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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여 프리미엄(6·27 선거풍토 점검:5)

    ◎「공무원 연고지 출장→여지원」은 옛말/전직관료 다수 야후보 출마… 되레 「역풍」우려/중앙당 지원자금 절반이상 끊겨 조달 애로/「부재자 투표­선거시기 선택」의 이점도 없어져 부산시장선거에 출마한 문정수 전의원이 최근 펴낸 수상집에는 자신이 대학을 졸업한 직후를 회상한 대목이 있다. 당시 노동청 공무원이던 문 전의원은 총선이 다가오자 김영삼 대통령이 국회의원에 출마한 부산으로 내려가 6개월 동안 선거운동을 했다.선거가 끝난 며칠뒤 그는 노동청에서 날아온 전보를 한통 받았다.서울로 출두하라는 것이었다.그는 공무원 신분으로 야당의 선거운동을 한 것이 마음에 걸려 겁을 먹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사무실에 올라가보니 직속상사는 『선거가 끝났는데 왜 아직도 출근을 하지않았느냐』고 출근을 권유하는 말 뿐이었다.선거 때만 되면 공무원들이 직장을 팽개치고 연고지에 출장을 내려가 있는 것을 당연시해 신경도 쓰지않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야후보지원 걱정 각종 선거에 관권이 개입하는 적나라한 예를 보여주는 이일화는 물론 1960년대 이야기다.문 전의원은 공무원 신분으로 전전긍긍하며 야당의 선거운동을 했지만 연고지 출장을 내려간 거의 1백%의 다른 공무원들은 여당의 선거운동원이었음은 당연한 일이다. 흔히 「여당 프리미엄」으로 치부되는 공무원의 선거개입은 최근까지 심심치않게 구설수에 오르내린 것이 사실이었다.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 구청장 출신으로 야당공천을 받아 출마한 후보가 적지않다.따라서 구청공무원들이 이들 야당후보를 돕는 「역관권개입」을 오히려 여당쪽에서 걱정해야 할 판이다. 서울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민자당의 한 지역구 의원이 들려준 경험담은 과거 「여당 프리미엄」이란 어떤 것이었나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13대에 처음 공천을 받은 그는 있는 돈을 다 털어넣고 집까지 저당잡혀 선거운동을 했지만 개표결과는 낙선이었다.그뒤에도 지구당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돈이 들어갔다.억대에 이르는 빚도 졌다. 그러나 14대 총선에 다시 공천을 받고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내려지자 상황은 달라졌다.우선 중앙당의 지원이 전과 달랐다.여기에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촌성이 쏠쏠했다.그는 먼저 집을 담보로 한 은행융자와 빚을 갚았다.그리고도 남은 선거자금을 가지고 선거를 치러 너끈히 당선됐다.그러나 그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고민에 빠졌다.씀씀이는 전과 다름없는데 중앙당도,과거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도 아는 체를 안한다는 것이다. 행정력 동원과 풍부한 자금력 말고도 여당 프리미엄은 더 있었다.야당 조차 거론하기를 껄끄러워하던 군 부재자 투표 문제였다.군 부재자투표는 「60만 대군」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선거 때 마다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임에 틀림없었다. ○당략 주요 변수로 과거 3공 시절,부대에 따라서는 90% 이상의 엄청난 여당 지지율을 보인 군부재자투표는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의심섞인 눈총을 받아야 했다. 군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보니 투철한 국가관이 확립된 까닭』이라고 구차하게 설명하곤 했다.평균적인 여당 지지율보다 군 부재자 투표의 여당 지지율이 높은 탓이었다.그결과 이를 얼버무리기 위해 부재자 투표함을 일반 투표함과 섞어 개표하는 「전통」이 세워지기도 했다. 그러나 92년 대통령 선거 때 부터 상황은 달라졌다.군 부재자들이 영내가 아닌 영외에서 투표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확실한 영내에서 마음만 먹으면 투표에 지휘관의 입김이 쐬어질 수 있는 여지가 원천봉쇄된 셈이다. 여당의 「좋은 시절」이 지나갔음을 확실하게 증명한 것은 지난해 치러진 「8·2 보궐선거」였다.대구 수성갑과 경북 경주,강원 영월·평창등 세곳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민자당은 대구와 경주를 잃고 강원도에서만 1석을 건졌다.「돈은 묶고 입은 푸는」 개혁선거법 아래 치러진 첫번째 선거였다.집권당의 프리미엄이 많이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이렇게되자 「선거시기의 선택」이라는 여당이 가진 또 하나의 프리미엄도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야당은 전통적으로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계절을 피해 선거일자를 잡으려 애쓴다.유권자들이 선거에 흥미를 잃는 시기를 피하려는 것이다.여당의 탄탄한 조직과이를 움직이는 자금에 대항하는 유일한 방법은 유권자들의 참여 뿐이라는 판단에서다. 사실 「8·2 보선」이 치러진 날,여당은 승리를 자신했었다.투표율이 지난 총선 때 보다 평균 20%나 낮게 나타난 것을 청신호로 받아들였다.투표율이 낮은 것은 선거에 관심이 적다는 증거이고 그렇다면 여당에 유리하다고 오판했던 것이다. 민자당은 당시 『중앙당은 10원 한장 지원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그러자 「프리미엄 선거」에 익숙해진 일부당원들은 『「실탄」을 지급하지 않고 전쟁을 치르라니 말이 되느냐』고 아우성을 쳤다.무보수 선거운동지원을 요청하자 『나는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이지 자원봉사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거절하는 사람도 있었다.「휘발유론」과 「공중전화론」도 나왔다.「여당의 조직원은 부은 기름만큼만 간다」거나 「넣은 동전 액수 만큼만 유권자를 설득한다」는 뜻이라고 했다.여당은 조직이 당원들의 정치적 신념과 자금력의 조화로 유지되던 시대는 이 때로 끝났다는 판정을 내렸다. 민자당의 한 당직자는 당시를 회상하며 『후보가 당선과 낙선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면,당은 계속 집권하느냐 아니면 공명선거에 만족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고 말했다.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는 「여권 프리미엄」을 다시 동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무엇보다 끌어들일 돈이 없었고 공명선거의 실현이라는 시대의 대세를 거스를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민자당은 지금 「여당 프리미엄」은 사라졌지만 「여당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는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그래서 내년 총선과 후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초대규모인 이번 선거를 치르는 데 대해 내심 다행스러워하는 측면도 엿보인다.즉 이번 선거를 통해 체질변화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가 곧 총선과 대선 결과를 가름한다는 것이 민자당의 판단인 것 같다.
  • 「옛 명동국립극장」 보존의 지혜/김종면 문화부 기자(오늘의눈)

    사명대사에게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가 여쭈되 『조선에 보물이 있읍니까』하니 스님이 『보물은 일본에 있을뿐 조선에는 없다』고 대답했다.가토가 다시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하고 묻자 『지금 조선에서는 당신의 목을 베면 천금의 상을 받게되니 당신의 머리가 곧 보물인 것이다』라는 스님의 호통이 터졌다.가토는 간담이 서늘했다.임진왜란때 얘기이다. 1952년말 한·일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 도쿄의 미군당국은 중재를 해볼 양으로 이승만을 도쿄에 초대했다.당시 일본총리는 요시다 시게루(길전무)였다.먼저 미국대사 머피가 마련한 오찬에 노회한 요시다가 불참하는 결례를 저질렀다.다음날 미군사령관 초대만찬에서 두노인은 냉랭한 표정으로 만난다. 요시다가 묻고 노 대통령은 대답했다.『듣건대 산자수명한 한국엔 아직도 호랑이가 많다던데요』,『한국엔 이제 호랑이가 없소』,『그럴리가….예로부터 백두산호랑이가 유명하지 않습니까』,『당신들 일본인들이 마구 잡아 가죽까지 벗겨간 탓에 이제 호랑이는 씨가 말랐소』말속에 촌철살인의기(회)가 담겼지만 말하는 사람의 인격과 언어의 품위는 조금도 손상없이 오히려 돋보인다.말이란 이래야한다.사람의 말속에 온갖 것이 들어있고 모든 것이 드러난다. 돈봉투를 둘러싼 민주당 후보경선 진흙탕싸움,후보자질 시비,고발,투서에 야당당사에는 이상한 도둑이 들고….돈과 추태만이 아니다.정치판에 오가는 말들이 마냥 거칠다.깨끗한 선거는 돈안쓰는 선거로만 되지 않는다.반듯한 선거문화의 정착은 말의 순화,정제되고 절제된 말의 구사에서 비롯된다. 정치란 말로서 시작된다.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정치인의 출신,인품,학식과 덕망,교양,경륜,장래…그런 모든것이 드러나게 마련이다.말은 사람의 척도다.점잖은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대변하고 험하고 막된 말은 그 사람의 수준이 그 정도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인다.또 함부로 하는 말은 그것이 조만간에 막가는 행동으로 현실화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우리 정치에서 이 「말의 폭력」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래서 여당의 대변인이 정당대변인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대변인제 폐지를 주장하는 이상한 대변인이지만 그(박범진 민자당대변인)는 『대변인이 정당의 하수인으로 전락,흑색선전이나 인신공격으로 정치를 저질화시키고 있다』고 말한다.정당에 대변인을 두고 상대 당과 그 지도자들을 인신공격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는 것이다.야당 대변인이 걸핏하면 욕설에 가까운 논평이나 하고 상대당의 특정인을 겨냥해 「백두흑심」이니 「조랑말」이니 하는데 대한 투정일법도 하다.그러나 꼭 따지자면 지금까지 여당 대변인의 입심이나 논평내용도 더러 여간 아니었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피장파장인 셈이다. 민주당의 전남지사후보 경선에 나섰다 패배한 대학교수 김성훈씨의 체험담은 현실정치의 「잔혹상」을 실감케한다.한집안끼리였는데도 온갖 폭력적 언어와 음해·모함이 난무해 『지옥에 갔다온 기분』이라고 김씨는 실토했다.그는 『경선기간동안 나는 세상에서 가장 저질의 인간으로 전락됐다.일거수 일투족 말 한마디가 모두 전문 마타도어 제조자에 의해 왜곡됐고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되돌아왔다.정책대결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그는 엊그제일을 회고했다. 수준 높은 정치마당에서의 말들은 세련된데다 품격과 여유가 있다.동료를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는 것을 최대의 금기로 삼는 영국 하원에서 처칠수상이 다소 경망한 언사를 농했던 한 의원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하려던 순간 얼른 말머리를 돌려 『언어상의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작자』라고 표현해 폭소속에서 위기를 넘긴다.역시 의회민주주의 정치의 본고장답다. 하품의 정치에선 막말만 나올 수밖에 없는가.아니면 저급의 말들뿐이니 그정도의 정치밖에 안되는가.민주주의란 자식농사와 같다고 했다.자식을 키우자면 말썽도 잦고 애태우는 일도 많다.그래도 자식은 키워야한다.민주주의를 하자면 말도 많고 왠지 부산하기 이를데 없다.그래도 민주주의는 해야한다. 깨끗한 선거,격조높은 정치문화의 정착을 위해선 정치에서 「말의 폭력」을 추방해야 한다.우선 대변인폐지론부터 검토해볼 일이다.그것이 쉽지않다면 대변인 자신들부터 말의 품위를 찾고 표현을 순화하며 특히 인신공격을 말아야한다.값싼 비유,원색적인 비방과 야유,비속어,냉소를 삼가고 보다 진지해야 한다.멋지고 유쾌하며 함축적인 어귀와 표현을 개발하면 더욱 좋다.
  • 일본/족벌지배 없는 철저한 소유분산(세계화 외국에선)

    ◎경영자 발로 뛰는 현장주의 정착/인간중시 경영… 노사갈등 해소 도움 일본은 국내시장의 개방에서는 국제화 점수가 낮지만 해외시장 공략면에서는 만점에 가깝다. 일본 기업들이 강력한 국제경쟁력을 갖춘 데는 여러가지 설명이 있다. 예를 들면 도쿠가와 막부시절 이미 상당한 자본이 축적돼 있었다든지,국가주도의 생산자 위주 성장전략이 주효했다든지 하는 설명들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기업들의 독특한 경영행태라고 할 수 있다.특히 한국의 입장에서는 행태의 측면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일본 기업들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대충 괜찮아」는 통하지 않는다.미제 포드 지프를 갖고 있는 회사원 H씨.핸들이 오른쪽에 있는 일제차와는 달리 왼쪽에 핸들이 달려 있다.그는 『미제차가 싸고 성능도 좋아 샀지만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최근까지도 핸들을 왼쪽에 장착한 채 일본에 수출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일본기업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또 하나 일본 기업들의 현장중심주의를 꼽을 수 있다.이와 관련 일한산업기술협력재단의 이와나가 주조 사업2부장의 말은 시사적이다.『한국에 자주 다니면서 한국의 근로자들이 인간답게 대해 달라든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말하는걸 자주 듣는다』.그는 이어 『한국의 관리자와 경영자들은 앉아서 지시하고 있다.관리자와 현장의 협조관계가 잘 안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관리자·경영자가 스스로의 눈으로 보고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기업들은 사람을 중요시하고 있다.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의식이 뿌리 깊다.일본 기업들은 미국의 기업들과 비교하면 주주보다는 종업원 위주로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이와 관련,치요타화공 홍보부의 혼다 히데키 과장은 『주주는 단기 이익에 집착하지만 종업원 위주의 경영으로 일본 기업은 기술개발,장기투자,합리화등을 통한 장기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또 일본 기업들의 경우 최고 경영진과 대졸 신입사원의 봉급 차이가 8배정도에 불과하다.세금 공제후에는 5배로 좁혀진다.한국의 재벌 최고 경영진이나 백만달러를 넘는 고액연봉을 자랑하는 미국 대기업 최고 경영진보다 확실히 일본 최고경영진들은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고 사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일본 기업들은 철저하게 소유분산이 돼있어 족벌지배 체제를 완전히 벗어나 있기도 하다.심지어 창업자와는 완전히 인연이 끊겨 후손이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앞서 예를 든 치요타화공의 경우 창업자는 이미 사망,주식지분이 없으며 최대주주는 미쓰비시신탁은행으로 6.3%를 보유하고 있다.노무라증권은 금융기관이 최대 주주로 3%수준이다. 서울과 도쿄에서 「국제관광」이라는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는 박석훈씨는 『한 일본 대기업이 사원 20명을 해외로 여행보내면서 5편의 비행기에 나눠서 표를 끊어달라고 주문받은 적이 있다』면서 『왜 그러냐고 물으니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서다.애써 키운 사원들이다.5명 이상이 한꺼번에 유고를 당해서는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더라』는 경험담을 말한다.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은 기술의 심화,확대로 연결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노사갈등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을 줘 경쟁력을 길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김만철 여만철 대담/서울신문사 통일안보연구소 주선

    ◎“지하철로 출퇴근… 이젠 서울사람 다됐지요”/일가 이끌고 귀순한 두 만철씨 자유의 삶을 말한다/김/“탈출때 11명이던 가족이 18명으로 늘어”/여/“서울생활 1년만에 체중 13㎏ 붙었어요”/북 주민 개방에 눈뜬 것은 남쪽방송 많이 듣기때문/최근엔 지도원까지 북체제 비판… 변화 실감/남한사람 씀씀이 헤프고 낭비많아 안타까워 『형님,오랜 만입니다.혈색 좋습니다』 『만철씨 얼굴에도 희색이 도는데…』 지난 87년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아 소형선박에 10명의 대가족을 태우고 복합을 탈출했던 김만철씨(55). 그리고 지난해 처자 4명을 거느리고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너 「죽음의 땅」을 빠져나온 여만철씨(49). 풍요로운 자유대한에 새 보금자리를 튼 두 귀순가장이 1일 서울신문이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특별대담에 건강한 모습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여씨의 귀순 1돌(30일)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이날 대담에서 여섯살 아래인 작은 만철씨는 김씨를 깍듯이 형님이라고 불렀고,큰 만철씨는 반말을 곁들여 가며 여씨를그냥 만철씨라 불렀다. 추운 겨울에 가족들을 이끌고 한 사람은 망망대해를 표류하며,또 한 사람은 가슴을 죈채 두만강을 건너 동토를 탈출했던 두 만철씨의 만남은 「운명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귀순이 인연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생면부지의 남남이,잡고 잡히는 사이가 될 뻔했던 사람들이 만나 형제보다 더 끈끈한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두 귀순 가장은 형·아우가 되어 가족들과 정착해서 오붓하게 살아가는 얘기며 서로의 북한 체험담으로 장장 4시간동안 훈훈한 얘기꽃을 피우면서 7년에 이르는 간극을 좁혔다. 『형님,그동안 몸무게가 13㎏나 늘었습니다.살찌기운동을 했지요』 작은 만철씨가 불어난 체중을 자랑하자 큰 만철씨도 최근에 몸무게가 5㎏이나 늘었다면서 고개를 내젓는다.귀순초기와는 달리 이제는 체중이 느는 것이 반갑지 않다는 표정이다.북한에서 제대로 먹지 못해 삐삐 말랐다가 이제서야 살이 올라 보기 좋을 정도의 체격이 됐다고 마냥 좋아하는 여씨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 뿐인줄 아세요,형님,막내 은룡(17)이는 키가 1년새 12㎝나 자랐습니다』 여씨는 아이들이 북한에서 제대로 먹지못해 키가 크지 않았는데 여기와서 몰라보게 자랐다고 계속 자랑이다.이에 김씨가 『나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뼈만 앙상해 그당시 쉰이 안됐는 데도 예순이 넘은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지금은 그 당시보다 훨씬 젊어졌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아마 만철씨도 젊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거요』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만철씨 아이들은 어느 학교 다니나요』 『큰 딸(금주)은 중앙대학에 다니고 금룡이와 은룡이는 우신고등학교에 다닙니다.그런데 얘들이 얼마나 적응이 빠른지 막내아이는 남녀공학이 아닌 학교를 다니는 데도 벌써 여자친구를 사귀었다고 합니다.나 참…』 작은 만철씨는 신바람이 났는지 묻지도 않은 아이들의 이성교제 얘기까지 했다. 『형님은 어떻습니까.자녀들과 처남들은 결혼했지요』『큰 애 광규는 홍대 미대를 나와 토지개발공사에 다니고 있는데 장가들어 손녀가 둘이나 생겼지.이젠 나도 할아버지가 됐어요.함께 온 두 처남들도 결혼해 애들을 다섯이나 낳아 탈출 당시 11명이던 가족이 18명으로 늘었지』 김씨도 가족들의 근황을 전하면서 뿌듯해 한다. ○손녀 둘이나 생겨 『만철씨는 요즘 어떻게 지냅니까』 『그리 크지 않은 종합병원의 총무과에서 주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봉급은 1백10만원 받고있는데 북쪽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지하철로 출퇴근도 하고 이젠 서울사람 다 됐지요』 비교적 적응을 잘 하고 있다는 여씨 말에 귀순 선배인 김씨는 자못 안도하는 표정이다. 『형님,나는 이곳에서 새 사람 됐습니다.중국으로 탈출할 때 도와준 사람의 인도로 천주교회에 다녔는데 지난 16일 부활절때 영세까지 받았습니다』 『축하합니다.나도 김신조씨의 전도로 하느님을 믿게 돼 벌써 오래전에 집사가 됐지.요즈음은 경남 남해군 미조면에 세운 기도원을 관리하면서 이곳저곳 간증하러 다니느라 바쁜 편이지』 큰 만철씨는 신앙생활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신이 북한에서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종교를 이곳에서 접하게 된 것은 자신을 구해준 것이 사람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그러자 작은 만철씨도 아직 큰 만철씨 정도로 깊은 믿음생활은 못하고 있지만 교회는 일요일마다 빠지지 않고 나가고 있다고 화답한다. 여기까지 우스갯소리를 곁들여 가며 자유대한에서 살아가는 얘기를 주고 받던 두 귀순자는 끔찍스러운 지난날의 북한생활로 화제가 옮겨가자 얼굴색이 굳어진다. 『만철씨,내가 탈출한 이후 북한 사회는 얼마나 변했습니까』 김씨가 그간의 북한소식을 무척 궁금해하자 입담좋은 여씨가 술술 얘기를 이어간다. ○집사로 간증에 바빠 『북한의 유일체제는 변함이 없지만 형님이 탈출한 이후 북한에서는 식량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참,형님 탈출얘기를 하다보니까,내가 형님을 체포하러 강추위 속에 청진 바닷가로 작전 나갔던 생각이 납니다.그당시 육해공군과 노농적위대까지 동원돼 동해안 바닷가를 사흘동안 샅샅이 뒤졌는데 배가 도망 못가고 표류하다 잡히면 무조건 사살하라는 명령이 내려져 있었습니다』『그래요? 당신이 나를 잡는데 동원됐었단말이지. 내가 그당시 3년동안 얼마나 세밀하게 연구한 끝에 탈출했는데…,어림없는 소리지』김씨는 여씨의 작전참가 사실에 새삼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그 당시 풍향에 대한 면밀한 관찰 끝에 탈출했기 때문에 표류하더라도 해안으로 떼밀려올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고 밝힌다. 『형님이 탈출했을 때 나는 청진에 있었는 데 이미 이 때 일반인들에 대한 배급량이 줄고 군인들마저 잘 먹지 못해 영양실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그런대로 곡물배급은 되는데 부식이 형편 없었어요.훈련도 심하고 중노동을 하는데 육류섭취를 제대로 못하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지요』 『내가 탈출할 당시에도 15일치 배급에서 이틀분이 공제되기 시작했었지.하루 7백g이 정량인 데 5백80g밖에 안나왔거든.그나마 배급시기가 하루 이틀 밀리더니 보름씩 늦어지더라구』 『그 때만해도 괜찮은 편이었어요.종전까지 30%였던 쌀 혼합비율이 89년 들어 10%로 낮아지고 한 두달 밀리더니만 90년엔 석달씩 지체됐고 93년 2월엔 양강도와 강원도 등지에서는 배급이 아예 중단되는 때도 있었습니다』 작은 만철씨는 북한물정을 잘 아는 사회안전부 대위 출신답게 식량배급제의 문제점까지 짚어나간다.『동해안 쪽에는 냉해로 흉작이 들어 실제 1개 협동농장의 생산량이 3∼4t에 불과한데도 이곳에 나와있는 3대혁명소조원들이 어떻게 보고한 줄 압니까.불켜서(늘려서) 5∼6t 된다고 보고하는데,탈곡하고 보관하고 운반하면서 이놈저놈이 빼가는 바람에 1∼2t 밖에 안남게 되지요.그런데 계획에는 5∼6t으로 잡아놓고 배급하니 어떻게 되겠어요.배급체계가 마비될 수 밖에』 이 때쯤 점심식사를 하는데 큰 만철씨가 밥 한그릇을 추가 주문한다.『북한에서는 쌀밥을 곡상(고봉)으로 주면 제일 좋아하지.나는 여기서도 밥을 많이 주면 아직도 기분이 좋아.만철씨는 어때?』 『나는 된장국 같은 것에 쌀밥 한 그릇이면 족해요.북한에선 얼마나 먹고 싶은 것이었습니까.북한의 식량난은 정말 최악의 상태입니다.허리띠 졸라매기,한끼 절약운동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어요.93년 12월엔 김일성이가 직접 텔레비전에 나와 하루 두끼만 먹고 죽을 쑤어먹자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직장에서는 쌀을 구하러 가겠다고 하면 아무나 허가가 납니다.못먹으면 일 못하니까 쌀 사오라고 여행허가증을 떼줍니다』 『그래요,내가 있었을 때는 어림 없었지』 ○북 군인들 영양실조 『다른 것도 변한게 많습니다.청소년들의 행태를 보면 머리는 길게 기르고 미니 스커트가 등장했어요.남한노래를 많이 부르고 디스코 춤도 춥니다』『내가 있을 때는 미니 스커트는 구경조차 못했는데…』 7년간의 시차이지만 세대차를 느낀다고 할 정도로 북한의 사회풍조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김씨는 계속 놀란다. 『이런 것들은 김정일의 승인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김정일이 인민들을 다독거리기 위해 이만큼 개방한 것으로 보아야 하지요.지금 북한 주민들의 견해는 우리가 중국처럼 개방해야 잘 살 수 있고 식량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땅의 사적소유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씨는 주민들이 개방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남한방송을 많이 듣기 때문이라고 전한다.『예전에는 남한방송을 듣지 못하게 라디오에서채널을 통째로 빼내 고정시켰는데 요즈음은 납땜만 합니다.그래 놓으니 땜질한 곳만 적당히 손질해 대낮에 남한방송을 몰래 듣는 사람이 많아요.들키면 호기심으로 그랬다고 하면 되는 것이고,재수없이 안전부에 붙들려 가면 서너달 혼좀나지요』 이에 큰 만철씨는 그당시 남한방송 청취란 생각할 수도 없었고 탈출때 남한이 이처럼 살기 좋은 곳인지도 전혀 모르고 무조건 따뜻한 남쪽나라만을 찾아 뱃머리를 돌렸다고 회상한다. 김씨가 여씨의 얘기에 더욱 놀란 것은 체제비판에 관한 것이었다.『김부자의 유일체제가 변함이 없자 밑에서는 냉가슴 앓는 불만의 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노동자나 지도원 가릴 것 없이 같은 급이 모여서 술을 마시다가 먹을 걱정 얘기라도 나오면 공공연하게 체제를 비판하고 나옵니다』『아무리 끼리끼리라지만 그렇게 비판하고 나오다니 많이 변했네』김씨는 새로운 사실들에 연신 놀라는 표정이다. 『형님이 있을 때도 그랬겠지만 요즈음은 으레 뇌물이 오가고 뇌물로 안되는 일이 없을 정도로 뇌물이 횡행합니다.아이들을좋은 대학에 보내거나 벌목공으로 나가려면 엄청난 액수의 뇌물을 바치지 않으면 안됩니다.요즈음은 젊은 애들이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뇌물을 바치고 신체검사 때는 떨어지기 위해 별별짓을 다합니다.정말 많이 달라졌지요』 『왜 그렇지? 그전에는 군에 가면 잘 먹을 수 있고 당원이 되려면 복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모두들 입대하려고 야단들이었는데….군에 가기 위해 뇌물도 바쳤지 않아요』 김씨가 잘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을 보이자 여씨가 설명을 덧붙인다.『앞서도 얘기했지만 군에 들어가도 먹는 것이 시원찮아 영양실조에 걸리는 상태에서 핵문제로 국제적인 제재가 있게되면 군인들은 전장에서 모두 죽는다는 소문들이 나도는데 누가 가려고 하겠습니까.또 뇌물로 젊은이나 늙은이나 돈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달려졌습니다』 『내가 있을 때는 돈을 많이 벌어봤자 쓸 데가 없었지.어쩌다가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은밀하게 열리는 암시장에 가보면 쌀 한되에 20원씩 했는데…』『그 때만 해도 옛날 얘기입니다.지금은 쌀 한 되에 60원씩 합니다.그리고요즈음은 돈이 없으면 살 지를 못합니다.모두들 돈 맛을 알아 금전제일주의가 판을 치고 있지요.암시장은 이제 공공연하게 열리고 당국도 묵인하고 있습니다.모든 물자가 모자라니까 사람들이 암시장을 찾게 되고 암시장에서는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살 수 있습니다.암시장엔 중국등에 나가 싼 물건을 사다파는 보따리장수들이 많습니다』 ○중국마저 돕지않아 두 귀순자는 대담 후반부에 오늘의 북한문제를 얘기할 땐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이들은 현재 북한에서 권력의 공식 승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도 김정일체제에는 아무 이상이 없으나 혈맹인 중국마저 돕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이 지원하지 않으면 경제가 파탄돼 그냥 무너지게 돼있다고 단언했다. 두 만철씨는 이어 우리가 인도적 차원에서 양곡을 지원하게 될 경우 양곡은 우리가 보낸 것이 아니라 김정일의 선물로 둔갑하고 미국이 대주는 중유도 군수용으로 전용될 것이 뻔하다면서 절대로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 수용을 계속 거부한채 전쟁운운하며 위협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대해서도 몹시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북한이 어디 사람이 살 곳입니까.지구상에 그런 곳이 어디 있습니까』 두 만철씨는 생지옥 탈출이 아직도 꿈만 같다고 회상하면서 헐벗고 굶주리는 북한주민들을 생각할 때 남한사람들이 너무 풍족한 나머지 씀씀이가 헤프고 낭비가 많아 안타깝다며 대담을 마쳤다.
  • 소극장 산울림 개관 10돌… 기념무대 풍성

    ◎「딸에게」·「위기의 여자」 등 화제작 공연/「결혼하기엔 늦고…」 등 해외명작들도 소극장 산울림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화제작 앙코르공연,현대 해외명작 시리즈,창작극 시리즈 등 다채로운 기념무대를 마련한다. 화제작 앙코르공연 시리즈 첫 무대는 윤석화의 1인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지난달 16일 소극장 산울림에서 막을 올린 「딸에게…」(아놀드 웨스커 원작,정덕애 번역,임영웅 연출)는 지난 92년 3월 소극장 산울림에서 세계 초연돼 그해 겨울까지 장기공연됐던 화제작이다. 35세의 여가수인 엄마가 사춘기의 신체변화를 호소하는 딸에게 자신의 인생경험담을 들려주며 한 여자로서 알아야 할 일들을 깨우쳐 주는 줄거리를 담고있다.춤과 노래,연기력의 삼박자를 갖춘 윤석화의 끼가 한껏 발휘되는데다 잔잔한 메세지를 담고 있어 중년층 주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특히 이번 앵콜 공연에서는 윤석화가 직접 지은 노랫말에 작곡가 겸 가수인 조동진과 신예 작곡가 박인영이 곡을 붙인 5곡이 새로 선보인다.공연은 9일까지 계속된다.이어 박정자 주연으로 91년 6월부터 8개월간 장기공연됐던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드니즈 살렘 원작,오증자 번역,임영웅 연출)가 중견 여배우 김용림의 무대로 5월 중 선보이고 86년 4월 공연된 시몬 보부아르의 「위기의 여자」가 뒤를 잇는다.남편의 부정을 알게된 한 여성이 갈등 끝에 남편으로부터 독립,자아를 찾는다는 줄거리의 「위기의 여자」는 장안에 여성연극 붐을 일으켰고 산울림의 존립 기틀을 마련해 준 작품이다. 마지막은 극단 산울림의 대표적 레퍼토리로 꼽히는 사뮈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로 장식된다.공연 날짜 및 출연배우는 아직 미정. 현대 해외명작 시리즈로는 이미 공연을 마친 「러브 차일드」(조안나 머레이 스미스 원작)와 「거미 여인의 키스」(마누엘 피그 원작)에 이어 러시아작가 에드바르드 라드진스키의 「결혼하기엔 늦고 죽기엔 이르고」를 국내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다.한 여가수의 타락한 삶이 무대 위에 진솔하게 펼쳐지는 이 작품에는 중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전무송과 김금지가 공연한다. 한편 현재 활동 중인 역량있는 작가의 작품 중 3편을 선정,올 하반기 중 국내 창작극 발전을 위한 한국 신작 창작극시리즈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85년 3월 3일 개관한 소극장 산울림(대표 임영웅)은 10년간 재공연작을 제외하고 26편의 화제작을 선보이며 4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는 등 활발한 소극장 운동을 전개해 왔다.
  • 서울신문사 초청 휴이시 박사 강연에 부쳐/조경철 천문학박사

    ◎펄사발견의 생생한 체험담 듣는다 노벨상은 물리학 화학 의학상등만 있지 천문학은 시상대상이 아니었다.그런데 1974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천문학 교수가 사상 처음으로 천문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았으니 그가 바로 앤터니 휴이시 교수다. 1967년 펄사(중성자별)라는 새로운 천체를 발견한 공적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휴이시 교수는 케임브리지대 뮬라드 천파천문대장으로서 우주에 떠있는 아주 작은 시각을 가진 전파원의 변화관측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때마침 그의 대학원생이었던 조슬린 벨이라는 여성은 하나의 별같이 보이면서도 수천억의 별들의 집단인 은하계에 버금가는 에너지를 방출하는 새로운 퀘이사를 발견하겠다며 매일밤 하늘을 전파망원경으로 훑고 있던중 1967년 10월 어느날 밤 이상한 천체를 발견했던 것이다.정확히 1.33초의 주기로 전파신호를 보내오는 이 별을 보고 놀란 그녀는 그날밤으로 휴이시교수에게 연락을 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펄사」라고 부르는 신기한 천체발견의 역사적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외계인이 보내오는 신호라고 믿어 온 세계가 떠들썩했고 그 당시 미국에 있던 나도 감격해 한국에 해설기사를 써보냈던 기억이 난다. 최초로 발견된 이 펄사는 PSR19 19+21이란 이름으로 등록됐다.이듬해인 1968년에는 0.89초의 주기로 신호를 보내오는 펄서가 발견됐고 이어서 유명한 게 성운속에서도 0.33초의 펄사가 발견됨으로써 보다 철저한 연구끝에 이것이야말로 일찍이 1939년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오펜하이머가 예언했던 중성자별임이 판명되었다. 중성자는 원자핵을 형성하는 양성자와 같은 질량을 가진 중성의 소립자로서 한 원자의 무게에 대한 지배적인 존재이다.이것만으로 1㎤를 채우면 1억t이 된다.다시말해 비중이 물에 비해 100조배나 무겁다는 이야기다.이는 태양 정도의 별이 직경10㎞정도의 별로 압축됐을때 생기는 엄청난 비중의 별이 된다는 뜻이고 이런 별이 초신성 폭발후에 남은 핵부분의 중력수축으로 해서 탄생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현실적으로 「펄사」라는 존재로 발견된 것이었다.별 크기가 작아지면서 질량이 변하지 않으면 자전운동의 각운동량은보존돼야 하기때문에 회전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 조슬린이 발견한 별은 1.33초에 한번씩 자전하는데 이를 어떻게 알아냈을까.별의 자전축과 별이 지닌 자기장의 극축은 위치가 서로 다르다.중성자의 극축에서는 강력한 전파가 방사되고 있는데 별이 자전축 중심으로 회전하는 동안 극축은 하나의 원추운동을 하게 된다.이때 우연히도 극축에서 나오는 전파가 지구를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 이것을 감지해 규칙적이고도 주기적인 신호로서 관측함으로써 중성자별 발견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이 발견으로 노벨상을 낚은 휴이시교수가 그의 생생한 체험담과 해설을 14일 하오3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직접 들려준다.우주에 대한 이해를 넓힐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이다.
  • 세계화를 위한 덕목/문희자 시인·서울대어학연(굄돌)

    지난 2월17일 우리 연구소는 겨울학기 수료식을 가졌다.일년간의 한국어 연수를 마치고 한국의 대학교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그 다음날 비행기편으로 본국으로 돌아가는 학생도 있다.이때문에 수료식날은 졸업날같은 감회를 자아낸다. 수료식을 하기 며칠전 나는 두 학생을 우리 집으로 초대했다.벨기에 학생과 일본 학생이다.이들은 일년간 한국말을 배웠는데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아무지장이 없을 만큼 한국말을 잘한다.나는 그들에게 한국체류 경험담을 물었다.그들은 한국은 정말 살기좋은 나라라고 했다.본국에 돌아가서도 김치는 먹고싶은 음식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고 친절한 하숙집 아주머니는 잊을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부정적인 인상은,한국 사람들은 외국 사람을 대하는데 있어서 자기식으로 대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음식을 권할 때나 술을 권할 때도 억지로 먹도록,마시도록 해서 배탈이 났을 때가 있었다고 했다.음식값을 내는데 있어서도 꼭 자기들이 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또한가지 더운 여름날 버스를 탔는데 버스 안은 무지무지 하게 더웠다.아침에 비가 와서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지만 창문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그럴때 자기가 창문을 열었더니 사람들은 시원해하며 자기를 쳐다보았는데 왜 창문을 열 생각을 하지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의 입장에서가 아닌 그의 입장에서 그를 이해하려는 생각과 능동적으로 일을 해나가려는 마음가짐이 세계화를 위한 또 하나의 덕목이 아닌가 싶다.
  • 여대생들 전문직 도전 열기 “후끈”

    ◎이화여대 등 취업세미나에 재학생들 북적/성공한 졸업생들 강사로 초청… 경험담 강연/카피라이터·변리사 등 특수직 선호도 높아 『하루 꼬박 16시간 파고들었습니다.옆에서 하나둘 친구들이 일반직장에 취직하고 도서관을 떠나갈 때 끝까지 교사직을 지원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도 들었습니다』23일 이화여대 학생회관 2층 취업자료실.교사임용고사에 합격,현재 안산시 원곡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재직중인 이 학교 졸업생 강민주씨(94년 사범대 사회생활과 졸업)의 경험담을 듣기 위해 몰려든 70여 학생들의 열기가 자료실안을 가득 메웠다. 「하늘의 별따기 같다」는 대졸 여성들의 취업.최근 날로 늘어가는 여대생들의 사회진출을 구체적으로 돕기 위한 대학들의 노력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화여대는 올 1월부터 겨울방학을 이용해 「전문직에의 도전」이라는 제목의 취업세미나 시리즈를 마련,졸업을 앞둔 4년생이나 일찍이 취업준비를 서두르는 재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대측은 전문분야별로 취업에 당당히 성공,현장에서 맹렬하게 활동하고 있는 졸업생들을 강사로 초대해 실감나는 취업준비정보와 현장에서 느낀 직종세계를 구체적으로 후배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제까지 소개된 직종은 모두 15개.행정·외무등 각종 고시와 광고회사 기획,카피라이터,방송사 프로듀서,신문·방송기자,브랜드메이커,변리사,신용분석가,컴퓨터 그래픽디자이너,외화번역가,선물거래중개사,외환딜러,교사(교사임용고시)등이다.방학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많게는 1백명이 넘는 학생들이 몰리는 바람에 당황했다는 학교측의 설명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손수정양(사회생활과 3년)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교사임용고시준비에 들어간 학생.『시험경쟁이 너무 심해 공부방법에 대해서는 일찍 알고 있었지만 선배의 경험담을 듣고 자신감과 함께 마음을 다시 다질수 있었다』고 흡족해 했다. 『요즘 여대생들은 실력을 갖추어야만 남녀가 같이 벌이는 취업전쟁에서 이길수 있다는 것을 절박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공부합니다』표경희 취업지도실장은 이번 세미나 시리즈중 외환딜러나 외화번역가,광고회사 카피라이터,등 특수 전문직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면서 방학동안 실시한 「전문직도전…」내용을 묶어 자료집으로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93년과 94년 학기중 직종별 취업강좌를 마련,강좌당 3백명 이상의 재학생들이 몰리는 성과를 얻었던 숙명여대의 경우 올해는 전문직종별 취업강좌는 뒤로 물리고 포괄적인 「마인드컨트롤식」강좌를 내세울 계획.이 학교 김덕영 취업지도실장은 『취업전쟁을 피부로 느끼며 학기초부터 본격적인 준비로 돌입하게끔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 금연운동 “확산”/롯데백화점,모든 사무실 흡연 금지령

    ◎삼성그룹,계단·휴게실 끽연도 못하게 「애연가는 서럽다」그동안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시되던 사무실내 금연운동이 최근들어 일반 직장 사무실에까지 폭넓게 확산되면서 「담배없인 좀체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는 골초 흡연가들이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1일부터 본점을 비롯한 5개지점 2백여개 사무실을 모두 금연구역으로 선포,지정된 흡연실이외의 장소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했다.그동안 백화점 매장은 금연지역이었으나 사무실은 제외됐었다. 백화점측은 앞으로 한달에 한번 전문강사를 초빙,금연수지침등을 강의하고 금연체험담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마련,「금연빌딩」선포 원년을 성공적으로 이끌 계획이다. 삼성그룹도 현재 일부 계열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금연운동을 오는 3월부터 전 사업장으로 확대시키기로 했다.삼성은 그동안 어느정도 묵인해줬던 계단과 휴게실등에서의 흡연도 전면 금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간접흡연의 위험에 속수무책이었던 비흡연자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는 반면 갈수록 입지가 줄어드는 애연가들은 각각 「금연파」,「준법파」,「배짱파」로 진로를 정해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애쓰고 있다. 우선 금연빌딩 목표에 딱 들어맞는 「금연파」가 한 계열을 이루고 있다.치사하게 눈치보면서 피느니 아예 이참에 끊어버리겠다는 독한 마음을 먹은 애연가들이다.「준법파」는 금연은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지정된 장소에서만 담배를 피우는 형.「배짱파」는 회사금연규정이 강제성이 없는 것을 악용,사무실내에서도 과감히 담배를 피는 형.주로 직장상사들이 이런 형에 속한다. 애연가인 회사원 김진만(28)씨는 『사무실금연을 실시한뒤부터 근무중엔 가능한 담배를 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담배를 피는 것이 불편해지다보니 흡연량이 줄어들어 사무실내 금연은 비흡연자나 흡연자 양쪽 모두에게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그룹과 한진·쌍용·장기신용은행등은 오래전부터 「금연빌딩」을 선포,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담배연기없는 쾌적한 사무실을 자랑해오고 있다.
  • “폐지·빈박스 분류…버릴것 거의 없어요”/김종숙주부 종량제 체험담

    ◎“음식물 안남기기”가족참여 성공적/장바구니 효과… 수거료 25%절감 『80원에 양심을 팔 수는 없죠.처음이라 다소 불편한 점도 있지만 다음 달이면 완전 정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기도 과천시 주공아파트 10단지 5동 501호 김종숙(50)주부는 쓰레기종량제 실시 일주일만에 부엌일 부담이 한결 가벼워졌다. 쓰레기도 절반정도로 줄었고 수거료도 예전의 한달 3천4백원선에서 2천원정도 덜 들어갈 것으로 가늠된다. 『종량제실시 5일쯤전부터 아파트주변에 각종 쓰레기가 너무 많이 쌓여 같은 주부로서 낯이 뜨거웠습니다』 새해 첫날 분리수거가 제대로 지키지 않고 쓰레기를 마구 버려 쌓였을 때도 김씨는 『우리 자신의 치부를 보는 것같아 웬지 부끄러웠다』고 했다.그후 김씨에게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매일 아침 아파트앞 쓰레기 수거함을 직접 열고 내용물을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다. 『일주일동안 갈수록 쓰레기를 담은 비닐봉투의 숫자가 줄어들어 주민들의 동참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인식부족으로 규격화된 봉투를 사용하는 가구가 20%정도여서 김씨는 구랍 26일 반상회에 이어 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보다 적극적인 종량제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가정에서의 쓰레기 줄이기는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 새해첫날 가족회의에서 올해 인하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하는 둘째아들 백민기(24)군 등 3형제가 『우리라도 규격화된 봉투를 사용하자』며 종량제 동참을 강조했고 김씨는 이에 힘입어 80원짜리 작은 봉투와 1백40원짜리 중간 크기 봉투를 각각 10장씩 구입했다. 전에는 마늘을 깔때 사용한 신문지를 돌돌 말아서 마늘껍질과함께 무심코 버렸으나 새해 들어서는 일일이 신문지를 털고 접어서 폐지로 따로 분류하고 있다. 또 그대로 쌓아두던 크고 작은 종이박스도 일일이 펴서 부피를 최대로 줄여 종이수거함에 버리고 있고 시장이나 슈퍼에서는 반드시 장바구니를 사용해 비닐봉투가 집안에서 모습을 감추게 됐다. 남편 백남영씨(54·회사원)와 세아들도 쓰레기 감량작전에 적극 동참해 국물진 음식찌꺼기가 반이상 줄었고 인스턴트식품은 구입하지않고 있다. 『종량제 실시로 식사문화도 서서히 변해가고 있는 셈입니다』 이대로라면 작은 봉투와 중간 봉투를 합해 한달에 25장쯤이 사용돼 쓰레기 처리비용이 6천원정도로 줄어들 예정이지만 종량제 실시 일주일만에 자신감을 얻게 된 김씨는 2∼3개월안에 그 비용을 절반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힐러리는 「잡×」/미국정가 파문 확산

    ◎백악관·민주당 “모욕적인 처사” 격분/깅그리치,CBS에 화살… 진화 부심 뉴트 깅그리치 미국 하원 신임의장(공화)이 대통령부인 힐러리여사를 욕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제104회 의회 개원일인 4일부터 미국정가에 적잖은 파문이 일고 있다. 때문에 공화당은 40년만에 의회를 장악했다는 승리감을 만끽하면서 클린턴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펴기에 앞서 때아닌 욕설파문부터 수습해야 할 판국이며 어수선한 분위기는 한동안 갈 전망이다. 깅그리치 의장의 모친인 캐슬린여사(68)는 CBS방송 프로를 위해 펜실베이니아주 도핀 자택서 유명 앵커우먼 코니 정과 가진 회견에서 아들이 힐러리를 「잡X(Bitch)」이라 불렀다고 얘기해버린 것. 루이스 슬로터 민주당의원은 이에 대해 『새로 출범하는 의회를 온통 휘저어놓는 매우 실망스러운 처신』이라면서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고 힐러리의 대변인 라이자 캐퓨토는 『우리 어른들은 언행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타인에 대한 불경과 무례가 나쁘다는 것을 어린이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백악관의 한 여성대변인이 깅그리치의 욕설을 「모욕적인 것」이라고 지적하는등 분위기가 격앙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힐러리와 클린턴 대통령은 논평을 자제하는 모습. 파문의 장본인인 깅그리치는 취임선서에 앞서 이날 아침 기자회견을 갖고 코니 정을 격렬하게 비난하면서 CBS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깅그리치는 코니 정이 5일 방영예정인 프로를 녹화하면서 자신의 모친에게 『우리끼리만의 이야기』라는 단서를 붙여 힐러리에 대한 험담을 빼내는 데 성공(?)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본인이 아닌 어머니에게 그런 질문을 한다는 것은 야비한 짓이며 코니는 나의 어머니와 대통령,온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열을 올렸다.
  • 노르웨이 철녀 사상 첫 남극 정복

    ◎41세 전직교사… 1천2백㎞ 대장정 위업 전직 교사인 41살의 한 노르웨이 여인이 25일 상오5시(한국시간)혼자서 남극점을 정복했다고 오슬로의 그녀 대변인이 이날 발표했다. 여자 혼자서 남극점을 정복하기는 역사상 처음인데 리브 아르네센이라는 이름의 이 여인은 지난 11월5일 탐험을 시작한뒤 그동안 1천2백여㎞를 50일동안 걸어 마침내 남극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녀의 대변인인 완다 위데뢰는 『그녀는 약 50㎏의 짐을 썰매에 싣고 끄는가 하면 등에는 15㎏의 짐도 지고 완벽하게 혼자서 남극을 정복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남극에 있는 미국 남극연구소소속의 비행기편으로 돌아올 예정인데 미국은 그녀를 초청,그녀의 체험담을 소개할 계획이다. 그녀는 위성수신장치를 이용,누구에게서도 도움을 받지 않은채 이같은 여행을 했다고 덧붙였다.
  • 민주/삿대질… 맞고함 “자중지란”/국회 본회의장서도 집안싸움

    ◎「12·12투쟁」 앙금에 「전당대회」 돌출 영향 이른바 「12·12투쟁」을 둘러싼 민주당 각 계파의 갈등이 전당대회의 조기개최 가능성으로 이어지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6일 이기택 대표의 조기전당대회 시사발언과 본회의장에서 연출한 소속의원끼리의 소란등은 팽팽히 당겨진 현과 같은 민주당의 한랭기류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민주당의 내분양상은 이미 막바지에 이른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어 보인다.이기택 대표쪽과 함께 범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당내 최대계보 동교동계와 이대표,이대표와 비주류의 신기하 원내총무,신총무와 또다른 비주류 「개혁모임」등 어느 관계를 들여다봐도 첨예한 감정대립만 나타난다.예전 같으면 생각도 못할 험담들이 최근들어서는 거침없이 쏟아지고 있다.당권을 향한 선의의 경쟁이라는 수준을 넘어선 양상이다. 개혁모임의 이해찬 의원등은 6일 본회의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산회되자 신총무를 향해 극언을 퍼부어댔다.『사쿠라도 저런 사쿠라가 어디 있어』 『(민자당하고)짜고 치는 고스톱이냐』라고목청을 높이며 손가락질을 했다.정균환·박석무 의원도 가세했다.이에 맞서 총무단은 『그렇게 잘났으면 할복이라도 하라』(이윤수 부총무) 『총무단 교체하고 지도부가 책임지라고 하라』(이협 부총무)고 열을 올렸다.신총무도 7일 『일부 소갈머리 없는 의원들의 추태』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내보이기도 했다.개혁모임쪽의 반발은 황낙주 국회의장의 일방적인 회의진행을 총무단이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그러나 바닥에는 신총무가 적절한 원내전략도 없이 그동안 등원만 주장하며 「12·12투쟁」에 혼선을 일으켰다는 불만이 깊이 깔려 있다. 이대표와 신총무의 불협화음도 도를 더해 가고 있다.7일 「독대」를 통해 남은 회기동안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지만 말 그대로 미봉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이대표쪽은 이번 「12·12투쟁」이 당권경쟁을 염두에 둔 신총무등 비주류쪽의 비협조로 제동이 걸렸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반대로 신총무는 『대표가 이 경선총무에게 무슨 권한을 주었느냐』면서 이대표의 독주에 강한불만을 품고 있다.서로들 「언젠가는 넘어야 할 벽」으로 생각하며 잔뜩 벼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와중에 불쑥 튀어나온 이대표의 조기전당대회 시사발언은 당권경쟁에 강한 자신감을 보임으로써 더이상 주위의 공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방어적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아울러 최대계보인 동교동계에 「선택」을 강요하는 손짓이기도 하다.동교동계쪽은 이날 내부논의를 통해 이대표 말고 아직은 대안이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이대표쪽을 고무시키고 있다.다만 공천권의 행사등을 감안해 지방선거전 전당대회는 피하고 싶은 눈치다.김원기 최고위원도 이날 『대표가 지금 당권 운운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라고 이대표의 발언을 못마땅해 하면서 전당대회문제는 정기국회 이후에나 논의될 일이라고 못박았다. 결국 각 계파가 당권고지를 향한 손익계산을 얼마나 자제하고 원내전략의 혼선을 줄이느냐에 따라 남은 회기에 민주당의 대여공세 수위는 달라질 전망이다.
  • 품위 잃은 여야 성명전(사설)

    좋은 정치는 섬세한 언어의 짜임새에서 비롯된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오늘의 우리정치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정치인들이 구사하는 언어의 황폐성이 그것을 말해준다.스스로 잘해서 올라가기보다는 상대방을 깎아내려야 자기가 돋보이는 것같은 착각이 우리의 정치풍토를 휩쓸고있기 때문이다. 12·12문제로 국회가 장기공전하면서 여야 대변인들이 쏟아내는 원색적이고 저질스런 논평과 성명은 가뜩이나 답답한 정치현실을 더욱 공허하게 만든다.당의 공식입장을 전달하는 창구로서 대변인의 말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도 드물다.더구나 장기 대치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오늘의 정치상황에서 여야의 입에 신경이 쏠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지금은 대변인의 성명·발표만이 표면에 나타난 유일한 정치행위로 존재하는 형국인 것이다. 대변인은 당론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지 개인적인 생각이나 입장에서 상대방을 비하하는 일에 몰두해서는 안된다.대변인의 말은 특정한 개인에게 겨냥된게 아니라 전 국민을 향해 외치는 소리란 점에서 그것이지니는 내용은 물론 용어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배려와 주의가 요구된다.천박한 말은 상호불신만 가중시킨다는 사실은 당사자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공당의 입으로 간주되는 대변인의 입씨름은 오히려 짜증마저 나게 한다. 대변인의 말 한마디가 여야관계를 악화시킨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또 품위있는 한줄의 성명이 꼬인 정국을 타개시킨 예도 마찬가지다.민주국가에서 여야관계는 상대를 타도해야할 적대관계가 아니다.국정을 함께 논의하는 경쟁관계일 뿐이다.그러기에 상대를 존중하는 예의를 갖추는 것은 곧 자기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행위로 귀착된다. 정치인들의 말의 수준은 그 나라 정치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대변인을 포함하는 여야당국자는 물론 국회의원들의 국회발언도 이제는 정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적절치 못한 표현,사실과 다른 내용,자극적인 험담과 도를 지나치는 허구등은 이제 자제 되어야 한다.평상인도 꺼리는 거친 감정적 표현을 일부러 골라 당의 공식의견처럼 개진하는 그런 투박하고 째째한 정치행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그보다는 정치실종과함께 장기공전하는 국회를 함께 걱정하며 조속한 돌파구 마련에 보다 관심을 갖는 그런 생산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돌아 가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 프랑스인 기질 혹평/외국인 기고문 눈길

    ◎르피가로지 주불특파원 경험 게재/“이기적이고 퉁명스럽고 성급”/“배꼽에 처박은 코 들라” 충고 프랑스 하면 옆구리에 바게트 빵을 끼고 베레모를 쓴 프랑스 사람이나 붉은 포도주,까망베레 치즈,개구리 뒷다리 요리등을 생각한다.그러나 이런 낭만적인 관념을 정면으로 깨는 얘기가 공개적으로 거론돼 관심을 모은다. 8년째 파리에 주재한다는 네덜란드의 한 신문사 특파원은 프랑스인의 이기적인 모습을 혹평하는 기명 기사를 자신 소속신문이 아닌 프랑스의 일간신문 르 피가로에 특별기고했다.르 피가로지는 「용기있게」 이 기사를 16일자 신문에 여과없이 크게 실었다. 이 기자는 자신은 프랑스 여인과 결혼했다고 밝히면서 『프랑스 사람은 자신의 배꼽만 들여다 보는 일을 이제 그만둬라』고 프랑스인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꼬집었다. 그는 이런 현상들은 한국의 김씨나 이씨에 해당하는 흔한 프랑스 성인 뒤퐁씨나 뒤랑씨 할것없이 해당되는 일이고 중국인,폴란드인,아르헨티나인등 자신이 아는 외국인도 모두 이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프랑스인의 이기적인 사고의 예로 외국인이 프랑스어가 아닌 언어로 길을 물으면 프랑스인들은 대답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리기가 일쑤라고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으면서 이제 배꼽에 쳐박아 놓은 코를 치켜들고 외부의 넓은 세계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승용차를 몰고가는 외국인이 길을 잘 몰라 멈칫거리기만 하는 날이면 뒤따라 오던 승용차에서 경적 소리는 물론이고 욕설과 헤드라이트 상향등이 금방 날아온다고 프랑스의 험한 승용차문화를 그는 신랄하게 비난했다. 프랑스인은 갑작스럽게 화를 내거나 퉁명스러운 기질을 갖고 있으며 카페의 종업원들은 주문을 받으면서 마치 손님이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프랑스 사람들은 가장 좋은 포도주와 함께 가장 월등한 과학,철학,승용차 그리고 진정한 문화는 모두 프랑스에 있으며 「프랑스가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프랑스는 프랑스인들만 없으면 더 아름다운 나라』라는 네덜란드 친구의 말을인용하면서 이런 얘기를 들은 프랑스인들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곳을 떠나버리라」고 말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은 프랑스인들의 잘못된 점에도 불구하고 프랑스가 마음에 들고 또 자신이 프랑스 여인과 결혼했기때문에 프랑스에 더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 중국 대학가에 “돈벌이 열풍”/북경대학생들 「자본주의 실습」 한창

    ◎학업은 뒷전… 뜻 맞는 친구와 동업/소프트웨어 제작서 옷 세일까지/「캠퍼스 졸부」 뜻하는 신조어 「교원대관」도 생겨 중국사회의 돈벌이 바람이 대학가에도 불어닥쳤다. 공부보다 아르바이트에 열중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 아에 본업은 뒷전이고 뜻맞는 친구끼리 모여 사업을 시작하는 학생이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북경대·청화대·인민대등 중국 최고 명문대학에 머리와 아이디어를 밑천으로 한 재산 꿈꾸는,중국 언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학생 상업경영 대군」이 집중돼 있다.캠퍼스의 졸부들이란 의미의 「쟈 위엔 다 콴」(교원대관)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촌 일대에는 북경대와 청화대의 이공계열전공 학생들이 꾸리는 소프트웨어 제작회사,컴퓨터·전자제품 판매및 수리상점들이 늘고 있다.또 회사와 상점들에 고용된 학생들도 많다. 대학생,또는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팔기 위해 이곳저곳 세일즈를 다니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북경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화대 계산기학과의 한 학생은 관련분야의 기술개발을 하면 2만∼3만원(일반 봉급쟁이의 1년봉급에 해당)의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소년과학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탄 과학영재인 청화대 시해신(채해신)군(22)은 싱가포르 자본의 컴퓨터회사로부터 50만원을 받고 박사과정을 다니면서 이 회사 사원으로 일하고 있다.북경의 외국계 컴퓨터회사들은 이공계 청화대생들을 쓰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공대생들이 지식과 기술을 돈벌이와 연결시키는데 비해 문과계열 학생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돈을 번다.광고대행업은 물론 왕성한 활동력으로 보따리장사를 하는 학생들도 있다. 올해초 북경의 3대명문중 하나인 인민대학의 학과별 수석입학생들은 학업의 성공담을 소개해달라는 편지를 한 장씩 받았다.원고료도 받지않고 써준 경험담은 「대학입시 수석합격의 비결연구」(고고장원탐비)란 책으로 출판돼 일반서점에서 날개돋친듯 팔렸다.이 책을 펴낸 사람은 이 대학 국제정치학과를 다니던 유모군.그가 한 재산 모은 것은 물론이다. 인민대학의 한 교원은 학생들의 기숙사를 순시하다가 절강성 출신의 몇몇 학생들 방을 들어가보고 놀랐다고 말했다.기숙사의 방이 각종 보따리들의 창고로 변해 있더라는 것이다.이 학생들은 고향의 한 복장공장 북경주재 대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북경대 동방어학과의 이수요군은 한 홍콩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통신회사에서 일해 번 돈은 모두 고향인 하남성으로 보내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돈벌이 열풍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며 부족한 학비와 가난한 생활이 학생들을 돈벌이 전선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또 돈벌이를 통해 가치있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다. 그러나 북경의 대학가에선 삐삐와 따끄어따(핸드폰)를 가진 학생들이 많아지고 컬러 텔레비전과 에어컨,고급오디오등을 사들이는가 하면 값비싼 옷을 입고 호텔 무도회장에 가서 돈을 쓰는 대학생들도 있다. 북경의 대학교수들은 학생들이 학문의 기초를 쌓기보다 돈 버는 일에 더 열중하는 것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계획경제에서 시장사회로 가는 과도기적인 현상이 아니겠느냐고 자위하고 있다.
  • 군은 그 「자리」에 있다/이재근(서울광장)

    군인으로서 더러 열등의식을 느껴본적이 있느냐에 대해 장교 48%,하사관67%,병은 6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장교의 88%,사병의 71%가 언제나 또는 때때로 군복무에 보람을 느낀다.사병의 경우 학력수준이 높을수록 보람감은 낮아진다.고졸이하는 77%,고졸은 75%,대학중퇴 또는 대학재학자는 68%,대졸이상은 41%만이 보람을 느끼고 있다.어느 사회학자가 설문조사한 우리 군인들의 직업적 자부심의 정도다.몇년전의 조사지만 그만하면 의무병역으로서의 우리 군 장병들의 사기는 유지돼있다고 볼수있다.누가 뭐래도 우리 군은 국방안보의 의무를 다하며 항상 「그 자리」에 서있다. 지난 주초였다.한 사병의 총기난동사건이 있던날 저녁,사고지역과 인접한 다른 부대의 사격장 근무사병인 막내아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총기사건 뉴스에 놀라있던터라 군말없는 안부 닥달에 아이는 『아무런 이상없다』며 태연해했다.역시 그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다.연이어 터진 크고 작은 군관련 사고에 걱정이 태산같지만 그래도 우리 군이 어떤 군대인가. 그간 몇가지 충격적인 사건 사고들을 놓고 군의 기강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무엇이 군을 그같은 무질서한 조직으로 비치게끔 했는지 국민들은 매우 참담한 심정이었던게 사실이다.그것이 혹시 지난 1년여간의 군 개혁작업과 「바로 서기」과정에서 생긴 무사안일속의 기강해이라면 그 또한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그래서 군 책임자를 질책하고 장교와 하사관들의 전반적인 자질을 탓했다.버릇없이 자라 군에 적응치 못하는 이른바 신세대 사병들의 문제점들을 지적했고 군 당국의 냉철한 진단과 처방을 요구하기도 했다.그리고 이윽고는 군내부의 기강과 사기에 영향을 미칠수밖에 없는 바깥사회의 온갖 일그러진 모습들을 돌아보며 자책한 바도 없지 않았다. 일컬어 「지존파」참극에 온보현사건,세금횡령사건과 증인보복 살인사건의 와중에 성수대교 붕괴,관광유람선 침몰사건등 어처구니없는 사건 사고들의 어두운 그림자는 여과없이 그대로 군사회에 젖어들었을 것이다.사고내기 얼마전 바깥사회에 나들이 갔던 범행사병은 가정사정으로 「끼니도 찾아먹지 못한채」마음 상해서 귀대했다.그렇다고 범행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다만 그 무렵의 세태가 또한 어지러웠음을 어른들은 유념할 필요가 있었다는 말이다. 직업군인으로서의 장교와 하사관을 제외한 모든 사병들은 입영전에 이미 성인이었다.모두들 제나름대로 하나의 인격체인 것이다.그런점에서 사병들은 그 개개인이 모두 바깥사회의 반영이다.그들은 대부분 의무복무기간의 군생활을 자신의 가정이나 사회의 연장선으로 생각한다.그래서 엄격하게 말하면 군조직은 그들을 통제할 수는 있어도 흔히 말하듯이 「개조」할수는 없다.촉망받던 동료장교의 주검을 바라보며 『군경력이 1년도 안되는 사병을 가리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라고 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고 한 어느 장교의 말은 신세대 장병들의 행태에 관한한 정확한 표현이었다. 군이 사회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하위체계라고 볼때 군대사회와 그 군사회의 배경 또는 환경으로서의 바깥사회는 직접적으로 연결될수밖에 없다.따라서 상위개념으로서의 일반사회가 건강하고 활기넘치면 하위체계로서의 군의사기와 군기는 확고하게 유지되지 않을수 없다.확실한 것은,요즘의 의무사병들은 영내 생활에서도 그 자신이 결코 바깥사회를 벗어나지 않고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몸은 군에 있으되 마음은 밖에 나가있다.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현실이다.사병들의 이른바 장교길들이기의 잠재의식적 연원은 여기서 찾아질수 있다.이 점을 파악하면 거꾸로 장교들의 사병길들이기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군생활에 불만을 가진 사병이 탄약고에서 수류탄을 꺼내 내무반에 던지려할때 그 사병의 머릿속에 부모가 떠오르면 그는 결국 범행을 저지른다.그러나 소·중대장의 얼굴이 떠오르면 수류탄을 던지지 못한다』어느 예비역장성의 경험담이다.지휘관은 사병과 골육의 정(골육지정)을 나눠야 한다는 교훈이기도 하다.「지휘는 아버지처럼,통솔은 어머니처럼」이라는 지휘 통솔요령이 있다.위로부터의 지휘는 합법적 권위로서 할수있지만 전체로서의 통솔은 인격으로 해야한다는 가르침이다. 그동안의 사건·사고를 위요한 군에 대한 질타와 가편은 이쯤해두자.그리고이제부터 군 조직·제도의 효율화및 경쟁력 제고노력과 함께 사회와 군대­민·군관계의 재정립등을 통한 강군육성책을 논의할 때이다.국방안보의 보루로서의 군의 경쟁력은 근본적으로 민·군의 협조체제가 얼마나 자발적이냐에 달려있고 이는 곧 민·군간의 신뢰관계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수있다.민·군관계를 개선하는 이상의 효율적인 군 사기진작책은 달리 없다고 본다.
  • 14대 총선후 95곳 조직책 물갈이/마무리단계 민자조직정비 안팎

    ◎내년 지자선거 결과토대 2차개편 계획/참신성·당선가능성 겸비인물 찾기 고심 민자당은 9일 7개 사고지구당의 조직책을 임명함으로써 지난 92년 착수한 사무처 및 일선지구당 정비를 통한 당의 조직정비작업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 이로써 14대 총선 뒤 위원장이 바뀐 지구당은 92년 28개,93년 35개,올해 32개등 모두 95개로 늘어났다.전체적으로 2백37개 지구당의 40% 이상이 물갈이된 것이며 부산 사하,경기 부천소사,경북 울진은 두번씩 조직책이 바뀌었다. 민자당은 마지막 남은 서울 중구,대구동을,대전중구등 3개 사고지구당의 조직책을 이달안에 확정하는 것으로 일단 1차 조직정비를 매듭짓고 내년 지방자치제선거 결과를 토대로 차기총선에 대비한 2차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올들어 세번째로 발표된 9일의 조직책 선정과정에서 민자당은 인물난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대상지역이 민자당의 취약지역인 서울과 호남이어서 당지도부가 영입하려한 참신성과 전문성 당선가능성을 겸비한 인사들이 대부분 고사,지난 2차 조직책발표 때 합격선에 가까이 갔던 인물 대부분이 그대로 조직책으로 굳어졌다는 것. 이번 인선에서는 무엇보다 득표력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고 1,2차 인선 때와는 달리 당에서 7명 모두 단일후보로 청와대에 상신,수정 없이 낙점을 받은 것이 특징.당의 한 관계자는 『7곳 가운데 5곳에 출마나 지구당 관리 경험이 있는 정당관계자가 발탁된 것은 당선가능성을 우선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 서울 성동병은 지난번 2차발표 때 이미 김영춘 청와대비서관을 확정,이우재·정태윤씨와 함께 「깜짝카드」로 활용하려 했으나 지구당을 내놓은 박용만고문의 반발로 발표만 보류됐던 곳.30대 초반의 나이에다 학생운동권 출신인 김씨의 영입에 대해 그동안 민주계 극우보수적 목소리를 대변해온 박고문이 강력반발,당지도부는 최근까지 설득에 애를 먹었다는 후문. 성북을의 강성재 전위원장도 2차발표 때 낙점을 받았으나 3차발표의 모양새를 고려해 발표가 지연됐던 케이스.그는 두번 낙선했지만 법규정 때문에 할 수 없이 지구당을 내놓은데다 열성적인 지구당 관리로 당선가능성면에서 높게 평가받았다는 것. 양천을의 탁형춘 서울시의원은 지난번에 당지도부가 인접지역인 강서갑의 유광사 위원장이 같은 시의원 이어서 광역의원 2명을 한꺼번에 조직책으로 임명하는데 부담을 느낀데다 중량감이 좀 떨어진다고 판단,낙점을 망설였으나 민주계인사들의 적극적인 뒷받침으로 이번에 지역구를 획득.전북 고창출신으로 호남주민이 많은 지역사정도 감안됐다는게 인선에 참여한 한 관계자의 설명. 관악갑의 이상현 한국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지난 13,14대 총선 때 신민주공화당과 무소속후보로 출마,모두 집권당후보를 누르고 차점자가 된 높은 득표력이 결정적인 선정배경으로 작용.과거 김종필대표가 총애했던 인사라는 점에서 김대표의 보이지 않는 후원도 기여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도. 한편 호남 3개지역은 당의 원초적 한계 때문에 당선가능성을 떠나 호남지역의 전반적 득표력을 제고할 수 있는 상징적 인물을 배치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광주 북을은 최근까지 한영·국효문씨등 여성발탁 얘기가 나돌았으나 사실 일찌감치 득표력도 있고지역의 신망도 높아 「호남여당의 대부」로 꼽히는 고귀남 전의원으로 굳어져있었다는 것. 전북 임실·순창은 처음 심국무 전의원과 이강년 전전북지사가 모두 이지역출신 이어서 교통정리를 걱정했으나 이전지사가 경력을 감안,전주덕진을 희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해결.심씨는 지역내 인지도가,이씨는 직전 도지사로서의 명망이 높게 평가. ◎민자 최연소 조직책 발탁/성동병 김영춘위원장/“개혁 통해서만 과거·미래 포용 가능” 『젊은 나이에 지구당을 맡게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9일 민자당 서울 성동병 지구당위원장 직무대리에 임명된 김영춘(33)전청와대비서관은 가장 어린나이로 지구당 조직책이 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김씨는 자신의 발탁배경을 『대통령을 가까이 모신 경험과 개혁의지를 일선 정치현장에 반영,개혁전도사가 되라는 명령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고려대 학생회장이던 지난 84년 민정당사 점거농성사건 배후주동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던 그는 『나름대로의 시대배경과 나이가 작용하기는 했으나 학생운동당시 다소 이상주의적 시각에서 현실을 진단하고 행동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문민정부의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 현실정치에 깊숙이 참여하면서 국정운영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했다』고 했다. 『국가는 밖에서 또는 야당에서 보는 것과 달리 무한책임 경영을 요구하는 유기체』라고 체험담을 털어놓고는 『항상 두려운 마음으로 국민속에서 호흡하고 심판받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85년「2·12총선」뒤 출소,김영삼 대통령과 인연을 맺고 상도동계에 막내로 입문한 그는 88년 고려대 영문과에 복학,정외과 석사과정을 밟은 기간 말고는 줄곧 정당생활에 몸담았다. 개혁정치에 대한 일부의 비판에 대해서는 『옛 것을 그대로 지키려는 수구나 그것을 모두 부정하려는 혁명보다 개혁은 훨씬 인기없고 힘든 현실정치의 과제』라면서 『그러나 21세기를 준비하는 한국은 개혁을 통해서만 과거와 미래를 모두 끌어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지구당을 맡게 된 것도 광범한 개혁지지세력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시대정신에 따른 것으로 본다』고 했다. 민주계안의 우익보수론을 대표하는 박용만 전위원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지난날의 노선이 무엇이든 민자당에 입당한 사람은 이미 개혁철학으로 무장한 사람』이라면서 『새로운 요소들을 수용,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함으로써 당이 개혁의 주체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에 근무하는 부인(32)과의 사이에 자녀는 아직 없다.
  • 문화답사여행 붐/깨진 기왓장에도 역사의 숨결이…

    ◎「백제문화를 찾아서」 동행취재기/해남·공주등지 주말엔 4∼5개팀 동시 방문/우리역사 새롭게 공부하며 문화의 참멋 체험 「답사 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모은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저)와 판소리 영화 「서편제」 이후 현장에서 배우고 체험하는 문화답사기행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인 요즘 전남 해남이나 백제 문화권인 공주·부여등 인기 답사지역의 경우 주말에는 4∼5개 답사팀이 방문,혼잡을 이루기도 한다. 가을색이 절정에 이른 10월 마지막 주말인 29∼30일 여성문화예술기획(대표 이혜경)이 마련한 가을문화답사기행 「백제문화를 찾아서」에 동행했다. 『그려진대로 보지말고 그 배경과 이면을 파악하고 화려한 보물찾기식 역사관을 벗어 나십시오』­.29일 하오 2시 서울을 벗어난 참가자들은 차안에서 현지 역사 길잡이 이해준교수(공주대·역사학)의 강의를 들으면서부터 「역사를 새로 보는 방식」에 흥미와 긴장감을 느꼈다. 참석자는 50명.국민학교4년생 아들과 답사여행만 수없이 쫓아다닌 고교 교사 아버지,결혼11년만에 처음으로 여행한다는 주부,낙엽따라 훌쩍 나섰다는 직장인,40·50대 부부등 다양한 면면들이다.일상을 벗어나 1박2일의 빠듯한 일정동안 한가족처럼 지내며 이웃을 확인하는 모습 또한 현장 전문가들을 만나 우리문화의 참멋을 배운다는 것 외에 답사기행이 갖는 매력임을 알게 한다. 주부 김순희씨(32)는 『우리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공부할 수 있는 것 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많은 것을 느꼈다』며 『여행이 내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마침 공주대에서 열리고 있던 「동학농민전쟁」1백주년 기념 예술제에 참석,백제부흥에 힘쓴 장군들의 영혼을 달래는 「은산별신굿」을 참관한 일행은 숙소에서 「교육문제」「여성문제」등을 놓고 자신의 체험담을 바탕으로 활발한 토론마당을 펼치기도 했다. 이튿날 첫 일정은 진노랑색 감나무의 군집이 단풍을 압도하는 계룡산 갑사산책.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백제인의 섬세한 솜씨를 드러내보이는 부도탑과 당간지주,구리종에 깃든 역사를 음미하는 코스였다.백제 마지막 도읍 부여에서 박제된 박물관과 백마강,부소산성,낙화암이 만들어내는 애틋한 정취와 「새롭게 조명하는 백제」를 느끼며 뱃길을 따라 무량사·성주사터로 옮겨갔다.일행은 발굴 작업이 한창인 성주사지에서 길을 멈춰 부여문화원 김인권 사무국장의 열정적인 설명과 함께「찬란한 보물 유산」이 아닌 깨진 기왓장,사금파리,잡초에 묻힌 돌무덤의 의미를 되새겼다.오랜만의 여유를 찾기 위해 혼자 참석했다는 박영보씨(41·출판업)는 『다음번 겨울문화기행에는 남편·아이들과 참석해 함께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현장에서 진지하게 배울 계획』이라고 밝혔다.『이틀 동안 참석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듣고 답사활동을 하면서 「너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동안 우리문화를 하찮게 여겨왔다는 한 참석자의 말이다.
  • “일본인 독서열기 한풀 꺾였다”/마이니치신문,조사결과 발표

    ◎“거의 매일 읽는다” 23년전 21%서 17%/실무관련 서적·추리소설·논픽션순 선호 일본인들의 독서열은 정평이 나 있다.전철에서,다방에서 틈만 나면 책을 읽는 일본인들은 꽤 많이 눈에 띈다.그리고 이번 주는 독서주간이다. 그러나 독서주간을 맞아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일본인들의 독서열이 한 풀 꺾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일본 전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 거의 매일 책을 읽는다는 대답은 23년 전의 21%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17%로 떨어졌다.한 주에 이틀 내지는 사흘 읽는다고 응답한 사람도 34%에서 23%로 크게 떨어졌다. 이에 비해 전혀 읽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8%에서 12%로,1년에 이틀 내지는 사흘 정도라는 대답은 2%에서 3%로 늘어났다. 2∼3개월에 하루 정도 읽는 경우는 1%에서 3%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돼 전체적으로 독서시간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일본인들이 책을 읽는 장소는 자택이 23년전의 82%에서 68%로 줄어든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다방,출퇴근 시간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났다.좁은 집,늘어 나는 오락물 등 생활환경의 변화가 독서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들이 즐겨 읽는 책은 ▲실무·실생활과 관련된 서적 ▲추리소설 ▲논픽션 체험담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의 경우 특히 실생활과 관련된 서적을 많이 읽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마음 깊이 감동을 주고 호소하는 책」,「인생의 좌표를 생각케 하는 책」은 많이 읽히고 있지 않다면서 책의 역할과 의미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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