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헐값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고은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습격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해커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사생활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46
  • 아파트 투기사례 보니

    아파트 투기사례 보니

    14일부터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는 457명의 아파트 투기혐의자 가운데는 대치동·개포동 등 서울 강남지역에만 아파트 36채와 상가 4채를 집중 매집한 50대 무속인이 포함돼 있다. 고리사채업을 하면서 영세사업자들에게 고리로 사채를 빌려주고 담보로 잡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56채를 가등기해 인수후 처분하는 수법으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사채업자도 있다. #사례1:아파트 근저당권만 134억원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모(56)씨는 세무당국의 자금출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사들일 아파트나 상가에 대해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수법을 동원, 투기를 일삼았다. 운명상담소를 운영하는 무속인인 김씨는 지난 99년부터 올 4월까지 본인 명의로 아파트 29채,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자녀 3명 명의로 7채를 사들였다. 상가도 본인 명의로 3채, 장남 명의로 1채를 매입했다. 김씨가 아파트 등의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근저당권 설정을 통해 10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은 134억원이나 된다. 은행 담보대출을 부동산 투기에 최대한 활용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강남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36채 가운데 7채를 처분했다. 국세청은 “최소한 13억원의 양도차익이 생겼으나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파트 취득과 관련된 담보대출금 134억원에 대한 이자만 연간 8억원으로 추정되는데도 신고소득은 연간 1200만원에 불과, 수입금액을 누락한 혐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현재 아파트 28채와 상가 4채를 보유하고 있다. #사례2:영세사업자 아파트 노린 고리사채업자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모(50)씨는 의류제조업 및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남편 이모(55)씨의 탈루자금으로 고리사채업을 하고 있다. 김씨는 2003년 9월부터 올 3월까지 영세사업자들에게 고리로 사채를 빌려주고 담보 성격으로 이들 사업자의 수도권지역 아파트 56채(시가 80억원)에 대해 매매예약가등기를 설정했다. 이 가운데 자금사정 악화로 사채를 갚지 못한 영세사업자들의 아파트 5채(시가 25억원)를 헐값으로 사들인 다음 최근 아파트 값이 치솟자 3채를 단기양도, 거액의 차익을 냈으나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국세청은 “김씨가 현재 실질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등기상 가등기 상태로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는 50여채로 시가는 60억원 가량 된다.”면서 “최근 강남권에서도 고가의 아파트를 취득하는 등 전형적인 투기세력”이라고 밝혔다. 오승호기자 osh@seoul.co.kr
  • 사업재편 고삐죄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양날의 칼’을 휘두르며 미래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1997년부터 시작된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한편 미래 수익성이 보장되는 사업에는 과감한 ‘올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3년만에 1000만대 국내 판매를 돌파한 자사의 컴퓨터 사업을 현재 세계 10위 수준에서 2010년까지 글로벌 톱5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지난 83년 8비트 PC ‘SPC-1000’을 선보이며 컴퓨터 사업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지난 93년 국내 최초의 친환경 PC ‘그린컴퓨터’를 내놓으며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듬해인 94년 22.2%의 시장 점유율로 국내시장 1위에 오른 이후 지난해 38.2%의 점유율을 기록하기까지 11년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데스크톱은 내수영업만 하고 노트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최근 초경량·위성멀티미디어방송(DMB) 수신칩 내장 노트북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세계 노트북업계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최근 강화하고 있는 MP3플레이어 사업 전략도 새로 짰다. 자회사 블루텍의 MP3, 홈시어터 관련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인력 등 67억원어치의 유무형자산을 흡수해 본사 조직으로 통합한 것. 삼성전자는 그동안 소홀했던 MP3 사업의 ‘성장성’에 주목, 지난해부터 기술개발과 과감한 마케팅을 구사해왔다. 삼성전자는 R&D통합을 통해 디지털오디오 부문 주력 품목의 올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리고 MP3는 오는 2007년 세계 1위, 홈시어터는 3위권을 달성할 계획이다. ‘의욕만 앞섰지 성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 온 프린터사업도 레이저프린터의 성공을 바탕으로 새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분당 최고 45장의 인쇄 및 복사가 가능한 고속 컬러 디지털 복합기를 처음으로 내놓으며 사무용 기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개인용 포토프린터부터 사무용 컬러 디지털 복합기까지 프린터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홈네트워크·오피스네트워크·모바일 네트워크’로 대표되는 미래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달리 성장성이 약한 사업은 과감하게 떨어내고 있다. 유무선 전화기, 비데, 전기밥솥, 가습기 등을 생산하던 자회사 ‘노비타’는 305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했다.84년 한일전기로 설립된 노비타는 98년 삼성전자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정리한 가습기, 믹서기, 유무선전화기 사업을 이관받았다가 결국 삼성의 품을 떠나야 했다. 삼성전자 본사가 맡기로 한 MP3와 홈시어터를 제외한 블루텍의 나머지 오디오 사업(CD플레이어, 미니컴포넌트 등)도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이미 카세트, 볼록TV, 단순기능 전자레인지, 보급형 DVD플레이어, 아날로그 캠코더 등의 생산을 접었거나 조만간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공사비 부풀려 수십억 착복혐의 건설업체 2곳 수사

    의정부지검은 2일 고양시가 발주한 한국국제전시장 진입도로와 화훼단지 조성공사를 각각 맡은 S기업,T건설 등 2개 건설업체가 공사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거액을 가로챈 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S기업은 고양시 장항동 자유로∼한국국제전시장을 잇는 킨텍스전용도로 공사를 하면서 택지개발 현장에서 나오는 토사를 헐값에 사들여 매립하는 데 쓴 뒤 정상적인 가격에 토사를 구입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하고, 매립량도 실제보다 부풀려 고양시로부터 7억 9000여만원의 공사비를 부정하게 타낸 혐의다. 또 T건설은 고양시 원당동 화훼단지 조성공사를 하면서 인근 건설현장에서 폐토를 반입해 매립하고 토사 구입비용을 실제보다 21억여원 과다 청구해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시론] 인터넷 뉴스와 저널리즘의 위기/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 교수

    [시론] 인터넷 뉴스와 저널리즘의 위기/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 교수

    기존 신문사의 온라인매체들은 치밀한 전략 수립 없이 무료제공, 과열경쟁으로 뉴스사업모델을 스스로 붕괴시켰다. 뿐만 아니라 주력상품의 유통을 몽땅 헐값에 넘기고 있다. 한국인의 뉴스 취득경로가 바뀌고 있다. 문화방송의 조사에 따르면 종이신문을 읽는 비율이 2001년에는 97%였으나, 작년에는 83%로 감소했다고 한다. 반면 인터넷 신문을 읽는 사람은 한 해만에 20%에서 40%로 두 배가 늘어났다. 작년 8월에 인터넷 사이트의 순위를 매기는 한 기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6대 포털 사이트의 뉴스 페이지를 찾은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이미 10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하루 한 번 이상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봤다는 이야기다. 비슷한 기간인 같은 해 8월 한 달 동안 5대 신문사 인터넷사이트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 합계는 그 5분의1에 불과했다. 한국에서 지금 뉴스 소비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은 신문과 방송이 제공하는 1만여건에 달하는 뉴스를 매일 편집해서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신문독자층이 신문에서 인터넷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모든 뉴스는 포털에 집결되고, 그곳에서 재가공·재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뉴스 소비문화가 기존의 저널리즘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뉴스는 무료다. 따라서 독자들이 구독료를 내고 종이신문을 볼 이유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신문사들은 스스로 만든 유일한 생산품을 거대한 직접유통망에 터무니없는 헐값에 넘기고 있다. 포털의 뉴스파워는 점점 강해지고 있으며 기존 매체의 브랜드파워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신문사들은 과거의 명성에 취해 아직도 폼을 잡고 있지만 현실은 비참하다. 생산규모나 유통력 면에서 포털은 이미 신문사보다 커져버렸다. 대형포털이 온라인 뉴스시장을 독점하면서 신문사들이 이들 거대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해버린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신문 산업 종사자뿐인 듯하다. 그런데 문제는 포털의 매체영향력 확대에 비례해서 저널리즘 역할이나 사회적 책임감도 제고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포털들이 나름대로 선정해서 초기화면에 걸어놓은 뉴스 제목은 대개 흥미 위주이거나 선정적이다. 북핵이나 경제문제가 톱뉴스에 오르는 일은 참으로 드물고, 연예인의 스캔들과 같은 가십성 기사나 생뚱맞은 정치적 주장처럼 자극적인 기사들을 눈에 띄게 배치하는 일이 많다. 이는 포털이 추구하는 뉴스 서비스의 목적이 기존매체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웅변하고 있다. 민주적 시민을 위한 정보 제공이나 사회 환경의 감시가 아니라, 접속수와 방문시간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길게 말할 필요 없다. 수천명의 오프라인 언론인들이 만든 기사를 단지 몇 명의 ‘전문적으로 훈련받지 않은’ 온라인 편집자들이 좌지우지하고, 그 편집행위에 하루 1000만명의 독자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널리즘의 위기다. 한국 뉴스 시장에서 포털의 영향력이 이처럼 비대해진 것은 우선 기존 신문사들의 대응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기존 신문사의 온라인매체들은 치밀한 전략 수립 없이 무료제공, 과열경쟁으로 뉴스사업모델을 스스로 붕괴시켰다. 뿐만 아니라 주력상품의 유통을 몽땅 헐값에 넘기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현상이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의 신문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에 대해 과금(課金)을 하거나 아니면 자사 사이트에 접속해야 그것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한국 신문들처럼 내일 종이신문에 나올 기사를 사전에 노출하는 일도 거의 없다. 한국의 언론종사자들은 포털뉴스의 비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어떻게 되겠지’식 안일주의와 자기만 이익을 보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가 신문산업을 공멸의 길로 몰고 가는 첨병이다. 지금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대한 뉴스 콘텐츠 판매의 현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개별 신문사 차원이 아니라 신문업계 전체의 공동노력이 절실하다.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 교수
  • [씨줄날줄] 소주 전쟁/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4월 하이트가 진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공정거래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독과점 여부를 둘러싼 장외 논란이 치열하다. 논란의 핵심은 수도권 맥주시장 점유율 47%로 2위인 하이트(1위는 OB)가 수도권 소주 시장점유율 93%인 진로를 인수하면 기업결합에 따른 포트폴리오 효과로 지방 소주사들이 몰락하게 된다는 것이 지방 소주사들과 OB, 그리고 진로 인수전에서 밀린 대한전선측의 주장이다. 하이트가 수도권에서는 절대 강자인 진로의 유통망을 통해 맥주시장을 공략하고 진로의 점유율이 5%인 영남권에서는 점유율 78∼85%인 하이트의 유통망을 활용해 소주시장을 공략하면 맥주와 소주시장은 ‘하이트-진로’의 손아귀에 놀아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이트측은 지방 소주는 과거 자도주 시절에 뿌리내린 애향심에 근거하고 있어 소비자의 상품 변경이 쉽지 않을뿐더러 맥주와 소주는 소비시장이 달라 독점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또 지방 소주사 등의 공세를 피하는 방편으로 진로를 인수하더라도 국내 소주시장은 현상유지하고 중국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싸움에서 하이트측에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이끄는 법무법인 지평과 기업결합 분야에 밝은 서강대 전성훈 교수팀이, 지방 소주사 등 연합군에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강 전 장관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진 김동건 전 서울고법원장이 대표변호사인 법무법인 바른법률, 서울대 이상승 교수팀이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공정거래법에 대한 해석은 말할 것도 없고 유사한 기업결합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허가 또는 불허 사례까지 제공하고 있다. 하이트측에는 독과점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미국의 사례가, 지방 소주사 등 연합군측에는 국가간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유럽연합의 사례가 각각의 논거로 제시되고 있다. 하이트가 3조 2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인수 가격을 제시하면서 진로 채권을 헐값에 사들인 골드만삭스 등 외국인 채권단의 배만 불리게 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진로 인수전. 장외 법리논쟁이 가열되면서 공정위의 고민도 깊어가는 것 같다. 공정위의 독과점 판정 저울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경매 전쟁’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경매 전쟁’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는 밤낮이 따로 없다. 서울시민 먹을거리의 절반을 책임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새벽엔 활어가 뛰놀고 아침엔 수박이 넘쳐나며 한낮엔 소·돼지가 주인을 기다린다. 싱싱한 채소는 해가 저물 무렵에야 모습을 드러낸다. 새벽까지 흥정을 벌이던 경매장은 날이 밝으면 주차장으로 변한다. 리어카에서 20t트럭까지 농산물을 싣고 나르는 차량들이 하루종일 주차전쟁을 치른다. 여기서 정보 하나. 일반 소비자도 오전 10시쯤 경매시장을 찾으면 농수산물을 싸게 살 수 있다. 넉넉히 낙찰받은 중도매인들이 소매상에게 넘기고 남은 물량을 떨이로 파는 까닭이다. 반쯤 잠에 취한 상인을 잘 구슬르는 것이 관건. 자, 이제 30분 단위로 빼곡히 짜인 경매시간표를 따라 가락시장의 24시간을 추적해 보자. ●15일 밤 11시 형광등이 낮처럼 환히 비친 채소시장에 무·배추를 각각 채운 5t트럭이 원을 그리며 도열해 있다. 차량 번호는 충남·경북·전남 등 다양하다.50∼60대 중도매인들이 차량을 돌며 상품을 잘라본다. 전자경매대가 등장했다. 지난 2000년 도입된 전자경매제도는 지난해 거래 물량의 72%를 차지할 만큼 자리잡았다. 중도매인은 리모컨 모양의 응찰기로 경매에 참여한다. 알아들을 수 없는 의성어가 이어지고 “118만원에 5번”이란 경매사 목소리가 밤하늘을 가른다.10초 만에 낙찰자가 결정됐다.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다. 모닥불에 모여 있던 아줌마 50∼60명이 삼삼오오 차량으로 흩어졌다. 배추를 내려 크기별로 나누고, 썩은 것을 골라내기 위해서다. 밤샘 일당은 5만∼6만원. 배추 5t트럭 경매가는 61만∼172만원. 최근 5년간 평균가격인 256만 7000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16일 새벽 1시30분 수산시장에 고등어·갈치·삼치·조기·새우 등 냉동 어류가 가득하다. 세 자리 숫자가 새겨진 모자를 쓴 중도매인 10여명이 계단식 대형 경매대에 서서 손가락을 흔든다. 수지경매다.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손 뒤쪽은 두꺼운 종이나 천으로 가렸다. 수산물은 하향식 경매다. 경매사 양덕룡씨는 “산지에서 이미 상향식으로 경매가 이뤄진 상태라 내륙에선 하향식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냉동 고등어 20㎏은 1만∼5만원, 조기 7만∼30만원, 삼치 10㎏ 1만 8000∼2만원. ●새벽 2시30분 딸기·토마토·참외 순으로 팔려나간다. 양은 많지 않지만 2시간 넘게 걸렸다. 생산자별, 등급별로 일일이 경매하기 때문. 농수산물공사 김종주 농산팀 과장은 “지역별로 과일을 모아 등급을 매긴 뒤 공동출하하면 경매시간도,비용도 훨씬 절약될 것”이라고 말했다. 딸기 2㎏는 1000∼1만 5000원, 토마토 5㎏ 2000∼1만 8000원, 참외 15㎏ 5000∼7만 2000원. ●새벽 3시30분 수산시장에 활어가 나왔다. 도다리·돔·우럭·농어·노래미·낙지·미꾸라지·민물장어 등 종류도 가지가지. 노란 플라스틱 상자가 바닥에 깔렸다. 살아 숨쉬는 생선의 무게를 잰다. 상자에 들어간 생선은 팔딱팔딱 뛰며 헐떡거린다. 이때 바닷물을 부어 진정시켰다. 죽은 생선은 옆으로 치워 헐값에 판다. 종류별로, 무게별로 따로 흥정하다 보니 새벽 6시가 훌쩍 넘었다. 자연 농어 1㎏ 1만 1000∼2만원, 우럭 1만∼1만 5500원, 노래미 3000∼1만 1000원. ●아침 8시30분 본격 출하를 시작한 수박이 과일시장을 푸른빛으로 물들였다. 회색 카펫에 동그란 플라스틱 원이 놓이면 트럭에서 내려진 수박이 차곡차곡 쌓인다. 수박만큼 싣고 내리는 게 힘든 농산물이 있을까. 낙찰되면 하역부 3∼4명이 나란히 서서 수박을 하나하나 던져 2t짜리 전동차에 담는다. 경매하는 2∼3분을 위해 1시간 남짓 수박을 옮기는 꼴이다. 대파의 경우 거래는 1t차량 단위로 이뤄지지만, 옮길 때는 1㎏짜리 단을 일일이 나른다. 하역부 월급은 300만∼400만원. 수박 출하량(435t)이 전날 보다 2배로 늘어 시세가 약간 떨어졌다. ●오전 10시 축산공판장은 위생관리가 철저하다. 흰색 장화와 가운을 입어야 경매장에 들어갈 수 있다. 전날 들어온 돼지와 소는 밤새 도축된다. 그래서 공판장에 야릇한 비린내가 감돈다. 돼지고기는 그날 아침에, 쇠고기는 숙성을 위해 다음날 아침에 출하한다. 계단식 의자에 앉은 중도매인 30∼40명이 무대에 올라온 돼지고기를 보며 응찰기를 잽싸게 누른다. 내장을 뺀 돼지고기는 두쪽으로 쪼개져 쇠고리에 매달려 있다. 낙찰시간은 2∼3초. 돼지고기 값이 1㎏에 최고 4600원까지 올랐다. 쇠고기 경매는 오전 11시부터 진행됐다.1㎏ 1만 2000∼1만 7500원. 하루에 경매되는 돼지는 1200마리, 소는 280마리 정도. ●오후 6시 상추·쑥갓·시금치·근대·열무·대파가 차례를 기다린다. 웰빙 열풍으로 적상추, 치커리 등 상채류, 엽채류가 인기. 반면 대파는 1㎏에 50원짜리도 나왔다. 마늘·양상추·케일·파슬리 등 상장 예외 품목은 중도매인에게 바로 넘겨진다. 계절 채소는 출하량이 적어 경매를 하지 않는다. 가락시장의 긴 하루는 그렇게 저물어 갔다.24시간 챗바퀴는 매주 토요일과 명절에만 멈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가락시장을 24시간 밝히는 사람들 가락시장을 24시간 밝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자식처럼 키운 농산물을 갖고 시장을 찾은 생산자와 소매자, 소비자에게 상품을 넘길 중도매인, 그리고 이들을 이어주는 경매사가 그들이다. ●수박 생산자 최인철(46)씨 경북 고령에서 키운 수박 5t을 갖고 15일 가락시장에 도착했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수박 줄기를 잘라놓았더니 하역부가 수박을 운반하고 등급을 매겨 경매장에 전시했다. 운송·하역비만 80만∼90만원. 그동안 출하대기실에서 새우잠을 청했다. 날씨가 선선해진 데다 출하량이 많아 수박 값이 떨어졌다. 단가가 1000원씩만 줄어도 100만원은 족히 손해다. 그래서 생산자는 출하 시점을 잘 결정해야 한다. 수박을 15년 동안 가락시장에서만 팔았다. 전국 평균가격이 정해지는 곳이라 큰 손해를 입지 않는다. 농민들이 흘린 땀만큼, 농산물이 제 값을 받았으면 좋겠다. ●무 중도매인 김한중(63)씨 용산시장에서 활동하다 1985년 가락시장이 들어서면서 옮겨왔다. 밤 10시30분에 출근해 오전 10시쯤 퇴근하는 일을 20년 넘게 반복하고 있다. 무는 전국 곳곳에서 일년 내내 출하되기에 쉴 틈이 없다.2000년 전자경매가 도입되면서 분쟁이 많이 없어졌다.
  • ‘5%의 자부심’ 서울토박이

    ‘5%의 자부심’ 서울토박이

    “낚싯대가 따로 없어 나무막대 끝에 끈 매달아 쇠로 만든 낚싯바늘을 묶었어. 반세기 전만 해도 청계천에서 가물치도 건져올렸지, 아∼암.” 청계천 쪽인 서울 중구 장교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순형(69·한국건강관리협회 회장) 전 서울의대 학장은 청계천 얘기가 나오자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이렇게 지난 날을 돌아봤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부회장인 그는 할아버지 세대 이전부터 서울에만 살아온 그야말로 진짜 토박이다. 뿐만 아니라 1960년 신도시로 개발됐던 불광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청계천 근처에만 살아온 ‘청계천 토박이’이니 청계천 복원공사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는 눈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처음만나 사랑맺은, 내 고향 서울은 아름답고 건강한 도시 ‘눈 뜨고도 코 베어간다.’는 곳이기도 하지만, 서울은 회원들에게 가슴 뭉클한 그 무엇을 안겨주는, 어머니 품속과 같은 고향인 것이다. 이 속담 아닌 속담도 “600여년 전부터 타향에서 몰려든 8도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고향을 지키려는 방어의식으로 생긴 얌체짓 탓”이라고 회원들은 그럴 듯한 해석을 내놓는다. 역시 서울토박이인 강동구 김종구(58) 기획재정국장은 “어릴 적 한강에서는 뜰채로 참복어도 엄청 많이 걸려 올라왔다.”면서 “그 맛이 요즈음 말로 짱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국장은 “이따금씩 강물 위로 시체가 떠내려왔는데, 미군부대 꿀꿀이죽이나 기껏해야 수제비국으로 연명했을 정도로 너무나 가난했던 시절에 생긴 변고였다.”며 사연을 들려줬다. “불그런 색깔을 띤 복어 알이 둥둥 떠내려오면 가뜩이나 굶주린 눈에 얼마나 먹음직스러웠는지 모른다.”면서 “복어 알인 줄 꿈에도 모르고 뜰채로 덥석 건져올려 먹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것”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내 고향은 지금 국립현충원이 있는 자리인데 현충원 분수대 쪽은 당시 콩밭이었다.”면서 “50년 전만 해도 50가구 남짓 모여 살았다.”고 덧붙였다. 동작동 248번지라는 사실도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고향에 대한 흔적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 한강으로 다이빙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필 바위에 닿는 바람에 생긴 상처라고 왼쪽 다리를 보여줬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임기완(65) 상임부회장은 “7대째 210여년이나 서울에만 살고 있다.”면서 “현재의 서대문구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터가 바로 선조들이 처음으로 둥지를 튼 고향마을이었다.”고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로 소개했다. 사도세자 생모인 영빈 이씨의 무덤도 이 자리에 있었는데, 참봉(종9품·무덤 관리자) 벼슬을 지낸 증조부 이래 1969년 세브란스병원이 증축될 무렵 무덤을 다른 곳으로 옮겨갔으나 비석은 아직 백양로에 남았다고 집안 내력을 보탰다. ●“서울을 노래하자.”…판박이 활동 벗어나 야심찬 회원 배가운동 임 부회장은 “토박이 모임은 인증서까지 주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밟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차근차근 설명해 나갔다. 현재 ‘선조가 1930년 이전부터 현 서울시 행정구역내에 정착한 시민으로, 서울시 행정구역 안에서 계속 주거해온 사람과 신청 1세대의 자손’이라는 가입자격 규정을 뒀다. 현재 인증받은 사람은 2500여가구에 1만여명. 3대 이상 거주자 5만가구 20만명으로 늘리는 게 1차 목표다. 어느 시민은 최근 “제가 충북에서 태어난 것으로 돼 있으나 출생 1년 전후로 서울에 올라와 할머니, 아버지와 40년 가까이 살았는데 토박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문의해왔다. 서울토박이 중앙회는 가입을 희망하는 시민들이 신청서 1부와 부친, 또는 조부의 재적등본 1부(자치구 발행), 반명함판 사진 2매를 내면 심사를 거쳐 인증서를 발급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서울에서 나서 서울에서 자란, 서울을 고향으로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슬로건처럼 젊은이들도 많이 들어와 서울 가꾸기에 동참할 것을 바라고 있다. 서울을 아끼는 만큼이나 수도이전 등 삶의 구조를 크게 바꿔놓을 사안에는 어느 모임에 못잖게 똘똘 뭉친다. “모이자, 서울광장으로…. 깨자, 우리 고향을 깨려는 검은 무리들….” 지난해 6월 29일 수도이전반대 범시민 궐기대회에 참가한 토박이들은 이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중앙회는 수도이전 반대 성명서까지 냈다. 최근 정부의 행정중심복합도시 발표 때 한 회원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졌는데도 혈세 10조원 이상을 들여 서울을 여기저기 분산시키려 한다.”면서 “12부,4처,3청을 옮긴다는데 토박이들이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중앙회에는 초등학생부터 90세가 넘은 장성기(95·성북구 정릉2동)옹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가입해 있다. 중앙회 산하에는 중랑·서대문·강북·송파·관악·중구지회가 따로 짜여졌다. 이 부회장은 “전해 내려오는 선조들 말씀에 따르면 족보가 불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최소한 10대까지는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되뇌었다.“한국전쟁이 끝나고 몇해 뒤인 1950년대 중반에만 해도 지금의 수색 근처에 조상들의 묘가 위로 10대까지 있었다.”고 했다. 서울토박이 중앙회 (02)2274-3291.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3대이상 거주해야 ‘성골’ 대접 3대째 내리 서울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는 100명 중 5명 정도로 추산된다. 또 서울에서 태어난 시민 가운데 31%는 서울을 고향으로 여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민 가운데 조부모 세대부터 서울에서 살아온 서울토박이는 2004년 말 현재 4.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3년말 조사된 6.5%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시정연은 시내 2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4년 서울 서베이’ 결과 시민들 가운데 63.9%가 본인 세대부터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부모 세대부터 거주한 비율은 30.9%로 나타났다.2003년 본인 세대부터 57.2%, 부모 세대부터 33.6%와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토박이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전년과 같이 종로구(8.1%)로 나타났다. 원남동, 안국동, 궁동, 청운동, 삼청동 등 비교적 전통적인 가옥구조를 보이는 탓도 있다. 반면 서울토박이가 가장 적은 곳은 광진구(2.8%)로 조사됐다. 서울시민 전체에서 서울을 고향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67%, 고향으로 생각하지 않는 시민은 33%였다. 서울시민 고향인식도는 2003년도 63%보다 상승한 수치다. 서울을 고향으로 여기는 비율을 권역별로 보면 도심권(종로·용산·중구)이 75.9%로 가장 높았다. 자치구별로는 용산 81.6%, 광진 77.2%, 중구 75.4%, 강동 72.4%, 동대문 70.9%, 성북 70.5%였다. 반면 아파트 중심 주거문화 지역인 도봉구(58.4%)와 금천구(59.6%)는 매우 낮아 정체성 확립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원조토박이들이 말하는 서울사람 “우리 토박이들을 업신여기니 청계천 사고가 일어나지….” 18일 서울 중구 수표동 56의 17 청계천 3가 골목길에 자리한 건물 4층 서울토박이 중앙회 사무실에서 만난 자칭 ‘4대문 원조 토박이’ 10명은 고향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참된 서울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은데 끼워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사뭇 배어 나왔다. “프랑스에선 파리지앵, 일본에서는 에도코(江戶)라고 불리는 수도의 토박이들이 있습니다. 이들 도시에서는 도심 건물을 헐 때나 나무 한 그루를 잘라낼 때도 토박이들과 의논합니다.” “서울시가 서울만의 문화를 보존한다, 수도를 지킨다느니 하면서 토박이들에겐 관심도 없는데, 일을 잘못하면 우리가 나서서 혼쭐을 내야 합니다.” 이날 모임에는 회장단 13명 가운데 일정이 겹친 3명을 빼고 모두 찾아와 모처럼 얘기꽃을 피웠다. “그런데, 전통음식 등 서울문화를 들먹거리면서도 어떤 경로를 거치는지 몰라도 정작 대대로 살아온 우리들 말은 듣지도 않고 활약하는 단체도 더러 눈에 띄더라고요, 참….” 각 지방 사람들의 성격이 식습관에서 유래한다며 음식 얘기로 돌아갔다. 서울 사람들은 맵고 짠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이는 음식을 만들 때 실고추를 위에 얹는 관습에 잘 나타난다고 입을 모은다. 고춧가루 쓰는 일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나타난 성격이 악착같지 않다는 점이다. 원래 살던 고향이라고 당연히 여기다 보니 아등바등 살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고의구(71) 부회장은 “내 분수만큼만 행세하지, 절대 남의 것은 쳐다보지 않는 성격”이라면서 “서울 깍쟁이라는 말도 남들에게 불필요하게 손을 벌리지도,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하면 주지도 않는 성격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았다. “서울 사람들이 자존심 강하기로 치면 어느 정도냐 하면 말이지.‘맹추’라는 소리를 들었지. 예를 들어 일본인들이 광복 뒤 헐값에 처분하거나 버리고 도망간 집이 많았는데, 셋방에서 버틸지언정 들어가 살지는 않았어.” 그는 서울사람 대신 발빠른 외지인들이 집을 차지해 내로라하는 부자로 성장한 사례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나서려고 하지 않는 특유의 성격 때문에, 가뭄에 콩 나듯 하는 부자 가운데서도 섣불리 모임에 나타나지 않으려고 한다.”는 하소연도 쏟아졌다.“다른 향우회에서는 서로 나서지 못해 안달인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오후 2시 시작해 6시까지 이어진 이날 자리에서 그들은 서울토박이로서의 자랑 아닌 자랑도 늘어놓았다. “산업화 물결로 갑자기 서울 인구가 엄청 늘면서 누구나 사투리를 쓰지 않으면 서울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서울 사투리도 있어서 누가 토박이인지는 금방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했걸랑요’ 등 ‘요’로 끝나는 말을 많이 쓴단다.‘다’로 마치는 말과 달리 여성스러운 말투여서 다른 지방 사람들로부터 ‘간지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웃었다. 중앙회 출범 10주년이던 지난해 11월에는 효재학교 동창인 이원임(여), 이상용, 박영한(이상 81) 회원들이 70여년 만에 우연히 한 자리에 모여 추억을 되새기는 뜻 깊은 만남을 가졌다. 이들은 “토박이 모임을 만든 덕분”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브릿지투자지주社 ‘먹튀’?

    브릿지투자지주社 ‘먹튀’?

    국내 증권사간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외국 투기자본의 ‘먹고튀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인수대상 증권사의 노조와 시민단체가 투기자본의 횡포를 국제 무대에 호소하고 있는 반면 국내 투자유치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기업설명회(IR)자리가 자칫 한국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할 처지에 놓였다. ●“투기자본의 횡포”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이 국내 상장법인 25개사 대표단을 이끌고 11일부터 19일까지 홍콩, 영국 런던, 싱가포르, 미국 뉴욕 등지에서 갖고 있는 IR 자리에서 영국계 펀드인 ‘브릿지투자지주(BIH)’측이 한국의 투자유치 정책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앤드루 프레이저 BIH 이사는 지난 6일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에서 한덕수 부총리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한국 정부와 노동조합이 투자금 회수를 방해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발단은 BIH가 브릿지증권에 대한 대주주 지분을 리딩투자증권에 전량 매각하는 과정에서 브릿지증권 노조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힌 데다 금융감독위원회가 법적 검토 등에 신중을 기하며 합병 승인이 미뤄지면서 비롯됐다. ●합병 승인은 정부의 권한 BIH는 지난 2월 리딩투자증권에 브릿지증권의 보유지분 86.9%를 1310억원에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계약금 20억원만 우선 받고,187억원은 리딩투자증권측이 인수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리고 나머지 1103억원은 인수후 브릿지증권의 현금성 자산을 팔아 나중에 받기로 했다. 이는 ‘LBO(후불제 외상인수)’방식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이 큰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인수후에 생길 자산가치를 담보로 외상으로 구매하는 셈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합병후 재무 건전성’ 등을 문제삼아 합병 승인을 미루다 오는 20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BIH측은 “이때 승인이 나지 않으면 27일 주주총회를 열어 브릿지증권의 남은 자산을 청산한 뒤 한국에서 철수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금감위는 “주총 일정은 BIH의 자체 일정일 뿐 금감위 심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투자수익 챙긴 뒤 철수 위한 술책” 브릿지증권 노조와 시민단체인 투자자본감시센터는 “자본금이 244억원에 불과한 소형 증권사에 덩치가 10배나 큰 증권사를 넘겨주는 것은 수년간 엄청난 투자수익을 챙긴 뒤 껍데기만 남자 막판 손털기에 나선 것”이라고 BIH를 비난했다. 노조와 시민단체는 “BIH가 지난 8년 동안 한국에서 벌인 행각은 투기자본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BIH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대유증권과 일은증권을 헐값에 사들여 브릿지증권으로 통합했다. 이후 고액 배당과 수차례의 유상감자, 사옥 2곳 매각 등을 통해 대주주의 몫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이 때문에 브릿지증권의 자기자본은 4478억원에서 1900억원, 인원은 820명에서 240명, 지점은 40개에서 9개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선진 금융기법일 뿐” BIH측은 “수년간 한국에 정상적으로 2억 8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브릿지증권의 매각자금을 포함해도 회수자금은 2억 2000만달러에 불과해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반박했다. 또 “지난 2개월 동안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은 만큼 잘못된 점이 있다면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다.M&A의 당자사인 리딩투자증권측은 논란에서 한발 뒤로 물러섰다. 한 관계자는 “LBO 인수방식은 선진적인 금융기법으로 법적인 하자가 전혀 없다.”면서 “국민정서 등을 이유로 합병승인이 나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한기총, 대한제국 워싱턴공사관 구입 추진

    한일합병으로 헐값에 일본에 넘어간 미국 워싱턴공사관 건물을 되사려는 운동이 개신교 단체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평신도위원회는 최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평신도지도자 결의대회’를 열고 미국 워싱턴DC소재 ‘대조선 주차(駐箚·주재) 화성돈(華盛頓·워싱턴) 공사관’을 재매입키로 결의했다. 이 건물은 고종 황제가 구한말 청나라의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운 것으로,1891년 대한제국이 매입했으나 한일합병으로 단돈 5달러에 일본으로 넘어갔다. 건물은 현재 미국인의 개인 소유로 되어 있으며 국내 기독교인들은 지난 3월 소유자를 만나 매도 의사를 확인했다. 박재윤 장로(대법관), 신낙균(전 문화관광부 장관) 권사 등 평신도 지도자들은 앞으로 100만명 서명운동과 함께 재구입 비용 10억원 모금운동을 교계 안팎에서 벌이기로 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5세대 LCD핵심기술 中에 넘겨

    국내 첨단기술의 해외이전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5세대 LCD(액정표시장치) 핵심 기술이 ‘단돈’ 750억원에 중국으로 넘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중국 비오이테크놀로지그룹의 자회사인 비오이하이디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비오이그룹의 또다른 자회사인 ‘비오이오티(BOEOT)’에 7500만달러(약 750억원)를 받고 5세대 TFT-LCD 제품과 관련된 생산공정 설계 및 제품생산 기술을 이전해 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 설계 등에 투입되는 비용 3500만달러는 이미 받았고 앞으로 제품 생산기술 이전에 대한 대가 4000만달러를 추가로 받게 된다. 비오이하이디스는 하이닉스반도체의 LCD사업부문을 중국 비오이그룹이 2003년 1월 4145억원에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비오이오티는 비오이그룹이 50%, 베이징 시 정부 25%, 비오이하이디스가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비오이하이디스의 지분은 기술 매각 대금 7500만달러를 출자한 것이어서 헐값이나마 받은 기술이전료가 고스란히 중국으로 재투자된 셈이다. 비오이하이디스의 기술과 인력을 지원받은 비오이오티는 2003년 9월 ‘베이징기술개발구’에 중국 최초의 5세대(1100×1300㎜) LCD 공장을 착공한지 불과 1년 4개월만인 지난 1월 양산에 돌입했다. 양산 2개월만인 지난달 17인치 제품 월 10만장 양산체제를 구축했고 오는 10월이면 2기 라인 가동에 들어간다. 국내 LCD업계는 삼성전자가 최근 충남 탕정에서 7세대 제품 양산에 돌입하고 LG필립스LCD도 내년부터 7세대 제품을 내놓기로 하는 등 중국에 앞서있다. 하지만 국내업체들이 지난 2002년 5월,10월에야 5세대 양산을 시작한 것에 비춰보면 중국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한편 비오이하이디스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중국의 비오이그룹은 지난해 10월 비오이하이디스와 비오이오티를 하나의 회사로 운영하기 위해 ‘BOE TFT-LCD SBU’를 설립했다. 이에따라 두 회사는 법적으로는 별도법인이지만 연구개발, 영업, 전략, 구매 등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영종도 570만평 개발 힘겨루기 2R

    영종도 570만평 개발 힘겨루기 2R

    공영개발이 추진중인 인천시 중구 영종지구 570만평에 대해 주민들이 다시 민간개발을 주장하고 나서 파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03년 개발방법을 놓고 한차례 마찰이 있었으나 공영개발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가 최근 토지주들로부터 비축토지 매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반발, 개발방식을 둘러싼 힘겨루기‘2라운드’가 전개되고 있다. ●민간개발서 공영개발로 전환 인천시는 2001년 영종도 중산·운서·운남동 570만평에 대해 토지주들이 조합을 구성해 민간개발을 하도록 권유했다.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맞춰 주로 원주민들이 거주하는 이 일대를 주거·상업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공항 배후지역과 신도시 등이 당국 주도로 개발이 추진되는 만큼 원주민 지역마저 공영개발하기에는 재원 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3개 동 11통 800여가구 주민들이 거주하는 이 지역은 논·밭과 구가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토지주들은 지역별로 16개 조합을 구성하고 개발추진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는 등 자체개발에 돌입했다. 하지만 2003년 영종도 전체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자 사정이 달라졌다. 시는 돌연 기존 방침을 번복하고 공영개발로 전환했다. 민간개발시 난개발과 주민간의 갈등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기에 전문기관에 의한 체계적 개발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따라서 토지공사와 시 산하인 인천도시개발공사가 9대 1의 지분으로 공영개발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조합을 결성해 인가 직전까지 절차를 밟은 주민들은 당연히 반발했지만 국책사업이라는 명분에 묻혀버렸다. 주민들 사이에는 불확실성이 있는 자체개발보다는 공신력있는 공공기관에 의한 개발이 차라리 낫다는 심리도 엿보였다. ●비축토지 매입으로 논란 재개 사그라든 ‘불씨’는 토지공사가 비축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되살아났다. 비축토지 매입이란 토지를 보상을 통해 정식 수용하기에 앞서 사거래 형식으로 우선매입하는 것이다. 국내 첫 사례로 토지확보의 거점을 마련하고 돈줄이 마른 토지주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이다. 지난달 21일부터 3월말까지 신청을 받은 결과 44건 77개 필지 16만 8000평이 응했다. 자금사정이 좋지 않거나 금리 증가를 우려한 외지인이나 법인이 주로 신청했다는 것이 토공측의 설명이다. 주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비축토지 매입가다. 토공측이 매입가격을 감정가로 적용하려 하자 주민들은 “비축토지를 헐값에 사들인 뒤 나중에 있을 보상의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고 의심한다. 오는 5월쯤 나올 감정가는 공시지가(평당 30만∼40만원)에 50% 정도를 더 얹어주는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주민들은 추정한다. 주민들은 내심 평당 150만원 선의 보상을 기대해 왔다.1989년 영종도가 옹진군에서 인천시로 편입된 이후 건축규제를 받아왔고, 당국이 2002년 난개발 방지를 위해 시가화조정구역으로 지정한 이래 토지거래 제한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 정도는 되어야 그동안의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민간 조합에 의해 환지(換地) 방식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운서지구(10만평)의 경우 체비지(토지구획정리사업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환지에서 제외한 땅) 공개입찰에서 주거지가 평당 300만원 선에 팔린 것도 기대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보상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도 대단하다. 박모(48·중산동)씨는 “당초 오는 10월 보상을 실시한다고 해 놓고서 내년 말로 미루더니 이제는 2007년 얘기까지 나온다.”고 불평했다. 이에 따라 토지주들로 구성된 ‘영종지구 570만평 개발주민대책위원회’는 조만간 민간개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인천시 및 관계기관에 보내기로 했다. 주민들은 지난달 21∼25일 토지공사 인천본부를 찾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오는 8월 영종도 금산으로의 이전이 예정된 송도미사일기지에 대한 반대운동도 이와 연계해 다시 부각시킬 방침이다.‘영종발전협의회’ 채기석(50) 회장은 “주민들간에 ‘더이상 속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면서 “전에 조합을 결성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민간개발도 무리없이 진행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요구는 선수치기 토공 및 인천시는 주민들의 민간개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관련법을 토대로 사업시행자까지 정해져 국가사업 차원으로 공영개발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민간개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토공은 이번에 불거진 주민들의 불만을 일종의 ‘전략적 시위’로 보고 있다. 즉 보상을 앞둔 시점에서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보상협의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 아울러 비축토지 매입가격 논란과 관련, 보상과 비축토지 매입은 평가기준 및 시점이 다름에도 지레 보상가가 낮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은 속단이라는 것이다. 토공 관계자는 “올해 공시지가가 30% 가량 오르는 등 공시지가가 상승 추세에 있고, 정부 차원에서 토지수용가를 시세에 근접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이 불이익을 입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절충점 찾겠다 하지만 토공측은 민원 해소 차원에서 부분적인 환지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즉 전체적인 개발은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되 일부 토지에 한해 토지구획정리사업에 적용하는 환지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지 방식이란 토지주가 소유한 부지면적에서 체비지와 공공용지(도로·공원 등) 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땅을 토지주에게 돌려주는 제도. 반환율이 대략 50% 수준이나 개발로 인해 토지가치가 크게 높아져 토지주는 이익을 보게 된다. 토지공사 인천본부 관계자는 “환지 방식은 경제자유구역 사업시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의 절충점이지 민간개발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토공측은 ‘환지개발방식 관련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도입 여부를 올 연말까지 결정할 계획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나이키의 굴복/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지난주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의 ‘기업책임보고서’ 발표는 풀뿌리 NGO들이 거대 다국적기업을 굴복시킨 또하나의 쾌거로 기록될 것이다. 글로벌 익스체인지 등 NGO들은 나이키가 여성과 어린이 등 제3세계 노동력을 착취한다고 비판하며 하청공장 실태를 공개하도록 압력을 넣어왔다. 나이키는 마침내 569개 해외 하청공장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시간외 노동강요, 신체적·언어적 학대, 어린이 노동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NGO들은 보고서를 토대로 개선을 촉구하며, 전세계 생산 현장에 감시의 눈길을 바짝 갖다 댈 것이다. 나이키 역시 응답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모두가 선진국의 불공정한 무역을 개선하여 제3세계의 빈곤문제를 해결하자는 ‘공정무역(Make Fair Trade)’운동의 결과이다. 공정무역운동의 뿌리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의 시민단체 옥스팜 등은 제3세계의 가난한 이들을 구호하기 위해 수공예품을 사들이고 교육과 지역사회 발전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은 곧 제3세계 빈곤의 원인은 다른 데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사회구조적인 문제와 선진국과의 불공정한 거래다. 예를 들면 제3세계는 커피, 차, 바나나, 코코아 등의 대부분의 물량을 생산 공급하지만 노동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쥐꼬리만 한 임금이나 헐값의 판매대금 뿐이다. 고가의 제품판매 이익은 다국적 기업들이 챙긴다. 이른바 ‘자유무역’의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개선되지 않고는 제3세계 생산자는 만성적 빈곤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이 여기서 나온다. 공정무역운동은 자연스럽게 생산자에게 제값을 주고 다국적 기업들에 책임을 일깨우는 ‘대안무역(Alternative Trade)’운동으로 발전한다. NGO들은 ‘대안무역’ 인증서를 붙여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를 시도하기도 하고 다국적 기업의 횡포를 고발하기도 한다.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효과는 마침내 나타나고 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의류업체 갭이 고개를 숙였고 이번엔 나이키가 반응을 보였다. 충분치는 않지만 희망적인 변화의 조짐이다. 이젠 ‘윤리경영’이란 말이 기업에 당연한 명제가 되지 않았는가. 계란은 안돼도 풀뿌리는 바위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요즘이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데스크시각] 스타펀드를 키워라/주병철 경제부 차장

    최근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이 3조 1000억원이란 가격을 써내 올 인수·합병(M&A)시장의 최대 매물인 진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외국자본(외국계펀드)의 ‘달러챙기기’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은행이 보유한 진로 채권 1조 4659억원어치를 헐값(2742억원)에 산 뒤 2년만에 5배가량의 수익을 챙길 것이란 관측이 나돌면서 너도나도 울분섞인 표정들이다. 제일·외환 등 은행권만 하더라도 외국자본의 투자이익은 4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금융시장에 정통한 한 경제관료의 얘기를 들으면 판단은 좀더 냉정해진다. 그는 진로 매각의 속내를 두가지로 요약했다. 하나는 국내 M&A시장에서 대어(大魚)를 낚을 만한 금융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합법적으로 수익을 올린 골드만삭스의 독식을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만약 국내 대기업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진로를 인수했다면 국민들이 이를 용인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투자는 뒷전이고 ‘돈 놓고 돈 먹는’ 머니게임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의미있는 말이었다. 자신은 능력이 안 되면서 ‘사촌이 땅을 사니 배 아프다.’는 식으로 외국자본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기에는 스스로 반성할 여지도 적지 않다는 얘기로 들린다. 이 때문에 외환위기 이후 정부와 금융계는 외국자본의 횡포에 맞설 대항마로 토종자본 육성을 강조해왔고, 지난해에는 ‘사모펀드법’(PEF)을 제정했다.PEF는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한 펀드로, 투자자는 수십명으로 한정하되, 투자한도는 개인 20억원, 법인 50억원 이상으로 돼있다. 하지만 의욕에 비해 성과는 일천하다. 일부 시중은행과 관심있는 금융인들이 펀딩(자금모집)에 들어갔지만, 자금모집이 쉽지 않고,‘큰손’인 기업이 출자총액제한제 등 각종 관련 법규와 국민의 부정적 시각 등을 감안해 펀딩참여를 꺼린다. 자금 규모가 크지 않아 매력적인 매물을 찾는데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 참에 토종자본 육성에 ‘스타효과’를 접목시켜 보면 어떨까 싶다. 스타성 펀드를 전략적으로 만들어보자는 얘기다. 스포츠에서 스타는 ‘붐(Boom)제조기’다. 스타가 있어야 경기가 더 재미있고, 흥이 한껏 살아난다. 관중을 끌어들이는 데도 스타만한 재료가 없다. 왕년의 축구스타 차범근, 최근 태릉선수촌장을 맡은 탁구선수 이에리사, 외환위기의 고통속에서 국민들에게 한가닥 희망을 안겨준 골프스타 박세리 등은 국내 스포츠를 한단계 도약시켰고, 자신들의 종목을 국민적 종목으로 부각시켰다. 그들은 스포츠에 촉매역할을 했고, 덩달아 스포츠는 끊임없이 스타를 배출하고 있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외국자본에 맞서는 토종펀드 육성을 위해서는 ‘스타펀드’가 먼저 나와줘야 한다. 괜찮은 펀드가 출현하면 연쇄효과를 볼 수 있다. 사모펀드는 아니지만,1998년 외환위기 직후 주식시장에 불을 지폈던 ‘바이코리아(BUY KOREA)’펀드의 성공사례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당시 이 펀드를 출현시킨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이 현대전자 주가조작 등에 휘말리면서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순식간에 10조원대의 수탁고를 올려 종합주가 1000포인트 시대를 열었다. ‘스타펀드’를 만들기에는 지금이 적기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있고, 은행이자는 저금리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88년 70세였던 평균수명은 2024년에는 81세로 급속도로 높아질 전망이다. 앞으로 안정성과 고수익을 보장하는 신종 펀드가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다.400조원에 이르는 시중 부동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을 옮겨다니고 있는 상황도 스타펀드를 조성하는데 호재가 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제대로 된 펀드만 출현하면 외국자본력 못지않은 자금을 빨아들일 수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이제 더 이상 외국자본을 탓해봤자 소용없다. 외국자본을 투기·투자로 구분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돈에는 꼬리표가 붙어다니지 않는다. 지금은 성공한 ‘스타펀드’ 모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정부와 금융계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해 본다. 주병철 경제부 차장 bcjoo@seoul.co.kr
  • [국제플러스] “스팸메일, 3명중 1명 본다”

    이메일 이용자 3명 가운데 1명은 스팸메일을 열어보고 10명 중 1명은 스팸메일에 실린 광고를 보고 물건을 구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터넷 보안업체 미라포인트와 시장분석회사인 라디카티 그룹이 내놓은 스팸메일 보고서에 따르면, 상당수 이메일 이용자가 스팸메일을 열어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10명 중 1명이 스팸메일에 현혹돼 물건을 산다는 것은 헐값에 대량 스팸메일을 보내는 업체들의 수지타산이 맞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결론지었다.
  • 국유지 관리 ‘구멍’

    서울 여의도 면적의 16배가 넘는 국유지가 한 전직 공무원의 서류조작으로 민간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는 등 국유지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가서류에는 민간인에게 팔린 것으로 돼 있는 국유지 160여만평(550여만㎡)의 경우 90%나 소유권 이전등기가 안돼 있는 등 등기업무에도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실시한 ‘전국 국·공유지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결과, 전직 세무공무원 이모(75)씨가 저지른 국유지 매각사기 사건의 전모를 파악했다고 21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970년대부터 관련 서류를 위·변조해 전남 목포·신안 일대의 국유지 4200여만평(1억 4000여만㎡)을 친인척 명의로 등기하거나 제3자에게 팔아넘겼다. 감사원이 최근 이씨의 친인척 등에게 넘어간 국유지 가운데 1690여만평은 소송을 통해 환수했거나 환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류가 위·변조된 사실을 모르고 이씨로부터 국유지 2500여만평을 산 제3자에게는 국가가 기준시가의 20% 가격으로 파는 ‘특별매각’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이처럼 국가가 선의의 피해자에게 특별매각 형식으로 헐값에 땅을 넘기는 바람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국고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제3자에게 넘어가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지 10년이 지난 국유지 40여만평은 현행법상 취득시효가 완성돼 국가가 환수 또는 특별매각도 할 수 없게 됐다. 고스란히 국유지를 날린 셈이다. 감사원은 이씨의 친인척 소유로 돼 있어 특별매각 대상이 아닌데도 특별매각을 해주는데 관여한 관계 공무원 10여명도 적발, 징계하기로 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서류상으로만 매각된 것으로 돼 있는 국유지에 대해서도 전면 감사하기로 했다. 이런 유형의 국유지는 소유권 이전등기 여부와 관계없이 재정경제부, 국세청, 지방자치단체 등 어떤 기관도 관리를 하지 않는 등 관리의 사각지대에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서류상 매각 국유지와 관련,▲이씨의 사례처럼 매각되지 않았는데도 관련서류가 위·변조돼 있을 가능성 ▲토지 매입자가 과세를 피하기 위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지 않고 전매했을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이연택씨 사전영장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고건호)는 11일 인허가 관련 청탁과 함께 판교 신도시 인근 토지를 헐값에 매입한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2000년 8월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 전원주택단지 조성을 추진하던 부동산개발업자로부터 “건축허가가 빨리 나올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단지내 토지 380여평을 시세보다 3억여원 싼 1억 8800여만원에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과 공동명의로 땅을 매입한 점에 주목, 김씨가 이씨의 청탁을 들어줬을 것으로 보고, 금명간 김씨를 불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재벌 2·3세 ‘황금두꺼비’ 쟁탈전

    재벌 2,3세들 사이에 ‘두꺼비’ 쟁탈전이 한창이다. 두꺼비란 소주업체 진로의 상징으로, 이 진로를 인수하기 위해 CJ그룹의 이재현 회장, 롯데그룹의 신동빈 부회장, 두산그룹의 박용만 부회장 등이 물밑에서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CJ 이 회장은 “꼭 진로를 잡으라.”고 특명을 내렸다는 후문이고, 두산 박 부회장은 M&A 전문가로서의 실력발휘를 이번에도 유감없이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후계자 등극을 앞두고 있는 롯데 신 부회장도 이번 기회에 주류업계를 평정하겠다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최대의 매물로 떠오른 진로를 잡기 위해 경쟁에 뛰어든 업체는 태광·하이트맥주 등 모두 12개 업체에 이른다. 그러나 재벌 2,3세가 이끄는 CJ·롯데·두산을 현재 ‘빅 3’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사내에 별도로 진로 인수팀을 조직, 몇달 전부터 비밀리에 인수 작업을 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 오너가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이들 기업은 진로 인수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인수전에 성공했을 경우 승진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문책성 인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흉흉한 얘기마저 나돈다. ●CJ 이재현 “진로 기필코 잡아야” 최대의 식품업체로 입지를 굳힌 CJ로서는 ‘미래 성장엔진’ 확보 차원에서 진로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에 닦아 놓은 유통망과 진로의 유통망을 합쳤을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CJ는 햇반 등 그동안 다양한 히트작을 내놓았지만 실제 시장 지배력과 매출 규모면 등에서 내세울 만한 ‘화끈한’ 성공작은 없는 편이다. 게다가 CJ는 지난 1999년 매각 절차를 밟던 해태음료의 우선협상대상자로까지 선정돼 음료시장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뼈아픈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으로서는 진로 인수에서는 그같은 우를 범하지 않으려는 심리적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산 박용만 “M&A 실력 발휘할것” 고 박두병 회장의 5남인 박 부회장은 지난 95년 두산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으면서 그동안 15개의 M&A를 진두지휘, 재계의 ‘미스터 M&A’로 불리고 있다.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2003년 고려산업개발(현 두산산업개발), 지난해 대우종합기계 인수를 성공시켰다. 그는 이번 진로 인수를 통해 기업의 덩치를 보다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두산은 그동안 구조조정과 우량기업 인수 등을 통해 최근 6년 사이 기업 몸집이 3배나 불어났다. ●롯데 신동빈 “이번 기회에 주류업계 평정”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롯데 신 부회장은 진로 인수 선언만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진로 인수업체인 롯데칠성의 주가가 100만원을 기록, 황제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의 경우 위스키 시장과 와인, 맥주, 과일탄산수 시장에 이미 뛰어들어 주류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헐값’으로 기업을 사들이는 스타일의 롯데가 3조원이 넘는 엄청난 자금을 출혈하면서까지 승부수를 던질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8일 “이들 오너가 진로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진로가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에 ‘거미줄’ 유통망을 갖췄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인수 가격이 과대평가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간의 과열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매향리 투기 광풍] 중개업소 우정읍에만 300여곳 난립

    [매향리 투기 광풍] 중개업소 우정읍에만 300여곳 난립

    “누군데 여기서 두리번 거리우?땅 사려고 그러는 거면 딴 데 가서 알아보슈. 우리집은 안 팔아요.” 지난 4일 경기 화성시 우정읍 매향5리 쿠니 사격장과 이웃한 민가. 눈 앞에 펼쳐진 바다엔 50년 남짓 이어진 포격으로 3분의 1밖에 남지 않은 농섬이 보인다. 몇채 남지 않은 민가 옆으론 4층짜리 모텔과 새로운 건물을 지을 공사장이 어울리지 않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마당에서 메주를 찧고 있던 홍귀남(72·여)씨는 “서울에서 왔느냐.”며 대뜸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홍씨는 “지난해부터 하루에도 서너명씩 찾아와 집 팔라고 졸라대는 통에 귀찮아 죽겠다.”면서 “벌써 우리집과 옆집 빼고는 다 외지 사람들 땅이 됐다.”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투기 붐에 땅값 4배까지 매향리에 땅을 사려는 외지인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2000년 5월 주민 6명이 다친 오폭사건 이후, 육상사격장에서 기총사격이 중지된 8월부터. 지난해 사격장 완전 폐쇄 및 이전, 평화공원 건립 계획 등이 간간이 언론을 타고 흘러 나오면서 부동산 투기는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홍씨네 집과 맞붙은 100여평의 공터는 지금 평당 100만원을 호가한다. 매향1리 주민이 밭을 일구던 이 땅은 5년 전 평당 30만원 정도에 팔렸다. 홍씨는 “원래 주인이 땅을 치고 후회한다더라.”면서 “지난해 밭을 갈아엎고 모텔을 지으려고 했는데 허가가 나지 않아 방치되고 있다.”고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매향2리 이장 이정원(45)씨는 “투기꾼들이 몰리면서 전망이 좋은 사격장 옆 바닷가는 2년 사이 3배 정도 땅값이 뛰었다.”면서 “3년 전 평당 10만∼20만원하던 것이 지금은 80만∼90만원까지 치솟은 곳도 있다.”고 전했다. 화옹방조제가 들어서는 매향3리와 매향·석천리에 걸쳐 있는 도로 주변의 땅값도 요동치고 있다. 투기꾼들은 우정읍에 있는 부동산을 통해 위탁거래를 하거나 직접 주민들을 만나 땅을 사들이고 있다. 마을 어귀에는 ‘공장부지·전원주택지 상담’ 등의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우정읍 일대에만 300여개의 부동산 업소가 몰려들었다. ‘발리모텔’을 운영하는 신옥진(39)씨는 “지역사회이다 보니 실제 땅 소유자와 서울 손님들 사이에서 거래를 터주는 거간꾼이 많다.”면서 “대부분 바람잡이들이지만 이름만 대면 알 만큼 거래를 많이 주도하는 ‘큰손’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매물 나왔다 하면 보름도 못가” “저 폭격 소리만 끝나면 매향리는 대박날 겁니다.” 지난 3일 매향리에서는 여전히 ‘드르르르륵, 퍼버벅’하며 미군 폭격기가 기총(機銃)사격을 해댔다. 사격장의 철조망 안쪽에는 폭격기의 사격연습을 알리는 주황색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지금도 월∼목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180여차례씩 사격이 계속된다. 그러나 ‘땅을 보러온 외지인’으로 행세한 기자에게 부동산업자들은 “땅좀 볼 줄 아는 사람들은 이미 수년전 사격장 폐쇄 소문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몰려 들었다.”면서 “개발할 만한 땅은 이미 다 팔려 나가 지금은 사실상 끝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매물을 둘러 보는 동안에도 S부동산 주인 이모(54)씨의 휴대전화는 쉴새 없이 울렸다. 그는 “땅을 보러 오는 사람이 하루에도 서너명이 넘는다.”면서 “좋은 매물 하나 보여 주면 다음날 바로 돈다발 들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 회사원인 아들의 월급을 모아 모두 땅에 투자했는데 평당 4만원에서 50만원까지 오른 곳도 있다.”면서 “사두면 돈이 되니 매물이 나왔다 하면 보름도 가지 않는다.”고 은근히 유혹했다. 이 지역은 2002년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였다. 때문에 화성시민이 아닌 외지인이 대지 250㎡, 논·밭 등 농지 500㎡, 임야 1000㎡ 이상을 구입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씨는 “토지사용계획서를 내 근린생활시설 부지로 허가만 받으면 값이 배로 뛴다.”면서 “걱정할 것 하나도 없다.”고 안심시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갖가지 소문도 무성하다.“매향3리 바닷가에 호텔이 들어선다.”,“매립해 조선소를 짓는다.”,“해안선을 따라 새 도로가 착공된다.”는 등 진위를 알 수도 없는 소문들이 또 다른 투기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매향리 투기붐은 화성시뿐 아니라 이웃 도시의 부동산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다. 수원역 근처에서 D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난해부터 거래가 많아지면서 매향리까지 ‘원정 중개’를 한다.”면서 “곧 사격장이 없어지는 등 호재가 많은 곳이라 거리는 멀어도 중개료가 짭짤하다.”고 설명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주민들은 땅값이 오르는 것이 별로 반갑지 않은 눈치다. 전용농지를 빼고 개발할 만한 땅은 이미 대부분 외지인들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자칫 난개발이 이어져 매향리가 갖는 상징성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서려 있다. 매향1리 주민 김복련(64·여)씨는 “1967년에는 함께 굴을 따던 임신 8개월의 새댁이 잘못 떨어진 포탄에 맞아 바로 옆에서 죽는 것도 봤다.”면서 “그렇게 어렵게 지켜온 땅인데 개발이 된다고 한들 이미 원주민들은 그간의 고생에 지쳐 땅이고 뭐고 야금야금 다 빼앗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정원씨는 “날마다 계속되는 사격으로 어장도 망치고 당장 먹고 살 것이 없어 대부분의 주민은 땅 팔아 자식 공부시키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다.”면서 “17년 동안 힘들게 싸워왔는데 정작 사격장이 폐쇄되면 이득은 외지인들이 빼먹게 생겼으니 우리는 그들이 돈을 챙겨 가도록 재주부린 곰일 뿐”이라고 허탈해했다. 물론 치솟는 땅값에 대한 기대감도 교차한다. 매향2리에 사는 하헌향(68·여)씨는 “집 근처에 밭 600평이 있는데 2∼3년만 지나면 몇배로 오를 거라고 하더라.”면서 “그 고생을 하며 살았는데 비싸게만 준다면야 팔 생각도 있다.”고 털어놨다. ●8월 이후 구체적 계획 없어 그러나 정작 사격장 폐쇄 이후의 계획은 물론 폐쇄 자체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우정읍사무소 관계자는 “8월이 돼봐야 정말 폐쇄될지 알 수 있다.”면서 “북한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 최고의 입지라는데 쉽게 이전하겠느냐며 지역 주민들도 속으론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격장이 이전한 이후 부지가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매향리 미공군폭격장 철폐를 위한 주민대책위원회는 평화박물관과 생태공원 조성 등의 희망을 밝혔지만 화성시와 경기도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말에는 1968년 토지 강제수용으로 헐값에 땅을 넘긴 60여명이 땅을 돌려달라며 청와대와 국방부에 탄원서를 내고 환매청구권을 제기했다. 결과에 따라서는 개인들에게 땅이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 화성시청 지역개발사업단 엄태희씨는 “우선 미군에 공여된 관리권이 국방부로 넘겨져야 하고, 다음에 국방부가 국유지관리계획에 따라 부지 활용방안을 세우게 된다.”면서 “미군과의 협상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남은 절차가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화성 유영규 이효용기자 whoami@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③-신세계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③-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은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한 기업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2004년 재계 서열 21위(자산 기준)로 한솔그룹(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녀 이인희 고문, 재계 36위), 새한그룹(차남 고 이창희 회장, 워크아웃 중),CJ그룹(장손 이재현 회장, 재계 23위)보다 앞섰다. 창업주의 5녀(막내딸)인 이명희(62) 회장은 1997년 계열 분리 때 백화점과 조선호텔만 갖고 나왔다. 그리고 그룹을 국내 최고의 유통 ‘명가’로 키웠다. 삼성에서 떨어져 나온지 불과 7년만에 백화점과 할인점 이마트를 주축으로 한 유통사업 외에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시스템, 조선호텔,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자신은 여성 캐피털리스트 1위를 고수하던 올케 홍라희(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호암미술관장을 제치고 2001년 이후 국내 최고의 여성 부호가 됐다. 이 회장은 삼성가(家)의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정중동(靜中動) 행보의 오너다. 외부에 나서지는 않지만 소리없이 막후에서 회사의 중심을 잡으면서 방향을 제시하는 스타일이다. ●창업주의 귀여운 막내딸 이명희 회장은 창업주로부터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2세다.8남매(3남5녀) 중 막내딸이었으니 충분히 그럴 만했다. 삼성그룹 출신 인사들은 “고 이병철 회장은 늘 이 회장을 데리고 다녔다.”고 회고한다. 고 이병철 회장은 회장직을 물러난 뒤 1년에 네차례 정도 일본 도쿄를 방문했는데, 이때 항상 이인희 고문과 이 회장을 동행토록 했다. 큰언니인 이 고문은 이 회장보다 열네살 많다. 이 회장은 부친이 사무실에서 먹는 과일도 먼저 맛을 보고 부친이 좋아하는 정도의 당도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들여보내곤 했다. 그래서 당시 고 이병철 회장 비서실팀 직원들은 사무실옆 간이 주방에서 꼼꼼하게 과일을 챙기는 이 회장을 두고 ‘감독관’이라고 수근댈 정도였다. 이 회장은 1943년생으로 이화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했다.1979년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 이사로 경영수업을 시작,80년 신세계백화점 상무로 승진한 뒤 97년 부회장에 올랐다. 무려 17년동안이나 상무직함을 유지했다. 그룹 회장이 된 것은 98년 말이다. 이 회장은 1967년 정재은(66) 명예회장과 중매로 만나 결혼, 아들 정용진(37) 신세계 부사장과 딸 정유경(33) 조선호텔 상무를 뒀다. 용진씨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동갑내기다. 사촌지간인 두 사람은 경복고 동창으로 서울대에 함께 입학하다 보니 사이가 매우 각별하다. 용진씨는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니다가 유학을 떠나 미국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1995년 미스코리아 출신 인기 탤런트 고현정씨와 결혼했다가 지난해 이혼해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고씨와의 사이에 아들 해찬(7)군과 딸 해인(5)양을 뒀다. 유경씨는 서울예술고, 이화여대 응용미술학과를 거쳐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다. 유경씨는 2001년 3월 초등학교 동창인 문성욱(33)씨와 결혼, 장녀 서윤(3)양과 차녀 서진(2)양을 두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은 문씨는 SK텔레콤 전략기획실을 거쳐 소프트뱅크 코리아의 자회사인 벤처스코리아에서 투자심사역(차장)을 지낸 뒤 현재는 유학 중이다. 문씨의 부친은 아리랑TV 사업본부장을 지낸 문청씨다. ●부친을 경영스승으로 삼고 있는 오너 재계에서는 ‘신세계가 삼성보다 더 삼성 같다.’는 얘기가 나돈다. 그만큼 기업문화, 경영스타일이 닮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창업주의 형제들 가운데 누구보다 부친을 닮으려고 애쓰는 이 회장의 숨은 뜻이 담겨 있다. 부친의 선견지명과 직관력이 소개된 한 일간지를 복사해 수첩에 항상 갖고 다니며 경영의 시금석으로 삼을 정도로 이 회장은 부친을 가슴 속에 품고 산다. 신세계백화점 본사 회의실과 자신의 아들 정용진 부사장 방에도 부친의 초상화를 걸어 놓고 부친의 경영철학을 신세계 맨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오는 8월 문을 여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사무실 로비에 부친의 흉상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오늘의 내가 있겠느냐.”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누구보다 평소 부친의 경영 스타일을 빼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우선 ‘疑人勿用 用人勿疑’(믿지 못하면 아예 쓰지를 말고, 일단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말라.)는 용인술과 전문 경영인 체제 운영방식이 그렇다. 메모하는 습관과 업무의 중요성을 따져 챙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확실히 구분짓는 스타일도 비슷하다. 이 회장 스스로도 자신의 경영 스승이 선친임을 신세계 2005년 1월호 사보에서 드러낸 바 있다.“선대 회장께서 가장 힘쓴 것이 인재 육성이었다. 선대 회장께서는 성공한 일을 다시 돌아보지 않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으셨다.”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부친의 육성에 담아 신세계 맨들에게 전했다. 이 회장이 무엇을 강조할 때 나오는 화법이 바로 “선대 회장은 이렇게 하셨는데….”이다. 이 회장은 실제로 젊은 시절 부친이 제일모직 등 일선 현장을 방문할 때 언니인 이인희 고문과 함께 수행하며 경영수업을 쌓았다. 창업주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회동 때 “명희야, 들어온나.”해서 늘 이 회장을 합석시켜 보고 배우도록 했다. 신현확 전 총리, 민복기 전 법무부장관 등 당시 국내 정·관계의 실세를 만나 식사를 하거나 골프를 할 때도 항상 ‘명희’를 불렀다. 일본 정·관계의 원로와 회동에도 꼭 자리를 함께 하도록 했다. 그러다보니 이 회장은 부친이 교류하는 각계의 주요 인사들을 다 알 정도였다. ●섬세하면서도 ‘통 큰’스타일 이 회장은 한해에 고작 한두차례 회사를 방문, 업무 보고를 받을 뿐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지는 않는다. 부친과 마찬가지로 결재 서류에 사인을 해 본 적이 없다. 주요 사안이나 인사에 대해서도 사후보고를 받을 정도로 전문경영인을 믿고 맡겨 ‘통 큰’ 경영을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인희 고문은 동생의 경영스타일을 두고 “명희는 (전문 경영인에게) 다 맡기는 스타일인데도 회사가 잘된다.”며 부러워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렇다고 해서 이 회장이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는 8월 문을 여는 신세계 본점 재개발 사업, 신규 백화점 진출,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챙기며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을 문 열 때는 매일 그곳으로 출근하는 열성을 보였다. 특히 백화점의 사각지대로 알려졌던 지하 식품매장을 일일이 다니며 꼼꼼하게 챙겼다. 이 덕분에 위층에서 쇼핑을 하다가 식품매장으로 내려 오는 ‘샤워효과’가 아니라 지하 매장을 방문토록 만든 뒤 위층까지 고객을 끌어들이는 ‘분수효과’를 톡톡히 거두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을 아는 이들은 그가 여성스러운 섬세함과 대담함을 함께 지녔다고 평가한다. 격식을 싫어해 회사 내에 비서실은 물론 개인 비서도 두지 않고 있다.90년대까지 1년에 한차례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임원들을 초청, 식사를 대접하는 자상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큰 오빠인 맹희씨는 회고록 ‘묻어둔 이야기’에서 그의 따뜻함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부친으로부터 눈밖에 나서 유랑생활을 하던 맹희씨는 이 책에서 “내가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말을 못하고 있으면 늘 지갑을 열고 가지고 있던 돈 전부를 나에게 쥐어준 것도 명희였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명희는 내가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 주었고 늘 따뜻한 마음씨로 나를 감싸주었다.”는 것이 맹희씨의 설명이다. ●신세계 핵심 축 구학서 사장 신세계는 1999년 구학서 사장이 총사령탑에 앉은 이후 계속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구 사장은 명실상부한 전문경영인으로 이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전문 경영인은 무한 책임을 지고 일해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그는 회사 부채율을 230%에서 130%대로 낮췄다. 취임 당시 5만원했던 주가를 5년만에 30만원대로 끌어올려 이 회장을 한국 최고의 여성부호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신세계 신화’를 일궈낸 주역이지만 그는 한결같이 겸손한 모습이다. 오히려 신세계를 통해 자신이 성공한 데 대해 감사해한다.“56세에 은퇴하려고 했는데 59세에 사장을 하고 있으니 목표를 초과 달성하지 않았느냐.”며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구 사장은 겉으로는 부드러운 스타일이지만 실제로는 승부욕, 추진력, 결단력을 두루 갖췄다. 매일 새벽 5시면 집 근처 우면산을 오르고, 오전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회사에 출근한다. 일주일에 7∼8권의 책을 읽으며 신세계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고민한다. 구 사장의 취임 당시 신세계의 위상은 롯데, 현대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은 초라한 신세였다. 그는 그때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적절히 활용했다. 종합금융을 매각하고 카드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대대적인 ‘메스’를 가한 것이다.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홀세일을 매각하면서 들어온 1억달러로 전국 알짜의 상권부지들을 헐값에 사들여 이마트 부지로 확보했다. 이때 사들인 부지들이 이마트에 국내 최대의 할인점이라는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산본의 백화점 부지도 이마트로 업종을 변신시키는 등 자산 회전율을 높이며 기업의 수익구조를 끌어 올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삼성그룹에서 재무통으로 커온 경력이 뒷받침됐다. 이런 신세계의 성장을 구 사장은 전문경영인 체제 덕분으로 돌린다. 스스로 “(이 회장이)너무 많은 권한을 주셔서 오히려 책임이 무겁다.”고 말할 정도로 오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소신껏 일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350억원짜리 한국 최대의 매머드 쇼핑몰인 부산 센텀시티 부지 매입 응찰 때도 사후에 이 회장에게 보고할 정도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호랑이 등에 탄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1972년 삼성에 공채 12기로 입사했다. 재계의 인재사관학교로 불리는 삼성 비서실, 삼성전자,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을 거쳐 삼천리그룹으로 갔다가 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전무로 발탁됐다. 당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도 구 사장에게 눈독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실력파 임원들로 포진 전문경영인 체제의 기업답게 구 사장을 필두로 쟁쟁한 임원들이 포진하고 있다. 석강 백화점 부문 대표는 점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한 정통 영업통. 신세계 백화점이 새롭게 문을 여는 점포마다 점장을 맡을 만큼 치밀한 전략과 강한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임질 수 있다고 판단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자신감과 신념의 소유자다. 신세계백화점의 면모를 일신시킨 서울 강남점을 문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본점 재개발 사업과 죽전 역사 개발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진행하며 ‘제2전성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검소한 생활에 유머감각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경상 이마트 부문 대표는 백화점과 이마트에서 점장과 지원본부장, 경영지원실장 등 요직을 걸쳤다. 인화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덕장형이지만 치밀한 분석력과 경영자로서의 안목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백화점 미아점장 시절 처음으로 점장이 광고모델로 등장,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스타일을 보여줬다. 영등포점장 시절 다른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지하층을 젊은이들만의 공간으로 꾸민 ‘영웨이브’를 탄생시켰다.‘영웨이브’는 백화점 테마형 매장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다. 유원형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중앙개발 출신. 유통전문 건설업체로 급부상한 신세계건설에서 탁월한 관리 업무로 수익창출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2000년 신세계로 옮겼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섬세한 업무 스타일이 돋보인다. 백화점부문의 팀제 운영 실시 등의 아이디어로 재무 건전성과 인력 효율화에 기여했다. 신세계건설 노태욱 사장은 LG건설 상무 등을 지내다 신세계건설에 합류한 건설 분야 베테랑이다. 건설업계의 투명경영을 선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 지난해 공정거래 자율준수 우수기업으로 공정거래위원장상을 수상했다. 신세계푸드시스템 최병렬 사장은 20년의 서예 경력에 단전호흡의 달인으로 불린다. 또 체력 등 자기관리가 뛰어난 만능스포츠맨이다.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신세계I&C 이상현 사장은 삼성비서실, 삼성카드에서 주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해온 브레인. 삼성카드 재직시절 고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CRM(고객관계관리)을 도입했다.‘좋은 생각이 좋은 경영을 만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조선호텔 이석구 사장은 호텔 부문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호텔을 경영하는 것은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같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객실의 디지털화, 객장의 글로벌화를 강조하고 있다. 공항에서 에스코트를 받은 뒤 프런트 앞에서 기다리지 않고 객실에서 곧바로 체크인할 수 있는 ‘익스프레스 체크인’ 서비스를 국내 처음 도입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장성규 사장은 1주일에 30개 이상의 매장을 꼭 방문하는 현장 중시 스타일이다. 그의 책상 한편에는 800명 이상의 직원 이름과 나이, 특징 등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통해 영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 송주권 사장은 백화점 물류관리 업무를 담당해 온 현장관리 출신이다. 새로운 수익 아이템들을 꾸준히 개발해 적자사업을 흑자로 돌려놓은 그룹 내 물류 전문가다. bori@seoul.co.kr ■ 경영수업 받는 2세 이명희 회장에 이어 신세계를 이끌 후계자는 장남 정용진(37) 부사장이다. 모친 이 회장과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에 이어 3대 주주로 자리를 굳혀 이미 경영권 승계 작업의 토대를 마련해 놓았다. 정 부사장은 미국 유학을 끝내고 1994년 삼성물산 경영지원실에 입사,95년 신세계로 자리를 옮긴 뒤 97년까지 신세계백화점 일본 도쿄사무소에서 근무했다. 이어 신세계백화점 기획조정실 그룹 총괄담당 상무로 진급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삼성의 구조조정본부와 같은 성격의 경영지원실 소속인 그는 월·수·목요일은 신세계 본사로, 화·금요일은 이마트로 번갈아 출근하며 그룹 전반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점장회의 등 각종 회의에 참석, 업무 보고를 받는다. 조용히 듣기만 하고 거의 발언은 하지 않지만 지나가면서 던지는 질문이 날카롭다고 한다. 사원들과도 격의 없이 어울린다. 소주에 삼겹살도 먹고 이마트 오픈시 지내는 고사에도 참석, 직원들이 건네는 막걸리를 몇잔이고 받아 마신다. 직원들에게도 꼭 두 손으로 술을 따르며 몸을 낮춘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지하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도 한다. 식품과 패션분야에 조예가 깊다. 이마트 매장을 둘러 볼 때도 식품의 신선도, 진열방식 등을 꼼꼼히 챙긴다. 즉석 조리상품 코너를 지나치다 “소스가 안 맞는다.”거나 “외국에는 이런 상품도 있는데 한번 도입해 보라.”는 제안도 심심찮게 한다. 특히 초밥 등 신선식품은 꼭 포장지를 뜯어보고 “밥알이 굳었다. 신선도가 좋지 않다.”는 등의 평가를 한다. 명품잡지에 등장하는 모델이 입고 있는 옷들이 어느 제품인지 다 알 정도로 디자인의 흐름을 꿰고 있어 담당자들을 놀라게 한다. 그렇지만 후계자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려 들지 않는다.1990년대 후반 벤처 열풍에 인터넷뱅킹사업 등 벤처사업을 무척 하고 싶어 했지만 회사측에서 “유통업체로서 바람직한 사업은 아니다.”고 결론 내리자 조직의 결정을 순순히 따랐다. 당시 재계 2,3세들은 앞다퉈 정보기술(IT) 관련 벤처사업에 뛰어 들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까먹었지만 그는 회사의 결정을 따름으로써 ‘화’를 면했다. 그는 자신이 추진하고 싶은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는다.“검토해 주십시오.”라는 수준에서 경영진들에게 얘기할 따름이다. 그 때문에 “삼성가의 전통을 이어받아 오너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어머니한테 교육을 잘 받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정 부사장의 여동생 유경(33)씨는 조선호텔 프로젝트 실장(상무)이다. 전공을 살려 그동안 객실 리노베이션과 인테리어 작업에 참여, 호텔의 품격을 한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업계에서는 최초로 비주얼 디자이너를 채용토록 하는 등 호텔 소품부터 리노베이션까지 비주얼 디자인업무를 지휘해 왔다. 지난해 초 자신이 리노베이션했던 자연주의풍의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돌아다니며 손님들의 반응을 물어보기도 한다. 영국 사라 퍼거슨 전 왕세자비의 결혼 때 부케를 맡아 유명해진 꽃집 ‘제인파커’를 아시아 최초로 조선호텔에 들여오고, 신세계백화점에 입점시키며 꽃집의 명품 브랜드 시대를 열기도 했다. 명품에 관심이 많아 국내 처음으로 수입 멀티숍 바람을 일으켰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분더샵’ 도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차원에서 구입하는 각종 미술품과 캘린더 제작에도 유경씨의 안목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촌지간으로 나이가 비슷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녀 부진(35·신라호텔 상무)씨와 같은 호텔업계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bori@seoul.co.kr ■ 정재은 명예회장은 누구 정재은(66) 신세계 명예회장은 부인 이명희 회장처럼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다만 이 회장과 달리 1년에 한차례 부장급 이상 간부를 조선호텔에 모아 놓고 세계 경제 흐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등에 대해 강연을 한다. 오너 일가의 일원으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삼성 출신 경영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회사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서다. 정 명예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대학원에서 수학한 엘리트다. 결혼 뒤에는 삼성그룹에서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쳤다.196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20여년간에 걸쳐 삼성전자부품 부회장, 삼성물산 부회장, 삼성항공 부회장, 삼성종합화학 부회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97년 신세계가 삼성에서 공식 분리되자 조선호텔 회장을 맡으면서 삼성을 떠났다. 그는 전자공학, 산업공학 등 자신의 전공을 살려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장인(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는 고 이병철 회장의 특명으로 당시 미국 유학 중이던 재일교포 2세 손정의(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씨를 만나기도 했다. 고 이 회장은 그에게 “손씨가 삼성에 필요한 인물인지 한번 만나봐라.”고 지시했던 것이다. 당시에 그를 만난 정 명예회장은 특별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그 뒤 손 사장의 성공을 보고 선대 회장의 예지력에 감탄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정 명예회장은 1977년 삼성전자 이사 재직시 미국 HP사와 손잡고 HP사업부를 시작한 데 이어 84년 삼성전자 사장 시절에는 자본금 1000만달러를 들여 삼성HP를 설립, 현재의 삼성전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삼성은 컴퓨터가 전무했던 시기에 컴퓨터, 의료기기, 계측기기 분야에서 HP와 인연을 맺어 기술력을 확보하고 삼성 제품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기술력이 취약한 삼성이 HP와 같은 기업과 손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독서를 즐기는 학구적 면모를 보여 주위에서 “대학교수를 했으면 잘 했을 것 ”이라는 말을 곧잘 듣곤 했다. 경제잡지는 물론 일본 경제신문 등도 정기 구독한다.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는 책자는 임원들에게 보내고, 기사는 밑줄까지 쳐 읽어 보길 권한다. 화려한 이력과 배경 때문에 엘리트 분위기를 풍기지만 사람들과 격의없이 사귀는 소탈한 면도 있다. 부친 정상희씨는 3,5대 국회의원과 삼호방직·삼호무역 회장을 지냈다. 정상희씨는 삼성가(家)와 인연을 맺은 뒤 삼성전자 사장, 삼성물산 사장, 삼성생명 사장 등을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을 역임했다. 정 명예회장(차남)의 맏형인 고 정재덕 전 신세계고문은 경기고, 미국 노스이스트미주리주립대를 졸업하고 경제기획원 경제협력국장, 건설부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국제상사 사장, 연합철강 사장, 하나실업 회장 등을 지냈다. 고려대 출신인 동생 재환(57)씨는 현재 삼성전기 중국동관사업장 법인장 전무로 일하고 있다. bor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이부총리 땅’ 계약서 진위 논란

    매각과정이 갈수록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헌재 경제부총리 부인 진모씨의 2003년 10월 30일자 경기도 광주 땅 매매계약서상의 중개인이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진씨 ‘땅 관리인’ 김모(71)씨인 것으로 6일 밝혀졌다. 그러나 김씨는 문제의 땅 계약을 중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 계약서의 진위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부총리측은 이 매매계약서를 근거로 취임전(2004년 2월)에 땅을 처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 부총리가 지난해 3월10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산등록을 하며 증빙자료로 제출한 광주 초월읍 지월리 임야와 전답의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유모씨 외 10명이 매수인으로 돼 있으며 58억 1000만원에 계약한 것으로 돼 있다. 이 중 임야는 지난해 2∼3월, 전답은 4월에 당초 매수자가 아닌 트럭운전사 차모(38)씨 등으로 소유권이 넘어갔지만 이 부총리측은 이 계약서를 근거로 절세와 헐값 매도에 따른 이중계약 의혹 등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중개인으로 기재돼 있는 김씨는 80년대 중반부터 진씨 땅을 관리해왔지만 해당 계약을 중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
위로