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불꽃 반응’의 정체
영화 ‘해리 포터’가 돌아왔다.1편 ‘마법사의 돌’,2편 ‘비밀의 방’,3편 ‘아즈카반의 죄수’에 이어 이번에는 ‘불의 잔’이다. 해리(다니엘 레드클리프)와 론(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엠마 왓슨)는 어느덧 사춘기 소년, 소녀로 성장했다. 영화는 마법 경연대회인 ‘트리위저드 대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 곳의 마법학교에서 선발된 대표 선수가 세 번의 마법 게임을 치른다. 경기 참가자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불의 잔이다. 물론 해리를 지목한다.
●에너지 차이가 색깔 갈라
불의 잔은 형형색색의 불을 뿜어낸다. 불의 잔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색상의 불꽃은 어떤 비밀을 갖고 있을까.
불꽃에 특정 원소가 들어있으면 특별한 색깔의 불꽃을 만들 수 있는데, 이는 주로 금속 원소이다. 예컨대 구리 원소가 들어있다면 불꽃의 색은 초록색으로 변한다. 황산구리가 들어있건 염화구리가 들어 있건 심지어는 구리선을 불꽃에 넣어도 불꽃의 색은 초록색을 유지한다. 이렇듯 특정 원소가 불꽃에서 특별한 색을 만들어 내는 과학 현상을 ‘불꽃 반응’이라고 한다.
구리만 특별한 색깔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흔히 전지에 사용되는 리튬은 불꽃을 붉은색으로 바꾼다. 또 가로등에도 널리 쓰이는 나트륨은 노란색 불꽃을 만든다. 불의 잔이 뿜어내는 보라색 같기도 하고 분홍색 같기도 한 불꽃을 위해서는 칼륨 원소를 이용하면 된다.
불꽃 축제에서 사용하는 폭죽들도 이러한 특징을 이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불꽃의 색깔이 원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까.
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들로 이뤄져 있다. 이중 전자들은 일정한 에너지의 궤도를 선회하게 된다. 불꽃에서 에너지를 얻은 전자는 조금 더 높은 에너지 준위의 궤도로 올라가지만, 결국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원래의 안정한 위치로 돌아오게 된다.
이 에너지의 차이만큼 밖으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고, 방출되는 에너지의 양에 따라 불꽃의 색깔이 바뀌게 된다. 원소마다 에너지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불꽃의 색깔도 각각 다르게 되고, 때에 따라서는 그저 불꽃 자체의 색으로만 보이기도 한다.
●색깔을 결정하는 것은 온도
촛불의 색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붉은색이나 파란색 등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하나의 불꽃에서 색을 결정하는 것은 온도이다.
촛불이 탈 때 산소와 많이 접할 수 있는 겉불꽃은 충분히 타올라서 높은 온도를 낼 수 있어 붉은색을 띠게 된다. 반면 불꽃의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산소의 양이 적어져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이 때문에 파란색 불꽃이 생기게 된다.
불꽃색의 차이는 마술에 응용되기도 한다. 마술사가 라이터 불을 켠 뒤 손수건에 갖다 대면 불이 붙기는커녕 손수건을 통과해 마술사의 손놀림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이 마술의 비밀도 불꽃색에 있다.
연소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탈 물질, 높은 온도, 풍부한 산소 등 3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런데 라이터 불을 살펴보면 윗부분은 빨간색, 아랫부분은 파란색임을 확인할 수 있다. 빨간색 부분에서는 완전 연소가 이뤄지지만, 파란색 부분에서는 산소가 부족해 가스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에 손수건을 태우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밤 하늘의 별에도 이어진다. 별이 모두 같은 색인 것 같지만 우리에게 가장 가까이 크게 보이는 태양은 노란색이나 주황색에 가까운 별이다. 또 겨울철에 자주 볼 수 있는 오리온 자리는 흰색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별의 색을 결정하는 것도 별의 온도와 관계가 깊다. 온도가 낮으면 붉은색, 서서히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노란색, 파란색, 흰색 등의 별로 변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