들이 사라지고 있어 꽃의 수분을 물론 식량생산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 무려 300만 마리가 넘는 벌을 양봉하던 사람이 발각돼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뉴욕 도심의 퀸즈, 더구나 인구 밀집 지역인 코로나에 사는 중국 이민자 이진첸(58)은 2년 전 취미 삼아 벌통 하나로 양봉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는 벌통 수가 무려 45개로 늘어났으며 벌들의 숫자도 300만 마리가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급격히 증가한 벌들 때문에 위험을 느낀 주위 이웃의 신고로 뉴욕시 당국은 즉각 출동하여 해당 벌통들을 모두 수거했다. 뉴욕시는 2010년부터 양봉을 합법화하고 별도의 면허를 받지 않아도 가능하나, 이진첸은 기르는 벌통들을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진첸은 자신이 중국에 살 때에도 양봉을 해왔다면서 그러한 규정이 있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의 딸 또한 아무 법적 권한과 허가도 없이 자신의 집을 침입해 벌통들을 무단으로 수거해 간 시 당국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욕 경찰은 “벌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일단 모두 압수 조치했다.”며 “이런 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혀를 내둘렸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중국 경제성장 비결과 숨겨진 맛 탐방

    중국 경제성장 비결과 숨겨진 맛 탐방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한 프로그램이 나란히 찾아온다. KBS는 중국 CCTV와 공동 기획한 3부작 다큐멘터리 ‘13억의 질주’를 오는 24일 오후 10시, 25~26일 오후 8시에 방영한다. 1993년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를 헌법에 명시한 중국은 그 뒤 20년간 고도성장에 매달려 이제는 세계 경제의 핵으로 떠올랐다. 프로그램은 이 성장 뒤에 숨겨진 3가지 핵심 키워드를 제시한다. 화교의 뿌리이자 ‘동양의 유대인’이라 불리는 ‘객가’(客家), 중국의 기층민인 ‘라오바이싱’(百姓), 중국의 해외 진출 전략인 ‘쩌우추취’(走出去)다. 1편 ‘화교의 첨병, 객가(客家)’에서는 중국의 세계화를 이끈 화교의 뿌리 객가와 그들의 100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토루(土樓)를 집중 조명한다. 쑨원(타이완), 덩샤오핑(중국), 리콴유(싱가포르), 정스앤즈(홍콩)는 활동 시기와 무대가 전혀 다르지만 이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을 뽑으라면 객가 출신이라는 것이다. 객가는 원래 중국 중원에서 활약하다 1000년 전 왕조 교체와 전란을 피해 중국 남쪽 광저우와 푸젠으로 이동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오늘날 중국 남부와 동남아를 기반으로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화교의 뿌리가 됐다. 2편 ‘대륙의 젊은 개척자들’은 7억 농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 곳곳으로 파견된 젊은 지도가 촌관(村官)과 촌민(村民)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농촌 건설을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다루고, 3편 ‘세계를 향한 도전’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중국 기업들을 통해 그들의 해외 진출 전략을 엿본다. MBC도 ‘혀 끝으로 만나는 중국’을 22일, 29일 오후 5시에 방영한다. 지난해 CCTV가 제작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이다. 중국 음식 하면 친숙할 것만 같은데도 이 프로그램은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중국 향토 음식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음식의 종류, 재료, 조리법은 물론 음식 뒤에 숨겨진 인간과 자연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 뒀다. 광활한 중국 대륙의 얘기인 만큼 재료, 채취법, 맛과 향이 그야말로 다채롭다. 또 이런 중국 음식이 중국인들의 식생활은 물론 의식과 도덕에 이어 공동체 시스템과 어떤 연관관계를 가졌는지도 조명한다. 22일 ‘자연의 선물’ 편은 윈난성의 자연산 송이버섯 채취 과정과 요리법, 저장성과 광시성의 다양한 죽순과 요리법, 후베이성의 연근 채취 과정과 요리법 등 4계절 동안 중국 주요 지역 식재료의 채집 과정과 조리 과정을 다루면서 자연의 맛을 살리기 위한 중국인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물위로 점프하며 ‘저녁식사’ 나선 상어떼 포착

    물위로 점프하며 ‘저녁식사’ 나선 상어떼 포착

    물위로 점프하며 ‘저녁 식사’에 나선 상어떼의 진기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후 6시경 미국 뉴저지주 아일랜드 비치 주립 공원의 해안에서 휴식중이던 탐 린치는 약 50m 정도 떨어진 바다에서 거친 물보라가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마치 바다에서 작은 폭탄이 터지듯 솟구치는 물줄기를 바라보던 린치는 그 정체를 알고는 깜짝 놀랐다. 블랙 팁 상어와 스피너 상어가 바다 위로 점프하고 있었던 것. 동시에 청어떼도 바다 위로 널뛰는 모습이 연이어 목격됐다. 린치는 곧바로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들어갔다. 린치는 “인근에서 낚시 중이던 많은 사람들이 이 광경을 지켜봤다.” 면서 “그중 어떤 사람은 낚시 인생 60년 동안 이런 장면은 처음봤다며 혀를 내둘렀다.”고 전했다.  뉴저지 환경 보호국 레리 라고네세 언론 담당관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어들이 청어떼를 잡는 이같은 장면은 자연스러운 것” 이라며 “청어에게는 나쁜 일이겠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이 영상을 보고 매우 기뻐했다.”고 설명했다. 라고네세는 “블랙 팁 상어와 스피너 상어는 매우 빨리 움직이는 상어로 인간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면서 “이들 상어들은 점점 개체수가 줄고 있으며 같이 다니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넷뉴스팀 
  • 182cm 금속봉 ‘머리 관통’ 남자 기적 생존

    무려 2m에 육박하는 금속봉이 떨어져 머리를 관통당한 남자가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에두아르도 레이테(24)는 5층 높이에서 갑자기 떨어진 금속봉이 머리를 관통하는 큰 사고를 당했다. 안전모를 쓰고 있음에도 그대로 관통한 금속봉의 크기는 무려 182cm로 5층 높이에서 떨어져 그 충격은 더했다. 사고 직후 레이테는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5시간의 대수술 끝에 무사히 금속봉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수술을 집도한 미구엘 코우토 병원 의사 루이스 알렉산드르 에신저는 “금속봉이 후두부에 직격 그대로 뇌를 관통해 양 눈 사이로 돌출했다.” 면서 “기적적으로 환자는 의식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설명할 만큼 정신이 또렸했으며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병원 의사들도 환자의 기적에 혀를 내둘렀다. 신경외과 과장 루이 몬테이루는 “금속봉이 몇 cm만 옆으로 맞았다면 한쪽 눈을 잃거나 반신불수가 됐을 것”이라며 놀라워했다. 한편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레이테는 수술 경과도 좋아 2주 후 퇴원할 예정이다.     인터넷뉴스팀
  • [사설] 파행 운영 영어마을 출구전략 찾아야

    7~8년 전, 지방자치단체마다 우후죽순처럼 만든 영어마을이 경영난을 못 이겨 애물단지로 변했다고 한다. 현재 13개 광역 시도에 32곳의 영어마을이 있지만, 당초 취지대로 운영하는 곳은 부산글로벌빌리지 등 한두 곳에 불과하다. 만성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지자체 직영에서 민간으로 경영을 넘긴 영어마을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돈벌이 때문에 피서객 캠핑장으로 개방한 곳도 있다. 최근에는 사설학원으로 바뀐 곳과 폐업하는 곳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혈세를 수백억원씩 들여 조성한 영어마을이 불과 10년도 안 되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안타깝다. 이는 앞뒤를 재지 않은 단체장들의 정책 베끼기 경쟁과 선심성에 기인한 것으로, 그들의 책임이 작지 않다. 물론 영어마을 조성 바람이 불던 당시는, 뱃속 아이에게 영어테이프를 태교 삼아 들려주고 어린 아이의 혀수술까지 하던 극성스러운 세태였다. 영어 사교육 비용과 해외 조기유학 등의 폐해가 워낙 컸던 터라 상당한 사회적 공감대도 있었다. 그러나 초창기 영어마을들이 인기를 얻자 지자체들은 너도나도 벤치마킹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공급과잉으로 이어졌다. 부실한 교육프로그램과 동남아·호주 등 해외연수보다 비싼 비용 탓에 활용도는 갈수록 떨어져 적자에 시달렸다. 그러니 무리하게 수익사업에 나섰을 테고, 급기야 캠핑장과 오락시설 등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영어마을은 시설 면에서 교육의 장으로 손색이 없다. 초중고·교육당국 등과 긴밀히 협조해 공교육의 보완적 기능을 살려야 한다. 대학생과 직장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적극 모색해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연수 이상의 효과를 내도록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지금처럼 본연의 역할과 다른 파행 운영으로 적자 메우기에 급급할 바에야 차라리 출구전략이라도 잘 짜야 한다. 시도 간 협조를 통한 통폐합 운영도 한 방법이라고 본다.
  • 남·북한 웃고 러시아·일본 울고

    남·북한 웃고 러시아·일본 울고

    런던올림픽 성적표를 한 줄로 요약하면 영국과 남·북한은 웃었고, 러시아·호주·일본은 체면을 구겼다. 미국과 중국은 정치·경제뿐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주요 2개국(G2) 체제’를 굳건히 다졌다. AFP통신은 13일 ‘중국, 남·북한이 런던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은 올림픽 초강대국의 위치에 올랐음을 입증했고 남북한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금 13개, 은 8개, 동 7개로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톱10’에 올랐다. 북한 또한 유도와 역도의 선전을 앞세워 금메달 4개, 동메달 2개로 20위에 올랐다. 반면 러시아의 부진은 뼈아프다. 1952년 헬싱키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줄곧 1~3위를 유지했던 러시아가 4위로 밀려난 것. 옛 소련의 붕괴 직후인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서도 종합 1위를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혀를 찰 노릇이다. 전통의 강호인 일본과 호주도 부진했다. 일본은 금메달 16개를 목표로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개에 그쳤다. 호주 또한 금메달 7개로 10위에 올랐는데, 바르셀로나 대회(10위)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AFP는 남자축구 3, 4위전에서 한국에 0-2로 진 것에 대해서는 “한국이 일본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고 비유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집단갈등 해결 속도 빨라졌다

    ‘제2의 강정마을 사태를 예방할 것.’ 올 초 국민권익위원회가 목표로 잡은 연중 업무의 ‘키워드’다. 적게는 수만명에서 많게는 수십만명의 이해관계가 얽힌 집단 현안을 미리 조정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갈등 예방 프로젝트’를 가동한 권익위는 국무총리실과 손을 잡았다. 정책 컨트롤타워인 총리실의 막강한 조정력을 빌려 ‘속결’을 선언한 상반기 목표치는 4건. 두 기관이 펼친 콤비 플레이의 현재 스코어는 3건 해결에 1건 미결. 권익위는 “첫 시도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이라고 자평한다. ●정읍역사 주민갈등 6개월만에 풀어 1차 프로젝트의 대표 과제는 정읍역사(호남 KTX) 신축 및 지하차도 건설 백지화를 둘러싼 주민갈등 문제. 예산 때문에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사업 백지화를 선언하고 지난해 말 공사를 중단하자 정읍시민 7만 3000여명이 한꺼번에 민원을 넣은 매머드급 갈등이었다. 김영란 위원장이 직접 현장 중재에 나서는 등 우여곡절의 조정 과정을 거쳐 지난 6월 주민들의 희망대로 6개월여 만에 공사가 재개됐다. ●힘센 총리실 입김 잘 먹혀 이 과정에서 총리실의 막후 후원은 컸다. 권익위 박세기 민원조사기획과장은 “갈등 민원 조정이 주요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강제집행 권한이 없는 권익위로서는 업무 추진에 한계가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기관 간 이해관계가 꼬여 지지부진하던 집단 갈등도 총리실이 작정하고 거들면 쉽게 실마리가 찾아지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사전조율 과정에서 하루에 너댓 시간씩 마라톤 회의를 거듭하며 철도시설공단, 국토해양부, 정읍시 등 기관 간 불꽃 신경전을 벌였어도 ‘힘센’ 총리실의 입김이 빠르게 먹혔다는 것. 지난 5월 합의된 창녕합천보 농경지 침수 피해 건도 총리실과의 호흡 맞추기가 주효했다. 4대강 사업으로 인근 낙동강에 들어선 창녕 합천보 때문에 침수가 생겨 수박 농사를 망쳤다는 농민들의 집단민원을 중재할 때도 총리실이 국토부 등 관계기관에 협조를 당부하는 협업 방식이 도움이 됐다. 강원 철원군 육군 제5포병여단 포 사격장 피탄지 이전을 둘러싼 주민갈등 해결도 1차 프로젝트의 성과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안은 간척지 매립 사업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강진만 어민들의 집단 민원. 권익위는 “주민보상 관련 조정 합의는 했는데도 예산문제로 후속조치가 지연되고 있다.”며 “총리실과 공조해 이행을 독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프로젝트 선정 24일까지 마무리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듀엣’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권익위는 총리실과 함께 하반기 2차 프로젝트 선정 작업을 오는 24일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연흥 고충처리국장은 “갈등 조정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한국행정연구원과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올해 안에 120여명의 조사관들에게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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