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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음·진동·모기까지 컨트롤…규제 천국에서 감동을 짓다

    소음·진동·모기까지 컨트롤…규제 천국에서 감동을 짓다

    싱가포르는 건설업계에서 가장 일하기 어려운 나라로 꼽힌다.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도 장애요소지만 이보다 더 건설사들을 괴롭히는 것은 현지의 까다로운 규제다. 소음, 진동, 건설 현장 환경 등을 실시간으로 감독기구에서 관리하며 조금이라도 기준을 초과하면 벌금과 작업정지 명령이 떨어진다. 하지만 아시아 금융 허브로 쌓은 재원을 바탕으로 국책 건설사업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매력적인 곳임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국내 건설경기 악화로 국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한국 건설사들에는 놓칠 수 없는 ‘황금 시장’이다. GS건설은 이곳 싱가포르에서 ‘2020년 글로벌 리더’ 달성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다. [퓨저노폴리스…첨단 기술 집약]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차로 30분 달려 도착한 남서부 지역 ‘퓨저노폴리스 2A’ 공사 현장. 이동 시간은 짧았지만 건설 타워크레인이 즐비했고 국내 굴지의 건설사 로고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1인당 국민소득 5만 6000달러 이상의 부국답게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과 공공기관 투자에 재정을 아끼지 않는 데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이미 기술력이 검증된 한국 건설사들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받고 있는 곳이 GS건설이 시공 중인 퓨저노폴리스 2A 구역이다. 이 프로젝트는 싱가포르 정부가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지하 2∼3층, 지상 5∼18층 높이의 연구·업무 시설 3개 동을 짓는다. GS건설은 20여개 국내외 대형 건설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A·B동 공사를 먼저 따낸 데 이어 추가 발주한 C동 공사까지 ‘싹쓸이 수주’에 성공했다. 전체 공사금액만 3400억원에 달한다. 발주처인 주롱도시공사(JTC)는 당초 이 프로젝트를 A동과 B동을 함께 묶어 발주하고, C동은 이후 별도로 발주했다. A동과 B동은 연구·업무시설로 구성되지만 C동에는 진동에 민감한 연구시설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당시 수주 경쟁은 치열했지만 GS건설은 A·B동만 따내면 C동은 쉬울 것으로 판단, A·B동 사업 수주에 집중했다. 예상대로 주롱도시공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인 GS건설에 A·B동 사업을 맡겼다. 관건은 고도의 첨단 기술이 필요한 C동이었다. 반도체 등을 생산할 때 필요한 ‘클린룸’을 설치해야 하는 C동 사업 입찰 경쟁에서는 다수의 반도체 공장 건설 경험을 가진 GS건설과 또 다른 국내 대형건설사가 맞붙었다. 기술력도 누구의 우위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발주처는 기술력에서 차이가 없다면 이미 같은 단지 내 프로젝트를 수주한 GS건설에 나머지 프로젝트도 맡기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 결국 3개 동 건설 사업 모두 GS건설에 맡겼다. GS건설이 세운 ‘싹쓸이 수주’ 전략이 그대로 통한 것이다. GS건설은 3개 동으로 이뤄진 이 공사에 ‘링슬랩 공법’을 제안했다. 이 공법은 지하구간 굴착 시 지반 붕괴를 막기 위해 땅 모양대로 부분 슬래브(철근콘크리트구조 바닥)를 치고 압력을 버티는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공간이 좁은 건설 현장에서 유용하다. 공병무 GS건설 퓨저노폴리스 2A 현장 소장은 “국가 면적 확보를 위해 매립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이 공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면서 “공정 자체가 까다롭지만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이 기술력을 통한 추가 사업 수주 전망도 밝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콩쿼스’(건설공사 품질평가제)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콩쿼스’란 공사현장의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면 200만 싱가포르달러를 보너스로 받는 제도로 싱가포르 정부가 시공물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공공성과 대중성이 높은 건물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시공사가 직접 참가비를 내야 하며 만약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면 반대로 일정 금액을 배상해야 하는 위험성도 있지만 GS건설은 이 평가제를 성공적으로 통과해 싱가포르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뛰어난 시공능력을 자랑하는 GS건설에도 ‘규제의 나라’ 싱가포르의 엄격한 건설현장 관리·감독 기준은 여전한 장벽이다. 공사 현장 곳곳에 설치된 소음측정기는 측정 결과를 환경부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또 공사장 주변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는 현지 작업자의 노동 시간 준수 여부와 작업장 관리 실태를 24시간 생중계한다. 규제 가운데 가장 어려운 점은 뜻밖에도 ‘모기 관리’였다. 그러고 보니 고온다습한 열대기후임에도 모기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공 소장은 “이 나라에서는 기업, 건설현장, 일반 가정집 가리지 않고 해당 건물 또는 지역에서 모기가 발견되면 벌금을 내야 한다”면서 “열대기후라 비는 수시로 내리는데 모기가 알을 낳을 수 없도록 매일 작업장 내 웅덩이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방역활동을 벌이지만 ‘현미경 감시의 눈’은 피할 수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현장에서도 모기 유충 적발로 이미 수천 달러의 벌금을 냈다고 한다. [지하철로 C925…육상 교통 관문] 이런 제약에도 한국 건설사들은 끊임없이 싱가포르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철저한 국가 개발 정책에 따라 적어도 20년은 ‘먹을거리’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현재 싱가포르 정부가 힘을 쏟고 있는 또 다른 사업은 지하 철도망 구축이다. 국토 면적이 서울(605㎢)의 1.16배 규모(704㎢)인 도시국가 싱가포르에는 현재 4개의 지하철 노선이 있다. 국토를 남북으로 가르는 남북선과 동서를 가르는 동서선, 북동 지역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북동선과 국가 중심으로 원형으로 형성된 도심을 도는 순환선으로 구성됐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하교통망을 서울시처럼 촘촘한 그물망식 노선으로 만들기 위해 추가 노선을 건설 중이다. 이 가운데 GS건설은 4개 구역에서 공사를 담당하고 있다. 지하 공사가 한창인 C925 공구는 싱가포르 정부가 신설하는 ‘다운타운 라인’(DTL) 3에 해당한다. 창이국제공항과 맞닿아 있어 이 구간이 개통되면 싱가포르 육상 교통의 관문이 될 전망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다운타운 라인을 신설하면서 동시 다발적인 난개발과 국민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DTL 1, 2, 3구간으로 나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C925 공구는 싱가포르 국민의 대표적인 주거 공간인 HDB 밀집지역에 붙어 있다. HDB란 한국의 공공임대아파트와 비슷한 개념으로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의 특성상 계획적인 국가 관리·개발을 위해 주택도 국가가 관리한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는 소음과 진동 문제에 특히 민감하다. GS건설은 주민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하 작업 현장 주변에 재질이 뚜껍고 성능이 우수한 국산 자재로 만든 방음벽을 공수해 와 설치했다. 지하 터널 공사에는 TBM(Tunnel Boring Machine) 공법을 적용했다. TBM공법은 굴착 시공이 어려운 도심지나 땅 아래 깊은 지역의 터널 공사에 주로 쓰인다. 정재원 GS건설 현장 과장은 “TBM은 지질 구조에 따라 주문 제작으로 조달하는데 가격은 100억∼200억원에 이른다”면서 “국내에서는 암질이 좋기 때문에 폭약을 터뜨려 터널을 뚫어도 되지만 싱가포르는 지반이 약해 공사비가 더 들어가더라도 건설현장에서 안전한 이 공법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노재호 현장 상무는 “지하철 등 기본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는 싱가포르 정부를 보면 두 나라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사업 수익성만을 따져 인프라 투자에 인색한 한국의 상황이 아쉽다”면서 “철도와 도로 건설 등의 대형 공사는 단순히 그 사업에 따른 수익성을 따질 게 아니라 그로 인한 물류, 산업활동 활성화 등 추가적인 경제효과까지 내다봐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장기적 안목과 계획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노 상무는 이어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니라 추가 발생할 수 있는 경제 효과까지 내다보는 것도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싱가포르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단체장 돈거래는 은밀하게…공무원들 줄서기는 치밀하게

    단체장 돈거래는 은밀하게…공무원들 줄서기는 치밀하게

    민선 자치단체 역사가 깊어지고 있지만 단체장 비리는 줄지 않고 오히려 비리 수법은 더 진화하고 있다. 최병국 전 경북 경산시장은 단체장 ‘비리 백화점’의 전형을 보여 준다. 최 전 시장 비리로 2011년 검찰 조사를 받다가 자살한 경산시 5급 공무원 김모씨는 지인에게 비리 관련 문건을 남겼다. 김씨는 문건에 “최 시장이 인사청탁이나 축의금 등의 명목으로 직원 4명으로부터 수천만원씩 받아 챙겼다”고 적었다. 외부 인사가 최 전 시장의 ‘마담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계장 두 명은 시장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자신들의 계좌에서 수천만원씩을 빼내 지급했다. 한 과장은 최 전 시장 자녀 결혼식 때 축의금으로 1000만원을 냈다. 최 전 시장은 당시 “고인이 사실과 다른 문건을 왜 남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발뺌했지만 같은 해 인사 등과 관련해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있다. 출판기념식과 같은 행사는 뇌물수수 기회로 악용되고 한다. 일부 부하 공무원이나 업자들이 책 구입조로 단체장 최측근에게 수천만원을 지불하고도 책은 인수하지 않는 방식이다. 충남 모 군청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승진서열을 무시한 파격 인사가 단행되면 뒷거래를 의심할 만하지만 물증을 잡기 어려워 결국 성명서 하나 내고 만다”고 혀를 찼다. 민선 초기만 해도 주로 단체장이 인사를 전후해 측근이나 자금관리인 등을 통해 금품을 수수했으나 최근에는 선거 때부터 재임 기간 내내 뭉칫돈 인사장사를 공공연하게 벌이고 있다. 단체장 가족까지 가세하면서 현금뿐 아니라 황금열쇠, 고급시계 등 귀중품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돈다. 매관매직이 판치다 보니 공무원들의 작전도 교묘해졌다. 선거 때부터 유력 후보에게 줄서기를 한다. 박빙 혼전일 경우 ‘분산투자’를 하기도 한다. 후보들에게 몰래 후원금 조로 선거운동비를 지원하거나 지·학·혈연을 동원해 표를 몰아주고, 당선되면 승진으로 보답받는 형태다. 일부 자치단체는 문제가 될 만한 인사 때 발탁인사 등 명분을 만들어 잡음을 피해 간다. 전북 부안군에서는 연공서열 명부를 없애버리고 다시 만들기도 했다. 서울 모 자치구 국장을 지낸 A씨는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큰 폭의 물갈이 인사가 뒤따르는 것도 사실상 돈거래가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단체장이 가족이나 측근 외에 간부 공무원을 통해 인사비리를 저지르는 것도 사전에 이런 교류를 통해 서로 신뢰할 만한 단계로 발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주언 전 광주 서구청장이 2010년 총무국장을 통해 5급 승진 대상자 두 명으로부터 3000만원과 2000만원을 받았다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게 그 예다. 감사원과 안전행정부 등의 자료에 따르면 1995년 민선자치제 실시 뒤 비리로 기소된 자치단체장은 민선 1기 23명, 2기 60명, 3기 78명, 4기 119명 등으로 크게 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인사비리 연루자로 자치단체 공무원 비리까지 따지면 인사비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명석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가 민선 중반 때 전국 지자체 공무원 699명을 대상으로 벌인 인사비리 설문조사에서도 90.8%가 ‘심각하거나 조금이나마 존재한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은 ‘악화됐다’고 응답했었다. 감사원이 2011년 서울 자치구 등 전국 65개 자치단체를 상대로 벌인 감사에서 근무평정 조작 등을 통해 저질러진 인사비리가 모두 101건에 달했고 65개 지자체 중 49곳이 인사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지방자치단체 및 단체장과 관련한 각종 비리에 대한 제보(gobal@seoul.co.kr)를 받습니다. 제보는 사실 확인을 통해 기사화하거나 관계기관에 알릴 예정입니다.
  • [커버스토리-문화재 보호 X파일] 빈발하는 유물 도굴·위변조 사건

    [커버스토리-문화재 보호 X파일] 빈발하는 유물 도굴·위변조 사건

    “법정의 판사들은 ‘도굴’은 피해자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도굴범들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합니다.”(문환석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중발굴과장) 2000년대 초반 전북 군산 야미도의 해저 유물을 도굴했던 이모씨는 지금도 해양문화재연구소 직원들 사이에서 종종 회자되곤 한다. 문 과장은 “경찰에 구속된 이씨가 현장검증을 받으면서도 태연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손목에는 값비싼 시계를 차고 휴대전화까지 든 상태였다. 오만한 태도를 보인 이씨였지만 정작 법정에선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곧바로 풀려났다. 문 과장은 “이후 본격적인 발굴을 위해 이씨에게 매장 장소를 알려 달라고 했으나 ‘맨입으로 도와줄 수 없으니 돈을 달라. 유물의 질이 썩 좋지는 않으니 큰 기대는 하지 말라’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혀를 내둘렀다. 2009년 바닷속 문화재에 우연히 손을 댄 어부 오모씨는 해삼 채취 도중 매장 문화재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태안군 해역에서 불법으로 해삼을 채취하던 그는 도굴된 문화재를 시중에 팔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오씨와 공범들의 손에는 선조 16년(1583)에 제작된 승자총통과 회색빛 접시에 꽃문양이 반복적으로 찍힌 인화문 분청사기 등 16점이 들려 있었다. 모두 보물급으로 평가받는 귀중한 것들이다. 2011년 적발된 전남 진도군 고군면 인근 앞바다의 도굴범들은 기업형 조직을 갖췄다. 돈을 대고 배를 빌려주며 전문적인 잠수팀을 꾸리는 등 역할을 철저히 나눴다. 이들은 해안경비초소가 없는 포구를 중심으로 어민들이 귀가한 심야 시간대에 분실한 닻을 찾는 인부들로 가장해 범행을 저질렀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해저 바닥에 묻혀 있던 고려 중기 때 제작된 보물급 ‘청자양각연지수금문방형향로’(靑磁陽刻蓮池水禽文方形香爐) 등 도자기 34점을 도굴했다. 묻힐 뻔했던 범죄는 도굴에 가담했던 잠수사가 약속했던 보수를 받지 못하자 경찰을 찾아가 범행을 자백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붙잡힌 도굴범들은 “도굴한 청자들만 돌려주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빈발하는 해저유물의 도굴과 달리 육상에선 유물의 위·변조가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적지나 무덤이 1980년대까지 도굴범들에게 털리면서 도굴의 대상이 될 만한 유적지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수년 전까지도 가짜 청자는 백토를 표면에 분사한 뒤 가마에 구워 부식한 흔적을 만들어 진품처럼 보이게 했다. 새 도자기를 굴 양식장 등에 1년 이상 빠뜨려 굴 껍질이 붙게 만든 뒤 신안 앞바다 등에서 발굴한 도자기라고 속여 파는 수법도 유행했다. 이철규 문화재청 사무관은 “요즘은 도자기 밑은 도요지 등에서 나온 진품을 쓰고, 윗부분에 정교한 위조품을 붙여 파는 수법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송·원대에 제작된 한지를 구입해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먹으로 글씨를 쓴 뒤 900여년 전 서예 작품이라며 속여 파는 사례도 있다. 탄소동위연대측정법과 내시경까지 동원하지만 이런 경우 적발이 쉽지 않다고 한다. 가장 충격적인 위조사건은 1990년대 초 해군 탐사단에서 발생한 ‘귀함별황자총통’(龜艦別黃子銃筒) 발굴. 거북선에 달려 있던 총통으로 알려지면서 국보 274호로 지정됐지만 4년 만에 가짜임이 밝혀지면서 국보에서 해제됐다. 이 사건은 일명 ‘황 대령 사건’으로도 불린다. 탐사단장이던 황모 대령이 장군 승진을 앞두고 이렇다 할 발굴 성과가 없자 위조 전문가인 신모씨에게 부탁해 가짜 총통을 만든 뒤 바다에 빠뜨리게 하고 수개월 뒤 건져 올리는 수법을 썼다. 문 과장은 “위조 전문가인 신씨가 문화재 불법 거래를 벌이다 경찰에 적발되자 감형을 조건으로 이 같은 사건을 고백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차인표 동생 차인석 사망 구강암은 어떤 병?

    차인표 동생 차인석 사망 구강암은 어떤 병?

    배우 차인표의 동생 차인석씨가 구강암으로 투병하다 17일 세상을 떠났다. 차인석씨는 구강암 진단을 받은 뒤 요양을 떠나는 등 병마와 싸워왔으나 안타깝게도 끝내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구강암은 입 안에 생기는 암으로 입술, 혀, 뺨의 안쪽 표면, 입천장 앞부분(경구개), 잇몸 등에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편평세포암종으로 구강 표면 세포의 성장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구강암이 심해지면 주변 연부조직 및 뼈까지 파괴하고 더욱 진행될 경우 경부의 임파선으로 퍼져 전신의 다른 기관까지 전이될 위험이 있다. 구강암은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 뒤 발생하는 기능 장애 때문에 치료가 까다롭고 힘든 질환 중 하나다. 구강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음주와 흡연, 씹는 담배 등이 꼽힌다. 그 외에도 불량한 구강 위생이나 잦은 상처 등도 원인이 된다. 구강암 환자의 90%가 흡연 경험이 있으며 흡연 기간이 길고 흡연량이 많을수록 위험성이 높아진다. 또 햇빛 노출이 잦을 경우에도 입술에 생기는 구순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구강암 환자들은 후두나 식도, 폐에 암이 동반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민들이 아이 성기 훼손한 프랑스인 ‘화형’으로 응징

    주민들이 아이 성기 훼손한 프랑스인 ‘화형’으로 응징

    신체 절단사건이 끔찍한 화형으로 이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유럽계 남자 2명이 산 채로 불에 타 죽는 끔찍한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 두 남자에 불을 붙인 건 분노한 주민들이었다. 사건은 실종됐던 8살 어린이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아이는 성기와 혀가 잘린 상태였다. 경찰은 바로 사건수사에 착수해 마다가스카르 현지인을 체포했다. 경찰은 그를 외국인들에게 고용돼 아이의 성기와 혀를 자른 혐의로 검거했다. 외국인들이 배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배후로 지목된 두 사람의 거처가 확인됐다. 현지 언론은 “몰려간 주민들이 두 명의 외국인이 묵고 있던 곳의 냉장고에서 (아이의) 절단부위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범인사냥에 나서 이들을 붙잡았다. 주민들은 두 명을 해변가로 끌고 가 화형했다.불에 타 죽은 외국인 두 사람은 프랑스인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다가스카르 주재 프랑스대사관은 자국인에게 사건이 발생한 관광지를 여행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혀 잡아당겨’ 흑곰 물리친 남성 화제

    ‘혀 잡아당겨’ 흑곰 물리친 남성 화제

    곰의 혀를 잡아당겨 살아남은 남성이 화제라고 미국 매체 허핑턴포스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 뉴브런즈윅주(州)에 사는 질 시르는 산책하던 중 나무들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흑곰의 공격을 받았다. 그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넘어지면서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고, 곰의 혀를 움켜잡았다. 그는 “내가 눈을 떴을 때 곰이 내 위에서 큰 소리로 울고있었다”며 “내 얼굴 위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으며, 혀를 놓아주지 않자 발톱으로 공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곰의 혀를 붙들고 ‘네가 나를 공격한다면 나도 널 공격할 것이다’고 고함치자 곰이 자신의 혀를 깨물었다”고 했다. 시르는 배와 무릎에 상처가 났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곰이 괴로워하는 사이 나무 뒤로 도망갔으며 곰은 흥미를 잃고 숲으로 돌아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클라라 깜찍한 ‘교복 패션’

    클라라 깜찍한 ‘교복 패션’

    배우 클라라가 교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클라라는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SNL 코리아 LIVE”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클라라는 평소 섹시한 이미지와 달리 깜찍하고도 귀여운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교복을 입고 양갈래 머리를 양 손으로 붙잡은 뒤 혀를 내밀고 귀여운 표정을 지어 눈길을 끈다. 한편 한 네티즌은 클라라가 빅뱅의 지드래곤과 함께 클럽에서 일명 ‘부비부비’ 댄스를 추고 있다는 사진을 공개했지만 실제 클라라가 맞는 지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활 25년, 국정감사를 감사한다] 피감기관과의 자료 갈등

    [부활 25년, 국정감사를 감사한다] 피감기관과의 자료 갈등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의 A 의원은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최근 35년치 자료를 한꺼번에 받아냈다. A 의원실은 “세부 자료는 길지만 제출받은 통계 자체는 분량이 많지 않다”면서 “폐쇄적 운영의 대명사가 돼 버린 원안위의 문제를 파헤치려면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2010~2013년 사이 작성된 모든 문서 목록’ ‘△△부 전체 간부의 청와대 출입 기록 일체’ 등을 요구한 의원도 있다. 이 자료를 요구받은 담당 공무원은 “1년 생산 문서만 400만건 이상이다. 일부만 추려도 수만 쪽”이라면서 “해도 너무한다”고 푸념했다. 자료 제출을 둘러싼 국회와 피감 기간의 신경전과 갈등은 올해도 변함없다. 의원실은 막무가내식으로 통계를 요청하고 행정부는 난수표 같은 서류 뭉치를 던져 놓는 물량 공세에 면피성 자료 제출로 맞대응하고 있다. 서울신문의 취재 과정에서도 양측은 서로 손가락질하며 책임을 미뤘다. 기초연금, 4대 중증 질환 등 대선 공약 관련 자료 요청이 쏟아지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한 국장은 “‘기초연금 관련 회의록 일체’ 식으로 너무 포괄적으로 자료를 달라고 한다”면서 “확정 사안도 아니고 진행 중인 부분에 대해서까지 자료를 요구하면 공무원 중 누가 소신껏 정책을 추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청한 중앙부처 고위 관계자는 “부처 특성상 개인 정보를 포함한 자료를 ‘일단 달라’고 요청받을 때가 많은데 난감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중앙 및 지방행정부처에서는 의원들이 민원 해결에 사용하거나 심지어는 개인 논문을 쓰기 위해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고도 믿고 있다. 국회 입장에서도 불만은 쌓여 있다. 자료 제출을 최대한 늦추다 국정감사 당일에 몰아주면서 불리한 질의를 피해 가는 부처, 문의하는 보좌진에게 “이런 것도 모르냐”며 면박을 주는 공무원 등 유형도 다양하다. 지난주 산업통상자원위 소속의 한 여당 의원 사무실에는 한 기관의 자체 감사 보고서로 가득 찬 사과 상자 하나가 배달됐다. 담당 보좌관은 “질의 자료를 만들려면 단순 통계뿐 아니라 문제가 되는 사항을 일일이 다 들여다봐야 하는데 난감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런 항의성 물량 공세를 당하다 국감 전날까지 요구 자료가 도착하지 않으면 보좌진의 인내심도 한계에 이른다. 교문위에 속한 한 보좌관은 “예컨대 ‘공연장별 관광객 현황’처럼 쟁점 자료가 아닌데도 ‘통계를 뽑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다 국감 당일에야 챙겨 오는 부처도 많다”면서 “이쯤 되면 국감을 하지 말자는 뜻”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국감 때 새누리당 문방위(현 교문위) 소속 한 의원실에는 일선 학교로부터 항의 전화가 쏟아졌다. 알고 보니 서울시교육청이 ‘학교별 성과급’ 통계 자료 제출을 각 학교에 미루는 바람에 학교마다 의원실로 민원을 제기한 것이었다. 의원실 관계자는 “교육청이 자체 자료를 활용해 충분히 낼 수 있는 결과물을 하급 기관에 떠넘김으로써 의원실로 항의 전화를 하도록 유도한 셈”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공공정보 공개의 시대라지만 부처의 비밀주의, 보신주의는 아직 끝이 없다”면서 “우리가 캐고 싶은 민감한 회의록은 꼭 축약본을 내는 통에 도무지 내용을 알 수가 없다. 그러면 관련 기관에 다시 ‘크로스 자료 요청’을 하는데 국회나 피감 기관이나 일을 두 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처종합·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불량 수입 쇠고기 4년새 4배 급증…이유는

    불량 수입 쇠고기 4년새 4배 급증…이유는

    불량 수입 쇠고기 4년새 4배 급증 불량 수입 쇠고기가 4년 사이에 4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김우남 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쇠고기나 쇠고기로 만든 식품의 검역·검사 불합격 건수는 지난 2008년 82건에서 2010년 199건, 지난 해엔 334건으로 4년 사이에 4배나 급증했다. 올해도 8월 기준 불량 수입 쇠고기로 인한 불합격 건수가 226건에 이르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산 수입 쇠고기의 경우 지난 6월 수입이 금지된 등뼈가 300kg이나 발견됐고, 소의 혀가 수입 물량에 포함됐지만 우리 정부에서 조직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상 2회 이상 식품안전위해가 발생하면 수출 중단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데도 정부가 수입물량 전체가 부패된 경우로만 한정함으로써 최소한의 제재 권한마저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각나눔] 중·고교 ‘흡연 측정기’ 도입 5년… 효과·부작용 여전히 ‘연기속’

    [생각나눔] 중·고교 ‘흡연 측정기’ 도입 5년… 효과·부작용 여전히 ‘연기속’

    서울의 A고등학교는 2010년 학생 지도부실에 흡연측정기(일산화탄소 측정기) 1대를 들여놨다. 한 달에 2~3차례 무작위로 흡연측정기를 돌려 수치가 높게 나온 학생들에게는 청소나 학부모 면담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한다. 학교 관계자는 “측정기 도입 이후 흡연 학생이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불만이 많았다. 김모(18)양은 6일 “조금만 수치가 나와도 무조건 청소를 시킨다”면서 “담배를 피워 본 적도 없는데 수치가 높게 나와 억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오히려 반발심만 생기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반면 인천 연수구의 B고등학교에서는 지난 2일 1학년생 3명이 3학년 교실에서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에서 불이 나 교실이 모두 탔다. 한 시민은 “학교가 학생 관리를 어떻게 하기에 학생이 교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불을 낼 수 있었는지 한심하다”며 혀를 찼다. 일부 시·도교육청의 권유로 일선 중·고등학교가 흡연측정기를 도입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측정기의 효과와 부작용을 둘러싸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일선 학교는 흡연측정기가 학생들의 금연 유도에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부산의 한 중학교 교사는 “흡연측정기를 들여놓았을 때 아무래도 아이들이 금연에 대해 자각하는 효과가 더 있는 것 같다”면서 “(흡연이) 반복되고 개선이 안 되는 아이들도 눈에 보이는 수치로 흡연 사실이 드러나면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대전동부교육지원청과 부산시교육청은 올해 흡연측정기의 효과를 인정해 일선 중·고교에 흡연측정기 배치 대수를 늘렸다. 하지만 학생과 일부 교육자들은 흡연측정기가 학생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되레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학교는 흡연측정기로 흡연 사실이 세 차례 적발되면 전학이나 퇴학을 시킨다. 이른바 ‘삼진 아웃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에서는 흡연측정기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물어보는 학생들의 질문이 수시로 올라온다. 고교생 아들을 둔 주부 허모(47·서울)씨는 “학교가 흡연측정기를 불게 하고, 이를 부인하면 전학을 보내거나 자퇴를 시키겠다고 겁을 준다고 들었다”면서 “미성년자들이 실수도 할 수 있는 건데, 측정기가 마치 징계 도구로 쓰이는 것 같아 문제가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학교 관계자들은 흡연측정기를 들여놓고도 학부모들의 반발 탓에 사용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경기 고양시의 한 고등학교 학생부장 교사는 “징계를 하고 싶어도 학부모의 반발이 심해 흡연을 하지 않았다고 끝까지 우기는 학생에게만 쓴다”면서 “특히 교육청의 공식 지침은 아니지만 (흡연측정기를 놓고 논란이 많으니) ‘조심스럽게 운영하라’는 얘기도 자주 듣는다”고 털어놨다. 흡연측정기 도입에 따른 ‘풍선 효과’로 학교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늘고 있다. 학생들이 흡연 장소로 학교보다는 학교 주변 주택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고양의 한 주민은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어느 날부터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학교 측에 민원을 넣어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설] 사이버 금융사기 범정부 방지책 속히 내놔야

    사이버 금융사기의 피해 사례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사기 수법도 나날이 교묘해져 피해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지경이다. 최근 검찰에 적발된 대규모 ‘스미싱’ 국제사기집단이 그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한·미·일·중 4개국을 연계해 무려 14만건의 악성 앱 문자를 스마트폰에 유포했다. 수사당국에 적발되지 않은 스미싱이 많아 피해 규모를 어림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사이버상 금융사기의 유형은 보이스피싱과 파밍, 스미싱이다. 한때 많은 피해를 입혔던 보이스피싱은 줄어들고 스마트폰 사용의 증가로 파밍과 스미싱이 확산되는 추세다. 보안업체에 따르면 스미싱 코드는 지난해 29건에서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2433개로 84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차단한 스미싱 관련 인터넷사이트도 17개에서 1289개로 76배나 늘었다. 최근에는 생활에 밀접한 ‘맞춤식 스미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돌잔치 초대, 청첩장, 법원 출두명령, 스미싱 알약 무료체험, 할인행사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차 안 빼면 부수겠다’, ‘불륜아내 단속 잘해’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인륜을 저버리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대규모 사이버 해킹사고를 여러 차례 겪으면서 사회적 혼란을 경험했다. 정부는 사이버 해킹을 테러수준으로 보고 사이버 테러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사이버 테러가 총과 미사일보다 더 큰 피해와 혼란을 야기한다는 사회적 함의 때문이었다. 사이버 금융사기도 범죄집단이 해킹 등으로 빼낸 개인정보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사이버 테러 수준과 다름없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전자금융사기 예방책을 시행했지만 가입자가 사기를 당하는 사례까지 나올 정도로 범죄집단의 치밀성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하지만 우리의 사이버 금융사기 예방대책은 걸음마 수준이다. 대응 체제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기관과 미래창조과학부, 검경 등으로 업무가 분산돼 있어 교묘해지는 공격 루트를 차단하는 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사이버 사기꾼을 일망타진하기 위해선 개별 기관과 업계의 소극적 대응에서 벗어나 범국가적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 대비책 또한 사이버 해킹과 테러 대응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20만~30만원짜리 소액결제 사기라고 그냥 두기에는 누적된 피해가 심각하다.
  • 세계 최고 전망대 ‘트롤퉁가’서 촬영한 아찔 포즈

    세계 최고 전망대 ‘트롤퉁가’서 촬영한 아찔 포즈

    ’세계 최고의 전망대’로 불리는 트롤퉁가에서 촬영한 아찔한 사진이 공개됐다. 강심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면 흉내내기 힘들것 같은 이 장면은 사실 이곳을 찾아오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한번쯤 따라해보는 필수 포즈다.   노르웨이 오다의 산중에 위치한 트롤퉁가(Trolltunga)는 약 700m 높이로 북유럽 전설에 나오는 거인의 이름인 트롤과 혀를 뜻하는 퉁가를 합쳐 지어졌다. 실제로 트롤퉁가는 거인이 혀를 내밀고 있는 것 처럼 보여 그 특이한 모습과 환상적인 경치로 전세계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뮤지컬 연인, “키스신 때 혀는…”

    뮤지컬 연인, “키스신 때 혀는…”

     샤이니의 멤버 키가 함께 뮤지컬에 출연하고 있는 가수 다나의 키스 집착에 대해 폭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허술한 신사들’ 편으로 꾸며져 키와 다나, 가수 김민종,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박형식 등이 출연했다.  이날 키는 뮤지컬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다나와의 키스신을 언급하며 “다나가 키스에 굉장히 집착한다”고 털어놓았다.  키의 폭탄 발언에 다나는 “왜 그러냐?”고 당황해했다. 하지만 키는 “오늘 연습하고 왔는데 ‘그냥 해’라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우리끼리 룰을 정한 게 혀는 넣지 말자는 거였다”는 말까지 했다.  다나는 “제가 설마 그런 말까지 했겠냐. 키가 먼저 말했다”라고 반박했지만 키는 한 술 더 떠 “오늘 연습 하는데 유달리 진하게 하더라. 입술을 좀 쓰더라”고 말했다.  다나는 “키랑 친하다보니 키스신이 불편했다. 그랬더니 키가 ‘왜 이렇게 키스하는 걸 싫어해?’라고 하더라. 그래서 예전보다 편하게 다가간 건 사실이지만 입술을 쓰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표적수사가 어때! 진실이 중요하지?”

    [문소영의 시시콜콜] “표적수사가 어때! 진실이 중요하지?”

    “채동욱이 잘못한 것이 없으면 왜 사표를 써?” 지난 13일 법무부 장관이 검찰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채동욱 검찰총장이 전례를 만들 수 없다며 사표를 썼을 때 “수상쩍다”며 한 지인이 이렇게 말했다. 일선 검사들은 검찰의 독립성 훼손 등을 이유로 동요했고, 청와대는 이틀 동안의 침묵을 깨고 “채 총장 사표를 수리 안 했다”고 반격했다. 하지만 사표를 반려하지도 않았다. 청와대의 이 발언에 일부 국민은 “출근해서 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청와대와 법무부에 ‘디스’(disrespect)를 당하고 사표도 반려받지 못한 검찰총장이 복귀할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조직 생활을 해 본 사람이면 금방 알 수 있다. 작금의 정치 상황을 보고 있으면 국민 중에 “표적수사가 뭐 어때서? 진실이 중요하지!”라는 분위기가 있다. ‘진실 규명’이 금과옥조다. 이것은 군부독재 등 권위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정의에 목마르고, 은폐된 진실로 억울했던 분노들이 DNA에 새겨진 탓이리라. 그런데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는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정당하지 않으면, 그 진실을 진실로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 드라마 CSI를 보면 분명히 범죄자인데도 뻔뻔하게 “법원이 발부한 수색영장 가져왔느냐”고 묻는다. 또 영장 없이 수집한 범죄의 증거를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하지 않는다. 이런 미국의 법 집행이 답답해서 혀를 차고 장탄식을 하지만 그것이 선진국이다. 행정부가 속전속결로 정책과 예산을 집행하면 될 텐데, 입법부와 사법부가 존재하고 삼권분립을 강조하는 것은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99마리의 양을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1마리의 억울한 양이 없도록 하려는 노력 말이다.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혼외 자식이 있느냐 없느냐 논란은 공직자의 도덕성과 관련된 국민의 알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 등 특정한 세력이 그를 찍어내려는 표적수사에 의한 것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표적수사는 ‘어떤 정치적 목적으로 특정 대상이나 인물을 정해 놓고 벌이는 수사’로 편파성이 항상 문제가 됐다. 특히 정치권 입김에 따라 정적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점에서 표적수사는 부당할 뿐만 아니라 불법적 정치 사찰로 흘러가기 일쑤다. 채 총장뿐만 아니라 혼외 자식으로 지목받은 11살 소년을 향해 유전자를 내놓으라고 하는 일부 언론과 국민, 권력기관도 가관이다. ‘홍길동 신드롬’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홍길동의 불우한 처지와 오버랩되는지 소년의 아버지를 찾아주겠다고 난리다. 그러나 생부를 찾을지 말지는 채모군과 그의 어머니 임모씨가 결정할 문제다. ‘공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만큼 개인의 인권도 중요하다. 진실 규명을 명분삼아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고, 인권을 훼손하는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진실 규명은 법의 테두리에서 이뤄져야 한다.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유람선 이동 어떻게 알고… 놀랍다, 유럽 ‘한류 사생팬’

    취재를 다니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세계 각국의 한류팬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아시아의 끝자락이자 유럽이 시작되는 터키에서 만난 한류팬은 그래서 더 특별했다. 서울에서 무려 8000㎞나 떨어진 곳에서 한국의 드라마와 가요에 푹 빠진 젊은이들을 만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 6일 KBS ‘뮤직뱅크 인 이스탄불’의 취재차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내리자마자 이미 입국장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한국어로 ‘은혁(슈퍼주니어 멤버)아 케밥 같이 먹자’ 등 코믹한 플래카드를 든 터키 소녀부터 FT아일랜드를 상징하는 노란색 깃발을 든 팬들까지 마중 나온 팬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한국 가수들이 빠져나가자 이번에는 기자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서투른 한국어로 함께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거나 페이스북 계정과 이메일을 묻기도 했다. 이스탄불의 바그다드 거리에서도 독특한 한류팬을 만났다. 이곳은 터키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곳으로 아시아 관광객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거리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순간 프레임에 들어온 한 소녀는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이란에서 온 갈색눈의 소녀였다. 가족들과 공연을 보기 위해 비행기로 3시간을 날아왔다는 로진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유튜브와 KBS 월드 등의 채널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그녀는 “수지(미쓰에이 멤버) 언니의 팬”이라면서 활짝 웃었다. 터키 최초로 K팝 콘서트가 열린 율케르 스포츠 공연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현지에서 한창인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몰칸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졌다”면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시크릿 가든’, ‘추노’ 등의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함께 온 20대 터키 여성의 입에서는 소지섭, 현빈, 장혁, 이민호 등 한국 배우들의 이름이 줄줄 나왔다.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외국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메르비. 그녀는 요즘 즐겨 보는 한국 드라마를 묻자 영어로 ‘Master’s Sun’(SBS ‘주군의 태양’), ‘Monstar’(tvN ‘몬스타’)를 주저 없이 적었다. 모두 한국에서 최근 종영했거나 방영 중인 최신 드라마다. 메르베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무리의 소녀들이 한국어로 “이번 공연에 왜 빅뱅이 오지 않았느냐”, “슈퍼주니어의 시원이 오지 않은 이유를 아느냐”는 질문을 쏟아내는 통에 공연장을 도망치듯 빠져나와야 했다. 스타의 사생활을 쫓는 ‘사생팬’은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터키를 떠나던 날 호텔 앞에는 루마니아에서 온 소녀 두 명이 한국어로 “루마니아에 오길 바랍니다”라는 조그만 피켓을 들고 관계자들이 탄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가수들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오가는 유람선을 타고 내릴 때도 성능 좋은 카메라를 든 현지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KBS 관계자는 “경호상의 문제가 있어서 극비리에 유람선에 탄 것인데 팬들이 선착장까지 나타날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공항에도 어김없이 나타난 팬들은 경찰의 제지 속에서도 K팝 가수들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유럽에서 만난 한류팬들에게는 K팝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비친 한국의 문화는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한류의 열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질적으로 우수한 콘텐츠와 문화적 포용력, 겸손하고 친근한 팬서비스가 꾸준히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eri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시인이여/이영광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시인이여/이영광

    시인이여/이영광 모든 말을 다 배운 벙어리 혀 잘린 변사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고 시인이여, 젊어 늙는다 사랑 없는 사랑 앞에 조아리고 앉아 어서 목을 쳐주길 기다리는 사랑처럼 한 말씀만 비는 기도처럼 말 모르는 그것에게 버림받지 않으려고 시인이여, 늙어서도 힘내어 젊는다
  • 5시간 뛰고, 점심 굶고 ‘배송 전쟁’… “거래처 돌며 영업도 해요”

    5시간 뛰고, 점심 굶고 ‘배송 전쟁’… “거래처 돌며 영업도 해요”

    “어쩌다 이 일을 해보기로 했어요? 밥 먹을 시간도 따로 없을 텐데…. 괜찮으려나. 하루 일과를 다 끝내려면 점심 먹을 시간도 없거든요. 각오 단단히 해야 해요. 적어도 5시간 이상은 뛰어다녀야 할 테니까….” 이른 아침부터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졌던 지난 11일. 한가위를 일주일여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택배기사의 하루를 체험해 보기 위해 최광수(34·가명)씨를 만났다. 오전 7시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앞에서 최씨와 첫 인사를 나눴다. 전날 밤 9시가 넘도록 일을 했다는 그는 “일이 많이 힘들 것”이라고 대뜸 겁부터 줬다. 오전 7시 10분 물류터미널 도착 오전 7시 10분쯤 최씨의 택배탑차를 타고 금천구에 있는 CJ대한통운 택배 물류터미널에 도착했다. 최씨는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동료들에게 박카스 한 병씩을 건넸다. “어제 집에는 잘 들어갔냐”는 최씨의 물음에 한 동료는 “일이 늦게 끝나서 집에 못 갔지. 차 안에서 자고 일어났어. 아, 왠지 오늘도 못 들어갈 것 같아”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터미널 안에 있는 컨베이어 벨트 위로는 각양각색의 택배 상자가 지나갔다. 물건도 다양했다. 사과, 배 등 과일상자, 한우, 참치가 담긴 상자는 물론 이불, 전기밥솥, 모니터, 훌라후프, 심지어 접이식 자전거도 있었다. 택배기사들은 컨베이어 벨트 좌우에 서서 분류 작업을 진행했다. 최씨의 배송 담당 지역은 금천구 독산4동. 그는 8년째 같은 동네에서 택배 업무를 하고 있었다. 최씨는 자기가 배달할 물품들을 하나둘씩 골라냈다. 아직은 손이 바쁘지 않았다. 그는 “지금은 얼마 안 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택배 차량 화물칸이 꽉 찰 정도로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고 귀띔을 해줬다. 정말 그랬다. 터미널에 도착한 지 10분 만에 택배 상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금천구 각 지역에 배송될 택배물품을 실은 40피트(feet)짜리 컨테이너 트럭이 추가로 한 대씩 들어올 때마다 물량이 자연스레 증가했다. 돕고 싶은 마음에 운송장에 ‘독산동’이라고 적힌 택배 상자 5개를 꺼내 최씨 앞에 가지런히 놓았다. 그런데 최씨가 다시 원위치를 시켰다. “운송장에 적혀 있는 주소를 끝까지 봐야 해요. 동(洞)뿐만 아니라 뒤에 적힌 지번까지 봐야 하죠. 보니까 다 제가 가는 곳 지번이 아니었어요.” 머쓱했다. 오전 9시 햄버거로 아침 때우고 오전 9시가 되자 최씨가 갑자기 동료들에게 “모여”라고 외쳤다. “가위, 바위, 보!” 아침밥을 살 사람이 정해졌다. 최씨가 산 아침 메뉴는 백반 도시락이 아닌 커피와 핫도그, 햄버거였다. “밥 먹을 시간도 부족하다”면서 햄버거를 네 입 만에 먹어 치운 그는 “아침밥으로 저녁까지 버텨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 오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비옷까지 준비했어요. 문제 없어요.” 자신 있게 답했다. 칭찬의 한마디를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배달하다 보면 더워서 비옷 못 입어요. 비 맞을 각오하고 일해야 돼요.” 비는 점점 거세졌다. 오전 10시 택배 분류·上車작업 오전 10시. 택배 상자가 쏟아져 들어왔다. 컨테이너 트럭 수는 3대에서 6대로 늘었다. 최씨는 컨베이어에서 물건을 내리고, 내린 물건을 바닥에 분류하고, 분류한 물건을 차량 화물칸에 싣고, 실은 물건을 지도를 보면서 동선에 따라 배열하는 일을 반복했다. 허리 펼 시간조차 없었다. 오전 11시가 넘었지만 2시간 전에 산 최씨의 커피는 반도 줄지 않았다. 마침내 오전 11시 40분에 상차(上車·차에 짐을 실음) 작업까지 끝냈다. 그는 “평소 배달하는 택배물품은 보통 200개 남짓인데, 오늘은 280여개를 배달해야 한다”면서 “쉬지 않고 계속 뛰어다녀야 한다. 조금이라도 택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싶으면 차량이 떠날 수밖에 없다. 내가 세 가구를 뛰어다닐 동안 적어도 한 가구 배송을 완료해야 한다”고 했다. 짐을 모두 실은 뒤 최씨는 약 1시간 동안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일일이 체크하며 각 수령인 휴대전화 연락처에 배송 예정 시간이 표시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주소가 잘못돼 있거나 지번까지만 적혀 있는 경우에는 직접 수령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번지수만 써 있고 호수가 없으면 집을 못 찾아가요. 아파트에 비유하자면 아파트 이름만 적고 몇 동, 몇 호인지 적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예요.” 오후 1시 본격적 배송 시작 오후 1시가 지나서야 본격적인 배송 업무에 돌입했다. 비는 그친 상태. 첫 배송지에 가까워질수록 행여 실수할까 봐 조마조마했다. 옆좌석에서 바짝 긴장해 있는 모습을 보고 최씨는 “안심해요. 제가 어디에 가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다 알려줄게요. 걱정 마세요”라며 다독였다. 그 역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원하는 시간에 정확하게 택배 물건을 받고 싶으면 퀵서비스를 시키는 게 맞아요. 수많은 고객에게 물건을 전해야 하는 일반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시간대를 어느 정도 맞출 수는 있어도 특정 시간에 정확하게 가기는 어렵거든요. 저희는 여러 고객을 상대해야 하니까요.” 이렇게 최씨와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갈수록 줄었다. 그의 휴대전화는 쉴 줄 모르고 계속 울렸다. 질문을 하다가도 벨소리 때문에 이야기가 중단되는 일이 잦았다. “혹시 지금 집에 계세요?” 최씨가 수령인이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택배 물건이 언제 도착하는지 고객으로부터 연락받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라는 질문을 끝맺기도 전에 얼른 차에서 내려야 했다. 최씨는 “택배 업무를 마친다고 하루 일과가 끝나는 게 아니다”라면서 “늦어도 오후 6시부터는 주요 거래처에서 물건을 받고 터미널에 전달해야 한다. 거래처가 우리를 하염없이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 택배 일을 끝내야 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그의 지시는 빠르고 구체적이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주택 보이죠? 301호 가서 초인종 두 번 누르고, 만일 집에 아무도 없으면 수령인한테 전화하세요.”, “501호 갔는데 집에 아무도 없으면 옥상 화분 위에 택배 물건을 두고 내려오세요.”, “이 빌딩 건물 3층 가서 초인종 누르고, 인기척 없으면 근처 보일러실 안에 물건 넣고 내려오세요.” 최씨 말대로 쉴 틈이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다세대 및 다가구 주택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은 말 그대로 고역이었다.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이 당겨 오기 시작했다. 최씨가 가리키지도 않은 엉뚱한 건물에 가서 시간을 지체한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마음이 급해 택배 물건을 놓고 가는 일도 허다했다. “이렇게 계속 실수하면 효율성이 떨어져요.” 최씨의 신경이 약간 날카로워진 듯 보였다. 땀범벅이 된 채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메모할 시간도 부족했다. 총 몇 가구를 방문했는지도 기억 나지 않았다. 오후 3시를 넘어서자 ‘저질 체력’이 발목을 잡았다. 설상가상으로 오후 4시가 가까워지자 멈췄던 비가 다시 퍼붓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비를 온몸으로 맞으면서 배달해야 했다. 반면 최씨는 무거운 물건을 여러 개 어깨에 짊어진 상태로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그도 약간은 지쳐 보였지만 기자처럼 헉헉거릴 정도는 아니었다. 오후 5시 거래처 돌고 하역 작업 그렇게 시간은 흘러 시곗바늘은 어느덧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수고했어요. 배달 모두 끝났어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에 최씨는 곧바로 “이제 거래처 물건 받으러 가야죠”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휴식을 갖기엔 아직 일렀다. 우리는 한약방, 섬유업체, 정육점 등을 다니며 170여개의 택배 상자를 싣고 터미널로 돌아가 하역 작업에 착수했다. 하역 작업까지 마치고 시계를 보니 오후 7시 30분이었다.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수령인이 서명한 운송장을 보며 최종 전달된 택배 물건이 몇 개인지 셌다. 집계 결과 276개 중 270개가 배송 완료됐다. 드디어 하루 일과가 끝났다. 오후 7시 30분 배송완료 확인 최씨는 하루하루 택배 물건 수의 차이는 있지만 매일 일과가 이날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직접 택배일을 해본 터라 그의 말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저도 힘들어요. 힘들지만 제가 일을 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어요. 몸이 아파서 뛰지 못할 때까지 이 일을 계속 할 거예요.” 그러면서 최씨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5살짜리 딸의 사진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제가 일하면서 밥을 못 먹어도 자식 교육 더 시키고, 제가 좋은 옷을 못 입어도 자식한테 좋은 옷 입혀 주고 싶은 마음에 버티죠.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이렇게 딸의 얼굴을 보면서 ‘그래, 내가 너 때문에 산다, 너 때문에 버틴다’라고 속으로 되뇌며 하루하루 살고 있어요.”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별다방, 초콜릿 향의 진한 맛… 베카페, 신맛 단맛 균형 잡혀

    [커버스토리-커피, 알고 드십니까] 별다방, 초콜릿 향의 진한 맛… 베카페, 신맛 단맛 균형 잡혀

    ‘커피공화국’답게 한국 사람들의 커피 입맛도 천차만별이다. 줄곧 아메리카노만을 고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판기 커피 특유의 단맛에 사로잡힌 사람도 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특정 브랜드 매장을 찾는 사람도 있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커피 가격에 대한 불만 때문에 혹은 간편하게 즐기기 위해서 인스턴트 커피를 즐기는 이들도 있다. 커피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기호 식품이기 때문에 어떤 커피가 더 맛있는지를 구분하는 기준을 세우기는 어렵다. 그래도 궁금했다. 과연 시중에서 판매하는 커피 맛의 차이가 있을까. 커피 전문브랜드 매장에서 판매하는 값비싼 커피는 정말 맛있을까. 박영순 커피비평가협의회(CCA) 한국본부장(경민대 평생교육원 커피바리스타 과정 교수), 김정욱 CCA 이사(가천대 바리스타과정 지도교수), 이은용 CCA 대외협력이사(경희사이버대 호텔경영학과 학과장) 등 전문가 3명이 참석한 가운데 본지 기자 12명이 지난 12일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여했다. 블라인드 테스트란 상품의 이름이나 제조회사를 밝히지 않은 채 소비자에게 맛을 보게 해 상품에 대한 반응을 테스트하는 방법을 말한다. 조사대상으로 선정한 제품은 우선 던킨도너츠,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이디야커피, 카페베네, 커피빈 등 국내외 커피 브랜드 매장 6곳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다. 여기에다 동서식품과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인스턴트 원두커피인 ‘카누 콜롬비아 다크로스트’와 ‘비아 콜롬비아 미디엄 로스트’ 2종을 합한 모두 8종이다. 매장별로 가장 작은 사이즈의 따뜻한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각각 3000원, 3900원, 3900원, 2500원, 3800원, 4300원, 300원(1봉지), 1070원(1봉지)이었다. 공정한 비교를 위해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서울신문 편집국 인근에 소재한 커피 전문점 매장에서 아메리카노를 구입했다. 인스턴트 원두커피의 경우에는 제품 안내문에 실린 배합 방식에 따라 온수와 섞어 현장에서 만든 뒤 종이컵에 나누어 참가자들에게 시음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커피의 향과 맛이 입안에 골고루 퍼지게 하도록 ‘후루룩’ 소리를 내면서 순간적으로 빨아들여 마시는 방식을 이용했다. 테스트에 참여한 12명의 참가자들은 서울신문 국제·편집·사회·문화부 기자 20~40대 남녀로 구성했다. 이들은 일주일에 적게는 2번, 많게는 10번까지 커피 매장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참가 기자들은 8종의 커피 맛을 본 이후 맛을 1점에서 10점까지 평가하고 마신 소감을 설문지에 기록했다. 점수를 집계한 결과 기자들이 8종의 커피 가운데 자신의 입맛에 가장 잘 맞으며 맛있다고 생각한 브랜드는 카페베네(평점 6.2점)였다. 12명 가운데 총 5명이 ‘쓴 맛이 덜하다’, ‘향이 좋다’, ‘뒷맛이 고소하다’, ‘깊은 맛이 느껴진다’는 등 다양한 이유에서 카페베네에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다. 반면 CCA 전문가들은 스타벅스 커피에서 초콜릿과 견과류의 향과 맛이 느껴지고 전체적인 균형이 잘 이루어진 편이라고 평가했다. 카누(평점 4.9점)와 비아(평점 4.9점)에 대한 참가자들의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그 이유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 ‘맛이 심심하다’는 것이었다. 한 참가자가 맛이 ‘진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 두 제품에 최저점을 준 데 반해 다른 참가자는 ‘너무 진하지 않고 약간 단맛이 난다’는 이유로 최고점을 준 경우도 있었다. 이번 테스트를 지켜 본 전문가들은 카페베네의 커피는 8종의 커피 가운데 여러 가지 면에서 튀지 않고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입안에서 살짝 감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엔제리너스의 경우 커피 원두 자체에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혀를 말리는 드라이한 느낌이 나서 물을 더 마시고 싶게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스턴트 원두커피 2종의 경우 다른 6종의 커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향이 전혀 나지 않고 식은 후에 짠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김정욱 CCA 이사는 “상대적으로 진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스타벅스와 커피빈의 커피를 택했을 것이고 전체적으로 신맛, 단맛이 균형을 이루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카페베네의 커피를 택했을 것”이라면서 “커피는 기호식품이고 쾌(快), 즉 즐거움을 위해 마시는 것이다. 개인의 즐거움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뭐가 옳은지 단정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 베네토주 브레시아에 본부를 둔 이탈리아바리스타스쿨(IBS)의 카를로 오델로 교장은 13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커피의 맛보다 휴식을 즐기는 한 방법으로 커피를 마시는 이탈리아 국민들의 문화를 소개했다. 오델로 교장은 “평생에 걸쳐 커피를 마시는 이탈리아인들은 휴식과 같이 자신 스스로에 대한 보상의 일종으로 커피를 즐긴다”면서 “우리는 종종 카페 카운터에서 바리스타나 다른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커피를 마시는데, 이렇듯 이탈리아에서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상당히 사회적”이라고 밝혔다. 2003년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십(WBC)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한 호주 출신의 유명 바리스타인 폴 바셋 역시 이날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커피 전문 매장이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커피를 사랑하고 또 커피를 마시는 행위를 일종의 ‘사회적 의식’(social ritual)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현상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바셋은 “커피의 품질이 향상될수록 사람들은 감각적인 즐거움에 몰입하게 될 것이고 커피를 마심으로써 얻게 되는 여러 이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프로축구] ‘무패행진’ 서울, 선두 포항 잡고 3위로

    [프로축구] ‘무패행진’ 서울, 선두 포항 잡고 3위로

    거침없는 서울이 선두 포항을 잡으며 순위 다툼이 한치 앞을 못 내다보게 됐다. 서울은 11일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그룹A 홈경기에서 몰리나와 고명진의 연속 골을 앞세워 포항을 2-0으로 제압했다. 12연속 무패(9승3무)의 상승세를 타며 승점 50(14승8무6패)을 쌓은 서울은 3위로 한 계단 올라서며 리그 2연패에 시동을 걸었다. 서울은 2006년 FA컵 16강전부터 이어진 안방 포항전 불패를 12경기(10승2무)로 늘렸다. 반면 포항은 위태로운 선두(승점 52·15승7무6패)를 지켰다. 2위 울산(승점 51·15승6무6패)과 이날 인천 원정에서 1-1로 비긴 전북이 승점 49(14승7무7패)로 4위로 떨어지면서 1~4위가 모두 승점 1점 차로 줄을 지었다. 두 팀 모두 전날 복귀한 태극전사들을 그라운드에 세웠다. 서울은 좌우날개 윤일록·고요한과 미드필더 하대성을 투입했고, 포항도 이명주를 후반에 넣으며 전력을 쏟았다. 밍숭맹숭했던 경기의 흐름이 기운 건 후반 23분. 태극마크를 달고 아이티전에서 신바람을 냈던 고요한이 오른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올려줬고 쇄도하던 몰리나가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시즌 7골 13어시스트를 채운 몰리나는 K리그 최초로 4년 연속 ‘공격포인트 20개’의 대기록을 쌓았다. 서울은 후반 43분 데얀의 힐패스를 받은 고명진이 추가골을 넣어 쐐기를 박았다. 이동국과 이승기의 공백을 크게 느낀 전북은 박희도가 전반 34분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혼절했지만, 의료진이 곧바로 혀를 잡아뺀 덕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수원은 빅버드에서 오장은의 결승골을 앞세워 부산을 1-0으로 제치고 5위(승점 44·13승5무9패)를 지켰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거짓말·이야기… 느끼는 것 표현하는 해방의 행위

    거짓말·이야기… 느끼는 것 표현하는 해방의 행위

    이스라엘의 소설가 에트가르 케레트(46)에게 이야기는 하나의 탈출구였다. 1992년 발간한 첫 번째 소설집 ‘파이프’는 가까운 친구가 자살한 뒤 쓰기 시작했다. 함께 입대한 친구는 군에 적응하지 못했다. 케레트가 자리를 비운 사이, 친구는 이마에 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목숨을 끊기 얼마 전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자살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하나라도 댈 수 있다면, 그러지 않을게.” 케레트는 대답하지 못했다. 왜 살아야 하는가. ‘파이프’는 친구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여덟 번째 소설집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문학동네)의 발간에 맞춰 지난 9일 한국을 찾은 그는 “여전히 답은 찾지 못했다”고 했다.“정당하고 객관적인 답을 찾을 수 없었어요. 삶이 아름다운 건 모호하기 때문이니까. 삶은 나비를 박제하듯 책에 집어넣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삶을 벗어나는 행위를 통해서만 만져지는 것이죠.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내가 쓰는 모든 글은 다른 사람들에게 삶을 권하는 일이에요. 그저 죽음에 반대되는 것이나 자동적으로 ‘살아지는’ 그런 삶은 아니고요. 그때 답할 수 있었다면 소설을 쓰지 않았겠지만, 그것들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이야기를 탈출구로 여기는 그의 단편들은 초현실적이다. “프란츠 카프카에게 이야기에는 답 대신 질문만 존재해도 된다는 점을, 커트 보네거트에게는 불편한 유머를 배웠다”는 그는 초현실을 가능성의 영역으로 바라본다. 주인공이 어린 시절 살던 마당 아래에는 거짓말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 숨어 있고(‘거짓말 나라’), 혀 아래의 지퍼를 열면 “온몸이 굴(石花)처럼 쩍 벌어지”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지퍼 열기’). “초현실적인 글쓰기는 나에게 삶의 선택지가 제한되었다는 데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어요. ‘이게 메뉴라면 여기에서는 아무것도 주문하고 싶지 않다. 나는 다른 것을 원한다’는 것이었죠. 나는 현실을 그대로 옮기는 복사기가 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케레트에게 중요한 것은 객관적 재현이 아니라 “작가의 주관성”이다. 이스라엘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도 직접적으로 서술하는 대신 우회적인 방식을 택한다. 부인과 함께 연출한 영화 ‘젤리 피쉬’로 2007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기도 한 그가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은 좋은 작품이 아니다”라고 여기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객관적 경험은 주관적 경험을 축소한 것에 불과하죠. 역사책과 다른 사람이 말하는 대로 현실을 기억하고 싶지는 않아요. 홀로코스트나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예요. 정치는 항상 쓸모있는 것을 다루는데, 쓸모라는 것도 현실을 축소한 것에 그치죠. 하지만 예술은 언제나 그것들을 넘어서려는 시도예요.”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는 이야기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를 품고 있다.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허구적 사건 뒤에야 이야기는 발생한다. 케레트는 “진실을 말하는 것은 질서를 따르지만 거짓말은 당신이 느끼는 것을 표현하는 해방의 행위”라며 거짓말과 이야기를 옹호한다. 책에는 36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왜 장편이 아닌 단편만 쓰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단편을 쓰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에게 쓰기란 통제를 잃어가는 과정이에요. 과거도 미래도 인식하지 않고, 오로지 쓰는 현재에만 집중하죠. 어떻게 보면 폭발과 무척 비슷해요. 하지만 나는 느리게 폭발하는 법을 모릅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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