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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난에 사기까지…두번 우는 구직자들

    취업난에 사기까지…두번 우는 구직자들

    A(26·여)씨는 지난 7월 중순 서울의 한 어학원 영어강사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 합격했다. 8월 말부터 근무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근무시작 일주일 전까지 학원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학원에 전화를 건 A씨는 “다른 일을 구해서 안 오겠다고 전화하지 않았었냐.”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이 학원의 인사담당자는 A씨의 이력서를 이미 폐기하고 원장의 지인 중에 대체할 사람을 찾았다고 전했다. A씨는 통화내역 등을 떼어 항의를 하려다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만뒀다. A씨의 사례처럼 합격 통보 뒤 미채용하거나 취업공고와 다른 근무조건 등으로 구직자를 울리는 취업 사기가 여전히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취업포털 사람인이 자사 회원 구직자 2503명을 대상으로 ‘취업 사기 피해 경험’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3명 중 1명꼴인 33.2%(830명)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가장 흔한 취업 사기 유형으로 ‘연봉 등 공고와 다른 근무조건’(62%·복수응답)을 꼽았다. 그 외에 ‘공고와 다른 자격조건’(46.6%), ‘채용할 것처럼 속이고 채용 안 함’(27.2%), ‘다단계 판매 등 영업 강요’(25.2%) 등을 경험했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취업 관련 인터넷 카페에도 취업 사기 경험담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구직자는 “호텔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이상해서 회사 본사 주소로 직접 찾아가보니 사무실이 없는 유령회사였다.”면서 다른 구직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취업 사기를 당해도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넘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람인 조사에서 취업 사기 경험자 중 68.4%가 ‘그냥 넘어갔다’고 답했고 피해 보상을 받았다는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평생직장’ 등 과장된 문구의 모집 공고는 대부분 취업 사기”라면서 “해당 기업에 대해 꼼꼼히 알아본 뒤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씨줄날줄] 판사 모니터링/육철수 논설위원

    법정에서는 가끔 배석판사가 재판장(부장판사)에게 진지하고 공손한 자세로 쪽지를 건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방청객들은 재판 관련 주요 전달사항으로 여기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쪽지에는 대개 ‘오늘 점심은 어디서 누구하고 먹습니다.’라는 내용이 씌어 있을 뿐이다. ‘식사 쪽지’ 전달은 막내이자 총무 격인 좌배석 판사의 몫이라나? 서울중앙지법은 2007년 말 소통을 위한 특별 송별회를 마련하려고 부장판사와 배석판사 145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부장판사들에게 ‘업무와 무관하게 평소 배석판사에게 서운함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라고 물었다. 대답은 ▲오랜만의 회식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빠질 때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다가 부장이 나타나면 입을 꽉 다물 때 ▲함께 야근하면서 부장만 빼놓고 밥 먹으러 갈 때 ▲식사 때 부장 혼자 말해야 하고, 부장이 말을 안 하면 적막감이 흐를 때 등이었다. 배석판사들은 ‘부장판사에 대한 뒷담화를 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얘기가 나오면 가끔 한다(58명)거나 ▲자주한다(21명)고 응답했다. 대부분이 부장에 대한 험담을 한다는 얘기다. 판사들은 남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후회할 때도 있다고 했다. ▲월급이 다른 친구들과 비교될 때 ▲일이 너무 많아 가족과 어울릴 시간이 없을 때 ▲ 근무평정이 확대·강화될 때가 바로 그렇다고 한다. ‘법정의 제왕’이자 ‘신(神)의 대리인’으로 불리는 판사들도 이렇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느 직장인들처럼 소소한 고민거리가 많다. 업무는 또 좀 많은가. 일주일에 재판은 한두 차례이지만 사건마다 수백~수만장에 이르는 소송기록을 읽고 기일에 맞춰 판결문 초고를 ‘납품’(판사들의 은어)해야 한다. 수백건이나 되는 벌금사건을 처리하고, 수형자들의 반성문·탄원서까지 모두 읽으려면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란다. 이런 가운데 통찰력과 판단력을 기르고 도덕성으로 완전무장을 해야 하니 그 스트레스를 짐작할 만하다. 법률소비자연맹이 대학생 5000명을 32개 법원에 투입해 최근 1년간 모니터링했더니 재판 도중 막말을 하고, 지각하거나 꾸벅꾸벅 조는 판사들이 이번에도 꽤 ‘적발’됐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판사들이 미덥지 못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판사들의 격무 탓도 있겠으나, 재판받는 당사자들에겐 인생이 걸린 중대사 아닌가. 법정에서 불량한 태도를 보인 판사들은 스스로 ‘감치(監置)명령’을 받은 심정으로 자세를 가다듬었으면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초·중·고생 성추행 놀이 ‘슴만튀’ 기승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등학생 A(17)양은 얼마 전 말로만 듣던 ‘슴만튀’(가슴 만지고 도망가기)를 당했다.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학생이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A양의 가슴을 만지고 순식간에 도망쳤다. A양은 모르는 사람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에 수치스럽고 화가 나 잠도 오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할까도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생각만 하다 말았다. 최근 일부 초·중·고 남학생들을 중심으로 ‘슴만튀’, ‘엉만튀’(엉덩이 만지고 도망가기) 등 무차별적으로 여성의 신체 일부를 만지고 도망가는 성추행이 놀이처럼 번지고 있다. 이들은 성추행을 했던 경험담이나 구체적인 성추행 방법을 인터넷상에서 공유하는 등 별다른 죄의식 없이 성추행을 저지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행위는 명백한 성추행으로 형사입건 대상”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에서 ‘슴만튀’, ‘가만튀’ 등을 검색하면 무수한 관련 글이 뜬다. ‘제가 슴만튀를 해보려고 하는데 대상은 성인, 여고생, 여중생 가운데 누가 괜찮나요?’, ‘새벽에 술 취해 쓰러져 있는 여성을 노리는 게 좋습니다. 아니면 자전거를 이용하세요’ 등 대놓고 성추행하는 방법을 묻고 답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사춘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었다. 경기 성남에 사는 고2 전모(17)군은 “슴만튀라는 말을 모르는 남자애들은 없을 것”이라면서 “엉만튀를 해 봤다는 애들도 우리 반에 있다.”고 말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김모(19)군은 “인터넷에서 ‘슴만튀’ 경험담을 읽은 적이 있는데 호기심으로 한번쯤 해보고 싶다.”고 대놓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여성의 신체를 함부로 만지는 것은 성적 수치심을 줄 수 있는 행위”라면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가해자가 14세 이상이면서 피해 여성이 성인이고 고소가 있을 경우 강제추행죄가 적용된다. 강제추행의 법적 처벌 수위는 10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 벌금이다. 최영지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물리적인 강간 등 극단적인 사례로만 성폭력을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가 아이들의 잘못된 성문화를 방치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여자 가슴 등을 만지는 행위가 성폭력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려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문화마당] 시어머니 한 번 모셔봤으면/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시어머니 한 번 모셔봤으면/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아! 나도 시어머니 한 번 모셔봤으면….” 이 기막힌(?) 말은 20여년 전에 내 아내가 했다. 결혼한 친구들을 만났더니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들 시어머니 험담을 하더란다. 일부는 중립을 지키는 신랑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단다. 바로 그런 성토 분위기에 내 아내가 찬물을 끼얹은 말이 바로 “시어머니 한 번 모셔봤으면”이다. 나의 부모님은 함께 월남하셨기에 남쪽에는 친척이 별로 없다. 자식도 많지 않아 형제만 두셨다. 그나마 두 분 다 내가 고등학교 때 돌아가셨다. 시댁의 실체가 거의 없다 보니, 결혼과 관련해 신랑 쪽에서 내려야 할 모든 결정은 내가 내렸다. 나는 함 들어가면서 동네 시끄럽게 하는 게 싫어 나 혼자 함을 들고 처가에 갔다. 피로연도 없앴다. 아내에게 시부모님은 사진 속의 모습과 산소의 비석으로 입력되었을 뿐이다. 이런 환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아내의 친구들이 겪는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들으면 화가 살짝 난다. 아내의 이야기에 내가 처음 하는 질문은 “한쪽 말만 듣고 판단할 수 있나?”이다. 그런데 아내의 말에는 참 이상한 힘이 있어, 조금 듣다 보면 아내의 말이 곧 사실로 다가온다. 그러면 나는 또 이런 질문을 한다. “그럼 OOO씨(신랑)는 뭐 한대? 그냥 보고만 있대?” 아내의 말을 빌리자면, 남편들 중 50% 정도는 어머니 편을 들고, 40% 정도는 아예 끼어들지 않으려 한단다. 그런데 나는 그게 좀 불만이다. 아니, 결혼한 남자에게 누가 가장 가까운가? 아내와는 촌수도 없는 일심동체 아닌가? 또한 자기 인생을 던져 남편 한 명만 바라보고 시집에 합류한 그 여인을 남편이 지켜주지 않는다면, 그게 말이 되나? 그런데 남편의 무려 90%가 어머니 편을 들거나 고고한 척 중립을 지킨다고? 요즘 부부 간 갈등을 보면, 시집 식구들의 간섭 때문이 적지 않다. 어엿한 ‘남의 가정’에 왜 이러쿵저러쿵 간섭을 할까?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왜 스스로 그런 외부 간섭을 물리치지 못하고, 그 감당을 슬쩍 아내에게 넘길까? 시어머니의 간섭도 이해가 안 가는데, 시누이 간섭이나 손윗동서의 간섭은 더더욱 이해가 안 간다. 누나나 형이나 형수가 자신의 아내에게 막 대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준엄하게 한 마디 액션을 취하는 게 정말 그렇게 힘들까? 아니면 귀찮아서 빠지는 걸까? 이런 내 생각을 친구들에게 밝히면, 대개 “너도 한 번 겪어 봐. 그게 그렇게 간단하질 않아. 겪어 보지 않았으면 입 다물어.”라면서 머리를 흔든다. 아내는 딸부자 집 셋째 딸이라 중간에 끼여 위 아래로 치이며 있는 듯 없는 듯 컸다. 처가에 다들 모일 때도 대개 설거지하는 딸(아내)만 노상 설거지를 했다. 처가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궂은 일은 아내 몫이었다. 아내조차 그걸 잘 느끼지 못하며 성장했고, 결혼 초기에는 나도 미처 간파하지 못했다. 세월이 흐르며 이런 분위기는 셋째 사위인 내게도 자연스레 전이되었다. 그러나 처가에서 아내의 위상을 분명히 느낀 나는 10년 전 처가 모임에서 “영희(가명)는 이제 아버님 어머님의 딸이기 이전에, 영희는 스스로 영희이며 또한 제 아내입니다.”라고 선언했다. 물론 무슨 얘기가 나왔을 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타이밍을 맞춰 부드럽게 공표했다. 그래도 “영희는 내 식구이므로 앞으로는 부모님일지라도 함부로 뭐라 하지 마시라.”는 공개선언이었으니, 다른 처가 식구들은 아예 토를 달 여지도 없었다. 그날 분위기는 좋았고, 아내의 위상은 크게 바뀌었다. 다른 자매들의 시샘도 한몸에 받았다. 처가에서 사위의 말과 시가에서 며느리의 말이 그 무게에서 엄청 다르지만, 이제는 한국의 남편들이 그 차이를 좁히는 데 나설 때이다. 한국의 ‘시집문화’를 ‘처가문화’ 수준으로 바꿀 주체는 바로 이 땅의 남편들이다. 한가위 보름달이 지켜볼 것이다.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서칭 포 슈가맨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서칭 포 슈가맨

    마크 헨리의 앨범 ‘리버송’이 너무 좋았다. 사고 싶었으나 한정 발매된 CD는 이미 절판된 뒤였다. 얼마 후 희귀 음반을 다수 보유한 인천의 한 레코드 가게에서 앨범을 구할 수 있었다. 디지털 싱글을 내려받는 시대에 이런 이야기는 별스럽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음악과 음반을 사랑하는 이들의 전설 같은 순례기에 견준다면 이 정도의 개인적인 레코드사는 이야깃거리도 되지 못한다. 절판된 음반을 복원하고 레코드 재킷을 입혀 CD를 파는 국내 레이블만 해도 여러 곳에 이른다. 마니아들의 비사를 듣노라면 ‘과연 미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자격이 있구나.’ 싶다. ‘서칭 포 슈가맨’은 그런 사람들이 만든 작은 기적에 관한 영화다. 1970년 미국 디트로이트 변두리에 살던 한 가수는 로드리게스란 이름으로 ‘콜드 팩트’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은 어떤 반응도 얻지 못했고 그는 한 장의 음반을 더 발표하고 사라진다. 그런데 그의 앨범은 우연히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흘러들어 두 번째 운명을 맞는다. 당시는 정부가 고압적인 체제 유지 방식을 고수할 때였고 고립되고 보수적인 사회에서 자유를 갈구하던 청년들은 로드리게스 노래의 반항적인 가사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그의 노래는 순식간에 ‘반체제의 블루스’로 추앙받으며 저항운동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러나 그의 존재는 끝내 미스터리로 남았다. 팬들은 그가 미국인이란 것 외에 아무것도 몰랐으며 로드리게스 또한 자신이 먼 나라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보다 더 유명한 존재라는 걸 알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로드리게스가 몸에 기름을 끼얹고 자살했다는 둥 무대에서 머리에 총을 쐈다는 둥 여러 괴소문이 돌았다. 도대체 그는 누구이며 어떤 가수였을까. 열성 팬인 한 중년 남자는 그토록 사랑하는 가수에 대해 아는 게 없기에 애가 탔고 그의 마음은 한 음악평론가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노력은 20세기가 끝나기 전에 결실을 본다. 그 기록인 ‘서칭 포 슈가맨’의 전반부가 한 편의 스릴러인 것은 당연하다. 영화를 보다 놀라게 되는 것은 자국에서 외면당한 로드리게스의 음악이 놀랍도록 진실하고 아름답다는 점이다. 제임스 테일러와 글렌 캠벨의 음성을 섞은 듯한 그의 목소리는 당시 음악 분위기는 물론 포크 음악 특유의 신선함과 모던함을 지니고 있다. ‘서칭 포 슈가맨’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 걸작 앨범을 무덤에서 꺼냈다. 하지만 미국 개봉 후 불어닥친 열풍에 여기서 덩달아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겠다. 더욱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열성 팬들이 말하는 ‘다수 혹은 우리’ 안에 흑인이 포함되지 않는 것, 그곳에서 판매된 앨범의 저작권 문제 등 미심쩍은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므로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로드리게스의 삶이다. ‘노동자의 영웅’을 자처하는 스타들은 많았지만 그중 노동자의 삶에 근접한 이는 드물었다. 로드리게스의 음악과 삶에서 느껴지는 진실함은 그가 발을 딛고 살던 현실을 노래에 새겼고 열악한 삶 속에서 끊임없이 투쟁했던 데서 기인한다. ‘서칭 포 슈가맨’은 비루한 현실을 예술로 승화시켰으며 치열한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예술가를 소개하는 영화다. 시인이자 노동자로서 그가 유지한 거친 삶 앞에서 열성 팬들의 모험담은 치기 어린 탐정놀이처럼 보일 정도다. 10월 11일 개봉. 영화평론가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우리 아이가 음란물을 본다면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우리 아이가 음란물을 본다면

    얼마 전 우연히 중학생 아들의 전자사전을 열어 본 이모(40·여)씨는 숨이 턱 막혔다. 전자사전 속엔 과외 교사가 제자와 성행위를 벌이는 속칭 야동이 여러 편 저장돼 있었다. 이씨는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며 애써 모른 척하고는 있지만, 속으론 걱정이 태산 같다. 이씨는 “막상 내 아들이 음란물을 본다는 것을 확인한 뒤 뭔가는 해야겠는데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는 막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부모가 무조건 아이를 야단치거나 때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만약 이때 “우리 아들(딸)한테 정말 실망이야.”, “언제부터 이런 거 봤어. 너 오늘부터 컴퓨터 금지야.” 등 다짜고짜 아이를 때리거나 다그치는 강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 아이들은 더욱 숨어서 음란물을 찾아본다고 말한다. 민망함에 모른 척하고 넘어가는 것도 정답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청소년 음란물 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어기준 한국컴퓨터생활 소장은 “부모는 최대한 침착하게 대처하면서 아이들이 언제부터 음란물에 노출됐는지 또 중독됐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인지 정보를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조건 야단치거나 때리면 되레 역효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좋아하니?”, “언제부터 봤니?”, “느낌이 어떠니?” 등의 질문을 던져 아이와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도 주문한다. 당황한 아이가 대답을 꺼리면 “아빠도(엄마도) 네 나이 때 처음 봤어.”라는 식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아이의 마음을 열게 해야 한다. 이후에는 음란물은 보고 지우도록 유도하고 음란 동영상의 대부분이 과장된 연기나 왜곡된 성의식 등의 내용이라는 점을 확실히 일러 두어야 한다. 남자 아이일 경우 아버지가, 여자 아이일 경우에는 어머니가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아이가 사용하는 컴퓨터, 스마트폰을 통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영선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교수는 “사춘기 때는 그럴 수 있어 하고 눈감는 것이 아니라 예방 차원에서 아이 성교육에 적극적으로 부모가 나서야 한다.”면서 “컴퓨터보다 더 음지에서 음란물을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은 늦게 사 줄수록 좋고 컴퓨터에도 반드시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보안관 등 차단 프로그램 설치도 해법 그린아이넷(www.greeninet.or.kr)에서는 인터넷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스마트보안관(www.cleanwave.or.kr)에서는 스마트폰 음란물 차단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다. 아이의 중독이 심각해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청소년전화(1388), 청소년 탁틴(02-3141-6191) 등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한가위 극장戰

    한가위 극장戰

    명절이 되면 바빠지는 곳 중 하나가 바로 극장가다. 올 추석엔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외화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양한 소재와 장르로 무장한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막 오른 한가위 ‘극장전(戰)’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 ■ 한국 영화 안방 내줄 수 없는 ‘광해’… ‘점쟁이들’ 신통력·‘간첩’ 작전 힘쓸까 상반기에 초강세를 보였던 한국 영화. 연휴 기간이 짧은 탓에 올 추석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의 수는 많지 않지만 다양한 장르로 관객들의 입맛을 공략한다. 본래 개봉일을 1주일 앞당겨 지난 13일 일찌감치 개봉한 팩션 사극 ‘광해:왕이 된 남자’가 관객 35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흥행 여파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미지수다. 개봉 2주째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내외 신작 영화가 대거 개봉했기 때문이다. 일단 20일 개봉한 한국 영화 ‘간첩’이 가장 큰 적수가 될 전망이다. 먹고살기 바쁜 생활형 간첩들의 이야기를 익살스럽게 풀어낸 이 영화는 명절 분위기에 어울리는 오락 영화라는 강점이 있다. 북에서 남파된 지 22년이 됐지만 불법 비아그라를 판매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김 과장 역을 맡은 김명민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웃음기를 쫙 뺀 간첩 유해진의 카리스마 대결이 볼 만하다. 변희봉, 염정아, 정겨운이 각각 독특한 사연을 지닌 간첩 역으로 출연해 북에서 남으로 귀순한 고위 간부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은 뒤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코미디와 액션으로 풀어낸다. 연휴의 끝무렵인 새달 3일에 개봉하는 ‘점쟁이들’은 코믹 호러물을 표방한다. ‘점쟁이들’은 전국 팔도에서 모인 점쟁이들이 신들린 마을 울진리에서 수십년간 계속되고 있는 미스터리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해결한다는 이야기다. ‘시실리 2㎞’, ‘차우’ 등으로 코믹 호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신정원 감독의 신작으로 독특한 설정에 두 장르를 혼합한 이색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김수로, 이제훈, 곽도원, 강예원 등이 출연한다. 한편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긴 가운데 비상업영화로서 추석 연휴에 얼마만큼 파급력을 가질지 주목된다. 특히 김기덕 감독이 멀티플렉스의 극장 독점을 비판하며 새달 3일 종영을 선언해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 외국 영화 美·日·유럽 애니 주렁주렁… 아빠·엄마표 액션 시리즈 격돌 이번 추석 연휴에 외화는 애니메이션부터 화려한 액션까지 다양한 장르로 여러 연령대의 관객들을 공략한다. 일단 두편의 할리우드 액션 시리즈물이 흥행 전면에 나섰다. 27일 개봉한 영화 ‘테이큰 2’는 뤼크 베송 사단이 만들어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스릴러 액션 영화 ‘테이큰’의 속편이다. 1편에서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정보기관 출신의 아버지가 벌이는 추적극을 긴박감 넘치게 그려 국내에서도 성공을 거둔 바 있다. 4년 만에 돌아온 속편에서는 복수를 하기 위해 찾아온 일당을 상대로 싸우는 가장의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 리엄 니슨을 비롯해 전편의 출연진이 그대로 출연한다. 한층 더 화려하고 풍부해진 볼거리로 무장한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레지던트 이블 5:최후의 심판 3D’도 추석 연휴의 강력한 경쟁자다. 그동안의 시리즈를 총망라한 규모를 자랑하며 지난 시리즈의 모든 주역들이 총출동한다. 지난 13일에 개봉했다. 영화 ‘도둑들’에 출연해 강한 남성미를 선보이며 국내 관객들에게 한층 친숙해진 중국 배우 런다화도 영화 ‘나이트폴’로 추석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나이트폴’은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형사의 숨 막히는 대결로 홍콩판 ‘추격자’로 불리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 관객을 잡으려는 할리우드와 일본, 유럽 애니메이션의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우선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 픽사 스튜디오의 신작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가장 기대를 모은다. 스코틀랜드 왕국의 길들여지지 않은 말괄량이 공주 메리다와 전통을 강요하는 엄마(왕비)의 갈등과 화해를 그렸다. 캐릭터의 작은 표정 변화까지 섬세하게 묘사하는 등 픽사의 기술력이 돋보이는 영화로 27일 개봉한다. 13일에 개봉한 ‘늑대아이’는 늑대인간과의 사랑으로 두 아이를 낳게 된 여자와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모성애를 감성적으로 그린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유명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으로 평단과 관객에게 모두 호평받았다. 20일 개봉한 스페인 애니메이션 ‘테드:황금도시 파이티티를 찾아서’는 고고학자를 꿈꾸던 평범한 벽돌공이 우연한 기회에 고대 잉카제국의 황금이 묻혔다는 파이티티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를 손에 넣고 페루에 가서 펼치는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아름다운 사람들(KBS1 밤 10시 50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 전당. 텅빈 객석 앞, 무대 위에 검은 양복 차림의 노신사가 피아노 앞에 앉아 있다. 그는 55년 경력의 피아노 조율사 이종열씨다. 200여 개의 조율 공구가 들어있는 가방에서 공구를 챙겨든 그의 능숙한 손놀림은 기술이 아니라, 악기를 연주하는 듯 예술성까지 느껴지는데…. ●사랑의 가족(KBS2 오전 11시 20분) 세계 공연예술가들의 꿈의 무대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이 축제의 현장에서 뇌병변장애인으로 직접 극본을 쓰고 단독 코미디 공연을 선보인 로렌스 클락을 만나본다. 그리고 장애인들의 예술 활동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지원하는 ‘아트 앤 파워’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체계적인 문학창작교육의 현장을 따라가 본다. ●안녕?! 오케스트라 1부(MBC 밤 11시 15분)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오닐이 한국 내에서 많은 상처와 차별을 받고 있는 스물 네 명의 다문화가정 천사들을 만난다. 그렇게 시작된 음악과 아이들의 설레는 첫 만남. 용재 선생님과 아이들이 전하는 기적의 하모니로 아이들의 마음을 변화시킨 3개월간의 오케스트라 이야기가 펼쳐진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추석 날, 송편을 찔 때 솔잎을 까는 이유는 무엇일까. 솔잎을 깔고 떡을 찌면 떡에 세균과 곰팡이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송편은 솔잎으로 찌기 때문에 이름마저 소나무 송에 떡 병 자를 써서 송병으로 불린다. 프로그램에서는 실험을 통해 솔잎의 항균효과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 본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50분) 소와 돼지의 발골 작업은 비슷해 보이지만 큰 차이점을 갖고 있다. 소는 부피가 크고 뼈가 많아 분리하는데 고난도 체력이 요구된다. 돼지는 부위별로 섬세한 작업이 요구된다. 그래서 식육처리기능사에게는 둘의 정형작업이 모두 힘들다. 한편 올해 돼지 값 폭락으로 소 발골 작업자도 돼지 작업에 나서고 있는데…. ●올리브(OBS 밤 11시 5분) 가수 유현상과 손진영, 미스코리아 설수현, 미수다 출신 에바 등이 게스트로 함께한다. 이들은 ‘김기사 대 개성댁’, ‘처월드 대 시월드’등의 키워드로 스타들의 추석 경험담과 그에 따른 명절 증후군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명절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응급 상황에 대한 OX 퀴즈와 명절 증후군의 다양한 관리법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 [금융특집] 삼성화재

    [금융특집] 삼성화재

    삼성화재는 ‘퇴직연금’과 ‘화재·배상책임손해보험’, ‘단체상해보험’을 하나로 묶은 ‘무배당 애니비즈 슈퍼퇴직연금보험’을 팔고 있다. 최초의 퇴직 연금 통합상품으로 기업이 현장의 위험보장과 근로자의 단체상해보험을 추가로 가입하면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품 종류는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 두 가지로 ▲퇴직연금만 가입하거나 ▲퇴직연금 + 화재·배상 책임 ▲퇴직연금 + 단체상해 ▲퇴직연금 + 화재·배상책임 + 단체상해 등으로 세분화해 가입할 수 있다. 퇴직연금과 단체상해보험 등에 추가로 가입하면 통합 할인율이 적용돼 보험을 별도로 가입하는 것보다 싸게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설 및 건물, 집기 비품의 화재 손해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설소유자배상책임, 임차자배상책임, 가스사고 배상책임 등 각종 법률적 배상책임에 따른 손해도 보장한다. 단체상해보험에 가입하면 직원들의 상해 사망, 사망후유장해, 질병사망, 실손의료비, 골절치료비 등 다양한 위험을 보장받을 수 있다. 부부·가족 한정특약에 가입할 경우 근로자의 배우자, 자녀, 부모 등 원하는 가입대상까지 지정해 보장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 보험은 퇴직연금뿐만 아니라 기업의 위험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금융권 최초의 퇴직연금 상품”이라면서 “금리와 수수료 위주의 퇴직연금 상품 경쟁에서 벗어나 손해보험 고유의 위험담보를 장착해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강남구청 금요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는 21일 오후 6시 30분 구청 본관 3층 큰 회의실에서 외국인의 우리말 실력을 겨루는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는 미국과 중국, 일본, 몽골, 이란, 캄보디아, 프랑스, 필리핀 등 11개국 출신의 외국인 12명이 참가한다. 참가자들은 약 5분 동안 한국에서의 생활과 경험담 등을 한국어로 발표한다. 심사는 서울·이촌·연남·이태원·영등포 글로벌빌리지센터장이 평가해 1~3등에게 시상할 계획이다. 신연희 구청장은 “이번 대회는 각 참가자들이 스스로 한국어 실력을 점검하고 다른 외국인들의 한국어 실력을 보면서 한국어 교육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자신감을 고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여의도 칼부림’ 피해자 알고 보니 절친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서 일어났던 ‘묻지마 칼부림’ 범행의 피해자들은 가해자인 김모(30)씨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위로했던 절친한 직장 동료들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원한이 아니라 친한 동료들에 대한 배신감에 칼을 휘둘렀던 것이다. 서울남부지검은 김씨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법원에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청구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2일 저녁 서울 여의도 거리에서 신용평가회사에 근무할 당시 직장동료인 조모(31·여)씨와 김모(32)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후 도주하다가 행인 안모(31·여)씨 등 2명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크게 다치게 했다. 검찰조사 결과 조씨 등 직장동료 2명은 피의자 김씨를 따돌리거나 험담했던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감싸주고 격려해 줬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김씨는 두 동료가 자신의 실적 저조에 대해 적극적으로 옹호해 주지 않자 극도의 배신감을 느꼈고 퇴사 후 자신에게 연락을 하지 않자 더욱 분을 못 이기고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김씨에게 중형이 선고돼 오랜 기간 사회에서 격리될 수 있도록 수사검사가 직접 공판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플러스] 거원중학생, 성공한 명사와 간담회

    송파구(구청장 박춘희) 13일 거여동 거원중학교 학생들과 그들이 희망하는 직업 분야에서 성공한 명사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호텔 셰프, ‘공신 닷컴’ 멘토, 공무원이 초청돼 경험담을 들려주고 질의응답도 이어진다. 교육협력과 2147-2378.
  • [현장 행정] ‘치매관리 우수구’ 비법은 연중 집중관리

    중랑구에 사는 박모(86) 할머니는 ‘3종 질환’ 판정을 받았다. 심장질환과 관절염, 치매를 앓고 있다는 의료진 소견이었다. 지난해 8월 보건소 통합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했을 때만 해도 인지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시간 및 장소에 대한 지각능력이 한참 떨어졌다. 옷 입기, 꾸미기, 목욕하기, 화장실 사용 등 모든 일상생활 영역에서 누군가에게 24시간 의존해야 할 처지였다. 그러나 색칠하기, 오려 붙이기, 간단한 숫자 퍼즐 등 단순활동 위주의 과제를 수행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신체활동 증진을 위한 체조 프로그램과 스트레스 해소 및 인지력 향상을 돕는 음악 프로그램에 방문간호를 곁들였다. 노력은 열매를 맺었다. 지난달 중간평가에서 한 보호자의 인터뷰는 이를 방증한다. 딸 A씨는 “가족도 몰라보더니 몇 년 만에 만난 지인을 알더라.”며 반겼다. 중랑구는 5281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 집중관리 프로그램을 연중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중화2동 524명, 면목본동 496명, 망우본동 491명, 묵1동 409명 등이다. 만 75세 이상 독거노인과 75세를 맞은 주민들이다. 2010년 설립한 면목5동 치매지원센터는 시립 북부병원에 운영을 위탁해 625회에 걸쳐 연인원 3만 3836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마쳤다. 조기발견 사업엔 선별검진 5500여명, 정밀검진 610여명, 확진검사 266명이 참여했다. 센터는 16개 동별로 돌아가며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3시 선별검사 및 정밀검진을 실시 중이다. 서울의료원과 시립 북부병원, 삼육의료원 가운데 가족이 희망하는 곳에서 뇌 컴퓨터 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혈액검사, 요검사 등을 돕는다. 부양가족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환자에게도 나쁘기 때문에 이들을 따로 관리한다. 지난 6~8월 매주 금요일 15명 안팎씩을 대상으로 강의를 끝냈다. 치매 기초이해, 환자 돌보는 방법, 효과적인 의사소통, 응급상황 대처, 지원기관 안내 등을 교육했다. 월 1회 갖는 가족 모임에선 경험담 나누기 등을 통해 서로 아픔을 보듬고 정보도 공유하도록 거들고 있다. 소득기준과 무관하게 25만원의 검사비는 물론 기저귀, 방수 매트, 앞치마, 미끄럼 양말 등 위생용품을 지원한다. 문병권 구청장은 “어떤 병이든 환자의 의지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용기를 잃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타진요 “타블로에 학력 열등감… 사죄”

    “학력 위조냐, 아니냐”. 가수 타블로(32·김선웅)씨의 미국 스탠퍼드 대학 학·석사 취득 사실을 놓고 2010년부터 제기되어 온 2년간의 ‘학력 위조’ 공방이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회원들의 사죄로 싱겁게 끝이 났다.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2호 법정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타진요 회원들은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타블로씨에게 사과했다. 이날은 타진요 회원들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한 후 첫 공판일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이들은 공판 내내 “타블로와 그의 가족들에게 죄송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모(48)씨는 “학력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타블로를 학력위조 논란에 휩쓸리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을 담당하는 형사합의2부 박관근 부장판사는 소설가 최인호씨의 칼럼을 인용, “비판은 사람을 살릴 때가 많지만 험담은 사람을 죽일 때가 많다.”며 타진요 회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0개월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달라진 태도를 선고에 참작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이해찬, 옥중체험담 들어가며 朴 비판

    “1974년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으로 서울 구치소에 수감됐을 때 내 앞 방에 학교에서 수업을 하던 도중 붙잡혀 온 김용원이라는 생물과목 교사가 있었다. 그는 왜 잡혀왔는지 몰랐고, 조사도 받지 않았고, 고문을 당하지도 않았는데, 사형당한 이수병 선생과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처형당했다. 인혁당 사건은 이런 사건이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당시 자신의 옥중 체험담으로 인혁당 사건의 실상을 고발하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1974년 4월 민청학련 중심으로 반독재, 반유신 운동을 하다 붙잡혀 10년 형을 선고받고, 11개월을 복역한 뒤 풀려났다. 이 대표는 “(인혁당 사건은) 잘잘못을 가리지 않고 처형한 사건이기 때문에 도저히 용납받을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 “박 후보는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도 트위터에 “인혁당 사건 대법원 판결 후 20시간도 되기 전에 사형이 집행된 바로 다음 날, 저는 그 울분 속에서 유신반대에 시위하다 구속됐다. 그런데 다른 판결이 있었으니 역사에 맡기자니 과연 유신세력답다.”는 글을 올렸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작가, 소수의 교만을 언어로 극복해야”

    “작가, 소수의 교만을 언어로 극복해야”

    ‘문학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78차 국제펜(PEN) 대회가 10일 경북 경주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나이리지아의 월레 소잉카(78)와 프랑스의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2)는 개회식 후 기자회견을 갖고 ‘언어의 자유’와 인터넷 시대의 소통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1986년 아프리카 작가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잉카는 “국가의 힘으로 저지른 테러나 종교의 힘으로 저지른 테러나 모두 테러”라며 “국민의 한 사람인 작가도 (테러의 피해로부터) 비켜 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최고의 무기인 언어를 이용해 소수의 교만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잉카는 하지만 자신은 최고의 무기인 언어를 현실정치에 투영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고백했다. 소잉카는 2010년 나이지리아에서 인민민주전선동맹(DFPF)의 당대표로 실험정치에 뛰어들었으나 설득을 앞세운 계도정치는 좌절됐다. ●“글쓸 자유·읽을 자유 있어야” 소잉카는 자신의 삶을 가리켜 “권력은 구속을 좋아하지만 창조는 끊임없이 영역을 개방하면서 안일함에 도전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억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인류는 동일하고 보편적인 생활방식을 갖고 있는데 이를 지역과 고정관념에 따라 규정짓는다면 억압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여성의 성년식을 예로 들면서 “여성이 전통에 따라 가슴을 드러내놓고 춤을 춰도 본인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면 야만적이 아니지만 특정국가의 상원의원처럼 7세 여아와 성매매를 갖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면 이것이 야만”이라고 강조했다. 수년 전 북한에 가 북한 작가들과 합동으로 문학 행사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는 경험담도 털어놨다. 소잉카는 “국제펜대회든 아니든 이런 단체는 일종의 부족이고, 이 부족에 소속된 이들의 임무는 한가지, 글쓰는 것”이라면서 “글을 쓰려면 자유가 있어야 하고, 쓴 글을 읽을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르 클레지오도 “소잉카 교수의 어린 시절, 나도 비슷한 시기에 나이지리아에 머물렀는데 내게 아프리카는 인간보다 자연의 비중이 더 컸다. 이는 식민 지배자의 관점이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르 클레지오는 이어 인터넷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 대한 질문에 “커뮤니케이션을 규제할 때 신중하지 않으면 검열을 떠올리게 된다.”고 경계했다. ●르 클레지오 “소통 규제 경솔하면 검열” 한편 존 롤스톤 소울 국제펜 회장은 “신문지면에선 허용될 수 없는 비방과 인격파괴가 디지털(온라인) 세상에선 범람한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과 관련된 일종의 권리장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주선언’으로 불릴 이 선언은 오는 14일 총회에서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오는 15일까지 진행될 이번 대회에선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고은 시인과 함께 ‘나의 삶 나의 문학’을 주제로 문학포럼을 열고 시낭송회 등의 행사가 마련된다. 또 탈북 문인 25명으로 구성된 ‘망명북한작가PEN센터’가 회원으로 가입한다. 이번 경주 대회에는 해외 문인 250여명과 국내 문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경주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여기자協 ‘기자가 되는 길’ 워크숍

    한국여기자협회는 오는 14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2012 기자가 되는 길’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종원 조선일보 부국장이 언론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소개하고, 명희진 서울신문 사회부 기자가 입사 과정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취업 정보를 제공한다. 참가비는 무료이고 남녀 모두 참석 가능하다. (02)313-3556.
  • 웹툰에서 대박 터뜨린 생활만화 2종 발간

    웹툰에서 대박 터뜨린 생활만화 2종 발간

    웹툰에서 대박을 터뜨린 만화들이 그 여세를 몰아 종이책으로 묶어져 나오고 있다.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의 ‘만화 속 세상’에 연재 중인 난다 작가의 ‘어쿠스틱 라이프’ 3권과 윤태호 작가의 ‘미생’(未生) 1·2권이 나왔다. 지방출신으로 서울에서 신혼생활을 하는 난다 부부의 알콩달콩한 신혼 이야기는 미혼여성들에게 결혼하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깜찍한 만화다. 대기업 회사원들의 애환을 그린 ‘미생’은 거의 완벽한 취재로 직장인들에게 절대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신간 출간에 맞춰 두 작가를 각각 인터뷰했다. ■신혼부부의 ‘깨알같은 즐거움’ 난다作 ‘어쿠스틱 라이프’ ‘깨알 같은 즐거움’이란 표현은 단어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 동그란 얼굴에 눈이라고는 두 점을 찍어 놓았는데, 희로애락이 모두 표현된다든지, 또 만화 옆의 대화들이 때론 두 눈을 비비고 들여다봐야 할 정도로 작은 글씨들이 깨알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폭소가 터져나온다든지 하는 상황이다. 난다(본명 김민설·31)의 ‘어쿠스틱 라이프’가 그러하다. 2010년 8월에 ‘만화 속 세상’에 등장한 ‘어쿠스틱 라이프’는 이제 시즌 4를 마치고 지난 8월부터 시즌 5에 접어들었다. ‘좋아요’가 평균 800회 정도에 ‘폭풍 댓글’이 장난이 아니다. 고정 등장인물은 단 세 명. 직업이 만화가인 초보 주부 난다와 게임 개발업체에서 일하며 신제품이 나오면 밤샘 줄서기도 마다하지 않는 통통한 남편 한군, 피부 가꾸기가 취미인 남동생 토깽이다. 생활에서 지지고 볶는 이야기가 옴니버스로 진행된다. 웹툰 애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물은 난다보다도 남편이라는 것이 작가의 분석이다. 난다는 “만화를 본 사람은 남편을 궁금해한다. 토깽이 싱글이라서 인기가 있다. 독자들이 남편을 좋아하는 것은 제 시선이 투사된 인물이라서, 사랑스럽게 그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난다는 “원래 스토리 만화를 준비하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는데, 가벼운 소재로 그리던 생활만화가 먼저 (대박이) 터졌다.”면서 인기 비결에 대해 “사소한 일로 부부가 토라지거나, 치킨배달로 좋아하는 등 소소한 일들이 사람들에게도 늘 일어나는 일이라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5는 짧게 진행된다. 10월 20일 전후로 첫딸 출산일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즌 4, 5에는 임신부의 복잡한 감정 기복들이 소개되고 있다. 어쿠스틱 라이프가 끝날 수도 있고, 계속될 수도 있다. 난다는 “출산을 하고 복귀한다면 다른 작품으로 할 예정이다. 육아일기는 별로 원하지 않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월급·승진에 목맨 직장인 애환 윤태호作 ‘미생’ ‘미생’(未生)은 글자 그대로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이다. 바둑에서는 두 집이 나야 ‘완생’(完生)이라고 한다. 완전히 살아 있지 못했으니 상대로부터 늘 공격을 받을 여지가 많은 직장 초년생의 이야기다. 주인공 장그래는 열한 살에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프로기사만을 목표로 살았던 청년인데 입단에 실패한 뒤 회사에 들어가 평범한 삶을 시작한다. 검정고시 고졸인 장그래가 종합상사에 입사해 인턴사원을 거쳐, 정식사원증을 걸고 직장인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려 한다. 실제로 10급 정도의 실력을 갖춘 바둑 애호가인 작가 윤태호(49)가 바둑과 샐러리맨의 삶을 버무린 것이다. 장그래가 김 대리에게 묻는다. 회사원은 무엇으로 사느냐고. 그때 김 대리는 “월급과 승진이지 뭐.”라고 답한다. 작가 윤태호는 직장생활이 월급이나 승진이 아닌 직장생활 자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접근하고 있다. 실제 미생을 읽고 댓글을 다는 직장인들은 나만 하루하루가 힘든 것이 아니라는 점에, 회사는 선배와 후배·동료가 모두 합심해서 일하는 곳이라는 점에, 장그래를 보니 나는 오늘도 열심히 살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스트레스를 날린다. 잠이 부족해 항상 눈이 빨간 일 중독자 오 과장이나, 그 오 과장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잘 받쳐주는 넉넉하고 실력 있는 김 대리를 보고 있으면 “사는 게 뭐 있어.” 하고 낙담하고 자포자기하던 마음을 추스르게 된다. 어느 직장인인들 알아주지 않는 괴로움이 없으며, 무능력을 자탄하고 험담과 권모술수의 장난질에 놀아나지 않겠는가 말이다. 미생 60회와 61회는 모든 직장인들의 괴로움인 고문관이 등장한다. 60회 댓글에는 그 고문관을 두고 “사무실 질량 보존의 법칙, one 사무실, one 또라이”라고 해서 작품만큼이나 공감을 일으키기도 했다. 윤태호는 작품 마감 때마다 이틀에 한 번꼴로 잠을 잔다. 출판만화 버전으로 제작해서 그리고, 액자형태의 틀을 다 뜯어서 다시 웹툰 형식으로 올린다. 윤태호는 “´이끼´ 때 책으로 내놓고 나니 아쉬워서 이번에는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책 ‘미생’은 웹툰이 아니라 당초 출판만화용으로 그린 것처럼 보인다. 윤태호는 영화 ‘이끼’의 원작만화 작가로 미생을 “TV드라마로 만들자.”는 제작자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실적 탓 사표 → 생활고 빚더미 → 신불자 → 묻지마 범행

    실적 탓 사표 → 생활고 빚더미 → 신불자 → 묻지마 범행

    퇴근 무렵 전 직장 동료와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김모(30)씨의 인생 행로는 경쟁 사회 피로증이 폭발할 경우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김씨는 지방대를 중퇴하고 서울에 온 지 4년 만에 번듯한 금융회사에 입사하며 부팀장 지위에까지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검거 당시 주머니에는 현금 200원과 4000원이 충전된 교통카드 1장밖에 없을 정도로 패배자나 다름없었다. 4000만원 빚을 진 신용불량자이기도 했다. ●한때 신평사 부팀장 승승장구 2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방대를 자퇴한 김씨는 2005년부터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인터넷 요금 전화 상담원으로 사회생활 첫발을 내딛고 2008년엔 유명 통신사로 옮겨 휴대전화 미납 요금 추심 업무를 맡았다. 2009년에는 모 보증보험사 신용채권관리팀으로 옮겨 근무하면서 추심업계에서 경력을 쌓아가던 중 유명 신용평가사인 A사에 2009년 10월 입사해 휴대전화 해지전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실적을 쌓아 부팀장으로까지 승진했다. ●고시원 방세밀려… 냉장고 ‘텅텅’ 그러나 실적 경쟁에 따른 압박은 날로 심해졌고 부팀장이 된 뒤 신입사원 교육 등으로 업무가 많아지자 김씨의 실적은 점점 떨어졌다. 김씨는 일부 팀원들로부터 “제 앞가림도 못 하면서 뭐하냐.”, “부팀장이면서 월급만 많이 받아 간다.”는 등의 비난을 듣게 됐다. 실적 압박과 동료와의 관계 악화로 결국 2010년 10월 김씨는 스스로 회사를 그만뒀다. 2011년 3월 김씨는 대출영업 회사에 들어갔지만 기본급 없이 실적만으로 임금을 받는 체계에서 실적 저조 끝에 지난 4월 퇴사했다. 이후 그의 생계는 급격히 기울었다. 관악구 신림동에 살던 김씨는 월세 40만원짜리 원룸에서 월세 20만원의 좁은 고시원으로 거처를 옮겼고 이마저도 최근에는 방세를 내지 못했다. 김씨가 살던 고시원 방의 냉장고는 텅텅 비었고 먹다 남은 수프가 김씨의 궁핍했던 생활을 짐작하게 했다. ●“점점 빚 늘어… 피해자에 죄송” 생활고에 쪼들려 노트북까지 내다 판 김씨는 검거될 당시 수중에 현금 200원과 4000원이 충전된 교통카드 1장밖에 없었다. 김씨는 한 통신회사에 취업하려 했지만 생활비 때문에 카드빚 등 4000만원의 빚을 진 신용불량자가 돼 그마저도 실패했다. 자신을 험담했던 A사 동료 6명에 대한 김씨의 원망은 날로 커져 갔다. 한두달 전부터 자살을 결심하면서 6명에 대한 살인 충동도 느끼기 시작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6명이 떠오를 때마다 과도를 구입해 숫돌에 갈곤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새 직장에서 열심히 하면 다시 잘 풀릴 줄 알았지만 쉽지 않았고 점점 빚이 늘어났다.”며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 어제 집 밖에 나오지 않았어야 했는데….”라며 고개를 숙였다. ●현장 옆 기동대 늑장 출동 논란 한편 김씨 체포 과정에서 경찰의 늑장 대응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의도 곳곳에 경찰력이 배치돼 있었는데도 늑장 출동으로 인해 부상자가 늘었다는 지적이다. 이날 범행 장소에서 50m 정도 떨어진 새누리당사 앞에서 쌍용차 관련 농성을 경비하는 기동대가 대기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기동대 직원 4명이 현장으로 즉각 출동했고 지구대와 강력팀 형사들도 5분 만에 도착했다.”며 “불과 2분 사이에 범행이 벌어진 데다 피의자의 동선이 커서 시민들의 불안이 더 컸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신진호·이범수기자 sayho@seoul.co.kr
  • [긴급진단] 무차별 ‘묻지마 범죄’ 왜

    [긴급진단] 무차별 ‘묻지마 범죄’ 왜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던 불특정 다수 대상의 ‘묻지마 범죄’가 국내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스스로 사회에서 소외됐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자기와 아무 상관없는 애꿎은 사람들에게 칼을 휘두르고 주먹을 날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미국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마구잡이 총기 난사와 비슷한 유형의 범죄들이다. 암울한 경제사정 속에 빈부·계층 양극화는 심해지고, 스트레스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회적·개인적 병리현상이 이런 범죄의 1차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아무도 범행을 예측할 수 없는 자기 포기형 강력범죄가 최근 늘고 있어 사회 전체 차원의 치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앞에서 흉기 휘둘러 4명 부상 22일 저녁 서울 여의도 대로변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은 전형적인 무차별 분노 분출형 범죄다. 흉기를 휘둘러 중태 1명을 포함, 4명을 다치게 한 김모(30)씨는 2009년 한 신용평가사에 스카우트돼 근무하면서 부팀장 자리에까지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실적이 오르지 않는 데다 사내에서 자신에 대한 험담이 돌기 시작하자 스트레스를 못 견뎌 자진 퇴사했다. 김씨는 이 회사에서 퇴직한 뒤 대출업무를 하는 업체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다 다시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다른 회사에 취직해 보란 듯이 해내고 싶었는데 제대로 안 돼 너무 억울했다.”면서 “차라리 자살을 할까 하다 혼자 죽기 억울해 보복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천 새벽 귀가女 이유없이 폭행 앞서 지난 19일 새벽에는 인천 부평시장 인근을 걷던 여성 3명이 신원을 알 수 없는 괴한 2명에게 수십 차례 발길질과 주먹 세례를 당했다. 여성 중 1명은 코뼈가 부러지고 이가 빠졌다. 피해 여성은 “길을 걷다가 마주 오던 술취한 남성 2명과 부딪칠 것 같아 피한 뒤 계속 걸어갔다.”면서 “그런데 누군가가 뒤쫓아와 ‘야 거기 서봐’라며 1명을 무차별 폭행했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들은 마침 지나가던 경찰 순찰차를 세우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절도 신고가 접수돼 현장 출동 중”이라며 “112신고가 이미 접수됐으니 다른 순찰차가 곧 도착할 것”이라고 말한 뒤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화면에 담긴 폭행 장면을 토대로 2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2명을 쫓고 있다. 지난 21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일가족 3명 등 4명이 다치고, 1명이 사망한 사건 역시 따지고 보면 불특정 다수를 향한 분노의 표출이었다. 피의자 강모(39)씨는 술집에서 거스름돈 2만원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화풀이를 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경찰에서 “비도 오고 외롭고 해서 술을 마셨는데 술값 시비도 괘씸하고 해서 마트에 들어가 과도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20일 오후 1시 20분쯤에는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한 편의점 앞길에서 최모(46·여)씨가 아무런 이유 없이 길가던 초등학생 양모(10)군과 이모(12)양에게 길이 30㎝의 공구를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또 지난 21일 오후 9시 30분쯤 용인시 수지구에서 50대 부부가 자신의 집 앞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2인조 괴한에게 둔기로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소통부재로 과정의 중요성 무시 최근 일어난 일련의 묻지마식 범죄에 대해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건의 원인은 범인들이 살아오면서 느낀 좌절이고, 분노의 대상은 사회 전체의 모든 사람”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대단히 갈등적, 경쟁적, 적대적이 되면서 기물 파손이나 연쇄방화 등 불특정 다수를 향해 분노를 드러내는 사건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런 묻지마식 범죄는 소위 벽을 뛰어넘는 행위인데 일단 한 번 넘고 나면 그 이후에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 돼 관계없는 사람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도형 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내가 원하는 게 이뤄지지 않아도 과정의 중요성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 사회가 이런 과정의 중요성을 등한시한다.”면서 “소통을 위해 과정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해야 하고 살아가야 할 가치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신진호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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