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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빽’ 없는 청년들 들러리 세운 공공기관 채용

    공공기관 채용 비리는 이제 어지간해서는 놀랍지도 않다. 소문만 무성했던 인사 비리 실체들이 최근 숨 돌릴 틈도 없이 터져 나왔다. 어제는 대검찰청의 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전국 검찰청에서 금융감독원, 강원랜드 등 공공기관의 인사 채용 비리를 수사해 30명을 기소했다는 내용이다. 전국 곳곳의 공공기관들이 채용 비리 복마전의 거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삼 기가 막힌다. 검찰에 발각된 채용 비리는 오랜 관행으로 틀거리가 짜여 있다시피 했다. 임원들이 지인의 청탁을 받고 채용 예정 인원을 늘리거나 면접 점수를 제멋대로 고친 것은 기본이었다. 낙하산 채용을 위해 조건과 절차를 맞춤형으로 조작한 범행은 수두룩했다. 예컨대 이랬다. 이문종 전 금감원 총무국장은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청탁을 받고는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의 아들을 합격시키느라 면접 점수를 부풀리고 채용 인원까지 늘렸다. 채용 비리의 ‘요람’인 강원랜드는 2013년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실에서 21명의 추가 합격자를 청탁받아 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실의 청탁에 별도 공고를 낸 뒤 맞춤형 채용을 하기도 했다. 최흥집 전 강원랜드 대표, 염 의원의 보좌관 등은 기소됐다. 이 말고도 비리 유형은 다양하지만, 더 말해 봤자 입만 쓰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우리은행,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공기관 채용 비리는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감사원 감사 결과 주요 공기관들의 채용 비리가 하도 심각해서 정부가 아예 전수조사로 칼을 뺐을 정도다. 공공기관의 존재 의미가 의심스럽다. 낙하산 사장이 외부 유력 인사들의 채용 청탁을 일사천리로 해결해 주는 창구가 공공기관인가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채용 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 엄중한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부당 채용된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 합격을 무효화할 수 있을지는 사실상 난망하다. 이 지경이라면 청와대는 추가 선언해야 할 것이 있다. 복마전 채용의 근인(根因)인 낙하산 기관장부터 다만 한 명이라도 줄이겠다는 약속이다. 이유 막론하고 채용 비리가 적발되면 기관장에게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한다. ‘빽’ 없는 수십만 청년들이 취업 들러리를 서고 있다. 그들 입에서 “헬조선” 소리가 또 쏟아지게 할 텐가.
  • [시론] ‘교육 촛불’이 필요하다/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시론] ‘교육 촛불’이 필요하다/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교육 촛불’이 필요하다. 사익을 위해 그릇된 관행과 편의에 기대어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고, 절차의 공정함에만 그쳐 차별을 당연시하는 사회를 벗어나려면 그러하다. 세월호 참사와 서울 구의역 김군과 제주 음료공장 이민호군의 비통한 죽음, 암기를 통해 얻은 초라한 지식에 기댄 시험 통과를 유일 능력으로 간주해 같은 일을 하는 동료의 처우개선을 가로막으며 차별을 정당화하는 편협함이 사라진 사회를 세우려면 그러하다. 비통한 죽음과 편협함에 기댄 차별이 횡행하는 사회는 재생산은 커녕 유지조차 어렵다. 사회는 홀로 살 수 없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 낸 발명품이다. 인간이 ‘지구의 정복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사회 때문이다. 인간은 생각과 처지가 달라도 다툼을 멈추고 서로를 달래고 보듬으며 사회를 유지하고 재생산함으로써 생존을 넘어선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사회를 해하는 집단과 개인을 제어하고 악습과 폐단을 고쳤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세밑의 대한민국에서 목도하는 현실은 그런 사회와 삶에서 아직 멀리 떨어져 있다. 비통한 죽음과 편협함에 기댄 차별이 여전히 반복, 지속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촛불혁명 이후 생존을 넘어선 삶과 그것이 가능한 사회를 기대한다. 촛불혁명은 무려 6개월에 걸쳐 1700만명의 자발적 시민이 평화적으로 일궈 낸 변화였다. 바로 이 변화의 기운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부당한 사익을 추구한 대통령과 정부만이 아닌, 고용과 소득의 불안정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일상의 삶과 헬조선으로 불리는 사회답지 못한 사회도 바꿔 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어 왔다. 그러나 비통한 죽음과 편협함에 기댄 차별의 반복과 지속은 그러한 기대와 희망을 다시금 잦아들게 한다. 그러면서 촛불혁명을 나쁜 대통령과 정권을 퇴출시켜 민주주의의 최후 방어선을 지켜 낸 것에 머물게 한다. 이런 중에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혁명이란 호칭의 적절성 여부를 둘러싸고 서서히 논란이 일고 있다. 혁명이란 호칭과 그것을 둘러싼 논란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그런 논란 속에 전복이 아닌 진화의 관점에서 혁명의 새로운 의미 혹은 진정한 의미를 조명할 기회가 차단될 뿐만 아니라 혁명이라고까지 일컬어진 변동도 삶과 사회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좌절감으로 더이상의 실천을 하지 않게 된다는 데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지점이 바로 교육이다. 비통한 죽음과 편협함에 기댄 차별 모두 낙후된 교육이 낳은 악습이고 폐단이다. 비통한 죽음의 위험성을 무시하거나 감수하게끔 몰아가는 교육. 또 자신의 진입 경로를 절대화해 타인의 진입 자격을 제한하고 박탈하는 것을 공정함으로 착각하게 하는 교육. 이것을 바꿔야만 한다. 그래서 촛불혁명으로 일군 변화의 기운을 삶과 사회의 변화로 이어 낼 역량의 보유와 발현으로 이어 가야 한다. 교육은 시간과 비용의 측면에서도 현대인의 일상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도 우리의 교육은 입시와 취업처럼 진입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 그 기술을 연마시키는 데 머물고 있다. 그것도 ‘나만의 진입’을 위한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전쟁과 같은 경쟁’과 단순 지식의 기계적 습득을 강제한다. 왜 진입해야 하는지, 진입해서 무엇을 이룰지는 뒷전이다. 이러 저러한 조직과 기관에서 층층이 갑질이라 불리는 행태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진입을 주목적으로 삼는 교육은 지위와 상품의 획득과 과시로 삶과 행복을 대체하게끔 한다. 교육이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낳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서로 배우며 감싸 주는 관계의 형성이 삶의 여정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또 일터와 일상에서 직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자원의 종류와 그 동원의 경로와 방식이 사람과 때에 따라 다양할 수 있음을 체험하고 인식하는 교육을 만들어야 한다. 단지 입시제도 변경이 아닌 교육의 목적과 내용과 방식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
  • 국민 3분의 2 “노력하면 성공한다? 공감 안해”

    국민 3분의 2 “노력하면 성공한다? 공감 안해”

    “하면 되는데 왜 안해.” “노력도 안하고 ‘헬조선’타령 듣기 싫다.”사회 지도층인사들이 대중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흔히 써먹는 말들이다. 이제 이런 뻔한 레파토리는 써먹을 수 없을 것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 국민 10명 중 6명은 이제 더이상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공공정책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우리리서치가 참여연대와 공공의창 의뢰로 16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8%가 ‘노력하면 성공한다’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언론은 약자를 대변한다’는 말에도 74.1%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해 국민의 3분의 2가 한국 언론에 대해 불신감을 표시했다. 또 응답자들은 새 정부의 적폐 청산 노력에 대해 67.5%가 ‘불법 행위에 대한 당연한 처벌’이라고 답해 정부의 적폐 청산 노력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했다. 개헌에 관해서는 내년 지방선거 때 해야 한다는 의견과 충분한 논의를 한 뒤에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슷하게 나왔다.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3.7%가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촛불집회와 관련해서 17.3%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목적이 완성됐다’고 답했으나 3배에 가까운 71.1%는 ‘앞으로 근본적 개혁을 완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참여연대는 “정부 일반의 공공적 역할과 언론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크다는 점을 확인한 조사”라며 “정부와 언론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첫째 아이는 의사? 둘째는 기자?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톡] 첫째 아이는 의사? 둘째는 기자?

    매년 이맘 때쯤이면 돌아오는 대학수학능력평가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입시험날은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들도 가슴 졸이게 되는 하루입니다. 희한하게 대한민국의 시스템은 대입의 결과가 취업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이 때문에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우리 아이가 커서 뭐가 될까’하는 생각반 고민 반에 빠져 아이들을 쳐다보게 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독일-스웨덴 공동연구진이 아이들 출생순서와 대입, 그리고 이후 수입의 상관관계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독일 막스플랑크 통계조사연구소와 스웨덴 스톡홀름대 공동연구진이 아이들의 출생순서와 대학의 전공선택과 관련한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사회심리학 및 통계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회적 영향력’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자녀가 둘 이상인 스웨덴 가정을 대상으로 1982~1990년에 태어나 2001~2012년에 대학에 입학한 스웨덴 학생 14만 6000명을 분석했습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첫째일수록 의사나 변호사처럼 경제적 보상이 큰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둘째나 셋째 등 나중에 태어난 아이들은 첫째에 비해 소득이 낮은 직업으로 진출하는 전공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전공과 향후 직업을 분석한 결과 장기적 소득차이에 대한 상관관계가 무척이나 높았다고 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첫째들이 둘째보다 의대에 진학하는 경우는 27% 정도 높았고, 셋째와 첫째를 비교하면 그 차이가 54% 가까이 났다고 합니다. 반면 둘째나 셋째 아이가 예술분야를 전공하는 경우는 첫째와 비교해 각각 27%, 36%나 높았다고 합니다. 물론 의사나 변호사보다 수익이 더 높은 예술가들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예술가보다는 의사가 소득이 높기 때문에 비교대상을 이렇게 정했다고 합니다.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단순히 첫째가 둘째보다 공부를 더 잘했기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의 선호도를 형성하는데 성적보다는 가정환경이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라는 말입니다.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서 문득 외동아들, 외동딸이 많아지고 있는 우리나라 부모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도 의사나 변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는 부모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많은 뇌과학자와 아동 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은 자연을 보며 뛰어놀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도록 하는 것이 뇌발달과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한 곳만 바라보며 아이들에게 ‘너는 커서 꼭 ○○이 돼야 해’라고 강요하고 다른 사람이 쓰러지지 않으면 내가 쓰러진다는 무한경쟁, 제로섬 게임의 처절한 현장 가르칩니다. 사실 무한 생존경쟁, 각자도생의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부모들의 불안감과 좌절감, 열패감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투과되는 것이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사회 전체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 단순히 입시 제도만 바꾼다고 약육강식의 동물의 왕국 같은 ‘헬조선’이 사리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나이 든 분들께서는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불편해 하며 ‘경쟁이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 때는 지금보다 더 살기 힘들었다’ ‘세상이 편해져서 그렇다’는 말들을 하곤 합니다. 대한민국 현재를 살고 있는 청년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경쟁이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발전을 위한 적절한 경쟁이 아닌 국가경쟁력을 깎아먹을 정도의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경쟁을 지양하자는 것입니다. 1만원도 안되는 시급을 받으며 힘겹게 아르바이트 하는 청년들에게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훈계하는 것은 또다른 형태의 폭력입니다. ‘나 때는 그러지 않았다’는 훈계보다는 격려를, 그리고 지금보다 약간만이라도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가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참, 동물의 왕국이라는 단어는 취소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고릴라나 오랑우탄 같은 유인원들의 사회도 서로 함께 살기 위해 돕고 양보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나와있거든요.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함께 잘 사는 지혜’ 생쥐도 알아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함께 잘 사는 지혜’ 생쥐도 알아요

    순서 지켜야 쾌감 느끼는 실험 쥐들 차례 대기 규칙 설정·수행예수나 부처처럼 성인이 아니고 공자나 맹자처럼 드높은 이상을 가진 사상가도 아닌 보통 사람들은 코앞의 이익 때문에 멀리까지 못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나만 아니면 돼’ 또는 ‘나만이어야 해’라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이기심 때문에 단기적 이익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나 소설에서도 눈앞의 이익을 쫓다가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관객들은 그런 장면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워하면서도 대놓고 비난하지 못합니다. 바로 누구나 내면에 그런 본성이 잠자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인간을 비롯한 많은 생물체들이 지구라는 공간에서 북적거리며 살다 보니 한정된 자원을 놓고 다른 개체들과 갈등 상황에 놓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개인 간 분쟁뿐만 아니라 국가나 민족 간 전쟁도 쌓여 있던 갈등이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은 한정된 자원을 놓고 서로 이득이 되고 갈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중 진화생물학에서는 갈등 상황에서는 상호 간 타협 가능한 규칙을 만들어 질서를 지키도록 한다면 서로의 이익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자 수리생물학자인 존 메이너드 스미스가 ‘부르주아 전략’이라고 부른 이 개념은 자원 독점을 위해 무조건 싸우거나 회피하는 것보다는 두 전략을 적절히 혼합한 전략이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어찌 보면 ‘뻔한’ 소리입니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생물학자들은 나비나 실잠자리, 거미류 등이 실제로 부르주아 전략을 활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대표적인 실험동물인 생쥐들도 이런 전략적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합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신희섭 단장팀은 생쥐들이 눈앞에 놓인 당장의 이익을 참고 규칙을 지킴으로써 장기적 이익을 얻으려는 전략적 행동을 구사한다는 것을 관찰하고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8일자로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한 쌍의 생쥐에게 뇌의 쾌락중추를 자극하는 헤드셋을 씌운 뒤 3칸으로 나누어진 상자에 넣었습니다. 실험을 시작할 때 생쥐들은 상자의 가운데 구역에 있다가 좌우 양쪽구역(보상구역) 중 불이 켜진 곳으로 들어가면 쾌감을 느끼도록 했습니다. 조명이 켜진 쪽으로 들어가면 쾌감을 느끼도록 했지만 한 번에 두 마리가 동시에 들어가면 자극이 꺼지도록 장치를 했습니다. 연구팀은 생쥐들이 반복 학습을 통해 쾌감을 얻기 위해서는 보상구역에 들어가야 하고 동시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동료 생쥐가 보상구역에서 쾌감을 느끼고 있을 때 다른 생쥐는 같은 구역으로 진입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다른 쪽 보상구역에서 불이 켜지기를 기다렸다가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보상구역에 들어가 상대의 보상 기회를 방해하지 않고 기다리다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일종의 사회적 행동규칙을 만들어 수행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연구팀은 생쥐가 규칙을 지키는 것은 몸무게나 크기 같은 외형이나 생쥐 간 친밀도, 학습능력, 습관적인 방향 선호도 같은 개인적 성향과도 무관하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눈앞의 이익 때문에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규칙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체의 단기적 이익을 포기하고 규칙을 지키며 집단의 이익을 도모하는 생쥐의 행동은 ‘각자도생’이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노골적인 경쟁을 부추겨 ‘헬조선’이라는 말이 일상화된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edmondy@seoul.co.kr
  • [촛불 1년<상>] “헬조선인 줄만 알았는데…희망 보여” “말뿐 아닌 국민 대접받는 세상 왔으면”

    촛불집회 현장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 준 시민들도 우리 사회를 바꿔 놓은 주역이라 할 수 있다. 1685만여명의 시민이 동참하지 않았다면 촛불집회는 그저 단순한 ‘정치 집회’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 주말마다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하다가 상경해 광화문광장으로 진출한 직장인 이정진(32)씨는 27일 “촛불집회는 취업난 속에 좌절감을 안고 사는 젊은 세대들도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우리 사회를 바꾸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소중한 경험이었다”면서 “삭막한 우리 사회 속에 공동체 의식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탄핵될 때까지 빠지지 않고 광장으로 나간 직장인 김현희(26)씨도 “우리나라가 ‘헬조선’인 줄로만 알았는데 촛불집회를 통해 우리 사회에 아직 희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우리 국민의 응집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에 다니며 야근을 밥 먹듯 하면서도 주말마다 촛불집회에 빠지지 않은 배형규(30)씨 역시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촛불집회에 나갔지만, 진짜 정권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면서 “지도자는 국민을 믿고, 국민은 자신이 뽑은 지도자를 믿고 따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충북 제천에 살면서 친구들과 함께 서울 광화문으로 달려온 문모(30)씨는 “시민들이 흩어져 있으면 큰 존재감이 없지만, 한곳에 모여 한목소리를 냈을 땐 그 존재감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당시 느꼈다”면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이고 모여 소외받는 소수자들까지 껴안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하지만 주말마다 집회 현장을 찾은 정치외교학 전공 대학원생 강태경(29)씨는 “대통령이 탄핵된 것을 빼놓고는 사회가 실제로 바뀐 건 별로 없는 것 같다”면서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도 국민이 대접받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직 9급 공무원인 이모(28)씨는 “촛불로 많은 게 바뀌었지만, 실생활에선 변화를 체감하기가 쉽지 않을 게 사실”이라면서 “정부가 서민 복지에 더 힘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젠더 감수성이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물들이다

    젠더 감수성이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물들이다

    젠더 감수성이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물들였다. 한국만화가협회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2017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작으로 단지 작가의 ‘단지’, 수신지 작가의 ‘며느라기’, 미역의효능 작가의 ‘아 지갑놓고 나왔다’, 돌배 작가의 ‘샌프란시스코 화랑관’, 팀 비파(그림 노혜옥, 글 이훈)의 ‘캐셔로’를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오늘의 우리만화상은 국내 주요 만화상 중 하나로, 한국 만화의 현재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을 골라 시상한다. 수상작 5편 가운데 3편이 여성 만화인 점이 눈길을 끈다.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단지’는 가족이 여성에게 어떻게 차별적이고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다뤄낸 작품이다. ‘며느라기’는 결혼 후 시댁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불합리함을 보여주며 가부장제의 폭력성을 드러낸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의 경우 특정 웹툰 플랫폼이 아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재되며 고정 독자층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올해 부천만화대상을 받기도 했던 ‘아 지갑 놓고 나왔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에 미혼모 문제를 비롯해 여성이 겪는 사회 폭력의 문제를 녹인 작품이다.이밖에 ‘샌프란시스코 화랑관’은 헬조선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힐링 만화, ‘캐셔로’는 슈퍼 히어로물이라는 그릇에 88만원 세대의 애환을 담아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각각의 선정 작품은 ‘오늘의 우리만화’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지금 이곳을 사는 이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디테일하게 담아내거나 지금의 독자들이 만화에 새롭게 요구하는 가치들을 반영해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상식은 다음달 3일 경기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리는 만화의 날 기념식에서 진행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혼족’은 사치… 짠내 나는 동거

    ‘혼족’은 사치… 짠내 나는 동거

    드라마 속에서 ‘혼밥’과 ‘혼술’로 대변되던 청춘들의 생활상이 1인 가구에서 다시 생계형 동거로 변화하고 있다. 오를 대로 오른 집값의 장벽 앞에서 더이상 독립가구 유지는 쉽지 않다. 서울의 평균 집값이 5억~6억원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월급 모아 집을 장만하는 건 언감생심이다. 내 집 마련은커녕 월급으로 꼬박꼬박 월세를 막기도 버거운 팍팍한 현실이 드라마 속에 녹아들었다.●‘수지타산’ 커플의 좌충우돌 동거 2015년과 지난해 방영한 ‘식샤를 합시다’1·2(tvN), ‘혼술남녀’(tvN) 등의 드라마가 직장과 취업 준비 등으로 혼자 살아가는 청춘들의 생활상을 잘 보여 줬다면 최근 시작한 ‘이번 생은 처음이라’(tvN)에선 높은 집값의 해결책으로 하우스 셰어, 즉 동거를 택하는 모습을 그린다. 지방 출신의 드라마 보조작가 윤지호(정소민)는 보증금 300만원짜리 집을 찾아 나서지만 실패한다. “수많은 불빛에 내 몸 하나 뉘일 곳이 없다”는 자조는 1988년생 주인공과 비슷한 또래인 시청자들의 처지를 그대로 투영한다. 윤지호는 우연히 하우스 메이트를 찾고 있는 하우스 푸어 남세희(이민기)의 집에 들어가게 된다. 윤지호는 더이상 집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점에서, 남세희는 빠듯한 대출 상환에 숨통을 트고 자신의 고양이까지 돌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타산은 맞아떨어지고, 둘은 급기야 ‘편리한 수단’으로 결혼에까지 골인한다. 물론 이마저도 아주 특별한 경우다. 현실 세계는 윤지호의 친구 양호랑(김가은)의 모습과 더 가깝다. 양호랑은 오래 사귀어 온 남자친구와 옥탑방에서 몇 년째 동거하고 있지만, 결혼은 무기약이다. 양호랑은 결혼하고 싶단 의미로 소파를 갖고 싶다고 얘기하는데,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남자친구가 12개월 할부로 사 온 소파는 좁은 옥탑방을 더욱 초라해 보이게 할 뿐이다.●‘반지하 월세 청춘’ 향한 작은 위로 지난 19일 시작한 온스타일 채널의 첫 디지털 드라마 ‘오! 반지하 여신들이여’는 제목에서부터 궁상스러움이 묻어난다. 네 명의 그리스 여신들은 신화에 남길 큰 업적을 쌓기 위해 사랑과 평화를 전하겠다는 목표로 ‘2017년 서울’에 내려오지만, 월세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네 명이 망원동의 반지하에 모여 산다. 서울에 터전이 없는 이들은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텔레마케터, 심부름센터, 향초 만들기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사랑과 평화를 전파하겠다던 거국적인 목표는 어느새 ‘헬조선 탈출기’로 바뀐다. ‘대리 만족’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주던 드라마들이 낭만주의를 깨기 시작한 건 아무리 달달한 로맨스로 포장해도 가려지지 않는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오! 반지하 여신들이여’의 공동 연출을 맡은 이랑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나처럼 망원동 다가구 주택의 작은 방에 살고 있으면서 작은 행복을 찾으려는 여성들을 위해 만들고자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끼는 게 미덕”이라는 고전적 가르침(?)을 설파하는 ‘김생민의 영수증’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청춘 드라마를 낭만적으로만 보여 주기엔 청춘들이 느끼는 현실 세계가 너무나 팍팍하다”면서 “막연한 희망보다는 오히려 좌절감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함으로써 공감대를 넓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낯설거나 낯뜨겁거나…외국인 예능 흥행 두 얼굴

    낯설거나 낯뜨겁거나…외국인 예능 흥행 두 얼굴

    현실이 암울해서일까, 요즘 외국인이 “원더풀 코리아”를 외치는 예능 프로그램이 부쩍 늘고 있다. 별다른 설정 없이 귀여운 아이들만 등장시켜도 기본 시청률이 나오는 것처럼 한국 문화에 반색하는 외국인은 요즘 인기 좀 끈다 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최근 가장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MBC에브리원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다. 케이블 채널임에도 3%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케이블, IPTV 등 유료 플랫폼을 통틀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어서와…’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고국의 친구들을 초대해 한국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지금까지 이탈리아, 멕시코, 독일, 러시아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등장했는데 대체로 이들은 발전된 한국의 모습에 놀라움과 찬탄을 쏟아 냈다. 특히 비정상회담을 통해 인기를 얻은 독일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과 그의 친구들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시청률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들이 낯선 우리 문화와 역사, 자연을 진지하게 향유하고 존중하는 방식은 한국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화제가 됐다.깨끗한 지하철 등 편리한 교통시설은 물론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와이파이 환경, 수려한 자연 및 다양한 음식 문화 등에 대해 화면 속 이방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엄지를 치켜든다.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외국인 예능의 인기 요인은 여기에 있다. 한국인이 다 된 외국인이 고향 친구들에게 ‘우리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소개하며 뿌듯해할 때 TV 밖 시청자들은 격하게 감정을 이입한다.경제침체, 빈곤 양극화, 북핵 위기 등 암울한 현실에 우리는 ‘헬조선’이라며 자조했지만 정작 우리 땅을 찾은 외국인에게서 ‘한국 최고’를 듣는 것처럼 안도와 자부심을 주는 일은 없는 것이다. 비슷하게 일본에서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침체된 사회 분위기 속에 방송가에 일본 문화와 기술에 찬사를 보내는 외국인이 대거 등장, 종횡무진 활약하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외국인 예능의 한계도 짚어 볼 수 있다. 이방인을 통해 우리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자칫 ‘국수적’으로 흐를 위험성도 없지 않다. ‘어서와…’에서는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우수성을 강조하다 보니 진행자의 무리수 반응이 나오거나 오글거리는 자막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김교석 대중문화 평론가는 “다른 시각을 통해 우리 문화를 긍정적으로 보려는 ‘자기 긍정’ 효과와 우리가 잘살고 있다고 믿는 위로의 정서가 외국인 예능 저변에 깔려 있다”며 “형식적으로는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지만 우리 문화를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측면도 있어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tvN이 방영했던 ‘윤식당’도 발리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식을 선보인다는 콘셉트가 신선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외국인에게 꼭 한식 품평을 얻어야 하느냐는 쓴소리도 나왔다. 지난 9일 방영한 파일럿 프로그램 ‘하룻밤만 재워줘’(KBS2) 역시 한 이탈리아 가정에 방문한 출연진이 아침을 한식으로 준비한 뒤 현지인들에게 김치찌개를 시식하도록 하고 감탄 섞인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따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외국 문물에 대한 여전한 호기심과 외국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버무려지며 한동안 외국인 예능의 질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BS에서는 지난 5일 우리나라의 각 분야 유명인들이 덴마크, 미국, 네덜란드, 스페인의 유명인과 방을 바꿔 5일간 생활해 봄으로써 그 나라 생활을 깊숙이 들여다본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 ‘내 방을 여행하는 낯선 이를 위한 안내서’를 첫방송했다. JTBC2는 아예 유튜브에서 2년 전부터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남자’를 이달 초부터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 ‘영국남자’는 영국인 조시와 올리 등 두 남성이 한국의 다양한 음식과 자연 풍광을 체험,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로 구독자만 200만명이 넘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신동욱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헬아메리카 꼴이다”

    신동욱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헬아메리카 꼴이다”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글을 남겼다.‘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은 지난 2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콘서트장에 총격범 스티븐 패덕이 관객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최소 50여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신동욱씨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사진과 함께 ‘라스베이거스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명복과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라면서 “헬조선 아니라 헬아메리카 꼴이고 총기 없는 우리나라 지상낙원 꼴이다. 지구의 종말 아니라 미국의 종말 꼴이고 북한보다 미국이 더 위험한 꼴이다. 트럼프는 총기규제법안 제정하라”라는 글을 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부, 평생을 두고 나를 짓는 일

    공부, 평생을 두고 나를 짓는 일

    모든 이가 스승이고, 모든 곳이 학교다/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기획/창비교육/252쪽/1만 5000원우리 사회에서 맹목적이고 의미 없이 쓰이는 말들 가운데 하나가 “공부하라”다. 먹고살기 팍팍하고 희망조차 없는 나라로 비유되는 ‘헬조선’의 한편에는 ‘공부 중독 사회’가 자리를 잡고 있다. 서열화된 입시 환경 속에서 공부는 생존 수단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최근엔 ‘진짜 공부’를 꿈꾸며 인문학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인문학이 일반인들한테 관심과 인기의 대상이 되는 건 세상이 그만큼 각박하고 위험해졌다는 걸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우리 시대 11명의 멘토(신영복, 김신일, 김우창, 최재천, 박재동, 홍세화, 김제동, 채현국, 박영숙, 조은, 조한혜정)의 인터뷰를 통해 진짜 공부란 무엇이고, 잘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를 탐색해본다. 첫 장을 여는 순간 공부에 대한 의미는 완전히 다르게 다가온다. 지난해 타계한 고 신영복 교수의 마지막 인터뷰다. 앞날 창창하던 20대 젊은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으로 수감, 20년 20일을 수인(囚人)으로 보내고 출소했다. 하루하루의 깨달음, 즉 공부가 감옥 생활을 견디는 힘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지식을 넓히기보다 생각을 높이려 안간힘을 써야 하며,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삶 속에서 깨닫는 능력이 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멘토들의 삶의 이야기를 좇다 보면 자연스레 공부는 ‘평생을 두고 나를 짓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 동시에 지배 담론과 기득권에 저항하며 사회를 움직여온 힘 역시 공부가 모여 만들어낸 집단지성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씨줄날줄] 우울한 청춘/김균미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우울한 청춘/김균미 수석논설위원

    3년 전 국내에 번역돼 출간된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이라는 책이 화제가 됐었다. 경제적으로 힘든 현실에 불만을 갖기보다 만족하며 살아가는 일본의 ‘사토리’(달관, 득도) 세대를 다룬 책이다. 희망을 접은 청춘을 보는 듯해 우울했던 기억이 난다. ‘헬조선’이라는 용어가 보통명사화된 2017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청년들 모습은 어떨까.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한 청년의 65%가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85%가 이직을 고민한다. 직장에 다니는 청년 2명 중 1명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10명 중 8.5명은 피로를 호소한다. 10명 중 7명은 스스로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결혼이 필수인 시대는 아니라지만 26%가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다. 평균 대출이 3940만원이나 된다. 이들은 그래도 낫다. 취업 준비생들은 절반이 결혼할 뜻이 없고, 대학생들도 비슷하다. 취준생과 대학생 10명 중 6명 이상이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는 ‘혼밥’, ‘혼술’을 더 선호한다. 시간이 나면 홀로 TV를 시청하거나 영화를 보고 게임을 즐긴다. 그도 아니면 잠을 잔다. 그러다 보니 취준생의 74%가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 게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한국고용정보원과 청년희망재단이 10일 발표한 ‘청년 삶의 질 실태조사’ 내용이다. 이 조사는 19~34세의 청년 167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 달 동안 실시됐다. ‘청년실업률 9.3%’, ‘체감실업률 22.6%’, ‘취업준비생 3명 중 1명이 공무원시험 준비’라는 통계가 보여 주는 것처럼 청년 실업의 심각성은 누구나 다 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취업과 경제적 자립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에 못지않게 걱정되는 건 정신적 건강이다. ‘최근 극단적인 분노를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취업 청년은 49.7%, 취업준비생 46.5%, 대학생 39.7%로 각각 나타났다. 분노의 대상이 무엇인지는 조사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희망을 가질 수 없는, 단념하게 만드는 사회에 대한 분노가 아닐까 싶다. 우울증을 경험했다는 대학생도 39.9%, 취준생은 45.4%, 취업한 청년은 36.8%나 됐다. 묵과하기에는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가 고단하다 보니 미래에 대한 기대도 100점 만점에 56~62점에 그쳤다. 희망을 잃은 우울한 청춘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뒤늦게나마 청년 맞춤형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청년의 눈높이에서 이들의 문제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청춘이 다시 꿈을 꿀 수 있다.
  • [데스크 시각] 늘어나는 교원, 양성평등채용을/전경하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늘어나는 교원, 양성평등채용을/전경하 정책뉴스부장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늘리겠다고 한 공무원 중에는 교원도 들어 있다. 올해 초등교사 선발 인원이 서울의 경우 지난해의 8분의1로 줄어들어 혼란스럽긴 하지만 현 정부가 약속한 교육공무원 3000명 증원은 어떤 형식으로든 이뤄질 거다. 최소한 증원 대상에라도 양성평등채용목표제를 넣자. 남성보다는 수요자인 학생을 위해서다. 공무원에는 2003년 법제화된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있다. 국가공무원법(제26조)과 공무원임용시험령(제20조)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공무원 임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 제도는 여성이나 남성 중 한쪽 합격자 비율이 70%를 넘으면 30%가 되지 않는 성의 합격점을 최대 2점 낮춰 추가 합격시키는 제도다. 전체 공무원 102만명 중 일반행정직 16만명에 해당하고 교육공무원 30만명은 해당되지 않는다. 교육공무원에도 이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서울시교육청이 시도하다가 무산됐다. 가장 최근은 2012년 1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주재했던 국무회의에서였다. 주요 안건 중 하나인 학교폭력 대책으로 임종룡 국무조정실장은 남성 교사의 비율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는 안을 내놨다. 여성가족부 김금래 장관은 남성 교사 비율과 학교 폭력은 무관하다는 연구 결과로 맞섰다. 임 장관은 열심히 주장했지만 결과는 여가부의 승리로 끝났다. 그래도 이 논쟁에서 남학생이 수요자로 등장한 것이 반갑다. 양성평등채용목표가 여성의 사회 참여를 높이기도 했지만 공공행정서비스 대상은 남녀가 반반이라는 점에서 여성 수요자의 필요에 부응하는 측면도 크다. 우리 교육 현장에서 학생수는 남성이 약간 많다. 반면 교사의 여성 비율은 70~80%를 넘나든다. 교육대학은 입학 정원에서 남성 수를 15~20% 정도 유지하기 위한 장치를 갖고 있다. 반면 채용의 문턱에서는 이런 장치가 없다. 학교에서 남성 교사를 가뭄에 콩 나듯 본 학생들이 집에서 주로 부딪히는 대상 또한 여성인 엄마다. 양육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초등학교 시절일수록 더욱 그렇다. 성 가치관이 형성되는 중등교육 시절에도 크게 다르지 않는 이 상황이 학생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을 리 없다. 최소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정신적, 신체적 성장이 빠르다. 교실에서 종종 남녀 간의 분쟁이 발생하는데 많은 남학생들의 불만은 “(여자) 담임이 여자는 보호해야 한대”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입장을 들어라도 줄 남성 교사가 없다. 여가부는 여혐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여혐이 싹틀 수 있는 사회환경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가 교육환경이다. 지난 대선 정국에서 해체론까지 불거졌던 교육부는 공급자뿐만 아니라 수요자도 정책의 주요 결정 대상에 넣어야 한다. 교사와 교수, 출판업자 등도 정책 결정 시 고려해야 하지만 묵묵히 공부해야만 하는 학생에게 더 주안점을 둬야 한다. 교육부가 학생을 정책 결정의 첫 고려 대상에 둔다면 해체론이 불거지는 모욕은 당하지 않을 것이다. 조만간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가 출범한다. 성평등은 씨줄과 날줄이 얽힌 사회에 날줄과 씨줄을 꼼꼼히 채워넣어야 하는 작업이다. 가부장적인 ‘헬조선’에 태어나서 한국 여성의 삶이 다른 나라 여성의 삶보다 힘든 건 사실이다. 분단국가인 한국에 태어나서 국방의 의무를 져야 하는 한국 남성의 삶이 다른 나라 남성은 물론 한국 여성의 삶보다 출발점이 늦은 것 또한 사실이다. 성평등을 위해 한쪽으로만 보지 말고 양쪽 모두 보자. lark3@seoul.co.kr
  • [단독] [SOS 생계형 알바족] 12년째 알바…4평 원룸 인생, 뭘 해야 할지 꿈마저 다운됐다

    [단독] [SOS 생계형 알바족] 12년째 알바…4평 원룸 인생, 뭘 해야 할지 꿈마저 다운됐다

    “결혼요? 저는 결혼할 생각이 아예 없어요. 아르바이트만 10년을 넘게 하고 있는 제가 결혼을 꿈꿀 수 있을까요.”●“차라리 결혼 않는 게 낫겠다” [31세] 스무 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최재혁(31)씨는 “비혼(非婚)을 결심한 지 오래됐다”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도 처음에는 제 생각을 이해 못 했는데 이제는 인정해 주세요. 결혼한다고 해도 집에서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차라리 결혼을 하지 않는 게 낫겠다고요.” ● 2평 고시원서 月30만원 원룸으로 [18세] 최씨는 부모의 이혼으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고2 때부터 자취를 시작했다. 고시원과 고시촌을 전전한 게 벌써 14년째다. 무가지 배포부터 콜센터, 정육식당, 술집, 편의점, 기숙사 사감까지 온갖 일을 했다. 스무 살 때부터 시작한 아르바이트를 서른 살이 넘도록 할 줄은 최씨 자신도 몰랐다. 달라진 것은 2평짜리 고시원에서 살다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0만원인 4평짜리 원룸으로 옮겼다는 것뿐이다. 최씨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사람이 많이 살고 있다면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을 ‘1인 가구의 무덤’이라고 했다. 최씨는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거쳐 현재는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공공일자리인 뉴딜일자리 사업에서 단기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시에서 하는 일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생활임금’이라는 이름으로 시 차원에서 올해 기준 최저임금(6470원)보다 높은 시급 8197원을 주기 때문이었다. 한 달에 150만원 정도 받지만 월세 30만원과 매달 대출금 60만원을 빼고 나면 최씨가 용돈으로 쓸 수 있는 돈은 30만원 남짓이다. 끼니는 거의 편의점에서 해결하는데 아침 식사에만 3000~4000원을 쓰는 게 아까워 요즘에는 우유 하나 정도로 때우곤 한단다. 하지만 지금 하는 일도 12월이면 계약이 끝난다. “열심히 살았는데 제 의지대로 삶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이제는 제대로 된 직장을 갖기에는 늦은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막막한 것은 “이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최씨는 말했다. ●“뒤늦게 대학… 1400만원 빚만” [22세] 최씨도 자신이 ‘생계형 알바(아르바이트)생’이 될 줄은 몰랐다. 최씨는 스무 살 때 용산역에서 무가지를 배포하는 일을 하면서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용산 전자상가에서 프린터 판매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꿈이 있었다. 홍보대행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스물두 살 때 늦깎이로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꼬박꼬박 다가오는 월세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업을 따라가는 데는 숨이 가빴다. 최씨는 “광고홍보대행사에 들어가려면 공모전을 준비하고, 영어도 공부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에 치이다 보니 스펙을 쌓는 것은 생각도 못 했다”면서 “안 그래도 스타트가 늦었는데 스펙도 없으니 남들과 경쟁이 될 수 없었다”고 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대출받은 학자금 1400만원은 고스란히 빚이 됐다.●“심한 감정노동… ‘정병러’ 증세” [25세] 삶을 하루하루 버티는 데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느낀 시기는 스물다섯 살 콜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최씨는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휴대전화 보험을 처리하는 콜센터에서 일했다. 밥 먹는 시간을 빼면 근무시간 내내 전화기를 붙잡고 있어야 하는 업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를 받다가 갑자기 책상에 엎어져 정신을 잃었다. 정신과에 가 보니 “컴퓨터가 과부하로 열을 받으면 다운되는 것처럼 최씨가 그런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씨는 “생계형 알바족들이 제대로 된 임금은 받지 못하고 감정노동에 시달리다 보니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일명 ‘정병러’가 많다”고 말했다. ‘정병러’는 정신병을 줄인 ‘정병’에 ‘~을 하는 사람’이라는 영어 접미사 ‘~er’을 붙인 신조어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르바이트에 지친 최씨는 전공과는 무관하지만 정규직을 시켜 준다는 말에 1인 사업장인 방역업체에 취업했다. 1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일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는 조건이었다. 어렵사리 정규직이 됐지만 월급은 비정규직일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1인 사업장이다 보니 쉬는 날 없이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어요. 사장이 개인적인 일로 불러내기도 일쑤여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최씨는 결국 1년여 만에 일을 그만뒀다.●“또 빚…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 최씨는 다시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되돌아왔다. 이번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재수생 기숙사 사감이었다. 재수생들의 아침 기상부터 취침까지 생활을 관리·감독하는 일이었다. 숙식을 제공해 주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월세를 아낄 수 있을뿐더러 학생들이 학원에 간 사이에는 속기사 자격증 공부를 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최씨의 이런 꿈은 두 달여 만에 산산이 부서졌다. 숙식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월급은 최저임금에도 한참 못 미치는 50여만원에 불과했다. 폭언은 부지기수였다.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할 정도로 폭언이 심했어요. 그래도 견뎠는데 갑자기 일주일 전에 일을 그만두라고 하더군요.” 최씨는 지낼 곳과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하고 갑작스레 쫓겨나는 바람에 또 300만원 정도 빚을 졌다. 속기사 자격증을 따는 것도 결국 포기했다. 내년부터는 학자금 대출금도 갚아야 하는데 막막할 따름이다. 최씨는 “최저임금을 올린다고 기업들이 아우성이라는데 사실 현재 최저임금조차 지켜지지 않는 데가 많다”면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당장 월세나 물가가 오를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헬조선에서 제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저도 모르겠어요.” 씁쓸한 웃음이 최씨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황병헌 판사, 조윤선 집행유예 석방 “최순실 항의 포크레인 기사는 징역 2년”

    황병헌 판사, 조윤선 집행유예 석방 “최순실 항의 포크레인 기사는 징역 2년”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하게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석방됐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징역 3년,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전 장관이 집행유예로 석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시민들은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판결 직후 황병헌 판사는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며 큰 관심을 얻고 있다. 황병헌 부장판사는 1970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25기(사법시험 35회)로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다. 황병헌 판사는 앞서 최순실 사태에 분노하여 검찰청사에 포크레인을 몰고 돌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당시 황 판사는 특수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를 적용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포크레인 기사는 2016년 11월 1일 오전 8시 20분쯤 포크레인을 몰고 대검 정문으로 지나 청사 민원실 출입구까지 돌진했다. 이 기사는 최후 진술에서 “하루하루 목숨 걸고 일하고 있는데 최순실은 법을 어겨가며 호의호식하는 걸 보고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아이디 ‘lone****’는 관련 기사에 “아 이 나라는 진짜 정의가 없구나. 사법부라는 게 아주 구제불능이구나”라는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 ‘wlsq****’는 “조윤선도 변호사 출신이고 남편도 변호사니까 법조계 인맥이 곳곳에 뻗쳐 있겠지. 판사, 검사 다 얽혀 있는 거지. 게다가 조윤선은 김앤장 출신이니까 말 다했지. 남편은 지금 김앤장이고. 무전유죄 유전무죄 헬조선”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miwe****’는 “어떤 사람은 돈 5만원만 훔쳐도 감방 가는데 그냥 풀려나네”, ‘ssag****’는 “아니 검사 구형 6년이면 판결 쪽에서 그냥 담당검사를 무시한 거네 검사 측 다시 항소해라”, ‘bfvc****’는 “징역 6년 구형했더니 판사는 오늘 풀어주라네? 집행유예? 어처구니가 없다 ㅠㅠ 법원. 판사들 진짜 뭐 하는 건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댓글을 작성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윤선 석방, 김기춘 징역 3년…시민들 “유전무죄 헬조선, 정의는 어디갔냐”

    조윤선 석방, 김기춘 징역 3년…시민들 “유전무죄 헬조선, 정의는 어디갔냐”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하게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석방됐다.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 전 장관이 집행유예로 석방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시민들은 “이 땅의 정의가 사라졌다”는 등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장관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혐의는 무죄로,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는 유죄로 판단한 결과다. 김 전 실장에게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겐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에겐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징역 2년,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과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각각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블랙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사법부의 1심 판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모두 마무리됐다. 조 전 장관을 집행유예로 풀어준 이날 판결에 대해 포털 사이트 등 온라인에서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네이버 아이디 ‘lone****’는 관련 기사에 “아 이 나라는 진짜 정의가 없구나. 사법부라는 게 아주 구제불능이구나”라는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 ‘wlsq****’는 “조윤선도 변호사출신이고 남편도 변호사니까 법조계인맥이 곳곳에 뻗혀있겠지. 판사, 검사 다 얽혀있는 거지. 게다가 조윤선은 김앤장 출신이니까 말 다했지. 남편은 지금 김앤장이고. 무전유죄 유전무죄 헬조선”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miwe****’는 “어떤 사람은 돈 5만원만 훔쳐도 감방가는데 그냥 풀려나네”, ‘ssag****’는 “아니 검사구형 6년이면 판결 쪽에서 그냥 담당검사를 무시한거네 검사측 다시 항소해라”, ‘bfvc****’는 “징역 6년 구형했더니 판사는 오늘 풀어주라네? 집행유예? 어처구니가없다 ㅠㅠ 법원. 판사들 진짜 뭐하는건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댓글을 작성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년 알바생 절반 “생계 때문에 일해”

    청년 알바생 절반 “생계 때문에 일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진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청년들이 비정규직 시장(초단시간, 단시간, 기간제 등)으로 몰리고 있다.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자조적으로 내뱉으며 아르바이트(알바)로 생계를 이어 가는 중이다. 반듯한 일자리가 태부족이니 그들에게는 알바가 절박한 일터다.실제 청년 알바생 대부분이 생계형의 모습을 띠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서울시 의뢰로 실시한 ‘서울시 청년 아르바이트 직업 생태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알바 중인 1016명(만 15~34세) 가운데 53.8%(중복 응답)가 구직 동기에 대해 ‘생활비 등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 ‘가정이나 공동체에 경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와 같은 경제적인 이유를 답으로 내놨다. 정진우 서울시 일자리정책담당관은 “시는 2014년부터 매년 실태조사를 하긴 했지만, 그건 특정 지역과 노동인권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 종합적인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제 알바는 단지 사회 경험 차원이 아니라 생계 보조, 주생계원으로서의 성격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조사에 참여한 박관성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은 “조사에 응한 1000여명 중 3회 이상 알바를 경험한 청년 422명은 초단시간, 단시간, 기간제 유형을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청년들이 불안정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단면”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신문은 우리 사회 생계형 알바족의 실태를 짚어 보고 국내외 사례와 전문가 진단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기획기사를 3회에 걸쳐 보도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생망, 그냥 놀래요”… 취포자, 구직 청년 2배

    “이생망, 그냥 놀래요”… 취포자, 구직 청년 2배

    독서나 여행 등 여가 활동을 하고 지내거나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백수가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 등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빗댄 신조어가 나오듯이 취업을 아예 포기한 젊은이가 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0일 통계청의 ‘2017년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미취업 상태인 15~29세 청년층은 147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5.4%(52만 1000명)는 취업 관련 시험준비로 시간을 보냈다. 5%인 7만 3000명은 유희 활동으로 여가시간을 보냈다. 이는 1년 전보다 28.2%나 급증한 수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취업이 안 되니까 여행이나 독서로 시간을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욜로(YOLO·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라는 유행어가 말해 주듯 취업보다는 여가를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같은 기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시간을 보낸 미취업 청년은 25만 6000명으로 전체의 17.4%를 차지했다. 여가시간을 보내거나 아무 활동을 하지 않은 청년을 합하면 32만 9000명으로 전체 미취업 청년의 22.4%에 이른다. 구직 활동을 하는 청년층 19만명(12.9%)의 1.7배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청년층 고용 개선이 되지 않으면 2021년까지 청년 실업자가 130만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복지 지출 줄이는 재정 청사진은 미래세대에 부담”

    “복지 지출 줄이는 재정 청사진은 미래세대에 부담”

    씀씀이를 줄여 재정 건전성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장기 청사진은 기본 전제부터 잘못됐으며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신랄한 비판이 나왔다. 공공지출을 늘리고 복지를 강화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조와도 정면충돌한다는 지적이다.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13일 국회에서 열리는 ‘2060년 장기재정전망 대안모색 토론회’를 앞두고 12일 내놓은 주제발표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정 교수는 기획재정부가 2015년 내놓은 ‘2060 장기재정전망’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지출 축소가 아니라 증세와 지출 확대로 큰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장기재정추계 결과를 근거로 복지지출을 줄인다면 서민층에서 태어날 미래세대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삶을 살 수밖에 없다”면서 “복지지출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문재인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부가 장기재정전망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정 교수는 기재부의 장기재정전망은 기본 전제부터 논란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우선 성장률 전망만 하더라도 현재의 저출산·저성장 추세를 연장한 것에 불과하고 증세와 복지 확대 가능성을 배제한 채 지금의 조세부담률과 복지수준이 미래까지 그대로 이어진다는 가정에 입각해 국가채무 급증이라는 결론을 내버렸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저출산·고령화를 재정건전성 훼손과 미래세대 부담으로 곧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단순화시킨 논리”라면서 “이런 접근법은 사회변화에 대한 제도적 개입 가능성을 차단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안으로 복지 확대를 통해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자극해 성장을 견인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재원 마련의 원칙은 지출개혁과 증세를 통한 적극적인 조세정책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인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도 “지출 통제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려는 기재부의 발상은 매우 편향된 재정보수주의적 해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교수는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206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62.4%라고 전망한 장기재정 추계는 기재부의 제언과 달리 좀더 적극적으로 복지 확대 전략을 써도 될 정도의 재정여력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재정건전성만을 위해 저출산·청년 대책과 복지 확대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헬조선’ 상황은 점점 심화되고 잠재성장률도 하락해 재정건전성이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기재부는 일·가정 양립 정책과 같은 새 복지제도 도입이 잠재성장률에 미칠 긍정적 효과를 감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성장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미스터 갑질, 미스 빽이 통하는데… 우린 은행 빚 갚다 끝나야 합니까

    [성장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미스터 갑질, 미스 빽이 통하는데… 우린 은행 빚 갚다 끝나야 합니까

    한국은 세계 11대 경제대국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칭송받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일궜다. 하지만 국민은 ‘헬(Hell) 조선’이라며 좌절감에 빠져 있다.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하고 구성원의 행복 증진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헤븐 코리아’(Heaven Korea)가 되는 데 필요한 건 무엇일까. 서울신문은 리서치 기업 엠브레인과 함께 모바일로 전국 성인남녀 1000명에게 물어봤다. 이들의 바람이 하나둘 이뤄지고 쌓일 때 비로소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재벌이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자본을 독점하고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권력과 결탁하는 등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공(功)보다 과실(過失)이 많은 거죠.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선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해체해야 합니다.”(부산 58세 남성 ‘보리수’) 설문조사 결과 재벌과 대기업 개혁을 바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 90.9%가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그중 50.2%가 ‘대기업에 편중된 사회구조’를 양극화의 이유로 손꼽았다. 복수응답(최대 3개)으로 물었을 때는 73.7%까지 높아졌다. 대기업의 ‘갑질’에 대한 성토도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닉네임 ‘지옥을 보았다’(서울·22)는 “중소·벤처기업은 대기업과 하청관계를 유지하며 생존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악용한 대기업이 청년들의 괜찮은 아이디어를 빼앗아 특허까지 취득했다”고 억울해했다. ‘옥포예비맘’(대구·30·여)은 “대기업이 하청업체에 비용 절감을 강요하면서 (회사) 임금과 복지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너무 교묘해 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아이를 어떻게 낳고 키울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라쿠스’(경기·48)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거의 원가로 물건을 넘겨야 한다”며 “꼭 근절돼야 할 관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벌과 대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다하지 못해 반감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땅’(세종·31)은 “우리나라의 실제 빈부 격차는 체감보다는 낮을 것”이라며 “그러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 부재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외관상 얼핏 보이는 한국의 양극화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 지난해 지니계수는 0.3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316(2015년)에 비해 약간 낮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 1에 근접할수록 불평등을 뜻한다. 그러나 이는 가계동향 조사 때 집계된 가처분소득을 기반으로 산출한 것이라 통계 착시라는 지적이다. 고소득층의 금융소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통계청은 오는 12월 국세청 소득자료를 반영한 신(新)지니계수를 발표한다. 신지니계수는 0.4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양극화의 원인을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패’에서 찾는 답변(23.2%)도 많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빠백곰’(세종·33)은 “정직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잘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가 됐으면 한다. 부정을 저지른 사람이 법을 교묘히 이용해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행복하자’(제주·27·여)는 “회사 내에서도 부패와 낡은 관습이 정말 많아 놀랐다. 부당한 채용이 스스럼없이 진행되고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빽’이 있는 사람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다”고 한숨지었다. 4명 중 3명은 ‘포용적 성장’에 ‘헤븐 코리아’의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포용적 성장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로는 ‘고용’(43.7%)을 지목했다. 취업난은 물론 임금 격차와 비정규직 차별 등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말린당근’(인천·37)은 “같은 사무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일하지만 서로 다른 회사 소속, 큰 임금 격차…이게 대한민국 현실”이라고 전했다. ‘은또’(경북·28)는 “비정규직 철폐로 안정된 직장에 다닐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대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mijin’(강원·36·여)은 “지역 소재 회사는 월급이 적고 근무시간은 길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 누가 지역에 살려고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휘아민’(전남·25·여)은 “다들 공무원 시험만 준비한다. 고용에 불안을 가지고 있어 안정된 직장을 갖고 싶은 것이다.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비정규직보다 정규직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정된 소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돌아와 저녁에 가족과 식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삶이야말로 포용적 성장의 출발이며 행복한 대한민국의 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포용적 성장의 전제조건을 묻는 서울신문의 질문<7월 3일자 16면>에 이렇게 말했다. 많은 국민이 ‘저녁이 있는 삶’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OECD가 조사한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113시간(2015년)으로 멕시코(2248시간), 코스타리카(2157시간)에 이어 3위다. OECD 34개국 평균 1766시간보다 무려 347시간 많다. 주말·공휴일·휴가를 제외한 연간 근무일이 230일 정도인 걸 감안하면 하루 평균 1시간 30분가량 더 일한다. ‘남편바라기’(대전·32·여)는 “오후 11시에 퇴근한다. 집은 잠만 자는 곳이다. 신혼부부인데 아기 얼굴 보는 건 고사하고 남편과도 함께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민트쟁이’(25·서울·여)는 “가정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Myheaven80’(37·전북·여)은 “근로시간이 너무 길고 탄력적인 조정도 불가능하다. (사회적) 능력이 있는데도 아이가 클 때까지는 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사회적 약자를 좀더 따뜻하게 보듬기를 희망했다. 장애인 딸을 키우는 ‘새봄’(인천·52·여)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장애를 인식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모든 국민이 자신의 꿈을 꾸며 사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좀더 나은 교육을 받기를 원했다. ‘채민대디’(경북·34)는 “합격과 불합격, 성적 순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제도는 이제 그만 사라졌으면 한다. 아이를 순위별로 줄 세워 창의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어져야 살기 좋은 세상이 온다”고 했다. 교육 분야에서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로는 ‘공교육 정상화’(32.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지역·계층 간 교육 격차 완화’(25.7%), ‘대학 서열화 폐지’(18.8%), ‘입시제도 개선’(18.3%) 등이 뒤를 이었다. ‘하루종일’(충남·50·여)은 “아이 키우는 데 너무 많은 돈이 들어 젊은 사람들은 겁부터 먹는다. 선진국처럼 양육과 교육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 나도 내 자녀들에게 아이 많이 낳기를 권하겠다”고 했다. ‘바보보배’(서울·31·여)는 “평생 내 집 한 채 갖지 못하고 은행 빚 갚다 죽는 사회다. 주거 문제가 해결될 때 결혼, 육아 나아가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강물처럼’(대구·50·남)은 “출생지나 부모의 능력이 신분이 되지 않고, 내가 낸 세금이 올바르게 돌아오는 나라”를 희망했다. 소수지만 포용적 성장이 ‘포퓰리즘’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응답자 5.8%가 포용적 성장에 반대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아직 포용적 성장을 추구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48.3%)고 생각하거나 ‘노력한 자에게 결실을 주는 자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43.1%)고 우려했다. ‘와니’(서울·45·여)는 “복지 포퓰리즘은 필요한 게 아니다. 각각의 경제 수준에 맞게 맞춤형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피’(경남·여·54)는 “이분법적으로 고소득자를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복지는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살기 좋은 한국이 되기 위해선 ‘세대 간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청년들이 ‘헬 조선’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힘든 세대라는 걸 윗세대는 인정합시다. 반대로 청년세대도 윗세대가 경제 부흥을 일군 걸 존중하고 ‘꼰대’가 아닌 대화의 상대로 대합시다. 서로 이해를 통해 갈등이 해소된다면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세종 36세 남성 ‘지민아빠’)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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