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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0년대 日미나마타병 생생한 증언

    오존층 파괴, 지구온난화 등은 귀에 익은 환경이슈다. 그러나 다가가려니 뭔가 공허하다. 워낙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문제여서 피부에 쉬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당장 ‘발 밑의 문제’를 돌아보자.”고 주문하는 번역서가 발간됐다. 대상은 ‘수은(Hg)’이다. 하라다 마사즈미 박사를 비롯해 1960년대 일본 미나마타병의 산 증인들이 펼쳐낸 생생한 체험담을 한국환경보건학회가 ‘미나마타학(學)-끝나지 않은 수은의 공포’란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했다.수은은 우리나라에서 ‘지금, 당장’ 불거져 있는 문제다. 일반 국민의 혈중 수은 농도가 선진국의 5∼8배에 이르렀고, 조산·저체중아 출생 같은 부작용도 이미 드러나고 있다. 대학서림 펴냄,425쪽,1만 2000원.
  • [어린이책꽂이]

    ●쉿! 키 크는 마법을 알려줄게(신지윤 글, 이루다 그림, 삼성출판사 펴냄) 다섯 쌍둥이 가운데 유난히 키가 작은 막내가 키 크는 마법을 배우기 위해 떠나는 모험담. 마법사에게서 키를 크게 하는 식습관, 수면, 자세, 운동 등 실천항목들을 귀띔받는 줄거리의 그림책.7세까지.7500원. ●톡톡 방아벌레와 딱정벌레 잔치(하이드룬 보닌 글·그림, 김라합 옮김, 마루벌 펴냄) 독특한 생김새와 특징을 가진 대표적인 딱정벌레 15종류를 소개하며 그들의 생태, 사람과의 관계 등을 알아보는 생태그림책. 동화 형식의 글, 콜라주 기법의 배경그림이 앙증맞게 조화를 이뤘다. 초등저학년까지.9800원. ●바퀴 달린 라 퐁텐 우화집(마리 앙주 기욤 글, 프랑수아 로카 그림, 김예령 옮김, 비룡소 펴냄) 라 퐁텐 우화를 다양한 모양의 자동차 이야기로 바꿔 들려주는 그림책.‘노란 택시’주인공이 값비싼 자동차에게 무시당하는 이야기 등 현대감각에 맞도록 라 퐁텐 우화가 재구성됐으며, 섬세하면서도 익살스런 그림 역시 아이들 눈을 홀릴 만하다.7세 이상.8500원. ●웨인스콧 족제비(토어 세이들러 글, 프레드 마르셀리노 그림, 권자심 옮김, 논장 펴냄) 사랑에 빠진 족제비의 용감무쌍한 행동, 서로 다른 동물들 사이의 사랑이 훈훈한 감동으로 배어나는 팬터지 동화. 귀엽지 않은 동물로 대접받는 족제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작가는 근거없는 편견을 꼬집기도 한다. 초등3년 이상.9500원.
  • [길섶에서] 노동의 기쁨/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고교 시절, 은사에게서 들은 일화인데 30년이 지났는데도 기억에 남아있다. 기술 선생이었는데 당신의 체험담이었다. 회사에서 사람을 스스로 나가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자리는 지키게 하면서 아무런 일도 주지 않는 것이라는 얘기였다. 회사의 부당한 처사에 항의하다가 그런 일을 당했는데 한달도 못견디고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일하는 기쁨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한동안 ‘백수’로 지내다 일자리를 얻은 이들이다. 정치권에 몸을 담았다가 몇년간 ‘백수’ 생활을 한 뒤 신문사에 다시 들어온 한 선배는 “정말 이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피력했다. 최근에 지인중에서 그런 사람을 만났다. 젊었을 땐 교사생활을 한, 이제 막 50줄에 들어선 여성인데 ‘땀 흘리는 노동’이 그렇게 즐거울 수 없단다.10여년을 보았는데 가장 밝고 행복한 모습이다.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엔 이런 글귀가 있다.‘노동은 인생의 필수 조건이요, 기쁨이다.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은 큰 불행이다.’ 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주말탐방]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주말탐방]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산불진화, 우리가 책임집니다.” 한해 600여건꼴로 발생하는 산불 진화의 90% 이상을 맡고 있는 산림청 산하 산림항공본부(본부장 조건호). 민방위대나 공무원 등을 동원하는 인력 위주에서 벗어나, 헬기와 정예인력 만으로 산불을 조기진압하는 선진기법이 도입되면서 산불 진화의 중추기관으로 자리잡았다. 경기도 김포본부와 전국 7개 관리소에서 총 45대의 산불진화용 헬리콥터와 48명으로 구성된 8개팀의 공중진화대를 운용하고 있다. 산불진화 외에 조난구조와 산림방제활동 등의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을 맞아 산불진화 훈련이 실시된 충북 진천관리소를 찾았다. ■ 2000년 동해안 산불때 5일간 100시간 사투 ‘生生’ “바람과 연기가 공중진화 대원들의 가장 큰 적이죠. 대형산불은 대부분 강풍을 동반하는데, 열기와 함께 강풍이 몰아닥칠 때는 몸조차 가누기가 힘듭니다. 작년 강원도 양양 낙산사 화재 때는 현장으로 진입하던 카모프 헬기가 강풍때문에 뒤로 300m가량 맥없이 밀려나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의 무력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상황이었죠.” 진화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조창호(36) ‘불사조’팀장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산불진화 경험담을 하나둘 꺼내놓았다. 조 팀장은 공중진화대 창설멤버로 1997년 이후 200회 이상 산불현장에 투입돼 진화의 선봉장역할을 수행한 베테랑 요원.“여의도의 80배에 달하는 면적을 잿더미로 만들었던 2000년 강원도 동해안 산불은 헬기를 타고 산불 가장자리를 도는 데만 40분가량 걸릴 정도로 규모가 컸죠.” 울진원자력발전소까지 불이 번지지 않도록 진화선을 구축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불사조팀 대원들이 삼척시 근덕면 야산에 도착하자 매케한 연기가 이들을 맞았다. 금방이라도 삼척 시내를 집어삼킬 듯 기세등등한 화마와 이를 저지하려는 대원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연기 속에서 혀를 낼름거리는 화염, 여기저기서 굴러 떨어지는 통나무와 낙석 등은 수시로 대원들의 생명을 위협했다. “‘뱀꼬리’(산불의 가장자리를 뜻하는 은어)를 따라 이동하며 잡목 등 가연물들을 제거한 다음, 흙이 나올 때까지 두꺼운 낙엽층을 파헤쳐 폭 1.2m 이상의 진화선을 만들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소금으로 간만 맞춘 주먹밥을 먹어가며 5일 동안 꼬박 100시간 가까이 사투를 벌였죠. 얼마나 불갈퀴질을 했는지 근육경련이 오는 대원들이 속출했습니다.” 진화대원들은 1분 동안 대략 40차례 불갈퀴질을 한다. 휴식시간 등을 제외해도 5일동안 최소한 20만번 이상 불갈퀴질을 한 셈이다. 꺼질 줄 모르고 타올랐던 동해안 산불은 진화대원들의 이런 초인적인 노력으로 마침내 7일간의 생을 마감했다. “대형산불이 한번 나면 내 생애에는 다시 이런 아름다운 산을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산불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요.” ■ 火線넘은 비행 불사조로 비상 山불의 3요소인 열과 산소, 그리고 가연물 등을 없애는 산불진화 훈련과정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공중에서 소화액이 섞인 물로 열과 산소를 제압하는 진화헬기가 공군이라면, 공중진화 대원들은 지상에서 임목이나 낙엽층 등 가연물들을 제거해 진화선을 구축하는 지상군의 역할을 했다. 많은 인력이 투입돼 우왕좌왕하던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산불상황 발생. 대형헬기 2대와 공중진화 대원들은 즉시 출동하라.” 지난달 24일 오후 1시46분. 진천관리소 산불 상황실에 옥성리 일대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상황방송 후 브리핑을 통해 임무를 부여받은 공중진화대 조창호(36) 팀장 등 불사조팀 대원들이 정확히 15분만에 631호 카모프 헬기에 올라탔다. 정글칼과 불갈퀴, 방염텐트 등 무게만도 20㎏에 달하는 각종 장비가 대원들의 몸을 휘감았다. 화재현장에 도착한 헬기가 20m 상공에서 하버링(정지비행)을 하자, 대원들이 능숙한 자세로 레펠을 시작했다. 군 특수부대 출신답게 채 2분이 못돼 대원 모두가 지상에 내려섰다.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군부대에서 레펠훈련을 받아온 결과다. 대원들이 안전하게 내려간 것을 확인한 손정훈(53) 기장은 김포본부 산불방지종합상황실에 헬기지원요청을 하는 한편, 물을 담기 위해 인근의 옥정저수지로 향했다. 헬기가 수면으로 접근해 가자 무지개와 함께 물보라가 일었다.1m남짓 높이에서 하버링을 하며 물을 담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물에 빠질 것같은 아슬아슬한 순간이다. 손 기장은 “산불진화 현장에서는 더 아찔한 상황이 많다.”며 “시야가 불량한 화선(火線)에서 비행하다 보면 간혹 헬기끼리 공중충돌할 만큼 근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1분20초 만에 3000ℓ의 물을 담은 헬기가 수면위로 힘차게 솟아 올랐다. 이제는 적당한 위치에서 ‘물폭탄’을 투하할 차례. 바람의 방향 등을 감안해 투하각도를 결정한 손 기장이 적당량의 소화액이 섞인 물을 투하했다. 탄착군을 형성하며 지상으로 쏟아져 내려간 물폭탄은 정확하게 목표지점을 타격했다. 한편 지상에 내려온 불사조팀 대원들은 진화선 구축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 팀장을 포함해 6명의 대원들에게 각각의 임무가 주어져 있다. 조 팀장의 지휘아래 1번 개척조는 정글칼로 임목 등을 제거해 이동통로를 확보하고,2∼4번 진화조는 불갈퀴를 이용해 진화선을 구축한다. 그리고 마지막 5번 잔불정리조는 진화선의 이상유무를 확인함과 더불어 잔불을 정리한다. 선두의 조 팀장이 전방에 펼쳐진 화세(火勢)가 이동하는 데 장애가 될 만큼 강력하다고 판단되자 지체없이 진화헬기에 물폭탄 투하를 요청했다. 실제 화재현장에서는 GPS(위성항법장치)나 나침반 등을 이용해 헬기에 물투하 지점의 좌표를 알려주기도 한다. 물폭탄에 두들겨맞아 불의 기세가 수그러들자 대원들은 진화선 구축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손 기장이 헬기지원을 요청한 후 35분 만에 원주관리소 소속 카모프 헬기 1대가 진화작업에 합류했다. 곧이어 김포본부에서 날아온 대형헬기 1대까지 가세하면서 편대를 이룬 헬기들은 한 방향으로 비행선을 그리며 산불을 공략해 갔다. 화마의 숨통을 끊은 것은 마지막에 합류한 강릉관리소 소속의 초대형 헬기 S64-E. 물탱크 용량만도 1만ℓ에 달한다. 카모프 헬기의 3배가 넘는 엄청난 양이다.S64-E가 불의 머리를 향해 물대포를 쏘아대자 불의 기세가 급속도로 약해져 갔다. 이때 시간이 오후 5시30분. 지상과 공중에서의 입체작전을 통해 약 4시간 만에 산불은 완전히 꺼졌다. 훈련현장을 둘러본 조건호(56)본부장은 “2010년까지 보유헬기는 60대, 공중진화대는 두 배 이상 확충할 계획”이라며 “지방 관리소도 3개소 정도 추가해 전국 어느 지역이건 30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 공중진화대원은 軍특수부대출신 대재앙으로 기록된 1996년 강원도 고성산불 이후 산불진화 정예요원 양성을 목적으로 이듬해인 97년 창설됐다. 산불발생시 헬기를 타고 신속하게 화재현장에 투입돼 진화선을 구축하는 등 산불진화의 최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대형산불이 나면 대원 각자가 흩어져 민·관 합동진화인력들을 지휘하기도 한다. 산불진화와 조난구조가 주임무이지만, 병해충 방제나 화물공수 등의 임무도 하고 있다. 인원은 총 48명. 헬기 레펠 등에 능한 군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됐다. 미국, 캐나다 등 산림 선진국에서 산불진화 교육을 받기도 했다. 팀장 포함 6명이 1개팀을 이뤄 김포본부를 비롯한 전국 8개 지역에 분산배치돼 활약 중이다.
  • [28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 n 조이(YTN 오전 8시30분) 가을철 경기도 양평으로 문화 여행을 떠나본다. 문화예술의 거리로 지정된 강하면 강변가의 미술관을 찾아가 미술이며 사진 등 멋진 예술품 감상에 흠뻑 젖어본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다양한 체험 행사도 즐겨본다. 순백의 도자 위에 자연의 문양을 새기며 예술가의 멋과 재미도 직접 느껴본다.   ●책 읽어주는 여자, 밑줄 긋는 남자(EBS 오후 9시30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소개한다. 이 책은 일반인들이 흔히 알고 있는 백과사전과는 전혀 다른 구성과 내용이 특징이다. 구석구석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는 독특한 책을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5분) 도박판의 은어인 ‘타짜’는 사기도박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전문 기술자를 가리키는 말로 통한다. 타짜들은 과연 어떤 기술을 갖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것일까. 그들은 왜 타짜가 되었으며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전·현직 타짜들의 경험담을 통해 도박에 얽힌 문제를 풀어본다.   ●누나(MBC 오후 7시50분) 수아엄마는 건우 엄마를 찾아가 건우가 자고 간 날 이후로 수아가 먹지도 자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건우가 수아에게 실수했음을 확신하게 된 건우 엄마는 아들에게 책임질 일을 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수아 엄마는 수아에게도 학교에 가지 않고 있으면 기별이 올 거라며 그냥 아픈 척 누워 있으라고 한다.   ●소문난 칠공주(KBS2 오후 7시55분) 종칠은 태자가 도착하지 않는 바람에 수술을 받지 못한다. 뒤늦게 병원에 도착한 찬순이 동의서를 작성해 수술이 시작된다. 심한 출혈 탓에 수혈을 받지만 보관 중인 혈액이 모자란다. 병원에 도착해 종칠의 상태를 묻던 태자는 수혈이 필요하다는 말에 자신이 종칠과 혈액형이 같다며 선뜻 나선다.   ●파워 인터뷰(KBS1 오후 11시20분) 추미애 전 의원이 2년 만에 돌아왔다. 아직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의 손짓은 벌써부터 뜨겁다. 차기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정치적 유동성이 커진 시점이어서 그녀를 바라보는 세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귀국한 지 두 달 만에 TV와 대화를 시도하는 추미애 전 의원을 만나본다.
  • [오늘의 눈] 고질민원에 시달리는 구청장

    “걸핏하면 집무실을 박차고 들어오는 민원인 때문에 일상업무를 처리하기 힘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26일 광주시 A구청장의 푸념 섞인 하소연이다. 그렇다고 상전인 ‘주민’을 박대했다간 갖가지 험담과 모함에 시달리기 일쑤이다. 구청장들이 겪는 고질민원 가운데 으뜸은 불법 주정차 단속과 관련된 것.B구청장은 “‘딱지’를 떼인 주민이 찾아와 생떼를 쓰거나 막말을 하는 상황에 이골이 났다.”고 털어놨다. 설득을 거듭 해도 먹히지 않아 과태료 4만원을 대납해 준 경우도 많단다. 실제 최근 한 주민은 불법 주정차 단속에 항의하기 위해 휘발유병을 들고 한 구청장실을 찾았다. 그는 실랑이 끝에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끼얹다가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이런 소동은 보도가 되지 않을 뿐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현상이다. 어느 기초자치단체나 사정은 비슷하다. 이 때문인지 광주시(광산구 제외) 견인차량 대수는 2002년 7만대에서 지난해 3만 9000여대로 감소했다. 스티커 발부건수도 지난해 15만 6374건으로 전년보다 5%나 줄었다. C구청장은 요즘 ‘노인요양병원’ 건립을 놓고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며 공사장을 한달째 점거하고 있다. 구청장을 향해 인신모독에 가까운 험담도 내뱉고 있다. 그는 “표현하기에 낯뜨거운 각종 욕설을 들을 땐 구청장을 당장 그만두고 싶다.”고 전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도를 넘는’ 행위가 행정의 일선에 선 자치단체장의 ‘집행능력’을 무력화시킬 지경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기초질서·청소·보건복지·환경 등 모든 민생분야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그 이면에는 다음 선거를 의식한 민선 자치단체장의 무소신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주민들의 지나친 행동에 대해 맞대응할까 망설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포기하게 된다.”고 한 자치단체장은 말한다.11년을 훌쩍 넘긴 지방자치제가 완전히 뿌리내리기엔 아직도 멀었다는 씁쓸함이 느껴진다.cbchoi@seoul.co.kr
  • [미리 만난 ‘가을밤 콘서트’ 주역(4)] 모스틀리필오케스트라 지휘자 박상현

    [미리 만난 ‘가을밤 콘서트’ 주역(4)] 모스틀리필오케스트라 지휘자 박상현

    재일 한국인 뮤지션 양방언, 바리톤 김동규, 뮤지컬 박해미, 뉴욕타임스가 극찬한 기타리스트 임정현.29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2006 가을밤 콘서트’무대에 오르는 이들이다.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톡톡 튀는 활약을 보여주는 이들이다. 무대를 아우르는 하나의 테마를 찾아내는 수고를 덜어낸다면, 한자리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멀티 플레이 뮤지션들의 맛깔난 연주를 한꺼번에 그리고 마음 편하게 눈과 귀로 2시간 남짓 감상하는 소중한 자리와 만날 수 있다.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서울 필하모닉 합창단을 이끌면서 이번 공연의 지휘봉을 잡은 박상현(40)은 “각자가 최선의 기량을 보여주는 연주자들인 만큼 이번 공연이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그는 김동규와는 벌써 20회가량 지휘자로서, 혹은 성악가로서 한무대에 서봤던 만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란다. 또한 박해미에 대해서는 “3차례 무대를 같이 해봤는데, 어느 연주자보다도 열의와 성의가 대단해서 더더욱 몰입하게 된다.”고 칭찬했다. 양방언, 임정현과는 처음 호흡을 맞춘다. 진작부터 양방언과는 무대에 서보고 싶었다는 박상현은 이번 공연이 그와의 접점을 만들어 줬다며 그의 입국만을 기다리고 있다.“양방언씨가 ‘프로그램에 없는 피아노 독주곡을 히든카드로 연주하겠다.’고 해 어떤 곡인지 기다리는 즐거움이 있다.”고 한다. 임정현에 대해서는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그가 오프라인상에서, 그것도 큰 무대에서 데뷔를 하는 만큼 그의 팬들이 어느 정도 와줄지 기대된다.”고 했다. 정식 리허설 전에 그와 단독으로 만나 연주에 대해 조율하고 음악선배로서 경험담도 들려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박상현은 지지난주에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프랑스가곡의 밤’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미국과 불가리아에서 지휘를 배웠지만 출발은 서울대에서 전공한 성악이다. 그의 활동은 클래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가 3년 전 창단한 모스틀리 오케스트라와 함께 영화 ‘왕의 남자’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녹음했고,MBC의 대하사극 ‘주몽’과 전 세계적으로 팔려나간 게임 ‘리니지’의 녹음도 맡았다. 또한 이번 공연뿐 아니라 여러 무대의 편곡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다재다능한 음악일꾼이다. “한 분야만 전문적으로 파고드는 시대에서 나같은 멀티맨들이 그 중간의 영역에서 소통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박상현은 “이번 무대도 다양한 장르에 연관된 연주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관객에 즐거움을 주는 콘서트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1부에서는 박해미가 ‘맘마미아 메들리’등 3곡을, 김동규가 ‘그라나다’등 4곡을 부르며 모스틀리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서울필하모닉합창단이 앤드루로이드 웨버 뮤지컬 메들리를 들려준다. 2부에서는 임정현이 파헬벨의 ‘캐논’등 3곡을, 양방언이 ‘Prince of Cheju’ 등 3곡을 연주한다.3만~10만원. 문의 (02)2000-9752~5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세종대왕님은 못말리는 책벌레

    [이주일의 어린이책] 세종대왕님은 못말리는 책벌레

    ‘세상을 바꾼 위대한 책벌레들’(김문태 글, 이량덕 그림, 뜨인돌어린이 펴냄)은 왜, 어떻게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방향을 잡아주는 길라잡이 책이다. 그런데 화법이 여간 듬직한 게 아니다. 이러이러하니 독서를 해야 한다는 당위를 직설화법으로 일러주는 대신 국내외 위인들을 불러낸다. 그들을 거울삼아 독서의 가치를 은근슬쩍 은유하는 책의 화술이 재치만점이다. 책에 등장하는 위인은 세종대왕, 이덕무, 김득신 등 국내 인물에 나폴레옹, 링컨, 에디슨, 헬렌 켈러 등을 포함해 모두 7명. 남보다 뒤처지고 보잘것없던 이들이 책벌레가 되어 보란듯이 세상의 빛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동화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덕분에,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유연한 책읽기가 보장된다. ‘좋은 글을 백번 읽고 백번 생각하다’란 부제가 붙은 세종대왕 편. 책 속에서 세종대왕은 직접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1448년 8월11일, 오늘은 내가 왕위에 오른 지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여러 행사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임금과 학동들의 터놓고 말하기 행사’이다. 전국의 서당에서 뽑힌 학동들과의 만남이라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나라행사를 여는 경복궁 근정전이 왕과 학동들이 주고받는 허심탄회한 대화로 화기애애해진다. “상감마마께서는 어느 서당에 다니셨나요?” “나는 궁궐 안의 왕자 전용서당인 시강원에 다녔소.” 한참 뒤 세종대왕이 자신의 독서비법을 소개한다.“나는 ‘사서삼경’을 100번씩 읽었소. 읽을 때마다 작대기 표시를 해서 내가 그 횟수를 알고 있다오.” 같은 책이라도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므로 좋은 책은 여러 번 읽으라는 은근한 권유에 학동들이 눈을 반짝인다. 나폴레옹 편에는 ‘책 속에서 창의력과 용기를 얻다’라는 부제가 붙었다. 인물의 면모와 역사적 환경을 얕게나마 훑어볼 수 있는 점도 책의 장점.1820년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 중이던 나폴레옹은 놀림을 당해 울고 있는 마을의 아이에게 자신의 어릴적 경험담을 들려준다.“외롭고 견디기 어려울 때 책은 친구가 되어 주었고, 나에게 많은 걸 가르쳐 주었어.” 고대 그리스 역사가 폴리비오스가 쓴 40권짜리 ‘역사’를 몇번씩 읽고난 뒤 로마가 세계를 지배한 까닭을 알게 되었다고 귀띔하는 대목 등에서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독서의 위력을 감지하게 된다. 위인들이 즐겨읽은 책 목록을 일별하는 것도 독서 잠재력을 키우는 효과가 있겠다. 인물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그들이 즐겨읽은 책들과 주요내용이 간추려져 실렸다. 초등생.9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지구상 가장 이상한 종족-남자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지구상 가장 이상한 종족-남자

    당신이 알고 있는 남자들에 대한 ‘진실 혹은 대담’ 몇 가지. 정신병을 앓고 있는 남자가 여자보다 두배 많다. 남자가 여자보다 체스를 백배 잘한다. 남자는 일주일 동안에 평균 80%를 TV리모컨을 찾는 데 소비한다. 하루 평균 성인 남자에게 필요한 열량은 2550㎉다. 남성사망자 3명 중 1명은 심장질환이 원인이다. 남자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여자보다 4배 높다.17%의 남자가 어렸을 적 인형을 가지고 논 경험이 있다. 남자는 체중의 40%가 근육이다. 누드로 자는 남자가 그렇게 자는 여자보다 3배 더 많다.<이상은 롭 캠프(Rob Kemp)의 글 중에서 발췌했음.> 인간게놈 지도의 비밀을 밝힌 과학자들은 남성과 여성의 유전자 중 오직 78개만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럼에도 ‘평행주차(섹스를 가리키는 속어)를 할 수 있는 능력’이라든가,‘커튼을 고르는 취향’처럼 분명한 차이점 외에도, 남자와 여자를 구분 짓는 수십 가지의 키포인트는 분명 존재한다. 그 차이를 알고 나면, 그 또는 그녀의 알 수 없는 행동들에 대한 해답, 혹은 최소한 이유만이라도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젊은 남자만 골라 즐기는 미망인에서부터 그의 오랜 친구인 미혼모까지 모든 여자를 소유한 듯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뉴욕 독신 남자의 이야기 ‘알피’(Alfie·2004년). 하지만 그의 자유분방함이 결국은 사고를 치고 만다. 영화에는 럭셔리하고 쿨한 바람둥이가 겪는 다섯 여자와의 에피소드가 독특한 모험담처럼 소개되고 있지만 피터팬신드롬에 사로잡혀 성장을 거부하는 어리숙한 남자의 방랑기거나 제비의 연애담 쯤이 정확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한 자료에 따르면 여자는 남자 없인 살아도 남편 없인 못 산다고 했고, 남자는 아내 없인 살아도 여자 없인 못 산다는 통계가 있다. 이것이 증명하듯 남자들의 껄떡거림은 태생적인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며 살 것인지 뿌리를 뽑아 쓸 만하게 간수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나, 영화 속 알피는 정신은 차려도 근본은 안 바뀐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켜준다. 인생이 속고 속아주는 수레바퀴라고 인정하면 속은 좀 편할까? ‘사랑을 놓치다’(2006년)에서는 10년 전,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를 똑같은 무게로 그려준다. 그리고 다시 10년 후, 그 남자와 그 여자는 드디어 같은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남자는 하룻밤을 함께 보낸 뒤 “미안해”라고 말한다. 여자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인 동시에 가장 옹색한 남자들의 변명. 하지만 그 순간, 남자는 깨닫는다.“왜 이제야 알았을까? 인연은 늘 곁에 있다는 것을….” 가슴에 남는 건 추억뿐, 곁에 있는 게 진짜 사랑임을 말이다. 그러고 보면 남자는 한 박자 늦게 철드는 존재이지 않을까 싶다. 결혼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내 배 아파 난 자식 말고 늙은 자식하나쯤은 더 키우고 있다고들 한다. 그 말을 빌자면 여자 스스로 남자가 가진 속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인데, 그것이 남자들의 의지박약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닐지…. 또한 그것을 감수하고 받아들인 여자만이 남자와 결혼을 하는 것일까. 이런 근거에 일반화의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고도 결혼은 오묘하며 여자는 이상하고 남자는 괴상하다. 그래서 두 종족이 더불어 사는 지구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그것이 존재의 이유라면 또 하나의 괴변일까. 시나리오 작가
  • 혼혈가정 급증 어떻게 끌어안나

    하인스 워드는 딜레마다. 혼혈아에 대한 부채의식을 시원스레 탕감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예외적인 성공담 하나가 정답은 아니다.22일 오후 11시30분 방영되는 MBC스페셜은 이미 일반화되어 버린 혼혈가정 문제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교육부 통계자료를 보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혼혈아들은 8000명 정도다. 이 수치보다 더 놀라운 것은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해에 비해 30%가 늘었을 뿐 아니라, 전북 무주 같은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내년 입학예정자의 50%가 혼혈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난해 국제결혼비율은 이미 13.6%에 이르렀고 충북 보은 같은 지역은 무려 40%나 된다. 시외곽 공업단지에 드문드문 출몰(?)하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어느새 시내로 진출했듯, 지금은 일부 농촌의 문제라 해도 결국 2020년에는 신생아의 30%가 혼혈아라는 진단이 나온다.‘혼혈아’,‘다민족사회’ 같은 단어는 ‘근본도 없는 노랑머리 아이들’ 얘기로만 알았는데, 둘러보니 이미 우리도 다민족사회였던 것. 취재팀은 거꾸로 일본 남자와 결혼한 한국 여자 2000명이 살고 있는 일본의 야마가타현을 찾아 이들의 애환과 경험담, 지역사회의 노력을 알아봤다. 또 한국 초등학생과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했다. 그 결과 대부분 혼혈가정을 자신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겼다. 아빠나 엄마 가운데 1명이 외국인이면 그 아이는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반장으로 뽑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실제 혼혈가정을 찾았을 때도 결과는 비슷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 때문에 낙담에 낙담을 거듭하고 있었다. 대안은 결국 꾸준한 교육이 될 수 밖에 없다. 취재팀은 일종의 대안학교격인 부산의 아시아공동체학교를, 전북교육청이 혼혈가정의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한 ‘온누리안 전담팀’을 취재했다. 그리고 교과서 내용과 교육과정을 수정하는 등 중앙정부 차원의 대응도 점검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저출산 학생이 없다](중)출산 포기하는 엄마들

    [저출산 학생이 없다](중)출산 포기하는 엄마들

    “요즘 아이 키우기 너무 힘들어요.”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 김모(35)씨는 최근 셋째 갖기를 포기했다. 교육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남편의 주장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서다. 초등학교 1학년과 유치원생 두 아들에게 한 달에 들어가는 돈은 70만원. 월 수입의 4분의1 수준이다. 김씨는 “남들 다 시킨다는 영어도 안 시키고, 태권도와 수영, 방문학습지 등 기본적인 것만 해도 이 정도 들어가는 상황에서 셋째를 가진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애들 사교육비 때문에 저축은 생각하지도 못한다.”면서 “지금 믿는 것은 아이들 교육비를 위해 가입한 교육보험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도 김포에 사는 송모(34·여)씨는 자녀 교육비 때문에 2004년말 그만뒀던 외국계 회사를 최근 다시 다니는 경우다. 시기를 놓치면 다시 직장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지만 하나뿐인 아이 교육을 제대로 시키려면 교육비를 충당하기에는 기업체 봉급쟁이인 남편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너무 빠듯했다.6살짜리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은 송씨 부부 월급을 합친 금액의 30% 정도인 130만원. 남편 혼자 벌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그나마 나아졌지만 여전히 큰 부담이다. 송씨는 운좋게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마음만은 편치 않다. 어린 아들 때문이다. 월 60만원에 오후 6시까지 돌봐주는 유치원 종일반에 보내고 있지만 그 이후에는 돌봐줄 사람이 없어 서울에 계신 시어머니께 부탁하고 있다. 아이를 만나는 시간은 주말과 평일 하루뿐이다. 송씨는 “둘째를 가지려고도 생각했지만 키워줄 사람도 없고, 양육비와 교육비가 만만치 않은 현실을 감안해 둘째는 갖지 않기로 했다.”면서 “직장 동료들도 교육비와 양육 문제 때문에 둘째 갖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저출산 시대 부부들이 아이 낳기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다. 둘이 벌어도 빠듯한데 아이까지 생기면 돈 들어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생활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자녀 교육비라는 가정이 전체의 51.7%나 됐다. 자녀 교육비가 ‘가장 큰 부담’이라는 가정의 비율은 자녀가 한 명일 때는 23.8%에 그쳤지만 2명이 되면 59%,3명 이상은 63.8%로 크게 늘었다. 사교육비도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 월 평균 26만 4000원 수준이던 것이 중학생 때는 35만 5000원, 고등학생 때는 44만 3000원으로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이유로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방과후학교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실효를 거두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교육비 경감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아직 정착 단계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사교육비 경감에 비중을 두다 보니 보육 차원의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재욱 정책실장은 “교육부가 방과후 학교의 도입으로 사교육비가 줄었다고 하지만 시범학교에 투자한 것에 비하면 사교육비 감소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방과후 학교는 보육적 기능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다양하고 질높은 교육… 늦둥이 안심하고 보내요” 인천시 공무원 원혜숙(48)씨는 요즘 늦둥이 혜진이(7)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적지 않은 나이에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첫째, 둘째를 키웠던 20여년 전과 비교해 마음이 편해진 이유는 ‘방과후 학교’ 때문이다.1학년인 혜진이가 학교를 마치는 오후 1시부터 원씨가 퇴근하는 오후 6시까지 매일 방과후 학교에서 혜진이를 맡아주고 있다. “첫째, 둘째를 키워주신 친정엄마도 이젠 많이 늙으셨고…. 방과후 학교가 아니었더라면 30년 가까이 일해온 직장도 그만뒀을지 모릅니다.” 원씨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혜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저녁 6시쯤 방과후 학교에 들러 혜진이와 함께 집으로 온다. 여름방학 때도 1주일을 제외하고는 방과후 학교에 다녔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학원보다 못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학원을 여러곳 보내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질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원씨의 경험담이다. 원씨가 방과후 학교에 내는 돈은 한달에 1만원. 나머지는 시교육청과 교육부가 운영비를 지원해준다. 서울 면목동에서 옷 공장에 다니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설은미(33)씨도 방과후 학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엄마들도 얼마든지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어요. 요즘엔 아이들이 엄마가 직장생활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아이에게도 자신감을 줄 수 있죠.” 설씨는 “큰아이인 인화(10)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방과후 학교가 생겨 애가 초등학교 1학년일 때부터 마음놓고 일할 수 있었다.”면서 “아이가 학원을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지는 않을지, 집에 혼자 있다가 다치지는 않을지 불안한데 무엇보다 늘 학교안에 있으니 언제라도 찾을 수 있어 안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과후 학교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올해부터는 설씨도 제비뽑기를 통해 겨우 아이를 방과후 학교에 보낼 수 있었다. 방과후 학교를 원하는 학부모들은 늘어나는데 아이들을 위한 자리는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씨는 “점점 늘어나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 중·고등학교에도 방과후 학교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학습·특기교육에 고민상담 까지 지난 4월부터 300명의 서울대 학생들은 인근 동작구와 관악구 73개 학교의 저소득층 자녀들 1000여명에게 특기, 인성, 학습 등을 정기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멘토 1명이 언니·오빠가 되어 3∼5명의 멘티(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로 직접 찾아가 한 달에 8차례 지도한다. 이른바 서울대 멘토링 사업이다. 음악과 미술 등을 가르치는 특기멘토링은 학생들이 따로 배우고 싶어도 배우기 어려운 과목들이라 인기가 높다. 인성멘토링은 정서적인 면에, 학습멘토링은 학습적인 면에 집중된다. 이밖에 한두 달에 한 번꼴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체험, 영화관람 같은 문화체험도 한다. 현재 이뤄지는 멘토링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학습지도와 관련된 학습멘토링. 하지만 인성멘토링도 늘고 있다. 중상류층 아이들에 비해 성취경험이 적은 저소득층 자녀들이어서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학습지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울대 멘토링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조아라 팀장은 “멘티(학생)들이 마음을 열면 멘토들에게 고민 상담이라든지 정서적인 부분도 의지한다.”면서 “서울대 멘토링이 단순히 무료 과외수업으로 인식되는 점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말했다. 멘토링 사업이 비록 저소득층 자녀들에 한정해 이뤄지지만 저출산 시대를 초래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사교육비 부담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멘토링 사업이 저소득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안전망도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 팀장은 “대학생들 사이에 멘토링 등 봉사정신이 퍼지고 있다.”면서 “대학에서 실시되고 있는 멘토링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저소득층 자녀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멘토링 참여를 원하는 대학생들도 상당수다.300명의 멘토들을 뽑는 데 1000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지원할 정도다. 멘토링 수기공모에서 금상을 차지한 황광원(26)씨는 “나와 같은 어려움 가진 사람들이 또 어딘가에 존재할 것임에 틀림없는데, 포기하지 말고 마음으로 또 그만큼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가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하고 싶다.”면서 “멘토링을 하면서 나 또한 자라고 있음을 느낀다. 교학상장(敎學相長. 스승은 학생에게 가르침으로써 성장하고, 제자는 배움으로써 진보한다는 말), 진정 그 의미가 마음으로 다가온다.”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북핵과 한반도 평화정착’ 국제평화포럼 20일 열려

    “평화는 충돌이 없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그 충돌을 다룰 수 있는 능력에서 온다.” 위기를 당하면 밑천이 드러나게 마련인지 북핵사태가 터지면서 외려 평화라는 것이 무엇인지 더 고민하는 양상이다. 북핵사태를 맞아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주변국 전문가들이 모여 평화를 고민하는 자리가 처음 마련됐다.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총장 이승헌)는 20일 서울 대우센터 컨벤션홀에서 ‘한반도 및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국제평화포럼’을 연다. 북핵문제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정착을 위한 방안을 두고 국내외 전문가 20여명이 발표와 토론을 벌인다. 1회의에서는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와 고유환 동국대 교수가 북핵문제와 남북평화체제구축에 대해 발표한다. 주한독일대사관 랄프 존탁 서기관도 참여,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경험담을 토론자로서 들려준다.2·3회의에서는 남북을 둘러싼 동북아 각국의 전문가들이 동북아 평화에 대해 논의한다. 여기에는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사무소장, 조세공 중국경제일보 한국지국장, 모토후미 아사이 히로시마 평화연구소장, 알렉산더 미나예프 주한러시아대사관 참사 등이 나서 동북아를 둘러싼 4강대국 미·중·일·러의 입장과 해법을 각각 내놓는다. 이날 토론에는 노르웨이·폴란드 등 한국에 주재하고 있는 각국 대사들이 직접 참석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지금 대구에선] 담장 허물기 10년…회색도시가 녹색공간으로

    [지금 대구에선] 담장 허물기 10년…회색도시가 녹색공간으로

    “담장을 허무니 마음의 벽이 무너졌어요. 이웃끼리 마당을 함께 쓸고 왕래도 잦아지고…”. 대구시 수성구 지산1동 1020의 9에 사는 정길석(41)씨가 담장을 허문 것은 지난 2004년 6월. 마당이 좁아 항상 답답함을 느꼈던 정씨는 이웃 노석수(56)씨와 함께 담장을 없애기로 결정했다.2년여가 지난 지금 정씨는 크게 만족하고 있다.“왜 진작 담을 허물지 않았는지 후회될 정도”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지역 13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구사랑운동 시민회의와 공동으로 ‘담장 허물기 운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답답한 회색 담장 대신 나무와 벤치가 정감있게 자리잡아 도시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담 10년간 378곳 17㎞ 헐어 담장 허물기는 지난 1996년 10월 대구 서구청 담장을 뜯어내면서 시작됐다. 서구청 직원들은 요즘 “담장이 있을 때는 마치 권위적이고 답답한 분위기였다.”며 “방범문제 때문에 걱정했지만 담장을 허물어 낸 뒤 앞쪽이 확 틔어 근무분위기가 아주 좋아졌다.”고 말한다.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 대구시가 2001년 시민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이 이 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의사를 나타냈다. 또 94.6%는 대구의 명예와 자긍심을 높였다고 답변했고 89.3%는 도시환경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지면서 대구사랑운동 시민회의가 중심이 돼 시민운동으로 확산됐다. 지난해까지 관공서 104곳과 주택과 아파트 113곳, 상업시설 49곳, 복지·보육·종교시설 60곳, 공공·의료시설 16곳, 학교 18곳, 기타 2곳 등 모두 362곳이 참여했다. 허문 담장의 길이만도 17㎞에 이른다. 콘크리트가 있던 자리가 아담한 공원으로 바뀌면서 녹지 7만 8000여평이 생겨났다. 올들어서도 주택 11곳과 병원·종교시설 각 2곳, 학교 1곳 등 16곳의 담장을 헐었다. 2000년 담장을 허문 수성1가 수성성당의 경우 주민들이 주변에서 쉬는 것은 물론 성모상 앞에 멈춰 묵상에 잠기기도 해 선교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또 당초 우려했던 도난문제도 지금까지 한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수성구 시지초등학교는 2005년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나무터널을 만들어 학생들의 야외학습장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담장 허물기 전국으로 확산 지금까지 서울·부산·인천·성남·부천·광주·대전·울산 등 전국 1000여 기관·시민단체가 담장 허물기 운동을 배우기 위해 대구를 방문했다. 동참하는 도시들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교통방송본부, 성북구 종암경찰서, 강남병원 등 공공기관과 초·중·고등학교 등 500여곳이 담장을 허물었다. 부산에서도 부산대병원과 동부경찰서 등 공공기관과 학교 200여곳이 담장을 무너뜨렸다. 이밖에 대전시가 2003년부터 유성구청, 중앙고 등 40여곳의 담장을 허는 등 인천·성남·부천 등이 담장 없애기에 동참했다. 2002년에는 법문사가 펴낸 고교교과서 ‘인간사회와 환경’과목에 소개되기도 했다.‘한마음 한뜻-바람직한 의사결정’이라는 제목으로 4쪽에 걸쳐 ‘담장 허물기 운동’의 추진배경과 성과·의미 등을 사진을 곁들여 상세히 소개했다. 또 “열린행정과 시민의 사회참여가 조화롭게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는 경기 부천시 한 시민단체 관계자의 현지답사 보고서 내용도 담았다. 이밖에 상당수 대학 교수와 학생들의 논문에도 이 운동이 인용되었다. ●추진에 애로도 많아 이 운동을 추진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담장에 대한 고정관념. 일반적으로 시민들은 담장을 재산의 경계표시, 외부침입의 방지, 사생활 보호 등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주택을 보호하는 담장을 없앤다는 불안감이 초기 이 운동 확산에 장애물로 작용했다. 제한된 예산도 문제다. 공공건물은 공사비 전액을, 개인주택은 300만원까지 지원한다. 신청은 밀리고 있으나 시는 사업비 문제로 매년 30곳 정도로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이밖에 담장을 허문 곳에 나무 등을 심는 조경공사를 하고 있으나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대구시는 이 운동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자연을 복원하는 생활환경 운동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우선 연말까지 14곳의 담장을 더 허물 계획이다. 또 내년 30곳 등 매년 30곳 이상의 관공서와 개인주택의 담장을 허물 방침이다. 지금까지 담장 허물기에 들어간 돈은 135억여원에 이른다. 시는 투자비의 15배가 넘는 2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거뒀다고 추산하고 있다. 또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그린파킹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주택의 담장을 철거한 뒤 주택내 여유공간에 주차장 및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보행자 안전과 주거환경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아래 현재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중이다. 내년에 20∼30가구 규모의 골목단위 사업대상지 1곳을 선정,3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사업비 전액을 시비로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완료키로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김범일 대구시장 인터뷰 “담장 허물기 운동으로 보수와 단색의 도시였던 대구가 녹색의 푸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김범일 대구시장의 ‘담장 허물기 운동’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내륙분지에다 시민들의 배타적인 기질 등 여러가지 불리한 여건 속에서 이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10년 동안 370여곳이 참여하고 전국 도시에서 앞다퉈 벤치마킹하고 있다. 김 시장은 “이 운동의 시작은 공공기관이였지만 확산은 시민들이 했다.”면서 “서구청과 경북대병원이 담장을 허물 때만 해도 대구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3년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간부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담장을 허물고 그곳에 조경하여 이웃에 개방함으로써 시민참여 운동으로 불을 지피었다. 특히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에서 담장 허물기 운동을 중점 기획사업으로 선정함으로써 본격적인 시민운동으로 확산되었다고 설명했다. 경제적인 효과도 상당하다. “도심에서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비용이 없청나게 든다.”며 “담장을 없애면서 적은 비용으로 자연스럽게 도심에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녹지공간이 만들어지는 효과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담장 허물기로 7만여평의 녹지공간을 조성했는데 대구 도심 땅값을 300만원 정도로 계산할 경우 2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한 셈이라는 것이다. 김 시장은 “더 나아가 앞으로는 ‘담장 안하기’ 운동도 함께 펼치겠다.”고 했다. 건물을 신축하거나 개축할 때 담 대신 나무를 심거나 거리 소공원으로 가꾸자는 내용이다. 그는 “담장 허물기 운동은 지난 2002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세계환경정상회의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될 만큼 국제적으로도 화제”라며 자랑도 잊지 않았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김경민 대구YMCA관장 경험담 “담을 헐면 더 넓은 세상이 보입니다.” 김경민(44)대구 YMCA 관장은 7년전 자신이 사는 대구시 중구 삼덕동 자택 담장을 헐었다. 이전에 몇몇 관공서나 공공건물에서 담장을 허물었지만 개인주택은 김 관장이 처음이었다. 집도 자신의 소유가 아닌 전세집이었다. 그가 담장을 허문 것은 아주 우연한 생각에서다. 새로 얻어 들어간 집의 담이 높아 늘 그늘이 져있었다. 또 담장 앞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담장을 헐면 정원도 넓게 보이고 햇볕도 많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죠.” 집 주인을 찾아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담장을 헐자고 했다. 친구 장인인 집 주인은 처음에는 김씨를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했단다. 그러나 김 관장의 끈질긴 설득으로 6개월 만에 허락을 얻어냈다. “하지만 막상 담장을 없애고 보니 집이 이가 빠진 것처럼 엉성해 지나가던 사람이 ‘이 집 식당으로 바꾸는 모양이지.’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는 황당하기까지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서 정원을 새로 꾸미고 집에 그림도 그려 넣었다. 내친 김에 동네 어린이들을 정원에 모아 그림대회를 열었다.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그곳에 전시하자 제법 그럴 듯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던 이웃들이 한두명씩 뒤를 따라왔다.”고 말했다. 현재 김 관장이 사는 삼덕동에는 담을 허문 집과 관공서가 10여곳에 이른다. 인근 삼덕동 동사무소도 담을 헐고 은행나무를 심었는데 여름이면 동네 사람이 모이는 명소가 되었다. 삼덕초등학교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김 관장은 “개인적으로 시작한 담장 허물기가 이렇게 확대될 줄은 몰랐다.”며 “지역 이미지가 좋아져서 집값도 올랐다.”고 자랑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작가 이야기] 가을에는 - 이해인 수녀

    [작가 이야기] 가을에는 - 이해인 수녀

    ♡가을에는♡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버려 두었던 단어 몇 개를 내 가슴에 품고 마음 깊이 스며들도록 할 것입니다그것은 은혜. 감사. 사랑. 평화. 순결. 용기. 자유. 겸손. 지혜. 용서. 고독. 진실. 동행. 영원입니다.이번 가을에는 아직도 행하지 못한 몇 가지 일들을 할 것입니다.그것은 사랑하기. 욕심 버리기. 단순하기. 따뜻하기. 깊이 생각하기. 목소리 낮추기. 격려하기.칭찬하기. 오래 참기. 많은 나누기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잊고 지내던 내 이웃을 향해 조용히 다가갈 것입니다.그분들은 외로운 사람. 가난한 사람. 마음에 상처입은 사람. 슬픔 속에 있는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 몸이 갇힌 사람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자연의 모습을 텅 빈 마음으로 바라볼 것입니다.그것은 붉은 단풍 위에 펼쳐지는 쪽빛 하늘. 황금 들판. 투명한 햇살 속에서 익어가는 열매들에 핀 들국화 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정겹고 아름다운 소리를 귀담아들어 볼 것입니다. 그 소리는 가을을 전하는 노랫소리. 풀벌레 소리. 가을비 소리. 농부의 타작 소리. 아이의 웃음소리. 가족의 기도 소리입니다.이번 가을에는 아직도 내 마음밭에서 자라고 있는 몇 그루 나무를 뽑아낼 것입니다.그 나무는 불평의 나무. 낙심의 나무. 의심의 나무. 이기심의 나무. 교만의 나무. 무관심의 나무. 게으름의 나무입니다. - 정용철님의 책 <마음이 쉬는 의자>에서-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가을이 깊어갑니다.언젠가 저장해 두었던 위의 글을 다시 읽으니 좋아서 나누고 싶습니다.10월에는 추석연휴가 끼어있으니 가족들과의 모임 외에도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분들도 많을 것 같네요. 우리도 가을이 되면 성지 순례를 하거나 코스모스와 억새풀이 출렁이는 곳으로 종종 가을 소풍을 가기도 합니다.수녀는 늘 사랑 속에 자신을 다스리는 수행자, 남을 가르치는 선교사이며 교육자, 알뜰한 살림꾼이며 요리사, 사소한 것으로도 멋을 내는 생활 속의 예술인,모든이에게 마음이 열려있는 기도자, 아픈이의 위로자... 참으로 모든이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종합선물셋트’가 되어야 하니 때로는 삶이 고달프지 않겠어요? 각 개인이 다 할 수 없는 것을 공동체는 서로 서로 보완하게 해 주어 좋습니다. 공동체의 고마움을 새롭게 절감하는 요즘이에요. 저도 언제 기회가 오면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싶어요자주는 아니지만 간병하며 제 나름대로 터득한 몇가지 사항을 혹시 다른분들에도 참고가 될까하여 생각나는대로 적어둡니다. 입으로 외우는 염경기도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성심으로 돌보는 행위 역시아주 중요한 기도의 예식임을 새롭게 절감하면서 말입니다.♥ 얼굴 표정은 늘 밝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환자의 기분도 밝아집니다♥ 말씨는 평소보다 좀 더 상냥하고 공손하게 해야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마음놓고 필요한 심부름을 시킵니다♥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병상의 그분에게만 마음과 시선을 집중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돌봄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받아들이며 쓸쓸해 하지 않습니다 ♥ 때로 환자가 지나친 요구를 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고집을 부릴 때는 충분히 들어준 다음 ‘알아본다’고 하며 간호사에게 가서 지혜를 구하고 마음이 다치거나 자존심 상하지 않게 평화적으로 설득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믿고 의지합니다♥ 대화를 할 수 있을 적엔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워줍니다:그러면 기분이 좋아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를 신나게 들려주기도 하지요♥ 앞의 소임자에게 인계받은 사항 외에도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을까 살펴보고 연구하여 메모를 했다가동의 하에 실행합니다:그러면 간혹 동화나 시도 읽어주며 공감대가 형성 됨을 느낄 수 있고 환자의 팔을 주무를 적엔 손톱이 닿아 안 아프게 해야겠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환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지향으로 자신의 피곤함과 어려움은(나중에 쉬면 되니까)들키지 않게 관리합니다:그래서 화장실 봉사할 적엔 냄새도 안 나는 것처럼 더 명랑하게 말하고 보호자의 밥은 더 맛있게 먹겠다고 작정하면 정말 그렇게 되더라구요.이 밖에도 많지만 오늘은 이쯤 할게요. 사랑이란 달콤한 낭만이 아니라 때론 자신과의 외로운 투쟁임을 배우고 당연한 것도 기적처럼 느껴지며 매사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는 곳 또한 병원인 것 같습니다.제가 최근의 어느날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있던데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 옮겨 적습니다.”사람들은 왜 그리 극단적인 말을 할까. 왜 좀 더 순하게 말을 하지 못하고 흥분된 기분을 절제 못하고 막말을 내뱉는 것일까.화가 나면 그리해야하는 것일까-->(화가 난다는 이유로 그리해도 되는 것일까)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더라도 속상하고 그러 인해 엷은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모처럼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면 그 사람에 대한 안부를 묻고 상대의 주변상황에 대한 이야길 하는게 옳지,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소문,험담 그리고 자신의 질병 고통, 자랑부터 시작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을 대하면 금방 슬픈 마음이 된다. 나도 종종 이런 실수를 하지만 더욱 깨어있어--주위를 밝고 따뜻하게 하는 대화자가 되고 싶다. 요즘 저의 곁에 있는 책들은,<파인애플 스토리>(김두화 역/나침반), <알이 닭을 낳는다>(최재천/도요새), <마더 데레사의 단숨한 길>(마더 데레사.백영미 역/사이), <새벽을 흔들어깨우리라>(마리아 루이스 스카퍼란다.강우식 역/바오로 딸), <길에서 만난행복>(루이스 알렉산드레 솔라누 로씨.김항섭 역/바오로 딸), <길리아드:에임스 목사의 마지막 편지>(마릴린 로빈스.공경희 역/지식의 날개), <안데르센 동화 123가지>(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한국어린이문화연구소 엮음),<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공지영/황금 나침반), <루쉰의 편지>(리우푸친 엮음.임지영 역/이룸), <소걸음으로천리를 가다>(정수일/칭비), <낙천주의 예술가>(다니엘 리베스킨트.하연희 역/마음산책), <해에게선 깨진 종소리가 난다>(노향림/창비) 등입니다.올 해 안으로 해인의 신간 두 권이 출판사는 다르지만 쌍둥이 자매처럼 나오게 되었답니다.1986년 <두레박>이후 20년만에 분도출판사에서 하나, 2004년 봄 이후 마음산책에서 하나 나오는데 아직 제목은 확실히 정해 지지 않고 논의 중입니다.하나는 그간 지면에 발표되었던 글들이, 하나는 수년간의 해인방 소식에서 가려뽑은 글들을 토대로 한 것들이 묶여지는데...나오면 읽어주셔요!’한 개의 두루마리 만드는데 나무 세 그루가 필요하다고 합니다’오늘 우리집 화장실에 들어가니 이런 글귀가 적혀 있네요.아껴쓰란 말일테지요. 사실 우리는 물 전기 종이를 낭비하는 경향이 많아요. 어쩌다 여행길 휴게소 화장실에 들어가 사람들이 물을 쓰거나 공동으로 비치된 화장지를 말아서 가져가는 걸 보면 제가 며칠 간 쓸 것을 한꺼번에 가져가곤 합니다. 모든 걸 아직 흔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적에 좀 더 절약하는 우리가 되도록 해요. 저렇게 맑고 푸른 가을하늘을 보고도 여러분의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아셨지요?이 가을 부디 성실하게 노력해서 더욱 행복한 나날 이루시길 비오며, 부산 광안리에서....해인 수녀
  • [추석연휴 색다른 영화] 4부작 시리즈로 즐거움 4배

    [추석연휴 색다른 영화] 4부작 시리즈로 즐거움 4배

    케이블·위성채널의 추석영화들은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원래 영화를 편성해왔던 채널이기 때문에 특집을 편성하더라도 그다지 눈길을 끌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도 솔깃한 대목은 있다.1편짜리 영화보다는 ‘시리즈’라는 색다른 형식으로 방영하는 영화다. ●로보캅4(채널CGV 5∼8일 오전11시) 화끈한 액션으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을 뿐 아니라 사이버펑크 장르의 고전으로 탄탄한 마니아층까지 갖춘 영화 ‘로보캅’의 후광을 업고 캐나다에서 제작된 4부작 영화.2001년 미국 SF 전문채널 ‘SCI-FI’에서 방영됐다. 각각 ‘어둠의 심판’,‘반란’,‘돌아온 로보캅’,‘사이보그의 최후’의 제목을 달고 있다. 시리즈는 열번째 생일을 맞은 로보캅의 우울함에서 시작한다. 델타시의 평화를 이뤄냈지만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비난과 이젠 낡았다는 평판 때문에 고민한다. 온전한 사람이던 시절의 기억까지 차츰 되살아나면서 자신의 과거와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도 더해진다. 그래도 처리해야 할 일은 생긴다. 델타시를 장악하기 위해 비밀리에 만들어진 새롭고도 강력한 뉴-로보캅에다 전 세계를 위기에 빠트릴 수 있는 바이러스를 개발하는 미친 천재 과학자를 저지해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연스러운 움직임. 전작 영화에서는 사이보그임을 강조하기 위해 육중하고 딱딱한 느낌을 부여,‘로보캅춤’ 같은 유행을 만들어 냈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물에서는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행동이 돋보인다. ●다이노토피아(MGM 5∼7일 오후6시20분)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로 유명한 소설가 코난 도일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SF명작 ‘잃어버린 세계’ 이래, 멸종한 공룡들이 지구 어느 한 구석에서 멀쩡하게 살고 있더라는 얘기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좋은 소재였다. 다이노토피아 역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런 공룡 이야기를 다루는 4부작 영화다. 비행기 추락사고로 공룡과 인간이 공존하는 다이노토피아에 도착하게 된 형제 칼과 데이비드가 다이노토피아의 평화를 지켜주는 ‘신비의 빛’을 두고 벌이는 모험담을 담았다. 다이노토피아를 보는 형제간의 관점의 차이, 그리고 매리언 공주를 두고 벌이는 사랑싸움도 곁들였다.CG 등 기술력은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지만, 그렇다고 작품의 완성도까지 낮진 않다.5∼6일 이틀은 1·2부와 3·4부를 몰아서 방영하고 마지막 7일에는 다이노토피아의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를 방영한다. 방영 다음날 오전 9시10분에는 재방영도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천살 넘은 호랑이 얘기 들려줄까?”

    [이주일의 어린이책] “천살 넘은 호랑이 얘기 들려줄까?”

    우리 민족문화의 원형질 같은 존재가 호랑이일 것이다. 신령스럽고 용맹스러우며 때론 익살맞기도 한 호랑이는 그래서 질리지 않는 민담소재가 돼 왔다. 위엄과 익살을 갖춘 영물(靈物)로서의 호랑이 이야기라면 예나 지금이나 식상해할 아이가 있을까.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이야기에다 교훈과 은유를 푸지게 곁들인 그림동화가 ‘하얀눈썹 호랑이’(이진숙 글, 백대승 그림, 한솔수북 펴냄)이다. 서사에 목마른 아이 독자들을 단박에 홀려버리는 데는 한 문장이면 족하다.“천 살 넘은 호랑이 얘기 하나 해줄까?” 이렇듯 감질나게 운을 떼는 책에는 장점이 많다. 금방이라도 꿈틀댈 듯한 그림들은 그대로 애니메이션으로 옮겨도 좋겠다 싶게 생동감 넘친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추진하는 ‘우리 문화 원형의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의 하나로 선정돼 TV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될 예정이다. 굽이굽이 깊은 산속에 사는 하얀 눈썹 호랑이. 휘영청 보름달이라도 뜨는 밤이면 눈썹은 달보다도 더 밝게 빛난다. 씰룩쌜룩 하얀 눈썹에서 뿜어나오는 신비로운 빛 덕분에 이 호랑이에겐 뭐든 훤히 꿰뚫어 보는 신통력이 있다. 허튼 거짓말이 통할 리 없다. 나쁜 꾀가 많아 여우로 보이는 여자도 “어흥, 꿀꺽!” 욕심이 많아 너구리로 보이는 남자도 “어흥, 꿀꺽!” 살랑살랑 눈썹을 흔들자 금세 하얀 수염의 할아버지로 변신한 호랑이. 세상동정을 살피려 내려간 마을은 역시나, 거짓말과 험담을 일삼는 ‘먹잇감’들로 가득하다. 돼지코 남자와 마을사람들이 호랑이를 헐뜯는 장면을 책은 판소리 한 대목처럼 옮기는 재치를 부렸다.“저 산 고개에!”“깊고 깊은 산 고개에?”“호랑이가 나타나서!”“못생긴 호랑이 놈이 나타나서?” 권선징악의 선명한 교훈을 은유하던 이야기는 ‘도롱이 쓴 아이’를 등장시켜 지혜의 메시지를 끼워넣는다. 호랑이의 정체를 꿰뚫어 보고는 기어이 산으로 따라들어온 아이는 지혜의 상징인 셈이다.“허허, 날 진짜 호랑이로 알아보다니, 참 기특한 아이구나!”“호랑이님은 사람 속마음도 알 수 있다고 들었어요. 저도 그럴 수 있다면 남을 돕는 데 쓰고 싶어요.” 호랑이에게서 세상을 비춰볼 수 있는 눈썹 한올을 받아든 아이에게 책은 소명을 넘겨주고 끝을 맺는다.“그럼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착한 사람을 도와주고 있겠지. 너처럼 착한 사람 말이야.” 둥근 달을 배경삼아 바위 위에 마주한 호랑이와 아이의 실루엣 그림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을 연상케 한다. 눈썹으로 세상을 비추는 설정 또한 머리털로 분신을 만든 손오공 이야기와 닮은 꼴. 익숙함 속에 서사의 참맛이 진국으로 우러나는 그림동화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이야기’시리즈가 이어나올 예정이다. 초등 저학년까지.89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길섶에서] 외모의 역설/이목희 논설위원

    겉보기는 그리 똑똑해보이지 않은데 특종을 자주 하는 A기자가 있었다. 한 취재원의 한탄.“A기자는 외모가 너무 수수해서 전혀 긴장이 안돼요. 기사로 꼬집을 것 같은 생각이 안 들고…. 마음을 풀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꾸 걸려들곤 하네요.” B기자는 생김새부터가 준수하다. 옷맵시나 머리손질도 수준급이다. 그 역시 취재를 잘하고, 기사를 잘 쓴다. 같은 취재원의 평가.“B기자가 조금 소탈하게 하고 다니면 특종을 더 건질 거라고 봅니다. 지저분한 것은 피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깔끔해 경계심을 발동시켜도 손해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의사선생이 비슷한 경험담을 털어놓았다.“잘 차려입은 환자가 진찰실로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긴장합니다. 그런 환자일수록 요모조모 따질 확률이 높거든요.” 진단이 확실하냐, 처방에 문제는 없느냐, 마치 자신이 의사인 듯 행동하는 이가 있다는 것이다.“비공식적으로 통계를 뽑아봤는데 의사 말에 무조건 순종하는, 순박한 환자의 치료율이 훨씬 높더라.”고 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화요포럼으로 지방에 한걸음 더”

    “행자부는 지방자치단체에 꾸준한 도움을 주는 꼭 필요한 기관입니다. 지방의 목소리를 들어 제도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지난 26일 오후 5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702호실. 천사령 경남 함양군수가 50여명의 행정자치부 지방정책부서 직원들에게 ‘간곡한 당부’를 하고 있었다.천 군수의 특강은 행자부 지방행정본부가 화요일마다 여는 ‘화요포럼’ 프로그램의 하나이다. 천 군수는 경찰청 방범국장 출신으로, 지난 5월 함양군수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날 특강은 “민선 단체장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행자부가 개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달라.”는 행자부 직원들의 요청에 따른 것. 천 군수는 지방화시대에 지자체가 행자부를 보는 아쉬움과 바람 등을 가감없이 이야기하고 변화를 주문했다. 화요포럼은 행자부가 지방의 생생한 이야기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했다. 지방자치가 시행된지 11년이 됐지만, 여전히 갈등과 반목이 그치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의 시각으로 정책을 추진하자는 뜻이다. 새달에는 경기도 파주시장을 초청했다. 또 이미 퇴직한 3선 단체장과 서울 자치구청장 등도 초청해 경험담을 듣고 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행자부가 지방에 다가서려는 모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앙청사 14층에는 ‘자치사랑방’을 만들어 지방공무원들이 중앙정부를 찾을 때 휴식을 갖거나 대기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건의사항도 1주일 이내에 소관부서에 전파되도록 시스템도 개편했다. 중앙청사 별관에 설치된 정부전광판으로 지자체의 홍보영상물을 방영하는 서비스도 한다. 재정여건이 어려운 자치단체 48곳과 행자부 48개 팀이 자매결연을 맺어 지원과 협력을 하는 ‘1팀 1군’자매결연사업도 추진한다. 권혁인 지방행정본부장은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정책에 반영하고, 중앙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욱 내실을 다지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진실이라는 이름의 폭력

    진실이라는 이름의 폭력

    글 오명근(희망법률사무소 변호사) 대기업에 다니던 A씨(34세)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익명으로 올라온 그 글에는 자신이 과거에 여러 여자와 문란한 관계를 맺었고 이로 인해 많은 여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라는 악의에 찬 내용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수십 개의 글이 한꺼번에 올라와 있었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누군가 어느 인터넷 사이트에 A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수차례 올렸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그 내용을 보고 흥분한 네티즌들이 A씨의 블로그에 몰려와 글을 올렸던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일로 A씨는 약혼자의 집에 불려가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고 파혼까지 염려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익명성을 담보로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의 사생활과 관련하여 허위적이고 악의적인 사실을 인터넷 게시판에 게시했던 네티즌들이 처벌 받았다는 뉴스를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비단 유명인뿐만 아니라 평범하게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도 사이버 상에서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는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의 신속성과 복제의 편이성 때문에 비록 한 사람이 특정한 공간에만 어느 개인에 대한 비방 글을 올렸다 하더라도 이는 쪽지나 메신저, 이메일 등을 통해 순식간에 알려지게 되어 당사자가 해명할 기회도 없이 ‘나쁜 사람’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 상의 명예훼손 문제는 꽤 심각하다. 명예훼손은 어떤 사실을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리는 ‘공연성’이 있어야 성립한다. 비록 한 사람에게만 알렸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 사실이 입소문을 타 많은 사람 사람에게 알려진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기에 명예훼손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내용 중 하나는, 진실에 근거한 사실을 말하면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진실을 있는 그대로 올렸을 뿐인데 그것이 왜 죄가 되느냐고 억울해 할 수도 있지만 비록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널리 일부러 알리고 퍼뜨려야 할 이유는 없다. 특히나 명예와 직결된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리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고 해도 공개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A씨의 경우 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들을 고소하여 처벌받게 할 수 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한번 훼손된 명예를 원래대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또 하나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병원이나 상점 등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의 경험담 등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릴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오히려 상대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간혹 피해 사례가 발생한 경우 감정이 앞서다 보니 1:1 접촉을 통한 해결이나 법적 조치를 강구하기도 전에 무조건 인터넷에 올리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적당한 방법이 아니다. 개인이 업체에 대하여 안 좋은 글을 올릴 때에는 ‘나는 이러 이러한 일을 겪었는데 다른 사람도 피해를 입을 수 있기에 이용할 때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식으로 내용으로 쓰고, 자신의 경험을 올리더라도 되도록이면 불필요한 감정적 글을 지양하고 타인에 대한 주의 환기 차원에서 올린 글임을 명시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결부되어 있거나 공익적 이유가 있는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또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공익적 이유가 인정된다면 명예훼손죄의 처벌이 면해질 수 있다. 사이버 명예훼손에는 즉각적인 삭제 조치 등 신속한 대처가 생명이다. 일단 신속하게 삭제 조치 등을 행한 후에도 상대방이 계속하여 명예훼손적인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지난해 9월 신설한 사이버 명예훼손 피해구제팀에 구제를 요청하면 된다. 월간<샘터>2006.09
  • “부시는 악마” 차베스 맹공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을 ‘악마’에 비유하며 ‘독재자’,‘거짓말쟁이’라고 강력히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국제적인 반 미국·반 부시 진영을 결성 중인 차베스 대통령은 전날 ‘반미동맹국’인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 이어 ‘부시 때리기’에 나섰다. 차베스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전날 부시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했던 사실을 지칭,“악마가 어제 여기 왔었다.”면서 “그는 마치 자신이 세계의 주인인 것처럼 얘기했다.”고 비난했다.차베스 대통령은 또 “미국이 세계 인민들을 지배, 착취, 약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우리는 미국민과 세계에 우리의 머리 위에 드리워진 칼과도 같은 이러한 위협을 중지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차베스 대통령은 아울러 유엔의 현 시스템이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하고, 미국의 부도덕한 거부권 행사가 한달여에 걸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가능케 했다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의석에서는 간간이 웃음소리가 터져나왔으며, 부시 대통령을 ‘악마’라고 부를 때는 일부에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미국 대표단 의석은 기록관 한 명을 제외하고는 텅 비어 있었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차베스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유엔 총회처럼 중요한 국제회의장에서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개인적인 공격을 퍼부은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미 언론도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에 관심을 갖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전날 연설에서 이란, 시리아, 수단 정부들을 비난했으나 여기에 베네수엘라는 빠졌고 게다가 어느 나라 지도자들의 이름도 거명하거나 모욕한 점이 없었던 점을 지적했다.이 신문은 차베스 대통령이 연설 뒤 기자들과 만나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분석하려면 정신과 의사를 불러야 할 것”,“미 제국은 내리막길이며 곧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험담한 것까지 그대로 전했다. CNN은 차베스의 발언을 비판하면서도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이 칭찬을 받을 것”이라면서 “차베스의 연설은 그러한 감정들을 쉽고 두드러지게 배출한 것”이라는 유엔 출입기자의 논평을 전했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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