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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트로이 목마

    BC 1200년경,불화(不和)의 여신 에리스는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지혜의 여신 아테네,제우스의 아내 헤라 사이에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쓴 황금 사과를 던져준다.제우스는 여신들이 저마다 자기 것이라고 우기자,트로이 왕자 파리스에게 판정을 맡긴다.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주고,그 대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를 얻는다.아내를 빼앗긴 메넬라오스와 그의 형 아가멤논의 그리스군은 배 1000척을 이끌고 트로이 원정길에 나서 10년만에 승리를 거둔다.그리스군은 거대한 목마를 남겨두고 철수하는 체했다가,트로이군이 목마를 성 안으로 들여놓고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는 사이,목마 안에 숨어 있던 오디세우스 등이 성문을 열어주자 난공불락의 성 안으로 쳐들어가 함락한다.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BC 900년경에 쓴 대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전하는 트로이 전쟁은 19세기에 들어서자 신화나 전설로 치부하는 사람이 많았으나,독일인 하인리히 슐리만이 1873년에 유적지를 발굴함으로써 다시 햇빛을 보게 되었다.그러나 최근에는 슐리만의 공과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영국 BBC 다큐멘터리 방송은 슐리만이 발굴한 유적지는 트로이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여러 시기의 유적이 켜켜이 쌓인 곳에서 한 두층을 발굴했을 뿐,진짜 트로이 유적은 발굴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파괴해버렸다는 것이다.그리스가 트로이와 전쟁을 벌인 것도 에게해의 패권을 장악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보통신부가 개인용 컴퓨터(PC)에 ‘트로이 목마’가 광범위하게 유포돼 있다고 경보를 발령했다.‘트로이 목마’는 바이러스나 웜처럼 다른 파일을 감염시키거나 복제하지는 못하지만,목마 속에서 나온 그리스군이 트로이를 멸망시켰듯이,유용한 프로그램을 가장해 PC에 숨어든 뒤 배포자의 의도에 따라 신용카드 번호나 비밀번호 등과 같은 사용자의 정보를 외부에 알려주거나 파일을 파괴한다.‘트로이 목마’는 트로이 전쟁에 얽힌 수많은 영웅과 신들에 대한 서사시가 네티즌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황진선 jshwang@
  • 내한한 獨문호 귄터 그라스의 작품 세계

    귄터그라스.그는 지금도 불가시(不可視)의 영역을 꿈꾸고 있다.꿈에 그치지 않고 짙은 콧수염 나부끼며 난해한 시대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한반도의 통일을 꿈꾸는가 하면,나치즘의 상징이었던 빌헬름 구스틀로프호의 침몰을 다룬 소설 ‘게걸음으로 가다’를 펴내 금기의 성역에 한사코 머리를 들이민다. 여성문제를 다룬 ‘넙치’를 통해서는 역사 이래 인류의 과제였던 페미니즘을 ‘그저 그런 일’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이자 역사의 또다른 동력’으로 인식해야한다는 주장을 설득력있게 제기하고 있다. 이런 그라스의 지칠줄 모르는 금기와 성역에의 도전,그리고 사회적 정의에 대한 지적 애착을 최근 소개된 그의 작품 ‘게걸음으로 가다’와 ‘넙치’를 통해 살펴본다. 게걸음으로 가다 1945년 1월.진격하는 소련군에 독일군이 밀리면서 수많은 피난민들이 독일군의 동프로이센 전략거점인 고텐항으로 몰려 들었다.이곳에서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나중에 ‘히틀러의 타이타닉호’라 불린 피난선박 구스틀로프호.독일군은 사관생도와 주부,어린이들에게 우선 승선권을 부여,구스틀로프호는 1만명에 이르는 피난민을 태우고 발트해로 출항했다가 결국 소련 잠수함의 공격으로 침몰돼 생존자 1000여명만 남긴채 모두 수장되고 말았다. 이후 이 사건은 독일사회에서 금기로 다뤄져 왔다.신나치즘의 등장을 가속화하는것은 물론 우익 정치인이나 단체,지식인들에게 그들의 이념을 정당화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좌파의 중심에 있는 그라스는 이 문제를 피해가지 않았다.“통계놀음 뒤에서 죽음은 숫자 뒤로 사라져 버렸다.”는 경고와 함께 역사왜곡에 대해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준열한 비판을 바로 ‘게걸음으로 가다’를 통해 가한 것.제목의 ‘게걸음’은 얼핏 우왕좌왕해 보이는 게걸음을 통해 느리지만 결과적으로는 빠르게 모든 측면을 살필 수 있는 역사읽기의 한 방법으로 작가가 제시한 날카로운 암시. 넙치 “그때 나는 우리 역사에서 빠진 부분과 마주치게 됐습니다.그것은 바로 여성들이 역사 형성과정에서 이뤄낸 몫입니다.요리사로서,주부로서,식량구조를 개선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서의 여자 말입니다.” 그라스는 언젠가 ‘넙치’의 집필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설명에 걸맞게 넙치는 식량과 여성문제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인류문화사일 뿐 아니라 남성 중심의 사회를 이성적으로 비판하는 진정한 페미니즘의 모색이다.국내 두번째 출판이나 첫 출판때는 이 작품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양철북에서 보듯 ‘옛날 옛적에…’ 식의 동화적 서술형태,그의 설명을 빌리자면‘가장 독일적 서술형식’을 통해 그만의 독특한 ‘세상읽기’를 유감없이 드러내 보인다. 그는 이성을 상징하는 전지전능한 존재인 ‘넙치’에 그의 상상력을 이입시켜 또다른 장구한 역사를 재구성해 냈다.작품 머리에 실린 그의 사랑하는 딸 ‘헬레네 그라스에게’라는 헌사가 이 글의 진지함을 가늠하게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
  • 노르웨이 입양아 이명옥씨 “친부모 찾아주세요”

    [오슬로 오풍연특파원] “한국에 있는 친부모를 꼭 찾아 주세요” 생후 5개월 만에 노르웨이에 입양된 헬레네 옌스볼(29·여·이명옥)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르웨이 방문기간 중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홀멘콜렌호텔에 2∼3차례 들러 한국에 있는 친부모를 찾아줄 것을호소했다. 옌스볼은 “홀트재단을 통해 친부모를 찾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기록이 없어 번번이 실패했다”면서 “김 대통령에게 부탁해 친부모를 꼭 찾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옌스볼은 71년 9월 서울에서 태어났다.3년 전 노르웨이인 남편과 결혼해 오슬로 교외에서 살고 있으며,두 자녀를 두고 있다.옌스볼은 “친부모를 찾기 위해 곧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옌스볼의 노르웨이 주소는 Stistamn Tmann Kaas Gate-2,0852,Oslo이며,전화번호는 62-971808.
  • 배드민턴 여자복식 8강 진출

    시드니올림픽 개막 5일째를 맞은 19일 한국선수단은 여자 양궁이 개인전에서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한데 이어 유도 남자 81㎏급 조인철과 여자 63㎏급 정성숙이 각각 은·동메달을 추가하는 등 금 1,은2,동 2개를 획득하는 선전을 펼쳤다. [핸드볼] 또 여자 핸드볼과 여자 배드민턴에서도 순조로운 연승행진을 이어갔으며 남자 수영의 김민석은 자유형 100m에서 한국 기록을 세웠다. 여자 대표팀이 시드니 올림픽파크의 제2 파빌리온에서 열린 A조 예선리그 루마니아와의 경기에서 34-25(16-9 18-16)로 승리,2연승을 거두며 8강 진출에 파란불을 밝혔다. 한국은 앞으로 헝가리(21일) 및 약체 앙골라(25일)와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무난하게 A,B조 상위 4개팀에 주어지는 8강 티켓을 딸 것으로 예상된다. [배드민턴] 여자복식 3번 시드의 라경민(대교 눈높이)-정재희(삼성전기)조가 올림픽파크 제3파빌리온에서 열린 여자복식 16강전에서 사라 하다커-조안 데이비스(영국)조를 2-0(15-6 15-1)으로 가볍게 꺾었다.라-정조는20일 준준결승전에서 5번 시드의 리키 올센-헬레네 키르케가르드(덴마크)조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그러나 임경진-이효정(이상 삼성전기)조는 게페이-구준(중국)조에걸려 0-2(3-15 5-15)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단식의 김지현(삼성전기)도 8강전에서 다이윤(중국)에게 0-2(3-11 4-11)로 져 4강에 진입하지 못했고 남자단식의 황선호(국군체육부대)도 마를레베 마이나키(인도네시아)에 0-2(5-15 3-15)로 패해 16강문턱을 넘지 못했다. [수영]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예선 6조에서김민석(동아대)이 50초49를 기록,사지난 3월 부산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51초14)을 무려 0.65초나 단축,올해 자유형단거리 종목(50m,100m)에서만 5차례나 한국신기록을 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김민석은 예선에 나선 74명 중 24위에 그쳐 16강 준결승에는오르지 못했다. 한편 조경환(대전체고)은 남자평영 200m 예선에서 2분19초16으로 29위에 머물렀다. [하키] 남자 하키는 올림픽파크의 스테이트하키센터에서 열린 B조 예선 두번째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이로써 한국은 16일 스페인전 이후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4분여만에 페널티 코너로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여운곤(김해시청)의동점골을 발판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이후 한국은 후반에터진 지성환(성남시청)의 역전골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경기종료3분여를 남겨놓고 동점을 허용했다. [테니스] 최근 US오픈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이형택(삼성증권)이 올림픽파크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단식 1회전에 출전했으나 세계랭킹 11위인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와 2시간32분간의 치열한 접전 끝에 1-2(7-6[7-5] 6-7[6-8] 5-7)로 아깝게 졌다. [권투] 한국 복싱의 유일한 메달 희망이었던 김태규(대전대)가 달링하버 전시홀에서 벌어진 플라이급(51㎏) 1회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우승자 마뉴엘 만틸라 로드리게스(쿠바)에게 8-20으로 판정패했다. [배구] 남자배구가 올림픽파크 제4 파빌리온에서 펼쳐진 B조 예선리그에서신진식(19점),방신봉(13점)의 분전에도 불구,높이의 한계를 극복하지못해 아르헨티나에 1-3으로 졌다.이로써 한국은 2연패를 기록, 8강진출을 위해서는 러시아,유고,미국 등 강팀과의 남은 경기에서 최소한 2승을 거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시드니 특별취재단
  • EBS 특집다큐 3부작 ‘선생님 세우기’

    EBS가 스승의 날을 맞아 16일부터 18일까지 3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선생님 세우기’(오후8시)를 방송한다. EBS는 ‘학교는 붕괴되었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다.800만학생이 학교에서 교육받고,40만 교사들이 학교를 지키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학교의 한 축이면서도 교육위기가 나올 때마다 책임자로 비난받는 교사들이 고민하는 문제와 학교의 존재이유,진정한 교육 등에 대해 알아본다. 1부 ‘선생님 어디 계세요-지은이의 촬영일지’는 경기 분당 서현고등학교방송반 학생들이 만든 다큐 ‘선생님 세우기’ 촬영기다.방송반 학생들은 학생들과 교사들의 인터뷰를 담아가면서 그동안 몰랐던 교사들의 뒷모습을 탐색해 간다.방송반은 교사가 학생보다 더 심한 입시 스트레스에 갇혀 있지 않는가를 자문해 보기도 한다. 학생들도 수긍할 수 있는 체벌,주위 교사들의 반대에도 담임반 학생들의 야영을 이끌어내는 교사,교무실에서 보여지는 교사들의 인간적 삶 등이 담겨있는 ‘선생님 세우기’ 시사회를 통해 학생들은 교사와 학생을 이어주는 끈을 확인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친다. 2부 ‘2000년 5월 한국에서 교사로 살기’에서는 부산 해운대여중 곽태훈교사를 담는다.곽선생은 교단일기,학급앨범 등으로 꾸며진 인터넷 홈페이지(myhome.netsgo.com/step2002)를 운영하고 있다.곽선생은 “교단일기를 통해아이들에게 미처 얘기하지 못했던 것들,힘든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어 너무좋다”고 한다. 1박2일 수련회에서 학생들에게 보여줄 캉캉춤을 연습하는 교사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선생님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아이들에게 사랑을 쏟다가도 자신들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볼 때면 힘이빠진다는 곽선생의 허탈감 등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3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찾아서’는 한 교사의 해외학교 탐방기다.장승중 안승문 교사는 세계적 실험학교인 러시아 톨스토이학교와 독일 헬레네랑에학교를 찾아가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에 대해 고민한다. 톨스토이학교는 각종 행사를 학생들 스스로 준비,기획하고 수업내용이 상황에 따라 많이 바뀌는 등 교사와 학생의 자율권이 대폭보장돼 있다.헬레네랑에학교는 한 주제를 4∼6주 동안 집중적으로 다루는 프로젝트 수업,기업에서이뤄지는 현장실습 등을 통해 학생 스스로 수업을 이끌어가는 체험학습을실현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괴테 ‘파우스트’ 발레로 본다

    문호 괴테의 탄생 250돌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올들어 연극·음악·영화·시 낭송회 등의 형태로 봇물처럼 터져나왔다.이 열기가 모던 발레로이어진다. 오는 8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를 ‘파우스트 2000’은 괴테의역작을 몸짓으로 그려보려는 자리다. 구성과 안무를 맡은 장선희 세종대교수는 “방대한 스토리보다는 춤으로 풀수 있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전개할 것”이라며 “대신에 4명의 주인공을 주축으로 작품을 이끌어 가면서 남녀 무용수들로 이뤄진 코러스와 리드댄서를활용하여 장면을 매끄럽게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힌다. 이어 이번 무대는 발레의 딱딱한 룰에 얽매이지 않고 컨템퍼러리 댄스 개념을 도입하여 움직임을 자유롭게 했는데 특히 화려한 색상과 과감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이상봉의 무대의상(이상봉)이 압권일 것이라고 덧붙인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주역 무용수 이준규가 파우스트,장선희교수가 그레첸·헬레네의 1인2역을 맡았으며 국립발레단의 최세영이 메피스토펠레스로 나온다. 국립발레단의 ‘스타 댄서’김창기와세종대의 황순영은 코러스를 이끄는 리드댄서로 가세한다. 장교수는 주로 문학작품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오는데 창작발레 ‘황진이’를비롯하여 ‘신라의 사랑’‘외디푸스의 변명’‘나비꿈 혹은 나비의 꿈’등의 작품을 안무한 바 있다.오후7시30분(02)3408-3280이종수기자
  • 富와 권세와 사내들 바람기와(박갑천 칼럼)

    사내들 바람기란 하늘이 점지한걸까.신화에서부터 나오니 말이다.제우스가 누구인가.그리스신화에서 하늘세계를 주재하는 최고신이 아닌가.더구나 정의와 법에 따라 인간사회의 질서를 지키는 존재다.그런 신이 바람둥이 아니던가.서양쪽 어떤 문필가가 “여자가 없다면 남자는 신처럼 살아갈 것이다”고 했던 것도 여자로 해서 신같지 못해버린 제우스를 두고 이름이었던가. 그의 바람기 두어사례만 보자.한 상대는 스파르타왕비 레다.레다의 취미는 오후면 깊은 숲속 호수에서 즐기는 목욕이었다.제우스는 호수위 백조떼 속에 끼어들어 레다에게 다가가서는 관계를 갖는다.절세의 미녀 헬레네는 그 결과 태어난다.또 한 여성은 암피트리온의 아내 아르크메네.그 여자는 정절이 굳었다.그걸 알고 비서같은 헤르메스와 작전을 짠다.헤르메스가 하계를 내려다보니 그의 남편은 전쟁에 나가있다.제우스는 그 남편으로 변장하여 침실로.그리스신화 최강의 영웅 헤라클레스는 여기서 태어난다. 제우스야 최고신이었으니 살잡히지 않았다 치자.하지만 오늘을 사는 사람 세계에서 어디 무사할 얘긴가.그래서 파경소리 오도당거리는가 하면 저명인사의 경우 빛나는 이력 위에 먹칠을 하기도한다.냉전체제가 끝나면서 ‘지구촌의 황제’같이 된 미국대통령도 이 바람기 때문에 호된 곤욕속에 말려들고 있다. 벌여놓은 일이 워낙‘화려’하여 뒨장질 말끝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건그렇고 한 검사가 끝내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는 과정을 지켜보면서는 이게 바로 힘의 미국을 이뤄낸 바탕이로구나 생각하게도 한다. 전통사회는 사내들 바람기에 비교적 너그러웠는데도 주색은 패가망신의 길라잡이라면서 경계했다.어떤이는 가훈으로 훈계하기도.조선 숙종때 학자 知足堂 權讓의 ‘영가가훈’(永嘉家訓)을 잠깐 들여다보자.“…의심쩍은 여자는 비록 곁에 두고 부리는 처지라해도 가까이 말라.한번 구차한 이름을 얻으면 남들이 다 이를 천하게 보고 한번 더러운 이름을 얻으면 종신토록 불행할뿐 아니라 자손의 혼취(婚娶)도 어려울 것이다” 사람은 남녀 할것없이 바람기의 유혹을 받는다고 한다.다만 자제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결과는판이해지는 것.그런 가운데서도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일 때는 더 많이 자제력의 한계선이 무너지게 돼있는게 사실이다.그나저나 바람기가 몰고온 미국정계 회오리바람은 언제까지 더 불어제낄건고.
  • “여성·고양이 유사”

    ◎감수성·부드러움·민감성 양쪽 비슷한 속성을 공유 【빈 DPA 연합】 여성과 고양이 사이에는 유사점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빈에 있는 행동동기연구소 심리학자 헬레네 카르마신은 감수성,부드러움,민감성,신비로움,그리고 심지어는 때때로 잔인성을 띠는 속성에서 여성과 고양이는 진정 “마음의 친구”라고 규정했다. 카르마신 연구원은 함부르크 고양이애호가협회 의뢰로 실시한 “여성과 고양이”란 제목의 연구에서 이같은 유사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이를 기르는 남녀 1천여명을 전화인터뷰 및 토론을 통해 조사한 결과 유사점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 춤추는 여신들/루치아노 데 크레센초 지음(화제의 책)

    ◎그리스신화 소재로 쓴 환상소설 트로이아 전쟁과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환상적 분위기의 소설.호메로스가 쓴 ‘일리아스’는 그리스 연합군의 사령관인 미케네의 아가멤논과 그리스군의 가장 용맹한 장수 아킬레우스의 언쟁으로부터 시작된다.이어 신들의 개입과 영웅들의 전투를 거쳐 트로이아의 장수 헥토르의 죽음으로 끝난다.이 작품에서도 대체적인 전쟁의 진행상황은 그대로다. 그러나 데 크레센초는 호메로스가 찬미한 신들과 영웅들을 오늘의 유머감각에 맞게 새롭게 해석,사뭇 경쾌하게 그린다.전략가인 오디세우스가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묘사되는가 하면,보잘것없는 말썽꾼 테르시테스는 영웅의 시대를 거부하는 평화주의자요 양심의 소리로 다시 태어난다. 심지어저 세기의 여인 헬레네는 더이상 아름다움의 상징이 아니라 ‘창녀’로 묘사된다. 이 소설의 또 하나의 축은 그리스 신들의 이야기다.아르고나우테스들의 원정,멧돼지 칼레도니오스 사냥,아마조네스 여인족 이야기,트로이아 전쟁의 원인이 된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식과불화의 여인 에리스의 분노,헬레네를 납치한 트로이아의 왕자 파리스의 탄생과 성장,크레타 섬을 지키는 청동인간 탈로스,제물로 바쳐진 아가멤논의 딸 이피게네이아의 이야기 등이 펼쳐진다.그러나 신화의 주인공들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크로노스와 레아의 아들 제우스를 방탕아로 묘사한 것이 그 두드러진 예다. 이 작품은 독자들을 기원전 12세기의 세계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헬레네와 아가멤논,오디세우스 나아가 호메로스까지 오늘의 나폴리로 인도한다.이것이야말로 고대의 신화와 철학을 결코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하는 작가의 비방이다.데 크레센초는 말한다.“신화는 인류가 가장 먼저 개발한 공연예술”이라고.김홍래 옮김 리브로 1만원
  • ROCHAS(패션가 산책)

    로샤스(ROCHAS)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브랜드다.본래 향수로 명성이 높다.마르셀 로샤스는 25년 자신만의 부티크를 오픈했다.처음에는 사각으로 어깨가 재단된 수트,긴 꼬리가 달린 편안한 양가죽 재킷,검정과 흰색의 줄무늬가 대비된 시각적인 스타일을 강조했다.헐리웃 스타들과의 교분도 두터워 41년에는 영화부서를 만들기도 했다.「끝없는 귀로」와 「주름장식」의 영화 의상을 디자인 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마르셀 로샤스는 44년 부인을 위해 첫번째 향수인 펨므(FEMME)를 개발했고 같은 해에 향수회사를 세우기도 했다.55년 마르셀 로샤스가 세상을 떠나자 부인인 헬레네 로샤스는 목욕용품과 함께 세계시장을 점유한 향수로 유명한 「마담 로샤스」를 선보이며 남편의 사업을 이어나갔다. 그 뒤에도 향수개발은 계속되면서 로샤스의 명성은 이어졌지만 90년대들어 젊은 디자이너인 피터 오브라이언을 영입하면서 패션하우스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일랜드 출신인 피터 오브라이언은 그의 고향과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그는 런던 밀라노 뉴욕 도쿄 등에서 국제적인 감각을 익혔고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안쪽으로 숨겨진 자수,물세탁이 가능한 실크안감,최고급 소재와 탁월한 마무리는 수도자의 모습에 가까운 독창성이 스며들어 있다.고양이과 동물의 유연함처럼 가디건,재킷,코트를 편안하게 만든다.이브닝 웨어는 티셔츠처럼 편하게 입을 수도 있다고 한다. 메트로유통이 국내에 수입하고 있다.갤러리아 백화점과 LG백화점 리츠칼튼호텔에 매장이 있다.
  • 미인 특별전형(외언내언)

    그리스 신화에서 아프로디테(비너스)가 미의 여신이 된것은 일종의 미인대회를 통해서다.신들의 나라에서 열린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불화의 여신 애리스가 혼인잔치에 던진 황금사과 한알이 미인대회를 열게 한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여성에게」라는 글씨가 씌어진 이 사과를 차지하기 위해 여신들이 다투자 제우스는 이데산의 양치기 파리스에게 심판을 맡겼다.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뽑히기 위해 여신들은 심판관 파리스에게 갖가지 제의를 한다.헤라는 권력과 부를,아테나는 전쟁에서의 승리를,아프로디테는 인간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했다. 결국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제의를 받아들인다.따라서 파리스는 그리스 최고의 미인 헬레네를 얻지만 이로인해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고 파리스는 자기나라를 파멸로 이끈다. 그리스 신화의 이 구절은 미인대회의 속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신들을 호령하는 제우스의 부인으로 막강한 권력을 지닌 헤라도,지혜의 여신인 아테나도 고배를 마신 최초의 미인대회 성격은 오늘도 그대로 이어지고있다.불공정 심사 등 오늘의 미인대회를 둘러싼 잡음도 사실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이런 속성때문에 여성운동가들은 미인대회를 『여성의 상품화를 조장하는 돈벌이』라고 비난하며 그 폐지를 주장한다.이화여대의 전통 깊은 메이퀸(오월의 여왕)행사가 지난 78년부터 중단된것도 미인대회와 같은 성격을 지닌 이 행사에 대한 학생들의 거부감 때문이었다. 미인대회 입상자를 98학년도 입시에서 특별전형으로 뽑겠다는 계획을 세운 전문대학들이 있다.학교 졸업후 취업과정에서 외모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행히 교육부가 『그 같은 기준은 교육적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제동을 걸었다지만 참으로 어이없는 발상이다.대학마저도 외모가 예뻐야 들어갈 수 있다면 우리 딸들은 모두 다이어트나 성형수술을 하게 되고 결혼 상대자의 선택기준까지 바뀌게 되지 않을까.
  • 국민서관간 「트로이아 전쟁과 목마」

    ◎삽화와 어우러진 신화속 ‘영웅의 숨결’/호메로스 서사시 「일리아드」 이야기체로 각색/아가멤논·아킬레우스 등 인물들의 약기도 실어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의 장편서사시 「일리아스」를 이야기체로 쉽게 풀어쓴 「트로이아 전쟁과 목마」(로즈마리 셧클리프 지음,앨런 리 그림)가 전문번역가 이윤기씨의 번역으로 국민서관에서 나왔다.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는 「아킬레스 건」처럼 신화에 연원을 둔 것들이 많으며,서양의 시간개념이나 각 요일을 표시하는 말도 신화에 근거한 것이 많다.그런 점에서 신화는 「문화를 푸는 암호」라고 할 수 있다. 「일리아스」는 세계의 많은 신화들 중에서도 서양문화의 뿌리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텍스트의 하나로 꼽힌다.이 책은 「일리아스」,곧 그리스군의 트로이아 공격중 마지막 해에 일어난 사건들을 실감나게 되살려낸다. 트로이아 전쟁은 스파르타의 헬레네가 트로이아의 왕자 파리스에게 유괴된 것이 원인이 돼 일어난 그리스와 트로이아간의 싸움이다.이 엄청난 전쟁은 아프로디테,헤라,아테나등 그리스 여신들이 황금사과를 사이에 두고 벌인 사소한 말다툼에서 비롯됐다.전쟁은 헥토르 아킬레우스 등 양 진영의 위대한 장군들을 수없이 희생시키면서 격렬하게 때로는 지루하게 진행된다.마침내 이타카의 왕 오뒤세우스가 고안한 「트로이아의 목마」에 의해 트로이아가 점령됨으로써 10년간의 싸움은 끝난다. 『…이 기막힌 그리스군의 비밀병기는 어둡고 텅빈 뱃속에 특공대원들을 숨긴채 철벽같은 트로이아의 성문안으로 조금씩 조금씩 미끄러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책은 특히 매끄러운 번역과 수채화풍의 삽화가 어우러져 신화속 영웅들의 숨결을 한결 가까이서 느끼게 한다. 책 뒷머리에 트로이아 전쟁의 영웅들에 대한 간단한 해설을 붙여 신화입문자들의 이해를 돕고있는 점도 특징.그리스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스파르타의 왕이자 아가멤논의 동생인 메넬라오스,그리스군 최고의 영웅 아킬레우스,아킬레우스의 가장 친한 친구 파트로클로스,용사라기 보다는 연설과 전략에 뛰어났던 인물 오뒤세우스,트로이아의 비운의 왕 프리아모스,프리아모스왕의 맏아들이자 트로이아군의 총사령관 헥토르,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를 활로 쏘아 죽인 트로이아의 왕자 파리스,아마조네스의 여왕 펜테실레이아,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아들 멤논 등 영웅들의 약기가 실렸다. 이윤기씨는 『「일리아스」라는 말은 「일리오스 이야기」라는 뜻이다.「일리아스」는 일리오스(트로이아의 별명)라는 도시국가가 오뒤세이아를 비롯한 그리스 본토의 장군들 손에 불바다가 되기까지의 일을 다룬 이야기이다.이 「일리아스」야말로 「오뒤세이아」「아이네이스」와 함께 이 시대의 필독서』라고 강조한다.
  • 「노출→성충동 유발」 인정하면서도(박갑천 칼럼)

    교통사고가 났다 하자.거기에는 해를 입은 쪽과 입힌 쪽이 있게 마련이다.또 일반적으로 잘못은 가해자쪽에 있다.가해·피해라는 표현부터 그렇다. 과연 그렇기만 할까.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는 경우는 없는 것일까.있다.반드시 교통사고만이 아니라 살인·사기등 가해자·피해자가 있는 범죄일때 그러하다.가령 여성이 강간당했다 하자.본인은 의식하지 않았다해도 가해자에게 그럴만한 틈을 보였을 수도 있다.그래서 형사학에는 피해자학이란게 끼여든다. 현실을 떠나 그리스신화를 한번 들여다보자.어느날 스파르타왕의 아내 레다는 바람둥이 제우스한테 능욕당한다.제우스는 아름다운 레다를 어떻게 안아볼 것인가 궁리해온다.그런터에 레다왕비에게 틈이 생긴다.왕비의 취미는 낮목욕.여름날 깊은 숲속에서 농익은 몸맨두리 드러내놓고 몸을 씻는다.이때다.제우스는 침을 꿀꺽.그는 백조로 되어 다가간다.왕비도 아름다운 백조를 손짓한다.입을 맞추고 몸을 맞춘다.아차 실수. 레다는 그결과로서 절세의 미인 헬레네를 낳는다.이를 제재로 해서는 미켈란젤로,다빈치,코레지오등의 명화가 있다.그건 그렇고,아무리 깊은 산속이라도 보는 눈은 있을수 있는것.나무꾼과 선녀얘기가 왜 생겼겠는가.왕비는 최고신이고 뭐고 「다 그렇고 그런」 남성에게 스스로 기회를 주어버린 꼴이 아니고 무엇인가.그점에서는 트로이아의 왕자 파리스의 가슴에 안기는 스파르타왕비 헬레네도 마찬가지.아르테미스 신전에 간 파리스에게 미태를 지어 보였던 것이니 말이다.후회해봤자 지나간 일.그 어머니 레다가 제우스한테 당한 것과 같이 그는 원인을 제공했던 셈이다.저 유명한 트로이아전쟁은 이로해서 일어난다. 『과다노출은 성폭력을 유발한다』.한 조사에서 서울지역 17개대학 여대생들의 79%가 인정한 사실이다.그러면서도 그들은 유행에 좇기 위해서는 노출을 서슴지 않겠다고 응답한다(39.4%).『여름살은 풋살』이라면서 대범한체한 옛사람들도 풋살아닌 속살을 느꼈던것.하물며 오늘날이겠는가.그걸 알면서도 『유행에 좇겠다』고 한다.이는 『원인을 주겠다』는 뜻이다.하기야 라신의 희곡「안드로마크」(안드로마케의 프랑스말)에서「가장 정숙한 여성」 안드로마케에게도 『과부의 바람기가 번뜩인다』고 지적한 평론가가 있었던게 아닌가.그것이 여자의 마음이기도 하다는 것인지. 노출의 계절이다.배꼽 내놓고 다니는 세상이라고는 해도 민망해지는 뻘때추니 차림새들을 적잖이 보게 된다.지나침은 항상 미치지 못함만 못하다고 했것다.〈칼럼니스트〉
  •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걸작 건축감상:13)

    ◎엔타시스양식의 과학적 설계기법 탁월/착시현상까지 보정… 인간 공학적 건축 완성/내부엔 금·상아로 만든 아테나여신상 세워/기원전 5세기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기둥만 46개 작열하는 태양과 코발트빛 바다.그리스인은 그들의 신(신)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었다.문명의 역사를 열어보면 무형의 신의 모습을 헤아리며 인간 자신을 신 앞에 봉헌할 때 집회의 장소로서의 종교건축이 무수히 만들어졌다.그러나 인간이 만든 신,그리스인의 영웅이자 그들이 가꾸어 온 우주라는 꿈의 본질을 추구하는 의식에서는 신을 위한 무대가 준비되고 그들 고유의 장소가 마련되었다.그들을 바라보는 인간은 인간의 땅에서 축배를 들었다. ○자신들이 신을 만들어 그리스의 신전 건축은 곧 신의 「집」이고 신의 「터」였다.교회에서는 예배를 보는 교인의 무리가 한 지붕 밑에서 신과 교감하지만,그리스인은 신전을 배경으로 노천에 모였다.물론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굳게 믿었다.그리스인의 신은 그들 자신이 만들었다는 필자의 단언은 그들의 분노를 샀을 것이다.그러나 그들이 올림포스산의 주신 제우스를 진지하게 만나고 있을 때,우리 외지인의 눈에는,제우스의 너무나 재미있는 불멸의 투쟁사가,그리고 디오니소스의 광란이 거대한 한편의 드라마로 펼쳐보인다. 희랍공화국.발칸반도 최남단의 국가로서 알바니아·유고슬라비아·불가리아와 면하여 있다.무려 1천4백여개의 섬이 한반도의 절반 남짓한 국토의 5분의1을 차지하고 있으며 반도의 삼면은 이오니아해와 지중해,그리고 에게해가 감싸고 있다.2천9백17m의 올림포스산을 최고봉으로 하여 반도의 척추라 할 수 있는 핀도스 산맥은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뻗쳐있다.국토 곳곳의 활화산은 아직도 그 열기를 머금고 있어서 1953년에는 수백명이 사망하는 지진의 재앙을 가져오기도 하였다. 기원전 2500년 무렵 크레타 섬에는 청동기문화가 꽃을 피웠다.그들의 청동기시대에는 문자가 존재하였고,금속문화가 단지 계급의 형성과 문화라는 차원이 아니라 문명의 창조적인 확대를 가져오는 전기가 되었다.이러한 사실들은 20세기에 이르러 건축가에 의해 고대문자의 해독이 가능해짐으로써 알려지게 된 것이다.그들의 문화는 그 문화의 실증적 유물을 수없이 남기고 있지만 우리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오는 것은 문학을 통해서 그리스인이 마음껏 펼쳐보여준 꿈의 정서이다. 그들의 신화가 갖는 독특함의 하나는 신화가 곧 일상의 진리이며 역사적 사실이기도 해서 도대체 어디서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꿈인지 애매하다는 것이다.트로이 전쟁처럼 서사시로 묘사된 유명한 사건이 실재하였는가 하면 여신을 범하려하거나,신에게 누명을 씌우고 신의 특권을 갈취하여 신을 속이는 인간의 죄상이 나타난다.초조함과 안타까움의 끝에 잃어버린 사람들을 다시 찾는 모험이야기나,죽은 아내 에우뤼디케를 현세로 데려오기 위해서 죽음의 땅을 여행한 오르페우스,그리고 헤라클레스와 테세우스의 투쟁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신과 인간의 공동작품 헬레네의 자손이라고 믿었던 그리스인들은 건축자원이 가장 탁월한 땅에서 살았다.온화한 기후와 풍요한 나무,가공이 손쉬운 석재,그리고 반도라는 지리상의 특성에서 비롯된 산과 바다,군사와 무역이라는 변화있는 환경에서 피어난 그들의 건축은 서양건축의 고전이 되었다.앞서 말한 문화적 깊이와 금속세공의 감각,이집트와의 교류등 다양한 체험과 기량은 목조에서 석조로 이어지는 비례감각과 양식의 발달을 주도하였다.이들은 정열과 재능을 쏟아넣어 우아하고 장중함이 넘치는 걸작인 신전건축을 남겼다.바사이의 아폴로신전,올림피아의 제우스신전,파이스툼의 헤라신전,그리고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은 그 불후의 명작이라 일컬어진다. 파르테논신전은 아테나 여신의 전당으로 아크로폴리스 구릉에 서 있는 기원전 5세기에 세워진 작품이다.수많은 신전 가운데서도 특히 「파르테논」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낯익은 것은 그 뛰어난 예술성과 정통성 때문일 것이다.「익티누스」와 「칼리크라테스」의 설계로 건조된 하얀 대리석의 신전 내부에는 금과 상아로 된 아테나 여신상이 있다.오랜 세월로 조각품과 장식면이 크게 훼손되었지만 기본구조는 원상태 그대로 남아있다.건물의 높이는 31m에 달하며 폭은 70m에 이르고 있는데 직사각형의 주변에동서로 8개,남북으로 17개의 기둥이 열주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파르테논은 그 웅장함과 함께 세심한 벽면 장식에 있어서도 그 무엇과 견줄 수 없는 뛰어남을 보여주고 있다.신과 거인,그리스인과 아마존인들간의 싸움을 그린 부조가 치밀한 조소적 외관을 이룬다. ○인간공학적으로 완결 그러나 파르테논을 평가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미적요소들,그리고 건축적 웅장함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비밀이 있다.그것은 우리가 단지 재능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파르테논에 집약된 설계기법이다. 이른바 엔타시스 양식이라 불리는 기둥의 「배흘림」을 비롯하여 인간의 눈에서 발생하는 착시를 보정하기 위한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기둥을 세웠을 때,균일한 폭의 기둥이 수직으로 반복 배치되어 중앙부가 가늘어보이는 현상에 대응해서 기둥 중앙부를 배부르게 하고,기둥의 상부는 가늘게 뽑아 올림으로써 보는 사람의 위압감을 해소하였다.또한 기둥뒤가 건물외벽으로 막혀있는 곳과 벽이 없이 트여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기둥간격에 대한착각을 고려하였다.기둥사이로 하늘이 보이면 기둥은 가늘고 상대적으로 간격은 멀어보이게 마련이다.그들은 물리적 치수에 집착하지 않고 착시를 보정하여 균등한 간격을 느낄수 있도록 간격을 조절하였다.또한 이러한 고려는 처마면에서도 나타난다.수치적인 수평선은 실제로는 중앙부가 처진듯한 착각을 일으킨다.따라서 그들은 거대한 돌을 맞추어 나가면서 중앙부를 미세하게 들어 올렸다.수치로는 중앙부가 배부른 모습이지만 보는 이에게는 수평으로 보이는 것이다.또한 신전앞에 모여드는 군중의 시선 방향을 고려하여 처마길이를 조절함으로써 가까운 곳의 길이가 확대되어 보이는 현상까지를 보정하였다. 이러한 착시(opticalillusion)는 가히 환상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그들은 신전건축을,신을 위해 지으면서,사실은 기적과 같은 인간중심의 배려를 하였고 그것을 인간공학적으로 완결시켰다.현대건축에서도 이러한 착시보정까지를 고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메커니즘과 공해에 찌든 우리로부터 어쩌면 고대의 작열하는 태양과 푸른바다는 영원히떠나버렸는지 모른다.하지만 땅과 건물이 오직 경제적 실체 이상도 이하도 아닌 현실속에서 인간과 신과 함께 즐기는 신전건축에 바친 고대인의 지혜가 무엇을 뜻하는지 그것은 다시 정리하지 않아도 낭만적 여담보다는 웅변으로 전해져 온다.
  • 배우자외도,고금의 고민이라(박갑천칼럼)

    얼마전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거짓말 연구가인 사회학자 페터 슈티그니츠 교수의 한 주장이 외신으로 전해진바 있다.독일의 잡지에 기고한 내용인데 그 가운데 남성의 경우 결백과 사랑의 맹세는 85%가 거짓말이라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슈티그니츠 교수의 이 설은 「사내란 믿을게 못된다」는 우리네 속설과도 궤를 함께 한다는 인상이다. 이와 관련하여 도스토예프스키가 여행중에 그의 부인에게 했다는 편지도 한번쯤 생각해 봄직 하다.『…당신에게 천번의 키스를 보내오.천번의 키스는 틀림없이 할수 있겠지만 당신의 편지 속에 쓰인 천만번의 키스란 말은 분명 거짓이라 생각하오…』라고 썼던 그 편지.「85%」설에 의할 때 도스토예프스키도 그 여행중에 다른 여성과 「천번의 키스」를 나누는 가운데 그 아내에게는 가짓부리 편지를 썼던 것인지 모를 일이다. 「85%」설이 무색해지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조선조 초기 정난공신(정란공신)1등으로 연산군(연산군)에 봉해지는 양효공 김효성(양효공 김효성)이 그런 사람이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이 많았고또 그런만큼 부인의 시새움도 대단했던 듯하다.어느날 밖에서 돌아오던 그는 부인의 자리 옆에 놓인 검정물 들인 모시 한필이 눈에 띄었다.어디다 쓸 것이냐고 묻자 부인이 대답한다. 『대감이 여러 첩한테 빠져 본처를 원수같이 대하기 때문에 나는 결연히 여승이 될 마음으로 이것을 물들여 놓은 것입니다』 이에 대한 「바람둥이 남편」의 대답은 이러했다.­『(웃으면서)… 내가 호색하여 여기(여기)·여의(여의)로부터 양가(양가)의 여자·천한 여자·코머리(현수)·바느질하는 종 할것 없이 얼굴이 뱐뱐하기만 하면 사통(사통)하여 왔으나 여승에 이르러선 아직 가까이해본 적이 없소.그대가 여승이 된다면 이건 내가 바라던 바이오』.바람둥이란 본디 넉살이 좋다던가.「청파극담」(청파극담)에 나오는 얘기이다. 하기야 사내들 바람기는 신화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던가.그리스 신화에서의 최고신인 제우스만 해도 그렇다.그는 스파르타왕의 아내 레다의 미모에 반한다.레다는 여름날 오후 깊은 숲속우물에서 목욕하는 것이 취미였다.제우스는 그 우물에 떠있는 백조로 변신하여 레다와 교접한다.헬레네는 이 결과로서 태어난 절세의 미녀였다.제우스의 「권리남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남편 암피트뤼온과 행복하게 사는 정숙한 아내 알크메네까지 탐한다.그래서 싸움터에 나간 남편으로 변신하여 침실로 침범한다.그리스 신화 최강의 영웅 헤라클레스는 이 관계에서 탄생한다. 「사랑의 전화」가 지난 한햇동안 전화상담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가 알려졌다.그에 의할 때 부부문제가 가장 많았고 부부문제 가운데서도 「배우자의 외도」로 고민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32.2%).고금에 변함없는 바람기.다만 옛날과는 달리 지금은 아내의 바람기로 고민하는 남편의 경우도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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