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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를 흔든 혁명가, 그를 살린 가족애

    세계를 흔든 혁명가, 그를 살린 가족애

    사랑과 자본/메리 게이브리얼 지음/천태화 옮김/모요사/992쪽/4만 2000원 카를 마르크스(1818~1883)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오해를 받은 인물 중 한 명일 것이다. 그의 전기에 기술된 사건들 중 상당 부분이 정치적 혹은 개인적 이유로 인해 왜곡되고 그것이 반복 재생산되면서 마치 사실처럼 굳어진 까닭이다. 마르크스 학자들은 오해와 오류들을 바로잡는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마르크스의 가족사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쏟지 않았다. ‘사랑과 자본’은 지구의 한쪽에서는 경전이 됐고, 나머지 반에서는 금서가 됐던 마르크스의 역작 ‘자본론’이 아니라 이 책의 완성에 바쳐진 한 가족의 삶을 다룬다. 저널리스트 출신의 전기작가인 저자는 8년 동안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아일랜드 등 그의 가족이 관련된 곳을 찾아 편지와 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했다. 책은 다른 마르크스 전기가 간과했던 그의 아내 예니와 딸들, 그리고 가족이나 다름없었던 프리드리히 엥겔스와 가정부 헬레네 데무트의 삶을 상세히 기술함으로써 남편, 아버지, 그리고 인간으로서 마르크스의 초상과 그의 가족의 인생 역정을 한 편의 대하드라마로 완성해 나간다. 특히 마르크스가 험난한 길을 오롯이 걸어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었고, 뼈아픈 배신을 당했음에도 용서하며 그를 끝까지 사랑으로 감쌌던 한 여인에 관한 생생한 기록을 담고 있다. 혁명의 불길 속에서 밀실의 음모와 치정, 권모술수와 극적인 사건들로 점철된 19세기의 유럽을 배경으로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집필하기 시작한 1851년 런던에서 책은 출발한다. 마르크스의 가족은 가장의 오랜 정치적 망명 생활로 이미 빈곤에 익숙해 있었다. 그때까지 자식 중 둘이 영양 결핍으로 죽었고 한때 프로이센 남작의 딸로 지역에서 가장 매력적인 아가씨로 칭송받던 아내 예니는 빚쟁이들에게 돈을 갚기 위해 은식기 등 세간살이를 가지고 전당포를 전전하는 신세로 전락해 있었다. 아이들이 노는 공간에는 항상 망명객들이 북적였고 담배 연기로 자욱했다. 마르크스는 혁명의 좌절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물질적인 빈곤, 기대했던 아들 에드가의 죽음 등 비극 속에서도 ‘세상을 바꿀’ 경제학 이론서의 집필에 몰두했다. 맨체스터에서 아버지의 방적 공장에 근무하고 있던 엥겔스의 재정적 지원으로 겨우겨우 삶을 꾸려 나갔다. 마르크스 부부는 총명한 그의 딸들이 머리엔 급진적 사상으로 가득하고 배 속은 텅 빈 그런 남자와 일생을 함께하며 비참하게 사는 것을 원치 않았다. 예니헨, 라우라, 엘레아노어 등 살아남은 마르크스의 세 딸은 런던의 사립 기숙학교에서 숙녀 교육을 받지만 아버지를 추종하는 젊은 혁명가와 결혼해 부모의 삶을 되풀이한다. 큰딸 예니헨은 1871년쯤 파리 코뮌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프랑스에서의 처형을 피해 런던에 도착한 저널리스트 샤를 롱게와 사랑에 빠져 이듬해 결혼했다. 둘째 라우라는 언니보다 4년 앞서 프랑스인으로 인터내셔널에서 활동하고 있던 폴 라파르그와 결혼한다. 책은 마르크스의 가족과 함께했던 가정부 헬레네 데무트의 삶에도 상당 부분 할애하고 있다. 마르크스 가족에 맹목적으로 헌신했던 데무트와 마르크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프레데레크 데무트가 태어났을 당시의 상황, 눈물이 마를 만큼 울었지만 결국 남편과 데무트를 모두 용서한 예니의 지순한 사랑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프레데레크는 마르크스의 자식들 중 가장 오래 살아남아 세 자매의 비극적인 생을 마지막까지 지켜봤다. 예니헨은 1883년 출산 후유증으로 사망하고, 시어머니와 갈등이 심했던 라우라는 1911년 남편과 동반 자살한다. 막내딸 엘레아노어는 유부남인 에이블리와 동거하다 1898년 음독 자살했다. 마르크스가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중 한 명이 된 데는 그의 열정과 능력만으로는 불가능했다. 저자는 “마르크스의 가족들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혁명 속에서 먹고 자고 숨쉬었다. 그리고 마르크스에 대한 무한한 사랑은 그들을 한데 묶어 주는 단단한 동아줄과 같은 것이었다”고 확신하며 ‘자본론’은 마르크스 가족의 작품이라고 감히 말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저녁에 먹는 사과는 毒? 다른 과일과 보관 말라?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저녁에 먹는 사과는 毒? 다른 과일과 보관 말라?

    사과는 인류에게 가장 사랑받아 온 과일이다. 그만큼 잘못 알려진 상식도 많다. 흔히들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 저녁에 먹으면 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말이다. 아침에 먹는 사과가 좋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 와전된 것이다. 사과는 언제 먹든 심신을 상쾌하게 하며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 흡수를 돕는다. 다만 위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위액 분비의 촉진에 따라 속이 불편할 수 있다. 이런 이들은 다른 과일도 저녁에 먹으면 안 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중세 철학자 스피노자의 격언이다. 하지만 정작 지구가 망하지 않더라도 그 사과나무에서는 사과가 열리지 않는다. 사과나무는 자기의 꽃가루에 의해서는 수정이 이뤄지지 않는다. 사과나무에서 과실이 달리게 하려면 최소한 품종이 다른 두 그루를 심어야 한다. 사과를 잘랐을 때 과육에 꿀이 찬 것처럼 투명한 부분이 있는 사과를 흔히 ‘꿀사과’라고 부른다. 진짜 꿀은 아니다. 과육의 투명한 부분은 천연 과당의 일종인 ‘소르비톨’로 당도가 높고 맛도 좋다. 다만 이런 사과는 저장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사과 껍질의 끈적끈적한 물질은 농약으로 오해하기 쉽다. 이는 사과가 익으면서 스스로 과육 표면을 보호하기 위해 나오는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이다. 사과 씨를 심어도 똑같은 사과가 열릴까. 아니다. 사과를 먹고 씨를 발라내 심어도 과실은 열리지만 어미나무와 동일한 사과는 열리지 않는다. 사과를 다른 과일과 섞어 보관하면 안 된다? 맞는 말이다. 사과는 호르몬의 일종인 에틸렌을 많이 배출한다. 에틸렌은 식물의 성숙과 노화를 촉진하는 물질이다. 에틸렌이 사과와 함께 보관한 다른 과실이나 채소를 빨리 물러지게 한다. 사과와 함께 보관한 브로콜리가 쉽게 노랗게 변하는 것도 에틸렌 때문이다. 사과는 인류 역사와 신화에서 자주 등장한다. 대표적인 게 ‘파리스의 사과’다. 트로이의 왕자였던 파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란 글귀가 쓰인 황금사과를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줬고, 그 대가로 당시 최고 미인이던 헬레네를 얻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헬레네는 스파르타왕의 아내였기 때문에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에 전쟁이 벌어진다. ‘빌헬름 텔의 사과’도 빼놓을 수 없다. 스위스가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던 14세기 무렵 빌헬름 텔이 성주 앞에서 아들 머리 위의 사과를 명중시키면서 향후 스위스 독립의 단초를 제공했다. ‘뉴턴의 사과’는 인류의 과학 기술의 진보를 뜻한다. 영국의 과학자 뉴턴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우주상의 모든 물체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스티브 잡스의 사과’는 정보기술(IT) 분야의 혁신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창업한 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시초가 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선보였다.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앱스토어’ 역시 그의 작품이다. 프랑스의 후기 인상파 화가 폴 세잔은 유독 사과를 많이 그린 예술가이다. 자연의 모든 형태를 원뿔과 기둥 등 기본 도형으로 인식, 현대 미술의 창시자로 손꼽힌다. ‘아담의 사과’, ‘뉴턴의 사과’와 더불어 ‘세잔의 사과’가 3대 사과로 손꼽히는 이유다. ‘백설공주의 사과’도 문화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사과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애니메이션을 새로운 문화로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단순한 만화로 시작됐지만 이후 캐릭터 상품, 테마파크 등 다양한 문화 상품을 낳았다.
  • [길섶에서] 가게 이름/문소영 논설위원

    회사 근처 음식점 이름이 ‘마이 엑스 와이프 시크릿 레시피’다. 해석하면 ‘이혼한 아내의 은밀한 음식 조리법’이라는 상호다. 미인은 소박을 맞아도 음식 솜씨 좋은 여자는 소박을 피한다던 조선시대적 발상은 스파게티와 수제 햄버거를 파는 가게에는 적용되지 않나 보다. 하긴 미인 헬레네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그리스의 신들까지 편 갈라서 ‘트로이 전쟁’을 일으켰던 고대 유럽을 생각하면 음식은 미인보다 2차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혼한 아내의 음식이 얼마나 맛있으면 전 남편이 찾아와서 요리를 먹고 간다는 것인지 메뉴를 샅샅이 훑기도 하고, 이혼한 사이에 음식을 핑계로 서로 만나도 되는 것인지 하는 윤리적인 문제를 들춰 가며 농담을 한다. 재미난 음식점 이름이 많다. 국숫집인데 ‘면사무소’가 있는가 하면, 울산중공업 근처의 방자구이집은 ‘외식 중공업’이다. 돼지고기 구이집으로 ‘탄다무라’(탄다, 먹어라)처럼 사투리를 불교진언처럼 비틀어 쓰는가 하면 ‘저8계 콧9멍’이란 코믹 상호도 있다. 음식을 기다리며 가게 이름을 곱씹어보게 한다면 손님 유치는 성공하지 않을까.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다이엔 크루거, 세트장에 노브라 차림으로?

    다이엔 크루거, 세트장에 노브라 차림으로?

    영화 ‘트로이’에서 헬레네 역을 맡았던 독일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 다이엔 크루거(37)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파사데나에 있는 영화 ‘더 브리지(The Bridge)’ 세트장에 노브라 차림으로 나온 모습이 연예매체 스플래시닷컴에 잡혔다. 다이엔 크루거는 영화 ‘트로이’로 데뷔한 이후 ‘내셔널 트레져’, ‘바스터즈:거친 녀석들’, ‘언노운’ 등에 출연,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사진 = TOPIC/SPLASH NEW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영상]카타리나 비트 김연아 은메달에 격앙…눈물 나는 해외반응

    [영상]카타리나 비트 김연아 은메달에 격앙…눈물 나는 해외반응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실수 없이 깔끔한 연기를 펼치고도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내주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정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 전날 1위를 차지한 쇼트프로그램 점수(74.92점)를 더해 합계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땄다. 금메달은 개최국 러시아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 0.28점 뒤져 2위에 올랐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가 가져갔다. 이로써 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는 좌절됐고 은메달을 목에 건 채 선수로서의 마지막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이날도 김연아의 점수는 경쟁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박한 편이었다. 특히 러시아의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새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부진한 사이 복병으로 떠오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대한 점수는 지나치게 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26년 전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던 동독 출신의 전 피겨 선수 카타리나 비트는 김연아 은메달에 분노를 나타냈다. 카타리나 비트는 21일(한국시간) 독일 국영방송 ARD에 출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대해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도 자격이 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를 비하해서는 안된다”면서도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 정말 화가 난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카타리나 비트, 화가 난 것 같은데요?”라고 묻자 카타리나 비트는 “네, 조금 화가 났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카타리나 비트는 김연아와 동메달리스트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를 언급하며 “두 사람의 연기는 정말 소름이 돋았다. 올림픽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실망했다. 화가 난다”면서 주먹으로 자신의 무릎을 내리쳤다. 카타리나 비트가 분을 삭이지 못하고 거의 눈물을 흘릴 듯이 계속 흥분하며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자 진행자는 그를 진정시키고 다른 경기 소식으로 화제를 돌리려 했다. 그러나 카타리나 비트가 여전히 김연아 은메달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자 진행자는 “카타리나, 숨 좀 쉬어요”라고 다독였다. 그러나 카타리나 비트는 여전히 “이건 정말 아니에요”라며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심지어 프로그램이 끝나고 러시아 소치 경기장 화면으로 전환돼 클로징 시그널 음악이 나오는 와중에도 “이건 정말 아니다”라고 연신 분을 삭이지 못하는 카타리나 비트의 음성이 전파를 탔다.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김연아의 점수가 발표되자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도 “소트니코바가 심판 판정 덕에 러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여자 피겨 금메달리스트가 됐다”며 “이는 피겨스케이팅 사상 가장 의문스러운 판정”이라고 단언했다. AFP통신도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를 상대로 논란이 많은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소트니코바는 더블 루프를 뛰면서 착빙에 실수가 있었지만 김연아와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실수가 없는 연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오드리 와이사이거 전 미국 피겨 코치는 “러시아라서 소트니코바가 후한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며 “이러한 생각이 자동으로 들게 되는 것이 슬프다”고 얘기했다. 그는 “내가 얘기해본 사람 중 그 누구도 이 경기의 결과가 이렇게 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2002년 올림픽 때 여자 싱글 심판을 봤던 조셉 인먼은 “결과에 놀랐다”며 의아함을 표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아이스댄스와 페어 종목에서 판정 담합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피겨 판정 시스템이 바뀌었으나 여전히 신뢰도의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심판진이 자국 협회의 압력을 받지 않도록 익명을 보장받았으나 이 때문에 담합과 자국 편향 여부를 가려내기 매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USA투데이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다른 두명의 서양에서 온 심판이 쇼트프로그램의 심판진에 포함된 뒤 프리스케이팅 심판진에서는 제외됐다면서 “그 자리에 나가노 올림픽 때 아이스댄스의 판정을 조작하려다 적발된 우크라이나의 유리 발코프 심판과 러시아 피겨협회 회장 부인인 알라 셰코프세바가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동유럽 심판들도 심판진에 포함됐다”며 심판진이 불공정하게 짜여 있었다는 것을 시사했다. 다음은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심판진 명단 ▲심판 1 : 브리짓 ?(독일) ▲심판 2 : 유리 발코프(우크라이나) - 1998년 나가노올림픽 때 아이스댄스 경기가 열리기도 전에 선수들이 어떤 순위에 오를지 얘기한 것을 캐나다 심판인 장 센프트가 녹음해 1년간 자격정지 당함. 현재는 국제빙상연맹의 심판으로 다시 뛰고 있음. ▲심판 3 : 프랑코 베니니(이탈리아) ▲심판 4 : 잔나 쿨리크(에스토니아) ▲심판 5 : 노부히코 요시오카(일본) ▲심판 6 : 알라 셰코브세바(러시아) -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회장인 발렌틴 피세프의 부인. ▲심판 7 : 헬레네 커큐팻(프랑스) ▲심판 8 : 캐런 하워드(캐나다) ▲심판 9 : 아드리아나 도맨스카(슬로바키아) ▲테크니컬 컨트롤러 : 알렉산더 라케르니크(러시아) -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부회장 역임. 2002년 솔트레이크올림픽 사건 이후 국제빙상연맹 기술위원회 회장으로 임명.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 바네사 구스메롤리(프랑스) -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출신. ▲테크니컬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 : 올가 바라노바(핀란드) ▲레프리(총괄심판) : 다이애나 바바시 레비(스위스) ▲데이터 오퍼레이터 : 데이비드 산티(미국) ▲리플레이 오퍼레이터 : 알렉산더 쿠즈네소프(러시아) -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판정시비가 일어 캐나다가 러시아와 공동금메달을 받게 되자 당시 코치였던 쿠즈네소프는 “러시아는 절대 이런 식(판정에 문제제기)으로 하지 않고, 다음 대회에서 승리를 입증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상]카타리나 비트 러시아 편파판정에 분통…심판진 교체 의혹?

    [영상]카타리나 비트 러시아 편파판정에 분통…심판진 교체 의혹?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실수 없이 깔끔한 연기를 펼치고도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내주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정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 전날 1위를 차지한 쇼트프로그램 점수(74.92점)를 더해 합계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땄다. 금메달은 개최국 러시아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 0.28점 뒤져 2위에 올랐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가 가져갔다. 이로써 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는 좌절됐고 은메달을 목에 건 채 선수로서의 마지막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이날도 김연아의 점수는 경쟁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박한 편이었다. 특히 러시아의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새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부진한 사이 복병으로 떠오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대한 점수는 지나치게 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26년 전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던 동독 출신의 전 피겨 선수 카타리나 비트는 김연아 은메달에 분노를 나타냈다. 카타리나 비트는 21일(한국시간) 독일 국영방송 ARD에 출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대해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도 자격이 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를 비하해서는 안된다”면서도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 정말 화가 난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카타리나 비트, 화가 난 것 같은데요?”라고 묻자 카타리나 비트는 “네, 조금 화가 났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카타리나 비트는 김연아와 동메달리스트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를 언급하며 “두 사람의 연기는 정말 소름이 돋았다. 올림픽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실망했다. 화가 난다”면서 주먹으로 자신의 무릎을 내리쳤다. 카타리나 비트가 분을 삭이지 못하고 거의 눈물을 흘릴 듯이 계속 흥분하며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자 진행자는 그를 진정시키고 다른 경기 소식으로 화제를 돌리려 했다. 그러나 카타리나 비트가 여전히 김연아 은메달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자 진행자는 “카타리나, 숨 좀 쉬어요”라고 다독였다. 그러나 카타리나 비트는 여전히 “이건 정말 아니에요”라며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심지어 프로그램이 끝나고 러시아 소치 경기장 화면으로 전환돼 클로징 시그널 음악이 나오는 와중에도 “이건 정말 아니다”라고 연신 분을 삭이지 못하는 카타리나 비트의 음성이 전파를 탔다.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김연아의 점수가 발표되자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도 “소트니코바가 심판 판정 덕에 러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여자 피겨 금메달리스트가 됐다”며 “이는 피겨스케이팅 사상 가장 의문스러운 판정”이라고 단언했다. AFP통신도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를 상대로 논란이 많은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소트니코바는 더블 루프를 뛰면서 착빙에 실수가 있었지만 김연아와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실수가 없는 연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오드리 와이사이거 전 미국 피겨 코치는 “러시아라서 소트니코바가 후한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며 “이러한 생각이 자동으로 들게 되는 것이 슬프다”고 얘기했다. 그는 “내가 얘기해본 사람 중 그 누구도 이 경기의 결과가 이렇게 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2002년 올림픽 때 여자 싱글 심판을 봤던 조셉 인먼은 “결과에 놀랐다”며 의아함을 표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아이스댄스와 페어 종목에서 판정 담합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피겨 판정 시스템이 바뀌었으나 여전히 신뢰도의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심판진이 자국 협회의 압력을 받지 않도록 익명을 보장받았으나 이 때문에 담합과 자국 편향 여부를 가려내기 매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USA투데이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다른 두명의 서양에서 온 심판이 쇼트프로그램의 심판진에 포함된 뒤 프리스케이팅 심판진에서는 제외됐다면서 “그 자리에 나가노 올림픽 때 아이스댄스의 판정을 조작하려다 적발된 우크라이나의 유리 발코프 심판과 러시아 피겨협회 회장 부인인 알라 셰코프세바가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동유럽 심판들도 심판진에 포함됐다”며 심판진이 불공정하게 짜여 있었다는 것을 시사했다. 다음은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심판진 명단 ▲심판 1 : 브리짓 ?(독일) ▲심판 2 : 유리 발코프(우크라이나) - 1998년 나가노올림픽 때 아이스댄스 경기가 열리기도 전에 선수들이 어떤 순위에 오를지 얘기한 것을 캐나다 심판인 장 센프트가 녹음해 1년간 자격정지 당함. 현재는 국제빙상연맹의 심판으로 다시 뛰고 있음. ▲심판 3 : 프랑코 베니니(이탈리아) ▲심판 4 : 잔나 쿨리크(에스토니아) ▲심판 5 : 노부히코 요시오카(일본) ▲심판 6 : 알라 셰코브세바(러시아) -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회장인 발렌틴 피세프의 부인. ▲심판 7 : 헬레네 커큐팻(프랑스) ▲심판 8 : 캐런 하워드(캐나다) ▲심판 9 : 아드리아나 도맨스카(슬로바키아) ▲테크니컬 컨트롤러 : 알렉산더 라케르니크(러시아) -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부회장 역임. 2002년 솔트레이크올림픽 사건 이후 국제빙상연맹 기술위원회 회장으로 임명.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 바네사 구스메롤리(프랑스) -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출신. ▲테크니컬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 : 올가 바라노바(핀란드) ▲레프리(총괄심판) : 다이애나 바바시 레비(스위스) ▲데이터 오퍼레이터 : 데이비드 산티(미국) ▲리플레이 오퍼레이터 : 알렉산더 쿠즈네소프(러시아) -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판정시비가 일어 캐나다가 러시아와 공동금메달을 받게 되자 당시 코치였던 쿠즈네소프는 “러시아는 절대 이런 식(판정에 문제제기)으로 하지 않고, 다음 대회에서 승리를 입증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상]카타리나 비트 러시아 편파판정에 분통…갑자기 바뀐 심판진 명단은?

    [영상]카타리나 비트 러시아 편파판정에 분통…갑자기 바뀐 심판진 명단은?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실수 없이 깔끔한 연기를 펼치고도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내주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정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 전날 1위를 차지한 쇼트프로그램 점수(74.92점)를 더해 합계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땄다. 금메달은 개최국 러시아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 0.28점 뒤져 2위에 올랐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가 가져갔다. 이로써 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는 좌절됐고 은메달을 목에 건 채 선수로서의 마지막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이날도 김연아의 점수는 경쟁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박한 편이었다. 특히 러시아의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새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부진한 사이 복병으로 떠오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대한 점수는 지나치게 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26년 전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던 동독 출신의 전 피겨 선수 카타리나 비트는 김연아 은메달에 분노를 나타냈다. 카타리나 비트는 21일(한국시간) 독일 국영방송 ARD에 출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대해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도 자격이 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를 비하해서는 안된다”면서도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 정말 화가 난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카타리나 비트, 화가 난 것 같은데요?”라고 묻자 카타리나 비트는 “네, 조금 화가 났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카타리나 비트는 김연아와 동메달리스트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를 언급하며 “두 사람의 연기는 정말 소름이 돋았다. 올림픽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실망했다. 화가 난다”면서 주먹으로 자신의 무릎을 내리쳤다. 카타리나 비트가 분을 삭이지 못하고 계속 흥분하며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자 진행자는 그를 진정시키고 다른 경기 소식으로 화제를 돌리려 했다. 그러나 카타리나 비트가 여전히 김연아 은메달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자 진행자는 “카타리나, 숨 좀 쉬어요”라고 다독였다. 그러나 카타리나 비트는 여전히 “이건 정말 아니에요”라며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심지어 프로그램이 끝나고 러시아 소치 경기장 화면으로 전환돼 클로징 시그널 음악이 나오는 와중에도 “이건 정말 아니다”라고 연신 분을 삭이지 못하는 카타리나 비트의 음성이 전파를 탔다.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김연아의 점수가 발표되자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도 “소트니코바가 심판 판정 덕에 러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여자 피겨 금메달리스트가 됐다”며 “이는 피겨스케이팅 사상 가장 의문스러운 판정”이라고 단언했다. AFP통신도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를 상대로 논란이 많은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소트니코바는 더블 루프를 뛰면서 착빙에 실수가 있었지만 김연아와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실수가 없는 연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아이스댄스와 페어 종목에서 판정 담합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피겨 판정 시스템이 바뀌었으나 여전히 신뢰도의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심판진이 자국 협회의 압력을 받지 않도록 익명을 보장받았으나 이 때문에 담합과 자국 편향 여부를 가려내기 매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USA투데이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다른 두명의 서양에서 온 심판이 쇼트프로그램의 심판진에 포함된 뒤 프리스케이팅 심판진에서는 제외됐다면서 “그 자리에 나가노 올림픽 때 아이스댄스의 판정을 조작하려다 적발된 우크라이나의 유리 발코프 심판과 러시아 피겨협회 회장 부인인 알라 셰코프세바가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동유럽 심판들도 심판진에 포함됐다”며 심판진이 불공정하게 짜여 있었다는 것을 시사했다. 다음은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심판진 명단 ▲심판 1 : 브리짓 ?(독일) ▲심판 2 : 유리 발코프(우크라이나) - 1998년 나가노올림픽 때 아이스댄스 경기가 열리기도 전에 선수들이 어떤 순위에 오를지 얘기한 것을 캐나다 심판인 장 센프트가 녹음해 1년간 자격정지 당함. 현재는 국제빙상연맹의 심판으로 다시 뛰고 있음. ▲심판 3 : 프랑코 베니니(이탈리아) ▲심판 4 : 잔나 쿨리크(에스토니아) ▲심판 5 : 노부히코 요시오카(일본) ▲심판 6 : 알라 셰코브세바(러시아) -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회장인 발렌틴 피세프의 부인. ▲심판 7 : 헬레네 커큐팻(프랑스) ▲심판 8 : 캐런 하워드(캐나다) ▲심판 9 : 아드리아나 도맨스카(슬로바키아) ▲테크니컬 컨트롤러 : 알렉산더 라케르니크(러시아) -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부회장 역임. 2002년 솔트레이크올림픽 사건 이후 국제빙상연맹 기술위원회 회장으로 임명.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 바네사 구스메롤리(프랑스) -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출신. ▲테크니컬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 : 올가 바라노바(핀란드) ▲레프리(총괄심판) : 다이애나 바바시 레비(스위스) ▲데이터 오퍼레이터 : 데이비드 산티(미국) ▲리플레이 오퍼레이터 : 알렉산더 쿠즈네소프(러시아) -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판정시비가 일어 캐나다가 러시아와 공동금메달을 받게 되자 당시 코치였던 쿠즈네소프는 “러시아는 절대 이런 식(판정에 문제제기)으로 하지 않고, 다음 대회에서 승리를 입증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디오스! 연아야 고마워’ 김연아 은메달·러시아 소트니코바 해외반응 카타리나 비트·미셸콴 분노…석연찮게 교체된 심판 명단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실수 없이 깔끔한 연기를 펼치고도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내주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정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 전날 1위를 차지한 쇼트프로그램 점수(74.92점)를 더해 합계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땄다. 금메달은 개최국 러시아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 0.28점 뒤져 2위에 올랐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가 가져갔다. 이로써 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는 좌절됐고 은메달을 목에 건 채 선수로서의 마지막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이날도 김연아의 점수는 경쟁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박한 편이었다. 특히 러시아의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새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부진한 사이 복병으로 떠오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대한 점수는 지나치게 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물론 외신에서도 김연아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수행점수(GOE)와 스텝 시퀀스에서의 레벨 등을 비교하며 판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단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는 GOE를 많이 줬고, 김연아에게는 줘야 할 GOE를 안 줬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정재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심판이사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실수를 저지른 한 차례 연결 점프를 제외하면 모두 1점 이상의 GOE를 받은 것을 거론하며 “1점대 중반 이상의 높은 GOE도 너무 많다”고 의문스러워했다. 그는 반대로 김연아에게 전체적으로 낮은 GOE가 나왔다며 “점프의 공중 회전시 자세의 변화나 비거리·높이, 끝난 뒤 다음 동작과의 연결, 음악과의 조화 등 8가지 기준 중 4개를 채우면 2점, 6개를 채우면 3점의 GOE를 준다”며 “소트니코바가 3점을 많이 받은 반면 김연아에게 1∼2점의 GOE가 많았는데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변성진 KBS 해설위원은 “소트니코바가 언제 다시 이런 점수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보라”면서 “오늘은 김연아가 진 것이 아니라 러시아가 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연아 경기 점수에 대한 해외 반응도 대체로 이해할 수 없이 낮은 점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피겨 ‘원조 여제’ 카타리나 비트(49)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카타리나 비트는 21일(한국시간) 경기가 끝나고 독일 방송에 출연해 “이해할 수 없다. 다소 실망스럽다”면서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이런 결과에 대해 토론 없이 지나가서는 안된다” 관전평을 털어놨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앞서 카타리나 비트는 김연아(24)가 자신의 뒤를 이어 올림픽 2연패를 이루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구동독 출신인 카타리나 비트는 1984년 사라예보 대회와 1988년 캘거리 대회를 연달아 제패하며 1928∼1936년 대회를 3연패한 소냐 헤니(노르웨이) 이후 첫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여자 피겨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미국의 스케이트 선수 미셸 콴은 자신의 트위터에 “믿을 수 없다!(@Yunaaaa -- Unbelievable!)”이라는 반응을 남겼다. 프랑스 스포츠 전문지 레퀴프는 이날 결과에 ‘스캔들’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김연아의 점수가 발표되자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소트니코바가 심판 판정 덕에 러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여자 피겨 금메달리스트가 됐다”며 “이는 피겨스케이팅 사상 가장 의문스러운 판정”이라고 단언했다. AFP통신도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를 상대로 논란이 많은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소트니코바는 더블 루프를 뛰면서 착빙에 실수가 있었지만 김연아와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실수가 없는 연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홈 아이스 어드밴티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채점에서 다소 홈 이점을 챙겼다고 분석했다. 오드리 와이사이거 전 미국 피겨 코치는 “러시아라서 소트니코바가 후한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며 “이러한 생각이 자동으로 들게 되는 것이 슬프다”고 얘기했다. 그는 “내가 얘기해본 사람 중 그 누구도 이 경기의 결과가 이렇게 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2002년 올림픽 때 여자 싱글 심판을 봤던 조셉 인먼은 “결과에 놀랐다”며 의아함을 표현했다. USA투데이는 미국과 한국, 그리고 다른 두명의 서양에서 온 심판이 쇼트프로그램의 심판진에 포함된 뒤 프리스케이팅 심판진에서는 제외됐다면서 “그 자리에 나가노 올림픽 때 아이스댄스의 판정을 조작하려다 적발된 우크라이나의 유리 발코프 심판과 러시아 피겨협회 회장 부인인 알라 셰코프세바가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동유럽 심판들도 심판진에 포함됐다”고 심판진이 불공정하게 짜여 있었다는 것을 시사했다. 아디오스 김연아 은메달 러시아 소트니코바 금메달 해외 반응에 네티즌들은 “아디오스 김연아 은메달 러시아 소트니코바 금메달 해외 반응, 미셸콴도 느꼈나보다. 그래도 연아야 고마워”, “아디오스 김연아 은메달 러시아 소트니코바 금메달 해외 반응, 미셸콴 역시 김연아를 최고로 평가했네. 연아야 고마워”, “아디오스 김연아 은메달 러시아 소트니코바 금메달 해외 반응, 미셸콴도 인정하는 연아야 고마워”, “아디오스 김연아 은메달 러시아 소트니코바 금메달 해외 반응, 미셸콴을 넘어선 연아야 고마워”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국 뉴욕타임스 또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아이스댄스와 페어 종목에서 판정 담합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피겨 판정 시스템이 바꼈으나 여전히 신뢰도의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심판진이 자국 협회의 압력을 받지 않도록 익명을 보장받았으나, 이 때문에 담합과 자국 편향 여부를 가려내기 매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심판진 명단 ▲심판 1 : 브리짓 ?(독일) ▲심판 2 : 유리 발코프(우크라이나) - 1998년 나가노올림픽 때 아이스댄스 경기가 열리기도 전에 선수들이 어떤 순위에 오를지 얘기한 것을 캐나다 심판인 장 센프트가 녹음해 1년간 자격정지 당함. 현재는 국제빙상연맹의 심판으로 다시 뛰고 있음. ▲심판 3 : 프랑코 베니니(이탈리아) ▲심판 4 : 잔나 쿨리크(에스토니아) ▲심판 5 : 노부히코 요시오카(일본) ▲심판 6 : 알라 셰코브세바(러시아) -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회장인 발렌틴 피세프의 부인. ▲심판 7 : 헬레네 커큐팻(프랑스) ▲심판 8 : 캐런 하워드(캐나다) ▲심판 9 : 아드리아나 도맨스카(슬로바키아) ▲테크니컬 컨트롤러 : 알렉산더 라케르니크(러시아) -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부회장 역임. 2002년 솔트레이크올림픽 사건 이후 국제빙상연맹 기술위원회 회장으로 임명.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 바네사 구스메롤리(프랑스) -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출신. ▲테크니컬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 : 올가 바라노바(핀란드) ▲레프리(총괄심판) : 다이애나 바바시 레비(스위스) ▲데이터 오퍼레이터 : 데이비드 산티(미국) ▲리플레이 오퍼레이터 : 알렉산더 쿠즈네소프(러시아) -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판정시비가 일어 캐나다가 러시아와 공동금메달을 받게 되자 당시 코치였던 쿠즈네소프는 “러시아는 절대 이런 식(판정에 문제제기)으로 하지 않고, 다음 대회에서 승리를 입증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상]카타리나 비트 김연아 은메달에 분통…러시아 편파판정 심판진 명단은? 해외반응 “그래도 ‘아디오스’ 연아야 고마워”

    [영상]카타리나 비트 김연아 은메달에 분통…러시아 편파판정 심판진 명단은? 해외반응 “그래도 ‘아디오스’ 연아야 고마워”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실수 없이 깔끔한 연기를 펼치고도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내주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정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 전날 1위를 차지한 쇼트프로그램 점수(74.92점)를 더해 합계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땄다. 금메달은 개최국 러시아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 0.28점 뒤져 2위에 올랐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가 가져갔다. 이로써 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는 좌절됐고 은메달을 목에 건 채 선수로서의 마지막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이날도 김연아의 점수는 경쟁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박한 편이었다. 특히 러시아의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새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부진한 사이 복병으로 떠오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대한 점수는 지나치게 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26년 전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던 동독 출신의 전 피겨 선수 카타리나 비트는 김연아 은메달에 분노를 나타냈다. 카타리나 비트는 21일(한국시간) 독일 국영방송 ARD에 출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대해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도 자격이 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를 비하해서는 안된다”면서도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 정말 화가 난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카타리나 비트, 화가 난 것 같은데요?”라고 묻자 카타리나 비트는 “네, 조금 화가 났어요”라고 답했다. ☞☞카타리나 비트 분노의 동영상 보러가기 클릭 이어 카타리나 비트는 김연아와 동메달리스트 캐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를 언급하며 “두 사람의 연기는 정말 소름이 돋았다. 올림픽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실망했다. 화가 난다”면서 주먹으로 자신의 무릎을 내리쳤다. 카타리나 비트가 분을 삭이지 못하고 계속 흥분하며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자 진행자는 그를 진정시키고 다른 경기 소식으로 화제를 돌리려 했다. 그러나 카타리나 비트가 여전히 김연아 은메달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자 진행자는 “카타리나, 숨 좀 쉬어요”라고 다독였다. 그러나 카타리나 비트는 여전히 “이건 정말 아니에요”라며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심지어 프로그램이 끝나고 러시아 소치 경기장 화면으로 전환돼 클로징 시그널 음악이 나오는 와중에도 “이건 정말 아니다”라고 연신 분을 삭이지 못하는 카타리나 비트의 음성이 전파를 탔다.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김연아의 점수가 발표되자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도 “소트니코바가 심판 판정 덕에 러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여자 피겨 금메달리스트가 됐다”며 “이는 피겨스케이팅 사상 가장 의문스러운 판정”이라고 단언했다. AFP통신도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를 상대로 논란이 많은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소트니코바는 더블 루프를 뛰면서 착빙에 실수가 있었지만 김연아와 동메달리스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실수가 없는 연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아이스댄스와 페어 종목에서 판정 담합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피겨 판정 시스템이 바뀌었으나 여전히 신뢰도의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심판진이 자국 협회의 압력을 받지 않도록 익명을 보장받았으나 이 때문에 담합과 자국 편향 여부를 가려내기 매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심판진 명단 ▲심판 1 : 브리짓 ?(독일) ▲심판 2 : 유리 발코프(우크라이나) - 1998년 나가노올림픽 때 아이스댄스 경기가 열리기도 전에 선수들이 어떤 순위에 오를지 얘기한 것을 캐나다 심판인 장 센프트가 녹음해 1년간 자격정지 당함. 현재는 국제빙상연맹의 심판으로 다시 뛰고 있음. ▲심판 3 : 프랑코 베니니(이탈리아) ▲심판 4 : 잔나 쿨리크(에스토니아) ▲심판 5 : 노부히코 요시오카(일본) ▲심판 6 : 알라 셰코브세바(러시아) -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회장인 발렌틴 피세프의 부인. ▲심판 7 : 헬레네 커큐팻(프랑스) ▲심판 8 : 캐런 하워드(캐나다) ▲심판 9 : 아드리아나 도맨스카(슬로바키아) ▲테크니컬 컨트롤러 : 알렉산더 라케르니크(러시아) -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부회장 역임. 2002년 솔트레이크올림픽 사건 이후 국제빙상연맹 기술위원회 회장으로 임명.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 바네사 구스메롤리(프랑스) -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출신. ▲테크니컬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 : 올가 바라노바(핀란드) ▲레프리(총괄심판) : 다이애나 바바시 레비(스위스) ▲데이터 오퍼레이터 : 데이비드 산티(미국) ▲리플레이 오퍼레이터 : 알렉산더 쿠즈네소프(러시아) -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판정시비가 일어 캐나다가 러시아와 공동금메달을 받게 되자 당시 코치였던 쿠즈네소프는 “러시아는 절대 이런 식(판정에 문제제기)으로 하지 않고, 다음 대회에서 승리를 입증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의례 꼴사납다” 장학사가 공식행사서 생략

    전북도교육청이 주관한 공식행사 진행을 맡은 현직 장학사가 국민의례를 꼴사납다며 생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3일 전북도교육청과 지역내 학교장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도교육청에서 진행된 ‘독일 혁신학교 특강’ 식전에서 행사진행을 맡은 박모 장학사가 “외국인을 모셔 놓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것이 꼴사나워 생략합니다”라며 국민의례 일부를 생략했다. 박 장학사는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이다. 현직 장학사가 많은 참석자들이 모인 공식행사에서 국민의례를 부끄러운 행동으로 표현하자 참석자들로부터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이날 행사에는 김승환 전북도교육감과 도내 혁신학교 교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고 강사로는 독일 헬레네 랑에 지역 알베르트 마이어 수석 교사가 초빙됐다. 행사에 참석했던 A교장은 “통합진보당이 공식 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는데 교육공무원마저 국민의례를 꼴사나운 일이라고 표현해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너무 황당해 처음에는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면서 “아무리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전북교육의 수장을 맡고 있다고 하지만 이 같은 발상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한국교총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상식밖의 발상이다”면서 “박 장학사의 징계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 장학사는 “전날 전주교대 국제심포지움에서 독일, 덴마크, 일본 등 3개국 외국인 4명이 참석했는데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까지 지루한 국민의례를 하는 것을 보고 외국인들이 불편하게 느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표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전북도교육청은 박 장학사의 이같은 행동이 적지 않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나 이렇다할 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공연리뷰]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리뷰] 뮤지컬 ‘엘리자벳’

    ‘19세기 다이애나’라 불린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벳 폰 비텔스바흐’(이하 엘리자벳). 100년 전 세상을 등진 인물이지만 아직도 오스트리아 전역에선 그녀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그녀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념품점은 물론이거니와 거리 곳곳에서 그녀의 초상화 등을 통해 19세기 황후 엘리자벳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는 오스트리아의 영원한 황후다. 자유를 갈망했지만 새장 속에 갇힌 것과 다름없었던 그녀의 삶은 영화, 소설, 뮤지컬 등 새 옷을 번갈아 입으며 전 세계인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엘리자벳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무대에 오른 뮤지컬 ‘엘리자벳’이 바로 그것이다. 엘리자벳은 3시간 분량의 공연 내내 화려한 세트와 심금을 울리는 46곡의 노래로 무대를 꽉 채웠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뮤지컬 스타를 대거 캐스팅해 주목받았던 작품인 만큼 캐스트별로 골라 보는 재미도 만만찮다. 개성 있는 배우들의 각기 다른 특색만큼이나 어떤 배우의 공연을 골라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난다는 건 이 공연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말타기를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 씨씨(엘리자벳의 어릴 적 이름)는 어린 시절 외줄타기를 하다 떨어지면서 ‘죽음’과 만난다. 죽음은 평생 엘리자벳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를 유혹한다. 씨씨가 행복했던 시간은 비교적 짧다. 언니 헬레네와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맞선에 들러리로 나갔다가 오스트리아의 황후로 낙점된 뒤 그녀의 삶은 점점 어두워진다. 그녀는 남편의 사랑을 한몸에 받지만 왕궁의 엄격한 질서와 삶을 힘겨워한다. 게다가 왕을 인형 다루듯 조종하는 시어머니 소피와의 끝없는 갈등 끝에 아이의 양육권마저 빼앗긴 엘리자벳은 남편마저 외도하자 세상 속으로 숨어버린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 루돌프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자 절망한 그녀는 마침내 무정부주의자 루케니의 칼에 쓰러지며 죽음과 입맞춤한다. 엘리자벳의 10대부터 60대 모습을 볼 수 있는 공연에서 엘리자벳 역을 맡은 배우 옥주현은 팔색조 같은 인상 깊은 모습을 보였다.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아도 될 만큼 그녀는 안정적인 연기력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중을 압도했다. 특히 ‘나는 나만의 것’을 열창할 때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죽음의 역을 맡은 류정한도 음산한 기운을 뽐내며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였다. ‘마지막 춤’ 등 몇몇 장면에선 간간이 그의 댄스 실력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외에도 요제프 역을 맡은 민영기는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고, 노래도 울림이 컸다. 극의 해설자 역할을 하는 루케니 역은 여러 캐스트 가운데 박은태의 연기가 가히 압도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소피 역의 배우 이태원의 연기는 좋았지만 다른 배우들에 비해 가창력 면에서 다소 아쉬웠다. 앙상블의 노래 가운데 몇 곡은 가사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전달력이 약했다. 또한 공연 내내 무대 전환이 많아 볼거리는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실수가 잦았다. 배우들이 다음 장면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가려야 하는 막이 제때 가리지 않아 그 모습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노출되기도 했다. 엘리자벳은 5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3만~15만원. (02)6391-6333.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녹색공간] 한강은 흐른다/이기영 호서대 식품미생물학 교수

    악동들에게 한강의 봄은 칡뿌리 캐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양지바른 곳에 삼삼오오 모여 숫돌로 곡괭이와 삽을 갈아 날을 세운다. 꼬마대장은 행주산성 공동묘지에 겨우내 알배기로 뿌리를 내린 어른 다리통만한 칡을 캐올 전략을 세운다. 그러나 무서운 묘지기 아저씨가 망을 보고 있어 한강가의 이마모태로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 한강을 타고 올라온 왜군들이 까맣게 산성을 향해 기어오르다 부녀자들이 행주치마로 날라온 돌벼락과 뜨거운 물세례를 받고 떨어져 강물에 빠져 죽은 곳이다. 절벽 아래는 덕양산을 휘돌아가는 물살이 가장 빠른 곳이라 고깃배들도 이곳을 피해 간다. 땅은 아직 얼어 단단하지만 조금만 파고 내려가면 부드러운 흙이 나온다. 무덤에 뿌리박은 칡뿌리를 한아름 캐 안고 돌아온 아이들은 개선장군처럼 뽐내며 계집애들에게 조금씩 나누어준다. 며칠동안 입이 검게 물들도록 씹으며 미리 찾아온 봄의 단맛을 즐긴다. 날씨가 풀리면서 여자애들도 질세라 대바구니와 호미를 들고 밭으로 나간다. 흙 속에는 거미줄곰팡이처럼 하얗게 퍼진 메가 가득하다. 메를 한 소쿠리 캐 밥을 지어 무친 냉이반찬과 함께 먹으면 메향기가 입 속 가득히 퍼지며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해준다. 한강이 풀리면서 강에서 처음 잡히는 물고기가 황복이다. 한강 상류로 올라가서 알을 낳기 때문에 3월 초순부터 4월초까지 한 달만 잡히는 고급 매운탕감이다. 복어는 테트로도톡신이란 무서운 독을 갖고 있어 아가미와 알, 간, 피는 빼버리고 먹어야 한다. 이 독은 복이 만든 게 아니라 산란기에 복에 기생하는 미생물이 분비한 것이다. 간혹 버린 내장을 개나 닭이 먹고 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워낙 맹독성이라 먹는 즉시 소리도 못 지르고 꼬꾸라진다. 새끼 황복은 잡히면 배에 바람을 불어넣어 몸 전체가 공처럼 부풀어 오르며 물에 둥둥 뜬다. 무서워서 죽은 것처럼 위장하는 모양이다. 아버지는 큼직한 황복의 노르스름한 뱃가죽을 잘라내 씻어 말린 뒤 양재기에 씌워 북을 만들어 주셨다. 나는 비린내 나는 복북을 두드리며 동네 아이들과 성당마당을 돌며 노래판을 벌였다. 봄 햇살을 흠뻑 받은 개나리 담장에 닥지닥지 붙은 꽃망울이 화사하게 터지고 연분홍 진달래는 앞산 자락을 붉게 물들인다. 뒷산 언덕이 복사꽃으로 점점이 채색되고 한강의 양수장에서 퍼올린 물이 수로를 따라 흐르며 논밭을 적시기 시작하면 일손이 달리는 농사일을 도우러 악동들도 논밭으로 불려나가야 했다. “한강은 흐른다. 산과 들 사잇길로 복숭아 진달래 꽃망울을 터뜨리며 오늘도 무지개로 소리없이 흐른다. 한강은 흐른다.…마을과 도시를 지나 저마다 생의 등불 환하게 밝히면서 오늘도 은하수로 묵묵히 흐른다.”(www.singreen.com) ‘자연사랑 음유시 한마당’을 함께 펼쳐왔던 서울대 오세영(한국시인협회회장) 교수가 주신 이 시에 곡을 부쳐 보았다. 때마침 세계적 생명평화운동가이자 대학시절 친구인 뉴욕유니언 신학대의 현경 교수가 생태명저 ‘오래된 미래’의 저자인 헬레네 노르베리 호지 여사와 한국을 방문해 생태공연을 요청해 왔다.2005년 봄 한강 하류의 파주 헤이리 마을에서 이 노래를 초연했는데 뜻밖에도 너무나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이 노래는 이제 수십여 차례에 걸친 음악회를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면서 우리 한민족의 혼을 담은 국민영가로 자리잡았다. 바리톤 최현수가 신작 가곡음반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한강은 우리 한민족의 생명을 지탱하는 대동맥이다. 그런데 요즘 선거철을 맞아 공장 건설이니 운하개발이니 하며 한민족의 대동맥을 마구 더럽히고 끊어놓으려는 개발 광풍이 일고 있다. 이 노래를 널리 퍼뜨려 위기의 한강을 살리자. 이기영 호서대 식품미생물학 교수
  • [토요영화]

    ●트로이(SBS 오후11시5분) 고대 그리스 시대. 트로이 왕자 ‘파리스’는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를 꼬여내 트로이로 온다. 졸지에 아내를 뺏긴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는 형이자 미케네 왕 ‘아가멤논’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리스 제패를 꿈꾸던 아가멤논은 도시국가 연합군을 구성, 트로이를 침공한다. 그러나 과단성 있는 왕 ‘프리아모스’와 뛰어난 지략가인 왕자 ‘헥토르’가 버티고 있는 트로이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가멤논은 최고의 전사 ‘아킬레스’를 투입해 승리를 노리지만, 전리품으로 얻은 트로이 여사제 처리 문제 때문에 그만 사이가 틀어져 버린다. 아킬레스가 전장에서 빠지자 양쪽은 지루한 공방전만 거듭하게 되고 연합군 진영에서는 그 유명한 ‘트로이의 목마’ 작전이 논의되기 시작하는데…. 섹시 스타의 대명사 브래드 피트,‘헐크’·‘뮌헨’의 에릭 바나,‘반지의 제왕’의 올란도 블룸, 발레리나 출신 독일 여배우 다이앤 크루거 등 쟁쟁한 배우들이 총출동한 데다 2억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컴퓨터 그래픽과 7만명의 엑스트라로 만들어낸 웅장한 스케일은 볼거리가 차고도 넘칠 정도다. 더 재밌는 점은 호머의 대서사시 ‘일리아드’를 원작으로 했음에도 신화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제했다는 사실이다. 원작 일리아드는 신과 인간의 얽히고 설킨 인연을 주요 테마로 삼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인물과 사건의 배경에는 신들이 있다. 그러나 영화는 이런 설정을 완전히 거부한다. 저승의 강 스틱스에 온몸을 던졌으나 잎사귀 하나 때문에 발뒤꿈치가 약점이 됐다는 ‘불사신’ 아킬레스가 대표적이다. 영화에서 아킬레스는 불사신이냐는 한 꼬마의 질문에 “그럼 내가 왜 방패를 들고 싸우겠냐?”고 묻는다. 합리적이기도 하지만 대서사시를 스케일 큰 사랑타령으로 바꿔놨다는 비판도 여기서 나온다.2004년작,163분. ●갱스터 초치(KBS2 밤12시25분) KBS가 토요영화를 통해 선보이고 있즌 제2회 KBS프리미어영화제 상영작 시리즈 가운데 마지막인 네번째 작품.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남아공의 작가 아솔 푸거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폭력배 아버지와 에이즈에 걸린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초치는 가학적인 성격 파탄자다. 그러던 어느날, 자동차를 훔치려다 죽인 여인의 갓난아기를 돌보게 되면서 슬슬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하는데….‘초치’는 남아공 원주민어로 깡패를 뜻한다.2005년작,95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녹색공간] 트로이에서 본 초등학생 연극/박은경 세계 YWCA 부회장·연세대 객원교수

    그리스 신화속의 신들의 인간적인 모습은 그 진실, 허구성에 밀착된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트로이 왕국의 실존여부도 마찬가지이다. 빼어나게 잘 생긴 아기왕자 파리스는 프리아모스왕의 아들로 태어나지만 트로이를 불태우게 될 것이라는 왕비의 태몽에 따라 죽이라는 왕명에 따라 버려진다. 목동으로 자라게 된 청년 파리스왕자가 헬라, 아프로디테, 아테네 여신들의 미모싸움에 휘말리게 되어 스파르타 헬레네왕비와 사랑도피를 하는 운명을 맞게 된다. 결국 이 사랑행각은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도화선이 되었고, 트로이왕국은 이 전쟁으로 불길에 휩싸이게 된다. 과연 트로이의 목마 전쟁이 사실일까? 1860년대 고고학 배경이 전혀 없는 사업가 하인리히 슐리만은 그 지역 술탄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였고, 언덕배기 높은 지역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트로이 왕국의 유적을 비밀리에 발굴하였다. 기원 전 3000년 전에 도리아 인들이 세운 트로이 왕국을 신화가 아닌 실존의 사실로 규정지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큰 사건이었다. 트로이는 긴 역사흐름 속에서 자연간척으로 육지도시가 되어 있지만, 동전이 수없이 발견되어 트로이가 당시 에게, 지중해의 무역 중심지이었던 항구도시로 판명되었다. 슐리만 부인이 발굴한 머리장식과 목걸이를 걸고 찍은 사진을 보면서 발굴물들을 세계 유수 박물관에 처분하면서 이들 부부가 취했다는 경제이익의 자릿수를 가늠할 수 있었다. 당시의 목마가 들어갔다고 하는 트로이 왕국의 부서진 동쪽 성벽 앞에 선 필자는 신화와 실제가 교차하는 현장에 온 감흥에 젖었다. 세계사에 무식한 노 장년 한국인들에게 트로이의 삶을 정열적으로 풀어 준 우리의 가이드 ‘최 교수’의 설명이 끝나고 돌아서는 순간 한 1000여명이 들어갈 정도의 원형극장 안에서 작은 무리들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돌아보았다. 초등학생 서너 명이 한국인들의 시끄러운 원형극장 설명이 끝나자 바닥무대에서 연극을 시작한 것이다. 둥그렇게 만들어 진 폐허의 원형극장 계단 중간에는 부모들로 보이는 20여명의 서양인들이 앉아 있었다. 아! 나는 발이 땅에 붙어 버렸다.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 된 세 여신들의 질투가 들어온 탓인가? 내 가슴은 놀라움과 부러움으로 부글부글 끓는 듯하였다. 어찌할꼬? 우리 아이들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지만 이들 서양인들은 5000∼3000년 전 역사의 현장에서, 그 당시 사람들이 노래하고 춤추던 자리에서 자그마한 연극공연을 하고 있지 않은가! 21세기라는 현재의 삶이 고스란히 트로이 당시 삶의 일부로 승화되고 있었다. 이들은 인간사회의 장대한 역사 속에 자신의 삶을 접목시키는 배움의 길을 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 순간에 갑자기 학원 뺑뺑이로 휘둘리는 한국 어린이들이 떠오르는 나 자신도 문제가 있었다. 삶의 길이를 겨우 ‘내 한평생’으로 잡아서 잘 먹고 잘살기 위하여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만 하고, 영어를 잘해야 하는 한국식 교육의 정서가 어느새 나 자신의 걱정으로 승화해 버린 탓이리라. 이 트로이 원형극장에서 보는 이 없고 듣는 이 없이 20여명의 부모와 어린이 배우들이 자신들을 위한 공연 현장을 목격하니 감추기 어려운 부러움이 솟아났으리라고 나 자신을 변호해 본다. 한국의 단군신화도 어느 누구의 발굴에 의하여 실제로 승화되는 날이 올 수 있지는 않을는지? 트로이 왕국 같은 긴 역사는 아니더라도 한국 땅에도 단군신화 없이도 2000년 이상의 확실한 역사가 존재한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유구한 역사 덩어리가 그대로 보존되어서 거리자체가 박물관 같은 지역에 가면 한국 땅에 부재해 보이는 역사의 흔적에 애타는 마음이 인다.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 줄 2000년 역사의 현장은 어디 있는 걸까? 오늘 따라 한국 땅의 2000년 역사 중심지역인 한강 변에 늘어 선 아파트들이 더욱 꼴불견으로 보인다. 박은경 세계 YWCA 부회장·연세대 객원교수
  • [오늘의 눈] 펜싱 남현희 선수 선처를/이종락 체육부 기자

    고대 그리스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알려진 트로이전쟁은 미모를 자랑하는 ‘여심(女心)의 경쟁’으로 촉발됐다. 헤라와 아테나, 아프로디테 등 세 여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게 주어지는 황금사과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아프로디테는 심판을 본 목동 파리스에게 자신을 황금사과의 주인공으로 뽑아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파리스는 아프로디테를 선택했고, 그녀는 스파르타의 임금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를 납치해 파리스와 맺어줬다. 이에 화가 난 메넬라오스가 몇몇 군주와 헬레나를 되찾기 위해 트로이를 침공했다. 이처럼 3000년전이나 지금이나 아름다움에 얽힌 여성들의 일화들은 많다. 어쩌면 여성들에게 아름다워지려는 욕구는 시대나 공간을 넘어 상존하는 것 같다. 지난 6일 펜싱협회는 대표선수 훈련기간중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남현희(25·서울시청)에게 국내외 모든 대회 출전을 금지한 ‘자격정지 2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남 선수의 나이를 감안할 때 은퇴를 종용하는 조치나 다름없다. 국가대표 선수가 규율을 어기고 성형수술을 해 훈련을 등한시한 것은 명백한 과오다. 하지만 훈련 소홀과 선수단 분위기를 해친 죄 치고는 협회의 징계가 너무 가혹하다는 게 중론이다. 자격정지 2년은 상습적 금지 약물 복용자에게 내려지는 징계 수위와 같기 때문이다. 그동안 핸드볼 양궁 수영 선수들이 대표팀 훈련에 불만을 품고 무단 이탈했지만 남 선수처럼 무거운 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특히 남 선수는 155㎝의 단신으로 지난해 라이프치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하는 등 여러 차례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이처럼 국위를 선양한 남 선수에게 한번의 실수로 혹독한 징계를 주는 것은 모처럼 불기 시작한 ‘펜싱 붐’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굳이 아프로디테의 일화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신세대 여자 선수의 ‘철없는 실수’를 한번 더 포용할 수 있는 펜싱협회의 유연한 조치를 기대한다. 이종락 체육부 기자 jrlee@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5) 성적소수자의 권리(네덜란드)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5) 성적소수자의 권리(네덜란드)

    흔히 네덜란드를 ‘성적소수자의 천국’이라 부른다. 세계 최초로 동성간 결혼을 인정해 동성애자들도 드러내 놓고 떳떳한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네덜란드다. 성전환자에 대한 의료 지원도 철저하다. 성(性)에 대한 정체성이 다르다는 것을 이유로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이 오랜 과정을 거쳐 법과 제도로 반영된 결과다. 네덜란드 성적소수자들의 생활을 현지 취재로 생생히 살펴본다. ■ 세계 첫번째 레즈비언 부부의 삶 |암스테르담(네덜란드) 이효용특파원|암스테르담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20㎞ 떨어진 한적한 동네의 한 아담한 복층 아파트. 곳곳에 걸린 가족사진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집 안으로 들어서자 지극히 평범한 두 ‘아줌마’가 기자를 맞았다. 지난 2001년 ‘세계 최초의 합법적 동성부부’로 외신을 장식했던 헬레네 파센(38)과 안느-마리 튀스(36) 부부다. ●두 아이 낳고 완벽한 가족으로 “이쪽은 우리 엄마고요, 이쪽도 우리 엄마고요, 얘는 내 동생이에요.” 2층에서 쪼르르 뛰어 내려와 조잘조잘 가족을 소개하던 나탄(5)이 수줍은 듯 헬레네 뒤로 숨는다. 나탄은 이들이 인공수정을 통해 얻은 아들이다. 헬레네와 마리는 1998년 12월 친구들의 소개로 만나 한눈에 서로 ‘인생의 동반자’라고 느꼈다.1주일 만에 가족들에게 소개하고 동거에 들어갔다.2001년 4월1일, 세계 최초로 네덜란드에서 동성커플의 결혼을 허용하는 법이 시행되던 날 0시를 기해 결혼식을 올렸다. 나탄에 이어 딸 미르틀러(3)를 낳고 ‘완벽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 헬레네는 사실 마리를 만나기 전까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몰랐었다. 명문 프리예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공증인으로 일하던 그는 공부와 일에 바빠 31살이 되도록 연애 한번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마리를 처음 본 순간 ‘운명적인 사랑’을 느꼈으며, 그것은 동성이건 이성이건 상관없는 사랑 자체였다.”고 말했다.15세 무렵 성 정체성의 고민을 시작한 마리는 19세 때 동성애자임을 알았다고 한다. 다행히 둘 다 가족의 반대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 아이 문제는 녹록지 않았다.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 부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입양과 인공수정 두가지. 마리가 아이를 낳고 싶어 했기 때문에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수정으로 2000년 첫 아들 나탄을 낳았다. 생모인 마리는 출산과 동시에 부모의 자격을 얻었지만, 헬레네가 나탄의 부모로 인정받기까지는 3년이 걸렸다. 네덜란드 현행법은 출산이든 입양이든 일단 한명만 부모로 인정하고, 동성 배우자는 3년이 지나야 ‘입양’ 형식으로 부모가 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둘째 미르틀러까지 모두 입양 절차를 마쳤다. 여느 부모와 다른 상황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도 고민스러웠다. 아이가 물으면 “너는 아빠가 없고 엄마가 둘이다.”라고 말해줬다. 혹여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편부모나 미혼모와 마찬가지로 조금 다른 형태의 가족일 뿐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둘 다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남매는 구김살 없이 자라고 있다. ‘행복해 보인다.’는 기자의 말에 “가족이니 행복한 게 당연하죠.”라며 활짝 웃던 헬레네는 “네덜란드에서도 불과 30∼40년 전에는 동성 커플이 가족을 이루고 산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면서 “이성애와 동성애가 적어도 법적으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 인정 후 편견 극복을” 암스테르담에 있는 국제동성애정보자료실에서 책과 뉴스 수집을 담당하는 김혜진(21)씨는 3개월에 한번씩 진료와 호르몬 치료를 위해 프리예 대학병원을 찾는다. 벨기에 입양아인 김씨는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성 정체성이 여성이며, 성적 지향 또한 여성인 트랜스젠더 레즈비언이다. 성적으로 소수자 중의 소수자인 셈이다. 어릴 때부터 인형놀이를 좋아하던 김씨는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늘 헷갈렸고, 부모는 그를 게이(남성동성애자)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여성이 되고 싶으면서도 자꾸 여성에게 끌렸다. 트랜스젠더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트랜스젠더 레즈비언임을 깨달았다.“입양이 실패했다.”며 냉랭하게 등을 돌린 양부모를 떠나 2002년 암스테르담에 와서 동성애 자료실에 일자리를 구했다. 다행히 네덜란드는 성전환을 치료의 대상으로 보고 수술 및 평생 해야하는 호르몬 치료까지 모두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물론 까다로운 신체검사와 심리검사를 통과해야 한다.18세부터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김씨는 내년 10월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동양인이며 트랜스젠더에 레즈비언이라는 3중의 핸디캡과 싸워온 김씨는 “특히 소수자에게 인권은 결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우선 솔직하게 자기 정체성을 인정하고, 그 다음 편견과 싸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를 위한 15년의 노력 네덜란드는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헌법 1조에 따라 단계적으로 성적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갖춰 왔다.1980∼90년대에 유명 연예인들과 몇몇 정치인들이 커밍아웃하면서 꾸준히 이슈를 만들어 나갔다.1991년 동성애자였던 당시 내무장관이 기반이 되는 법안을 만들었고,1998년 동성간 ‘등록 파트너제’가 합법화된 데 이어 2001년 동성간 결혼과 동성부부의 입양이 허용됐다. 스작 얀슨 법무부 법률고문은 “성적 정체성이 다름을 이유로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법의 기본 정신”이라면서 “올 가을 동성부부의 입양 때 한쪽이 3년 뒤에야 입양할 수 있도록 하는 제약을 수정하는 법안이 상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최대의 동성애 운동 단체인 COC의 아르요스 벤드리그(30)는 “지난 4월 ‘여왕의 날’ 행사를 취재하던 미국인 동성애 운동가이자 기자인 크리스 캐인이 집단 폭행을 당하는 등 아직 차별이 남아 있다.”면서 “법적으로 보장됐다 하더라도 예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려면 지속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utility@seoul.co.kr ■ 동성애자 정치인 디트리시|암스테르담(네덜란드) 이효용특파원|“동성애자니 이성애자니 하는 성 정체성을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결국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입니다.” 네덜란드 연립 여당 가운데 하나인 D66의 당대표 보리스 디트리시(50)는 잘 알려진 동성애자 정치인이다. 암스테르담 한 노천카페에서 만난 그는 “한국 상황에 대해서는 코멘트할 수 없다.”고 예의 정치인다운 첫마디를 날리면서도 “결국 동성애자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권리를 찾아 나가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1955년 유트레흐트에서 태어난 그는 명문 레이든 대학에서 법학 석사를 받은 뒤 1981년 중도진보 성향의 D66에 입당했다. 그의 아버지는 유고연방에서 망명해 레이든대에서 동유럽학을 가르친 교수였다.20세를 전후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된 그는 1981년부터 25년째 한 남성과 함께 살고 있다. 부모는 처음엔 놀라고 슬퍼했지만 언젠가부터 파트너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정치인인 그가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것은 1993년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해 선거운동을 할 때였다. 평가가 엇갈렸지만 “본인에게 솔직하다면 국민에게도 솔직할 것”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무난히 당선됐다. 국회의원으로는 첫 커밍아웃이었다.1993년 동성결혼허용 법안을 제안했고,2003년 당 대표가 됐다.151석 가운데 6석을 차지, 제1·2당인 CDA·VVD와 연립여당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보수 성향 정치인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었다.1996년 기독연합당 대표가 한 잡지 인터뷰에서 “보리스가 사는 방식은 제대로 된 방식이 아니며 동성애는 이성애보다 열등하다.”라고 비난했다. 일부 의원들이 “정당의 대표가 공개적으로 차별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다.”며 소송을 걸었지만, 항소와 상고를 거듭한 끝에 결국 ‘의사표현의 자유’라고 결론났다. 그는 “수치심과 모욕을 느꼈던 순간이지만 결코 커밍아웃한 것을 후회하거나 불편하게 느낀 적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누가 뭐라고 하든 정치인으로서, 한 개인으로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성 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개인의 권리나 능력이 억압받아서는 안된다.”면서 “동성애운동단체, 언론, 정치인 등이 꾸준히 동성애 문제를 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tility@seoul.co.kr
  • ‘신화코드’ 셰익스피어 읽어볼까

    “나는 셰익스피어를 호메로스로부터 오비디우스·베르길리우스 같은 신화 작가들, 소포클레스·아이스킬로스·에우리피데스 같은 그리스 비극작가들, 헤로도토스·플루타르코스 같은 역사가들로부터 흘러온 길고 깊은 강이라고 생각한다. 셰익스피어를 읽는 일은 곧 그 강으로 풍덩 뛰어드는 일이다.”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윤기(58) 씨가 낭만극 ‘겨울 이야기’(도서출판 달궁)를 시작으로 셰익스피어 작품 번역에 나섰다. 물론 자신의 전문인 그리스 신화의 지식을 번역의 결정적인 자양분으로 삼았다. 전공자도 아닌 그의 셰익스피어 번역에 눈길이 가는 것은, 국내 어느 번역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신화적 셰익스피어 읽기’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번역에는 역시 번역작가로 활동하는 그의 딸(이다희·25)도 손을 보탰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세계와 그리스 신화는 사실 많은 부분에서 맞닿아 있다. 에컨대 ‘겨울 이야기’의 여주인공 헤르미네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메넬라오스와 헬레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인 비운의 스파르타 공주 헤르미네오와 동일 인물이다. 그러니 그 운명 또한 비슷한 길을 갈 것이라는 게 이씨의 해석이다. 이씨는 신화전문가로서 폭넓은 지식을 활용해 셰익스피어 작품에 숨어 있는 수많은 고대 신화의 압축 파일을 풀어낸다. ‘겨울 이야기’는 셰익스피어가 인생과 문학의 완숙기에 접어든 1611년에 쓴 로망스로, 비극과 희극을 아름답게 조화시킨 작품.“위대한 생명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쳐 다시 봄으로 순환하듯, 모든 운명적 사랑에는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고 셰익스피어는 속삭인다. 이번에 출간된 ‘겨울 이야기’의 특징은 무엇보다 ‘읽히는 셰익스피어’라는 컨셉트에 맞춰 가독성을 최대한 높였다는 점. 셰익스피어 원문은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고대 영어, 그것도 산문이 아닌 운문으로 씌어져 읽기가 녹록지 않다. 사용된 낱말 하나, 문장 하나에도 2000년의 서양문화가 녹아 있다. 때문에 영국의 아든판이나 옥스퍼드판, 리버사이드판 같은 셰익스피어 판본들을 보면 각주가 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이번 번역본은 각주를 본문에 녹여 읽는 부담을 덜었고, 삽화를 그려 넣어 보다 친근하게 셰익스피어에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이씨 부녀는 6월 ‘한 여름 밤의 꿈’에 이어 ‘로미오와 줄리엣’‘햄릿’‘리어왕’‘비너스와 아도니스’ 등도 잇따라 펴낼 예정이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런책 어때요]

    ● 안녕하세요 교황님/최성은 지음 교황 요한 바오르 2세의 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를 담았다.교황의 본명은 카롤 유제프 보이티와.1920년 폴란드 남부 도시 바도비체에서 예비역 육군장교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 출신의 초등학교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책은 ‘하늘 아래 최고 성직자’로 불리는 교황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폈다.크라쿠프 지역의 주교신부를 맡아달라는 부탁에 “그렇다고 제가 카누를 못타게 되는 건 아니겠죠.”라고 되물었다는 이야기,교황 취임식 행사를 앞두고 오후에 축구경기를 봐야 하니 오전중으로 행사를 마쳐달라고 부탁했다는 일화 등이 실렸다.8000원. ●트로이수전 우드포드 지음 고대 그리스의 영웅 서사시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은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의 탄생과 여신들(헤라,아테나,아프로디테)의 사소한 다툼에서 비롯됐다.책은 수많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의 원천이 된 트로이 전쟁의 신화를 복원한다.미술사가인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벽화와 암포라(몸통이 불룩하고 목이 긴 항아리) 등에 남아 있는 그림들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아킬레우스의 죽음,아이아스의 자살,오디세우스의 계책에 의한 트로이의 함락,아이네아스의 탈출 이야기에 이어 6세기 비잔틴 시인 아가티아스의 노래로 끝을 맺는다.1만 1900원. ● 영혼을 훔치는 사람들/필립 쿤 지음 중국 역사에서 청나라의 전성기라면 강희,옹정,건륭 세 황제의 치세를 꼽을 수 있다.특히 가장 뛰어난 만주족 황제였던 건륭제가 다스린 60년간(1735∼1795년)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이를 토대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시기다.그런데 1840년 아편전쟁 이후의 중국 근대사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가 갖게 되는 의문이 있다.그런 건륭년간이 끝난 지 불과 반세기 만에 어떻게 청나라가 서양 열강들 앞에서 그토록 무력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저자(하버드대 교수)는 1768년 중국 대륙을 휩쓴 ‘영혼절도’사건을 고리로 얘기를 풀어간다.1만 8000원. ● 마틴 루터 킹 / 마셜 프래디 지음 서른다섯 살에 노벨평화상을 받고 서른아홉에 극적으로 생을 마친 인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 평전.내성적인 어린 시절부터 1955∼1956년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의 버스승차 거부투쟁을 통해 미국 전역의 이목을 끌며 흑인 민권운동의 지도자로 떠오른 시기,1968년 테네시의 한 모텔에서 흉탄에 맞아 절명하는 순간까지 다룬다.간간이 내비치던 킹의 자만과 허영,난잡한 혼외정사 등 도덕적 약점과 스스로 ‘십자가에 달리기’를 고대했을 만큼 극심했던 심적 갈등,죽기 직전까지 시달렸던 ‘순교’에 대한 의무감 등도 숨김없이 보여준다.1만 6000원. ●야만의 시대/김성진 지음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중심인 이라크는 20세기에 들어 오토만 터키의 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각축장이 됐다.2차대전이 끝나자 겨우 독립을 이룰 수 있었지만 지금은 미국이란 새로운 적을 만나 신음하고 있다.영화 ‘왝 더 독’‘쓰리 킹즈’는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미국과 전쟁에 반대한 유럽 각국의 의도를 헤아려 보게 한다.영화를 통해 문명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야만의 실상을 파헤쳤다.‘착한 쿠르드,나쁜 쿠르드’‘살아 있는 붓다’‘마수드 아프간’ 같은 분쟁지역의 현실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분석도구로 삼았다.1만 1800원.˝
  • ‘트로이’ 브래드피트 가상 인터뷰

    서사액션 ‘트로이’(Troy)가 21일 국내 개봉한다.올해 극장가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던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셈이다.호머의 ‘일리아드’를 할리우드식으로 재해석한 액션영화에서는 뭐니뭐니해도 주인공 브래드 피트의 개인기가 가장 돋보인다.언제 저렇게 근육을 키웠을까,여성팬들의 가슴이 두근두근 뛸 성싶다. “이렇게 고생고생하며 영화를 찍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었죠.스펙터클 시대극을 찍는 배우들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역시나 장난이 아니더라고요.무쇠방패를 들고 창,칼을 다루는 기술을 익히는 것부터 보통 힘든 작업이 아니었으니까.그래도 나중엔 목에 힘이 쫙 들어갈 만큼 위엄있는 작업이었던 건 분명해요.톰 크루즈는 벽안의 사무라이로도 변신(‘라스트 사무라이’)한 판에 신화속 고대전사쯤 저라고 못할 이유가 없었지요.여성팬들은 제 달라진 분위기에 뜨거운 박수를 날려줄 거라 믿습니다. 극중 캐릭터는 그리스 연합군의 최정예 전사 아킬레스.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아들로 태어나 싸움 하나는 끝내주는,그리스 신화의 저 유명한 불멸의 전사죠.여러분,아킬레스건의 유래 다들 아시죠? 어머니 여신이 아들을 불사신으로 만들려고 스틱스강에 몸을 담그다 그만 발뒤꿈치를 적시지 않는 바람에 그게 치명적인 급소가 되고만….전투 족족 승리로 이끌다 막판에 그 급소에 창을 맞아 비극적 최후를 맞는 캐릭터가 됐습니다. 이쯤되면 제가 쌈닭으로만 비쳐질 듯한데,천만의 말씀!(물론 ‘마초영웅’이긴 합니다.) 이 섹시가이가 어찌 러브스토리없는 영화를 찍었을라고요? 신들의 예언으로 ‘트로이 전쟁’에 나섰다가 전장에서 적국 트로이의 여사제와 그야말로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요.결국 그녀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는 거죠. 아 참! 미리 알면 김샐지도 모르는데….베드신이 아주 멋있을 거란 자랑을 안할 수가 없네요.탄탄한 근육으로 다져진 제 몸매가 화려하게 노출되는 장면이 몇 있어요.‘몸짱’소리 들을 날이 얼마 안 남았다니까요,하하. 고대 비극전사의 느낌을 살리려 치렁치렁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나온답니다.영화가 끝나고 이곳저곳 인터뷰에 나서면서 아예 머리를 싹싹 밀어버렸어요.참신해 보일 거예요. 성질들도 정말 급하시네∼.다음 작품은 또 언제 볼 수 있냐고요? 지금 ‘미스터&미세스,스미스’란 영화를 촬영중이고요,그 다음엔 ‘오션스 12’를 찍기로 돼있답니다.OK,그럼 오늘 가상인터뷰는 여기까지!” 황수정기자 ■트로이는 어떤 영화 ‘트로이’는 한마디로 ‘규모의 영화’다.제작비 2억달러.BC 120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호머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최대한 원작에 가깝게 묘사한 액션블록버스터다.신화적인 분위기와 이야기 얼개를 만들어내야 하는 만큼 전투장면의 스케일도 엄청나다.한꺼번에 7만 5000명이 넘는 엑스트라들이 대규모 전투장면을 연출할 때는 숨이 막힐 정도. 줄거리는 단순하다.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올란도 블룸)가 적국인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다이앤 크루거)를 납치하면서 트로이 전쟁이 터진다.스파르타가 자랑하는 무소불위의 전사 아킬레스(브래드 피트)가 전쟁에 나서지만,트로이 왕족인 여사제 브리세이스(로즈 번)와 사랑에 빠지면서 영화는 비극과 멜로의 대조적인 색채를 비장감을 살려 덧입힌다.사랑과 분노,복수,암투 등이 복잡하게 얽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한다. 입이 딱 벌어지는 규모는 나무랄 데 없다.그러나 화려한 ‘포장’에 지나치게 기대를 걸었다간 내용물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을 듯.컴퓨터그래픽 장난이 거의 없는 사실액션으로 화면이 채워진다.하지만 전쟁액션을 돋보이게 할 지략의 묘미는 보이지 않는다.화려한 캐스팅이 화젯거리다.아킬레스와 숙명적인 대결을 벌이는 트로이 헥토르 왕자 역에는 에릭 바나.원로스타 피터 오툴이 트로이 왕으로,줄리 크리스티가 아킬레스의 어머니 여신을 맡았다.‘퍼펙트 스톰’‘에어포스 원’ 등을 연출한 볼프강 페터슨 감독.˝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시네마가 외로워 신화를 찾네

    ‘환상을 소재로 한 영화 매체는 그리스 로마의 신화적 전설에서 무궁무진한 창작 소재를 얻고 있다.’ 2004년 여름 흥행 시장에서 가장 높은 기대작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영화 ‘트로이’의 볼프강 피터젠 감독이 밝힌 그리스·로마 신화의 효용론이다.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숙적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와 불륜에 빠지자 이에 분노한 메넬라오스가 친형 아가멤논에게 복수극을 부탁한다.이에 트로이와 그리스 연합군간의 10여년에 걸친 지루한 전쟁이 펼쳐진다는 것이 극의 주된 줄거리. 문학,음악,연극 심지어 법률 체계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중 상당 수가 그리스·로마 전설에서 유래됐다.특히 앞서 피터젠 감독의 주장을 입증하려는 듯이 영화계는 제목,주인공 이름,스토리 등에 그리스 신화 내용을 차용하고 있다. 70년대 재앙 영화 붐을 주도했던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제목으로 활용해 호화 유람선을 건조했다고 오만에 빠진 인간을 폭풍우 한방으로 응징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앨버트 브룩스 감독의 할리우드 풍자극 ‘뮤즈’에서는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이 시와 노래의 여신 뮤즈로 분해 슬럼프에 빠진 시나리오 작가가 다시 재기할 수 있는 자극을 제공한다. 고대 음악가 오르페우스는 아내 에우리디케가 뱀에 물려 죽자 비탄에 빠져 스스로 죽음을 택해 아내가 있는 저승을 찾아가 구슬픈 노래를 불러 주변의 모든 사물을 감동 시켰다.이 사연은 장 콕도의 ‘오르페’(1949년),마르셀 카뮤 감독의 ‘흑인 오르페’(1959년) 등으로 극화됐다. 미녀의 상징이자 멜레아그로스의 아내로 유명세를 얻었던 클레오파트라를 비롯해 머리카락에 뱀이 달려 있고 멧돼지 몸체에 혐오스런 외모를 갖고 있는 추악한 괴물의 대명사 메두사,바다에서 표류하는 오디세우스를 구출해 준 나우시카,악한 행동을 자행하는 자들에게 무자비한 징벌을 내리는 복수의 신 네메시스,나일강의 신의 딸로 에파포스와 결혼했다는 멤피스,바다의 신 네레우스의 딸보다 더욱 아름답다고 했다가 큰 곤욕을 당하는 카시오페이아 왕비의 딸 안드로메다,호메로스가 아름답다고 칭송해 마지 않았던 트로이왕 프리아모스의 딸 카산드라 등은 공포,추리,애니메이션,SF,전쟁 영화 제목에서 단골로 언급되고 있는 신화속 인물들이다. 극중 주역의 이름도 그리스 신화를 원전으로 해서 작명된 사례가 다수 있다.‘닥터 지바고’에서 지바고의 가슴에 첫사랑의 연인으로 각인되고 있는 ‘라라’는 티베리스 강의 신의 딸.그녀가 메르쿠리우스와 결혼에 낳은 딸 라라스는 로마인들에게는 가정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톨스토이 원작의 ‘안나 카레니나’를 비롯해 로맨스 소설의 단골 히로인 이름으로 언급되고 있는 ‘안나’는 카르타고 여왕 디도의 자매.로마의 민중들이 귀족들의 수탈을 피해 성스런 산으로 은둔했을 때 이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한 노파가 안나로 알려졌다.이때문인지 ‘안나’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여자 주인공은 통상 어렵거나 곤궁에 처해진 남자 주인공에게 안락함을 제공하는 역할을 단골로 맡고 있다. ‘트로이’의 시나리오 작가 데이비드 베니오프는 ‘모험과 영웅을 동경하는 현대인들의 심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수많은 영웅들 이야기인 그리스·로마 신화는 앞으로도 다채로운 장르에서 활용될 것’이라는 진단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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