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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미수채권 제값받고 판다”/현대건설, ‘워싱턴클럽’ 추진 7~8國 20여社 참여 연말출범

    |워싱턴 김성곤특파원|현대건설이 세계 각국의 민간업체들과 함께 이라크 미수채권 회수를 위한 채권단 협의회인 ‘워싱턴클럽’을 구성키로 했다. 또 이라크 미수채권을 헐값에 조기 매각하기보다 제값을 받고 팔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라크 미수채권 회수노력의 하나로 미국을 방문 중인 이지송(사진) 현대건설 사장은 2일 “이라크 정부로부터 미수채권을 적극적으로 받아내기 위해 최대 채권국인 일본을 비롯해 유럽·아시아 주요 국가의 민간 채권업체들과 가칭 ‘워싱턴클럽’을 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일본의 관련 민간업체 8곳 가운데 2∼3곳으로부터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며 “현재 유럽 등 다른 국가의 채권업체들과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워싱턴클럽은 7∼8개국 20여개 업체가 참여해 연말쯤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채권은 국가간 채권이나 금융기관 채권과 달리 채권업체 수가 많은데다 입장이 다양해 특정한 모임을 결성하기가 어려웠으나 현대건설 주도로 워싱턴클럽이 결성되면 이라크 미수채권회수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 사장은 “무기구매 또는 군대양성에 투입된 공공채권이나 금융채권과 달리 이라크 민간채권은 지난 91년 1차 걸프전 이전에 완공된 공사대금이 대부분”이라면서 “관련 업체들이 공동으로 노력한다면 미수채권 회수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산하 이라크 재건을 위한 자금집행위원회는 최근 ‘순수 민간기업들의 채권은 갚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건설은 워싱턴클럽의 활동이 활발해져 회수 가능한 미수채권의 규모와 시기에 대한 윤곽이 잡히면 미수채권의 상당량을 시장에 내다 팔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미수채권을 조기에 매각하기보다는 미국이나 이라크 정부로부터 채권에 대한 공식확인을 받은 후 제값을 받고 판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의 이라크 미수채권은 11억 400만달러(약 1조 3200억원)로 국내 전체 이라크 채권(17억달러)의 65%에 해당된다. sunggone@
  • LG “하나로 인수계획 곧 제출”

    한동안 속내를 내놓지 않던 LG가 하나로통신 인수전략의 윤곽을 드러냈다. 정홍식 LG 통신사업 총괄사장은 14일 “(TF팀에서) 작업중인 하나로통신 인수계획이 완성되면 이를 정보통신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의 언급은 진대제 정통부장관이 최근 제주에서 “LG가 하나로통신 인수에 관심이 있다면 납득할 만한 자금과 인수후 계획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은 화답 성격이다. LG가 준비중인 전략의 하나는 하나로통신 경영권을 인수한 뒤 기존의 외자보다 더 좋은 조건의 외자를 유치하는 것.애초부터 내놓은 안이다. 또 시장의 부정적 시각에 따라 합병을 고려했던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을 별도 회사로 존립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 사장은 또 하나로통신 외자유치안 조인식과 관련,“구체적인 조건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투자기간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국부의 헐값매각이란 측면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하나로통신은 9일 5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안 조인식을 마치고 다음달 21일 주총 관문만 남겨둔 상태다. LG는 이들 제안이 먹히지 않을 경우 주총 거부가 가능한 ‘지분율 17.7% 카드’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최근 하나로통신 주식 470만주를 매입,지분율을 15.9%에서 17.7%로 올려 놓았다. 통신사업 철수 검토도 비장의 카드로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그는 “이동통신분야에서 5개 사업자가 허가됐으나 만일 LG가 통신시장에서 철수하면 두개 사업자만 남게 된다.”면서 “이는 소비자의 통신비용 부담증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언급했다.LG텔레콤을 KTF에 넘기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정기홍기자 hong@
  • 국제경제 플러스 / 中, 국유자산 거래시장 설치키로

    |홍콩 블룸버그 연합|중국은 국유자산 매각의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망의 거래시장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홍콩에서 발행되는 영자지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31일 중국 관리의 말을 인용,보도했다.이 신문은 국유 기업을 감독하기 위해 설치된 국가자산관리위원회의 관리들이 국가 자산을 시장시세 밑으로 헐값에 처분하고 있는 일부 지방 관리들로부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 소액 신용불량자 구제책 / 문의만 ‘요란’ 약효는 ‘글쎄’

    지난 25일 정부가 신용불량자 구제방안을 발표한 뒤 26일 신용회복지원위원회에는 신용불량자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했다.그러나 소액신용불량자 구제책에 금융기관이 얼마나 나설지 미지수이다.세부적인 대책도 이제 착수하는 수준이어서 진행과정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실효 없다” 반응 시큰둥 먼저 채무액 1000만원 미만의 소액신용불량자의 경우 구제절차가 현재와 달라지는 것은 없다.정부가 구제방안으로 발표했지만 각 금융기관 자율에 맡겨져 있다.거래 은행을 찾아가 만기를 연장해 달라거나 이자를 일부 감면해 달라고 요구하고 상담해야 한다. 다중채무자의 경우 정부는 새로운 구제대책을 준비중이다.대상자는 개인별 채무가 3000만원 미만,연체기간 48개월 미만이면서 2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신용불량자이다. 구제방안의 골자는 산업은행과 LG증권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부실채권정리회사(SPC)의 공동채권 추심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다. 각 금융기관들은 원금을 회수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의 부실채권을 SPC에 싼값(현재 검토안은 대출원리금의 7∼8%)에 받고 판다.SPC는 부실채권들을 산업은행의 보증을 받아 신용을 높인 뒤 이를 담보로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한다.ABS를 매각한 돈으로 각 금융기관에 부실채권 대금을 지급하는 구조이다. 여기서 SPC에 모은 신용불량자들의 부실채권은 신용회복지원위원회를 통해 원리금을 일부 감면받는 등 일괄적인 채무재조정을 받게 된다.신용회복지원위원회 김승덕 팀장은 “채무재조정안을 확정하는 창구가 기존의 각 금융기관에서 SPC로 일원화되기 때문에 앞으로 마련할 구제 절차는 더 간편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 채권가격놓고 눈치보기 공동채권추심을 할 SPC에 많은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것이 다중채무자 구제를 위한 전제조건이다.현재는 삼성·엘지·국민 등 7개 카드사,삼성·현대 등 2개 캐피털사,제일·대구은행만이 예비신청을 한 상태다.산업은행은 이번주까지 각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SPC설립 설명회를 개최하고 금융기관들로부터 본신청을 받아 다음달 말쯤 SPC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밝혔다.그러나 제일은행은 본신청을 앞두고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SPC에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다른 금융기관들은 눈치를 보며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국민은행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부실채권을 얼마나 좋은 가격에 SPC가 사주느냐 여부”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SPC에서 7∼8%안팎에 넘겨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은 이 정도의 헐값에 부실채권을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1000만원 미만의 소액 신용불량자들을 위한 개별 금융기관별 자체 신용회복지원제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시행되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국민은행은 올 4월부터 자체적으로 이들을 구제하려고 나섰지만 신청자가 100명(대환대출제외)에도 못 미쳐 6월말 중단했다.금융계 관계자는 “다중채무자 구제의 경우 금융기관의 참여도가 낮은데다 소액채무자 구제책은 이미 시행중이지만 효과가 별로 없었던 점에서 신용불량자가 얼마나 줄어들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이런 책 어때요

    ■루트66을 달리다;전상우 지음 늘봄 펴냄 17년째 미국 대사관에서 공보관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35일동안 자동차로 미 대륙을 횡단한 경험을 토대로 쓴 미국문화 견문록.작가 존 스타인벡이 ‘The Mother Road’라고 부른 미국 최초의 대륙횡단 도로인 루트66.총연장 4000㎞의 이 역사적인 길을 달리며 저자는 진정한 미국의 역사를 발견한다.저자는 “미국은 도시 이전에 도로를 개척했고,그 도로 사이에 도시를 건설한 나라”라고 말한다.이 책에는 ‘길 위에 만들어진 나라’ 미국의 역사와,여행 길목마다 만나게 되는 문화명소에 대한 이야기가 풍성하게 실렸다.1만 3000원. ■유전자 인류학;존 H. 릴리스포드 지음 / 이경식 옮김 휴먼앤북스 펴냄 인류의 기원에 관한 논쟁은 주로 화석자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하지만 많은 학자들은 과거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인류의 유전자를 연구대상으로 삼는다.아무리 오래전에 일어난 사건이라도 그 결과는 인류의 유전자에 남아 있다는 걸 전제로 한 것이다.뉴욕주립대 인류학 교수인 저자는 생물학적 인류학에 근거,세대와 세대를 잇는 유전자 기호를 지렛대로 인류학의 수수께끼를 파고든다.우리는 네안데르탈인의 후손일까,1000년 전 바이킹이 아일랜드를 침공했다는 증거를 오늘날 아일랜드에서 찾아낼 수 있을까 등 흥미진진한 주제를 다룬다.1만 8000원. ■부실채권 정리;정재룡·홍은주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부실채권 정리는 ‘금융의 하수구’에 비유할 수 있다.부실채권 정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경제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는 병적 상태에 빠지게 된다.세계 최고의 제조업 기술을 갖추고도 만성 경제위기에 빠져 있는 일본이야말로 부실채권을 효율적으로 정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다.공동저자인 정재룡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과 홍은주 MBC 경제담당 해설위원은 이 책에서 IMF사태 직후 부실채권으로 몸살을 앓았던 당시 상황을 소상히 다룬다.헐값 매각 시비에 시달리며 부실채권을 처리한 현장실무자들의 증언도 담겼다.1만 5000원. ■위대한 항해자 마젤란1·2;베른하르트 가이 지음 / 박계수 옮김 한길사 펴냄 세계일주를 통해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증명한 페르디난드 마젤란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소설.1권에선 항해사의 꿈을 키웠던 마젤란의 어린 시절과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에 대한 동경,포르투갈에서 에스파냐로 망명한 뒤 카를로스 1세의 신임 아래 항해를 준비하는 과정 등을,2권에선 출항 후 선원들의 반란과 진압과정,필리핀에서의 죽음,마젤란의 업적과 역사적 의의 등을 다뤘다.저자는 지구가 평평하다는 중세의 지구관을 깬 마젤란의 항해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견과 함께 근대를 열어나가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강조한다.각권 1만 2000원. ■담화의 놀이들;란다 사브리 지음 / 이충민 옮김 새물결 펴냄 문학하면 보통 잘 짜여진 이야기나 기승전결의 빈틈없는 흐름,일관성 등을 연상한다.하지만 실제 문학텍스트들은 이와는 영 딴판인 경우가 많다.예컨대 ‘전쟁과 평화’엔 역사적인 ‘논고’라고 할 수 있는 장면들이 숱하게 나오며,‘죄와 벌’의 구절들 또한 글읽기를 방해할 만큼 니체철학에 대한 고뇌로 점철돼 있다.저자(카이로대 교수)는 문학에서 단죄되고 백안시돼온 ‘여담(餘談)’을 화두로 문학담론에 내재된 ‘이성중심적’ 가치들에 의문을 제기한다.그런 점에서 이 책은 ‘텍스트 제국주의’에 대한 해체요,거꾸로 읽는 수사학사(史)다.2만 9000원.
  • 민원 중계석 / 빚만 남은 ‘유기농의 꿈’

    한강 상류지역 유기농가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일부 농민들이 파산상태로 몰리고 있다. 수도권 상수원 보호와 친환경농산물 보급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서울시와 농협이 지난 95년 협약을 맺고 출범한 한강 상류지역 농민들의 유기농 전환사업은 생산된 유기농산물의 판로를 서울시와 농협이 책임진다는 게 핵심내용이었다. 내용이 솔깃하고 장기저리의 융자까지 이뤄지자 1200여 농가가 가구당 2000만∼4500만원을 융자받아 농약 등을 쓰지 않는 유기농법을 채택했다.농협의 정책자금을 이용했기 때문에 당시로는 연리 12.5%인 금리가 낮은 데다 이 가운데 7.5%를 서울시가 부담했기 때문이다.2년거치 5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95년부터 3년간 융자된 돈만 300억원이 넘었다.주로 양평·남양주·용인·여주·가평 등지의 팔당 상류지역 농민들이 참여했다. 유기농으로 전환한 농민들은 “6∼8년이 지난 지금 부농의 꿈을 이루기는커녕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다.”며 서울시와 환경부 등에 빚 탕감을 요구하고 나섰다. 남양주조안면 유기농연합회 주재동(44) 회장은 “30억원을 융자받은 남양주지역 132농가 중 122농가가 빚을 갚았거나 갚아나가고 있지만 모두 돌려막기식이고,상환기일이 끝나는 내년에는 14농가는 원리금을 못갚아 파산할 지경”이라고 말했다.이같은 상황은 다른 지역도 비슷해 6개 시·군 16개 단위농협별로 보면 농협당 20% 가량의 유기농들이 빚 갚기에 허덕이고 있다. 사태가 이처럼 꼬이게 된 것은 서울시와 농협이 판로 확보를 약속하며 서울시내 13개 구에 개설한 ‘유기농산물 전문매장’을 성동구매장(옥수동) 한 곳만 남기고 모두 폐쇄해버렸기 때문이라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유기농산물이 제때 팔리지 않게 되면서 재래시장에 헐값에 내다 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농민들은 서울시가 옥수동 매장마저 곧 문을 닫을 계획으로 알려지자 분개하고 있다. 서울시와 농협이 당초 약속을 저버린 것은 수지가 맞지 않고 적자만 쌓여갔기 때문이다.상가 임대료는 서울시가 부담하고,시설과 운영은 농협이 맡기로 했지만 손발이 맞지 않았다.일반 농산물에 비해 2배정도 비싼 가격에 유기농 상품을 사들였고,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장의 위치가 좋지 않았던 데다 소규모여서 대형매장을 선호하는 주부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 것도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또 상추·배추·토마토 등 상품도 3∼4가지에 불과했고,생산성이 낮은 데다 농약과 일반비료를 쓰지 않아 상품의 볼품도 떨어져 소비자들이 눈길을 끌지 못했다는 것. 결국 서울시와 농협은 누적적자가 크게 늘자 더 이상 적자보전을 계속할 수 없다며 지난 2000년 이후 매장을 폐쇄하기 시작했다.농협측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으며,농협은 관련 유기농육성사업부마저 없애버렸다. 유기농가들은 최근 서울시·한강유역관리청 등에 전문매장의 부활과 한강유역관리청이 매년 팔당댐 상수원 급수지역에서 징수하는 물 이용 부담금을 재원으로 운용하는 700억원 규모의 주민지원 사업비를 대출금 변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하고 나섰다. 농민들은 요즘 친환경농산물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생산품목도 당근·감자·양파·깨 등으로 다양해졌고,서울시가 학교등 집단급식소 등 대량소비처를 찾아주면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와 농협은 대형할인매장 등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고 다시 적자가 누적될 것이라며 매장 개설을 거부했다.대신 농협하나로클럽 등에 유기농산물 매장을 개설토록 대안을 제시해 농민들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한강유역관리청은 주민지원사업비 중 직접지원사업비 항목에 ‘대출금상환’을 넣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한강수계관리위원회 위원간에 형평성을 두고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양주 한만교기자 mghann@
  • 외국계 부동산투자사·국내 리츠사 빌딩값 ‘氣싸움’

    외국계 부동산투자회사들과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사간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IMF(국제통화기금)체제에 따른 금융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외국계 부동산투자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익실현을 위해 서서히 매물을 내놓고 있다.반면,이들 매물을 사들일 여력이 있는 리츠사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관망하고 있다.여기에는 국가적 자존심도 한몫하고 있다.이에 따라 지금까지 외국계 자본이 소유한 빌딩 가운데 국내 리츠사가 사들인 부동산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입가 대비 매각가 30~50% 높아 금융위기 이후 외국자본에 팔린 중대형 빌딩은 대략 50개에 달한다.면적으로 따지면 서울 시내 중대형 빌딩 10개 가운데 1곳은 외국계 소유다.금융위기로 국내기업이 어려울 때 대부분 헐값에 사들인 것이다.외국계 자본은 그동안 연간 10% 이상의 높은 임대수익을 챙긴 뒤 지난해부터 국내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자 이익실현을 위해 대거 매각에 나서고 있다. 외국부동산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최모씨는“금융위기 이후에 외국계 자본이 사들인 부동산의 대부분이 현재 매물로 나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그러나 매입가 대비 매각가는 최소 130%,최대 150%에 이른다. 실제로 대우증권 빌딩은 골드만 삭스가 476억원에 사 720억원에,여의도 SKC빌딩은 론스타가 600억여원에 매입한 뒤 800억원에 올해초 각각 판 것으로 알려졌다.물론 한국기업이 사들인 것은 아니다. ●리츠사들 ‘너무 비싸다’ 리츠사들은 기관투자가 등 자본을 유치한 뒤 부동산 매입,임대수익 등을 통해 연간 8∼10% 안팎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한다.리츠사들은 그러나 외국계 자본이 부르는 가격을 주고 빌딩을 사면 이같은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말한다. 메리츠증권 오용헌 팀장은 “외국계 자본이 좋은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서 “이런 가격을 주고 살 경우 수익창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국내 리츠사들이 외국계 소유 빌딩을 사들인 경우는 없다.최근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잠실 시그마타워 오피스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리얼티어드바이저스코리아도 대주주는 외국계 자본이다.이외에 몇개 빌딩이 팔렸지만 모두 외국계 자본이 사들인 것이다. ●한국 부동산 시장 매력있어요 외국계 자본은 빌딩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본다.최근에는 캐나다 연기금이 한국에 진출,빌딩매물을 사들이기 위해 활동중이다.이들의 주된 목적은 리모델링 등을 통해 일정기간 임대수익을 올린 뒤 매각해 차익을 내는 것이다.대체로 그 주기는 4년 안팎이다.금융위기 이후 매입한 빌딩이 지난해와 올해 쏟아지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국내 리츠사들이 외면한 빌딩도 외국계 자본은 사들이고 있다.외국인들간의 ‘자전(自轉)거래’인 셈이다.실제로 동양증권 빌딩은 론스타로부터 캐나다의 매커리가 사들이는 등 대부분 외국계 자본이 사들였다. 한국토지신탁 강익순 리츠팀장은 “외국계 자본은 조달이자가 싸 좀 비싸게 사더라도 수익을 낼수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빌딩을 두고 리츠사와 외국계 자본간의 줄다리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며 “내년쯤에는 가격조정이 이뤄져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굿모닝시티’방문 與중진 추적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蔡東旭)는 7일 굿모닝시티 윤창렬(49·구속) 회장이 ㈜한양을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권해옥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구속) 등을 통해 정·관계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중이다.검찰은 권 전 사장 은행계좌 추적은 물론 굿모닝시티 사무실에 자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여권 중진 의원의 로비 관련 여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권 전 주공사장 등 3명이 ㈜한양 인수 관련 뇌물 혐의로 구속됨에 따라 굿모닝시티 ‘전방위 로비’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각종 인허가 및 대출,사업확장에서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번 사건은 또 하나의 ‘게이트’로 비화될 전망이다. ●굿모닝시티는 서울 동대문운동장 인근에 부지가 마련된 굿모닝시티는 대지 2370평에 지하 7층,지상 16층으로 연건평 2만 9000여평에 5200개의 점포가 입주할 예정인 초대형 쇼핑몰.분양대금 총액만도 9800억원에 이른다.2001년 9월 분양을 시작,3000여명의 투자자를 모집해 계약금만 3476억원을 모았다.하지만 윤 회장은 부지매입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대금 등을 유용해 부동산과 벤처에 투자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고 결국 자금난에 봉착,지난달 30일 부도처리됐다. ●검찰 수사는 윤 회장이 운용한 자금은 모두 5000억원에 이른다.분양대금 외에 D화재 등에서 1500억원을 더 끌어들였다.굿모닝시티측은 이 가운데 토지대금 및 등기비 2197억원,명도비 291억원,광고비 217억원 등 사업에 필요한 돈으로 사용했다.검찰은 이를 제외한 1700억여원의 사용처를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굿모닝시티가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윤 회장이 회사자금 32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구속했다.또 지난 5일 굿모닝시티의 ㈜한양 인수 과정에서 5억원을 받고 인수가격을 낮추고 부동산 전매권을 부여하는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권 전 주공 사장,박종원 한양 사장,한기호 전 주공 총무이사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굿모닝시티 분양계약을 맺은 사람들의 명단을 입수,분양계약 과정에 수상한 점이 없는지 확인 중이다.특히 10여개의 분양계약서 계약대행사 기재란에 ‘사장님’으로 적혀있다는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사장님이 윤 회장 등을 지칭할 경우 뇌물성 특혜분양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의혹 넘어 의혹 합법적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정대철 민주당 의원 등 정치권에 건네진 후원금과 한양 등에 로비 명목으로 전달된 돈을 합치면 8억여원에 달한다.검찰은 이를 ‘빙산의 일각’으로 보고 있으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로비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검찰은 굿모닝시티의 로비자금이 40억원 이상이라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한 자금압박을 받던 굿모닝시티가 대출로비를 벌이고 사업승인과 관련,건축심의 등 과정에서 시·구 공무원들에게 억대의 금품을 건넸다는 정황도 포착해 수사중이다.또 지난해 윤 회장의 횡령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검·경 관계자 10여명에게 상가를 절반값에 분양했다는 의혹도 확인하고 있다. ●분양 피해자는 3000여 투자자들의 앞날은 여전히 어둡다.검찰은 굿모닝시티가 그동안 모았던 자금을 모두 소진,오히려 부채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피해자들이 계약을 해지하거나 윤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해도 굿모닝시티는 변제할 능력이 없는 상태다. 이에 피해자들은 윤 회장이 분양대금을 유용,기부한 수십억원의 자금을 회수하고 쇼핑몰 사업을 투자자 협의회 차원에서 넘겨받아 사업을 계속 진행하려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진전이 없다. 홍지민기자 icarus@
  • 건보급여비 ‘총액계약제’ 내년 시행

    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은 4일 “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주는 급여비를 1년 단위로 한꺼번에 선(先) 지불하는 총액계약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5∼10개의 국·공립병원에 한해 (총액계약제를) 시범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총액계약제를 도입하게 되면 각 병원은 연간 급여비 평균에 해당하는 급여비를 선불로 일괄 지급받게 됨에 따라 과잉진료나 부당청구 등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현재는 각 병원이 진료 내역 등을 첨부,건보공단에 급여비를 신청하면 매달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총액계약제에 대해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고,급여비 선지급에 따라 각 병원이 진료 비용을 줄이기 위해 ‘헐값치료’등을 할 우려가 있어 전면실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
  • “하나로 5000억 유상증자”LG서 제안… 통신3강 재구축에 가속도

    LG가 ‘통신 3강’의 재구축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LG의 지주회사인 ㈜LG 정홍식 통신 총괄 사장은 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나로통신에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제안,인수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정 사장의 제안은 지난달 하나로통신 이사회에서 부결된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의 4억 5000만달러 규모의 1차 투자 계획건이 3일 이사회에서 재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하나로통신과 주요 주주인 삼성전자,SK텔레콤 등의 반응이 주목된다. ●LG의 의도와 향후 계획 KT,SK텔레콤과의 ‘통신 3강’ 구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하나로통신을 어떤 형태로든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기업 내재가치(주당 4000원 추정)보다 낮은 3000원이란 헐값에 팔아선 안된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하나로통신과 계열사인 데이콤,파워콤 등 유선사업자뿐 아니라 이동통신업체인 LG텔레콤까지 포함하는 전략적 제휴와 회사통합 추진 방안에서도 잘 드러난다. 정 사장은 “만일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100% LG가책임지고 인수하겠다.”면서 “3일 열리는 하나로통신 이사회가 이 제안을 상정,논의해 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LG는 1단계로 하나로통신(지분 13.0%)의 경영권을 확보해 데이콤과 파워콤간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복투자와 과당경쟁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2단계로는 통신·방송 융합,차세대네트워크통합(NGcN) 등 통신산업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이들 기업의 통합을 추진,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LG의 계획대로? LG의 이같은 방안이 3일 하나로통신 이사회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업계에서는 삼성전자,SK 등 주요 주주들이 하나로통신에 ‘미련’을 두지 않고 있다는 데서 통과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친다. 외국 컨소시엄도 지난달 제시한 주당 3000원 이상은 내놓기 어렵다는 반응이어서 설득력도 있다. 2대 주주인 삼성전자(8.43%)의 경우는 일단 관망하는 자세다.관계자는 “아직 하나로통신측의 입장이 나오지 않아 말할 수 없다.”면서 “유상증자가 정식 의안으로 설정된 뒤 논의해 볼 사항”이라고 말했다.일각에서는 ‘통신 3강’ 재정립을 은근히 바라는 정보통신부의 막후 역할에 따라 삼성의 의중이 결정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5.41%)은 하나로통신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관계자는 “현재 보유 중인 지분도 적절한 시점이 되면 매각할 계획이기 때문에 증자 참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정 사장의 제안에 대해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정기홍기자 hong@
  • LG 통신3강 ‘시동’/ 하나로통신 지분 추가확보 경영권 인수 시도

    LG그룹이 정홍식 전 정보통신부 차관의 통신사업 총괄사장 영입 후 삼성전자의 하나로통신 주식 지분(8.43%) 인수 등 확고한 ‘통신 3강’을 위한 행보를 가시화하고 있다. LG는 KT와 SK텔레콤의 ‘통신 2강’ 구도를 LG를 포함한 ‘통신 3강’으로 구축하기 위해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26일 정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는 최대 지분(우호지분 포함 15.9%)을 갖고 있는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두루넷,온세통신 등 후발 통신사업자 인수합병 의사를 밝히면서 정통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정통부도 통신시장의 최대현안인 구조조정에 LG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 고위 관계자는 “정통부에 전달한 전략에는 하나로통신의 유동성 문제해결을 위한 자금 지원,삼성전자 보유 하나로통신 지분 전량 인수,두루넷·온세통신 등 후발 통신사업자의 인수합병 등의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최근 하나로통신의 4억 5000만달러 규모 외자유치 계획에 대해 ‘헐값 매각에 의한 국부 유출’이라며 반대입장을 정리,정통부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건은 최근 이사회에서 유보돼 다음달 3일 다시 논의한다. LG측은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를 반대하는 대신 대안으로 하나로통신의 현금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자금지원 규모는 8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나로통신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LG그룹은 하나로 인수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회사가 추진 중인 외자유치에 협조할 것”을 주장했다. 정기홍기자 hong@
  • 통신‘만년 3위’벗는다 / LG 통신총괄 사장 정홍식 前차관 영입

    “통신산업 이젠 제대로 한다.” LG가 23일 통신정책 전문가인 정홍식(鄭弘植·사진·58) 전 정보통신부 차관을 통신사업분야 총괄사장으로 영입한다고 발표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다음 달 1일자로 부임한다. 정 사장은 앞으로 LG텔레콤,데이콤,파워콤과 나아가 하나로통신을 아우르는 유·무선 통합통신업체로서의 위상제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즉 출자관리와 자회사간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해 미래 지향적 ‘큰 그림’을 그리고,이의 관리를 그가 맡게 된다. 정 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0회로 관계에 입문,국무총리실,대통령 경제비서실을 거쳐 정보통신부 차관을 역임하고 텔슨전자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LG 관계자는 “정 사장의 영입은 그동안 통신전문가가 없어 사업추진에 다소 힘에 부쳤던 통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LG는 그동안 KT와 SK텔레콤과 함께 ‘통신 3강’의 정책 틀을 가져 왔다.그러나 그동안 3조원이란 거액의 자금을 투자했지만 KT, SK텔레콤의 틈바구니에서 만년 후발사업자로서 설움을 겪어 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가 3개 회사를 합병하지는 않겠지만 부문별 사업을 연계한 상품개발을 시도해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 있는 상품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의 경우 만년 3위 업체이지만 내년 초부터 회사를 바꾸어도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번호이동성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있어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이자 호기를 맞고 있다.LG는 또 데이콤의 망 사업자인 파워콤을 앞세워 데이콤의 시외·국제전화는 물론 초고속 및 무선인터넷 등에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하나로통신.LG는 하나로통신의 지분 13.1%를 보유,영향력을 크게 행사하고 있다.그러나 하나로통신은 그동안 데이콤과의 파워콤 인수전 등으로 ‘불신의 골’이 깊다.특히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 하나로통신의 12억달러 외자유치도 어떤 형태로든 서로간에 합일점을 이끌어내야만 한다.이와 관련,LG는 23일 ‘헐값 매각’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선 “LG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구조조정 등을 전제로 외자유치를 수용하고 하나로통신을 LG에 끌어넣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LG 관계자는 “정 사장의 영입은 유효경쟁정책을 펴온 정부에 LG의 통신사업 의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면서 “통신 3강 정책이란 관점에서 정부가 화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LG가 바람대로 통신 3강 축에 확고히 설 수 있는 관건은 투자 자금이 있느냐이다. 정기홍기자 hong@
  • 지자체 외자유치 속빈 강정 / 양해각서 체결뒤 흐지부지 다반사

    수년 전부터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외자유치 경쟁을 벌여왔으나 성사된 것은 그리 많지 않다.마치 외자유치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듯 요란을 떨고 있으나 한꺼풀 벗겨보면 알맹이가 없다.심지어 충분한 준비와 검증없이 외자유치에 나섰다가 브로커에게 속는 경우도 있다.그럼에도 외자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민선 단체장들이 실적을 쌓으려면 이 보다 더 좋은 ‘메뉴’가 없기 때문이다.요란한 구호와는 달리 실제는‘속빈 강정’에 불과한 외자유치 실태를 해부해 본다.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영종도 인근 용유·무의도 213만평을 호텔,골프장,마린월드 등을 갖춘 국제종합해양관광단지로 개발키로 하고,1998년부터 외자유치를 추진했다.미국의 투자회사인 CWKA사가 45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혀 2001년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하지만 심의 결과 이 회사의 재원조달 방안이 불확실한 것으로 드러나자 지난 2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취소,이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인천시는 또 연수구 동춘동송도신도시에 수십 건의 외자유치를 추진했으나 실제 성사된 것은 지난 3월 4공구 3만평에 미국 벡스젠사가 1억 5000만달러를 들여 착공한 에이즈백신공장 한 건에 불과하다. 충남도는 지난 달 국제무기거래상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드난 카쇼기가 이끄는 알 나스르의 자본을 유치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고 발표했다.심대평 지사가 2000년 말 프랑스 방문시 카쇼기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을 때 카쇼기에 대한 국제적 악평 때문에 외자유치가 성공하리라고 믿은 도민은 많지 않았다.결국 예상대로 카쇼기에게 시종일관 끌려다니다 손을 들어 89년부터 추진돼온 안면도 국제관광지 조성사업이 또 다시 표류하게 됐다. 관광도시인 제주도 역시 말만 요란할 뿐 아직 외자유치가 구체적으로 성사된 것은 없다.98년 미국의 풀토넥스사와 홍콩의 삼자기업협조총회가 각각 북제주군 묘산봉관광지구에 4억달러와 14억달러를 투자,복합위락단지와 차이나타운을 건설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었다.그러나 내국인 카지노 설치가 어렵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전북도는미국에서 활동했던 화려한 경력의 유종근 전임 지사 시절부터 외자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하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는 못했다.때문에 유 전 지사가 외자유치를 핑계로 30차례가 넘는 외유성 해외출장만 다녀왔다는 비아냥마저 일고 있다.특히 유 전 지사가 국제자동차경주대회를 세풍그룹과 함께 유치하는 과정에서 세풍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사법처리되자 ‘외자유치는 복마전’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일본의 환경관련 기업인 ㈜대륭과 1000억원대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그러나 대륭측은 지난 4월까지 투자를 구체화하겠다는 당초 약속과 달리 세계 경제사정을 이유로 투자일정을 미루고 있어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대륭은 자기자본이 아닌 외부의 펀드를 조성,투자를 추진하려다가 여의치 않자 엉뚱한 트집을 잡아 투자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의 경우 수도권에 대한 각종 규제로 인해 외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미국 페어차일드사는 99년 삼성반도체 부천공장을 인수한 뒤 동남아 거점지역 확보를 위해 2억달러 상당의 추가 투자계획을 세웠다.그러나 부천이 수도권제한정비법상 과밀억제권역이어서 공장을 더 이상 늘릴 수 없자 중국 쑤저우로 투자처를 옮겼다. 강원도 춘천시는 99년 의암호 내 상중도를 관광호텔,컨벤션센터,가상체험장 등을 갖춘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미국 렘나(Lemna)사와 6억달러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의회가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외자유치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지자체가 외국회사와 양해각서만 체결해도 ‘외자유치 성공’으로 발표하고 있다는 점이다.그러나 양해각서는 투자의사를 밝힌 것에 불과한 외자유치 초기단계로,최종 계약까지는 험난하고 복잡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따라서 양해각서만 체결한 채 다음 진행은 흐지부지되는 일이 다반사여서 양해각서는 지자체 전시행정의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다.외자유치 성공 발표와는 달리 실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단체장이 ‘유령회사’나 ‘브로커’ 수준의 외국사 국내법인과 접촉한 뒤 치적을 앞세워 서둘러 홍보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해외 현지 KOTRA나 동포기업인 등로부터 소개받은 투자희망자에 대한 정확한 검증없이 무리하게 외자유치를 추진하다보면 공염불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관내 기업이 노력해 외국자본을 유치한 것을 마치 지자체가 힘써 결실을 맺은 것처럼 포장하는 ‘빈대형’ 외자유치도 많이 등장한다.전북도는 현대자동차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현대다임러 엔진공장,대상그룹이 끌어온 군산의 바스프공장 등을 외자유치로 잡고 있으나 이는 지자체와는 무관하게 외국사가 국내기업과 제휴한 것이다.한솔제지가 팬아시아 페이퍼에 팔리고,무주리조트가 외국계 자본에 헐값에 넘어간 것도 지자체의 외자유치 실적에 잡히는 등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전국 정리 김학준 기자 kimhj@ ■전문가 기고/ “외국기업에 투자이점 설명해야” 1997년 외환위기가 한국사회에 가져온 수많은 변화 중의 하나는 외자유치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다.외자유치에 부정적이던 인식이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외자유치를 선언하고,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그러나 외자유치 자체의 어려움과 적절치 못한 접근방법으로 노력에 비해 실적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외자유치를 위해서는 우선 외국기업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왜 한국으로 와야 하는지,한국으로 오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아시아 거점으로서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도로·항만·철도·전기·수도 등 사업을 위한 우수한 인프라도 갖춰져 있다.그러나 이같은 장점은 부각되지 못하고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 등 제도적 투자환경 열악,투자 메리트와 수익성 보장이 뒤따르지 않는 등 단점만 부각돼 외자유치 성공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외자유치에 성공하려면 미국 및 유럽기업의 경영관행과 의사결정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구미(歐美)기업은 최고경영자(CEO)가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변호사와 전문가그룹의 검토를 거쳐 회사의 경영진과 이사회가 동의해야 하는의사결정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따라서 이같은 특수성을 이해하고 외자유치에 나선 중앙정부,지자체 또는 기업들이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즉 외자유치 주체기관이 구미 기업의 생리를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를 활용,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했을 때 얻는 이점을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투자를 검토하는 구미 기업에 효율적·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미흡하다.상대는 전문가 집단인데 우리는 과거의 공직수행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성공적인 외자유치를 위해서는 중앙·지방정부에서 훈련된 인력과 전문성·기능성을 갖춘 조직이 일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꿔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대표 ■사천 진사공단 경남 사천시 방지리 진사공단이 외국인 투자기업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외국기업전용단지로 지정된 10만평에는 외국기업의 공장 신축공사가 한창이다.일본과 중국이 합작으로 설립한 ‘루이테크’가 다음 달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고,일본계 ‘UDK㈜’도 9월쯤 완공된다. ●고도 신기술 수반 외국업체 5개 가동 중 일본 다이요 유덴(太陽誘電)이 3억 3000만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한국 경남 태양유전’을 비롯한 5개 업체는 이미 가동 중이다.그리고 독일과 일본계 첨단 부품소재 기업이 4200만달러를 투자,올해 안에 공장신축을 착공할 계획이어서 경남도가 1999년부터 유치한 외국기업 12개 가운데 9개가 입주하는 셈이다. 모두 ‘신규공장 설립형 투자’(Greenfield Investment)인데다, 신기술을 함께 들여온 고도기술 수반업체여서 다른 외자유치보다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남도의 오춘식(吳春植) 투자유치과장은 “현재 투자의사를 밝힌 4∼5개 기업과 협상 중”이라면서 “외국기업전용공단 추가 지정을 산업자원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성공 열쇠는 원 스톱 서비스 이 공단은 당초 항공우주산업단지로 개발됐으나 97년 외환위기로 버려져 있었다.이를 침체된 서부경남의 성장엔진으로 활용키로 하고 외자유치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김혁규(金爀珪) 지사의 구상이 적중한 것. 도는 98년 8월 투자유치과를 신설하고,외국어에 능통한 대기업 출신 전문가 4명을 영입했다.이듬해 1월에는 투자유치 조례를 제정,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제도화했다.행정의 ‘원스톱’(One Stop)서비스 체제도 구축했다. ‘나노’ 수준의 분체가공기술을 가진 JS테크는 사업계획서 제출 후 19일만에 행정절차를 마치고 기공식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태양유전은 49일만에 공장신축공사를 착공했다. 한국 JS테크의 야마키 준(八卷潤) 공장장은 “규제가 복잡한 한국에서 행정절차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초스피드 원스톱 서비스에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도는 지난 3월부터 인근 2500평 부지에 외국인전용학교를 건설 중이다.사천시는 지난 봄 사업비 3000만원으로 공단 내 거리에 벚나무를 심었다.입주업체 이름을 따서 공단 내 거리명을 명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외자유치를 위한 일종의 ‘러브 콜’이다.이런 노력이 외자유치를 성사시킨 밑거름이다. 사천 이정규 기자 jeong@
  • 정부 ‘실적 부풀리기’ 의혹

    “최소 2조 7200억원은 받게 됐다.조흥은행 공적자금 투입액이 2조 7000억원임을 감안할 때 200억원이 더 회수되는 것이다.” 지난 19일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신한금융지주의 조흥은행 인수를 승인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그러나 실제 남는 금액은 200억원이 아닌 고작 2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정부가 ‘헐값 매각’ 논란을 의식해 지나치게 ‘실적 부풀리기’를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20일 조흥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조흥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1999년 2월19일 2조 1123억원 ▲같은 해 5월7일 2123억원(충북은행 합병 손실보전) ▲같은 해 9월30일 3933억원(강원은행 〃) 등 총 2조 7179억원에 달했다. 이번 매각으로 인한 최저보장금액 2조 7200억원은 이보다 불과 21억원 많은 금액이다.명목금액만으로 보면 이 정도만큼만 초과회수했다는 얘기다.그러나 99년 공적자금 투입 이후 발생한 이자비용(연 5% 기준)이 5846억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5800억원대의 손해를 입은 셈이다. 특히 실제 받을수 있는 금액을 공적자금 투입액 수준으로 맞춰놓은 뒤,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후손실보장액을 얹어 3조 3700억원으로 매각대금을 부풀린 데 대해서도 정부가 ‘눈가리고 아옹’ 했다는 지적이 많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1조원 쇼핑몰 분양 비리 의혹

    분양대금 규모가 1조원대인 대형 복합쇼핑몰 건립 추진과정에서 시행사 대주주가 수백억원대의 분양대금을 횡령,문어발식 사업확장에 유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蔡東旭)는 19일 서울 동대문에 대형 복합쇼핑몰 굿모닝시티 건립을 추진 중인 ㈜굿모닝시티 윤모 회장 등 회사 관계자들이 수백억원대의 분양대금을 횡령한 혐의를 잡고 회사 자금을 추적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검찰은 이날 윤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는 한편 윤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관련 서류 등을 압수했다.또 윤 회장 등 주요 임원의 개인 및 법인계좌에 대한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1조원대에 달하는 분양대금 검찰은 윤 회장이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동대문 일대에 연건평 3만평 규모에 점포 5200개가 입주하는 지하 7층,지상 16층 규모의 복합쇼핑몰 굿모닝시티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분양대금(전체 분양대금 9800억원)을 끌어모은 뒤 이중 수백억원을 횡령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알려졌다.당시 굿모닝시티는 지하철 3개 노선이 교차하는 등 주변 여건이 호평을 받으면서 100% 분양돼 주목을 받았다. 검찰은 윤 회장이 층별로 점포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일부만 매물로 내놓은 뒤 마치 해당 층이 모두 수일만에 계약될 만큼 인기가 높은 것처럼 위장,나머지 점포에 대해서는 프리미엄을 붙여 팔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정·관계 로비 있었나 검찰은 굿모닝시티가 현재 사업예정 부지의 절반밖에 확보하지 못한 채 사업을 벌인 사실을 확인,인허가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윤 회장이 굿모닝시티 분양자금을 다른 지역 쇼핑몰 사업확장에 사용했거나 유력 건설사를 인수하는 데 썼을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윤 회장은 지난해 파산절차 중이던 2600억원대 자산 규모의 ㈜한양을 헐값에 인수해 특혜의혹을 받아왔다. 검찰은 특히 윤 회장이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정에서 유력 정·관계 인사들에게 정치자금 명목 등으로 거액을 제공했다는 첩보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이에 대해 굿모닝시티측은 당초 계획과 달리 부지매입이 늦어져 사업이 부진했을 뿐 정·관계 로비나 개인적 횡령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던 서울 중구 을지로 K빌딩과 인근 점포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일부 점포 주인과 계약체결이 늦어졌지만 조만간 부지를 모두 사들여 쇼핑몰 건립을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강충식 홍지민기자 chungsik@
  • 조흥은행 파업·매각 / 매각 승인 결정 파장

    1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매각승인 결정이 내려지자 노조원들은 철야농성을 하며 매각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영업중단 점포가 급속도로 확산돼 고객들의 혼란과 불편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노조,격앙속 허탈 노조원 6000여명이 운집한 파업 현장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이날 밤 9시20분쯤 공자위의 매각 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노조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갈 데까지 가자.”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며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이용규 노조 부위원장은 “완전한 헐값 매각”이라고 비난하고 “앞으로 매각 무효화를 위해 더욱 강력한 파업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거의 모든 직원들이 파업에 참여했는데도 정부의 매각 강행 방침이 관철되자 허탈감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은행창구 혼란 심화 고객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이날 아침부터 조흥은행 영업점 창구는 예금을 빼내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인원이 줄어든 상태에서 업무가 폭주하는 바람에 대부분 점포에서 단순 입출금업무 외에 수표나 어음결제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현금인출기 등 자동화기기도 문을 연 점포 외에는 작동이 거의 안됐다.금융감독원 등 당국이 다른 은행들이 조흥은행의 예금을 대지급토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산시스템 연결과 협조가 원만히 안돼 실제 예금대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장택동 이세영 김유영기자 sylee@
  • [시론] 시간강사 문제 해법

    우리 대학의 가장 큰 치부라고 할 수 있는 시간강사의 문제만 나오면 대학의 전임교수로 있는 필자는 몸둘 바를 모르겠다.대학강의의 절반을 담당하면서도 ‘일용잡급직’으로 되어 있는 시간강사의 처우가 말할 수 없이 열악하고 이것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누가 이의를 달겠는가마는 문제는 그 해법이다. 그저 국가나 대학당국이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여 강사료를 대폭 올리고 교수를 더 뽑아 전임교수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대종을 이룬다.그러나 그에 필요한 재원을 어디서 염출하는가가 문제다. 강사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측에서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는 이른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다.사실 강사나 교수나 정작 강의를 듣는 소비자인 학생들에게는 차이가 없으며 둘 다 똑같이 학점을 준다.때로 강사들 중에서 인기도 있고 충실한 강의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으나 단지 강사라는 이유로 매우 헐값에 팔리고 있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적용하려면 먼저 강사와 전임교원의 임금체계가 같아 비교의 지표가 있어야 한다.현재 강사는 강의시간당 시간급만을 받으나 전임교원은 완전 월급제이다.즉 전임교원은 실제로는 강의라는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는 것임에도 그 기준은 오로지 직급과 호봉에 따라 월급을 받는다.따라서 전임교원이 강사에 비해 어느 정도 동일노동에 대해 우대를 받는 것인지가 불분명한 것이다. 나는 현재 전임교수의 보수체계가 강사들과 같이 강의시간에 따른 대가적 성격으로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강의경력,연구실적,학생들의 강의평가 등을 종합하여 등급이 정해지고 그 등급에 상응하는 시간당 강의료를 받으면 된다.그리고 전임으로서는 전임의 역할에 상응하는 약간의 수당을 더 받으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전임교수의 보수체계가 강사와 같이 일원화되면 이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피해나가기 어려울 것이고 이것은 자연스레 전임과 강사의 차별적 처우를 획기적으로 완화시키게 될 것이다.그 외 연구활동의 진작에 대해서는 교수나 강사나 차별없이 실질적인 연구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연구기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족할 것이다. 요컨대 현재의 강사의 처우개선은 대학의 특권층을 만들어내는 전임교수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고서는 그 해결이 난망하다.전임교수측에서도 기득권을 버리는 자세로 현재의 착취체제인 교수와 강사의 이원체제를 타파하는 데 동참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시간강사 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관건은 고등교육의 소비자인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이다.열악한 강사의 처우는 곧바로 강의의 질의 저하를 가져오는 것이고 이것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연간 500만∼600만원의 고액의 등록금을 내면서도 강의의 절반을 시간당 2만여원의 ‘싸구려 강의’로 들어야 한다는 것은 제대로 권리의식을 가진 학생이라면 묵과하기 어려운 파행적 상황이 아닌가. 학교재원의 압도적 부담자인 학생은 학습권의 한 내용으로서 싸구려 강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시간강사의 문제는 단순히 약간의 예산을 더 배정하는 선심성 미봉책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우리 대학의 전임-강사 이원구조를 철폐하는 근원적인 체제변화가 모색되어야 한다.그것은 현재의 우리의 무기력한 대학을 더욱 경쟁과 활력이 넘치는 장소로 바꿀 것이고 그 혜택은 전부 강의의 수요자인 학생들에게,나아가 온 사회에 돌아갈 것이다. 김 동 훈 국민대 법대 학장
  • 조흥은행 파업·매각 / 김진표부총리 문답

    김진표(사진)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9일 조흥은행 매각 승인 결정을 내린 뒤 기자회견을 갖고 “공적자금 투입액 2조 7000억원보다 최소 200억원은 더 건질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정부측 위원장인 김 부총리는 ‘헐값매각’이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서둘러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6500억원 사후 부실정산 약속에 따라 헐값매각이라는 지적이 많다. -당초 제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결정됐다.지난해 말 조흥은행 장부가가 주당 3375원이며,이번 가격은 이를 기준으로 할 때 84%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현재 주가와 비교해서도 53%의 프리미엄이 붙었다.지난해 11월 이후 금융환경이 많이 나빠졌다.카드채와 SK사태로 부실채권 부담도 늘었다.가치판단의 문제이지만,단순히 ‘지난해에 팔았더라면….’하는 가정법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사후 부실정산을 해주는 판단기준은. -(추경호 재경부 은행과장)신한회계법인이 제3자 실사를 하면서 평가한 잠재부실 규모보다 클 경우,또 그 부실이 현재화될 경우에 한해 정산토록 했다. 9개 문제 여신에 대해 개별적으로 사후보장을 해주기로 했나. -기본적으로 카드와 기업여신 등 2개 부문으로 나눠 사후손실보장을 해주기로 했다. 고용조건 등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고용조건은 공자위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다.신한금융지주와 조흥은행 노조의 협상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정부는 대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고용승계 조건과 브랜드 사용 등은 권고 사항이다. 협상내용에 조흥 경영진 일괄사퇴도 들어있나. -아니다. 김유영기자
  • 公資委, 조흥銀매각 승인

    파업에 돌입한 조흥은행에서 하루 사이 예금이 3조원이나 빠져나가는 등 유동성 위기조짐이 나타나자 한국은행이 19일 조흥은행에 2조원을 긴급 지원했다.업무가 마비된 조흥은행 점포 수가 170여개로 늘어나 고객들이 수표와 어음 결제를 하지 못하는 등 피해도 커지고 있다.정부는 예금인출 사태가 금융권 전체로 번질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어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조흥은행을 3조 3700억원에 신한금융지주회사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했다.사후손실 보전금 6500억원을 빼면 실질 매각대금은 2조 7200억원이다.정부는 20일 당·정 협의회를 열어 조흥은행 파업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3·19면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조흥은행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8일 하루에만 이 은행에서 3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지난 16일부터 3일 동안 무려 4조 4000억원이 인출됐다.이런 추세대로라면 조흥은행의 자금부족액은 20일 4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이에 따라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조흥은행에 2조원을 긴급 지원했다.은행측은 금융시장에서 하루짜리 초단기 자금(콜)을 빌려 급한 불을 끄고 있으나,신용위기 고조로 시장에서의 자체 자금조달이 곧 막힐 것으로 보인다.금융당국은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질 경우 조흥은행이 한은에 예치해야 하는 지급준비금을 풀어주거나 다른 은행이 조흥은행 예금을 대신 지급토록 할 방침이다. 한편 공자위의 조흥은행 매각안 승인에 따라 이 은행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이르면 이달 말 신한지주회사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조흥은행 노조는 ‘헐값 매각’이라며 강력히 반발,매각이 철회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재차 선언했다.노조의 강경한 태도로 문을 열지 못한 조흥은행 점포 수는 전일 60여개에서 170여개로 불어났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노조원들의 전산센터 점거 등 불법행위시에는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그러면서도 “예보가 조흥은행 직원들의 고용승계 조건을 신한측과 추가 협상해 나가도록 최대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미현 김유영기자 hyun@
  • 조흥銀 60개점포 영업중단

    조흥은행 노조가 18일 총파업에 돌입해 60여개 점포(노조 주장 100여개)의 영업이 마비되면서 고객들이 제때 돈을 찾지 못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정부는 파업과는 상관없이 1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열어 예정대로 조흥은행 매각을 매듭짓기로 했다.하지만 실질 매각대금이 당초보다 2000억여원 가량 낮은 2조 7000억원으로 알려져 ‘헐값매각’ 시비가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지역별 비상점포를 가동하고 다른 은행이 예금을 대신 지급토록 하는 등 고객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3·19면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조흥은행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우선협상대상자인 신한금융지주회사간의 은행 매각협상이 타결됐다.”면서 “양측이 합의한 조흥은행 매각조건을 19일 공자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가급적 이날 바로 승인받을 방침”이라고 밝혔다.김 부총리는 “노조 파업으로 인해 은행 매각이 중단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정재(李晶載) 금융감독위원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금융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며 ▲전산센터 필수요원 및 대체 영업인력 투입 ▲예금 대지급 ▲지역별 거점점포 운영 ▲종합상황실 24시간 가동 등의 비상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조흥은행 허흥진 노조위원장은 “전산센터 인력들이 이미 99% 철수해 19일쯤에는 전산망이 자동적으로 다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전체 은행원 6500명 가운데 임원과 지점장 등 간부급 직원을 제외한 55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해 총 559개 점포 가운데 60여개가 사실상 문을 닫았다.이 때문에 일부 고객들은 예금을 제때 찾지 못해 혼란이 빚어졌다.노조는 정부가 매각을 철회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노총도 당초 30일로 예정했던 연대 총파업을 오는 25일쯤으로 4∼5일 앞당기기로 했다.이남순 위원장은 “정부가 조흥은행 파업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해 노조원들을 강제 해산시킬 경우,현 정권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원수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정부와 노동계 모두 ‘결코 밀릴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쳐놓고 있지만, 양측 모두 대화채널은 계속 열어두겠다고 밝혀 막판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조흥은행 매각대금은 총 3조 3400억원(주당 62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카드채 등 사후손실보전(인뎀니피케이션) 6520억원이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하면 실질 매각대금은 약 2조 7000억으로 줄어든다.올초 신한지주회사가 제시한 금액(2조 9600억원)보다 적다.조흥은행 고객은 현재 1016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안미현 김유영기자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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